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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0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642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100











s#1. 윤원형 집 초당 마당 (낮)


김씨, 방쪽에서 걸어오는 임서방을 보고 말한다.


김씨 : 임서방. 지금 방에 든 총각이 작은 사람의 오라비가 틀림없는가?

임서방 : 친오라비는 아니옵고 작은 아씨의 외가쪽 촌수라 들었습니다요.

김씨 : (초방 방쪽을 돌아보며)..외가쪽 촌수라?..(중문밖으로 나간다)



s#2.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방문 앞에 서있는 길상을 간절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길상 : 난정아, 그 무슨 말이냐?! 너와 네 복중 태아의 장래를 위해서 파릉군대감을 찍어내야 된다니?!

난정 : 길상아, 아무것도 묻지 말고 날 도와줄수 없겠니?

길상 : 내 조정일에 휩쓸려 칼에 피를 묻히는 짓거리를 더는 하지 않을 것이라 맹세했다!

난정 : ..길상아, 난 이번 일에 내 목숨을 걸었다!

길상 : ...!

난정 : 이번 일이 잘못되면 내 목숨은 물론이고 내 뱃속의 아이까지 세상구경 한번 못하고

         이 어미를 원망하며 죽을 수밖에 없음이야!

길상 : 뭐라?!

난정 : (무릎을 꿇으며 간절하게 보는) 제발..제발..(손을 모으며) 내 이렇게 빌게! 길상아, 나를 좀 도와다오!

길상 : (갈등하다가)..!



s#3. 대궐 일각


경빈과 파릉군, 서로의 풍모를 날카롭게 보고 섰다.


경빈 : 소첩, 파릉군대감을 처음 뵈옵는 것이온데도 낯이 무척 익사옵니다. 제 아버님께오서 살아 생전에 파릉군대감에 대하여

         자주 하시었던 말씀들이 뇌리에 깊게 각인되어 있어서 그런가 보옵니다.

파릉군 : 이사람 역시 경빈마마가 낯설지가 않소이다. 경빈마마에 대한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자주 들은터라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테지요.

경빈 : 소문이라니요, 무슨요?

파릉군 : 백성들은 경빈마마를 경국지색(傾國 之色)의 자태를 지니신 분으로 일컫고 있사옵니다.

경빈 : (싫지 않은) 그래요? 대감께오서 이 사람 듣기 좋으라고 괜한 말씀을 하시는 것처럼 들리옵니다.

파릉군 : 경빈마마! 이사람은 마마께오서 지니신 빼어난 재색을 경계로 삼으시라는 뜻으로 드린 말씀이옵니다.

경빈 : 경계로 삼으라니요?

파릉군 : 임금이 혹하여 나라가 뒤집혀도 모를 만큼의 재색을 지니신 분이라면 나라를 위하여 함부로 나서지 말고

            자신을 감추고 낮추면서 언행을 조심, 또 조심해야지요!

경빈(E) : (보는) 파릉군이 나를 떠보려 함이던가?

경빈 : (미소를 지으며) 대감의 고언을 깊이 새겨두겠사옵니다.

파릉군(E) : (경빈을 보는) 과연 조정 공신들을 쥐고 흔드는 여걸답구먼..

경빈 : 파릉군대감, 이사람 처소로 발걸음을 하시어 다과라도 드시면서 아녀자의 우둔함을 깨우쳐주실런지요?

파릉군 : 경빈마마, 이사람은 촌수로 따지면 전하의 숙부가 되오니 경빈마마에겐 시숙이 되는 것이온데

            어찌 마마께오선 이사람을 어려워하지 않으시고 처소로까지 들이려고 하시옵니까? 이는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오니

            차후 전하께오서 계신 곳에서 마주 앉는편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경빈(E) : 허, 이자가 감히 나를 가르치려 드는 겐가?!

경빈 : (미소) 이사람이 대감께 외람된 말씀을 드렸나보옵니다. 하오며 대감 말씀대로 따르지요.

파릉군 : 예, 하오면 나중에 또 뵙겠사옵니다. (조아리고 돌아서서 가는데)

경빈 : 파릉군 대감!

파릉군 : (멈춰서서 돌아보는)...?

경빈 : 대감께오서 지니고 계신 살생부 첫머리에 설마하니 중전마마나 이사람이 오르는 일은 없겠지요?

파릉군(E) : (굳는) 경빈이 지금 나를 우롱하려는 것인가?

파릉군 : 살생부라니요?!

경빈 : 대감께오서 조정에서 찍어낼 신료들의 이름을 새겨 넣으실 살생부 말이옵니다!

파릉군 : (보다가) 살생부가 있다고 한들 중전마마나 경빈마마께오선 조정에 계신분들이 아니오니 안심하시옵소서!

경빈 : 그래요? 아니면 되었사옵니다! 어차피 신료들이야 늙고 지치면 언제든지 갈아 탈 수 있는 말에 불과한 것이지요.

         예 어차피 갈아탈 때가 된듯도 싶습니다! 아니그렇사옵니까, 대감?

파릉군 : ...!

경빈 : 대감, 도성 밤길이 위험하다고 들었사오니 부디 어두운 길을 잘 살피시어 다니시옵소서. 가자, 금아!

         (의기양양하게 돌아서서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간다) 호호호!

파릉군(E) : (경빈의 뒷모습을 보는 얼굴위로) 허, 공공연하게 위협까지 하는구먼! (돌아서서 간다)



s#4. 중궁전 방 안


윤비, 자리에 누운채 손목에 명주실을 감고 있다.

양어의, 명주실로 윤비를 진맥하고 있고 엄상궁, 윤비의 곁에서 이마에 물수건을 갈아주고 오상궁이 다리를 주물러주고 있다.

자순대비, 윤비의 머리맡에 앉아있고 양어의 뒤 편으로 의녀 둘이 앉아있다.


양어의 : 명주실을 푸시옵소서.

엄상궁 : (윤비의 손목에서 명주실을 풀어낸다)

자순대비 : 양어의, 중전의 복중 용종은 무사하신가?

양어의 : 예, 천만다행으로 무사하시옵니다.

자순대비 : 오, 그래..다행이로고..다행이야..!

양어의 : 하오나 중전마마께오서 기력이 많이 쇠잔하시었사오니

            소신이 중전마마의 기를 보하는 탕약을 처방하여 올리겠사옵니다.

자순대비 : 그리하게.

양어의 : 하오면 물러가옵니다. (일어나 의녀 둘을 거느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힘겹게 눈을 뜨는)..아가..아가..

자순대비 : (윤비를 보며) 중전, 이제 좀 정신이 드시오?

윤비 : ..마마께오서 어찌..? (몸을 일으키려다 찡그리며 다시 눕는다)

자순대비 : 그냥 누워계세요..선대조께오서 돌보아 주신 음덕(陰德)으로 복중 태아는 무탈하시답니다.

윤비 : (눈물)..고맙사옵니다..참으로..고맙사옵니다...

자순대비 : 이 늙은이 생각엔 지난번 중전께오서 편전에 드시어 전하께 크게 꾸지람을 들으신 일로 심신에 큰 충격을

               받으신 듯 싶소이다. 중전, 이번 일을 거울삼아 차후로는 섭생과 태교에 더욱 만전을 기하도록 하세요..

윤비 : ..명심하겠사옵니다..

자순대비 : 엄상궁, 편전에는 기별을 넣은 것이냐?

엄상궁 : 예, 마마..

자순대비 : 중전께오서 큰 변을 당하실 뻔하시었는데 전하께오선 어찌 중궁전에 발걸음을 하지 않으시는 것이냐?

엄상궁 : 전하께오서는 지난번 사직을 청하라 명하신 대신들을 불러들이시어 조정의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신다고 하옵니다.

자순대비 : 뭐라? 조정의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신다..?

윤비 : ....!



s#5.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앉은 신료들의 면면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훑어본다.

김전과 홍경주, 남곤, 심정, 이유청(*), 김안로, 윤임, 김제학, 판서급대신들(*)이 정적속에서 중종의 시선을 의식하며 앉아있다.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가소롭다는 듯) 아침까지해도 등청을 거부하시던 고고한 경들께서 어찌 편전까지 어려운 발걸음을 하시었소이까?

김전 : 전하께오서 조정의 중대사를 논의하시기 위해 신료들을 급히 불러들이신다는 어명을 받잡고

         충심으로 입궐을 하였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충심의 한 뜻? 과인이 금부군사를 풀어 입궐치 않는 신료들을 잡아들이겠다는 말한마디에

         득달같이 달려온 것이 아니오이까?!

일동 : (움찔)...!

중종 : 과인이 경들에게 스스로 사직을 청하라 명한 일은 어찌되었소이까?!

일동 : (서로의 눈치를 보는)...!

중종 : 경들은 사직을 청하던가 아니면 과인의 어명을 따를수 없다고 항명을 하든가 양단간에 결단을 내리지 않고

         어찌 과인의 눈치만을 살피려드는게요?! 이러고도 그대들이 과인을 보위에 추대한 충성스런 신하들이란 말인가?!

         (연상 쾅-) 입이 있으면 말씀들을 해보시오! 발명이라도 해보시라 이 말이오!

일동 : (서늘해지는)...

김안로(E) : (중종을 보는) 허어, 전하께오서 어찌 이리도 급박하게 우리의 숨통을 조이실수가 있단 말인가?!

                 대체 어인 연유로 이러시는지 불안하구먼!

홍경주 :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가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여는) 전하! 신 정국일등공신 홍경주 전하께 한 말씀 아뢰겠사옵니다!

중종 : (가증스럽게 홍경주를 보며 치미는 노기를 억누르는) 말씀해보시구려!

홍경주 : 신은 전하께오서 사직을 청하라 명하시오면 사직을 청할 것이옵니다!

일동 : (홍경주를 놀란 눈으로 보는)...!

중종 : 남양군대감, 그 말이 참이시오?

홍경주 : 전하, 신들이 전하를 보위에 추대한지 십수년이 지났사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은 공신들이 유명을 달리했사옵고 또한 많은 자들이 조정에서 물러났사옵니다.

            하오나 아직도 전하의 지근에 남아있는 공신들은 전하와 이나라를 위해 한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사옵니다.

중종 : (가늘게 보는)...

홍경주 : 전하께오서 신들에게 죄를 물으시어 파직하시거나 신들의 목을 치신다 하실지라도

            신들은 기꺼이 어의를 받들 것이옵니다! 하오나 신들이 거병하여 폐주 연산을 축출하고 전하를 옹립한 위업은

            길이 길이 사초에 기록되어 전할 것이오며 신들 가문에 대대손손 광영으로 전해질 것이옵니다!

            (스스로 벅차 흐느끼는) 흐흑..

일동 : (감격으로 보는)...!

남곤(E) : (홍경주를 보는) 허어, 명불허전이라! 과연 정국일등공신께오서 우리들의 체면을 세워주시는구먼!

김안로(E) : (미심쩍은)..어찌 남양군대감 답지 않으시구먼..(문득 홍경주를 보며) 혹시?!

중종 : (냉랭한) 남양군!

홍경주 : 예, 전하...

중종 : (패물함을 들어 연상위에 놓으며) 이것이 무엇인줄 아는가?!

홍경주 : (패물함을 보고는 경악하는)..저,저,전하..그,그,그것은?!

일동 : ...?!

중종 : 이 함속에는 과인이 친히 희빈에게 내린 패물까지 들어있음이니 감히 시치미를 잡아떼지는 못할 것이다!

홍경주 : (사색이 되어) 저..저..저..전하...!

중종 : 네 이놈! 파릉군숙부에게 이따위 뇌물을 갖다바치고 살아남기를 바랬던 것이냐?!

         이따위로 구차한 늙은 목숨을 구걸하고 싶었더냐?!


중종, 패물함을 들어 홍경주에게 내던져 버린다. 패물함이 홍경주의 앞에서 와장창 흩어져버린다.


홍경주 : (이마를 방바닥에 박으며) 저,전하.. 신을 죽여주시옵소서!

중종 : (연상서랍을 열고 어음봉투를 꺼내 신료들에게 휙-뿌리며)

         너희들이 파릉군숙부에게 목숨을 구걸하고자 갖다 바친 뇌물이다!

일동 : (옥매향 기방에 갔던 이유청과 대신, 그리고 몇몇이 사색이 되어 방바닥에 이마를 처박는다)..!

김전(E) : (차라리 눈을 감는) 모든게 끝장이 난 게야..끝장이..!

남곤(E) : (경악하여 보는) 허어 이럴수가! 이럴수가! 이자들이 어찌?!

김안로(E) : 우리 손으로 무덤을 판 격이니 허어, 이를 어쩌면 좋단말인가?!

중종 : 그대들이 이러고도 과인의 충성스런 신하들임을 자처할 수 있단 말인가?!

홍경주 : 전하! 전하!..이 늙은이를 죽여주시옵소서!

일동 : (조아리며) 죽여주시옵소서!

중종 : 그 입 다물라! 다물라! 다물라!

일동 : ...!

중종 : 내 어찌 과인을 보위에 추대한 정국일등공신이자 과인의 충성스러운 신하임을 자처하는 남양군대감과 공신들을

         처형할 수 있겠는가?

홍경주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흑흑..

중종 : 허나 과인은 남양군의 얼굴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으니 물러가시오!

홍경주 : 전하..차라리..!

중종 : 남양군! 정녕 명을 재촉하려는 것인가?! 어명이니 당장 물러가라!

홍경주 : (어쩔수 없다는 듯 눈을 감고 큰 숨을 내쉬며)..예..전하, 신 남양군 홍경주 물러가옵니다...(큰 절을 올리고 일어서는데)

중종 : 파릉군숙부에게 뇌물을 바쳐 목숨을 구걸한 남양군과 신료들은 군주를 기망했을뿐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렸으니 개처럼 네발로 기어서 편전을 나가도록 하라!

홍경주 : (당혹스러운) 전, 전하!

일동 : (뇌물을 바친 이유청등의 당혹감)...!

중종 : 그대들은 어명을 거역하겠다는 것인가?!

김안로 : 전하! 이러실 수는 없사옵니다! 어찌 정승반열에 올랐던 정국일등공신에게 씻지 못할 수모를 주시려는 것이옵니까?!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중종 : 희락당대감, 그대도 개처럼 네발로 기어서 편전을 나가고 싶은것인가?!

김안로 : (움찔)...!

홍경주 : 전하..신은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거늘 어찌 어명을 거역하겠사옵니까?.. 그리하겠사옵니다..그리하겠사옵니다 ..


홍경주, 무릎을 꿇고 엎드린다.

이유청(*)과 뇌물을 바친 대신들도 홍경주의 자세를 따른다.

홍경주와 이유청(*)등이 네발로 기어서 방밖으로 나간다.

김전과 김안로, 김제학, 윤임, 남곤, 심정, 박승지 등이 차마 볼수 없다는 듯 안타까움에 외면해 버린다.


중종 : 경들은 사직을 청할 것인가 아니면 과인의 명을 거역하겠는가?!

일동 : 전하의 뜻에 따르겠나이다!

중종 : (결연한) 허면 내일중으로 사직을 청하는 상소를 올리도록하라!

김안로(E) : (중종을 울분에 찬 표정으로 보는) 전하, 정녕 공신들을 찍어내시려 작정을 하신것이옵니까?!



s#6. 동 편전 복도


홍경주와 이유청(*)등이 엉금엉금 기어서 복도끝쪽으로 간다.


김상궁,대전내관 : (충격으로 보는)..!



s#7. 동 편전 마당


홍경주와 이유청(*)등 (*앞씬에서 이어진) 신료들이 기어서 편전밖으로 나온다.

이유청(*)등이 허리를 펴고 몸을 일으키며 신발을 신는다.

홍경주, 기어서 계단쪽으로 내려간다.


이유청(*) : (홍경주를 보며) 대감, 그만 일어나시지요.

홍경주 : 아니오, 이 늙은이는 개처럼 기어서 대궐문을 나갈 것이요! 허니 대감들 먼저 퇴궐하시구려!

이유청(*) : (보다가 다른 신료들에게) 가십시다. (계단을 내려가버린다)


홍경주, 부들부들 떨리는 팔로 지탱하며 엉금엉금 기어서 계단을 내려간다.

홍경주, 힘에 부치는지 휘청거리며 계단을 구른다.

홍경주, 땅바닥에 엎어진채 서러운 흐느낌을 터뜨린다.


홍경주 : (눈물이 줄줄 흐르는)..흐흐흑! 내 어찌 이리 되었단말인가?! 어찌?! 흐흑!



s#8.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경악한 표정으로 향이를 보며 말한다.

창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희빈 앞에 앉아 있다.


희빈 : 향아, 네 지금 뭐라 했느냐?! 내 아버님이 어찌 되시었다구?!

향이 : (난감한) 아뢰옵기 망극하오나.. 남양군대감께오서 어명을 받고 네발로 기어서 궐문을 나가시었다고 하옵니다..

희빈 : (버럭) 네 이년! 네년이 물고가 나고 싶은게냐?! 네 어찌 그런 되먹지 못한 말을 내뱉는 것이냐?!

향이 : (울상) 쇠인은 들은대로 고하는 것이옵니다!

희빈 :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내 아버님이 누구이시간대..누구이시간대?! 전하께오서 당신을 임금의 자리에 밀어올린

         정국일등공신인 아버님께 그런 어명을 내리실리 만무하다! 암, 그러실 리가 없고말고! 네가 잘못 들은게다!

향이 : 흐흐흑..마마...

창빈 : (이미 알고 있지만 차마 말을 못하는)...

희빈 : (어딘가를 휙-쏘아보며) 만일 그 말이 참이라면 내 가만 있어서는 아니될 것이야!

         전하께오서 누구 덕분에 용상에 앉아계신것이거늘! (씩씩대며 벌떡 일어서는데)

창빈 : (희빈을 막아서며) 희빈 어딜 가시려고요?

희빈 : 비켜서시오! 내 전하께 사실여부를 확인하러 가야겠소!

창빈 : 확인하시어 참이라면 어찌하시려고요?

희빈 : 만에 하나 내 아버님이 기어서 대궐 밖으로 나가신 것이 참이라면 내 전하께 따져물을 작정이오!

창빈 : 희빈, 지금은 때가 좋지 못한 듯 싶소이다.

희빈 : 때가 좋지 못하다니요? 내 아버지가 그리 처참하게 당하신 것을 보고만 있으란 말씀이시오?!

창빈 : 지금 전하께오선 크게 진노를 하신터이니 만에 하나 잘못되면 희빈까지도 큰 화를 당하실 수 있소!

희빈 : (분한 눈물이 고인채) 허면 날더러 어찌하란 말이요?!

창빈 : 차근차근하게 자초지종을 알아보신 연후에 행동을 하시어도 늦지 않을 것이니 괜한 경거망동은 삼가하세요!

희빈 : 허어, 그 소문이 참이라면 어찌하면 좋소이까?! 앞으로 어찌 낯을 들고 다닌단 말이오?! (털썩 주저앉는)

창빈 : (안스럽게 보는)...



s#9.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심각한 표정의 남곤과 심정이 앉아있다.


경빈 : 희빈이 내게 융통한 은자 삼만냥이 무용지물이 되겠구먼!

심정 : 마마,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경빈 : 남양군대감께서 개망신을 당하시었다면 두 번 다시 조정에 나올수는 없을터이니,

         희빈이 남양군대감의 정치 자금으로 쓰고자 내게서 빌려간 은자 삼만냥이 쓸모가 없어졌다는 겝니다!

남곤 : 마마, 지금은 남양군대감을 걱정할 때가 아닌 듯 싶사옵니다.

경빈 : (보는)...?!

남곤 : 전하께오서 정국일등공신인 남양군을 그리 내치셨사오니 우리들 역시 조정에서 찍혀져 나갈것이 자명한 일 아니옵니까?

경빈 : 그럴 리가 없습니다! 남양군대감은 제 혼자 살겠다고 뇌물을 들고 파릉군을 찾아갔다가 제 꾀에 제가 넘어간겝니다!

남곤 : 마마, 전하께오서 내일 중으로 사직상소를 올리라 명하시었사옵니다.

경빈 : 내일이요?

심정 : 마마, 신들은 아직 파릉군의 비리의 꼬투리를 잡지도 못했사온데 어찌하면 좋을런지요?!

경빈 : 화천군대감, 잠시만 더 기다려보세요! 내 아직은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남곤,심정 : ...?!



s#10. 경빈 처소 일각문 밖


남곤과 심정, 일각문 밖으로 걸어나온다.


남곤 : 허, 경빈마마께오선 어찌 우리보고 기다리라, 기다리라고만 하시는지 모르겠소이다.

심정 : 경빈마마께오서 허튼 말씀을 하시는 분은 아니오니 필시 방책을 마련해두시었을겝니다! 허니 믿고 기다리는 수 밖에요...

남곤 : ..하긴 지금으로선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한숨을 내쉬는)


남곤과 심정, 어디론가 휘적휘적 가버린다.



s#11. 편전 복도


자순대비, 조상궁을 거느리고 방쪽으로 다가온다.

대전내관과 김상궁, 자순대비에게 조아린다.


자순대비 : 고하시게.

대전내관 : 예. (방쪽에다) 전하, 대비마마 드시었사옵니다.



s#12. 동 편전 방 안


중종, 연상위에 놓인 교지를 보고 있다가 방문쪽을 돌아본다. (*박승지, 중종 앞에 앉아있다)


중종 : 어서 뫼시어라!



s#13. 동 편전 방밖 복도


대전내관 : 예. (자순대비에게) 드시지요.

자순대비 : (뭔가 결연한)..음!



s#14. 동 편전 방 안


자순대비,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중종앞으로 다가와 앉는다.

박승지, 교지를 바쳐든채 자순대비에게 예를 갖추고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어마마마, 편전에는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자순대비 : 이 늙은이가 작금에 조정 돌아가는 사정을 살펴보니 참으로 가슴이 조마조마하여 지켜볼 수가 없습디다.

               주상, 언제까지 조정신료들과 힘겨루기를 하시려는겝니까?

중종 : 힘겨루기라니요? 군주가 어찌 신하들과 다툴수가 있겠사옵니까? 그런 일은 없사오니 심려거두시옵소서!

자순대비 : 듣자니 주상께서 남양군대감에게 큰 수모와 치욕을 주시었다지요?!

중종 : 그럴 일이 있었사옵니다.

자순대비 : 주상, 남양군 대감은 정국일등공신입니다! 만에 하나 이번 일로 남양군대감을 따르는 자들이

               주상께 항심을 품고 등을 돌린다면 어찌하시렵니까?!

중종 : 어마마마, 조정일은 소자에게 맡겨 주시옵소서!

자순대비 : 그래요, 이나라의 군주는 주상이십니다. 허나 이 늙은이가 당부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중종 : 말씀하시옵소서!

자순대비 : 임금에 대해 신하들이 자그마한 항심이라도 품는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역심으로 번져나가는 법입니다.

               주상, 폐주연산이 어인 연유로 옥좌에서 쫓겨났는지 벌써 잊으신겝니까?!

중종 : 어마마마! 어찌 소자를 연산형님과 견주시는 것이옵니까?!

자순대비 : 이 어미는 주상이 폐주연산의 일을 경계로 삼으시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조정에서 임금의 비위를 맞추려는 소인배들도 힘을 합치면 군주를 밀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쳐드리는겝니다..

중종(E) : (생각하는 모습위로)..음! 소인배들도 힘을 합치면 군주를 밀어낼 수 있다.

자순대비 : 주상, 지금처럼 왕실과 조정이 뒤숭숭할때는 무엇보다 병권을 굳건하게 틀어쥐시어야 합니다.

               믿을만한 인물로 도총부를 맡기시는 일이 시급합니다.

중종 : 예, 소자는 어마마마의 뜻에 따를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주상, 중전께서 큰 변을 당하실 뻔 하신 것을 기별 받으시었소?

중종 : 예..어마마마..

자순대비 : ..중전께서 지난번 편전에 드시어 크게 꾸지람을 받으신 연후에 마음에 충격이 크시었던 모양입디다..

               중궁전에 발걸음을 하시어 중전을 위로해 주시구려..금족령도 풀어주시고요..

중종 : 소자는 그리는 못하옵니다. 중전은 소자를 폭군이라 일컬었사옵니다. 소자는 그런 중전을 용납할 수가 없사옵니다!

자순대비 : 주상..어찌 속좁은 아녀자의 말에 심기가 흐려지시는 겝니까?! 중전께서 주상을 위한 고언을 드린 것이라 여기시고

               중전의 복중 용종을 보아서라도 이번 일은 눈감아 주시구려.

중종 : ..허나 중전이 근자에 조정일에 나서는 일이 잦아졌사옵니다.

         이대로 놔두었다간 중궁전에서 정사를 알음알이 하려 들수도 있사옵니다.

자순대비 : 주상, 중전께서 앞으로는 태교에만 전념하시기로 이 늙은이와 약조를 하시었으니 그런 심려는 거두세요.

중종 : ...음.



s#15. 동 중궁전 복도


궁중 악사들이 아악(*태교 음악을 연상시키는)을 연주하고 있다.

엄상궁과 오상궁, 음악에 취한 듯 보고 서있다.



s#16. 중궁전 방 안


방밖에서 아악(雅樂)이 들려오고 있다.

윤비, 양손으로 배를 감싸듯 안고 아악을 음미하듯 눈을 감은 채 앉아있다.

(*가채에 당의차림이 아니라 100회 s#4의 누워있던 차림새)

윤비, 태교를 하듯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얼굴에서.



s#17. 정윤겸 사랑채 외경



s#18. 동 정윤겸 사랑채 마당


정렴, 사랑채 쪽에서 걸어오다가 마주오는 하인(*)을 보고 말한다.


정렴 : 하서방, 지금 사랑채에 중요한 손님들이 들어계시오니 사랑채쪽으론 잡인들이 얼씬 못하게 출입을 막게!

하인(*) : (조아리며) 예.

정렴 : (사랑채방쪽을 돌아보는)...



s#19. 동 정윤겸 사랑채 방 안


파릉군, 정광필, 정윤겸이 앉아있다.


파릉군 : 전하께오서 조정쇄신의 어의가 굳건하시니 이번엔 반드시 조정에서 소인배들을 퇴출시켜야 할것이오이다!

정광필 : 얼마전에 안당대감을 처형하신 전하께오서 조정에서 공신들을 쳐내려 하신다는게

            이사람은 어찌 잘 믿어지지가 않소이다.

파릉군 : 전하의 어의는 정국일등공신인 남양군을 궐밖으로 개처럼 내치신 일로 분명히 입증되지 않았소이까?!

            수천대감, 전하를 믿으세요!

정윤겸 : 하오나 그일로 공신들 일각에서는 거병을 해야한다는 과격론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고 하옵니다.

파릉군 : 이사람도 짐작하고 있소이다. 허니 그런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군사를 움켜쥐고 전하와 세자저하를 보위할 사람이

            필요하오이다. 정대감께서 그 소임을 맡아주시겠소이까?

정윤겸 : 허허, 분에 넘치는 말씀이시옵니다.

정광필 : 겸양하지 마시구려. 이사람 생각에도 그런 일이라면 예 앉아계신 정대감밖에는 없는 듯 싶소이다.

파릉군 : (정윤겸에게) 우리와 의기투합하시겠소이까?

            그리해주신다면 이사람이 주상전하께 정대감을 도총관으로 천거를 하겠소이다.

정윤겸 : (진지하게) 소임을 맡겨만 주신다면 이사람 분골쇄신 할것이옵니다!

파릉군 : 허나 그전에 판부사나 희락당대감과의 교분은 끊으시어야 할 것이외다. 그리하실수 있겠소이까?

정윤겸 : (결연한) 예, 대의를 위해서라면 그리 하겠사옵니다!



s#20. 어느 길


김안로와 윤임, 관복차림으로 사인교를 나란히 하고 온다.

황서방과 박서방이 배행하고 있다.


윤임 : (심각한) 미꾸라지 한 마리가 연못물을 온통 흐린다고 하더니?!

         허어, 어찌 파릉군대감이 조정을 벌집을 쑤신 듯 뒤숭숭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이오이까?!

김안로 : ...

윤임 : 희락당대감, 이러다가 우리도 눈을 뜬 채 찍혀져 나가는 것이 아니오이까?!

김안로 : 그렇겠지요?

윤임 : 대감, 어찌 남의 일처럼 말씀하시는게요?!

김안로 : 지금으로서는 달리 방도가 없사옵니다. 난정이 손에 우리 목숨을 맡길수 밖에요!

윤임 : 난정이라면?! 윤승후관의..?

김안로 : 지금은 그 방도뿐이옵니다!



s#21. 김안로 사랑채 마당


길상, 담장위로 솟아올라 마당으로 사뿐하게 뛰어내린다.

길상, 주변을 살피다가 재빨리 김안로 사랑채 방쪽으로 다가가 대청으로 올라선다.

길상, 방안의 인기척을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s#22.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길상, 방안으로 들어와 조심스럽게 연상쪽으로 다가간다.

길상, 연상 서랍을 열어보면 서책 한권이 놓여있다.

길상, 서책을 집어드는데.


(E) : (방밖 대문쪽에서 멀리) 대감마님 오십니까요?

길상 : (흠짓 방문쪽을 돌아보는)...!



s#23. 동 김안로 사랑채 마당


김안로와 윤임, 관복차림으로 방쪽으로 걸어온다. (*그 뒤를 황서방과 박서방이 따른다)


윤임 : 희락당대감, 그 무슨 말씀이시오이까?! 우리 목숨을 난정이 손에 맡기다니요?!

김안로 : 방에 들어가 보면 알겠지요! 드시지요. (방안으로 들어간다)

윤임 : 예에? 허, 거 참..(김안로를 따라 방안으로 들어간다)



s#24.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와 윤임,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길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김안로 : (연상 서랍을 열어보면 비어있다) ..허허허! 과연 깜쪽같이 가져갔구먼!

윤임 : (답답한) 대감!

김안로 : 판부사대감, 어쩌면 난정이가 파릉군을 찍어낼 수도 있을 듯 싶사옵니다. 그 아이를 믿어볼 수 밖에요! 하하하!

윤임 : (영문 몰라 보는)...?



s#25. 어느 길


길상, 급하게 오다가 멈춰서서 품안에 든 책을 꺼내본다.

길상, 책장을 넘기면 외직의 관직과 이름이 쭉 적혀있다. (*지금 조정신료들의 이름이 있어서는 안됨)

길상, 책장을 넘겨보는 얼굴위 로 떠오르는.



s#26. 윤원형 초당 방 안 (100회 s#2와 이어지는)


길상, 눈물까지 글썽이는 간절한 표정의 난정을 보며 말한다.


길상 : ..난정아, 내가 도울 일이란게 뭐냐?

난정 : 길상아, 네 나를 도와주기로 작심한게냐? 고맙다, 길상아..고마워..

길상 : ...울지만 말고 말을 해봐라.

난정 : ..희락당대감 사랑채에 들어가 명단이 적힌 서책을 가져다다오..

길상 : 뭐라? 나보고 또 도둑질을 하란 말이냐?

난정 : 이번엔 희락당대감이 누군가 서책을 가져갈 것이란걸 알고 있으시다.

길상 : ...?!



s#27. 동 어느 길


길상, 내려다보던 서책을 품에 넣고 가려는데 능금, 불쑥 길상의 앞을 가로 막는다.


길상 : (움찔 보는)...!

능금 : 길상아, 나하고 얘기 좀 하자. (돌아서 어디론가 앞장서서 간다)

길상 : (능금의 뒷모습을 보며 망설이다가 그 뒤를 쫓아간다)...



s#28.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온 정신을 집중하여 세필로 서찰을 쓰고 있다.

난정, 붓을 거두고 서찰내용을 눈으로 읽어 본 후에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난정, 서찰을 봉투에 넣고 또다른 서찰종이를 펼치고 다시 붓을 들어 쓴다.



s#29. 어느 정자 위


길상과 능금, 서로의 시선을 다른곳에 둔채 침묵속에 서있다.


능금 : (무겁게 입을 여는)..난정이가 승후관의 핏줄을 잉태하였다 들었다.

길상 : ..그래..

능금 : ..길상아, 네 정녕 아직도 난정이를 가슴에서 파낼수가 없는게냐?

길상 : ...

능금 : 난정이가 다른 사내와 몸을 섞고 지금은 뱃속에 다른 사내의 아이가 자라고 있는데도 난정이를 떠날 수 없는게냐구!

길상 : (괴로운 듯 어금니를 무는)..

능금 : 길상아, 난정이한테 바라고 기대할게 더 남아있는게냐?! 뭐가 더 남았는데?! 뭐가?!

길상 : (돌아서서 정자를 내려가려는데)..

능금 : (표창을 꺼내 휙-던진다)


길상의 귓가를 스치며 정자기둥에 퍽-날아가 박히는 표창.


길상 : (능금을 돌아보는)...!

능금 : (쏘아보며) 답을 하기전까지 너를 보내줄 수 없다! 말해 봐!

길상 : (다시 돌아서서 정자 아래로 내려간다)

능금 : (그 뒷모습에다 울부짖듯) 길상아! 왜?! 왜냐구?!



s#30. 동 정자 아랫길


길상, 능금에게 등을 돌리고 걸어오는 얼굴위로.


길상(E) : (눈물을 글썽이며)...능금아..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른다..이런 내가 나도 싫다! 하지만 난정이 곁을 떠날 수는 없다.


길상,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 급한 걸음으로 가버린다.



s#31. 동 정자 위


능금, 떠나가는 길상의 뒷모습을 보다가 난간에 기대 눈물을 흘린다.


능금 : ...!



s#32. 편전 마당


윤원형, 합문안으로 들어와 편전 계단 앞에 멈춰서서 강녕전 현판을 올려다 보는 얼굴 위로 들려오는.


난정(E) : 서방님, 편전에 드시어 소신껏 아뢰시어야 될 것이옵니다.


윤원형, 결연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한번 내뱉고는 계단을 올라간다.



s#33. 동 편전 복도


윤원형, 대전내관쪽으로 걸어와 선다.


윤원형 : 김내관, 그간 잘 지내시었소?

대전내관 : 승후관께오서 편전엔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윤원형 : 전하를 뵈옵고 긴히 아뢸 말씀이 있어 왔소이다.

대전내관 : 전하께오선 심기가 불편하시오니 나중에 다시 한번 드시는게 좋을 듯 싶사옵니다.

윤원형 : 아니외다! 전하께오서 불벼락을 내리신다 하여도 지금 아뢰야겠소이다..(방문 앞쪽으로 서며) 고하여주시오.

대전내관 : (보다가) 전하, 윤승후관 들었사옵니다.



s#34. 동 편전 방 안


중종, 한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깊은 생각을 하고 앉아있다가...


중종 : (고개를 들며) 처남이?!



s#35. 동 편전 복도


대전내관 : 전하, 어찌 하오리까? 다음에 다시 들라 이를까요?

중종(E) : ...

윤원형 : (침을 삼키는)..

중종(E) : (방안에서) 들라하라.

대전내관 : 예. (윤원형에게) 드시지요.

윤원형 : (김상궁을 힐끗 보고는 방문쪽으로 한걸음 다가선다)



s#36. 동 편전 방 안


윤원형, 방문이 열리면 방안에 들어서서 곡배를 올린다.


윤원형 : 전하, 옥체 강녕하시었사옵니까?

중종 : 처남, 이리 내려와 앉으세요.

윤원형 : 예, 전하. (중종 앞에 다가와 앉으며) 전하, 어찌 용안이 수척해지시었사옵니다!

중종 : 과인이 요즘 조정의 일로 격무에 시달려서 그런가보오..게다가 중전께서도 조정일에 앞장서서 나서시니

         더욱 골치가 아프구려..

윤원형 : 주,중전마마께오서요?

중종 : 처남, 과인에게 조정의 출사를 청하러 오신게요?

윤원형 : 당치도 않사옵니다! 신은 과거급제를 하여 조정에 당당히 출사를 할 것이옵니다.

중종 : 허면 과인이 중전에게 내린 금족령을 거두어달라고 오신게요?

윤원형 : 아니옵니다! 신은 전하께 작금의 도성안 민심을 여쭈러 들었사옵니다.

중종 : (눈빛을 빛내며) 도성안 민심이요?

윤원형 : 예, 전하!

중종 : (자세를 바로하며) 그래, 도성안 백성들의 민심이 어찌 돌아가고 있는지 소상히 말씀해 보세요!

윤원형 : 전하, 백성들은 조정신료들의 작태에 신물을 내고 있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윤원형 : 백성들은 조정신료들이 민생은 뒷전이고 조정에 세를 불리기 위해서 이전투구만을 일삼고 있다고

            원성이 자자하옵니다! 또한 지난번 뇌물비리가 조정을 휩쓸때도 죄를 뉘우치고 책임을 지기는커녕

            남에게 죄를 떠넘기거나 함구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사옵니다. 또한 조그마한 공적이라도 있을라치면

            각따귀떼처럼 몰려들어 서로 제 몫의 공적으로 챙기려고 물고 뜯고 싸우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사오니

            백성들은 조정에 기대를 저버린채 등을 돌리고 있사옵니다!

중종 : (충격)...허면 과인에 대해선 어찌들 말하고 있소?

윤원형 : 전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전하의 성총이 각따귀떼같은 조정신료들의 이전투구에 흙탕물이 튀고 묻혀버리고 있사오니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흐흑..

중종 : (결연한) 그렇소! 과인도 이번에 조정을 쇄신하여 백성들에게 존경을 받는 조정을 만들고자 하오!

윤원형 : 조정을 쇄신하시고자 하는 전하의 뜻은 만백성의 지지와 우러름을 받을 것이옵니다!

            하오나 백성들은 조정을 쇄신하시는 과정에서 피를 흘리는 것을 원치 않사옵니다.

중종 : 그 무슨 말이오, 처남?

윤원형 : 전하께오서 조정을 쇄신하시기 위해 공신들을 찍어내시오면

            공신들이 거병을 할것이라는 흉흉한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거병이라니?! 감히 누가 거병을 한단말인가?!

윤원형 : 전하, 거병은 없을지라도 조정의 정쟁이 격화될 것은 자명하옵니다!

            전하, 백성들이 조정의 격변으로 지금보다 더 고통을 받게 된다면

            아뢰옵기 망극하오나 백성들은 조정뿐아니오라 전하께도 등을 돌릴수 있음이옵니다!

중종 : 백성들이 임금에게 등을 돌리다니?! 허면 과인이 종사를 그르칠 어두운 군주란 말인가?!

윤원형 : 전하, 신의 짧은 소견으로는 밝은 군주와 어두운 군주는 백성들의 뜻을 올바로 읽느냐? 그르게 읽느냐로

            나뉘는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부디 민의를 깊이 헤아리시어 천세, 만세에 칭송받는 성군이 되시옵소서!

중종 : ...!



s#37.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앉은 금이를 보고 말한다.


경빈 : (찌푸리며) 뭬야? 지금 윤승후관이 편전에 들어 전하께 도성안 민심을 고하고 있단 말이냐?

금이 : 예. 큰방마마님께오서 분명 그리 전하라 이르셨사옵니다.

경빈 : (뭔가 생각하며) 그래?..분명 난정이가 윤승후관의 등을 떠밀었을게 틀림없을게야!

금이 : ...

경빈 : 첩년이 등을 떠민다고 언제 찍혀져 나갈지 모르는 살얼음판 정국임을 뻔히 알면서

         감히 편전에 들어 전하께 민심을 고한다?! 윤승후관이 배포가 참으로 큰 위인이구먼!



s#38. 중궁전 방 안


윤비, 엄상궁을 놀란 눈으로 본다.


윤비 : 뭐라?! 도성안 민심을 고하다니?! 허, 어찌 오라버니께오서 그런 경거망동을 하실수가 있단 말이냐?!

엄상궁 : 쇠인은 윤승후관께오서 깊은 생각이 있으실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윤비 : 깊은 생각이라니?! 잘못되어 전하의 진노를 사게 되면 목숨을 부지하시기 힘드실터인것을!

오상궁(E) : (방밖에서) 중전마마, 오상궁이옵니다.

윤비 : 어서 들게!

오상궁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쇠인 강녕전을 다녀오는 길이옵니다.

윤비 : 그래, 전하와 내 오라버니는 어찌하고 계시다더냐?

오상궁 : 지금 전하께오서 윤승후관과 다를 드시며 담소를 나누신다고 하옵니다.

윤비 : (갸웃)..담소를 나누신다?! 분명 담소라 들었느냐?

오상궁 : 예, 전하의 웃음소리가 방밖까지 들리시었다 하옵니다.

윤비 : 그래?! 허어, 어찌..?! (어딘가를 휙-돌아보는)



s#39. 편전 복도


중종(E) : (방안에서 들려오는) 허허허!

김상궁,대전내관 : (의외라는 표정으로 방문 쪽을 보는)...!



s#40. 동 편전 방 안


중종과 윤원형, 환한 표정으로 다과상을 놓고 마주앉았다.


중종 : 허허, 과인이 처남의 말을 들으니 속이 시원하구려!

         누구도 과인에게 처남처럼 그리 솔직하게 민심을 전해주는 자가 없었소.

윤원형 : 전하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할 조정신료들이 오히려 전하의 혜안을 흐리게 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라 생각하옵니다.

중종 : (굳는)...음!

윤원형 : (힐끔 눈치보고 흠짓 조아리며) 황공하옵니다! 신이 분수에 넘친 말을 내뱉은 듯 싶사옵니다.

중종 : 아니오. 과인의 곁에는 처남처럼 직언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오.

윤원형 : ..망극하옵니다.

중종 : 처남, 조정에 출사길을 열어줄테니 과인의 곁에 있어주시구려.

윤원형 : 전하, 아직은 때가 아닌 듯 싶사옵니다.

중종 : (아쉬운) 그래요..?

윤원형 : 신, 전하께 약조드리겠사옵니다. 신이 비록 지금은 불민하여 백두로 있사오나

            용맹정진하여 장원급제를 이룰 것이옵니다! 신, 기필코 스스로 힘으로 조정의 문을 열고 들어가

            전하를 곁에서 보필할 것이옵니다!

중종 : 그래요..처남의 뜻이 참으로 가상하고도 고맙구려..내 처남의 약조를 믿으리다.

윤원형 : (결연한) 예, 믿으시옵소서!



s#41. 윤원형 초당 중문 밖 마당


길상, 임서방의 뒤를 따라 초당중문 안으로 들어가다가

윤원로, 걸어나오다가 초당 중문안으로 들어가는 임서방과 길상의 뒷모습을 본다.


윤원로 : 아,아니 저놈은?! (그 뒤를 따라가는데) ..

김씨 : (뒷편에서 다가오며) 시아주버님! 어찌 초당에 들려고 하시옵니까?

윤원로 : (돌아보며) 제수씨, 지금 낯선 사내놈이 초당으로 들어갔소이다.

김씨 : 작은사람의 오라비라 들었습니다.

윤원로 : (‘이미 알고 있다’) 오라비요?! 흥, 오라비인지 샛서방인지 알게 뭬요?!

            제수씨는 창기 노릇하던 근본도 모르는 계집의 말따위를 믿으시는게요?

김씨 : 아주버님! 난정이는 이제 윤씨 가문 사람입니다. 허니 앞으로는 그런 험한 말씀은 삼가하여 주셨으면 하옵니다.

윤원로 : 허, 부원군댁 체통이 있지! 어찌 저런 첩년을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라는게요?!

김씨 : 아주버님, 체통은 가문이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높이고 삼가는데서 세워지는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하오니...

윤원로 : 알았소이다! 내 부처님 같은 제수씨 덕분에 아우의 첩년하고 일문이 되었으니 참으로 감개무량하오이다!

            으이구, 속들도 좋구먼! (어디론가 휙-가버린다)

김씨 : (초당 중문쪽을 돌아보는)...



s#42.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길상, 난정 앞에 서책(*김안로 사랑채에서 꺼내온)을 내민다.

난정, 서책을 펼쳐보고는 흡족한 표정이 된다.


난정 : 고마워, 길상아..네 덕은 잊지 않을게.

길상 : 이제 된게냐?

난정 : 한가지 일만 더 도와줘!

길상 : ...!



s#43. 대궐 일각


윤원형, 환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얼굴위로.


윤원형(E) : 허허, 전하와 마주 앉아 정사에 대해 말씀을 나누니 꼭 손바닥 위에 천하를 올려 놓고 저울질하는 듯 싶구먼..!

                 (뒤를 돌아보며) 두고보아라! 내 반드시 조정에 출사를 하여 천하권세를 이 손에 쥘 것이야! 하하하!

오상궁 : (윤원형쪽으로 걸어와 멈춰서는) 승후관 나으리.

윤원형 : (흠짓 돌아보며) 마마님!

오상궁 : 어서 중궁전으로 드시지요. 중전마마께오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윤원형 : 아,아닐세..내 오늘은 이만 퇴궐할테니 중전마마께 나중에 중궁전에 들겠다고 전해주시게나.

오상궁 : 예에?

윤원형 : 허면 내 이만 가보겠네..(돌아서서 가는)

오상궁 : (쫓으며)..저, 승후관나으리!

윤원형 : (멈춰서 돌아보며) 아,참. 오늘밤엔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질 것이니 일찍 침수드시라 여쭈어주시게나!

            허면 난 참말로 가겠네. (돌아서서 황급히 간다)

오상궁 : (어리둥절하여 보는)...?



s#44.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아있는 오상궁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뭐라? 오라버니께서 오늘밤에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 하셨단 말이냐?

오상궁 : 예, 분명 그리 말씀하시었사옵니다.

엄상궁 : (의아) 엄동설한에 폭우라니요?

윤비 : (뭔가 생각하다가)..그래 오라버니께오서 그 말씀만 전하라 하시고 퇴궐하시었단 말씀이냐?

오상궁 : 예, 하온데 승후관나으리께오서 퇴궐을 하시겠다면서 경빈처소 쪽으로 발걸음을 하시었사옵니다.

윤비 : 경빈처소 쪽으로?!

오상궁 : 예, 마마.

윤비 : (뭔가 깊이 생각하는) 오라버니께서 퇴궐하시겠다면서 경빈처소쪽으로 발걸음을 하시었다?

         ..오늘밤에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진다?..(윤비의 얼굴위로 떠오르는) ..

난정 : (97회 s#38의) 소첩의 손으로 파릉군 대감을 찍어내겠사옵니다!..하오나 경빈의 힘을 빌려야 하는 일이옵니다!

윤비 : (끄덕이며) 그래..그렇구먼!

엄상궁,오상궁 : ...?



s#45. 경빈 처소 외경


금이, 처소 방쪽에 바짝 귀를 대고 있는 얼굴위로.


경빈(E) : 윤승후관께오서 이번엔 무슨 청을 하시려고 내 처소에 드셨소이까?



s#46.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발너머의 윤원형을 보고 앉아있다.


윤원형 : 이사람, 오늘은 작은마누라의 서찰 심부름을 왔사옵니다.

경빈 : 난정이의 서찰 심부름이요?

윤원형 : (소매에서 서찰 한통을 꺼내며) 이 서찰이옵니다.

경빈 : (방문쪽을 보며) 금아-들거라-

금이(E) : (방밖에서) 예, 마마.

금이 :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서며) 찾아계시옵니까?

경빈 : 승후관의 서찰을 가져오너라.

금이 : 예. (윤원형이 건네주는 서찰을 받아 발 너머 경빈에게 바친다)

경빈 : (봉투를 살펴보지만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다)..

윤원형 : 하오면 시생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일어서는데)

경빈 : 윤승후관은 중전마마께 뺨을 맞는 것이 겁나지 않소이까?

윤원형 : 예에? 그 무슨?

경빈 : 윤승후관의 형님께서 내 처소에 드셨다가 중전마마께 뺨을 맞으시었지요!

윤원형 : ..?!

경빈 : 중전마마께오서 윤승후관이 내 처소에 드나들이 하시는 것을 아시면 크게 경을 치실테니 조심하시구려.

윤원형 : 시생은 경빈마마께 벼슬구걸따위는 하지 않을터이니 경을 칠일이 무에 있겠사옵니까? 아니그렇사옵니까 경빈마마?

경빈 : (굳는)...!

윤원형 : 하오면 물러가옵니다. (금이에게) 항아님, 내 신발이나 내어주시게나.


윤원형, 방밖으로 나가면 금이, 따라나간다.

경빈, 윤원형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서찰 봉투를 열고 서찰을 꺼내 펼친다.


경빈 : (서찰을 읽다가 움찔 놀라는)..오늘밤?!..(방밖을 보며) 금아-

금이 : (방문이 열리면 급히 들어서며) 예, 마마. 찾아계시옵니까?

경빈 : 네 당장 화천군대감댁에 기별을 넣어 급히 드시라 해라!

금이 : 예, 마마. (황급하게 나간다)...

경빈 : (되뇌이는) 오늘밤..오늘밤이라! (어딘가를 휙-돌아보는)



s#47. 대궐 일각


윤원형, 걸어가고 있는데 금이, 급한 걸음으로 윤원형을 앞질러 총총히 간다.


윤원형 : (보며) 항아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겠소이다.

금이 : (들은척도 않고 내빼는)..

윤원형 : 허어, 그것 참! 난정이 말대로 모든 게 착착 들어맞는구먼..착착 들어맞어..



s#48. 윤원형 초당 방안 (99회 s#34뒤로 이어지는)


난정과 윤원형, 바짝 마주앉아 은밀하게 얘기 중이다.


윤원형 : 부인, 나보고 편전에 들어 전하께 도성안 민심을 아뢰란말이오?

난정 : 예, 서방님.

윤원형 : 허나..지금 살생부 때문에 조정안이 뒤숭숭한데 그런 말씀을 아뢰었다가 하나밖에 없는 목이 날아가면 어쩌오?

난정 :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전하께 민심을 아뢰시는 중에 이번에 공신들이 찍혀져 나가면

         거병을 할것이라는 유언비어가 돌고 있다는 말씀을 꼭 드려야 하옵니다.

윤원형 : 거,거병이요?

난정 : 예..

윤원형 : (침을 꼴딱 삼키는데)..

난정 : 편전에서 나오시면 중궁전이 아니라 경빈처소로 발걸음을 하시옵소서.

윤원형 : 겨,경빈처소로요?

난정 : (서찰을 꺼내 내밀며) 이 서찰을 경빈에게 전하여주시옵소서.

윤원형 : 나보고 서찰 심부름을 하란 말씀이구려.

난정 : 이 서찰한통이 파릉군대감을 찍어낼 것이옵니다.

윤원형 : (받아 넣으며)..그리하리다.

난정 : 이 서찰을 전하시면 경빈이 꼬리에 불붙은 괭이처럼 부산을 떨터이니 곧장 퇴궐하시옵소서.

윤원형 : 알겠소이다. 헌데 난 부인이 무슨 일을 도모하시는지 도통 짐작할 수가 없구려.

난정 : 서방님은 지켜만 보시옵소서. (비장한) 오늘밤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질 것이옵니다!



s#49. 동 대궐 일각


윤원형 : (하늘을 올려다보며)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진다?..그래, 지켜보면 알게 되겠지!


윤원형, 어디론가 휘적휘적 간다.



s#50. 갖바치 마당


임백령, 방백인, 당골네, 대문안으로 들어선다.


방백인 : 아이구, 칩다..임자 군불 좀 팍팍 지펴! 뜨근뜨근한 구들장 지고 등판 좀 지져야겠구먼.

당골네 : 에휴, 어찌 여편네놔두구 구들장하구 더 궁합이 잘맞는지 모르겠소?

방백인 : 이 여편네가?!

임백령 : (방쪽으로 다가가며) 손님이 아직 계신 듯 싶소이다.

갖바치(E) : (방안에서) 형님! 참으로 난정이에게 알리실 작정이시오!

당추(E) : (방안에서) 아우님이 못하겠다면 나라두 말하겠네!

방,당,임백령 : ...?!

당추 : (방문을 왈칵 열고 나온다)

갖바치 : (쫓아나오며) 형님! 그리하면 아니되오!

당추 : (휙-돌아보며) 난정이는 내 손으로 받았네! 내 이빨로 난정이의 탯줄을 끊었단 말일세!

         (눈물이 북받치는) 이 죄많은 놈 때문에 난정이가 천륜을 어기게 내버려둘 수는 없네! (대문밖으로 휙-나간다)

갖바치 : (쫓으며) 형님! 형님!

방,당,임백령 : (어리둥절 보고 선)...?!



s#51. 동 갖바치 대문 앞 길


갖바치, 대문밖으로 나오면 이미 저만치 가고 있는 당추.


갖바치 : (하늘을 보며 장탄식을 내쉬는) ...!



s#52. 경빈 처소 방 안


심정, 경빈을 놀란 눈으로 본다.


심정 : 예에? 마마, 어찌 전하의 어명도 없이 금부군사를 동원하란 말씀이옵니까?

경빈 : 선참후계란 고사도 있지 않습니까?!

심정 : 하오나..?!

경빈 : (오금박듯) 우리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예서 주저하면 대감들의 목이 떨어져 나갈것입니다!

심정 : ...음!

경빈 : 오늘밤 자시입니다. 금부군사들로 장통교기방을 들이쳐 파릉군을 잡아들이세요!

         그런 연후에 종친 이세진과 이몽헌, 정광필과 정윤겸이를 잡아들이도록 하세요!

심정 : (결심한 듯)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s#53. 윤원형 대문 앞 길


당추, 굳은 표정으로 급하게 걸어와 대문을 올라가는데

윤원형, 관복차림으로 사인교를 거느리고 걸어온다. (*임서방이 배행하지 않는다)


윤원형 : (당추를 보고 반갑게) 당추선사!

당추 : (돌아보는)..나으리..

윤원형 : (급하게 당추앞으로 다가와) 선사께서 내집엔 어인 발걸음이시오?

당추 : 빈도, 난정이에게 긴히 일러줄 말이 있어 왔사옵니다.

윤원형 : 내 작은 마누라한테요?

당추 : 예.

윤원형 : ...그래요?..허면 집으로 드십시다. (대문쪽으로 걸어가며) 이리 오너라!

당추 : (비장한)...



s#54.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형과 당추가 마주 앉아있다.


윤원형 : 이거 어쩐다? 난정이가 마침 출타 중이니..기다리시겠소?

당추 : 빈도가 폐가 되지 않는다면 기다리겠사옵니다.

윤원형 : 좋으실대로 하시구려..헌데 내 작은 마누라한테 긴히 일러줄 말이라는게 뭐요?

당추 : (눈을 감는)..나무관세음보살..

윤원형 : (머슥하게 보는)...?!



s#55. 옥매향 기방 아래채 방 안


옥매향, 임백령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표정과 가락으로 가야금을 탄다.



s#56. 동 옥매향 안채 마당


아랫방에서 이어지는 옥매향의 가야금소리가 이어지면서

난정, 모린에게 은밀하게 천에 쌓인 뭔가를 전하고 있다.


난정 : 모린아, 추호도 실수가 있어서는 아니될 것이야!

모린 : (받아들고) 예, 아씨. 명심하겠사옵니다.

난정 : 가보거라.

모린 : 예. (받아든 것을 감춰들고 부엌쪽으로 간다)

난정(E) : (아랫방쪽을 돌아보는 얼굴위로) 매향아..네게는 미안하다만 어찌할 수 없구나..



s#57. 동 옥매향 아랫방 안


가야금을 타는 옥매향의 얼굴에서.



s#58. 편전 외경 (밤)



s#59. 동 편전 방 안 (밤)


중종,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모습위로.


윤원형(E) : 전하께오서 조정을 쇄신하시기 위해 공신들을 찍어내시오면

                공신들이 거병을 할것이라는 흉흉한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사옵니다!

중종 : 음! 거병을 한다? 거병을..!



s#60.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한손으로 이마를 괴고 생각에 잠겨 있다.


윤비(E) : 오늘밤에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질 것이다?...오늘밤에..!



s#61. 경빈 처소 방 안 (밤)


경빈,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드는 얼굴위로.


경빈(E) : 난정아, 내 네년의 재주가 얼마만큼 되는지 지켜볼 것이야. 호호.. (어딘가를 휙-돌아본다)..



s#62. 처연한 달 (INSERT)


(E) (옥매향이 타는 가야금소리)



s#63. 옥매향 기방 후원 (밤)


파릉군, 생각에 잠겨 달을 바라보고 있다.

모린, 중문쪽에서 파릉군의 뒷모습을 엿보다가 어디론가 간다.



s#64. 동 옥매향 안채 마당 (밤)


모린, 찻소반을 들고 걸어와 가야금소리가 나는 아래채쪽을 돌아보면

아래채 방문위로 가야금을 타는 옥매향의 실루엣이 보인다.

모린, 살금살금 안채 방쪽으로 들어간다.



s#65. 동 옥매향 안채 방 안 (밤)


모린, 찻소반을 들고 방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온다.

모린, 찻소반을 내려놓고 품에서 뭔가(*난정이가 건네준)를 꺼낸다. 겉봉에 관직과 이름이 적힌 어음봉투들이다.

모린, 기별지등이 놓여있는 연상쪽으로 다가가 연상 서랍을 열고 어음봉투 몇 개를 넣고...

쌓여있는 책갈피사이에다가도 넣고..농짝을 열고 깊숙하게 넣는다.



s#66. 동 옥매향 안채 마당 (밤)


모린, 안방밖으로 나오다가 대청앞에 서있는 파릉군을 보고 화들짝 놀란다.


파릉군 : 모린아, 네 어찌 그 방에서 나오는 것이더냐?

모린 : (당황하여 사색이 되는)...!

파릉군 : (자상하게) 차를 다려 올린 것이더냐?

모린 : (과장되게 끄덕이며)..

파릉군 : 허허, 고맙구나..그만 건너가 쉬거라. (안방으로 들어간다)

모린 : (파릉군이 들어가면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어디론가 간다)



s#67.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밤)


윤원형, 연상위에서 책을 읽다가 하품을 하다가 당추를 보면

당추, 미동도 없이 미간만 움찔거리고 있다.


윤원형 : (방문쪽 보며) 허어, 난정이가 어찌 이리 늦누?



s#68. 어느 길 (밤)


난정, 쓰개치마를 쓰고 등을 보이고 있는데 길상, 난정쪽으로 다가온다.


난정 : (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보는).. 길상아! 어찌되었니?

길상 : 시킨대로 네가 일러준 종친부 어른들 댁 사랑채 방에 어음들을 넣어두었다...

난정 : ..잘했다..고마워..길상아..

길상 : 이제 어찌 할거냐?

난정 : 장통교 기방으로 가자.

길상 : 장통교?

난정 : 그래, 파릉군대감이 잡혀가는 모습을 내 눈으로 확인할 것이야!


난정, 어딘가를 노려보는 비장한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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