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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7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474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72











S#1. 중궁전 외경 (낮)



S#2.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벅찬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윤비를 보고 섰다.

윤비, 아기를 품에 안은채 울음을 삼키는 난정을 본다.


난정 : ..중전마마, 마마의 허락도 없이 입궐한 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마마! (윤비에게 큰 절을 올린다)

윤비 : (난정의 절하는 모습을 보며 눈가에 이슬이 비치는) 아니다. 난정아..네, 참으로 잘 들어왔다!

난정 : (자리에 앉으며 울먹울먹)..마마.. 소첩을 용서하시는것이옵니까?

윤비 : ...

난정 : (눈물을 찍어내며) 황공하옵니다. 다시는 중전마마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고 백번 천번 다짐했었사온데..

윤비 : (찡한)...!

난정 : (아기를 보며) 마마께오서 이번에 생산하오신 공주아기씨이시옵니까?

윤비 : (끄덕이는)..그래..내 딸을 낳은 죄로 가문이 문을 닫고 나 역시 궐밖으로 내처질 처지에 놓이게 되었구나..

난정 : 마마, 그런 말씀 마시옵소서. 공주아기씨께 오서 들으시옵니다.

윤비 : 아직 눈도 뜨이지 않고 귀도 열리지 않은 핏덩이가 무엇을 알겠누?

난정 : 중전마마, 소첩이 공주아기씨의 존체를 안아보는 광영을 주시올런지요?

윤비 : ..그리 하거라. (강보에 쌓인 아기를 건네 준다)

난정 : (소중하게 떠받치듯 받아 안아들고 보는)..

아기 : (난정을 보고 방긋방긋 웃는다)

난정 : 마마, 아기씨께오서 소첩을 보고 웃으시옵니다.

윤비 : 참으로 신통하구나. 낯가림이 심해 엄상궁 조차 안지를 못하거늘..어찌 생판 처음보는 너를 보고 웃는것인지..?

난정 : 아기씨의 이목구비가 꼭 중전마마를 닮으셨사옵니다.

윤비 : 천정은 주상전하를 빼어 닮았느니라..(얕은 한숨) 허면 뭐하겠느냐? 어차피 천덕꾸러기 신세인 것을..!

난정 : 중전마마, 그런 소리 마시옵소서! 이 공주 아기씨께오서 중전마마와 가문을 지켜주실 보배가 되실 것이옵니다.

윤비 : 이 어린 것이 나와 우리 가문을 지켜줄 것이다?

난정 : 예, 마마. 분명 공주아기씨께오서 그리해 주실것이옵니다.



S#3.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연상서랍에서 비단천에 쌓인 무엇인가를 꺼내 연상위에 놓는다.

김안로, 비단천을 소중하게 벗겨내면 치부책 크기의 <法句經>이 나온다.


김안로 : (놀라) 아,아니?!


김안로, 당황한 표정으로 <法句經> 갈피를 뒤적이며 내용을 확인하면 경문이 잔뜩 쓰여있다.


김안로 : (넋이 나간) 이럴수가..?! 이럴수가..?! (일그러지며 법구경을 신경질적으로 휙- 내던져 버린다)...!



S#4. 중궁전 방 안


난정, 비단보에 쌓인 책을 윤비앞에 소중하게 바친다. (*아기는 방안에 없다)


윤비 : 난정아, 이것이 무엇이냐?

난정 : 남소문 객주의 행수가 쟁쟁한 조정신료들은 물론이옵고 종친과 척들에게 바친 뇌물의 액수와 일시가 상세히 적힌

         치부책 원본이옵니다.

윤비 : 뭐라? 뇌물이 적힌 치부책?!

난정 : 이 치부책 속에는 소첩의 서방님께오서 받으신 은자 삼만냥까지 적혀 있사옵니다.

윤비 : 오라버니께오서도? (치부책을 들춰보다가 흠짓 놀란다)...!

난정 : 뿐만 아니오라 희락당대감의 이름도 있사옵니다.

윤비 : 난정아, 네 도성을 떠난후로 줄곧 산중 암자에 머물고 있었다고 들었거늘

         어찌 이런 막중한 책이 네 손아귀에서 나오는 것이냐?

난정 : (수줍은 미소)...

윤비 : 네 재주가 참으로 놀랍구나..네 산속에서 천변만화의 비술이라도 익힌 것이더냐?

난정 : 소첩, 중전마마를 위해서라면 일흔 두가지 둔갑술 재주라도 배울 것이옵니다.

윤비 : ...!

난정 : 중전마마, 이 치부책만 손에 움켜쥐고 계시오면 앞으로는 조정의 누구의 위해도 받으시지 않으실 것이옵고

         또한 누구도 저어하실 까닭이 없으실 것이옵니다.

윤비 : (난정의 손을 맞쥐며)..참으로 보고 싶었다, 난정아, 네 참으로 잘 돌아왔느니라.

         내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느니라.

난정 : (감격)..중전마마..!



S#5. 김안로 사랑채 방 안


윤임, 김안로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말한다.


윤임 : 예에? 치부책을 도둑 맞으셨다니요?!

김안로 : (침울한) 어젯밤 누군가가 방안에 들어와 치부책을 감쪽같이 훔쳐낸 연후에

            치부책 대신 법구경으로 바꿔놓았사옵니다.

윤임 : 허, 이런 변괴가 있나?! 대체 어느놈이 그런 짓거리를!

김안로 : 누군가 다른자의 손에 들어갔다면 이사람이나 대감께오선 주변을 경계하고 살아야 할 것이옵니다.

            이 일을 발설하시오면 만사가 끝장이옵니다.

윤임 : 대감, 누구 의심가는 자라도 있소이까?

김안로 : 어제 저녁 무렵에 좌의정대감이 치부책에 적힌 이름을 지워달라고 청을 넣으러 걸음을 했었소이다!

윤임 : 허면 좌의정대감이?!

김안로 : (''그럴지도'' 흠짓 어딘가를 휙-노려보는)...!



S#6. 남곤 사랑채 마당


남곤네 집사가 서있다.



S#7. 동 남곤 사랑채 방 안


심정, 남곤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심정 : 허면 폐주 연산을 몰아낸 병인년 반정 이후로 십수년동안 백도주에게 뇌물을 받아오셨단 말이오?

남곤 : (침울하게 끄덕이며) 어차피 정치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 것이야 당연지사 아니겠소?

         허나 백도주 그놈이 그것을 치부책에 적어두고 있을줄은 참으로 몰랐소이다.

심정 : 허어, 만에 하나 희락당대감이든 누구든 그 치부책을 쥐고 있다면

         좌의정대감께오선 영락 없이 그자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셔야될 판 아니오이까?

남곤 : (불편한 신음) 음!.. 그럴수야 없지요! (눈빛을 번뜩이며) 치부책을 적은자만 사라진다면

         이번 일은 무사타첩 될 것이외다.

심정 : (놀라 보며) 허면?

남곤 : (끄덕이며) 예, 백도주 그놈의 입을 아주 막아 버려야지요!



S#8. 중궁전 방 안


윤비, 연상위에 치부책을 펴놓고 몰두하여 읽고 있다.


윤비(E) : (양미간이 움찔거리며) 허어, 어찌 조정이 이리도 썩을수가 있는가?!

              관료들이란 나라의 녹을 먹는 선비이거늘 어찌..?! 어찌..?! (치부책을 쾅-덮어 버린다)...!



S#9. 경빈 처소 마당


툇마루에 나인(*) 하나가 앉아있는데 난정, 일각문 안으로 들어선다.


나인 : (난정을 보고 내려와 조아리며) 뉘신지요?

난정 : 금이는 어디갔느냐? 그동안 승은이라도 입어 첩지라도 받은것이더냐?

나인 : (보는)...?

난정 : 경빈마마께 정난정이가 왔다고 고하거라!

나인 : 예에?

난정 : 어서!

나인 : (난정의 위엄에 조아리며) 예. (처소 방쪽 으로 들어가며) 경빈마마!

난정 : (미소)...



S#10.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씬의 나인을 보며 말한다.


경빈 : 뭬야?! 밖에 난정이가 와있다?

나인 : 예, 마마.

경빈 : (벌떡 일어서서 방밖으로 급하게 나간다)



S#11. 동 경빈 처소 마당


경빈, 처소쪽에서 급하게 나오다가 마당에 서있는 난정을 본다.


경빈 : (반가운) 난정아!

난정 : (희미한 미소로 보며) 경빈마마, 그간 무탈 하시었사옵니까? (땅바닥에서 큰 절을 올린다)

경빈 : (맨발로 뛰어 내려와 난정을 일으켜 세우며) 난정아, 잘 돌아왔느니라! 내 너를 얼마나 기다렸는줄 아느냐?

난정 : 경빈마마께오서 미천한 소첩을 잊지 않고 기다려 주신것만도 감지덕지이온데

         이렇듯 버선발로 내려와 맞아주시오니 황감할뿐이옵니다.

경빈 : 오냐, 자,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구나.

난정 : 예, 마마. (일어나 경빈을 따라 처소 안으로 들어간다)

나인(*) : (그 모습을 보며 갸웃)...?



S#12. 동 경빈 처소 방 안


난정과 경빈, 다과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경빈 : 난정아, 중전마마께 문후는 여쭈었느냐?

난정 : 예, 소첩 중궁전에 들었다 나오는 길이옵니다.

경빈 : 난정아, 이번에 중전마마께오서 공주아기씨를 생산하셨으니 누구보다 네 마음이 서운하겠구나.

         네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실 것임을 티끌만치도 의심치 않았거늘!

난정 : (미소) 소첩, 중전마마께오서 공주아기씨를 생산하신 일이 그리 서운하지는 않사옵니다.

경빈 : 뭬라? 서운하지 않다니?

난정 : 부처님께오서 중전마마께 공주아기씨를 점지해 주셨다면 반드시 그에 합당한 연유가 있으셨을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경빈 : 합당한 연유라?

난정 : 예..복성군마마께오서도 무탈하신지요?

경빈 : (짐짓) 암, 무탈하시지..허나 장차 대통을 이을 세자 저하께오서 정해지셨으니

         우리 복성군께서는 평생 가슴 졸이시는 종친으로 살아가시어야 하니 무탈하신들 어디 무탈하신 것이겠느냐?

난정 : 마마, 세자 저하께오서 책봉되시었다고 한들 장차 보위를 이으실것이라고 단정 지을수는 없지요!

경빈 : (휙-보며) 뭬야?! 난정아, 네 어찌 대역무도한 망발을 함부로 지껄이는게냐?!

난정 : 망발이요?

경빈 : 암, 지금 네 말을 누가 금부에 고하기라도 하면 난정이 넌 제명에 죽지는 못할 것이니라.

난정 : (미소) 하오면 경빈마마께오서 소첩을 금부에 발고하시렵니까?

경빈 : 뭬야? 호호호! 내 난정이 네 혓바닥이 거침없음은 내 익히 잘 알고 있음인데 그럴 리가 있겠느냐? 아니 그러하냐?

난정 : 예, 소첩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하오나 경빈마마께오서 소첩을 발고 하시지 않으시겠다는 것은

         경빈마마께오서도 지금의 세자저하께오서 장차 보위를 이으실 것이라 단정지을 수 없음을

         가슴 깊이 새기시고 계신다는 뜻이겠지요! 아니 그렇사옵니까?

경빈 : (얼굴이 굳는)...!

난정 : (미소) 마마의 안색이 굳으시는 것을 뵈오니 소첩 말이 틀림이 없군요?!

경빈 : ...

난정 : 허나 세상이치가 이러니 저러니 아무리 세치 혓바닥을 놀려본들 행하지 않으면 모두가 별무신통 아니겠사옵니까?

경빈 : 난정아, 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게냐?

난정 : 소첩이 세자저하를 밀쳐내고 복성군께오서 대통을 이으실 방책이 있다고 아무리 지껄여본들

         경빈마마께오서 나서서 행하여 주시지 않으면 모두가 세상을 어지럽히다가 묻혀버릴 요설이 아니겠사옵니까?

경빈 : (진지하게 쏘아보며) 난정아, 네 정녕 복성군께서 장차 대통을 잇게 할 방책을 가지고 있는게냐?

난정 : 예, 하오나 방책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사옵니다. 경빈마마께오서 복성군 마마를 진정으로 보위에 밀어올리시길

         간절하게 바라시온다면 경빈마마의 모든 것을 내던지셔야 할 것이옵니다.

경빈 : ...!



S#13. 대궐 후원 연못 일각


복성군, 난간에 걸터 앉아 연못물을 바라보고 있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14. 세자 책봉식 몽타쥬 (강녕전 마당)


복성군, 세자책봉례를 마치고 강녕전 계단을 오르고 있다.

복성군의 뒤를 따르는 내관 하나가 죽책문과 교명문, 그리고 세자인(世子印)을 받쳐들었다.

강녕전 댓돌위에 서있던 김전, 남곤, 이유청(*), 김안로, 윤임, 심정, 김제학, 홍경주, 정광필, 안당등의 시임, 원임대신들과

이세진등의 종친들과 금원군, 봉성군, 영양 군, 덕흥군, 원자가 지나가는 복성군에게 고개를 조아린다.

복성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그들을 지나쳐 간다.



S#15. 동 대궐 후원 연못 일각


복성군, 얼굴에 의기양양한 미소가 스치는데.


세자(E) : (뒷편에서) 복성군 형님!


복성군, 상상에서 깨어나 돌아보면

세자, 박상궁과 동궁내관과 상궁나인들 그리고 세자익위서 호위들을 거느리고 다가온다.

복성군, 자리에서 일어나 세자에게 깊숙하게 허리를 숙여 예를 표한다.


세자 : (다정하게) 복성군형님, 예서 무얼 하시옵니까?

복성군 : 궐밖에 나가서 사는 생각을 하고 있었사옵니다.

세자 : 형님, 어찌 궐을 나가시옵니까?

복성군 : 세자께오서 정해지셨사오니 다른 왕자들은 대궐을 나가야지요.

세자 : 형님, 섭섭하옵니다.

복성군 : 섭섭하다니요, 그것이 궁궐의 법도인것을요.

세자 : 형님 이 아우와 동궁에 드시어 담소나 나누시지요.

복성군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복성군과 세자, 나란히 걷고 그 뒤로 박상궁과 상궁나인들, 동궁내관과 세자익위서 호위들이 뒤를 따른다.


복성군(E) : (세자를 힐끗 노려보며) 네놈만 없었으면 내가 왕세자에 올랐음이야!


복성군, 걸어가다가 순간적으로 세자의 다리를 휙-건다.

세자, 다리가 엉켜 땅바닥에 고꾸라진다.


복성군 : (짐짓 부축하는척) 세자저하, 괜찮으시옵니까?

박상궁 : (놀라 달려와 세자를 부축해 일으키는) 세자저하!

세자 : (땅바닥에 부딪쳤는지 얼굴에 피가 배이는)...

박상궁 : (울상되어 수건으로 세자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주다가 복성군을 원망스럽게 보며) 복성군마마, 어찌..?!

복성군 : (강한 부인) 박상궁, 내가 무엇을 어찌했단 말이냐?!


세자익위서들, 어느새 세자의 주변을 둘러싼채 복성군을 노려본다.


세자 : 형님께서는 잘못이 없다. 내가 발을 헛디딘게야.

복성군 : ...

박상궁 : (다른 상궁에게) 어서 내의원에 기별을 넣게.

상궁(*) : 예. (어디론가 급하게 뛰어간다)

박상궁 : (등을 대며) 세자저하, 업히시지요.


박상궁, 세자를 업고 급하게 어디론가 간다.

그 뒤를 따르는 동궁내관과 상궁나인들과 세자익위서들.


복성군(E) : (세자 일생을 뒷모습을 지켜보며 결연한 얼굴 위로)

                 두고보아라! 내 반드시 너를 제치고 이 나라의 대통을 이을 것이야!



S#16. 경빈 처소 방 안


난정, 경빈을 바라보며 말한다.


난정 : 마마, 장차 세자저하께오서 보위에 오르시오면 복성군께오선 전하의 장자이시란 까닭만으로

         와석종신하시지는 못하실 것이옵니다.

경빈 : 허나 이미 세자가 책봉되신 연후이니 복성군께서 대통을 이으시기가 그리 쉽지는 않으실게다.

난정 : 예, 일국의 군주를 바꾸는 일인데 당연한 말씀이시지요.

         강산이 두 번 세 번이 바뀔때까지 지난한 세월을 견디시어야 할지도 모르지요!

경빈 : ..음!

난정 : ...

경빈 : 난정아, 정녕 내 모든 것을 다 내던진다면 나와 의기투합할 수 있겠느냐?

난정 : 소첩은 대세를 따를 것이옵니다.

경빈 : 대세를 따른다?

난정 : 예, 마마!

경빈 : 오냐, 내 반드시 복성군을 보위에 밀어올릴 것이야. 반드시!

난정 : 마마,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였사옵니다. 지금은 세자저하를 감싸고 있는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을 쳐내는 것이

         급선무이옵니다.

경빈 : 오냐, 내 안그래도 윤임과 김안로를 찍어내려고 생각하고 있었느니! 헌데 그 놈들을 찍어내려면 중전마마께오서

         이사람과 합세를 해주셔야 할 것이온데 중전마마께오서 저리도 요지부동(搖之不動)이시오니 어찌하겠느냐?

난정 : 마마, 모든 것을 내던지시라는 소첩의 진언을 벌써 잊으셨사옵니까?

경빈 : 허나 중전마마께오서는 내 충성맹세의 혈서를 외눈 하나 꿈벅 아니하시고 태워버리신 분이시다.

난정 :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있사옵니다. 소첩은 경빈마마께오서 정성을 다하신다면

         중전마마께오서 마음을 돌리실 것이라 확신하옵니다!

경빈 : 지성이면 감천이라?

경빈(E) : (결연한) 오냐, 내 복성군을 위해 이 한 목숨을 다 바칠 것이야!

난정 : (보는)...



S#17. 편전 외경


중종(E) : 허어, 어찌 이럴수가 있는가?! 어찌!



S#18. 동 편전 방 안


중종, 읽고 있던 장계를 연상위에 탁-내려놓는다.


중종 : (박승지를 휙-보며) 이 장계에 적혀있는 말들에 추호도 거짓이 없으렷다!

박승지 : 예, 전하. 한성판윤이 철저하게 실사한 연후에 올린 장계이오니 틀림이 없을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중종 : 허, 과인의 처남들이 어찌 과인의 마음을 이리도 실망시킬 수 있단 말인가?

박승지 : (황공스러운)...

중종 : 중전께서는 반듯하고 엄격하신 성정을 지니셨거늘 어찌 그 오라비되는 분들께서 중전의 체통을

         이리도 깍을 수 있단 말인가?! 과인이 중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처남들의 죄를 물을 수 밖에 없음이야!



S#19. 중궁전 방 안


윤비, 엄상궁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윤비 : 뭐라? 주상전하께오서 내 오라버니들의 죄를 물으시겠다고 하셨단 말이더냐?

엄상궁 : 아뢰옵기 황송쩍사오나 쇠인 분명 그리 들었사옵니다.

윤비 : (굳는)..내 오라버니들의 죄를 물으신다? 내 오라버니들의?



S#20. 윤원형 집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윤원로, 윤원형이 머리를 모은채 앉아있다.


윤지임 : 이 에비는 한성부에서 집안 구석구석 곳간 물목을 조사하고

            미곡과 피륙에다 닐니리야가 실어온 살림살이까지 실어내 간 것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구나?

윤원형 : 그러게 말씀이옵니다. 소자가 듣자니 이 집을 팔았던 전주인까지 조사를 받았다고 하옵니다.

윤원로 : 아버님, 심려 거두시옵소서. 원형아, 너도 너무 걱정마라! 근심해 봤자 새치만 늘뿐이다!

윤원형 :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형님은 어찌 이리 무사태평이시오?

윤원로 : 세상천지에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우리 삼부자가 청탁 뇌물을 받을 처지나 되느냐 이말이다!

윤지임 : 그래, 그건 원로 니 말이 맞는 듯 싶구나.

윤원로 : 암요, 중전마마의 회임을 경하드리는 하례물을 받았기로서니

            설마 전하께오서 우리 삼부자에게 참수형이나 귀양을 내리시지는 않을겝니다!

윤원형 : 그거야 그렇지만..행여라도 이번 일로 중전마마께 누를 끼칠까봐 그러지요.

윤지임 : 그래, 중전마마께오서 아비와 오라비들 잘못 둔 까닭에 괜히 마음고생을 하시니 황송할 뿐이로구나.

윤원로,원형 : ...음!



S#21.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마당


윤원형(E) : (사랑채 방쪽으로 걸어오며) 허어, 백도주에게 받은 은자 삼만냥이 자꾸 마음에 걸리는구먼!

윤원형 : (멈춰선채) 임서방-임서방-

임서방 : (급히 달려와 멈춰서며) 찾아계시옵니까, 나으리?

윤원형 : 길상이한테서는 아직 기별이 없는가?

임서방 : 예, 아직이옵니다.

윤원형 : 난정이라도 있으면 이리 답답치 않았을것을... (문득) 헌데 집안이 왜 이리 조용한가?

            초당아씨께오선 어찌 하루종일 보이시지 않으시는가?

임서방 : 예, 초당아씨께오선 출타하시었사옵니다.

윤원형 : 출타?!



S#22. 김안로 사랑채 마당


김안로, 관복을 차려 입고 방에서 나와 마당으로 내려서는데

황서방이 김씨를 인도하여 김안로쪽으로 다가온다.


김안로 : (김씨를 보고) 네가 내 집에는 어인 발걸음이냐?

김씨 : (뼈있는) 출가외인이 숙부님께 여쭙고 싶은 말씀이 있어 왔사옵니다.

김안로 : 여쭙고 싶은 말이라니?

김씨 : 숙부님께오선 어찌 저희 서방님은 물론이시옵고 시댁어른들을 궁지로 몰아넣으시려 하시는겝니까?

김안로 : (무시하듯) 내 지금 입궐을 해야하니 그 얘긴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자. 이만 돌아가거라.

김씨 : 숙부님, 저는 숙부님의 답변을 듣기 전까진 발걸음을 돌리지 않을겝니다.

김안로 : 내 늦었음이야. 깊은 얘기는 나중에 자리를 마련하여 나누자구나. 가세 황서방!

            (황서방을 거느리고 급하게 대문쪽으로 가버린다)

김씨 : (그 뒷모습 보며) 숙부님!.. (서러운 눈물이 맺힌다)



S#23. 대궐 일각


김안로, 급히 걸어오고 있다.

맞은편에서 박희량이 또래의 젊은 관원과 걸어오다가 김안로를 보고 급히 다가와 허리를 숙인다.

(*박희량은 관복에 제법 수염이 거뭇하게 자랐다)


박희량 : 희락당 대감, 그간 기체 대안하셨사옵니까?

김안로 : 오, 자네 제법 관복이 잘 어울리는구먼.

박희량 : 모두가 대감께오서 시생을 보살펴준 덕분이시옵니다.

김안로 : (끄덕이며) 정언은 언로를 책임지는 막중한 직책일세. 언관의 붓은 국론을 결집시켜 부국강병의 초석을 놓기도 하고

            국론을 사분 오열시켜 망국으로 이끌기도 하는 국가의 흥망존폐를 가늠하는 잣대일세.

박희량 : ...

김안로 : 부디 이 나라 종묘사직과 신민들을 위해 정론직필하시게!

박희량 : 시생, 대감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겠사옵니다.

김안로 : 허면 또 보세나! (어디론가 간다)

박희량 : (김안로의 뒷모습을 보는)...!



S#24.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김전과 남곤과 김안로, 홍경주가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과인이 이번에 청탁뇌물 의혹이 제기된 윤승후관 형제들의 가산에 대한 실사를 하명한 연후에

         한성판윤이 올린 장계를 보았소.

일동 : ...

중종 : 경들의 말씀대로 승후관 형제가 가옥을 마련한 과정이나 곳간들의 물건들의 출처에 대해 의혹이 있었으나

         비록 빚을 얻어 장만 했다고는 하나 가옥은 정당한 값을 치뤘고, 곳간의 물건들 역시 하례물로 받았다면

         죄를 물을만한 큰 하자는 아니었소.

일동 : ...

중종 : 허나 과인이 실망한 것은 큰 처남의 평소 언행과 성정에 대해 사람들의 평판이 좋지 못할뿐 아니라

         작은 처남은 조강지처가 버젓히 있음에도 소실을 들이는데 혼례를 치러 풍기를 어지럽힌 점과

         청탁뇌물이 분명할 수 밖에 없는 은자 삼만냥에 대한 부분이오. 희락당대감께서 확증 있다고 말씀하셨으니

         이 자리에서 그 물증을 꺼내 보이시었으면 하오.

남곤,홍경주 : (김안로를 보는)...!

김안로 : 전하, 신이 비록 이 자리에 확증을 가져오지는 못했사오나 윤승후관이 남소문 객주 행수 백아무개에게

            은자 삼만냥을 뇌물로 받은 것은 틀림이 없사옵니다.

일동 : ...?

중종 : 희락당대감! 지난번엔 분명 확증이 있다고 하지 않았소? 헌데 어찌 이제와서 말씀을 바꾸시는 것이오?!

김안로 : 황공하옵니다! 신의 불충을 하해와 같으신 아량으로 용서하여주시옵소서.

중종 : (불편한 심기) 음!

김안로 : 전하, 백아무개를 잡아들여 문초해 보시오면 신의 진언엔 추호도 거짓이 없음이 판명될 것이옵니다!

중종 : 문초를 하라?

홍경주 : 전하, 백아무개를 잡아들여 문초를 하시오면 일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갈 수도 있사옵니다.

            신의 생각엔 소실과의 혼례로 풍기를 어지럽힌 죄만으로도 충분히 윤승후관의 죄를 물을 수 있을것이라 생각하옵니다.

김전 : 신의 생각도 같사옵니다. 윤승후관 형제에게 변방의 외직을 제수하심이 가할줄로 사료되옵니다.

중종 : ...음!



S#25. 빈청 안


김전, 남곤, 홍경주, 김안로가 빈청안으로 들어와 탁자앞에 앉는다.


남곤 : 희락당대감, 정말 그 치부책을 수중에 쥐고 계신게 맞소이까?

김안로 : 치부책이라니요? 시생은 본적도 없사옵니다.

홍경주 : 헌데 백도주를 잡아들여 문초하라는 말씀은 과하셨소이다. 지금 조정에서 방귀깨나 뀐다는 신료들중

            백치수의 재물을 받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소이까?

김전 : 그래, 남양군 말씀마따나 백도주가 입을 잘못 놀렸다간 온 조정이 발칵 뒤집힐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안로 : 윤승후관을 쳐내기 위해서는 그만한 위험은 감수해야지요.

홍경주 : 거 큰일 날 소리 마시구려. 잘못되었다간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일이 될게요!

김안로 : ...

남곤(E) : (알 듯 모를듯한 미소) 백치수는 두 번 다시 입을 열지 못할테니 그 치부책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외다! 흐흐.



S#26. 어느 길


길상, 걸어오는데 저만치서 백치수가 송서방과 함께 어디론가 가고 있다.

길상, 그대로 지나쳐 가려다가 흠짓 멈춰서서 돌아본다.

백치수와 송서방의 뒤를 살기를 띈 장정들이 쫓아가는 것이 보인다.


길상 :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에)...!



S#27. 다른 골목길


백치수와 송서방, 걸어오는데 골목 앞뒤로 장정들이 막아선다.


백치수 : 웬놈들이냐?!

송서방 : (백치수 앞을 가로 막으며) 이놈들! 이분이 뉘신지 알고 이러는겨?!


대장인듯한 사내가 냉소를 흘리며 장정들에게 눈짓하면

장정들, 품에서 단검등을 뽑아들고 백치수쪽으로 다가선다.


백치수 : 누가 보내서 왔느냐?!


대장사내, 턱짓하면 장정들이 일제히 백치수에게 달려드는데

길상, 지붕위에서 휘릭- 몸을 날려 백치수 앞을 막아선다.


백치수 : ...!


길상, 덤벼드는 장정들을 현란한 주먹질과 발길질로 때려 눕힌다.

대장사내, 부하들을 물리고 칼을 뽑아들고 직접 길상 앞에 나선다.


길상 : (칼을 뽑으며) 니놈이 대가리로구나.


길상과 대장사내가 법수있게 몇합을 겨룬다가 이윽고 대장 사내가 길상의 발길질에 나동그라진다.

장정들, 대장사내를 부축하여 어디론가 도망친다.


길상 : (칼을 칼집에 넣으며 백치수쪽으로 다가온다) 괜찮으시옵니까?

백치수 : 자네한테 또 신세를 졌구먼.

길상 : 이놈, 도주어른신에게 진 빚을 다 갚은 것으로 셈해도 되겠사옵니까?

백치수 : 뭐라?!

길상 : 허면 이놈 그리 알겠사옵니다. (돌아서서 걸어가다가 돌아보며) 조금전 도주어른을 노리던 자들은

         시정 잡배들이 아니라 변복한 군관들 같았사옵니다. (다시 돌아서간다)

백치수 : 구,군관?! 허면 조정에서?! (어딘가를 휙-돌아본다)



S#28. 대궐 일각


심정, 서성거리고 있는데 금부도사가 급히 다가온다.


심정 : (금부도사를 보고 다가서며) 그래, 어찌 되었는가?

금부도사 : (고개 숙이며) 송구하옵니다. 솜씨 좋은 댕기머리 총각놈이 나타나 방해하는 바람에 그만.. 성사하지 못했답니다.

심정 : 뭐라? 댕기머리?! 음, 허면 또 그놈이?!

금부도사 : 예에?

심정 : 아닐세. 아무튼 이 일은 뉘게도 발설해서는 아니될 것이야!

금부도사 : 명심하겠사옵니다.

심정 : (어디론가 가버린다)



S#29. 희빈 처소 방 안


희빈과 창빈, 찻상을 놓고 앉아있다.


희빈 : 창빈, 지난번 중전마마께 석고대죄를 드릴 때 윤승후관의 작은 안으서란 사람이 우리한테 인사를 했지요?

창빈 : 예, 이사람도 기억이 납니다.

희빈 : 헌데 어찌 중전마마께오서 첩실한테 당의까지 내리시어 중궁전안으로 불러들이시는 것일까요?

창빈 : 중전마마의 깊은 뜻을 이 사람이 어찌 알겠소?

희빈 : (갸웃하며) 이사람 머리로는 대체 영문을 모르겠단 말씀이요?



S#30. 동 희빈 처소 마당


난정,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처소마당쪽으로 들어온다.

향이, 난정을 경계하듯 보며 다가와 선다.


난정 : 여기가 희빈마마의 처소가 맞소?

향이 : 예, 그러하온데 뉘신지요?

난정 : (쌩끗 웃으며) 이사람은 윤승관의 작은 안으서 되는 사람인데 희빈마마께 여쭈어 주시겠소?

향이 : (난정을 보다가) 그러지요. (몸을 돌려 처소방쪽으로 들어간다)

난정 : (미소)...



S#31. 동 희빈 처소 방 안


난정, 희빈과 창빈 앞에 각기 큰절을 올린다.


난정 : (희빈에게 절하며) 소첩, 희빈마마께 문후 여쭈옵니다. (창빈에게 절하며) 소첩, 창빈마마께 문후 여쭈옵니다.

희빈,창빈 : (난정의 자태를 유심히 살피는)

난정 : (앉으며 미소) 소첩이 기별도 없이 불쑥 찾아와 두분 마마께 무례를 범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사옵니다.

희빈 : 무례는 무슨요? 그렇지 않아도 창빈과 이사람이 지난번 석고대죄를 드릴 때 일로 담소를 나누던 중이었소.

창빈 : 그래요, 그때 우리가 처소로 찾아와도 좋다고 했으니 무례는 아니지요.

난정 : 두분 마마께오서 넓으신 아량으로 소첩의 무례를 용서해주시오니 몸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창빈 : 헌데 윤승후관의 작은 안으서가 틀림없소?

난정 : 예, 소첩 황공하옵게도 지체가 모자란 윤승후관의 소실이옵니다.

희빈 : 헌데 어찌 중전마마께오서 당의까지 내려주시었단 말인가..?

난정 : 그 말씀은 다음번 들어서 말씀드리옵지요. 오늘은 두분마마께 문후만 여쭈고 돌아가는게 좋을 듯 싶사옵니다.

창빈 : 그래요, 그렇게 하시구려.

희빈 : 다음번에 입궐할때도 이사람 처소로 꼭 발걸음을 해주시게.

난정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하오면 소첩 물러가옵니다. (일어서서 공손하게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희빈 : 용모나 자태로 보아선 우리 같은 일품 명부들 찜쪄 먹게 생겼소.

창빈 : 중전마마와 깊은 인연이 있는 듯 합니다.

희빈 : (끄덕이는)...



S#32. 동 희빈 처소 마당


난정, 처소쪽에서 나오면 향이가 고개를 조아린다.

난정, 노리개를 떼어 향이에게 건넨다.


난정 : 받으시오.

향이 : (받아들며) 예에? 어찌 이리 귀한걸?

난정 : 괜찮소..내 앞으로 자주 발걸음을 할터이니 앞으로 잘 부탁하오.

향이 : 예. (조아리며) 살펴가시옵소서.


난정, 가다가 처소쪽을 휙-돌아보며 쌩끗 웃어주고는 몸을 돌려 간다.



S#33. 김안로 사랑채 마당


관복을 입은 김안로, 생각에 잠긴채 사랑채 방쪽으로 걸어간다.

방문 앞에 김씨가 서있다.


김안로 : (움찔 놀라 보며) 네 지금껏 여기 서있었던 것이더냐?

김씨 : (눈물 글썽이며) 숙부님께오서 제 물음에 답을 주시거나 시댁을 핍박하시지 않으시겠다는 약조를 해주실때까지

         물러가지 않을것이옵니다.

김안로 : (안스럽게 보다가)..네 뜻대로 하거라.. (김씨를 무시하듯 방쪽으로 들어가려는데)

김씨 : 숙부님!

김안로 : (휙-돌아보며 결연하게) 너는 출가외인이야! 네 출가외인인 너에게 답을 주거나 약조를 해줄 수는 없음이야!

            그리 알고 썩 물러가거라! (방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김씨 : (서러운 눈물이 북받쳐 흐느끼는) 흐흐흑-



S#34.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형, 반가운 소식을 들은 얼굴로 길상을 본다.


윤원형 : 뭬야? 허면 자네 누이가 도성으로 돌아왔다 이 말인가?

길상 : 예. 나으리.

윤원형 : 그래? 헌데 난정이는 지금 어딜 간겐가?

길상 : 입궐을 하여 중전마마를 뵈온 연후에 중전마마와 나으리의 고심을 풀어드릴 것이라 했사옵니다.

윤원형 : 고심을 풀어준다? 고심을? 허면 난정이가 이번 처숙과 백도주에게 발목을 잡힌 일을 풀어주러 왔다는 말인가?!

길상 : ...

윤원형 : 아니지, 내 이러고 앉아있을 때가 아니지! 내 장모 집에 가서 기다려야겠구만! 가세나, 처남!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길상 : ...



S#35. 편전 외경 (밤)


중종(E) : 박승지, 들게.



S#36. 동 편전 방 안 (밤)


중종, 연상 앞에 앉아있는데 방문이 열리고 박승지가 방안에 들어와 선다.


박승지 : 찾아계시옵니까, 전하.

중종 : 박승지, 함경도 경원과 갑산에 적합한 외직 두자리를 알아보게.

박승지 : (흠짓 보며) 예에?

중종 : 과인이 큰처남과 작은처남을 외직으로 내보내려 함이야.

박승지 : 예..분부 받잡아 봉행하겠사옵니다.

중종 : (착잡한 혼잣말)..중전에게는 미안한 일이나 이리 처결하는게 최선인 듯 싶구먼.



S#37.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연상위에 놓인 치부책을 보며 뭔가를 골똘하게 생각 하고 있다.


윤비(E) : 오라버니께서 청탁뇌물을 받았다는 확증은 없어졌지만..조정신료들이 야합하여 내 오라버니 들을 찍어내려 든다면..

              전하께오서도 막아주실 수 없음이야..!

윤비 : (눈을 빛내며 방문쪽을 본다) 엄상궁 들게!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엄상궁 : (방문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서며)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결연하게) 내 지금 편전으로 들것이야.

엄상궁 : (놀라) 중전마마, 지금 편전이라 하시었사옵니까?

윤비 : 그래! 편전으로 들것이야! 편전에 통기를 하게!

엄상궁 :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뒷걸음질로 나가면)


윤비, 치부책을 들고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면 엄상궁, 그 뒤를 따른다.



S#38. 편전 복도 (밤)


윤비, 방쪽으로 다가오면 대전내관과 김상궁이 조아린다.


윤비 : 고하여주게.

김상궁 : (방쪽에다) 주상전하, 중전마마 드셨사옵니다.

중종(E) : (방안에서) 오, 어서 뫼시어라!

김상궁 : 예. (윤비에게) 드시옵소서.

윤비 : (결연하게 방문쪽으로 다가선다)...



S#39. 동 편전 방 안 (밤)


중종, 술상을 놓고 앉아있는데 윤비, 방문안으로 들어와 선다.


중종 : 어서 오세요, 중전. 중전께서 드신다는 통기를 받고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윤비 : ...

중종 : 이리 내려와 앉으세요.

윤비 : (중종 앞으로 다가와 선다)..

중종 : 중전께서 이 야심한 밤에 어인 연유로 편전에 드셨는지 짐작 합니다.

윤비 : ...

중종 : 미안하오, 중전. 확증이 없다고는 하나 이미 조정의 공론이 정해졌으니 과인도 어쩔 수 없구려!

윤비 : (보는)...

중종 : 과인은 날이 밝는대로 두분 처남을 각기 경원과 갑산의 외직으로 내보내기로 어의를 정했소. (한잔 마시는데)

윤비 : 전하, 신첩 역시 오라버니들처럼 궐에서 내쳐주시옵소서!

중종 : 뭐요? 중전 지금 뭐라 하시었소!

윤비 : 조정신료들이 신첩의 오라버니들을 찍어냈사오니 다음번에는 신첩 차례가 아니겠사옵니까?!

         신첩, 언제 폐서인 당하여 사약을 받을까 일조일석을 가슴 졸이고 애를 태우며 기다리느니

         하루라도 속히 궐밖으로 내침을 당하는 편이 나을 듯 싶사 옵니다!

중종 : 중전!

윤비 : 이것이 다 신첩이 대군을 생산하지 못하고 공주를 생산한 신첩의 허물이옵니다! 신첩이 대군을 생산 했더라면...

         (그제서야 감정이 북받치는지).. 조정의 누가 감히 신첩의 오라비들을 음해할 수 있었겠사옵니까..?

         ..이 모두가 대군을 생산치 못한 신첩의 잘못이옵니다..

중종 : 중전, 오해를 푸시구려. 공주를 생산했다고 누구도 중전을 탓하지 않소..

윤비 : (눈물 추스리며)...전하, 신첩의 오라비가 뇌물을 받은 확증은 없지만 조정의 공론이 정해졌기에

         외직으로 내치신다 하셨사옵니까?

중종 : ...

윤비 : (치부책을 꺼내며) 여기 신첩의 오라비가 뇌물을 받아다는 확증이 있사옵니다!

         (두손으로 받치며) 보시옵소서! 부인할 수 없는 확증이옵니다.

중종 : 뭐요? (치부책을 받아들고 펼쳐보다가 경악하는) ..아,아니! 이,이럴수가?!

윤비 : (보는)...



S#40. 난정모 집 마당 (밤)


난정, 대문안으로 들어서다가 불빛이 비추는 방문을 경계하듯 본다.


난정 : 안에 누구요?

윤원형(E) : (방안에서 반가운) 난정이 왔느냐?!

난정 : (반가움에) 서,서방님?!

윤원형 : (방문을 박차고 나오듯) 난정아! 아니 부인!


윤원형, 마당으로 내달려 나와 난정을 힘껏 안아준다.


윤원형 : 부인, 이제 암자에서 아주 내려온 것이요?

난정 : (끄덕이며) 예, 서방님..

윤원형 : 그래요, 어서 안으로 들어갑시다!


윤원형, 난정을 이끌 듯 방안으로 들어간다.

대문쪽에서 길상이 두사람의 들어간 방쪽을 지켜본다.


길상 : ...!



S#41. 동 난정모 방 안 (밤)


윤원형, 난정의 손을 꼭 맞쥔채 말한다.


윤원형 : 부인이 도성에 돌아온 것 만으로도 내 마음이 참으로 든든하구려.

난정 : 중전마마와 서방님께오서 미천한 소첩을 이렇듯 반갑게 맞아주시오니 눈물이 쏟아질 듯 하옵니다.

윤원형 :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주며) 내 부인을 오매불망 참으로 많이 보고 싶었소!

            ..헌데 까닥 잘못했다간 만나자마자 생이별을 하게 생겼소이다.

난정 : 예에? 그 무슨 말씀이시온지요?

윤원형 : 일이 잘못 되면 변방 외직으로 밀려나가게 될지도 모른다 이 말이오.

난정 : (쌩끗 웃으며) 서방님, 그런 걱정일랑 접어두시 옵소서.

         중전마마께오서 서방님의 어두운 심기를 말끔히 씻어드릴 것이옵니다.

윤원형 : 중전마마께오서요?

난정 : 예..



S#42. 편전 방 안 (밤)


중종, 윤비의 손을 맞쥔채 말한다.


중종 : 과인이 참으로 어리석었구려..과인이 하마터면 처남들에게 몹쓸짓을 할뻔 했구려..

윤비 : 전하..

중종 : 그래요, 과인은 앞으로 처남들을 지근에 두고 보살펴주리다.

윤비 : 전하께오서 신첩의 마음을 헤아려주시오니 황감할 뿐이옵니다.

중종 : 중전, 이 치부책에 대해서는 과인은 잊어버릴것이오. 허니 중전께서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시오.

윤비 : 신첩, 전하의 뜻에 따르겠사옵니다.


중종, 치부책을 황촛불에 대어 불길을 당긴다.

중종, 활활 타오르는 치부책을 은쟁반 위에 내려놓는다.

중종과 윤비, 활활 타오르는 치부책을 바라보는데서. F.O



S#43. 어느 길 (낮/F.I)


괴나리봇짐을 맨 선비 한명이 걸어온다.

선비, 길풍경이 낯선 듯 주변을 연신 두리번거리면서 걸어오는데 딸랑딸랑 나귀 목방울 소리가 들린다.

선비, 방울소리나는 쪽을 보면 성장차림의 옥매향, 견마잡힌 나귀를 타고 오고 있다.

모린, 그 옆을 따르고 있다.

선비, 옥매향의 미색에 넋이 나간 듯 휘둥그레져서 바라본다.

옥매향, 선비에게 미소를 쌩끗 지어준다.

선비, 옥매향이 탄 나귀가 지나간 뒤에도 옥매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뒷걸음질 치다가 돌부리에 걸려 엉덩방아를 찧는다.

옥매향, 그런 선비의 모습을 돌아보고는 입을 가리고 웃는다.

선비, 벌떡 일어나 옷을 털며 머슥한 웃음을 지어준다.

옥매향, 연신 고개를 돌려 선비의 모습을 보면서 멀어진다.


선비(E) : (옥매향을 보며) 한번 따라가 볼까? (저으며) 아니돼, 아니돼! 과거를 보러온 자가 미색에 혹하면 어찌하누?!


선비, 몸을 돌려 어디론가 휘적휘적 가버린다. 임백령이다.



S#44. 난정모 대문 앞


대문 앞에 사인교와 가마한채가 서있다. (*사인교 옆에 임서방이 서있다)



S#45. 동 난정모 마당


윤원형 : (관복차림으로 방쪽을 보며 재촉하는) 부인, 아직 멀으셨소?

난정(E) : (방안에서) 나가옵니다.


난정, 방에서 화사한 당의차림으로 나온다.


난정 : 서방님, 어찌 이리 재촉을 하시옵니까? 서방님께오서 여인네로 태어나셨으면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바느질을 하셨을겝니다.

윤원형 : 대비마마를 기다리시게 하면 되겠소? 자 어서 서두시오.


윤원형과 난정, 대문밖으로 나간다.



S#46. 대비전 외경


윤원형과 난정, 대비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조상궁(E) : 대비마마, 윤승후관과 작은 안으서 들었사옵니다.



S#47. 동 대비전 방 안


윤원형과 난정, 자순대비에게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자순대비, 난정의 화려한 미모를 감탄한 듯 본다.


자순대비 : 참으로 절색이로다. 천하의 풍류남아이신 윤승후관께서 마음을 빼앗기실만 하구먼.

윤원형 : (헤벌쭉 넉살좋게) 예, 마마, 신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자순대비 : 호호호.. 윤승후관은 참으로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호호호.

난정 : (대비가 어려운지 다소곳하게 고개를 숙이는)..

자순대비 : (난정을 보다가) 조상궁, 다과상을 들이게-

조상궁(E) : (방밖에서) 예.



S#48.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찻상이 놓였고 건너편에 엄상궁과 오상궁이 앉아있다.


윤비 : (엄상궁을 보며) 오라버니와 난정이가 함께 대비전에 들었다?

엄상궁 : 예. 승후관께오서 대비전에 드실때마다 어찌나 작은 안으서 자랑을 하셨던지

            대비마마께오서 함께 들라 하셨다하옵니다.

윤비 : (빙긋 미소지으며 찻잔을 입술에 대는)



S#49.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와 윤원형, 그리고 난정 앞에 다과상이 놓여있다.


자순대비 : (난정을 보며) 승후관 작은안으서께서는 이름이 무엇인고?

난정 : 난정이라 하옵니다.

자순대비 : 난초 란에 곧을 정자를 쓰겠구먼?

난정 : 예, 마마.

윤원형 : 대비마마, 어찌 그리 꼭 짚어내시옵니까?

자순대비 : 사람의 이름은 그 사람과 묘하게도 맞아 떨어지는 법이지요. 이 늙은이 눈에는

               난정이의 자색이 난초향처럼 사람을 취하게 만들지만 정작 본인의 마음속에는 굳은 심지가 숨겨진 듯 보입니다.

난정 : ...!

원형 : 예, 대비마마께오서는 참으로 혜안을 지니셨사옵니다.

조상궁(E) : (방밖에서) 대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윤원형 : (당황하는)...!

난정 : (충격으로 굳는)...!!

자순대비 : (미소) 괜찮습니다. (방밖을 보며) 어서 뫼시어라!

조상궁(E) : (방밖에서) 예.


방문이 열리면 중종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윤원형과 난정, 일어서서 중종을 맞이한다.


중종 : (윤원형을 보며) 처남 드시었소?

윤원형 : 예, 전하 옥체 강녕하시옵니까?

중종 : 처남이 염려해주는 덕분이오. (하다가 난정을 보는)..!


중종, 난정의 미모에 움찔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보는데

난정, 중종의 시선에 어쩔줄 몰라 고개를 돌리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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