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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6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375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66











S#1. 어느 개울가 (암자 근처)


난정, 잡념을 잊으려는 듯 빨래 방망이질을하고 있다.

난정, 빨래방망이를 놓고 손으로 빨래를 문지르고 헹군다.

힘겨운 듯 난정의 이마에서는 땀이 흐르고 숨이 가쁘다.

당추, 두꺼운 승복등 옷가지를 한아름 안고 난정의 뒤편으로 다가와 선다.


당추 : (옷가지를 난정 옆에 떨구며) 이것도 빨거라!

난정 : (떨어진 옷가지를 들어 물에 헹구고 방망이질을 한다)..

당추(E) : (돌아서 가다가 난정을 돌아보며) 난정아, 옷가지에 땟자국이 아니라 네 마음속에 새겨진 원한을 씻어버리거라!

             (돌아서 간다)

난정 : (묵묵히 방망이질 하는)..



S#2. 중궁전 외경


중종, 옥교를 탄채 대전내관과 김상궁등을 거느리고 중궁전 합문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S#3. 동 중궁전 방 안


중종, 보료 위에 앉으면 윤비, 그 앞에 따라앉는다.


중종 : (밝은 표정으로) 중전, 온종일 과인의 곁을 지키시느라 애 많이 쓰시었소.

윤비 : 신첩, 전하께오서 왕자들에게 하문할 기회까지 주셨으니 성은에 황감할 뿐이옵니다.

중종 : 아니오, 군주에게 제일 귀한 음식이 무엇이냐는 중전의 하문은 원자의 자품을 드러내는데 참으로 적절하시었소!

         원자가 눈물을 보일 때 과인의 눈시울도 뜨거워집디다.

윤비 : 전하, 어의를 정하신 것이옵니까?

중종 : (끄덕이며) 그래요.. 과인은 원자로 왕세자를 삼을 것이오.

윤비 : 하오시면 전하께오서 속히 어의를 밝히시어 원자의 왕세자 책봉을 반포하시는 것이 가할 줄로 사료되옵니다.

중종 : 아니오, 과인은 이번에 왕재를 살피는 시험에 참례한 왕자들에게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줄 작정이오.

윤비 : 신첩은 전하께오서 시일을 미루시는 동안 조정과 후궁들이 반발이 있을까 저어되옵니다.

중종 : (미소) 이번에 원자의 성군의 자질이 만천하에 드러났으니

         왕실과 조정의 누구도 감히 원자가 왕세자가 되는 명분에 도전하거나 음해하지는 못할 것이오.

윤비 : ...

중종 : (손을 맞쥐며) 이번 일에는 중전의 공이 컸소. 과인은 중전이 참으로 고마울 뿐이오.

윤비 : 전하, 신첩 전하께 여쭐 말이 있사옵니다.

중종 : 뭐든 물으시구려.

윤비 : 신첩 생각엔 이번에 전하께오서 하문하신 시제를 원자가 알고 있는 듯 싶었사온데 신첩의 짐작이 맞사옵니까?

중종 : (당황함을 숨기며) 허허, 그럴리가요?! 과인이 왕자의 적서와 장유를 불문하고 불편부당하게 왕세자를 낙점하겠다고

         천명까지 해놓고 그럴 리가 있겠소?!

윤비 : ..신첩은 원자의 성군의 자질이 참으로 놀랄 뿐이옵니다.

중종 : 과인도 그리 생각하오! (자리 피하듯) 허면 과인은 대비전에 문후를 들러 이만 일어나 보겠소이다.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

윤비 : (일어서서 조아리다가 고개들고)...



S#4. 대궐 일각


중종의 옥교가 어디론가 가고 있다.

중종, 옥교위에 앉아 생각에 잠긴 얼굴위로 떠오르는.



S#5. 편전 방 안 (밤, 중종의 회상)


중종, 앞에 앉은 김제학에게 내민다.

김제학, 무릎 걸음으로 다가와 밀지를 두손으로 받는다.

방안에 중종과 김제학만 있는 은밀한 분위기.


김제학 : (밀지를 꺼내 펴보다가 움찔 놀라)..저,전하..이것은..?!

중종 : (끄덕이며) 그렇소, 과인이 왕자들의 왕재를 살피는 자리에서 하문할 시제들이요.

김제학 : 전하, 하온데 어찌 신에게 보여주시는 것이옵니까?

중종 : 원자의 년치가 아직 어리니 다른 왕자들과 군주의 도리에 대해 식견을 견주기에는 무리가 있을것이라 생각하오.

         아니 그렇소, 보양관?

김제학 : 신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중종 : 과인이 보양관에게 이 시제를 보여주는 뜻을 짐작하리라 믿소.

김제학 : (침을 꼴깍 삼키는) ..마,망극하옵니다.

중종 : 일독하셨으면 과인에게 돌려주시구려.

김제학 : (떨리는 두손으로 중종에게 밀지를 바친다)

중종 : (밀지를 황촛불에 불을 당겨 은기위에 내려놓는다)


중종과 보양관, 은기 위에서 재로 사그러드는 밀지를 본다.



S#6. 대궐 일각


중종, 옥교위에서 회상에서 깨어난다.

중종을 태운 옥교가 어디론가 급하게 간다.



S#7. 중궁전 방 안


윤비, 뭔가 골똘하게 생각하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8. 대궐 후원 일각 (윤비의 회상)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등을 거느리고 걸어오고 있다.

윤비, 원자를 등에 업고 있는 박상궁을 보고 다가간다.


박상궁 (당황하여 엉거주춤 조아리며) 주,중전마마 쇠인의 불경을 용서하시옵소서.

윤비 : (미소) 괜찮네. 곤히 잠든 원자를 깨우지 말게.

박상궁 : 화,황감하옵니다.

윤비 : (박상궁의 등에 얼굴을 묻고 천진하게 잠든 원자를 자애롭게 보다가 흠짓 얼룩진 눈가를 보고)

         ..박상궁, 어찌 원자의 존안에 눈물자국이 지셨는가?

박상궁 : 예에..그게 저..

윤비 : (낮지만 엄한) 어서 바른대로 고하게!

박상궁 :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원자아기씨께오서 어미새가 새끼에게 모이를 물어다주는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시다가

            눈물을 보이셨사옵니다.

윤비 : ...!



S#9.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회상에서 깨어나는 얼굴위로.


윤비(E) : 원자, 내 비록 배앓이하여 낳지는 않았어도 원자는 분명 내 아들이고 난 원자의 어미요. 이 어미는 원자를 믿습니다!

              나와 내 배로 낳은 자식들의 목숨은 물론이고 내 가문의 운명까지도 원자에게 맡길 것이오!



S#10. 김안로 사랑채 정자 위


김안로와 윤임이 술상을 놓고 마주 보고 앉아있다.


김안로 : 다른 사람과는 손을 잡을 수 있어도 중전마마와는 절대 타협해서는 아니될 것이옵니다!

윤임 : 허어, 평소 타협을 중시하시는 희락당대감께서 어찌 이리 무 베어내듯 말씀을 하시것이외까?

김안로 : 장차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실 적통대군들은 모두 원자아기씨의 보위에 위협이 될 것이옵니다.

            만에 하나 승후관 형제가 출사를 하여 조정에 세를 형성한다면 호랑이 등에 날개가 솟는 격이지요.

윤임 : 음!

김안로 : 주상전하의 보령이 아직 이순(耳順)전 이시옵니다.

            원자께오서 장차 대통을 이으시려면 몇십년의 세월을 견디셔야 할지도 모르옵니다.

윤임 : 허면 어쩌겠소이까? (무심코) 중전마마를 폐서인 시킬수도 없는 노릇이고..?

김안로 : (진지하게) 아니옵니다. 이사람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중전마마를 폐서인을 시키는 일이

            차선책이라 생각하옵니다.

윤임 : (놀라) 폐서인이요?!

김안로 : 예. 폐서인 되시어야지요!

윤임 : (생각하다)..허면 최선책은 무엇이오이까?

김안로 : 기회를 기다리지 않고 우리 힘으로 중전마마를 폐서인 시키는 일이 최선책이 될 것이옵니다.

윤임 : ...!!

김안로 : 차선책은 생각지도 마시옵소서!

윤임 : (결연한) 알겠소이다, 음!



S#11.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외경


윤지임(E) : 원형아, 이번에 원자아기씨께오서 왕세자에 책봉되시는게 분명하냐?!



S#12.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윤원로, 윤원형이 앉아있다.


윤원형 : 예, 아버님. 전하의 어의가 정해지셨답디다. 원자아기씨께서 식견과 자질이 어찌나 출중하신지

            장차 대통을 이으시면 성군이 되실거란 소문이 자자합디다.

윤원로 : (고개 숙인채 의기소침)...

윤지임 : 참으로 잘되었다, 잘되었어! 중전마마와 우리 삼부자가 원자마마를 밀어드렸으니 좋은 소식이 있을게다.

윤원형 : 암요, 아버님! 판부사대감께오서도 우리 형제의 출사를 약조하시지 않으셨사옵니까?

윤지임 : 오냐, 오냐. 이 에비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너희들이 출사하는 것을 보게 되다니 믿어지지가 않는구나? 하하.

윤원형 : 송구하옵니다, 아버님. 하하.

윤원로 : (한숨 푹-)

윤원형 : (윤원로 보며) 형님, 왜 또 우거지를 삶고 있소?

윤원로 : (의기소침) 원형아, 이번에 다른 왕자를 밀었던 사람들은 어찌되는게냐?

윤원형 :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복성군이다 금원군이다 설치고 다녔던 놈들은

            줄 한번 잘못 선 죄루다 똥줄이 바짝바짝 탈거요.

윤지임 : 암, 그럴게다!

윤원로 : (참담한 한숨)..

윤원형 : (윤원로를 보다가) 형님, 혹시..

윤원로 : (손사래 치며) 아,아니다! 원형아, 넌 이 형이 그런 허튼 짓거리를 할 사람으로 보이느냐?!

윤원형 : 예, 그리 보이니 탈이지요.

윤원로 : 예끼, 형을 놀리다니. 몹쓸 아우같으니라고! (벌떡 일어나 피하듯 방밖으로 나간다)

윤원형 : (갸웃)..?!



S#13.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윤원로, 큰 사랑채 방에서 나와 잠시 멈춰선다.


윤원로(E) : 이제와서 되물릴 수도 없고 이 일을 어찌한다? 어찌.. (한숨을 푹 내쉬고는 대문쪽으로 간다)



S#14. 어느 길


남곤, 고민 가득한 얼굴로 생각에 잠긴채 사인교를 타고오고 있다.

홍경주, 눈을 감은채 괴로운 표정으로 사인교를 타고 반대편에서 오고있다.

홍경주와 남곤이 탄 사인교가 길 한가운데서 맞닥뜨린다.


남곤 : (반가운) 아니, 이거 남양군대감 아니시오이까?

홍경주 : (반가운) 좌의정대감, 어디로 발걸음을 하시는 중이시옵니까?

남곤 : 내 실은 남양군대감 댁으로가는 중이었소이다.

홍경주 : 그래요? 이 늙은이도 좌의정대감을 찾아뵈려던 참이었는데..

남곤 : 허면 잘됐소이다! 내 집으로 가십시다. (집사보고) 사인교를 돌리게!

남곤집사 : 예, 대감마님. 사인교를 돌리랍신다-


남곤의 사인교가 방향을 바꿔 홍경주와 나란히 어디론가 간다.



S#15. 경빈 처소 마당


금이와 향이, 방안 동정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경빈(E) : 희빈께선 이번에 원자가 왕세자에 책봉되면 승복하시겠소?

금이,향이 :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는)...!



S#16. 경빈 처소 방 안


경빈과 희빈,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희빈 : (침울한) 허면 어쩌겠소? 전하의 어의에 따를수 밖에요.

경빈 : 희빈, 이제껏 금원군에게 기울이신 정성을 물거품으로 만드실셈이요?

희빈 : 세상에 자식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어미가 어디 있겠소?! 허나 이사람은 전하께 맹세를 드렸소.

경빈 : 맹세라니요? 무슨?

희빈 : 이번에 전하께오서 누구를 왕세자로 낙점하시던 어의에 따르기로 말이오.

         (한숨) 이사람 금원군이 책봉되시리라 티끌만큼도 의심치 않았는데..

경빈 : 희빈, 이사람 역시 전하께 같은 맹세를 드렸소이다. 그 뿐 아니라 조정의 신료들 역시 그리 한 것으로 압니다.

희빈 : 허니 이제와서 무슨 연유로 맹세를 번복할 수가 있겠소?

경빈 : 만에 하나, 이번 왕세자를 살피는 시험에 흑막이 있었다면 어쩌겠소?

희빈 : (동그랗게 보며) 흑막이요? (바짝 다가앉으며) 경빈 그 대체 무슨 말인지 속시원하게 털어놔 보시오.

경빈 : (야릇한 미소)...



S#17. 남곤 사랑채 방 안


홍경주, 남곤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홍경주 : 허면 조정에서 이번 왕세자 시험에 대한 부당함을 제기하여 재시험을 치루게 하자 이 말씀이시오?

남곤 : (끄덕끄덕) 예, 그러하옵니다.

홍경주 : 허나 조정의 공론을 모으려면 시일이 걸릴터인데

            그 사이에 전하께오서 원자아기씨의 왕세자 책봉을 반포하시면 어쩌시구요?

남곤 : 허니 조정신료들은 물론이고 지방수령과 유생들이 이번 왕세자 시험에 의혹을 제기하는 상소를 올려

         전하께오서 원자를 왕세자로 낙점을 하시는 것을 늦춰보자 이 말씀이옵니다.

홍경주 : 과연 우리 뜻대로 일이 성사 될까요?

남곤 : 이왕 물에 빠져 허우적거릴 바엔 지푸라기라도 잡아봐야지요!

홍경주 : (생각하다가) 좋소이다! 이 늙은이 다시한번 좌의정과 의기투합하여 한 배를 타보겠소이다!


홍경주와 남곤, 결연한 표정으로 서로의 두손을 맞쥔다.



S#18. 동 남곤 사랑채 마당


홍경주와 남곤의 집사가 한곳에서 얘기를 주고 받는데 박희량, 사랑채 쪽으로 걸어온다.


남곤집사 : (보고 다가오며) 박선비 오십니까요?

박희량 : (방쪽을 보며) 손님이 들어계시는가?

남곤집사 : 예, 남양군대감께서 오셨사옵니다.

박희량 : 남양군대감?! (방쪽을 돌아보며).. 남양군대감이라..? (뭔가를 생각하다가) 알았네! (대문쪽으로 성큼성큼 가버린다)



S#19. 백치수 사랑채 외경


곽서방, 능금이를 데리고 방쪽으로 다가온다.


곽서방 : 어르신, 능금이를 데려왔습니다.

장대인(E) : (방안에서) 들이게!

능금 : (방안으로 들어간다)



S#20. 동 백치수 사랑채 방 안


장대인, 그동안 그렸던 산수화등을 말아 접고 있다.

능금, 방안으로 들어와 장대인 앞에 다가와 선다.


능금 : (뭔가 결연한) 부르셨소?

장대인 : (보며) 능금아, 떠날 채비는 다 차렸느냐?

능금 : 채비랄 것도 없소, 이 몸뚱이 하나만 쫓아가면 그만이오.

장대인 : 앉거라.

능금 : (장대인 앞에 앉는다)..

장대인 : 능금아, 난생 처음 조선땅을 떠나는 감회가 어떠하냐?

능금 : (시선 피한채) 조선땅이든 대국이든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지 않겠소?

장대인 : 길상이는 만나보았느냐?

능금 : 길상이 얘긴 더 하고 싶지 않소.

장대인 : (끄덕이며) 그럴테지..

능금 : 부르신 볼 일이 끝났으면 이만 나가보겠소. (일어서서 방문쪽으로 가는데)

장대인 : 능금아!

능금 : (돌아보는) 왜요?

장대인 : (농조) 어떠냐 오늘밤 나와 술 한잔 하지 않겠느냐?

능금 : (휙-쏘아보며) 장대인 어른, 이년과 하룻밤 한베개를 베었다고 이년을 어른의 계집으로 생각지 마시오!

         (버럭) 이년은 어떤 사내의 여자도 아니오! (방문밖으로 뛰쳐 나간다)

장대인 : (미소로 보며 혼잣말) 겪어 볼수록 마음에 차는구만..



S#21. 동 백치수 사랑채 마당


능금, 사랑채 방에서 급하게 뛰쳐나온다.

능금, 방쪽을 휙-노려보고는 대문쪽으로 가는데.


백치수 : (방쪽으로 보며) 능금아, 네 여기 있었던 것이냐?

능금 : (백치수를 원망스럽게 노려보고는 대문쪽으로 가버린다)...

백치수 : (능금의 뒷모습을 보며) 허어, 들마가 왜 또 날뛰는고? (방쪽으로 간다) 장대인 날세.



S#22. 동 백치수 사랑채 방 안


백치수, 방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장대인 : (보며) 백도주, 이사람이 부탁한 일은 어찌 되었소?

백치수 : 인삼 십만근을 모으긴 힘들 듯 싶으이. 밀거래되는 인삼까지 다 사들여봐도 삼만근이 고작일세.

장대인 : (끄덕) 그렇겠지요. 삼만근이라도 아쉬우니 되는대로 의주로 보내주시오.

백치수 : 그리함세. 헌데 이번에 떠나면 언제 다시 오려는가?

장대인 :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수는 없지만 조정에 뿌려놓은 재물이 있으니 이사람 반드시 돌아 올것이외다.

백치수 : 암, 그러시겠지.. 장대인 능금이를 잘 부탁하네.

장대인 : (농조) 걱정마시오, 한베개를 벤 계집이니 내 각별히 아껴주리다.

백치수 : 암, 내 자네만 믿겠네.



S#23. 당추 암자 법당 안


난정, 땀을 흘리며 법당 바닥에 걸레질을 치고 있다.



S#24. 법당 안이 보이는 암자 일각


당추와 난정모, 법당안에서 걸레질을 치는 난정의 모습을 보고섰다.


당추 : 보살님, 예까지 발걸음을 하셨으니 난정이를 만나보시렵니까?

난정모 : 아니옵니다, 스님.. 난정이가 무탈하게 있는 것을 봤으니 쇤네는 이만 돌아서렵니다.

당추 : 예, 당분간 난정이를 혼자 내버려 두는 것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난정이 스스로 이겨내지 못한다면 그 불길이 세상을 태워버릴 수도 있사옵니다.

난정모 : ...쇤네, 대자대비 하오신 부처님께오서 우리 난정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길 기원드릴 뿐이옵니다.

당추 : 나무관세음보살.. 가시지요.. 보살님.


당추와 난정모, 몸을 돌려 간다.



S#25. 동 당추 법당 안


난정, 걸레질을 치다가 문득 당추와 난정모가 있던 곳을 돌아본다.

하지만 이미 당추와 난정모의 모습은 없다.


난정 : ...!



S#26. 밤하늘의 달(INSERT)



S#27. 윤원형 초당 외경 (밤)


누군가(난정) 소리를 죽인채 초당 방쪽으로 다가간다.

신발을 신은채 마루위로 올라서는 불꺼진 방안 기척을 살피다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S#28.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밤)


누군가(난정), 불꺼진 방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온다.

윤원형과 김씨, 한이불을 덮고 다정하게 잠들어 있다.

누군가, 윤원형과 김씨쪽으로 다가가 두사람의 잠든 모습을 내려다 본다.

윤원형, 뒤척이다가 낯선 인기척에 눈을 뜨다가 깜짝놀라 벌떡 몸을 일으킨다.


윤원형 : 누,누구냐?

난정 : (싸늘하게 보며) 서방님, 벌써 이년의 얼굴을 잊으셨사옵니까?

윤원형 : (당황하여) 나,난정아..! 네가 어찌 이 방안에 있는게냐?

난정 : 서방님, 이년을 내팽겨치시고 조강지처 품에서 단꿈을 꾸시다니요?

윤원형 : 그,그게 아니라.. 내, 내 말 좀 들어보거라.

난정 : ('一片丹心' 낡은 글짜를 꺼내 펼치며) 서방님, 일편단심을 벌써 잊으신 것이옵니까?!

김씨 : (뒤척이는)..

윤원형 : (김씨가 신경쓰이는지 힐끗보며) 난정아, 지금은 때가좋지 못한 듯 하니, 돌아갔다가

            나,날이 밝은 연후에 다시 얘기 하자구나 응?

난정 : 그리는 못하옵니다!

윤원형 : (달래는) 허면 어쩌자는것이냐?

난정 : 이년 뒷방살이 첩실 노릇도 서러운데 서방님의 괴임조차 받지 못한다면 무슨 낙으로 세상을 살겠사옵니까?

         이럴바엔 차라리...

윤원형 : 난정아, 네 그 무슨 말이더냐?

난정 : (품에서 은장도를 꺼내 칼집에서 뽑아든다)

윤원형 : (움찔놀라)...난정아!

난정 :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이년, 서방님이 야속하옵니다, 참으로 야속하시옵니다! (칼을 쥔 손을 번쩍 치켜든다)

윤원형 : 난정아, 아니된다. 그리해서는 아니돼!


난정의 칼을 쥔 손이 휙-내려 찍혀진다.



S#29. 동 초당 방 안 (밤)


윤원형, 가위에 눌린 듯 자리에서 땀에 젖은 얼굴로 뒤척이며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윤원형 : ..난정아, 그리하면 아니된다.. 아니돼..

김씨 : (깨어나 윤원형을 보다가 흔들어 깨우며) 서방님, 서방님...

윤원형 : (순간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앉는다)...헉!


윤원형,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꿈인줄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김씨 : (머리맡의 자리끼를 건네며) 드시옵소서.

윤원형 : (자리끼를 받아들고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킨다)..

김씨 : 서방님, 흉몽이라도 꾸신것이옵니까?

윤원형 : (빈대접을 놓으며) 아,아니오, 부인..더 주무시구려.. (자리에 눕는다)

김씨 : (윤원형을 보다가 빈 자리끼대접을 들고 방밖으로 나간다)

윤원형(E) : (몸을 벌떡 일으키며) 내 난정이에게 너무 무심했음이야.. (뭔가 생각하는)



S#30. 편전 외경 (낮)


중종(E) : (격노한) 뭣이라?! 원자의 왕세자 낙점을 늦추어 달라니?!



S#31.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김전, 남곤, 이유청(*), 홍경주, 김제학이 앉아있고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과인은 왕세자 책봉에 있어 왕자들의 적서와 장유를 불문하겠다고 천명하였고

         또한 경들 면전에서 왕자들의 왕재를 살폈소! 과인은 식견과 자품의 출중함과 적통대군의 명분을 따져보아도

         원자가 왕세자로 책봉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소! 헌데 어찌하여 경들은 과인의 어의를 늦추어 달라고 하는 것인가?

남곤 : 전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전하께오서 왕자분들한테 하문하실 시제가

         사전에 유출되었다는 유언비어가 떠돌고 있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좌의정 : 그 무슨 망발이시오?! 시제를 알고 있던 사람은 과인뿐인데 허면 과인이 불편부당하지 못한 짓거리라도 했단 말인가?!

김제학 : ...!

홍경주 : 전하, 왕세자를 책봉하시는 일은 군주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종사의 근간을 바로세우는 국가의 막중대사이옵니다.

            장차 대통을 이으실 원자마마를 위해서라도 낙점과정에서 티끌만한 의혹이 있다면 명백히 밝히심이

            올바른 도리라 사료되옵니다!

중종 : 음!.. 영상께서는 어찌 생각하시오?

김전 : 전하, 대통을 이으실 왕세자를 책봉하심은 군주만이 행하실 수 있는 권한이오니 전하께오서 어느 왕자분을 낙점하시던

         조정에서 어찌 감히 토를 달겠사옵니까? 하오나 절차상에 의혹이 있었다면 의혹이 해명될 때까지

         낙점을 잠시 미루심이 가할줄로 사료되옵니다.

중종 : ...!!



S#32.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앉은 창빈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자순대비 : 뭐라? 허면 시제가 유출되었다는 의혹이 명백해 질때까지 주상께서 왕세자 낙점을 미루셨단 말이오?

창빈 : 예, 신첩 소견에 이번 일은 왕세자에 낙점되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쪽에서 왕재를 살피는 시험을 다시 치루게 하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듯 하옵니다.

자순대비 : (끄덕이며) 그럴테지요.. 허어, 다른 후궁분들께서는 어찌 창빈의 아름다운 물러섬을 본받지 못하는 것인지..어찌..?

창빈 : ...



S#33. 경빈처소 방 안


경빈, 앞에 앉은 심정과 남곤을 보며 흡족하게 웃는다.


경빈 : 호호호, 아주 잘 하시었습니다! 전하께오서 낙점을 미루셨으니 일의 반은 성사된 셈입니다!

심정 : 하온데 마마, 시제가 유출되었다면 분명 전하께오서 보양관에게 건네주셨을텐데 그 의혹이 어찌 밝혀지겠사옵니까?

경빈 : 화천군대감, 대감의 말씀처럼 이번 의혹은 밝혀질 수도 없고 또한 밝혀져서도 아니됩니다.

심정 : 예에? 밝혀져서는 아니되다니요?

남곤 : 하오시면..?

경빈 : 이번 왕세자 낙점 과정 자체를 무효로 돌리고 재시험을 치러야지요!

         왕세자를 낙점하는 재시험을 치루라는 주청상소가 편전에 태산처럼 쌓여야 할것 입니다!

         그리되면 다음번에는 전하께오서도 원자의 모자란 식견을 감싸주시지는 못하실겝니다.

남곤,심정 : ...!



S#34. 희빈 처소 방 안


홍경주, 희빈을 보며 말한다.


홍경주 : 마마, 아직은 금원군께서 고금의 왕도 공부를 손에서 놓으셔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희빈 : 예, 아버님. 금원군께서 지난번 일을 거울 삼아 침식을 잊으신채 공부에 정진하고 있사옵니다.

홍경주 : 허허, 그러셔야지요! 이 늙은이의 마음이 참으로 든든합니다.



S#35. 김안로 사랑채 정자 위


김전, 김안로, 윤임, 김제학이 앉아있다.


김전 : 만에 하나 전하께오서 왕자분들의 왕재를 다시 살피신다면

         이번엔 원자아기씨께오서 그리 호락호락 낙점되실 듯하지 않을텐데 참으로 걱정이구먼.

윤임 : (버럭) 재시험이라니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전하께오서 조금만 더 강건하시게 밀어붙이셨더라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을!

김안로 : 판부사대감, 전하를 너무 탓하지 마시옵소서.. 전하께오서도 달리 방도가 없으셨을겝니다.

            그보다는 어찌 이 난제를 풀어야 할지가 더 중요하옵니다.

윤임 : 허, 어찌 신하된 자들이 한번 정해진 어의를 꺽으려 드는것인지!

김제학 : 이사람 생각엔 재시험을 치루어도 원자아기씨께오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되옵니다.

김안로 : 허나 지금은 좀 더 안전한 최선책을 모색해 보는것이 좋을듯 싶소이다.



S#36. 중궁전 방 안


윤비, 뭔가 결연한 표정을 짓는 얼굴위로.


윤비(E) : 전하와 원자를 위해서 내가 나설 수 밖에 없음이야.. 내가!



S#37. 백치수 사랑채 마당


장대인과 백치수, 방쪽을 보며 서 있다.


백치수 : (방쪽에다) 능금아, 아직 멀었느냐?!

능금(E) : (방에서) 나가오...


능금, 방문을 열고 쭈삣쭈삣 나온다.

능금, 도포에 갓을 쓰고 남장차림으로 마당으로 내려선다.


백치수 : 허어, 들마는 어디가고 기생오라비가 나오는것이냐?

능금 : 백도주 아저씨, 헤어지는 마당까지 놀리기요?

장대인 : (보며)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구나? 가자! 해지기 전에 임진나루를 건너려면 서둘러야 하느니! (대문쪽으로 간다)


능금, 어색한 사내 걸음걸이로 장대인의 뒤를 따르고

백치수, 그런 능금을 웃음으로 보며 따라간다.



S#38. 어느 길


곽서방, 말앞에 서있고 견마잡이(*)가 나귀 두 마리 앞에 서있다. (*나귀 한 마리는 길양식과 행장보따리등이 실려있다)

달래와 송서방이 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

장대인이 앞장서서 다가와 선다. 그 뒤를 능금과 백치수가 따라온다.


장대인 : (백치수를 돌아보며) 내 백도주를 믿고 떠나니 인삼 삼만근은 이사람이 부탁한대로 처리해주시구려.

백치수 : 여기 일은 염려말고 먼길에 몸조심하시게나.

장대인 : (백치수의 손을 맞쥐며) 허면 또 보십시다. (송서방과 달래를 보며) 자네들도 잘 있게.

            (돌아서서 곽서방이 견마잡은 말에 올라탄다)

능금 : 백도주 아저씨, 우리 달래 잘 좀 돌봐주시오.

백치수 : 오냐, 장대인 말씀 잘들어야 한다.

능금 : ...알았소..송서방 아저씨..

송서방 : 그려, 어디있든 몸조심 혀.

능금 : 아저씨도요..달래야 잘 있어.

장대인 : (말 위에서)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만나게 되는 것이 세상사거늘 어찌 이별인사가 긴것이냐?!

능금 : (장대인을 흘겨보다가) 잘들 있으시오.. (눈길로 주변을 찾으며 길상이가 나왔기를 기다리는 눈치다)..

백치수 : 어서 나귀에 오르거라.

능금 : (섭섭한 듯 돌아서서 견마잡이의 도움으로 나귀에 올라탄다)

장대인 : 가세, 곽서방.

곽서방 : 예. (백치수와 송서방에게 목례를 하고는 떠난다)


장대인을 태운 말과 능금이 탄 나귀가 떠나간다.

능금, 눈물이 글썽한채 자꾸 뒤를 돌아본다.

달래, 손을 흔들어 주며 눈물을 찍어내고 송서방도 인상을 찌푸리며 눈물을 감춘다.


백치수 : (능금의 뒷모습을 보며 아주 긴 한숨을 내쉬는)...!



S#39. 또 다른 길


능금, 나귀위에서 주변을 돌아보며 길상이를 찾는다.


장대인 : 미련따윈 버리거라! 널 버린 놈이야!

능금 : ...!


장대인과 능금 일행이 지나가고 있다.

일행이 지나간 뒤로 어디선가 길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길상, 눈물을 글썽이며 능금의 뒷모습을 길게 바라보는데서.



S#40.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윤원로, 환한 얼굴로 사랑채 방쪽으로 급하게 뛰어들어 온다.


윤원로 : 아버님! 소자이옵니다!

윤지임(E) : (방안에서) 들어오너라.

윤원로 : 예, 아버님! (방안으로 들어간다)



S#41.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원로, 방안으로 급하게 들어와 윤지임 앞에 앉는다.


윤원로 : 아버님, 소식 들으셨사옵니까?

윤지임 : 소식이라니? 무슨?

윤원로 : 전하께오서 왕세자 낙점을 다시 하신답니다.

윤지임 : 뭬,뭬야? 허면 원자아기씨께오서 낙점되신게 아니시란 말이냐?

윤원로 : (웃음기) 예!

윤지임 : 원로야, 헌데 네 어찌 표정이 이리 밝은게냐?!

윤원로 : (짐짓 시무룩) 밝다니요? 그럴 리가 있사옵니까?.. 헌데 원형이는 어딜 간겝니까?



S#42. 당추 암자 누마루 계단


난정, 계단을 비질하고 있다.


윤원형(E) : (계단 밑에서) 부인!

난정 : (계단 밑을 돌아보면)..?!

윤원형 : (반갑게 웃으며) 부인, 나요! (난정쪽으로 한달음에 뛰어 올라온다)

난정 : ..서,서방님..

윤원형 : (난정을 안아주며) 미안하오, 다 내 불찰이오. 내 다시는 부인을 혼자 내팽겨쳐 두지 않으리다.

난정 : (뭉클)...!



S#43. 중궁전 마당


윤임, 심각한 표정으로 손에 비단보로 싼 패물함을 들고 계단을 오른다.


엄상궁(E) : 중전마마, 판부사대감 들었사옵니다.

윤비(E) : 어서 뫼시어라.



S#44. 동 중궁전 방 안


윤임, 방문이 열리면 환한 표정으로 들어와 윤비 앞에 서서 조아린다.


윤임 : 중전마마, 존체 평안하시옵니까?

윤비 : (미소) 앉으세요. 판부사 대감.

윤임 : (앉으며) 복중의 아기씨께오서도 무탈하시온지요?

윤비 : 모두 판부사대감 내외분께오서 이사람을 걱정해 주시는 덕분입니다.

윤임 : (비단보 패물함을 두손으로 바치며) 중전마마, 마마께오서 원자아기씨께 베푸신 하해와 같으신 은혜에

         답례로 바치는 정성이오니 부디 물리치지 말아주시옵소서!

윤비 : (보다가) 허면 정성으로 주시는 것이니 고맙게 받겠습니다.

윤임 : 황감하옵니다.

윤비 : (패물함을 받아 놓으며) 판부사 대감께오서 이사람의 두분 오라버니의 출사길을 열어주시겠다고

         약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윤임 : (움찔)..!

윤비 : 이사람, 내 가문을 보살펴 주시는 판부사대감께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도 모자람인데

         이렇듯 답례까지 받으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윤임 : (뭔가 망설이는)...

윤비 : 내 판부사대감의 은혜는 가슴 깊이 새겨두고 잊지 않을 것입니다.

윤임 : (결심한 듯) 중전마마..

윤비 : 예, 말씀하세요.

윤임 : 승후관 형제의 출사에 대해서는 말씀이 와전된 듯 싶사옵니다.

윤비 : (흠짓 보며) 와전이라니요?

윤임 : 원자께오서 왕세자에 책봉되신 직후에 외척이 조정에 들어오면 구설에 올라

         원자 아기씨나 중전마마 두분 모두께 누를 끼치게 되는 일이옵니다.

윤비 : 외척? 지금 외척이라 하시었습니까?

윤임 : 황공하옵니다.. 하오나 신은 충정으로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윤비 : (속내를 살피듯 꿰뚫어 보는)...

윤임 : 신은 장차 승후관 형제께서 과거에 입격하신 연후에 출사를 도모하심이 가할 줄로 사료되옵니다.

윤비 : (냉랭하게 굳는)...!

윤임 : (윤비의 얼굴을 보며 당황하는)..

윤비 : (쏘아보듯)...

윤임 : 마마께오서 신의 말뜻에 오해가 없으실 것이라 믿사옵니다.

윤비 : (싸늘한)...

윤임 : 하오면 신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조아리고 일어서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윤임이 나간 방문쪽을 휙-돌아본다)...!



S#45. 동 중궁전 앞 마당


윤임, 서둘러 중궁전 밖으로 나온다.


윤임(E) : (안도의 숨을 내쉬며 중궁전쪽을 돌아보며) 허어..명색이 무반출신인 내가 조카뻘되는 중전앞에서

              이리 진땀을 흘리다니.. 중전께서 후궁들을 고양이 쥐 다루듯 한다는 말이 헛소문이 아니었구먼! (돌아서 가는데)

엄상궁 : (중궁전에서 급히 나오며) 판부사대감!

윤임 : (돌아보며) 무슨 일이신가?

엄상궁 : 중전마마께오서 판부사 대감을 다시 드시라 하셨사옵니다.

윤임 : (흠짓) 뭐,뭐라?

엄상궁 : (공손하게 조아리지만 위엄서린) 드시지요!

윤임 : 험! 그리 함세!



S#46. 동 중궁전 복도


윤임, 엄상궁을 따라 방문쪽으로 다가온다.


엄상궁 : (방쪽에다 대고) 중전마마, 판부사대감이 다시 들었사옵니다.

윤비(E) : (묵묵부답)...



S#47.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싸늘한 표정으로 앞에 놓인 패물함을 보고 있다.


엄상궁(E) : (방밖에서) 중전마마, 판부사대감이 다시 들었사옵니다.

윤비 : ...



S#48. 동 중궁전 복도


엄상궁 : (방쪽에다) 중전마마, 판부사대감이 다시 들었사옵니다.

윤비(E) : ...

윤임 : (엄상궁을 보며) 엄상궁, 중전마마께오서 이사람을 다시 드시라 명하신게 틀림없으신가?

엄상궁 : ....

윤비(E) : (방안에서) 드시라해라.

엄상궁 : 예. (윤임에게) 드시지요.

윤임 : 음! (방안으로 들어간다)



S#49.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연상앞에 앉아있는데 윤임이 들어와 조아린다.


윤임 : 중전마마, 신을 다시 찾으셨사옵니까?

윤비 : (앞에 놓인 패물함을 보며) 판부사대감, 이 물건을 도루 가져가세요.

윤임 : (당황한)..중전마마, 한번 바친 물건을 어찌 다시 돌려 받을수 있겠사옵니까?

         신의 정성을 봐서라도 물리치시지 마시옵소서.

윤비 : (버럭) 허면 외척이 바친 뇌물을 받으란 말씀이십니까?

윤임 : (당황) 외,외척이 바친 뇌물이라니요?

윤비 : 내 오라버니들이 외척이라면 판부사대감 역시 외척 아니십니까?

윤임 : (불끈)...?!

윤비 : 이사람도 처음엔 판부사대감의 정성이라 생각하여 받았습니다. 허나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물건은 외척이 중궁전에 바친 뇌물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니 가지고 물러가세요.

윤임 : (심기 불편한) 음!..중전마마께오서 그리 생각하신다면 신,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패물함을 들고 일어서며) 하오면 물러가옵니다!

윤비 : ...

윤임 : (방문쪽으로 몸을 돌리는데)

윤비 : 판부사대감!

윤임 : (돌아보며) 예, 중전마마!

윤비 : 이사람, 지금 교태전에 앉아 있는 것이 판부사대감께서 밀어주신 은공이심을 한시도 잊은적이 없습니다!

         또한 이 사람의 소임이 원자를 보호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윤임 : ...!

윤비 : 원자가 왕세자에 책봉되면 이사람 판부사 대감의 은공을 다 갚은 것이라 생각해도 좋겠습니까?

윤임 : 마,마마...

윤비 : 또, 원자를 보호하는 이사람의 소임을 다한 것이라 생각해도 좋겠습니까?!

윤임 : (당황하여) 마마, 어찌..

윤비 : (자르듯) 이만 물러가세요.

윤임 : 마마께오서 신의 충언을 오해하신 듯 싶사옵니..

윤비 : 내 물러가라 했습니다!

윤임 : (팽팽하게 보며) 예, 물러가지요. 허나 그전에 한 말씀만 드리겠사옵니다.

윤비 : ...

윤임 : 중전마마께오서 이 사람에게 등을 돌리시는 것은 장차 보위에 오르실 원자아기씨께 등을 돌리는 것이옵니다.

윤비 : (휙-보며) 판부사대감, 이사람을 위협하시는겝니까?!

윤임 : 위협이 아니오라 이치를 말씀 드리는 것이오니 신의 진언을 깊이 새겨주시옵소서!

윤비 : 내 한미한 가문에서 태어나 엄동설한에 얼음이 배겨 부어오른 발을 끌고 터진 손등을 불어가며 삯빨래를 하였고,

         밤새 바늘에 찔려가며 삯바느질을 하면서도 일찍이 홀아비가 되신 아버님과 두 오라버니의 끼니를

         거르시게 해드린 적은 없었습니다. 내 지금 비단옷을 입고 교태전에 앉아있다고는 하나

         내 사가에 지냈던 고단한 시절을 한번도 잊어본 일이 없습니다. 허니 나락으로 떨어진다 한들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윤임 : ...!

윤비 : 판부사 대감, 이만 물러가셔서 이 사람의 말을 희락당 대감한테도 전해주세요.

윤임 : (보다가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그제서야 감정이 북받치는지 눈물이 흐른다)...!



S#50. 당추 암자 마당


당추, 객사 마루에 앉아있다.


윤원형(E) : (방안에서) 부인, 나하고 산을 내려갑시다.

당추 : (방쪽을 편치 못한 표정으로 돌아본다)..음!



S#51. 동 당추 암자 방 안


윤원형, 난정을 보며 말한다.


난정 : (앞에 놓인 찻잔만 만지작거린다)...

윤원형 : (난정의 손을 쥐며) 부인, 자꾸 고집을 부리면 내 부인을 업고라도 산을 내려갈테니 그리 아시오.

난정 : ...

윤원형 : 허, 답답하구려, 뭐라고 말씀 좀 해보시구려.

난정 : (윤원형 보며) 소첩 아직은 돌아갈 때가 아니옵니다.

윤원형 : 돌아갈 때가 아니라니? 대체 그 무슨 말씀이요?

난정 : 서방님, 더는 묻지 마시고 이만 돌아가시옵소서. (일어선다)

윤원형 : (당황하여) 부,부인..


방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윤원형을 돌아보는 난정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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