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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0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563 목록 댓글 3

[여인천하] 101











S#1. 어느 길 (밤)


다급하게 걸어가는 남녀의 발걸음. 난정과 길상,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가고 있다.

뒤편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린다.

길상, 재빨리 담장 한편으로 난정을 이끌고 몸을 숨긴다.

횃불을 든 파발마 몇필이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간다.


길상 : (얼굴을 내밀고 멀어지는 파발마 뒷모습을 지켜보는)...!

난정 : 길상아, 서둘러.


난정과 길상, 어디론가 급하게 간다.



S#2. 옥매향 기방 대문 앞 길 (밤)


금부도사의 지휘로 횃불을 든 군졸들이 기방대문 앞을 둘러싼다.



S#3. 동 옥매향 기방 대문 안 (밤)


안채쪽에서 옥매향의 가야금 소리가 들려온다.

모린, 빗장 걸린 대문쪽으로 살금살금 다가와 대문틈으로 내다 본다.

(INSERT) 대문 틈으로 보이는 횃불을 든 군졸들.


모린 : (움찔 놀라)..!


모린, 급하게 몸을 돌려 안채쪽으로 뛰어간다.



S#4. 동 옥매향 안채 마당 (밤)


아래채 방문에 가야금을 타는 옥매향의 실루엣이 보인다.

모린, 아랫방 쪽으로 급하게 달려가 방문을 쾅쾅-두드린다.



S#5. 동 옥매향 아래채 방 안 (밤)


옥매향, 가야금을 멈추고 방문쪽을 돌아본다.


옥매향 : 모린이네?

모린 : (다급한 표정으로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옥매향 : (의아하게 보며) 모린아, 무슨 일이네?

모린 : (다급한 손짓과 표정으로 군졸들이 기방을 둘러싸고 있음을 설명해주는)...

옥매향 : 에미나이래? 대체 무슨 일인데 이리 호들갑이네?

모린 : (답답한 듯 옥매향의 손을 잡아끌고 방문밖으로 나가는)..



S#6. 동 옥매향 중문 안 (밤)


옥매향, 모린의 손에 이끌려 안채 중문 밖으로 나온다.


옥매향 : 모린아, 대체 와 기러는기야?!

(E) (쾅쾅-대문 두드리는 소리)

모린 : (손가락으로 대문쪽을 가리킨다)

옥매향 : (놀라 대문쪽을 보며)..뉘기디?



S#7. 동 옥매향 기방 대문 밖 (밤)


금부도사, 대문을 쿵-쿵-두드리며 외친다.


금부도사 : 죄인 파릉군은 나와 오라를 받으라!



S#8. 동 옥매향 기방 대문 안 마당 (밤)


옥매향과 모린, 놀란 눈으로 서있는데.


금부도사(E) : (대문을 쿵-쿵-두드리며) 파릉군은 어서 나와 오라를 받으라!

옥매향 : 뭐이, 어뗘구 어째?!


옥매향, 뒷걸음질 치다가 급하게 몸을 돌려 안채쪽으로 뛰어간다.



S#9. 동 옥매향 안채 방 안 (밤)


파릉군, 눈을 감은채 정좌하고 있다.


금부도사(E) : (대문을 두드리며) 죄인 파릉군은 순순히 나와 오라를 받으라.

파릉군 : ...

옥매향(E) : (방밖에서) 아바디, 매향이야요!

파릉군 : (눈을 뜨고) 들어오너라.

옥매향 : (다급하게 방문을 열고 들어오며) 아바디, 디금 아바딜 댭아가려고 군사들이 새까마케 몰려왔시요!

            이 일 어카면 됴아요?!

파릉군 : (담담한)..소인배들의 간계가 시작된게다. 허나 제놈들이 전하의 어명을 받잡지는 못하였을테니

            제 손으로 무덤을 파는 격이 될테니 걱정말거라.

옥매향 : 예에?

파릉군 : 매향아, 대문을 열거라.

옥매향 : 길티만 아바디..

파릉군 : 괜찮으니 내가 시키는대로 하거라.

옥매향 : (망설이는)...



S#10. 동 옥매향 기방 대문 앞 (밤)


금부도사, 대문을 두드려대고 있다.


금부도사 : 어서 대문을 열지 못할까?!

심정 : (판의금부사 차림으로 말을 타고 와서 내리며) 어찌 되었는가?

금부도사 : 안에 있는 것이 틀림없는데 대꾸조차 없사옵니다.

심정 : (뭔가 생각하다가)..음!..대문을 부수게!

금부도사 : 예, 대감! (군졸들에게) 대문을 부수어라!

군사들 : 예! (연장을 들고 대문앞으로 몰려드는데)


순간, 대문이 끼익-열리고 매향, 모린을 거느리고 대문밖으로 나온다.


옥매향 : (심정을 보며) 화텬군대감, 대톄 무슨 일이야요?

심정 : 네 따위는 알 것 없다! (금부도사에게) 파릉군을 끌어내라!

금부도사 : 예. (군사들에게) 나를 따르라!


금부도사의 지휘로 군사들이 옥매향과 모린을 밀치고 우르르 대문안으로 몰려들어간다.

심정, 그 뒤를 따라 대문 안으로 들어간다.



S#11. 동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밤)


금부도사와 군졸들, 안채 방쪽을 둘러싸는데 그 뒤로 심정이 들어선다.


금부도사 : (안방을 향해) 죄인 파릉군은 순순히 나와 오라를 받으라!

파릉군(E) : ...

금부도사 : (심정을 돌아보며) 대감, 어찌할까요?

심정 : 자넨 내 뒤를 따르게. (안채 대청을 올라 방쪽으로 가면)

금부도사 : (군관 둘을 이끌고 심정 뒤를 따른다)



S#12. 동 옥매향 안채 방 안 (밤)


파릉군, 정좌를 한 채 눈을 감고 있는데

심정,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그 뒤로 금부도사와 군관 둘이 들어선다.


심정 : 대감, 금부로 가시어야겠소이다!

파릉군 : (눈을 뜨고 휙-보며) 화천군, 지금 제정신인가?! 전하의 어명이 계시었는가?!

심정 : 죄상이 명백한 죄인을 긴급 체포하는 것이니 나중에 따로 어명이 계실것이외다!

파릉군 : 뭣이라?! 죄상이 명백하다니 무슨?!

심정 : 대감이 살생부를 작성하여 조정신료들을 찍어낸 연후에 대감께 뇌물을 바친 자들로 조정을 채우려는 죄상말이외다!

파릉군 : 뇌물?! 뇌물이라니?! 화천군, 확증도 없이 종친을 모함을 하려드는 죄가 얼마나 큰 줄 아는가?!

심정 : 방안을 샅샅히 뒤져 증거를 찾아라!

금부도사 : 예! (군관 둘에게) 샅샅히 뒤지랍신다!

군관1,2 : 예. (방안을 거칠게 뒤진다)

파릉군 : 아니, 이놈들이! 그만두지 못할까?!

심정 : (얼굴위로 들려오는)

경빈(E) : 보료밑과 연상 서랍, 그리고 문갑 서랍 등을 뒤져보세요! 그곳에 어음이 있을겝니다!

심정 : 보료 밑과 연상 서랍, 문갑 등을 찾아보거라.

군관1 : 예! (모린이 어음을 숨긴 보료밑과 문갑서랍등을 뒤져 어음뭉치를 꺼내들며) 여기 있사옵니다!

파릉군 : (당황하여 보며) 뭐,뭐라?! 아니 그것이 무엇이냐?

군관1 : (어음을 심정에게 바친다)

군관2 : (연상서랍을 뒤지다가 어음을 꺼내들고) 여기도 있사옵니다.

심정 : (어음을 받아들고 득의양양한 미소) 대감, 이리 확증이 나왔는데도 시치미를 잡아 떼시겠소이까?!

파릉군(E) : (낭패한 얼굴위로) 아,아니 이럴 수가?! 이놈들이 함정을 팠구나!

심정 : 대감을 뫼시어라!

파릉군 : ...!



S#13. 동 옥매향 기방 대문 앞 길 (밤)


난정과 길상, 기방쪽으로 급하게 걸어오다가 멈칫 서서 몸을 숨긴다.

군사들이 대문 앞을 둘러싸고 있다.

대문 안에서 심정과 금부도사가 나오고 파릉군이 오라에 묶여 나온다.


옥매향 : (파릉군을 쫓으며) 내 아바디한테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러시는거야요!


심정, 눈짓하면 금부도사의 지휘로 군사들이 옥매향을 거칠게 밀쳐버린다.

옥매향, 바닥에 넘어지면 모린, 달려와 부축한다.


옥매향 : (울부짖는) 아바디! 아바디!

파릉군 : 매향아, 걱정말거라! 전하께오서 이 에비의 무고함을 꼭 밝혀주실게다!

심정 : (말에 올라타며) 죄인을 금부로 연행하라!

금부도사 : 예. 끌고 가라!


군사들, 오라에 묶인 파릉군을 거칠게 끌고간다.


옥매향 : (일어서서 몇발짝 쫓으며) 흑흑.. 아바디, 부디 몸 보듕(保重)하시라요!

파릉군 : (결연한 표정으로 가는)...

난정,길상 : (몸을 숨긴채 끌려가는 파릉군을 지켜보는)...

난정 : (고개를 돌려 흐느끼는 옥매향을 보며 만감이 솟구치는)...!

길상 : (난정을 보는데)..

난정 : (마음을 다잡는 표정으로 몸을 휙 돌려 가버린다)

길상 : (난정의 뒤를 따른다)



S#14. 어느 길 (밤)


난정, 굳은 표정으로 앞서 걷고 있고 그 뒤를 길상이 묵묵하게 따른다.


길상 : 난정아, 이리 괴로워할 짓을 왜 한게냐?

난정 : (멈춰 휙-돌아보며) 길상아, 니가 내 마음을 어찌 안다고 그따위 말을 하는게야?!

길상 : 그래 난 모른다. 하지만 니가 바란게 이런 것이었니? 너를 사람답게 대해준 어른을 배은망덕하고

         동무 눈에서 눈물을 뿌리게 하는 그런 짓거리 였느냔 말이다!

난정 : (노려보다가 뺨을 후려치는데)

길상 : (날아오는 난정의 손을 덥썩 움켜쥐며) 난정아, 제발 예전에 너로 돌아와!

         예전에 그리도 여리고 천진했던 네가 어찌 이리된게냐?!

난정 : (숨을 몰아쉬며 노려보다가).. 내 눈앞에서 사라져!

길상 : 난정아!

난정 : 나를 혼자 내버려 두란 말이야! (몸을 돌려 어디론가 뛰어간다)

길상 : (안스럽다)...



S#15. 경빈 처소 일각문 밖 (밤)


금이, 조족등을 들고 일각문 근처를 서성거리는데.

심정(*판의금부사 옷차림), 급하게 일각문쪽으로 다가온다.


심정 : 오, 금아 어찌 나와 있는게냐?

금이 : 경빈마마께오선 화천군대감을 일각이 여삼추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어서 드시지요.

심정 : 오냐. (급하게 일각문 안으로 들어간다)

금이 :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일각문 안으로 들어가 문을 쾅-닫는다)



S#16. 동 경빈 처소 방 안 (밤)


경빈과 심정이 마주 앉아있다.


심정 : 파릉군을 금부에 연행하였사옵니다.

경빈 : 화천군대감, 어음들은 찾으시었습니까?

심정 : 예. (소매속에서 어음을 꺼내며) 마마께오서 말씀하신 곳에서 이 어음들을 찾았사옵니다.

경빈 : (흡족하게 어음을 보며) 잘 하시었습니다. 아주 잘하시었습니다. 호호호.

심정 : 마마, 이제 어찌해야 하올런지요?

경빈 : 어찌 하다니요?

심정 : 전하의 어명도 없이 금부군사를 동원하였사오니 전하께오서 크게 죄를 물으시온다면...

경빈 : (말을 자르며) 화천군대감! 조정 신료들을 입궐하라 기별을 넣으세요!

심정 : 예에?

경빈 : 이제부터 조정신료들이 목숨을 걸고 전하의 어의에 맞설 때입니다. 이번에 물러서면 천길 벼랑으로 떨어지는 겝니다!

         허니 모두가 죽을 각오로 전하의 어의에 맞서 파릉군을 찍어내도록 하세요! 아시겠습니까?!



S#17. 의금부 옥사 마당 (밤)


금부도사의 지휘로 파릉군, 오라에 묶인채 끌려온다.

군사들, 파릉군을 옥사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S#18. 동 의금부 옥사 안 (밤)


군사들, 파릉군을 끌고와 옥살 안으로 밀쳐넣는다.

파릉군, 바닥에 넘어지는데 이미 잡혀와 있는 이세진과 이몽헌, 다가온다.


이세진 : 파릉군대감, 이게 어찌 된 일이오이까?

파릉군 : (몸을 추스르며) 살생부에 이름이 오를 자들이 일을 꾸며 선수를 친게요!

이몽헌 : 이런 쳐 죽일 놈들!

파릉군 : 오히려 잘 되었소. 주상전하의 어명이 없이 금부군사를 움직여 종친들을 금부에 하옥하였으니

            그 죄를 피할수는 없을게요!

이세진 : (뭔가 불안한)..대감, 정녕 주상 전하의 어명이 없었을까요?

파릉군 : 전하를 믿으시오! 전하께오서 저들의 사특한 간계를 명명백백 밝히시어 조정에서 밀어내실 것이외다!



S#19. 편전 복도 (밤)


박승지, 다급한 걸음으로 대전 내관쪽으로 걸어온다.


박승지 : (대전내관에게) 전하께오선 침수드시었는가?

대전내관 : 예, 깊이 침수드신지 한참 되시었사옵니다.

박승지 : (불꺼진 방문을 보고 낭패한) 허어, 이 일을 어찌하면 좋누? 어찌하면..?!



S#20. 동 편전 방 안 (밤)


중종, 불꺼진 방안에서 깊이 잠들어있다.



S#21. 중궁전 외경 (밤)


오상궁, 급한 걸음으로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22.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앞에 엄상궁과 오상궁이 앉아있다.


윤비 : (오상궁을 보며) 그게 무슨 소리냐?! 파릉군과 종친들이 금부에 하옥되었단 말이냐?

오상궁 : 예. 판의금부사가 어명도 받들지 않고 독단으로 금부군사들을 동원하여 연행하였다 하옵니다.

윤비 : 판의금부사가 독단으로..?! 지금 전하께오선 어찌하고 계신다더냐?

엄상궁 : 전하께오선 깊이 침수드시었다 하옵니다.

윤비(E) : 난정이가 일을 도모한게야! 오라버니를 시켜 오늘밤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말을 전하게 한것이고...

              헌데 전하의 어명도 없이 파릉군을 잡아들였다면 오히려 일을 도모한 공신들이 위급에 처할수도 있음인 것을?!

              난정이가 그것을 헤아리지 못했을리는 없을터! 무슨 대책이 있을 것 분명하거늘

              그것이 무어란 말인가? 무엇이란 말인가? 참으로 답답하구먼..!

윤비 : 엄상궁. 날이 밝는대로 난정이를 불러들이도록 하게.

엄상궁 : 예, 마마.

윤비 : 오상궁, 자넨 빈청과 금부의 동태를 더욱 소상히 알아보게.

오상궁 : 예!

엄,오상궁 :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E) : 난정이 손에 조정신료들의 목숨 뿐 아니라 나와 내 복중 태아의 장래가 달려 있음이야. 난정이 손에..!



S#23. 난정모 방 안 (밤)


난정, 앞에 놓인 지필묵을 바라보고 앉아있다.


난정 : (마음을 다잡듯이 되뇌이는) 약한 맘을 먹어서는 아니돼! 아니돼!

         (품에 찬 비단 염낭에서 반쪽짜리 옥패를 꺼내 보며) 내 복중태아의 밝은 장래를 위해서라도

         내 반드시 내 신분을 되찾을 것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파릉군대감을 찍어내서라도 내가 공을 세워야 함이야. 암! 암!!


난정, 붓을 들어 종이에 뭐라고 휘갈겨 쓰기 시작한다.



S#24. 윤원형 집 작은 사랑채 외경 (밤)



S#25.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밤)


당추, 좌선을 하고 앉아있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26. 후레쉬 백 (1회 S#91의)


계향, 죽어가며 당추에게 짜내듯 말하고 있다.


계향 : (아기를 보며)..이 애는 왕실의 핏줄입니다..이 아기를 도성 파릉군 댁에 데려다 주세요..

         그 어른이 이 애의 아버지이십니다 ..(품에서 염낭을 꺼내 옥패를 꺼내 건네며)..이걸 드리면 그 어른께서 아실 것입니다..

당추 : (옥패를 받으며)...알겠소이다, 내 약조하리다..이 아일 반드시 전해드리리다.



S#27. 후레쉬 백 (1회 S#96의)


파릉군, 소가 끄는 함거에 실려 귀양가고 있다.


당추 : (아기를 들어 파릉군을 보게한다) 보거라, 네 아버님이시다.


아기 얼굴과 파릉군얼굴이 교차되면서 아기가 힘차게 울기 시작한다.

파릉군 눈을 뜨고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린다.



S#28.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밤)


당추, 양미간을 움찔거리며 눈을 뜨는 얼굴위로.


당추(E) : 난정아, 파릉군대감은 네 친 아버지이시다. 네 손으로 친아비를 죽인다면

              영겁의 윤회속에서도 결코 씻지 못할 죄를 저지르게 되는게다. 그리되서는 아니된다! 아니돼, 난정아.

윤원형 : (헛기침소리와 함께 방문을 열고 들어오며) 선사, 아무래도 오늘밤엔 난정이가 집으로 들어오지 않을 듯 싶구려.

당추 :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윤원형 : 난정이한테 오늘밤 중차대한 일이 있는 듯 싶소이다!

당추 : (흠짓) 중차대한 일이라니요?!

윤원형 : (얼버무리는)..그,그건 나도 잘모르겠소이다..선사, 오늘밤엔 이방에서 묵으시구려. 내 자리를 펴라 이르겠소이다.

당추(E) : (굳은 표정으로)..중차대한 일?!

당추 : 빈도,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급하게 일어나서 방밖으로 나간다)

윤원형 : (당황하여) 서, 선사?!



S#29.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마당 (밤)


당추, 급하게 방에서 나와 대문쪽으로 급하게 걸어간다.

김씨, 찻소반을 든 탄실을 거느리고 오다가 멈춰서서 당추를 본다.


김씨 : ...



S#30. 동 윤원형 대문 앞 길 (밤)


당추, 굳은 표정으로 대문 밖으로 나와 급하게 계단을 내려온다.


당추(E) : 난정이가 오늘밤 파릉군대감을 찍어낼 짓거릴 꾸미는게 틀림 없어! 허어,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어찌하면?!

              나무관세음보살..(하늘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는 어디론가 급하게 간다)



S#31. 대궐 일각 (밤)


김안로, 급한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는데 윤임, 맞은 편에서 걸어온다.


윤임 : (급하게 다가오며) 희락당대감.

김안로 : (멈춰서 돌아보며) 판부사대감께오서도 좌의정의 기별을 받고 입궐하시는 길이시옵니까?

윤임 : 예, 헌데 좌의정이 우리를 무슨 일로 입궐하라 기별을 넣은걸까요?

김안로 : 이사람 짐작이 맞는다면 좌의정과 화천군이 오늘밤 파릉군을 잡아들였을 것이옵니다.

윤임 : 예에? 파릉군을요?

김안로 : 아마도 파릉군에 대한 사후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신료들을 입궐하라 청한게지요!

윤임 : 음..! 허면 어서 서둡시다.


윤임과 김안로, 급하게 어디론가 간다.



S#32. 빈청 방 안 (밤)


남곤을 중심으로 심정, 이유청(*), 김제학과 판서급대신들이 둘러 앉아있다.

김안로와 윤임, 방문을 열고 빈청안으로 들어선다.


남곤 : 판부사대감, 희락당대감, 마침 잘 오시었소. 안그래도 논의를 시작하려던 참인데 자, 어서들 좌정하시지요.

김안로,윤임 : (다가와 자리에 앉는다)

남곤 : 이사람이 여러분을 뵙자고 한 뜻은 오늘밤 파릉군을 금부에 하옥시킨 일을 논의드리고자 함이오이다!

일동 : (웅성거리는 속에서 윤임과 김안로, '역시!'하는 눈으로 서로를 본다)...!

김제학 : 파릉군대감을 금부에 하옥하라는 전하의 어명이 계시었소이까?

심정 : 어명은 아니계시었소이다!

김제학 : (놀라) 헌데 어찌하시려고?!

윤임 : 허어, 화천군! 어찌 어명도 없이 금부군사를 동원하여 파릉군을 연행하시었단 말이오?!

심정 : 파릉군이 뇌물을 받고 살생부를 조작하려던 확증을 잡았기에 이 사람이 판의금부사의 직권으로 잡아들였소이다!

김안로 : 확증이라니요?! 허면 파릉군이 뇌물로 받은 어음이라도 찾으시었소이까?!

심정 : 그렇소이다! 외직에 나가있는 자들이 파릉군에게 보낸 어음들을 파릉군이 머무는 기방뿐 아니라

         연루된 종친들의 사랑채에서도 찾아냈소이다!

일동 : ...!

김안로(E) : (보는) 오라, 그래서 난정이가 외직에 나가있는 자들의 명단을 내어달라 했구먼!

윤임 : 허나 어명이 없이 금부군사를 움직인 일은 대역죄에 버금가는 중차대한 죄이올시다!

심정 : 허어, 판부사대감! 목숨을 내던질 각오로 일을 성사시킨 이사람을 질책하시는게요?!

윤임 : 화천군의 공명심 덕에 우리 모두가 어육이 되어도 좋다는 말씀이시오?!

남곤 : 그만들 두세요! 이제 와서 잘잘못을 따져보았자 무슨 소용이겠소이까?!

         중요한 것은 전하의 어명 없이 파릉군과 종친들을 잡아들인 일을 어찌 대처하느냐 아니겠소이까?!

김안로 : 답은 이미 정해진 듯 싶사옵니다.

일동 : (김안로를 돌아보는)...?!

김안로 : 파릉군이 뇌물을 받고 살생부를 조작하려고 했다는 확증이 있다면 어명이 없이 금부군사를 움직인 일은

            선참후계(先斬後啓)의 명분이 있사옵니다! 삼사의 언관들을 추동하여 파릉군을 잡아들인 일이

            화급을 다투는 피치 못한 일이었음을 고하게 하고 파발을 띄워 팔도 각지의 선비들과 유생들의 여론을 불러 일으킨다면

            우리에게 승산이 있을 것이옵니다!

일동 : (끄덕이는)...!

남곤(E) : (김안로를 보는) 역시 희락당이 쓸모가 있구먼!

박승지 :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남곤 : (박승지를 보며) 박승지, 전하께오선 기침 하시었는가?

박승지 : 아직이시옵니다.

김안로 : 전하께오서 기침을 하시기 전에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옵니다.

남곤 : 자, 우선은 각기 문중에 우리의 정당성을 알리는 기별부터 넣은 연후에 다시 모이도록 하십시다.

일동 : (남곤과 심정을 필두로 일어서서 빈청 밖으로 나간다)

윤임 : (김안로에게) 희락당대감, 정녕 우리한테 승산이 있다고 보시오이까?

김안로 : 진인사대천명이라 하였사오니 최선을 다할밖에요!



S#33. 갖바치 마당 (밤)


당추,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불켜진 방 쪽에서 모린이 서있다.


당추 : (모린을 보고) 아,아니 넌 모린이가 아니냐?!

모린 : (당추를 보고 깜짝 놀라 눈길을 피하며 도망치듯 뒷곁으로 간다)

당추 : (모린을 의미심장하게 보는데)...!

옥매향(E) : (방안에서 흐느낌) 흐흑-

당추 : (방쪽을 돌아보는데)...?!

당골네 : (부엌에서 물대접을 들고 나오며) 스님 오시었소?

당추 : 방안에 무슨 일이오?

당골네 : 파릉군대감이 금부에 잡혀가시었다지 뭡니까요?

당추 : (놀라) 뭐라?!

당추(E) : 허어, 난정이가 기어코 일을 저질렀단 말인가?!

당추 : (급하게 방쪽으로 다가간다)

당골네 : (그 뒤를 따른다)



S#34. 동 갖바치 방 안 (밤)


갖바치, 침통하게 앉아있고 방백인, 그 옆에 앉았다.

임백령, 흐느끼는 옥매향을 달래고 있다.

당추, 방문을 열고 들어서고 당골네, 물대접을 들고 따라들어온다.


당추 : 파릉군대감이 잡혀가시었다니 이 대체 무슨 일인가?

방백인 : 아 글쎄, 금부군사들이 들이닥쳐 다짜고짜 금부로 끌고 갔답니다요!

옥매향 : (흐느끼며) 흐흑, 울 아바디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년은 어캅네까?

임백령 : 대감께오선 결백하시오니 무죄방면 되실테니 걱정마시구려.

당골네 : 그래 매향아, 니 아바디께선 무탈하실테니 더운물 마시고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키거라. (물대접을 건네면)

옥매향 : 고맙습네다..(더운 물을 마시며 진정시키는)

당추 : (갖바치를 보며) 아우님, 나 좀 보세나. (방밖으로 나가면)

갖바치 : 음! (일어서서 당추를 따라 나간다)

방백인,당골네 : (보며)...?



S#35. 동 갖바치 마당 (밤)


당추, 한곳에 굳은 얼굴로 서있는데.


갖바치 : (당추쪽으로 다가와서며) 형님, 난정이는 만나보시었소?

당추 : 아니, 만나지 못했네..

갖바치 : ..그러셨구려..

당추 : 내 보기엔 파릉군대감께서 금부에 끌려가신게 난정이가 일을 꾸민 듯 싶은데 아우님 생각은 어떠한가?

갖바치 : 글쎄요..십중팔구는 그럴겝니다..

당추 : 허어, 우려하던 일이 눈 앞에 벌어지다니!

갖바치 : 형님, 난정이 일은 난정이에게 맡겨두십시다!

당추 : 뭐라?! 난정이에게 맡겨두라니?! 아우님은 난정이가 자기 손으로 친부를 죽이는 것을 두고 보겠단 말인가?!

         난정이 손에 낳아준 아비의 피를 묻히도록 내버려 둘것이냐 이 말일세!

갖바치 : 형님! 하늘이 정해준 운명은 사람의 힘으로는 거스를수가 없소.

당추 : 아우님!

갖바치 : 어쩌면 이번에 난정이 때문에 파릉군대감께서 목숨을 구하게 되실지도 모르지요!

당추 : 뭐라?!



S#36. 윤원형 집 대문 앞 길 (밤)


난정, 계단을 올라 대문쪽으로 걸어올라 간다.



S#37.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밤)


윤원형, 불안한듯 방안을 이리저리 서성거리고 있다.


윤원형(E) : (고개를 들며) 허어, 난정이가 어찌 이리 늦을꼬? 혹시 난정이 신상에 무슨 잘못된 일이라도?!..

                 아니야, 내 어찌 이리 방정 맞은 생각을 하누?!

난정(E) : (방밖에서) 서방님, 소첩이옵니다.

윤원형 : (돌아보며 반가운) 오, 부인! 어서 들어오시구려.

난정 :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윤원형 : (난정의 손을 덥썩 쥐며) 부인, 어찌 이리 늦으신게요? 이 서방 애간장이 다 녹아내리는줄 알았소이다!

난정 : ..송구하옵니다.

윤원형 : 이리 돌아왔으니 되었소. (앉으며) 자 앉읍시다.

난정 : (앉는)..

윤원형 : 당추선사께서 부인을 한동안 기다리시다 가시었소이다.

난정 : (흠짓) 당추스님께오서요?

윤원형 : 그래요, 부인께 긴히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십디다.

난정 : ...

윤원형 : 헌데 오늘밤 일은 부인 뜻대로 잘 되신게요?

난정 : ..반쯤은 성사된 듯 싶사옵니다. 서방님께오서 입궐을 하시어 빈청에 드시오면 나머지 반도 성사될 것이옵니다.

윤원형 : (의아) 입궐하여 빈청에 들라니요?..무슨 일로요?

난정 : (품에서 겉봉 없는 서찰을 꺼내며) 이 서찰을 빈청에 있는 조정신료들에게 전해 주시옵소서.

윤원형 : (서찰을 받으며) 이게 무슨 서찰이요?

난정 : 읽어 보시옵소서.

윤원형 : (서찰을 펼쳐 읽다가 움찔 놀라는)...이, 이건?! (난정을 보는)

난정 : 예. 전하께오서 파릉군에게 죄를 묻지 않으시오면 거병을 하겠다는 서찰이옵니다.

윤원형 : (침을 꼴깍 삼키며) 거,거병이라니요?! 부,부인! 까닥 잘못했다간 우리 가문이 멸문지화를 당할수도 있음인데

            이리 위험한 서찰을 어찌 조정신료들에게 전할 수 있겠소이까?

난정 : 서방님, 이 서찰은 익명서이오니 염려하실 게 없사옵니다.

윤원형 : 익, 익명서요?!

난정 : 예, 서방님! 주상전하께오서 반드시 이 익명서를 보시어야 할 것이옵니다!



S#38. 대궐 전각위로 해가 떠오른다 (INSERT)



S#39. 동 대궐 일각 (아침)


윤원형, 이곳저곳을 인적을 살피며 걸어온다.

윤원형, 멈춰서서 관복 속에 숨겨놓은 화살을 꺼낸다. 서찰이 묶여져 있는 화살.

윤원형, 화살을 저만치 휙-던져버린다.

윤원형, 모른척 화살쪽으로 걸어가 멈춰선다.


윤원형 : (과장되게) 아,아니! 불경스럽게 어찌 궐안에 화살이 떨어져 있누?!

            (화살을 주워들고 보며) 서찰이 매어져 있지 않은가?!

            (화살에서 서찰을 뽑아내어 펼쳐 읽다가 화들짝 놀라) 아,아니 이럴수가?! 어찌 이런 망극한 일이?!


윤원형,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급한 걸음으로 어디론가 간다.

박희량, 한쪽에서 얼굴을 드러내며 윤원형의 뒷모습을 보는 얼굴위로.


박희량(E) : (의아한) 아니, 저자가 실성을 했는가?! 대체 무슨 짓거리를 하는게지?

심정 : (뒷편에서 다가오며) 박정언!

박희량 : (돌아보며 조아리는) 화천군 대감.

심정 : 파릉군을 탄핵하는 삼사의 상소는 어찌 되어가는가?

박희량 : 뜻을 모으고 있는 중이오니 심려 마시옵소서.

심정 : (어깨를 두드려주며) 이번 일엔 삼사의 힘이 꼭 필요하네. 내 자네만 믿겠네. (돌아서서 어디론가 급하게 걸어간다)

박희량 : ...



S#40. 편전 방 안


중종, 김상궁의 시중을 받으며 죽을 떠먹고 있다.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전하, 박승지 들었사옵니다.

중종 : 들라하라.

대전내관(E) : 예.

박승지 :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서서 조아린다)

중종 : 과인이 침수든 연후에 박승지가 여러차례 편전에 들었다지? 그래 무슨 일인가?

박승지 : (난감한 듯 보다가) 전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간밤에 파릉군대감이 금부에 하옥되었사옵니다.

중종 : (안색이 굳는) 뭣이라?! 박승지, 지금 뭐라하였는가? 다시 말해보라.

박승지 : 판의금부사가 금부군사를 동원하여 파릉군대감과 종친부 두분을 금부옥사에 잡아들였사옵니다!

중종 : (일그러지며) 무엇이 어쩌고 어찌해?! 판의금부사가 과인의 어명도 없이 어찌 금부군사를 움직였단 말인가?!

박승지 : ..!

중종 : (분기로 씩씩거리며) 박승지, 당장 파릉군숙부와 종친분들을 방면하고 판의금부사와 삼정승 육판서를 불러들이라!

박승지 : 예. (황급하게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소반을 쾅-내려치며) 이런 쳐 죽일 놈들! 이는 분명 과인에 대한 반역이야! 반역! 내 이놈들을!



S#41. 빈청 방 안


남곤, 김안로, 윤임, 김제학,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남곤 : 전하께오서 기침하시었을테니 이제 곧 우리를 불러들실게요. 이번에 편전에 들면 모두들 죽기를 각오해야 할 것이외다!

김안로 : 좌상대감 말씀대로 한뜻으로 뭉쳐야 살아남을 수 있사옵니다! 전하 앞에서 비굴하게 목숨을 건지고자 하는자가 있다면

            모두가 죽게 될 것이옵니다.

일동 : (비장한 정적 속에서 윤임과 김제학 결연한)...!

윤원형 : (방문을 왈칵 열고 들어온다)

일동 : (긴장하여 돌아보는데)...!

윤원형 : 대감들, 이른 새벽부터 등청 하시어 국사를 돌보시느라 노고가 많으시옵니다!

남곤 : 자네가 어찌 빈청에 들어왔는가?!

윤원형 : 시생, 중궁전에 문후를 여쭈러 들다가 궐안 땅바닥에

            (화살을 내밀며) 서찰이 매어진 화살이 떨어져있는 것을 주웠사옵니다.

일동 : (화살을 보는)...!

윤원형 : 시생이 서찰을 읽어보니 망극한 글귀가 적혀있길래 대감들께 전해 드리러 발걸음을 했사옵니다.

남곤 : 서찰이라니? 이리주게!

윤원형 : 예..(남곤에게 다가가 서찰을 바치면)

남곤 : (보며)...이것은 익명서 아닌가?

윤원형 : 익명서요?! (시선을 의식하고 김안로를 힐끔보면)

김안로(E) : (윤원형을 보며) 못난 놈! 어찌 첩년 따위의 서찰 심부름이나 하는겐가?

윤원형(E) : 이 서찰이 대감들 목숨을 구할 것이니 목숨부지 하시거들랑 난정이에게 고맙다는 큰 절이나 하시구려!

남곤 : (서찰을 읽다가 놀라는) 아,아니?!

윤임 : 좌상대감, 뭐라 적혀있소이까?

남곤 : 파릉군이 조정을 쇄신한다는 미명 아래 전하의 눈을 흐리게 하고 살생부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정사를 농단하고 있으니 거병하여 파릉군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을 찍어내겠다고 했소이다.

일동 : ...!

김안로(E) : 거병을 한다?! 이는 분명 전하를 위협하는게야! 난정이가 어찌..?!

윤임 : 허어, 대체 누가 이따위 익명서를 썼단 말이오이까?!

남곤 : ...익명서는 무시하는게 관례이니 묻어두십시다. (서찰을 탁자위에 내려놓는다)

박승지 : (방문을 열고 들어오며) 전하께오서 대감들을 편전으로 드시라 명 하시었사옵니다.

일동 : (굳는)...!

김안로 : 전하께오서 다른 명은 아니계시었소?

박승지 : 금부에 하옥되어있는 파릉군대감과 종친분들을 방면하라는 명을 내리시었사옵니다.

일공 : (충격으로 서로의 얼굴을 보는) ...!

남곤 : 어차피 치룰 일이니 자, 어서들 가십시다..(일어서면)

일동 : (따라 일어서는데)..

윤임 : 조카님, 자네도 궐에 있다가 불똥을 맞을지 모르니 속히 퇴궐하시게나.

윤원형 : (시선 피하며) 허, 물에 빠진 새앙쥐가 고양이 걱정을 다해주시는구려.

윤임 : (일그러지는) 뭐라?!

김안로 : (그 와중에 탁자위에 서찰을 집어 들고 일어선다)..판부사대감, 가시지요.

윤임 : (윤원형을 못마땅하게 노려보고는 김안로와 함께 나간다)

윤원형 : (탁자위를 보면 서찰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어디갔지? (갸웃거리며 탁자밑등을 살펴보며 찾는)..?!



S#42. 대궐 일각


남곤과 김안로, 윤임, 김제학, 이유청(*)과 앞씬의 대신들이 걸어가는데.


박승지 : (남곤에게) 화천군대감께오선 어찌 보이시지가 않사옵니까?

남곤 : 글쎄요.. 낸들 알겠소? 퇴궐하시진 않았을테니 잘 찾아보시구려.

박승지 : (낭패한 표정)..



S#43. 경빈 처소 방 안


경빈과 심정이 마주 앉아있다.


심정 : 마마, 신은 어찌 처신해야 하올런지요?

경빈 : 화천군대감께서는 전하의 어명도 없이 금부군사를 움직이시었으니

         당장 참수형을 당하신다 한들 발명의 여지가 없는 대죄를 지으시었지요.

심정 : (당황하여) 시,신은 마마의 분부대로 따랐을 뿐이옵니다.

경빈 : 예, 이사람이 대감을 목숨을 구명하여 드리지요!

심정 : (안도하는)..하오면 어찌..?

경빈 : 전하께 목숨을 내어드리세요. 그리하시면 구명되실겝니다.

심정 : 예에?



S#44. 편전 복도


남곤과 김안로, 윤임, 김제학, 이유청(*), 판서급대신들이 굳은 표정으로 방문앞으로 다가온다.

박승지가 그 뒤를 따른다.


남곤 : 고하여주시게.

대전내관 : 전하, 좌의정대감과 신료분들 들었사옵니다.

중종(E) : (방안에서 노기띈) 들라해라!

대전내관 : 드시지요.

남곤 : (큰 숨을 내쉬고 한발 앞으로 나서는)...



S#45. 동 편전 방 안


남곤, 김안로, 윤임, 김제학, 이유청(*), 판서급대신들이 편전으로 들어오다가 흠짓 놀라 멈춰선다.

중종, 앞에 파릉군과 이세진, 이몽헌이 앉아있다.

남곤 이하, 표정을 수습하며 중종에게 곡배를 올리려는데...


중종 : (버럭) 신하의 예를 갖출 것 없느니!

일동 : (엉거주춤한 자세로 보는)..!

중종 : 경들은 과인의 어명을 거스르는 일은 다반사이고 어명까지 조작하여 금부군사까지 경들 뜻대로 움직이거늘!

         어찌 경들이 과인의 신하들이겠는가?!

일동 : ...!

중종 : 경들이 이나라의 군주이고 과인의 웃전이 자명하거늘 어찌 예를 갖추려 하는가 이 말이오?!

남곤 : 전하, 그 무슨 망극하오신 말씀이시옵니까?

중종 : (연상위의 책을 휙-던지며) 좌의정, 그 입 다물라!

남곤 : (얼굴에 책을 맞고 움찔)...!

중종 : 화천군은 어디있는가?! 과인을 대신하여 군주노릇을 하려한 발칙한 자를 불러들이라 명하지 않았느냐?!

박승지 : 궐내를 샅샅히 뒤지고 있사오니 곧 편전에 들것이옵니다.

중종 : 화천군을 당장 불러들이라!

박승지 : 예. (방밖으로 나가는)

중종 : (분기를 삭이며) 과인이 그자의 얼굴을 똑똑히 볼것이야!

김안로 : 전하! 화천군이 어명을 받잡지 않고 금부군사를 동원하여 파릉군대감 등을 금부에 잡아들인 일은

            백번 죽어 마땅한 일이옵니다! 하오나 화천군이 목숨을 내걸고 파릉군대감 등을 잡아들인 일은

            그 까닭이 있다고 들었사옵니다!

중종 : 까닭이라니?! 대체 그 까닭이라는 게 무엇인가?!

김안로 : 지금 조정 안팎엔 파릉군대감께오서 살생부로 조정신료들을 다 찍어 내신 연후에

            파릉군대감께 뇌물을 바친 자들로 조정을 채우려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김안로 : 화천군은 파릉군대감이 뇌물을 받은 확증을 포착한 연후에 증거를 인멸할 여지가 있기에 전하께 고하지도 못한채

            급히 금부군사를 동원하여 파릉군대감을 잡아들인 것으로 아옵니다!

파릉군 : (움찔하여 김안로를 노려보는)...!

중종 : 뭐라?! 허면 떠도는 유언비어 때문에 어명을 사칭했단 말인가?!

남곤 : 신이 듣기로는 화천군은 어명을 사칭한바가 없사옵고 또한 파릉군이 뇌물을 받아챙긴 확증도 포착한 줄로 아옵니다!

중종 : 뭣이라?! 뇌물을 받아챙긴 확증이라니?!

김안로 : 전하, 파릉군대감께 하문하여 보시옵소서!

중종 : (파릉군을 돌아보며) 파릉군숙부, 그 무슨 말이오?

파릉군 : 전하, 신의 거처에서 어음이 나온 것은 맞사옵니다. 하오나 이는 신도 모르게 누군가가 신을 음해하려고

            꾸민 짓거리라 사료되옵니다!

남곤 : 음해라니요?! 파릉군대감께서 뇌물을 받은 일이 백일하에 드러났거늘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시오이까?

파릉군 : 뭐라?! 뇌물?! 좌상대감, 그 말씀에 목숨을 거실 수 있겠소이까?!

남곤 : 암요! 걸지요! 걸다 마다요!

중종 : 그만들 두시오! (남곤을 보며) 좌의정, 분명 파릉군숙부께서 뇌물을 받았다는 확증이 있다고 했는가?

남곤 : 예, 전하! 화천군이 압수한 것으로 아옵니다.

중종 : 대체 화천군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S#46. 편전 앞 마당


심정, 머리를 풀고 삼베 옷차림으로 계단 밑으로 걸어온다.

심정, 삿자리를 깔고 강녕전을 향하여 무릎을 꿇는다.

박승지, 걸어오다가 심정을 보고 급하게 달려와 선다.


박승지 : 화천군대감, 전하께오서 편전으로 드시라는 추상같으신 명이 계시었거늘 예서 무엇을 하시는겝니까?!

심정 : 전하를 기망한 죄인이 어찌 관복을 입고 용안을 뵈올 수 있겠는가?

         내 여기앉아 전하께오서 죄를 내리시기를 기다릴 것이오.

박승지 : 대감...

심정 : (어음뭉치를 꺼내며) 영감, 내 대신 이것을 전하께 전해주시오.

박승지 : (받아들고) 이것이 무엇이오이까?

심정 : 파릉군과 종친들이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이외다.

박승지 : ...?!

심정 : (눈을 감는)..

박승지 : (심정을 보다가 몸을 돌려 편전 계단을 황급하게 올라간다)



S#47. 동 편전 방 안


중종, 방문앞에 서있는 박승지를 노기띈 눈으로 본다.


중종 : 뭐라? 화천군이 석고대죄를 드린다?

박승지 : 예..

중종 : 이런 고이얀! 박승지, 손에 든 것은 무엇인가?

박승지 : 화천군이 전하께 대신 전해 올려달라고 한...파릉군과 종친분들께오서 뇌물을 받은 증거라 하옵니다.

중종 : 뭣이라?!

일동 : (남곤, 김안로, 윤임등 얼굴에 미소가 스치고)...!

파릉군 : (낭패한 표정)...!

중종 : 이리 가져오라!

박승지 : 예. (중종 앞으로 다가가 두손으로 바치면)

중종 : (휙-낚아채듯 받아 외직이 적힌 어음들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표정이 일그러지는)...!

일동 : (숨죽이고 보는데)..

중종 : (파릉군을 휙-보며) 숙부, 이 어음들이 숙부와 종친분들의 거처에서 나온 것이 틀림없소이까?

파릉군 : 전하, 이는 소인배들이 신을 모함 하려는 사특한 간계이옵니다.

            전하, 부디 명철하오신 혜안으로 진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주시옵소서!

이세진,몽헌 : 밝혀주시옵소서!

파릉군 : 밝혀주시옵소서!

중종 : (어음들을 보며 혼란스러운데)...

남곤 : 전하, 신들은 모두 전하의 어의에 따라 스스로 사직을 청하기로 결의 하였사옵니다.

중종 : (보는)...그게 참말이오, 좌의정?!

남곤 : 예, 비록 신들의 이름이 살생부에 올라 백번 천번 찍혀져 나간다 할지라도 신들은 전하의 어의를 떠받들 것이옵니다!

중종 : ..음!

김안로 : 하오나 신들이 우려하는 것은 전하의 곁에 누가 있어 전하의 보위를 지켜 드릴 것인가 하는 것이옵니다!

중종 : ...!

파릉군 : 희락당대감, 공신들만이 전하를 지켜드릴 수 있다는 망념은 버리시오!

김안로 : 파릉군대감, 항간에 거병하겠다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소이다!

            또한 그 모든 화살이 파릉군대감을 향하고 있거늘 어찌 이리도 태평하신겝니까?!

파릉군 : 거병이라니? 지금 전하의 용안앞에서 전하를 위협하시려는게요?!

김안로 : 위협이라니요?! (소매속에서 윤원형이 가져온 서찰을 꺼내며) 오늘 아침 궐내에 떨어진 익명서올시다!

            여기엔 살생부를 움켜쥐고 조정대사를 농단하려는 파릉군대감의 전횡이 낱낱이 적혀있소이다!

            또한 거병하여 파릉군대감을 처단하겠다는 결의가 적혀있소이다!

파릉군 : 허어, 어찌 익명서 따위를 편전에까지 들고 오신 것이외까?!

김안로 : 대감! 이 익명서는 윤승후관이 들고 온 것이니 우리 신료들이 대감을 모함하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는

            감히 말씀 못하실것이오이다!

중종 : (연상 쾅-) 그만들 하라!

일동 : ...!

중종 : 경들은 모두 물러가시오. 과인이 혼자 있고 싶구려.

일동 : (조아리고 일어서는데)..

중종 : 희락당대감, 과인에게 그 익명서를 주시오.

김안로 : 예. (서찰을 중종에게 건네는데)

파릉군 : 전하, 어찌 서명도 없는 익명서를 읽으시려 하시옵니까? 전하의 심기만 어지럽히실 뿐이옵니다.

중종 : 과인이 알아서 판단할테니 숙부께서도 이만 물러가세오..

파릉군 : (보다가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익명서를 보며 착잡한)..거병!..거병이라?!

해설(NA) : 반정으로 연산을 폐위시키고 보위에 오른 중종은 재위 초기부터 군주로서의 정통성 시비에 민감했으며

                또한 다른 반정으로 보위를 잃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럴수록 중종은 정국공신들에게

                더욱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중종은 조정 쇄신을 위해 정국공신들을 퇴출시킬 명분을 찾았지만

                거병의 소문에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있었다.



S#48. 중궁전 방 안


윤비와 윤원형이 앉아있다.


윤비 : 오라버니께오서도 난정이가 어찌 금부군사를 움직여 파릉군대감을 잡아들이게 했는지

         상세한 내막을 아시지 못한단 말씀이십니까?

윤원형 : 예, 시생은 어제 편전에 들어 전하께 도성안 민심을 전했사옵고, 경빈한테 서찰 한통을 전하였을 뿐이옵니다.

윤비 : ..허면 오늘은 어찌 입궐하신겝니까?

윤원형 : 파릉군대감을 찍어내기 위해 거병을 하겠다는 결의가 담긴 익명서를 신료들한테 전하러 왔사옵니다.

윤비 : 거병이요?

윤원형 : 예, 익명서가 조정신료들에게 전해지면 반드시 전하께오서 보시게 될거라 하였사옵고

            그리되오면 전하께오서 파릉군대감이 작성한 살생부를 묻어버리실거라 하였사옵니다.

윤비 : ..이사람도 난정이의 번뜩이는 총명함을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윤원형 : 중전마마, 난정이를 믿고 맡겨두시옵소서!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될 때를 대비하여 마마와 시생한테 불똥이 튀지 않도록

            난정이가 입을 다물고 있는 듯 하옵니다.

윤비 : 그래요..그렇겠지요..엄상궁 들게!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엄상궁 : (방문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내 난정이를 불러들이라는 명을 거둘것이야.

엄상궁 : 중전마마,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명를 받잡은 상궁이 파산부원군댁으로 발걸음을 하였사옵니다.

윤비 : ..그래?

엄상궁 : 다시 기별을 넣을까요?

윤비 : 아닐세..그럴 거 없네..



S#49. 윤원형 집 초당 방 안


난정, 경대 앞에서 곱게 화장을 마무리 하고 있다.


김씨(E) : (방밖에서) 안에 있는가?

난정 : (경대를 보며) 아우님, 무슨 일이오?



S#50. 동 윤원형 초당 마당


김씨, 배천댁과 탄실을 거느리고 서있다.


김씨 : 내 좀 들어가겠네. (대청을 올라 방안으로 들어간다)



S#51.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김씨,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난정, 화장을 마무리하고 경대를 덮는다.


김씨 : (앉으며) 중궁전에서 입궐하라 기별을 넣었는데 자네 어찌 입궐 채비를 차리지 않는겐가?

난정 : (미소)..내 지금은 다른 볼일이 있어 입궐치 못할 듯 싶소.

김씨 : 뭐라? 허면 중전마마의 명을 거스르겠단 말인가?

난정 : 서방님께오서 입궐하시어 중전마마를 알현하시었을테니 이사람이 중궁전에 들지 않아도 될 것이오!

김씨 : ...

난정 : 아우님, 그 말씀을 하시러 초당까지 오신게요?

김씨 : 내 자네에게 당부할 말이 있어 왔네..

난정 : 당부요? 말씀하시지요.

김씨 : 자네, 어렵사리 이집에 들어왔으면 품행을 조신(操身)하게나. 홀몸도 아닌 사람이 밤이슬을 맞고 다녀서야 쓰겠나?

난정 : (냉랭한 미소) 아우님께서 이사람 복중태아까지 염려해 주시는 것은 눈물나게 고맙소이다만

         이 사람 일은 이사람이 알아서 할 터이니 마음쓰지 마시요.

김씨 : 자네 사람이 어찌 매사를 삐뚜루만 보는가?

난정 : 삐뚜루보는 것이 아니라 백자와 뚝배기는 본디 그 쓰임새가 다르다는 것을 말씀드리는게요!

김씨 : 뭐라?

난정 : 허면 이사람은 이만 나가보겠소이다. (쓰개치마를 들고 방밖으로 나간다)

김씨 : ...



S#52. 윤원형 대문 안 마당


난정, 쓰개치마를 걸치고 걸어오면 임서방, 그 뒤를 배행한다.


난정 : (문득) 임서방, 시아주버님께오선 출타하신겐가? 어찌 조용하신가?

임서방 : 손님이 찾아오셨사옵니다.

난정 : 손님이라니?

임서방 : 박정언 나으리가 오셨습지요.

난정 : 박정언?!

난정(E) : (작은 사랑채쪽을 휙-돌아보는 냉랭한 표정위로) 내 박아무개와 상종말라고 그리 일렀거늘 제 무덤을 파시는구먼!

난정 : (대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S#53.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로와 박희량이 앉아있다.


윤원로 : 허면 파릉군대감을 탄핵하는 상소를 올리란 말인가?

박희량 : 예. 그리되오면 승후관의 출사가 앞당겨질 것이옵니다.

윤원로 : 허나, 파릉군대감은 전하의 총애를 받는 종친어른이라 하던데..

박희량 : 조정의 대세가 파릉군대감을 찍어내는 쪽으로 기울었사옵니다. 대세를 따르시오면 출사길이 보장될 것이옵니다.

윤원로 : 넘어가는 나무에 도끼질 한번 더 해대면 순풍에 돛단 듯 탄탄대로가 열릴 것이라 이 말씀인가?

박희량 : 예. 어찌하시겠사옵니까?

윤원로 : (생각하다가)..좋네. 내 그리 함세!

박희량 : (미소)...



S#54. 편전 마당


심정, 추위에 지치고 발이 저린 듯 고통스럽게 앉아있다.

자순대비가 탄 보교가 편전쪽으로 다가온다.

자순대비, 보교가 멈추면 조상궁의 부축을 받으며 내린다.

자순대비, 굳은 표정으로 심정을 한참을 보다가 발걸음을 돌려 편전안으로 들어간다.



S#55. 동 편전 방 안


중종과 자순대비가 마주 앉아있다.


자순대비 : (근엄한) 주상, 용단을 내리세요! 조정을 쇄신하시겠다면 살생부로 조정신료들을 모두 찍어내세요!

               그렇지 않으시다면 살생부를 없던 일로 하세요!

중종 : 어마마마, 소자 조금 더 상량을 한 연후에 결단을 내릴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주상, 대체 언제까지 상량만 하실 작정이십니까?! 더 상량하고 기다려본들 누구도 대신하여 주상의 용단을

               대신 내려줄 수는 없는 것임을 어찌 모르십니까?! 주상 대체 무엇을 망설이시는겝니까?!

중종 : 어마마마...소자는 어느쪽도 잃고 싶지가 않사옵니다.

자순대비 : 화천군은 지난번 뇌물비리에 연루되지 않은 깨끗한 사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주상의 어명도 받잡지 않고 파릉군을 금부로 잡아들였다면 지금의 조정 신료들과 파릉군은

               한 조정에 머물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겝니다. 주상, 조정의 혼란이 가중되고 왕실이 더 혼란스러워지기 전에

               양단간에 결단을 내리세요! 주상께서 머뭇거리실수록 군주의 권위와 왕실의 위엄이 실추될 뿐입니다!

중종 : (난감한)...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전하 박승지 들었사옵니다.

중종 : 들라해라..

대전내관(E) : 예.


박승지, 방문이 열리면 상소문을 가득 바쳐들고 들어선다.


중종 : 박승지, 그 무슨 상소문인가?

박승지 : 전하께오서 사직을 청하라 명하신 신료들 모두가 승정원에 사직상소를 올렸사옵니다!

중종 : (충격) 뭣이라?!

자순대비 : 주상! 일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전에 용단을 내리세요!

중종 : ...



S#56. 홍경주 사랑채 방 안


홍경주, 자리에 누워있고 그 앞에 김전을 비롯한 남곤, 김안로, 윤임, 김제학, 이유청(*), 판서급대신들이 둘러앉아있다.


홍경주 : 허면 여기계신 여러분 모두 사직 상소를 올리시었단 말씀이오?

남곤 : 그렇소이다. 지난번에 사직상소를 올리신 영상대감과 남양군대감의 뒤를 따른게지요!

김전 : ...

홍경주 : 허어, 권불십년이라 했거늘... 우리 공신들이 이대로 찍혀져 나가는 것이오이까?

윤임 : 그렇지는 않을것이옵니다.

홍경주 : 그렇지 않다니요?

윤임 : 전하께오선 거병의 소문을 저어하고 계시오니 이대로 우리를 내치시지는 못하실겝니다.

홍경주 : 허면 사직상소는 어찌 올리신게요?

김안로 : 전하의 용단을 촉구하자는 뜻으로 올린 것이옵니다.

홍경주 : 예에? 이 늙은이는 도통 모르겠구려?

남곤 : 남양군대감, 전하께오서 결코 우리를 찍어내실 수 없으니 어서 쾌차하시라 이 말씀이외다.

홍경주 : ...?



S#57.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희빈, 창빈이 앉아있다.


희빈 : (불안한) 조정신료들이 모두 사직을 했다면 이제 파릉군과 주초의 잔당들 천하가 되는게요?

경빈 : (야릇한 미소) 왜요? 희빈께서 기묘년에 나뭇잎파리에 주초위왕을 써서 조광조를 찍어낸 일이 마음에 걸리시는게요?

희빈 : (발끈) 주초위왕이라니요?! 이사람은 알지도 못하는 일을 왜 자꾸 들먹이는 것이오?

경빈 : 예,예..이사람이 잘못했소이다. 허니 화를 푸시구려.

창빈 : 경빈, 만에 하나 살생부가 만들어진다면 어찌되는겝니까?

경빈 : 호호호! 십수년동안 전하를 지근에서 뫼시어온 빈들께서 어찌 전하를 이리도 모르신단 말씀이오?

희,창빈 : 예에?

희빈 : 그..그 무슨 말씀이시오?

경빈 : 전하께오서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히시는 것을 보시었소이까? 아니지요. 항상 정쟁을 관망하시다가

         조정에 더 강력한 세를 지닌 자들의 뜻에 따라 용단을 내리시었지요. 이번에도 그럴것이외다.

희빈 : 참말 그리 되겠소이까?

경빈 : 암요, 게다가 조정안팎에 거병의 소문이 파다한데 전하께오서 그리 쉽게 조정신료들을 버리시지는 않을겝니다.

         믿으세요, 이사람을!



S#58. 편전 방 안


중종, 연상위에 가득쌓인 사직상소를 보며 한손으로 이마를 괸채 뭔가를 고뇌하고 있다.

박승지, 윗목에 앉아 중종의 얼굴을 살핀다.


중종 : (무겁게 입을 여는) 박승지..

박승지 : 예, 전하..

중종 : 화천군의 석고대죄를 그치라 하라.

박승지 : 예에?

중종 : 과인은 화천군의 죄를 묻지 않을 것이다..

박승지 : ...!

중종 : 이 추운 날씨에 몸이 얼었을터이니 집에 돌아가 몸 조섭 잘하라 이르라.



S#59. 편전 마당


심정, 눈물을 뿌리며 강녕전 쪽을 향하여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심정의 앞에 박승지가 서있다)


심정 :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흐흑...

박승지 : 어서 퇴궐하시어 몸 조섭을 잘 하시옵소서.

심정 : 고맙소이다, 영감..


심정, 쩔뚝이며 합문쪽으로 나가려는데 엄상궁, 심정쪽으로 급하게 달려온다.


엄상궁 : 화천군대감. 중전마마께오서 대감을 찾아계시옵니다.

심정 : 이사람을 중전께오서?

엄상궁 : 예, 예를 갖추신 연후에 중궁전으로 드시지요.

심정 : (의아하게 중궁전쪽을 보는)..?!



S#60. 어느 길


능금, 송서방과 딱부리를 거느리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

능금의 얼굴위로 떠오르는.



S#61. 장대인 사랑채 방 안 (능금의 회상)


장대인, 능금에게 말한다.


장대인 : 능금아, 백치수를 데려오너라. 그자를 미끼로 쓸 때가 되었음이야.



S#62. 동 어느길


능금 : (되뇌이는) 미끼라..?

송서방 : 예에?

능금 : 아닐세, 서둘게. (급하게 간다)



S#63. 어느 주막 마당


주모(*)(E) : (방안에서) 썩 나오지 못혀!


방문이 벌컥 열리고 험악하게 생긴 주모(*)가 백치수를 우악스럽게 끌고 나온다.


백치수 : 아니, 이거 왜 이러시는가?!

주모(*) : 뻔뻔하긴?! 이때껏 밥하고 술을 공으루 축냈으니 장작을 패던 물을 길어오든 밥값을 해야될거 아냐?!

백치수 : 허어, 나중에 준다니까 그러네!

주모(*) : 나중에 언제?!


주모 앞으로 엽전꾸러미가 철렁 떨어진다.

백치수와 주모, 돌아보면 능금, 송서방(*찡한)과 딱부리를 거느리고 섰다.


능금 : 이때껏 저자가 축낸 술값하고 밥값이요!

주모(*) : (백치수의 멱살을 놓고 엽전꾸러미를 주우며 헤벌쭉 해지는데)..?

백치수 : 능금아...

능금 : 장대인 어른이 보자시오.

백치수 : 나를? 장대인이 무슨 일로?

능금 : 따라와보면 알거 아니오?! (휙-돌아서 간다)

백치수 : ...



S#64.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앉은 금이를 보며 말한다.


경빈 : 뭬야?! 전하께오서 화천군대감의 석고대죄를 그치라 명하시었다?

금이 : 예, 마마!

경빈 : (환하게 펴지며) 암! 암! 내 전하께오서 그리하실줄 알았느니! 호호..

금이 : (따라 웃는)..

경빈 : 화천군대감께오선 퇴궐하시었느냐?

금이 : 그게 저..관복을 갖춰입으시고 중궁전에 드셨다하옵니다.

경빈 : 중궁전에? 거긴 왜?! (의아한 듯 어딘가를 돌아보는)...?!



S#65. 중궁전 복도


심정, 관복을 입고 방문쪽으로 다가와 선다.


심정 : (엄상궁에게 낮게) 엄상궁, 중전마마께오서 이사람을 어찌 찾으시는겐가?

엄상궁 : 쇠인이 웃전의 뜻을 어찌 짐작 하겠사옵니까? 중전마마, 화천군대감 드셨사옵니다.

윤비(E) : 드시라해라.

엄상궁 : 예. 드시지요.

심정 : (한발짝 다가선다)



S#66.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조용하게 앉아있다.

심정, 방안에 들어와 선다. (*발이 내려져 있지 않다)


심정 : 중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화천군대감, 이리 내려와 앉으세요.

심정 : (당황하여) 신이 어찌..?

윤비 : 괜찮으니 내려와 앉으세요.

심정 : (황공한 듯 시선을 피하며 윤비 앞에 다가와 앉는다)

윤비 : (심정을 노려보며) 대감, 더 가까이 다가오세요.

심정 : (더욱 놀라) 예에?..예..(무릎 걸음으로 윤비쪽으로 다가와 앉는다)

윤비 : (심정을 똑바로 보며) 더요.

심정 : 하오나..

윤비 : (근엄한) 내 앞으로 다가와 앉으세요.

심정 : 예..(시선을 피하며 윤비쪽으로 바짝 다가 앉는데)

윤비 : (심정을 노려보다가 그대로 뺨을 찰싹 갈겨버린다)

심정 : (화들짝 놀란 눈으로 윤비를 보는)...?!

윤비 : 네 어찌 중궁의 얼굴을 빤히 보는 것이더냐?! 당장 이마를 쳐박지 못할까?!

심정 : (그 서슬에) 예에.. (이마를 방바닥에 바짝 조아린다)

윤비 : (심정을 노려보는)...!



S#67. 장대인 사랑채 마당


능금, 송서방과 딱부리를 거느리고 곽서방쪽으로 걸어온다.

그 뒤로 백치수가 따라온다.


능금 : (곽서방에게) 고하여주시오.

곽서방 : (낮게) 지금은 손님이 들어계셔.

능금 : 손님이요?

곽서방 : 윤승후관 작은 안으서가 오시었어.

능금 : (찌푸리며) 난정이가?



S#68. 동 장대인 사랑채 방 안


난정과 장대인,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아 있다.


장대인 : 지난번 내어드린 은자 십만량은 요긴하게 쓰시었소이까?

난정 : (미소) 모두 장대인 덕분이지요.

장대인 : 헌데 오늘은 무슨 일로 발걸음을 하시었소이까?

난정 : 낚시에 대해서 장대인의 고견을 듣고 싶어 왔소이다.

장대인 : (의아) 낚시오?

난정 : 이사람이 백치수를 미끼로하여 김안로와 윤임이라는 고기를 낚고 싶은데 장대인은 어찌 생각하시오?

장대인 : (차를 마시려다 흠짓 놀라보는) 지..지금 뭐라 하시었소?!


난정, 장대인을 보며 쌩끗 웃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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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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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내사랑요키별님이초롱이 | 작성시간 17.04.07 하아~ 너무 고마운 자료네요. 여인천하는 어휘가 매우 풍성하여 국어사전 검색하면서 단어공부도 많이 합니다. 발음이 불명확한 경우 대본으로 확인 가능하니 정말 감사합니다. 1회부터 발견했으면 좋았을 것을 이제야 알게되었으니 만시지탄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수다쟁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4.07 저도 이 대본 읽기 시작하면서 사자성어 수집 시작했어요. ㅋㅋ 만시지탄도 추가해야겠네요. ㅋㅋ
  • 답댓글 작성자내사랑요키별님이초롱이 | 작성시간 17.04.07 수다쟁이 시생 감개무량 망극하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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