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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3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1,141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139











S#1. 편전 마당 (낮)


편전 댓돌 위에 용상이 놓여져 있고 계단 밑으로 강찬과 박승지를 비롯하여

윤임과 윤은보, 김헌, 박희량을 비롯한 판서급대신들이 근엄한 표정으로 도열해 섰다.

(*정언각, 김하서, 임형수, 한편에 서있다)

중종, 대전내관과 김상궁 등을 거느리고 편전에서 나온다.


대전내관 : 주상전하 납시오!

일동 : (조아리는)

중종 : (용상에 앉으며) 죄인을 끌고 오라!


금부도사, 김안로를 이끌고 합문안으로 들어와 댓돌계단에 다가와선다.

김안로, 초췌한 행색으로 꿇어앉는다.

중종과 윤임을 비롯한 신료들, 김안로를 주시한다.

김안로, 윤임과 도열하여 선 신료들의 면면을 독기서린 눈빛으로 쏘아보다가 중종을 간절한 눈빛으로 보며 말한다.


김안로 : 전하! 어찌 소인배들의 간언에 빠지시어 충신을 대역부도한 죄인으로 만드신 것이옵니까?!

            신은 억울하옵고도 억울하옵니다!

중종 : 희락당, 네 아직도 네 죄를 모른다고 시치미를 잡아떼는 것이냐?!

김안로 : 신은 오직 전하와 이나라를 위하여 멸사봉공, 신명을 다바친 일 밖에 없사옵니다!

            신이 없사오면 누가 세자저하를 보호할 것이오며 누가 이나라 대통을 천년 반석위에 세울 수 있겠사옵니까?!

            전하! 부디 영명하오신 혜안으로 충역을 가려주시옵소서!

중종 : (김안로를 노려보며) 희락당 네 어찌 효혜공주의 훙거시각을 늦추어 고한 것이냐?!

         네 놈이 무슨 저의로 과인과 왕실을 기망하는 대죄를 지은 것이냐?!

김안로 : (움찔 보며)..예에?..저,전하 그런 일은 없었사옵니다.

중종 : 그런 일이 없다?!

김안로 : 예, 전하! 결코 그런 일은 없었사옵니다.

중종 : (김안로를 노려보다가 강찬에게) 데려오라!

강찬 : 예! 양어의를 대령하라!


양어의, 금부군사들에게 끌려와 댓돌 계단 아래에서 중종에게 조아린다.


김안로 : (양어의를 놀란 눈으로 보는)..?!

중종 : 양어의, 네 어찌 지난 신유년에 효혜공주가 졸한 시각을 늦추어 고하였느냐?!

양어의 : (꿇어 앉으며) 전하, 죽여주시옵소서! 희락당대감이 소인을 위협하고 구금하여

            전하께 씻지 못할 대죄를 저질렀사옵니다! 흐흑...!

김안로(E) : (낭패하여 보는) 아니돼! 아니돼! 내 여기서 죽을수는 없어!

김안로 : (양어의를 휙-노려보며)..양어의, 네 이놈! 네놈이 어찌 나를 죽이려고 지엄한 어전에서 거짓을 아뢰는것이냐?

중종 : (박차고 일어나 마루 끝에 나서며) 희락당, 그 입 다물라! 다물라! 다물라!

김안로 : (움찔)...?!

중종 : 양어의, 네 아무리 위협을 받았다해도 과인과 왕실을 기망한 죄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강찬을 보며) 양어의를 파직하고 장 백대를 친 연후에 절도에 안치하라!

강찬 :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금부군사들에게) 죄인을 끌고가라.

금부도사 : 예. (금부군사들에게) 끌고 가랍신다!

금부군사들 : 예! (양어의를 끌고간다)

중종 : (김안로를 휙-노려보며) 희락당, 네 무슨 저의로 공주가 졸한 시각을 늦추어 고하라 양어의를 위협하였느냐?!

         네 어찌 인두껍을 쓰고 며느리의 죽음을 팔아 권세를 틀어쥐려 하였단 말이냐?! 네 이래도 발명할 말이 있는 것이냐?!

김안로 : ..저,전하..이 모두가 중전마마와 판부사가 신을 모해하기 위해 작당한 음모이옵니다!

중종 : 뭣이라, 중전과 판부사가 작당한 음모?!

김안로 : 예, 전하! 부디 신의 결백을 굽어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윤임(E) : (싸늘한) 네놈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이번엔 살아남지 못할것이다!

중종 : (노려보며) 네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드는게냐?!

김안로 : 저,전하.. 어찌 신의 말을 믿지 못하시는 것이옵니까?


윤비, 희빈과 창빈, 홍숙원, 이숙원, 김숙의, 이숙의 등을 거느리고 계단쪽으로 다가온다.

윤비와 김안로의 시선이 팽팽하게 부딪친다.


윤비 : (중종에게 조아리며)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중전, 과인에게 건네주시오!

윤비 : (계단을 올라가 중종에게 약봉지-김안로가 희빈에게 주었던-를 바치는)

중종 : (약봉지를 내밀며) 희락당, 네 이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김안로(E) : (당황하여 보는)..아,아니 저것은..?!

중종 : 희빈, 이것이 무엇인지 말해 보라!

희빈 : (주저앉아 조아리며).. 희락당대감이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오신 대군아기씨를 음해하라고

         신첩에게 건네준 약이옵니다! 흐흑..!

일동 : (웅성거리고)..

김안로 : (하얗게 질리는)...!

중종 : (분노) 네놈이 이런 짓거리를 하고도 살아남기를 바랬더냐?!

김안로 : ..저,전하....!

중종 : 도승지는 들으라!

강찬 : 예! 전하!

중종 : 권세를 훔쳐 국정을 탁란하고 정사를 농단하여 이나라 종사를 위협하고

         사특한 술책으로 과인을 능멸하고 왕실을 기망한 대역부도한 죄인 김안로를 삭탈관직하여 절도에 안치하라!

강찬 :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금부도사를 보며) 금부도사는 어명을 받들라!

금부도사 : 예! (군사들에게) 금부로 끌고가라!

군사들 : (김안로를 거칠게 잡아 일으켜 합문쪽으로 끌고가면)

김안로 : (발버둥치며 중종을 돌아보며) 전하, 신은 억울하옵니다! 이 모두가 중전과 판부사가 꾸민 음모이옵니다! 전하-전하-

윤비 : (김안로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김안로, 네 놈 스스로 무덤을 판게다!

중종 : (강찬에게) 허항, 채무택을 비롯한 김안로의 잔당들 모두 삭탈관직하고 유배에 처하도록 하라!

강찬 :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중종 : (대전내관과 김상궁을 이끌고 편전으로 들어가는)

윤비 : (희빈 등을 보며) 희빈은 처소로 물러가 근신하면서 전하의 하명을 기다리거라!

희빈 : ..중전마마.. 부디 아량을 베푸시옵소서!

윤비 : (후궁들에게) 이만 물러들 가라!

창빈 : (일동, 조아리며) 예! (희빈을 일으키며) 가십시다.

창빈 : (후궁일동, 어디론가 가는)

윤비(E) : (윤임을 보는) 판부사가 이사람과 우리 대군에게 터럭만큼이라도 해를 끼치려든다면

              판부사 역시 살아남지 못할 것이오!

윤임(E) : (윤비를 보는) 중전마마께오서 세자저하를 위해하려 드신다면 중전마마께오서도 살아남지는 못하실 것이옵니다!

윤비 : (몸을 돌려 엄상궁, 오상궁을 거느리고 편전으로 들어가는)

윤임 : (신료들에게) 우리도 이만 빈청으로 드십시다. (앞장서면)



S#2. 동 편전 방 안


중종과 윤비, 마주 앉아있다.


중종 : (분노와 침통) 과인이 김안로같은 천하의 간흉을 믿었다니 참으로 아둔하였소이다!

         내 진즉 중전과 작은 처남의 충언에 귀를 기울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을..!

윤비 : 전하, 너무 자책치 마시옵소서! 그보다는 김안로와 간흉의 잔당들을 속히 처단하신 연후에

         참신한 인재들을 등용하시어 조정을 물갈이 하시는 것이 시급할 것으로 아옵니다.

중종 : 중전의 말씀이 옳소! 헌데 희빈은 어찌 처결하면 좋겠소?

윤비 : 희빈이 대군을 위해하기 위해 김안로의 사주를 받았다고는 하오나 그 죄를 신첩에게 즉시 고하였사옵고

         그 죄를 깊이 뉘우치고 있사오니 용서하여 주시는 것이 옳을듯 싶사옵니다.

중종 : 그래요, 중전의 뜻에 따르리다.

윤비 : (조아리는) 황감하옵니다.

중종 : 중전, 과인이 이번에 작은 처남을 곁에 두고 중히 쓰고자 하는데 중전의 생각은 어떠 하시오?

윤비 : 전하께오서 신첩의 오라비를 생각하여주시는 말씀 황공무지하오나

         외척이 정사에 간여한다는 구설에라도 오를까 저어되옵니다.

중종 : 아니오, 과인의 곁에는 강녕전 댓돌에 머리를 짓찧을 각오로 임금에게 직언을 하는 처남같은 충신이 꼭 있어야 하오!

윤비 : 하오나 전하..

중종 : 중전, 어린 대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작은처남이 조정에 출사를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니 과인의 뜻에 따라주시구려.

윤비 : 전하, 성은이 황감하옵니다.



S#3. 윤원형 집 대문 안 마당


대문이 활짝 열리면 윤원형, 임서방을 거느리고 들어온다.

난정의 지휘로 도열하여 섰던 하인들 윤원형에게 조아린다. (*모린과 배천댁, 탄실의 모습도 보인다)


난정 : (공손하게 조아리며) 서방님 어서오시옵소서!

윤원형 : 허허, 부인 이거 꼭 금의환향하는 기분이구려.

난정 : 서방님께오선 이 집 가장이시온데 당연한 일이지요.

윤원형 : 내가 이 집 가장이라..?

난정 : 예, 어서 큰 사랑으로 드시지요. 주안상을 마련하여 두었사옵니다.

         금부에서 심한 고초를 당하시었사오니 회포를 푸시어야지요.

윤원형 : ..허허, 고초는 무슨요..? (중문쪽으로 가다가) 헌데 어찌 큰 사람은 보이지 않는게요?

            (배천댁에게) 배천댁, 아씨께오서 출타를 하시었는가?

배천댁 : 아씨께오선 안채에 계시옵니다.

윤원형 : 헌데 어찌 나와보시지 않는 겐가?

난정 : 아우님은 유구무언이옵지요!

윤원형 : 유구무언이라니요..?

난정 : 서방님을 금부에 잡아 가둔 김씨가문 사람이 입이 있은들 무슨 할말이 있겠사옵니까?

윤원형 : 허어, 아랫사람 듣는데서 부인 어찌..?

난정 : 어서 큰사랑으로 드시지요.

윤원형 : (난정과 함께 중문안으로 들어가는)

배천댁,탄실 : (서로의 얼굴을 보다가 안채쪽으로 가는)...



S#4.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김씨, 침통한 표정인데 그 앞에 배천댁과 탄실이 앉는다.


김씨 : 서방님께오서 돌아오시었는가?

배천댁 : 예, 아씨..

탄실 : 하온데 아씨, 어찌 나으리를 맞이하시지 않는 것이옵니까?

김씨 : 죄인이 무슨 낯으로 서방님을 뵈올 수 있겠는가? (한숨을 크게 내쉰다)..



S#5. 동 윤원형 큰 사랑채 방안


난정, 윤원형의 술잔에 술을 따른다.


난정 : 서방님, 이번에 조정에 출사를 하시오면 십년앞을 내다보시어야 하옵니다.

윤원형 : 부인, 그 무슨 말씀이오? 내 과거도 아니 보았거늘 무슨 수로 조정에 출사를 할 것이며

            또 어찌 십년 앞을 내다보란게요?

난정 : (미소) 두고보시옵소서, 주상전하께오서 분명 서방님을 조정 요직에 제수하실 것이옵니다.

윤원형 : 음..과연 그럴까요?

난정 : 소첩과 내기를 하시어도 좋사옵니다. 전하께오서 흉금을 털어놓고 지내실 동기분이 아니계시오니

         서방님께오서 전하의 충성스런 신하이자 막역한 벗이 되시어야 할것이옵니다!

윤원형 : (끄덕이다가) 허면 십년 앞을 내다보란 말은 또 무슨 뜻이오?

난정 : 십년 후면 우리 대군아기씨께오서 성균관에 입학을 하실 년치이시옵지요.

         그때까지는 서방님께오서 대군아기씨를 뒷받침할 조정의 세를 모으시어야 한다는 말씀이옵니다.

윤원형 : (결연한) 암요, 대군아기씨는 반드시 내손으로 지켜드릴 것이오!



S#6. 빈청 방 안


윤임과 윤은보, 김헌, 박희량, 강찬, 박승지, 판서급대신들이 앉아있다. (*정언각, 임형수, 김하서가 한편에 앉아있다)


윤임 : (윤은보를 보며) 허면 윤대감께오서 하루속히 김안로와 그 잔당들을 처형하라는 주청을 올려주시오!

윤은보 : 그리하겠소이다!

강찬 : 조정을 쇄신하기 위해서는 사림들을 대거 등용하라는 주청도 함께 올리는 것이 좋을 듯 싶은데

         판부사대감의 뜻은 어떻소이까?

윤임 : 허허, 이사람은 무반출신에 외척이니 조정일을 어찌 알겠소이까? 두분께오서 알아서 하시지요.

윤은보 : (끄덕이며) 허면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편전으로 드십시다. (일어서면)

강찬 : (따라일어서며) 그리하시지요.

박승지 : (판서급대신들-김헌, 박희량을 제외한- 윤은보를 따라 방밖으로 나가는)

윤임 : (얼굴이 굳는)..음!

김헌,박희량 : (윤임을 보는)..?

윤임 : (한숨을 쉬는)

김헌 : 판부사대감, 간흉을 조정에서 찍어냈거늘 어찌 안색이 흐리시옵니까?!

윤임 : 김안로가 비록 간흉이라고하나 중궁전을 견제하는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거늘 어찌 마음 한구석이 편치가 못하구려.

박희량 : 대감, 크게 마음쓰실 것 없사옵니다.

윤임 : (박희량을 돌아보며) 마음 쓸 것이 없다니? 장차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오신 대군아기씨가 장성하시오면

         세자저하의 보위를 위협할 수도 있다 이 말일세!

박희량 : 세자 저하께오서 하루 속히 세손을 생산하시온다면 그런 염려가 사라질 것이옵니다.

윤임 : ..그야 그렇지만..세자저하께오서 마이동풍이시오니..

김헌 : 대감께오서 빈궁마마께 다시 한번 말씀을 드려보시지요.

윤임 : (끄덕이며) 그리해보는 수밖에..! (정언각 등을 보며) 세 분은 예서 잠시 기다리시지요.

정언각,김헌,박희량 : 예.



S#7. 중궁전 방 안


희빈, 윤비에게 큰 절을 올리고 앉는다. (*창빈, 희빈 옆에 앉아있다)


희빈 : 중전마마께오서 하해와 같으신 은혜로 신첩을 용서하여 주시었사오니 신첩의 목숨을 바쳐 중전마마를 받들것이옵니다.

윤비 : 한번 주인을 문 개는 또다시 주인을 무는 법이라 했느니!

         내 어찌 흐린 하늘처럼 갈팡질팡하는 희빈의 마음을 믿을 수 있을까?

희빈 : (움찔하다 조아리며) 중전 마마, 믿으시옵소서! 신첩, 결코 다른 마음을 먹지 않을 것이옵니다.

윤비 : 내 앞으로도 희빈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할 것이야! 언행에 각별히 조심토록 해야 할 것이다!

희빈 : 명심, 또 명심하겠사옵니다!

창빈 : 희빈도 이번엔 정신을 차렸을 것이옵니다.

희빈(E) : (창빈을 힐끗보며)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니?!

윤비 : 그래, 내 창빈의 말을 믿지.

창빈 : 중전마마, 금혼령은 언제 내리실 것이온지요?

윤비 : (보며) 금혼령이라니?

창빈 : 세자궁에 양제를 간택하시려면 금혼령을 내리시어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윤비 : (흠짓 안색이 굳다가 끄덕이며)..그래, 내 조만간 금혼령을 내릴것이야. (방밖을 보며) 엄상궁, 다과상을 들이게.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희빈(E) : (윤비를 힐끗 보며)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니 중전이 분명 다른 마음을 먹고 있는 것이 틀림없구먼!

윤비(E) : 세자가 양제를 들여 세손이 생긴다면 우리 대군의 운명은 어찌되누...?!



S#8. 동궁전 세자빈 방 안


윤임과 세자빈, 마주 앉아있다.


윤임 : 세손을 생산하시어야 세자저하의 지위가 반석위에 올라설 것이옵니다.

세자빈 : 이사람도 잘 아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금혼령을 내리시어 양제를 간택하실 때까지 기다려보시지요..

윤임 : 빈궁마마, 하루가 시급한 일이옵니다. 중궁전의 간택령만 기다리고 있을수는 없사옵니다.

세자빈 : 하오면..?

윤임 : ..빈궁마마께는 황공한 말씀이오나...오늘밤에라도...

세자빈 : (놀라 보다가)..예에..?!

윤임 : 황공하옵니다.

세자빈 : (뭔가 침통한)..예, 그리하지요. 내 세자저하를 위해서라면 판부사대감 말씀대로 따르겠사옵니다..



S#9. 윤원형 집 안채 외경 (밤)


탄실, 불켜진 방문쪽으로 다가와 고한다.


탄실 : 아씨, 쇤네이옵니다.

김씨(E) : (방안에서) 들게.

탄실 : 예. (대청에 올라 방안으로 들어가는)



S#10.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밤)


김씨와 배천댁이 앉아있는데 탄실,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탄실 : 아씨, 찾아계시옵니까?

김씨 : 나으리께오선 저녁상을 물리시었는가?

탄실 : ..그,그게..저..

배천댁 : 어서 말씀 올리게.

탄실 : 나으리께오선 초당아씨와 입궐하시었사옵니다.

김씨 : ..입궐?!

탄실 : ..예,아씨..

김씨 : 입궐을 하시었다...작은 사람과...? (착잡한 심정으로 어딘가를 돌아보는)...?!



S#11. 중궁전 외경 (밤)



S#12. 동 중궁전 방 안 (밤)


난정과 윤원형, 윤비가 다과상 앞에 앉아있다.


윤비 : 전하께오서 승후관을 크게 쓰시겠다고 말씀하시었으니 전하의 기대에 어긋남없이 성심을 다하여 주세요.

윤원형 : 예, 마마! 시생, 신명을 다바칠 것이옵니다.

난정 : 서방님, 소첩이 말이 어긋남이 없지 않사옵니까?

윤원형 : 그래요, 부인께오서 참으로 족집게시구려. 하하.

윤비 : 헌데 올케는 어찌 입궐치 않으신겝니까? 이사람이 세사람을 함께 입궐하라 기별을 넣었거늘..?

윤원형 : 예에..그, 그게 저..

난정 : 안방아씨는 몸이 불편하여 중전마마의 명을 받잡지 못하였사옵니다.

윤원형 : (흠짓 난정을 보는)...?!

윤비 : (윤원형을 보며) 그래요.?

윤원형 : (표정 수습하며) 예, 그렇사옵니다.

윤비 : 허면 어쩔수 없지요. (앞에 놓인 당의함을 건네주며) 승후관께서 이 당의를 올케한테 전해주세요.

         내 이를 말이 있으니 하루 속히 쾌차하여 입궐하라 하세요.

윤원형 : (받으며) 예, 분부대로 전하겠사옵니다.

난정 : (편치 않게 보는)...?!

윤비 : 허면 밤이 늦었으니 승후관은 물러가도록 하세요. 난정아, 넌 오늘밤 중궁전에 머물며 내 말동무나 하겠느냐?

난정 : 예, 마마..그리하겠사옵니다.

윤원형 : 하오면 신은 물러가옵니다. 편히 쉬시옵소서.

            (일어서서 나가려다가) 중전마마, 시생 이사람을 잠시 빌려도 되겠는지요?

윤비 : 그리하세요.

윤원형 : 부인, 나 좀 잠시 보십시다. (방밖으로 나가면)

난정 : 예.. (일어나서 방밖으로 따라나가는)



S#13. 동 중궁전 복도 (밤)


난정, 방밖으로 나와 윤원형이 서있는 구석쪽으로 다가선다.


난정 : 서방님, 소첩을 어찌 보자고 하시었는지요?

윤원형 : (엄상궁과 오상궁의 눈치를 보면)...

엄상궁,오상궁 : (짐짓 모르는 척 시선을 피해주는)..?!

윤원형 : (낮게) 부인, 중전마마께오서 큰사람도 입궐하라 명하시었다는데 어찌 안채에 전하지 않은게요?

난정 : 아우님께서 중전마마를 뵈옵기 불편하실까봐 전하지 않았사옵니다.

윤원형 : 뭬요..? 허면 큰사람을 위해서 그리하시었단 말씀이오?

난정 : (가시 돋힌) 중전마마께오서 안방차지만 하고 앉은 아우님한테 새당의까지 내려주시었으니

         그것만으로도 큰 광영이지요!

윤원형 : 부인, 무슨 말씀을 그리하시오.

난정 : 말씀이 끝나시었사오면 소첩은 이만 들어가겠사옵니다. (몸을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가는)

윤원형 : 부,부인..!

엄상궁 : (윤원형을 보는)...?!

윤원형 : (엄상궁과 시선이 마주치면) 험험, 나중에 보세나. (몸을 돌려 가는)



S#14. 동 중궁전 방 안 (밤)


난정, 윤비 앞에 다소곳하게 앉는다.


윤비 : 난정아, 내가 올케한테 당의를 내려준 것이 서운한게냐?

난정 : 가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서방님께오서 김안로를 찍어내는데 공을 세우셨사오니

         정실부인께오서 상급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옵지요.

윤비 : (미소) 난정아, 내 너를 천하를 호령할 대장부로 보았거늘 이제보니 네 속에도 아녀자가 들어 앉아 있었구나. 호호..

난정 : 중전마마, 세자저하의 양제를 간택하는 일은 어찌 되었사옵니까?

윤비 : 내 조만간 금혼령을 내려 간택을 할 것이다.

난정 : 중전마마, 양제는 파평윤문에서 간택하시옵소서.

윤비 : 뭐라, 내 집 가문에서 양제를 간택하라?

난정 : 예, 마마. 그리하시오면 세자궁에 눈과 귀를 심어두시는 일이 되옵고

         또한 양제가 세손을 생산한다 하여도 중궁전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것이옵니다.

윤비 : 일거양득이라..?

난정 : 예! 하오나 정녕 세손이 탄생하시온다면 우리 대군아기씨께오서 세상에 나오신 보람이 없으실 것이옵니다.

윤비 : 세상에 나온 보람이라니?

난정 : 대군으로 세상에 나시어서 용상에 오르지 못하시온다면 그 무슨 보람이 있겠사옵니까?

윤비 : 난정아, 강보에 싸인 아기가 어느 세월에 장성하여 대통을 잇겠느냐?

난정 : 중전마마, 십년만 기다리옵소서. 그때까지 대군아기씨께오서 무사히 장성하시온다면 용상에 오르시게 될것이옵니다.

윤비 : 십년...? 아무리 총명한다한들 열 살박이가 어찌 정사를 돌볼 수 있겠느냐?

난정 : 중전마마께오서 수렴청정을 하시면 되시옵니다!

윤비 : 수렴청정?!

난정 : 예, 수렴청정을 하오시면 중전마마께오선 여자의 몸으로 임금의 지위를 누리시는 것이옵지요!

윤비 : 오냐, 난정아, 그리되면 내 네게 일등공신의 작위를 내릴것이다!

난정 : 황공하옵니다.

윤비 : 난정아, 농을 하고 있자니 밤이 깊는 것도 모르겠구나.

난정 : 농이라니요?! 소첩은 진정으로 말씀드리는 것이옵니다.

윤비 : 뭐라? 진담?!

난정 : 예! 소첩은 중전마마께오서 작위를 내려주실 그 날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또 기다릴 것이옵니다, 마마!

윤비 : ...!



S#15. 동궁전 방 안 (밤)


세자, 연상위에 놓인 서책을 몰두하여 읽고 있다.


박상궁(E) : (방밖에서) 저하, 박상궁이옵니다.

세자 : (고개를 들고) 들게.


박상궁, 방안으로 들어서면 그 뒤를 곱게 화장한 나인(*)이 소반을 들고 따른다.


세자 : 박상궁, 무슨 일인가?

박상궁 : 빈궁마마께오서 들이라 명하시었사옵니다.

세자 : 빈궁이..? 이리 가져오게.

박상궁 : (나인에게) 저하께 올리거라.

나인(*) : 예. (술소반을 세자 앞에 놓는데)

세자 : (술병을 보고) 이건 술상 아닌가?

박상궁 : 오늘 밤은 이 아이가 저하를 뫼실것이옵니다.

세자 : 뭐라?! 박상궁, 지금 무슨 말을 하는겐가?! 술상은 무엇이고 이 나인은 또 무엇인가?!

박상궁 : ..쇠인은 빈궁마마께오서 명하신대로 따른 것 뿐이옵니다.

세자 : 당장 술상을 물리고 이 아이도 퇴하게!

박상궁 : ..하,하오나 저, 저하..!

세자 : 당장 물리래두! 박상궁 빈궁께오서 계시는데 내 어찌 다른 배를 빌어 후사를 보고자 하겠는가?!

         내 아직은 후사를 아니볼 것이니 그리 알고 어서 물리래두!

박상궁 : 예..술상을 물리거라.

나인(*) : (혼비백산하여 술소반을 들고 박상궁을 따라 방밖으로 나가는)...



S#16. 동 동궁전 방 밖 복도 (밤)


박상궁, 나인(*)을 거느리고 방밖으로 나오는데

세자빈, 최상궁을 거느리고 서있다.


박상궁 : (깊숙하게 조아리며) 빈궁마마, 황공하옵니다... 저하께오서 불호령을 치시어 분부하신대로 따르지 못하였사옵니다.

세자빈 : 자네 잘못이 아닐세. (나인을 보며) 이 아이에게 후한 상급을 내리도록하게.

박상궁 : 예..(나인에게 눈짓하며)..그만 물러가거라.

나인(*) : (깊숙하게 조아리고 복도쪽으로 나가는)...

세자빈(E) : (방문쪽을 돌아보는 얼굴위로) 저하, 참으로 고맙사옵니다. 하오나 저하께오서 장차 이나라 대통을 이으시려면

                 속히 세손을 보시어야 하는 것을 어찌 모르시옵니까? 어찌요..?!



S#17. 윤임 사랑채 방 안 (밤)


윤임, 깊은 생각에 잠겨 앉아있고 그 옆에 윤임처가 앉아있다.


윤임(E) : 세자께오서 끝내 후사를 아니보겠다고 하시면 어찌되는겐가?! (한숨을 내쉬는) 음..!

윤임처 : 대감, 어찌 그리 한숨을 내 쉬시옵니까?

윤임 : ..아니오, 부인.

윤임처 : 대감, 중전마마를 믿으세요. 대감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지켜주시오면

            중전마마께오서도 세자저하를 지켜주시기로 약조하시지 않았사옵니까?

윤임 : 그랬으면 오죽이나 좋겠소만..사람이 속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라는 것이 사람을 속이는 것이니 그렇소!

윤임처 : 소첩은 질부가 더 걱정이옵니다.

윤임 : 질부가 왜요?

윤임처 : 조카네 가문과 척을 진 희락당대감이 쫓겨나게 생겼으니 질부 혼자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것이 아니옵니까?!

윤임 : 음..!



S#18. 윤원형 집 안채 방 안 (밤)


윤원형, 김씨 앞에 당의함을 내어놓는다.


윤원형 : 중전마마께오서 부인한테 내려주시는 당의요.

김씨 : (놀라보며)..?

윤원형 : 중전마마께오서 부인께 새당의를 입고 입궐하라는 명이 계시었소.

김씨 : (흠짓보며)..중전마마께오서요?

윤원형 : 그래요, 이집과 희락당대감이 척을 지었다고는 하나 부인은 내 가문의 제사를 받들 조강지처 아니요?

김씨 : (글썽하여)..서방님, 고맙사옵니다..고맙사옵니다..

윤원형 : 고맙긴요..! 내 부인께서 조강지처이신 것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으니 괜한 걱정일랑 지워버리시구려.

김씨 : (윤원형에게 안기며)..서방님..!

윤원형 : 그래요..오늘은 초당에서 급히 부를 일이 없을테니 자리를 펴시구려. 허허..!



S#19.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난정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난정아, 내 곤하니 이만 물러가거라. (방문쪽을 보며) 엄상궁, 들게.

엄상궁 : (방문이 열리면 들어서며)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곁방에 자리를 마련해 주게.

엄상궁 : 예, 마마. (난정에게) 따르시게.

난정 : 중전마마, 편히 침수드시옵소서. (일어서서 엄상궁을 따라 나가는)



S#20. 동 중궁전 복도 (밤)


난정, 엄상궁을 따라 복도쪽으로 가려다가 멈칫서는 얼굴위로.


난정(E) : 중전마마께오서 서방님과 아우님을 위해 나를 붙잡아 두신게야.

엄상궁 : (돌아보며) 왜그러시는가?

난정 : 아니옵니다..(엄상궁의 뒤를 따르는)



S#21. 동 중궁전 방 안 (밤)


윤비(E) : 난정아, 내 어찌 목숨을 다바쳐 충성하는 네 마음을 모르겠느냐?!

              허나 어찌하겠느냐? 적서의 구별이 엄중한 국법이 있거늘..! 내 가문을 위해서는 어찌할 수 없음이구나..!



S#22. 어느 길 (낮)


금부도사 행렬이 김안로를 태운 옥수레를 끌고 어디론가 간다.

구경꾼들 몰려서서 그 모습을 보고 있다.

갖바치와 당추, 방백인과 당골네가 한편에서 그 모습을 보고 섰다.


당추 : 화무십일홍이라, 달도 차면 우는 이치를 또 보게 되는구먼!

갖바치 : 내가 피운 꽃만큼은 천년만년 시들지 않을거라고 믿는 것이 사람 마음 아니겠소?

당추 : 허허, 따는 그렇지!

김안로 : (문득 갖바치쪽을 돌아보고 일그러지며) 내 반드시 도성으로 돌아와 네놈들의 명줄을 끊어버릴 것이다!

갖바치 : ...

당골네 : 어이구, 무서라..! 임자, 저 양반이 돌아오면 우린 어찌 되는거요?

방백인 : 염려말어, 다신 돌아오지 못할테니까!

갖바치 : 내 집에 가시어 탁배기라도 한잔 하십시다.

당추 : 그리하세나!


갖바치 일행, 다른곳으로 간다.

다른편에서 김안로를 보고 섰던 백치수와 송서방도 몸을 돌려 간다.

김안로, 옥수레를 타고 가는 모습위로.


해설(NA) : 희락당 김안로, 본관은 연안으로 김흔의 아들이다.



S#23. 김안로 몽타쥬


1. 김안로, 중종 앞에서 양시론을 주장하던

2. 조정에서 활약하던

3. 풍덕 귀양지에서 모의하던

4. 위세를 떨치던 김안로의 갖가지 모습들 위로


해설(NA) : 중종 1년에 문과에 장원하였고 중종의 계비 장경왕후가 승하하였을 때

                사림들과 반정공신들이 중종의 첫번째 안해였던 폐비신씨를 복위시켜야 한다는 논쟁을 벌일 때

                양쪽 모두 옳다는 양시론을 주장하여 중종의 총애를 받아 승승장구하였다.

                특히 중종의 맏딸이신 효혜공주의 시아버지로 막강한 권세를 누렸다.

                국유지목장을 사취하였다는 혐의로 화천군 심정의 탄핵으로 풍덕으로 유배되었으나

                작서의 변괴이후 세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조정에 복귀하여 심정을 축출하고 조정을 장악하였다.

                그후 이언적, 정광필 등을 귀양보내며 공포정치를 펼치다가

                문정왕후를 폐하려 했다는 죄목으로 실각하여 허항, 채무택 등과 삼흉으로 몰려 실각하였다.



S#24. 김안로 진도 유배지 초가 마당


김안로, 앞에 놓인 사약을 감회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벌컥벌컥 마시고 피를 토하고 죽는 모습위로.


해설(NA) : 김안로가 조정에서 쫓겨나 귀양을 떠난 뒤 사흘 뒤에 유배지 진도에서 사사 되었다.



S#25.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정언각과 임형수, 김하서, 김헌, 박희량 등이 뭔가를 논의하는 위로.


해설(NA) : 김안로의 죽음으로 장차의 조정은 세자의 외숙부인 윤임과

                문정왕후가 생산한 대군의 외숙부인 윤원형 간에 치열한 정쟁으로 치닫게 된다.



S#26. 윤원형 큰 사랑채 방 안


윤원형, 정순붕과 이기, 허자 등과 무언가를 숙의하는 모습위로.


해설(NA) : 사람들은 윤임과 윤원형 두사람의 세력을 각기 대윤파와 소윤파라 칭했다.

                그리고 장차 윤원형이 이끄는 소윤파의 핵심인물이 될 임백령이 조정에 출사를 앞두고 있었다.



S#27. 갖바치 대문 앞


갖바치, 방백인, 당골네가 필묵보따리를 싸들고 있는 임백령을 배웅한다.


갖바치 : 그동안 탁마하신 학문을 펼치시오면 좋은 일이 있으실 겝니다.

방백인 : 암요, 노승께서 꿈에서 약조하신대로 이번엔 장원급제 하실겝니다요.

당골네 : (보퉁이를 건네며) 출출할때 드시옵소서.

임백령 : 이게 무엇이오?

당골네 : 찰떡이옵니다. 떡허니 장원급제하시라고 쇤네가 만든 것이옵지요.

임백령 : 모두들 고맙소이다.. 허면 내 다녀오리다. (돌아서서가는)



S#28. 어느 길


임백령, 결연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모습위로.


임백령(E) : 암! 내 매향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장원급제를 할것이야!

소월향 : (심퉁을 거느리고 임백령 앞을 막아서는) 나으리!

임백령 : (멈춰서서).. 그대가 어찌 내 앞을 막는것이오?!

소월향 : 소첩, 나으리께 전해드릴 물건이 있사옵니다.

임백령 : 내게 전할 물건이라니?

소월향 : (심퉁에게 보퉁이에 싼 물건을 건네받아 내밀며) 받으시옵소서.

임백령 : (받으며)..이게 무엇이오?

소월향 : 호계벼루이옵니다.

임백령 : 호계벼루?

소월향 : 나으리께오서 장원급제 하시길 기원드리는 소첩의 마음이옵니다.

임백령 : 내 이런 귀한 물건은 받을수 없소.

소월향 : 나으리께오서 급제하시어 조정에 출사를 하시오면 돌려 주시옵소서.

임백령 : ..허나 만약 내 낙방을 하면 어찌하겠소?

소월향 : 호계벼루에 먹을 갈아 답문을 쓰시오면 반드시 급제하실 것이오니 염려마시옵소서. 하오면 소첩은 물러가옵니다..

            (조아리고 돌아서가면)

임백령 : (소월향의 뒷모습을 보다가 어디론가 가는)...



S#29. 윤임 사랑채 외경


장대인, 송서방을 거느리고 박서방을 따라 방문쪽으로 걸어온다.


박서방 : 대감마님, 장대인이란 자가 뵙기를 청하옵니다.

윤임(E) : (방안에서) 들라하게.

박서방 : 드시지요.

장대인 : (방안으로 들어가는)...!



S#30.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앞에 앉은 장대인을 보며 말한다.


윤임 : 김안로의 도차지 노릇을 하던 자네가 나를 어찌 찾아 왔는가?

장대인 : (어음봉투를 꺼내 내미는) 받으시옵소서.

윤임 : 이게 무엇인가?

장대인 : 시생이 그동안 조선땅에 들어와 모은 재물이옵니다.

윤임 : 뭐라?! (어음을 꺼내보고는 흠짓 놀라다 장대인을 보는) ..이걸 내게 바치는 까닭이 무언가?

장대인 : 시생이 무사히 대국으로 돌아갈수 있도록 대감께오서 힘을 써주십사하고 드리는 시생의 것이옵니다.

윤임 : 이 어음이 자네의 목숨 값이로구먼!

장대인 : 예, 그렇습지요!

윤임 : (버럭) 네놈이 김안로 밑에서 벼슬장사를 하여 재물을 댄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거늘,

         내 네놈을 순순히 보내줄거라 생각하였더냐?!

장대인 : 대감께오서 시생의 죄를 물으시오면 지금 손에 쥐고 계신 그 어음도 날아가는 것이옵지요.

윤임 : ..뭐, 뭐라?!

장대인 : 대감께오서도 장차 정치를 하시려면 그만한 재물을 쥐고 계시어야 할것이 아니옵니까?!

윤임 : ..음!

장대인 : 하오면 시생, 대감을 믿고 이만 물러가옵니다! (조아리고 일어서서 나가는)

윤임 : (손에 쥔 어음을 보며)...!



S#31. 과거 시험장 (대궐 일각)


윤은보, 교의에 앉아있고 시관들이 선비들의 부정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선비들, 자리에서 답안을 쓰고 있다.

임백령, 선비들 틈에 끼어 답안을 쓰고 있다.

임백령, 일필휘지로 답안을 써내려가다가 붓에 먹물을 묻히려는 얼굴위로 문득 떠오르는.

(INTER CUT) 소월향의 얼굴.

임백령, 생각을 접고 다시 자신감 있게 답안을 써내려나간다.



S#32. 어느 길


임백령, 걸어오는데 맞은 편에서 윤원형, 관복을 입은채 임서방이 배행하는 사인교를 거느리고 온다.


윤원형 : (임백령을 보고) 아니, 이거 괴마 아니시오?

임백령 : 윤승후관, 아니시옵니까?

윤원형 : 아참, 오늘이 과거가 있는 날인 것을 깜빡 하였구려. 그래 시험은 잘 치루시었소이까?!

임백령 : 진인사대천명이라 했사오니 기다려봐야지요!

윤원형 : 몽중에 노승이 일러준대로 홍범편에서 나왔습디까?

임백령 : 꿈이란게 믿을게 있겠사옵니까?

윤원형 : 하하, 그야 그렇지요. 과거도 끝나 홀가분하실 테니 이사람과 술한잔 하시지요.

임백령 : 시생은 급히 들를곳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사옵니다.

윤원형 : 예, 허면 나중에 또 보십시다.

임백령 : (급하게 어디론가 가면)

윤원형 : 가세, 임서방.

임서방 : 예.


윤원형, 임백령이 간 쪽으로 느긋하게 간다.



S#33.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임백령, 중문안으로 들어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윤춘년과 정렴, 일각에서 나오다가 임백령을 보고 다가온다.


윤춘년 : 아이구, 어서오시오, 임선비!

임백령 : (흠짓 보며) 노형께오서 어찌 이사람을 아시오이까?

윤춘년 : 하하, 월향이가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아랫방으로 들어가보시지요!

임백령 : 허면 내 전할 물건이 있으니 잠시 들겠소이다.

윤춘년 : (아랫방쪽을 보며) 월향아, 임선비 오시었다!

소월향 : (방밖으로 나와 조아리며) 어서 방으로 드시지요.

임백령 : (방안으로 들어가면)...

소월향 : (그 뒤를 따르는)



S#34. 동 옥매향 아래채 방 안


임백령, 소월향 앞에 보퉁이에 싼 호계벼루를 밀어놓는다.


임백령 : 벼루를 돌려주러왔소.

소월향 : 소첩, 나으리께 드리는 정표이오니 거두어주시옵소서.

임백령 : 그리 할 수는 없소이다. 허면 내 이만 돌아가리다. (일어서는데)

소월향 : 나으리 마음속에는 옥매향 한사람 뿐이옵니까?

임백령 : (흠짓 멈춰서는)..?!

소월향 : 정녕 평생을 옥매향만을 그리며 수절을 하실 작정이시옵니까?

임백령 : 그렇소, 내 마음 속에 담아 둔 정인은 옥매향 한 사람뿐이오! (방밖으로 나가버리는)

소월향 : (자신감 있는 미소)..바늘도 쓰지않으면 녹이스는 법이거늘..

            임선비께오서도 언젠가는 내 품에 무릎을 꿇으실 날이 올게요. 호호호..



S#35. 동 옥매향 안채 마당


임백령, 중문쪽으로 급히 나가려는데 윤원형, 중문 안으로 들어온다.


윤원형 : 아니, 임선비 급히 들를곳이 이 기방이었소이까?

임백령 : (할말 없는)...?!

윤원형 : 이왕 또 마주쳤으니 술이나 한잔 하십시다.

임백령 : 나중에 뵙지요. (중문밖으로 휙-나가버리는)

윤원형 : ...?

윤춘년 : (다가오며) 당숙어른 오시옵니까?

정렴 : (다가오며) 매부, 오시옵니까?

윤원형 : 손님들께오선 발걸음을 하시었는가?!

윤춘년 : 예, 어서 안채로 드시지요.

윤원형 : (끄덕이며) 그러세. (안채 방쪽으로 들어가는)



S#36. 동 옥매향 안채 방 안


윤원형, 정순붕과 이기, 허자 앞에 앉는다.


윤원형 : 이사람이 늦었사옵니다.

이기 : 주상전하의 총애를 받는 외척이 늦는거야 당연한 일이 아닌가?

윤원형 : 허허, 이사람을 놀리시옵니다?..그래, 규합할 사람들은 알아보았사옵니까?

정순붕 : (소매에서 은밀히 명단을 꺼내며) 우리와 의기투합하겠다고 연명한 사람들 명단이오.

윤원형 : (받아 펼쳐보는)...

이기 :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신 연후에 많은 이들이 언평의 그늘에 들어오고 싶어하네.

허자 : 젊은 선비들사이에서도 언평의 명성이 높사옵니다.

정순붕 : 허나 방심하여서는 아니될 것이오. 판부사가 우리의 움직임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하고 있소이다.

윤원형 : 예, 판부사가 무관출신으로 부사리같아 보이지만 희락당을 찍어낸 위인이니 조심해야 할것이옵니다!

정,이기,허자 : (끄덕이는)..

윤원형 : (결연한) 앞으로 십년이옵니다! 십년안에 조정에 천하를 도모할 세를 키워야 하옵니다.



S#37.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정언각, 김하서, 임형수, 김헌, 박희량이 앉아있다.


김헌 : 근자에 윤원형이 조정안팎 사람들과의 회합이 잦다고 하옵니다.

정언각 : 언평이 주상전하의 총애와 중궁전의 뒷배를 믿고 설치고 다니는게지요.

박희량 : 허나 언평이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오니 경계를 늦춰서는 아니될것이옵니다.

임형수 : 그래보았자 외척이 아니옵니까?! 외척이 어찌 감히..

김하서 : 허어, 판부사대감께오서 계시온데 어찌 막말을 내뱉으시옵니까?

임형수 : (움찔 윤임을 보고 조아리며)..송구하옵니다.

윤임 : (씁쓸한 미소) 괜찮소이다. 외척이 정사에 나서서 좋을 게 없는 것은 맞는 말씀이오이다...

         이사람은 언평보다 세자저하께오서 언제까지 후사를 아니보실것인지가 더더욱 걱정이외다.

정언각 : 세자저하께오서 후사를 아니 보시겠다면 우리 손으로 중전마마를...?!

김하서 : 허어, 어찌 그런 불경한 말씀을?!

정언각 : (움찔)...?!

윤임(E) : 그래, 어쩌면 내 손으로 중전과 대군을 폐위시켜야 할것이야!



S#38. 중궁전 방 안


중종, 아기를 품에 안고 어루고 있다.

윤비가 그 옆에 세자와 빈궁, 중종 앞에 앉아있다.


중종 : 허허, 이놈이 세자의 아기 때 모습과 판박이로구먼.

윤비 : 세자, 이 어미가 간택령을 내릴것이니 양제를 들여 후사를 보도록 하세요.

세자 : ..예, 어마마마.

윤비 : 빈궁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리하는 것이 좋을 듯 싶구려.

중종 : 과인도 중전과 같은 뜻이니 빈궁은 너무 섭섭하게 생각지 말구려.

세자빈 : 섭섭하다니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소첩, 하시라도 속히 전하께오서 세손을 보시어

            이나라의 대통을 굳건히 할수만 있다면 바랄것이 없사옵니다.

중종 : 허허허, 빈궁께서 그리 말하여 주니 과인의 마음이 가벼워지는 듯 싶구려. 아니그렇소, 중전.

윤비 : 예, 전하..

중종 : 세자, 가례를 올렸다고 다 어른이 된 것은 아니니라. 자식을 품에 안아봐야 비로소 어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아비 말을 명심하거라.

세자 : 예, 아바마마.

세자빈 : ...

윤비(E) : (세자빈을 보며).. 빈궁이 만만치가 않음이야, 만만치가..!



S#39. 윤원형 집 안채 방 안


난정, 김씨에게 비단염낭을 내어놓는다.


김씨 : (난정을 의아하게 보며) 이게 무언가?

난정 : 아우님께서 집을 떠나 있을 동안 쓰실 용채요.

김씨 : 뭐라? 용채?!

난정 : 예, 내 두말 하지 않을테니 곳간열쇠를 내어놓고 이 집을 떠나시오!

김씨 : 이보게, 중전마마께오선...

난정 : 예, 중전마마께오서 아우님께 새당의를 내리시었지요!

         허면 성정이 반듯하오신 중전마마께오서 아우님을 집에서 나가라고 명하시겠소이까?!

김씨 : 뭐라?!

난정 : 어찌, 아우님은 중전마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신단 말씀이오?

         새당의를 입고 입궐하여 하직인사를 올리라하신 뜻을 어찌 읽지 못하시는게요?!

김씨 : 뭐, 뭐라?!

난정 : 이사람이 중전마마께 그리하여 달라 청을 드렸소이다. 중전마마께오서 혼쾌히 윤허하시어 새당의를 내리신 것이오!

김씨 : ...?!

난정 : 이사람 말에 의심이 들거든 아우님이 중궁전에 들어 여쭤보시오!

         내 말에 추호라도 거짓이 있다면 내 스스로 이 집을 나가리다!

김씨 : ...?!

난정 : 어찌하시겠소? 나와 함께 입궐하여 중전마마 안전에서 시비를 따져보시겠소이까?!

김씨 : ...

난정 : 아우님, 이집 가문과 서방님을 위해서 무엇이 상책인지 잘 생각해보시오. 내가 볼일을 본 연후에 집에 돌아오면

         아우님 얼굴을 아니보도록 해주시오! (방밖으로 나가는)

김씨 : (뭔가 깊이 생각하는)...!



S#40. 장대인 대문 앞 길


견마잡이가 말한 필과 짐을 실은 나귀 한마리를 잡고 있다.

장대인, 백치수와 송서방의 배웅을 받으며 대문 밖으로 나온다.


백치수 : 장대인, 이번에 떠나면 언제 돌아오실 작정이신가?

장대인 : 내 조선땅에는 두 번 다시 발길을 돌리지 않을 작정이오.

백치수 : ..공수레 공수거라..장사꾼이 장사밑천을 다 털리고 빈손으로 떠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구먼..!

장대인 : 장사꾼이 분수도 모르고 정치판에 끼어들었으니 목숨을 건진것만도 천행이지요!

            백도주도 조심하시오, 권세를 등에 업고 장사를 하려는 것은 모래위에 지은 누각처럼 한순간에 무너지는게요!

백치수 : 내 명심하지..잘가시게.

장대인 : 송서방, 잘있게.

송서방 : (콧끝이 시큰)..어르신을 뫼시게 되어 광영이었사옵니다.

장대인 : (말에 오르려는데)

난정 : (모린을 거느리고 급히오며) 장대인!

장대인 : (돌아보며) 이사람을 배웅해주러 오신게요?

난정 : 그간 정을 생각해서라도 작별인사라도 해야지요.

장대인 : (끄덕이며) 고맙소이다. 내 대국에 돌아가서 조선이 정난정 치마폭에 싸여 놀아난다는 소문을 고대하겠소이다.

난정 : (미소)...고맙소이다.

장대인 : 패장은 유구무언이라..갈길이 머니 떠나야겠소.


장대인, 말에 오르면 견마잡이가 말과 나귀를 끌고 출발한다.

난정과 백치수, 송서방이 장대인의 뒷모습을 본다.



S#41. 윤원형 집 대문 안 마당


윤원로, 대문을 들어서서 중문쪽으로 가는데

김씨, 보퉁이를 든 배천댁과 탄실을 거느리고 중문밖으로 나온다.


윤원로 : 제수씨, 해 거름이 다되어 가는데 어딜 출타하시는겝니까?

김씨 : (침통한 표정)...

윤원로 : (심상치않게 보는데)..

배천댁 : (울음을 흑-터뜨리는)..아씨께오선.. 집을 나가시는 것이옵니다..흐흑..

윤원로 : 뭬,뭬야?!

김씨 : 배천댁, 그 입 다물게!

윤원로 : 제수씨 대체 무슨 일이오이까?

김씨 : ...



S#42. 중궁전 마당


윤원로, 씩씩거리며 중궁전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윤장령 드시었사옵니다.



S#43. 동 중궁전 방 안


윤원로, 분기탱천하여 윤비에게 말하고 있다.


윤원로 : 첩년이 정실부인을 내쫓다니요?! 세상천지에 이런 일도 있사옵니까?!

윤비 : 윤장령, 무슨 일인지 차근차근 말씀해보세요!

윤원로 : 중전마마께오서 금지옥엽처럼 총애하시는 난정이가 제수씨를 내쫓았다 이 말씀이옵니다!

윤비 : (일그러지며) 뭐, 뭐라?! 뭐가 어쩌고 어찌해요?!



S#44. 윤원형 집 대문 앞 길


난정, 모린을 거느리고 와서 대문 계단을 올라가려는데 가마 한채가 급하게 다가와 멈춰선다.


난정 : (멈춰서서 의아하게 보는데) ..?

오상궁 : (가마에서 내리는)

난정 : (반갑게)..마마님.

오상궁 : 오, 마침 잘 만났네..중전마마께오서 자네를 급히 찾으시네.

난정 : 이사람을요?!



S#45. 중궁전 복도


난정, 방문쪽으로 잰걸음으로 다가와선다.


난정 : (엄상궁에게) 중전마마께오서 어찌 소첩을 급히 찾으시는 것이옵니까?

엄상궁 : 중전마마께오서 크게 진노하시었네.

난정 : ...예에, 무슨 일로요?!

엄상궁 : ...

난정 : 고하여주시지요.

엄상궁 : 중전마마, 윤판관 작은 안으서 들었사옵니다.

윤비(E): (방안에서) 들라하게!

엄상궁 : 드시게.

난정 : (긴장하여 방문쪽으로 다가서는)



S#46.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방안으로 들어서서 윤비의 얼굴을 살피며 말한다.


난정 : 중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버럭) 네 하찮은 첩년 따위가 내 명을 거스르고도 살기를 바랬더냐?!

난정 : (당황하여) 예에? 주,중전마마 그 무슨..?!

윤비 : (노려보며) 네 당장 바닥에 머리를 박지 못할까?!

난정 : (주저앉아 이마를 방바닥에 다 조아리는)..중전마마..대체 무슨 일이시옵니까?

윤비 : 이런 발칙한 것! 네 정녕 단매에 죽고 싶은 것이더냐?!


난정, 고개를 들고 놀란 눈으로 윤비를 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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