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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4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1,115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142











s#1. 중궁전 외경 (낮)


윤비(E) : 난정이 네 이년! 네 어찌 첩년 따위가 정실을 핍박하여 집밖으로 내칠수가 있단 말이냐?!



s#2.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난정을 무섭게 노려보며 호통친다.


윤비 : 네년이 웃전을 핍박한 것만으로도 모자라 나까지 기망하려 들다니 네년이 그러고도 살기를 바랬더냐?!

난정 : (당혹스러움)..주, 중전마마, 소첩은 결코 그런일이 없사옵니다.

         (김씨를 휙- 노려보며) 아우님, 어찌 이 사람을 모함하여 죽이려는 것이오?!

김씨 : (담담한)...

윤비 : (버럭) 아우님이라니?! 네년이 기고만장하여 얼마나 웃전을 깜보았으면 이리 하대를 하느냐?!

난정 : ..중전마마..그, 그것은...

윤비 : 닥치거라! 네년이 집안 망칠 계집이라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거늘

         네 어찌 요망한 혓바닥을 놀려 나를 우롱하려드는게냐?! 네 년이 무슨 발명을 한다한들 내믿지 않을 것이야!

난정 : (바짝 조아리며)..중전마마, 소첩 억울하고도 억울하옵니다..흐흑..

윤비 : (방문쪽을 보며) 엄상궁, 들게!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엄상궁 : (방문이 열리면)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당장 교태전 뒷뜰에 형틀을 차리게.

엄상궁 : (흠짓) 혀,형틀이라니요..?

윤비 : 내 하늘 무서운줄 모르고 설쳐대는 첩년의 죄를 엄히 징치할 것이다!

엄상궁 : 예, 분부대로 봉행하겠나이다.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 : ..중전마마..흐흐흑..

윤비 : 네 뉘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이냐?! 당장 그치지 못할까?!

난정 : (울음을 삼키는)...흐흑..

윤비 : 내 손으로 매를 쳐서 네년에게 양천의 지엄함을 보여줄 것이다!

김씨 : 중전마마, 난정이를 용서하여 주시지요.

윤비 : (흠짓 보며) 뭐라? 올케 지금 뭐라하시었소? 난정이를 용서하라니요?

난정 : ...?!

김씨 : 난정이가 소첩에게 집을 나가라 종용한 일은 참이오나 그것은 모두 중전마마와 윤씨가문을 위한 충정이었사옵니다.

윤비 : 뭐라? 충정이요?

김씨 : 예..난정이가 소첩을 종용한 까닭은 지난번 희락당 숙부가 대역죄로 사사된 옥사가 있은 연후에

         소첩으로 인해 중전마마와 윤씨가문이 화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사옵니다.

윤비 : 허나 그렇다하여 세상천지에 어찌 첩년이 정실을 핍박할 수 있단 말이오!

         올케가 아무리 난정이를 두호하여도 내 용서할 수가 없소!

난정 : ...!

김씨 : 중전마마, 어느 정실이 첩실의 강압으로 집을 떠날수 있겠사옵니까?

         소첩 역시 당분간 집을 떠나 있는 것이 좋을 듯 싶어 스스로 결정한 일이었사옵니다.

윤비 : ..스스로 결정하였다?!

김씨 : 예, 마마! 지난번 난정이가 소첩이 머무는 암자에 찾아와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빌었사옵니다.

윤비 : (난정을 보며) 난정아, 네 정녕 스스로 죄를 뉘우치고 올케를 찾아가 용서를 빌었느냐?!

난정 : ..예..마마.. 그리하였사옵니다..

윤비 : 아무리 그랬다고는 하나 내 이번일을 이대로 넘어갈수는 없음이야!

김씨 : 중전마마, 마마의 사가에서 처첩간에 반목한다는 말이 담장을 넘어가 구설에라도 오른다면

         중전마마께는 물론이옵고 서방님 전정에도 누가 되는 일이옵니다.

         소첩, 간곡히 바라옵건대 이번 일은 불문에 붙여주시옵소서!

윤비 : (뭔가를 생각하는)...

난정 : (긴장)...

윤비 : ..올케의 생각이 참으로 깊구려..그래요, 내 이번일은 올케의 청을 듣기로 하지요.

김씨 : 황감하옵니다..

난정 : ..중전마마..참으로 백골난망이옵니다..흐흑..

윤비 : (난정을 휙-노려보며) 난정아, 고맙다는 치하는 올케한테 하거라!

         올케가 아니었으면 내손으로 네 목숨을 거두었을 것이다!

난정 : (김씨를 보며)..고맙사옵니다..고맙사옵니다..

김씨 : ...

윤비 : 난정아, 네 두 번 다시는 웃전인 올케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패악을 부리지 않겠다고 맹세할 수 있겠느냐?!

난정 : 예, 마마! 소첩 목숨을 걸고 맹세하겠사옵니다.

윤비 : 또한 네 앞으로 올케를 나를 보듯 성심으로 받들어야 할것이다!

난정 : 소첩, 그리 할것이옵니다!

윤비 : (김씨를 보며) 올케, 웃전의 권위는 스스로 지키는 것입니다. 앞으로 난정이가 패악을 부린다면 엄하게 징치하세요!

         내 올케한테 난정이의 생사여탈권을 드리겠습니다!

김씨 : ...!

난정 : (흠짓 보며) 새, 생사여탈권이요..?!

윤비 : (난정을 휙-노려보며) 네 나와의 맹세를 어긴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한 약조를 그새 잊었느냐?!

난정 : (바짝 조아리며) 아, 아니옵니다. 소첩 목숨을 아씨께 맡길 것이옵니다.

김씨 : ...!

윤비 : 올케, 먼 걸음 하시느라 곤하실터이니 오늘은 이만 물러가세요.

김씨 : 예..소첩, 이만 물러가옵니다. (일어서는데)

윤비 : 난정아, 내 아직 네게 할말이 남았으니 넌 잠시 있거라.

난정 : 예, 마마..

김씨 : (윤비에게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s#3. 동 중궁전 복도


김씨, 방밖으로 나와 잠시 멈춰서서 방문쪽을 돌아보는 얼굴위로.


김씨(E) : 생사여탈권이라..?

엄상궁 : (조아리며) 살펴가시옵소서.

김씨 : (목례를 하고 복도끝으로 가는)

윤비(E) : (방안에서) 엄상궁, 다를 들이게!

엄상궁 : 예! (오상궁을 보며) 어서 다상을 차리게!

오상궁 : 예. (복도 끝으로 간다)

엄상궁 : (방문쪽을 보는)



s#4.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찻잔을 앞에 놓고 주눅이든 표정으로 조아리고 앉아있다.


윤비 : (찻잔을 들다가)..난정아, 네 어찌 의기소침한것이냐?

난정 : ..소첩의 목숨이 소첩의 것이 아니온데 소첩이 어찌 활개를 펼수 있겠사옵니까?

윤비 : 네 내 앞에서 한 맹세를 지킨다면 무탈할 것이다!

난정 : 소첩, 하늘이 두쪽난다 하여도 맹세를 지킬 것이옵니다!

윤비 : 오냐, 그리해야 할 것이다! (찻잔을 내려놓으며) 난정아, 네 전하께오서 선위교지를 거두신 일을 알고 있느냐?

난정 : 예, 마마..전하께오서 세자저하의 효심에 깊이 감복하시어 선위교지를 거두신 것으로 들었사옵니다.

윤비 : 그래, 전하께오서 세자의 간청으로 양위 공론을 주도한 윤임이의 죄까지 용서하여 주시었다.

         장차 윤임이의 기세가 욱일승천할 것인데..어찌해야 하겠느냐?

난정 : 전하께오서 연부역강하시는 한 윤임이도 당분간은 중전마마와 대군아기씨를 모해하려는 짓거리를 꾸미지는

         못할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윤비 : 그래..허나 전하의 보령이 지천명을 넘기시었으니 창졸간에 망극한 일을 당하시온다면 어찌 될지 내 참으로 걱정이구나..

난정 : 지금 서방님이 조정에 세를 마련하고 계시옵고 또한 소첩에게 윤임이를 잡을 계책이 있사오니 심려거두시옵소서.

윤비 : 윤임이를 잡을 계책이라?

난정 : 예, 소첩만 믿으시옵소서!



s#5.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앞에 김헌과 박희량, 정언각과 김하서, 임형수가 앉아있다.


윤임 : 이사람, 지난번 세자저하께오서 선위전교를 거두어달라고 석고대죄를 드리신 일을 보고 크게 깨달았소이다!

         세자저하께오서 대통을 이으신다면 세종대왕 같으신 성군이 되실 것이외다!

정언각 : 예, 조정과 사림의 존경과 칭송은 물론이옵고 백성들까지 세자저하를 우러러 보고 있사옵니다!

윤임 : 저하께오서 보위에 오르시오면 이나라 국운이 뻗치고 태평성대를 구가할 것이오!

         허니 공들께서는 장차 세자저하를 받들 동량들을 찾아내시어 천거하시도록 하시오!

일동 : 그리하겠사옵니다.

윤임 : (정언각에게 어음을 내밀며) 받으시오.

정언각 : (받으며) 이것이 무엇이옵니까? (어음을 꺼내보며) 아니, 이것은 어음 아니옵니까?

일동 : (놀라 보는데)...?!

윤임 : 그렇소, 허나 그 돈은 조정에 우리 세를 키우기 위한 정치자금이 아니라

         이나라에 참신한 인재들을 키우는데 쓸 자금이오!

박희량 : 하오면..?!

윤임 : 이사람은 무관출신이라 정치는 잘 모르오! 허나 앞으로 조정에서 협잡과 간특한 음모가 난무하는 구폐를 일소하고

         진정으로 나라를 생각하는 선비들이 정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믿소! 그것이 세자저하를 진정으로 위해는 길일 것이오!

일동 : ...!

윤임 : 이사람은 세자저하를 위해 신명을 다바칠 것이오! 여러분도 이사람 뜻에 의기투합해주시겠소이까?!

일동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s#6. 백치수 사랑채 마당


송서방, 방문쪽에 서있는 모습위로.


백치수(E) : 나으리 참으로 오랜만에 발걸음을 하시었사옵니다.



s#7. 동 백치수 사랑채 방 안


윤원형과 백치수, 마주 앉아있다.


윤원형 : 내 자네를 찾은 뜻은..재물을 빌리러 온 것일세.

백치수 : (흠짓)..재물이요? 허허, 설마 나으리께오서 정치자금을 내어달라는 말씀은 아니실터이고 어디다 쓰시렵니까?

윤원형 : 정치자금일세!

백치수 : ..예에?

윤원형 : 내 조정에 출사를 하여보니 정치란 것이 재물도둑이더구만!

백치수 : 허니 조정에 매관매직과 청탁뇌물이 판을 치는 게지요.

윤원형 : 내 더러운 뇌물을 받고 싶지는 않네! 대신 자네한테 재물을 빌리고자 하는것이네.

            어떤가 이사람을 믿고 재물을 내어주겠는가?

백치수 : 허허, 지금은 판부사대감께오서 천하를 쥐고 계신 판국인데

            이놈이 나으리께 뒷돈을 댔다가 무슨 치도곤을 맞으라구요?

윤원형 : 이보게,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일세.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오신 대군아기씨께오서 장성하실수록

            자네에게 돌아갈 몫이 커지게 될걸세!

백치수 : ...?!

윤원형 : 어떤가? 나와 손을 맞잡고 일을 도모해 보겠는가?!

백치수 : ..음...! 나으리 이놈에게 생각할 말미를 주시옵소서.

윤원형 : 그리하지.. 허면 내이만 돌아갈테니 작심이 되면 기별을 넣게.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면)

백치수(E) : ..드디어 윤원형이 천하를 쥐려는 출사표를 던진겐가?!



s#8.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윤춘년, 한곳에 서서 아랫 방문쪽을 기웃거리고 서있다.

모린, 윤춘년을 경계하듯 방문 앞을 지키고 섰다.



s#9. 동 옥매향 아래채 방 안


난정과 소월향, 마주 앉아있다.


난정 : 월향아, 판부사대감의 소실로 들어가는 일은 진척이 있느냐?

소월향 : 심려거두시옵소서, 소첩 판부사대감을 콩볶듯 해서라도 소실자리를 꿰어찰 것이옵니다.

난정 : 허나, 네 판부사의 소실로 들어가더라도 네 주인은 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소월향 : 믿으시옵소서. 소첩, 판부사대감의 아랫방을 차지한 연후에 아씨의 눈과 귀가 될것이옵니다!

난정 : 오냐, 네 너를 믿으마!.. 임장원은 마음을 돌리었느냐?

소월향 : 아직은 옥매향을 잊지 못하시는 듯 싶사오나, 조만간 소첩의 품에 드실 것이옵니다.

난정 : 임장원의 마음을 움켜쥐지 못한다면 네 판부사의 소실로 들어가는 것이 헛 일이 될것이니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소월향 : 소첩, 한번 문 고기를 결코 놓치는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난정 : (끄덕이며) 그래, 그래야지!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면)

소월향 :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s#10. 동 옥매향 기방 안채 중문 앞


난정, 모린을 거느리고 대문을 나오면 소월향과 심퉁, 윤춘년이 배웅하듯 나와선다.


소월향 : (깊숙하게 조아리며) 살펴 가시옵소서.

난정 : (윤춘년을 돌아보며) 내 오라비가 돌아오거든 내게 들르라 전하게.

윤춘년 : 예, 시생이 데려가겠사옵니다.

난정 : 오누이간에 할 얘기가 있으니 자넨 올거 없네..

윤춘년 : 예,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난정 : 가자, 모린아. (모린을 거느리고 가면)

소월향,심퉁 : (보다가 대문안으로 들어가는)

윤춘년(E) : (난정의 뒷모습을 의미심장하게 보며) 오누이간에 할 얘기라..?!



s#11. 갖바치 마당


임백령, 대문 안으로 들어오는데 당골네, 쪼르르 달려나와 맞이한다.


당골네 : 나으리, 손님들이 기다리고 계시옵니다요.

임백령 : 윤판관께서 또 찾아오신게요?

당골네 : 윤판관이 아니오라 조정에서 방귀깨나 뀌시는 높은분들 같아 보이시었사옵니다요.

임백령 : (의아하게 보다가 방문쪽으로 걸어가는)...?



s#12. 동 갖바치 방 안


김헌과 박희량, 앉아있는데 임백령, 방안으로 들어온다.


박희량 : 임수찬, 이제 퇴궐하시는가?

임백령 : (의아하게 보는)..대제학영감께오서 어인 일로?

박희량 : 우선 앉게나.

임백령 : (앉으면)..

박희량 : (김헌을 소개하며) 이분은 판의금부사 대감이시네.

임백령 : (조아리며) 시생, 임백령이라 하옵니다.

김헌 : (미소로 끄덕이며) 참으로 옥골선풍이시구먼.

임백령 : 두분께오서 시생을 어찌 찾으시었는지요?

박희량 : (도포자락에서 어음봉투를 꺼내 건네며) 받게나.

임백령 : (받아들며) 이것이 무엇이옵니까?

박희량 : 판부사 대감께서 자네에게 내리는 것일세.

임백령 : (굳는)..판부사대감이요?!

김헌 : 자네도 언제까지나 갖바치 집에서 곁방살이를 할 수는 없지 않는가? 그걸로 집도 마련하고 서책을 사는데도 보태게나.

임백령 : (손에 든 봉투를 노려보다가 북북 찢어버리는)

김헌 : 아,아니..임수찬, 어찌 이러시는가?!

임백령 : (조각들을 휙-내던지며) 시생, 이런 더러운 돈은 받을수 없사옵니다!

박희량 : 더러운 돈이라니? 자네 무슨 오해가 있는 듯 한데.?

임백령 : 오해라니요?! 판부사대감이 김안로가 쓰고 남았던 정치자금을 움켜쥐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거늘!

            시생 이런 똥냄새 풍기는 돈을 어찌 받을수가 있겠사옵니까?!

김헌 : 임수찬..그런 것이 아니라..?!

임백령 : 시생을 돈으로 매수하여 판부사의 당에 끌어들일 생각이시거든

            내 나라 망칠 붕당에 들어갈 마음이 없으니 당장 돌아들 가시지요!

박희량 : 자네가 오해가 있는 듯 하니 나중에 다시 들름세. 가시지요, 판의금대감.

김헌 : 그리하세나. (일어서는데)

임백령 : (분기를 삭이는)...!



s#13. 윤원형 대문 안 마당


윤원형, 임서방을 거느리고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탄실, 달려와 조아린다.


탄실 : 나으리!

윤원형 : 무슨 일이냐?

탄실 : 나으리. 아씨께오서 돌아오시었사옵니다.

윤원형 : 뭐라? 부인께오서?! (반가운 표정으로 중문쪽으로 급하게 간다)



s#14.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윤원형, 보료 위에 앉으면 김씨, 그 앞에 앉으며 깊이 조아린다.


김씨 : 소첩, 서방님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옵니다.

윤원형 : 심려라니요?! 그런 말씀 마시구려! 내 부인께서 이리 무탈하게 돌아오신 것을 보니 한시름 놓이는구려..

            헌데..중궁전에는 드시었소?

김씨 : 예, 소첩 중전마마를 알현한 연후에 중전마마의 오해를 풀어드렸사옵니다.

윤원형 : 오, 오해라니요?

김씨 : 난정이가 소첩을 핍박하여 집밖으로 내쳤다는 오해말이옵니다.

윤원형 : 부인..정녕 난정이가 부인을 내쫓으려고 패악을 부린 일이 없소..?

김씨 : 예, 서방님.. 그런일은 없었사옵니다..

윤원형 : (안도하며)..그래요..? 내 그런것도 모르고 괜한 기우를 한 듯 싶구려..

            부인 이제 두번 다시는 집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

김씨 : 송구하옵니다. 소첩, 두번 다시는 아둔한 짓거리는 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윤원형 : 아둔한 짓거리라니요?

김씨 : 소첩, 이번에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면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사옵니다.

윤원형 : (농조) 하하, 부인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을 이제야 깨달으시었단 말이오?

김씨 : ...

윤원형 : (손을 잡아주며) 그래요, 부인께서 이사람의 조강지처란 사실을 잊지 마시구려!

김씨 : 서방님, 고맙사옵니다!



s#15. 동 윤원형 안채 방 밖 마당


난정, 방문 앞에 열쇠함을 든채 굳은 표정으로 씹듯이 되뇌인다. (*배천댁과 탄실이 그 옆에 서있고 모린, 난정 뒤에 서있다)


난정 : ..조강지처..?!

배천댁 : (난감한 듯 보다가) 아씨, 초당아씨가 뵙기를 청하시옵니다.



s#16.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윤원형, 김씨와 맞쥔 손을 흠짓 놓는다.


김씨 : 들라하게. (옆으로 비켜 앉는)

배천댁(E) : (방밖에서) 예.

난정 : (열쇠함을 들고 들어오며 윤원형을 보는) 서방님, 벌써 퇴청을 하신겝니까?

윤원형 : 그래요, 내 부인이 돌아오셨다는 말을 듣고 잠시 안채에 들었소. 허면 내 사랑채로 건너갈테니 말씀들 나누시구려.

            (일어나서 방밖으로 나간다)

난정 : (김씨에게 큰 절을 올리는) 아씨, 절 받으시옵소서!

김씨 : (당혹스럽게 보는)..자, 자네 어찌 이러는가?

난정 : 소첩, 이제껏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아씨께 천방지축으로 패악을 부린 일을 용서하시옵소서!

김씨 : ..뭐,뭐라..이,이보시게.?

난정 : 아씨, 말씀 낮추시옵소서. (열쇠함을 두손으로 바치며) 지난번 소첩에게 맡기신 곳간 열쇠이옵니다.

김씨 : 이 열쇠는 내 자네에게 맡긴 것이거늘..

난정 : 첩년 따위가 곳간열쇠를 맡다니요? 가당치도 않사옵니다. 거두어주시옵소서!

김씨 : (어리둥절한데)...?!

난정 : 소첩, 앞으로 아씨의 권위에 도전하지도 않을 것이오며 아씨를 웃전으로 받들어 뫼실것이옵니다!

김씨(E) : (보는)..대체 난정이가 이러는 저의가 뭐란 말인가?

난정 : 의심치 마시옵소서. 아씨께오서 중전마마 앞에서 소첩의 목숨을 구명하여 주시었고

         또한 소첩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계시온데 어찌 소첩이 마음속에 다른 저의를 품을 것이며

         어찌 간계를 부릴수가 있겠사옵니까?!

김씨 : 이보시게, 갑자기 자네의 태도가 달라졌는데 내 자네말을 믿어도 좋겠는가?

난정 : 믿으시옵소서! 소첩, 살아 남으려면 아씨를 웃전으로 뫼시는 방도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사옵니다.

김씨 : 그래, 내 자네 말을 믿지.!

난정 : 하오면 소첩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는 것이옵니까?

김씨 : 용서하고 말고가 어디있겠는가? 한 지아비를 뫼시는 처지 아닌가?

난정 : (울컥하며 깊이 조아리며)..고맙사옵니다. 고맙사옵니다! 흐흑..

김씨 :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며)..눈물을 거두게나...

난정 : ..이리도 부처님 같으신 아씨를 핍박하고 위협하다니..소첩이 죽일년이옵니다..! 흐흑...흐흑...

김씨 : ...괜찮네.. 내 이미 다 잊었네..(하다가 갑자기 우욱 헛구역질을 하는) 우욱-

난정 : (놀라 보며)..아씨..?! 어찌 이러시옵니까?!

김씨 : (고통스럽게 헛구역질을 해대는) 우욱-

난정(E) : (부축하다가 문득 놀라) ..태,태기?!

김씨 : (간신히 진정하는데)

난정 : 아씨, 괜찮으시옵니까?

김씨 : ..괜찮네..내 아침 먹은 것이 체한 모양일세..이만 초당으로 건너가시게나..

난정 : (보다가)..하오면 소첩, 이만 물러가옵니다..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면)

김씨 : (손수건으로 입을 닦다가 문득 배를 만지며 혹시)..!



s#17.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심각한 표정으로 보료 위에 앉는다.


난정(E) : 설마, 아우님이 태기가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허나 만에 하나 태기라면..? 아니돼, 아니돼! (독기서린 표정)..내 이대로 내버려둘수는 없어!



s#18. 당추 암자 마당


용이, 안절부절 방문앞에 서있는 모습위로.


갖바치(E) : 형님, 이게 어찌된 일이오?



s#19. 동 당추 암자 방 안


당추, 병색의 얼굴로 누워있고 그 앞에 갖바치와 방백인이 앉아있다.


당추 : ..어찌되긴 흐르는 세월을 내 무슨 수로 막겠는가? 나도 늙은게지..

방백인 : 형님, 걱정마시오, 형님 사주를 보니 갖바치형님하고 내가 북망산천 가는 것 다 보실만큼은 사실게요!

당추 : 허허, 악담을 하게나... 어차피 헌옷같은 육신을 버리는 것쯤 무에 미련이 있겠나?

         허나 한가지..난정이 일이 마음에 걸리는구먼...!

갖바치 : ...음!

방백인 : ..난정인 왜요?

당추 : 아우님, 우리가 난정이 갓난 아기때 그 아이의 사주를 풀고 상을 보았던 일이 생각나시는가?

갖바치 : 예..어찌 잊겠사옵니까?

당추 : (회상하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20. 후레쉬 백 (2회 s#2의)


당추와 갖바치, 아기난정의 얼굴을 보며 말한다.


당추 : 자우묘유사패살을 차고 나와 한밤중 달빛정기를 받아 태어난 계집이니 홍렴도화살에 탈진도하라..

         탐스러운 미모로 보는 이를 취하게 할것이나 상대의 진기를 다 뺏고도 모자라 나라를 온통 쥐고 흔들 계집이로다..

         천수를 다하지 못할 사주일세.

갖바치 : 허어, 참으로 고약한지고.. 홍안박명이라 이 상으로 얼마나 많은 노도광풍을 일으킬지..



s#21. 동 당추 암자 방 안


당추 : ... 난정이가 더 이상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면 바랄게 없으련만.. 내.. 이 업보를 어찌 다 씻어야할지 모르겠구먼..

         (고통스럽게 가슴을 움켜쥐고 기침을 해대는)..

방백인 : 형님! 형님! 정신차리시오!

당추 : (진정하며)..내 잠시 쉬어야겠네...(눈을 감고 잠에 빠져드는)

갖바치(E) : 형님,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찌 쓸어담을 수 있겠소..? 속세일은 잊으시고 몸보중이나 잘 하시구려...



s#22. 윤원형 초당 마당 (밤)


모린, 불켜진 방문 앞에서 망을 보듯 주변을 경계하고 섰다.


정렴(E) : 동생, 내 그리는 못하네!

모린 : (방문쪽을 휙-돌아보는)..?!



s#23.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밤)


난정, 앞에 앉은 정렴을 쏘아보며 말한다.


난정 : 오라버니가 내 말대로만 해주면 출사길이 열릴 것이오!

정렴 : ..추,출사길?!..허,허지만 어찌 인두껍을 쓰고 어찌 그런 짓거리를...?!

난정 : 내 오라버니를 믿고 청을 하는 것이건만?! 오라버니가 못하겠다면 어찌 할수 없지요!

         이만 물러가시오! 앞으로는 두번 다시 나를 볼 생각 마시오!

정렴 : ..도,동생.. 내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난정 : 아니면?

정렴 : (난감한) 그..그게..!

난정 : 하겠소, 말겠소?!

정렴 : 동생, 분명 내게 출사길을 열어주시겠는가?

난정 : 피를 나눈 형제끼리 믿지 못하면 누굴 믿겠소?

정렴 : (결심한 듯) 그래, 내 동생 말대로 하겠네! 대신, 약조는 반드시 지켜야하네!

난정 : 고맙소..대신 이번 일은 관속에 들어갈때까지 뉘게도 발설해서는 아니되오!

정렴 : (결연하게) 그리하겠네! 나를 믿게!

난정 : 허면 이만 돌아가시오.. 일시는 내 따로 기별을 넣겠소.

정렴 : 알겠네! (끄덕이고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E) : (독기서린 표정으로 어딘가를 돌아보는)..아우님, 내 이대로 호락호락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오!



s#24.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밤)


윤원형,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김씨를 본다.


윤원형 : 부인, 몸이 불편하시다고 들었는데 좀 어떻소?

김씨 : ...괜찮사옵니다..서방님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옵니다..

윤원형 : 그동안 기름기 없는 절밥을 자시느라 몸이 쇠약해지신게요. 내 임서방에게 일러 보약을 지어오라 할테니 드시구려.

김씨 : 아니옵니다..소첩은 괜찮사옵니다..

윤원형 : 괜찮기는요, 아무 말씀 마시고 내 시키는대로 하시오.

김씨 : ..서방님..

윤원형 : 말씀하시구려..

김씨 : ..아,아니옵니다..

윤원형 : 허허, 싱겁긴요..? 내 오늘 밤은 조정일로 생각할 일이 많아 사랑으로 건너 가봐야겠소.

            곤하실테니 일찍 자리에 드시구려. (일어서면)

김씨 : (일어서면) 편히 침수드시옵소서..

윤원형 : (방밖으로 나가면)

김씨 : (자리에 앉아 배를 보듬으며)..진맥을 받기전까지는 말씀드려서는 아니 될것이야 ..아직은..!



s#25. 옥매향 기방 외경 (밤)


아랫방문에 불빛이 흘러나오는.


소월향(E) : 대감, 그 말씀이 참이시옵니까?!



s#26. 동 옥매향 아래채 방안 (밤)


소월향, 감격스러운 눈으로 윤임을 보며 말한다.


소월향 : 대감, 정녕 소첩을 소실로 맞아들여주시는 것이옵니까?

윤임 : 암, 명색이 세자저하의 외숙이 실없는 소리를 하겠느냐?

         (어음봉투를 전하며) 이 재물이면 기적에서 네 이름을 빼낼수 있을게다.

소월향 : (어음봉투를 받고 울컥하여 눈물을 글썽거리다 윤임 품에 안기며).. 대감, 고맙사옵니다..고맙사옵니다..

            천하호걸이신 판부사대감을 뫼실수 있다니 소첩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사옵니다.

윤임 : (안아주며)..바보같이 울긴..허허..



s#27. 편전 마당


세자와 세자빈, 박상궁과 최상궁등을 거느리고 편전안으로 들어간다.



s#28.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앉은 세자와 세자빈을 자애롭게 본다.


중종 : 세자, 몸은 어떠하냐?! 세자 소자, 아바마마께오서 내려주신 보약을 음복한 덕으로 기력을 회복하였사옵니다.

         아바마마께 심려를 끼쳐드려 황공하옵니다.

중종 : 군주가 학문과 왕재를 닦는 일도 중하지만 무엇보다 연부역강(年富亦强)해야 하느니..

         세자, 네 몸을 보살피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것이다.

세자 : 명심하겠사옵니다.

중종 : 빈궁이 세자를 잘 보살펴주시구려.

세자빈 : 예, 명심하겠사옵니다.

중종 : 세자, 이 아비가 지금껏 서른해가 넘게 용상에 앉아있는 동안 후회되는 일이 무엇인줄 아는가?

세자 : ..말씀하시옵소서.

중종 :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게 신하들에게 휘둘린 것이다. 이 아비는 공신들의 강압에 밀려 조강지처를 내치기도 했고..

         또한 소인배의 간계에 속아 조정암 같은 충신을 내치는 못난 짓거리를 했다..

         세자, 임금이란 줏대가 있어야 비로소 임금다울 수 있는 것이다..

세자 : ...!

중종 : 세자, 네 보위에 오르거든 이 아비가 중용했던 신료들이 아니라 참신한 인재들을 등용해야 할것이야..

         신하란 신과 같은 것이다..신이 발에 맞지 않으면 발이 편치 못하고 낡은 신은 물이 새는 법이니라..

         이 아비 말뜻을 깊이새기도록 하거라.

세자 : 예, 아바마마. 명심하겠사옵니다.

중종 : (마른 기침을 하는)..

세자 : 아바마마, 괜찮으시옵니까?

중종 : (진정하며) 괜찮다.. 내 잠시 누워야겠으니 이만 물러 가거라..

세자 : 예, 아바마마..편히 쉬시옵소서.. (일어서서 조아리고 세자빈과 방밖으로 나가는)

중종 : (기침을 심하게 하는)



s#29. 동 편전 마당


세자와 세자빈, 박상궁과 최상궁 등을 거느리고 편전에서 나온다.


세자빈 : (세자를 보며) 저하, 어찌 안색이 어두우신 것이옵니까?

세자 : 근자에 들어 아바마마의 기력이 쇠잔해지신 듯 싶어 걱정이오..

         아바마마께오서 부디 오래오래 용상을 지키시어야 할것인데..가십시다. (앞장서면)

세자빈 : (그 뒤를 따르는)...



s#30. 어느 길


임백령, 관복을 입고 걸어오는데 소월향, 맞은편에서 다가온다.


소월향 : 수찬나으리..소첩 좀 보시어요.

임백령 : (멈춰서서 보며).. 월향이가 어찌 이사람의 발길을 막는 것이오?

소월향 : (침울한) 소첩, 나으리께 하직인사를 드리러 왔사옵니다.

임백령 : 하직 인사라니?

소월향 : (흐느끼는)...흐흑..!

임백령 : (당혹스러운) 아니, 어찌 이러는게요?

소월향 : 흐흑..소첩, 너무도 분하고 억울하옵니다..흐흑..

임백령 : (주변을 살피며) 월향이, 예서 이럴게 아니라 조용한 곳으로 가십시다.


임백령, 소월향을 데리고 어디론가 간다.



s#31. 어느 정자 위


임백령, 앞에 있는 소월향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임백령 : 뭐라?! 허면 월향이가 판부사대감 소실로 들어간단 말이오?

소월향 : ..예, 소첩..코뚜레에 꿰인 소처럼 끌려가게 되었사옵니다..흐흑..

임백령 : 월향이가 싫으면 그만이지 어찌 싫은 사람의 소실이 되려는 것이오!

소월향 : 소첩이 싫다고 발버둥쳐본들 판부사대감이 춘방사령을 위협하여 소첩을 기적에서 빼냈사오니

            소첩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신세가 되었사옵니다..

임백령 : (굳는) 판부사가 쥐꼬리만한 권세를 휘둘러 사람을 개 돼지처럼 사고 팔다니?! 어찌 이럴수가 있는가?!

소월향 : (비녀를 뽑아 건네며) 받으시옵소서.

임백령 : (받아들고 보는데)..이것이 무엇이오?

소월향 : 소첩, 나으리를 뫼시지 못하게 되오니 가슴이 찢어질듯 아프옵니다..흐흑..

            소첩, 비록 몸은 판부사대감께 가오나 가슴속 나으리 곁에 있을것이라는 정표이옵니다.

임백령 : 내 이것을 받을수 없소..!

소월향 : 소첩, 나으리를 두 번 다시는 뵈옵지 못할 것이오니 소첩의 마음이라 여기시고 받아주시옵소서!

임백령 : ...!

소월향 : (큰절을 올리며) 부디 만고에 빛날 큰 선비가 되시옵소서.

임백령 : ...!

소월향 : 하오면 소첩 이만 물러가옵니다..(눈물을 뿌리며 정자를 내려가버린다)

임백령 : (그 뒷모습을 보며)..월향이- 월향이-


임백령, 손에 쥔 비녀를 보는데서.



s#32. 윤원형 집 안채 큰 사랑채 외경


윤원형(E) : 뭐라?! 부인한테 태기가 있단 말인가?!



s#33.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임서방, 윤원형에게 고하고 있다.


임서방 : 예, 지금 의원이 아씨를 진맥하고 계시옵니다.

윤원형 : (뛸 듯이 반가운) 그래?! 하하하! 내 이제야 가문을 이을 자식놈을 보는구먼!

            아니지, 내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

임서방 : (윤원형 뒤를 따르는)



s#34. 동 윤원형 안채 마당


윤원형, 안채쪽으로 급하게 오는데 탄실, 의원(*)을 인도하여 안방에서 나온다.


윤원형 : (의원에게) 이보게, 분명 회임이 분명한가?!

의원(*) : 예, 분명 회임이옵니다. 감축드리옵니다!

윤원형 : 그래? 하하하! (방쪽으로 급히 가는)



s#35.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윤원형(E) : 부인, 내 들어가겠소!


윤원형, 방문을 열고 급히 들어서면 배천댁, 환한 얼굴로 조아리며 나간다.


윤원형 : (김씨 앞에 앉으며) 부인, 회임을 하시었다구요?!

김씨 : (옅은 미소)..예, 서방님.

윤원형 : (손을 맞쥐며) 하하하! 참으로 잘된 일이오..

김씨 : 소첩, 이댁에 들어온지 십수년 동안 후사를 생산치 못하여 서방님과 가문의 조상님들 뵈올 낯이 없었사온데..

         이제야 면목이 설듯 싶사옵니다.

윤원형 : (김씨의 배를 만지려하며) ..어디 내 부인 배 좀 만져 보십시다.

김씨 : (피하며) 서방님..망칙스럽사옵니다.

윤원형 : 망칙스럽긴요?! 하하하하! 부인 부디 우리 가문을 이어갈 아들을 낳아주시오!

김씨(E) : (수줍은 미소)...예, 소첩 반드시 아들을 낳을 것이옵니다!



s#36.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앞에 앉은 모린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난정 : 뭐라?! 아우님이 회임을 한것이 틀림없단 말이냐?!

모린 : 예, 아씨.. 의원이 진맥한 바로는 틀림 없다고 하옵니다.

난정 : (치솟는 것을 누르며).. 모린아, 당장 장통교 기방에 가서 오라비를 불러들이거라!

모린 : 예, 아씨.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 : (연상위에 놓인 책 등을 휙-쓸어버리며) 내 아우님이 아들을 생산하시게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야!



s#37. 동궁전 마당


임백령, 동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박상궁(E) : 세자저하, 임수찬 들었사옵니다.

세자(E) : 들라해라-



s#38. 동 동궁전 방 안


임백령, 방안으로 들어서다가 세자 옆에 앉아있는 윤임을 흠짓본다.


임백령 : (표정수습하고 조아리며) 세자저하, 찾아계시옵니까?

세자 : 이리 내려와 앉으시오.

임백령 : 예. (세자 앞으로 다가와 윤임 옆에 앉는)...

윤임 : (임백령을 못마땅하게 보는)..

세자 : 내 임수찬이 몇 년전 어전에서 조정쇄신과 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어주를 하사받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소문이 참이오?

임백령 : 예, 저하. 그런 일이 있었사옵니다.

세자 : 그래요! 내 조정개혁에 대한 임수찬의 고견을 듣고 싶어 불렀으니 허심탄회하게 말씀해주시오.

임백령 : 예, 저하 하문하시옵소서!

세자 : 임수찬, 이나라 조정개혁을 하려면 어떤 대책이 있겠소?

임백령 : 저하, 우선 외척을 멀리하시옵소서!

윤임(E) : (움찔놀라) 아,아니 이놈이?!

세자 : 외척을 멀리하라..?!

임백령 : 지금 이나라 조정은 외척의 손에 농단당하고 있사옵니다. 외척이 발호하면 국운이 쇠하고

            조정이 온통 외척의 눈치를 살피느라 올바른 정사를 돌보지 못하고 정치가 파탄에 이르게 될것이옵니다.

            하오니 외척을 경계하시고 멀리하시옵소서!

윤임 : (일그러지는)...으음!

세자 : 임수찬, 조정을 농단한다는 외척이 판부사대감을 일컬음이오?

임백령 : 저하, 그것은 판부사대감 스스로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 되옵니다.

윤임 : 뭐, 뭐라?! 어찌 세자 저하 앞에서 재상을 욕보이는 것인가?!

임백령 : 시생은 세자저하의 하문에 소신껏 답을 한 것이옵니다.

윤임(E) : (울그락불그락)..이, 이 놈이 정녕 제명에 죽고싶지가 않은게냐?!

임백령 : (윤임을 팽팽하게 노려보는데)

세자 : 하하하! 판부사대감 앞에서 판부사를 탄핵하다니?! 과연 듣던대로 임수찬의 기개가 장하시구려!

         임수찬, 앞으로도 동궁전에 자주 발걸음하여 임수찬의 기개와 의기를 내게 보여주시오.

임백령 : 황공하옵니다!

윤임 : ...!



s#39. 동 동궁전 마당


임백령, 동궁전에서 나오는데 윤임, 급하게 따라나온다.


윤임 : 임수찬, 자네 정녕 이사람과 척을 지시려는가?!

임백령 : (돌아서서 쏘아보는) 시생은 권세를 휘둘러 힘없는 아녀자나 강취하는 대감같이 후안무치한 사람과

            백번 척을 진들 두려울게 없사옵니다.

윤임 : 뭐,뭐라?! 아녀자를 강취하다니?!

임백령 : 소월향을 기적에서 빼내신 일을 모른다고 시치미를 잡아떼실 작정이시옵니까?!

윤임 : ..소,소월향?!

임백령 : 대감이 정녕 이나라를 위하시어 나라의 동량들을 육성하시기를 원하신다면

            더러운 재물을 뿌리기 전에 조정에서 물러나는 것이 우선일 것이옵니다. (휙-몸을 돌려가버린다)

윤임 : (일그러지는) 저, 저놈이 어찌 월향이의 일을 알고 있단 말인가?! 어찌..?!



s#40.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윤원형과 김씨, 찻잔을 앞에 놓고 앉아있다.


윤비 : 올케, 회임을 감축드립니다.

김씨 : 모두가 중전마마께오서 염려해주신 덕분이옵니다.

윤비 : 이사람 덕분이라니요? 올케의 후덕한 성정에 하늘이 감복하시어 복을 내리시는 게지요.

         (윤원형을 보며) 윤판관, 그리도 좋습니까?

윤원형 : (싱글벙글)..예, 시생은 아무나 붙잡고 고맙다고 절을 하고픈 심정이옵니다.

윤비 : (농조) 그러니 윤판관이 팔불출 소리를 듣는겝니다.

윤원형 : 장가를 든지 스무해가 넘어서 후사를 보게 되었는데 팔불출 소리를 듣는다 한들 무에가 대수겠사옵니까?

            아니그렇사옵니까?

윤비 : (미소로 끄덕이며)..이사람이 내의원에 일러 태아에게 좋은 보약을 지어올리라 할 것이니 정성으로 다려드세요.

김씨 : 황감하옵니다.

윤비 : 올케, 태교에 만전을 기하고 섭생에 각별히 조심하여 모쪼록 가문을 이어갈 아들을 생산해 주세요.

김씨 : 예, 중전마마, 명심하겠사옵니다!

윤비(E) : (찻잔을 드는 얼굴위로) 올케가 회임을 하였으니 난정이가 다른 마음을 먹을지 걱정이구먼..!



s#41.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정렴의 귀에 뭔가를 은밀하게 소곤거리고 있다.


정렴 : (흠짓 놀라다가 결심한 듯 끄덕이는)... 내 그리하겠네!

난정 : 오늘 밤이오! 추호도 실수가 있어서는 아니되오!

정렴 : 염려말게, 내 동생을 실망시키지 않을것이야! 허면 내 이만 돌아가겠네.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 : (뭔가 비장한)...!

모린(E) : (방밖에서 낮게) 아씨, 나으리께오서 퇴궐하시었사옵니다.

난정 : (방문쪽을 돌아보는) 오냐, 알았느니.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s#42.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난정, 윤원형 앞에 앉으며 말한다.


난정 : 아씨께오서 회임을 하시었는 말씀을 듣고 중전마마께오서 기뻐하시던가요?

윤원형 : 암요, 기뻐하시다마다요?! 중전마마께오서 태아에게 좋은 보약까지 내려주시었소. (문득 난정을 보면)

난정 : (흠짓 굳는)...!

윤원형 : 부인께서도 큰사람이 무탈하게 해산을 할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시오.

난정 : (표정수습하며) 아무렴요, 웃전께오서 회임을 하시었는데 의당 그래야지요!

윤원형 : 고맙소이다, 부인..

난정 : 하온데 서방님, 아랫것들 사이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사옵니다.

윤원형 : 흉흉한 소문이라니요?

난정 : 지난번 서방님께오서 외직으로 나가시었을 때 안채에 외간사내가 드나들이를 하였다고 하옵니다..

윤원형 : (버럭) 뭬요? 대체 어느 놈이 그런 말도 안되는 혓바닥을 놀려댄다 말이오!

            내 당장 그놈의 주둥이를 부비어 놓을 것이외다!

난정 : 서방님 고정하시옵소서! 소첩도 믿기지는 않사오나 십수년동안 태기가 없으시었던 아씨께오서 어찌 회임을

윤원형 : (버럭) 부인, 지금 투기를 하시는게요?!

난정 : 서방님, 투기가 아니오라 만에 하나 윤씨의 가문을 다른 성씨의 핏줄이 잇는다면..?!

윤원형 : 닥치지 못할까?! 네 그런 말을 하려거든 당장 이방에서 나가거라!

난정 : ..서방님!

윤원형 : 내 당장 나가라 하였느니!

난정 : ..황송하옵니다..소첩의 말은 잊어버리시옵소서.. (일어서서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윤원형 : (분기를 삭이며) 외간사내가 드나들이를 하였다니 당치도 않아! 당치도!

            (문득, 혹시나하는 표정으로 어딘가를 돌아보는)...?!



s#43.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방으로 들어와 보료 위에 앉는다.


난정(E) : (싸늘한 미소를 짓는) 두고보시옵소서. 서방님께오서도 믿게 되실것이옵니다...

              씨앗다툼에는 사내들이 더욱 옹졸한 법인것을요! 호호호!



s#44. 윤원형 집 외경 (밤)



s#45. 동 윤원형 중문 안 마당 (밤)


누군가, 조심스럽게 중문을 열고 들어온다. 복면을 쓴 정렴이다.

정렴, 주변을 살피고는 어디론가 간다.



s#46. 동 윤원형 안채 마당 (밤)


정렴,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안채대청에 올라 방문쪽으로 다가선다.



s#47.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밤)


김씨, 이불을 덮고 깊이 잠들어있는데 정렴,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정렴, 김씨의 낌새를 살피며 장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장문을 열고 패물함을 꺼내 노리개하나를 꺼낸다.

정렴, 품에서 비수를 꺼내들고 김씨쪽으로 다가간다.

정렴, 이불을 조심스럽게 들추고 비수를 들어 김씨를 찌르는 듯 싶다가 김씨의 저고리 고름을 칼로 잘라낸다.


김씨 : (인기척에 흠짓 놀라 눈을 뜨고 정렴을 보는)...!

정렴 :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김씨 : (충격)..누,누구요?!

정렴 : (당황하여 급하게 방밖으로 튀어나간다)



s#48. 동 윤원형 안채 마당 (밤)


정렴, 안채 대청쪽에서 후다닥 뛰어 나오는데 배천댁, 안방쪽으로 걸어오다가 정렴을 보고 화들짝놀라 고함친다.


배천댁 : 도,도,도둑이야!

정렴 : (당혹스럽게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안채 뒤쪽으로 도망친다)

임서방 : (횃불을 든 하인들을 거느리고 오며) 도둑이 어디로 도망쳤는가?!

배천댁 : (정렴이 도망친 쪽을 손가락질하며) 저,저,저리로 갔소!

임서방 : 따르거라! (하인들을 거느리고 정렴의 뒤를 쫓는)

배천댁 : (정신을 차리고 안방쪽을 보며) 아씨! (급하게 안방으로 들어가는)



s#49.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밤)


배천댁, 급하게 방안으로 들어오며 김씨를 보며 말한다.


배천댁 : 아, 아씨, 괜찮으시옵니까?

김씨 : 난 괜찮으니 큰소리내지 말게!

배천댁 : 참으로 다행이옵니다..

김씨 : (잘린 옷고름을 불길한 듯보는)...



s#50. 동 윤원형 담장 일각 (밤)


정렴, 담장쪽으로 다급하게 도망쳐온다.


임서방(E) : (뒷편에서) 저놈 잡아라!

정렴 : (김씨의 노리개와 고름을 꺼내 한편에 내던지고 담장을 간신히 뛰어넘어 도망친다)

임서방 : (하인들을 거느리고 담장쪽으로 달려와 멈춰서서 하인들에게) 도둑놈이 멀리는 못갔을터이니 뒤를 쫓거라!

하인들 : 예! (어디론가 우르르 몰려가는데)

임서방 : (돌아서려다 땅바닥에 떨어진 노리개와 옷고름을 보고 주어들고 의아하게 보는)...?



s#51.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밤)


난정, 앞에 앉은 모린을 보며 말한다.


난정 : 안채에 든 도둑놈이 뒷담을 넘어 도망쳤단 말이냐?

모린 : 예, 아씨..

난정 :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오라비가 잘해냈구먼! 호호호- (웃음을 뚝 그치고) 모린아, 내 사랑채로 들것이다.

모린 : 지금 말씀이시옵니까?

난정 : 그래, 불길이 당겨졌으니 기름을 부어야지!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



s#52.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밤)


윤원형, 앞에 놓인 김씨의 노리개와 잘린 옷고름을 보고 있다.


윤원형 : 도둑놈이 이것들을 떨구고갔다..?

임서방 : (윤원형 앞에 앉은) 예, 나으리..!

윤원형 : 자넨 포청에 고하고 집안 단속을 철저히 하게.

임서방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

윤원형 : (노리개를 보며 혼잣말) 이 노리개는 내 부인한테 혼인 예물로 준것이거늘 도둑놈이 허구많은 물건중에

            어찌 이것만 훔치려 했누..? 또 이 옷고름은 뭐란 말인가?..(의혹에 잠긴 얼굴위로 떠오르는)

난정 : (142회 s#의) 지난번 서방님께오서 외직으로 나가시었을 때 안채에 외간 사내가 드나들이를 하였다고 하옵니다..

윤원형 : (문득) 설마...?!

난정(E) : (방밖에서) 서방님, 소첩이옵니다.

윤원형 : 들어오시구려.

난정 : (급히 방안으로 들어오며) 서방님, 어찌 앉아만 계시는 것이옵니까?

윤원형 : ...?

난정 : 어서 안채로 걸음을 하시어 아씨의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주시옵소서.

윤원형 : 그래야지요..헌데 부인.. (옷고름을 내밀며) 이것이 무슨 뜻인줄 알겠소?

난정 : 서방님, 이, 이것은 옷고름 아니옵니까?

윤원형 : 그렇소.. 내 아둔하여 부인의 지혜를 빌리고자하니 말씀해보시구려..

난정 : 옷고름은 남녀의 정분을 뜻하는 것이옵지요.

윤원형 : 뭬요, 남녀간에 저, 정분이요?

난정 : 남녀간에 옷고름을 묶어 변치 않을 정을 맹세하지 않사옵니까?!

윤원형 : (일그러지는)...!

난정 : 서방님, 어찌 그러시옵니까?

윤원형 : 아니오, 내 안채에 들테니 부인은 초당으로 물러가시오!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E) : (미묘한 미소를 짓는) 아우님과 복중태아는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것이오!


난정, 어딘가를 독기서린 표정으로 돌아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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