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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87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677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87











S#1. 경빈 처소 마당 (낮)


금이, 촉각을 바짝 곤두세운채 방안 동정을 엿듣고 있다.



S#2. 동 경빈 처소 방 안


난정, 얼굴에 찻물을 뒤집어 쓴채 경빈을 노려본다.

경빈, 그런 난정을 무섭게 쏘아본다.


난정 : 경빈마마, 일품명부 고귀한 분께오서 대체 이 무슨 완패막심한 짓거리시옵니까?!

경빈 : 닥치거라! 네년이 한 짓거리를 생각하면 내 당장 네년의 요망한 혓바닥을 자르고 눈을 도리고 사지를 잘라 낸 연후에

         돼지우리간에 던져 넣어도 분이 풀리지가 않음이야!

난정 : (경빈을 노려 보던 입가에 비틀린 미소가 번진다)

경빈 : 웃어?! 네 치부책을 훔쳐내어 중궁전에 바친 공으로 어사주를 하사 받더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고만장한게로구나!

난정 : (미소) 마마께오서 소첩에게 무슨 큰 오해라도 있으신 모양이로군요!

경빈 : 오해?! 허! 이런 발칙한! 내가 네 요설에 넘어가 중전의 신임을 얻기위해

         김안로와 윤임이를 찍어내려고 노심초사하는 동안 중전마마께오선 내 등뒤에다 비수를 꽂으시었다!

난정 : 중전마마께오서 복성군마마를 서둘러 출궁시키시려는 일 때문에 이리 역증을 내시는 것이옵니까?

경빈 : 꼴도 보기 싫으니 당장 물러가거라! 네 두 번 다시 내 처소로 발걸음을 했다간 단매에 바스라질 것이야!

난정 : 마마께오서 물러가라면 가야지요! 하오나 소첩 참으로 안타깝사옵니다.

경빈 : (보는) 뭬라?!

난정 : 소첩이 방밖으로 나가는 순간 복성군께오서는 끈 떨어진 뒤웅박 신세가 되시어 평생을 뒷방 왕자로 사시게 될것이온데

         정녕 그러길 바라시옵니까?

경빈 : 뭬야?! 네년이 이젠 나를 협박까지 하는 게냐?!

난정 : 마마! 어찌 중전마마의 깊으신 뜻을 읽지 못하시는 것이옵니까?! 마마의 혜안이 이리 흐려지셨사온데

         어찌 복성군께오서 장차 대통을 잇게 하실 대업을 이루실 수가 있사옵니까?!

경빈 : ...!

난정 : 하오면 소첩 이만 물러가옵니다. (일어서 조아리고 몸을 돌려 방문쪽으로 걸어가는데)

경빈 : (뭔가 생각하다가) 난정아!

난정 : (빙긋 웃으며 방문 앞에 멈춰서서 돌아보는) 예, 마마.

경빈 : (난정을 보며) 중전마마의 깊은 뜻이라니?! 허면 복성군을 서둘러 출궁시키시려는 중전의 속내가 무엇이란 말이냐?!

난정 : (미소) 소첩, 급한 경황에 마마께오서 내려주신 차 맛을 못 보았으니 차 한잔 다시 내어 주시겠사옵니까?

경빈 : (가늘게 노려보는)...

난정 : (''걸려들었구나'' 쌩긋 웃는)...



S#3. 편전 외경


중종(E) : 역모라니요?!



S#4. 동 편전 방 안


중종, 놀란 표정으로 앞에 앉은 김전, 남곤, 심정, 홍경주, 김안로, 윤임을 둘러보며 말한다.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대체 누가 역모를 꾸미고 있단 말인가?!

김전과 일동 : (굳은 표정으로 묵묵)...

중종 : 영상, 어서 말씀해 보시오!

김전 :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안당대감이 기묘년에 죄를 받았던 주초의 잔당을 규합하여 역모를 모의하고 있사옵니다.

중종 : (충격) 뭣이라?! 영모당대감이?!

일동 : (중종을 보는)...

중종 : (완강히 저으며) 아니오! 그럴 리가 없소! 영모당 대감은 과인에게 충직한 신하이자

         선비들의 추앙을 받는 신망 높은 사람이오! 그런 영모당대감이 역모를 꾸미다니?! 당치도 않소!

홍경주 : 전하, 안당과 역당의 무리들을 잡아들이시어 국문을 하시오면 그 죄상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중종 : (휙-보며) 경들은 지난번 조정비리에 연루되지 않은 영모당대감을 모함하려드는 것인가?!

남곤 : 신들이 어찌 감히 전하를 두 번씩이나 기망할 수 있겠사옵니까?!

김안로 : 전하께 아뢴 말씀에 추호의 거짓이라도 있다면 신은 목숨을 내놓을 것이옵니다.

중종 : 좋소! 목숨을 내어놓겠다? 만에 하나 국문을 하여 영모당대감의 결백이 밝혀진다면 다들 목숨을 내어놓으시겠는가?!

일동 : (비장하게) 예, 그리 할 것이옵니다!

중종 : (일동의 결연함에 혼란스러운)...!



S#5. 동 경빈 처소 방 안


난정, 차를 마시고 있다.

경빈, 찻소반을 놓고 마주앉은 난정을 지켜 본다. (*난정의 얼굴과 방안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다.)


경빈 : 난정아, 중전께오서 복성군을 서둘러 성혼시켜 출궁시키려는 깊은 뜻이 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난정 : (마시던 찻잔을 내려놓으며) 마마, 이번에 정해진 복성군마마의 혼처가 파평윤문이시라지요?

경빈 : 그래, 중전마마께오서 고르신 혼처를 대비전에서 윤허 하시었다.

난정 : (쌩끗) 중전마마께오서 굳이 파평윤문의 혼처를 고르신 까닭이 무엇이시겠사옵니까?

경빈 : 뭬라? 굳이 파평윤문에서 혼처를 고른 까닭이라니?

난정 : 소첩 생각엔 지난번 마마께오서 중전마마께 복성군을 양자로 맞아들여 달라고 청을 넣으신 일에 대해

         화답을 하신것이옵니다.

경빈 : 화답?! 화답이라니?

난정 : 비록 중전마마께오서 복성군을 양자로 맞아들이시지는 않으시었지만 복성군께 중전마마와 같은

         파평윤문의 혼처를 정해주시어 경빈마마께오서 내미신 손을 잡아주신 것이나 진배없다고 생각하옵니다.

경빈 : ...!

난정 : 아니 그렇사옵니까, 마마?

경빈 : 중전마마께오서 네게 그런 언질을 내비치시었느냐?

난정 : 마마, 중전마마께오서 꼭 그런 말씀을 하시어야만 알아들으시옵니까? 소첩은 분명 그리 생각하옵니다.

경빈(E) : (눈을 굴리며 생각하는)..그래, 그럴수도 있음이야...

경빈 : (난정을 휙-보며) 헌데 중전마마께오선 어찌 이사람에게 그런 뜻을 일언반구도 내비치시지 않으신단 말이냐?!

난정 : 중전마마는 기다리시고 계신 것이옵니다.

경빈 : 기다리시다니? 무엇을 말이냐?

난정 : 마마, 벌써 잊으시었사옵니까?! 경빈마마께오서 김안로와 윤임이를 찍어내시는 일 말이옵니다!

경빈 : 허나, 내 어찌 중전마마를 믿을 수 있겠느냐?!

난정 : 중전마마를 믿지 못하시겠다면 대신 이년을 믿으시옵소서!

경빈 : 음..!



S#6. 빈청 방 안


김제학, 앉아있는데 김전, 남곤, 홍경주, 김안로, 윤임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심정은 없다)


김제학 : (일어나 맞으며) 대감들, 어찌 되었사옵니까?

김전 : (자리에 앉으며) 전하께오서 좀 더 상량을 해보신 연후에 처결을 내리실 것이라 말씀하시었소이다.

홍경주 : 헌데 정말 안당이 역모를 꾸민 전모를 밝혀낼 수 있겠소이까?!

김안로 : 어차피 이번에 저들이 찍혀져 나가지 못하면 우리는 죽은 목숨이옵니다!

            하오니 죽기 살기로 달려들어 역모를 밝혀내야지요!

윤임 : 예, 일이 잘못되면 전하께오서 두 번씩이나 우리의 목숨을 구명해주시지는 않으실 것이란 각오로 임해야 될것이오이다!

남곤 : 암요! 그들이 역모를 꾸몄다는 증인과 증거가 마련되어 있으니 안당과 주초의 잔당들을 반드시 옭아넣을수 있을게요!

홍경주 : (김안로를 보며) 희락당대감, 분명 증인과 확증이 있는것이외까?!

            잘못되면 우리 모두 썩은 동앗줄에 매달린 꼴이 되버리는 것이외다.

김안로 : 믿으시옵소서, 대감! 지난번 같은 실수를 결코 되풀이 하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일동 : (각자의 비장함과 결연한 표정)...



S#7. 경빈 처소 일각문 밖


심정, 급한 걸음으로 걸어와 일각문 안으로 들어서려는데

난정, 일각문 안에서 나오다가 멈춰선다.

심정,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피한다.


난정 : (심정을 보며)..화천군대감, 나중에 또 뵙겠사옵니다.

심정 : (움찔 충격 놀라는)..!

난정 : (미소를 지으며 지나쳐 가버린다)

심정(E) : (놀란 눈으로 난정의 뒷모습을 보는 얼굴위로) 아,아니..저 부인이 어찌 나를 아는가?

금이 : (일각문 밖으로 쪼르르 나오다가 심정을 보고 조아리며) 화천군대감 오시옵니까?

심정 : 금아, 방금 안에서 나오신 부인이 누구시냐?

금이 : 부인이 아니오라 난정이라고 윤승후관의 첩실이옵지요.

심정 : 윤승후관의 첩실?!

금이 : 예.

심정(E) : (의미심장하게 보며) 허면 이번에 전하의 어사주까지 받았다던..?!

금이 : 드시지요.

심정 : 오냐. (일각문 안으로 급하게 들어간다)

금이 : (그 뒤를 따라 들어간다)



S#8. 근처 대궐 일각


난정, 걸어가다가 휙- 뒤를 돌아보는 얼굴위로.


난정(E) : 내밀한 후궁처소를 무상출입하는 대감이라.. 경빈이 제 무덤을 스스로 파는구먼!

             암, 제 무덤을 파는 것이고 말고! 호호호!


난정, 웃으며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간다.



S#9.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심정이 앉아있다.


심정 : 아직 안당을 잡아들이라는 어명은 아니 계셨사옵니다.

경빈 : 전하께오서 평소 안당에 대한 신망이 크시니 망설이시는게지요.

심정 : 마마, 이러다 고변한 공신들이 거짓고변으로 몰려 찍혀져 나가지는 않을까 걱정이옵니다.

경빈 : (미소) 화천군대감, 괜한 기우(杞憂)는 접으세요. 이나라에서 공신들이 똘똘 뭉친다면 못할 일이 무에 있겠습니까?!

         전하께오선 보위에 추대한 공신들을 결코 버리시지는 못하십니다. 암요, 그렇고 말고요! 그렇게 되어있어요.

심정 : 예, 신도 그리는 믿사옵니다만..

경빈 : 그보다는 차후 공신들간에 찍고 찍어내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전하의 어의가 어디로 기우시는가가 중요한 관건입니다.

심정 : 하오시면..

경빈 : 예, 김안로, 윤임이는 비록 오늘은 의기투합한 동지이지만 내일은 찍어내 버려야 할 적이라는 것을

         결코 잊으시어서는 아니되십니다! 안당이 잘라낸 연후엔 반드시 김안로, 윤임이도 쳐내시어야 합니다.

심정 : 명심하겠사옵니다.

경빈 : 화천군께서 천하를 쥐시려면 좌의정까지 가차없이 찍어내셔야 할지도 모르지요. (야릇한 미소) 아니 그렇습니까? 화천군?

심정 : (당황한 표정 수습하며) 예.. 신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경빈 : (찻잔을 들어 마시려는데)

심정 : 하온데 마마, 윤승후관의 첩실이 어찌 마마의 처소를 드나들이 하는 것이옵니까?

경빈 : (흠짓 보는)..대감께서 난정이를 보시었습니까?

심정 : 예. 조금전 처소밖에서 마주쳤사온데 윤승후관 첩실이 신을 알고 있었사옵니다.

경빈 : 난정이는 중전마마의 장자방이니 대감을 알고 있다손 해도 놀랄게 없지요.

심정 : 중전마마의 장자방이요?

경빈 : (끄덕이며) 예, 지금은 천길 허공 위에서 이사람과 중궁전과 사이에 놓인 외줄을 타고 있지요.

심정 : ...?

경빈 : (눈빛을 빛내며) 허나 언젠가는 내 손으로 그 줄을 끊어 난정이를 천길 벼랑 아래로 곤두박질치게 만들것입니다! 호호호.

심정 : (섬찟한)...



S#10. 편전 방 안


중종, 한손으로 이마를 괴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중종 : 영모당대감이 역모를 꾸미다니?! 아니야 그럴 리가 없음이야!

         (답답한) 허어, 어찌 조정에 하루도 바람잘 날이 없단 말인가?! 어찌?!



S#11.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은 엄상궁을 놀란 눈으로 본다.


윤비 : 뭐라? 신료들이 편전에 들어 영모당 대감의 역모를 고변하였단 말인가?

엄상궁 : 예. 쇠인, 분명 그리 들었사옵니다.

윤비 : (끄덕이며)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벌어지겠구먼.

엄상궁 : 예에? 마마, 이전투구라니요?

윤비 : 아닐세..(찻잔을 들며)

윤비(E) : (생각하는 얼굴위로)..난정이 말대로 전하의 신망을 잃은 공신들이 조정에서 떨려나지 않기 위해

              영모당대감을 과녁 삼아 시위를 당긴게야! 조정이 한바탕 흙탕물로 흐려지겠구먼.

오상궁(E) : (방밖에서) 중전마마, 대비전 조상궁 들었사옵니다.

윤비 : (방문쪽 보며) 무슨 일인가?



S#12. 동 중궁전 복도 앞


조상궁 : 대비마마께오서 중전마마를 찾아계시옵니다.



S#13.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 알았느니. 먼저 물러가 있게.

조상궁(E) : 예.

윤비 : 엄상궁, 대비전으로 들 채비를 하게.

엄상궁 : 예, 마마.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E) : (배를 감싸안으며 태아한테 말하듯) 호시탐탐 이 에미를 과녁삼아 노리는 자들의 화살을 피하려면

              네 반드시 대군으로 태어나야 할 것이다..반드시!



S#14. 희빈 처소 마당


홍경주, 마당으로 들어서면 향이가 계단을 급하게 내려와 조아린다.


향이 : 남양군대감 오시옵니까?

홍경주 : 오냐, 마마의 존체는 어떠하시냐?

향이 : 기력을 많이 회복하시었사옵니다.

홍경주 : 참으로 다행이구나. 고하여라.

향이 : 예..(처소쪽을 향해) 희빈마마, 남양군 대감 드셨사옵니다.



S#15. 동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눈물 그렁그렁하여 홍경주를 본다.


희빈 : 아버님께오서 중궁전에서 큰 수모를 당하시고 병이 드시었다고 들었사옵니다..흐흑, 이사람은 그것도 모르고

         중전이 내려주신 탕약 한사발에 그리도 감동하였사오니..이 불효를 어찌하옵니까?

홍경주 : 마마, 이 애비는 괜찮사옵니다. 희빈마마께오서 전하의 총애를 회복하실수만 있다면

            이 늙은이가 중전마마께 꾸지람을 들은 것쯤 무에 대수겠사옵니까?

희빈 : ..아버님..흐흑..

홍경주 : 마마, 지금 조정에서 일을 도모하고 있사오니 전하께오서 이 애비를 다시 찾으실것이옵고,

            그리되면 예전처럼 전하께오서 마마 처소에 발걸음도 잦아지실 것이옵니다.

희빈 : 고맙사옵니다, 아버님..

홍경주 : 고맙긴요..애비가 마땅히 해야할 일인 것을요.

희빈 : (눈물을 닦으며) 하온데 조정에서 무슨 일을 도모하시는겝니까?

홍경주 : 그게..저..허허, 그런 것이 있사옵니다.



S#16.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앉은 윤비를 보며 말한다.


자순대비 : 중전, 이 늙은 시에미가 중전에게 각별히 당부할 것이 있어 부른게요.

윤비 : 말씀하시옵소서.

자순대비 : 중전께서도 공신들이 전하께 영모당대감의 역모를 고변한 일을 알고 있으시겠지요?

윤비 : 예, 마마.

자순대비 : 조정에 또 한바탕 풍파가 몰아닥칠 듯 싶소.

윤비 : ...

자순대비 : 중전께서 이번 일에 대해서는 함구하시고 그 어떤 상황이 평지풍파가 일더라도 모른척 하시고

               태교에만 마음을 써주세요. 이 시어미와 약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중전?

윤비 : 신첩이 어찌 조정 일에 나설수가 있겠사옵니까? 신첩은 내명부가 조정일에 휩쓸려 부화뇌동하지 않게

         중궁의 맡은바 소임만을 다할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그래요, 허나 이 늙은이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중전께서 교태전에 들어오신 연후에

               조정의 회오리가 몰아칠 때 마다 중전께서는 늘 그 한가운데 서 계시었다는 생각이 듭디다.

윤비 : ...

자순대비 : 이 늙은이가 중전과 중전의 복중 용종이 걱정되어 드리는 말씀이니 섭섭하게 생각지 마세요.

윤비 : 마마의 심려를 끼쳐드려 황공하옵니다. 이번에 신첩은 입을 다물고 전하의 처결을 지켜볼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윤비의 손을 쥐며) 고맙소, 중전..참으로 고맙소..내 중전의 약조를 믿으리다.

윤비 : ...



S#17. 대궐 일각


윤비, 엄상궁, 오상궁 등 중궁전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어디론가 간다.

윤임과 김안로, 모퉁이에서 나타나 윤비가 가는 뒷모습을 본다.


윤임 : 희락당대감, 이번에 우리가 안당을 찍어내는데 중전이 팔짱만 끼고 구경을 해줄것 같소이까?

김안로 : 중전의 속내를 누가 짐작하겠사옵니까? 허나 지난 기묘년때 중전이 조광조를 두둔하시듯 이번에도 안당을 감싸주신다면

            중전은 조정의 공신들 모두를 적으로 돌리게 되시는 것이니 우리에게 해될 것은 없지요.

윤임 : 허면..?

김안로 : 예, 중전이 대의명분을 내세워 안당을 두호한다면 공신들은 사생결단의 각오로 중전을 찍어내야지요.

윤임 : 허나, 중전에 대한 전하의 총애가 극성하시고 게다가 용종까지 잉태한 중전을 어찌 찍어낼 수가 있겠소이까?

김안로 : 판부사대감, 서슬 퍼런 연산도 폐위시킨 공신들이옵니다! 죽이지 않으면 죽을 판인데

            무슨 짓거리든 하지 못할게 무에 있겠사옵니까?!

윤임 : ...!



S#18. 장대인 사랑채 마당


곽서방, 앞장서고 그 뒤로 갖바치, 따라들어온다. (*발을 재는 자와 도구 등을 지니고 있다)


곽서방 : (방문쪽에다) 어르신, 갖바치가 왔사옵니다.

장대인(E) : (방안에서) 들이게.

곽서방 : 예. (갖바치에게) 들어가보게.

갖바치 : 예. (방안으로 들어간다)



S#19. 동 장대인 사랑채 방 안


장대인, 탁자 앞에서 중국 술병을 따라 마시고 있는데 갖바치, 방문을 열고 들어와 선다.


장대인 : 이리 다가와 앉게.

갖바치 : 이놈은 천출인지라 교의에는 앉는 것은 편치가 않사오니 이대로 서 있겠사옵니다.

장대인 : (빙긋 웃으며) 편한대로 하게나. 자네가 혜화문 밖에 사는 갖바치인가?

갖바치 : 그러하옵니다.

장대인 : 자네 가죽신 짓는 솜씨가 옥견이 못지 않다고 들었네. 내 자네한테 당혜(唐鞋) 한 켤레 맞춤하고자 불렀네.

갖바치 : 그리하시지요. (장대인 발치로 가서 자와 도구를 놓으며) 치수를 재야하니 발을 내시지요.


장대인, 의자에 앉은채 발을 내민다.

갖바치, 장대인 발치에 쭈그리고 앉아 발치수를 잰다.


장대인 : 내 자네의 소문은 진즉 들었네. 자네가 조정암의 스승이었다지?

갖바치 : 어르신께오선 볼이 좁아 울을 깊게 마름질 하지 않으면 발이 불편하실겝니다.

장대인 : 자네같이 경륜과 식견이 뛰어난 은군자(隱 君子)를 찾고 있었다네.

            어떤가? 나와 함께 손을 잡고 가슴속에 깊이 깊이 숨겨둔 뜻을 펴보지 않겠는가?

갖바치 : (장대인의 발을 양손으로 꽉 움켜쥔다)

장대인 : (움찔)...!

갖바치 : 땅이 하늘을 떠바치고 하늘이 땅을 굽어 살피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거늘

            어르신께오선 왕성한 음기를 양기로 억누르고 계시오니 어떤 맞춤신이라도 발에 불편하신겝니다.

장대인(E) : (놀라 보며) 이 자가 알고 있는 것인가?

갖바치 : (자와 도구 등을 챙긴다)..

장대인 : (표정 수습하며) 자네 내 제안엔 아직 답을 하지 않았네.

갖바치 : (장대인을 보며 미소) 이놈 소견엔 어르신께오선 당혜보다는 운혜(雲鞋)를 맞춤하시는 편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장대인 : ...!



S#20. 동 장대인 대문 앞 길


가마가 멈춰서며 당의차림의 난정이 내린다.

난정, 교꾼에게 푼돈을 건네주고 대문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갖바치, 자와 도구 등을 챙겨들고 대문밖으로 나온다.


난정 : (깜짝 놀라보며) 갖바치 아저씨?! 여긴 어인 일이시옵니까?

갖바치 : 허허, 갖바치가 신발 치수를 재러 왔지 무슨 다른 볼일이 있겠느냐?

난정 : 예에..

갖바치 : 헌데 난정아, 너야말로 네 이 댁 주인과 교유가 있더냐?

난정 : 이 집 주인과는 술벗이옵지요.

갖바치 : 술벗이라.. 허허, 암, 당의를 갖춰입고 가마를 타는 천출과 하늘로 땅을 이고 사는 거상이라!

            참으로 어울리는 술벗이로구나. 허허허.

난정 : 예에?

갖바치 : 아니다, 허면 나중에 또 보자구나. 허허허! (웃으며 나간다)

난정 : (잠시 혼란스러운 듯 멈춰 갖바치를 보다가 대문안으로 들어간다)


길상, 한편에서 몸을 드러내며 그 모습을 본다.


길상 : ...



S#21. 동 장대인 방 안


난정,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장대인, 일어서서 예를 갖춰 맞이한다.


장대인 : 어서 오시지요.

난정 : 이사람, 당분간 도성을 떠나 있으려고 하니 장대인께 인사나 하러 들렀소이다.

장대인 : 앉으시지요. 마침, 혼자 술을 마시려니 적적하던 차에 잘 오시었소이다. 한잔 받으시지요.

            (술을 따라주고 자기잔도 채운다) 자 드시지요.


난정과 장대인, 호쾌하게 술을 한입에 털어넣는다.


장대인 : (다시 난정의 따라주려는데) 자, 한잔 더 받으시지요.

난정 : (술잔을 탁자위에 탁-거꾸로 뒤집어 놓는다)

장대인 : (의아하게 보며) 어찌 이러시는겝니까?

난정 : 장대인은 경빈마마를 믿소?

장대인 : 그 무슨 뜬금없는 말씀이오?

난정 : 이사람 짐작엔 장대인께서 경빈마마와 손을 잡으실 생각을 굳히신 듯 싶은데 이사람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오이까?

장대인 : (자작으로 한잔 따르며)..하하, 이사람도 모르는 일을 어찌 그리 확신을 하시는겝니까?

난정 : (미소로 빤히 보며) 장대인, 경빈과의 거래가 잘못되었다가는 장대인의 목숨이 날라갈 판인데 승산이 있다고 보시오?

장대인 : (한잔 마시고) 장사꾼은 큰 이문을 남길 수 있다면 목숨을 잃는 위험이 따르는 거래라도 마다하지 않는 법이지요.

난정 : 이문을 남길수 있다면 이나라의 대통을 바꾸려는 대역죄라도 마다하지 않겠다 이말이요?

장대인 : (미소로 보는) 그것은 부인 스스로에게 물어 보시지요. 부인도 가슴속에 이사람과 똑같은 야심을 품고 있을테니 말이오!

난정 : 똑같은 야심을 품고 있다?..하하하! (술잔을 뒤집어 내밀며) 자, 한잔 더 주시오.

장대인 : (술을 따라주는)..

난정 : 우리가 다음에 다시 만날때는 서로의 손에 피를 묻히게 될지도 모르겠소이다. 아니 그렇소이까?

장대인 : 반드시 그럴겠지요. 하하하.


난정과 장대인, 호쾌하게 웃으며 잔을 비우고 나서 웃음을 뚝 그치고 서로를 의미심장하게 쏘아본다.



S#22.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뭔가 골똘한 생각에 잠겨있는 얼굴위로 들려오는.


난정(E) : 마마, 장대인을 너무 믿지는 마시옵소서!

경빈 : (흠짓 고개를 들고 어딘가를 보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23. 동 경빈 처소 방 안 (87회 S#5뒤로 이어지는)


난정, 경빈에게 진지하게 말하고 있다.


난정 : 장사치의 재물에는 명분도 의리도 없사옵니다. 장대인이 경빈마마께 피로 충성을 맹세하였을지라도

         누군가 더 큰 이문을 남겨준다면 하루아침에 등을 돌릴 것이옵니다. 장대인과 대사를 도모하시오면

         반드시 낭패를 보시게 되실 것이옵니다. 이년의 말을 흘려듣지 마시고 되새겨 보시옵소서.



S#24. 경빈 처소 방 안 (현실)


경빈 : (되뇌이는) 재물에는 명분도 의리도 없다?

금이(E) : (방밖에서 다급하게) 마마, 경빈마마-

경빈 : 들어오너라.

금이 : (방문이 열리면 숨차게 들어와 조아리는) 마마, 지금 주상전하께오서 안당대감과 독대중이라 하옵니다.

경빈 : 뭬야? 독대?! (어딘가를 휙-돌아보는)



S#25. 편전 방 안


중종과 안당, 독대중이다.

중종과 안당, 미동도 없이 앉아있는 모습 위로 숨막히는 정적이 흐른다. (*중종 앞에 보검 한자루가 놓여있다)



S#26. 빈청 안


김전, 남곤, 홍경주, 김안로, 윤임, 심정, 김제학이 앉아있다.

일동, 놀란 눈으로 박승지를 응시한다.


홍경주 : 뭬요? 전하께오서 안당과 독대를요?!

박승지 : 예.

남곤 : 허어, 전하께오서 어찌 역모로 고변당한 자와 독대를 하고 계시단 말이외까?!

         (문득 불안감) 혹시 전하께오서 우리를 쳐내 치시려는게?!

심정 : 설마 그럴리가요?!

남곤 : 허면 어찌 전하께오서..?!

윤임 : (말 자르며) 대감, 전하께오선 결코 우리 공신들을 버리시지 않으실 것이오이다! 허니 흔들려서는 아니될 것이외다!

김안로 : 예, 지금부터 우리는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 운명이옵니다. 우리들 중 누구라도 이탈한다면

            자중지란에 빠져 무너질 것이옵니다!

홍경주 : 예, 폐주 연산을 몰아내던 초심으로 돌아가 공생공멸 해야지요!

김전 : (불길한) 음!


김안로, 윤임, 김제학은 결연하고.. 남곤, 심정은 불안한 듯 시선을 교환하고

홍경주와 김전은 뭔가 불길한 각자의 표정들로 침묵한다.


김안로 : (일동의 얼굴을 살피다가 어딘가를 돌아보는)...!



S#27. 편전 방 안


고요한 정적속에서 중종과 안당, 독대중이다.

중종, 침묵속에서 앞에 놓인 보검을 내려다보다가 불쑥 검을 뽑아든다. 시퍼렇게 날이 선 칼날이 빛을 뿜는다.


안당 : (움찔)...!

중종 : (무겁게 입을 떼는) 영모당 대감, 과인이 대감에게 이 검을 쥐어준다면 대감은 이 검으로 무엇을 하시려오?

안당 : (흠짓 보는)..전하..!

중종 : 괜찮소, 과인은 경의 경륜을 듣고 싶은 것 뿐이외다. 허심탄회하고 기탄없는 소신을 말씀해 주시구려.

안당 :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신은 전하께오서 내려주오신 어검으로 정국공신들의 목을 쳐내겠사옵니다!

중종 : 공신들의 목을 쳐내겠다?

안당 : (결연한)...예, 전하! 분명 그리 할 것이옵니다.

중종 : 그들은 과인을 보위에 추대한 자들이오!

안당 : 전하! 그들은 십수년동안 전하를 보위에 올린 공을 내세워 너무도 많은 전횡과 비리를 저질렀사옵니다!

         그들은 십수년동안 매관매직으로 관직을 팔아 청백리들의 씨를 말렸사옵고,

         뇌물을 받아 나라의 이 권을 사사로이 팔아 치부를 하고 국고를 횡령하였사옵니다!

중종 : (눈을 감은채 괴롭다)...

안당 : 한줌도 안되는 공신의 무리들이 조정의 요직을 차지하고 앉아 군주에게 아부하고 왕실의 청지기 노릇을 하고 있사옵니다.

         이런자들이 어찌 군주에게 직언하여 바른 길을 열고 바른길로 군주를 이끌어 국사를 공명정대하게 이끌 수 있겠사옵니까?

중종 : (괴로운 신음)..음!

안당 : 전하, 작금의 이나라 조정이 썩고 민심이 도망질치고 도탄에 빠지게된 모든 병폐의 뿌리는

         전하를 추대한 정국공신들에게 있사옵니다. 전하! 신 바라옵건대 그들을 쳐내시어 이나라 종사를 바로 잡지 않으시오면

         폭군 융을 몰아낸 전하의 대의는 빛이 퇴하고 바랠것이옵니다!

중종 : (눈을 뜨며) 허면 공신들을 비호한 과인의 허물은 어찌되는 것이오?

안당 : 전하, 아직도 늦지 않았사옵니다! 이제라도 참신한 인재를 등용하시어 그들과 정사를 논의하시옵소서.

         조정을 개혁하고 민심을 들으시옵소서! 그리되면 이 나라 앞날에 서광이 비출것이옵니다.

중종 : 경의 말이 과인의 폐부를 아프게 찌르는 구려..

안당 : 전하,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중종 : 과인이 경의 뜻을 잘 알았소..내 경의 말을 되씹고 되씹어 상량한 연후에 처결토록 하리다.

안당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중종 : 이만 물러가도록 하시오.

안당 : 예. (일어서서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보검을 움켜쥐며 칼날을 응시하는)...!



S#28.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앉은 김상궁을 보며 말한다.


경빈 : 뭬라? 안당이 전하께 정국공신들의 목을 쳐내라고 주청을 올렸다?

김상궁 : 예, 분명 그리 들었사옵니다.

경빈 : 허면 전하께오선 뭐라 답을 내리시었는가?

김상궁 : 전하께오선 좀 더 상량해 보시겠다고만 하시었사옵니다.

경빈 : 상량해보시겠다고만 하시었다?

경빈(E) : (뭔가 생각하는) 상량, 상량, 밤낮 상량만 하신단 말인가?

금이(E) : (방밖에서) 경빈마마!

경빈 : 무슨 일이냐?!

금이(E) : 중궁전에서 마마님이 오시었사옵니다.

경빈 : 뭬야, 중궁전에서..? (김상궁을 보며) 자넨 예 잠시 있게.

김상궁 : 예, 마마.

경빈 :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S#29. 경빈 처소 마당


엄상궁, 금이 옆에 서있는데 경빈, 대청마루로 나온다. (*엄상궁 뒤로 중궁전 나인 둘이 서있다)


경빈 : 엄상궁, 자네가 어인 일인가?

엄상궁 : 중전마마께오서 경빈마마를 급히 찾아 계시옵니다.

경빈 : 이사람을? 그래, 중전마마께오서 무슨 일로 찾으신다고 하시던가?

엄상궁 : 쇠인은 뫼셔오라는 중전마마의 분부를 받잡았을 뿐이옵니다.

경빈 : 알았으니, 먼저 물러가게.

엄상궁 : 예, 마마, 지체하시진 마시옵소서!

경빈 : 엄상궁, 알았으니 물러가라지 않았는가?!

엄상궁 : 하오면 쇠인 물러가옵니다. (가려다가) 금아!

금이 : (주눅들은)..예, 마마님.

엄상궁 : 이 근방에서 큰방마마님을 뵈온적이 있느냐?

금이 : (움찔) 예에? 그, 그럴리갑쇼?

경빈 : (돌아서려다가 다시 휙-돌아보는)..?

엄상궁 : 네 만약 큰방마마님을 뵈옵거들랑 지밀을 너무 비우지 마시고 고하실 말씀이 끝났거든 어서 편전으로 발걸음을 하시어

            큰방상궁의 소임을 다하시라고 전해 올리거라! 내 말뜻을 알겠느냐?!

금이 : (쭈빗거리며 경빈의 눈치를 보는데)...

경빈 : (휙-돌아보며) 엄상궁, 그게 무슨 말이냐? 허면 큰방상궁이 내 처소에 있단 말이더냐?

엄상궁 : 쇠인보다는 경빈마마께오서 잘 알고 있으실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경빈 : 뭬야?! 네 정녕...

엄상궁 : 쇠인, 물러가옵니다. (몸을 돌려 나인들을 거느리고 일각문 밖으로 나간다)

경빈 : ..저,저...(어금니를 무는)

김상궁 : (울상되어 경빈 옆으로 나오는) 쇠인, 아랫것들 보기가 참으로 부끄럽사옵니다.

경빈 : 자넨 어서 편전으로 돌아가게.

김상궁 : 예..(조아리고 댓돌위로 내려서서 일각문 밖으로 나간다)

경빈 : 금아, 중궁전에 들 채비를 하거라.

금이 : 예, 마마.



S#30. 빈청 안


홍경주, 탁자를 쾅-친다.


홍경주 : 허어, 대체 언제까지 넋놓고 기다릴 것이외까?!

김전 : 허면 남양군께오선 어찌 하시자는 말씀이시오?

홍경주 : 모든 공신들에게 기별을 넣어 궐안으로 불러들여 역모를 꾸민 안당을 죄주라는 연좌라도 해야 할 것이 아니오이까?!

남곤 : 남양군, 거참 좋은 말씀이오이다! 그리되면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할 것이외다.

김안로 : 아니되옵니다. 지금은 기다려야 하옵니다!

윤임 : 희락당대감, 이사람도 연좌를 하자는 남양군대감의 말씀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오이다!

심정 : 예, 설마 전하께오서 공신들이 연좌를 하는데 우리를 죄주라고 하시겠소이까?!

김제학 : 이사람도 같은 생각이옵니다.

김안로 : (저으며) 지금 전하를 압박해서는 아니 될 것이옵니다. 전하께오서 스스로 누가 이나라 조정에 필요한 신하들인지

            용단을 내리시어야 하옵니다! 그래야 장차 감히 누구도 우리를 찍어내려고 마음먹지 못할 것이옵니다!



S#31. 중궁전 마당


경빈, 금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계단을 올라 중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경빈 들었사옵니다.

윤비(E) : 들라해라.



S#32.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희빈과 창빈이 앉아있다.

경빈,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선다.


경빈 : 중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경빈, 이리 내려와 앉게.


경빈, 다가와 희빈 옆에 앉으면 희빈, 힐끔 흘기며 외면해버린다.


윤비 : (경,희,창빈을 둘러보며) 내 세분 빈들을 불러들인 까닭은 당부하고자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오.

경,희,창빈 : 말씀하시옵소서.

윤비 : 이번에 조정에 계신 공신들이 전하께 원임 대신의 역모를 고변한 일은 빈들께서도 잘 알고 있으시리라 믿소!

경빈(E) : 암요, 잘 알구 말구요!

윤비 : 역모가 고변되었다면 그것이 참이든 거짓고변이든 반드시 옥사가 일어날 것 자명할 터,

         내명부가 조정일에 휩싸여 흔들려서는 아니될것이오.

희빈(E) : 흥, 중전마마께오서만 나서시지 않으시오면 되실것이옵니다.

윤비 : 하여, 지금부터 옥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는 빈들은 눈을 감고 귀를 닫으시어야 할 것이요!

         특히 처소에 조정신료들의 발길이 있어서는 아니될 것이오! 그것이 비록 빈들의 아버지라 할지라도 말이오!

         아시겠는가, 희빈!

희빈 : 예에?..하오나?

윤비 : 하오나라니? 희빈은 내 명을 거스르겠다는 말인가?!

희빈(E) : (보며) 내 아버지한테 그리도 수모를 준 중전의 명따위를 누가 듣겠소! 내 백번, 천번이고 거스를 것이오!

윤비 : 희빈!

희빈 : (꼬리 사리며) 신첩, 중전마마의 뜻에 따르겠나이다.

윤비 : 경빈과 창빈께서도 이사람 말에 따라주시리라 믿소.

창빈 : 그리하겠사옵니다.

경빈 : 중전마마, 신첩들은 모두 전하를 보위에 추대하여 이나라 종사를 보존하고 억조창생의 찬란한 앞날을 열어준

         정국공신들의 여식들이옵니다.

윤비 : 헌데 그것이 어찌 되었단 말인가?

경빈 : 이번 옥사에 공신들이 연루되었다면 신첩들의 아비이자 오라비일텐데

         어찌 모른척 눈을 감고 귀를 닫을 수 있겠사옵니까?

윤비 : 뭐라? 허면 경빈은 이사람의 명을 따르지 못하겠단 말인가?!

경빈 : 신첩들과 피를 나눈 아비와 오라비가 옥사를 겪을지도 모르는데 어찌 모른척 할 수가 있겠나이까?!

         신첩은 천륜을 저버릴수는 없사옵니다.

윤비 : 천륜을 저버릴수는 없다? 허, 그리도 천륜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경빈이

         어찌 지난번 내수사 비리때 생부를 그리도 매정하게 내치시었는가?!

경빈 : (움찔)..그, 그건..!

윤비 : 경빈, 두 번 다시 경빈처소에 외간 사내가 드나든다는 소문이 있다면

         철저히 조사하여 엄중히 죄를 물을것이니 그리 알라! 알겠는가?!

경빈(E) : (일그러지는)... 외,외간남자?!

희빈(E) : 흥, 꼴 좋게 되시었구먼.

창빈(E) : (경빈을 보는) ...

윤비 : 내 알아 들었냐고 물었다!

경빈 : 예, 마마...



S#33.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신경질적으로 걸어들어와 보료위에 앉는다.

금이, 뒤를 따라와 들어와 경빈 앞에 앉아 눈치를 본다.


경빈(E) : (연상을 쾅-치며) 이런 망신이 있나?!

금이 : 마마, 차라도 다려 올릴깝쇼?

경빈 : 넌 나가 있거라!

금이 : 예, 마마. (일어서서 쪼르르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E) : (인상쓰며) 헌데 중전께서 어찌 우리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하시는게지?! 혹시 중전께서 전하께 공신들을 찍어내라는

              주청을 드리실 셈이신가?! (인상 펴지며) 그래, 중전이 그리 마음을 먹으신게로구먼..!

경빈 : (방문쪽을 보며) 금아-금아-

금이(E) : (방밖에서) 예, 마마.

금이 : (방문 열리며) 마마, 찾아계시옵니까?

경빈 : 당장 화천군대감을 드시라 일러라.

금이 : 예, 마마. (방문밖으로 나간다)

경빈(E) : (빙긋 미소) 그래, 그랬던게야..호호, 중전께서 화를 자초하시는구먼..



S#34. 난정모 집 대문 앞 길


난정, 당의를 입은채 가마에서 내린다.

난정, 가마꾼들에게 옆전을 주고 대문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난정 : (멈춰서서 돌아보며) 길상아.. 밤에 집에 좀 들려..네게 할 말이 있어..


난정, 주변을 둘러보다가 대문안으로 들어간다.

길상, 한곳에서 모습을 나타내고 보다가 어디론가 간다.



S#35. 어느 길


길상, 풀이 죽어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데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팔짱을 낀채 걸어오던 사내가 순식간에 단도를 빼들고 길상에게 달려들어 단도를 휘두른다.

길상, 간발의 차이로 단도를 피하면서 칼날에 옷이 찢겨져 나간다.

여기저기서 튀어나와 순식간에 길상을 둘러싸는 패거리들.

길상, 패거리들의 면면을 둘러보는데 그중 단도를 휘두른 사내의 모습이 보인다. 딱부리다.


길상 : (딱부리를 알아보고) 네놈은?!


딱부리, 휘파람 공격신호를 보내면 패거리들이 길상에게 달려든다.

길상, 치고 받으며 패거리들을 눕힌다.

딱부리, 몸을 돌려 도망치는데 길상, 몸을 날려 딱부리를 막아서며 발차기로 가슴을 내질러 버린다.

딱부리,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길상, 딱부리의 목에 칼을 뽑아 겨눈다.


딱부리 : 혀,형님, 살려주시오! 나도 형님한테 이러고 싶진 않았소만..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길상 : (무섭게 노려보며) 언놈이 시키더냐?!

딱부리 : (그 눈빛에 질리는)...그,그게 저..



S#36. 윤원형 집 작은 사랑채 외경



S#37.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형, 연상위에 먼지가 켜켜히 쌓인 책보퉁이를 탁-내려놓는다.

그 앞에 임서방이 꿇어 앉아있다.


윤원형 : (먼지를 훅-불며) 허어, 명색이 사대부란 자가 서책에 먼지가 이리 쌓이도록 내버려두었다니?

            (임서방을 보며) 이게 다인가?

임서방 : 예, 나으리. 벽장속에 있던 책은 이것 뿐입니다요.

윤원형 : 애썼네..


윤원형, 보퉁이를 풀면 그 속에서 사서삼경류의 책들이 몇권 나온다.


윤원형 : (책장을 펼쳐보며) 허어, 손때가 묻지 않아, 되팔아도 새책 값을 쳐주겠구먼! 쯧쯧..(한장한장 넘겨보는데)

김씨(E) : 서방님, 탕약이옵니다.

윤원형 : 들어오시구려. (임서방에게) 자넨 나가보게.

임서방 : 예. (일어서서 방문을 열면)

김씨 : (탕약사발을 바쳐들고 들어온다)

임서방 : (김씨에게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김씨 : (앉으며) 서책은 어찌 다시 꺼내시었사옵니까?

윤원형 : 허허, 내 다시 한번 과거를 준비할까하오.

김씨 : 과거를 보시겠다는 말씀이시옵니까?

윤원형 : 그래요. 내 이제부터 중전마마의 뒷배를 볼 생각은 버리고 과거를 통해 출사를 해 볼 작정이오!

김씨 : (보는)...

윤원형 : 물론 하루 이틀 사이에 아둔한 머리가 깨쳐지지는 않는다는 것도 잘 아오.

            허나 내 안광으로 책장을 뚫겠다는 각오로 정진할 생각이오! 믿어주시구려, 부인..

김씨 : 예, 소첩 믿겠사옵니다. 공부를 하시더라도 몸이 쾌차하신 연후에 하시어야 할터이니 탕약 드시옵소서.

윤원형 : 고맙소, 부인..(탕약 들고 마시려다가) 형님께서도 함께 공부를 하시었으면 좋으련만

            염불은 뒷전이고 잿밥에만 눈독을 들이시니..쯧쯧..(마신다)



S#38. 중궁전 앞 마당


윤원로, 뭔가 심술이 난 표정으로 중궁전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 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큰 승후관께오서 들었사옵니다.



S#39. 동 중궁전 방 안


윤원로, 윤비 앞에 앉는다.


윤비 : 큰 오라버니, 어인 일로 입궐하시었습니까?

윤원로 : 예, 시생 중전마마의 회임도 경하드릴 겸, 또 시생의 장래에 대해 올릴 말씀도 있고 하여 겸사겸사 들었사옵니다.

윤비 : 오라버니의 장래요?

윤원로 : 예, 마마! 시생 윤씨 가문의 장자 아니옵니까? 하온데 아직도 백두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사옵니다.

            가문과 시생의 낯을 보아서라도 중전마마께오서 벼슬 한자리 내려주시옵소서!

윤비 : (굳은 표정으로 보는)...

윤원로 : 시생이 당상관자리를 내려주십사하는 것은 아니옵고 사헌부 장헌 자리라도...

윤비 : 오라버니, 이만 물러가세요.

윤원로 : 예에, 마마...그 무슨..?

윤비 : 오라버니 말씀은 못들은 것으로 할테니 이만 물러가세요.

윤원로 : (야속하게 보며) 마마! 어찌 같은 형제임에도 시생과 원형이를 차별하시는 것이옵니까?!

윤비 : 차별이라니요?!

윤원로 : 시생도 지난번 금부옥사에서 가혹한 문초를 받았사옵니다. 하온데 어찌 전하께오선 원형이에게만

            친히 어사주를 내리시옵고 시생은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대하시는 것이옵니까?! 마마, 참으로 야속하시옵니다.

윤비 : 오라버니!

윤원로 : (울먹)..이러실 수는 없사옵니다. 통촉하여주시옵소서..흐흑..

윤비 : (보는) 오라버니, 눈물을 그치세요. 오늘은 때가 좋지 못하니 어서 퇴궐하세요.

윤원로 : ..마마, 시생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시옵소서!

윤비 : 오라버니, 두 번 다시 이사람의 얼굴을 보시지 않으실 작정이십니까?

윤원로 : (보며)..예에?

윤비 : 당장 물러가세요!

윤원로 : (찔끔)...



S#40. 중궁전 마당


윤원로, 허탈한 표정으로 중궁전에서 나온다.


윤원로(E) : (뭔가 결심하는 얼굴위로) 중전마마의 뜻이 저리도 완강하시오니 어쩔 수 없지! 내 밥그릇은 내가 챙길 수 밖에..


윤원로,''어흠!'' 헛기침을 하며 어디론가 간다.



S#41.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심정에게 은밀하게 말한다.


경빈 : 중전께오서 주상전하께 역모를 고변한 공신을 찍어내라는 주청을 드릴듯합니다.

심정 : 예에? 하오면 중전께오서 기묘년때처럼 안당과 사림들을 두둔하실것이란 말씀이시옵니까?

경빈 : 틀림없습니다. 허나 전하께오선 공신들을 버리시지는 않으실테니 중전의 기세가 한풀 꺽일 것입니다.

         그리되면 중전께서도 이사람을 함부로 업신여기진 못 하실겝니다.

         그리되면 이사람이 보란 듯이 김안로와 윤임이를 찍어내버릴 것입니다. 호호호.

심정 : ..

경빈 : 화천군대감, 김안로와 윤임이에겐 절대 속내를 털어놓아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심정 : 예, 명심하겠습니다.

경빈 : (미소)...



S#42. 대궐 일각


김안로와 윤임, 한곳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서있다.


윤임 : 어찌 전하께오서 이번 역모고변에 가타부타 말씀이 없으실까요?

김안로 : (자신감) 전하께 안당과 사림들은 계륵이옵니다.

윤임 : 계륵이요?

김안로 : 예. 먹기는 마음에 차지않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깝다는 말씀이옵니다.

윤임 : 허허, 계륵이라..허허, 그렇겠구려.

김안로 : 계륵은 종국엔 버려지게 마련이니 심려 거두시옵소서.

윤임 : 암요! 군주의 입맛에 계륵 따위가 맞을 리가 없지요.

윤원로 : (한편에서 걸어오다가 윤임과 김안로를 본다)..대감들.

윤임 : (윤원로를 보며 당황하여) 아,아니 큰 조카님이 여긴 어쩐일이신가?

김안로 : (보는)...

윤원로 : 대감들께오서 지난번 남양군대감댁에서 말씀하신 거 아직도 늦진 않았소이까? (*이 앞 상황은 86회에 보충함)

김안로 : 암, 그렇다마다. 자네가 우리에게 합세해 준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보다 더 큰 힘이 될것일세.

윤원로 : 좋사옵니다. 허면 내 대감들과 손을 잡겠사옵니다.

윤임 : (윤원로의 손을 잡으며) 암, 잘 결심하시었네, 큰조카님.

윤원로 : (히죽 웃는)..



S#43. 백치수 사랑채 외경


길상, 분노한 얼굴로 방쪽으로 급하게 걸어간다.



S#44. 동 백치수 사랑채 방 안


능금과 송서방, 물목을 놓고 장부를 맞추고 있다.

길상, 방문을 부서져라 벌컥 열고 신발을 신은채 들어온다.


능금 : (길상을 보며) 길상아..

길상 : (능금을 무섭게 노려보는)..

송서방 : 길상아, 왜그러는겨?

길상 : ...

능금 : (송서방에게) 자넨 나가있게!

송서방 : 예, 행수어른..(장부를 들고 길상을 힐끔보며 방밖으로 나간다)

능금 : 무슨 일로 날 찾아온게냐?


길상, 소매에서 표창(*85회에서 뽑은)을 꺼내 휙- 날린다.

능금의 앞에 놓인 책상위에 퍽- 꽂히는 표창.

능금, 움찔 놀라는데.


길상 : (능금 앞에 다가와서며) 능금아, 자객들을 보낼거라면 차라리 그걸로 나를 죽여!

능금 : 뭐어?

길상 :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내 차라리 네 손에 죽으마. 그래야 네 원한도 풀릴게 아니냐! (눈을 감는)..

능금 : (영문몰라) 길상아..

길상 : (버럭) 어서 죽이래두!

능금 : ...!

길상 : (쏘아보며) 네손으로 날 죽이지 못할거라면 다시 자객따위는 보내지마! 알겠니?! (휙-돌아서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능금 : 길상아!..(부르다 뭔가 생각하며) 자객..?!



S#45. 편전 외경 (밤)



S#46. 동 편전 방 안 (밤)


중종,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얼굴위로..


중종(E) : 참으로 답답하구나..이번 일을 어찌 처결해야 좋을꼬...!

중종 : (방문쪽을 돌아보며) 김상궁 게 있느냐?!

김상궁(E) : (방문 밖에서) 예.

김상궁 : (방문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내 중궁전으로 들것이다..


중종,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S#47. 중궁전 복도 (밤)


중종, 대전내관과 김상궁을 거느리고 방쪽으로 다가와선다. (*김상궁이 엄상궁을 보는 눈빛이 곱지가 않다)

엄상궁, 중종에게 깊숙하게 조아리고 방문쪽에 향해 고한다.


엄상궁 : 중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윤비(E) : 오, 어서 뫼시어라!



S#48. 동 중궁전 방 안


중종, 방안으로 들어오면 윤비, 예를 갖추며 맞는다.

중종, 보료위에 앉으면 윤비, 맞은 편에 다소곳 하게 앉는다.


중종 : 중전, 과인의 가슴이 너무도 답답하여 중전의 얼굴을 보면 이 꽉 막힌 속이 좀 풀릴까하여 걸음을 했소.

윤비 : 조정에서 영모당대감의 역모를 고변한 일 때문에 그러시옵니까?

중종 : 그래요, 과인은 이번 일을 어찌 처결할지 용단을 내릴수가 없구려..

윤비 : ...

중종 : 중전께서 과인의 자리에 계시다면 이 난제를 어찌 푸시겠소?

윤비 : 전하, 신첩이 감히 어찌 그런 불경한 생각을 하겠사옵니까?

중종 : 중전, 괜찮소..말씀해보시구려.

윤비 : 하오면 신첩, 전하의 지어미로써 말씀을 올리겠사옵니다.

중종 : 그래요..

윤비 : 전하, 안당을 역모죄로 국문하시옵소서!

중종 : (놀라) 뭣이라..허면 영모당대감에게 죄를 물으라는 말씀이오?

윤비 : (단호한) 예, 전하!



S#49. 난정모 집 외경 (밤)



S#50. 동 난정모 방 안 (밤)


난정, 농짝속의 옷가지 등을 꺼내 챙기고 있다.


길상(E) : (방밖에서) 난정아..나다!

난정 : 들어와, 길상아.

길상 : (방문을 열고 들어와 난정을 내려다 보며) 난정아, 날 어인 연유로 보자고 한게냐?

난정 : 길상아, 천정 안 무너지니 앉아.

길상 : ...

난정 : 앉아보래두.

길상 : (난정 앞에 앉는다)..

난정 : 이제 너하고 헤어질때가 온 것 같구나.

길상 : 뭐라?

난정 : 내 중전마마의 대군아기씨 생산을 위한 백일불공을 끝내면 본댁으로 들어갈게야.

길상 : (충격)..!

난정 : (봉투를 길상 앞에 밀어놓으며) 받아.

길상 : (보며) 이게 뭐냐?

난정 : 네가 치부책을 가져다주지 않았으면 중전마마께오서 큰 위급에 처하시었을게야! 그 보답이야.


길상, 봉투를 열어보면 어음이다.


길상 : (울컥 치밀어 오르는) 난정아, 네가 사람을 어찌 보는게냐?! 이제껏 나를 이런 놈 따위밖에 생각지 않은게냐구!..

         (어음을 휙 던지며) 네 참으로 사람을 처참하게 짓밟는구나..(벌떡 일어나 방 밖으로 나가려는데)

난정 : 길상아..


난정, 길상을 쫓으려다가 울컥 입을 가리며 헛구역질을 한다.

길상, 난정을 돌아본다.

난정, 괴롭게 헛구역질을 계속해 댄다.


길상 : (충격)..난정아, 너..!


난정, 헛구역질을 하다가 문득 자신도 회임임을 깨달은 듯 놀라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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