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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3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718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130











S#1. 어느 길 (밤)


횃불을 밝힌 파발마 몇 필이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가고 있다.

난정, 얼굴을 드러내며 달려가는 파발마를 지켜본다.


모린 : (난정의 뒤편에서) 아씨, 저쪽이옵니다.


난정, 모린이 가리킨 쪽으로 발걸음을 급하게 옮긴다.

모린, 주변을 살피며 그 뒤를 따른다.



S#2. 또 다른 길 (밤)


군관(*도총부)의 지휘로 군사들이 담벼락에 익명서를 붙이고 있다.


난정E : (한곳에서 숨어서 보는 얼굴 위로) 저놈들이 지금 무엇을 하는게지?


군관, 군사들을 이끌고 다른 쪽으로 이동한다.

난정, 익명서가 붙은 담쪽으로 다가가서 익명서를 읽는다. (*모린, 난정의 뒤를 쫓으며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핀다)

(INSERT) 아직 풀기도 마르지 않은 익명서에 쓰여진 글귀.

"척신 김안로가 동궁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국정을 탁란하고 정사를 농단하고 있으니 하늘이 어찌 통탄치 않을소냐.

간흉 김안로를 능지처참하여 종사를 평안케 하라"

(*16세기 중종 시대의 훈민정음 표기-느낌표, 물음표 없이 상하우좌의 순으로 쓰여있다)


난정 : (익명서를 읽어 내려가다가 놀라는) 아, 아니, 어찌 이럴 수가?!


난정, 심각해지는 표정으로 익명서를 떼어들고 어디론가 간다.



S#3. 김안로 사랑채 외경 (밤)


김안로E : (방안에서) 도총관대감, 익명서는 어찌 되었사옵니까?



S#4.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 (밤)


김안로와 윤임, 한중보, 장순손과 김제학, 허항, 채무택이 앉아있다.


한중보 : 군사를 동원하여 사람들 이목이 번다한 도성 안 길목마다 붙여 놓았사옵니다.

김안로 : (끄덕이며) ..도성안 길목 뿐아니오라 대궐 정문과 빈청은 물론이고

            사헌부 대문에도 익명서를 꽂아 두시어야 하오이다.

한중보 : 활솜씨 좋은 궁수들을 뽑아두었사오니 심려 마시옵소서.

김안로 : (장순손을 보며) 장판서, 화천군의 움직임은 어떠하옵니까?

장순손 : 희락당대감의 손발을 묶어놓았다며 기고만장하고 있사옵니다.

김안로 : (냉랭한) 화천군이 제 명줄 떨어질 날이 가까워 온 줄도 모르고 기고만장 하고 있다?

윤임 : (김제학을 보며) 영감, 삼사의 여론은 어찌 흐르고 있소이까?

김제학 : 아직은 화천군을 추종하는 자들이 반수를 넘사옵니다만.. 박제학이 우리쪽으로 돌아선다면

            대세가 우리쪽으로 기울 것이옵니다.

김안로 : (채무택과 허항을 보며) 화천군을 도모하는데는 무엇보다 삼사의 여론이 중대하오.

            채정언과 허장령께서 삼사의 젊은 신료들을 회유하는데 앞장서 주시오!

채무택,허항 : 그리하겠사옵니다!

김안로E : 내 공주께오서 이 시아비를 위해 목숨을 걸고 하시었던 일을 결코 헛되게 하지는 않을 것이야!



S#5. 효혜공주 안채 방 안 (밤)


효혜공주, 고통스럽게 마지막 꺼져가는 숨을 몰아쉬고 있다.

김희와 침모(*), 양어의가 안쓰럽게 지켜보고 있다.



S#6. 중궁전 마당 (밤)


오상궁, 급한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와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7. 동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앞에 앉은 오상궁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 엄상궁, 오상궁 옆에 앉아있다)


윤비 : 뭐라? 효혜공주가 위급하다?

오상궁 : 양어의가 백방으로 손을 써보았으나 가망이 없으시다 하옵니다.

윤비 : ..가망이 없다?! (엄상궁을 보며) 엄상궁, 연성위 집에 사람을 보내 공주의 병세를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게.

엄상궁 : 예,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오상궁 : (엄상궁의 뒤를 따른다)

윤비E : 효혜공주가 졸한다면 지금껏 김안로를 쳐내기 위해 힘들게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게 될 것이야!

           아니 돼! 공주가 졸하여서는 아니될 것이야!



S#8. 옥매향 기방 안채 외경 (밤)


모린, 불켜진 아래채 쪽을 보고 선 모습 위로.


윤원형E : 아, 아니 이게 다 무슨 말이요?! 나라 망칠 간흉 김안로를 능지처참하라니요?!



S#9. 옥매향 기방 아래채 방 안 (밤)


윤원형, 펼쳐들고 보던 익명서(*난정이 뜯어온)를 탁 내려놓는다.

난정, 심각한 표정으로 그 옆에 앉아있다.


윤원형 : 허어, 대체 누가 이따위 익명서를 썼단 말이오?!

난정 : 김안로가 쓴 것이 분명합니다!

윤원형 : 뭬요? 김안로가 어찌 스스로를 나라 망칠 간적이라 칭했단 말이오?

난정 : 화천군의 소행으로 몰아붙일 속셈이겠지요.

윤원형 : 이런 쳐죽일 놈 같으니라고! 자부이신 공주마마께오서 환후가 깊으시어 사경을 헤매고 계시거늘

            시아비란 작자가 고작 조정 권세를 휘어잡고자 이따위 치졸한 짓거리나 벌이고 있단 말인가?!

난정 : 서방님, 김안로는 자기 앞날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을 참혹하게 살육할 것이옵니다!

         서방님께오서도 마음을 놓으시어선 아니되시옵니다.

윤원형 : 그래요, 며느리이신 공주마마까지도 헌칼 쓰듯 하는 위인인데 한치 건너 두치인 나 같은 조카사위 쯤이야

            파리 목숨보다 못하게 여기겠지요!

난정 : 서방님, 김안로가 서방님을 천길 벼랑 끝에 몰아세우고 비수를 겨눈다 할 지라도 의연하시어야 하옵니다.

윤원형 : 부인, 그런 염려일랑은 붙들어 매두시구려. 내 비록 북망산천을 가는 한이 있더라도

            김안로 같은 소인배한테 목숨을 구걸하지는 않을 것이오!

난정 : 예, 그리하시어야 하옵니다. 그리하시어야 살아 남으실수 있사옵니다.



S#10. 어느 길 (낮)


행인들이 몰려서서 담벼락에 붙은 익명서를 보며 웅성거리고 있다.

심정, 관복을 입고 심정집사가 배행하는 사인교를 타고 온다.


심정집사 : 쉿 물렀거라! 화천군대감 행차시다!

행인들 : (돌아서서 심정을 향하여 허리를 숙인다)

심정 : (행인들 뒤편 담벼락에 붙은 익명서를 보고는) 멈추어라!

심정집사 : (교꾼들에게) 멈추랍신다.


심정, 사인교가 멈추면 내려서서 익명서 쪽으로 다가선다.


심정 : (익명서를 보고 인상이 굳는) 아, 아니! (행인들을 휙- 노려보며) 언놈이 감히 이따위 익명서를 붙였느냐?!

행인들 : (겁에 질려 심정의 눈치를 보는) ...?!

심정 : (익명서를 북북 뜯어내고는 다시 사인교에 오른다) 서둘게!

심정집사 : (교꾼들에게) 서둘랍신다.

교꾼들 : 예!


심정을 태운 사인교가 급하게 가면 행인들, 수군거리는 데서.



S#11. 대궐 일각


강찬과 박승지,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는데 화살 한 대가 휙- 날아와 중문에 퍽- 꽂힌다.


강찬 : (주변을 둘러보며) 누구냐?!

박승지 : (꽂힌 화살쪽으로 다가가서 보면 익명서가 매어져 있다) 화살에 뭔가가 매어져 있사옵니다.

강찬 : (박승지쪽으로 다가오며) 어디 보세.

박승지 : (화살에서 익명서를 빼내어 건네며) 익명서인 듯 싶사옵니다.

강찬 : 익명서?! (익명서를 펼쳐 보고는 놀라는) 아, 아니 이런?

박승지 : 무어라 적혀 있길래 그러시옵니까?!

강찬 : (심각해지는) ..아무래도 조정에 큰 사단이 벌어질 듯 싶네.

박승지 : 예에?

강찬 : 어서 빈청으로 드세. (앞장서서 가는)

박승지 : (의아하게 보다가 강찬의 뒤를 따른다)



S#12. 빈청 안


정광필을 상석으로 하여 심정과 김극핍, 장순손, 이항, 윤은보,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 이언적과 박희량이 앉아있다.


심정 : (익명서를 들어보이며) 희락당대감을 처단하라는 익명서가 도성 안 길목마다 붙어있으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이란 말이오?!

정광필 : 화천군, 익명서는 불문에 붙이는 것이 전례이니 빈청에서 거론하지 않는게 좋을 듯싶소!

심정 : 허어, 어찌 영상대감께오선 이 익명서에 도사린 음모를 못 보시는겝니까?!

정광필 : 음모라니요?!

김극핍 : 음모가 분명하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하룻밤 사이에 온 도성 안에 익명서가 난무할 수 있단 말씀이오이까?!

            이는 필시 누군가가 백성들이 통행이 금지된 야음을 틈 타 군사를 동원하여 일을 꾸민 것이 틀림없사옵니다!

윤은보 : 군사를 동원하다니요?! 허면 이 익명서에 조정신료들이 연루되어 있단 말씀이오?!

심정 : 이사람 짐작엔 틀림없이 조정에 누군가가 연루되어 있사옵니다! (장순손을 휙- 보는)...!

장순손E : (흠짓하여 시선을 피하는).. 화천군이 눈치를 챈 것인가?

정광필 : 화천군, 대체 누가 무슨 까닭으로 희락당대감을 모해하는 익명서를 썼다는 것이오이까?!

이언적 : 희락당 스스로 썼는지도 모르지요!

일동 : (돌아보는) ...?!

장순손 : 회재, 어불성설이시오! 희락당대감이 실성을 하지 않고서야 어찌 본인 스스로를 나라를 망칠 간흉이라고

            공공연하게 칭할 수 있단 말이오이까?!

이언적 : 희락당은 지난 을해년에 양시론을 주장하여 사대부의 얼굴에 먹칠을 한 후안무치 한 소인배라는 걸 잊으시었소?

            그런 자가 스스로를 간흉이라 칭하는 것쯤 무에 대수겠사옵니까?!

일동 : ...?!

박희량 : 아직은 확증이 드러난 바도 없는데 회재의 말씀이 과하신 듯 싶사옵니다.

이언적 : 유유상종이라더니? 소인배가 소인배의 역성을 드시는겐가!

박희량 : (버럭) 뭐요?!

정광필 : 그만들 두시오! 박제학 말씀대로 아직은 속단하지 마십시다.

이항 : 허나 이번 익명서가 누구의 소행인지 반드시 밝혀내야 하옵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성안 민심이 흉흉해질 것이옵니다!

김극핍 : 암요, 그렇고 말구요!

장순손 : 지당한 말씀이시옵니다.

심정E : (어딘가를 가늘게 보는) 분명 김안로가 꾸민 짓거리가 틀림 없음이야!

강찬 : (손에 익명서를 들고 방안으로 들어오며) 대감들, 큰일 났소이다.

박승지 : (강찬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일동 : (보는) ...?!

정광필 : 도승지영감, 큰일이라니요?

강찬 :  지금 궐내는 물론이고 궐문과 사헌부에도 희락당대감을 처형하라는 익명서가 매달린 화살이 날아들고 있소이다!

일동 : (놀라는) ...?!

심정 : (탁상을 쾅- 치고 벌떡 일어서며) 당장 편전에 들어 전하께 고하십시다!

김극핍 : (이항,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 일어서는데) ..예, 가십시다!

강찬 : 화천군대감, 지금은 때가 좋지 않사옵니다.

심정 : 때가 좋지 않다니요?!

강찬 : 효혜공주의 환후가 위급하시어 전하께오서 크게 상심하고 계시옵니다. 이런 일로 편전에 든다면

         이는 전하의 심기가 크게 불편하실 테니 편전에 드시는 일은 잠시 미루시는 게 좋을 듯 싶사옵니다.

심정 : ..음!



S#13.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와 윤임, 마주앉아 있다.


김안로 : 지금쯤 익명서 때문에 궐내가 벌집을 쑤신 듯 발칵 뒤집혔을 것이옵니다!

윤임 : 희락당대감, 당장 입궐하여 전하께 화천군의 죄상을 고하시는 것이 좋을 듯 싶소이다.

김안로 : 전하께오서 비통에 잠겨 계시올 테니 아직은 아니옵니다.

윤임 : 허면 언제..?

김안로 : 조정신료들이 편전에 들기를 기다렸다가 어전에서 화천군의 죄상을 드러낼 것이옵니다!

윤임E : ..음!.. 혹시 희락당대감이 효혜공주께오서 졸하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아니야, 설마하니 인두겁을 쓰고 그리 마음 먹었을라고?!

김안로 : ...



S#14. 편전 방 안


중종, 침통하게 앉아있고 그 옆에 희빈이 위로하듯 앉아있다.


중종 : 아비된 자가 장성한 자식들을 잃다니.. 하늘이 과인에게 죄를 물으시는게요! 과인이 복성군을 사사한 죄를 말이오!

희빈 : (눈물 글썽) ..전하, 공주마마께오선 쾌차하실 것이오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옵소서!

중종 : (눈물이 흐르는) ..



S#15. 동 편전 방 밖 복도


대전내관과 김상궁, 침울한 표정으로 서있는데.

상궁(*)하나가 급하게 김상궁 쪽으로 다가와 귓가에 뭐라고 속삭인다.


김상궁 : (놀라보며) 그게 참말이냐?

상궁(*) : 예, 마마님.

김상궁 : (방문쪽에다) 주상전하, 김상궁이옵니다.

중종E : (방안에서) 들라.

김상궁 : 예. (방문쪽으로 내딛는)



S#16. 동 편전 방 안


중종, 방안으로 들어선 김상궁을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보며 말한다.


중종 : 김상궁, 옥하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게냐?

김상궁 : 그런 게 아니옵고.. 지금 세자저하께오서 동궁전 뜰에서 공주마마의 쾌차를 비는 기도를 올리고 계신다 하옵니다.

중종 : 뭣이라?!

희빈 : ...?!



S#17. 동궁전 마당


세자, 돗자리 위에 정좌를 하고 앉아있다.

세자빈을 비롯하여 박상궁과 동궁내관, 최상궁과 상궁나인들을 비롯한 별감들이 세자를 지켜보고 섰다.

세자, 간절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얼굴 위로.


세자E : 하늘이시여! 옥하누이가 하루 속히 병을 털고 쾌차할수 있도록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내 옥하누이를 구명할 수만 있다면 동궁의 자리를 버리라 하신들 아무런 주저없이 내던질 것이옵니다. (눈물이 흐르는)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을 거느리고 세자쪽으로 다가온다.

세자빈을 비롯한 상궁나인들이 일제히 윤비를 향해 조아린다.


윤비 : 세자,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세자 : (앉은 채) 소자, 하늘에 옥하누이의 쾌차를 빌고 있사옵니다.

윤비 : 세자, 존체가 상하실까 저어 되니 그만 일어나시어 동궁전으로 드시구려.

세자 : 소자, 누이의 병세가 차도를 보일 때까지는 이 자리를 지키고자 하옵니다. 어마마마, 소자의 뜻을 꺾지 말아 주시옵소서.

윤비 : 이 어미 역시 효혜공주의 쾌차를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바라고 있소. 또한 세자의 어진 성정도 잘 아오.

         허나 가뜩이나 효혜공주의 환후를 자책하고 계신 주상전하께오서 아시면 크게 상심을 하실 테니 이만 기도를 거두시오.

세자 : ...

대전내관E : 주상전하 납시오-

중종 : (대전내관과 김상궁 등을 거느리고 급히 다가오며) 호야.

윤비 : (일동, 조아리는) ..

중종 : (세자 앞에 앉으며) 호야, 네어찌 이 아비를 대신하여 하늘에 빌고 있는 것이냐?!

         네 어찌 이 아비 대신 죄를 받으려하는 것이냐?! 어찌..!

세자 : 아바마마.. 소자의 생각이 짧았사옵니다.. 아바마마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한 소자의 불효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이만 일어나거라.. 하늘께오서도 세자의 마음을 알아주실 것이니 반드시 반드시 옥하를 병마에서 구명해 주실 것이다.

세자 : 흐흑..

중종 : (자상하게 세자를 일으켜 세워주며)..자 동궁전으로 들자구나.

세자 : 예, 아바마마..


중종과 세자, 다정하게 동궁전으로 들어가면 윤비, 그 모습을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얼굴에서.



S#18. 당추 암자 마당


용이, 누마루 계단주변을 비질하고 있다.


당추 : (용이쪽으로 걸어오며) 용아, 어제 오신 손님은 어딜 가시었느냐?

용이 : 연못 정자에 계시옵니다.

당추 : (어딘가를 돌아보며)..음!.. (정자쪽으로 걸어간다)

용이 : (다시 비질하는) ...



S#19. 동 당추 암자 근처 정자 위


갖바치, 멀리 보고 있는데 당추, 정자위로 걸어온다.


당추 : 아우님, 예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갖바치 : 형님, 내 근자에 들어 형님께오서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산으로 들어오신 마음을 알듯도 싶소.

당추 : 허어, 아우님답지 않게 그 무슨 말씀이신가?

갖바치 : 내 어제 희락당을 찾아가 소인배는 도성을 떠나라고 쓴 소리를 하였소!

당추 : 뭐라? 자네 어쩌자고..?!

갖바치 : 어쩌면 그자 손에 목이 비틀려 죽고 싶었는지도 모르지요. 헌데 그 소인배가 껄껄 웃습디다.

당추 : 웃었다?!

갖바치 : 나라를 위해 크게 쓰일 재목이 헛된 야욕에 사로잡혀 정사를 농단하는 소인배 노릇을 하고 있는게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었소..

당추 : 암, 타고난 성정이 악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세상을 잘못 타고난게지.

갖바치 : 형님, 세상이 어찌 이리되었는지 모르겠소. 아비가 자식을 죽이고, 시아비가 며느리의 목숨을 담보로 공명을 꿰하고

            형제 간에 골육상쟁이 벌어지고 자식이 낳아준 아비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대야 하다니!

            대체 권세가 무엇이관대, 그깟게 무엇이관대!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듯 싶소!

당추 : ...음! 나무관세음보살..

갖바치 : (세상을 향해 사자후를 토해 내듯 고함을 지르는) 으아-


갖바치의 고함소리가 산의 정적을 깨고 메아리 친다.



S#20. 빈청 안


심정과 김극핍, 이항, 이유청(*), 판서급대신들이 심각하게 앉아있고

장순손이 힐끔거리며 신료들의 눈치를 보다가 박희량에게 눈짓을 한다.


장순손 : 어험, 이사람은 잠시 소피 좀 보고 오겠소이다. (일어서서 나가면)

박희량 : (조용히 장순손을 따라 빈청 밖으로 나간다) ..

김극핍 : (장순손과 박희량을 보다가) 화천군대감, 언제까지 마냥 기다리실겝니까?!

            지금 편전에 드시어 전하와 담판을 짓지 않으시오면 실기하시게 되옵니다.

이항 : 허나 만에 하나 공주마마께오서 졸하시온다면 김안로가 작서의 변괴의 배후라는 확증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오이까?!

심정 : 이사람도 그것을 우려하는 바이나 도승지 말처럼 지금은 때가 좋지않은듯 싶으니 잠시 더 기다려 보십시다.

일동 : ...



S#21. 대궐 일각


박희량, 걸어나오는데 장순손, 한곳에서 나타나 주변을 살피며 다가온다.


장순손 : 허, 빈청에 있자니 조바심이나서 내 꼭 바늘방석에 앉은 듯 싶네 그려.

박희량 : 대감, 시생을 어찌 불러내시었사옵니까?

장순손 : 박제학, 삼사에서 분명 희락당대감을 밀기로 한 것이 틀림없는가?

박희량 : 예, 시생은 희락당대감께오서 편전에 드시면 삼사에서 합계를 올릴 것이옵니다.

장순손 : 음.. 헌데 희락당대감께서 무엇을 기다리시는겐지..?



S#22. 효혜공주 안채 방 밖 마당


김안로, 관복차림으로 잔뜩 굳은 표정으로 황서방을 거느리고 급히 방쪽으로 온다.


김희E : (방안에서 다급한) 부인! 부인! 눈을 뜨시오, 부인!

김안로 : (잠시 멈춰 섰다가 댓돌을 올라 방안으로 들어간다)



S#23. 동 효혜공주 안채 방 안


김안로, 방안으로 들어서면 효혜공주,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다.


김희 : (다급하게 보는) 부인, 죽지 마시오! 죽으면 아니되오!

효혜공주 : (마지막 힘을 다해 김희에게 손을 내밀려다가 맥없이 툭 떨군다) ...!

김희 : 부인! 부인!

김안로 : (충격으로 보는) ..!

양어의 : (얇은 비단을 효혜공주의 입가에 덮고 지켜보는)

효혜공주 : (숨을 쉬지 않는) ...

양어의 : ..공주마마께오서 훙거(薨去) 하시었사옵니다..

김희 : (몸이 무너지며 울부짖는) 부인! 부인! 흐흐흑-

침모(*) : (통곡하는) 마마- 흐흐흑..

김안로 : 연성위 곡을 멈추시오! 누구도 곡을 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다!

            내 명이 있을 때까지는 공주마마께오서 훙거하신 일이 집 밖으로 알려져서는 아니될 것이다!

김희 : (눈물 범벅되어) 아버님, 어찌 지어미를 잃은 슬픔을 막으시려 하시는 것이옵니까?! 흐흐흑..!

김안로 : 연성위, 공주마마의 죽음을 헛되이 하고 싶으신게요?!

김희 : ...?!

김안로 : 연성위, 공주마마의 훙거를 알리지 않겠다고 이 아비에게 약조해 주실 수 있겠소?!

김희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흐흑..

김안로 : (양어의를 보며) 양어의, 잠시 보십시다. (방밖으로 나가면)

양어의 : 예, 대감. (일어서서 김안로를 따라나간다)



S#24. 동 효혜공주 안채 방 밖 마당


김안로, 한편에 서있는데 양어의, 댓돌을 내려서서 옆에 선다.


김안로 : 양어의, 이사람이 입궐한 연후에 퇴궐할 때까지는 공주마마의 훙거를 전하께 고하지 말아 주시오.

양어의 : 소인이 어찌 전하를 기망하는 망극한 짓거리를 할 수 있겠사옵니까? 그리할 수는 없사옵니다.

김안로 : 그래요, 그러시겠지요!

양어의 : 하오면 소인은 입궐하여 주상전하께 공주마마의 훙거를 고하겠사옵니다.

김안로 : 황서방!


황서방, 건장한 하인들과 함께 다가와 양어의의 양팔을 붙든다.


양어의 : (겁에 질려 보며) 대, 대감 어찌 이러시옵니까?!

김안로 : 정중하게 뫼시게.

황서방 : 예, 어의영감을 뫼시어라!

하인들(*) : 예! (양어의를 끌고 어디론가 간다)

김희E : (방안에서 슬픔을 참는 흐느낌 소리) 흐흑..

김안로E : (방쪽을 돌아보며) 연성위, 이 아비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아직은 공주마마의 훙거가 알려져서는 아니됨이오!

김안로 : (황서방을 보며) 황서방, 당장 입궐채비를 차리게!

황서방 : 예.


김안로, 황서방을 거느리고 대문쪽으로 나간다.



S#25. 중궁전 마당


창빈,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계단을 올라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26.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놀란 눈으로 창빈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뭐라? 판부사대감이 희빈처소에서 나왔다?

창빈 : 예, 마마! 신첩, 입을 다물고 덮어두려 하였사오나 희빈을 위해서라도 중전마마께 고하는 것이 옳은 듯 싶어

         말씀 올리는 것이옵니다... 하오나 신첩의 마음이 편하지 않사옵니다.

윤비 : 내 창빈의 어진 마음씨를 잘 아네.. 그래, 희빈과 판부사가 무슨 얘기를 나누었다는가?

창빈 : 희빈의 말로는 판부사대감께 남양군대감의 살아생전의 일을 물었다고 하였사오나 곧 이 곧대로 믿기지는 않았사옵니다.

윤비 : 암, 그럴테지. 그럴게야. 아마도 희빈이 경빈의 전철을 밟으려는게지!

창빈 : 마마, 희빈이 성정이 악한 사람은 아니오니 너무 꾸짖지는 말아 주시옵소서.

윤비 : 그래, 내 창빈을 보아서라도 당분간은 희빈의 처신을 지켜볼 것이야!

창빈 : 고맙사옵니다.

윤비E : (뭔가를 생각하는) ..내 짐작대로 희빈이 김안로와 윤임이의 간자노릇을 하고 있었던게야.



S#27. 동 중궁전 복도


난정, 급한 걸음으로 방문쪽으로 다가온다.


난정 : (엄상궁에게) 마마님, 고하여 주시옵소서.

엄상궁 : 그리함세. (방문쪽에다) 중전마마, 윤승후관 작은안으서 들었사옵니다.



S#28.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 (방문쪽을 돌아보는데) 들라하게.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난정 : (방문이 열리면 급히 들어서다가 창빈을 흠짓 보는) 창빈마마 드셔계시옵니까?

창빈 : 오랜만일세.. (윤비를 보며) 하오면 신첩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윤비 : 창빈, 내 교태전을 지키고 있는 한 창빈은 물론이고 덕흥군과 영양군을 지켜줄 것일세! 내 말뜻을 알겠는가?

창빈 : 신첩은 백골이 진토될 때까지도 중전마마께 충성을 다할것이옵니다.

윤비 : 고맙네.

난정 : (창빈에게 미소로 목례하면) 창빈마마, 나중에 또 뵙겠사옵니다.

창빈 : (난정의 목례를 미소로 맞받으며) 그러세.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 : (얼굴이 굳으며 윤비 앞에 다가와 앉으며) 중전마마, 어찌 화천군이 조정신료들을 이끌고 편전에 들어

         작서의 변괴에 연루된 효혜공주와 김안로의 죄상을 고하지 않는 것이옵니까?!

윤비 : 전하께오서 효혜공주의 병 때문에 침통해 하시오니 그러는 것이겠지.

난정 : 마마, 망극한 말씀이오나 지금은 전하의 심기를 헤아리실 때가 아니옵니다.

         지체하였다가는 김안로에게 칼자루를 쥐어주게 되옵니다!

윤비 : 잠시만 기다려 보자구나. 연성위집에 보낸 나인 말로는 공주의 병세가 더 악화되지는 않을 듯 하다는구나.

난정 : 병자의 목숨은 일각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옵니다. 중전마마, 빈청에 있는 화천군에게 기별을 넣어 주시옵소서.

         소첩이 화천군을 채근하겠사옵니다.

윤비 : 그리하마! (방문쪽을 보며) 엄상궁 들게.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엄상궁 : (방문이 열리면 들어서는) 찾아 계시옵니까?

윤비 : 빈청에 사람을 보내 화천군에게 기별을 넣게.

엄상궁 : 중궁전으로 불러 들일깝쇼?

난정 : 중궁전은 남들의 이목이 있사오니 소첩이 지난 번 뵈온 곳에서 뵙기를 청한다고 전하여 주시옵소서.

윤비 : 난정이 말대로 전하게.

엄상궁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난정아, 김안로와 윤임이의 간자노릇을 하는 후궁을 알아냈다.

난정 : (보며) 예에? 그게 누구이옵니까?



S#29.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앞에 앉은 창빈을 화난 표정으로 보며 말한다.


희빈 : 창빈, 어쩌자고 판부사대감 일을 중전마마께 고하신게요!

창빈 : 중전마마께오서 당분간 희빈의 처신을 지켜볼 것이라 하시었으니 행여나 책 잡히시지 않도록 언행에 조심하세요.

희빈 : 이사람을 위해서라니요?! 창빈, 무슨 영화를 보시려고 중전마마의 간자노릇을 하시는게요?!

창빈 : 간자라니요?!

희빈 : 내 창빈을 벗으로 여기었건만 이제 보니 상종하지 못할 사람이었구려! 당장 물러가세요!

창빈 : 희, 희빈...?!

희빈 : 당장 물러가시래두요!

창빈 : (보다가) 희빈,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은 법이라 하였습니다. 비록 지금 당장은 이사람이 원망스러울지는 모르시겠으나

         모두가 희빈을 위해 한 일이란 것을 아시게 될겝니다. (일어서서 나간다)

희빈E : (휙- 노려보며) 가증스러운 것 같으니라구!

           중전이 교태전에서 밀려나가도 창빈이 그딴 말을 지껄이는지 두고 볼 것이야!



S#30. 대궐 지하 통로 문 앞


심정, 급한 걸음으로 문쪽으로 다가와 주변을 둘러보고 문을 열고 지하통로 안으로 들어간다.



S#31. 동 대궐 지하 통로


심정, 통로 안으로 들어와 앞에 서있는 난정을 보고 말한다.


심정 : 난정아, 네 어찌 나를 보자고 한 것이냐?!

난정 : 화천군대감, 정녕 사약을 받으시고 싶사옵니까?!

심정 : 뭐라?!

난정 : 소첩이 대감께 일을 서둘러 달라 그리도 당부하였건만 소첩, 쇠귀에 경을 읽은 것이옵니까?!

심정 : 허나 지금 전하께오선 공주마마의 병이 위중하신지라..

난정 : 바로 그 전하께오서 화천군대감께 사약을 내리라 명하실 것이란 걸 어찌 모르시는겝니까?!

심정 : 뭐, 뭐라?..

난정 : 대감, 어젯밤 김안로가 도총부군사들을 동원하여 도성 길목마다 익명서를 붙인 일을 어찌 모르시옵니까?!

심정 : 그, 그게 참말이냐?!

난정 : 분명 김안로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을 것이옵니다. 허니 뒤통수를 맞기 전에 지금 당장 편전으로 드시어

         김안로와 효혜공주의 죄상을 고하도록 하세요!

심정 : 암, 익명서에 김안로의 수족노릇을 하는 도총관이 연루되어 있다면

         전하께오서도 김안로를 더는 두호하시진 못할 것이다.

난정 : 대감, 서두시옵소서!

심정 : 오냐, 내 네 말대로 하마! (돌아서서 문밖으로 나간다)

난정E : (어딘가를 보는) 공주마마, 아직은 아직은 돌아가시면 아니되시옵니다!



S#32. 대궐 일각


심정, 급하게 걸어오는데 김극핍과 이항, 맞은 편에서 급한 걸음으로 온다.


김극핍 : 화천군대감! 크, 큰일 났사옵니다.

심정 : 큰일이라니요?!

이항 : 희락당대감이 입궐하였다고 하옵니다.

심정 : 희락당이 입궐을요?! 허면 지금 편전에 들었단 말이오?!

김극핍 : 동궁전으로 먼저 들었다고 하옵니다.

심정 : 동궁전?!.. 잘되었소, 어서 편전으로 드십시다.


심정, 앞장서면 그 뒤를 김극핍과 이항이 급하게 따른다.



S#33. 동궁전 방 안


김안로, 세자와 세자빈 앞에 큰 절을 올리고 앉는다.


세자 : 희락당대감, 옥하누이의 환후는 어떠하십니까?

김안로 : (망설이다가 결심한듯).. 세자저하와 빈궁마마께오서 걱정해주신 덕분으로 위급한 고비를 넘기시었사옵니다.

세자 : 오, 그래요..참으로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

세자빈 : 세자저하의 정성이 하늘님을 감동시키신 듯 싶사옵니다..

김안로(E) : (마음이 불편한).. 저하, 이렇듯 어지신 두분들을 기망할 수밖에 없는 신의 불충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세자 : 희락당대감, 누이의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는데 어찌 안색이 어두우신겝니까?

김안로 : 신, 존귀하오신 공주마마를 자부로 맞아 주상전하의 사돈이 되는 광영을 누렸사오나

            신이 부덕하여 전하와 저하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사오니 그 불충한 죄가 천근만근 가슴을 짓누르고 있사옵니다.

세자 : 희락당대감, 그런 말씀마시고 앞으로 아바마마와 이나라 어진백성들을 위해 신명을 다바쳐주세요.

김안로 : 저하, 신도 천년 만년 대를 이어 충성을 바치고 싶사옵니다.. 하오나 조정에 신을 음해하는 자들로 인해

            전하께 누를 끼쳐드릴까 저어될 뿐이옵니다.

세자 : 희락당대감이 작서의 변괴의 배후라는 유언비어를 말씀하시는겝니까?!

김안로 : ...

세자 : 그 유언비어 때문에 내 누님께오서 깊은 병을 얻으시었거늘 내 그런 유언비어를 퍼뜨린 자들을 용서치 않을것이오!

         내가 옥하누이와 희락당대감을 지켜줄 것이오.

김안로 : (눈물이 흐르는).. 저하의 우악하오신 말씀에 감동이 북받쳐올라 눈물이 그치지가 않사옵니다...

            하오나 저하, 신은 조정이 반목과 분란에 휩싸이는 것을 원치 않사옵니다.

세자 : 의혹이 있다면 시시비비를 명백히 밝히어야 할것이오!

         희락당대감, 조정에서 그따위 유언비어를 퍼뜨린 자들이 누구이옵니까?!

김안로 : ...



S#34. 편전 마당


심정과 김극핍, 이항, 장순손, 이유청(*), 판서급대신과 박희량이 결연한 표정으로 합문 안으로 들어와

계단을 올라 편전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대전내관(E) : 주상전하, 화천군대감과 신료분들 드시었사옵니다.



S#35.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심정과 김극핍, 이항, 장순손,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과 박희량이 앉아있다. (*윗목에 강찬과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뭣이 어쩌구 어찌해?! 화천군 지금 뭐라 하였는가?!

심정 : 전하, 김안로를 추국하여 작서의 변괴에 얽힌 의혹을 밝혀내시옵소서!

중종 : 화천군! 희락당대감을 추국하라는 것은 사경을 헤매는 효혜공주까지 병석에서 불러내어 문초를 하라는 말인가?!

심정 : 문초라니요?! 신이 어찌 그런 망극한 말씀을 올리겠사옵니까?!

         전하께오서 승지를 보내시어 공주마마께 당시의 일을 하문하시오면..

중종 : (연상 쾅-) 화천군, 그 입 다물라!

일동 : (움찔)...?!

중종 : 경들은 과인에게 맏아들인 복성군을 사사하라 주청을 하였다. 헌데 이제와서는 또 맏딸인 효혜공주에게까지

         아비로써 못할 짓거리를 강압하는 것인가?! 화천군! 과인의 손에 왕실과 조정의 피를 얼마나 더 묻혀야 족하겠는가?!

         왕실과 조정에서 흘린 피가 강이 되고 시신이 산더미처럼 쌓여야 주청을 그치겠는가?!

심정 : 전하, 신들은 이나라 종사를 위하여 올리는 말씀이옵니다!

중종 : 경들이 들먹이는 이나라 종사가 누구를 위해 있는것인가?! 과인인가 경들인가?!

         차라리 경들이 과인의 용포를 입고 용상에 앉으라!

심정 : 저, 전하, 어찌 그런 망극한 말씀을 하시는 것이옵니까?!

중종 : 과인은 화천군과 여기 앉아 있는 경들에게 분명히 밝히노니 지금 이후로 작서의 변괴에 대한 함구령을 내릴 것이다!

         그 일을 입에 담는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죄를 물을것이오!

심정 : (일동, 낭패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보는데)...?!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전하, 희락당대감 드시었사옵니다.

일동 : (움찔 놀라는)...?!

중종 : 드시라해라!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예-


김안로, 방문이 열리면 손에 치부책 보따리를 든채 방안으로 들어선다.

일동, 각자의 표정으로 김안로의 등장을 주시하는데.

(*심정 등은 못마땅한 노려보는 시선이고 장순손과 박희량은 기대감에 보는)


김안로 : (조아리며) 신, 김안로 전하께 아뢸 말씀이 있어 들었사옵니다.

중종 : 아뢸 말이라니요? 말씀해보세요.

일동 : (긴장하여 김안로를 주시하는데)...

김안로 : (주저앉아 조아리며) 전하, 신 사직을 청하고자 하오니 신의 사직을 가납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뭣이라? 사직을 청하다니요?! 그 무슨 말씀이시오?

심정(E) : (보는) 사직을 청하다니?! 이 자가 대체 무슨 속셈인가?

김안로 : 지금 도성안에는 신을 간흉이라 매도하는 익명서가 난무하고 대궐문과 빈청은 물론이옵고 사헌부에까지

            신을 능지처참하라는 익명서가 화살에 매어져 날아들고 있사옵니다. 용렬한 신 때문에 도성의 민심이 흉흉해지고

            조정과 왕실이 반목에 휩싸이는 것을 원치 않사옵니다. 신, 사직한 연후에 도성을 떠나 초야에 묻히고자 하옵니다!

중종 : 그 무슨 말인가? 도성과 대궐안에 익명서가 난무하다니?! 도승지, 희락당대감의 말이 참인가?!

강찬 : (당황) 예, 그러하옵니다..

중종 : 헌데 어찌 과인에게 알리지 않았단 말인가?!

강찬 : 익명서는 불태우는 것이 전례이오라...

중종 : 도승지 당장, 그 익명서를 가져오라! 또한 이 자리에 참석치 않은 정승, 판서들을 불러들이도록하라!

강찬 : 예, 전하! (일어서서 조아리고 나가면)

박승지 : (그 뒤를 따라나간다)

중종 : (분개한) 이런 괘씸한! 대명천지에 익명서라니?! 익명서라니?!


김안로와 심정, 서로를 쏘아보는 눈길이 팽팽하게 부딪친다.



S#36. 중궁전 방 안


윤비, 방문 앞에 서있는 엄상궁을 보며 말한다. (*난정, 윤비 앞에 앉아있다.)


윤비 : 뭐라?! 화천군과 조정신료들이 들어있는 자리에서 희락당대감이 사직을 청하였다고 하였는가?

엄상궁 : 예, 분명 그리 들었사옵니다.

윤비 : 엄상궁, 편전에서 전하께오서 무슨 말씀을 나누시는지 상세히 알아보게.

엄상궁 : 그리하겠사옵니다.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난정아, 내 희락당대감의 저의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가 없구나.

난정 : 김안로의 속내가 무엇이든간에 분명 사직하려는 것이 아니라 화천군과 조정신료들을 찍어내려는 간계일것이옵니다.

윤비 : 허면 화천군과 조정신료들이 김안로가 파놓은 덫에 치일 것이란 말이냐?!

난정 : ..소첩, 어찌 불길한 생각이 드옵니다.

윤비 : 불길하다?

난정 : (불안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돌아보는)...!



S#37. 편전 방 안


중종, 연상위에 놓인 익명서 몇장을 펼쳐 보다가 쾅-내리친다.

(*기존 심정과 김극핍, 이항, 장순손,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과

박희량과 김안로, 강찬과 박승지외에도 정광필과 윤은보와 몇몇 대신들이 방안에 앉아있다)


중종 : 이런 괘씸한?! 대체 누가 무슨 저의로 이따위 글을 매어 화살에 매어 대궐로 날리었단말인가?!

정광필 : 전하, 익명서는 태워버리는 것이 관례이옵니다. 전하께오서 익명서를 쓴자를 발본색원 하시라 명하시오면

            조정이 크게 분란에 휩쓸릴 것이옵니다!

윤은보 : 신의 생각도 같사옵니다. 익명서를 거론치 않으시는 것이 옳을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중종 : 음!

김안로 : 하오나 전하, 대궐문에 화살을 쏘아 꽂은 것은 전하의 옥체를 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옵니다.

            또한 빈청기둥에 화살을 꽃은 것은 조정신료들을 위협하는 것이오며 사헌부에 화살을 꽂은 것은

            대간들을 위협한 것이옵니다! 전하, 이는 전하와 이나라 조정에 대한 도전이옵니다!

            이런 대역부도한 자들을 발본색원하시어 두 번 다시 조정과 왕실에 사특한 음해와 모략으로

            피를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하시옵소서!

심정 : 희락당대감, 어찌 사직을 청하시면서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으실 작정을 하시는 것이오이까?!

김안로 : 화천군대감, 이번 익명서는 이사람 때문에 발단된 일이오니 사직을 청하는 것이오이다!

            허나 이사람, 비록 사직을 하더라도 이런 대역부도한 짓거리가 횡행치 못하도록 말씀을 올리는 것이오이다!

김극핍 : 작서의 변괴의 배후라는 구설에 오르신 대감께오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오이까?!

장순손 : 우찬성대감, 어찌 어전에서 확증도 없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것이옵니까?

김극핍 : 뭬,뭬요?!

장순손 : (슬쩍 시선을 피하는)..으음.

김안로 : 유언비어의 진위를 추국하라는 대감들이나 익명서를 쓴 자를 발본색원하라는 이사람의 주청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어찌 모르시오이까?!

일동 : ...?!

김안로 : 전하, 신의 사직을 윤허하여 주시옵고 익명서를 쓴자를 잡아 엄히 죄를 물으시어 차후 경계로 삼으시옵소서!

중종 : 희락당대감의 말씀이 옳도다! 대궐 정문에 화살을 쏜 것은 과인과 이나라 종사에 대한 도전이오!

         과인이 용납할 수가 없소! 허나 희락당대감의 사직은 윤허치 않을 것이니 그리 알라!

김안로 :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심정 : (일그러지고, 일동 각자의 표정)...?!

중종 : 영의정은 사특한 익명서로 도성에 방을 붙이고 대궐에 화살로 쏜 범인을 색출하여 엄히 추국토록 하라!

정광필 :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주상전하, 도총관대감이 급히 아뢸일로 면대를 청하고 있사옵니다.

중종 : 도총관이..? 들라하라!

한중보 :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조아린다)

중종 : 도총관, 과인에게 급히 아뢸 일이 무엇인가?

한중보 : 전하, 지난밤 도성에 익명서로 방을 붙이고 궐내에 화살로 쏜 범인을 붙잡았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그래 그자가 누구인가?!

일동 : (눈이 휘둥그레져서 한중보를 보는데)...?!

한중보 : 심사순이란 자이옵니다.

중종 : ..심사순?

일동 : (심사순이 누군지 모르는 듯 서로의 얼굴을 보는데)...?

심정 : (넋이 나간 듯 경악한 표정으로)..아니돼..아니돼..그럴 리가 없소이다.

중종 : (심정을 보며) 화천군, 어찌 그러시는게요?

한중보 : 심사순은 화천군대감의 자제이옵니다.

중종 : 뭣이라? 화천군 그게 참인가?

일동 : (경악하여 보는데)...?!

심정 : (주먹을 움켜쥐며 이마를 방바닥에 조아리며) 전하, 이는 희락당대감이 신을 도려 내려는 음모이옵니다!

         깊이 헤아려 주시옵소서! 흐흑..

김안로 : (승자의 미소가 스치는)...



S#38. 중궁전 방 안


윤비, 경악한 표정으로 엄상궁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뭣이라? 화천군의 자제 심사순이 익명서를 쓴 범인으로 금부옥사에 잡혀왔단 말이냐?

엄상궁 : 예, 그 일로 조정이 온통 들썩거리고 있다 하옵니다.

윤비 : (굳는)..난정아, 네 짐작대로 화천군이 김안로가 쳐놓은 덫에 치인 듯 싶구나...

난정 : 예. 하오나 김안로를 잡을 마지막 방도가 있사옵니다.

윤비 : 마지막 방도라니..? 그게 무엇이냐?!

난정 : (비장한 표정으로 윤비를 보는) 중전마마, 소첩의 뜻에 따라주시겠사옵니까?

윤비 : 오냐, 말해보거라!

난정 : ...



S#39. 금부 옥사 마당


심정, 옥사쪽으로 급하게 걸어오면 금부도사, 심정에게 조아린다.


심정 : 금부도사, 자네가 어찌 내아들을 옥사에 잡아가두었는가?!

금부도사 : ..송구하옵니다. 도총부에서 이관하였기에 어쩔 수 없었사옵니다.

심정 : (금부도사를 노려보다가 옥사안으로 들어간다)

금부도사 : ...



S#40. 동 금부 옥사 안


심정, 옥사안으로 들어와 옥살안을 살피는데.


심사순(*) : (한쪽 옥살 안에서 얼굴을 내밀며) 아버님!

심정 : (심사순쪽으로 다가가며) 사순아, 네 어찌 된 일이냐?!

심사순(*) : ...소자 억울하옵니다..소자는 익명서를 쓴 일이 없사옵니다.

심정 : 오냐, 내 너를 구명해 줄것이니 기다리거라!

심사순(*) : 소자, 아버님만 믿겠사옵니다! 흐흑..

심정(E) : (주먹을 움켜쥐고 어금니를 무는 얼굴위로) 김안로, 네놈이 내게 이런 짓거리를 하고도 무사할 줄 알았더냐?!



S#41.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앉은 정광필을 보며 말한다. (*강찬과 박승지가 윗목에 앉아있다)


중종 : 영의정은 이번 익명서사건에 연루된 심사순을 철저히 추핵하여 그 저의와 배후와 철저하게 밝히도록 하시오!

정광필 :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S#42. 대궐 일각


김안로와 한중보, 걸어온다.


김안로 : 이번 일에는 도총관대감의 공이 참으로 크시었사옵니다.

한중보 : 이사람은 희락당대감께오서 말씀하신대로 따른것뿐인것을요.


맞은 편에서 장순손이 걸어온다.


장순손 : 희락당대감, 화천군의 자제를 범인으로 모신일은 참으로 묘책이옵니다.

김안로 : 이제 시작일뿐이옵니다. 화천군과 그 무리들을 찍어 넘길때 까지는

            마음을 놓아서는 아니될 것이옵니다. (앞장서서 가면)


김안로와 한중보, 장순손이 그 뒤를 따른다.

정순붕, 허자, 이기(50대)가 한곳에서 나타나 김안로 일행의 뒷모습을 본다.


정순붕 : 조정이 또 한바탕 시끄러울 듯 싶사옵니다.

이기 : 예, 진흙탕 개싸움이 벌어질 터이지요!

허자 : 우리도 희락당대감에게 줄을 대어야 하는 것이 아니옵니까?

정순붕 : 희락당이 조정의 권세를 틀어쥔다 한들 소인배에 불과한 위인이오이다.

            지금은 은인자중하면서 보다 멀리 내다보며 때를 기다려야지요!

이기 : 허면 성재는 누구를 마음에 두고 계시오?

정순붕 : (미소) 시생이 점찍어둔 사람이 있사옵니다.

허자 : 그게 누구이옵니까?

정순붕 : 말이 나온김에 오늘 찾아가 보시지요. (앞장서면)

이기,허자 : (그 뒤를 따른다)



S#43. 빈청 방 안


김극핍과 이항,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이 침통하게 앉아있다.


김극핍 : (한숨을 내쉬며)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씀이오. 허어, 거참!

이항 : 그러게 말이옵니다..(한숨을 내쉬는)



S#44. 윤임 사랑채 외경


박서방, 방문쪽에 서있는 모습위로 들려오는.


윤임(E) : (윤원로의 웃음소리) 하하하.



S#45.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윤원로, 그리고 한쪽에 윤임처가 앉아있다.


윤임 : 화천군의 자제를 익명서를 쓴 범인으로 몰다니 과연 희락당 대감다운 묘책이구먼!

윤원로 : 예! 제갈량이라도 그만한 계책을 생각해 내지는 못하였을 것이옵니다.

윤임 : 암, 암, 그렇고말고!

윤원로 : 숙부님, 시생의 공도 잊으시오면 아니되시옵니다.

윤임 : 여부가 있나? 자네가 필마단기로 편전에 들어 화천군을 탄핵한 의기를 내 어찌 잊겠는가?!

윤원로 : 고맙사옵니다, 숙부님.

윤임처 : 큰조카님.

윤원로 : 예, 숙모님.

윤임처 : 헌데 어찌 작은 조카님은 우리 대감이나 희락당대감과 의기투합하지 않으시는겐가?

윤원로 : 원형이가 여우같은 첩년한테 홀려 눈에 뭐가 단단히 씌운 게지요!

윤임 : 왜, 원형이와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가?

윤원로 : 시생앞에서 원형이 얘기는 꺼내지 마시옵소서. 남보다 못한 아우이옵니다!



S#46. 윤원형 집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형, 골똘한 생각에 잠겨있는 얼굴위로.


윤원형(E) : 장차 김안로가 천하를 움켜쥘텐데 그 풍상한설의 세월을 어찌 견디어낼꼬, 어찌?!

                 내 주변에 의기투합할 사람들이 없으니 참으로 답답하구먼!

임서방(E) : (방밖에서) 나으리-

윤원형 : 무슨 일인가?



S#47.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밖 마당


임서방 뒤로 정순붕과 이기, 허자가 서있다.


임서방 : 손님들께오서 뵙기를 청하시옵니다요!

윤원형(E) : (방안에서) 뫼시게!

임서방 : 예, (정순붕들에게) 드시지요.


연장자인 이기가 앞장서고 그 뒤를 정순붕과 허자가 따른다.



S#48.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이기와 정순붕, 허자가 방안으로 들어서면 윤원형, 일어서서 맞이한다.


윤원형 : (자리를 권하며) 좌정하시지요.

이,정,허자 : (자리에 앉으며 윤원형을 유심히 보는)..

윤원형 : (시선을 의식하며) 시생, 세분과는 초면인 듯 싶사온데 어찌 시생을 찾아오시었사옵니까?

정순붕 : 우리 세사람은 윤공과 천하를 도모하기 위해 왔소이다.

윤원형 : 예에? 천하를 도모하다니요?!


윤원형, 정순붕 등을 반쯤 놀라고 반쯤 경계하는 눈으로 보는데서.



S#49. 옥매향 기방 마당


심퉁, 툇마루에 걸레질을 하고 있는데 윤춘년, 중문안으로 들어온다.


심퉁 : 이 기방은 문을 닫았으니 다른 기방을 찾아가보셔유.

윤춘년 : 내 술을 마시러 온 것이 아니라 숙모님께 인사를 여쭈러 왔다.

심퉁 : 숙모님이유?

윤춘년 : 그래.

정렴 : (일각에서 나오며) 숙모라니? 댁의 숙모가 누군데 예서 찾으시오?

윤춘년 : 정난정이란 분이 이사람의 숙모님이 되시지요!

정렴 : (놀라보면) 나,난정이가?!

윤춘년 : (미소로 보는)...



S#50. 김안로 사랑채 마당


황서방, 양어의를 인도하여 방문쪽으로 다가와선다.


황서방 : 대감마님, 어의영감을 뫼셔 왔사옵니다.

김안로(E) : (방안에서) 뫼시게.

황서방 : 예. (양어의에게) 드시지요.

양어의 :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간다)



S#51.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앉아있는데 양어의가 방안으로 들어와 선다.


김안로 : 앉으시구려.

양어의 : 예..(쭈삣거리며 앉는)

김안로 : 이사람이 양어의에게 본의 아니게 무례를 범했소이다. 허나 이 모두가 이나라 종사를 평안케 하려는 충정이었소이다.

양어의 : ...

김안로 : 양어의가 공주마마의 훙거시각에 대해 관속에 들어갈때까지 입을 다물어 준다면

            양어의의 자손들이 부귀공명을 누리게 될게요. (노려보며) 허나 만에하나 뉘게다 발설을 한다면...?!

양어의 : (겁에 질려) 소인, 입에 자물통을 채울것이옵니다.

김안로 : (연상서랍에서 묵직한 염낭을 꺼내 건네며) 넣어두게.

양어의 : (두손으로 받는)..예..

김안로 : 어서 입궐하여 전하께 공주 마마의 훙거를 고하시게.

양어의 : 예,예..그리하겠사옵니다.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김안로 : 황서방, 들게.

황서방 : (방문을 열고 들어서며) 찾아계시옵니까?

김안로 : 연성위 댁에 발걸음 하여 곡을 하시라 이르게!

황서방 : 예. (방밖으로 나간다)

김안로(E) : 공주마마께오서 이 시아비의 목숨을 구명해주신 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옵니다.



S#52. 중궁전 방 안


윤비, 난정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난정아, 효혜공주가 자인한 일을 내 입으로 전하께 고하여야 하느냐?

난정 : 중전마마, 화천군이 김안로가 쳐놓은 덫에 치였사오니 김안로를 잡으려면 그 방도 밖에는 없사옵니다.

윤비 : ... 허나 내 어찌 내키지가 않는구나..

난정 : 마마, 서두르시어야 하옵니다. 공주마마께오서 훙거하시오면 모든게 끝장이옵니다!

윤비 : (결심한 듯) 오냐, 내 그리하마! (방문쪽을 보며) 엄상궁, 편전으로 들 채비를 하게!



S#53. 편전 복도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을 거느리고 방문쪽으로 다가온다.

난정, 윤비의 뒤를 따른다.


대전내관 : 중전마마 오시옵니까?

윤비 : 안에 누가 들어계시는가?

대전내관 : 양어의가 들어있사옵니다.

윤비 : 양어의가?..(방문쪽을 보는데)



S#54. 동 편전 방 안


중종, 충격받은 표정으로 앞에 앉은 양어의를 본다.


중종 : 뭣이라?! 옥하가 어찌돼?!

양어의 : (조아리며) 공주마마께오서 훙거 하시었사옵니다...

중종 : (충격으로 허탈한)..옥하가. 옥하가..!



S#55. 동 편전 복도


윤비, 놀란 눈으로 방문쪽을 바라본다.


윤비 : 뭐라?! 허면 공주가 졸하였단 말인가?!


난정, 다리힘이 풀리는 듯 털썩 주저앉는 허망한 얼굴위로.


난정(E) : 이럴수가?! 이럴수가?! 하늘이 정녕 중전마마를 버리려 하심인가?!


난정, 넋나간 듯 중전을 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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