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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7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450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70











S#1. 당추 암자 근처 정자 위 (낮)


난정과 길상이 정자위에서 서로를 보고 섰다.


길상 : (놀란눈으로 난정을 보며) 난정아, 그 무슨 소리냐? 너를 위해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의 목을 도려내라니?

난정 : 중전마마께오서 위급한 처지에 놓여 계셔! 지금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이 중전마마를 찍어내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중전마마께오서 사가로 쫓겨나시게 된다면 곧바로 사약을 받으시게 돼!

길상 : ...

난정 : 중전마마의 신상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다면 나 역시 이 세상을 살아나갈 의미도 보람도 자신도 없어..

         (간절하게 보며) 그러니 길상아..날 위해서 니가 중전마마를 노리는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을..

길상 : 난정아, 내 그런 일로 칼을 쓰지는 않을게야!

난정 : 뭐어?

길상 : 난 조정일로 칼에 피를 묻히는 개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난정 : (간절하게 보는) 길상아, 날 위한 일인데도 해줄수 없는거냐?

길상 : 난정아! 니가 중전마마를 걱정하고 위하는 마음을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조정일때문에 중전마마께오서 어찌 되시든

         그건 니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 그걸 왜 모르는게냐?!

난정 : 이제야 네 본색이 드러나는구나!

길상 : 난정아..

난정 : (정자에서 내려와 암자쪽으로 걸어올라간다)

길상 : (난정의 뒷모습을 보는)...!



S#2. 김안로 사랑채 정자 위


김안로와 윤임, 김전, 김제학, 남곤, 심정, 홍경주가 둘러 앉아있다.


김전 : 중전마마를 폐서인시키자니 네 그 무슨 불경한 소릴 지껄이는게냐?!

김안로 : 불경하다니요?! 모두가 조정과 왕실의 안위를 위해서이옵니다.

김제학 : 아무리 조정과 왕실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그건..?!

김안로 : 중전마마께오선 야심이 크신 분이옵니다! 그 오라비들 역시 겉으로는 파락호 행세를 하고 있으니

            그 배포나 야심이 만만치 않은 인물들이옵니다!

홍경주 : 중전마마께오선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이 늙은이가 보기에도 그 오라비들은 쭉정이들인 듯 싶소이다!

윤임 : 남양군대감 그 쭉정이들을 얕보다 뒷통수를 맞을수가 있소이다!

홍경주 : 음! 그럴수도 있겠지.

남곤 : (김안로 보고) 희락당대감, 말씀을 이어보시구려.

김안로 : 만일 이번에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신다면 중전마마께오선 대군아기씨로 대통을 잇게 하기 위해

            애를 쓸것이고 그리되면 조정에 평지풍파가 일어날 것이 자명하며 여기 앉아계신 모든 분들은 불행해 질것이옵니다!

일동 : (끄덕이며 수긍하는)..

김안로 : 중전께서 폐서인되시면 다음번 교태전 주인은 경빈마마나 희빈마마께오서 차지하실 공산이 크지 않겠소이까?!

홍경,남곤,심정 : ('교태전 주인?!' 눈이 번뜩 뜨이는)...!

김제학 : 허나 중전마마를 폐서인 시킬만한 명분이 없지 않소이까?

김안로 : 이사람에게 그 오라비들이 뇌물을 받아 치부한 증거가 있소이다.

홍경주 : 오, 그래요?! 그렇다면 일을 추진해 보십시다.

윤임 : 우선 중전마마의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외곽날개를 차근차근 꺽어가면서 조정에서 합세하여 공론을 일으키면

         중궁전 자리 하나쯤 바꾸는것쯤 무에 큰 대수겠소이까?

홍경,남곤,심정 : (동상이몽으로 끄덕이는)...

김안로 : 지금 중전마마께서는 발등에 떨어진 화급한 불을 끄기위해 경빈마마의 힘을 빌리고자 할지도 모르옵니다!

            허니 두분대감께오서 그런 일이 없도록 경빈마마께 힘을 써주셔야 할 것이옵니다.

남곤 : 허허허! 경빈마마께오서 중전마마와 손을 잡으시다니요?! 구중궁궐안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시는 말씀이외다!

심정 : (끄덕이며) 암요, 하늘이 두쪽나도 그런일은 없을테니 마음 놓으시오!

김안로,윤임 :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하는)...



S#3. 중궁전 방 안


윤비, 탕약을 마시고 약사발을 내려놓는다.


엄상궁 : (빈 약사발을 챙기며) 중전마마, 쇠인은 도통 알수가 없사옵니다.

윤비 : (당과를 집으며) 무엇을 말인가?

엄상궁 : 이번에 중전마마께오서 경빈에게 사약을 내리셨어도 누구도 토를 달지 못했을 것인데

            어찌 경빈에게 부자탕 대신 보약을 내리셨는지 쇠인은 알 수가 없사옵니다.

윤비 : 엄상궁,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말을 아는가?

엄상궁 : 순망치한이요?

윤비 : 그래,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일세.. 당분간 경빈이 내 입술 노릇을 해줄게야.

         헌데 내 어찌 입술노릇을 해줄 경빈에게 사약을 내릴 수 있겠는가?

엄상궁 : ..하온데 경빈도 그리 생각하올런지요.

윤비(E) : (생각하는)...경빈 역시 혼자서는 살아남지 못하리란 걸 알게 될게야.



S#4.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한결 생기가 도는 얼굴로 차를 마시고 있다.

경빈의 얼굴위로 떠오르는 (69회 S#53의)



S#5. 후레쉬 백 (69회 S#53의)


윤비 : 내 자네에게 사약대신 보약을 내린 연유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게나!



S#6.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E) : 분명 중전이 내게 손을 내밀고 있음이야. 헌데 어찌 내게 손을 내밀었을꼬? 어찌?..어찌?!

금이(E) : (방밖에서) 경빈마마, 복성군께서 드셨사옵니다.

경빈 : (반갑게) 오, 어서 뫼시어라!

금이(E) : (방밖에서) 예.


방문이 열리면 복성군이 방안으로 들어와 경빈 앞에 다가와 앉는다.


경빈 : 복성군, 석고대죄를 드린 곤함은 풀리시었소?

복성군 : (굳은 표정)...

경빈 : 복성군, 어찌 얼굴이 그리 어두우신게요?

복성군 : 어마마마, 소자 이제는 영영(永永) 궐밖 뒷방 왕자로 살아가야 하는것이옵니까?

경빈 : 복성군! 그 무슨 말이오?

복성군 : 소자가 원자보다 못한게 무엇이옵니까? 소자의 몸속에도 아바마마의 피가 흐르고 있사온데

            소자가 왜 원자에게 밀려나야 되는것이옵니까?

경빈 : 복성군, 그리 속단하지 마세요!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복성군 : 하오나 주상전하께오서 이미 원자를 왕세자로 낙점하시지 않았사옵니까?

경빈 : 양녕대군께오서는 세자에 책봉되시고도 보위에 오르시지 못하고 보위를 충녕대군께 물려주시었지요.

         그뿐만 아니라 보위에 오르시고도 조정의 권력에 밀려 보위를 내놓은신 분들도 계시지 않습니까?

복성군 : ..?!

경빈 : 복성군, 아직은 포기하실 때가 아닙니다. 허니 에미를 믿고 경거망동하지 말고 때를 기다리세요, 때를요!

복성군 : 어마마마의 말씀, 믿어도 좋겠사옵니까?

경빈 : 암요, 허니 더욱 공부에 정진하세요. 아시겠습니까?

복성군 : 예, 소자 한번 더 어머니를 믿겠사옵니다. (조아리고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E) : (뭔가 생각하는) 암! 중전께서 우리 복성군을 밀어주시기만 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지! 허나 그 전에...

경빈 : (방밖을 돌아보며) 금아!

금이(E) : (방밖에서) 예, 마마.

금이 : (방문 열리면) 마마, 찾아계시옵니까?

경빈 : 좌의정대감과 화천군 대감댁에 기별을 넣어 드시라해라.

금이 : 예, 마마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경빈 : (찻잔을 들다가 문득 일그러지는)..!



S#7. 후레쉬 백 (69회 S#53의)


윤비 : 판부사 대감이 자네에게 사약을 내린다면 나와 복중의 태아의 안위와 오라버니들의 출사까지도 보장해 주신다는

         약조를 하시었다!



S#8.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E) : (주먹을 움켜쥐며) 윤임이! 김안로! 내 너희 두 놈을 갈아 마실것이야! (연상을 쾅-내려친다)



S#9. 윤원형 집 안채 큰 사랑채 외경


김씨, 사랑채 방쪽으로 다가온다.

그 뒤로 배천댁이 다기(茶器)가 놓인 소반을 들고 따라온다.

김씨, 방쪽에 붙어서서 고하려는데.


윤지임(E) : 원형아, 그 무슨 벼락맞을 소리냐?! 판부사대감과 희락당대감이 중전마마와 우리 삼부자를 찍어내려 한다니?!

김씨 : (흠짓 멈추는)...!



S#10.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앞에 앉은 윤원형과 윤원로를 번갈아 보며 말한다.


윤원형 : 중전마마와 우리 삼부자가 장차 원자아기씨게 위협이 되실 것을 저어하시는 듯 싶었사옵니다.

윤지임 : 아니, 우리 토끼같은 삼부자가 원자아기씨께 무슨 위협이 된다고?!

윤원로 : 아버님, 지금 그런 것을 따지기보다는 살아남는 것이 시급한 일이옵니다.

            소자와 원형이가 줄을 대보려는 조정신료들께선 벌써 우리 형제에게 몸을 돌렸사옵니다.

윤원형 : 우리가 믿고 의지할 데라고는 중전마마 밖에는 아니 계신데..

            지금 중전마마께오서 우리들까지 챙겨주실 형편이 못되시옵니다.

윤지임 : 원형아, 영의정이신 네 처조부께 잘 말씀드려 오해를 풀어드릴수는 없겠느냐?

윤원형 : 아버님, 처숙어른께서 소자의 안사람한테 출가외인이란 말을 내던지시고 가신 연유가 무엇이겠사옵니까?

            바로 소자가 마누라를 통해 그런 청을 넣을까봐 미리 선수를 치신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S#11.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밖


김씨 : (듣다가 충격을 받은 표정)...!


김씨, 방에서 떨어져 배천댁을 거느리고 초당쪽으로 나간다.



S#12.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 허면 우리 삼부자가 어찌 처신해야 좋단말이냐?

윤원로 : 소자도 원형이와 머리를 맞대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으니 가슴만 답답해질 뿐이옵니다. (한숨을 내쉬는)

윤원형 : (일어나는)..

윤원로 : 원형아, 어딜가는게냐?!

윤원형 : 볼기짝에 구들장 붙이고 있는다고 묘수가 떠오르는것도 아닌데 바깥 바람이나 쐬고 오리다! (방밖으로 나간다)



S#13.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밖


윤원형, 방에서 나오는데 탄실이가 다가온다.


탄실 : 나으리, 아씨께오서 뵙자고 하시옵니다.

윤원형 : 아씨께서? (초당쪽을 돌아보는)



S#14.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김씨, 앞에 앉아있는 윤원형을 보고 말한다.


김씨 : 서방님, 소첩의 숙부님과 판부사대감이 어인연유로 중전마마와 이 댁을 핍박하시는 것이옵니까?

윤원형 : (짜증) 낸들 알겠소? 부인, 나 역시 길가는 사람을 붙잡아다 속시원하게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오!

김씨 : (움찔 놀라보며)...!

윤원형 : (달래듯) 부인, 너무 염려마시구려! 처숙이나 판부사께서 말은 그리 하셨지만 설마 피를 나눈 한문중간에

            큰 사단이야 있겠소? 허면 내 잠시 들러볼때가 있으니 이만 나가보리다. (벌떡 일어나 나간다)

김씨 : (불안한 눈빛)..



S#15. 어느 길


윤원형, 혼자 걸어오고 있다.


윤원형(E) : 허, 이럴 때 난정이라도 곁에 있으면 속이라도 시원하겠는데! 처남이 난정이를 데려왔으면 좋으련만..

                (저으며) 아니야.. 워낙에 쇠심줄 같은 고집이니 쉬 꺽지는 못할게야. 허어, 어쩐다? (한숨 내쉬며 걸어간다)



S#16. 당추 암자 탑 뒤


당추와 길상, 법당안의 난정을 보고 섰다.



S#17. 동 당추 암자 법당 안


난정, 부처님 얼굴을 간절하게 올려다 보며 절을 드리고 있다.



S#18. 동 당추 암자 탑 뒤


당추와 길상, 열린 법당문 안으로 절을 올리는 난정의 뒷모습을 보고 섰다.


당추 : 난정이가 중전마마를 위협하는 조정대신의 목을 도려내라 청을 했다?

길상 : 허나, 이놈은 두 번 다시 조정일에 뛰어들어 칼부림을 하지는 않을것이옵니다!

당추 : 암, 잘 생각했네! 피는 또 다른 피비린내를 부를 뿐이야.. 헌데 자네는 평생 난정이만을 바라보고 살 작정인가?

길상 : ...

당추 : 내 보기에 자네와 난정이는 가는 길이 다른 듯 싶네. 이제 그만 난정이를 잊고 자네 길을 가게나.

길상 : 스님, 이놈은 어찌 살아가야 할지를 모르겠사옵니다.

당추 : 허면 평생 난정이 곁을 물레방아처럼 제자리 돌기만 할텐가?

길상 : ..스님, 이놈 난정이가 중전마마를 생각하는 마음을 조금은 알듯도 싶사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아니 계시면

         난정이는 이 세상을 살아나갈 보람도 자신도 없다고 했사옵니다. 이놈에겐 난정이가 바로 그런 사람이옵니다.

당추 : ...!

길상 : (몸을 돌려 누마루 계단을 내려간다)

당추 : 음..나무관세음보살...



S#19. 경빈 처소 마당


금이, 마루위에 앉아 방안 동정을 살피고 있는데.


경빈(E) : (방쪽에서 분기탱천) 대감들, 이사람에게 어찌 이러실수가 있단 말씀이오?!

금이 : (움찔 놀랐다가 다시 귀를 기울이는)...!



S#20.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발너머에 앉은 남곤과 심정을 쏘아보며 호통친다.


경빈 : 복성군이 왕세자에 한걸음 다가섰을때는 간이라도 내어줄 듯 하시다가

         복성군께서 낙마하시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신을 바꿔 신으시다니요?!

남곤 : (심기 불편한)..음!

심정 : (조아리며) 황공하옵니다.

경빈 : (남곤쪽을 쏘아보며 연상 쾅) 대감들께서 나중에 무슨 낯으로 이사람의 아버님을 뵙겠습니까?!

남곤 : ('박원종'이란 말에 움찔 보는)..마, 마마!

경빈 : 좌의정대감, 속내를 분명히 밝히세요! 아직도 이사람과 한 배를 타고 계신게 맞습니까?!

남곤 : 예! 신은 경빈마마와 생사고락을 함께 할 것이옵니다!

경빈 : 화천군 대감도 같으신 뜻이십니까?!

심정 : 신은 충정엔 죽는날까지 변함이 없을 것이옵니다!

경빈 : 좋습니다! 허면 이사람 앞에서 판부사나 희락당대감과 무슨 밀약이 있었는지 털어놓아보세요!

남곤 : 미,밀약이라니요?!

심정 : (남곤을 보는)...!

경빈 : 이사람 전하께오서 원자를 왕세자로 반포하시는 자리에서 조정신료 그 누구도 반대를 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남곤,심정 : (흠짓)...!

경빈 : 앞뒤 정황를 살펴보면 이사람이 편전앞에서 목숨을 내던진채 호곡을 하는 동안

         분명 대감들께선 판부사나 희락당대감과 뒷거래를 하셨던게 자명하지 않습니까? 아니 그렇습니까? 화천군대감!

심정 : 마,마마, 신은 정녕 모르는 일이옵니다. 믿어주시옵소서!

경빈 : 좌의정대감, 희락당대감이 영의정 자리라도 약조를 한 것입니까?

남곤 : (움찔 찔리는)...!

경빈 : (남곤을 쏘아보며) 좌의정대감! 이사람과 복성군을 밟고 만인지상일인지하의 자리에 오르려고 하셨습니까?!

         대감, 입이 있으면 말씀을 해보세요!

남곤 : (얼굴이 굳는)...!

심정 : ('그랬었구나!' 보는)..대,대감..



S#21. 희빈 처소 방 안


홍경주, 희빈에게 나지막하게 소근거린다.


희빈 : (귀를 떼며 놀라) 예에? 중전마마께오서 폐서인이 되시면 이사람이 교태전에 앉을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홍경주 : 예, 금원군께오선 낙마를 하셨사오나 희빈마마께오선 교태전으로 들어가셔야지요!

희빈 : (감격) 아버님!

홍경주 : 허니 마마께오선 이제부터 중궁전에서 발을 떼어놓으셔야 할것이옵니다!

희빈 : (격앙된) 예, 아버님, 그리하겠사옵니다.



S#22. 경빈 처소 방 안


남곤, 경빈을 보며 말한다.


남곤 : 전하의 어의가 워낙 확고하시어 원자께서 왕세자에 책봉되시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사옵니다.

경빈 : 대세요? 좌의정대감의 발명따윈 더 듣고 싶지가 않습니다!

남곤 : 믿어주시옵소서! 신은 경빈마마께오서 교태전의 주인이 되실 수 있도록 신명을 다바치겠사옵니다!

경빈 : (휙-보며) 교태전의 주인이요?!

남곤 : 예, 조만간 조정에서 중전마마를 폐서인 시키기 위한 공론을 모으기로 약조가 되어있사옵니다!

경빈 : (놀라보는) 중전을 폐서인시킨다? 지금 중전을 폐서인 시킨다고 말씀하셨습니까?!



S#23. 중궁전 방 안


윤비와 창빈,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윤비 : 창빈, 지난번 왕재를 겨루는 시험에서 덕흥군이 시험에 참례치 않은 것은 참으로 현명한 결단이었소.

창빈 : 황공하옵니다, 마마.

윤비 : 이 사람은 창빈의 혜안과 겸양을 참으로 귀한 덕성이라고 생각하오.

창빈 : 중전마마께오서 분에 넘치는 과찬을 해주시오니 신첩 몸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윤비 : 창빈, 만약 이 교태전 자리가 빈다면.. 창빈은 이번에도 겸양할 생각이시오?

창빈 : 마마, 그 무슨 당치도 않은 말씀이시옵니까? 중전마마께오서 계시온데

         어찌 교태전이 촌각이라도 비어질 수가 있겠사옵니까?

윤비 : (보다가)..창빈!

창빈 : 예, 중전마마.

윤비 : 내 이제껏 창빈을 쭉 지켜보아왔소. 창빈은 진정으로 충성스러운 사람이오.

창빈 : 망극하옵니다.

윤비 : 창빈이 나에게 등을 돌리지 않겠다면 나 역시 창빈을 버리지 않을것이요.

창빈 : 마마..

윤비 : 창빈, 내게 변함 없는 충성을 맹세해 주실 수 있겠소?

창빈 : 예, 마마! 신첩은 백골이 진토될때까지 중전마마께 충성을 다할것이옵니다!

윤비 : 고맙구려..(손가락의 가락지를 빼어내 건네며) 받으시오.

창빈 : (놀라) 마마, 어찌...?

윤비 : 괜찮으니 받으시오. 내 약조의 징표를 주는것이오.

창빈 : (감격하여 두손으로 받는다)...!

윤비 : (창빈의 손을 쥐며) 내 창빈을 믿으리다!

창빈 : ...!



S#24.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남곤과 심정을 쏘아보며 말한다.


경빈 : 허면 이사람을 교태전으로 밀어주시겠다 이 말씀이십니까?!

남곤 : 예, 마마! 중전께오서 폐서인이 되신다면 중궁전은 마마의 차지가 될 것이옵니다!

경빈 : (연상 쾅 내려치며) 대감! 대감!

남곤,심정 : (움찔)..!

경빈 : 세상에 어느 어미가 자식의 슬픔을 디딤돌 삼아 영화를 누리겠답니까?!

남곤,심정 : 예에?

경빈 : 이사람은 우리 복성군께서 왕세자가 되시기 전까지는 기회가 온다해도 결코 교태전에 들어가지 않을겝니다!

남곤,심정 : ...?!

경빈 : 두분 대감께서 판부사와 희락당대감 부터 찍어내세요! 그리되면 원자는 고립무원된 한낱 어린애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남곤 : 하오나 이번에 중전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온다면 어찌되는 것이옵니까?

         중전마마께오서만 어부지리를 하실게 아니옵니까?

경빈 : 중전께오서 대군을 생산하시어도 중전께는 혹이 될 것입니다.

심정 : 혹이요?

경빈 : 예. 중전의 성정이 아무리 강건하시다 해도 자식앞에서는 한 없이 약해질 수 밖에 없는게 에미된 자의 심정입니다.

         두고 보세요, 우리 복성군께서 중전마마를 디딤돌로 해서 대통을 이어받을 것입니다.

심정 : 하오면 경빈마마께오선 혹시 중전마마와 손이라도 잡으실 생각이 계신 것이옵니까?

경빈 : (어딘가를 노려보며) 암요! 이사람은 복성군의 밝은 장래를 위해서라면 그 누구와도 손을 잡을 것입니다!

남곤,심정 : ...!



S#25. 갖바치집 마당


윤원형, 툇마루에 걸터앉아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당골네, 윤원형이 물마시는 모습을 반한 듯 보고 섰고 평상위에 방백인이 앉아있다.


윤원형 : 크-속이 다 시원하구먼! (물대접을 당골네에게 건네주며) 헌데 나와 이집 주인과는 인연이 없는 모양일세.

            두 번씩이나 길이 엇갈리는 것을 보면?

당골네 : 냉수라도 한사발 더 올릴깝쇼?

윤원형 : 됐네. (일어서며) 내 이만 돌아가봐야겠네.

방백인 : 허면 한번 더 발걸음을 하시지요. 조정암 나으리께서도 우리 형님을 만나기 위해 삼고초려를 하셨습지요!

윤원형 : 조, 조정암께서?! 왜?

방백인 : 왜는요? 우리 형님의 경륜을 배우기 위해서 그랬습지요!

윤원형 : 그,그게 참말인가?

당골네 : 그러믄입쇼. 조정암 나으리께서 대사헌자리에 계실때는 이집 방안이 조선의 내노라하는 선비분들로 가득찼습지요.

윤원형 : (뭔가를 생각하는데)...?!

갖바치 : (쇠가죽 지게를 짊어지고 대문안으로 들어오는).. 승후관나으리 오셨사옵니까?

윤원형 : (괜히 압도되는 듯한 느낌)..

방백인 : 승후관나으리께서 형님 때문에 학모가지가 되실뻔 했소.

갖바치 : (지게를 벗고) 이 미천한 놈을 기다리셨다니 송구하옵니다. 자, 드시지요.

윤원형 : 그,그러십시다.


윤원형과 갖바치, 방 안으로 들어간다.



S#26. 동 갖바치 방 안


윤원형과 갖바치, 찻잔을 놓고마주 앉아있다.


윤원형 : 난정이가 선생을 찾으면 위급을 피할 방책을 일러주실것이라 말해줬소.

갖바치 : 선생이라니요? 말씀을 낮추시지요!

윤원형 : 아,아니올시다. 조정암께 경륜을 빌려주셨다면 이사람같은 백두한테 선생소리 듣는것쯤 대수겠소?

갖바치 : 허허 오늘 이 백정놈 귀가 호사를 하는 날이옵니다?

윤원형 : (따라 웃는) 허허! 승후관 혓바닥이 고생하는 날인가 보오이다.


윤원형과 갖바치, 호쾌하게 웃어댄다.



S#27. 윤임 사랑채 마당


윤지임, 박서방의 인도를 받으며 사랑채 앞으로 다가온다.


박서방 : (방문에다) 대감마님, 파산부원군께오서 뵙기를 청하십니다요.

윤임 : (흠짓) 파산부원군이?. (잠시 생각하다가) 내 방안에서 화급한 일을 보고 있던 중이니

         돌아가시거나 잠시 기다리시라고 하게!



S#29. 동 윤임 사랑채 방 밖 마당


박서방, 윤지임을 돌아보며 말한다.


박서방 : 저희 대감께오서 기다리시거나 돌아가시라는데 어찌 하시렵니까요?

윤지임 : 예서 기다리겠네. (방쪽에다) 판부사대감, 이사람 예서 기다릴테니 서둘지 마시고 차근차근 일을 보시옵소서.



S#30.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비웃음을 흘리며 바둑판을 갖다놓고 돌을 놓기 시작한다.


윤임(E) : 흥! 천년, 만년을 기다려보라지!



S#31. 갖바치 방 앞 마루


방백인과 당골네, 방안을 엿듣고 있다.


윤원형(E) : (방안에서) 내 선생한테 모든걸 툭 털어놓으리다.



S#32. 동 갖바치 방 안


윤원형, 갖바치를 보며 말한다.


윤원형 : 조정 분들에게 줄을 대려고 해도 모두들 우리 형제만 보면 꺼리고 등을 돌려대니 어쩌겠소?

            이러다가 중전마마께오서 사가로 내쫓기신다 하여도 조정에서는 누구하나 외눈 깜짝 안할 것 아니겠소?!

갖바치 : 그렇겠지요..

윤원형 :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할때까지만이라도 우리 삼부자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분을 어찌 찾을수 있을지

            방도를 일러주시구려.

갖바치 : 나으리께오선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오면 만사가 튼튼해 질것이라 믿으시옵니까?

윤원형 : 아무래도 대군께오서 계시면 중전마마께오서 든든해지시겠지요.

갖바치 : 음..

윤원형 : 어떻소이까, 선생. 뉘게다 줄을 대어야 할지 묘안이 없겠소?

갖바치 : 우선은 나으리와 같은 문중이신 파평 윤문에서 찾아보시지요. 아무래도 핏줄이 땡기는 법이니까요.

윤원형 : 헌데, 판부사대감께서도 파평윤문이시니 다들 그 양반 눈치를 보느라고..

갖바치 : 허니 판부사대감보다 윗줄에 계신분을 찾으시는게 좋을 듯 싶사옵니다.

윤원형 : (생각하는) 파평윤문중에서 원자의 외숙부의 권세보다 윗줄에 계신 분이라...? (문득) 허면?!

갖바치 : (미소) 이제 생각나시었사옵니까?!

윤원형 : 크- 내 왜 진즉 그 분을 생각지 못했을꼬? 고맙소이다, 선생. 참으로 고맙소! 허허허!

갖바치 : ...



S#33.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이야기 중이다.


자순대비 : 원자, 이 할미도 파평윤문이고 돌아가신 원자의 생모이신 장경왕후께서도 파평윤문이시었소.

               또한 지금의 중전께서도 파평윤문이시지요.

원자 : 예, 소손도 잘 알고 있사옵니다.

자순대비 : (원자의 얼굴을 쓰다듬어주며) 원자, 장차 보위에 오르시더라도 파평윤문 사람들에게는 관대하시어야 합니다.

               약조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원자 : 예, 할마마마. 소손 약조 드리겠사옵니다.

자순대비 : 고맙습니다, 원자. 이 할미는 원자가 이리 장성해서 왕세자에 책봉되시는게 참으로 고마울뿐입니다.

원자 : ...



S#34. 중궁전 외경


중종, 대전내관과 김상궁들을 거느리고 중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윤비(E) : 오, 어서 뫼시어라!



S#35. 동 중궁전 방 안


중종, 보료위에 앉으면 윤비, 그 앞에 따라 앉는다.


중종 : 중전, 복중의 용종은 잘 자라고 있소?

윤비 : (수줍은 듯 고개숙이며) 예, 모두가 소첩과 복중태아를 걱정해 주시는 전하의 은덕이시옵니다.

중종 : 과인은 중전을 볼때마다 참으로 정궁(正宮)자리는 따로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구려.

         중전께서 이번에 경빈의 일을 처결하셨던 것 역시 중전의 마음이 얼마나 조찰(照察)한지 과인이 느끼게 해주셨소.

         과인은 중전께서 경빈에게 사약을 내리러 간다는 말을 믿지 않았소. 우리 중전께선 절대 그런 분이 아니시란 걸

         과인이 누구보다도 잘 아오. 허허.

윤비 : 망극하옵니다. 전하..

중종 : 그래요, 중전 앞으로도 과인의 조강지처로써 소임을 다해주시구려!

윤비 : 하온데 전하, 신첩 전하께 여쭙고 싶은 게 있사옵니다.

중종 : 기탄없이 물어보시구려. 과인 역시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리다.

윤비 : 전하, 만일 이번 왕세자 낙점과정에서 조정의 공론이 복성군에게 기울었다면 그래도 원자를 왕세자로 낙점하셨을까

         신첩은 전하의 어의를 알고 싶사옵니다.

중종 : 허허, 중전께서 별것을 다 물으시는구려.

윤비 : 전하, 신첩은 왕자들에 대한 전하의 어의를 알고 싶은 것이옵니다.

중종 : 복성군, 복성군이라... 복성군이 과인의 장자라서가 아니라 참으로 아까운 왕재를 지녔음은 중전도 잘 알것이요.

윤비 : ...

중종 : 과인이 진즉부터 원자로 왕세자로 책봉하겠다는 어의를 정했을지라도 조정의 공론이 복성군에게 기울고

         중전께서도 복성군을 간곡히 주청하셨다면 과인의 어의가 혹시 흔들렸을게요. 허허.

윤비 : ...!

중종 : 중전, 과인이 오늘밤에 중궁전에 들려고 하오. 그동안 왕세자 책봉 때문에 격조했으니

         오랜만에 중전과 담소를 나누고 싶구려.

윤비 : 전하, 오늘밤은 경빈처소로 드시지요.

중종 : 경빈 처소로요?

윤비 : 예, 경빈이 복성군이 왕세자 낙점을 받지 못한 일로 크게 상심하고 있을 것이오니

         전하께오서 경빈처소에 들러 위로해 주심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중종 : ...!



S#36. 윤임 사랑채 방 밖 마당


윤지임, 방문앞에 그대로 서있다.

윤지임, 문득 어지러운지 비틀하며 땅바닥에 쓰러진다.


윤지임 : (신음소리를 내는)..아구구구..

박서방 : (달려와 윤지임을 부축하는).. 부원군대감, 괜찮으시옵니까?

윤임처 : (사랑채쪽으로 걸어오다가 보고 급히오며) 무슨 일인가?

박서방 : 부원군대감께오서 저희 대감마님을 기다리시다가 쓰러지셨사옵니다.

윤임처 : 대감께오서는 어디 계시는가?

박서방 : 저..사랑채 방안에 계시옵니다..

윤임처 : 허면, 방에 계시면서 연로하신 분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셨단 말인가?

윤지임 : ..이사람은 괜찮사옵니다. 마음 쓰시지 마시옵소서.

윤임처 : (방쪽으로 걸어가 서며) 대감, 소첩이옵니다.

윤임(E) : 들어오시구려!



S#37.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바둑판 위에 돌들이 가득 놓여있다.

윤임, 장고하며 혼자 바둑을 두고 있는데.


윤임처 : (방문열고 들어와 윤임 앞에 앉으며) 대감, 어찌 이러시옵니까?

            한가롭게 바둑을 두시면서 파산부원군을 방밖에 세워두시다니요?

윤임 : 부인께서도 잘 알아두시오. 앞으로 우리와 파산부원군댁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도 않고 섞여서도 아니되오.

윤임처 : 하오나, 파산부원군댁은 같은 파평윤문의 결찌 아니옵니까?

윤임 : 결찌라니요?! 중전께오서 우리 원자아기씨께 위협이 되는 분이시거늘 어찌 저들과 한 하늘아래 살 수 있겠소!

         두고 보시오, 내 반드시 중전과 윤승후관 삼부자를 내 손으로 찍어낼 것이오!

윤임처 : ...!



S#38. 윤원형 집 대문 앞 계단


윤지임을 태우고 온 사인교가 계단 밑에 서있다.

임서방, 윤지임을 등에 업고 계단을 다급하게 오르는 모습 위로.


윤원형(E) : 아,아니 아버님! 이 대체 무슨 일이시옵니까?!



S#39.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자리에 누워 신음중이고 그 앞에서 윤원형과 윤원로가 분통을 터뜨린다.


윤원형 : 대체 판부사대감이 우리와 무슨 억하심정이 있길래 연로하신분을 두식경씩이나 밖에 세워두셨단 말이오!

윤원로 : 숙부님께서 망령이 나신게지! 망령이 나셨어.

윤원형 : 숙부는 무슨 얼어죽을 숙부요! 두고 보시오, 내 그자들을 씹어먹어도시원치 않소!

윤지임 : ..아서라,..원형아..그리해서는 아니된다..

윤원형 : 아버님!

윤지임 : 누가 뭐라해도..네 누이를 중전의 자리에 올려주신 분이다..배은망덕해서는 아니되.. 아니되...



S#40.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밖


김씨 : (눈물을 찍어내는)...!



S#41. 대궐 일각 (밤)


중종, 옥교를 타고 대전내관과 김상궁을 거느리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금이(E) : 경빈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S#42. 동 경빈 처소 방 안


중종, 방안으로 들어와서 보료위에 앉는다.

경빈, 중종의 뜻밖의 방문에 굳은 듯 선채로 중종을 본다.


중종 : 경빈, 앉으시구려.

경빈 : (울컥 치밀어 오르는 듯 방바닥에 무너지며 오열하는).. 전하, 전하의 어의를 거스른 신첩을 죽여주시옵소서! 전하..흐흑-

중종 : (경빈의 옆으로 다가와 어깨를 안아주며) 경빈, 울음을 그치시구려..과인이 경빈의 마음을 다 짐작하오.

경빈 : ...전하..

중종 : 지난밤 경빈이 편전앞에서 호곡을 할때 과인이 나가 경빈을 위로해주고 싶었소.

         허나 과인은 그러지 못했구려.. 참으로 미안하오..

경빈 : ..아니옵니다, 전하께오서 불경한 대죄를 지은 신첩을 다시 찾아주시어 용서하신다는 뜻을 밝혀주시오니

         신첩 죽어도 여한이 없사옵니다.

중종 : (경빈의 눈물을 닦아주며) 고맙다는 인사는 중전한테 하시구려.

         오늘밤 중전께서 과인을 이리로 보내 경빈을 위로해 주라고 합디다.

경빈 : (고개들고 보는) 주, 중전마마께오서요?

중종 : 그래요..과인 역시 중전과 경빈의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소문은 진즉부터 들어 알고 있었소.

경빈 : ...망극하옵니다.

중종 : 허나 앞으로 과인은 중전과 경빈이 실과 바늘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구려.

경빈 : ...!



S#43.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황촛불을 보며 앉아있다.


윤비(E) : 격류에 떠내려가지 않으려면 경빈과 한배를 타야 한다...? 한배를 타야 한다..!



S#44. 당추 암자 방 안 (밤)


난정, 등잔불 앞에 앉아 글씨를 쓰고 있다.

난정의 붓놀림을 거두고 종이를 들어 글씨를 본다. <吳越同舟>라고 적혀있다.


난정 : (어딘가를 보며) 예, 중전마마. 경빈과 반드시 한배를 타셔야 하옵니다! 비록 바닥으로 강물이 새들어오는 배라 할지라도

         우선은 그 배에 올라 타셔야 하옵니다!



S#45. 편전 외경 (낮)


중종(E) : 뭐라?! 정윤겸을 파직하라니요?!



S#46.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윤임과 김안로가 앉아있다.


중종 : 정윤겸은 장차 세자의 보위를 맡긴 과인이 총애하는 신하요. 헌데 어찌 두분께서는 정윤겸을 파직하라 청하는 것이오?

김안로 : 전하, 정윤겸의 자제 정렴은 원자아기씨로 왕세자책봉을 하려는 전하의 어의에 반대하여

            궐내 난입을 주도한 수두이옵니다.

중종 : 허나 어찌 자식의 잘못을 물어 아비를 파직할 수 있단 말이오?

윤임 : 전하, 정렴은 아직 초시에도 입격치 못한 자이옵니다. 그런 자가 수두노릇을 했다면

         분명 그 아비에게 무슨 언질을 받았거나 들은 것이 있었을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중종 : ..음! 정윤겸의 일은 과인이 조금 더 상량해 본 연후에 처결을 하겠소.

         헌데 과인의 처남들이 구설수에 올랐다는 것은 무슨 말이오?

윤임 :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중전마마의 두분 오라버니인 윤승후관 형제가

         청탁 뇌물로 치부를 하였다는 소문이 돌고 있사옵니다.

중종 : 뭐요? 청탁 뇌물로 치부를 해요?!

윤임 : 예, 중전마마께오서 입궐하시자 마자 아흔아홉칸 와가로 이사를 한 연후로

         팔도에서 올라온 진상물로 곳간이 넘쳐나서 미곡이 썩고 있다고 하옵니다.

중종 : 그게 참말이오?

김안로 : 전하, 사실 여부는 실사를 해보면 판명될 것이옵니다. 허나 실사이전에 중전마마의 오라버니들이 구설에 휩싸였다면

            이는 왕실의 체통을 깍는 일이 될 것이옵니다!

중종 : ..음! 그래요, 분명 왕실의 체통이 깍이는 일이지요.

김안로 : 하오니 승후관 형제에게 외직을 제수하시어 변방으로 보내심이 가할줄로 사료되옵니다.

중종 : 허나 어찌 처남들을 소문만을 듣고 그리 처결 할 수 있단 말이오?

윤임 : 전하 윤원로가 지난번 금원군을 추대하라는 상소에 연명을 한 일을 잊으셨사옵니까?

         승후관 형제가 전하와 중전마마께 더 큰 누를 끼치기 전에 처결하심이 옳을줄로 생각하옵니다.

중종 : ..음!



S#47. 대궐 일각


윤임과 김안로가 걸어온다.


윤임 : 어찌 전하께오서 승후관 형제에 대해 용단을 내리시지 않으시는 것인지 모르겠소이다!

김안로 :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란 말이 있사옵니다. 전하께오서 아직은 중전을 괴이심이 크시어 그러실테니

            차차 공론을 모아나가야겠지요.

윤임 : (끄덕끄덕) 그래요, 이왕 입궐했으니 대비전에 문후나 드십시다.

김안로 : 예, 그러시지요..


윤임과 김안로, 어디론가 간다.



S#48. 대비전 외경


윤임과 김안로, 대비전 안으로 들어간다.



S#49. 동 대비전 방 밖 복도


윤임과 김안로, 방문쪽으로 다가와 조상궁 앞에 서는데.


윤원형(E) : (방안에서) 하하하!

자순대비(E) : (방안에서) 호호, 설마 그랬을라구요? 호호호.

윤임 : (조상궁에게) 안에 누가 드셔계시오?

조상궁 : 파산부원군댁 둘째 승후관께오서 들어계시옵니다.

윤임 : (굳는)..뭐,뭐요?!

김안로 : ...!

윤임 : (조상궁에게) 고하여 주시오.

조상궁 : (방쪽에다) 대비마마, 판부사대감과 희락당대감 들었사옵니다.

자순대비(E) : (방안에서) 오, 뫼시어라.

조상궁 : 예. (윤임, 김안로에게) 드시지요.



S#50. 동 대비전 방 안


윤임과 김안로,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온다.

윤원형과 자순대비가 격의없는 웃음기 서린 얼굴로 마주앉아있다.


자순대비 : (보고) 오, 어서들 오세요. 내려와 앉으세요.

윤임,김안로 : (윤원형 옆에 앉는다)

윤임 : 대비마마, 무슨 재미난 말씀을 나누시길래 웃음소리가 방문밖을 넘으셨사옵니까?

자순대비 : 윤승후관이 참으로 재미있는 사람입디다.

윤임 : 재미있다니요? (윤원형을 보면)

윤원형 : 대비마마께 시정에서 도는 풍류담을 말씀 올렸더니 이리 재미있어 하시지 뭡니까?

김안로 : (진지하게 보며) 헌데 자네가 어찌 대비전까지 들었는가?

윤원형 : 시생, 대비마마와 같은 파평윤문 아니옵니까? 또한 승후관의 직책을 지녔으니 대비전에 승후를 여쭈러 든게지요.

            지난번 대비마마께오서 시생보고 자주 들르라는 말씀도 계셨구요.

자순대비 : 예, 승후관께서 앞으로도 대비전에 자주 발걸음을 하여 이 늙은이한테 재미난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윤원형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대비마마!

김안로,윤임 : (굳는)...!



S#51. 경복궁 사정전 마당(혹은 근정전 뒷편)


1)칠장복을 입은 원자가 박상궁을 비롯한 상궁나인들과 내관들을 거느리고 책봉례 장소로 걸어온다.

2)구장복을 입은 중종, 원자에게 죽책문을 읽은 연후에 전해준다.

3)원자, 책봉례를 끝내고 근정전 뒷편 계단을 내려와 대전쪽을 향한다.

원자의 뒤를 따르는 내관 하나가 죽책문과 교명문, 그리고 세자인(世子印)을 받쳐들었다.

한편에 서있던 김전, 남곤, 이유청(*), 김안로, 윤임, 심정, 김제학, 홍경주, 정광필, 안당등의 시임, 원임대신들이

지나가는 원자에게 고개를 조아린다.

그 중 윤임의 눈에 눈물이 글썽 맺힌다. (각자 정파들마다 표정이 정해진다)

이세진을 비롯한 종친들이 서있는 곳에 복성군을 비롯하여 금원군, 봉성군, 영양군, 덕흥군이 예복을 갖춰 입고 서있다.

왕자들, 원자에게 깊숙이 숙이며 예를 올린다.

그중 복성군, 원자를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원자를 쏘아본다.


해설(NA) : 중종 15년 경진(庚辰)년 사월 기묘일에 경복궁 사정전에서 중종과 장경왕후의 소생인 원자 호가 여섯 살의 나이에

                세자책봉례를 거행하였다. (이분이 장차 중종의 뒤를 이어 조선의 열두번째 임금에 오르는 인종이시다.)



S#52. 대비전 마당


원자, 대례복을 입은 자순대비에게 큰 절을 올린다.

자순대비, 원자를 흐뭇한 감동으로 바라본다.



S#53. 편전 방 안


구장복 차림의 중종과 대례복 차림의 윤비가 앉아있다. (*윤비는 산달이 가까워 온듯 배부분이 불룩하다)

원자, 중종과 윤비에게 큰 절을 올린다.

중종과 윤비, 원자에게 미소로 덕담을 던지면 원자, '명심하겠사옵니다' 한다.

윤비, 그런 원자를 만감이 교차하는 눈길로 본다.



S#54.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뭔가를 생각하고 앉아있는 얼굴위로.


경빈 : ...!



S#55. 중궁전 외경


중궁전 안팎으로 상궁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들 위로.


해설(NA) : 원자의 세자책봉례가 있은지 얼마 안되어 문정왕후의 해산달이 다가왔다.



S#56. 편전 방 안


중종, 초조한지 방안을 왔다 갔다 한다.


중종 : (밖을 보며) 아직도이더냐?



S#57. 동 편전 방밖 복도


김상궁 : 예, 전하.



S#58. 동 편전 방 안


중종 : 허어, 중전의 해산이 어찌 이리 더디느냐?



S#59.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세자와 함께 앉아있다.


자순대비 : 세자, 중전께서 반드시 세자의 대군 아우를 생산하실겝니다.

세자 : 소손도 그리 믿사옵니다.



S#60.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 (뭔가를 기다리는 표정이었다가 어딘가를 휙-돌아보는)...



S#61. 중궁전 방 안(산실청 방 안)


윤비, 삼줄을 잡고 용을 쓰고 있다.

노상궁이 산파 역할을 하고 엄상궁이 불안한 듯 지켜보고 섰다.


노상궁 : 중전마마, 조금만 더 힘을 주시옵소서!

엄상궁 : 마마, 소리를 지르시옵소서! 그래야 힘을 쓰시옵니다.


윤비, 고통속에서 신음은 흘리지만 비명은 참아내고 있다.

윤비, 고통스럽게 힘을 주는 얼굴위로.


윤비(E) : 내 반드시 대군을 생산할 것이야, 대군을!



S#62. 당추 암자 법당 안


난정, 부처님 앞에 간절하게 기원하고 있는 얼굴위로.


난정(E) : 대자대비 하오신 부처님, 중전마마께오서 반드시 대군 아기씨를 생산하게 해주시옵소서! 대군 아기씨이옵니다..

(E) : (어디선가 들려오는 힘찬 아기 울음소리)


난정, 뒤를 휙-돌아보는 놀란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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