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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67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382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67










S#1. 당추 암자 마당 (*수정된 66엔딩씬에 이어지는)


당추, 걸어오다가 멈춰서서 법당 앞에 서있는 난정과 윤원형을 본다.



S#2. 동 당추 법당 앞


윤원형, 난감한 얼굴로 고개를 돌리고 서있는 난정을 본다.


윤원형 : 부,부인,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니 대체 그 무슨 말씀이오?

난정 : (원망스럽게 보며) 무슨 뜻인지는 서방님께오서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사옵니까? (객사쪽으로 가버린다)

윤원형 : (당황하여) 부,부인! (난정의 뒤를 쫓아간다) 부인!

당추 : (그 모습을 보며)..음!



S#3. 동 당추 암자 방 안


윤원형, 앞에 앉아있는 난정의 얼굴을 힐끔보며 말한다.


윤원형 : 부인, 무슨 오해가 있으셨다면 다 풀어버리시구려..

난정 : (휙 보며) 오해요?! 중전마마께오서 소첩을 찾지 않으시겠다고 말씀이 계시자 마자

         서방님께오선 기다리셨다는 듯이 소첩을 헌짚신짝처럼 내쳐버리시지 않았사옵니까?

윤원형 : 내쳐버리다니 당치도 않소! 내 그동안 부인을 찾지 않은 까닭은..

난정 : 서방님, 사내대장부가 한번 첩실을 내쳐버렸으면 그만이지 어찌 속좁은 아녀자에게 발명따위를 하시려는겝니까?!

윤원형 : (움찔)..부인..

난정 : (고개 돌리며) 더는 듣고 싶지 않사옵니다! 허니 이만 돌아가시옵소서.

윤원형 : (긴숨 내쉬는)...

난정 : ...

윤원형 : (끄덕끄덕)..그래, 난정아, 내 그동안 너한테 무심하였던 것은 인정하마.

난정 : (흠짓 보는)...!

윤원형 : 내 집에 시시때때 찾아와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네 방약무도한 짓거리에 조마조마 가슴을 졸인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무섭도록 총기가 번뜩이는 너를 감당하기 벅차다고 생각한 것도 맞다.

난정 : ...!

윤원형 : (진솔한) 중전마마께오서 너를 내팽겨쳐 두라고 분부를 하셨을 때는 옳다구나 중전 마마의 분부를 핑계삼아

            속편하게 너를 내쳐버릴까 생각한것도 솔직한 심정이었다..

난정 : (서러운) 서방님께오서 이년을 버리신다하여도 서방님을 원망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눈물 글썽)..이년, 중전마마나 서방님의 전정에 아무런 도움도 드리지 못하고 오히려 누만 끼치는

         별무신통(別無神通)한 계집이란걸 뼈저리게 깨달았사옵니다. (눈물 주르르)..하오니 이년 따위는 잊어버리시옵소서!

윤원형 : (저으며)..아니다, 아니야. 난정아, 그것은 내 진심이 아니었다. 내 요즘 너를 볼 수 없으니

            가슴 한구석이 떨어져 나간 듯 마음이 허전한 것이 내 진정으로 너를 괴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난정 : (울먹) 서방님..

윤원형 : (손을 잡아주며) 그래, 내 잘못이 크구나.. 내 앞으로 두 번 다시는 너를 혼자 내팽겨쳐 두지는 않을 것이야.

난정 : (흐느낌을 터뜨리며 윤원형의 품에 안기는)..흐흑..

윤원형 : (난정을 안고 등을 토닥여주는)..



S#4. 경빈 처소 외경


금이, 마루에 몸을 돌리고 앉아있다.


경빈(E) : (방안에서) 뭬야, 어쩌고 어째?!

금이 : (불안한 표정으로 방쪽을 돌아보는)..!



S#5.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앉은 김상궁을 노기등등하여 보며 말한다. (*윤비가 편전에 들어와 중종에게 주청하는 씬은 66회에 추가할 것임)


경빈 : 중전께서 편전에까지 들어와 전하께 왕세자 재시험을 불허하라는 주청을 올렸단 말인가?!

김상궁 : 예, 중전마마께오서 눈물까지 보이시며 간곡한 주청을 올리셨사옵니다.

경빈 : (가증스럽다는 듯) 뭬라? 중전이 눈물까지 보이셨다?!

김상궁 : 예, 마마.

경빈 : (휙-보며) 그래 주상전하께오선 무어라 답을 하셨는가?

김상궁 : 주상전하께오선 가타부타 말씀을 하시지는 않았사오나..

경빈 : (다급하게) 답답하구나! 어서 말을 해보게!

김상궁 :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전하께오선 중전마마의 주청에 마음이 움직이신 듯 보이셨사옵니다.

경빈 : (울그락 불그락 연상 쾅-내려치는)...!

김상궁 : (움찔 놀라 보는)..!

경빈 : (씩씩 숨결이 거칠어지는) 중전, 끝까지 나와 복성군의 숨통을 졸라보시겠다?! 흥, 중전, 어디 한번 해볼테면 해보시오!

         끝에 가서 누가 웃는지 두고 보시라지! 허!! (어딘가를 휙-돌아본다)



S#6. 중궁전 방 안


윤비, 골똘한 생각에 잠겨 있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7. 후레쉬 백(66회 S#49의)


윤임 : 중전마마께오서 이 사람에게 등을 돌리시는 것은 장차 보위에 오르실 원자아기씨께 등을 돌리시는 것이옵니다!

윤비 : (휙-보며) 판부사 대감, 이사람을 위협하시는겝니까?!

윤임 : 위협이 아니오라 이치를 말씀 드리는 것이오니 신의 진언을 깊이 새겨주시옵소서!



S#8. 동 중궁전 방 안


윤비(E) : (생각에서 깨어나며 긴 한숨) 토사구팽이라.. 내 손으로 보위에 밀어 올린 원자가 나와 내 복중의 태아를

             끓는 가마솥에 밀어넣고 삶아 버릴수도 있음이야.. (결연하게 저으며) 아니야! 그리되어선 아니돼! 그리되어선 아니돼..!



S#9. 편전 마당


원자, 박상궁의 손에 이끌려 편전 계단을 오르고 있다.


대전내관(E) : 주상전하, 원자아기씨 들었사옵니다.

중종(E) : 오, 어서 들라해라.



S#10. 동 편전 방 안


중종, 연상 앞에 앉아있는데 방문이 열리고 원자와 박상궁이 들어온다.

박승지, 윗목에서 일어서서 원자를 맞이한다.


원자 : (조아리며) 아바마마, 소자 문후여쭈러 들었사옵니다.

중종 : (반가운) 백돌아(*원자의 아명), 아비 앞에 다가와 앉거라.

원자 : 예, 아바마마. (중종 옆으로 다가가 앉는다)

중종 : (원자를 대견하게 보며) 근자에 보니 네 참으로 의젓해졌구나.

원자 : 황감하옵니다, 아바마마.

중종 : (원자의 손을 쥐며) 백돌아, 네 친어머니이신 장경왕후의 얼굴을 기억하겠느냐?

원자 : (고개 숙이며)..기억하지는 못하오나 어렴풋이 알고는 있사옵니다.

중종 : (의아) 어렴풋하게 알고있다니, 네가 어찌 아느냐?

원자 : 들어서 알고 있사옵니다.

중종 : 들어서 알고있다? (박상궁 보며) 박상궁, 원자에게 누가 말을 해주었는가?

박상궁 : (조아리며) 황공하오나, 원자아기씨께오서 돌아가신 장경왕후 용모를 자주 물으시어 쇠인이 말씀드렸사옵니다.

중종 : (뭉클하여)..그래, 어린 마음에 어미 얼굴이 무척이나 보고 싶었을테지..

         그래 네 마음 속에 계신 어머니는 어떤 용모이시냐?

원자 : 후원 연못에 피어난 연꽃같은 분으로 새기고 있사옵니다.

중종 : 연꽃같다..? (장경왕후를 떠올리며 끄덕이는) ..그래, 용모에서도 후덕함과 조용한 기품 갖추신 분이셨느니라..

         네 어머니께선 눈을 감으시는 그 순간까지도 네 걱정을 많이 하셨느니라..(눈가가 촉촉해지는)

원자 : (슬픈)..

중종 : (원자의 손을 쥐며)..원자..

원자 : 예, 아바마마.

중종 : 너는 장차 아비의 대통을 이어 보위에 오르게 될 것이다. 네가 왕세자로 책봉되는데는

         지금의 중전께서 누구보다도 애를 많이 쓰셨음을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원자 : 명심하겠사옵니다, 아바마마.

중종 : 네 가슴속에 친어머니이신 장경왕후를 새기고 있는 것은 인지상정이다만

         지금 중궁전에 계신 새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여기고 효를 다해야 할 것이야. 이 아비 말을 명심해야 하느니라.

원자 : 예. 소자, 가슴 깊이 깊이 새기겠사옵니다.



S#11.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내려진 발 건너편에 앉아있는 남곤과 심정을 보고 말한다.


경빈 : 대감들, 전하께오서 재시험을 불가하시기 전에 서두르셔야 합니다!

남곤 : 지금쯤 왕세자 재시험을 주청드리는 상소와 복성군마마를 추대해야 한다는 상소가 승정원에 빗발치고 있을 것이옵니다.

심정 : 남양군께서도 합세하기로 뜻을 모았으니 심려거두시옵소서!

         전하께오서도 조정의 공론을 쉽사리 꺽으시려 하지는 않으실겝니다.

경빈 : 만에 하나 전하께오서 이번 원자의 왕세자 낙점을 밀어붙이시면 어찌하시겠습니까?

남곤,심정 : 설마 전하께오서 그러실 리가 없으실것이옵니다.

경빈 : 두부속에도 뼈가 있는 법이라 했습니다. 만일 전하께오서 이번 낙점을 번복하시지 않으신다면

         두분 대감께서는 관복을 벗으시겠습니까?

남곤 : 예, 관복을 벗을 각오로 전하께 주청을 드리겠사옵니다!

심정 : 이사람도 같은 뜻이옵니다.

경빈 : (끄덕이며) 두분 말씀을 믿겠습니다. (결연한) 허면 이 사람은 목숨을 걸지요! 내 목숨을요!



S#12. 중궁전 방 안


윤비, 다시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얼굴위로 들려오는.


난정(E) : (58회 S#42의) 마마, 아니되옵니다! 원자아기씨만은 왕세자로 책봉되시어서는 아니되옵니다!



S#13. 후레쉬 백(58회 S#42의)


난정 : 원자아기씨께오서 장차 대통을 이으신다면 앞으로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실 대군들께오선

         안위를 보장 받으실 수가 없사옵니다!



S#14.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 ..내 이번에는 난정이 말을 들었어야 했단 말인가? 난정이 말을..?!

엄상궁(E) : 중전마마, 원자아기씨 드셨사옵니다.

윤비 : (흠짓 방문쪽을 보며 혼잣말) 뭐라? 원자가..?



S#15. 동 중궁전 방 밖


원자와 박상궁이 엄상궁과 오상궁이 서있는 방문 앞에 서있다.


엄상궁 : (방문에다 대고 다시한번)..중전마마, 원자아기씨 드셨사옵니다.

윤비(E) : (방안에서) 뫼시어라.

엄상궁 : 예. (원자에게) 드시지요.



S#16. 동 중궁전 방 안


방문이 열리면 원자가 들어와 윤비에게 조아린다.

박상궁도 원자의 뒤를 따라들어와 조아린다.


원자 : 어마마마, 소자 문후여쭈옵니다.

윤비 : (굳은 얼굴로 원자를 보는)...

원자 : (의아하게 윤비를 보며) 어마마마, 왜 그리 보시옵니까?

윤비 : ..원자, 이리 가까이 오세요.

원자 : 예..(어색하게 윤비앞으로 다가와 선다)

윤비 : (복잡한 감정으로 원자를 보는)....

원자 : 어마마마..

윤비 : (울컥 북받쳐 올라와 흐느낌이 터지는) 원자..흐흑...

원자 : (윤비의 흐느낌에)..어마마마..괜찮으시옵니까?

윤비 : (원자를 와락 안으며 흐느낀다).. 흐흑..

원자 : (덩달아 울먹이며) 어마마마..

윤비(E) : (흐느끼는 얼굴위로) 원자, 보위가 무엇이간대.. 대체 권력이 무엇이간대 어미와 자식간의 정을

              이리 끊어놓으려 하는게요?!참으로 원망스럽구려, 원망스럽구려!


윤비, 원자를 안고 울음을 토해내는 모습을 박상궁이 찡하여 본다.

가슴속에서부터 슬픔이 치솟아 올라오는 윤비의 얼굴에서.



S#17. 윤임 사랑채 마당


윤임처, 방 앞에 서서 방안 동정을 듣고 있다.



S#18.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김안로, 앞에 패물함(66회 S#44의)을 놓고 앉아있다.


윤임 : 희락당대감, 이사람은 원자아기씨를 밀어주신 중전마마께 너무 서둘러 등을 돌렸다는 생각이 들어 어찌 께름직하오이다.

김안로 : 결코 서두르는 것이 아니옵니다. 장차 조정신료들을 설득하려면

            우리가 중궁전과 거리를 두고 있음을 알려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중궁전에 드셨던 일은 잘하셨습니다.

윤임 : (끄덕이며)..허나 전하께오서 아직 원자아기씨의 왕세자 책봉을 반포하시지도 않으셨는데

         중전마마께오서 다른 마음이라도 잡수신다면 어찌하겠소이까?

김안로 : 중전마마께오선 당장 아무런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오니 원자아기씨께 위해가 되지는 않으실 것이옵니다.

윤임 : 그럴까요?

김안로 : 예, 이사람이 전하를 알현한 연후에 왕세자책봉에 대한 일을 매듭 지을 것이오니 잠시만 참고 계시옵소서.

윤임 : 예, 이사람은 희락당대감의 지략을 믿을 뿐이오이다!



S#19. 당추 암자 외경


난정(E) : 예에? 원자아기씨께오서 왕세자에 낙점되신 것이 분명하옵니까?



S#20. 동 당추 암자 방 안


난정과 윤원형, 찻잔이 놓인 소반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윤원형 : (찻잔을 입술에서 떼며) 그렇소, 이번에 중전마마께오서 원자아기씨를 밀어주신 공이 크시었다고 합디다.

난정 : (뭔가 불안한 눈빛)...

윤원형 : 판부사대감께서 이사람과 형님에게 출사길을 열어주시겠다는 말씀이 계셨으니

            허허 내 이번에 중전마마 덕분에 벼슬 한자리 꿰어차게 되었구려. (다시 찻잔을 입술에 대는데)

난정 : 서방님, 마음을 단단히 잡수셔야 할 것이옵니다.

윤원형 : (끄덕이며) 암요, 내 출사를 하면 각오를 새롭게 다질 작정이오.

난정 : ..소첩생각엔 서방님께서 벼슬길에 나아가시지는 못하실 것이옵니다.

윤원형 : (움찔 보며) 부인, 그 무슨 말이오? 벼슬길에 나아가지 못한다면..?

난정 : 뿐만 아니오라 변방으로 쫓겨나시어 거친 잡곡밥을 삼키셔야 하실지도 모르옵니다.

윤원형 : 아,아니 부인. 판부사대감께서 굳게 약조까지 하셨거늘 어찌..?

난정 : 원자아기씨께오선 을해생이시오니 올해 년치 겨우 여섯이시옵니다. 원자께오서 왕세자에 책봉되신다 하여도

         보위에 오르시기 위해선 수십년을 기다리셔야 할 것이옵니다.

         그동안 중전마마께오선 여러분의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실테지요.

윤원형 : 그,그러실테지요..헌데요?

난정 : 서방님, 아직도 모르시겠사옵니까?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실 아드님들께오선 모두 전하의 적통대군이시옵니다.

         원자아기씨께 가장 위협이 되실 분들이시란 말씀이옵니다!

윤원형 : 부인, 너무 앞질러 나가시는 듯 싶구려. 설마하니 판부사대감께오서 체통도 없이 그리 쉽게 얼굴색을 바꾸시겠소이까?

난정 : 체통이요? 정치하는 사람에게 체통을 찾느니 차라리 감나무에서 생선이 열리기를 바라시옵소서!

윤원형 : 부인, 말씀이 지나치시구려!

난정 : 역지사지(易地思之)해 보시옵소서. 서방님이시라면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실 대군아기씨께오서 보위에 오르시는데

         걸림돌이 되는 자들을 어찌하시겠사옵니까?

윤원형 : (말문이 막히는)...그,그거야..

난정 : (섬뜩) 소첩은 비록 나와 피를 나눈 동기간이라 할지라도 걸림돌이 되는 자들의 목을 베어낼 것이옵니다!

윤원형 : (오싹)...!



S#21. 홍경주 사랑채 마당


윤원로, 홍경주 집사의 뒤를 따라 사랑채 방 쪽으로 다가와선다.


윤원로 : (다급한) 어서 고하여 주시게!

홍경주집사 : (방쪽에다) 대감마님! 윤승후관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요.



S#22. 동 홍경주 사랑채 방 안


홍경주, 이유청(*)과 고형산(*)등 노회한 정객 너댓명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가 흠짓 방문쪽을 돌아본다.

일동, 경계하는 표정이 되는데..


홍경주 : 아, 괜찮소이다. 중전마마의 큰 오라비는 금원군께 힘을 실어준 우리쪽 사람이외다. (방밖에다) 뫼시게.



S#23. 동 홍경주 사랑채 방 밖 마당


홍경주집사 : 예. (윤원로에게) 드시지요.

윤원로 : 험,험! (급하게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S#24. 동 홍경주 사랑채 방 안


윤원로,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홍경주 : (윤원로 반갑게 보며) 오, 어서오시게. 앉으시게나.

윤원로 : (윗목에 끼어 앉으며) 대감, 시생이 지난번 금원군마마를 왕세자로 주청드리는데 연명한 상소는 어찌 되었사옵니까?

            설마 벌써 전하께 올리시지는 않으셨겠지요?

홍경주 : 그 상소는 어인 연유로 찾는것인가?

윤원로 : (안도의 숨 내쉬며) 다행이옵니다. 대감, 그 주청상소에서 시생의 이름을 지워달라는 청을 하러 왔사옵니다.

홍경주 : 뭬야? 허면 이제와서 발을 빼겠다는 것인가?

윤원로 : 발을 빼겠다는 것이 아니오라 시생이 금원군마마를 추대하는 상소에 연명을 한것을 아버님께서 아시고

            가문에서 파버리시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시는데 어찌하옵니까? 남양군대감, 시생의 어려운 처지를 생각해주시어

            시생의 용렬한 이름을 연명에서 지워주시오면 감지덕지할 것이옵니다.

홍경주 : (가늘게 보다가) 이미 늦었네!

윤원로 : 예에? 늦다니요?

홍경주 : 그 상소는 벌써 승정원에 전했으니 지금쯤 전하께오서 보시고 계실것이네.

윤원로 : (낭패한) 예에? 뭐라구요? 이 일을 어쩌누? 이 일을 어찌하누?!



S#25. 편전 외경


중종(E) : 허어, 어찌 이럴수가 있는가?



S#26. 동 편전 방 안


중종, 상소를 보다가 연상위에 탁 내려놓는다. (*연상위에 상소가 잔뜩 놓여있다)


중종 : (윗목에 앉은 박승지에게) 이 상소에 연명한 윤원로란 자가 과인의 큰 처남이 틀림없는가?

박승지 : 예, 전하. 그러하옵니다.

중종 : (심기 불편한) 허어, 어찌 과인의 큰 처남이 금원군을 왕세자로 책봉하라는 주청 상소에 연명을 하였단말인가? 어찌..?

박승지 : (중종의 용안을 살피는)..



S#27. 대궐 일각


김안로, 걸어오는데 반대편에서 박승지가 걸어온다.


박승지 : (김안로보고 다가와 조아리며) 희락당대감 오시옵니까?

김안로 : 박승지, 이사람이 전하를 알현코자 하는데 전하의 심기는 어떠하시오이까?

박승지 : 전하께오선 왕세자 책봉 주청상소로 인해 심신이 곤하신 듯 하옵니다.

김안로 : (끄덕이며) 그러실테지요.

박승지 : 더구나 이번에 금원군을 추대하라는 주청상소에 중전마마의 큰 오라버니께서 연명하신 일로

            심기가 몹시 불편하시옵니다.

김안로 : (흠짓) 중전마마의 오라버니가 연명을 하다니?! 그게 참말이요?

박승지 : 예, 분명하옵니다.

김안로(E) : (미소 스치는) 안성맞춤이라! 원자마마께 천운이 따르고 있음이야!

김안로 : (표정수습하며) 허면 이사람은 강녕전으로 발걸음을 하겠소이다.

박승지 : 예, 그리하시지요.


걸어가는 김안로의 모습위로.


중종(E) : 희락당대감, 어인 연유로 편전에 드시었소?



S#28. 편전 방 안


김안로, 중종 앞에 조아리며 고한다.


김안로 : 신 김안로, 돈수백배하옵고 아뢰옵니다. 전하, 왕세자 낙점을 미루시겠다는 어의를 거두시고

            하루라도 속히 원자아기씨를 왕세자로 책봉하시겠다는 뜻을 종묘와 왕실과 조정에 분명히 밝히시옵소서!

중종 : 과인도 그리하고 싶소. 허나 조정에서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저리들 반대를 하고 있으니

         과인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구려.

김안로 : 전하께오서 용단을 미루시오면 조정신료들은 왕세자 물망에 오른 왕자분들과 합세하여 난마처럼 얽혀들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것이 자명하옵니다.

중종 : 과인도 앞으로의 조정일이 심히 우려가 되오.

김안로 : (소매에서 63회 S#39의 상소를 꺼내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중종앞에 바치며) 전하, 보시옵소서.

중종 : (상소를 펼쳐보며) 이것이 무엇이오?

김안로 : 당상관 이상의 조정신료들의 자제들이 복성군을 왕세자로 추대하라고 주청드리는 연명상소이옵니다.

중종 : (흠짓) 조정신료 자제들의 연명상소요?!

김안로 : 예, 아직은 공부에 정진해야할 유생들이 그 아비들의 뜻을 쫓아 조정의 막중대사에 상소를 올린다면

            장차 이 나라의 장래가 어찌 되겠사옵니까?

중종 : (비감한)..음!

김안로 : 전하께오서 장차 세자가 되실분의 보위를 맡기신 정윤겸의 자제도 연명을 하였사옵니다.

중종 : (놀라) 뭣이라?! 정윤겸의 자제가?! 그, 그 말이 참이오?!

김안로 : 예, 전하. 신 또한 중전마마의 큰 오라버니께서 금원군을 추대하는 상소에 연명을 하였다고 들었사옵니다!

중종 : (비감한 끄덕임)..그 말이 참이요..

김안로 : 전하, 이 모두가 왕세자 책봉이 늦춰지기에 벌어지는 일이옵니다. 전하께오서 속히 용단을 내리시어

            조정의 분열은 물론이옵고 부자간에 등을 돌리고 형제들간에 반목하는 일을 막으셔야 하옵니다!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중종 : (보며) 과인이 용단을 내린다면 희락당대감이 조정의 반발을 막을 방책이라도 있으시오?

김안로 : 예, 신은 전하와 원자아기씨를 위해 멸사봉공(滅私奉公), 이 한 목숨을 바칠 것이옵니다.

            그자들이 항차 무엇이간대 감히 이씨나라의 대를 잇는 막중대사에 뛰어들어 전하의 성총을 흐리게 하는 것이옵니까?!

            이는 반역과 같은 죄이옵니다.

중종 : (김안로 앞으로 나와 두손을 맞쥐며) 고맙소, 과인은 대감을 믿으리다.

         모쪼록 과인을 보필하듯 장차 우리 원자도 잘 보살펴주시구려.

김안로 : 신, 전하의 하명을 신명을 다 바쳐 거행하겠사옵니다!



S#29. 대궐 후원 일각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등을 거느리고 연못가를 거닐고 있는 얼굴위로.


윤비(E) : 원자에게는 판부사대감과 희락당대감이 곁에 있고, 복성군에게는 좌의정과 화천군이,

              희빈에게는 남양군대감이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 지켜주고 있음이야..

              헌데 내 복중 태아는 누가 있어 지켜준단 말인가? 내곁에는, 내곁에는 누가 바람막이를 해줄 것인가..


윤비 앞에 당의를 입은 난정이 걸어와 조아린다.


윤비 : (움찔 놀라 보는)..!

난정 : (활짝 웃으며) 중전마마, 소첩이 중궁전을 지키는 충견이 될 것이옵니다!


윤비, 다시보면 이미 사라진 난정.

윤비, 앞으로 몇발자국 다가서며 난정의 환영을 쫓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엄상궁 : (다가와) 중전마마, 어찌 그러시옵니까?

윤비 : 아,아닐세..어느새 바람이 선선해졌구먼.. 들어가세나.

엄상궁 : 예, 마마.


윤비, 엄상궁등을 거느리고 어디론가 간다.



S#30. 당추 암자 방 안


윤원형, 난정을 답답한 표정으로 본다.


윤원형 : 부인, 괜한 고집피우지 말고 나하고 도성으로 돌아가자니까요.

난정 : 서방님, 소첩은 아직 돌아갈 때가 아니옵니다.

윤원형 : 때가 아니라니요? 중전마마와 이사람에게 위급이 닥칠 것이라 해놓고서 어찌 못가겠다는게요?

            부인이 자꾸 고집을 부리면 내 부인을 등짝에 업고라도 산을 내려갈테니 그리 아시오!

난정 : 서방님께서 소첩을 생각해 주시는 마음에 눈물이 나올듯하옵니다..하오나 소첩, 중전마마를 흙탕물에서 건져드릴

         눈과 지혜가 트일때까지는 돌아가본들 중전마마께 누만 끼칠뿐이옵니다.

윤원형 : 음..!

난정 : 소첩, 언젠가는 반드시 소첩의 발로 중전마마와 서방님 곁으로 돌아갈 것이옵니다.

         하오니 당분간 소첩을 이대로 내버려두시옵소서.

윤원형 : (보다가) 부인의 뜻이 정녕 그렇다면 할수 없구려..



S#31. 동 당추 암자 계단 밑


난정과 윤원형, 계단 아래로 걸어내려와 선다.


윤원형 : (난정의 손을 쥐며) 부인을 산중암자에 홀로 두고 가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구려.

난정 : 서방님, 당분간 조정일에는 돌다리를 두드려본 연후에도 건너지 않으셔야 무탈하시옵니다.

윤원형 : 돌다리도 두들겨본 연후에 건너지 말라?

난정 : 예, 그만큼 처신을 하실 때 신중, 또 신중하셔야 하옵니다.

윤원형 : 그래요, 내 부인의 당부를 깊이 새겨두리다.

난정 : 만에 하나 중전마마와 서방님의 신상에 위급이 닥치거든 혜화문 밖 갖바치를 찾아가 지혜를 구하시옵소서.

윤원형 : 갖바치요?

난정 : 예, 그분이라면 분명 위급을 피할 방책을 일러주실 것이옵니다.

윤원형 : 알겠소, 내 그리하리다. 허면 잘 있으시오, 부인. (*윤원형과 갖바치의 만남은 66회 추가할 것임)

난정 : 살펴가시옵소서, 서방님.


윤원형, 몸을 돌려 성큼성큼 내려가면 난정, 그 뒷모습을 길게 본다.



S#32. 어느 산 길


윤원형, 산길을 내려오며 혼자 중얼거린다.


윤원형 : (갸웃하며) 고린내나는 갖신이나 짓는 갖바치가 위급을 피할 방책을 알려줄것이라니? 참으로 알다가도 모르겠구먼.


윤원형, 급하게 산길을 내려간다.



S#33. 갖바치 마당


갖바치, 평상위에서 갖신에 바늘땀을 넣고 있는데.


방백인 : (옆으로 다가와 앉으며) 형님, 혹시 윤승후관의 상을 보셨소?

갖바치 : 뜬금없이 그 무슨 소린가?

방백인 : 내 어젯밤 꿈에 그 양반과 한배를 타고 큰 잉어를 건져 올렸소.

갖바치 : (끄덕이며) 그래, 그 양반 천정(天庭)이 아주 높고 반듯하시지. 허나..

방백인 : 예, 관상뿐 아니라 사주를 풀이해봐도 고기가 용문에서 노는 격이라 두상에 금줄을 늘이고

            만인의 치하를 받는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사주올시다.

당골네 : (마루에서 동정에 풀을 먹이고 있다가 참견하는) 허면 윤승후관께서 정승반열에 오르실 귀한 몸이시라 이 말이오?

방백인 : 암, 정승대감의 첩실노릇을 할터이니 난정이 전정도 활짝 핀게지.

갖바치 : 허나 윤승후관이 서른이 되시기 전까지는 근본없는 천둥소리가 백리에 진동하니

            허명만 있고 구설만 분분할 것이니 때를 기다려야 할 것이야.

방백인 : 그거야 그렇지요. 헌데 윤승후관 사주에 골육상잔(骨肉相殘)의 액이 끼어있는게 어찌 께름직하오.

            무슨 까닭인지 도통 알수가 없단 말씀이오?

갖바치 : 자네가 모르는 것을 낸들 어찌 알겠나?

당골네 : 임자, 골육상잔이 무슨 뜻이요?

방백인 : 여편네 불학무식하긴?! 뭐긴 뭐여, 피를 나눈 부모, 형제끼리 처참하게 죽고 죽이는게지!

당골네 : 예에?! (몸서리치며) 아이구 무서라.

갖바치 : 자네 보기에 승후관과 난정이의 궁합은 어떠하던가?

방백인 : 태어난 일시는 달라도 한날 한시에 생을 마칠 궁합이니 천생연분이외다.

갖바치 : (끄덕이며) 그래, 다행이구먼.. 참으로 다행이야.



S#34. 백치수 사랑채 마당


송서방, 김안로를 인도하여 방쪽으로 온다.

김안로의 뒤를 따르는 황서방.


송서방 : (방안에다) 백도주어른, 희락당대감께오서 오셨습니다요.

백치수(E) : (방안에서) 뭐라? 희락당대감께오서!

백치수 : (급하게 방문 열고 나오며 김안로에게 깊숙이 숙이며) 대감께오서 어찌 미천한 이놈 집까지 찾아주셨사옵니까?

김안로 : 내 자네에게 부탁이 있어 왔네!

백치수 :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김안로 : 그리하세나. (방안으로 들어간다)

백치수 : (김안로의 뒤를 따른다)



S#35. 동 백치수 사랑채 방 안


백치수, 놀란 표정으로 아랫목에 앉은 김안로를 보고 말한다.


백치수 : 예에? 치부책을 내어달라닙쇼?! 무슨 말씀이온지...?

김안로 : 자네가 조정신료들에게 건네준 어음액수와 일자가 적힌 치부책 말일세.

백치수 : (흠짓하다가 표정수습하며) 대감, 그런 치부책은 없사옵니다. 설령 치부책이 있다손 하더라도

            그것은 이놈의 목숨과도 같은 것인데 어찌 내어드릴수 있겠사옵니까? 아니 그러사옵니까, 대감?

김안로 : (쏘아보며) 허면 치부책 대신 자네 목숨을 내어놓을텐가?!

백치수 : (당황하여) 예에?

김안로 : 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원자마마의 왕세자 책봉을 거스르는 조정신료들의 야합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자네의 치부책이 내손에 쥐어져야하네!

백치수 : ...!

김안로 : 어떤가, 나와 손을 잡겠는가? 아니면 목숨을 내어놓겠는가?!

백치수 : (보며) 이놈이 치부책을 내어드린다면 대감께오선 이놈에게 무엇을 주시겠사옵니까?

김안로 : (미소) 흥정을 하자 이건가?.. 좋네. 원자아기씨께오서 장차 보위에 오르신다면

            내 자네 손아귀에 조선의 인삼독점권은 물론 자네가 원하는 것을 쥐어주겠네! 그러면 되겠는가?

백치수 : (갈등하는)...음!



S#36. 대비전 외경


금이와 향이를 비롯한 경빈, 희빈, 창빈의 상궁나인들이 서있는 모습위로.


자순대비(E) : 이 늙은이가 세분 빈들을 들라 한 까닭은



S#37. 동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앉아있는 경빈과 희빈, 창빈을 보며 말한다.


자순대비 : 이번에 주상께서 원자를 왕세자로 낙점하시려는 어의가 조정신료들의 반대에 막혀 늦춰지는 것에 대해

               빈들의 뜻을 묻고자 함이요.

경빈,희빈,창빈 : 하문하시옵소서.

자순대비 : 이 늙은이 생각엔 주상의 어의가 원자로 굳어지신 듯 싶소.

               혹여 재시험을 치룬다하여도 주상의 어의는 절대 번복되지 않으리라 믿소.

경빈 : (이를 무는)...!

희빈 : (새침한)...!

창빈 : (담담하고 온화한)...

자순대비 : 하여 이 늙은이 생각엔 재시험을 치러 주상의 막중한 권위가 손상되는 것보다는

               경빈과 희빈께서 각기 복성군과 금원군이 재시험 참례를 하지 않겠다고 천명해주시면

               조정의 반발도 무마될 듯 싶은데 두분 빈들의 생각은 어떠하시오?

경빈 : 대비마마, 신첩은 그리 할 수는 없사옵니다!

자순대비 : 뭬요? 경빈은 어찌하여 이 늙은이 뜻에 따라 주시지 못하겠다는게요?!

경빈 : 대비마마, 왕세자 낙점과정에서 티끌만한 의혹이라도 있었다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하옵니다.

         만약 이번 의혹을 그대로 넘어가신다면 장차 원자아기씨께오서 보위에 오르셨을 때 두고두고 구설에 올라

         왕실과 조정의 충성이 흔들릴지도 모르는 일이옵니다.

자순대비 : 허나 재시험을 치러 주상의 권위에 흠집이 생기는 것은 어찌하겠소?

경빈 : 신첩은 전하의 권위를 손상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 보위의 지엄한 권위를 세우고자 하는 것이옵니다.

         비록 신첩의 소생이신 복성군께서 재시험에서 전하의 낙점을 받지 못할 것이 불을 보듯 자명하다 한들

         재시험은 반드시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희빈 : 신첩의 뜻도 같사옵니다!

자순대비 : 어허!

창빈 : 허나 시제가 사전에 유출되었다면 이는 필시 전하를 의심하는 것인데 빈들께선 어찌 이런 불경한 말씀을 하시는게요?!

경빈 : 창빈, 이사람이 어찌 감히 전하를 의심할 수가 있겠소?! 허나 조정에서 의혹을 제기 하였다면

         전하께오서 재시험을 통해 이번일이 전하와 무관하심을 해명하실 것이라 믿소이다!

희빈 : 암요, 이사람도 전하께오서 영명하오신 결단을 내리실것이라 믿소!

창빈 : (자순대비쪽을 보면)

자순대비 : 음! 이 일을 어찌할꼬?



S#38. 중궁전 외경


중종이 탄 옥교가 교태전 합문 안으로 들어와 계단 앞에 멈춘다.

중종,옥교에서 내려 중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S#39. 동 중궁전 방 안


중종, 방안으로 들어와 앉으면 윤비, 뒤따라 그 앞에 앉는다.


중종 : 중전, 과인은 이번 왕세자낙점에 대해 중전의 뜻을 따르기로 마음을 정하였소!

윤비 : 전하, 참으로 영명하오신 용단이시옵니다.

중종 : (끄덕이며) 그래요.. 재시험은 없을것이요. 과인은 원자의 왕세자 책봉을 열성조와 조정과 신민들에게 반포할 것이오.

윤비 : (복잡한 심정으로 보는) 당연하시옵니다, 이나라는 이씨의 나라이옵니다!

중종 : 허나 이번 과인의 결정에 조정과 왕실의 거센 반발이 있을것이라 생각하오.

         특히 복성군이나 금원군을 왕세자로 추대하려던 자들은 승복하려 들지 않을게요!

윤비 : 전하, 수습책은 마련해 놓으신 것이옵니까?

중종 : 이번 일에는 과인이 직접 나서지는 않는 것이 모양새가 좋을 것이라 생각하오.

윤비 : 예에? 하오시면..?

중종 : 조정의 반발은 희락당대감이 무마할 것이오, 허나 그에 못지 않게 왕실 내명부의 반발은 더욱 거세겠지요..

         과인은 그 일을 중전께 부탁하고자 하오.

윤비 : 전하, 심려 거두시옵소서! 내명부의 반발은 신첩이 무마할 것이옵니다.

중종 : (끄덕이며) 고맙소, 중전.. 과인은 중전을 믿으리다!

윤비 : 대신 신첩이 어찌 무마시키던 전하께오선 일체 관여치 않으시겠다는 약조를 해주시어야 하옵니다!

         신첩과 약조하실 수 있겠사옵니까?

중종 : 그래요, 내명부 일에 대해선 과인은 눈을 닫고 귀를 닫은채 중전에게 맡기겠소이다, 허니 소신껏 하시오!

윤비 : (조아리며) 황감하옵니다..

중종 : 헌데 중전.

윤비 : 예, 전하.

중종 : 중전의 사가에 계신 삼부자께서 원자를 왕세자로 책봉하는데 뜻을 모은 것이 틀림없소?

윤비 : 예, 그러하옵니다.. (문득 흠짓) 하온데 어찌..?

중종 : 아니오, 지난번 큰 처남이 편전에 들지 않았기에 물어본 것이오.

         허면 과인은 이만 편전으로 돌아가리다.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뭔가를 생각하는)...?!



S#40. 윤원형 집 대문 앞


윤원로, 대문 앞에서 안절부절 초조하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저만치서 윤원형, 대문쪽으로 걸어온다.


윤원로 : (가뭄에 콩본 듯이 반갑게 한달음에 계단을 뛰어내려가며) 원형아-

윤원형 : (의아)..형님.

윤원로 : (달려와 멈춰서며) 이 형이 너를 얼마나 찾았는데 대체 어딜 갔다 이제사 오는게냐?

윤원형 : (눈치 살피며) 형님, 무슨일루다 이 아우를 다 찾으시었소?

윤원로 : (윤원형의 손을 잡아 끌며) 내 너한테 토해낼 말이 있다, 들어가자, 아우야.

윤원형 : (영문 몰라 끌려가는)...아야! 형님, 이 손 살살 좀 잡으시오.



S#41.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형,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원로를 본다.


윤원형 : 뭐,뭐요? 금원군을 추대하는 상소에 연명을요?! 누가?

윤원로 : 내가!

윤원형 : 왜요?!

윤원로 : (의기소침)..그래, 내 남양군대감의 꾀임에 넘어가 그리 됐다..

윤원형 : 허, 형님, 지금 제 정신이신게요?! 대체 어쩌자고?! 어쩌자고요?!

윤원로 : 원형아, 호통만치지 말고 이 형이 살 궁리를 좀 해보렴아.

윤원형 : 궁리고 뭐고 방도는 딱 한가지요!

윤원로 : (기대감에) 그게 뭔데, 원형아?

윤원형 : 우리 가문과 절연하는게요! 우리까지 장기튀김은 될 수는 없지 않소?!

윤원로 : 뭬,뭬야? 네 정녕 이 형을 버리겠다는 말이냐?

윤원형 : (머리를 감싸쥐며) 허, 내 어찌 이런 형을 두어가지고 이리 골머리를 썩혀야 되는지..! 지금 때가 어느땐데 이러시요?

윤원로 : 원형아, 그러지 말고 이 형 살길을 마련해다오.

윤원형 : 알았소, 내 머리를 짜내 볼테니 형님은 당분간 쥐죽은 듯 지내시오, 아시겠소?

윤원로 : 오냐, 내 아우님이 시키는대로 뭐든 하마. 뭐든 한대두!



S#42.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탕약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찡그리며 사발을 내려놓는다.

김씨, 당과가 놓인 목판을 내밀면 윤지임, 당과를 집어 입속에 넣는다.


윤지임 : 며늘아, 네 서방이 판부사대감 덕분에 조만간 백두를 벗어나 출사를 할 듯 싶구나. 모쪼록 내조를 잘해야 하느니라.

김씨 : 예, 아버님. 명심하겠사옵니다.



S#43. 동 윤원형 초당 앞 마당


김씨, 배천댁과 탄실이를 거느리고 초당쪽으로 들어오는데

윤원형, 당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윤원형 : (김씨를 보고 다가서며) 오, 부인!

김씨 : (보고) 서방님, 작은 집 행방은 알아보셨사옵니까?

윤원형 : 지금은 작은 사람 걱정할 때가 아니오. 내 부인과 동부인하여 들를데가 있으니 출타채비를 하시구려.

김씨 : (의아) 출타라니요?

윤원형 : 급히 처숙어른과 숙부님을 만나 뵙고 오해를 풀어드려야 할 일이 있소.

            허니 서두르시구려. 내 나가 기다리고 있겠소이다. (어디론가 나간다)

김씨 : ...?



S#44. 김안로 집 사랑채 정자 위


김안로와 윤임, 김전과 김제학이 각기 찻상을 놓고 앉아있다.

김안로, 두 개의 상소문 형식의 두루마리 종이위로 명단이 빽빽하게 적혀있다.

한쪽 상소의 명단 윗줄엔 남곤, 심정이 다른쪽 상소의 명단엔 홍경주가 위쪽에 적혀있다.


김안로 : 여기 적힌 이름들이 이번에 원자아기씨의 왕세자책봉에 반발하여 상소를 올린 자들의 명단이옵니다.

김전 : (명단을 보며) 조정에 뿌리를 깊이도 내렸구만..

윤임 : (결연한) 원자아기씨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우리에게 돌려세우거나 찍어낼 자들이지요!

김제학 : (끄덕끄덕)..

김안로 : (김전에게) 숙부님께오선 원임정승분들과 원로재상들을 설득해 주시옵소서.

김전 : 오냐, 내 그리하마.

김안로 : (김제학에게) 보양관께서는 승정원과 홍문관을 중심으로 삼사의 젊은 신료들을 맡아주시오.

김제학 : 이사람,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사옵니다.

김전 : 허나 가지를 아무리 쳐낸다 한들 뿌리를 파내지 못하면 별무신통 아니겠느냐?

김안로 : 이사람과 판부사는 좌의정과 남양군을 만나 담판을 지을것이옵니다!

황서방 : (정자쪽으로 다가오며) 대감마님, 윤승후관 내외분께서 인사를 여쭈시겠답니다요.


김안로와 일동, 돌아보면 황서방 뒤편으로 윤원형과 김씨가 따라와선다.


윤원형 : 처숙어른, 숙부님! 아,아니 처조부님! (땅바닥에 넙죽 절하며) 처조부님 그간 무탈 하셨사옵니까?

김안로 : (황서방에게 버럭) 이근처엔 아무도 얼씬하지 말라 일렀거늘!!

황서방 : (움찔 놀라) 소,송구하옵니다.

윤원형 : 황서방을 너무 나무라지 마시옵소서, 시생이 부득불 우겨서 들어온 것이옵니다.

김안로 : (윤원형에게 냉랭하게) 지금은 인사를 받을 계제가 못되니 이만 돌아가게나!

윤원형 : (넉살좋은 웃음) 시생도 자리에 끼어 귀동냥 한자락 할 수 있을런지요?

김안로 : 어허, 그리도 눈치가 없는가?! 냉큼 돌아가래두!

윤원형 : (무안한)..예, 그리합죠.. (김씨를 보며) 때가 좋지 않은 듯 싶으니 가십시다, 부인.

김씨 : (충격받은 눈길로 김안로와 김전을 보는)...

김전 : (손녀인 김씨의 시선을 피한다)..음.

황서방 : 나가시지요.

윤원형 : 그럼세.


윤원형과 김씨, 황서방을 따라 대문쪽으로 나간다.


김안로 : (태연하게 자리에 앉는)..

윤임 : 희락당대감, 질녀에게 좀 심하신 듯 싶었소이다.

김안로 : 출가외인이옵니다!

윤임 : (김전을 보면)

김전 : 음...!



S#45. 어느 길


윤원형이 앞장서고 그 뒤로 사인교와 김씨를 태운 가마가 온다.

임서방과 배천댁, 탄실이가 각기 가마를 따르고 있다.


윤원형(E) : (생각에 잠긴) 뭔가 좋지 않은 조짐이 드는구먼.. (움찔하며) 혹시 난정이 말대로? (저으며)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중전마마께오서 원자를 미셨는데 그럴 리가 있나?! (문득 김씨의 가마쪽을 본다)...

윤원형 : (김씨의 가마쪽으로 다가서며) 부인, 너무 섭섭하게 생각지 마시오. 왕세자책봉 때문에 심사가 예민해 지신탓일게요.



S#46. 동 김씨의 가마 안


김씨 : (굳은 표정)...



S#47. 당추 암자 근처 정자 위


난정(E) : (멀리 보는 얼굴위로) 서방님, 이제부터 중전마마와 서방님께오선 험난한 세월을 칼을 물고 외줄을 타듯 지내셔야

              할 것이옵니다. 살아남는 길은 중전마마께오서 경빈과 손을 잡으시는 외길 뿐이옵니다...

              그 외에는 방도가 없사옵니다.. 방도가..



S#48. 편전 외경


정윤겸, 편전 계단을 오르고 있다.


대전내관(E) : 주상전하, 도총관 정윤겸 들었사옵니다.



S#49. 동 편전 방 안


정윤겸, 중종앞에 곡배를 마치고 일어선다.


정윤겸 :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불편한 심기를 감추며) 이리 내려와 앉으시오.

정윤겸 : (중종 앞에 가까이 다가가 앉는다)..

중종 : 과인이 이번에 원자를 과인의 대통을 이을 왕세자로 낙점한 것은 도총관도 알고 있으실 것이라 믿소.

정윤겸 : ...예.

중종 : 도총관께서는 혹시 다른 왕자를 왕세자로 마음에 두고 계시었소?

정윤겸 : 당치도 않사옵니다. 신은 전하께오서 적통대군이신 원자아기씨를 낙점하시온 것은

            대의명분을 빛내시는 영명하신 판단이라 생각하옵니다.

중종 : (얼굴을 살피며) 그래요?

정윤겸 : 예, 전하. 신은 전하의 뜻을 충심으로 받들 것이옵니다.

중종 : 고맙구려, 도총관..(그러나 정윤겸의 속내를 살피듯 보는)



S#50. 남곤 사랑채 방 안


남곤과 심정, 앞에 박희량이 앉아있다.


남곤 : (박희량을 보며) 도총관의 자제가 연명했다는 상소가 이번에 긴요하게 쓰일것이니 속히 승정원에 올리도록 하게나.

박희량 : (흠짓보다가)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심정 : 그 뿐만 아니라 이번 역시도 궐내에서 연좌(連坐)를 해야할지도 모르니 뜻이 맞는 유생들을 결집해주게.

박희량 :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허면 시생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남곤 : 그리하게나.

박희량 : (조아리고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심정 : (박희량의 뒷모습을 보다가) 대감, 우리가 쓸개 하나는 제대로 고른 듯 싶소이다.

남곤 : 암요.. 그렇고말고요!



S#51. 동 남곤 사랑채 방 밖 마당


박희량(E) : (방쪽을 돌아보며 비웃듯) 미친놈들! 눈이 뒤집혀 한치 앞도 못보는군! (몸을 돌려 급하게 간다)



S#52. 동 정윤겸 대문 앞 길


정렴, 대문 밖으로 나와 두리번거리고 보는데 노적가리 앞에 박희량이 등을 돌리고 서있다.


박희량 : (돌아보며) 렴이, 여길세.

정렴 : (다가오며) 희량이, 여긴 왜 또 왔는가? 내 아버지께서 아시면 벼락이 떨어질걸세!

박희량 : (미소) 어르신께서 크게 노하신 모양이구먼.

정렴 : 금족령까지 내리셨다네.

박희량 : 금족령?.. 허나 자네가 이깟일로 물러서지는 않겠지?

정렴 : 뭐,뭐라..허면?

박희량 : 좌의정대감께오서 자네의 연명에 아주 흡족해 하셨다네.

정렴 : 좌,좌의정 대감께오서?

박희량 : (끄덕이며) 이번에 자네가 해줄 일이 있네. (정렴의 귀에다 소곤거리면)

정렴 : (눈이 커지는)...?!



S#53. 어느 길 (의주 가는 길)


말을 탄 장씨와 나귀를 탄 능금이가 각기 곽서방과 견마잽이에게 고삐를 맡긴채 어디론가 간다.

(행장을 꾸린 나귀 한 마리가 뒤를 따른다)


장씨 : (곽서방에게) 잠시 요기나 하면서 쉬었다 가세나.

곽서방 : 어르신. 예서 한마장 되는곳에 주막이 있으니 잠시 참으시지요.

장씨 : 그리 하세나. (하늘을 보며) 조선의 하늘은 참으로 맑구먼.. (능금쪽을 돌아보면)...?

능금 : (입을 닫은채 피곤한 표정)...


장씨 일행, 서둘러 길을 재촉한다.



S#54. 어느 주막 마당


장씨와 능금, 평상위에 앉는다.

곽씨와 견마잽이가 말과 나귀들을 한곳에 묶으며 짐을 정리하고 있다.


장씨 : 능금아, 네 어찌 길떠난 이후로 한마디도 뱉지 않는것이냐?

능금 : ...

장씨 : 왜, 나와 한베개를 벤 것이 그리도 마음에 걸렸더냐?

능금 : (힐끗 보다가 눌러 참는)..

장씨 : (미소) 허나 내 너하고 한베개를 벤 적이 없으니 어찌하누?

능금 : (휙-돌아보는) 뭐,뭐요?! 지금 뭐라 했소?!

장씨 : 내 그날밤, 우레치는 듯한 니 코고는 소리가 하도 시끄러워 작은 사랑으로 건너가 눈을 붙였느니.

능금 : (벌떡 일어서서 쏘아보며) 그,그게 정말이오?!

장씨 : 네가 그 때문에 코가 꿰어 나를 따라 나선 것이 후회가 된다면 이길로 다시 돌아가거라!

능금 : (씩씩대며 보는)..!

장씨 : 허나 네가 다시 돌아간다면 넌 평생 니 자신뿐 아니라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될 것이야!

         정녕 평생을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겠지?!

능금 : (털썩 주저앉아 울음이 북받치는)...

장씨 : (능금을 보다가 일어나 다른쪽으로 가버린다)

능금 : (서러운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S#55. 어느 정자 위 (석양)


길상, 난간에 걸터 앉아 멀리 붉게 타는 노을을 본다.


길상 : ...!



S#56. 편전 외경 (밤)


중종(E) : 승지는 들라!



S#57. 동 편전 방 안 (밤)


박승지, 중종앞에 조아린다.


박승지 :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명단이 적힌 두루마리를 연상위에 놓으며) 승지는 여기 적힌 조정신료들에게 기별하여 내일 편전으로 들라 하라.

박승지 : (다가와 두손으로 두루마리를 받들며)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중종 : 과인이 조정신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원자를 과인의 대통을 이을 왕세자로 반포할것이야!

박승지 : ...!



S#58. 동 편전 방밖 복도 (밤)


김상궁 : (움찔 놀라)..!

대전내관 : ...!



S#59. 경빈 처소 방 안 (밤)


경빈, 앞에 앉은 김상궁을 경악하여 본다.


경빈 : 뭬,뭬야?! 내일 전하께오서 조정신료들 앞에서 원자를 왕세자로 반포하신다...? 아,아니 자네 귀로 똑똑히 들었는가?!

김상궁 : (울상) 예, 쇠인 분명 그리 들었사옵니다!

경빈 : (입술이 떨리고.. 정신이 나가는)...!

김상궁 : 마마, 정신차리시옵소서.

경빈 : (버럭) 금아! 금아!

금이 : (방문을 열고 다급하게 들어서며) 예, 마마!

경빈 : 당장 좌의정댁에 기별을 넣어 화천군과 함께 입궐하시라 해라!

금이 : 예, 마마! (급하게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 아니지, 아니지! 내 이러고 주저 앉아 있을때가 아니지! (벌떡 일어서며) 내 편전으로 갈 것이야!

         (갈팡질팡하여 방밖으로 나간다)

김상궁 : 마마! (그 뒤를 쫓아 나가는)



S#60. 편전 앞 마당 (밤)


경빈, 정신 나간 듯 편전쪽으로 뛰듯이 온다.

그 뒤를 경빈처소 상궁, 나인들이 허둥지둥 따른다.


경빈 : 아니돼, 아니돼! 이리되어서는 아니돼!


경빈, 편전계단을 한달음에 뛰어 올라가 강녕전앞에 털썩 무릎을 꿇는다.


경빈 : (편전을 향해 울부짖듯) 전하! 아니되시옵니다! 아니되시옵니다! 이리 하시면 아니되시옵니다! (통곡하는)



S#61.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놀란 눈으로 앞에 서있는 엄상궁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뭐라? 경빈이 강녕전 앞에서 통곡을 한단 말이냐?

엄상궁 : 예, 전하께오서 내일 원자아기씨를 왕세자로 반포하신다는 말씀이 계셨다 하옵니다.

윤비 : (가늘게 보며 생각하다가)... 엄상궁, 내 편전으로 갈것이야. 등을 밝히게.

엄상궁 : 예, 마마.


윤비,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면 엄상궁, 급히 그 뒤를 쫓는다.



S#62. 편전 앞 마당 (밤)


경빈 : (통곡과 울부짖음) 전하! 이런 법은 없사옵니다! 원자아기씨의 왕세자 책봉 어의를 거두어 주시옵소서! 전하! 전하!

         신첩은 너무도 억울하옵니다! 흑흑-



S#63. 동 편전 방 안 (밤)


경빈(E) : (밖에서 들려오는) 전하-전하-통촉하여주시옵소서! 전하-흑흑-


중종, 괴로운 듯 술잔을 급히 기울인다.


중종 : ...



S#64. 동 편전 방 밖 (밤)


경빈, 눈물 범벅된 채 돌바닥에 고개를 박은채 갈라진 목청으로 통곡한다.


경빈 : (처절하다) 전하! 어찌 신첩과 복성군을 버리시려하시옵니까?! 전하 이럴수는 없사옵니다!

         전하-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흑흑-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을 비롯한 상궁나인들을 이끌고 경빈이 주저 앉아있는 곳으로 급히 다가온다.


윤비 : (멈춰서서 경빈을 보다가) 경빈! 당장 곡을 그치거라!

경빈 : ...흐흑.. (고개를 들고 윤비를 본다)

윤비 : (근엄하게 보는) 네 어찌 야심한 밤에 편전 앞에서 곡성을 높혀 전하의 심기를 어지럽혀 드리는 것이냐?!

경빈 : (윤비를 노려보며 이를 갈듯) 중전마마께오선 비켜서시지요! 중전마마께오서 나서실 자리가 아니옵니다!

윤비 : 뭐라?! 네 지금 실성을 하였느냐?!

경빈 : (살기등등하게 쏘아보는)... 실성이라니요?!

윤비 : (엄하게 보는)...!



S#65. 당추 암자 법당 안 팎 (밤)


고요한 정적을 가르는 소쩍새 소리.

난정, 부처님 앞에 합장인사를 올린 후에 법당 밖으로 나온다.

난정, 객사 방쪽으로 걸어가려는데.


갖바치(E) : (뒷편에서) 난정아.

난정 : (돌아보면)..?

갖바치 : (한편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난정 : (의외의 등장에)..갖바치 아저씨..

갖바치 : 난정아, 지금 중전마마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거늘 네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게냐?

난정 : 예에?!


갖바치를 놀란 눈으로 보는 난정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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