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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3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953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133











S#1. 중궁전 외경 (낮)


난정(E) : (다급한) 중전마마, 중전마마?



S#2.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괴롭게 헛구역질을 하는 윤비를 부축하고 있다.

김안로와 윤임, 방문 앞에 선채 윤비를 놀란 눈으로 보는데

엄상궁과 오상궁, 방문이 열리면 윤비 옆에 급하게 다가온다.


엄상궁 : 중전마마, 괜찮으시옵니까?!

윤비 : (괴로운 헛구역질) ..우욱-

엄상궁 : (오상궁을 돌아보며) 어서 내 의원에 기별을 하게!

오상궁 : 예. 마마님. (일어서는데)

윤비 : (구역질을 진정시키며)..아닐세..난 괜찮네..

엄상궁 : (걱정스럽게 보며) 급한 체증이신듯 싶사오니 사향소합원이라도 올리겠사옵니다.

난정 : 마마님, 사향소합원은 소용 없을 듯 싶사옵니다.

엄상궁 : (난정을 보는)..소용이 없다니?

난정 : 중전마마께오선 회임을 하신 듯 싶사옵니다.

엄상궁 : ..회,회임이요?

김안로(E) : (윤임과 함께 충격받은 표정) 뭐,뭐라, 회임?!

난정 : 예! 회임이시고 말고요! 아니그렇사옵니까?! 중전마마?

윤비 : (수건으로 입을 닦아내며)..내 아직은 알수가 없구나..

난정 : 중전마마, 속히 어의를 불러들여 진맥을 받으시옵소서.

윤비 : (끄덕이며) 엄상궁, 양어의를 불러들이게.

엄상궁 : 예! (오상궁에게) 오상궁, 양어의를 불러들이게.

오상궁 : 예. (일어서서 급하게 방밖으로 나간다)

난정 : (김안로와 윤임을 휙-돌아보며) 중전마마께오서 진맥을 받으실 터이니 두분 대감께오선 어서 물러나시지요!

김안로,윤임 : (충격으로 멍하게 보고 섰는데)...

윤비 : 대감들, 이사람이 진맥받는 것을 지켜보실 작정이십니까?! 어서 물러가세요!

김안로 :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예, 신들은 물러가겠사옵니다! 가시지요, 판부사대감!

윤임 : 예!

김안로,윤임 : (방문 밖으로 나간다)

난정 : (감격에 벅찬) 마마, 되었사옵니다! 되었사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이번에 대군 아기씨를 생산하시온다면

         김안로와 윤임이의 기세가 꺽일 것이옵니다.

윤비 : (미소)..난정아, 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격이로구나. 아직은 모르는 일이거늘..!

난정 : 틀림없사옵니다, 틀림없사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선 분명 회임이시옵니다! 회임!



S#3. 동 중궁전 마당


김안로와 윤임, 굳은 표정으로 중궁전 밖으로 나온다.


윤임 : 중전이 회임을 하다니?! 허어, 이 무슨 청천벽력같은 말인지 모르겠소이다!

김안로 : 아니오면 중전과 난정이가 무슨 간계를 꾸미는 것일지도 모르니 좀 더 지켜보시지요.

윤임 : 간계요?..그럴수도 있겠지요! (앞장서서 가면)

김안로(E) : (돌아보며) 허나, 중전이 참으로 회임을 한 것이라면?!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다시 윤임 뒤를 따른다)



S#4. 편전 방 안


중종, 반가운 얼굴로 방문앞에 서있는 김상궁을 본다.


중종 : 뭣이라?! 중전께오서 회임증세를 보이시었단 말이냐?!

김상궁 : 예. 지금 양어의가 중전마마의 진맥을 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중종 : 진맥을?!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허면 과인이 이리 앉아 있을수가 없지! 김상궁, 어서 중궁전으로 들 채비를 하라!

김상궁 : 예.


중종,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S#5. 중궁전 방 안


양어의, 윤비의 손목에 묶인 명주실을 팽팽하게 당긴채 진맥중이다.

난정과 엄상궁, 오상궁이 그 옆에서 긴장감으로 지켜본다.


양어의 : ..중전마마, 명주실을 푸시옵소서!

윤비 : 어떠한가? 내 회임이 틀림없는가?

양어의 : (조아리며) 중전마마! 경하드리옵니다! 틀림없는 회임이시옵니다. 활맥이 힘차게 뛰고 있사옵니다.

윤비 : (믿기지 않는) 양어의 정녕 회임이 틀림없는가?!

양어의 : 예, 중전마마! 활맥이 박동치는 것으로 보아 복중 아기씨께오선 평안하시옵니다!

윤비 : (감격에)...?!

엄상궁,오상궁 : (조아리며) 중전마마, 경하드리옵니다.

난정 : (가슴이 벅찬 듯 목소리가 떨리는)..중전마마, 경하드리옵니다!

윤비 : 오냐, 난정아 모두가 네 정성때문이니라..네 정성때문에..!

난정 : (눈물이 흐르는)..중전마마. 흐흑..

윤비 : 오냐, 오냐..하늘이 무심치 않으시구나!

중종 : (방문이 열리면 환한 얼굴로 들어오며) 중전, 회임을 감축하오!

윤비 : (일어서서 예를 갖추고 앉는)

중종 : 허허허,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 후사를 보게 되다니?! 과인이 세자와 빈궁을 볼 염치가 없구려...

윤비 : (조아리며) 황공하옵니다.

중종 : 허허, 중전이 황공할 것이 무에 있소. 중전, 이번엔 반드시 대군을 생산해 주시겠지요?

윤비 : ...

난정 : 전하, 중전마마께오서 이번엔 반드시 이나라 억조창생이 우러러 보는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실것이옵니다.

중종 : 오냐, 오냐, 과인 역시 중전께오서 그리 해주실것이라 믿는다!

윤비 : ...!



S#6. 동궁전 방 안


세자, 환한 얼굴로 앞에 앉아있는 박상궁을 보며 말한다.


세자 : 뭐라, 어마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시었단 말이냐?

박상궁 : 예, 양어의가 진맥이 있었다고 하옵니다.

세자 : (환하게 웃으며) 참으로 경사스러운 일이로다.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오서 얼마나 기뻐하실꼬?

         하늘이 어마마마께 큰 복을 내리시는게야.

세자빈 : (굳은)...

세자 : 박상궁, 내 어마마마께 하례인사를 드릴것이니 중궁전에 들 채비를 하게.

박상궁 : 예.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세자 : (세자빈을 돌아보며) 헌데 빈궁께서는 어찌 안색이 굳으신게요?

세자빈 : 소첩도 중전마마의 회임이 기쁘기 한량이 없사옵니다. 하오나 소첩은 마음이 무겁사옵니다.

세자 : 마음이 무겁다니요? 그 무슨 말씀이오?

세자빈 : ...

세자 : 빈궁, 말씀해보세요. 어찌 마음이 무겁다는 것이오?

세자빈 : (무릎꿇고 앉으며)..저하, 언제까지 소첩과 합궁을 아니하실 작정이시옵니까?

세자 : (흠짓 보다가)..빈궁, 그 일은 내 이미 말씀드렸지 않았소이까?

세자빈 : 예,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실때까지는 소첩과 합궁치 않으시겠다고 하시었지요!

            하오나 어찌 소첩에게 세손을 생산해야하는 소임을 저버리게 하실것이옵니까?!

세자 : 빈궁!

세자빈 : (눈물)..소첩도 잘 아옵니다. 소첩, 아녀자의 좁은 소견에 자꾸만 마음이 무거워지옵니다...흐흑..

세자 : (안스럽게 보며 손을 쥐며) 내 빈궁의 마음을 어찌 모르겠소.. 허나 이 모두가 이나라의 종사를 위한 일이니..

         어찌할 수가 없구려.. 내 빈궁에게 못할 짓을 하여 미안하구려..미안하구려..

세자빈 : 저하..흐흑..

세자 : (한숨)..



S#7. 동 동궁전 방 밖 복도


박상궁과 최상궁, 어두운 얼굴로 서로를 보며 한숨을 내쉰다.



S#8. 빈청 방 안


김안로와 윤임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김안로 : (탄식조)..허어, 하필이면 이럴 때, 이럴 때 중전이 회임을 하다니..?!

윤임 : 만에 하나 중전이 대군을 생산하신다면 큰 일이 아니오이까?

김안로 : 예, 그리되면 중전을 두호하는 조정의 세가 눈덩이 구르듯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옵니다.

윤임 : 허어, 장차 세자저하께 큰 위협이 될 터인데..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이까?!

김안로 : 중전이 대군을 생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옵니다.

윤임 : 하지만 무슨 수로요? 무슨 수로요?

김안로 : (눈을 번뜩이며) 무슨 짓거리를 하여서든 반드시, 반드시 막아야 할것이옵니다!

윤임 : (섬뜩한)...?!



S#9. 희빈처소 방 안


희빈, 충격을 받은 얼굴로 혼잣말을 하고 앉아있다.


희빈(E) : ..이럴수가 이럴수가..?! 중전이 회임을 하다니.. 내 교태전에 앉기 위해 무슨 짓 거리든 서슴치 않았거늘..

             모든 게 다 허사가 되어버렸단 말인가?

향이 : (희빈의 눈치를 보고 앉아있는)...

희빈(E) : (문득 눈을 번뜩이며) 아니지! 내 중전이 대군을 생산하도록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음이야!

희빈 : (앞에 앉은 향이를 보며) 정상궁.

향이 : 예, 마마.

희빈 : (은밀하게 보며) 자네 궐밖에 나가 애기 지우는 처방을 알아오게.

향이 : (놀라보며) 예에? 왜, 왜요?!

희빈 : 자넨 내 시키는대로만 하게!

향이 : (난감한)..하, 하오나..마마!

희빈 : 정상궁, 내 말을 거역하겠다는 겐가?!

향이 : ..아니되어도 그리하겠사옵니다..(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희빈(E) : (비장한 눈빛) 암, 내 중전이 무사히 대군을 생산하도록 내버려둘수는 없고 말고!



S#10. 중궁전 방 안


난정, 윤비를 보고 말한다.


난정 : 김안로의 무리들이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지 못하도록 갖은 사특한 짓거리를 획책할 것이옵니다.

윤비 : ..그래, 내 그것이 걱정이구나..

난정 : 도성안 의원을 철저히 감시하여 아기를 지우는 처방을 가져간 자가 없는지 철저히 살펴야 할것이옵니다.

윤비 : (끄덕이는)...내 엄상궁에게 그리 이를 것이다.

난정 : 중궁전에 들이는 음식과 탕약은 한저의 나물무침이나 냉수 한사발이라도 반드시 기미를 보시어야 할 것이옵니다.

윤비 : 오냐, 내 네 말대로 하마.

난정 :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시었사오니 당분간은 김안로의 준동이 주춤거릴 것이옵니다.

         소첩, 중전마마께오서 만들어 주신 이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김안로를 쳐버릴 계책을 구할것이옵니다.

윤비 : ..계책이라?!

난정 : 예! 소첩, 반드시 김안로를 도모하여 장차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오실 대군아기씨를 무탈하게 장성하실 수 있도록

         우환을 씻어드릴 것이옵니다!

윤비 : 오냐, 난정아, 내 너를 믿으마!



S#11.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심퉁, 툇마루에 걸레질을 치고 있는데 윤춘년, 중문안으로 들어온다.


심퉁 : (보고) 나으리, 오셨시유?

윤춘년 : 내 당숙모님 부르심을 받고 왔으니 고하시게.

심퉁 : 아씨께오서 퇴궐하실때까지 기다리시라 하셨구먼유.

윤춘년 : 그리함세. 내 목이 컬컬하니 술상 좀 봐오게.

정렴 : (일각에서 나오며) 술상이라니? 어디와서 주인행세하려는겐가?

윤춘년 : 노형도 술생각이 있으면 같이 한잔하십시다.

정렴 : 노형?! 아니 내 명색이 자네 당숙모의 오라비되는 사람이거늘 노형이라니?!

윤춘년 : 하, 배다른 누이에게 빌붙어 곁방살이 하는 주제에 족보를 따지시는게요?!

정렴 : 뭐,뭐라?! 아니 이놈이?!

윤춘년 : 어허, 이놈이라니?!

정렴 : (윤춘년의 멱살을 쥐며) 네 패대기질을 당하고 싶은게냐?

윤춘년 : (정렴의 멱살을 맞쥐며) 오냐! 한번 해보자!

심퉁 : (난처하여) 왜들이러세유?!

난정 : (모린을 거느리고 중문안으로 들어오며) 뭣들 하는 게야?!

정렴,윤춘년 : (찔끔하여 떨어지는)...?!

정렴 : ..나,난정아, 글쎄 이 작자가.?!

난정 : 그 입 다무시오! 소란을 떨려거든 당장 보따리를 싸시오!

정렴 : (찔끔)..!

난정 : 조카님은 들어오시게! (아랫방으로 가는)

윤춘년 : 예, 당숙모님! (정렴에게 비웃음을 흘리고 난정의 뒤를 따르는)

정렴 : ...?!



S#12. 동 옥매향 아래채 방 안


윤춘년, 난정을 놀란 눈으로 본다.


윤춘년 : 예에? 지금 기생을 구해달라고 하시었사옵니까?

난정 : 그렇네, 자네도 당숙부님을 닮아 계집보는 눈이 있는 듯하니 장차 이 기방을 맡을 기생을 데려오게.

윤춘년 : 알아보기는 하겠사오나 천하절색이신 당숙모님 눈에 차시겠사옵니까?

난정 : 사내 다루는 솜씨가 능수능란하고 머리 회전이 빠른 백령백리한 계집이면 되네.

윤춘년 : (미소) 사내 간을 빼먹는 꼬리 아홉 달린 그런 계집말이옵니까?

난정 : (비단염낭을 던져주며) 이걸로 팔도의 기방을 주유하면서 눈에 띄는 아이가 있으면 데려오게.

윤춘년 : (염낭을 받으며)..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S#13. 윤원형 집 안채 큰 사랑채 외경


배천댁과 탄실, 서있는 모습위로.


윤지임(E) : 뭐라?!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시었어?!

탄실 : 회,회임?!

배천댁 :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쉬잇!



S#14.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안


윤지임 앞에 윤원형과 김씨가 환한 얼굴로 앉아있다.


윤원형 : 예, 방금전 궐에서 기별이 왔사옵니다.

윤지임 : 이런 경사가 있나? 조상님, 고맙사옵니다! 고맙사옵니다!

            원형아, 네 조상님께오서 우리 가문을 돌봐주시는 음덕을 하시도 잊어서는 아니된다.

윤원형 :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윤지임 : 원형아, 너희 내외가 중전마마를 찾아 뵙고 이 아비대신 하례를 올리도록 하거라.

윤원형 : 그리하겠사옵니다.

김씨 : 예, 아버님.



S#15.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관복을 입은채 윤임처와 마주 앉아있다.


윤임 : 부인, 빈궁마마의 탕재는 어찌되었소?

윤임처 : 지어왔사옵니다.

윤임 : 허면 중궁전에 회임 하례도 드리실겸 겸사겸사 입궐하시구려.

윤임처 : ..소첩은 중전마마가 무섭사옵니다.

윤임 : 허어, 부인 그 무슨 말씀이오? 조카 되시는 중전이 무섭다니요?!

윤임처 : 대감께오서 중전마마와 척을 지시었으니 중전마마께오서 소첩에게 또 무슨 불벼락을 내리실지

            가슴이 조마조마하옵니다.

윤임 : 하례를 드리는데 별탈이야 있겠소? 어서 입궐토록하세요.

윤임처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조아리고 일어선다)

윤임 : (탄식하듯) 허어, 며느리 본 시어머니가 며느리에 앞서 회임을 하다니?! 어찌 불길하구먼!..음!



S#16.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앞에 한중보, 장순손, 허항, 채무택이 앉아있다.


김안로 : 중전이 회임을 하시어 장차 대군아기씨라도 생산하시온다면 조정신료들의 동요가 클 것이오이다!

            허니 그전에 그런자들의 싹을 잘라버려야 할것이오이다!

일동 : (끄덕이는)...

김안로 : 중전이 대군을 생산하시오면 윤원형과 윤원로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니

            무엇보다 이들 형제를 철저히 배척해야 하는데 힘을 써야 할 것이옵니다!

장순손 : 허나 윤원로는 대감의 수족이 아니옵니까?

김안로 : (저으며) 허나 중전과 한핏줄이오니 종국엔 중전의 편에 설것이 자명하옵니다.

일동 : (끄덕이는)..음!

김안로 : (허항을 보며) 대사헌께오선 윤원로, 윤원형 형제뿐 아니라 조정신료들의 비리를 철저히 조사하시어

            그들의 약점을 철저히 틀어쥐어야 할 것이옵니다.

허항 : 그리하겠사옵니다!

김안로 : (채무택을 보며) 대사간께오선 조정의 여론을 다잡아 주시는데 힘을 써주시지요!

채무택 : 믿으시옵소서.

한중보 : 대감, 근자에 이기와 정순붕이 윤원형이와 자주 회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사온데 내버려두어도 되올런지요?

김안로 : 내버려 둘수는 없지요! 암요. 화근의 싹이 될만한 자는 누구든 쳐버려야지요!

한중보 : 허면?!

김안로 : 잡아들여야지요!



S#17. 어느 주막 방 안


이기와 정순붕, 탁배기잔을 기울이며 앉아있다.


이기 : 지금 김안로가 천하를 쥐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만 생산하여 주시온다면

         판세가 뒤집힐수도 있을 것이오이다!

정순붕 : 예, 그때까지는 은인자중하면서 때를 기다려야지요!

금부도사(E) : (방밖에서) 죄인들은 어서 나와 오라를 받으라!

이기,정순붕 : (놀라 방문쪽을 돌아보는데)...?!


군사들,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술상을 뒤엎고 이기와 정순붕을 다짜고짜 끌고 방밖으로 끌고 나간다.


정순붕 : (끌려나가며) 이놈들, 이 대체 무슨 짓이냐?!



S#18. 동 주막 마당


정순붕과 이기, 금부도사 앞으로 끌려 나온다.


이기 : (호통치듯) 금부도사, 대체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인가?!

금부도사 : 이사람은 웃전의 명을 받들뿐이오이다!

정순붕 : 내 죄목을 알기전에는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을것이니 죄상을 일러주게!

금부도사 : (군사들에게) 끌고 가라!

군사들 : 예! (정순붕과 이기를 거칠게 끌고 가는)

정순붕 : 이놈들, 이거 놓치못할까?!



S#19. 어느 길


군사들, 정순붕과 이기를 끌고가는데

허자, 한편에서 놀란 눈으로 그 모습을 보다가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간다.



S#20. 중궁전 마당


윤원형과 김씨, 합문안으로 들어와 중궁전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 위로.


윤원형,김씨(E) : 중전마마, 회임을 경하드리옵니다!



S#21.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은 윤원형과 김씨를 미소로 보며 말한다. (*한쪽 편에 창빈이 앉아있다)


윤비 : (미소) 고맙습니다. 모두가 승후관 안으서께서 부처님께 일구월심으로 빌어주신 덕분입니다.

김씨 : ..황감하옵니다.

윤비 : 헌데 올케는 아직 소식이 없으신겝니까?

김씨 : (고개를 숙이는데).. 소첩이 부덕한 탓이옵니다.

윤비 : 후사를 못보는 것이 어찌 아녀자만 탓할 일이겠습니까? (윤원형을 보며) 승후관께서 과거급제를 하시어

         출사를 하시는 일도 시급한 일이나 후사를 보시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중차대한 일입니다.

         후사를 보시는 일에 마음을 쓰세요.

윤원형 : 시생, 명심하겠사옵니다.

창빈 : (김씨를 미소로 보며) 승후관 안으서께오서 참으로 재덕(才德)을 갖추신 듯 싶사옵니다.

         앞으로 입궐하시오면 이사람 처소에도 발걸음을 하시어 다과라도 나누며 말벗이라도 하시지요.

김씨 : (목례하며)..그리하겠사옵니다.

윤비 : 헌데 올케는 아직도 희락당대감과 왕래를 하신다지요?

김씨 : (보며)..예에..하온데..?

윤비 : 지난번 효혜공주의 문상을 가시었다고 들었습니다.

김씨 : ..문상이 아니오라...연성위와는 어려서부터 친오누이처럼 지내던 사이오라..

윤비 : (꾸짖듯) 아녀자가 나서야 할 자리와 나서지 말아야 할 자리가 있는 법입니다!

         우리 가문을 위해 하여서는 아니될 일을 하신겝니다!

김씨 : ...?!

윤비 : 희락당대감은 이사람과 승후관을 찍어내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것을 어찌 모르시는 것이오?!

김씨 : (당혹스러운)..마마, 소첩은 단지..

윤비 : 올케의 뜻과는 다르게 희락당 대감의 간자노릇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이 말씀입니다.

         허니 당분간 친정과의 왕래는 끊도록 하세요! 아시겠습니까?!

김씨 : ..예, 마마..그리하겠사옵니다..

윤비 : 승후관,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란 말이 있습니다. 안사람을 다잡지 못해서야 출사를 한다 하여

         어찌 앞날이 밝을수 있겠습니까?!

윤원형 : 모두가 시생의 불찰이옵니다. 하오니 고정하시옵소서.

윤비 : (김씨를 보며) 올케는 출가외인이시란 것을 명심하세요!

김씨 : ..예, 마마 명심하겠사옵니다.

윤비 : 그만 나가보세요!



S#22. 중궁전 마당


윤원형과 김씨, 중궁전 안에서 나온다.


윤원형 : 중전마마께오서 부인을 꾸짖으신 것이 아니오라 이사람을 꾸짖으신 것이니 너무 의기소침하지 마시오.

김씨 : ..예.

윤원형 : 퇴궐하기 전에 동궁전에 들어 세자저하께 문후라도 여쭈십시다.

김씨(E) : 서방님, 소첩은 어찌 처신해야 하올는지 참으로 참으로 모르겠사옵니다. (윤원형의 뒤를 따른다)



S#23. 대궐 일각


윤원형과 김씨, 걸어오는데 허자, 급하게 다가온다.


허자 : (다가와 서며) 언평, 큰일 났소이다.

윤원형 : (보며) 큰 일이라니요?

허자 : 경재와 성재께오서 금부에 잡혀가시었소!

윤원형 : 예에? 금부에요?!

허자 : 아무래도 김안로가 손을 쓴 듯 싶소!

윤원형 : 이,이런 죽일놈! (김씨를 돌아보며) 부인, 내 잠시 금부에 발걸음을 해야할 터이니

            부인 먼저 동궁전에 문후를 들도록 하시오!

김씨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윤원형 : 가시지요! (앞장서서 가면)

허자 : (급하게 그 뒤를 따른다)

김씨 : (윤원형의 뒷모습을 보는데)

윤임처 : (손에 탕재를 들고 걸어오며) 질부님. 예서 무얼하시는가?

김씨 : (돌아보며 조아리며) 중전마마의 회임을 경하드리러 입궐한 참에 동궁전 문후를 들려던 길이옵니다.

윤임처 : 마침 잘되었네..허면 함께 동궁전으로 드세나.


김씨와 윤임처, 어디론가 가는 모습 위로.


세자빈(E) : 어서들 오세요.



S#24. 동궁전 세자빈 방 안


세자빈, 앞에 앉은 윤임처와 김씨를 자상한 미소로 본다.


세자빈 : 두분께오서 이사람을 잊지 않고 찾아주시오니 참으로 고맙사옵니다.

윤임처 : (탕재를 내밀며) 빈궁마마, 탕재이옵니다.

세자빈 : (받으며) 탕재라니요? 이것이 무슨 탕재이옵니까?

윤임처 : 회임에 좋은 탕재이옵니다.

세자빈 : ..회임이요?

윤임처 : 빈궁마마께오서도 하루속히 세손을 생산하시어야지요! 그래야 이나라 대통이 굳게 설 것이옵니다.

세자빈 : ..이사람도 그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오나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일이겠사옵니까?

김씨 : 회임이 사람의 힘만으로 성사되는 일은 아니오나 정성을 기울이시오면 하늘이 감복하시어

         아드님을 점지하여 주실것이옵니다.

세자빈 : ..예, 이사람도 잘아옵니다..허나. (한숨을 폭 내쉬며 눈물을 글썽이는)..

윤임처 : 빈궁마마, 무슨 일이라도 있으시옵니까?

김씨 : ...?!



S#25. 의금부 옥사 마당


금부도사의 지휘로 군사들, 선비 너댓명을 거칠게 잡혀오고 있다.


선비1(*) : (호통치는) 이놈들, 이거 놓치 못할까?!

군졸1(*) : (방망이로 등짝을 퍽-후려친다)

선비1(*) : 어이쿠- (쓰러지는데)


윤원형과 허자, 금부도사쪽으로 급하게 뛰어오는데 군졸들이 막아선다.


윤원형 : (호통) 이놈들, 물럿거라! 내누군줄 알고?!

금부도사 : (눈짓으로 군졸들을 물리며) 아니 승후관께오서 어찌 금부까지 오시었사옵니까?!

윤원형 : 금부도사, 어찌 죄없는 선비들을 개,돼지처럼 마구잡이로 잡아가두는게요?!

금부도사 : 판의금대감의 명이 계시었사옵니다! 금부 일에 간여 마시고 물러가시지요!

윤원형 : 좋소! 내 편전에 들어 금부도사의 부당한 짓거리를 전하께 고할것이오! (허자를 보며) 가십시다! (몸을 돌려가면)

허자 : (금부도사를 노려보다가 윤원형의 뒤를 따른다)



S#26.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앉은 강찬과 박승지를 보며 말한다.


중종 : 과인이 조정의 쇄신을 위하여 참신한 인재를 발탁하고 또한 중전의 회임을 경하하는 뜻도 겸하여 과거를 치루려고 하니

         도승지는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도록 하라!

강찬 :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중종 : (혼잣말)..이번 과거에서 작은 처남도 급제를 하였으면 좋겠구먼..



S#27. 동 편전 복도


윤원형, 굳은 표정으로 급하게 방문쪽으로 다가와 선다. (*허자는 없다)


윤원형 : (대전내관에게) 고하여 주시오!

대전내관 : 주상전하, 윤승후관 들었사옵니다.

중종(E) : 들라해라!

대전내관 : 예. (윤원형에게) 드시지요.



S#28. 동 편전 방 안


윤원형,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조아린다.


중종 : 처남, 어서오시오. 이리 내려와 앉으세요.

윤원형 : 예. (중종 앞에 다가와 앉는)

중종 : 과인이 마침 작은 처남 생각을 하고 있었소. 이번에 별시(別試)를 치루고자하니

         그동안 처남이 탁마하신 학문을 분발하시어 급제하시기를 바라오.

윤원형 : 신을 헤아려주시는 성총은 우악하시오나 신은 과거에 응시할 뜻이 없사옵니다!

중종 : (의아) 처남 그 무슨 말씀이시오? 과거에 응시할 뜻이 없다니?

윤원형 : 전하, 지금 금부에서 죄없는 신료와 선비들을 화적떼를 소탕하듯 잡아들이고 있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금부에서 선비들을 잡아들이다니?!

윤원형 : 조정의 누군가가 전하의 총애를 등에 업고 권세를 남용하여 자신에게 붙는자는 등용하고

            뜻이 다른 자들을 배척하고 있는 것이옵니다. 이는 붕당을 짓는 일이오며

            조정신료들과 선비들을 위협하는 짓거리이옵니다! 신은 이런 조정에 출사 하고 싶지가 않사옵니다!

중종 : 권세를 남용하여 붕당을 짓다니?! 대체 누가 그런 짓거리를 한단 말인가?!

윤원형 : 전하께오서 총애하오시는 희락당대감이옵니다!

중종 : 희락당대감이?!

윤원형 : 희락당대감은 세자저하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희락당대감 스스로의 정적들을 가차없이 베어내고 있사옵니다.

            화천군이 조정에서 찍혀져 나가 사약을 받은 이후에 조정 신료들은 정사에 소리를 내고 싶어도

            희락당대감의 눈치를 살피기에 복지부동하며 제대로된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사옵니다.

            희락당대감은 조정의 누구도 전하와 세자저하의 권위에 도전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은 하고 있사오나

            실상 조정신료들은 전하보다도 희락당대감을 두려워하고 있사 옵니다!

중종 : 뭣이라?! 처남, 어찌 과인을 능멸하는 말을 내뱉는 것인가?!

윤원형 : 전하, 신은 전하와 이나라 종사를 위해 죽을 각오로 직언을 올리는 것이옵니다.

            전하, 희락당대감을 치죄하시지 아니하오시면 세자저하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돌아온 희락당대감 때문에

            세자저하께오선 위급에 처하실 것이오며 희락당대감은 장차 반드시 전하의 권위에 도전하려 들것이옵니다!

중종 : 처남, 그 말에 책임을 지겠는가?!

윤원형 : (간절하게 보며) 예, 전하! 신의 충언을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일그러진) 과인이 처남의 말을 아니들은 것으로 하겠소! 이만 물러가시오!

윤원형 : 전하!

중종 : 물러가라 했느니!

윤원형 : (방바닥에 머리를 깊이 박으며) 전하, 차라리 신의 목을 치시옵소서!

중종 : (노려보는데)...!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주상전하, 희락당대감과 대사헌, 대사간, 대제학이 면대를 청하옵니다.

윤원형 : ...?!

중종 : 들라해라!

대전내관(E) : 예!


방문이 열리면 김안로와 허항, 채무택, 박희량이 각기 치부책과 상소문을 바쳐들고 들어선다.


김안로 : 전하, 신 김안로 급히 아뢸 말씀이 있어 들었사옵니다.

중종 : 희락당대감이 신료와 선비들을 의금부에 잡아들이라는 명을 내리었는가?!

김안로 : 조정공론에 따라 판의금부사가 명을 내린 것이옵니다.

중종 : 뭣이라?! 판의금부사라는 자가 어찌 과인의 어명도 받들지 않고 그따위 명을 내릴수 있단 말인가?!

         도승지는 당장, 판의금부사를 불러들이라!

김안로 : 전하, 판의금부사는 조정의 선참후계(先斬後啓)의 공론을 따른 것이옵니다.

            판의금부사의 죄를 물으시려면 신을 비롯한 온 조정의 죄를 물으시옵소서!

중종 : ...?!

윤원형 : 희락당대감, 어찌 조정의 공론을 빙자하여 사사로이 권세를 휘두르시는게요?!

김안로 : (휙-노려보며) 뭐라?!

윤원형 : 대감, 대체 조정공론이라는 것이 무엇이오이까?! 희락당 대감이 재채기를 한번 하시오면

            온조정에 고뿔이 드는 그런것이 조정공론이오이까?!

김안로 : 언평, 자네와 교유하던 자들의 죄상이 드러날까 선수를 치는 것인가?!

윤원형 : 선수를 치다니요?!

중종 : 그만, 그만들 하라!

일동 : ...?!

중종 : 희락당대감, 대체 무슨 연유로 신료들과 선비들을 금부에 하옥한 것인가?!

김안로 : 전하, 죄인들은 화천군의 잔당들로써 현 시국에 불만을 품고 사특한 유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을 교란시키는 자들이옵니다.

중종 : 화천군의 잔당이라 했는가?

김안로 : 예, 전하의 어명을 받자오면 도주의 우려가 있사와 조정에서 선참후계의 공론을 모은 것이옵니다.

            (중종 앞에 상소문을 바치며) 의정부정승들과 육조의 판서들이 연명한 상소문이옵니다.

중종 : (상소문을 받아들고) 희락당, 그자들이 화천군의 잔당이 틀림없는가?!

김안로 : 전하! 지금 이 자리에는 사헌부와 사간원, 홍문관 삼사의 수장이 있사오니 전하께오서 확인해보시옵소서.

중종 : ...?!

허항 : (중종 앞으로 다가가 치부책을 두손으로 바치며) 사헌부에서 조사한 죄인들의 명단과 죄상이옵니다.

채무택 : (중종앞으로 다가가 상소문을 바치며) 죄인들을 죄주라고 사간언에서 올리는 주청상소이옵니다.

박희량 : (상소문을 바치며) 죄인들을 죄주라는 청하는 홍문관의 주청상소이옵니다.

중종 : (치부책과 상소문 등을 받아들고 보는)...!

윤원형(E) : (김안로를 노려보는) 이런 주도면밀한 놈 같으니!

김안로(E) : (윤원형을 승자의 미소로보는) 첩년의 치마폭에 싸여 우왕좌왕하는 네놈 따위가 어찌 정치를 알겠느냐?!

중종 : 과인이 재상들과 삼사에서 올린 이 상소들을 본 연후에 다시 부를것이니 경들은 이만 물러들가라.

김안로 : (허항, 채무택, 박희량과 함께) 예! (조아리고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중종 : 처남도 물러가시오!

윤원형 : 전하, 부디 영명하오신 혜안으로 희락당대감의 간계를 꿰뚫어보시옵소서!

중종 : (버럭) 물러가라 하지 않았는가?!

윤원형 : (어찌 할수 없다는듯)..예..(조아리고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심각한 표정으로 상소를 보는)..음!

강찬 : ...



S#29. 동 편전 마당


윤원형, 편전밖으로 나오는데 김안로와 허항, 채무택, 박희량이 서있다.


김안로 : 언평, 감히 필마단기로 나와 맞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가?!

윤원형 : (어금니를 물고 노려보다가 문쪽으로 내려가는데)

김안로 : 이제야 꼬리를 사리는겐가?! 하하하!

허,채,박희량 : (비웃는) 하하하-

윤원형 : (모욕감을 참으며 가는) 오냐, 이놈들아 지금 실컷 웃어두거라! 네 놈들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될 날이 올게다!



S#30.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은 엄상궁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윤비 : 뭐라? 승후관이 편전에 들어 희락당의 죄를 고하였단 말이냐?!

엄상궁 : 예, 마마. 주상전하께오서 크게 진노하시었다 들었사옵니다.

윤비 : 허어, 어찌 승후관이 그리도 무모한 짓을 하시었단 말인가?

엄상궁 : 이번 의금부에 하옥되신 선비들 중에 승후관과 교유를 하시는 분들이 연루되신 것이 빌미가 되었다고 하옵니다.

윤비 : (혼잣말처럼)..허, 아직은 때가 아닌 것을..! 아직은!



S#31. 빈청 방 안


김안로를 중심으로 장순손, 한중보, 김제학(*판의금부사), 허항, 채무택, 박희량,

그리고 판서급대신들(*얼굴이 바뀐)이 웃으며 앉아있다.


한중보 : 하하하, 우리가 한주먹으로 똘똘뭉쳐 조정의 공론을 꽉 움켜쥐고 있사오니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사옵니다!

장순손 : 암요, 더군다나 도총부와 의금부까지 가세하였사오니 새로운 나라인들 세우지 못할까요?! 하하하!

일동 : (굳은 표정으로 장순손을 보는)...!

장순손 : (사람들 표정으로 말실수를 깨닫고 얼버무리는)..말인즉슨 그렇다는게지요!

김안로 : 비록 정치는 조정에서 할것이나 이나라의 주인은 주상전하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오!

일동 : (끄덕이는)...!

장순손 : 지당한 말씀이지요!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김안로(E) : (주변을 둘러보며) 삼정승 육판서와 삼사가 내 손아귀에 있고 도총부군사가 뒤를 바치고 있는한

                전하의 어의를 꺽는게 무에가 어렵겠는가?! 이 나라는 내 손아귀에 있음이야! 하하하-



S#32. 정광필 사랑채 방 안 (이라고 설정된 곳)


정광필과 윤은보, 이언적이 앉아있다.


이언적 : 수천대감, 김안로의 전횡을 이대로 보고만 계실것이옵니까?!

정광필 : 이 늙은이가 회재의 비분강개함을 어찌 모르겠는가?!

            허나 어찌하겠는가?! 우리에겐 김안로에게 맞설 힘이 없는것을?!

이언적 : 편전 댓돌에 머리를 짓찧을 각오로 전하께 김안로의 비리를 아뢰어야지요!

윤은보 : (저으며)..한두사람의 목숨을 버리는 충절로 뒤바뀔 조정이 아닐세..

이언적 : (어금니를 물다가 벌떡 일어서는)...!

정광필 : 회재, 어쩌시려는가?!

이언적 : 시생, 비록 김안로와 소인배들에게 살점이 갈갈이 찢겨 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더는 참지 않을것이옵니다!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윤은보 : 회재! 회재!

정광필 : (탄식)..허어..이나라 조정이 어찌 이모양이 되었는지..! 이 늙은이의 허물이 크구먼..!

윤은보 : ...



S#33 대궐 일각


김안로, 김제학(*이후 김헌으로 표기)과 걸어온다.


김안로 : 이번일에는 판의금부사의 노고가 크시었소!

김헌 : 노고는 무슨요? 이사람은 희락당대감께오서 시키신대로 하였을뿐인것을요!

김안로 : 금부에 잡아가둔 죄인들에게 화천군과 연루되었다는 자복을 반드시 받아내시어야 할 것이옵니다.

김헌 : 믿으시옵소서! 이사람은 이나라의 조정과 종사의 안위를 위해 멸사봉공할 것이옵니다!

윤임 : (다급한 표정으로 급히 다가오며) 오, 희락당대감!

김안로 : 판부사대감께오서 어찌 다시 입궐하시었사옵니까?

윤임 : 희락당대감, 어서 이사람과 동궁전으로 드시지요!

김안로 : 무슨 일이라도 있사옵니까?!

윤임 : 세자저하께오서 경천동지할 말씀을 하시었답니다.

김안로 : (움찔 보는) 경천동지할 말씀이라니요?!

윤임 : 동궁전으로 가면서 말씀을 드릴테니 어서 가시지요! (앞장서면)

김안로 : (김헌에게) 잠시 다녀오리다. (불길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른다)



S#34. 동궁전 방 안


세자 앞에 김안로와 윤임이 앉아 궁하듯 묻는다.


김안로 : 저하, 후사를 아니보시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 참이시옵니까?!

세자 : 두분대감께오서 아시었으니 말씀드리지요.. 내 후사를 아니볼 작정이옵니다.

김안로 : (놀라보며) 예에?

윤임 : 저하, 이러실수는 없사옵니다! 어찌 책봉되시고 또 어찌 지켜오신 왕세자 자리이시온데

         이제와서 이나라의 대통을 끊으시겠다니요?!

세자 : 대통을 끊겠다는 것이 아니오라 어마마마께오서 생산할 대군아우에게 대통을 물려주려 함이옵니다.

윤임 : 저하! 이 무슨 해괴한 말씀이시옵니까?! 아직 세상에 나오시지도 않은 대군아기씨에게 대통을 물려주시다니요?!

김안로 : 저하, 중전마마께오서 그리하라고 저하를 위협하고 핍박하신 것이옵니까?!

세자 : 희락당대감,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김안로 : 하온데 어찌..?!

세자 : 대감들, 지금껏 이나라 왕실엔 대통을 이을 적통대군이 이사람 혼자였습니다.

         헌대도 대감들 말씀대로 지금껏 대통을 잇기 위한 형제들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골육상쟁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사옵니다. 그 와중에 복성군형님께오서 참혹하게 사사되신 것이구요.

김안로,윤임 : ...

세자 : 아직 어마마마께오서 회임이 가하신 년치이시오니 장차 대군아우를 몇분을 생산하실 수 있을겝니다.

         그리되오면 대군 형제들간에 혹은 수양대군과 노산군의 일처럼 대군 숙질간에

         피비린내나는 상잔이 벌어 질수도 있사옵니다.

김안로 : 저하! 신들이 저하를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윤임 : 믿으시옵소서!

세자 : 믿으라니요?! 내 더는 왕실에서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사옵니다.

         그럴바엔 차라리 내 후사를 끊고 대군아우에게 대통을 물려주는 것이 올바른 도리일 것이옵니다.

윤임 : (통분하는) 저하! 가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세자 : 대감들께오서 뭐라 말씀을 하시건 이사람 생각엔 변함이 없을 것이오니 그리들 알고 물러가세요!

김안로 : ...!



S#35. 동 동궁전 복도


중종, 방밖에서 울그락 붉그락하여 듣고 있다가 버럭 말한다.

(*박상궁, 안절부절 서있고 그 뒤편으로 대전내관과 김상궁이 서있다)


중종 : 방문을 열어라!



S#36. 동 동궁전 방 안


방문이 벌컥 열리면 중종, 노한 표정으로 성큼 성큼 들어온다.

세자와 김안로, 윤임, 깜짝 놀라 일어서서 예를 갖추는데.


중종 : (세자를 노려보며) 이런 용렬한 놈! 네 어찌 그따위 망발로 이 아비를 욕보이려 하는 것이냐?!

세자 : 아바마마, 소자는...?!

중종 : 그 입 다물라! 다물라! 왕실이 번창해야 임금의 권위가 흔들림이 없다는 것을 네 모르느냐?!

         또한 대통을 이을 적통이 속히 정해져야 누구도 이나라 대통에 도전할 마음을 먹지 못한다는 것을

         네 어찌 모르는 것이냐?!

세자 : ...?!

중종 : 세자, 네 정녕 앞가림에만 급급하여 이나라 종사와 대통을 보존하려는 대업을 내팽겨쳐 버리려느냐?!

세자 : 아바마마..

중종 : (김안로와 윤임이 들으라는 듯) 세자, 네 그리 심약해서야 어찌 권신들의 전횡과 외척들의 발호를 척결하는

         군주가 될 수 있겠느냐?! 네 그런 마음을 먹는다면 우리 이씨의 나라가 척신들의 수중에 떨어져

         바람앞에 촛불처럼 위태로울 것은 자명할터 내 차라리 이 자리에서 너를 폐하여야 되겠느냐?!

윤임 : 전하, 어찌 그런 망극하오신 말씀을 하시옵니까?! 노여움을 거두시옵소서..

김안로 : ...

중종 : 세자, 답하거라! 과인이 너를 폐위시키기를 바라느냐?! 이 아비의 대에서 이나라의 종사를 끊어야

         네 속이 편해지겠다면 과인이 그리해 줄 것이다! 네 정녕 그리하기를 바라는 것이더냐?!

윤임 : 저하, 어서 용서를 구하시옵소서!

김안로 : 저하!

세자 : (꿇어 앉으며 울음을 터뜨리는) 아바마마, 흐흐흑..



S#37.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심퉁, 방백인을 데리고 중문안으로 들어와 아래채방쪽으로 간다.


심퉁 : 아씨, 뫼셔왔구먼유.

난정(E) : (방안에서) 뫼시어라.

심퉁 : 들어가보셔유.

방백인 : (방안으로 들어가는)..



S#38. 동 옥매향 아래채 방 안


난정과 방백인이 앉아있다.


난정 : 아저씨께서 지난번 중전마마의 사주를 보시고 종사지경은 일왕사주라 하시었지요?

방백인 : 그래, 분명 공주네분에 왕자 한분이시었다.

난정 중전마마께오서 공주만 세분을 보시었으니 이번에도 공주이실지 대군아기씨이실지 모른단 말씀이시옵니까?!

방백인 : 그래, 내 그것까지는 알수가 없구나..

난정 : 아저씨, 중전마마의 복중태아를 아드님으로 바꾸는 비책은 없사옵니까?

방백인 : 있기야 있다만..비책을 쓰면 장차 대군아기씨께오서 세상에 나시었을 때

            운명이 뒤바꿀수도 있으니 함부로 쓸수는 없다.

난정 : 운명이 뒤바뀔수도 있다?

방백인 :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오실 대군아기씨께오선 반드시 대통을 이으실 임금이 되실 것이다.

            허나 지금 비책을 쓴다면 그 운명이 바뀌실 수도 있다. 그래도 비책을 쓰겠느냐?

난정 : (망설이는) 어찌한다..? 어찌한다..?!



S#39. 갖바치 집 마당


당골네, 툇마루에 주저앉아 빨래를 캐키며 중얼거리고 있다.


당골네 : 에휴, 앞으로 난정이 팔자가 화알짝 피겠네?

            개천에서 용난게지.. 첩실의 딸로 때어나 온갖 호사를 다 누리게 생겼으니..

갖바치 : (쇠가죽 지게를 지고 들어오며) 아주머니 무슨 염불을 그리 열심히 외우시는게요?

당골네 : 난정이 팔자가 부러워서 그러지요.

갖바치 : (지게를 부리며) 부럽다니요?

당골네 : 중전마마께오서 이번에 대군 아기씨를 생산하시어 장차 임금님이 되시면

            난정이가 정경부인 한자리 바칠지 누가 아옵니까?

갖바치 : 아주머니, 행여 뉘듣는데 그런 말씀마시오!

당골네 : 왜요? 난정이가 중전마마의 일등공신이 아니옵니까?

갖바치 : 허어, 말이 씨가 되는 법이니 그만 두시래두요! (방안으로 들어가는)

당골네 : ..저 어른이 지금 시샘을 하는겐가..?!



S#40. 동 갖바치 방 안


임백령, 서책을 읽고 있는데 갖바치, 방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갖바치 : (임백령을 보며) 허허, 괴마께오선 홍범편만을 읽으시는 것을 뵈니 노스님의 말씀을 깊이 믿고 계신 듯 싶사옵니다.

임백령 : 어차피 시생의 경학이 과문하고 별시까지는 말미가 얼마 남지 않았사오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들여다 보는게지요.

갖바치 : 괴마께서는 낙향하실 마음은 아니계신 것이옵니까?!

임백령 : 낙향이오?

갖바치 : 똥냄새나는 조정에 출사를 하지 않겠다고 사자후를 뱉던 괴마의 기개는 다 어디로 간것이옵니까??

임백령 : 시생, 매향이 대신 괴마라는 호와 장원급제를 약조받았사옵니다.

            시생 어찌되었든 이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매향이의 뜻을 저버릴수는 없사옵니다.

갖바치(E) : (걱정스럽게 보는) 허어..임선비의 가슴속 야심이 그리도 총명하던 안광을 흐리게 하였구먼..으음..!



S#41. 당추 암자 방 안


당추와 노승이 차를 마시고 있고 용이가 윗목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당추 : 스님, 임선비가 정녕 장원급제를 할수 있는 것이옵니까?

노승 : (일성을 지르는) 갈!

당추 : (태연하고)..!

용이 : (화들짝 놀라는) 어이쿠!

노승 : 땡초야 이놈아 중이 거짓말 하는거 보았느냐?

당추 : 허허, 스님 일갈에 용이가 경기를 일으키겠사옵니다.

노승 : (용이를 보며) 하하하-

당추 : 하하하-

용이 : (영문몰라 보다가 머슥하게 따라웃는)...



S#42. 대궐 일각


중종, 옥교를 타고 대전내관과 김상궁을 거느린채 어디론가 가는 모습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S#43. 중궁전 방 안


윤비와 중종이 마주 앉아있다.


윤비 : 전하, 세자가 신첩이 생산할 대군을 위해 후사를 아니 보겠다고 하였다지요?

중종 : 세자의 생각이 아직 짧아서 그런 것이니 너무 마음쓰지 마시오.

윤비 : 전하, 신첩이 세자에게 큰 죄를 짓는 듯 싶사옵니다.. 신첩이 차라리 회임을 하지 않았다면 좋았을것을..

         신첩이 세자의 앞길을 가로 막는 걸림돌 노릇을 하는 듯 싶어 마음이 천근만근 무겁사옵니다.

중종 : 중전, 그런 말씀마시구려..세자가 중전을 위하는 효심은 누구보다 중전께오서 잘 아시지 않소?

         ..허니 아무 염려마시고 장차 세자를 떠바칠 대군을 생산해주시구려.

윤비(E) : 세자를 떠바칠 대군이라.?

중종 : 중전, 과인은 그보다 작은처남이 걱정되는구려...

윤비 : 승후관이요?

중종 : 어찌 작은 처남은 희락당대감과 사사건건 부딪치는지 모르겠소. 이러다 두사람 사이에 틈이 크게 벌어진다면

         과인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지 참으로 걱정이구려..

윤비 : 전하, 신첩의 두오라비를 도성밖으로 내보내주시옵소서.

중종 : 중전 그 무슨 말씀이오?! 처남들을 도성밖으로 내보내라니요?

윤비 : 신첩의 큰 오라비는 외직으로 내보시옵고, 작은 오라비에게도 변방 작은 고을에 수령자리를 제수하시어

         당분간 도성을 떠나있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시오면 희락당대감과 부딪칠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중종 : (끄덕이며) 과인이 그리하여도 중전께서 섭섭지 않으시겠소?

윤비 : 전하, 신첩의 오라비들을 위하여 드리는 청이오니 가납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그래요, 과인이 그리하리다.



S#44.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와 윤임, 심각한 얼굴로 앉아있다.


윤임 : 허어, 세자저하께오서 후사를 보시지 않으시겠다니.. 전하께오서 꾸짖지 않으시었으면 큰일 날뻔 하였소이다.

김안로 : (저으며) 저하께오서 전하께 호통을 당하시었사오나 가타부타 답을 아니하시었사오니

            아직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으실 것이옵니다.

윤임 : 예에, 허면..?

김안로 : 일이 이리된 바에는 방도가 없사옵니다. 중전이 대군을 생산하시든 공주를 생산하시든

            조정의 공론을 모아 폐위시킬 수 밖에요.

윤임 : 허나, 그리되면 전하께오서 크게 역증을 내실터인데..

김안로 : 지금 전하의 주변에는 어의를 바쳐줄 신료들이 없사옵니다. 우리가 공론을 모아 중전의 폐위를 주청드린다면

            십중팔구는 중전을 교태전에서 밀어낼 수 있을것이옵니다.

윤임(E) : (심각하게 보는) 허어, 예전의 희락당대감 답지 않게 어찌 이리 격한 방도를 생각하는 것인가?

              ..사람이 권세를 손에 쥐면 이리되는 것인가?

김안로 : (윤임을 보며) 어찌 그렇게 보시는 것이옵니까?

윤임 : 아,아니오이다..허면 이사람은 이만 돌아가겠소이다. (일어서는데)

김안로 : 판부사대감, 세자저하를 지켜드리려면 중전을 밀어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시옵소서.

윤임 : 예, 허면 나중에 뵙지요. (방밖으로 나간다)



S#45. 동 김안로 사랑채 방밖 마당


윤임, 방에서 나오면 박서방이 신발신는 것을 거든다.


윤임(E) : (방쪽을 돌아보는).. 희락당대감이 변했어..!

윤원로 : (황서방을 따라 방쪽으로 걸어오는) 판부사대감.

윤임 : 오, 자네가 어인 일인가?

윤원로 : 시생, 희락당대감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윤임 : 허면 들어가보시게. 가세 박서방. (앞장서서 가면)

박서방 : 예. (윤임 뒤를 따른다)

황서방 : (방쪽에다가) 대감마님, 윤판관이 뵙기를 청하옵니다요.

김안로(E) : (방안에서) 들라하게.

황서방 : 드시지요.

윤원로 : 허험,, (방안으로 들어간다)



S#46.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


윤원로, 방안으로 들어와 김안로 앞에 조아리고 앉는다.


김안로 : 자네가 어인 발걸음인가?

윤원로 : 대감, 화천군을 몰아내는데 의기투합한 분들에게 큰 벼슬이 돌아갔는데

            어찌 시생에게는 번듯한 벼슬 한자리 내려주시지 않는것이옵니까?

김안로 : 자네, 내게 논공행상을 하자는겐가?

윤원로 : 논공행상이 아니오라.. 이제나 저제나 교지가 내리기만 기다리다 목이 빠질 지경이옵니다.

            시생에겐 무슨 벼슬을 내려주시려는지요?

김안로 : (버럭) 외척에게 벼슬은 무슨 벼슬?!

윤원로 : 예에?

김안로 : 괜히 언감생심 조정일에 발을 담그지 말고 돌아가게나!

윤원로 : 대,대감 말씀이 다르지 않사옵니까?!

김안로 : 벼슬을 내달라니?! 나보고 벼슬장사를 하란 말인가?! 내 자네같은 외척과 마주 앉기 싫으니 당장 물러가게!

윤원로 : 대,대감!

김안로 : 당장 물러가래두!

윤원로 : 예, 물러갑지요..허나 대감, 오늘 일을 분명 후회하실겝니다! (벌떡 일어나 방문을 박차고 나간다)

김안로 : 내 중전을 공공연하게 몰아 내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네 놈따위는 소용이 없어졌음이야!



S#47. 장대인 사랑채 마당


한편에 번듯하게 차려입은 도포짜리들이 몇몇이 몰려서 있다.

백치수, 방쪽으로 다가오면서 그들을 보는데 송서방이 다가온다.


송서방 : 백도주 어르신 오시옵니까?

백도주 : (도포짜리들을 힐끗보며) 뉘신가?

송서방 : (낮게) 팔도에서 벼슬을 사러오신 분들입죠.

백도주 : ..벼슬을 사러왔다?



S#48. 동 장대인 사랑채 방 안


장대인, 도포짜리 하나와 마주앉아있다.


장대인 : (어음을 챙기고 장부에 기재를 하며) 은자 삼천량, 틀림없이 받았사옵니다. 내려가 계시오면 기별을 드릴것이옵니다.

도포짜리(*) : (일어서며) 허면 자네만 믿겠네.

장대인 : 살펴가시옵소서..

도포짜리(*) : (방밖으로 나가면)

장대인 : 한심한 작자들 같으니라구! 내 조선의 인삼독점권보다 벼슬장사가 더 큰 이문이 남는 장사인줄 몰랐구먼..하하.



S#49. 윤임 사랑채 마당


윤임, 박서방을 거느리고 방쪽으로 걸어오는데.


윤임처 : (다가오며) 지금 방안에 손님들이 들어계시옵니다.

윤임 : 손님들이요?

윤임처 : 예, 드시지요.

윤임 : (갸웃하며 방문쪽을 보는) ?



S#50.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정언각(*50대), 김하서(*충절파), 임형수(*기개파)가 앉아있는데

윤임이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윤임 : 이사람을 기다리시었다지요? (자리에 앉으며) 하온데 초면인 듯 싶은데 뉘시온지..?

정언각 : (결연하게 보며) 판부사대감 언제까지 김안로의 전횡을 보고만 계실것이옵니까?!

김하서 : 대감, 김안로를 쳐내시옵소서!

임형수 : 이사람들이 선봉에 서겠사옵니다!

윤임 : (놀라보는)...?!



S#51. 희빈 처소 마당 (밤)


향이, 급한 걸음으로 처소방쪽으로 들어간다.



S#52. 동 희빈 처소 방 안 (밤)


희빈, 향이를 은밀하게 보며 말한다.


희빈 : 정상궁, 구했는가?

향이 : 예, 여기 있사옵니다. (품에서 약종이를 꺼내 내민다)

희빈 : (약종이를 의미심장하게 보다가)..일을 도모할 자는 알아 보았는가?

향이 : 예, 개똥이라는 무수리를 구해놓았사옵니다.

희빈 : 뒷탈은 없겠지?

향이 : 예, 마마..쇠인이 단단히 다짐을 받아두었사오니 일이 잘못된다 할지라도 토설치는 않을것이옵니다.

희빈 : 허면 오늘밤 일을 도모하게.

향이 : 예, 마마. (약봉지를 받아들고 방밖으로 나간다)

희빈(E) : (어딘가를 바라보는) 내 결코 중전이 대군을 생산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것이야!



S#53. 대궐 일각 (밤)


무수리 개똥이(*), 한편에 서있는데.

향이, 개똥이쪽으로 다가온다.


향이 : 네 마음의 각오는 되어있느냐?

개똥이(*) : 마마님께오서 이년의 집안만 책임지신다면 혀를 깨물고 죽을지언정 배후를 밝히지는 않을것이옵니다.

향이 : 그래, 믿거라. (품에서 약봉지를 꺼내 내주는)..

개똥이(*) : (받아들고 결연하게 보는)

향이 : 어서 가보거라.

개똥이(*) : 예. (어디론가 간다)

향이 : (비장하게 보는)...!



S#54. 내의원 탕재 끓이는 곳 (밤)


개똥이, 약탕기가 다려지고 있는 곳으로 살금살금 걸어온다.

개똥이, 주변을 살피고는 약봉지를 꺼내 약탕기 덮개를 열고 흰가루약을 탕약 속에 쏟는다.

개똥이, 약탕기 덮개를 덮고 주변을 살피고 도망친다.



S#55. 밤하늘 위로 마른 벼락이 친다 (INSERT)



S#56. 옥매향 기방 아랫방 안 (밤)


난정, 잠들어있다가 벼락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벌떡 일으킨다.

난정, 뭔가 불길한 표정으로 가슴을 진정시키다가..문득 어떤 느낌에.


난정 : ..아니돼..아니돼..아니돼!


난정, 놀란 얼굴로 어딘가를 돌아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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