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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0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872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109











S#1. 어느 성문밖 길 (108회 엔딩씬과 이어지는)


사헌부관헌(*난정이와 면식이 없는)의 지휘로 사령들이 난정을 거칠게 끌고간다.

행인들, 놀란 눈으로 멈춰서서 구경을 하는데..


난정 : (사헌부관헌을 보며) 대체 무슨 죄목으로 나를 잡으시는게요?!

사헌부관헌(*) : 닥치거라! 가보면 알것이야! 가자!

난정 : (사령들의 손을 뿌리치며) 이 손 놓으시오! 어차피 갈 바엔 내 발로 걸어서 가겠소!

사령들 : (''어찌 할깝쇼?'' 하는 표정으로 사헌부 관헌을 돌아보면)..?

사헌부관헌(*) : 놓아주거라.


난정, 사령들이 손을 놓아주면 당당히 걸어서 간다.

길상, 한곳에서 나타나 난정의 뒷모습을 보다가 급히 그 뒤를 밟는다.



S#2. 중궁전 외경


자순대비(E) : (노한) 중전 어찌 말씀을 아니 하시는게요?!



S#3. 동 중궁전 방 안


자순대비, 윤비를 노기띈 눈으로 추궁하듯 쏘아본다.

윤비, 자순대비를 묵묵하게 볼 뿐이다.


자순대비 : 중전께서 난정이한테 희락당대감과 판부사대감을 조정에서 도려낼 방책을 마련하라고 명하시었소이까?!

윤비 : (보는)...

자순대비 : (다그치듯) 중전께서 장차 세자를 도모(圖謀)하기 위해 세자의 지근에 있는 두분 대감을 도려내려고 한게

               참이냐 이 말이외다!

윤비 : ...

자순대비 : (연상 쾅-) 중전, 어찌 이 시어미 말에 가타부타 답을 아니하시는게요?!

윤비 : (똑바로 보는)..

자순대비 : 중전, 어찌 이 시어미 얼굴만 빤히 보시는게요?!

윤비 : (무겁게 입여는) 예, 신첩이 세자를 도모하기 위해 난정이를 앞세워 희락당대감을 귀양보내고

         판부사대감을 외직으로 내보냈사옵니다!

자순대비 : (경악)..뭐, 뭐요?! 중전 그 말이 참이요?!

윤비 : 대비마마께오서 신첩이 한 짓거리라고 확신하시고 다그치시오니 신첩 그리 답할 수 밖에요!

자순대비 : (일그러지는)..뭐라?! 중전, 지금 이 시어미를 우롱하시는게요?!

윤비 : (보는)..우롱이라니요?!

자순대비 : (팽팽하게 보며)..중전, 이번 일을 유야무야 넘어가실 생각일랑은 마시오!

윤비 : 대비마마, 어찌 신첩을 두 번 죽이려 하시옵니까?!

자순대비 : 이 늙은이가 중전을 두 번 죽이다니요?!

윤비 : 신첩이 이번에 공주를 생산한 연후로 전하께오선 중궁전에 발걸음 한번 아니 하시고 계시오니

         신첩, 대군을 생산치 못한 죄로 이미 한번 죽은 것이나 진배 없사옵니다. 하온데 어찌 대비마마께오선

         신첩을 모함하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시어 신첩의 가슴에 대못을 치시어 두 번 죽이려 하시옵니까?!

자순대비 : (흠짓)..주,중전..!

윤비 : 예, 잘 아옵니다! 이 모두가 신첩이 대군을 생산치 못한 대죄이오니 두 번이 아니오라 열 번을 고쳐 죽은들

         무슨 발명을 할 수가 있겠사옵니까?! 마마의 뜻대로 생각하시옵소서!

자순대비 : (윤비를 가늘게 보는)...음!

윤비 : (자순대비를 보는)..

자순대비 : ..허면 중전께선 정녕 그런 일이 없단 말씀이오?

윤비 : 대비마마, 비록 신첩이 배앓이를 하여 낳지는 아니하였으나 신첩은 세자의 모후이거늘

         어찌 어미가 자식을 도모할 마음을 먹겠사옵니까?! 또한 난정이가 백령백리하다 한들 신첩 오라비의 첩실에 불과하거늘

         어찌 일개 아녀자가 조정의 쟁쟁한 대감들을 도려낼 계책을 세울수가 있겠사옵니까? 천부당 만부당하시옵니다!

         누가 무슨 연유로 대비마마께 그런 사특한 간언을 올렸는지는 모르겠사오나 부디 깊이깊이 헤아려 주시옵소서, 대비마마!

자순대비 : ..허면 이 늙은이가 난정이를 불러들여 하문하여도 좋겠소이까?!

윤비 : 신첩을 믿지 못하시겠다면 그리 하시옵소서! 난정이를 형틀에 매어달고 형장을 치신다 한들

         난정이가 거짓을 토설치는 않을 것이오니 신첩의 결백을 밝혀줄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그래요! 허면 내 이만 돌아가리다! (일어나서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일어나서 예를 갖추며 굳은 표정)...!



S#4. 동 중궁전 복도


자순대비, 방안에서 나오면 엄상궁과 오상궁이 조아린다.


자순대비(E) : (복도쪽으로 걸음을 옮기려다 멈춰서 방쪽을 돌아보는 얼굴위로) 아무래도 내 경거망동한 듯 싶구먼..

                    헌데 경빈이 어찌 그런 말을 했을꼬, 어찌?



S#5. 동 중궁전 방 안


윤비(E) : (보료위에 앉은 굳은 얼굴위로) 경빈, 네 나를 교태전에서 밀어내기 위해 손을 쓰기 시작한게냐?!

윤비 : (방문쪽을 돌아보며) 엄상궁 들게!

엄상궁(E) : 예.

엄상궁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당장 내 사가에 기별을 넣어 난정이를 불러들이게.

엄상궁 : 예! (급하게 방문밖으로 나간다)

윤비(E) : 경빈, 네 무슨 짓거리를 획책하여도 난정이가 내 곁에 있는 한 그리 호락호락 성사되지는 아니될게다!

              지금 네 손으로 네 무덤을 파고 있는게야! (어딘가를 휙-돌아보는)



S#6.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흡족한 표정으로 심정을 보며 말한다.


경빈 : 난정이를 잡아들였다구요?!

심정 : 예, 마마! 사헌부에서 모처에 잡아 가두었다고 하옵니다!

경빈 : 화천군대감, 아주 잘 하시었습니다! 난정이가 잡혀간 것을 알면 중전 가슴이 덜컹 내려앉을 겝니다! 호호호!

심정 : 하온데 마마, 난정이란 계집을 어찌 처결하실 작정이시온지요?

경빈 : 우선은 난정이가 어찌 사헌부 관헌들을 동원하여 김안로를 잡아들였는지 자백을 받야지요!

         틀림없이 중전이 배후에 있었을겝니다! 중전이 김안로를 잡기위해 사헌부관헌들을 사사로이 움직였다면

         이는 용서받지 못할 대죄입니다!

심정 : 그렇겠지요! 헌데 당시에 난산을 겪으시던 중전께오서 어찌 사헌부관헌들에게 명을 내릴 수 있었을까요?

경빈 : 분명 조정에 중전에게 조력(助力)한 자가 있었을겝니다! 화천군대감, 그자가 누군지 반드시 밝혀내도록 하세요!

         중전을 고립무원시키기 위해서는 중궁전에 조력하는 조정신료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도려내 버리시어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심정 : (결연한) 예, 마마! 그리하겠사옵니다!



S#7. 빈청 안


남곤을 중심으로 이유청(*), 권균(*)과 김제학, 장순손, 김극복, 판서급 이상의 대신들이 앉아있다.


남곤 : 대감들! 이사람이 신료들의 영수자리에 앉아있는 한 조정에 그 어떤 부정과 비리도 용납지 않을것이외다!

         또한 척신들의 발호를 막기 위해서 중전마마의 일문은 물론이고 그 어떤 총관후궁의 뒷배를 지닌 신료들도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할것이외다!

김극복 : 암요, 의당 그래야지요! 이사람도 영상대감의 뜻을 따를것이옵니다.

장순손 : 지당한 말씀이오이다!

일동 : (결연하게 끄덕이는데)..

남곤 : 고맙소이다! 이리들 의기투합하여 주시니 이사람, 용기백배하여 조정쇄신을 위해 멸사봉공하겠소이다!

김제학(E) : (못마땅한)..경빈의 뒷배로 영상의 자리에 오른자가 잘도 지껄이시는구먼!

남곤(E) : (미소짓는) 내손으로 조정을 틀어 쥘수 있다면 세자를 폐하고 복성군마마를 왕세자로 옹립하는 것 쯤

              무에가 어려울까?! 암! 하하하!



S#8. 윤원형 집 대문 안 마당


마당에 교꾼들이 대기하고 앉아있는 가마 한 채가 서있다.

김씨, 배천댁과 탄실을 거느리고 오상궁을 배웅하듯 중문밖으로 나와 가마쪽으로 다가온다.


오상궁 : 승후관 작은 안으서가 들어오는대로 급히 입궐하라 전하여 주시옵소서.

김씨 : 예, 그리 이르겠사옵니다..헌데 마마님, 중전마마의 존체는 어떠하신지요?

오상궁 : 존체는 많이 회복되시었사오나 마음이 편치가 않으시옵니다.

김씨 : (걱정되는)...

오상궁 : (가마 앞에 서서) 하오면 쇠인은 이만 궐로 돌아가겠사옵니다.

김씨 : 살펴가시옵소서.


임서방, 대문을 열면 오상궁이 탄 가마가 대문을 빠져나간다.


김씨(E) : (떠나가는 가마의 뒷모습을 걱정스럽게 보며)..중전마마께오서 이번에도 공주아기씨를 생산하시었으니

              마음이 편치가 않으시겠지...헌데 어찌 난정이를 급히 찾으시는겔까?



S#9. 동 어느 사가 광 안


난정, 한쪽 구석에 무릎을 세운채 앉아 골똘한 생각에 잠겨있다.


난정(E) : 대체 여기가 어디지? 관아는 아닌듯 한데..대체 누가 나를 잡아 가두라 명한게지?!

경빈(E) : 호호호!


(INTER CUT) 경빈, 깔깔거리며 웃는 얼굴!


난정 : (확신하듯) 그래, 경빈 짓거리야! 김안로와 윤임이를 내친 기세를 몰아 중전마마까지도 옭아매려는게야!

         (노려보며) 경빈, 내 기필코 네년을 가만두지 않을것이야!



S#10. 어느 사가 대문 앞


이항, 관복을 입은채 사인교를 타고 대문 앞으로 온다.

사헌부관헌(*S#1에서 난정을 잡아들인), 대문을 열고 나오다 이항을 보고 깊숙하게 허리를 숙인다.


이항 : 난정이란 계집을 잡아 들였다고?

사헌부관헌(*) : 예, 광에 가두어 두었사옵니다.

이항 : (끄덕이며) 들어가자!


이항을 태운 사인교가 대문 안으로 들어간다.

길상, 몸을 드러내고 이항이 들어간 대문쪽을 노려본다.



S#11. 동 어느 사가 광문 앞


이항, 사헌부관헌(*)등을 이끌고 사령둘이 지키고 선 광문쪽으로 걸어온다.


이항 : (의자에 앉으며) 광문을 열어라!

사헌부관헌(*) : 문을 열랍신다.

사령들 : 예!


사령들, 열쇠로 자물통을 열고 광문을 연다.



S#12. 동 광 안


난정, 어둠속에서 한쪽 구석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있다가

광문이 열리며 쏟아지는 빛속에서 고개를 들고 이항의 얼굴과 관복(*흉배)을 유심하게 본다.



S#13. 동 광 안 팎


사헌부관헌(*) : 저 계집이옵니다.

이항 : (난정을 보며) 네가 정난정이냐?

난정 : (이항을 보며) 그렇사옵니다!

사헌부관헌(*) : 네 어찌 웃전의 얼굴을 빤히 보는게냐? 당장 이마를 박지 못할까?!

난정 : (관헌을 쏘아보며) 죄없는 아낙을 무도하게 잡아들여 놓고 어찌 예를 갖추기를 바라시오이까?!

         아니그렇사옵니까? 대사헌 영감!

사헌부관헌(*) : (당혹스러운) 저,저것이?!

이항 : 놔두어라! (난정을 보며) 네 어찌 내가 대사헌인줄 알았느냐?

난정 : 관복 흉배에 수놓은 해치 문양을 보고 알았습지요.

이항 : (흉배를 내려다 보며) 흉배?

난정 : 다른 당상관들과는 달리 대사헌 영감의 흉배에는 옥송평정(獄訟平定)을 뜻하는 해치문양을 수놓는 법이옵지요.

이항 : 네 눈썰미 한번 빠르구나.

난정 : 영감께오선 어찌 대사헌영감의 흉배에만 해치를 수놓는지 그 까닭을 아시옵니까?

이항 : ..말해보거라.

난정 : 해치란 사람의 시비곡직을 판단하는 신령한 재주가 있는 짐생이옵지요! 그러기에 백관을 감찰하고 풍속을 바로잡고

         억울한 일을 밝히는 일을 관장하는 사헌부의 우두머리이신 대사헌영감의 흉배문양이 된 것이옵니다!

이항(E) : 과연 듣던대로 백령백리한 계집이로구나!

난정 : 하온데 영감께오서는 어찌 죄없는 아낙을 잡아들이라 명하신 것이옵니까?!

         설령 소첩에게 죄가 있다고 한들 사헌부 소관은 아닐 것이옵니다! 하오니 어서 소첩을 방면시켜 주시옵소서!

이항 : 네 말에 조리가 있지만 너를 풀어줄수는 없다.

난정 : 풀어줄 수 없다니요?! 소첩을 관아도 아닌 이곳에 잡아가둔 까닭이 대체 무엇이옵니까?

이항 : 지난번 사헌부에서 희락당대감을 잡아들일 때 네 공이 컸다고 들었다.

난정 : (흠짓)...?!

이항 : 네 일개 아녀자 몸으로 희락당대감의 비리를 어찌 알고 있었느냐?

         내 짐작엔 중전마마께오서 네게 일러주신 듯 싶은데 내 말에 틀림이 있느냐?!

난정(E) : ..역시 그 일을 추궁하려는겐가?

이항 : 네 어찌 대답을 아니하는것이냐?

난정 : (완강한) 중전마마께오선 모르시는 일이옵니다!

이항 : 모르신다? 허면 모두 네 혼자 꾸민 일이란 말이냐?

난정 : 백번을 물으시어도 중전마마께오선 모르시는 일이옵니다.

사헌부관헌(*) : 바른 말을 토설할때까지 주리를 틀까요?

이항 : (저으며) 주리를 튼다고 토설할 계집이 아니다! (난정을 보며) 네 이실직고 할때까지는 예서 나가지는 못할 것이다!

         허니 잘 생각해보거라! (난정을 보다가 관헌에게) 가자. (의자에서 일어나 대문쪽으로 나간다)

난정 : (이항이 나간쪽을 쏘아보는)...!


사령들, 광문을 닫고 자물통을 굳게 채운다.

길상의 얼굴이 소리없이 담장위로 솟으며 광문쪽을 노려본다.


길상 : ...!



S#14. 대비전 마당


경빈, 금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걸어온다.

경빈,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대비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경빈(E) : 대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S#15. 동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앉은 경빈을 보고 말한다.


자순대비 : 경빈, 내 다시 한번 묻겠소!

경빈 : 하문 하시옵소서.

자순대비 : 지난번 희락당대감이 귀양간 일과 이번에 판부사대감이 외직으로 나가시게 된 일에

               중전이 연루되어 있는 것이 확실하오?

경빈 : 신첩이 어찌 거짓으로 중궁전을 모함을 하여 신첩 스스로 무덤을 파는 짓거리를 할 수가 있겠사옵니까?!

         신첩이 듣기로는 중전마마께오서 윤승후관의 첩실인 난정이를 앞장세워 일을 꾸미신 연후에 사헌부관헌들을 시키시어

         희락당대감을 잡아들이시었고, 또한 윤승후관을 시켜 희락당대감과 판부사대감을 이간(離間) 시키시어

         판부사대감이 신첩에게 뇌물을 쓰게 하신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이 모두가 장차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오실

         대군아기씨로 대통을 잇게하기 위해 세자저하를 도모하려는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옵니다!

자순대비 : (심기 불편한)...음!..허나 모두가 소문일 뿐 확증이 없지 않소?

경빈 : 대비마마, 신첩의 말에 추호라도 거짓이 있을시엔 신첩 목숨을 내놓겠사옵니다!

자순대비 : 뭐요? 경빈의 목숨을 내놓겠다?

경빈 : (결연한) 예, 마마! 이번일에 앞장 선 난정이를 불러들이시어 엄중히 문초하시온다면

         일의 전말이 분명히 드러날 것이옵니다.

자순대비(E) : (경빈의 얼굴을 보며) 경빈이 이렇듯 완강한 것을 보면 분명 뭔가 확증이 있는게 분명함이야! 이 일을 어찌한다?

경빈 : (자신감의 미소가 스치는)...



S#16. 중궁전 방 안


윤비, 뭔가 불안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윤비(E) : 경빈이 내 가슴팍을 노리고 비수를 뽑아 들었음이야..헌데 난정이는 어찌 이리 더딘 것인가?! 어찌?!

윤비 : (방문쪽을 돌아보며) 엄상궁, 난정이는 아직도인가?



S#17. 동 중궁전 복도


엄상궁 : (방문쪽을 보며) 예! 다시한번 기별을 넣을깝쇼?



S#18.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 ..아닐세.

윤비(E) : 내 결코 조급해서는 아니됨이야! 서둘수록 경빈이 파놓은 함정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 수도 있음이야..암!



S#19.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자신감에 넘치는 표정위로.


경빈(E) : 중전, 아무리 용을 써 보신들 전하의 총애와 조정의 권세가 이사람에게 있으니 이번에는 빠져나가시진 못하실게요!



S#20. 대궐 일각


심정과 이항, 걸어온다.


이항 : 화천군대감, 이사람은 후궁처소에 드는게 어찌 께름직하옵니다.

심정 : 대사헌영감께오서도 장차 정승반열에 오르시려면 전하의 총애를 받는 총관후궁이시자

         조정의 자금줄을 틀어쥐고 계신 경빈마마께 인사를 여쭈어야지요!

이항 : (끄덕이며) 그래야겠지요.

심정 : 마마께오서 기다리실테니 드십시다.


심정과 이항, 서둘러 간다.



S#21. 동 경빈 처소 마당


심정과 이항, 일각문 안으로 들어온다.

금이, 잽싸게 달려와 심정과 이항에게 조아린다.


금이 : 화천군대감, 오시옵니까?

심정 : 마마께 대사헌영감을 뫼시고 왔다고 고하여라.

금이 : 예, 대감. (처소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항 : (낯선 듯 처소를 둘러보는)...

금이 : (처소밖으로 나오며) 드시랍니다요.

심정 : 드시지요. (처소안으로 들어가면)

이항 : (그 뒤를 따른다)



S#22.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앉은 이항을 똑바로 살핀다.

이항, 경빈의 시선이 불편한 듯 앞에 놓인 찻잔만 내려다 보는데..

심정, 이항의 태도에 빙긋 웃음을 짓는다.


경빈 : 지난번 희락당대감의 비리를 밝히는데 대사헌 영감께서 공이 크시었다고 들었습니다.

이항 : 신은 소임을 다하였을 뿐이옵니다.

경빈 : 화천군대감과 한배를 타시기로 하시었다니 앞으로 대사헌영감께서 이사람을 많이 도와주세요.

이항 : ..예, 마마. 미력하나마 신명을 다 바치겠사옵니다.

경빈 : (연상서랍을 열고 봉투를 꺼내 건네며) 받으세요.

이항 : (당황하여) 아,아니옵니다. 마마..

경빈 : 이사람의 성의입니다. 괜찮으니 넣어두세요.

이항 : (심정을 보면)..?

심정 : (미소로 끄덕이는)..

이항 : (봉투를 받으며 조아리는)..황감하옵니다.

경빈 : (찻잔을 들며) 이번에 사헌부에서 난정이란 계집을 잡아들였다지요?

이항 : 예, 남의 눈에 안띄는 곳에다 가두어 두었사옵니다.

경빈 : 영감! 그 계집한테 중전께오서 사헌부관헌들을 동원하였다는 자백을 받아 내실 수 있겠습니까?

이항 : ..여간해서는 입을 열 듯 싶지 않은 당찬 계집이었사옵니다.

경빈 : 영감께서 잘 보신겝니다. 난정이가 혀를 깨물지언정 중전에게 누를 끼치는 짓거리는 않을겝니다.

이항 : 하오면 어찌 해야하올지요? 사헌부에서 승후관의 첩실을 언제까지 구금해 둘수도 없는 일이온데..

경빈 : 난정이가 입을 열지 않겠다면 영영 입을 다물게 해주어야지요!

이항,심정 : (흠짓 놀라보는) 예에?

경빈 : (싸늘한) 화근의 싹은 잘라버리세요! 이 사람 말뜻을 아실것이라 믿습니다!

심정 : ...!

이항 : (충격)...!



S#23. 대궐 일각


심정과 이항,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나온다.


이항 : 화천군대감, 경빈마마의 뜻은..?

심정 : 예..어차피 천한 첩년 하나가 없어졌다고 큰 사단이야 있겠소이까?

이항 : 하오나 어찌?

심정 : 영감, 경빈마마께 충성을 보이는 일이 될것이오이다.

이항 : 충성을 보이다니요?

심정 : 어차피 사헌부에서 승후관 첩실을 잡아들인 것이 드러나면 말썽이 생길게 자명하지 않소이까?!

이항(E) : 아뿔사! 내 이자들의 올가미에 단단히 걸려들었구나.

심정 : 쇠뿔도 단김에 뽑으랬다고.. 오늘밤에 마무리 하시는게 좋을 듯 싶소이다!

이항 : ..음!



S#24. 윤원형 집 중문 안 일각


배천댁, 대비전 상궁(*)을 배행하여 중문 밖으로 나간다.

윤지임, 임서방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오다가 그 모습을 보며 갸웃한다.


윤지임 : 임서방, 방금 나가신 마마님은 뉘신가?

임서방 : 대비전 마마님이십니다요.

윤지임 : 대비전 마마님이 무슨 일로?



S#25.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김씨, 난정의 아기를 안고 있는 얼굴 위로.


김씨(E) : 어찌, 대비마마께오서도 난정이를 찾으시는겐가?..

             (문득 아기를 내려다보며) 아가, 아무래도 네 어미가 무슨 일을 벌인 듯 싶구나..헌데 네 어미는 어디에 있는게냐?



S#26. 어느 사가 광 안


난정, 뭔가 골똘하게 생각하는 얼굴위로.


난정(E) : 잘못되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개죽음 당할수도 있음이야...!



S#27.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달 (INSERT)



S#28. 동 사가 어느 담장 안 마당 (밤)


복면을 쓴 길상의 머리가 담장위로 솟아오른다.

길상,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다가 몸을 솟구쳐 담장안으로 사뿐하게 내려선다.

길상, 어딘가로 잽싸게 사라진다.



S#29. 동 사가 광문 앞 마당 (밤)


사령1,2가 화톳불을 쪼이고 있다.

사령1, 기지개를 펴며 하품을 쩍지게 하는데..

뒷편에서 길상이 나타나 사령1의 입을 틀어막고 뒷통수를 후려친다.

고꾸라지는 사령1.

사령2, 화들짝 놀라 무기를 찾아드려는데 길상, 몸을 날려 발길질로 사령2를 쓰러뜨린다.

길상, 광문 앞으로 다가가 환도 손잡이로 내려쳐 자물통을 부수어버린다.

길상, 급하게 광안으로 들어간다.



S#30. 동 사가 광 안 (밤)


길상, 광안으로 들어오면.


난정 : (놀라 보며) 누구요?!

길상 : 난정아, 나다!

난정 : (반가운) 길상아..!

길상 : (난정을 일으켜 세우며) 서둘러야 돼!



S#31. 동 사가 광 밖 마당 (밤)


길상, 난정의 손을 잡고 광밖으로 나오는데

일렁이는 횃불빛이 다가오며 여러명이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길상, 낭패한 표정으로 난정의 손을 끌고 반대편 어둠쪽으로 뛰어간다.

사헌부관헌(*)이 사령들을 이끌고 광쪽으로 다가온다.

사헌부관헌(*), 쓰러진 사령1,2를 보고 화들짝 놀라 황급히 광안을 살펴보고는.


사헌부관헌(*) : 계집이 도망쳤다! 잡아라!

사령들 : 예! (급하게 어디론가 삼삼오오 흩어진다)



S#32. 동 사가 담장 밖 길


난정, 담장밖으로 뛰어내린다.

난정, 다리를 삐끗했는지 찡그리며 발목을 움켜쥔다.

길상, 담장위로 몸을 솟구쳐 사뿐하게 뛰어내린다.


길상 : 어찌 그런게냐?

난정 : (찡그리며) 발목을 삐었나봐!

사헌부관헌(E) : (뒷편에서) 멀리는 못갔을게다!

길상 : (낭패한 듯 보다가 등을 돌리며) 업혀!

난정 : (어찌할까? 보는데)...

길상 : 어서 업히래두!

난정 : (길상의 등에 업힌다)


길상, 난정을 업고 일어서는데 앞편에서 몽치를 든 사령 서넛이 달려온다.


사령들 : (우르르 달려오며) 저기다!

길상 : (어금니를 물며 환도를 뽑아드는데)..

난정 : 길상아, 관원들을 죽이면 아니돼!

길상 : (칼을 돌려쥐며) 걱정마라..(난정에게)..꽉 잡아라!

난정 : (길상의 목을 꽉 안는다)


길상, 사령들쪽으로 마주달려가 칼등으로 사령들을 후려친다.

길상, 고꾸라지는 사령들을 뚫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S#33. 대궐 일각 (밤)


이항, 안절부절하여 서있는데 심정, 급한 걸음으로 다가온다.


심정 : 대사헌 영감, 무슨일로 이사람을 급히 보자고 하신게요?

이항 : 화천군대감, 큰일 났소이다! 난정이가 도망쳤소이다.

심정 : 뭐,뭐요?! 그게 무슨 말이외까?

이항 : 누군가 도주를 도운 듯 싶소이다.

심정 : 허어, 이런 낭패가 있나?! 영감, 도성안을 샅샅이 뒤져서라도 오늘 밤 안으로 그 계집을 반드시 찾아내서

         입을 막아야하오! 이사람도 금부군사를 풀겠소이다!

이항 : 예, 대감!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가면)

심정 : 허어, 이 일을 어쩐다? 어찌한다?! (몸을 돌려 급하게 간다)



S#34. 어느 길 (밤)


금부군사들이 횃불을 밝힌채 어디론가 뛰어간다.



S#35. 난정모 집 대문 안 마당 (밤)


금부나장의 지휘아래 대문을 왈칵 열고 들어서는 군사들.

금부나장, 긴장된 표정으로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다.



S#36. 동 난정모 방 안 (밤)


금부나장, 방안을 둘러보지만 세간도 없는 썰렁한 방안.



S#37. 동 난정모 마당 (밤)


금부나장 : (방에서 나오며) 가자!


금부나장, 군졸들을 이끌고 대문밖으로 나간다.



S#38. 윤원형 집 대문 밖 길 (밤)


금부도사, 대문을 쾅-쾅-두드리고 있다.

금부군사들이 대문 앞에 몰려서 있다.


금부도사 : 문을 열어라-

임서방 : (대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며) 무슨 일입니까요?

금부도사 : (대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집안을 샅샅이 뒤져라!


군사들, 대문안으로 쏟아져 들어간다.



S#39. 동 윤원형 집 대문 안 마당 (밤)


임서방, 대문안으로 들어오는 금부군사들을 놀란 눈으로 보다가 금부도사를 보며 묻는다.


임서방 : 대, 대체 무슨 일입니까요?

금부도사 : 쫓기던 대역죄인이 이 집 담을 넘었다! (중문쪽으로 걸어간다)



S#40.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안 (밤)


윤지임 : (잠옷차림으로 임서방을 보는) 뭬,뭬야?! 대역죄인?!

임서방 : 예, 대감마님..

윤지임 : 아,아니..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이런 변괴가 있나?



S#41.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밤)


금부도사, 횃불을 든 군사들을 거느리고 방안을 둘러본다.

금부도사, 날카롭게 이곳저곳을 보다가 방밖으로 나간다.



S#42. 동 윤원형 초당 마당 (밤)


금부도사, 군사들을 이끌고 방에서 나오는데

김씨, 배천댁과 탄실을 이끌고 금부도사쪽으로 다가온다.


김씨 : 이 대체 무슨 무엄한 짓거리요?! 야심한 밤에 초당에 들다니요?!

금부도사 : 도망친 대역죄인을 찾느라 폐를 끼쳤사옵니다. 중대한 나랏일이오니 깊이 헤아려주시옵소서! (조아리고는) 가자!


금부도사, 군사들을 이끌고 초당 중문 밖으로 나간다.


김씨 : (금부도사를 보다가) 배천댁, 초당방 안팎에 걸레질을 하게.

배천댁 : 예, 아씨. (탄실과 함께 총총히 어디론가 간다)

김씨 : (초당쪽을 돌아보며) 허어, 이 사람은 대체 어딜 갔길래?!

김씨(E) : (문득 무슨 생각이 났는지) 중궁전과 대비전에서 기별이 오고 금부도사까지 들이닥쳤다면

             분명 난정이한테 무슨 일이 있는게야! 무슨 일이..! (어딘가를 휙-돌아보는)...!



S#43. 어느 움막 안 (밤)


길상, 물에 적신 수건으로 난정의 발목을 찜질해주고 있다.


길상 : 이제 괜찮아질게다.

난정 : ..고마워, 길상아..

길상 : 헌데 그 자들이 너를 잡아가둔 까닭이 뭐냐?

난정 : ...

길상 : 알았다, 더는 묻지 않으마. 발에 부기가 빠지면 날이 밝기전에 성문을 빠져나가

         나으리가 계신 당추스님 암자로 가는게 좋겠다.

난정 : 암자로는 가지 않을게야.

길상 : (보며) 길목마다 군사들이 깔렸다. 도성안에 있다간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데도?

난정 : ..내가 도성을 빠져나가면 중전마마께오서 고립무원되실게야.

길상 : ...!

난정 : 길상아, 집에 돌아가서 내 당의를 가져다줘.

길상 : 당의라니? 어쩌려고?

난정 : 입궐하여 중전마마를 뵈어야 해!

길상 : 난정아, 너 제정신이냐?!

난정 : (비장한) 호랑이 새끼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지!



S#44.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엄상궁과 함께 앉아있다.


윤비 : 엄상궁, 난정이한테 밤이 늦더라도 입궐하라 전했는가?

엄상궁 : 예, 마마. 분명 그리 전했다고 들었사옵니다.

윤비 : 헌데 난정이가 어찌 입궐치 않는겐가? 혹시 이 애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게 아닌가?

엄상궁 : 오늘은 밤이 깊었사오니 내일 날이 밝는대로 들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윤비 : 그럴까?



S#45. 동 중궁전 방 밖 복도 (밤)


김씨, 오상궁이 서있는 방문쪽으로 들어온다.


오상궁 : (김씨를 보고 흠짓 놀라) 아, 아니 야심한 밤에 어인 연유로 입궐하시었사옵니까?

김씨 : 중전마마께 긴히 아뢸 말씀이 있으니 고하여주시오.

오상궁 : 중전마마, 윤승후관 안으서 들었사옵니다.



S#46. 동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 (안색이 반갑게 펴지며) 난정이가?..어서 들라해라.

오상궁(E) : (방밖에서) 예.

김씨 :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서는) 중전마마 소첩이옵니다.

윤비 : (반갑게 보다가 안색이 굳는)..오라버니 안으서께서 야심한 밤에 어찌 중궁전에 드시었습니까?

         혹시 집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입니까?

김씨 : 소첩, 난정이 일로 들었사옵니다.

윤비 : 난정이요?



S#47. 경빈 처소 방 안 (밤)


경빈, 심정을 노기띈 눈으로 보며 말한다.


경빈 : 뭬요?! 난정이가 도주하여 종적이 묘연하다니요?!

심정 : 금부군사들을 풀어 도성안을 샅샅히 뒤져보았사오나 찾을수가..

경빈 : (연상 쾅-) 다 된 죽에 코를 빠뜨려도 유분수지! 이사람이 어찌 대감을 믿고 큰 일을 도모할 수가 있겠습니까?!

심정 : 화,황공하옵니다.

경빈 : 무슨 수를 쓰시더라도 난정이를 찾아서 입을 막으세요! 아시겠습니까?!

심정 : 예, 마마..

경빈(E) : (숨을 몰아쉬며) 난정이 그년이 끝까지 훼방을 놓는구먼! 내 이년을...!



S#48.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김씨를 보며 말한다.


윤비 : (혼잣말처럼) 참으로 다행이로구먼..금부군사가 집안 뒤짐했다면 난정이가 아직은 무사한게지..

김씨 : 중전마마, 대체 난정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이옵니까?

윤비 : 오라버니 안으서가 나서실 일이 아닙니다. 보고도 모른척 눈을 감으시고 듣고도 듣지 못하신듯 귀를 닫으세요.

김씨 : 중전마마, 소첩도 윤씨 가문의 사람이옵니다. 소첩 역시 중전마마께 미력이나마 힘이 되어드리고 싶사옵니다!

윤비 : (엄하게 보며) 윤씨 가문을 위하고 싶으시면 내 이른대로 따르세요! 아시겠습니까?!

김씨 : (섭섭함을 누르며)..예..말씀대로 따르겠사옵니다..하오면 소첩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윤비 : 난정이가 없는 동안 난정이 애는 오라버니 안으서가 잘 보살펴주세요.

         그 애는 첩실의 자식이 아니라 오라버니 핏줄입니다.

김씨 : ..명심하겠사옵니다.

윤비 : 어미를 닮았다면 장차 천하미색이 될겝니다.

김씨 : (갸웃 보다가) 마마, 사내아이한테 천하미색이라니요?

윤비 : (보며) 사내아이라니요?..난정이가 계집애를 낳지 않았습니까?

김씨 : 아들을 낳았사옵니다.

윤비 : (충격) 아들?! 분명 아들입니까?

김씨 : 중전마마께오서 공주아기씨를 생산하시어 심란해 하시는데 아들은 낳은 것이 죄스럽다고

         근자에는 아기한테도 젖을 물리지 않사옵니다.

윤비 : ...!



S#49. 어느 움막 안 (밤)


난정, 짚더미위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50. 후레쉬 백 (107회 S#31의)


난정의 품에서 울어대는 아기.

김씨, 아기를 건네받아 품에 안아주자 울음을 뚝 그친다.

난정의 충격받은 얼굴에서.



S#51. 동 어느 움막 안 (밤)


난정, 앉아있는데 부스럭소리와 함께 길상, 안으로 들어온다.

길상, 손에 비단보로 싼 당의를 들고 있다.


길상 : (당의를 내려놓으며) 집에 금부군사가 들이닥쳐 너를 잡으려고 뒤짐을 하고 갔다더라.

난정(E) : (벼르듯) 경빈!..경빈!..경빈!


어딘가를 무섭게 쏘아보는 난정의 얼굴에서.



S#52. 대궐 전각들 위로 동이 터온다 (INSERT)



S#53. 동 편전 마당 (아침)


난정, 당의를 입고 합문안으로 들어와 약간 절뚝이는 걸음으로 편전계단을 오른다.

금이, 합문쪽으로 걸어오다가 난정의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 보다가 급하게 몸을 돌려 뛰어간다.



S#54. 동 편전 복도


난정, 그 걸음걸이로 대전내관쪽으로 걸어온다.


대전내관 : 자,자네는?

난정 : 예, 소첩 윤승후관 작은 안으서이옵니다. 전하께 고하여주시옵소서.

대전내관 : (낮고 엄하게) 전하께 아침 수랏상도 들이지 않은 이른 시각거늘 썩 물러가시게!

난정 : 하오면 예서 기다리겠사옵니다!

대전내관 : 어허, 자네 목숨이 몇 개라고 떼를 쓰는겐가?! 썩 물러가래두!

난정 : 어차피 소첩은 편전을 나가면 죽은 목숨이옵니다! 차라리 예서 죽겠사옵니다! (서럽게 흐느끼는) 흐흑-

대전내관 : 아,아니 예가 어디라고?! 어서 울음을 그치지 못할까?!

난정 : 흐흑-

중종(E) : (방안에서) 김내관-

대전내관 : (움찔) 예, 전하.



S#55. 동 편전 방 안


중종, 김상궁의 수발로 죽을 먹고 있다가 방문쪽을 바라보며 말한다.


중종 : 밖에 무슨 일인가?



S#56. 동 편전 복도


대전내관 : (당혹스러운) 저,전하..아무것도 아니옵니다..

난정 : 흐흑-



S#57. 동 편전 방 안


난정(E) : 흐흑-

중종 : (찌푸리며 벌떡 일어나 방문쪽으로 걸어간다)

김상궁 : (중종의 뒤를 따르는)..



S#58. 동 편전 복도


중종 : (방문을 열고 나와 보며) 아니 넌 난정이 아니냐?

난정 : ..예, 전하!

중종 : (엄하게 보며) 헌데 네 무슨 곡절이 있기에 아침부터 편전에 들어 눈물을 보이는 것이냐?!

난정 : (흐느낌을 참으려는 것이 더욱 애처로운)..황공..하옵니다..흐흑-

중종 : 김상궁, 난정이를 들이게. (방안으로 들어가면)

김상궁 : (난정을 쏘아보는) 들게.

난정 : (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으며 편전안으로 들어간다)...



S#59. 경빈처소 방 안


경빈, 경악한 눈으로 금이를 본다.


경빈 : 뭬야?! 난정이가 편전에 들었어?!

금이 : 예, 마마! 년 눈으로 똑똑히 보았사옵니다.

경빈 : (불안하게 눈을 굴리는)...난정이 그년이 무슨 일로?! 대체 무슨 일로?!



S#60. 편전 마당


남곤과 이항, 계단을 오른다.


이항 : (뭔가 불안한) 영상대감, 전하께오서 어찌 우리를 불러들이시는 겔까요?

남곤 : 편전에 들면 알게되겠지요..드십시다.



S#61. 동 편전 복도


남곤과 이항, 방문 앞에 다가와 선다.


대전내관 : 전하, 영의정과 대사헌 들었사옵니다.

중종(E) : 들라해라!



S#62. 동 편전 방 안


중종, 노기 가득한 얼굴로 앉아있는데

방문이 열리면 남곤과 이항, 방안으로 들어와 중종에게 곡배를 하려는데.


중종 : (버럭) 난정아! 저자가 너를 잡아가둔 자가 틀림없느냐?!

남곤 : (엉거주춤 서서 난정을 보고 어리둥절한데)..!

이항 : (난정을 보고 경악하는)...으윽!

난정 : (이항을 똑바로 보며) 예, 전하! 저 분이 소첩을 광에 가두고 희락당대감을 잡아들인 배후가 중전마마임을 토설하라고

         윽박질렀사옵니다!

중종 : (이항을 휙-돌아보며) 대사헌! 네 어찌 관원들을 감찰하는 사헌부 수장이

         승후관 첩실을 잡아가두고 거짓 토설까지 강압 하였느냐?!

이항 : 저,전하! 그,그것이 아니오라...


중종, 연상옆에 있던 벼루두껑을 휙-집어 던지면 이항이 서있는 방바닥에 부딪쳐 박살난다.


중종 : 가장 청렴하고 추상같아야 할 사헌부 수장이 쥐꼬리만한 권세를 이용해 힘없는 백성을 핍박해대니

         과인이 백성들의 원성을 듣는 것이 아닌가?!

이항 : ...!

중종 : 중전을 희락당대감을 잡아들인 배후로 지목하려는 저의가 무엇이냐?! 대체 과인 모르게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것이냐?!

         대사헌, 대체 누구의 명을 받고 난정이를 잡아들였는가?!

이항 : (다리가 후들거리다가 주저앉는)..저,전하..

중종 : (남곤을 휙-돌아보며) 영의정이 명을 내렸는가?!

남곤 : (무릎을 털썩 꿇으며) 전하, 신은 정녕 모르는 일이옵니다!

중종 : 영의정이 조정에서 벌어지는 음모를 몰랐다면 어찌 그대가 조정신료들의 영수임을 자처할 수가 있는가?!

남곤 : (고개를 박으며) 마,망극하옵니다..전하!

이항 : 망극하옵니다..전하! 흐흑..

난정(E) : (남곤과 이항을 보며) 저런자들이 어찌 일국의 재상들이란 말인가?!

중종 : (방밖을 휙-보며) 대전내관 게 있느냐?!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예, 전하!

중종 : 당장 중전과 경빈을 불러들이도록 해라!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예, 전하!



S#63. 편전 마당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 등을 거느리고 교태전쪽에서 편전으로 들어온다.

경빈, 합문쪽에서 편전으로 들어와 계단을 오르다가 윤비와 댓돌위에서 마주친다.

윤비와 경빈, 서로를 팽팽하게 쏘아보다가

윤비, 편전으로 들어가면 경빈, 그 뒤를 따라 들어간다.



S#64. 동 편전 방 안


방문이 열리면 윤비가 방안으로 들어오고 경빈이 뒤따라 들어와 선다.

중종 앞에 난정이 앉아있고 남곤과 이항이 고개를 숙인채 앉아있다.


윤비 :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경빈 :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중전, 경빈 이리 내려와 앉으시오.


윤비와 경빈, 각기 자리에 가서 앉는다.


윤비(E) : (난정을 보며) 난정아, 몸은 괜찮은게냐?

난정(E) : 예, 마마! 예서 밀리시면 아니되시옵니다! 소첩을 믿으시옵소서. 소첩이 중전마마를 곤경에서 구해드릴 것이옵니다.

경빈(E) : (난정을 쏘아보며) 요망한 년! 네년이 편전에 들어 내 뒷통수를 후려치려함이더냐?!

경빈 : (중종을 휙-보며) 전하, 어찌 천한 첩실따위를 편전에 들이시었사옵니까?!

중종 : 경빈, 그 입 다물라!

경빈 : ...!

중종 : 난정아, 네 입으로 편전에 든 까닭을 말해보아라!

난정 : 전하, 지금 조정에서는 중전마마께오서 공주아기씨를 생산하시어 전하께오서 중궁전에 격조하시는 틈을 노려

         중전마마와 세자저하를 이간시키고 중전마마를 폐위시키려는 음모가 자행되고 있사옵니다!

         이는 장차 세자 저하를 폐위시키고 새로운 왕세자를 옹립하려는 역모이옵니다!

일동 : (충격으로 보는 ''역모?!'')...!

중종 : (일동의 면면을 쏘아보는)...!

남곤 : 뭐, 뭐라?! 누, 누가 감히 그런 대역무도한 짓거리를 한단 말이냐?!

난정 : 그 배후에는 경빈마마께오서 계시옵고 영의정대감과 대사헌영감께오서 앞장서시어 수족노릇을 하고 계시지 않사옵니까?!

일동 : (남곤, 경악하는)...!

윤비 : (담담한)...!

경빈 : 이런 발칙한 년! 네 어찌 지엄한 전하의 용안 앞에서 요망한 혓바닥을 놀려

         일품명부와 조정의 명망높은 대신들을 기망하려 드는게냐?!

난정 : 전하, 소첩의 말에 추호라도 거짓이 있을시에는 소첩의 스스로 손으로 소첩의 혓바닥과 목을 베어 바칠것이옵니다.

경빈 : 적반하장도 유분수이지! 전하! 장차 세자저하를 도모하려는 분은 중전마마이시옵니다!

중종 : 뭣이라?!

윤비 : 뭐라?! 경빈, 네 실성을 한 것이 아니더냐?! 허면 내가 대사헌에게 명하여 난정이를 잡아가두라 명이라도 내렸단 말인가?!

         (이항을 휙-보며) 대사헌, 이사람의 명을 받은 일이 있는가?!

         대사헌 말해보라! 대사헌에게 명한 자가 이사람인가?! 경빈인가?!

이항(E) : (낭패한) 이제 죽었구나..!

난정 : 전하, 배후가 누구기던 세자저하를 음해하려는 역모가 있음은 자명하옵니다!

         부디 세자저하의 주변을 든든히 하시어 이나라 대통을 보전하시옵소서!

경빈 : 전하! 중전마마께오선 여기 앉아있는 난정이를 앞세워 희락당대감과 판부사대감을 조정에서 밀어내신 장본인이시옵니다!

         사헌부에서 희락당대감을 잡아들이게 된 발단을 조사하시오면...


방문이 벌컥 열리고 자순대비, 방안으로 들어와 선다.


자순대비 : (경빈을 노려보며) 경빈! 그 입 다물라! 네 역심이 백일하에 드러났거늘 네 어찌 뱀 같은 혓바닥을 놀려대는 것이냐?!

경빈 : 대,대비마마..!

자순대비 : 적서와 정궁과 후궁의 구별이 엄연한 것이 나라의 법도이거늘 네 어찌 세자를 천길벼랑 끝으로 밀쳐낸 연후에

               복성군을 왕세자로 옹립하고 너 또한 교태전에 앉고자 역심을 품은 것이냐?!

경빈 : 전하! 대비마마! 어찌 신첩의 말에는 귀를 기울여 주시지 아니하시고 난정이 말만 믿으시는 것이옵니까?!

         중전마마께오서는 장차 세자저하를 도모하시기 위해 희락당대감과 판부사대감을..

자순대비 : 닥치거라! 내 세자에게 저간의 사정을 다 들었거늘 네 어찌 사특한 간언을 지껄여 죄를 발뺌하려 드는 것이더냐?!

경빈 : (방바닥에 이마를 조아리며) 전하! 신첩 분통하고도 분통하옵니다!

         어찌 신첩의 말을 믿지 아니하시는 것이옵니까?! 흐흐흑-

자순대비 : 주상, 이 늙은이가 세자에게 다 들었소이다! 경빈이 중전에게 복성군과 세자 둘 중의 한사람을 택하라고

               위협까지 했다고 합디다!

중종 : (일그러지며 경빈을 휙-돌아보는) 경빈, 그말이 참이더냐?!

경빈 : (조아리며) 전하, 결코 그런 일은 없었사옵니다!

윤비 : 경빈, 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함이더냐?!

경빈 : (울부짖는) 크흐흐흐- 믿어주시옵소서!

중종 : 듣기싫다! 듣기싫다! 네 당장 처소로 물러가거라!

경빈 : 전하!

중종 : 김상궁, 경빈을 당장 끌어내라!

김상궁(E) : 예..

김상궁 : (방문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경빈을 부축하며) 경빈마마, 일어서시지요..

경빈 : (울부짖으며 김상궁을 뿌리치고 방밖으로 뛰쳐 나간다)..

난정(E) : (보며) 이것으로 경빈의 욱일승천하던 기세가 꺽일 것이옵니다.

윤비(E) : (보는) 허나 경빈이 이대로 물러서지는 않을게다!

난정(E) : 예, 마마..다음번에는 소첩이 경빈의 명줄을 끊어놓을 것이옵니다!



S#65. 편전 마당


경빈, 비틀걸음으로 편전에서 나온다.

경빈, 계단 앞에서 비틀거리며 쓰러지는데.


금이 : (달려와 부축하며) 마마, 괜찮으시옵니까?!

경빈 : (금이를 확-밀쳐버리며) 비켜라 이년!..

경빈(E) : (독기서린 눈으로 편전을 돌아보며 피를 토하듯 내뱉는)..중전! 난정이!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내 기필코, 기필코 내손으로 네 년들의 명줄을 따버릴 것이다! 명줄을 따버릴 것이야!


경빈, 비틀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 합문밖으로 나가버린다.

금이와 상궁나인들이 따라간다.



S#66. 동 편전 방 안


중종, 남곤과 이항을 호통친다.


중종 : 대사헌이란 자가 어찌 소신도 없이 유언비어에 휘둘려 죄없는 아녀자를 잡아들였단 말인가?!

         어찌 사헌부까지 이토록 썩었단 말인가?!

이항 : 마,망극하옵니다..전하!

중종 : 영의정은 어찌 조정 돌아가는 사정에 이리도 어두웠단 말인가?! 그대들이 과인의 신하라는 것이 부끄럽도다!

남곤 : 마, 망극하옵니다..

중종 : 당장 물러가 근신토록하라!

남곤,이항 : 예..(조아리고 일어서서 나간다)



S#67. 동 편전 복도


남곤과 이항, 힘없이 방안에서 나오며 허공을 보고 길게 한숨을 내쉰다.



S#68. 동 편전 방 안


중종과 자순대비, 윤비와 난정이 앉아있다.


자순대비 : 주상, 경빈과 대사헌의 일은 어찌 처결하실 작정이시오?

중종 : (일그러지며)..

난정(E) : (윤비를 보며) 중전마마, 지금이 바로 나서실 때이옵니다.

윤비 : 전하, 신첩이 한말씀 올리겠사옵니다.

중종 : 말해보시오.

윤비 : 이번일로 죄를 묻는다면 역모죄로 다스려야 함이온데 확증도 없이 추측만으로 조정의 재상들과

         내명부 일품명부인 경빈에게 역모죄를 묻는 것은 조정의 큰 분란과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수도 있사옵니다!

중종 : 허면 이번일을 불문에 부치자는 말씀이시오?

윤비 : 예 전하! 경빈과 조정신료들도 이번일을 크게 경계로 삼을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주상, 이 늙은이 생각에도 그리하시는게 좋겠소..

중종 : ...음!..그리하겠사옵니다..

자순대비 : 비온뒤에 땅이 굳는 법이란 옛말처럼 이번일로 왕실과 조정이 평안해졌으면 좋겠소.

중종 : 중전, 중전을 음해하려던 자들을 용서해주는 아량이 참으로 아름답구려..

윤비 : ...

자순대비 : 그래요, 중전을 의심했던 이 늙은이를 용서하시구려..

윤비 : 황감하옵니다.

중종 : 난정이 너 역시 그러하구나..

난정 : 소첩, 목숨을 구명하여 주신 우악하오신 성총에 이 한목숨을 다바쳐 결초보은 할 것이옵니다.


난정, 중종 앞에 큰 절을 올린다.



S#69. 중궁전 마당


윤비, 난정과 나란히 걸어온다.


윤비 : 난정아, 네 이번에 딸이 아닌 아들을 낳았다지?

난정 : ..마,마마..그건..

윤비 : 그래 내 네 마음을 다 안다. 공주를 생산한 내 앞에서 차마 아들을 낳았노라고 입이 떨어지지 않았던게지..

난정 : ...

윤비 : 나를 위하는 네 충정을 내 어찌 모르겠느냐?

난정 : (글썽)...마마..

윤비 : (손을 쥐어주며) 그래, 난정아, 너만 내 곁에 있어준다면 천하에 두려울 것이 무에 있겠느냐?! 내 너를 믿을 것이야!

난정 : (윤비의 품에 안기며) 마마..흐흑..


윤비, 난정을 자애롭게 안아주는 모습에서.



S#70.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고개를 들고 이를 갈 듯이 일그러진 얼굴로 울분을 토하듯 말한다.


경빈 : (주먹을 움켜쥐며) 중전! 난정이! 내 기필코 네 년들을 갈아마실 것이야!



S#71. 어느 길 (기존 촬영분)


능금, 대국복장차림으로 서있다.

곽서방과 견마잡이가 말한필과 짐을 실은 나귀 옆에 서있다.

장대인과 그 뒤로 송서방, 딱부리가 배웅하듯 능금 앞에 서있다.


장대인 : 대국에 가거든 네 마음속에 남아있는 길상이를 말끔히 씻어버리거라.

            그러기 전에는 내 너를 조선땅에 다시 불러들이지 않을것이야.

능금 : ...

장대인 : 곽서방, 앞으론 능금이를 웃전으로 뫼시게!

곽서방 : 예. 어르신.

장대인 : 해지기 전에 임진나루를 건너야 할테니 서둘거라.

능금 : (송서방을 보며) 잘있게 송서방.. 딱부리 자네도.

송서방 : (서운한) 몸조심하십시오. 행수어른..

딱부리 : 행수어른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요!


능금, 말위에 올라타면 곽서방, 견마를 잡고 출발하면 나귀가 뒤를 따른다.

장대인, 떠나가는 능금의 뒷모습을 본다.



S#72. 장대인 사랑채 마당


장대인, 송서방과 딱부리를 거느리고 들어온다. (*앞씬과 의상연결)

방문 앞에 백치수가 서있다가 반갑게 장대인을 본다.


백치수 : 장대인, 내 기별을 받고 왔네!

장대인 : 바람이 찬데 드십시다. (방쪽으로 들어가는)

백치수 : 그리하세. (장대인 뒤를 따라 들어간다)



S#73. 동 장대인 사랑채 방 안


장대인, 백치수에게 남소문객주와 집문서를 건네준다.

백치수, 떨리는 손으로 받으며 감격스럽게 문서를 본다.


장대인 : 약조대로 남소문객주와 집은 돌려주겠소.

백치수 : 고맙네..내 장대인 은혜는 잊지않겠네.

장대인 : 백도주 행여 다른 마음 먹을 생각은 마시오! 내 남소문 객주 하나쯤은 언제든 풍비박산낼수 있음을 잊지 마시오!

백치수 : 암! 내 어찌 장대인의 뜻을 거스를수 있겠나?

장대인 : 이만 돌아가보시오.

백치수 : 헌데 능금이는 어찌되는겐가?

장대인 : 능금이는 떠났소.

백치수 : 떠나다니? 어디로?

장대인 : (멀리보는)...



S#74. 강이 보이는 길 (기존 촬영분)


능금, 곽서방일행이 강변 길을 따라 떠나는 모습에서.



S#75. 김안로 유배지 초가 마당


대문도 제대로 없는 쓰러져가는 초가.

김안로, 추레한 옷차림으로 선채 뒷산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데.


김전(E) : (문쪽에서) 안로야-

김안로 : (돌아보며) 숙부님!

김제학 : 희락당대감, 그간 무고하시었사옵니까?

김안로 : (반갑게) 김제학영감도 오시었구려!..

김전 : (집안을 둘러보고는 찡하여)..연안김씨 문중에서 크게 촉망받던 네가 이런데서 거처하게 되다니?

김안로 : 하하, 숙부님, 귀양살이가 다 그런게지요. 누추하지만 무너지지는 않을것이오니 방으로 드시지요.


김안로, 방안으로 인도하며 김전과 김제학 방안으로 들어간다.



S#76. 동 유배지 초가 방 안


김안로, 김전과 김제학과 좁은 방안에서 무릎을 맞대고 앉아있다.


김안로 : 조정돌아가는 사정은 어떠하옵니까?

김전 : (한숨을 내쉬는) 지정대감이 영의정이 된 후로 조정의 요직은 경빈이 뒷배를 보아주는 자들로 채워졌다.

김안로 : ..그랬을테지요..



S#77. 빈청 안


남곤을 중심으로 이유청(*), 권균(*), 심정, 장순손, 김극핍, 이항, 윤은보,

그리고 판서급 이상의 신료들이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남곤, 뭐라고 하면 신료들 면면이 끄덕이며 동조하는데

그중, 장순손, 크게 끄덕이며 ''지당하오이다''를 연발한다.

윤은보, 인상을 쓰고 있다가 탁자를 탕치고 남곤에 대해 뭐라고 이의를 제기한다.

김극핍, 윤은보에게 삿대질을 하며 질타한다.

윤은보, 벌떡 일어나 모두에게 한마디 내뱉고는 빈청밖으로 나가버린다.


김전(E) : (각자의 얼굴위로) 화천군이 판의금부사와 형조판서를 겸했고 이항이 사헌부의 수장인 대사헌이고

              도야지머리 장순손이 병조판서가 됐다.

김안로(E) : 지당합소이다 장순손이 병조판서를요?

김제학(E) : 예! 예조판서 윤은보만이 반듯한 인물이지요.

김안로(E) : 허나 윤은보는 대의명분을 앞세우는 성품이 대쪽같은 인물이라 우리 세로 끌어들이기는 어려울겝니다.

                김극핍은 가슴이 야심이 가득찬 자이니 경빈의 수족노릇을 할 공산이 큰 자이옵니다!



S#78. 대궐 일각


윤원로, 사헌부 지평 복장으로 으쓱하여 활보한다.

윤원로, 만나는 신료들마다 꾸벅꾸벅 붙임성 좋게 인사한다.

윤원로, 맞은 편에서 오던 박희량과 반갑게 손을 맞쥐며 인사를 나누고는 술이라도 한잔 하러갈 듯 어디론가 간다.


김전(E) : 그럴게다. 중전의 큰 오라비조차 경빈의 위세로 사헌부 지평자리를 꿰어찼으니 말이다!



S#79. 대궐 중문 근처


남곤을 중심으로 이유청(*), 권균(*), 심정, 장순손, 김극핍, 이항,

그리고 판서급 이상의 신료들이 뭔가를 수군거리며 걸어오는데

허항과 채무택, 한편에서 그들을 못마땅하게 노려본다.


김제학(E) : 하오나 내심 불만이 있는자들도 많사옵니다. 허항이나 채무택 같이 한때 조정암의 제자였던 자들은

                 작금의 조정에 불만이 깊은 듯 싶었사옵니다.

김안로(E) : 남양군대감은 어찌되었사옵니까?



S#80. 홍경주 사랑채 방 안


홍경주, 병색이 깊은 얼굴로 이불을 덮고 누워있다.


김전(E) : 병이 깊어 더는 조정일을 맡아볼 수 없을 듯 싶다.



S#81. 동 김안로 초가 방 안


김안로, 묵묵하게 듣다가 김전과 김제학을 보며 말한다.


김안로 : 티끌만한 불씨라도 바람을 만나면 산야를 태우는 불길로 번질수 있사옵니다.

            두분께오서 불씨를 지켜내시어야 하옵니다..그래야 훗날을 도모할 수가 있사옵니다.

김전 : (끄덕끄덕)...

김제학 : ...

김안로 : 이사람이 도성으로 돌아가는 날 경빈의 세를 단박에 태워버릴 것이옵니다.



S#82. 당추 암자 마당 일각


윤원형, 도끼로 퍽퍽-장작을 팬다.

윤원형, 장작을 챙겨 안아들고 아궁이 쪽으로 가는데.


난정(E) : 서방님!

윤원형 : (돌아보고는 놀라 장작들을 떨구며)..부,부인!

난정 : (노려보며) 서방님! 고작 불목하니 노릇 하려고 처자식을 버리고 산중암자로 들어오신 겝니까?!

윤원형 : 부,부인..그게 아니라..

난정 : 이것밖에 아니되는 서방님을 믿고 사느니 차라리 없는 편이 좋을 듯 싶겠군요!

윤원형 : 부,부인!


난정, 윤원형에게서 휙-돌아서는 냉랭한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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