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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9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500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96











S#1. 밤하늘 위로 마른 번개가 내려친다 (INSERT)



S#2. 윤원형 집 사당문 밖 (밤)


난정,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앞에 서있는 김씨를 본다.

김씨, 엄한 표정으로 난정을 본다.


김씨 : (꾸짖듯) 자네가 어찌 윤씨 가문의 조상님들 신주를 뫼신 사당에 출입했단 말인가?!

난정 : (오한이 난 듯 부들부들 떠는)...!

김씨 : 아버님이나 아주버님께오서 아시면 경을 칠테니 당장 물러가게! 두 번 다시 사당근처에는 얼씬도 말게!

난정 : (거의 넋이 나간)..예에..(가려는데)

김씨 : ..열쇠를 내어놓게.

난정 : (떨리는 손으로 열쇠를 건네는)

김씨 : (열쇠를 받아들고) 밤기운이 태아 한테 좋지 못할테니 어서 들어가 쉬게.

난정 : (급히 어디론가 간다)

김씨 : (난정의 뒷모습을 보다가 사당문 안으로 들어간다)



S#3. 동 윤원형 사당 안 마당 (밤)


김씨, 마당으로 들어와 대청쪽으로 다가가 선다.

김씨, 방안의 신주와 위패를 향해 허리를 깊숙하게 숙이며 정성껏 절을 올린다.


김씨 : 조상님, 부디 아버님과 아주버님, 그리고 서방님께오서 무병, 무탈하고 천수를 다할 수 있도록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김씨, 사당방문을 닫고 사당대문 밖으로 나간다.



S#4. 동 윤원형 사당 문 앞 (밤)


김씨, 사당대문에 자물통을 채운다.

김씨, 몸을 돌려 초당쪽으로 내려간다.



S#5. 사당에 모셔진 파평윤씨 조상의 위패 (밤.INSERT)



S#6. 강녕전 마당 (밤)


경빈과 희빈, 창빈, 숙의홍씨와 숙의이씨, 숙원이씨와 숙원김씨가

복성군을 비롯한 각기 소생의 왕자와 옹주들을 앞세우고 댓돌위에 서열순으로 섰다.

대전내관, 편전밖으로 나와 놀란 눈으로 보다가 다시 편전안으로 들어간다.

윤비, 경빈과 복성군을 비롯한 후궁들과 왕자, 옹주들을 심각하게 훑어본다.

윤비와 경빈의 시선이 팽팽하게 마주친다.


윤비(E) : (경빈을 쏘아보는) 경빈, 네 정녕 전하의 어의를 힘으로 꺽어볼 작정이더냐?!

경빈(E) : (윤비를 노려보는) 중전마마! 신첩들 비록 지체가 짧아 대궐 뒷방살이를 하고 있사오나

              신첩들 아비들은 폭군 연산을 폐하고 주상전하를 보위에 추대한 정국공신들이옵니다!

              신첩들 또한 새임금을 옹립한 쟁쟁한 공신가문의 딸들이옵니다!

              한미한 가문에서 자라 교태전에 앉으신 중전마마께오서 신첩들의 울분을 어찌 짐작조차 하시겠사옵니까?! 어찌요?!!

윤비 : ...!



S#7. 대궐 전각들 위로 번개가 내려친다 (밤)



S#8. 동 편전 방 안 (밤)


천둥소리가 이어지면서 중종, 앞에 서있는 대전내관을 놀라 보며 말한다.


중종 : 뭣이라?! 후궁들이 왕자와 옹주들을 앞세우고 강녕전 댓돌위에서 시위를 하고 있단 말이냐?!

대전내관 : 망극하옵니다!

중종 : (일그러지는) 허어?! 어찌 이런 일이! 어찌?!


중종, 분기를 삭이며 숨을 몰아쉬다가 연상을 쾅- 치고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S#9. 동 강녕전 마당


중종, 굳은 표정으로 대전내관과 김상궁등을 거느리고 편전에서 나온다.

중종, 후궁들과 왕자들, 옹주들을 보고 흠짓 멈춰섰다가 앞으로 나선다.

후궁들과 왕자, 옹주들이 중종을 보고 예를 갖추듯 조아린다.

중종, 경빈과 희빈, 창빈을 비롯한 후궁들과 복성군과 왕자, 옹주등의 비장한 면면을 근엄한 표정으로 훑어본다.


중종 : 이 야심한 밤에 그대들은 어인 연유로 강녕전 앞에 모여있는 것인가?!

         이제 갓 걸음마를 떼어놓은 옹주들까지 함께 이 무슨 불경한 짓거리란 말이냐?! 당장 처소로 물러들 가라!

일동 : (완강한 표정)...!

중종 : 내 임금으로서 명하노라! 어서 물러 가라 했느니!

경빈 : 전하, 신첩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이 자리에 나왔사옵니다! 전하께오서 신첩들의 주청을 받아들여주시지 않으시오면

         이 자리에서 죽을지언정 물러가지 않을 것이옵니다!

복성군 : (비장한) 주상전하, 왕자들과 옹주들도 어머니들과 생사를 함께 할 것이옵니다!

중종 : (일그러지는) 뭐, 뭣이라! 생사를 함께한다?!

윤비(E) : (보며) 경빈, 복성군 너희가 정녕 죽기를 각오한 것이더냐?!

중종 : (어금니를 물며 분노를 참아내며) 음..! 주청이라니? 말해보라!

경빈 : 전하! 전하께오서 파릉군대감에게 조정신료들의 살생부를 만들어 바치라 내리신 어명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중종 : (움찔)..살생부?! 살생부라니?!

희빈 : 전하, 살생부에 이름이 오를 조정신료들은 신첩들의 아비이자 오라비들이오며, 여기있는 왕자분들과 옹주들의

         외조부이자 외숙들이옵니다! 신첩들은 이들이 참혹하게 처형당하는 모습을 차마 볼수가 없사옵니다!

         신첩들 역시 아비, 형제들과 함께 죽을 각오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그대들은 어찌 유언비어에 현혹되어 이리 경거망동을 하는 것이더냐?!

창빈 : 전하께오서 살생부를 만들라 명하신 일이 없으시오면 신첩들은 유언비어에 부화뇌동하여 강녕전 앞에 몰려든 죄를

         달게 받을 것이옵니다. 하오나 그전에 전하께오서 살생부를 만들라 명하신 일이 없으시었음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시옵소서!

중종 : (당황하여 말문이 막히는)...음!

윤비(E) : 창빈, 네 어찌할 수 없는 정국공신의 핏줄이로구나!

경빈 : 전하, 살생부를 만들라 명하신 일이 없으시었음을 천명하여주시옵소서!

일동 : 천명하여주시옵소서!

중종 : (버럭) 너희들은 어찌 군주가 정사를 펼치는데 간여하려 드는 것이더냐?! 주모자가 누구이더냐?!

         과인이 이번 일의 주모자를 색출하여 그 죄를 엄히 물을 것이야!

일동 : ...!

중종 : (경빈을 휙-노려보며) 경빈이 이번 일을 주모하였는가?!

경빈 : 예, 그러하옵니다! 신첩이 주모했사옵니다!

중종 : (울그락 불그락하여 보다가 별감들에게) 여봐라! 뭣들하는 게냐? 주모자임을 토설한 경빈을 금부옥사에 하옥하라!

별감들 : 예! (경빈쪽으로 움직이려는데)

창빈 : (한발짝 나서며) 전하! 이번 일에 주모자는 신첩이옵니다!

중종 : (창빈을 휙-보며) 뭣이라? 창빈!

숙의이씨 : (나서며) 아니옵니다, 신첩이 주모했사옵니다!

숙의홍씨 : (나서며) 신첩이옵니다!

희빈 : (나서며) 전하, 주모자는 신첩이옵니다. 신첩을 금부옥사에 하옥하시옵소서!

후궁들일동 : (자신들이 주모자라고 한발짝씩 앞으로 나선다) 신첩도 잡아가시옵소서!

중종 : (당혹스럽게 일그러지는)...!

경빈 : 전하, 이번 주청을 드리는데는 신첩들 모두 한뜻으로 나선 것이옵니다!

         신첩들 모두 주모 했사오니 죄를 물으시온다면 신첩들 모두를 금부에 하옥시키시옵소서!

중종 : 뭣이라?! 지금 그대들이 과인을 기망하려드는게냐?!


복성군을 비롯한 왕자들, 공주들이 각기 어미에게 매달려 흐느낀다.

경빈과 후궁들, 자식들을 부둥켜 안고 댓돌위에 주저앉아 눈물을 뿌린다.


중종 : (처자식들의 울음에 마음이 아픈지 눈물이 맺히는)..허어!

윤비 : (중종 옆으로 다가와 서며) 전하! 우선 편전으로 드신 연후에 일품명부 세빈을 따로 편전에 불러

         주청을 차근히 들어보심이 가할줄로 사료되옵니다.

중종 : 그래요..내 중전의 말씀대로 따르리다. (대전내관과 김상궁 등을 거느리고 편전으로 들어간다)

윤비(E) : (흐느끼는 후궁들과 그 자식들을 둘러보다가 경빈에게 시선이 꽂히는 얼굴위로)

              ..내 오늘에야 경빈의 진면목을 보았구나!

경빈(E) : (복성군과 혜순옹주와 혜정옹주를 품에 안고 흐느끼다가 문득 시선을 느끼고 윤비쪽을 휙-쏘아보는 얼굴위로)

              중전마마, 정국공신들과 신첩들은 주상전하를 추대하였고 지금껏 왕실과 조정을 지탱하는 기둥이옵니다!

              누구든 기둥을 흔들고자 하는자들은 그 누구라도 신첩들과 공신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옵니다!

윤비 : (경빈을 보다가 몸을 돌려 편전으로 들어간다)

경빈 : (승자의 미소가 스친다)...



S#10. 옥매향 기방 후원 (밤)


파릉군, 달을 바라보고 서있다.


파릉군(E) : 다른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것이 가슴위에 큰 돌덩이를 올려놓은 듯 참으로 답답하구나.

옥매향 : (다가오며) 아바디! 밤기운이 탼데 어띠 나와계신거야요?

파릉군 : (옥매향을 보며 미소) 매향아, 너는 어찌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냐?

옥매향 : (미소)..기냥, 가슴 한구석이 허뎐해서리 댬이 안와요.

파릉군 : 네가 흠모하던 선비는 아직 오해를 풀지 않은게냐?

옥매향 : 기다리면 언뎬가는 돌아오시갔디요..

파릉군 : 그래..그럴게다..

천서방 : (중문안으로 급하게 들어오며) 대감마님! 종친어른들을 뫼셔왔습니다요!

파릉군 : (돌아보며) 그래? (중문쪽으로 급히가면)

옥매향 : (달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중문쪽으로 나간다)



S#11. 동 옥매향 기방 부엌 안 팎 (밤)


옥매향, 부엌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는 모린을 보며 말한다.


옥매향 : 모린아! 아랫턔로 뫼신 손님들한테 튜우실테니, 군불 둄 더 때라우, 알간?

모린 : (끄덕이는)..

옥매향 : (돌아서 안방쪽으로 가는)

모린 : (아궁이에 땔나무를 넣다가 문득 떠오르는)...!



S#12. 옥매향 기방 아랫방 안 (낮, 95회 S#45와 이어지는)


난정, 모린에게 은밀하게 말한다.


난정 : 모린아, 네 여기 머무는 동안, 파릉군대감께오서 누굴 만나시고 무슨 말씀을 나누시는지

         속속들이 알아내야 할것이야. 알겠느냐?

모린 : 예, 아씨!



S#13. 동 옥매향 부엌 안 (밤)


모린, 생각에서 깨어나 아래채쪽을 휙-돌아본다.



S#14. 동 옥매향 기방 아랫채 방 안 (밤)


파릉군과 이세진, 이몽헌이 찻소반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파릉군 : 내 두분을 뵙자고 한 뜻은 조정 돌아가는 사정을 상세히 알고자 함이오이다! 허니 기탄없이 말씀을 해주시오.

이몽헌 : 허면 전하께오서 대감께 살생부를 만들라 명을 내리시었다는 소문이 참이옵니까?!

파릉군 : (놀라보며) 허어, 소문이라니요?! 그런 소문이 있단 말이오이까?

이세진 : 예, 대감, 오늘밤 후궁들이 소생 왕자들과 옹주들까지 데리고 강녕전 앞에서

            파릉군대감께 살생부를 만들라 내리신 어명을 거두어달라는 주청을 드린 일로 대궐이 발칵 뒤집어졌다고 하옵니다.

파릉군(E) : (심각한 얼굴위로) 허어 어찌 벌써 세간에 소문이 퍼질 수 있단 말인가?!



S#15. 편전 복도 (밤)


김상궁, 방안의 동정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는 얼굴위로.


중종(E) : 경빈, 과인이 파릉군숙부와 독대하여 살생부를 만들라 하명하였다고 어찌 확신을 하시는게요?

대전내관 : (김상궁을 근엄하게 보는)...



S#16. 동 편전 방 안 (밤)


중종과 윤비, 아랫목에 앉아있고 그 앞에 경빈과 희빈, 창빈이 앉아있다.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과인과 파릉군숙부가 독대중에 나눈 말을 뉘게서 대체 들으신게요?

경빈 : 신첩은 이미 궐내에 파다하게 퍼진 소문을 나중에 전해들었사옵고 앞뒤 정황을 심사숙고한 연후에

         참일 것이라 확신을 하였사옵니다!

중종 : ..음!..만에 하나 과인이 파릉군숙부에게 살생부를 만들라 명한 것이 부패한 조정을 쇄신하기 위한 과인의 뜻이라 해도

         세분 빈들께선 과인에게 거스를 것이오?

희빈 : 신첩들은 전하를 하늘처럼 떠받드는 지어미이자 신하들이옵니다.

         신첩들이 어찌 감히 군주의 어의를 거스를수가 있겠사옵니까?

중종 : (버럭) 허면 강녕전에서 시위를 벌였던 일은 과인의 뜻을 거스르는 짓거리가 아니었단 말이오?!

경빈 : 전하, 신첩들은 전하께오서 살생부를 만들라 명하시었던 어의를 거스른 것이 아니오라

         전하께오서 그 막중대사를 파릉군대감에게 맡기신 일을 거두어달라 주청을 드린 것이옵니다!

중종 : 뭣이라?!

윤비(E) : 조정에 세가 없는 파릉군대감이 공신들과 후궁들에게 그리도 위협이 되는 인물이었단 말인가? (문득 떠오르는)

난정 : (93회 S#15의) 파릉군대감이야말로 중전마마께 가장 큰 위해를 끼칠 적이옵니다!

         (93회 S#18의) 파릉군은 경빈과 김안로에게도 큰 위협이 될 터이오니 그쪽에서 먼저 움직일 것이옵니다.

         마마께오선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시지요!

윤비(E) : 난정이 그 아이의 선견지명이 참으로 놀랍구나!

중종 : 빈들께선 과인이 신임하고 선비들의 존경을 받는 파릉군숙부를 어찌 믿지 못하는 것인가?

창빈 : 파릉군대감이 선비들과 백성들의 중망을 받는 분이시온걸 신첩들도 잘 아옵니다! 하오나 파릉군대감은

         두 번이나 역모죄로 귀양을 떠나시었던 분이옵니다! 그런분을 신첩들이 어찌 믿을수가 있겠사옵니까?

윤비 : (창빈을 보는)...

중종 : 허나 과인이 두 번 모두 사면령을 내렸는 바 빈들은 과인의 처사에 꼬투리 잡는 것인가?

희빈 : 전하, 파릉군대감은 몇 년 동안 귀양지에서 험한 곡식을 씹으며 절치부심하며 자신을 찍어낸 공신들에 대한

         원한을 키워 왔다고 들었사옵니다. 전하께오서 파릉군 대감에게 살생부를 만들라 명하신 것은 파릉군 대감 손에

         공신들을 찍어낼 칼을 쥐어주신 것이온데 신첩들이 어찌 살기를 바라겠사옵니까?!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흐흑..

경빈,창빈 : (조아리며)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아니오! 파릉군숙부께선 그런 용렬한 사람이 아니오! 과인은 빈들의 말을 믿을수가 없소!

경빈 : 전하께오서 한사람만을 신임하시고 성총을 베푸시오면 다른 신하들은 전하의 총애를 얻기 위해 과한 충성을 하거나

         전하의 신망을 잃은 신료들은 신하된 도리를 다 바치지 않게 될 것이옵니다! 그리되오면 조정신료들간에

         반목하게 될 것이 자명하옵고 전하를 떠받드는 조정이 무너져 내릴 것이옵니다!

         전하, 신첩의 충언을 깊이, 깊이 헤아려주시옵소서!

중종 : (혼란스러운)...과인이 좀 더 상량할 것이니 빈들은 이만 물러들가시오.

경,희,창빈 : 예. (일어서서 나가려는데)

윤비 : 전하, 신첩의 귀에도 경빈의 말이 옳은 듯 들리옵니다!

경빈 : (나가려다 멈칫하여 윤비를 돌아보는)..!

윤비 : 전하께오서 조정의 막중대사를 파릉군대감에게만 맡기시는 일은 신첩의 소견에도 우려되는 바이옵니다!

중종 : 우려가 된다?..(생각하다가)...과인이 혼자 있고 싶으니 중전께오서도 이만 교태전으로 걸음을 하시구려.

윤비 : 그리하겠사옵니다! (조아리고 일어서서 방 밖으로 나간다)

중종 : (괴로운)..정녕 과인이 경솔하였단 말인가?!



S#17. 동 편전 방 밖 복도


윤비, 복도쪽으로 걸어가려다 멈춰서서 김상궁을 돌아본다.


윤비 : 김상궁.

김상궁 : 예, 중전마마.

윤비 : 전하께오서 침수 드신 연후에 교태전으로 들게.

김상궁 : (놀라보며) 예에? 무슨 일이시온지?

윤비 : 내 침수들지 않고 자넬 기다릴 것이야. (몸을 돌려 간다)

김상궁 : (불안한데)...!

대전내관 : ...



S#18. 경빈 처소 방 안 (밤)


경빈, 희빈, 창빈의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경빈 : 호호, 이번일로 우리 세사람이 의기투합하면 전하의 확고하오신 어의도 돌릴 수 있음이 밝혀진겝니다.

         중전마마께오서도 전하께 우리를 편드는 말씀을 드리는 것을 들으시었지요?

희빈 : 암요! 이사람 앞으로는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소이다.

경빈 : 특히 이번일은 창빈께서 아주 잘해주시었소이다! 창빈께서 일등공신이십니다. 호호.

창빈 : (술잔을 든채 심난한)...

희빈 : 창빈, 헌데 일등공신께서 어찌 안색이 굳은신게요?

창빈 : 우리같은 내명부들이 조정일에 나서 전하의 어의에 맞선 것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희빈 : 창빈, 그런 염려는 붙들어 매시고 오늘밤은 대취하도록 마십시다.

경빈 : 그래요! 그동안 이사람과 창빈이 격조하였던 듯 싶소. 묵은 감정(憾情)일랑은 오늘 이후로 다 풀어버리십시다.

         누가 뭐라하여도 우리는 공신들의 딸들 아닙니까?! 자 드십시다. (술잔을 들어 마신다)

희빈 : 그렇구 말구요! (마신다)

창빈 : (께름직한 표정으로 마신다)



S#19.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황촛불 앞에서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얼굴 위로 떠오르는.



S#20. 후레쉬 백 (96회 S#9의)


경빈을 비롯한 창빈, 희빈, 후궁들이 자신이 주모자라고 중종앞에 앞다투어 나서는 장면.



S#21. 후레쉬 백 (96회 S#16의)


경빈과 희빈, 창빈이 중종 앞에서 소신을 피력하는. (*소리없는 몽타쥬로만)



S#22. 동 중궁전 방 안 (밤, 현실)


윤비(E) : (심각한)..내 이번에 대군을 생산치 못한다면 경빈과 후궁들에게 찍혀져 나갈 수도 있음이야!

             찍혀져 나갈수도 있음이야! (소중하게 배를 감싸 안는다)



S#23. 남곤 사랑채 외경 (밤)


방문에 불빛이 흘러나온다.


남곤,심정(E) : 하하하!



S#24. 동 남곤 사랑채 방 안 (밤)


남곤, 호탕하게 웃으며 앞에 앉은 금이에게 말한다.


남곤 : 경빈마마께오서 후궁마마들과 왕자, 옹주 분들을 이끌고 주상전하께 주청을 드리시었다?

         하하, 경빈마마께오선 참으로 여걸이시오! 아니그렇소이까, 화천군?

심정 : 암요, 여걸이시고 말고요!

금이 : 경빈마마께오서 파릉군대감의 살생부는 무용지물이 될것이니 너무 심려치 마시라고 전하라 이르시었사옵니다.

남곤 : 암! 이제는 우리 손에 칼자루를 쥔 셈이니 어디 두고보라지! 하하하!

금이 : (쌩긋)..



S#25. 옥매향 기방 아래채 방 안 (밤)


파릉군과 이세진, 이몽헌이 은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세진 : 좌의정과 화천군은 의정부와 육조는 물론이옵고, 삼사에까지 자기사람들을 심어놓았을 만큼

            조정에 가장 큰 세를 이루고 있사옵니다. 게다가 총관후궁인 경빈이 그 뒤를 바치고 있사옵니다.

파릉군 : 조정의 세가 크면 클수록 막대한 정치자금이 필요할 것이 자명하거늘, 좌의정의 정치 자금은 어디서 오는게요?

            지난번 온 조정이 연루된 뇌물비리로 좌의정에게 뒷돈을 대주던 남소문 객주 행수가 폐인이 되었다고 들었소만..

이몽헌 : 근자에는 대국에서 건너온 거상이 좌의정에게 자금을 댄다고 하옵니다.

파릉군 : ..음! 대국서 건너온 거상이라..?

파릉군(E) : (심난한) 만에 하나 좌의정과 경빈이 장차 복성군을 보위에 올리려는 흑심을 품고 있다면

                 세자저하께 가장 큰 위협이 될 게 자명해!



S#26. 홍경주 사랑채 방 안 (밤)


홍경주, 가끔 잔기침을 하면서 동년배의 노회한 신료들과 뭔가 진지하게 논의하는 모습위로.


이세진(E) : 남양군대감은 정국일등공신이라는 까닭으로 조정 안팎의 존경을 받고 있으나 이빨 빠진 늙은 호랑이에 불과하오니

                 크게 염려하실게 없을 듯 싶사옵니다.

파릉군(E) :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은 어떻소?



S#27. 윤임 사랑채 방 안 (밤)


윤임과 김안로, 김제학이 앉아있다.


윤임 : 전하께오서 파릉군한테 살생부를 만들라 명 하시었다던데 이 무슨 청천벽력같은 말씀이오이까?!

김안로 : 이사람도 전하께오서 조정을 쇄신하실 어의가 계시온줄만 짐작했을 뿐,

            살생부를 만들라 명하실줄은 생각지도 못했사옵니다!

윤임 : 날이 밝는대로 대비전에 들어 오늘밤 강녕전 앞에서 있었던 일의 전말을 상세히 듣도록 합시다.

김안로 : 그리하시는게 좋겠사옵니다. (김제학을 보며) 영감께서는 동궁전에 들어

            세자저하의 심기가 어떠하신지 살펴 주시지요.

김제학 : 그리 하겠사옵니다.

윤임 : 허어, 내명부에 우리의 쓸개가 없으니 참으로 답답할 뿐이오다!

김안로 : 음!



S#28. 옥매향 기방 아래채 방 안 (밤)


이세진 : 판부사대감은 세자저하의 외숙부이옵고, 희락당대감 또한 왕실의 사돈이 되는 분이오니

            세자저하와 대비마마의 신임을 내세워 조정의 세를 모아가는 중이옵니다.

이몽헌 : 허나 이번에 영의정대감이 전하께 사직을 청한 일로 세가 크게 위축될 듯 싶사옵니다.

파릉군 : (윤임과 김안로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음! 중전마마와 그 오라비되는 자들은 어떠하오이까?

이세진 : 중전마마께오선 외척의 발호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오라비들의 출사를 극력 막고 계시옵고

            또한 세자저하를 위하시는 마음이 극진하시어 대군을 생산치 않으시겠다는 천명까지 하시었사옵니다.

파릉군 : (끄덕이며)..그래요?

파릉군(E) : 내 중궁전에 들어 중전마마를 알현하는 것이 좋을 듯 싶구먼!



S#29. 윤원형 집 작은 사랑채 외경 (밤)


불켜진 방안에서 들려오는.


윤원형(E) : 부인, 정신 좀 차리시오!

김씨 : (탕약사발을 바쳐들고 방쪽으로 걸어온다)



S#30.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밤)


난정, 이불을 어깨까지 뒤집어 쓴채 떨고 있다.


윤원형 : (난정을 안쓰럽게 보며) 부인, 대체 사당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리 잔뜩 겁에 질려 떠시는게요?

난정 : ...

김씨(E) : (방밖에서) 서방님, 소첩이옵니다!

윤원형 : (방문쪽 돌아보며) 들어오시구려.

김씨 : (탕약사발을 바쳐들고 방안으로 들어와 앉으며) 놀란 가슴을 안정시키는 탕약이옵니다.

윤원형 : (난정에게) 탕약을 드시구려.

난정 : (이불을 푹 덮어쓴다)...

윤원형 : 허어, 이러다가 복중 태아가 잘못될까 걱정이오!

김씨 : 서방님, 작은사람은 잠시 놔두시고 소첩 좀 보시어요. 소첩, 서방님께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윤원형 : 그럽시다.

김씨 : (일어서서 방문을 나가면)

윤원형 : (난정에게) 내 곧 돌아오리다. (김씨를 따라 방밖으로 나간다)


난정, 뒤집어쓴 이불을 걷어내고 방바닥에 놓인 탕약을 본다.

난정, 약사발을 들어 한모금 입에 머금다가 일그러지며 윗목에 놓인 요강 뚜겅을 열고 뱉어낸다.

난정, 사발에 놓인 약을 요강에 부어버린다.


난정(E) : (방문쪽을 휙-노려보는 얼굴위로) 너희들이 무슨 짓거리를 한다 하여도 내 복중 태아는 내 반드시 지킬 것이야!



S#31.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밤)


김씨, 보료위에 앉은 윤원형에게 열쇠를 건넨다.


윤원형 : 이게 무엇이요?..(하다가 사당자물통 열쇠임을 알고 흠짓 놀라는)..부인께서 어찌 이것을 가지고 있으신게요?

김씨 : 서방님 어찌하여 난정이를 조상님들 신주를 모신 사당에 들게 하신겝니까?

윤원형 : ..부인..그,그게 말이요.

김씨 : 서방님께오서 아무리 발명을 하신들, 세상에는 해서 용납될 일이 있고 결코 해서는 아니될 일이 있는 법이옵니다!

         첩실이 제사를 받드는 사당에 들다니요?! 조상님께 이런 대죄가 어디 있사옵니까?!

윤원형 : ...

김씨 : 서방님, 소첩이 난정이에게 투기를 부리는 것이 아니옵니다. 만에 하나 아버님이나 아주버님이 아신다면

         난정이는 물론이옵고 서방님께오서도 이 집에 발을 붙이시지 못하게 되시옵니다.

윤원형 : ..내 부인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줄 알겠소..내 이번 일은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소..

            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약조 하리다.

김씨 : 예, 소첩 이번 한번만은 서방님 말씀을 믿겠사옵니다.

윤원형 : 그래요, 믿으세요.



S#32. 대궐 전각들 위로 해가 떠오른다 (아침)



S#33. 편전 뒤편에서 중궁전 가는 길


김상궁, 급한 걸음으로 편전에서 나와 교태전 쪽으로 종종 걸음질 친다.

김상궁, 계단 앞에서 멈춰서서 교태전 현판을 올려다보며 뭔가 찜찜한 표정을 짓는 얼굴위로.


김상궁(E) : 중전께오서 어찌 나를 중궁전에 부르시었을꼬? 어찌?

                 (큰 숨을 내쉬고는 결심한 듯 계단을 올라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34. 중궁전 복도


김상궁, 엄상궁쪽으로 다가와 혹시나하여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김상궁 : (낮게) 중전마마께오선 침수 드시었는가?

엄상궁 : 중전마마께오서 큰방마마님이 드시길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김상궁 : (낭패한)..그러신가? 고하여주시게.

엄상궁 : 중전마마, 큰방 상궁 들었사옵니다.

윤비(E) : (방안에서) 들이게!

엄상궁 : 예. 드시지요.

김상궁 : (당의 매무새를 바로잡고 방쪽으로 다가선다)



S#35.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앉아있는 앞에 비단으로 덮힌 소반이 놓여있다.


김상궁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중전 마마,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내 앞으로 내려와 앉게.

김상궁 : 예. 마마. (윤비 앞에 다가와 앉는다)

윤비 : 전하께오선 침수 드시었는가?

김상궁 : 예. 전하께오서 밤새도록 상량을 하시다가 조금 전 동이 틀 무렵에야 침수 드시었사옵니다.

윤비 : ...

김상궁 : 중전마마께오서 쇠인을 기다리시었다고 들었사옵니다. 쇠인 망극하여 몸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윤비 : (보며) 내 어인 연유로 자네를 불렀는지 짐작하는가?

김상궁 : 쇠인 따위가 어찌 중전마마의 깊으신 뜻을 짐작하려 들겠사옵니까? 쇠인은 명을 받잡은대로 따를뿐이옵니다.

윤비 : (비단보 덮힌 소반쪽을 보며) 비단보를 걷게.

김상궁 : 예. (비단보를 걷으며 소반위에 탕약이 담긴 사발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윤비 : 마시게.

김상궁 : 마마, 이것이 무슨 약이옵니까?

윤비 : 내 특별히 내의원에 명하여 지어올리라고 한 탕약일세.

김상궁 : ..예에?

윤비 : 이 탕약을 마시면 처음에는 목이 타는 듯 고통스럽다가 말문이 막히고 그런 연후에는 눈이 멀고

         나중에는 귀까지 듣지 못하게 된다!

김상궁 : (놀라보며) 마마, 어찌 그런 독약을 쇠인에게 마시라 명하시는 것이옵니까?

윤비 : 자네가 한 짓거리를 자네가 모른다고 발뺌할 작정인가?

김상궁 : 대,대체 무슨 말씀이시온지 쇠인은 도통..?

윤비 : 김상궁, 전하께오서 파릉군대감과 독대 하시어 나누신 말씀이 어찌 반나절도 안 되어 궐내에 파다하게 퍼질수가 있는가?

김상궁 : 하, 하오면 마,마마께오선..쇠인을 의심 하시는 것이옵니까?

윤비 : 자네가 편전의 지밀의 눈과 귀노릇을 하는 인쥐라는 것을 대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거늘

         네 정녕 시치미를 잡아뗄 작정이더냐?!

김상궁 : (낭패한)...!

윤비 : 내 자네를 불러 회초리질도 하였고, 또한 내 자네에게 손찌검까지 한 일이 있지. 헌데 자네의 못된 버르장머리가

         고쳐지지 않으니 어찌하겠느냐? 내 큰방상궁인 자네에게 매를 쳐서 수모를 줄 수도 없을터! 허니 어서 이 약을 마시거라!

김상궁 : (방바닥에 이마를 조아리고) 마마, 신첩을 가엽게 여기시어 한번만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윤비 : 용서?! 김상궁, 네 어찌 네 몸뚱이 귀한 것만 안단 말이냐?!

김상궁 : 마마, 흐흐흑...

윤비 : 김상궁, 네가 저지른 가장 큰 죄가 무엇인 줄 아느냐? 바로 전하께오서 밤을 새워 상량하실 일을 만들어

         전하의 옥체를 상하게 한 죄이니라!

김상궁 : 흐흑...

윤비 : 김상궁, 이 약을 마시겠느냐? 아니면 두 번 다시 지밀안 인쥐노릇을 하지 않는다는 약조를 하겠느냐?!

김상궁 : ..마마, 소첩 약조를 드릴것이옵니다.

윤비 : (보다가) 좋다, 내 김상궁의 약조를 믿을 것이거늘..대신 네 지금껏 잘못을 뉘우친다는 뜻으로 마음을 씻도록 해라.

         그리 할 수 있겠느냐?

김상궁 : 예, 쇠인, 무슨 분부이시든 중전마마의 명대로 따를 것이옵니다.

윤비 : 엄상궁, 큰방상궁의 마음을 씻어낼 채비를 하거라!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S#36. 중궁전 뒷 마당


김상궁, 속치마 차림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있고 그 옆에 큰 물독이 놓였다.

엄상궁과 오상궁, 중궁전 상궁들이 김상궁 앞에 서있다.

윤비, 김상궁의 모습을 보다가 엄상궁에게 명한다.


윤비 : 김상궁의 마음의 때를 씻어내거라!

엄상궁 : 예. (상궁들에게) 씻어내랍신다.


중궁전 상궁들, 바가지로 물독에서 물을 퍼내 김상궁의 머리위로 사정없이 퍼붓는다.

김상궁, 쏟아지는 물벼락에 눈을 뜨지 못한채 추위에 오들오들 떤다.

윤비, 김상궁을 보다가 몸을 돌려 교태전으로 들어가버린다.



S#37. 윤원형 집 작은 사랑채 방 안


난정, 경대를 보고 얼굴에 분첩을 바르고 있다.

난정, 화려한 옷차림으로 머리 매무새를 다듬는다.

난정, 경대 속에 비친 자신을 보고 쌩끗 웃고는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S#38.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난정, 탕약사발을 받쳐들고 방쪽으로 걸어온다.

김씨, 난정의 옆을 나란히 걷는다.


김씨 : 아버님께오서 아직 자네한테 심기가 불편 하신데 정말 괜찮으시겠는가?

난정 : 아우님, 이사람 일은 이사람에게 맡기시오. 방안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끼어 들지 마시오.

김씨 : 내 자네 말대로 함세.

난정 : (방쪽에다) 아버님, 탕약 들어가옵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S#39.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난정, 탕약사발을 받쳐들고 방안으로 들어선다.


윤지임 : (난정을 휙-노려보며) 네년이 이방엔 어찌 들어온게냐?! 썩 나가거라!

난정 : (쌩끗 미소로 윤지임 앞에 앉으며) 아버님, 탕약이옵니다. 드시고 어서 쾌차 하시옵소서. (약사발을 두손으로 바치는데)

윤지임 : (받아들자마자 난정의 얼굴에 휙-뿌려 버린다)

난정 : (탕약을 뒤집어 쓴 채)...!

윤지임 : 네 이년! 내 누구 때문에 화병이 낫는데 네년이 병주고 약주겠다는게냐?! 꼴도 보기 싫으니 내 집에서 당장 나가!

난정 : (미소)..탕약을 다시 올리겠사옵니다. (공손하게 조아리고 약사발을 챙겨들고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윤지임 : (그 뒷모습에다) 니가 무슨 짓거리를 해도 내 마음이 돌아설 듯 싶으냐?! (휙-돌아앉는다)



S#40.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밖 마당


난정, 빈약사발을 들고 마당으로 내려선다.


김씨 : (걱정스럽게 보며) 자네, 괜찮은겐가?

난정 : (모욕감을 참으며) 난 괜찮소, 탕약을 다시 다려올릴것이니 아우님이 도와 주셔야겠소. (중문쪽으로 간다)

김씨 : (보다가 난정의 뒤를 따른다)



S#41. 편전 앞 마당


파릉군, 편전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위로.


대전내관(E) : 전하, 파릉군 들었사옵니다.



S#42. 동 편전 방 안


중종과 파릉군, 마주 앉아있고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파릉군 : 전하, 신 전하의 어의를 분명히 알고 싶어 들었사옵니다.

중종 : 숙부, 그 무슨 말씀이시오? 과인의 분명한 어의를 아시고 싶다니요?

파릉군 : 신, 영의정이 사직을 청하였다고 들었사옵고, 또한 어젯밤엔 후궁마마들과 그분들 소생의 왕자, 옹주들까지

            강녕전 앞에 몰려들어 전하께 주청을 드렸다고 들었사옵니다.

중종 : 그런 일이 있었지요. 헌데요?

파릉군 : 신은 조정을 쇄신하시고자 하는 전하의 어의가 아직도 굳건하시온지 알고 싶사옵니다!

박승지 : ...!

중종 : 숙부, 과인은 조정을 쇄신하여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고 등돌린 선비들을 조정으로 불러올리겠다는 뜻은

         변한 바 없습니다! 또한 숙부에게 하명한 일에 대해서도 어명을 거두어 들이지 않을 것이오!

         허니 숙부께서도 과인을 위해 소신을 다해 주세요.

파릉군 :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신, 전하의 굳건하신 어의를 확인하오니 용기백배하여 맥박이 박동질 치는 듯 싶사옵니다!

중종 : ...



S#43.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문 앞에 서있는 금이를 보고 말한다.

경빈 앞에는 심정이 앉아있다.


경빈 : 뭬라? 지금 파릉군대감이 편전에 드시었다?

금이 : 예, 마마.

경빈 : 금아, 너는 파릉군대감이 편전에서 나오시어 궐안 어디로 걸음하시는지 알아보도록 해라.

금이 : 예.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 (미소) 이사람 짐작이 맞는다면 파릉군 대감이 편전에 들어 살생부를 만들라고 명하신 전하의 어의를 확인하신 연후에

         중궁전으로 발걸음을 하실겝니다.

심정 : 중궁전으로요?

경빈 : 조정에 세가 없는 파릉군대감이 또한 같은 처지의 중전마마를 만나 자기의 우익으로 삼으려는 생각일겝니다!

심정 : (놀라) 예에? 중전마마께오서 파릉군대감과 의기투합을 하신다면 큰 일이 아니옵니까?!

경빈 : (찻잔을 들고 마시는)..

심정 : 마마, 어찌 이리 태연하신 것이옵니까?

경빈 : 화천군대감, 괜한 기우 마세요.

심정 : 기우라니요?

경빈 : 하늘에 해가 두 개 일수 없듯이 어찌 한 나라에 두분의 군주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심정 : (점점 더 모를)..예에?

경빈 : 장차 생산하오실 대군아기씨를 보위에 올리시려는 중전마마와 세자저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파릉군대감이

         의기투합할 수 있겠습니까? 그럴 일은 결코 없을겝니다. 믿으세요, 이사람을요!



S#44.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윤임과 김안로가 앉아있다.


윤임 : 대비마마, 정녕 전하께오서 파릉군대감께 살생부를 만들라고 명을 내리시었을까요?

자순대비 : 방안에만 앉아있는 늙은이가 조정 돌아가는 사정을 어찌 알겠소? 허나 살생부라는 것이 만들어진다면

               조정과 왕실이 크게 위태로워질것이 틀림없을겝니다. 안그래도 내 그일 때문에 파릉군대감을 뫼셔오라 일렀습니다.

윤임 : 예에? 파릉군대감을요?

조상궁(E) : (방밖에서) 대비마마, 조상궁이옵니다.

자순대비 : 들라.

조상궁 : (방문 열리면 들어서서 조아리는)..

자순대비 : 조상궁, 파릉군대감은 뫼셔왔느냐?

조상궁 :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쇠인이 뫼시러 갔을 때는 파릉군대감께오선 벌써 중궁전에 드신 연후였사옵니다.

자순대비 : 뭐라? 파릉군대감께오서 중궁전에 드셨단 말이냐?

조상궁 : 예.

윤임(E) : 파릉군대감이 중궁전에?!



S#45. 중궁전 방 안


윤비와 파릉군,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윤비 : 이사람, 대감의 고명을 익히 들어 처음 뵙는 분같지가 않습니다.

파릉군 : 신이 중전마마를 진즉 찾아뵈옵고 인사를 여쭈지 못해 황공할뿐이옵니다.

윤비 : 대감께오서 그동안 고초가 많으시었다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너무 마음쓰지 마세요.

파릉군 : 황감하옵니다.

윤비 : 하온데 이사람 대감을 만나뵈오면 묻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파릉군 : 하문하시지요.

윤비 : 대감께오선 살생부의 첫장에 누구 이름을 적어 넣으시려고 하십니까?

파릉군 : (놀라) 예에? 마마, 그 무슨?

윤비 : 이슬을 먹는 백로가 썩은 고기를 탐하는 까마귀들과 섞이면 쪼임을 당해 상처를 입거나 깃털이 검게 변하는 법이지요!

파릉군 : ...?!

윤비 : 파릉군대감! 까마귀가 되고 싶지 않으시면 조정일은 잊어버리시고 낙향하세요!

         그것이 전하와 대감 스스로를 위해서 좋을겝니다!

파릉군 : (충격으로 보는)...!



S#46. 윤원형 집 안채 큰 사랑채 마당


난정, 새옷으로 갈아입고 탕약사발을 받쳐든채 방쪽으로 걸어온다.


김씨 : (난정의 앞을 막아서며) 그만두시게! 이번이 몇 번째인가?

난정 : 비켜서시오!

김씨 : 자네, 이리 무모한가? 이런다고 아버님께서 마음을 돌리시지는 않을걸세.

난정 : 아우님, 비켜서라 했잖소! (김씨를 밀치고 방문 앞에 서서 공손하게) 아버님, 탕약 들어가옵니다. (대청으로 올라선다)

김씨 : (걱정스럽게 보는)...



S#47.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벽쪽을 향해 돌아 앉아있는데

난정, 탕약을 받쳐들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난정 : (윤지임 앞에 다가와 앉으며) 아버님, 탕약 드시옵소서. (두손으로 약사발을 바치는데)

윤지임 : (휙-몸을 돌려 약사발을 탁-쳐버린다) 방바닥에 약사발이 뒹굴고 탕약이 쏟아진다.

난정 : (약사발을 보다가 윤지임을 휙-노려보는) 아버님! 어찌 이러시옵니까?! 저는 이댁 가문을 번창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칠 각오로 들어온 사람입니다. 하온데 아버님께오선 어찌 제 마음을 몰라주시는 것이옵니까?!

윤지임 :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난정 : 좋사옵니다! 그래야 아버님 마음이 편하시겠다면 차라리 제가 이 집에서 나가지요!

윤지임 : ...

난정 : 하오나 아버님께오서 며느리로 받아주시던 내치시던, 이집안에서 살던 밖에서 살던 저는 윤씨가문의 사람이옵니다!

윤지임 : 뭬, 뭬야, 누구 마음대로?!

난정 : 중전마마께오서 윤허해 주시었사옵고 또한 사당에 들어 이댁 조상님들에게 인사를 여쭈었사옵니다!

윤지임 : (충격)...!

난정 : (큰 절을 올리며) 아버님, 기체 대안하시옵소서! 하오면 이만 물러가옵니다! (돌아서 방문 밖으로 나가려는데)

윤지임 : 얘, 며늘아!

난정 : (흠짓 멈춰서는)...!

윤지임 : ...

난정 : (돌아보며) 아버님, 지금 저를 며느리라 부르셨사옵니까?


난정,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윤지임을 보는 얼굴에서 스텝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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