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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4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1,020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141











s#1. 어느 절 외경 (낮)


모린, 객사 방문쪽에 서있는 모습 위로.


김씨(E) : (놀란) 뭐,뭐라?! 술속에 독을 타다니?!

모린 : (움찔 놀라 주변을 살펴보다가 방문쪽에 귀를 기울이는)



s#2. 동 어느 절 객사 방 안


김씨,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난정을 보며 말한다.


김씨 : ..네..네 어찌 인두껍을 쓰고 이런 짓거리를 하는게냐?

난정 : (싸늘하게 노려보며)..하늘에 해가 두 개일수 없고, 산 중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지낼수 없듯이

         윤씨가문의 제사를 받들 정실도 한사람뿐이니 어찌하겠소?!

김씨 : ..네 이년! 정녕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

난정 : 내 장차 천벌을 받더라도 지금 당장 살아남고자 하는 짓이니 아우님, 저승에 가더라도 날 원망마시오!

김씨 : (노려보는)..이,이런..천하에..?!

난정 : 약효가 빠르니 숨이 차오르고 오장육부가 뒤틀리다가 한식경후엔 온몸이 뻣뻣해질게요!

김씨 : (가쁜 숨을 몰아쉬는)...?!

난정 : 아우님, 살고 싶소?

김씨 : ..더러운 년!

난정 : (품속에서 약봉지를 꺼내며) 아우님, 여기 해독약이 있소.

김씨 : (약봉지를 보는)...?!

난정 : 아우님이 나와 거래를 하겠다면 이 해독약을 주겠소이다.

김씨 : ..거,거래..?

난정 : 아우님, 지금 당장 아무도 찾지 못할 곳으로 멀리 떠나시오. 그리하겠다면 내 이 해독약을 내어주리다.

김씨 : (노려보는)...!

난정 : 어찌 하겠소?

김씨 : 내 당장 죽어도 너와는 어떤 거래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난정 : (흠짓) 뭐라?!

김씨 : 허나 너 역시도 나를 죽이고 무사치는 못할 것이다!

난정 : 아우님, 그깟 윤씨가문 정실 자리가 목숨과 바꿀만큼 그리도 중하오?!

         양반 뼈따귀를 지키는 것이 그리도 중하냐 이 말이오?!

김씨 : (연민의 시선)..그래, 어찌 보면 너 역시 가여운 인생인 것을..

난정 : (독기서린 표정)..뭐라?!

김씨 : 허나 네 아무리 나를 수백번 고쳐죽이고 발버둥쳐본들.. 첩실은 죽었다 깨어나도 넌 정실이 될 수 없다..!

         그것이 나랏법이다!

난정 : (버럭) 네 따위가 무얼안다고 함부로 지껄이는게야?!

         네년만 없다면 내 윤씨가문 제사를 받드는 며느리가 될 수 있는것을!

김씨 : ..오냐, 내 네 소원대로 죽어줄것이니 이만 물러가거라. (눈을 감고 정좌를 하는)..

난정 : (쏘아보는)...!

김씨 : (초연한 듯 평안한 표정)..

난정 : (패배감에 보다가)..아우님, 술에 독을 타지 않았단 것을 어찌 아시었소?

김씨 : (눈을 흠짓 뜨는 ‘몰랐다’) ?

난정 : (손에 든 약봉지를 던져버리고 품에서 진짜 독약을 꺼내 보이며) 이것이 진짜 독약이오!

김씨 : ..뭐, 뭐라? 허면..?

난정 : 내 어찌 안방차지를 하려고 대명천지에 정실을 독살하는 대죄를 지을수 있겠소이까?!

         내 아우님 마음을 한번 떠본 것 뿐이오!

김씨 : ..?!

난정 : 내 아우님 목숨을 살려주었으니 아우님도 이사람을 구명해주어야겠소!

김씨 : ..목숨을 구명해달라?

난정 : 중전마마를 찾아 뵙고 아우님이 집을 나온 것이 스스로의 뜻이었다고 말씀드려 주시오!

김씨 : ..뭐라?! 내 그리하지 못한다면 어찌하겠는가?!

난정 : 아우님이 그리해줄 수 없다면..! (비장하게 쏘아보며) 다음번에는 이사람과 아우님 둘 중 한사람은

         반드시 이 약을 먹게 될게요!

김씨 : ..지금 나를 위협하는겐가?!

난정 : 내 손으로 대죄를 짓지 않게 해달라고 아우님께 당부하는 것이오이다!

김씨 : ...!

난정 : 허면 내 아우님께서 그리 해주시리라 믿고 돌아가지요! (벌떡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김씨 : (긴장이 풀리듯 몸이 무너지는)...



s#3. 동 어느 절 내려오는 길


난정과 모린, 걸어온다.


난정 : (멈춰서서 약봉지를 건네주며) 잘 넣어두거라.

모린 : (받아 넣으며) 이년은 아씨께오서 참으로 술에 약을 타신줄 알고 가슴이 조마조마 하였사옵니다.

난정(E) : (객사쪽을 돌아보는) 내 언제간 이 약을 써야할 일이 있을지 모르지!


난정, 몸을 돌려 가면 모린, 그 뒤를 따른다.



s#4. 동 어느절 객사 방 안


김씨 앞에 배천댁과 탄실이 앉아있다.

 

배천댁 : (물대접을 건네며) 아씨, 안색이 미령해보이시는데 괜찮으십니까요?

김씨 : 괜찮네.. 내 작은 사람과 술한잔 하였더니 취기가 돌아 그런 것 뿐일세.

배천댁,탄실 : (서로의 얼굴을 보는)...?



s#5. 편전 외경


윤비(E) : 전하, 양위라니요?! 어찌 그런 망극한 말씀을 하시옵니까?!



s#6. 동 편전 방 안 (140회 s#53에서 이어지는)


중종, 초췌한 얼굴로 윤비를 보며 말한다.


중종 : 중전, 과인이 망언을 하는 것이 아니오...과인이 정신을 차린 연후에 깊이 상량 하였소..

         과인이 벌써 지천명을 훌쩍 넘겼소...과인이 보위에 오른지 삼십년이 넘는 치세동안

         이나라 종사와 어진 백성들을 위해 변변히 이뤄놓은 것이 없구려..

윤비 : 전하..!

중종 : 세자가 성군의 자질이 있고 또한 보위에 오를만큼 장성하였으니

         과인이 양위를 하는 것이 이나라 종사를 위하는 일이 될 듯 싶소.

윤비 : 전하, 옥체가 미령하시어 약한 마음이 드시는 것이옵니다. 하오니 말씀을 아끼시옵소서!

중종 : 아니오, 과인의 뜻은 굳어졌소이다.

윤비 : 전하, 어찌 신첩과 어린 대군을 이리도 무참히 버리려 하는 것이옵니까?!

중종 : 과인이 중전과 대군을 버리다니 그 무슨 말씀이시오?

윤비 : 전하께오서 양위를 하시오면 신첩과 어린대군의 목숨이 풍전등화처럼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어찌 모르시옵니까?

         (눈물이 흐르는).. 죄없는 어린 것이.. 제 명에...흐흑.

중종 : 뭣이라?! 중전, 감히 누가 중전과 대군에게 위해를 가한단 말이오?!

윤비 : (서러운 울음을 삼키는)..!

중종 : 중전 말씀해보시구려.. 어찌 중전과 대군을 바람앞에 촛불 신세가 된단 말씀이오?!

윤비 : 전하께오서 양위를 하시어 세자가 보위에 오른다면 장차 우리 대군은

         세자가 생산할 세손과 대통을 다투게 될 위협이라 여겨져 조정신료들이 노리는 과녁이 될것이옵니다!

중종 : 중전, 너무 앞질러 속단하지 마시구려. 판부사대감이 중전과 대군을 지켜줄 것이오!

윤비 : 아니되옵니다! 아니되옵니다! 전하, 판부사대감이라니요?! 판부사대감은 전하께오서 자리에 누우시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삼사를 충동하고 정부육조를 들쑤셔 양위에 대한 조정공론을 주동하였사옵니다!

중종 : (굳는) 뭣이라?! 중전, 그 말이 참이오?!

윤비 : 신첩 추호도 거짓이 없이 말씀 드리는 것이오니 도승지를 불러 하문하여 보시옵소서!

         판부사대감에게 신첩과 대군의 목숨을 맡기는 것은 괭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일이란 것을 어찌 모르시옵니까?!

중종 : 이런 고이얀! 판부사, 판부사가 정녕 그리하였단 말이지...!

윤비 : 전하, 조정신료들이 듣는데 양위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마시옵소서,

         조정신료들이 다른 마음을 먹을까 신첩의 금창이 무너지옵니다.

중종 : (휙-보며) 다른 마음을 먹다니요?!

윤비 : 하늘에 어찌 해가 두 개일수 있겠사옵니까?! 전하께오서 상왕으로 물러나시어 이나라 왕실에 해가 두 개가 된다면

         조정신료들은 솟아오르는 해를 섬기고자 할 것이 자명할 것이옵니다..!

중종 : ..음!

윤비 : 신첩, 차라리 대군이 아니라 공주를 낳았다면..아무 걱정도 없었을 것을요...

중종 : 중전, 대군에게 티끌만큼이라도 해가 되는 일은 결코 없을것이오! 과인이 임금의 자리를 걸고 중전과 대군을 지켜주리다!

         (방문쪽을 보며) 대전내관 게 있느냐?!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예.

대전내관 : (방문열리면 들어서서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전하!

중종 : 당장 도승지를 들라하라!

대전내관 : 예. (방밖으로 나가는)

중종 : (뭔가 비장한 표정) 아니되지! 그럴수는 없지! 그럴수는...!

윤비 : ...



s#7. 빈청 방 안


윤임과 정언각, 임형수, 김하서, 김헌, 박희량과 판서급대신들이 앉아있다.


윤임 : 당분간 양위공론은 없던 일로 하십시다. 내 이만 퇴궐해야 할 듯 싶소.

         동궁전에 들어 세자저하께 불호령을 맞았더니 정신이 다 아득해지는 듯 싶소이다. (일어서는데)

박승지 : (급하게 방안으로 들어서며) 대감들, 크, 큰일 났사옵니다.

일동 : (박승지를 돌아보는)...?!

박승지 : 전하께오서 선위하시겠다는 전교를 내리시었사옵니다!

윤임 : (충격) 뭐,뭐라?! 선위전교?!

일동 : (경악하는)...!

윤임 : 어서 편전으로 드십시다. (급히 방밖으로 나가면)

일동 : (그 뒤를 따르는)



s#8. 편전 복도


윤임, 정언각, 임형수, 김하서, 김헌 박희량, 판서급대신들이 방문쪽으로 급하게 걸어온다.


윤임 : (대전내관에게) 김내관, 전하께오서 선위전교를 내리시다니 이 어찌된 일인가?!

대전내관 : 소인이 어찌 알겠사옵니까?

강찬(E) : (방안에서) 전하, 선위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중종(E) : (방안에서) 도승지, 과인의 어명을 받들지 못하겠다는 것인가?!

윤임 : (방문쪽을 돌아보는)...?!



s#9.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부복하여 있는 강찬을 호통친다.


중종 : 도승지, 어명을 불명한 죄를 물어 파직되고 싶은 것인가?!

강찬 : 전하, 신을 참수하신다 하실지라도 이번 어명은 받들수가 없사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흐흑..!

중종 : 오냐, 도승지의 뜻이 정 그렇다면 과인이 도승지를 참수하라 명할 것이다!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주상전하, 판부사대감과 신료들 들었사옵니다.

중종 : 들라해라-


윤임과 일동,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서서 부복한다.


윤임 : 전하, 이 무슨 청천벽력같으신 말씀이시옵니까?! 선위라니요, 당치도 않사옵니다! 어명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일동 : 어명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중종 : (휙-돌아보며) 과인이 임금 노릇을 하고 싶지 않다는데 경들은 어찌 과인의 어의를 꺽으려 하는것인가?!

윤임 : 전하, 군주의 자리는 하늘이 내시는 자리이옵니다. 어찌 임금의 어의대로 선위할 수 있겠사옵니까?!

         전하의 옥체가 미령하시어 잠시 심기가 흐려지신 것이오니 잠시 더 보양을 하시온 연후에...

중종 : 판부사대감, 입으로는 과인에게 충성을 맹세한 그대같은 충신이 돌아서서는 임금을 갈아치울 공론을 주동하고 있는데

         과인이 어찌 일각이라도 용상에 앉아 있을 수 있겠는가?! 과인은 판부사대감의 뜻대로 해주려는 것이오!

윤임 : (놀라) 예에..신의 뜻이라니요?! 신은 오로지 전하의 충성스러운...

중종 : 판부사 그 입 다물라! 경들이 무어라 주청을 한다 할지라도 과인의 어의는 추호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경들은 과인의 선위에 대한 절차를 논의토록 하라!

윤임 : 전하, 어찌 신들을 불충한 신하로 만드시려 하시옵니까?! 전하, 선위

중종 : 아직은 과인이 이 나라의 군주란 것을 잊었는가?! 누구든 과인의 어명을 거스르는 자가 있다면

         당장 참수를 할것이니 함구하고 물러들가라!

윤임 : (일동, 움찔)...!

중종 : 당장 물러들가라 하지 않았는가?!

윤임 : (보다가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중종 : (방문쪽을 휙-돌아보는) 이런 고이얀?! 겉다르고 속다른 놈들 같으니라구!



s#10. 동 편전 마당


윤임과 정언각, 임형수, 김하서, 김헌, 박희량과 판서급대신들이 굳은 표정으로 편전에서 나온다.


김헌 : 허어, 전하께오서 무슨 뜻으로 선위를 하신다는 것이온지..?!

박희량 : 판부사대감, 참으로 전하의 선위 전교를 받드실 것이옵니까?!

윤임 : ..음!

정언각 : 만에 하나 그리하였다가 목이 떨어져나갈 것이오!

임형수 : 예에, 목이 떨어져나가다니요?

정언각 : 전하께오서 자리보전을 하실 동안 양위공론이 있었다는 것을 아시고 역정을 내시는 겝니다!

윤임 : (끄덕이며) 이사람 생각에도 그러신 듯 싶소이다.

김하서 : 허면 어찌하면 좋겠사옵니까?

윤임 : 전하께오서 어의를 거두어주실때까지 기다려봐야지요! 빈청으로 들어 대책을 논의해 보십시다. (앞장서면)

일동 : (윤임을 따라 빈청으로 가는)

윤임(E) : (심각한 얼굴위로) 분명 중전이 무슨 간계를 쓴 것이 틀림없어..!



s#11. 중궁전 방 안


윤비, 아기를 품에 안고 있고 그 앞에 윤원형과 윤원로가 앉아있다.


윤원형 :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어찌 전하께오서 선위 전교를 내리시었단 말씀이시옵니까?!

윤원로 : 중전마마, 당장 편전에 드시어 전하께 어명을 거두어달라고 주청드리옵소서.

윤비 : 전하께오서 임금의 자리가 싫어 양위를 하시겠다는데 누가 주청을 드린다고 어의를 꺽으시겠습니까?!

윤원형 : (흠짓)..예에?!

윤원로 : 중전마마, 하오면 대군을 생산하오신 보람도 없이 대비전으로 물러나실 작정이시옵니까?! 우리 형제는 어쩌구요?!

윤비 : (휙-보며) 윤장령! 이사람과 대군의 덕을 아니보겠다고 호언장담하시더니 이제와서 무어가 어찌해요?!

윤원로 : ..그, 그거야..

윤원형 : 중전마마, 전하께오서 상왕으로 물러나시옵고 세자저하께오서 보위에 오르시온다면

            판부사대감의 천하가 될터인데..그리되오면..

윤비 : 예, 그리되면 윤임이가 삼사와 정부육조를 들쑤셔서 이사람과 이 핏덩이를 잡아먹으려 들겝니다.

윤원로 : 마,마마..시생 생각에 판부사대감이 그리 포악한 사람은 아닌 듯 싶사온데..

윤비 : 윤장령, 어찌 이리도 아둔하신가?! 눈이 멀은게요?!

윤원로 : 예에..?!

윤비 : 이사람과 대군이 찍혀져나가기 전에 윤장령이 먼저 토사구팽당할 것임을 어찌 모르신단 말인가?!

윤원로 : (찔끔)...!

윤원형 : 중전마마, 시생 형제가 편전에 들어 죽기를 각오하고 선위전교를 거두어달라는 주청을 드리겠사옵니다!

윤비 : (저으며) 그리하실거 없습니다.

윤원형 : 하오나..

윤비 : 전하께오서도 깊은 의중이 계실 것이오니 당분간 지켜보세요.

윤원형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윤비 : 윤판관, 올케는 어찌되었습니까?!

윤원형 : 난정이가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사오니 곧 입궐하여 중전마마를 알현할 것이옵니다.

윤비 : 윤판관, 난정이가 올케를 위협하여 쫓아낸 것이 참이라면 윤판관 손으로 난정이에게 매를 친 연후에 내쳐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윤원형 : (결연한) 예, 명심하고 있사옵니다!



s#12. 편전 외경



s#13.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윤은보와 정광필이 마주 앉아있다. (*강찬, 윗목에 앉아있다)


정광필 : 전하, 선위라니요?! 천부당만부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중종 : 과인이 오십이 넘고 나날이 몸이 쇠약해가니 부득불 임금의 자리에서 물러나려는 게요!

         세자의 년치가 보위를 이을만큼 장성하였을 뿐아니라 정치에 통하고 학식이 고명하니

         세자가 밝은 정치를 펼칠수 있도록 영상과 수천대감께서 힘이 되어 주시오!

윤은보 : 저,전하,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중종 : 태조대왕께오서도 아드님이신 태종대왕께 보위를 물려 주시고 상왕으로 물러앉으신 전례가 있으니

         경들은 속히 세자를 보위에 올리도록 하시오!

정광필 : 하오나 전하..!

중종 : 정대감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는가? 귀양처에서 올라온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과인의 선위를 막으려 하는가?!

         그리 알고 물러가시오!

정광필,윤은보 : (난감한)...!

중종 : 과인의 말이 아니들리는가?!

정광필 : 전하, 신의 목을 치신다하여도 전하께오서 어의를 돌리시기전에 물러갈 수 없사옵니다!

중종 : 물러가라! 물러가라!

정광필 : 전하!



s#14. 동 편전 마당


세자와 세자빈, 맨발에 삼베옷을 입고 합문안으로 들어온다.

박상궁, 최상궁 등이 그 뒤를 따른다.

세자와 세자빈, 댓돌계단 밑에 자리를 펴고 그 위에 결연한 표정으로 꿇어 앉는다.

대전내관, 편전에서 나오다 그 모습을 보고 흠짓 놀란다.


세자 : (편전 쪽을 보며 피를 토하듯) 아바마마, 선위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세자빈 : 거두어주시옵소서!


대전내관, 급히 편전안으로 들어간다.



s#15. 동 편전 방 안


세자(E) : 아바마마, 선위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흐흑-

중종 : (흠짓 방문쪽을 돌아보며) 대전내관, 이 무슨 소리냐?!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지금 세자저하께오서 편전 앞에서 호곡을 하고 계시옵니다.

중종 : 뭣이라?! 세자가?!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면)


강찬, 중종 뒤를 따르고 정광필과 윤은보도 방밖으로 나간다.



s#16. 동 편전 마당


세자, 서럽게 통곡을 하고 있다.


세자 : 아바마마, 선위한다는 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흐흑.

중종 : (대전내관과 김상궁을 거느리고 편전에서 나와 보는) 세자, 네 어찌 편전앞에서 통곡을 하고 있는 것이냐?!

세자 : (흐느끼며)..아바마마, 소자 돈수백배하옵고 간청드리건대 부디 선위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중종 : 세자, 이 아비가 용단을 내린 일이니 세자는 이만 물러가 보위에 오를 채비를 하라!

세자 : 아바마마, 어찌 소자를 만고에 불효자로 만드시옵니까?! 이는 불초자에게 죽으라는 말씀이시옵니다! 흐흐흑..!

중종 : 세자, 네 어찌 아비의 뜻을 꺽으려드는 것이냐?!

세자 : 아바마마, 흐흐흑..!

세자빈 : 흐흐흑..!


희빈과 창빈을 비롯한 네명의 후궁이 향이와 상궁나인들을 이끌고 편전댓돌쪽으로 다가온다.


중종 : 희빈, 창빈..어인일로 편전에 나온것인가?!

희빈 : 신첩들은 전하의 선위전교를 거두어달라는 주청을 드리러 왔사옵니다!

중종 : 듣지 않은 것으로 하겠다. 모두 물러가라!

희빈 : (창빈 일동과 세자빈의 뒤편에 주저앉으며) 신첩들은 전하께오서 선위전교를 거두어 주실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것이옵니다! 전하, 선위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창빈 : (일동과 함께 간절한) 거두어주시옵소서!

중종 : 물러들 가라! (몸을 휙-돌려 편전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세자 : 아바마마, 선위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일동 : 선위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윤원형과 윤원로, 일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어디론가 간다.



s#17. 빈청 방 안


김헌과 박희량, 정언각, 임형수, 김하서, 판서급대신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윤원형과 윤원로,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윤원형 : (휙-둘러보며) 세자저하께오서 맨발로 차가운 땅바닥에 부복하시어 호곡을 하시는데

            공들께서는 빈청에 틀어박혀 뭣들을 하시는게요?!

김헌 : 뭐,뭐라?! 허면 우리보고 어찌하라는 것인가?!

윤원형 : 결자해지라! 일을 이지경으로 만드신 공들께서 머리를 풀고 편전 댓돌에 이마를 짓찧어서라도

            선위전교를 거두시게 해야지요!

박희량 : 언평, 전하께오서 선위전교를 내리신게 어찌 우리들 탓이란 말이오?!

윤원형 : 허면 길가에 나뒹구는 개똥들 탓이란 말이오이까?!

정언각 : 뭐라?! 듣자듣자 하니 말씀이 지나치시구먼!

윤원형 : 지나치다니요?! 공들께서 외척의 비호를 받으며 조정의 권세를 탐하며 양위공론이다 뭐다 수근거려댄 것을

            전하께오서 들으시고 선위 전교를 내리신 것임을 어찌 모르신단 말씀이오?!

일동 : ...?!

윤원형 : (둘러보며) 공들께서 판부사대감같은 외척의 그늘에 들어 꿀물을 빨고 있는 동안

            이나라 조정이 썩어가고 있다는 것을 어찌 모르시오?!

임형수 : 언평! 그대 역시 외척이거늘 어찌 말끝마다 외척, 외척하는 것이오?!

윤원형 : 허어, 태종대왕께오서 외척의 발호를 경계하신 뜻이 무엇인줄이나 아시오?!

            중궁전의 권세 믿고 정사를 농단하는 외척을 말씀하신 거외다!

김하서 : 허면 언평은 외척이 아니란 말씀이신가?!

윤원형 : 외척의 권세가 어디서 나오는겝니까?! 바로 대통을 이으실 왕세자의 외숙이란 명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겠소이까?!

            이사람은 그럴 처지가 못되는 허울뿐인 외척이지, 판부사대감처럼 조정 권세를 쥐락펴락하는 외척이 아니오이다!

            아시겠소이까?!

일동 : ...?!

윤원형 : 명심들하시오! 판부사대감만 믿고 정사를 농단한다면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 할 일이 반드시 생길것이오!

윤원로 : (말리며) 워,원형아, 이제 그만하거라!

윤원형 : 형님도 두길 보기마시고 얼른 정신차리시오! (몸을 휙-돌려나가는)

김헌 : 저,저런! 괘심한...!

일동 : (불쾌한 표정으로 윤원로를 보는)..

윤원로 : (어색하게 웃으며)..헌데 판부사대감께오선 어딜 가시었사옵니까?

정언각 : 몸이 불편하시어 먼저 퇴궐하시었네..



s#18. 어느 길


윤임, 박서방이 배행하는 사인교를 타고 오는 얼굴위로.


윤임(E) : 전하께오서 어찌 그리 역정을 내신단 말인가? 혹시..세자저하를 보위에 도전하는 적으로 생각하시는겐가?

              설마..어찌 아비 자식간에 그런 마음을 먹을수 있을까? 아니야.. 그럴리는 없을게야!..모를 일이구먼, 모를일이야..!

윤임 : (생각에서 깨어나며) 박서방 장통교로 길을 잡게.

박서방 : 예. (교꾼들에게) 장통교로 가자신다!

교꾼들 : 예-


윤임을 태운 사인교가 어디론가 간다.



s#19. 편전 방 안


중종, 뭔가를 생각하는 얼굴위로.


중종(E) : 과인은 서산에 지고 있는 해고 세자는 동편에서 솟아오르는 해라..!

              허면 내 이제껏 허수아비 임금노릇을 하였단 말인가?!

              (주먹을 움켜쥐며) 아니돼! 내 누가 이 나라의 임금인지 만천하에 보여줄 것이다!



s#20. 갖바치 외경


당골네(E) : 아, 글쎄 새임금이 나신데요!



s#21. 동 갖바치 방 안


방백인, 당골네를 힐끗 보며 말한다.

갖바치, 갖신에 바늘땀을 넣고 있다.


방백인 : 이 여편네, 무얼 잘못먹었나 어찌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구 자빠졌어?

당골네 : 임금님이 동궁마마한테 임금 자리를 물려주신다는 소문이 파다합디다.

방백인 : 뭐라? 그게 참말이여?

당골네 : 그 일루 효심 깊으신 동궁마마께오서 강녕전 앞에서 호곡을 하신답디다..

            이번에 새임금님이 나신다고 도성안이 어수선합디다.

방백인 : (육갑을 짚어보고는)..아직은 때가 아니되셨거늘...?

            (갖바치를 돌아보고) 형님, 어찌 주상전하께오서 선위를 하신다는 걸까요?

갖바치 : 허허, 낸들 알겠나?.. 허나 밤이 되기전까지 창천에 해를 끌어내릴수는 없는 법이지!

방백인,당골네 : ...?



s#22. 옥매향 기방 마당


심퉁, 아랫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가려는데 윤춘년, 다가온다.


윤춘년 : 심퉁아, 아랫방에 들어계신 분이 임장원 맞지?

심퉁 : 그렇구먼유.

윤춘년 : (씩 웃으며 아랫방을 보는) 제아무리 도통군자라 해도 열계집 마다하는 사내는 없지, 암!



s#23. 동 옥매향 기방 아래채 방안


임백령과 소월향,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임백령 : 지난번엔 경황이 없어 인사도 못하고 갔소.

소월향 : (쌩긋) 이렇듯 다시 발걸음을 하여주시었사오니 그걸로 되었사옵니다.

임백령 : (어색한 침묵속에서 찻잔만 만지다가)...허면 내 이만 가보리다..

소월향 : 소첩, 나으리를 처음 뵈었을때부터 지금껏 나으리를 가슴에 담아두고 있사옵니다.

임백령 : 허나..이사람은..

소월향 : 예, 잘아옵니다. 나으리 가슴속엔 옥매향이란 이름 석자로 가득차서 소첩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것을

            잘 아옵니다. 하오나 소첩, 나으리 가슴속에 송곳을 꽂을만한 틈이라도 생긴다면

            그 속에다 소첩 이름 석자를 새기고 싶사옵니다.

임백령 : ...

소월향 : 소첩에게도 기회를 주시겠사옵니까?

임백령 : ..미안하구려..! 너무 야속하다고 생각마시오..!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소월향(E) : (일어서며 미소).. 너무 장담 마시옵소서! 내 치마폭에 휩싸였으니 쉽게 빠져나가지는 못할것이옵니다.

                 (임백령을 따라 방밖으로 나간다)



s#24. 동 옥매향 안채 마당


임백령, 중문쪽으로 걸어가고 소월향 배웅하듯 그 뒤를 따르는데

윤임, 박서방을 거느리고 중문 안으로 들어선다.

윤임과 임백령, 서로를 보고 움찔 놀라 멈춰서서 팽팽하게 마주본다.


윤춘년 : 판부사대감, 오시옵니까? 이 젊은 선비분께오선 이번에 장원급제를 하신..

윤임 : 토달거 없네! 내 잘 알고 있으니!

임백령 : (목례를 하는 듯 마는 듯 중문쪽으로 나가려는데)

윤임 : 허어, 갓 출사를 한 신출내기 한림학사가 기방출입이라니, 세상이 어찌돌아가는 겐지?!

임백령 : (멈춰서 돌아보며) 나라의 녹을 먹는 조정대신께오서 기생 치마속에 재물을 퍼넣어니 세상이 이리 돌아가는게지요!

윤임 : (돌아보며 부라리는) 뭐라? 네놈이 정녕 세자저하의 외숙인 나를 기망하는 것이냐?

임백령 : 시생, 갓 출사한 신출내기라 세자저하의 외숙인 판돈령부사가 그리도 대단한 직책인지 아래위를 잘 몰랐사옵니다!

            용서하시지요! (조아리고 휙-돌아서 간다)

윤임 : 저, 저놈이..!

윤춘년 : 대감, 대감께오서 상대할만한 자가 아니옵니다. 어서 방으로 드시지요!

            (소월향에게 눈짓하며) 월향아, 어서 뫼시어라.

소월향 : 드시지요.

윤임 : (소월향을 못마땅하게 보다가 아랫방쪽으로 가는)



s#25. 동 옥매향 아랫방 안


윤임, 앞에 앉은 소월향을 못마땅하게 보며 말한다.


윤임 : 네 입으로 내 정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여놓고 네 어찌 다른 사내를 끌어들인게냐?

         내 이제껏 창기년의 말에 농락당했던 것이냐?!

소월향 : 소첩, 대감에 대한 일편단심은 추호도 변함이 없사옵니다. 사내의 정은 강물처럼 여러갈래로 흐르지만

            여인의 정은 폭포수처럼 외길로 흐르는 것이온데 어찌 소첩이 두 마음을 품을수 있겠사옵니까?!

윤임 : 음..!

소월향 : 대감, 소첩은 노류장화이옵니다. 손만 뻗히면 누구나 꺽을수 있는 길가의 버들가지요, 담장 옆에 핀 꽃이옵지요.

윤임 : (그건 그렇다)..노류장화라..?!

소월향 : 대감, 소첩에게 다른 사내의 손이 타는 것이 꺼려지시온다면 소첩을 소실로 맞아주시옵소서!

윤임 : 뭐라, 소실로 맞아달라?

소월향 : 예, 소첩도 대감만을 뫼시고 싶사옵니다. 소첩을 기적에서 빼내어주신 연후에 소실로 맞아주시오면

            대감께오서 두 번 다시 언잖으신 일을 목도하실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윤임 : 음.. 그래, 그 일은 잠시 생각해보자구나.

소월향 : 대감, 고맙사옵니다. 고맙사옵니다! 그리만 해주시오면 소첩 대감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잊지않을 것이옵니다.

윤임(E) : 허어, 내 소실을 맞으면 호랑이같은 마누라가 가만 있지는 않을 것을!



s#26. 갖바치 마당


임백령,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당골네, 쪼르르 달려와 맞는다.


당골네 : 임장원 나으리 이제 오십니까요?

임백령 : (방문앞 댓돌에 놓인 신발을 보며)..손님들이 오시었소?

당골네 : 윤판관과 조정신료분들께오서 나으리를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임백령 : 이사람을요..?

당골네 : (방문쪽으로 다가가) 임장원께오서 오시었습니다요.

임백령 : (의아한 표정으로 방문쪽으로 걸어가는)



s#27. 동 갖바치 방 안


윤원형과 정순붕, 이기, 허자, 갖바치와 방백인이 앉아있고 그 앞에 임백령이 앉아있다.


이기 : (임백령을 보며) 허어, 이렇듯 가까이서 보니 괴마의 눈빛이 형형하구먼!

정순붕 : 암요, 장차 이나라 조정을 이끌어갈 큰 재목감인 듯 싶사옵니다!

허자 : 한배를 탈 운명이니 허심탄회하게 교유하십시다.

임백령 : (윤원형을 보며) 윤판관, 이분들께오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이옵니까?

윤원형 : 그게..저.. 좋소이다, 거두절미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리다.

            괴마도 이제 출사를 하시었으니 우리와 의기투합하여 이나라 조정을 쇄신하여 보십시다.

임백령 : 의기투합이라니요?

윤원형 : (갖바치와 방백인을 힐끔보는데)..

정순붕 : (갖바치와 방백인을 보며 헛기침을 하는)..험,험.

갖바치 : 하오면 소인들은 이만 나갈테니 말씀들 나누시지요. (방백인에게) 일어서세나. (일어서면)

방백인 : 예..(따라 일어서는데)

임백령 : 갖바치선생, 나가실 것 없사옵니다! 이방에서 나가야할 사람은 이 손님들이옵니다!

윤원형 : (일동)...?!

임백령 : 시생, 윤판관 같은 외척이나 여기계신 분들처럼 외척의 덕을 보고자 빌붙는 자들과는 교유하고 싶지가 않소이다.

            허니 당장 이방에서 나가시오!

정순붕,이기,허자 : (일그러지는)...?!

윤원형 : 괴마, 내게 어찌 이러시는게요..?

임백령 : 전하께오서 선위전교를 내리시어 온조정이 어수선하거늘

            윤판관께서는 어찌 세를 규합하여 장차 조정을 틀어쥘 욕심에만 사로잡히신게요?!

윤원형 : ..괴,괴마.. 무언가 오해를 하신 듯 싶은데..

임백령 : 내 외척과는 마주 앉고 싶지 않으니 당장들 나가시오!

윤원형 : 괴,괴마..!

정순붕 : (박차고 일어서며) 언평, 우리가 사람을 잘못본 듯 싶소.

            저 혼자 독야청청하려는 헛똑똑이는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할 것이니 이만 가십시다.

이기 : 그러는게 좋겠네!

허자 : 예, 시생도 같은 마음이옵니다.

정순,이기,허자 : (불쾌한 표정으로 방밖으로 나가면)

윤원형 : 괴마, 한선생 밑에서 동문수학한 처지에 어찌 내게 이런 개망신을 주시는게요?!

임백령 : 윤판관께오서도 명심하시오!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었다고 하여

            그 위세를 믿고 다른 마음을 먹고자 하신다면 크게 낭패를 보실 것이외다!

윤원형 : (쏘아보며) 내 괴마의 말을 깊이 새겨두리다!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방백인 : (조심스럽게)..나으리..어찌..?

임백령 : (갖바치를 보며) 시생, 외척을 멀리하라는 선생과의 약조를 지켰사옵니다.

갖바치 : (끄덕이며)..음! 참으로 잘 하시었사옵니다...!



s#28. 강렬한 햇볕이 내려쪼인다 (INSERT)



s#29. 편전 마당


세자와 세자빈, 그리고 희빈과 창빈을 비롯한 후궁들이 고통을 참으며 댓돌계단 앞에 앉아있다.

뒤편에 시립하여 선 박상궁, 최상궁, 향이를 비롯한 상궁나인들의 얼굴에서도 땀이 흘러내린다.



s#30. 동 편전 방 안


중종, 연상위에 놓인 상소문들을 와르르 쓸어버린다.

앞에 앉아있던 강찬과 박희량, 움찔 놀란다.


중종 : 과인이 와병중에 양위를 논의했던 삼사에서 어찌 이제와서 선위전교를 거두어달라는 상소를 올린단 말인가?

박희량 : ..황공무지하옵니다! 하오나 삼사에서 양위를 공론한 바는 없사..

중종 : 대제학, 그 입 다물라! 다물라! 과인은 결코 선위전교를 거두지 않을것이니

         어명을 거스르는 상소는 더는 읽지 않을것이오! (박차듯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강찬,박희량 : (난감한)...!



s#31. 동 편전 마당


중종, 노기띈 표정으로 대전내관과 김상궁을 거느리고 편전에서 나오는데.


세자 : (지치고 갈라진 목소리)..아바마마, 선위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후궁 일동 : 거두어주시옵소서.


중종, 세자와 세자빈, 후궁들을 노려보다가 몸을 돌려 옆계단을 내려가 교태전쪽으로 가버린다.



s#32. 중궁전 방 안


중종, 보료위에 앉으면 윤비, 아기를 품에 안고 따라 앉는다.


윤비 : 전하, 왕실과 조정이 불안해하고 있사옵니다. 이제 그만 선위전교를 거두시지요!

중종 : 아니오, 중전! 임금이 자리에 누워있을 때 임금을 갈아치우고자 하였던 신하들을 내 어찌 용서할 수 있겠소?!

윤비 : 하오나 세자와 빈궁은 물론이옵고 후궁들이 뙤약볕아래서 몹시 힘들어 하고 있사옵니다.

중종 : 과인은 무엇보다 세자의 의중을 알고 싶은 것이오! 세자가 어찌 양위공론을 듣고도 모른척 하였는지 말이오!

         허니, 중전께서는 모른척 잠자코 계시오.

윤비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중종 : 어디 우리 못난이 좀 보십시다.

윤비 : (아기를 건네주면)

중종 : (아기를 보며 환하게 펴지는) 이놈아, 걱정말거라! 네가 장성할때까지는 이 아비가 너를 지켜줄 것이다!

윤비 : ....



s#33. 윤원형 집 초당 외경 (밤)


윤원형(E) : 허어, 내 망신도 이런 개망신을 당하긴 처음이오!



s#34. 동 윤원형 집 초당 방안 (밤)


난정과 윤원형,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윤원형 : 임선비가 어찌 조정신료들 앞에서 이사람 얼굴에 똥물을 칠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소이다!

난정 : 서방님, 너무 걱정마시옵소서. 임선비는 반드시 서방님의 오른팔노릇을 해줄 것이옵니다.

윤원형 : 음..! 그것보다는 조정일이 더 걱정이구려.

난정 : 전하께오서 선위전교를 내리신 일 말씀이옵니까?

윤원형 : (끄덕이며) 전하께오서 정녕 선위를 하신다면 세자저하께오서 용상에 오르게 되실터인데

            그리되면 내 또 추풍낙엽 신세가 되어 땅바닥을 나뒹굴게 아니겠소?

난정 :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옵니다.

윤원형 : 아니오, 이번엔 전하께오서 굳은 용단을 내리신 듯 싶소이다. 그게 아니라면 어찌 이리 완강하실수 있겠소?

난정 : (미소) 처녀가 시집을 아니 가겠다는 말을 믿으시옵니까?

윤원형 : (흠짓보며)..허면 전하께오서 괜한 고집을 부리고 계신단 말씀이오?

난정 : 전하께오선 서른해가 넘게 이 나라의 군주의 자리에 계시었던 분이시옵니다.

         임금의 자리가 어떤 자리이옵니까?! 한번 오르면 누구든 내려오고 싶지 않은 그런 자리이옵지요!

윤원형 : 헌데 전하께오서 어찌 이리 완강하신게요?

난정 : 전하께오선 세자저하의 의중을 저울질하고 계신것이옵니다.

윤원형 : 저울질이오? 허어, 어찌 부자지간에 그런 일을...?

난정 : 아무리 피를 나눈 아비, 자식이라도 당이 다르면 탄핵을 하고 찍어내야하는 것이 정치 아니옵니까?!

윤원형 : 음..!

난정 : 하오니 서방님께오선 잠자코 지켜보시옵소서.

윤원형 : 그리합시다..헌데 부인, 큰사람의 행방은 찾으시었소?

난정 : (굳으며)..예, 조만간 아우님이 입궐하여 중전마마 안전에서 소첩의 결백함을 증거할 것이옵니다.

윤원형 : 참으로 잘되었소이다.. 내 이제야 두발 쭉 뻗고 편히 잘수 있을 것 같구려.

난정 : 서방님, 여지껏 소첩의 결백을 믿지 못하신 것이옵니까?

윤원형 : 허허, 그럴 리가 있겠소? 내 부인을 믿으니 그런 말을 한게지요! 허허허.

난정 : ...!



s#35. 편전 마당 (밤)


상궁나인들과 별감들이 조족등을 밝히고 서있다.

세자와 세자빈, 고통을 참으며 앉아있는데 희빈, 탈진한 듯 비틀거리며 옆으로 쓰러진다.


향이 : (급하게 다가와 부축하며) 마마, 정신차리시옵소서.

세자 : (향이에게) 어서 처소로 뫼시고 내의를 부르게.

향이 : ..하오나..

세자 : 내 말대로 하게.

향이 : 예, 저하..(나인 몇과 희빈을 부축하여 어디론가 간다)

세자 : 다른 마마들께오서도 처소로 돌아가시옵소서.

창빈 : 소첩들은 저하의 곁을 지킬 것이옵니다..

세자 : 고맙사옵니다..(편전쪽을 보며) 아바마마, 선위전교를 거두어주시옵소서..

김상궁 : (편전 앞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 편전으로 들어간다)



s#36. 동 편전 방 안 (밤)


중종, 앞에 서있는 김상궁에게 묻는다.


중종 : 김상궁, 세자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가?

김상궁 : 예, 세자저하께오선 입에 물한모금 아니대시고 흐뜨러짐이 없이 자리를 지키고 계시옵니다.

중종 : ..음! 알았으니 물러가게.

김상궁 : 전하, 세자저하께오서 존체를 상하실까 염려되옵니다. 이만 그치라 하심이..

중종 : 어허, 김상궁이 언제부터 과인을 가르치려 든 것이냐?! 이만 물러가라 했다!

김상궁 : 화,황공하옵니다.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중종(E) : 내 세자의 의중이 무엇인지 밝혀내기 전까지는 결코 선위전교를 거두지는 않을것이야!



s#37. 편전 마당 몽타쥬 (밤)


창빈을 비롯한 후궁들이 탈진하여 하나둘씩 쓰러진다.

상궁나인들이 후궁을 부축하여 처소로 데려간다.

세자와 세자빈만이 고통을 참으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승지, 일각에서 그 모습을 안쓰럽게 보다가 몸을 돌려 어딘가로 급히간다.



s#38. 윤임 사랑채 외경 (밤)


윤임(E) : (불켜진 방문쪽에서) 뭐라?! 세자저하께오서 석고대죄를 드리고 계시다니요?!



s#39.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밤)


윤임, 놀란 눈으로 박승지를 본다.


박승지 : 세자저하의 존체에 큰일이라도 생길까 걱정이옵니다.

윤임 : 박승지, 먼저 입궐하시어 저하의 존체를 살펴주시오. 내 곧 뒤따라 가리다.

박승지 : 예, 대감. (일어나서 급하게 방밖으로 나가는)

윤임 : 허어, 어찌 전하께오서 대통을 이으실 아드님을 이리 대하실수 있는가? 어찌?!

윤임처(E) : (방밖에서) 대감 소첩이옵니다.

윤임 : 드시오.

윤임처 : (방안으로 들어오며) 대감, 입직승지가 오시었다는데 궐안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이옵니까?

윤임 : ...부자상잔의 참화가 생길지도 모르겠소.

윤임처 : (놀라보며) 부자상잔이라니요?!

윤임 : 내 곧 입궐해야 할것이니 채비를 하여주시오!

윤임처 : 예. (방밖으로 나가는)

윤임 : (결연한)..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부자상잔만은 막아야 함이야!



s#40. 대궐 전각위로 날이 밝아온다



s#41. 편전 마당


세자와 세자빈,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자빈, 완전히 탈진한 듯 혼미한 의식속에서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버티고 앉아있다.


세자 : (돌아보며) 빈궁, 내 자리를 지킬것이니..빈궁은 이만 동궁전으로 돌아가시오..

세자빈 : (사력을 다해 눈을 뜨며) 아니옵니다..소첩.. 세자 저하의 곁을 지킬것이옵니.. (말을 맺지 못하고 쓰러지는)...

최상궁 : (급히 달려오며) 빈궁마마, 빈궁마마!

세자 : 최상궁, 언성을 높이지 말게.. 아바마마께오서 침수드시는 강녕전 앞이네.

최상궁 : (울상)..예..저하..

세자 : 빈궁을 동궁전으로 뫼시게..

최상궁 : 예..(상궁나인들을 지휘하여 세자빈을 부축하여 합문밖으로 데려간다)

박상궁 : (다가서며) 저하.. 미음이라도 쑤어올릴까요?

세자 : 어찌 아바마마께 씻지 못할 불효를 지은 자가 음식을 입에 댈수 있겠는가?

박상궁 : ..하오나 이러시다 존체라도 상하시오면..

세자 : 박상궁, 난 괜찮으니 내 걱정은 말게...!

윤임 : (합문 안으로 급하게 들어와 세자쪽으로 다가오며) 저하! 저하!

세자 : 판부사대감...

윤임 : (세자 앞에 꿇어앉아 조아리며) 신의 용렬함 때문에 저하께오서 이런 고초를 겪으시다니요?!

         신, 죽음으로 저하께 지은 죄를 씻겠사옵니다.

세자 : ..판부사대감, 경거망동하지 마세요..

윤임 : (큰 절을 올리며) 저하, 부디 존체를 보중하시어 장차 이나라를 태평성대로 이끌 동방의 성군이 되시옵소서!

         (일어나 비장한 표정으로 계단을 올라 편전안으로 들어가는)

세자 : (윤임의 뒷모습을 보며) 판부사대감- 외숙부-외숙부-



s#42. 동 편전 방 안


중종, 밤을 뜬 눈으로 새운 듯 연상앞에 앉아있는데.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주상전하, 판부사대감이 면대를 청하고 있사옵니다.

중종 : (냉랭한) 과인은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으니 물러가라 해라-

윤임(E) : (방밖에서) 전하, 어찌 부자상잔의 참화를 일으키려 하시옵니까?!

중종 : (휙-방문쪽을 노려보며) 뭣이라?! 부자상잔?!



s#43. 동 편전 복도


윤임, 방문앞에 꿇어 앉아 피를 토하듯 고한다. (*김상궁은 없다)


윤임 : 전하, 조정에서 양위공론을 주도한 것은 신이옵니다! 신에게 죄를 물어주시옵소서!

중종 : (방문을 벌컥 열고 나와 노려보며) 판부사, 그대는 과인의 신하인가, 세자의 신하인가?!

윤임 : 전하, 신은 전하의 충성스러운 신하이옵고 장차 세자저하께오서 대통을 이으신다면

         대를 이어 충성을 다바칠 것이옵니다.

중종 : (노려보다가) 헌데 어찌 과인이 병석에 눕자마자 양위를 거론한 것인가?!

         이는 판부사가 과인이 아닌 세자의 충신이란 확증이 아닌가?!

         판부사, 유약한 세자를 보위에 올린 연후에 그대가 이나라 정사를 좌지우지하려던 저의가 아닌가?!

         세자 또한 이를 묵과하여 이 아비를 젖히고 보위에 오르려던 것이 아닌가?!

윤임 : 천부당만부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신이 저지른 대죄는 어떤 벌이든 달게 받을 것이옵니다.

         하오나 세자저하께오서는 추호도 죄가 없으시옵니다.

중종 : 판부사, 목숨을 내걸고 세자를 감싸주려는 까닭이 무엇인가?!

         판부사가 세자를 두호한다고 하여 목숨을 부지할 줄 알았는가?!

윤임 : 신은 백번 죽는다 할지라도 여한이 없사옵니다. 하오나 신, 부자상잔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감히 주청드리옵니다.

         전하! 신을 처형하신 연후에 이번 일은 덮어 주시옵소서! 신, 이렇게 간청드리옵니다.

         (이마를 복도 바닥에 쿵쿵 짓찧는)..흐흑...

중종 : (보다가) 정녕 세자는 조정의 양위 공론과 무관하단 말인가?!

윤임 : 예, 세자저하께오서 양위공론을 들으신 연후에 신을 불러 크게 꾸짖으시었사옵니다!

중종 : 그 말이 참인가?

윤임 : 전하, 죽음을 목전에 둔 자가 어찌 거짓을 고하오리까?!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E) : (보는) 세자가..세자가 판부사를 불러 크게 꾸짖었단 말이지...!

김상궁 : (방쪽으로 급히 오며) 저,전하! 큰 일 났사옵니다.

중종 : 큰 일이라니?!

김상궁 : 세자저하께오서 토혈을 하신 연후에 혼절하시었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토혈?! (대전내관과 김상궁을 거느리고 급하게 복도쪽으로 간다)

윤임 : (중종의 뒤를 따르는)..



s#44. 동 편전 마당


세자, 입가에 피를 머금은채 정신을 잃고 누웠고 박상궁이 부축하고 있다.


박상궁 : 저하, 정신차리시옵소서! 저하, 저하!

중종 : (급한 걸음으로 편전에서 나와 세자쪽으로 계단을 뛰어내려오는) 세자! 세자! (세자를 부둥켜 안는)

세자 : (간신히 눈을 뜨며)... 아바마마..

중종 : 오냐, 아비다..정신차리거라..

세자 : ..선위전교를..거두어주시옵소서...

중종 : 오냐, 오냐, 그리할 것이다. 그리할 것이야!

세자 : ..황감하옵니다...(평안하게 눈을 감는)..

중종 : 백돌아! 백돌아! (주위를 보며) 어서 김어의를 부르거라!

대전내관 : 예! (급하게 어디론가 가고)

중종 : (세자를 부둥켜 안은채 흐느끼는)..백돌아, 이 아비가 잘못하였다..잘못하였어.. 허니 정신차리거라..흐흑..

윤임 : (일동, 찡하여 지켜보는)..!



s#45. 동궁전 방 안


세자, 미간을 찌푸리며 몇 번 뒤척거리다 눈을 뜬다.

중종과 윤비, 세자빈이 세자 주변에 앉아있다.

김어의, 누워있는 세자의 진맥을 하고 있다.


세자 : (의아한)..아바마마, 소자가 어찌...(몸을 일으키려다 고통스럽게 눕는)

중종 : 괜찮으니 누워있거라.

세자 : ..황공하옵니다..

김어의 : (진맥을 마치고 물러나 앉는데)

중종 : 김어의, 세자의 몸은 어떠한가?

김어의 : 저하께오선 기가 쇠잔하시오니 몸조섭에 각별히 조심하시어야 할것이옵니다. 소인이 보약을 다려올리겠사옵니다.

중종 : 애썼느니..이만 물러가라.

김어의 : 예. (조아리고 의녀를 거느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세자 : ..아바마마, 선위전교는 어찌되었사옵니까...?

윤비 : 전하께오서 전교를 거두시었사오니 세자는 아무런 염려말고 쉬도록 하오.

세자 : ..아바마마, 고맙사옵니다. 고맙사옵니다..(눈물이 흐르는)

중종 : ..이 아비가 세자의 마음도 모르고 너무도 혹독하였구나..이 아비를 용서하거라.

세자 : 아바마마, 흐흑...

중종 : 세자..

세자빈 : (눈물을 찍어내는)..

윤비 : (보는)...!



s#46. 어느 절 객사 외경 (김씨가 머무는)



s#47. 동 어느 절 객사 방 안


김씨, 앞에 놓인 당의함에서 당의를 꺼내고 있다.

배천댁과 탄실이 앞에서 본다.


배천댁 : 아씨, 이번에 입궐하시오면 중전마마께 초당아씨의 죄상을 고하실 것이옵니까?

김씨 : 암, 내 어찌 중전마마께 거짓을 고할수 있겠는가?

배천댁,탄실 : (기대감에)...!

김씨 : (당의를 보며 뭔가 결의에 찬)...!



s#48. 윤원형 초당 외경


모린, 방문쪽에 서있는 모습위로.


난정(E) : 중전마마께오서 어찌 이 사람을 입궐하라 명하신 것이옵니까?



s#49.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과 오상궁이 마주 앉아있다.


오상궁 : 이집 안방아씨께오서 오늘 입궐하신다는 기별을 넣으시었네.

난정 : 그래요?..허면 오늘에야 이 사람의 결백이 밝혀지겠군요.

오상궁 : 서두르시게나.

난정 : 소첩 곧 따를테니 마마님 먼저 입궐하시지요.

오상궁 : 그리함세.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 : 모린아, 들거라!

모린 :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난정 : 어서 입궐채비를 하거라!

모린 : 아씨, 안방아씨가 중전마마께 다른 말을 고하면 어찌 하옵니까?

난정 : (저으며)..아우님은 아무리 철천지 원수라 할지라도 해꼬지를 못할 사람이다!

모린 : (뭔가 불안한) 그래도...?

난정 : 아우님이 나를 죽일것인지 살릴것인지 내 두고볼것이야!



s#50. 당추 암자 법당 마당


당추, 부처님 앞에서 정좌를 하고 앉아있는데.


용이 : (법당쪽으로 다가오며) 스님, 점심공양 하시옵소서.

당추 : (돌아보며) 허허, 벌써 그리 되었더냐? (일어나 부처님에게 합장을 하고 법당밖으로 나오며)

         허허, 내 육십 평생 성불은 커녕 절밥만 축내고 있으니 어쩌면 좋누?

용이 : 예에?

당추 : 아니다, 가자.. (객사쪽으로 가다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고) 으윽!

용이 : 스님, 어찌 그러시옵니까?!

당추 : (숨이 막히는 고통스럽게 가슴을 움켜쥐다가 쓰러지는)

용이 : (놀라) 스님, 스님 정신차리시옵소서!

당추 : (정신을 잃은 모습에서)...



s#51. 중궁전 외경



s#52. 동 중궁전 복도


난정, 방문쪽으로 다가와 선다.


엄상궁 : 중전마마, 윤판관 작은 안으서 들었사옵니다.

윤비(E) : (방안에서) 들라하게.

엄상궁 : 예. (난정에게) 드시게.

난정 : (목례를 하고 방문쪽으로 다가선다)



s#53.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방안으로 들어서면 윤비 앞에 김씨, 새당의를 입고 앉아있다.


난정 : (윤비에게 조아리며) 중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다가와 앉거라.

난정 : 예. (김씨옆으로 다가와 앉는)

윤비 : 내 두사람을 어찌 불러들였는지 그 까닭을 알고 있을 것이요.

난정,김씨 : (긍정하는)..

윤비 : (난정과 김씨를 쏘아보며) 지금부터 이사람이 묻는 말에 추호라도 거짓이 있다면 내 용서치 않을 것이오!

난정,김씨 : 하문하시옵소서!

윤비 : 올케는 어찌 집을 떠나 산중 암자에 머물고 있으신게요?!

김씨 : ...

난정(E) : (김씨를 힐끗보는) 아우님, 말한마디에 내 목숨이 달려있으니 답을 잘하시어야 할 것이오!

윤비 : 올케가 집을 나간 것이 스스로 정한 일이오, 아니면 난정이의 핍박을 받으신게요?!

김씨 : ...

윤비 : 올케! 말씀해보세요!

김씨 : 중전마마, 소첩은 난정이의 강압으로 집을 나간 것이옵니다!

윤비 : 뭐라?! (난정을 휙-노려보는)...난정이 네 이년?!

난정 : (당혹스러운)..아,아우님, 어,어찌 이사람을 죽이려는 것이오?!

김씨 : ...


난정, 표정을 수습하고 김씨를 쏘아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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