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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7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472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71











s#1. 당추 암자 법당 안팎 (낮)


난정, 불안한 표정으로 법당 밖으로 뛰쳐 나와 석등을 잡고 숨을 헐떡인다.


난정 : (숨을 헐떡이며 불안한 눈길로 주변을 둘러보는데)...

당추 : (난정쪽으로 다가오며) 난정아, 내 어찌 그리 안절 부절 못하는게냐?

난정 : ..중전마마께오서 아기씨를 생산하신 듯 싶사옵니다.

당추 : 뭐라? 허, 중전마마께오서 아기씨를 생산 하셨다면 감축드릴 일이거늘 네 어찌 얼굴이 백랍같은게냐?

난정 : (불안감)..모르겠사옵니다..왜 이리 가슴이 방망이질 치는지 까닭을 모르겠사옵니다.

당추 : ...?


난정, 뭔가 불길한 표정으로 법당 안의 부처님을 돌아본다.



s#2. 법당안 부처님의 얼굴(INSERT)


(E) (부처님 얼굴위로 들려오는 아기울음소리)



s#3. 중궁전 외경


도열한 중궁전 상궁나인들이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중궁전쪽을

기대감에 가득찬 표정으로 숙이고 있던 허리를 펴며 바라본다.



s#4. 동 중궁전 방 안(산실청)


윤비, 탈진한 듯 얼굴이 온통 땀투성이로 누워있다.

엄상궁, 윤비의 이마에 땀을 찍어내고 있다.

노상궁, 아기를 대야물에 씻긴 후 강보에 쌓아서 안아들면 아기가 울음을 그친다.

수측나인들이 대야물이며 피묻은 천등을 들고 방문을 드나들며 산후 뒷정리를 한다.


윤비 : (힘겹게 눈을 뜨고 정신을 가다듬으며)..엄상궁.

엄상궁 : 중전마마. 이제 정신이 드시옵니까?

윤비 : ..아들인가...딸인가?

엄상궁 : (순간 어두워지는)...

윤비 : ..엄상궁..내 묻고 있지 않느냐..?

엄상궁 : ..공주 아기씨이옵니다.

윤비 : (움찔) 뭐라, 공주?..지금 공주라 했는가?

엄상궁 : (짐짓 밝은 표정으로 노상궁에게 아기를 받아들고 윤비에게 보이며)

            예, 중전마마를 꼭 빼어 닮으신 아주 어여쁘신 공주 아기씨옵니다.

윤비 : (허탈한 표정으로 아기 얼굴을 보는)..

아기 : (천진난만한)..

윤비(E) : (얼굴에 경련이 일며 얼굴을 돌리며).. 네 어찌하여 세상에 나왔느뇨? 나왔느뇨? (눈에서 눈물이 길게 흐른다)



s#5. 편전 방 안


중종, 윗목에 부복해 있는 오상궁을 바라보며 말한다.


중종 : 뭣이라, 중전께서 공주를 생산하시었어?!

오상궁 : 예, 주상전하.

중종 : (실망감을 감추며)..공주라..음..! (오상궁을 보며) 그래, 중전의 산후는 어떠하시냐?

오상궁 : 순산을 하시어 중전마마와 공주아기씨 모두 무탈 하시옵니다.

중종 : (끄덕이며) 그래, 참으로 다행이로다..알았으니 물러가거라.

오상궁 : 예. (일어나 조아리고 뒷걸음질로 방문 밖으로 나간다)

박승지 : ...

중종 : (섭섭한) 허어..중전께서 대군을 생산하셨으면 좋으셨을 것을..



s#6. 자순 대비 방 안


자순대비, 옆에 세자가 앉아있고 그 앞쪽으로 박상궁과 조상궁이 앉아있다.


자순대비 : (안스러운 한숨) 그리도 대군을 바라셨는데 주상께서 얼마나 서운하실꼬?

세자 : 할마마마, 소손이 누이동생을 잘 돌봐줄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암요, 그러셔야지요. (조상궁을 보며) 그래, 중전과 공주아기씨는 무탈하시다더냐?

조상궁 : 예, 중전마마께오선 출산 하시는 동안 소리 한번 안지르셨다고 하옵니다.

자순대비 : (끄덕이며) 그래, 그러셨을것이야. 중전께서는 그러시고도 남을 분이시지..

조상궁 : ...

자순대비 : (세자를 보며) 어쩌면 중전께서 이번에 공주를 생산하신 것이 중전 스스로나 세자를 위해서

               오히려 잘 되신 일인지도 모르겠구려.

세자 : 예에?

자순대비 : 아,아니요..세자, 중전께서 마음이 상하셨을테니 나중에 중궁전에 들어 어머니를 위로해 주도록 하세요.

세자 : 예, 할마마마. 그리하겠사옵니다.

박상궁,조상궁 : ...



s#7.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윤원로, 윤원형 삼부자가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윤지임 : 중전마마께오서 얼마나 상심이 크실꼬..얼마나..!

윤원로 : (한숨을 푹 내쉬는)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이 우리 삼부자를 할퀴려고 발톱을 갈아 세우고 있는 판에

            중전마마께오서 공주아기씨를 생산하셨으니 하늘이 무너져 내린 듯 참으로 막막하옵니다! 허어, 참!

윤원형 : ...

윤지임 : 원형아, 이제 어찌하면 좋겠느냐?

윤원로 : 아버님, 원형이라고 용빼는 재주가 있겠사옵니까?

윤원형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으니 어떡해서든 구멍을 파봐야지요! (벌떡 일어나서 방밖으로 나간다)



s#8.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윤원형, 방에서 나와 마당에 내려선다.


윤원형(E) : (하늘을 올려다 보며 한숨 푹) 하늘도 무심하시구먼! 하늘이 무심해...!


윤원형, 중문쪽으로 급하게 나가버린다.



s#9. 자운아 기방 안채 마당 (밤)


모린, 안방쪽에서 빈 술병을 들고 나와 부엌쪽으로 걸어간다.


윤임(E) : (안채 방안에서 호탕한 웃음소리) 하하하-

모린 : (안채 방쪽을 휙-돌아본다)...



s#10. 동 자운아 안채 방 안 (밤)


윤임과 김안로, 김전과 김제학이 술상 앞에 앉아있다.

옥매향, 윤임 옆에 앉아있고 기생 셋이 사내들 옆에서 술시중을 들고 있다.

옥매향, 술을 따르며 윤임등 말하는 사람의 면면을 유심하게 살핀다.


윤임 : (호탕하게 웃는) 하하, 중전마마께오서 공주 아기씨를 생산하셨으니 앞으로는 중궁전의 기세도 한풀 꺽일 것이고

         이제 한시름 덜었소이다!

김제학 : 예, 주상전하께오서도 중전마마를 예전처럼 괴이시지는 않으실테지요.

김전 : (김안로를 보며) 헌데 네 얼굴이 왜 그리 흐린게냐?

김안로 : 시생은 이번에 중전마마께오서 공주아기씨를 생산하신 것이 득이 될지 해가 될지 가늠하지 못하겠사옵니다.

윤임 : 희락당 대감 그 무슨 말씀이시오? 중전께서 대군을 생산치 못한 것이 우리에게 해가 될지도 모른다니요?

김안로 : 경빈이 중궁전에 대한 견제를 풀고 두분께서 의기 투합하실수도 있지요.

윤임 : 허허, 그럴리가요?! 물과 기름이 어찌 한데 섞일수 있겠소이까? 이제 윤승후관 형제만 찍어내 버리면

         중전께서는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 아니오이까?!

옥매향(E) : (움찔 보며) 뭐이 어드레? 윤승후관을 띡어내?!

김전 : 이 늙은이 생각에도 네가 괜한 기우(杞憂)를 하는 듯 싶구나.

김안로 : (뭔가 불안하지만) ..예, 그런 듯 싶사옵니다!

윤임 : (옥매향의 허리를 안으며) 매향아! 술자리가 이리 싱거워서 되겠느냐? 네 가야금으로 흥취를 돋구어 보거라.

옥매향 : (미소로 술을 따르려는데 술병이 비었다) 댬시만 기다리시라요. (몸을 빼고 일어나며) 모린이, 이 에미나이래

            술 둄 더 들이랬더니 어띠 함흥탸산디 모르갔네? (방밖으로 나간다)

윤임 : (옥매향의 뒷모습을 끈적한 미소로 보며 술잔을 비우는)..



s#11. 동 자운아 안채 마당 (밤)


옥매향, 방밖으로 나와 방쪽을 휙-돌아보는 얼굴위로.


옥매향(E) : (갸웃하며) 판부사대감이래 조카이신 윤승후관을 띡어내다니, 이게 어케된 닐이디...?



s#12. 갖바치 방 안 (밤)


윤원형, 술잔을 탁 내려 놓으며 말한다.

술소반 앞에 갖바치와 방백인이 앉아있고 당골네가 윗목에서 눈치를 보고 앉아있다.


윤원형 : 내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리라 추호도 의심치 않았는데..

방백인 : (한잔 마시며) 후사는 하늘이 점지해 주시는 것이니 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법이지요..

당골네 : 임자, 복중 암평아리를 수평아리로 바꿀수 있다는 신통방통한 비술이라도 써볼걸 그랬소?

방백인 : (휙-노려보며) 이 여편네! 어딜 사내들 말씀 자리에 끼어들어, 끼어들긴?! 나가서 술이나 더 받아와!

당골네 : (삐죽) 알았소. (방밖으로 나간다)

윤원형 : (갖바치를 보며) 선생, 중전마마와 우리 가문의 막막한 앞날에 숨통을 틔워줄 방책이 있다면 일러 주시구려.

갖바치 : 인간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하지 않았사옵니까? 조급한 마음을 버리시고 세월을 기다리시는 수 밖에요.

윤원형 : 인간만사 새옹지마라?! 정말 그럴까요?

갖바치 : (술 한잔 마시는)..



s#13. 경빈 처소 방 안 (밤)


경빈, 황촛불 건너편에 앉은 심정을 보며 은밀하게 말한다.


경빈 : 화천군대감, 중전께서 아들을 낳지 못하셨으니 때가 무르익었음입니다! 때가요!

심정 : 마마, 때라니요? 무슨..?

경빈 : 이 사람과 중전이 손을 잡고 윤임과 김안로를 쳐낼 때 말입니다.

심정 : (걱정스럽게 보며) 마마, 신의 생각으로는 차라리 판부사와 손을 잡고

         중전마마를 찍어내 폐서인 시키시는데 힘을 보태심이 옳은 듯 싶사옵니다.

경빈 : (쏘아보며) 화천군대감, 평생 윤임이와 김안로의 떨거지 노릇만 하다가 찍혀져 나가고 싶으신겝니까?!

심정 : 예에? 떨거지 노릇만 하다가 찍혀져 나가다니요?

경빈 : 조정에서 힘을 모아 중전을 폐서인시킨다 할지라도 이사람이 교태전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심정 : ...?!

경빈 : (저으며) 가당치도 않습니다. 중전을 내쫓은 연후엔 윤임이와 김안로는 이사람의 목줄기를 물어뜯으려 할게 자명합니다.

심정 : (흠짓) 하오시면..?

경빈 : 이쪽에서 선수를 쳐서 윤임이와 김안로, 그 두 놈을 찍어내야지요!

심정 : 하오나 주상전하의 총애를 받고 있는 세자의 외숙인 판부사와 왕실의 사돈인 희락당대감을

         어찌 호락호락 쳐낼수 있겠사옵니까?

경빈 : 중전께서 이사람에게 합세해 주신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지요.

심정 : 마마, 저자거리의 왈짜패들이 의기투합하는데도 명분을 따지는 법이온데 중전께오서 마마께 쉽게 손을 내밀겠사옵니까?

경빈 : (자신감에 찬 미소) 두고보세요. 중전께서 분명 이 사람에 뜻에 따라주실겝니다. (어딘가를 휙-돌아본다)



s#14.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이불위에서 아기를 품에 안고 깊이 들여다 보는 얼굴위로.


윤비(E) : 아가..아가..네 어찌 공주로 태어나서 이 어미의 가슴을 이리도 아프게 하는 게냐..어찌..

              (설움이 북받쳐 오르는지) 흐흐흑..


윤비, 아기를 꼭 안은채 흐느낌을 억지로 참아내는 얼굴위로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s#15. 동 중궁전 방 밖 복도 (밤)


중종, 대전내관과 김상궁을 거느리고 엄상궁과 오상궁쪽으로 걸어온다.


엄상궁 : (중종에게 조아리고 방쪽에다) 중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s#16. 동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황급하게 눈물을 닦으며 방밖을 보고 말한다.


윤비 : 어서, 뫼시어라.

중종 :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앉으며) 중전, 그냥 앉아 계세요.

윤비 : (일어서려다가 앉는다)...

중종 : 어디 과인이 우리 공주를 한번 보십시다.

윤비 : (아기를 보여주며)..

중종 :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 보며) 허허, 공주가 중전을 닮아 이목구비가 반듯하구려..애쓰시었소, 중전.

윤비 : 신첩, 전하와 왕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황감하고 황감할 뿐이옵니다.

중종 : 황감하다니요? 중전께서 아직 젊으시니 다음번에 대군을 생산하시면 될게 아니겠소?

윤비 : 전하께오서 신첩을 위무해 주시는 하해와 같으신 성총에 눈물이 나옵니다.

         하오나 신첩은 이번에 공주를 생산하온 것은 하늘과 조종조의 뜻이라 생각하옵니다.

중종 : 하늘과 조종조의 뜻이라니, 그 무슨 말씀이시오?

윤비 : 신첩이 이번에 대군을 생산하였다면 아직 년치 어린 세자가 보위에 오르는데 부담이 될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하오니 이나라 종묘사직을 위해서라도 세자가 장성할 때까지는 대군을 생산치 말라는

         하늘과 조종조의 뜻이라 생각하옵니다.

중종 : 중전...!

윤비 : ..신첩은 대군이 아닌 공주를 생산한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옵니다..

         (글썽이는 눈물을 감추려는 듯 고개를 숙이는)

중종 : (뭉클하여) 중전..참으로 어진 심성을 지니셨구려 ..허나 중전께서도 사람일 진대 어찌 섭섭한 마음이 없으시겠소?

         과인도 중전의 마음을 잘 아오..

윤비 : (눈물이 주르르)..전하..

중종 : (어깨를 안아주며)..그래요, 중전..다음번에는 꼭 대군을 생산해 주시구려..

윤비 : 전하..흐흑...(중종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음을 토해낸다)



s#17. 당추 암자 방 안 (밤)


난정, 앞에 놓인 화선지를 바라보며 골똘한 생각에 잠겨있다.


난정(E) :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중전마마께오선 반드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셨을 게야!

              허나 만에 하나 공주아기씨를 생산하시었다면..


난정, 뭔가를 생각하다가 문득 눈을 빛내며 붓을 들어 화선지에 轉禍爲福이라고 휘갈겨 쓴다.


난정 : (자신이 쓴 글씨를 의미심장하게 보며) 그래 어쩌면.. 어쩌면 전화위복이 될수도 있음이야! 전화위복이! (F.O)



s#18. 중궁전 앞 마당 (F.I/낮)


경빈, 금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합문 안으로 들어온다.

경빈,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중궁전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위로.


오상궁(E) : 중전마마, 경빈 들었사옵니다.



s#19.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당의를 입은채 강보에 쌓인 아기를 품에 안고 보고 앉아있다.

윤비 앞에 엄상궁과 유모(*)가 앉아 있다.


윤비 : (의외라는 듯) 경빈이?..들라해라.

오상궁(E) : (방밖에서) 예.


경빈,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윤비 앞으로 다가와 선다.

엄상궁과 유모, 일어나 경빈을 맞이한다.


경빈 : (조아리며) 신첩, 중전마마의 강녕하오신 존안을 뵈오니 참으로 감격스럽사옵니다.

윤비 : ..고맙구먼. (유모를 보며) 유모, 공주를 잠시 곁방으로 뫼시게.

유모 : 예. (윤비에게 아기를 건네 받아들고 엄상궁과 함께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 (나가는 아기를 미소로 본다)...

윤비 : (경빈을 보고) 앉게.

경빈 : 예. (자리에 앉으며) 중전마마, 무탈하게 공주아기씨를 생산하시온 것을 감축드리옵니다.

윤비 : 감축드린다?

경빈 : 예, 마마.

윤비 : 경빈은 내가 이번에 대군이 아닌 공주를 생산한 것에 내심 쾌재를 불렀을 것이야. 아니 그러한가?

경빈 : (미소) 중전마마께오선 어찌 신첩의 속내를 훤히 꿰뚫어 보시옵니까?

윤비 : 뭐라? 경빈, 네 지금 나를 우롱하려 드는것이냐?

경빈 : 우롱이라니요? 당치도 않사옵니다! 신첩은 중전마마와 한 배를 타게 되어 가슴이 설레인다는 뜻으로 드린 말씀이옵니다!

윤비 : 한배를 타다니?! 내 경빈과 손을 잡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 천명한 일을 벌써 잊었는가?!

경빈 : 잊을 리가 있겠사옵니까?! 허나..!

윤비 : ...

경빈 : 중전마마,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이 마마의 오라버니들이신 승후관 형제분의 비리를

         전하께 주청드린 일을 알고 계시옵니까?!

윤비 : 뭐라?! 내 오라버니들의 비리를 주청드리다니?! 경빈, 그 무슨 말인가?!

경빈 : 금시초문이시옵니까, 마마?

윤비 : 어서 말해보라!

경빈 : 전하께오서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중이시라 처결을 미루신 듯 싶사오나 이제 마마께오서 해산을 하셨사오니

         조정에서는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의 주도하에 윤승후관 형제분의 비리를 탄핵하는 상소가 빗발칠 것이옵니다!

         그리되면 주상전하께오서도 그냥 모른척 묵과하시지는 못하실 것이옵니다!

윤비 : ...!

경빈 : 허면 윤승후관 형제분들께오선 변방 외직으로 쫓겨 나가시거나 가산을 적몰당하실 것이 자명하지 않겠사옵니까?

윤비 : ...!



s#20. 남곤 사랑채 방 안


김안로, 봉투를 남곤에게 내민다.


남곤 : (봉투를 받아 목록이 적힌 종이를 꺼내보며) 이것이 무엇이오이까?

김안로 : 보시옵소서.

남곤 : (종이에 적힌 내용을 보고 깜짝 놀라) 아,아니 이건?!

김안로 : 좌의정대감께오서 남소문 백도주에게 받으셨던 뇌물 액수와 일시이옵니다.

남곤 : 뭐, 뭐요?!

김안로 : 좌의정대감께오선 전하께 진상되는 특산물들을 백도주가 사들일 수 있도록

            지방수령들에게 손을 쓰셨다고 들었사옵니다.

남곤 : (일그러지는)...!



s#21. 홍경주 사랑채 방 안


홍경주, 목록이 적힌 종이를 구겨버리며 윤임을 격노한 얼굴로 본다.


홍경주 : (버럭) 판부사, 지금 이 늙은이를 위협하시는게요?!

윤임 : 이번 윤승후관 형제를 찍어내는데 남양군대감께오서 힘을 보태주실 것이라 믿사옵니다. 그렇지 않으면!

홍경주 : (가늘게 보며) 그렇지 않으면 어쩌실테요?!

윤임 : 남양군께오서 받으신 뇌물액수와 청탁을 들어주기 위해 애쓰신 일을 전하께 고하는 수 밖에요.

홍경주 : (일그러지는)...

윤임 : 어찌하시겠소이까?

홍경주 : 음! 좋소이다, 내 윤승후관 형제를 찍어내는데 한팔 힘을 쓰리다!

윤임 : (미소)...



s#22. 중궁전 방 안


경빈, 윤비를 보며 자신감에 찬 어투로 말한다.


경빈 : 마마, 전하께오서 총애하시어 세자저하의 호위까지 맡기셨던 정윤겸 도총관이

         무슨 연유로 하루 아침에 관복을 벗었는지 아시옵니까?

윤비 : ..정도총관의 자제가 왕자들의 재시험을 주청하러 대궐에 난입하려던 유생들의 수두였다고 들었네.

경빈 : (미소) 그것은 허울좋은 구실일 뿐이옵고 실은 정도총관의 서출이 윤승후관의 소실이었던 것이 참 이유이옵니다.

         바로 난정이 말이옵니다.

윤비 : (흠짓) 뭐라? 난정이가?!

경빈 : 예,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은 중전마마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만한 측근들은 그 누구든 모두 찍어낼 심사 이옵니다.

         그런 연후엔 누구를 노릴 것인지는 불을 보듯 자명하지 않사옵니까?

윤비 : 나를 폐서인 시키겠다?

경빈 : 중전마마께오서 폐서인 되시오면 이사람이나 희빈을 교태전에 밀어올리겠다는 조정의 밀약이 있었사옵니다!

윤비 : (심각한)..뭐라?! 밀약?!

경빈 : (미소로 보는) 예, 마마.

윤비 : (경빈을 보며) 경빈, 내게 이런 말을 일러주는 속내가 무엇인가?

경빈 : 중전마마께오서 신첩에게 사약 대신 보약을 내려주신 연유와 같사옵니다.

윤비 : ...!

경빈 : 신첩, 이 교태전에 앉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사옵니다! 허나 전하의 대통을 이을 왕재를 지닌 왕자는

         복성군밖에 없다는 생각에는 아직도 변함이없사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전마마께오서 신첩과 복성군을 밀어주셔야 함이옵니다.

윤비 : 경빈, 그 입 다물라! 네 어찌 감히?!

경빈 : 중전마마! 마마께오서 장차 폐서인 되실 불행을 막아드릴 만한 조정의 세를 가진 사람은 신첩밖에 없사옵니다!

         신첩이 중전마마를 구해드릴 것이옵니다! 하오니 마마께오서도..

윤비 : 경빈, 네 불경한 말따위로 내 귀를 더럽히기 싫으니 당장 물러가거라!

경빈 : 예, 신첩 이만 물러가옵지요. 허나 중전마마께오서 신첩의 충언을 되새겨 주시리라 믿사옵니다.

         (조아리고 일어나서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외면한채 고개를 돌리고 있다가 경빈이 나간 방쪽을 돌아보는)...!



s#23. 중궁전 앞 마당


경빈, 중궁전 밖으로 나오면 금이와 상궁나인들이 그 뒤를 따른다.


경빈(E) : (냉소) 암, 당장 목에 칼이 들어온다 한들 중전께서 그 알량한 자존심을 단숨에 허물지는 못할 것이야!

금이 : (힐끗 경빈을 보는데)

경빈 : (금이를 보며) 금아. 난정이의 행방은 아직도이더냐?

금이 : 사람들을 풀어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사오니 곧 찾아낼 것이옵니다.

경빈 : 서둘러야 할 것이야. 알겠느냐?

금이 : 예, 마마.

경빈(E) : (교태전 현판을 돌아보며) 난정이 그 애만이 나와 중전 사이에 다리를 놓아 줄 수 있음이야! 난정이 그 애만이!


경빈,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간다.



s#24.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뭔가를 생각하다가 방문쪽을 돌아보며 말한다.


윤비 : 엄상궁, 들게.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엄상궁 : (방문 열리면 들어서는) 중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사가에 기별을 넣어 둘째 오라버니를 드시라 하게.

엄상궁 :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E) : 난정이가 곁에 있어야 함이야. 난정이가...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본다)



s#25. 당추 암자 근처 정자 위


난정, 정자 난간에 걸터 앉아 연못물을 내려다 본다.


옥매향(E) : 난뎡아-

난정 : (돌아보면)

옥매향 : (화사한 기생성장차림으로 난정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서있다)

난정 : (반가움) 매향아!


난정, 옥매향쪽으로 달려가 두손을 맞쥔다.


옥매향 : 에미나이래, 듁었는디 살았는디 기별도 없이 산속에 틀어박혀 뭐하는 거이네? 니러고도 우리 동무 맞네?

난정 : 내가 잘못했어, 매향아...

모린 : (흐느낌)..!

난정 : (그제서야 모린을 돌아보고)..모린이도 왔구나.

모린 : (난정을 원망과 반가움이 뒤섞인 글썽거리는 눈으로 보는)..

옥매향 : 니 에미나이래 나 모띠 않게 널 보고 싶어 하는거이 같아서 데려온기야.

난정 : 그래, 들어가자.


난정, 옥매향과 모린과 함께 암자쪽으로 올라간다.



s#26. 동 당추 암자 방 안


난정과 옥매향, 찻잔을 놓고 앉았고 윗목에 모린, 눈치를 살피며 앉아있다.


난정 : (끄덕이며)..중전마마께오서 공주아기씨를 생산하셨구나..

옥매향 : 기래..기런데 난뎡아, 실은 내레 너한테 급히 뎐할 말이 있어 온기야.

난정 : 급히 전할 말이라니?

옥매향 : 뇨듐, 판부사대감하고 희락당대감이 우리 기방에 뻔딜나게 튤입을 하시는데

            술자리에서 윤승후관 나으리를 띡어낼 논의만 하시는기야! 내레 대톄 어케 돌아가는 영문인디 모르갔어!

난정 : (흠짓) 뭐어? 매향아, 그분들이 무슨 말씀을 나누시는지 상세하게 말해 봐.

옥매향 : 기러니까 몬 말씀들을 나누셨냐 하면...

난정 : (진지하게 듣는)..!



s#27.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와 윤임, 마주 앉아있다.


윤임 : 남양군께서 원임대신들의 뜻을 모아주기로 약조를 하셨소이다.

김안로 : 좌의정대감께서도 조만간에 의정부와 삼사의 공론을 모아 윤승후관 형제의 탄핵을 주청드리기로 하셨사옵니다.

윤임 : 허허, 잘되었소이다! 허면 이제 윤승후관 형제가 찍혀져 나가는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니오이까?!

김안로 : 예, 그 다음에는 중전마마 차례가 될것이옵니다.

윤임 : 헌데, 중전을 내치는 대사에 조정 공론이 그리 쉽게 모일수 있겠소이까?

김안로 : (치부책을 보며) 조정신료들의 명줄을 틀어쥐고 있는 이 치부책이 우리 손에 있는 한

            조정신료들은 반드시 우리의 뜻에 따르게 되어있사옵니다.

윤임 : (끄덕이며 치부책을 보는)..음, 그렇겠지요! 허허!



s#28. 동 당추 암자 방 안


난정, 옥매향을 의아한 눈길로 본다.


난정 : 치부책?!

옥매향 : 기래, 댜세한 것은 모르갔디만 백도듀 아자씨가 희락당대감한테 건네듄 거같애.

난정 : 백도주가?

옥매향 : (끄덕) 응! 내레 기렇게 들었어.

난정(E) : (눈을 반짝이며) 허면 그 치부책은 분명..분명! (어딘가를 휙-노려본다)



s#29. 남소문 객주 마당


송서방의 지휘로 짐꾼들이 짐을 창고로 나르고 있다.

달래, 평상에 앉아 물목을 맞추고 있다.

백치수, 대문 안으로 들어오면 송서방과 달래가 허리를 숙인다.


송서방 : 도주어르신 오십니까요?

백치수 : 송서방, 장대인이 부탁한 인삼은 어찌 되었는가?

송서방 : 삼만근을 맞춰서 송파객주 창고에 쟁여놓았습니다요.

백치수 : 그래? 틀림없겠지?

송서방 : 예, 도주어르신. 내일이라도 의주로 보낼깝쇼?

백치수 : (잠시 생각하다가)..송서방, 잠시 좀 보세. (대문 밖으로 나간다)

송서방 : 달래야, 물목 셈 잘혀.

달래 : 걱정말고 다녀오시오.

송서방 : (대문 밖으로 백치수를 따라 나간다)



s#30. 백치수 사랑채 방 안


송서방, 백치수를 놀란 눈으로 본다.


송서방 : 예에? 송파객주에 쟁여둔 인삼을 남소문으로 옮기라닙쇼?

백치수 : 자넨 내 말대로만 하게!

송서방 : 허면 장대인어른과의 약조를 파기하시는 겝니까요?

백치수 : (버럭) 허어, 언제부터 자네가 내 말에 토를 달았는가?!

송서방 : (기가 죽어) 예, 도주어르신께서 시키는대로 합죠..

백치수 : 이만 나가보게!

송서방 : 예, 어른신..(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백치수(E) : (생각하는 얼굴위로) 어차피 조선의 인삼독점권을 내 손에 쥐려면 장대인하고 맞설 수 밖에 없음이야..음!



s#31. 편전 외경


중종(E) : 그 무슨 말이오?! 윤승후관 형제의 죄를 물으라니요?!



s#32.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앉은 김전과 홍경주, 남곤을 본다.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과인이 어찌 뇌물로 치부했다는 소문만으로 처남들을 치죄할 수 있단 말이오?!

김전 : 전하, 종친과 외척이 연루된 일일수록 더욱 공명정대하게 처결하시어야 할 것이옵니다!

         그리하셔야 조정과 백성들이 군주의 위엄을 두려워하게 되옵니다.

홍경주 : 신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외척들이 구설에 휩싸인 일만으로도 왕실의 체통을 깍는 일이옵니다!

중종 : 경들은 중전께서 이번에 대군을 생산하셨다면 이런 주청을 하셨을게요?!

남곤 : 전하, 잘못된 일을 바로잡고 조정의 기강을 세우는 일에 어찌 사사로운 마음이 있을수 있겠사옵니까?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음!..경들이 그리 생각한다면 과인도 그 뜻에 따르리다! 박승지.

박승지 : 예, 전하.

중종 : 파산부원군의 가산에 대해 뇌물로 치부한 여부가 있는지 철저히 실사하도록 하라!

박승지 : 예, 분부대로 봉행하겠나이다!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심기가 불편하고)

김전,남곤,홍경주 : (서로를 보는 각자의 표정)...!



s#33. 중궁전 방 안


윤비, 노한 표정으로 윤원형을 똑바로 보며 말한다.


윤비 : 오라버니들께서 뇌물을 받아 치부를 하셨다는 소문이 궐안에 떠돌고 있는데

         실로 뇌물을 받으신게 있는지 무슨 명목으로 받으셨는지 자초지종을 숨김없이 털어놔 보세요!

윤원형 : 마마, 그게 저..일전에 진상품을 돌려주는 대신 구휼미를 풀었던 일로 재물을 빌려쓴 적이 있사온데

            그 일을 판부사 대감과 희락당대감이 꼬투리 잡아 저희 삼부자를 음해하려는 모략이라 생각하옵니다.

윤비 : 모략?!..모략이라..?

윤원형 : 예, 마마!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당사자들만 아는 은밀한 일이 이렇듯 조정에까지 소문이 들어올 리가 있겠사옵니까?

윤비 : 오라버니, 이번 일은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겝니다. 허니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이길로 돌아가시어

         재물을 빌렸던 자의 입부터 막으세요. 아시겠습니까?!

윤원형 : 예, 그리 하겠사옵니다!

윤비 : ..오라버니, 난정이는 아직도 산사에 머물고 있습니까?

윤원형 : 예, 시생이 몇 번이나 발걸음을 하여 도성으로 데려오려 했사오나 쇠심줄 같은 고집을 부리고 있사옵니다.

윤비 : (끄덕이며)..그래요. 그럴것이에요..내 난정이를 그리도 매정하게 내쳤으니 제딴엔 야속하기도 하겠지요.

윤원형 :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중전마마를 향한 난정이의 마음은 해보다도 더 붉은 일편단심이옵니다!

윤비 : (멀리 보며) 내 요즘 난정이 생각이 자주 납니다..자주 납니다.

윤원형 : ...



s#34. 윤원형 집 앞 길


윤원형, 생각에 잠긴채 임서방과 사인교를 거느리고 걸어온다.


윤원형(E) : 허어, 나와 백도주 두사람만이 아는 일이 어찌 소문이 났을까? 어찌?!

임서방 : (급히 다가서며) 나, 나으리, 저기좀 보시옵소서!

윤원형 : (깨어나며) 왜그러는가? (대문앞을 보다가 흠짓 놀라는) ..아,아니?!


창을 든 관군들이 엄중하게 지켜 선 가운데 짐꾼들이 쌀가마, 피륙,

난정이가 가져온 가재도구등을 대문밖으로 짊어지고 나와 우마차, 수레등에 싣고 있다.

윤원로, 우거지 삶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섰다.

하인들(배천댁,탄실 포함)도 불안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섰다.

관리(*), 실어나르는 물건들을 꼼꼼하게 물목에 적고 있다.


윤원형 : (급하게 윤원로 쪽으로 달려가며) 혀,형님, 대체 이 무슨 난리요?!

윤원로 : (한숨 푹) 낸들 알겠느냐?! 저 자들이 다짜고짜 들이닥쳐 곳간마다 물건을 조사하더니 이렇듯 실어내 가는구나!

윤원형 : 예에?! 그럴수야 있나요! (관리에게 다가가서) 이보시오! 명화적패도 아닌데 대체 어인 연유로

            남의 가산을 실어 내는 것이오?!

관리(*) : 이사람은 어명을 받들었을 뿐이요!

윤원형 : (휘둥그레지며) 어,어명이요?! 지금 어명이라고 하시었소?



s#35.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과 윤원로, 윤원형이 침통하게 앉아있다.


윤원로 : (분기) 이런 죽일놈들! 야, 원형아 낱알갱이 한톨까지 남김없이 실어가버렸으니! 무얼 먹고 살라는 말이냐?!

윤지임 : 재물이야 그렇다치고 앞으로 사람이야 다치지 말아야 할 터인데.. 이 에빈 그게 걱정이로구나.

윤원형 : 그 말씀이 옳사옵니다.

윤원로 : ...

윤원형 : 이번일은 처숙이 초당에 일부러 들러 출가외인이라고 내뱉고 간 일과 무관치 않사옵니다!

            처숙과 판부사가 중전마마의 손을 묶으려고 뇌물을 빙자하여 궐안에 소문을 내서 주상전하의 어의를 흔들어

            주상전하와 중전마마와의 사이를 떼어놓으려는 계획된 짓거리를 행동에 옮긴겝니다!

윤지임 : 계획된 짓거리라니?

윤원형 : 아버님, 형님! 아무래도 우리 삼부자에 대한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의 핍박이 시작된 듯 싶사옵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우리는 물론이고 중전마마께오서도 위태로워지실 것이옵니다.

윤원로 : 이게 다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을 생산하시지 못하신 탓이다!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만 턱 생산하셨다면

            감히 언놈들이 이렇듯 우릴 핍박하겠느냐?!

윤원형 : 형님, 중전마마를 탓하지 마시고 살길이나 궁리해 보십시다.

윤지임 : 원로야, 원형아, 우리 삼부자가 판부사대감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빌어보면 어떻겠느냐?!

윤원로 : 예에? 무릎을 꿇다니요?!

윤원형 : 아버님, 그런 말씀 마시옵소서!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데 무릎을 꿇는단 말이옵니까?!

            그것은 우리가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하는거나 한가지이옵니다!

윤지임 : 허면 어쩐단 말이냐?

김씨(E) : (방밖에서) 아버님, 차들여 가옵니다.

윤원로 : (못마땅한 표정)..음!

윤원형 : (편치 않은)...

윤지임 : 들어오너라!


김씨, 방문을 열고 들어오고 탄실이가 찻상을 받쳐들고 뒤따라 들어온다.

윤지임, 윤원로, 윤원형, 굳은 표정으로 침묵한다.


김씨 : (찻상을 놓고 다기를 챙기다가 삼부자의 굳은 얼굴을 살피며) 어찌 세분께서 말씀을 끊으시는 것이옵니까?

윤원로 : 성씨가 다른 사람이 있는데서 어찌 가문의 장래가 달린 논의를 할 수 있겠소?

김씨 : 예에? 아주버님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윤원로 : 윤씨가 아닌 사람은 얼른 이방에서 나가달라 이 말이오이다!

김씨 : (윤원형과 윤지임을 보면)...?!

윤원형,윤지임 : (김씨의 시선을 피한다)..음!

김씨 : (섭섭함을 감추며 일어서는)...허면 소첩은 이만 물러갈테니 말씀들 나누시지요!

         (일어나 탄실이를 거느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윤지임 : 원로야, 며늘애한테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윤원로 : 아버님, 죽느냐 사느냐 하는 판인데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제수씨를 어찌 믿을수 있겠사옵니까?

            더구나 우리 삼부자의 숨통을 조여대는 희락당대감의 질녀가 아니옵니까?! 아니 그러하냐, 원형아?

윤원형 : (심기 불편한)..음. 소자 잠시 들러볼때가 있사옵니다. (일어나는데)

윤원로 : 원형아, 또 어딜 가려는게냐?

윤원형 : (방밖으로 나간다)



s#36.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김씨, 야속함에 눈물을 글썽이며 방쪽을 보고 섰다가 힘없이 돌아서 간다.


윤원형 : (방밖으로 나오다 김씨의 뒷모습을 보며)..!



s#37.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내려진 발 너머에 앉아있는 남곤과 심정을 바라본다.


경빈 : 허면 조정에서는 윤승후관 형제를 찍어내시기로 공론을 모으신겝니까?!

남곤 : 예, 희락당대감이 윤승후관 형제의 비리를 꽉 움켜쥐고 있사오니 조정의 탄핵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옵니다.

경빈 : (끄덕이며) 두분 대감께서 윤승후관 형제에 대한 탄핵을 좀 더 급박하게 추진하도록 하세요!

         그래야 중전께오서 다급하시어 이사람을 찾게 되실 것입니다.

남곤,심정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경빈 : 헌데 이사람이 듣자니 희락당 대감이 윤승후관형제 뿐만 아니라 조정신료들의 약점이 담긴 치부책을 움켜쥐고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 말이 참입니까?

남곤 : (당황함을 감추며) 치, 치부책이라니요?! 신은 금시초문이 옵니다.

경빈 : (남곤을 가늘게 보다가) 화천군께서도 그런 소문을 들으시지 못하셨습니까?

화천군 : 신은 소문은 들었사오나 두눈으로 본바가 없사오니 떠도는 유언비어라고 생각하옵니다.

경빈 : 유언비어라? 지금 유언비어라 하시었소?

남곤 : ...

금이(E) : (방밖에서 다급한) 경빈마마, 긴히 아뢸 말씀이 있사옵니다!

경빈 : 두분 대감께서는 이길로 물러가시되 털어버릴 먼지가 있으시면 말끔히 털어내시고 돌려줄 게 있으시면 돌려주세요.

남곤,심정 : 예. 마마. (일어난다)

경빈 : 금아, 들어오너라!


남곤,심정, 방밖으로 나가면 금이가 들어와 경빈 앞에 앉는다.


금이 : 마마, 난정이의 행방을 알아냈사옵니다.

경빈 : 뭬라? 그래, 난정이가 지금 어디 있느냐?

금이 : 도성밖 산중 암자에 머물고 있다 하옵니다.

경빈 : ..암자에?!

금이 : 예, 마마!

경빈 : (뭔가를 생각하다가)..금아, 네 직접 암자로 찾아가 난정이를 불러 들이거라!

금이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경빈 : ...



s#38. 희빈 처소 방 안


희빈과 홍경주,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향이, 두사람의 찻잔에 차를 따르고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홍경주 : (미소띈 얼굴)..마마, 이제 되셨사옵니다!

희빈 : 아버님, 되다니요, 무슨요?

홍경주 : 이번에 중전 두 오라비들이 조정의 탄핵을 받고 변방으로 밀려나갈겝니다.

희빈 : 예, 이사람도 그런 말을 들었사옵니다.

홍경주 : 허면 조정의 다음번 과녁은 중전마마가 될 것이옵니다.

희빈 : 하온데 아버님, 중전께서 그리 호락호락 찍혀져 나갈까요?

홍경주 : 대군을 생산치 못한 중전이 무슨 힘으로 조정의 공론을 막을수 있겠사옵니까?

            허나 그전에 중전마마를 내칠 명분이 있어야 하옵니다.

희빈 : 명분이요?

홍경주 : 예, 중궁전의 조그마한 트집이라도 잡을수 있다면 불씨 하나가 들판을 태우듯

            조정의 공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것이옵니다.

희빈 : (생각하다가) 아버님, 윤승후관의 소실이 당의까지 갖춰입고 중궁전을 무상출입하고 있었사옵니다!

         이런것도 빌미가 될까요?

홍경주 : 그래요? 그게 참말이시옵니까?

희빈 : 예! 이사람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홍경주 : (뭔가를 생각하는) 음! 마마께오선 그 일의 진상을 좀 더 알아보도록 하시 옵소서!

            어쩌면 그 일이 중전마마께 큰 화가 될 수도 있음이옵니다.

희빈 : (미소 쌩끗) 예, 아버님! (방문쪽 보며) 향이 게 있느냐?!

향이(E) : 예, 마마-



s#39. 당추 암자 누마루 계단 위


난정, 저만치 계단을 내려가는 옥매향과 모린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모린, 눈물을 훌쩍이며 난정을 자꾸 뒤 돌아본다.

난정, 미소로 손사래를 쳐주고는 돌아서서 계단을 오르다가 문득 멈춰선다.


난정(E) : 치부책이라?..분명 김안로와 백도주가 중전마마를 찍어내기 위해 농간을 부리고 있는게 틀림없음이야!

              (수심 가득한) 이번에 대군아기씨를 생산치 못하신 중전마마께오서 어찌 이 난국을 헤쳐나가실꼬? 어찌?!



s#40.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은 엄상궁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뭐라? 한성부 관헌들이 내 사가에 들이닥쳐 곳간 뒤짐을 하고 미곡과 피륙들을 압수해 갔다?!

엄상궁 : 예, 전하의 어명이 계셨다고 들었사옵니다.

윤비 : (굳는) 전하의 어명?!..전하께오서 어찌?! (뭔가를 생각하다가 날카로운 눈으로 어딘가를 휙-돌아보는)...!



s#41.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앉은 중종을 보며 말한다.


자순대비 : 주상, 이번에 파산부원군댁에 행하신 일은 이 늙은이가 보기에 과한 듯 합니다.

               명색이 중전의 사가인데 곳간 뒤짐을 명하시다니요?

중종 : 어마마마, 소자도 아옵니다. 하오나 조정의 공론이 모아진 일이었사옵니다.

         소자, 또한 외척들이 중궁전의 권위를 등에 업고 치부하는 것은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옵니다.

자순대비 : 이 늙은이가 파산부원군의 둘째 자제분을 만나보니 그럴 사람은 아닙디다.

중종 : 처남들의 죄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소문대로 처남들의 비리와 죄상이 드러난다면

         그 죄를 엄히 물을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주상, 때가 좋지 않습니다.

중종 : 때가 좋지 않다니요?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자순대비 : 중전께서 공주를 생산하신 연후에 중전의 친정오라비들의 죄를 묻는 것이

               중전께 괜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음을 명심하세요.

중종 : ...



s#42. 중궁전 방 안


윤비, 강보에 쌓인 아기를 깊이 내려다 보고 있다.

방긋방긋 웃는 아기의 얼굴.


윤비(E) : (울컥 치밀어오르는) 이 모두가 내가 대군을 생산치 못했기 때문인 것이야..대군을!

              (아기를 보며) 아가 네 어찌 세상에 나와 이 에미의 가슴에 이리 못을 박는것이냐?!

              어찌 이리 에미에게 수모를 안겨주는 것이냐?! 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아가,아가..흐흐흑..



s#43.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득의양양한 미소를 짓는 얼굴위로.


경빈(E) : 호호, 중전, 아들을 생산하는 것이 목숨을 부지하는 것임을 이제야 깨달으셨소?! 아둔하시기는?!

              천지신명께오서 이번엔 내 손을 들어주신게요! 호호호-



s#44. 백치수 사랑채 외경


윤원형(E) : 백도주, 사람이 어찌 이리도 신의가 없단 말인가?!

길상 : (한곳에서 몸을 드러내며 방쪽을 주시한다)...!



s#45. 동 백치수 사랑채 방 안


윤원형, 앞에 앉은 백치수를 쏘아보며 말한다.


윤원형 : 내가 언제 백도주에게 손을 내밀었소?!

백치수 : ...

윤원형 : 그 잘난 삼만냥 어음 한 장으로 내 전정을 망칠 셈이신가?!

백치수 : 이놈은 나으리께오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사옵니다!

윤원형 : 자네가 희락당대감한테 무슨 약조를 받고 그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자네 같은 피라미 장사치와 거래를 한 것이 잘못이었네!

백치수 : 나으리 말씀이 지나치시옵니다! 피라미라니요?!

윤원형 : 허면 올챙이인가?!

백치수 : (인상) 나으리!

윤원형 : 거두절미하고 내가 수결한 각서를 돌려주게!

백치수 : 이놈, 그리할 수는 없사옵니다!

윤원형 : 뭐라? 내 놓을수 없다?!

백치수 : 이놈, 분명 삼만냥을 내드리고 받은 각서이니 그냥은 내드릴순 없지요.

윤원형 : (노려보다가) 좋네! (소매에서 어음을 꺼내 책상위에 탕! 내려놓는다) 장대인이 수결한 십만냥짜리 어음일세!

            자 어서 내가 써준 각서를 내 놓게!

백치수 : (어음을 보다가) 장대인은 대국으로 돌아갔사옵니다. 허니 지금 그 어음은 무용지물이옵지요.

윤원형 : 뭬,뭬야?! 자네 정녕 나를 기망하려드는겐가?!

백치수 : 나으리, 잠자코 이만 돌아가시지요!

윤원형 : 뭬야, 잠자코?! 아니, 이자가!

백치수 : 나으리, 지금은 가만히 엎드려 계셔야 하옵니다!

윤원형 : (씩씩대며 보다가) 알았네, 내 돌아가지! (벌떡 일어서며) 허나 자네와 거래를 한 일로 중전마마나 이사람의 신상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내 자네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 명심하게나! (방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백치수 : (자괴감에 한숨 내쉬며) 허어! 천하의 백치수가 인삼독점권에 눈이 어두워 어찌 이런 꼬락서니가 되었을꼬..

            (결연한) 아니지! 아니지!



s#46. 어느 길


윤원형, 울그락 불그락 하여 걸어오다가 걸음을 멈추고 휙- 돌아본다.


윤원형 : (둘러보며 격앙된) 처남! 잠시 얼굴 좀 보이게!

길상 : (윤원형 뒤편으로 다가서며) 나으리, 이놈을 찾으셨사옵니까?

윤원형 : (길상을 돌아보며) 처남! 자넨 어느 쪽에 서겠는가?!

            자네의 주인인 백도주인가 아니면 난정이와 혼례를 올린 내 쪽인가?

길상 : (단호하게) 이놈, 나으리께 피로 충성맹세를 드렸사옵니다!

윤원형 : 허면 암자로 가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난정이를 데려오게!

            중전마마와 우리 가문의 앞날이 풍비박산나게 생겼다고 전하게! 그리 해줄수 있겠는가? 처남!

길상 : ...!



s#47.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치부책을 넘겨 보고 있다.


김안로 : (혼잣말) 허어, 조정신료들은 물론이고 외척, 종친..참으로 난마처럼 얽혀있구먼..

            온 조정이 장사꾼 손에 쥐어져 있었음이야.. 이 치부책만 있으면 두려울 것이 무에 있겠나?!

황서방(E) : (방밖에서) 대감마님!

김안로 : (방문쪽을 보며) 무슨 일이냐?



s#48. 김안로 사랑채 방문 밖 마당


남곤, 황서방의 뒤편에 서있다.


황서방 : (방쪽에다) 좌의정대감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요!

김안로(E) : (방안에서) 어서 뫼시게.

황서방 : 예. (남곤에게) 드시지요.

남곤 : (신발을 벗고 대청으로 오른다)



s#49.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


남곤,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김안로, 일어서서 맞는다. (*이미 치부책은 없다)


김안로 : 어서 오시옵소서. 내려 앉으시지요.

남곤 : 고맙소이다. (보료위에 앉는다)

김안로 : (따라 앉으며) 좌의정대감께오서 누옥엔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남곤 : 내 거두절미하고 말하리다! 대감께서 가지고계신 치부책에서 이사람의 이름을 지워주셨으면 하오!

         그리만 해주시면 내 희락당대감이 원하는대로 조정일에 힘을 쓰리다.

김안로 : (보다가 짐짓) 치부책이라니요? 무슨 말씀이온지?

남곤 : 허어, 참으로 이리 시치미를 떼시기요?!

김안로 : 시생은 참으로 모르는 말씀이옵니다!

남곤 : (버럭) 좋소이다! 대감이 이리 나오신다면 이사람도 생각이 있소이다! 음!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김안로 : 대감-대감- (부르다가 냉정한 표정이 되며 싸늘하게 웃는)...!



s#50. 동 김안로 사랑채 마당


남곤, 불편한 심기로 마당으로 나오다가 방쪽을 휙-돌아본다.


남곤(E) : 허면 내 그 치부책을 무용지물로 만들 다른 방도를 쓸 수밖에!


남곤, 몸을 돌려 휘적휘적 대문쪽으로 가버린다.



s#51. 당추 암자 정자 위


난정, 난간에 걸터 앉아있는데 길상, 소리없이 등뒤로 다가와 선다.


길상 : ..난정아.

난정 : ...

길상 : ..중전마마께오서 위급한 처지에 놓이셨어. 승후관나으리께오서 너를 급히 데려오라고 하셨다.

난정 : (일어서며) 그래, 돌아가야지..내 중전마마의 곁으로 돌아갈게야.

길상 : (의외에 반응에)..!

난정 : (길상을 휙-강렬하게 보며) 대신 니가 나를 위해 꼭 해줄 일이 있어! 길상아, 이번일은 니가 반드시 반드시 해줘야만 해!

길상 : ...!



s#52. 김안로 사랑채 외경 (밤)


담장을 뛰어넘는 사내.

어둠속에서 사내의 그림자가 소리없이 방문쪽으로 다가온다. 길상이다.

길상, 방문쪽으로 다가가 귀를 바짝대고 방안의 동정을 엿듣다가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s#53.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 (밤)


길상, 방문을 열고 어두운 방안으로 소리 없이 들어온다.

김안로, 다소곳하고 반듯한 자세로 자리에 누워 잠들어있다.

길상, 김안로쪽으로 다가선다.

길상, 품에서 번뜩이는 비수를 빼들고 평안하게 잠든 김안로의 얼굴을 살기서린 눈빛으로 쏘아본다.


길상 : ...!



s#54. 당추 암자 누마루 계단 위 (낮)


금이, 힘겹게 누마루 계단위로 올라온다.

금이, 이마에 땀을 닦으며 암자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인기척을 찾는다.


금이 : 분명 이 암자라고 했는데...?

당추 : (객사쪽에서 나와 법당쪽으로 걸어간다)

금이 : (당추를 보고 반갑게) 스님! 스님!

당추 : (돌아보며) 허어, 이 깊은 산중에 젊은 처자 혼자 어인 발걸음을 하시었소?

금이 : 이 암자에 난정이라는 젊은 보살이 머물고 있지요?

당추 : 그런데요?

금이 : (환히 펴지며) 저는 난정이 동무이온데 난정이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

당추 : 허어, 길이 엇갈렸나보오이다? 난정이는 동이 틀 무렵에 이 암자를 떠났소이다.

금이 : (다리심이 쭉 풀리는) 예에? 떠나다니요, 어디로요?!



s#55. 대궐 중궁전 마당


난정, 당의를 입고 합문 안을 들어서고 있다. 손에는 비단으로 싼 무언가(*치부책)가 들려있다.

난정, 계단 쪽으로 다가와 멈춰서서 교태전 현판을 감회가 새로운 듯 본다.


난정 : ...!


난정, 결연한 표정으로 중궁전 계단을 올라간다.



s#56. 동 중궁전 방 밖 복도


난정, 엄상궁과 오상궁이 서있는 방문쪽으로 걸어와 선다.


난정 : (미소로 조아리며) 두분 마마님, 그간 무고하셨사옵니까?

엄상궁 : (움찔 놀라) 아,아니..자네는..?

오상궁 : (놀라는)...!

난정 : 중전마마께 여쭈어 주시옵소서.

엄상궁 : (마음을 가다듬고) 중전마마, 윤승후관 작은 안으서 들었사옵니다.



s#57.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아기를 안고 있다가 놀란 표정으로 방문쪽을 본다.


윤비 : 뭐라? 난정이가?!..들라해라.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방문이 열리면 난정, 방안으로 들어와 윤비 앞에 다가와 선다.


윤비 : ..난정아..

난정 : (아기를 안고 있는 윤비를 보며)..중전마마..

윤비 : ..난정아, 참으로 오랜만이로구나.

난정 : 마마..


난정, 억지로 눈물을 참으려고 하지만 끝내 눈물이 흐르는 얼굴에서 스톱 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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