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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4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1,304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144











s#1. 윤원형 집 안채 외경 (밤)


쥐죽은 듯 정적 속에 잠겨있는 있는 모습.



s#2. 동 윤원형 안채 방안 (밤)


난정, 김씨에게 덮어씌운 이불 위에 올라탄채 격렬하게 누르고 있다.

김씨, 이불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난정 : (광기서린 눈빛) 내가 살기 위해선 아우님이 죽어야 돼!

김씨 : (이불속에서 처절한 비명)..아,악..

난정 : 죽어! 죽어!


이불속 김씨의 버둥거림이 잦아들면서 반응이 없어진다.

난정, 긴장이 풀린 듯 이불위로 축 늘어지며 숨을 몰아 쉰다.

정적에 휩싸인 방 안.

난정, 문득 이불을 돌아보다가 조심스럽게 떨리는 손을 뻗어 이불을 걷어 본다.

김씨, 입가에 피를 흘린채 잠든 듯 죽어있다.


난정 : (살인을 한 느낌) !!


난정, 놀라 허둥지둥 일어나 방밖으로 뛰어나간다.



s#3. 동 윤원형 안채 마당 (밤)


난정, 방문을 열고 황급하게 나온다.

난정, 주변을 둘러보며 초당쪽으로 가려는데.

(E)(벼락치는 소리) 콰르릉-

난정, 화들짝 놀라 주저앉는다



s#4. 밤하늘 위로 벼락이 친다 (INSERT)



s#5. 동 윤원형 안채 마당 (밤)


난정, 계속 쳐대는 벼락에 겁에 질린 듯 얼굴를 가리고 부들부들 떠는데

누군가의 손이 난정의 어깨위에 덥썩 놓인다.


난정 : (놀라) 아악- (겁에 질려 돌아보면)

모린 : 아씨, 모린이옵니다.

난정 : ..모,모,모린아..!

모린 : (부축하여 일으켜 세우며) 아씨, 어서 초당으로 드시옵소서.

난정 : ..그,그래..!


난정, 모린의 부축을 받으며 후들거리는 발걸음으로 어디론가 간다.



s#6. 동 윤원형 초당 방안 (밤)


난정, 떨리는 손으로 물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모린 : 아씨, 이년이 뒤처리를 할것이오니 아씨께오선 푹 주무시옵소서.

난정 : ..그,그래..그리하거라..

모린 :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 : (숨을 몰아쉬다가 두손을 들어보며).. 이 손으로 사람을 죽였어..사람을...


난정의 손이 걷잡을수 없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한다.


난정 : (떨리는 손을 움켜쥐며) 내 살아남기 위해선 어찌할 수 없었음이야..어찌할수.!



s#7. 윤원형 집 전경 (아침)



s#8. 동 윤원형 안채 마당


배천댁과 대야물을 든 탄실, 방쪽으로 다가온다.


배천댁 : (방쪽에다) 아씨, 기침하시었사옵니까?

김씨 : ...

탄실 : 아씨, 소세물 들여가옵니다.

김씨 : ...

배천댁 : (갸웃하며 탄실을 보다가) 들어가세나.


배천댁과 탄실, 방안으로 들어간다.



s#9. 동 윤원형 안채 방안


배천댁과 탄실, 방안으로 들어오는데

김씨, 이불위에 자는 듯 곱게 누워있다. (*소반위에 술주전자와 술잔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배천댁 : (김씨쪽으로 다가와 앉으며) 아씨, 주무시옵니까?

탄실 : ...?

배천댁 : (김씨를 바짝보며) 아씨..?

김씨 : (죽은 얼굴)...

배천댁 : (깜짝 놀라) 아씨! 아씨!

탄실 : (놀라 대야물을 떨어뜨리는)...?!



s#10. 동 윤원형 안채 외경


배천댁,탄실(E) : (흐느끼는)..아씨-아씨-



s#11.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원형, 침통하게 앉아있는 얼굴위로.


윤원형(E) : ..부인, 천신만고 끝에 회임까지 하시어 놓고 어찌 독주를 마시었단 말이오..? 어찌.. (문득) 혹시 난정이가..?!

                 (저으며) 아니야..난정이가 아무리 독한 계집이라 해도 어찌 살인까지 할수 있단 말인가..?

난정(E) : (방밖에서) 서방님, 소첩이옵니다.

윤원형 : ..들어오시오.

난정 : (침통한 표정으로 들어와 앉으며) 서방님, 얼마나 황망하시옵니까?

윤원형 : ..음!

난정 : 소첩, 아씨께오서 자진하신 것이 믿기지 않사옵니다..

윤원형 : 자진이라니요?! 회임까지 한 부인이 스스로 독주를 마시고 자진할 까닭이 무에 있겠소?!

난정 : (흠짓 보며) 하오면 서방님께오선 누군가 아씨를 독살하였다고 생각하시는 것이옵니까?

윤원형 : 무언가, 석연치가 않소! 내 이번일을 철저히 조사하여 흑막을 밝힐것이오!

난정 : 서방님, 소첩 서방님께오서 아씨를 잃으신 분통함은 잘 알고 있사오나

         이번 일은 이대로 덮어 두심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윤원형 : 덮어두라니요? 내 후사를 잉태한 조강지처를 잃었거늘! 이번 일을 어찌 모른척 넘어갈수 있겠소?!

난정 : 서방님, 정녕 아씨께오서 자진한 까닭을 모르시옵니까?!

윤원형 : 자진한 까닭이라니요?

난정 : 아씨께오선 서방님이 아닌 다른 사내의 핏줄을 잉태한 죄책감 때문에 자진을 하신 것이옵니다!

윤원형 : 뭬야?! 네 지금 유명을 달리한 사람을 욕보이려는 것이냐?!

난정 : 서방님, 흥분은 금물이옵니다! 사태를 똑바로 직시하시옵소서! 아씨께오선 지난번 월담한 간부한테

         연모의 정으로 저고리 고름까지 잘라주었사옵니다. 하온데 그 간부가 아씨께오서 자기 핏줄을 잉태한 것을 알고

         함께 야반 도주를 하자고 위협을 하였겠지요! 아씨께오선 그 괴로움 때문에 자진을 하신것이옵니다!

윤원형 : 뭬,뭬야?! 네 어찌 그리 상세히 알고 있느냐?!

난정 : 아씨께오서 소첩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시었사옵니다.

윤원형 : 뭬, 뭬야..?!

난정 : 소첩이 아씨를 핍박하여 집밖으로 내친 것도 실은 아씨께오서 그리하여 달라고 청하신 것이옵니다.

윤원형 : ..이,이럴수가..?!

난정 : 서방님, 이번 아씨께오서 자진하신 진상을 밝혀내시려드시오면 유명을 달리하신 아씨를 더욱 처참하게

         욕보이시게 되는 일이옵니다. 또한 이일이 담장밖을 넘어가면 서방님 뿐만 아니오라 윤씨가문에 큰 치욕이 될 것이옵니다.

윤원형 : ...?!

난정 : 하오니 이번일은 서방님과 윤씨가문을 위해서라도 이대로 덮어두시옵소서!

윤원형 : (어이가 없는)..허어, 허어, 내 조강지처를 그리도 믿었거늘. 이리 뒷통수를 후려치다니?! 이럴수가..! 이럴수가...!

난정 : ...!



s#12. 중궁전 외경


윤비(E) : 그게 무슨 말이더냐?! 내 올케가 자진을 하다니?!



s#13.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놀란 눈으로 앞에 앉아 있는 엄상궁을 보며 말한다.


윤비 : 올케가 무슨 까닭으로 자진을 하였단 말이냐?!

엄상궁 : 상세한 것은 알지 못하오나 독이 든 감주를 마시었다고 들었사옵니다.

윤비 : (저으며) 아니야,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엄상궁, 당장 윤판관과 난정이를 불러들이게!

엄상궁 : 예,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윤비(E) : 자진이라니, 당치도 않아. 분명 난정이가 꾸민 짓거리가 틀림 없을게야! (어딘가를 무섭게 휙-노려본다)



s#14.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처, 윤임에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한다.


윤임처 : 회임까지 한 질부가 자진을 하였다니 소첩은 믿어지지가 않사옵니다.

윤임 : 어쩌겠소?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그리 믿을수 밖에요! 허어, 난정이년이 안방에 들어앉게 되었으니 살판이 나겠구만!

윤임처 : 대감, 소첩은 아무래도 석연치가 않사옵니다. 질부가 회임을 하자 난정이가 해꼬지를 한 듯 싶사옵니다.

윤임 : 그럴수도 있지요! 부인께서 정 마음에 걸린신다면 어찌된 사정인지 은밀히 알아보시구려.

윤임처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윤임(E) : 그래, 난정이년이 질부를 독살한 것이라면 난정이와 원형이는 물론이고 중전의 권위에도 흠집을 낼수 있을것이야!



s#15.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배천댁과 탄실 앞에 염낭을 툭 던진다. (*모린, 한편에 앉아있다)


난정 : 그 돈이면 어딜가든 당분간 배를 곯지는 않을 것이다.

배천댁 : 쇠인들 보고 이 집을 나가란 말씀이시옵니까?

난정 : 내 집에 옛주인의 충견들을 둘수는 없음이야! 허니 당장 보따리를 싸도록 하게!

배천댁 : (결연한) 예, 그리하지요! (탄실에게) 가세. (염낭을 두고 일어서는데)

난정 : 돈 가져가게!

배천댁 : 쇠인들도 도둑이 던져준 고기는 먹지 않습지요!

난정 : 뭐라?!

배천댁,탄실 :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난정 : (노려보며)..저런 방자한 것들을 보았나? 모린아, 혹시 모르니 저것들이 어디로 가는지 거처를 알아 두도록해라.

모린 : 예, 아씨.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 : (연상서랍에서 곳간 열쇠를 꺼내보며) 내 이제 명실상부한 윤씨가문의 안주인이 되었음이야. 호호-

임서방(E) : (방밖에서) 아씨!

난정 : (방문쪽을 돌아보며) 무슨 일인가?



s#16. 동 윤원형 초당 마당


임서방 : (방문쪽을 향해) 중궁전에서 급히 들라는 기별이옵니다.



s#17. 동 윤원형 초당 방안


난정 : (방문쪽에다)..알았네!

난정(E) : (비장한) 중전마마께오서 나를 어찌하던 내 목숨을 중전마마의 처분에 맡길 것이야..!



s#18. 대궐 일각


윤원형과 난정, 걸어온다.


윤원형 : 중전마마께오서 부인이 자진한 까닭을 하문하시오면 어찌 답을 해야할지 참으로 난감하구려.

난정 : 서방님께오선 모른다고만 말씀 올리시옵소서!

윤원형 : 허나 중전마마께오서 추궁하시오면 어찌한단 말이오?

난정 : 소첩이 답변을 올릴 테니 심려거두시옵소서.

윤원형 : 그래요, 내 부인만 믿으리다. (앞장서서 가면)

난정 : (그뒤를 따르는 모습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윤판관 드시었사옵니다.



s#19.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은 윤원형과 난정을 근엄하게 보며 말한다.


윤비 : 윤판관, 정녕 올케가 어인 연유로 자진하였는지 모른단 말인가?!

윤원형 : (당혹감을 감추며)..예, 신은 알지 못하옵니다.

윤비 : 난정아, 너 역시 모른다고 시치미를 잡아뗄 작정이냐?!

난정 : 소첩, 중전마마께 아씨가 자진한 까닭을 말씀 올린들 사후약방문이온데

         소첩은 유명을 달리한 아씨를 욕보이고 싶지가 않사옵니다.

윤비 : 뭐라?! 올케를 욕보이고 싶지 않다.

난정 : 중전마마, 소첩 간청하옵건대 아씨의 일은 모른척 덮어주시옵소서!

         소첩 또한 윤씨가문을 위하여 중전마마께 함구할 것이옵니다.

윤비 : 사후약방문이라..?

난정 : 예, 마마! 부디 소첩의 청을 들어주시옵소서.

윤원형 : (힐끔 윤비를 보는데)

윤비 : 오냐, 내 너를 믿고 네 말대로 하마!

난정 : 황감하옵니다!

윤비 : 허나 차후 올케가 자진한 일에 네가 티끌만큼이라도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내 손으로 네 목숨을 거둘 것이다!

난정 : 소첩, 중전마마께 백번 천번이라도 목숨을 바칠 것이옵니다!

윤비 : (윤원형을 보며) 윤판관, 내게 약조해줄것이 있소!

윤원형 : 말씀하시옵소서.

윤비 : 윤판관 난정이한테 안채를 내주면 결코 아니될 것이오!

윤원형 : 예에?..예에.. 약조 드리겠사옵니다.

윤비 : 난정아 너 또한 안방차지를 하려들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너 또한 약조하겠느냐?!

난정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윤비 : 윤판관, 내 어찌 난정이한테 안채를 내주지 말라는 것인지 알겠소?

윤원형 : ..소실이 안방을 차지한다면 구설에 오를 것이고 그리되면 시생과 중전마마께 누가 될까

            그리 말씀하시는 것이라 짐작하옵니다.

윤비 : (난정을 보며)..난정아, 넌 내 뜻을 짐작하겠느냐?

난정 : 배부른 개는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쳐 짖지 않는 법이옵지요. 소첩은 중전마마의 뜻을 그리 짐작하옵니다.

윤원형(E) : (갸웃) 배부른 개는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쳐 짖지 않는다..?

윤비 : (끄덕이며 웃는)..그래, 내 뜻을 알았으면 되었다. 내 올케의 일을 더는 묻지 않을것이니 이만 물러가도록 하오!

윤원형 : 예, 마마 존체 평안하시옵소서! (일어나 조아리고 나가는)

난정 : (조아리고 윤원형을 따라 나가는)

윤비(E) : 사후약방문이라?!



s#20. 갖바치 집 외경


방백인(E) : 뭐, 뭐여? 여편네야 지금 뭐라고 했어?!



s#21. 동 갖바치 방 안


갖바치와 방백인, 놀란 눈으로 당골네를 본다.


방백인 : 윤판관 부인이 돌아가셨어?!

당골네 : 예! (은밀하게) 근데 그게 말이오..난정이가 독살을 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방백인 : ..도,독살?! 여편네, 닥치지 못해?!! 어찌 자발없는 주둥일 놀리는게야?!

당골네 : 내 말이 아니라 소문이 그렇다는게지요!

방백인 : 시끄러!!! (갖바치의 눈치를 힐끔보는)

갖바치(E) : (참담한)..허어, 이럴수가! 이럴수가?! 내 난정이를 믿었건만.. 그 애가 정녕 손에 피를 묻힌 것인가?! 피를..?!



s#22. 당추 암자 근처 정자 위


당추, 감회에 젖은 눈길로 연못을 바라보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23. 후레쉬 백 (1회 s#91의)


당추, 아기난정을 받아 이빨로 탯줄을 끊어낸다.


계향 : (아기를 보며)...이 애는 왕실의 핏줄입니다.. 이 아기를 도성 파릉군 댁에 데려다 주세요..

         그 어른이 이 애의 아버지이십니다.. (품에서 옥패가 들은 빨간 비단주머니를 꺼내며)

         ..이걸 드리면 그 어른께서 아실 것입니다..(고통이 밀려오는 듯 이를 문다)

당추 : (옥패를 받으며).. 알겠소이다, 내 약조하리다.. 이 아일 반드시 전해드리리다.



s#24. 동 당추 암자근처 정자 위


당추, 탄식을 내뱉으며 중얼거린다.


당추 : 모두가 내 업보인 것을...! 나무관세음보살..!

용이(E) : (뒷편에서) 스님! 손님이 찾아오시었사옵니다.

당추 : 손님..?


당추, 돌아보면 용이 뒤편으로 파릉군이 환하게 웃으며 서있다.


당추 : 아,아니 파릉군대감!

파릉군 : 선사, 그동안 잘 있으시었소이까?!

당추 : (만감이 교차하는)...?!



s#25. 동 당추 암자 방 안


당추와 파릉군,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파릉군 : 내 송도로 가는 길에 잠시 들렀소이다.

당추 : (보며) 대감의 귀밑머리에도 눈꽃이 피셨사옵니다.

파릉군 : 허허, 세월을 속일수는 없는 법 아니겠소이까?

당추 : 대감, 아직도 병인년에 생리사별한 핏줄을 찾고 계시옵니까?

파릉군 : ..부질없는 짓인줄 알면서도 내 한시도 핏줄을 잊은 일이 없소이다.

당추 : ...!

파릉군 : 허허, 얼굴도 모르는 자식을 삼십년이 넘도록 마음속에 품고 살아왔으니

            내 죽기전에 그 아이 얼굴을 한번이라도 볼수있다면 여한이 없겠소이다.. (찻잔을 들어 마시는)

당추(E) : 허어, 내 불지옥에 떨어진들 이 죄를 어찌 다 갚을꼬..어찌..!

당추 : (한숨을 내쉬는)..나무관세음보살...!



s#26. 윤원형 대문 앞 길


윤원형, 임서방이 배행하는 사인교를 이끌고 오고 난정을 태운 가마가 따른다. (*모린은 없다)

윤원형, 계단앞에 멈춰서면 가마가 멈추고 난정, 굳은 표정으로 내린다.


윤원형 : 부인, 중전마마의 말씀을 너무 섭섭하다 생각마시오.

난정 : 섭섭하다니요?! 가당치도 않사옵니다.

윤원형 : ..헌데 어찌 부인 안색이 편치가 않으신 게요?

난정 : 소첩은 중전마마가 아니오라 서방님께오서 중전마마 안전에서 소첩에게 안방을 내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란 약조를

         그리 쉽게 하신 것이 야속할 뿐이옵니다.

윤원형 : 부,부인 그건.. 중전마마께오서..

난정 : 예, 예, 소첩 서방님의 마음을 잘 알았사오니 어서 드시지요.

윤원형 : (머슥한)..그럽시다..(계단을 오르는데)

윤원로 : (달려오며) 원형아!

윤원형 : (돌아보며) 형님!

윤원로 : (난정쪽으로 다가와 다짜고짜 뺨을 철썩갈기는) 이런 천하에 죽일년!

윤원형 : (당혹) 혀,형님!

난정 : (뺨을 잡고 휙-노려보는) 어찌 소첩에게 손찌검을 하시는겝니까?!

윤원로 : 네 이년! 네년이 제수씨를 독살한 일을 세상이 다 알고 있거늘!

            네년이 어찌 고개를 들고 윤씨집 대문을 넘을 수 있단 말이냐?!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

난정 : 아주버니, 말이면 다 말인줄 아시옵니까?!

윤원로 : 뭬, 뭬야?!

난정 : 소첩, 하늘을 우러러 티끌만한 죄를 지은일이 없사온에 어찌 소첩을 모해하시는겝니까?!

윤원로 : 허어, 네 어찌 인두껍을 쓰고 이토록 후안무치할수 있단 말이냐?! 원형아, 두말 할 것 없다,

            이 구미호같은 년을 당장 내치거라! 아니, 내 당장 금부로 달려가 제수씨를 독살한 죄로 발고를 해야겠다!

윤원형 : 형님! 어찌 자초지종도 모르면서 경거망동을 하시는게요?!

윤원로 : 경거망동이라니?! 원형아, 네 조강지처를 독살한 계집을 감싸안아주었다간

            언제가 너는 물론이고 우리가문이 이 계집손에 풍비박산이 날게다!

윤원형 : 내 형님 말을 더 듣고 싶지 않으니 이만 돌아가시오!

윤원로 : 원형아, 네 피를 나눈 이 형보다 첩년을 더 믿는단 말이냐?!

윤원형 : (윤원로 말을 무시하듯 난정을 감싸며) 부인, 괜찮소?..들어가십시다.

난정 : (윤원로를 노려보며) 아주버니, 소첩 지금 받은 모욕을 언제가는 열곱으로 되돌려드릴 것이옵니다!

윤원로 : 뭬,뭬야?! 지금 네년이 나를 협박하는게냐?!

난정 : (윤원로를 노려 보다가 몸을 휙-돌려 계단을 올라 대문안으로 들어가는)

윤원로 : 저, 저년이?! (윤원형에게) 원형아, 네 정녕 저 계집을 내버려둘 참이냐?!

윤원형 : 형님, 남의 집안일에 왈리왈시하지 마시고 돌아가시오! (임서방을 보며) 임서방, 가세! (계단을 올라가는)

윤원로 : (윤원형 뒷모습에다) 원형아, 네 어찌 세상이 다 아는 일을 혼자만 모르고 있는게냐?!

윤원형 : (대문안으로 들어가버리는)

윤원로 : 허, 저런 헛똑똑이를 보았나! (뭔가 결심한 듯) 내 가문을 위해서라도

            저 백여시같은 계집을 이대로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야! (몸을 돌려 어디론가간다)



s#27. 어느 길


배천댁과 탄실, 굳은 표정으로 어디론가 간다. (*배천댁과 탄실, 집을 나온듯 보퉁이를 들고 있다)

모린, 일각에서 얼굴을 드러내며 그 뒤를 미행한다.



s#28. 윤임 집 안채 마당


박서방, 배천댁과 탄실을 데리고 방쪽으로 다가와선다.


박서방 : 마님, 윤판관댁 침모가 뵙기를 청하옵니다요.

윤임처 : (방문을 열고 나와보며) 아니, 자넨 배천댁 아닌가?

배천댁 : (조아리며) 마님, 그간 무고하시었사옵니까?

윤임처 : 내 안그래도 자네들에게 물을 말이 있었거늘 마침 잘 왔네.

배천댁 : (땅바닥에 꿇어 앉아 조아리며) 마님, 원통하게 돌아가신 우리 아씨의 원한을 풀어주시옵소서! 흐흑.

탄실 : (꿇어앉아 조아리며) ..흐흑..

윤임처 : (보는) 억울한 누명..?! 자, 무슨 일인지 들어가서 차근차근 말해보게!

배천댁 : 예..(일어서는)


윤임처, 방안으로 들어가면 배천댁과 탄실, 그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간다.



s#29. 동 윤임 안채 방 안


윤임처, 놀란 눈으로 앞에 앉은 배천댁과 탄실을 본다.


윤임처 : 뭐라? 질부가 자진을 한 것이 아니란 말인가?!

배천댁 : 예, 아씨께오서 다음 날 봉은사에 불공을 드리러 가시기로 하시었사온데 어찌 그 전날밤에 자진을 하시었겠사옵니까?

탄실 : 아씨께오선 독살당하신 것이 틀림없사옵니다.

윤임처 : ..도,독살?!.. 허면 누가 질부를...?

배천댁 : 초당아씨가 짓거리가 분명하옵니다!

윤임처 : (충격)...?!

배천댁 : (조아리며) 마님, 부디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돌아가신 우리 아씨의 원한을 풀어주시옵소서! 흐흑..

탄실 : 흐흑..

윤임처 : ...!



s#30. 윤원형 초당 마당


모린, 급한 걸음으로 방쪽으로 가는 모습위로.


난정(E) : 무어가 어쩌고 어찌해?!



s#31. 동 윤원형 초당 방안


난정, 앞에 앉은 모린을 보며 말한다.


난정 : 배천댁과 탄실이가 판부사집으로 갔단 말이냐?!

모린 : 예, 아씨. 배천댁이 판부사대감께 고하러간 듯 싶사옵니다.

난정 : 흥, 제깟 것들이 아무리 입방아를 찧어본들 확증도 없고, 중전마마께오서 덮어두신 일을 무얼 어찌하겠느냐?!

         (보며) 애썻으니 이만 나가보거라.

모린 : 예, 아씨..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난정 : (비웃듯) 흥, 네년들이 실컷 주둥이질을 해보아라! 내 뒷전에 중전마마께오서 계시는한

         누구도 함부로 나를 모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s#32. 갖바치 집 방 안


갖바치, 벽쪽으로 돌아앉아 눈을 감은채 좌정하고 있다.


갖바치(E) : (눈을 뜨는)..난정아, 언젠가 네 손으로 지은 죄를 갚어야 될 것이란 것을 어찌 모르는게냐?! 어찌?!

                 (탄식 섞인) 음..!



s#33. 대궐 일각


임백령, 걸어오는데 박희량이 젊은 홍문관 관료들과 거느리고 온다.

임백령, 박희량에게 조아리는데.


박희량 : (곱지 않게 보며) 임수찬, 장원급제한 것이 큰 벼슬이라도 된다던가?!

임백령 : 예에..?

박희량 : 어찌 갓 출사한 신출내기가 허참례도 하지 않고 홍문관에 등청을 하느냐 이 말이야!

임백령 : ..허,허참례요..?

박희량 : 조정에 출사한 자는 허참례를 해야한다는 것도 모르는가?!

임백령 : 송구하옵니다..

박희량 : 자넨 아직 수찬이 아니니 서고 바닥에 걸레질이나 하게! (앞장서서 가면)

홍문관관원들 : (임백령을 곱지 않게 보며 박희량을 따라간다)

임백령 : ..허참례라..?!



s#34. 소월향 집 외경 (*윤임이 얻어준)


소월향(E) : 대감, 등청은 아니하실 작정이옵니까?



s#35. 동 소월향 방 안


윤임, 관복을 벗어둔채 소월향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고

소월향, 윤임에게 부채질을 해주고 있다.


윤임 : 천하가 태평하거늘 등청을 아니 한다고 달라질게 있을라구?

         허허, 내 너를 베고 누워있자니 무릉도원이 따로없는 듯 싶구나..

소월향 : 대감의 정부인께오서 성정이 호랑이 같으시다니 대감이 소첩에게 집을 얻어준 것을 아시면

            소첩의 머리가 다 뽑히겠지요?

윤임 : 암, 네 머리 뿐이겠느냐? 내 수염뿌리까지 잡아 뽑으려들게다..허허허.

소월향 : 호호호..

박서방(E) : (방밖에서) 대감마님, 박서방입니다요.

윤임 : (흠짓 방문쪽을 보며) 무슨 일인가?



s#36. 동 소월향 마당


박서방, 방문앞에서 고한다. (*박서방 옆에 심퉁이 서있다)


박서방 : 마님께오서 대감을 급히 찾으시옵니다요.



s#37. 동 소월향 방 안


윤임 : (의아하며) 마누라가..? (방문쪽에다) 알았네. (몸을 일으키며) 월향아, 내 이만 가봐야겠구나.

소월향 : (관복을 챙겨 입혀주며)..하오면 언제 또 발걸음을 하실런지요?

윤임 : 내 오늘밤이라도 다시 들르마.

소월향 : 대감, 모쪼록 수염 보중하시옵소서!

윤임 : 암, 그래야지. 하하하. 허면 내 가련다. (사모관대를 쓰고 방밖으로 나간다)

소월향 : (미소 쌩끗 지으며 따라나가는)



s#38.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보료위에 앉으며 윤임처에게 말한다.


윤임 : 부인, 어찌 급히 찾으신게요?

윤임처 : 대감, 난정이가 질부를 독살한 것이 분명하옵니다.

윤임 : 뭐,뭐라? 그게 참말이오?

윤임처 : 예, 질부의 침모였던 배천댁이 모든 일을 고하였사옵니다.

윤임 : 그래요?!

윤임처 : 대감, 당장 금부도사에게 명하시어 난정이를 잡아들이시지요.

윤임 : (뭔가를 생각하는)..음!

윤임처 : 대감, 무엇을 망설이시는 것이옵니까?!

윤임 : 부인, 확증도 없이 난정이를 잡아들이는 것은 아직 이른 듯 싶소.

         중궁전에서 안다면 또 한번 조정이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워질 것이오!

윤임처 : 예에? 하오면 이대로 덮어두시겠다는 말씀이시옵니까?

윤임 : 그럴리가요?! 잘되면 이번 일로 원형이놈과 중전까지 한올가미에 엮어 넣을수 있을것이니

         신중에 신중을 기하자는게지요! 하하하하-

윤임처 : ...?



s#39. 갖바치 외경


임백령(E) : 갖바치 선생, 허참례가 무엇이옵니까?



s#40. 갖바치 방 안


갖바치, 임백령을 보며 말한다. (*당골네와 방백인, 옆에 앉아있다)


갖바치 : 허참례란 조정에 처음 출사한 관리가 현임관원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관례이옵지요.

            그래야 비로소 현임관원들과 동석할 수가 있다고 들었사옵니다.

임백령 : ..그래요?..그래서 대제학영감이 시생을 보는 눈길이 곱지가 않았는가?

갖바치 : 그 보다는 괴마께오서 대윤과 의기투합하지 않는다고 괜한 트집을 잡는 것이겠지요.

임백령 : 아무래도 그런 듯 싶사옵니다.

방백인 : 나으리, 괜히 미운털박힐거 없이 허참례인지 허참봉인지 당장 치루시지요.

당골네 : 예, 쇤네가 상다리가 휠 만큼 음식상을 차려올리겠사옵니다.

임백령 : ..고맙소..그것이 관례라면 따라야지요!



s#41. 옥매향 아랫방 안


윤춘년과 정렴, 조촐한 술상을 차려놓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윤춘년 : 노형과 정들만하니까 이별이구려.

정렴 : 내 곧 도성으로 돌아올테니 다시 만나게 될걸세.

윤춘년 : (은밀하게) 헌데 노형께서 도성을 떠나시는게 내 당숙모가 자진하신 일과 연관이 있는게요?

정렴 : (마시려다 흠짓놀라) 뭐,뭐라?!

윤춘년 : 지난번 당숙모께서 노형을 불러 은밀한 말씀을 나눴잖소!

정렴 : 아니 자네 그 무슨 생사람 잡을 소린가!

윤춘년 : 아니면 그만이지, 펄쩍뛰시긴?! 자 이별주나 한잔 더 받으시오. (술을 따라주는)

정렴 : (받으며) 행여라도 그런 말을 입밖에 내었다간 제 명대로 살지 못할테니 그리알게!

윤춘년(E) : (의미심장하게 보며) 당숙모께서 일을 꾸미신게 틀림없구먼!



s#42. 윤임 사랑채 외경 (밤)


윤임(E) : 원형이 첩년이 이 사람의 질부를 독살하였소이다!



s#43. 동 윤임 사랑채 방안 (밤)


윤임과 김헌, 정언각, 김하서, 임형수가 마주 앉아있다.

일동, 윤임을 놀란 눈으로 본다.


정언각 : 저,저런, 죽일년이 있나?!

김헌 : 첩실이 정실을 독살하였다면 이는 능지처참할 대죄가 아니옵니까?!

윤임 : 그렇소! 헌데도 천인공노할 짓거리를 저지른 죄인이 궐내를 제맘대로 드나들이 하고 있소이다!

         허니 이번에 조정에서 난정이년을 죄주라는 공론을 일으켜야 할 것이오!

김하서 : 대감, 어찌 언평의 집안일에 조정공론이 소용되는 것이옵니까?!

임형수 : 언평의 첩실 소행이 분명하다면 금부에서 잡아들여 치죄하는 것이 옳지않겠사옵니까?

윤임 : 모르시는 말씀이오! 언평의 첩년은 중전의 총애를 받는 계집이오! 그 계집의 일로 조정공론을 일으킨다면

         원형이는 물론이고 중전에게도 치명적인 흠집을 낼수 있소이다. 이런 호기를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이오이다!

일동 : (끄덕이는)..

윤임 : (문득) 헌데 대제학은 왜 아니 온것이오이까?

김헌 : 대제학은 이번 장원급제한 임수찬의 허참례에 갔사옵니다.

윤임 : 허참례요? 허허, 오늘 밤 그 잘난 장원급제 나으리께서 곤욕 좀 치루겠구먼!



s#44. 갖바치 외경 (밤)


관료들(E) : (왁자지껄한 웃음 소리) 하하하-



s#45. 동 갖바치 방 안 (밤)


박희량과 홍문관 젊은 관료들, 시정잡배들처럼 격식을 벗어던진 술판을 벌이고 있다.

임백령, 묵묵하게 앉아있는 모습위로.


해설(NA) : 조선시대에 처음으로 관직에 나아간자를 신래(新來)라고 불렀다.

                이들 신참관료들이 기존 관원들과 동석하기 위해서는 면신례를 치루어야했다.

                면신례(免新禮)는 신참관원을 갖은 방법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희롱하고 학대하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당시 관료사회의 공인된 절차였다. 중종 9년에는 대사간 최숙생이

                장원급 제한 정응이라는 젊은 관원이 허참과 면신례를 거치지도 않고 홍문관 정자로 임명되었으니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을 것을 제기하고 나설정도였으며 경국대전에 신임관원을 침학하는 자는

                장 60에 처한다는 규정이 있을정도로 신참관료들은 피해갈수 없는 보편화된 절차였다.

당골네 : (술병을 들고 들어오며) 술과 음식은 얼마든지 있으니 많이들 드시옵소서.

박희량 : (당골네에게) 이보게, 부엌 아궁이에서 재 좀 퍼오게.

당골네 : 재, 재라닙쇼?!

박희량 : 잔말 말고 시키는대로 하게!

당골네 : 예.. (방밖으로 나가는)

박희량 : (임백령을 가늘게 보며 야릇하게 웃는)



s#46. 동 갖바치 아랫방 안 (밤)


관원들(E) : (윗방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하하하!

방백인 : 허어, 임수찬께오서 면신례를 잘 치러내실지 모르겠소?

갖바치 : 그러게나 말일세..!



s#47. 동 갖바치 방 안 (밤)


당골네, 박희량에게 재를 퍼담은 대야를 건네준다.


박희량 : 자네는 나가있게.

당골네 : 예에?..예..(힐끔보며 방밖으로 나가는)

박희량 : 거미잡이를 시작들 하게!

관원들 : 예! (임백령의 사지를 붙잡는)

임백령 : 왜, 왜들 이러시는게요?!


관원들, 갓과 도포를 벗기고 재를 두손으로 퍼서 임백령의 얼굴과 온몸에 잔뜩 묻힌다.

관원들, 몸부림치는 임백령을 구타하고 짓밟는다.

임백령, 고함을 지르며 발버둥치다가 방바닥에 축늘어진다.

박희량, 술병을 들어 재투성이가 된 임백령 얼굴에 부어버린다.


임백령 : (모욕감에 어금니를 무는)...!

박희량 : (관원들에게 눈짓하면)

관원들 :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박희량 : (임백령 앞에 앉으며) 어떤가, 판부사대감의 그늘로 들어오겠는가?

임백령 : (숨을 몰아쉬며 노려 보는)...내 관복을 벗을지언정 외척의 덕은 아니볼것이오!

박희량 : 잘생각하게! 자네가 고집을 피운다면 자네의 전정이 순탄치 못할것이야!

            허참례 잘 치루고 가네.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임백령 : (방문쪽을 노려보며)...내 언젠가 네놈들 모두를 쓸어버릴 것이다!



s#48. 당추 암자 아랫 방안 (밤)


파릉군, 반쪽 옥패를 들여다 보고 있다.


파릉군(E) : 내 이 옥패의 나머지 반쪽을 찾아내는 일이 정녕 헛된 꿈이었단 말인가..?!

                 (회한 가득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는)...!



s#49. 윤원형 집 초당 방안 (밤/난정의 꿈)


난정, 깊은 시선으로 손에 쥔 반쪽짜리 옥패를 내려다 보고 있다.


난정(E) : (결연한) 내 무슨 짓거리를 해서라도 반드시, 반드시 내 신분을 되찾을 것이야!


난정, 손에 쥔 옥패를 꽉 움켜 쥐는데 촛불이 바람에 흔들린다.


난정 : (어떤 느낌에 방문쪽을 돌아보는) 밖에 누구냐?

(E) : (정적)...

난정 : (옥패를 비단주머니에 넣는데)


방문이 벌컥 열리며 바람이 휙- 불며 촛불이 꺼진다.

난정, 깜짝 놀라 방문쪽을 돌아보는데

김씨, 소복차림으로 방안으로 스르르 들어선다.


난정 : (숨이 막힐듯 놀라는) 아, 아우님...!

김씨 : (난정을 노려보며 다가오는) 네 이년! 네년이 나와 내 복중 태아를 독살하고도 광영을 누리며 살줄 알았더냐?!

난정 : (뒤로 주춤주춤 물러가며) 아, 아우님, 내가 살기 위해선 그럴 수밖에 없었소! 허니 당장 물러가시오!

김씨 : (난정쪽으로 점점 바짝 다가오며) 네 정녕 윤씨 집안뿐 아니라 나라를 망칠 계집이로구나!

         내 네년을 데려가 이집 가문과 나라의 우환을 없앨 것이다! (난정의 손목을 덥썩 움켜쥐는데)

난정 : 아니돼! 아니돼! 내 반드시 살아남아 내 신분을 되찾아야 돼!


난정, 김씨를 떼어놓으려 발버둥치는데.



s#50. 동 윤원형 초당 방안 (밤)


난정, 자리에 누워 땀범벅이 된 채 허공에 손을 내젓고 있다.


난정 : 아니돼! 아니돼! 아악-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 앉는)...!


난정, 꿈인 것을 알고 안도의 숨을 내쉬다가 문득 꿈속 김씨에게 잡혔던 손목을 살펴보면 검붉은 멍자국이 나있다.

난정, 겁에 질려 손을 부들부들 떨며 보다가 까무룩해지며 정신을 잃고 자리에 쓰러진다.



s#51. 윤원형 집 전경 위로 여명이 밝아온다


윤원형(E) : 부인 대체 어디가 미령하신게요?!



s#52. 동 윤원형 초당 방안 (낮)


난정,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다.

윤원형, 그런 난정을 안쓰럽게 보고 있고 모린, 윗목에 울상되어 앉아있다.


윤원형 : 부인, 대체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게요?

난정 : (오한이 나는 듯 떨기만)...

윤원형 : ..허어, 참, 오뉴월에 솜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다니요?

임서방(E) : (방밖에서) 나으리, 손님들께오서 오시었사옵니다.

윤원형 : (방문쪽을 보며).. 알았네! (난정에게) 부인, 내 잠시 사랑으로 건너가야겠소!

난정 : ...

윤원형 : (난정을 안스럽게 보다가) 모린아, 아씨를 잘 돌봐드리거라!

모린 : (조아리는)..

윤원형 :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

난정 : (겁에 질린 표정으로 되뇌이듯)..내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야...!



s#53.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윤원형, 방안으로 들어와 정순붕과 허자, 이기 앞에 앉는다.


윤원형 : 어서들 오시옵소서. 그동안 집안에 우환이 있어 격조하였사옵니다.

이기 : 윤판관 안사람이 황망한 일을 당하였다는 소문은 들었네.

윤원형 : (한숨을 내쉬는)..모두가 이 사람이 부덕한 탓이옵니다.

정순붕 : ..언평, 그 일이 조정으로 번질 듯 싶소.

윤원형 : 예에?

허자 : 지금 도성안에 윤판관 안분께서 첩실한테 독살 당했다는 소문이 파다하옵니다.

윤원형 : 뭬요?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독살이라니요?!

이기 : 판부사가 그 일을 빌미삼아 언평과 우리들을 조정에서 찍어내려하고 있소이다!

윤원형 : 파,판부사가요? 대체 무슨 영문인지 소상히 말씀을 해보시옵소서.

정순붕,허자,이기 : (굳은 표정) ...!



s#54. 편전 마당


윤임, 계단을 올라 편전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대전내관(E) : 전하, 판부사대감 들었사옵니다.



s#55. 동 편전 방 안


중종, 놀란 눈으로 앞에 앉은 윤임을 본다. (*강찬과 박승지, 윗목에 앉아있다)


중종 : 뭣이라?! 난정이가 윤판관 부인을 독살했단 말이오?!

윤임 : 예, 전하! 지금 도성안에 소실이 안방차지를 하려고 정실을 독살하였다는 소문이 파다하옵니다.

중종 : 아니오, 그럴 리가 없소! 난정이가 당돌하기는 하여도 그런 모진 짓거리를 할 사람이 아니오!

윤임 : 전하, 난정이를 금부로 잡아들여 문초를 하면 그 죄상이 명백히 드러날 것이옵니다!

         전하, 난정이를 잡아들여 문초하라는 어명을 내리시옵소서! 그리하시어 어수선한 도성 민심을 수습하시옵소서!

중종 : 판부사, 과인이 어찌 소문만으로 금부에 소장도 넣지 않은 사가의 일을 조사하라는 어명을 내릴수 있겠는가?

윤임 : 전하, 난정이는 전하께오서도 편전 출입을 윤허하시었을 뿐 아니라 중전마마께오서 총애하는 사람이옵니다.

         감히 누구도 후환이 두려워 난정이를 금부에 발고할 수가 있겠사옵니까?!

중종 : 음..!

윤임 : 전하, 첩실이 정실을 독살한 일은 도덕을 무너뜨리는 죄이옵니다! 난정이를 문초하여 이번 일을 명백히 밝히시어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으심이 가할 줄로 사료되옵니다!

중종 : 판부사, 이번 일은 과인이 좀 더 상량한 연후에 비답을 내릴것이오! 허니 이만 물러가시오!

윤임 : 예, 하오면 신, 이만 물러가옵니다!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면)

중종(E) : 아니야, 난정이가 그런 짓거리를 하였을 리가 없을게야..!

중종 : 도승지!

강찬 : 예, 전하.

중종 : 당장 윤판관을 입궐하라 하시오!

강찬 : 예, 전하!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중종 : 음..!



s#56. 희빈 처소 방 안


희빈과 창빈,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희빈 : 창빈, 난정이가 윤판관의 정실부인을 독살하였다는 소문을 들으시었소?

창빈 :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자들이 퍼뜨린 유언비어겠지요. 어찌 감히 첩실이 정실을 해꼬지 할수 있겠소?

희빈 : 아니오, 그 소문이 유언비어가 아닐게요! 난정이는 백번 천번 그런 짓거리를 하고도 남을 계집이오!

창빈 : 소문이 사그라질때까지 희빈께서는 모른척하고 말을 아끼세요! 괜히 중전마마께 큰 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희빈 : 예, 이사람 창빈 말대로 하리다. 허나 난정이가 정실을 독살한 소문이 참이라면

         중전마마께오서 크게 낭패를 보실것이오!



s#57.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은 엄상궁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윤비 : 뭐라? 판부사가 편전에 들어 난정이가 내 올케를 독살하였다는 소문을 고하고

         난정이를 문초하여 진상을 밝히라는 청을 드렸단 말이냐?

엄상궁 : 예, 마마. 그 일로 전하께오서 윤판관을 불러들이시었다 하옵니다.

윤비 : 윤임이가 내 올케의 죽음을 팔아 나와 내 오라비들을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수작일테지!

엄상궁 : 중전마마,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도성은 물론이옵고

            궐내에서도 난정이가 윤판관 부인을 독살에 하였다는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사옵니다.

윤비(E) : (일그러지는).. 유언비어가 아니라 분명 난정이가 한 짓거리 틀림없을게야!

              허어, 난정이가 어찌 내앞에서 한 맹세를 어기고 나와 대군에게 위해가 되는 짓거리를 하였단 말인가?!

              허어, 이 일을 대체 어찌 풀어야 한단 말인가? 어찌?!



s#58. 빈청 방 안


윤임, 김헌과 박희량, 정언각, 김하서, 임형수와 판서급대신들이 앉아있다.


윤임 : 이사람이 불길을 당겼으니 여러분들께서는 언평의 첩실이 정실을 독살하였다는 소문의 진상을 밝혀달라는

         조정의 공론을 일으켜주시오!

일동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윤임 : 이번 일로 원형이와 중전에게 치명적인 흠집을 낸다면 중전이 생산한 대군으로 감히 용상을 넘지는 못할것이오이다!

윤임(E) : (만족스러운) 난정이 네년이 중전의 장자방을 자처해 본들

              네 한낱 투기심에 눈이 멀어 대사를 그릇친 속 좁은 아녀자에 불과한 것을! 하하하!



s#59. 정광필 사랑채 방 안 (이라고 설정된 곳)


정광필과 윤은보가 침통하게 앉아있다.


정광필 : 허어, 어찌 중전마마의 사가 일로 조정이 떠들썩한것인지 모르겠소이다!

윤은보 : 대윤과 소윤의 힘겨루기의 본말을 따지고 보면

            세자저하와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신 대군아기씨의 대통싸움이 아니겠사옵니까?

정광필 : ..음! 임금의 외척들이 득세를 하고 또한 그 외척들에 빌붙어 호가호위하는 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으니

            이나라 장래가 어찌 될지 참으로 걱정이구려!

윤은보 : ..음!



s#60. 편전 외경



s#61.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앉은 윤원형을 보며 말한다.


중종 : 윤판관, 난정이가 윤판관의 정실을 독살했다는 소문을 들었는가?

윤원형 : 예, 전하! 신, 집안일로 전하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황공하옵니다.

중종 : 처남, 추호도 거짓없이 말해보라! 정녕 난정이가 결백한 것인가?

윤원형 : 전하, 신 조강지처를 잃은 슬픔이 가시지도 않았사온데 유언비어을 듣고

            처음엔 너무도 황망하여 말문이 떨어지지 않았사옵고 지금은 너무도 분통하여 치가 떨리옵니다!

중종 : 유언비어?!

윤원형 : 예, 누군가 신과 중전마마를 모해하기 위하여 퍼뜨린 사특한 유언비어이옵니다.

            전하, 신 돈수백배하고 바라옵건대 유언비어의 진원지를 발본색원 하시어 신의 분통함을 풀어주시옵소서!

중종 : 허어, 누가 그 따위 유언비어를 퍼뜨렸단 말인가?!

윤원형 : 신의 생각엔 전하께 유언비어를 고한 자가 퍼뜨린 것이라 확신하옵니다.

중종 : ..뭐,뭣이라?!

윤원형 : 전하, 이번 유언비어의 배후에는 중전마마와 중전마마께오서 생산하오신 대군아기씨를 모해하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사옵니다! 이번 일을 철저히 규명하시어 이나라 왕실과 조정을 위협하는 간특한 무리들을 척결하시옵소서!

중종(E) : (난감한)...?!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주상전하, 중전마마 드시었사옵니다.

중종 : 드시라해라!

윤비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서는) 전하, 신첩 전하께 아뢸 말씀이 있사옵니다.

중종 : 내려와 앉으시구려.

윤비 : (중종 앞으로 다가와 앉는)..

중종 : 하실 말씀이 무엇인지 말씀하여 보시구려.

윤비 : 전하, 이번 유언비어의 진상을 밝혀내는 일은 신첩에게 맡겨주시옵소서!

중종 : ..뭣이라? 허면 중전께서 난정이를 문초하시겠다는 말씀이오?

윤비 : 예! 신첩이 난정이의 죄를 물을 것이옵니다.

윤원형 : 주,중전마마. 이번 일은 사특한 무리들이 중전마마와 대군아기씨를 모함하려는 간계이온데 어찌 중전마마께오서..?!

윤비 : (휙-보며) 윤판관, 그 입 다물라! 윤판관이 집안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일로

         조정이 분란에 휩싸이기를 바라는 것인가?!

윤원형 : (움찔)..?!

윤비 : 전하, 난정이를 금부에 잡아들여 문초를 하온다면 그 진상이 어떠하든 이는 조정에

         일파만파 회오리를 몰고 올것이옵니다. 하오니 이번일은 신첩에게 맡겨주시고 전하께오선 모른척 눈을 감아 주시옵소서!

중종 : 허나 조정에서 난정이를 문초하라 벌떼처럼 들고 일어난다면 어찌 하겠소?

윤비 : 신첩, 조정의 공론이 거세지기전에 이번 일을 갈무리할 것이옵니다.

중종 : 그래요, 내 중전의 뜻에 따르리다.

윤비 : 황감하옵니다..

윤원형:  ...?



s#62. 동 편전 복도


김상궁과 대전내관, 그리고 한편에 엄상궁이 서있는데. (*오상궁은 없다)

윤비와 윤원형, 방문을 열고 나온다.


윤원형 : ..마마, 어찌 난정이를 친히 문초하시려는 것이옵니까?

윤비 : 내 손으로 난정이를 죽여 우리 대군과 윤판관을 살리려는 것이오!

         허니 윤판관은 무슨일이 있어도 결코 끼어들지 마시오!

윤원형 : 예에?

윤비 : 가세, 엄상궁! (앞장서서 엄상궁을 거느리고 복도 끝으로 간다)

윤원형 : (갸웃하며 보다가 그 뒤를 따르는)



s#63. 윤원형 대문 안 마당


오상궁, 굳은 표정으로 상궁들을 거느리고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s#64.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퀭한 표정으로 염주알을 굴리며 입속으로 ‘나무관세음보살..’을 읖조리고 있는데.


모린(E) : (다급한) 아씨, 모린이옵니다.

모린 : (급하게 방문을 열고 들어오며) 아씨, 큰일 났사옵니다. 중궁전에서 아씨를 잡으러 나왔사옵니다.

난정 : (놀라 보며) 뭐,뭐라.. 중궁전에서?



s#65. 동 윤원형 초당 마당


오상궁, 상궁들을 거느리고 방쪽으로 다가온다.


오상궁 : (상궁들에게) 죄인을 끌어내라!

상궁들(*) : 예! (방쪽으로 몰려가는데)

난정 : (모린의 부축을 받으며 나오며) 죄인이라니요?! 마마님, 어찌 이사람을 죄인이라고 칭하시는게요?!

오상궁 : 이사람은 중전마마의 지엄한 명을 받잡았을 뿐이니 나를 원망 말게!

난정 : 주,중전마마께오서요?

오상궁 : 어서 명을 받들게!

난정 : 마마님, 소첩에게 당의를 갖춰입을 짬을 주시옵소서! 소첩, 중전마마께 예를 갖추고 싶사옵니다.

오상궁 : 그리함세.. 서두르게나.

난정 : 고맙사옵니다.. (모린을 거느리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오상궁 : ...



s#66. 동 윤원형 초당 방안


모린, 난정이 당의를 입는 것을 거들어주며 울먹인다.


난정 : 모린아, 울지말거라.. 중전마마께오선 나를 버리지 않으실게다! (당의 매무새를 고치며) 가자.. (방밖으로 나간다)



s#67. 동 윤원형 초당 마당


오상궁, 앞장서고 난정, 굳은 표정으로 상궁들에게 둘러싸여 중문 밖으로 나간다.



s#68. 중궁전 뒷 마당


오상궁, 앞장서고 난정, 상궁들에게 둘러싸여 걸어와 선다.

윤비, 근엄한 표정으로 엄상궁을 거느리고 온다.


윤비 : (난정을 무섭게 보는데)

난정 : 중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오상궁에게) 어찌 죄인에게 당의를 갖춰입게 한것이냐?! 당장 당의를 벗기고 꿇리지 못할까?!

오상궁 : 예!

난정 : 주,중전마마..!

상궁들 : (난정에게 달려들어 당의를 찢듯이 벗겨내고 꿀린다)

난정 : 중전마마, 소첩이 무슨 죄를 지었사옵니까?

윤비 : 이런 발칙한 년! 네 년이 나를 기망하고도 살아남기를 바랬더냐?!

난정 : 마마, 소첩은 중전마마를 기망한 일이 없사옵니다!

윤비 : 없다?! 네년이 내 올케를 독살하지 않았단 말이냐?!

난정 : (비장하게 보며) 소첩, 결코 그런일은 없사옵니다!

윤비 : 뭐라?! 네 아직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냐?!

난정 : 마마, 하늘을 우러러 그런 일은 없었사옵니다. 하오나 소첩이 아씨를 독살하였다는 유언비어 때문에

         중전마마와 대군아기씨의 전정에 누를 끼쳤사오니.. 소첩 약조대로 중전마마께 목숨을 바치겠사옵니다!

윤비 : 네 아직도 요망한 혓바닥을 놀려 나를 우롱하려드는게냐?! 엄상궁, 죄인이 바른말을 토설할때까지 매를 치게!

엄상궁 : 매를 치랍신다!

상궁들 : 예!


상궁들, 난정의 저고리를 벗기고 등짝에 사정없이 회초리질을 한다.

난정,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낸다.

윤비, 난정을 무섭게 노려보다가 몸을 돌려 가버린다.



s#69. 빈청 방 안


윤임과 김헌, 박희량, 정언각, 김하서, 임형수와 판서급대신들이 앉아있다.


윤임 : 허어, 중전이 무슨 꿍꿍이로 난정이를 문초하는겐지?

정언각 : 조정 공론이 일기 전에 선수를 치는것이 아니겠소이까?

김헌 : 선수를 치다니요?

박희량 : 시생 생각도 같사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윤판관소실의 입을 막고자 하시는 듯 싶사옵니다!

윤임 : 허면 중전이 자신에게 화가 미치는 것을 막기위해 난정이를 죽일것이란 말이오?!



s#70. 동 중궁전 뒷 마당


상궁들, 난정에게 가차없이 매질을 하고 있다.

난정,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혼절한다.


엄상궁 : 매질을 멈추어라! (상궁들에게) 물을 퍼붓거라!

상궁들 : (난정에게 물을 퍼부으면)

난정 : (신음을 토하며 간신히 정신을 차리는) 으으..

윤비 : (상궁들을 거느리고 나오며) 죄인이 토설하였는가?!

엄상궁 : ..아직이옵니다.

윤비 : (난정을 노려보며) 네 아직도 내 올케를 독살한 죄를 자인치 않겠느냐?!

난정 : (짜내듯) ..중전마마..소첩의 몸뚱이가 넝마가 된다할지언정.. 소첩이 하지 않은 일을 어찌 자인하겠사옵니까..

         차라리 소첩의 목숨을 단박에 끊어주시옵소서..(다시 정신을 잃는)

윤비 : 죄인이 토설할때까지 물한모금 주어서도 아니될 것이다!

엄상궁 : 예.

윤비 : (중궁전으로 들어가는)

엄상궁 : (난정을 안쓰럽게 보는)...



s#71. 편전 외경 (밤)



s#72. 동 편전 방 안 (밤)


중종, 김상궁을 보며 말한다.


중종 : 중전께오서 아직도 난정이를 문초하고 있느냐?

김상궁 : 예, 난정이가 혹독한 매질에도 죄를 토설치 않고 있다고 하옵니다.

중종 : 음..!



s#73. 중궁전 뒷 마당 (밤)


나인들, 조족등을 밝히고 서있고 상궁들, 난정에게 매질을 해대고 있다.


엄상궁 : (손을 들어 매질을 멈추게 하고 난정에게 다가오며 낮게) 이보시게.. 차라리 거짓토설이라도 하게!

난정 : ..하지도 않은 일을 내 어찌 토설겠소..(정신을 잃는)

상궁(*) : 물을 더 퍼부을깝쇼.

엄상궁 : 잠시 내버려두게..



s#74. 윤원형 안채 큰 사랑 채 방 안 (밤)


윤원형, 침통한 얼굴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윤원형(E) : 허어, 중전마마께오서 정녕 난정이의 목숨을 거두시려 하시는겐가?


윤원형, 급하게 술을 마신다.



s#75. 중궁전 뒷 마당 (밤)


난정, 피와 땀이 범벅된채 기진맥진하여 쓰러져 있다.


난정 : (간절한 시선으로 중궁전을 바라보며)..중전마마.. 소첩을 정녕 버리시려 하시옵니까..중전마마..!


난정의 눈에서 눈물이 길게 흐른다.



s#76.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냉랭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얼굴에서.



s#77. 대궐 전각들 위로 여명이 밝아온다



s#78. 중궁전 뒷마당


난정, 피투성이가 된채 혼절하여 쓰러져 있다.

중종, 김상궁과 대전내관 등을 거느리고 와서 다가온다.

엄상궁과 상궁나인들이 중종에게 일제히 조아린다.

중종, 난정을 안쓰럽게 보다가 중궁전쪽으로 급하게 간다.



s#79. 동 중궁전 방 안


중종, 보료 위에 앉으며 말한다.


중종 : 중전, 난정이가 혹독한 매질에도 죄를 토설치 아니하였다면 결백한 것이 아니겠소?

         허니 이만 문초를 끝내시는 것이 어떻겠소?

윤비 : 전하, 난정이가 신첩의 올케를 독살한 죄가 있든 없든 난정이는 죽어야 하옵니다!

중종 : 뭣이라, 중전 그 무슨 말씀이오?

윤비 : 난정이가 살아있는 한 조정에서는 신첩과 윤판관을 모해하기 위해

         유언비어의 진상을 조사하라는 주청이 끊이지 않을 것이옵니다!

         신첩, 역시 난정이의 결백을 믿사옵니다. 하오나 정쟁의 불씨가 될 난정이를 살려둘수는 없사옵니다.

중종 : 허면 중전께서는 아무 죄가 없는 난정이를 희생시켜 조정의 분란을 막겠다는 것이오?!

윤비 : (글썽)..전하, 난정이 또한 자기 목숨을 버려 조정이 평안해진다면 기꺼이 누명을 쓰고 죽고자 할것이옵니다!

중종 : 중전, 어찌 과인을 용렬한 군주로 만드려고 하시오! 당장 난정이에 대한 문초를 거두시오!

윤비 : 하오나.. 그리되오면 조정이 시끄러워질 것이옵니다.

중종 : 조정에서 두 번 다시 유언비어에 대한 거론을 한다면 그 누구든 과인이 용납지 않을 것이오!

윤비 : 전하, 약조하여 주실 수 있겠사옵니까?!

중종 : 과인이 용상을 걸고 약조하리다!

윤비 : ..고맙사옵니다..고맙사옵니다..전하..!



s#80. 동 중궁전 뒷 마당


엄상궁의 지휘로 상궁들, 난정을 일으켜 세운다.

상궁들, 처참한 몰골의 난정을 부축하여 중궁전으로 들어간다.



s#81.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상궁들의 부축을 받으며 방안으로 들어와 윤비 앞에 앉는다.

난정, 간신히 고통을 참으며 몸을 바로 세운다.

엄상궁과 상궁들, 방밖으로 나가면 윤비, 글썽하여 보다가 난정에게 다가와 손을 맞쥔다.


윤비 : ..난정아, 네 얼마나 나를 원망하였느냐?!

난정 : 주,중전마마..하오면..?

윤비 : 그래..내 너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 방도 밖에 없었느니라..!

난정 : (울컥 감동이 솟구치는)..마마, 하오면...

윤비 : 그래, 이제 조정 누구도 올케가 자진한 일에 대해서 입에 담지 않을 것이다!

난정 : 마마.. 소첩을 믿어주시는 것이옵니까?

윤비 : 네가 올케를 독살하였다 한들 내 어찌 너를 버릴수 있겠느냐?!

난정 : 마마..흐흑..!


난정, 윤비의 품에 안겨 울음을 떠뜨리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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