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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4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1,018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143











S#1. 윤원형 집 안채 외경 (밤)


배천댁과 탄실, 불켜진 방문 앞에 서있는 모습위로.


윤원형(E) : 부인, 놀란 가슴은 진정되시었소?



S#2. 동 윤원형 안채 방안 (밤)


윤원형, 김씨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보며 앉아있다.


윤원형 : 내 부인의 복중태아가 놀라 잘못되지나 않았을까 걱정이구려.

김씨 : 소첩, 잠시 놀란 것일 뿐오니 심려 거두시옵소서.

윤원형 : 부인, 혹시 모르니 날이 밝는대로 의원을 불러들여 진맥을 받아보도록 하시구려.

김씨 : 그리 하겠사 옵니다. 소첩, 서방님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옵니다.

윤원형 : 부인, 이만 하길 다행이오, 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방에 들어온 도둑놈을 반드시 잡아들일것이오!

김씨 : (놀란 한숨을 크게 내 뱉으며 오른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는)...

윤원형 : 헌데 부인, 도둑놈 얼굴은 알아보실 수 있겠소?

김씨 : (흠짓 보며)..예에?

윤원형 : 혹시 면식이 있는 자가 아니었느냐 이 말씀이오?

김씨 : 경황이 없어 제대로 볼 수 없었사옵고..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사옵니다.

윤원형 : ..복면을 하고 있었다..?

김씨 : 예..그런 듯 싶었사옵니다.

윤원형(E) : (김씨의 얼굴을 의혹에 찬 표정으로 보는).. 허어 어찌 도둑 놈이 안채에 들어

                 혼인예물 노리개와 부인의 저고리고름을 잘라갔단 말인가?!..어찌?

김씨 : ..서방님, 어찌 소첩의 얼굴을 그리보시옵니까?

윤원형 : 아,아무것도 아니오! 날이 밝으면 포청에서 조사를 나올것이니 도둑놈의 용모파기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구려.

김씨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윤원형 : 허면 내 이만 건너갈 테니 편히 쉬시오.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김씨 : (윤원형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낀듯)...?!



S#3.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밤)


윤원형, 방안으로 들어와 연상 앞에 앉으며 소매속에서 노리개와 옷고름을 꺼내 의혹에 찬 표정으로 본다.


윤원형 : 허어, 어찌..?! 어찌.?! (문득 떠오르는)...?!



S#4. 후레쉬 백 (142회 S#42의)


난정 : 지난번 서방님께오서 외직으로 나가시었을 때 안채에 외간사내가 드나들이를 하였다고 하옵니다..

윤원형 : (버럭) 뭬요?! 대체 어느 놈이 그런 말도 안 되는 혓바닥을 놀려댄다 말이오!

            내 당장 그놈의 주둥이를 부비어놓을것이외다!

난정 : 서방님 고정하시옵소서! 소첩도 믿기지는 않사오나 십수년동안 태기가 없으시었던 아씨께오서 어찌 회임을..

윤원형 : (버럭) 부인, 지금 투기를 하시는게요?!

난정 : 서방님, 투기가 아니오라 만에하나 윤씨의 가문을 다른 성씨의 핏줄이 잇는다면..?!

윤원형 : 닥치지 못할까?! 네 그런 말을 하려거든 당장 이방에서 나가거라!



S#5. 동 윤원형 안채 큰사랑채 방 안 (밤)


윤원형 : 혹시 난정이 말이 참이라면..?! (고개를 저으며) 허어, 내 지금 무슨 당치도 않은 생각을 하는겐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윤원형, 앞에 놓인 옷고름과 노리개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얼굴에서.



S#6. 동 윤원형 초당 방안 (밤)


난정, 찻잔을 앞에 놓고 야릇한 미소를 짓는 얼굴위로.


난정(E) : 서방님께오서 아무리 믿고 싶지 않으시어도 그리는 아니되실 것이옵니다.

              잔잔한 물위에 돌멩이가 떨어지면 일파만파로 파문이 번져나가듯

              서방님의 마음속에 아우님에 대한 의심이 생기시었으니 아우님의 모든 것을 믿으실 수 없게 될 것이옵니다!



S#7. 대궐 일각 (낮)


윤원형, 박승지와 함께 걸어오고 있다.


박승지 : (윤원형의 얼굴을 살피며) 윤판관, 어찌 안색이 초췌하시옵니다..?

윤원형 : 어젯밤 집안에 도둑이 들어 밤잠을 설쳐서 그런 듯 싶사옵니다.

박승지 : (놀라보며)..도둑이요?!

윤원형 : 예, 헌데 전하께오서 이사람을 어인 연유로 찾으시는 것이온지요?

박승지 : 편전에 드셔보시면 아실테지요. 서둡시다.


윤원형과 박승지, 걸음을 재촉하여 어디론가 가는 모습위로.


대전내관(E) : 주상전하, 윤판관 들었사옵니다.



S#8. 편전 방 안


윤원형, 방문이 열리면 들어오다가 중종앞에 앉아있는 윤임을 흠짓 본다. (*중종과 윤임 앞에 술소반이 놓여있다)


윤원형 :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윤판관, 이리 내려와 앉으시오.

윤원형 : 예..(중종 앞으로 다가와 앉으며 윤임을 서먹하게 보는)

윤임 : (냉랭한 시선)..음!

중종 : (근엄한) 과인이 처남들을 부른 까닭은 과인이 두분 처남의 화해를 주선코자 함이오!

윤원형 : 화해라니요, 전하?

중종 : 근자에 세간에 대윤이다 소윤이다 하여 두 처남들께서 각기 조정에 당을 짓고 사사건건 반목하고 있다고 들었소!

윤임 : (놀라 보며)..당을 짓다니오?! 당치도 않사옵니다, 전하!

윤원형 : (휘둥그레 보며) 전하, 그런 일은 결코 없사옵니다!

중종 : (버럭) 과인의 말허리를 끊지 마시오!

윤원형,윤임 : (움찔)..?!

중종 : 외척의 발호만으로도 종사가 위태롭게 흔들리는 것이거늘, 어찌 한술 더 떠 외척들간에 정쟁을 벌릴 수 있단 말인가?!

         처남들이 정녕 나라 망칠 짓거리를 하려는 것인가?!

윤원형,윤임 : ...?!

중종 : 임금의 측근들이 임금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는 것은 곧 과인을 기망하고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는 짓거리란 것을

         어찌 모른단 말인가?!

윤원형,윤임 : (조아리며) 망극하옵니다.

중종 : 두사람 모두 과인이 아끼는 처남들이자 파평윤문의 일문이거늘 어찌 이런 가당치도 않은 구설에 올라

         과인의 치세를 어지럽히려 하는가?! 차후로 또 다시 과인의 귀에 대윤이니 소윤이니 하는 말이 들린다면

         과인이 처남들을 용납지 않을 것이오!

윤원형,윤임 : 명심하겠사옵니다.

중종 : 이 술은 과인이 내리는 화해주요. 이 화해주로 두 사람 사이에 쌓였던 앙금을 말끔하게 씻어버리도록 하시오!

         (술주전자를 들며) 자, 한잔씩 받으시오. (윤임과 윤원형의 잔에 각각 따라준다)

윤임,윤원형 : (황공하게 술을 받는)..

중종 : (술잔을 내밀며) 과인에게도 한잔 따라 주시오.

윤임 : (중종에게 공손하게 따라주는)

중종 : 자, 드십시다. (술잔을 들어 마시는)

윤임(E) : (얼굴을 돌려 술을 마시려다 윤원형과 눈이 마주치면) 전하께오서 무슨 말씀을 하시어도

              내 세자저하에게 위협이 되는 네 놈이 조정에서 활개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윤원형(E) : (쏘아보는) 판부사대감, 나 역시 우리 대군아기씨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대감이 조정을 움켜쥐고 전횡을 부리는 짓거리를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오!

윤원형,윤임 : (술잔을 비우는)...

중종 : 처남들이 화해하신 걸로 믿어도 좋겠소?!

윤원형,윤임 : (조아리며) 믿으시옵소서!



S#9. 동 편전 마당


윤원형과 윤임, 편전에서 걸어나온다.


윤임 : (윤원형을 돌아보며) 언평, 세자저하께오서 보위에 오르실 때까지 외직에 나가 있게나!

윤원형 : 외직이오?!

윤임 : 그리하는게 전하께 심려를 끼쳐드리지 않는 길인 듯 싶구먼!

윤원형 : (보다가) 좋사옵니다! 대신, 그전에 숙부님께오서도 조정에서 물러나시고

            손에 움켜쥐고 계신 막대한 자금을 전하께 바치시옵소서. 그리하시면 시생 기꺼이 외직으로 나가겠사옵니다!

윤임 : 뭐,뭐라?!

윤원형 : 숙부님께오서 조정에 버티고 계시는 한 시생도 외직에 나갈 마음이 없사옵니다!

            숙부님과 시생은 나라 망칠 외척들이니 동시퇴장해야지요! 아니그렇사옵니까?!

윤임 : 뭐,뭐라?!

윤원형 : 조정에서 물러나실 생각이 드시면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하오면 시생은 이만..! (앞장 서서 가버리는)

윤임 : ..저, 저놈이?!

윤임(E) : (윤원형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어디 두고봐라! 세자저하께오서 보위에 오르시고 중전이 대비전으로 물러나면

              네놈 역시 날개쭉지 꺽인 신세가 될 것이다! (어디론가 가는)



S#10. 윤원형 집 초당 마당


모린, 한편에서 주변을 경계하듯 살피는 모습위로.


난정(E) : 오라버니, 잘해주시었소!



S#11. 동 윤원형 초당 방안


난정, 앞에 앉은 정렴에게 어음봉투를 건네 주며 말한다.


난정 : 당분간 도성을 떠나시오!

정렴 : 도성을 떠나라니? 내 출사는 어찌하고...?

난정 : 포청에서 지난밤 안채에 든 도둑을 혈안이 되어 찾고 있으니 잠잠해질때까지 도성을 떠나 있으라 이 말이오!

정렴 : 언제까지 그래야 하는가?

난정 : 내 모린이를 통해 기별을 넣을테니 내 말대로 하시오!

정렴 : (끄덕이며) 알았네. 내 동생 말대로 하겠네! (어음봉투를 넣으며) 허면 내 이만 가보겠네!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난정 : ...



S#12. 동 윤원형 안채 마당


정렴, 모린의 배웅을 받으며 중문쪽으로 가는데

김씨, 배천댁과 탄실을 거느리고 일각에서 걸어오다 중문 밖으로 나가는 정렴을 본다.


김씨 : (보며) 저사람은 삼이어미 오라버니 아닌가?

배천댁 : 예, 그런 듯 싶사옵니다.

김씨 : (갸웃하며 보고는 돌아서다가 문득 떠오르는)..!

정렴 : (INTER CUT-142회 S#47의- 김씨와 눈이 마주친 후 방밖으로 뛰쳐나가는)

김씨 : (정렴이 나간 쪽을 휙-돌아보는)... 아,아니?!


김씨, 굳은 표정으로 몸을 휙- 돌려 초당쪽으로 간다.



S#13. 동 윤원형 초당 방안


난정, 경대를 보며 머리를 매만지고 있는데.


김씨(E) : (방밖에서) 이보게, 내좀 들어가겠네!

난정 : (힐끗 보며) 들어오시지요. (경대를 한옆으로 치우는)

김씨 : (굳은 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오는)...

난정 : 아씨, 지난밤에 황망한 일을 당하시었다지요?

김씨 : (쏘아보며) 자네, 오라비와 무슨 작당을 한겐가?!

난정 : (흠짓)..자,작당이라니요?!

김씨 : 지난밤 안방에 든 괴한이 자네 오라비라는 것을 내 다 알고 묻는 것이야!

난정 : (어이없다는 듯 보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어찌 이사람에게 억울한 죄를 뒤집어씌우는겝니까?!

김씨 : 뭐라?! 적반하장이라니?!

난정 : 서방님께오서 외직으로 나가계실 때 아씨께오서 안채에 사내를 끌어들인 일을

         어찌 이사람에게 덮어 씌우느냐 이 말씀이옵니다!

김씨 : (기가 막히는) 네 정녕 실성을 하였느냐?!

난정 : 아씨의 복중태아가 서방님 핏줄이라고 참으로 장담하실 수 있사옵니까?!

김씨 : (일그러지는)..뭐,뭐라?! 네 지금 뭐라하였느냐?!

난정 : 지난번 집을 나가신 것도 이사람이 핍박하였다는 허울로 실은 간부(姦夫)를 따라가시었던 것이 아니었사옵니까?!

         그러다 태기가 있자 집으로 돌아오신 것이 아니냐 이 말이옵니다!

김씨 : (울그락붉그락)...이, 이런?!

난정 : 지난밤, 아씨께오서 저고리고름을 잘라 간부에게 정표로 내주신 것이 아니옵니까?!

김씨 : 이런, 발칙한?!

난정 : 아씨, 하늘이 두렵지 않으시옵니까?!

김씨 : 네 이년?! (난정의 뺨을 찰싹-때리는)...!

난정 : (맞고 휙-노려보는)...?!

김씨 : 네 대체 무슨 저의로 이런 짓거리를 꾸미는 것이냐?!

난정 : 저의라니요?!

김씨 : 네년이 무슨 간계를 꾸미는 것인지는 몰라도 내 복중태아를 해꼬지 하려든다면 네년을 가만두지는 않을것이다!

난정 : 예, 소첩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계시오니 어련하시겠사옵니까?! 차라리 소첩을 죽이시옵소서!

         소첩, 다른 성받이가 윤씨가문의 대를 잇는 꼴은 두눈 뜨고 보고 싶지가 않사옵니다!

김씨 : 닥치거라! 내 중전마마 안전에서 네년의 죄를 두호한 것이 후회막심이구나!

         네년의 죄상이 밝혀질때까지 초당밖으로 한발짝도 나서지 말거라!

난정 : 소첩을 초당에 가두고 소첩의 혀를 자르고 눈을 단근질하시어도 진실이 덮어지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김씨 : (노려보다가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 : (맞은 뺨을 쥐고 싸늘한 표정)...!



S#14. 동 윤원형 초당 마루위


김씨, 초당 방에서 나오다가 대청 앞에 관복차림으로 서있는 윤원형을 보고 움찔 놀란다.

(*배천댁과 탄실, 당혹스럽고 모린은 잘 걸렸다는 표정으로 힐끔거리며 서있다)


윤원형 : (김씨를 노려보는)...!

김씨 : (당황한) 서,서방님.?!

윤원형 : (더욱 무섭게 노려보는)..

난정(E) : (방안에서 서럽게 통곡하는) 흐흐흑-

김씨 : ..서, 서방님, 소첩이 어찌된 일인지 해명을 하겠사옵...

윤원형 : 비켜서시오! (김씨를 휙-밀치듯 방안으로 들어가는) 부인! 나요!

김씨 : (윤원형을 보는)...?!



S#15.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거짓으로 서럽게 울고있는데 윤원형, 방안으로 들어온다.


윤원형 : 부인..!

난정 : 흐흑.. 서방님, 소첩 억울하고 억울하여 살고 싶지가 않사옵니다..차라리 소첩을 내쳐 주시옵소서!..흐흑..

윤원형 : ..내 부인을 어찌 내치겠소?! 이 집에서 나가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 듯 싶소이다! (방문쪽을 휙-돌아보는)..?!



S#16. 동 윤원형 초당 마루위


김씨 : (참담한)...!



S#17. 중궁전 방 안


윤비와 창빈, 다과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윤비 : 창빈, 후궁으로 들어온지 몇해나 되시었는가?

창빈 : 병인년에 궁에 들어왔사오니 강산이 벌써 세번 바뀌었사옵니다..

윤비 : (끄덕이며) 그래, 그리 오랜 세월동안 후궁에 있었으니..그동안 마음 고생한 것을 어찌 필설로 담아낼수가 있겠는가?

         자네 속도 벌써 시커먼 숯검뎅이가 되었을걸세.

창빈 : (감회에 잠기는듯)..!

윤비 : 그동안 심정이 참담하였을때가 언제인가? 정궁이 회임을 하고 용종을 생산할 때가 아니었는가?

창빈 :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중전마마께오서 용종을 생산하시는 것은 나라의 큰 경사이온데..어찌..?

윤비 : ..한 지아비를 섬기는 안해된 자의 심정이 어찌 다르겠는가? 오죽하였으면 경빈이 장경왕후께오서 세자를 회임하시었을 때

         잣죽에 낙태약을 탓을 것이며 내 이번에 대군을 생산하였을때는 희빈이 망극한 짓거리를 하지 않았는가?!

         자네라고 어찌 그 마음이 다를 수 있겠는가?

창빈 : ...마마, 어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옵니까?

윤비 : 내 사가의 일이 걱정이 되어 하는 말일세...

창빈 : 예에?

윤비(E) : 난정이가 올케를 어찌 할지 그게 참으로 걱정이구먼! 참으로 걱정이야..!



S#18. 당추 암자 외경 (밤)



S#19. 동 당추 암자 방 안 (밤)


당추와 갖바치, 방백인 모여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용이 술병을 놓고 방밖으로 나간다)


방백인 : 당추형님, 병자가 곡차를 드셔도 괜찮은겝니까요?

당추 : 어차피 썩어 문드러질 육신에 곡차 좀 부었기로서니 무엇이 대수겠는가?

         (갖바치를 보며) 아우님, 만에 하나 내가 잘못되거든 자네가 난정이를 잘살 펴주어야하네.

갖바치 : 허허, 결자해지라 했거늘..! 어찌 내게다 떠넘기시는게요. 형님께오서 난정이를 세상에 나오게 하시었으니

            그 뒤도 형님께서 갈무리 해주시어야지요!

당추 : (한숨 푹)..그래야겠지...!

방백인 : 형님들, 내 난정이 관상을 보아하니 사내로 태어났다면 틀림없이 만인지상 일인지하에 오를 상이오..

            헌데 계집으로 태어났으니 정경부인이라도 한자리 바칠 고귀한 상인데

            첩살이를 하고 있으니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소?

당추 : ..정경부인이라 세상이 또 한바탕 어지러워지겠구먼! (술잔 들어 마시면)

갖바치 : 그러게 말이옵니다..하하하! (마시는)

방백인 : 그나저나 이놈의 여편네는 잘 지내는지 모르겠네?

당추 : 걱정 마시게나, 설마하니 임선비하고 무슨 일이야 있을라구..!

방백인 : 그런 말씀 마시오, 사내 계집의 일은 하늘도 모르는거요.

갖바치 : 허허허, 자네 고운 마누라 둔 까닭에 맘고생이 심하구먼.


갖바치와 당추, 껄껄 웃고 방백인 머슥하게 한잔 마신다.



S#20. 갖바치 집 아랫방 안 (밤)


당골네, 코를 골아대며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다.



S#21. 동 갖바치 방 안 (밤)


임백령, 책상 앞에서 책을 읽는데 아랫방에서 들려오는.


당골네(E) : (코고는 소리)...

임백령 : (책에서 눈을 떼고 픽웃는) 허허, 아주머니 코고는 소리가 장마철 맹꽁이 울음소리 같구먼..!


임백령, 책을 덮고 기지개를 켜다가 문득 소월향이 준 비녀를 꺼내 어떤 느낌으로 보는데..


소월향(E) : (방밖에서) 수찬나으리!

임백령 : (놀라 방문쪽을 돌아보는데)...?!

소월향 :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임백령 : (당혹스러운)..아,아니 이 야심한 밤에 여긴 어인 일이요?

소월향 : (임백령 품에 무너지 듯 안기며) 나으리, 소첩 날이 밝으면 판부사대감의 소실로 들어가옵니다..

            오늘밤 소첩, 나으리를 뫼시게 하여 주시옵소서..

임백령 : (떼어내며) 허어, 이러지 말고 어서 돌아가시오!

소월향 : 흐흑..나으리를 연모하는 소첩의 마음을 어찌 막으려 하시옵니까?

임백령 : (당황하는)..이보오, 월향이..?!

소월향 : 흐흐흑-



S#22. 동 갖바치 아랫방 안 (밤)


당골네, 벌떡 일어나 앉는다.


당골네 : (비몽사몽간에)..이게 무신 귀곡성이야?! (갖바치 방쪽을 휙-노려 보며) 잡귀야 물럿거라!

            (다시 눈이 부스스풀리며 자리에 누워 잠드는)



S#23. 동 갖바치 방 안 (밤)


임백령, 소월향을 안은채 입을 막고 아랫방쪽 기척을 살피다가 손을 뗀다.


임백령 : (낮게) 월향이, 이 사람을 난감하게 하지 말고 어서 돌아가시오..!

소월향 : (간절하게 보며)..나으리께오서 소첩을 받아주시지 않는다면 소첩 이 세상을 하직할 것이옵니다..

임백령 : 뭐,뭐요? 지금 나를 위협하는게요?

소월향 : 나으리, 소첩의 마음을 어찌 이리도 몰라주시는 것이옵니까? 어찌요?..참으로 야속하시옵니다.. 야속하시옵니다..

            (임백령 품에 안겨 서럽게 흐느끼는)..흐흑..

임백령 : (품에 안긴 소월향을 내려다 보며 한숨을 푹 내쉬다가 결심한 듯 품에 힘껏 안아준다)...



S#24. 윤원형 안채 큰 사랑 채 외경 (밤)


방문에 불빛이 흘러나온다.



S#25.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밤)


윤원형, 연상 앞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얼굴위로.


윤원형(E) : 전하 앞에서 윤임이와 화해주를 마시었다고 마음을 놓았다가는 크게 뒷통수를 후려 맞을것이야..!

                 내곁에 괴마같은 일기당천의 인재가 있어준다면 큰 힘이 되어줄 것을..!

                 (문득 연상서랍에서 김씨의 잘린 저고리 고름과 노리개를 꺼내며) 정녕 부인이 나를 속이고

                 간부놈과 통정을 하였단 말인가?! 아니야, 그토록 어진 부인이 외간사내를 끌어들여 통정을 하다니

                 그럴 리가 없음이야..(뭔가 게름직한)..헌데 어찌 가슴 한구석이 이리 찌푸둥한겐가?! 어찌..?!

                 (연상을 쾅-치며) 허어, 내 조정일에 온 정신을 쏟아도 모자란 판에 이런 잡생각에 휘둘리다니?!

김씨(E) : (방밖에서) 서방님, 소첩이옵니다.

윤원형 : (못마땅한) 들어오시오.

김씨 : (방문을 열고 다소곳하게 들어오는)..

윤원형 : 어인 일로 사랑까지 드시었소?

김씨 : 소첩, 서방님의 오해를 풀어드리고 청을 드리고자 들었사옵니다.

윤원형 : 오해라니요?! 오해랄게 무에가 있겠소?

김씨 : 서방님..어찌 소첩의 말은 아니 믿으시고 난정이 말에만 귀를 기울이시는 것이옵니까?

윤원형 : 허면 지난밤 월담을 하여 안채에 들어온자가 난정이 오라비란 말이오?!

김씨 : ..그, 그건..

윤원형 : ..부인, 그만두십시다..내 부인과 난정이 두사람 중 누구를 말을 더 믿고 안믿고는 중요치 않소.

            내가 지금 조정일에 골머리가 썩고 있으니 지금은 가화만사성 해주시오! 이사람 말뜻을 아시겠소?

김씨 : ..예..!

윤원형 : 오해를 풀었으니 부인의 청이 무엇인지 들어보십시다. 말씀하여 보세요.

김씨(E) : (윤원형을 보는 얼굴위로) 서방님, 난정이를 당장 내치시옵소서!

              그렇지 않으면 소첩의 복중 태아가 위태로울수도 있사옵니다!

윤원형 : 어서 말씀해 보시래두요.

김씨 : ..아니옵니다..나중에 말씀 올리겠사옵니다.. 하오면 소첩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윤원형 : 그리하시구려.

김씨 : (일어서서 방문쪽으로 가는데)

윤원형 : 부인!

김씨 : (돌아보는) 예, 서방님.

윤원형(E) : (김씨를 보는) 정녕 복중태아가 내 핏줄이 맞소?!

김씨 : (의아하게 보는).. 서방님, 소첩에게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시옵니까?

윤원형 : 부인의 복중태아는 윤씨집안의 조상님들을 봉사(奉祀)할 것이니 태교에 각별히 마음을 쓰시구려.

김씨 : 예, 서방님, 말씀 명심하겠사옵니다! (방밖으로 나가면)

윤원형 : (고개를 저으며) 그럴리가 없을게야, 그럴리가! 음..!



S#26.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밤)


김씨, 보료 위에 앉으며 배를 보듬으며 뭔가를 생각하는 얼굴위로.


김씨 : 그래, 내 이 복중태아를 지키기 위해서는 난정이를 내칠 수 밖에 없음이야! (결연한 표정으로 초당쪽을 휙- 돌아보는)..!



S#27.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밤)


난정, 무릎을 세우고 손으로 이마를 괸 채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윤원형(E) : 부인, 나요.

난정 : (힐끗 보고는 외면하듯 돌아앉는)...

윤원형 : (방문 열고 들어오며) 허어, 어찌 대답을 안하시는게요? (앉는데)

난정 : 초당엔 어인 일로 드시었사옵니까?

윤원형 : 어인 일이라니? 내 오늘밤 예서 묵으려왔소.

난정 : 소첩, 몸이 불편하여 서방님을 뫼시지 못할 듯 싶으니 안채로 가시지요.

윤원형 : 부인, 왜 또 심사가 틀리신게요?

난정 : (휙-돌아보며) 서방님, 어찌 안방아씨 일을 덮어주시려는 겝니까?

윤원형 : 허허, 부인 나보고 큰 사람이 통정했다는 말을 믿으란 말이오? 괜히 긁어부스럼 만들게 무에 있겠소이까?!

난정 : 허면 소첩이 거짓을 고하였다는 말씀이옵니까?

윤원형 : 무언가 오해가 있었을 게요!

난정 : 하, 오해요?! 하긴 어찌 첩년말을 믿어주길 바라겠사옵니까? 서방님 마음을 잘 알았사옵니다.

윤원형 : 부인, 마음 푸시구려..

난정 : (품에서 오래된 종이를 꺼내는) 서방님, 이것이 무엇인줄 아시옵니까?

윤원형 : ...그게 뭐요?


난정, 접힌 종이를 펼쳐보이면 <一片丹心>이라고 쓰여있다.


난정 : 서방님께오서 소첩에게 써주신 일편단심 넉자이옵니다.

윤원형 : (흐뭇한) 허허, 부인 이것을 여지껏 간직하고 계시었소?

난정 : 예, 소첩 아무 소용도 없는 물건을 오랫동안 품에 간직하였습지요.


난정, 종이를 촛불에 대면 <一片丹心> 글귀가 순식간에 타오른다.


윤원형 : 아, 아니 부인?! 어쩌자고..?! (굳는) 부인, 정녕 이러실게요?!

난정 : 소첩같은 첩년이 언감생심 서방님의 마음을 독차지 하려 든 것이 잘못이란 것을 깨달은 것 뿐이옵니다.

윤원형 : 좋소, 부인 마음대로 해보시구려. 허나 부인이 무슨 짓거리를 한다 하여도 난 큰사람을 믿소!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버리는)

난정 : (윤원형을 뒷모습을 야속하게 보다가 연상서랍을 열고 약봉지를 꺼내드는)

난정(E) : (약봉지를 펼쳐들고 독기 서린 표정으로 노려보는) 내 참으로 이 약을 써야 때가 왔음이야!



S#28. 갖바치 외경 (낮)


당골네(E) : 거참 이상타 말씸이야?



S#29. 동 갖바치 아랫방 안


임백령, 관복을 입고 있는데 당골네, 거들며 코를 킁킁 거리고 있다.


당골네 : 나으리, 간밤에 누가 왔다가지 않았습니까요?

임백령 : (찔리는) 왔다가다니? 자네가 꿈을 꾼게지..

당골네 : 꿈을 꾸었다해도 어찌 방안에서 분내가 진동합니까요?

임백령 : 아무 냄새도 아니나거늘..내 늦었으니 이만 입궐해야겠네. (서둘러 방밖으로 나가는)

당골네 : (갸웃거리며) 분명 뭔가가 있어..! (임백령 뒤를 쫓아나간다)



S#30.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처, 윤임의 관복 입는 것을 거들며 묻는다.


윤임처 : 대감, 소실을 들이실 작정이시옵니까?

윤임 : (뜨끔) 소실이라니요?! 허허, 내 귀밑머리가 허옇게 세었거늘 당치도 않소이다.

윤임처 : 헌데 어찌 청파동에 새 집을 마련하신 것이옵니까?

윤임 : ..그, 그 집은 조정신료들이 은밀히 회합을 위해 마련한 것이요.

윤임처 : 대감 말씀, 믿어도 좋겠사옵니까?

윤임 : 암요, 부인 그런 염려 마시고 빈궁마마께 회임에 좋은 약재나 지어올리시구려!

윤임처 : 약재만 바치면 무엇하옵니까? 저하께오서 합궁을 아니하시는것을요..

윤임 : 아직도 그러신답니까?

윤임처 : 예, 빈궁마마 속이 하얗게 타셨을겝니다.

윤임 : 음..!



S#31. 중궁전 외경



S#32.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세자와 빈궁이 앉아있다. (*유모와 엄상궁, 오상궁이 앉아있다)


세자 : (대군아기를 품에 안고 어루며) 어마마마, 대군아우가 소자를 보고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오물오물 거리옵니다.

         그래, 내가 네 형이니라..하하.

세자빈 : (씁쓸한 미소)...

윤비 : 유모, 대군을 뫼시게. 세자께오서 힘드시겠네.

유모(*) : 예. (세자에게서 대군아기를 건네 받아 품에 안고 방밖으로 나가는)

윤비 : 세자가 아우를 이리도 괴이는 걸 보니 곧 빈궁도 회임을 하실 듯 싶구려.

세자빈 : ...

세자 : 어마마마, 소자내외 아직 년치가 있사오니 심려마시옵소서.

윤비 : 그래요..헌데 세자, 근자에 젊은 선비들을 자주 면대하신다지요?

세자 : 예, 소자 장차 이나라 조정을 이끌 인재들의 조정개혁과 쇄신의 포부를 들어보니

         조선의 장래가 밝은 듯 싶어 가슴이 벅차옵니다.

윤비 : 허나 그 선비들이 판부사대감의 그늘속에 있다는 것도 아십니까?

세자 : ..예에?

윤비 : 세자, 조정개혁이나 국정쇄신의 뜻이 아무리 좋다한들 외척이 발호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것이오.

         이 어미 말을 깊이 새기도록 하세요.

세자 : ..예, 명심하겠사옵니다. 하오면 소자 내외는 물러가겠사옵니다. (일어서서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면)

세자빈 : (조아리고 세자를 따라 방밖으로 나가는)

윤비(E) : (세자빈의 뒷모습을 보는).. 빈궁이 마음속에 칼을 품고 이 시어미를 겨누고 있는 것인가?



S#33. 희빈처소 방 안


희빈과 창빈, 마주 앉아있고 향이, 찻잔에 차를 따른다.


희빈 : 판부사가 장안에 유명 짜한 기생을 소실로 맞이한답니다.

창빈 : 판부사 대감께오서도 육순을 바라보시는걸로 아는데 그 년치에 소실을요?

희빈 : 늙은 말이 콩을 마다한답니까? 사내들이란 다 똑같은게요. 염치도 없지!

향이 : (입을 가리고 킥 웃는)...!

희빈 : 정상궁, 자넨 무얼 안다고 웃는겐가?

향이 : (조아리며) 황송쩍사옵니다.

희빈 : (찻잔을 들며) 아녀자는 스물만 넘으면 뒷전으로 밀려나니 아녀자로 태어난게 원망스러울 뿐이오!



S#34.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앉은 김상궁을 보며 말한다.


중종 : 판부사가 소실을 맞는단 말이냐?

김상궁 : 예, 전하, 분명 그리들었사옵니다.

중종 : 판부사가 아직은 젊은게지.! 과인은 판부사가 참으로 부럽구먼. 하하하.



S#35. 중궁전 마당


난정, 계단을 올라 중궁전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윤판관 작은 안으서 들었사옵니다.



S#36.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은 난정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뭐라? 윤임에게 소실을 들여보냈단 말이냐?

난정 : 예, 마마. 소첩의 수족과 같은 기생이오니 장차 판부사 주변의 일거수 일투족을 손금 들여다 보듯

         훤하게 꿰뚫어볼 수 있을 것이옵니다.

윤비 : (끄덕이며) 그래, 네 머리가 참으로 비상하구나. 어찌 그런 생각을 다 했누?

난정 : 황공하옵니다..

윤비 : 아니 그래도 내 너를 불러들이고자 하였느니.. 난정아, 올케가 무탈하게 후사를 생산할때까지 네 성심을 다해야 할것이다.

난정 : ..예, 마마. 소첩 신명을 다바칠 것이옵니다.

윤비 : 만에 하나 올케의 복중태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내 너에게 그 죄를 물을 것이다! 내 말뜻을 알겠느냐?

난정 : 예, 마마.. 소첩도 중전마마께 여쭙고 싶은 말이 있사옵니다.

윤비 : 말해보거라.

난정 : 중전마마, 소첩과 아씨 중 한사람만 취하라면 누구를 취하실 것이옵니까?

윤비 : (굳는) 난정아, 네 지금 나를 떠보려는 것이냐?

난정 :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소첩, 중전마마의 의중을 몰라 여쭙는 것이옵니다.

윤비 : 사냥개와 소는 그 쓰임새가 다르거늘 어찌 하나를 취할 수 있을까?

         내 너는 장자방으로 취할것이며 올케는 윤씨가문을 떠바칠 대들보로 취할 것이다.

난정 : ...!

윤비 : 이제 내 뜻을 알겠느냐?

난정 : 예, 마마! 잘 알았사옵니다. 소첩, 중전마마의 뜻에 어긋남없이 아씨를 웃전으로 공경할 것이옵니다!

윤비 : 암, 그리해야지!

난정 : (뭔가를 결심하는 표정)...!



S#37. 대궐 일각


난정, 걸어오는데 맞은 편에서 윤원로가 걸어오다가 마주친다.


윤원로 : 네 아직도 중궁전에 드나들이를 하는게냐?

난정 : 아주버니께오서 빈청에 드나들이를 하시는 것이나 피차일반이옵지요.

윤원로 : 뭬,뭬야?!

난정 : 소첩은 갈길이 급하니 이만 퇴궐하겠사옵니다. (가는데)

윤원로 : (그 뒷모습에다) 오냐, 실컷 기고만장하거라! 제수씨가 아들을 생산하는 날이면

            네년의 위세도 하루아침에 닭쫓던 개꼴이 될게다! (휙-돌아서서 가는)

난정(E) : (멈춰서서 휙-돌아보는) 아우님이 아들을 생산하다니?! 그런 일은 결코 없을게다! (몸을 휙-돌려 가버린다)



S#38. 윤원형 초당 외경 (밤)



S#39.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밤)


난정, 약봉지를 펼쳐들고 본다.

난정, 앞에 놓인 술주전자 뚜껑을 열고 흰가루약을 탄다.

난정, 뚜껑을 닫고 어딘가를 살기띈 눈빛으로 휙-노려본다.



S#40.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밤)


김씨, 이부자리 옆에 소복차림으로 앉아 배를 보듬으며 말한다.


김씨 : 아가, 이 어미가 윤씨가문에 들어온지 스무해가 넘어서야 너를 갖게 되니 참으로 감동스럽구나..

         이제야 이 어미가 윤씨가문의 조상님들 볼 낯이 생기는 듯 싶구나.. 아가 부디 무탈하게 세상에 나와야 하느니라..



S#41. 동 윤원형 안채 마당 (밤)


난정, 소반에 술주전자(*앞씬의)를 바쳐들고 방쪽으로 걸어온다.


난정 : (방문쪽에다) 아씨, 소첩이옵니다.

김씨(E) : 들어오게!

난정 : (방문을 열고 소반을 들고 대청으로 올라서는)



S#42.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밤)


난정, 술소반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김씨 : 떠날 채비는 다 하였는가?!

난정 : 예, 소첩 날이 밝는대로 이 집을 떠날 것이옵니다.

김씨 : 서방님께 하직인사는 드렸는가?

난정 : 그전에 아씨와 이별주를 나누고자 왔습지요.

김씨 : 이별주라니..?

난정 : 소첩, 내일 집을 떠나면 앞으로 두 번 다시 아씨를 뵈올일이 없을 것이오니 이별주 한잔해야되지 않겠사옵니까?

김씨 : 내 복중 태아를 위해서라도 술을 입에 대지는 않을것이네..

난정 : 예, 소첩, 그럴줄 알고 감주로 가져왔습지요.

김씨 : ...?!

난정 : (술한잔을 따르며) 아씨, 한잔 드시지요.

김씨 : (의혹의 눈길로 보는)...나보고 자네가 따라주는 감주를 마시라는겐가?

난정 : 왜요? 이 감주속에 독약이라도 탓을까 의심 되시옵니까?

김씨 : (쏘아보는)...!

난정 : 하오면 소첩이 먼저 마시지요! (술잔을 들어마신다)

김씨 : ...!

난정 : (김씨를 보며) 이제 믿으시겠사옵니까?!

김씨 : 자네 뜻이 정 그렇다면 내 한잔 받지..(새술잔을 들어 내밀면)

난정 : (감주를 따라주는)..소첩을 믿어 주시니 고맙사옵니다.. 드시지요.

김씨 : (감주를 마시는)...

난정 : (다시 한잔씩 따르며) 소첩, 낮에 중궁전에 들어 아씨께오서 무탈하게 아기씨를 생산하실 수 있도록

         신명을 다바칠 것을 맹세하였지요.

김씨 : ...

난정 : 하온데 그 맹세를 지키지 못할 듯 싶사옵니다.

김씨 : 뭐라, 그 무슨 말인가?

난정 : 아우님이 마신 감주속에 독약이 들어있으니 말이오!

김씨 : 뭐, 뭐라?! (목이 타는 듯 고통스럽게 목을 움켜쥐며) 어,어찌..?!

난정 : 내 이방에 들기 전에 해독제를 먹고 독주를 마셨으니 내 걱정은 마시오!

김씨 : (입에서 피를 흘리며)..네,네 이년..! 네 이런 짓거리를 하고도 살아남을 줄 알았더냐..!

난정 : 아우님이 스스로 명재촉을 한것이니 내 원망은 마시오!

김씨 : (고통스럽게 소반을 와장창 뒤엎으며 고통에 발버둥치는) ..아악-아니돼, 아니돼-아가-아가-

난정 : (광기 서린 눈빛으로 이불을 김씨에게 뒤집어 씌우고 눌러대는)


난정, 김씨에게 이불을 덮어씌우고 눌러대는 광기서린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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