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SBS대본

[여인천하] 14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1,235 목록 댓글 1

[여인천하] 146











S#1. 대궐 전경



S#2. 편전 마당


김어의, 의녀를 거느리고 급한 걸음으로 편전 안으로 들어간다.



S#3. 동 편전 방 안


중종, 자리에 누워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고 있다.

윤비, 김어의가 중종을 진맥하는 모습을 걱정스럽게 본다.

강찬과 홍언필(좌의정)과 윤인경(우의정)이 한편에 앉아 있다. (*윤은보는 동궁전 화재사건 다음해 사망함)


해설NA : 동궁전 화재로 대궐에 한바탕 소란이 있은 다음해 중종의 병환이 급작스럽게 도져 위중하였다.

윤비 : 김어의, 전하께오서 어찌 이리 고통스러워 하시는 것인가? 대체 전하의 병명이 무엇인가?!

김어의 : ..전하께오선 산증(疝症) 기운이 뻗치신 듯 싶사옵니다. 소인이 지황탕을 다려 올리겠사옵니다.

윤비 : 김어의, 무슨 일이 있어도 전하께오서 기력을 회복하시어야 할 것이다.

김어의 : 소인, 신명을 다바치겠사옵니다! (조아리고 일어나 의녀들을 거느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E : (중종을 간절하게 보는) 전하, 아직은 아니되옵니다! 아니되옵니다!

           신첩과 어린 대군의 앞날을 생각하시온다면 정신을 차리시어야 하옵니다.

중종 :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는) ...



S#4. 대궐 일각


세자, 단을 차려 놓고 그 앞에서 하늘에 간절히 기도를 드리고 있다.

그 뒤편으로 세자빈과 박상궁, 최상궁이 서있다.


세자E : (간절한) 하늘이시여, 아바마마께오서 하루속히 환후를 떨치고 쾌차하시도록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해설NA : 효성 지극한 세자는 의정부와 육조에 명하여 종묘와 사직은 물론이고 명산대천에 중종의 쾌차를 비는

             기도를 드리게 하였고 그 자신도 날마다 목욕재계를 하고 중종의 병이 차도있기를 정성으로 빌었다.



S#5. 편전 방 안 (밤)


중종, 고통스러운 숨을 몰아쉬고 있다.

윤비, 물대야에 수건을 적셔 중종의 이마에 땀을 닦아주고 있다.


윤비 : ..전하, 힘을 내시옵소서.. (중종을 간절하게 보는) 전하, 신첩과 우리 대군을 위해서

         반드시 병마를 이겨 내시어야 하옵니다! 반드시오!

중종 : ...

해설NA : 문정왕후와 세자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중종의 환후는 점점 더 깊어져 갔다.



S#6. 윤원형 초당 방안 (밤)


윤원형, 한숨을 푹 내쉬며 난정에게 말한다.


윤원형 : ..전하의 환후가 심상치 않으시오니 이번엔 쾌차하실 듯 싶지가 않소이다.. 세자저하께오서 보위에 오르시오면

            윤임이가 무슨수를 써서든 나를 찍어내려고 할터인데 어찌 해야할지 참으로 걱정이구려.

난정 : 어차피 피하지 못할 일이라면 선수를 쳐야지요.

윤원형 : (흠짓 보며) ..선수를 치다니요?!

난정 : (비장한) 세자저하께오서 대통을 잇지 못하도록 해야지요!

윤원형 : (움찔) 부인, 왜 또 그런 섬뜩한 소리를 하시는 게요?! (낮게) 내 지난 번 성절사로 대국에 가 있을 때

            동궁전에 불을 놓은 일도 전하께오서 함구령을 내리지 않으시었다면

            우리 소윤은 벌써 윤임이 손에 천참만륙이 되었을 것이오!

난정 : 서방님, 중전마마와 서방님께오서 살아남으시려면 그 방도 외엔 없사옵니다.

윤원형 : 허어, 부인, 정녕 대역부도 죄로 내 목이 떨어져 나가고 우리 가문이 문을 닫는 것을 보고 싶은 게요?!

난정 : 하오나 성사되면 천하를 손에 쥐시게 되옵니다!

윤원형 : 천하를 손에 쥐게 된다..?!

난정 : 예, 서방님. 소첩에게 맡겨 주시옵소서! (결연한) 소첩, 두번 다시 지난 번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윤원형 : 음..!



S#7. 윤임 사랑채 외경 (낮)



S#8.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정언각, 김헌, 박희량, 김하서, 임형수가 앉아 있다.


윤임 : 전하께오서 와병중이신 어수선한 틈을 노려 소윤놈들이 세자저하를 음해하려는 사특한 간계를 꾸밀지도 모르니

         그놈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외다!

정언각 : 암요, 이번 참에 소윤놈들을 쓸어버려야지요!

일동 : (끄덕이는데) ...!

박서방E : 대감마님, 승지영감이 오셨사옵니다.

윤임 : (방문 쪽을 돌아보며) ..승지가?!

일동 : (혹시나 하는) ..?!

윤임 : 드시라 해라!



S#9. 동 윤임 사랑채 마당


박승지, 관복차림에 침통한 표정으로 박서방 옆에 서있다.


박서방 : 예. (박승지에게) 드시지요.

박승지 : (방안으로 급하게 들어가는)



S#10.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박승지,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윤임과 일동, 긴장된 표정으로 주시한다.


윤임 : 박승지, 무슨 일이오?

박승지 : 전하께오서 위중하시옵니다.

윤임 : 뭐라?! 전하께오서?!

일동 : (충격받은) ...!

박승지 : 백관들은 입궐하라는 명이 계시었사오니 어서 서두르시옵소서.

정언각 : 판부사대감, 허면 빈청에서 뵙겠사옵니다. (돌아보며) 자, 가십시다.

일동 : 예.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는)

윤임 : (뭔가 생각하는) ..전하께오서 위중하시다..?!.. 전하께는 불충한 일이나 내 지금껏 세자저하를 보위에 올리기 위해

         삼십년을 기다려온 뜻을 이루는 것인가?! 음..! (방문 쪽을 보며) 박서방, 입궐채비를 서둘게!



S#11. 편전 마당


향이를 비롯한 각 처소의 상궁나인들과 내관들이 침통한 얼굴로 도열하여 섰다.



S#12. 동 편전 방 안


중종, 자리에 누운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임종을 맞이하고 있다.

윤비가 중종 옆에 앉아 있고 세자와 경원대군과 세자빈이 앉아 있다.

파릉군과 이세진, 이몽헌 등의 종친들과 금원군, 봉성군, 덕흥군, 영양군 등의 왕자 옹주들과

희빈, 창빈을 비롯한 후궁들이 방 윗목에 앉았고 그 뒤편으로 홍언필과 윤인경, 강찬, 원로대신들(*)과

윤임을 비롯한 김헌, 정언각, 박희량, 임형수, 김하서와 윤원형, 정순붕, 이기, 허자 등과 신료들이 앉아 있다.


중종 : ..과인이 보위에 오른지 마흔 해가 지났거늘...무엇하나 변변히 이뤄놓은 일이 없으니..

         내 어찌 조종조를 뵈올 낯이 있을까.. 허허..

파릉군 : ..전하.. 그런 말씀 마시옵소서.. 전하께오서 폭군 연산을 내쫓고 이 나라 종사를 바로 잡으신 것만으로도

            전하의 업적은 사초에 길이 빛날 것이옵니다..

중종 : ...파릉군숙부의 말씀이 위안이 되는구려.. 내 조정암에게 사약을 내린 것이 지금까지.. 가슴속을 무겁게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파릉군 : (눈물이 흐르는) ..전하..

중종 : 세자..

세자 : (울음을 참으며) ..예, 아바마마, 말씀하시옵소서..

중종 : ..너는 아비같은 용렬한 군주가 되어서는 아니될 것이니라..네 자품과 학식이면 동방의 성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자 : ..명심하겠사옵니다..

중종 : ..무엇보다.. 조정에서 붕당을 짓는 일을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것이다..

세자 : 명심하겠사옵니다.

중종 : (홍언필 쪽을 힘겹게 돌아보며) 경들은 세자에게 충성을 다바쳐 주시오!

홍언필 : (조아리며) 신, 맹세하겠사옵니다!

중종 : (만감이 교차하는 듯 희빈과 후궁 일동을 돌아보는) ...

희빈,창빈 : (후궁들이 흐느낌을 터뜨린다) ..전하.. 흐흑..!

중종 : (윤비를 돌아보며) ..중전..이 못난 지아비를 섬기느라..그간 고초가 많으시었소..

윤비 : ...전하..

경원대군 : (중종에게 안기며) ..아바마마, 돌아가시면 아니되옵니다.. 흐흑..아바마마..

중종 :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이 아비는 네 앞날이 걱정이구나.. (세자를 돌아보며) ...세자, 이 아비가 없더라도

         중전과 경원대군을 지켜주어야 할 것이다.. 세자, 이 아비와 약조할 수 있겠느냐?!

세자 : 예, 아바마마, 약조하겠사옵니다..!

중종 : ..그래.. 내 이제야..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겠구나..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는)

윤비 : ..전하, 말씀을 아끼시옵소서..


중종, 눈앞에 떠오르는 폐비 신씨의 모습.


중종 : (손을 들며) ..폐비.. 그대가 보구 싶구려...(손을 뚝 떨구고 눈을 감는다)

세자 : (놀라보며) 아바마마! 아바마마! 흐흑..!

윤비 : ..전하!


일동, 고개를 조아리고 통곡을 한다.



S#13. 동 편전 복도


시립하여 섰던 대전내관과 김상궁, 엄상궁과 오상궁, 박상궁과 최상궁, 장상궁(*경원대군의 상궁)과 나인들이

일제히 조아리며 ''전하-'' 통곡을 한다.



S#14. 동 편전 마당


도열하여 섰던 향이와 각 처소의 상궁나인들과 내관들이 땅바닥에 주저앉으며 통곡을 하는 모습 위로.


해설NA : 갑진년 십일월 십오일 유시에 중종께서 쉰 일곱의 춘추로 승하하시었다.



S#15. 동 편전 방 안


윤비를 비롯한 일동, 중종의 시신 앞에서 통곡하고 있다.

윤비, 눈물이 흐른다.

잠든 듯 평안하게 눈을 감고 있는 중종의 얼굴 위로.


해설NA : 중종의 이름은 역이고 자는 낙천이다. 성종25년 성종과 정현왕후 사이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진성대군에 봉하여졌다.

             연산군의 폭정 때는 장인이었던 신수근의 비호로 은인자중하며 목숨을 부지했다.



S#16. 중종의 몽타쥬


1. 박원종 등이 군사를 몰고 가는.

2. 중종, 연을 타고 떠나는.

3. 중종, 폐비 신씨가 쫓겨날 때 복수를 다짐하는.

4. 조광조 등과 정사를 논하고.. 조광조 등의 농성장면...

5. 중종, 조광조를 내치는.

6. 중종이 파릉군, 심정, 김안로 등 신하들과 맞서고 밀리고.. 또 문초를 하는 장면들과 중종의 희노애락과 고뇌가 담긴 장면들.

7. 중종, 문정왕후와 경빈, 희빈, 창빈, 자순대비 등과의 인상적인 장면들..

8. 윤임과 윤원형 등이 중종 앞에서 격렬하게 부딪치는..


해설NA : 병인년, 박원종 등이 연산군을 쫓아낸 반정으로 추대되어 조선의 11대 왕으로 등극하였다.

             그러나 반정공신들의 강압으로 조강지처였던 신씨를 폐위시켜 궐 밖으로 내보낸 후에

             공신들의 신권에 눌려 유약한 임금으로 지내야만 했다. 박원종 등이 죽은 후에는

             조광조를 중심으로 새롭게 등장한 사림 세력들의 힘으로 조정 개혁을 시도하였으나

             조광조의 권세가 커지는 것을 경계한 나머지 남곤, 심정 등의 간계로 조광조를 사사하고 사림들을 숙청하였다.

             그후 크고 작은 옥사를 거치면서 39년 동안의 치세를 이끌어 왔다.

             부인으로는 조강치처였던 폐비 신씨와 세자의 생모였던 장경왕후, 경원대군의 모후인 문정왕후 세 분과

             경빈, 희빈, 창빈을 비롯한 일곱명의 후궁 등 모두 열분의 부인을 두시었으며

             세자와 원대군을 비롯한 아홉분의 왕자와 열한명의 따님을 두시었다.

             우리가 조선의 임금들을 지칭할 때 쓰는 묘호는 임금의 사후에 정하는 것으로

             중종이란 묘호는 인종1년 우의정 윤인경 등에 의해 정해졌는데 묘호를 중종이라 정한 이유에 대해

             "폐조의 혼란하던 때를 당하여 백성이 도탄에 빠지고 종사가 거의 위태롭게 되었을 때에

              대행대왕께서 중흥하여 종사를 다시 편안케 하였으므로 중종으로 정하였다"고 적고 있다.

              중종이 조선의 역대 임금들 중에서 우유부단한 군주로 평가되는데는 중종 자신의 유약한 성품탓도 있었지만

              반정으로 보위에 오른 까닭에 언제 누가 또 다시 반정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신하들에 대한 경계심이 컸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조광조 같은 신하를 총애하였다가 숙청한 까닭일 것이며

              김안로와 윤임, 윤원형 같은 척신들을 지근에 두는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 척신들의 득세는 결국 대윤과 소윤의 대립이라는 외척들간에 유래없는 권세다툼을 불러 일으키는

              빌미가 되었으며 중종의 죽음 이후 대윤과 소윤의 대립은 격하게 치닫게 되었다.



S#17. 대궐 전각 전경


윤임E : 뭐라?! 저하께오서 즉위를 거부하시다니요?!



S#18. 빈청 방 안


윤임, 놀란 눈으로 강찬을 보며 말한다.

(*김헌, 박희량, 정언각, 김하서, 임형수와 홍언필과 윤인경, 원로대신들이 상복을 입고 앉아 있다)


윤임 : 도승지, 그 무슨 가당치도 않은 말씀이오?!

강찬 : (난감한) 저하께오서 옥새를 거두시길 완강히 거부하시오니 이사람도 어찌할 수가 없었소이다.

윤임 : (연상 쾅-) 허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허면 지금 옥새는 어디 있소이까?!

강찬 : 대비마마께오서 가지고 계시오이다.

윤임 : 뭐라?! 아니 돼! 아니될 말이야! (벌떡 일어서며) 내 당장 빈전(殯殿)으로 발걸음을 하여

         세자저하의 마음을 돌릴 것이니 따르시오! (밖으로 나가면)

일동 : (그 뒤를 따라 우르르 몰려나가는) ...

홍언필 : (한숨을 내쉬는) .. 드디어 대윤이 천하를 손에 쥔 것인가..?

윤인경 : (탄식) 이 나라 조정이 어찌될지 걱정이올시다.



S#19. 빈전 방 안


세자, 굴건제복 차림으로 엎드린 채 곡을 하고 있다.

윤임과 정언각, 김헌, 박희량, 김하서, 임형수와 판서급대신들이 들어온다.


윤임 : (세자 앞에 꿇어 앉으며) 저하! 용상은 일각도 비워둘 수가 없사옵니다. 청컨대 옥새를 거두어 주시옵소서!

일동 : (꿇어 앉으며) 거두어 주시옵소서!

세자 : (휙- 보며) 아바마마의 옥체가 아직 식지 않았거늘 내 어찌 보위를 이을 수 있단 말인가?! 물러들 가시오!

윤임 : 저하, 조종조에서도 이 같은 일은 없었사옵니다! 국법에 따라 옥새를 거두시고 즉위 절차를 마치시옵소서!

세자 : 내 졸곡을 마칠 때까지 즉위하지 않을 것이니 당장 물러들 가시오!

윤임 : 저하..!

세자 : 물러들 가시래두요!

윤임 : (난감하게 보는) ..!



S#20. 중궁전 방 안


문정대비(*윤비의 이후 호칭), 연상 위에 놓인 옥새를 의미심장하게 보고 있다. (*경원대군, 문정대비 앞에 앉아 있다)


경원대군 : (옥새를 보며) 어마마마, 이것이 무엇이옵니까?

문정대비 : 옥새요..

경원대군 : ..옥새요?

문정대비 : 그렇소, 임금의 인장이자 이 나라 임금이라는 징표요.

경원대군 : (경외스러운 눈길로 옥새를 보는) ...?!

문정대비E : 환아, 이 어미가 언젠가 이 옥새를 네손에 쥐어줄 것이다..



S#21. 빈청 방 안


윤임과 정언각, 김헌, 박희량, 김하서, 임형수와 판서급대신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윤임 : (불편한 심기) ..음..!

김헌 : 정녕 저하께오서 졸곡제를 마치실 때까지 즉위를 미루시려는 걸까요?

박희량 : 저하께오서 효심이 깊으시오니 그럴 작정이신 듯 싶사옵니다.

정언각 : 아니될 말씀이오이다! 그리되오면 이 나라 용상이 석달동안 비게 되는 것이온데

            그 동안 소윤놈들이 세자저하를 모해한다면 다 된 죽에 코를 빠뜨리는 꼴이 되는 것이오이다!

윤임 : 정대감 말씀이 옳소이다! 속히 저하의 즉위식을 마쳐야 하오!

김하서 : 하오나 세자저하의 결심이 저리도 완강하시오니 어찌해야 하올런지요?

윤임 : 지금은 대비의 손에 있는 옥새를 건네받는 것이 급선무이오이다!

임형수 : 판부사대감, 어찌하시려고요?

윤임 : (결연한) ..대비와 거래를 하는 수 밖에요!

일동 : (보는) ..?!



S#22.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원형과 정순붕, 이기, 허자와 젊은 신료들이 허망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윤원형 : (탄식) 허어, 전하께오서 이리 급작스럽게 승하하실 줄 누가 짐작이나 했을라구요?

정순붕 : 세자저하께오서 보위에 오르시오면 대윤이 천하를 쥐고 흔들 텐데.. 우리도 목숨 부지하기가 어려울 듯 싶소이다.

윤원형 : 그런 소리 마시옵소서! 중전마마와 대군아기씨께오서 계시온데 감히 언놈이 우리를 함부로 해칠 수 있단 말이옵니까?

이기 : 언평, 이제는 중전마마가 아니라 대비마마이시네..!

윤원형 : (흠짓) 대, 대비마마요?!

허자 : 예, 주상전하께오서 붕어하시었사오니 대비마마이시옵지요!

윤원형 : ...!

정순붕 : (끄덕이며) 대비마마께오서 교태전에서 나오시면 무슨 방도로 우리 소윤의 방패막이가 되어 주실지

            참으로 걱정이올시다.

윤원형E : (위기감을 느끼는) 중전마마께오서 교태전을 물러나신다..?!



S#23.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연상 위에 놓인 종이를 보고 있다. "乙亥生, 二月 二十五日"이라고 세자의 사주가 적혀있다.


난정E : (살기서린 눈빛으로 종이를 와락 움켜쥐며) 세자가 보위에 오르실 수는 있을 것이나 천수를 누리시는 못할 것이다!

난정 : (방문 쪽을 돌아보며) 모린아, 당장 입궐채비를 하거라!



S#24. 중궁전 마당


윤임, 굳은 표정으로 합문 안으로 들어와 중궁전 계단을 오르는 모습 위로.


엄상궁E : 대비마마, 판부사대감 드시었사옵니다.



S#25 동 중궁전 방 안


문정대비, 앞에 앉은 윤임을 보며 말한다.


문정대비 : 판부사대감, 교태전을 떠나 뒷방으로 물러앉을 힘없는 아낙을 어인 연유로 찾아오시었소?

윤임 : 신, 세자저하께 옥새를 전해주십사 하는 말씀을 드리러 왔사옵니다.

문정대비 : (굳는) 뭐라?! 세자에게 옥새를 바치라..?! 내 어련히 국법에 따라 세자에게 옥새를 전할 것이거늘!

               판부사대감! 어찌 이사람을 옥새를 가로채려는 대역부도한 사람으로 만드시는 게요?!

윤임 : 대비마마, 신의 말을 곡해하여 받아들이지 마시옵소서! 신은 마마께 청을 드리고 있는 것이옵니다.

문정대비 : 청..?!

윤임 : 지금 세자께오서 졸곡이 끝날 때까지는 즉위를 하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시었사옵니다!

문정대비 : ...뭐라?!

윤임 : 용상을 단 일각이라도 비워둘 수는 없는 일이오나 조정신료들의 주청만으로는 세자저하의 완강하오신 뜻을

         돌릴수 없을 듯 싶기에 신대비마마께 도움을 청하러 왔사옵니다.

문정대비 : 허면 나보고 세자의 종아리에 회초리라도 치란 말이오이까?

윤임 : 대비마마께오서 회초리를 치시든 읍청을 하시든 세자저하께오서 즉위식을 하실 수 있게 힘을 써주시옵소서!

문정대비 : ...!

윤임 : 그리 해주시오면 신, 대비마마와 대군아기씨께오서 궐내에서 무탈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약조드릴 것이옵니다.

문정대비 : 허, 판부사대감의 말씀 속에 가시가 박힌 듯싶구려! 내 세자가 즉위하도록 힘을 쓰지 않으면

               나와 대군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말이신가?!

윤임 : 대비마마, 지난해 동궁전 화재가 누군가 불을 놓은 것이란 소문이 있사옵니다!

         또한 그 일에 소윤과 중궁전이 연루되어 있다는 소문이옵니다!

문정대비 : 뭐라?!

윤임 : 조정에서 지난 번 동궁전 화재를 재조사 한다면 언평은 물론이고 대비마마께오서도 무사하시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문정대비 : (버럭) 판부사! 지금 이 사람을 위협하는 것인가?!

윤임 : 신, 대비마마께 세자께오서 속히 즉위를 하실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 청을 드리는 것이옵니다!

문정대비E : (노려보는) 네 놈이 전하께오서 승하하시자 마자 나를 공공연하게 협박을 하는 것이냐?!

윤임E : (쏘아보는) 암! 내 대비를 폐위하는 것쯤 무에가 어려울까?!

문정대비 : ..좋소! 내 세자가 하루속히 즉위식을 거행하도록 힘을 쓰리다!

윤임 : 고맙사옵니다! 마마!

문정대비 : 허나 내 판부사대감의 위협 따위가 두려워 그런 것이 아니라 이 나라 종사를 위한대의 때문이란 것을 잊지 마시오!

윤임E : (승자의 미소) ..암, 어련하실라구요?!

윤임 : 하오면 신, 대비마마의 말씀을 믿고 이만 물러가옵니다! (조아리고 일어서서 방문 쪽으로 가는)

문정대비 : 판부사대감!

윤임 : (멈춰 서서 돌아보는) 예, 대비마마!

문정대비 : 임금의 외숙이 되신 것을 감축 드리오이다!

윤임 : ..예에?! 감축이라니요?

문정대비 : 판부사대감께서 조정권세를 한손에 틀어쥐고 천하를 호령하게 되시었으니 감축드릴 일이지요!

               허나 조종조때 기세를 부리던 외척들의 말로가 얼마나 처참하였는가를 잊지 마시오!

윤임E : (굳는) 뭐, 뭐라?

문정대비 : 내 판부사께서 권세를 틀어쥐었던 외척들의 처참한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윤임 : 예, 신 대비마마의 말씀을 가슴속에 깊이 새겨두겠사옵니다. (방밖으로 나가는)

문정대비 : (윤임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



S#26. 동 중궁전 복도


윤임, 방밖으로 나오는데 난정, 윤임을 쏘아보고 서있다.


난정 : 판부사대감, 대행대왕 전하께오서 승하하신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찌 중전마마의 안전에서 위협을 가하시는 겝니까?!

윤임 : 뭐라?! 네 어찌 첩년 따위가 왕실 일에 왈리왈시 하는 것이냐?!

난정 : 대감, 태산이 아무리 높다 하나 하늘 아래 뫼이거늘 어찌 대감께오선 그 이치를 모르는 것이옵니까?!

윤임 : 이런 발칙한 년?! 네 정녕 물고가 나고 싶은 것이냐?!

난정 : (노려보며) 물고라니요?! 대감께오서 천하권세를 쥐고 계시다 하여 어찌 죄없는 백성을 물고를 내시려는 것이옵니까?!

윤임 : 뭐, 뭐라...?!

난정 : 판부사대감, 어찌 올챙이적 생각을 못하시는 것이옵니까?! 대감께서 김안로를 찍어내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중전마마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던 일을 벌써 잊어버리신 겝니까?!

윤임 : (버럭) 네 이년! 뉘게다 방자한 주둥이를 놀리는 것이냐?!

엄상궁 : 판부사대감, 지금 대비마마께오서 상심에 잠겨 계시온데 어찌 이리 무도하신 것이옵니까?!

윤임 : (눌러 참으며) ..오냐, 내 지금은 이대로 물러간다만.. 네년이 앞으론 두 번 다시 대궐 출입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난정 : 예, 소첩이 궐내 출입을 하는지 못하는지 두고 보겠사옵니다.

윤임 : (울그락 불그락 노려보다가 복도 끝으로가는)...

난정 : 소첩, 목소리를 높여 송구하옵니다.. 고하여 주시지요.

엄상궁 : 대비마마, 윤승지 작은 안으서 들었사옵니다.

문정대비E : (방안에서) 들라 하게.

엄상궁 : 예.. 드시게.



S#27.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슬픈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와 문정대비 앞으로 다가와 주저앉는다.


난정 : (눈물 글썽) ..중전마마, 기유망극한 일을 당하시어 얼마나 상심이 크시옵니까?!

         소첩은 주상전하께오서 승하하신 일이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사옵니다.

문정대비 : ..나 역시 믿어지지가 않는구나..! 믿어지지가..!

난정 : 이미 세상을 버리신 대행대왕마마도 계시지만 그저 불쌍하신 분은 중전마마와 대군아기씨이옵니다..

         윤임이 따위가 마마를 어찌 이리 핍박할 수가 있사옵니까?!..

         주상전하께오서 살아계시었다면 가당키나 한 일이옵니까?!..흐흑..

문정대비 : (자탄하듯) ..어쩌겠느냐?! 과부된 아녀자의 팔자가 무엇이 신통하겠느냐?! 앞으로는 한평생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이 눈치 저 눈치 보아야 할 것이니 내 고생바가지 신세가 된게지!

난정 : 마마, 소첩이 마마를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문정대비 : ..네 무슨 수로?!

난정 : 소첩이 하늘을 거스르는 짓거리를 하여서라도 반드시 반드시 중전마마와 대군아기씨를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문정대비 : (흠짓) 하늘을 거스르다니?! 난정아, 경거망동하지 말거라! 섯불리 일을 도모하였다가는

               너뿐만 아니라 나와 우리 대군의 목숨도 위태롭게 될 것이다!

난정 : 소첩, 쥐도 새도 모르게 일을 도모할 것이옵니다,

         당분간 마마께오선 세자저하를 방패막이 삼아 판부사의 비수를 막으시옵소서!

문정대비 : ...난정아!

난정 : (간절하게 보는) 중전마마, 소첩을 믿어주시옵소서!

문정대비E : (난정을 보는) 그래, 내 어차피 뒷방으로 밀려나 윤임이의 눈치를 살피며 살아야 할 신세라면..?!

난정 : 중전마마!

문정대비 : 오냐, 난정아, 나와 대군의 목숨을 네 손에 맡기마!

난정 : 고맙사옵니다. 소첩, 반드시 일을 성사시킬 것이옵니다!

문정대비 : 그래, 내 너를 믿을 것이다!



S#28. 대궐 일각


윤임, 걸어오는 얼굴위로.


윤임E : 난정이년을 내버려둔다면 장차 무슨 요망한 짓거리를 할수도 있음이야!

           세자께오서 즉위를 하시는 날이면 내 대비와 난정이년의 명줄을 끊어버릴 것이야!

윤원로 : (맞은편에서 오며) 숙부님! 그간 평안하시었사옵니까?

윤임 : (못마땅하게 보며) 국상이 나 세상이 비통에 잠겼거늘 어찌 평안할 수가 있겠가?

윤원로 : 예, 그건 그렇습지요.. 하온데 숙부님, 세자저하께오서 즉위를 하시오면 조정 개편이 있겠지요?

            그리되오면 시생에게도..

윤임 : (버럭) 이런 딱한 사람을 보았나?! 자네 머릿속엔 온통 젯밥 생각뿐인가?!

윤원로 : 제, 젯밥이라니요..?

윤임 : 자네 아우가 소윤의 영수이니 원형이한테 찾아가 벼슬한자리 달라 청해보게나! (앞장서서 휘적휘적 가면)

윤원로E : (윤임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저, 저런 못된 놈! 내 원형이와 척을 지어가며 충성을 다바쳤거늘

              이제와서 토사구팽하겠다는겐가?! 그래, 어디 한번 두고보자! (몸을 휙-돌려 간다)



S#29. 빈전 방 안


세자, 쉰 목소리로 곡을 하고 있고 세자빈, 그 옆에 안쓰럽게 보고 있다.


세자빈 : 저하, 미음이라도 드시옵소서.. 이리 식음을 전폐하시고 호곡을 하시다가는 존체를 상하시옵니다.

세자 : 빈궁... 내 죄인의 몸으로 어찌 물한모금 넘길수가 있겠소.. 물러가세요.. (곡을 하는)..아바마마 ..흐흑..

세자빈 : (눈물 그렁그렁 보는) ..저하..

박상궁 : (들어오며) 세자저하, 대비마마께오서 드시었사옵니다.

세자 : ..어마마마께오서..?


세자와 세자빈, 일어서서 예를 갖추는데 문정대비, 빈전 안으로 들어온다.


문정대비 : (세자를 엄하게 보며) 세자! 대행대왕마마의 소렴과 대렴을 마치고 재궁을 봉안하였거늘

               어찌 아직도 즉위를 미루고 있으신 것이오!

세자 : ..어마마마..소자 아바마마께오서 앉으시었던 용상에 앉는 것이 슬프고 마음이 아파서 차마 그리 할수가 없사옵니다.

문정대비 : 세자, 어찌 이리도 용렬하단 말인가?!

세자 : 예에..?

문정대비 : 어찌하여 국상을 사사로운 슬픔으로 지내시려 하시오! 예가 여염집 상청인 줄 아시는게요?!

               이곳은 대행대왕의 빈전이란 것을 잊으시었소?!

세자 : 어마마마..

문정대비 : 대행대왕께오서 세자가 대업을 이어 동방의 성군이 되라 유지를 남기시었거늘

               세자의 이런 모습을 보신다면 얼마나 실망하시겠소?!

세자 : ..어마마마, 흐흐흑..

문정대비 : 호곡은 그만 거두세요! 식음을 전폐하신지가 벌써 사흘입니다. 대체 어느 조정에 이런 망극한 일이 있었답니까?!

세자 : ..하오나 소자.. 아직은..

문정대비 : 세자는 이 어미가 옥새를 움켜쥐고 세자의 보위를 넘보고 있다는 누명까지 씌우려 하시는 것이오?!

세자 : (놀라보며) 어마마마,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문정대비 : 세자가 즉위를 미루고 있는 것이 이 어미가 옥새를 내어주지 않는 탓이라

               판부사와 조정신료들이 의혹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는 것을 어찌 모르시오?!

세자 : ...?!

문정대비 : 세자, 대행대왕마마를 잃은 슬픔이 어찌 세자만이라 생각하시오! 어찌 지아비를 잃은 이 어미 생각은

               어찌 조금도 하지 않는 것이냐 이 말이오! (울음이 북받치는 듯 주저앉아 흐느끼는) ...흐흑..

세자 : ..어마마마 ...소자의 생각이 짧았사옵니다...용서하시옵소서..

문정대비 : (울음을 눌러 참으며) ..세자가 이 어미를 티끌만큼이라도 생각한다면 당장 호곡을 거두고 즉위식을 거행하세요!

세자 : ..예, 소자 어마마마의 뜻에 따르겠사옵니다...

문정대비 : 빈궁, 어서 저하를 뫼셔가도록 하세요!

세자빈 : ..예.. (세자를 부액하며) ..저하, 동궁전으로 드시지요..


세자빈, 힘없이 비틀거리는 세자를 부액하여 빈전 밖으로 나간다.


문정대비E : (향불이 피어오르는 병풍쪽을 보며) 전하, 신첩과 어린대군은 어찌 살라고 그리 서둘러 떠나신 것이옵니까?!

                 신첩, 전하가 원망스럽사옵니다.. 원망스럽사옵니다.. 흐흑!



S#30. 갖바치 집 외경


난정E : 아저씨, 이 사주 임자의 수한을 보아주시오!



S#31. 동 갖바치 아랫방 안


난정, 방백인 앞에 사주를 적은 종이(*앞 초당씬의)를 건네면.


방백인 : (펼쳐보며) 을해년 이월 스무닷새라.. (흠짓) 난정아, 이것은 세자저하의 사주가 아니냐?!

난정 : (끄덕이는) ...!

방백인 : 네 세자저하의 수한은 알아 무엇을 하려고.? (문득) 난정아, 네 혹시?

난정 : 수한이 얼마인지 말해 주시오.

방백인 : 저하의 정명은 예순둘이시다.

난정 : (실망) 예, 예순 둘이오?

방백인 : 그래, 을사년에 횡사수를 면하신다면 천수를 누리실게다.

난정 : (솔깃하여) 횡사수요?

방백인 : 그래, 내년 육칠월에 횡사수가 있으시다..

난정 : 아저씨, 사람을 방자하는 비책을 알려주시오!

방백인 : 뭐, 뭐라?! 난정아, 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게냐?!

난정 : 그리만 해주면 내 아저씨께 참봉자리를 내드리리다, 아니 관상감자린들 못 드리겠소?!

방백인 : 나,나,난정아.. 네 허면..?!

난정 : 그리해주시겠소?!

당골네 : (찻소반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오며) 난정아, 무엇을 해달라는게냐?

난정 : 아, 아무것도 아니오..

당골네 : (앞에 앉으며) 임자, 무슨 일인지 몰라도 난정이가 청하는건데 해주시구려.

방백인 : 여편네, 주둥이 닥쳐!

당골네 : (삐쭉거리며) ..임잔 꼭 나한테만 호랭이노릇 하더라..

난정 : 허면 내 아저씨가 그리 해주리라 믿고 이만 나가겠사옵니다. (일어서는)

방백인 : (당황) 나, 난정아..

당골네 : 왜 벌써 가려고?

난정 : (방쪽으로 가려다 멈춰서며) 예.. 헌데 아주머니, 갖바치 아저씨한테는 기별이 있소?

당골네 :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 않느냐..나도 더 늙기전에 갖바치 어른처럼 산천유람이나 다녀봤으면..



S#32. 어느 산 길


갖바치, 삿갓을 쓰고 행장을 짚고 걸어오고 있다.

갖바치, 한곳에 앉아 삿갓을 벗고 땀을 닦는다.

갖바치, 호리병을 꺼내 물을 마시고는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는 얼굴위로.


갖바치E : 허어, 내 세상일을 잊고자 도성을 떠났거늘..어찌 가슴 한구석이 이리도 무거운겐가?!

              나같은 갖바치가 나라의 장래를 걱정해 본들 세상이 바뀌지 않는 것을..!

              허어, 내 아직도 세상에 미련이 남은 것인가..?!


갖바치, 굵게 주름이 패인 얼굴로 탄식을 내쉬는 얼굴에서 F.O



S#33. 편전 마당 (F.I)


인종과 인성왕후(*이후 박비라고 표기), 대례복 차림으로 박상궁과 최상궁, 대전내관을 이끌고 들어온다.

윤임과 김헌, 박희량, 정언각, 임형수, 김하서 등의 대윤파과

윤원형, 정순붕, 이기, 허자등의 소윤파, 그리고 홍언필, 윤인경 같은 재상들이 금관조복을 입고 인종에게 예를 올린다.

파릉군과 경원대군, 이세진, 이하명 등의 종친들과

창빈과 희빈을 비롯한 중종의 후궁들이 한쪽에 서서 예를 올린다. (*향이의 모습도 보인다)


해설NA : 중종이 승하하신지 닷새 후인 갑진년 십일월 이십일에 세자가 성복을 하고 즉위식을 거행하였다.

              (인종과 박비의 모습위로) 이분이 조선의 12대 임금 인종이시다. 이분이 인종의 왕비인 인성왕후이시다.



S#34. 대비전


인종과 박비, 문정대비에게 예를 올린다.

문정대비, 인종과 박비를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보는 모습위로.


해설NA : 인종의 즉위를 바라보는 문정왕후는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일찍이 장경왕후가 원자를 생산한지 이레만에

             산후 발한으로 훙거하시자 어린 세자를 보호하기 위해 판부사 윤임에 의해 왕비로 간택되었으나

             삼십년의 세월동안 조정의 정치투쟁에 휩쓸리면서 세자에 대한 애증이 싹텄고 또한 그 자신이 대군을 생산한 뒤로는

             경원대군을 보호하기 위해 점차 세자를 모질게 대하였던 문정왕후의 마음은 착잡할 수 밖에 없었다.



S#35. 편전 방 안


인종, 상복을 입은채 슬픔에 잠겨 앉아있다. (*모든 신료들과 왕실 일원들이 다시 상복을 입고 있다)

박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본다.


해설NA : 즉위식을 거행한 인종은 다시 상복으로 갈아입고 정사는 신료들에게 맡겨둔채 미음으로 연명하며

             부왕을 잃은 슬픔속에서 지냈다. 이 속에서 인종의 옥체는 점점 쇠약해져 갔다.



S#36. 빈청 방 안


윤임과 박희량, 정언각,김헌, 임형수, 김하서 등의 대윤파가 긴밀한 논의를 하고 있다.


해설NA : 윤임과 대윤파는 인종의 즉위를 계기로 눈에 가시같은 윤원형과 소윤파를 조정에서 몰아낼 방도를 강구하였으며



S#37.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원형과 정순붕, 허자, 이기를 비롯한 신료들이 긴밀하게 논의를 하고 있다.

윤춘년과 정렴, 웃목에 앉아있다.


해설NA : 윤원형이 이끄는 소윤파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 조정의 세를 모으며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S#38. 대비전 방 안


문정대비, 엄상궁과 오상궁의 시중으로 차를 마시고 있다.

문정대비, 한숨을 내쉬는 얼굴위로.


해설NA : 이런 와중에 인성왕후에게 교태전을 내어주고 대비전으로 물러난 문정대비는 윤임과 대윤파가 자신과 경원대군을

             언제 해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를 가시방석 위에 앉은 듯 지내고 있었다.



S#39. 윤임 사랑채 마당


윤임, 관복차림으로 박서방을 거느리고 방쪽으로 걸어오면 윤임처, 조아리며 맞이한다.


윤임처 : 대감, 이제 퇴청하시옵니까?

윤임 : 그래요. 들어가십시다.



S#40.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아랫목에 앉으면 윤임처, 따라 앉는다.


윤임처 : 전하께오선 아직 미음으로 연명을 하시고 계시옵니까?

윤임 : (걱정되는) ..그렇소, 중전마마와 조정신료들이 아무리 음식을 권하여도 고집을 꺽지 않으시는구려.

윤임처 : 이러다 전하의 옥체가 미령하실까 걱정이옵니다.

윤임 : 낸들 어쩌겠소? 전하께오서 효심 지극하오신 성정이시오니 졸곡제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요..!

윤임처 : 하온데 대감, 도성에 해괴한 소문이 돌고 있사옵니다.

윤임 : 해괴한 소문이라니요?!

윤임처 : 누군가 주상전하를 방자하기 위해 목멱산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답니다.

윤임 : 뭐라?! 방자요?! 대체 언놈이 그런 대역부도한 짓거리를 한다고 합디까?!

윤임처 : 소문으로는 언평의 소실 난정이가 꾸미는 짓거리라 하옵니다.

윤임 : (일그러지며) 뭐라?! 난정이년이요?!



S#41.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윤원로, 급한 걸음으로 방쪽으로 걸어온다.

임서방, 윤원로의 걸음에 맞춰 따르고 있다.


윤원로 : 원형아- 원형아- 내 좀 들어가겠다.

윤원형E : (방안에서) 들어오시오.

윤원로 : (급하게 방안으로 들어가는)

임서방 : (갸웃하며 험하게 벗은 신발을 챙기는) ...?



S#42.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 채 방 안


윤원형, 놀란 눈으로 앞에 앉은 윤원로를 본다.


윤원형 : 뭬요? 형님, 그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요?! 난정이가 주상전하를 방자하는 기도를 드리다니요?!

윤원로 : 이런 까막귀를 보았나? 도성안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거늘 어찌 아우 혼자만 모르고 계신단 말인가?!

윤원형 : 허어, 내 참으로 금시초문이오.

윤원로 : 첩년 단속 단단히 하게! 소문이 참이든 거짓이든 괜한 구설에 오르면 판부사한테 구실만 줄뿐이야!

윤원형 : 구실이라니요?!

윤원로 : 이런 답답하긴?! 윤임이가 자네와 대비마마를 찍어내기 위한 구실 말일세!

윤원형 : 뭬요?

윤원로 : 내 아우한테 전하였으니 이만 물러가네! (일어나서 방밖으로 나가면)

윤원형 : 허어, 난정이가 또 그런 짓거리를 꾸미고 있단 말인가? ..아니지, 윤임이가 나를 모함하기 위해 지어낸

            유언비어일 수도 있음이야! 음..! (방문쪽을 보며) 임서방, 밖에 있는가?!

임서방E : (방밖에서) 예.

임서방 :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찾아계시옵니까?

윤원형 : 초당아씨는 방에 계시는가?

임서방 : 출타를 하시었사옵니다.

윤원형 : 출타..?



S#43. 어느 산중 초막


한편에 초막이 세워져 있다.

모린, 초막 옆에서 망을 보듯 서있는데 방백인, 손에 천에 싼 함을 들고 다가온다.


방백인 : 아씨께오선 초막안에 계시느냐?

모린 : 예, 들어가보시옵소서.

방백인 : (초막쪽으로 다가간다)



S#44. 동 초막 안


난정, 단 위에 켜진 촛불 앞에서 간절하게 빌고 있다.


난정 :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이시어 부디 소첩의 기원을 들어주시어

         우리 대군아기씨께오서 대위에 오르게 하여 주시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방백인 : (손에 나무함을 들고 초막안으로 들어오며) 난정아..!

난정 : (돌아보며) 아저씨, 가져오시었소?

방백인 : (끄덕이며 함을 보여주는)..그래, 예 가져왔다.


난정, 방백인 앞으로 다가와 함을 열어 보면 함속에 제웅이 들어있다.


난정 : (제웅을 보며) 아저씨, 이 비책이면 틀림없는 거요?!

방백인 : 그래, 내 죽을 각오루 천기를 누설하는 것이니 틀림없다!

난정 : 허면 언제 하는겝니까?

방백인 : 네 지난 달포동안 목욕 재계하고 기도를 드렸으니 오늘밤 도모하자구나!

난정 : 오늘 밤이요?!

방백인 : 그래, 오늘 밤 삼경을 넘기면 만사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난정 : 오늘 밤이라..? (제웅을 들어 의미심장하게 보는) ...!



S#45. 편전 외경 (밤)



S#46. 동 편전 방 안 (밤)


인종 앞에 박비가 미음그릇을 놓고 앉아있다.


박비 : 전하께오서 옥체 강녕하시어야 정사를 돌보실수가 있을 것이옵니다. 전하, 이 미음을 드시고 기운을 차리시옵소서.

인종 : ..내 중전께 걱정을 끼쳐드리는 듯 싶어 미안하구려..

박비 : 신첩은 괜찮사옵니다. 신첩은 이나라 종사와 백성들을 위하여 전하께오서 옥체를 보중하시기를 바랄뿐이옵니다.

인종 : 그래요.. 내 아바마마의 유지를 받들어 밝은 정치를 펼치는 임금이 될 것이오! 허니 너무 심려 마시오.

박비 : 전하, 미음이 식기전에 젓수시지요.

인종 : 그리하십시다.


인종, 수저를 들고 미음을 떠서 먹는다.



S#47. 어느 산중 초막 안 (밤)


방백인, 제웅에 "乙亥 二月 二十五日, 名 山告, 字 天胤"이라고 적은 종이를 붙인다.

난정, 그 모습을 진지하게 지켜 본다.

방백인, 제웅을 제단위에 올려놓고 함속에서 대바늘쌈을 꺼내 천보를 벗겨지면 섬뜩한 대침들이 드러난다.

방백인, 대침을 뽑아들고 뭐라고 알 수 없는 주문을 중얼거리며 대침을 제웅의 팔에 푹 푹- 꽂는다.


난정 : ...!



S#48. 편전 방 안 (밤)


인종, 미음을 먹고 있다.


박비 : 신첩이 손수 쑨 미음인데 입에 맞으시옵니까?

인종 : 그래요, 중전의 정성이 담겨서인지 벌써부터 기력이 솟는 듯 하구려.

박비 : (수줍은 미소) ..마저 드시옵소서.

인종 : 그리하십시다..


인종, 수저를 들다가 갑자기 손을 와들와들 떨며 수저를 놓친다.


박비 : 저, 전하, 어찌 그러시옵니까?!

인종 : (고통스러운) ..주, 중전 과, 과인의 손이. 손이....!

박비 : (놀라보는) 예에?



S#49. 초막 안 (밤)


방백인, 난정을 보며 말한다.


방백인 : 지금쯤 편전에서는 팔이 쑤신다고 야단이 났을게다.

난정 : 참으로 그럴까요?

방백인 : 믿거라. (대침을 들어 제웅의 배에 푹-꽂으며) 이제 자셨던 음식이 도로 솟구쳐 오를 것이다.



S#50. 편전 방 안 (밤)


인종, 갑자기 배를 움켜잡고 ''욱- 욱-'' 고통스럽게 헛구역질을 한다.


박비 : (당혹스럽게 인종을 부축하며) 전하! (방밖을보며) 박상궁- 박상궁-

박상궁 : (방문이 열리면 급하게 들어서며) 찾아계시옵니까?! (인종을 보고 놀라) 전하, 어찌 이러시옵니까?

박비 : 어서 김어의를 부르게!

박상궁 : 예. (급하게 방밖으로 나가고)

인종 : (고통스러운 신음)..으...으..

박비 : (걱정스럽게 보는)



S#51. 대비전 방 안 (밤)


윤비, 놀란 눈으로 엄상궁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뭐라, 주상께서 미령하시단 말이냐?

엄상궁 : 예, 마마. 전하께오서 미음을 젓수시는 중에 갑자기 발병을 하시어 김어의가 편전에 들어 전하를 진맥중이라 하옵니다.

윤비E : (뭔가 생각하는) ..주상께서 갑자기 발병을 하시었다?



S#52. 편전 방 안 (밤)


김어의, 자리에 누워 고통스러워 하는 인종을 진맥중이다.


박비 : (걱정되는) 김어의, 전하께오서 어찌 이러시는 것인가?

김어의 : 전하께오서 침식을 거르신 채 호곡을 하시느라 기력이 크게 쇠하신 듯 싶사옵니다..

            소인이 보약을 다려올리겠사옵니다.

박비 : ...!

인종 : (고통스러운) ...



S#53. 초막 방 안 (밤)


난정과 방백인, 침묵속에서 배와 수족에 대침이 박힌 제웅을 보고 있다.


방백인 : 이제 삼경이 다 된 듯 싶구나..나머지 대침은 네가 꽂거라.

난정 : 내가요?

방백인 : 그래.. 난 차마 못하겠구나.

난정 : (비장하게) 알았소, 내가 하겠소! (떨리는 손으로 대침을 들고 제웅을 노려보는) ...!

방백인 : 정수리에 꽂아넣거라. 그리하면 내일 아침에는 대궐에서 곡소리를 듣게 될게다.

난정 :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했다는 듯 살기띈 눈으로 제웅의 정수리를 노려 대침을 꽂으려는데)

갖바치E : 난정이 네 이년!

난정 : (화들짝 놀라 돌아보는) ...?!

갖바치 : (초막안으로 왈칵 들어서서 난정과 방백인을 노려보며 호통) 네 이년!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

난정 : (놀라) 가, 갖바치 아저씨?!

방백인 : (경악하는) 혀, 형님!


갖바치, 제단쪽으로 다가와 제웅을 들고 바늘을 뽑아버린다.


갖바치 : (방백인을 노려보며) 네 이놈! 스승님께서 방자질이나 하라고 네게 사주관상보는 법을 가르쳐주셨더냐?!

방백인 : ..혀, 형님..그런게 아니옵고..!

갖바치 : 이런 못난 놈! (방백인의 뺨을 후려치면)

방백인 : 어이쿠- (뺨을 쥐고 흐느끼는) 흐흑.. 형님. 내가 잘못했소..!

갖바치 : (난정을 노려보며) 네 지금 무슨 짓거리를 하는 것이냐?!

난정 : 중전마마와 대군아기씨께오서 살아남으시려면 이 방도 밖에는 없소! 허니 제웅을 돌려주시오!

갖바치 : 뭐라?! 네 어찌 타고난 총명함을 사악한 곳에다 쓰려드는게냐?!

            난정아, 어릴적 그리도 심성이 고왔던 네가 어찌 나라를 망칠 요망한 계집이 된 것이냐?! 어찌?!

난정 : 아저씨가 내 가슴속에 맺힌 한을 어찌 알겠소?! 어서 제웅을 내놓으시오!

갖바치 : 닥치거라! 네 가슴속에는 첩년의 딸로 태어난 한이 아니라 세상을 손아귀에 쥐고 싶은 야심만이 그득할 뿐이거늘!

난정 : ...!

갖바치 : 내 지금부터 너와의 인연을 끊을것이니 당장 돌아가거라!

난정 : ..아, 아저씨..!

갖바치 : 당장 돌아가래두!

난정 : (보다가 초막 밖으로 나가버리는)

방백인 : 형님, 내가 잘못했소.. 난정이가 관상감자리를 준다기에 그만..

            이놈 눈에 뭐가 씌웠던 모양이오. 한번만 용서해주시오..

갖바치 : 음..!


갖바치, 촛불에 제웅을 들이대 불을 붙여서 땅바닥에 내던진다 훨훨 타오르는 제웅.



S#54. 편전 방 안 (밤)


박비, 인종의 이마를 물적신 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는데 인종, 눈을 뜬다.


박비 : (반가움에) 저, 전하.. 정신이 드시옵니까?

인종 : (끄덕이며) ..그래요, 내 푹 자고 일어난 듯 심신이 평안하구려..

박비 : (감격의 눈물) 전하, 참으로 고맙사옵니다..고맙사옵니다..모두가 조종조께오서 보살펴주신 음덕이옵니다.. 흐흑..

인종 : ..바보처럼.. 울긴요.?



S#55. 윤원형 초당 방 안 (밤)


난정, 격한 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난정, 치솟는 분기에 연상을 쾅- 친다.


난정E : 갖바치 아저씨만 없었어도 일을 성사시킬 수있었거늘!

           (독기서린) 이리된 바엔 내 손으로 일을 도모할 수 밖에 없음이야!



S#56. 대궐 전각들 전경 (낮)


자막- 인종1년 을사년(1545년)


해설NA : 해가 바뀌어 을사년이 되자 돌아가신 중종의 졸곡제가 끝나고 인종이 정사를 돌보기 시작하였다.



S#57. 편전 방 안


인종 앞에 홍언필과 윤인경 등의 정승과 강찬, 박승지, 윤임, 박희량, 김헌, 정언각, 임형수, 김하서와

윤원형, 정순붕, 이기, 허자 등이 앉아있다.


인종 : 백성들은 나라의 근본이 되는 것이오. 백성이 없이 나라를 어찌 부지할 수 있겠소?!

         백성이 부강하면 나라가 부강해지는 것이고, 백성이 빈곤하면 나라가 쇠퇴하는 것이오!

         조선의 하늘아래 헐벗고 굶주리고 배우지 못하는 백성이 있다면 그것은 곧 과인의 죄요, 또한 조정신료들의 허물일것이오!

         경들은 가문과 식솔들을 돌보듯 백성들을 보살펴 이 땅에 헐벗고 굶주리는 백성들이 없도록 신명을 다바쳐 주시오!

일동 : 명심하겠사옵니다!


인종, 신료들 앞에서 계속 뭐라고 전교를 내리는 모습위로.


해설NA : 인종은 덕과 학문을 겸비한 임금이었다. 인종은 성리학의 이념을 현실정치에 실현하여 조정을 개혁하고

              백성들을 위한 밝은 정치를 펼치고자 하였다. 조광조를 비롯한 화를 당한 선비들을 신원하고 사림들을 등용하였으며

              김안로에게 모함을 당해 파직되었던 사림의 영수 이언적을 다시 등용하여 우찬성 제수하였으며

              유관 같은 대학자를 조정에 불러들였다. 백성들은 인종의 덕망을 칭송하였으며

              사림들도 세종대왕에 버금가는 성군의 등극으로 기대감에 부풀었다.



S#58. 빈청 안


윤임, 호탕하게 웃는다.

윤임 앞에 박희량, 김헌, 정언각, 김하서와 재상들이 앉아있다.


윤임 : 하하하! 전하께오선 세종대왕 못지 않으신 성군이 되실 것이오이다!

정언각 : 암요, 금상께오선 조종조 그 어떤 분보다도 백성들의 굶주림을 걱정하고 헐벗는 것을 근심하고 계시오니

            백성들의 칭송이 자자하다고 하옵니다.

김헌 : 예, 전하께오서 이나라에 태평성대를 여실 것이옵니다.

박희량 : 전하께오서 동궁시절 조정암 한테 소학을 배우신 일이 있으니 조정암의 도학정치가 이제야 빛을 볼 듯 싶사옵니다.

김하서 : 시생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옵니다.

윤임 : 예! 모쪼록 전하께오서 연부역강하시어 성총이 오래오래 억조창생을 밝혀 주시길 바래야지요!

임형수 : (빈청안으로 급하게 들어오며) 큰일 났사옵니다.

윤임 : 무슨 일이신가?

임형수 : 전하께오서 윤원형에게 공조참판에 제수하시었사옵니다!

윤임 : 뭐라?! 그게 참말이오?!

임형수 : 예!

윤임 : 이럴수가?! 언평이 조정의 요직을 차지한다면 소윤놈들의 기세가 오를 것이거늘 이리 내버려둘 수는 없소이다!

         (벌떡 일어나 빈청 밖으로 나가는)



S#59. 편전 방 안


인종, 앞에 앉은 윤원형을 보며 말한다.


인종 : 아바마마께오서 생전에 언평이 수시로 편전에 들어 도성안 민심을 전하여 올리었다고 들었소.

         과인에게도 허심탄회하게 민심을 전해주세요.

윤원형 : 예! 신, 멸사봉공하여 공조참판의 소임을 다할것이오며 전하께 직언을 올리는 충신이 될 것이옵니다!

인종 : 고맙습니다..

대전내관E : (*중종의 내관) 주상전하, 판부사대감 드셨사옵니다.

인종 : 외숙께오서? 드시라하게.

윤원형E : (흠짓) ..내 공조참판에 제수되었다는 말을 듣고 눈썹이 휘날리게 달려왔구먼!

윤임 : (방문이 열리면 들어서서) 전하, 신 전하께 급히 아뢸 말씀이 있어 편전에 들었사옵니다.

인종 : 내려와 앉으세요.

윤임 : 예. (인종 앞에 다가와 앉는)

인종 : 말씀해보세요.

윤임 : 전하, 언평에게 공조참판을 제수하신다는 어명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윤원형E : 뭐, 뭐라?! 아니 이 작자가?!

인종 : 판부사대감,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오?

윤임 : 전하께오서 근자에 참신한 인재들를 등용하시어 조정을 쇄신하시는 일로 사림들의 칭송이 자자하옵니다.

         이런 와중에 외척인 언평을 조정의 요직에 등용하오시면 조정 쇄신의 명분에 흙탕물이 튀기게 될 것이옵니다.

         전하, 이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연못물을 흐리는 일이 될 것이옵니다.

윤원형 : 판부사대감, 허면 이 사람이 미꾸라지란 말씀이옵니까?!

윤임 : 전하, 부디 신의 주청을 가납하시어 대의명분을 밝히어 주시옵소서!

인종 : 과인에게도 생각이 있어 그리한 것이니 더는 거론치 마세요!

윤임 : 전하!

인종 : (단호한) 과인은 윤허하지 않을 것이니 이만 물러가세요!

윤임 : (낭패하게 보는) ..!

윤원형 : ...!



S#60. 편전 마당


윤원형과 윤임, 편전에서 나온다.


윤임 : 언평, 대의를 위해 사직을 하게!

윤원형 : (돌아보며) 사직이요?

윤임 : 암, 조정쇄신을 위해 외척인 자네가 공조참판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될 말일세. 허니 사직을 하라 이 말일세!

윤원형 : 그리는 못하옵니다.

윤임 : 뭐라?! 자네의 사리사욕때문에 전하의 조정개혁에 흙탕물이 튀겨도 좋단말인가?!

윤원형 : 전하의 지엄하신 어명을 시생이 어찌 거스를 수가 있겠사옵니까?! 시생은 전하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도록

            신명을 다 바칠 것이옵니다! 하오면 미꾸라지는 이만 물러가옵니다. (앞장서서 가버리는)

윤임E : (노려보는) 내 네놈을 조정에서 활개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것이다!



S#61. 옥매향 기방 안채 외경


윤원형E : (아랫채쪽에서) 하하하.



S#62. 동 옥매향 아래채 방안


윤원형과 정순붕, 이기, 허자, 윤춘년, 정렴과 소윤파신료들이 앉아있다.


윤원형 : 윤임이 얼굴이 꼭 땡감 씹은 표정입디다. 하하하-

정순붕 : 참으로 잘된 일이오이다. 언평이 조정의 요직에 앉아 우리를 끌어준다면 대윤과 맞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오이다!

허자 : 예, 시생도 조정암선생께 도학을 배웠으니 곧 조정요직에 나갈 길이 열릴 것이옵니다.

윤원형 : 우리가 요직에 나간다해도 조정을 움켜쥐고 있는 대윤에 맞서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이기 : 언평, 그 무슨 말인가?

윤원형 : 대윤의 기세를 꺽기 위해서는 세제를 세우는 일이 될 것이옵니다!

정순붕 : 세제라니?!.. 허면?

윤원형 : 예, 전하께오서 아직 후사가 없사오니 경원대군을 세제로 삼아 대통을 잇게 하자 이 말씀이옵니다!

일동 : (충격으로 보는) ..?!



S#63. 중궁전 방 안


윤비, 놀란 눈으로 난정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난정아, 네 지금 경원대군으로 세제를 삼으라 하였느냐?

난정 : 예, 마마. 경원대군께오서 대통을 이으실 세제가 되시온다면 윤임이도 감히 대비마마를 핍박하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윤비 : 세제, 세제라..? 허나 주상의 보령이 이제 서른 밖에 아니되셨거늘.. 경원대군을 세제로 삼았다가 후사를 생산한다면

         우리 경원대군은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되는 것이 아니냐?

난정 : 전하께오선 병약하시어 후사를 생산치 못하실 것이옵니다.

윤비 : 뭐라?

난정 : 서방님이 조정에서 대군아기씨로 세제를 삼으라는 공론을 일으킬 것이옵니다.

윤비 : 윤참판이 공론을 일으켜 본들 윤임이가 팔짱을 낀채 보고만 있겠느냐?

난정 : 예, 윤임이가 조정을 틀어쥐고 있는 한 쉽게 공론이 일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하오나 대비마마께오서 전하께 직접 청을 하시옵소서!

윤비 : 난정아, 어찌 내 입으로 주상에게 그런 속보이는 청을 하란 말이냐?

난정 : (미소) 대비마마께오선 전하 앞에서 눈물만 보이시면 되시옵니다.

윤비 : 뭐라? 나보고 주상 앞에서 눈물을 보이라?

난정 : 예, 마마! 그리하시온다면 대군아기씨께오서 대통을 이어 용상에 오르시게 될 것이옵니다.

윤비 : ...?!



S#64.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정언각, 김헌, 박희량, 김하서, 임형수가 앉아있다.


윤임 : (연상을 쾅치며) 세제라니?! 그 무슨 당치도 않은 말이오?! 전하와 중전마마께오서 아직 젊으시거늘 세제라니요?!

정언각 : 소윤놈들이 조정안팎에 말을 흘리고 다니고 있사옵니다.

김헌 : 제놈들이 살아남고자 공론이라도 일으켜보려는 속셈이겠지요!

박희량 : 만에 하나 경원대군께오서 세제가 되시온다면 어찌 되는 것이옵니까?

윤임 :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오이다!

일동 : ...?!

윤임 : (어금니를 물며) 내 이놈들을..?!



S#65.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파릉군, 임서방을 따라 방문쪽으로 간다.


임서방 : 영감마님, 파릉군대감께오서 뵙기를 청하시옵니다.



S#66.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 채 방 안


윤원형, 어음과 명단을 적은 치부책 등을 보고 있다가 방문쪽을 돌아본다.


윤원형 : 뭐라, 파릉군대감께오서? (어음과 치부책 등을 급히 치우며) 드시라하게!



S#67.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 채 마당


임서방 : 드시지요.

파릉군 : (방안으로 들어가는)



S#68.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 채 방 안


파릉군, 방안으로 들어서면 윤원형 예를 갖추며 맞이한다.


윤원형 : 파릉군대감, 좌정하시지요.

파릉군 : (앉는)..

윤원형 : (따라 앉으며) 대감께오서 어인 연유로 시생의 누옥까지 발걸음을 하시었사옵니까?

파릉군 : 내 언평에게 거두절미하고 단도직입 말하겠네!

윤원형 : 말씀하시옵소서!

파릉군 : 언평, 조정에서 물러나시게!

윤원형 : (놀라보는) 예에?



S#69. 대비전 마당


인종, 박상궁과 대전내관을 거느리고 대비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엄상궁E : 대비마마, 주상전하 납시었사옵니다.



S#70. 동 대비전 방 안


인종, 윤비 앞에 다가와 앉으며 말한다.

윤비, 인종을 외면한 채 앉아있다.


인종 : 어마마마, 소자를 찾아 계시옵니까?

윤비 : (인종을 휙- 돌아보며) 주상, 이 어미와 대군을 언제 죽일 작정이오?!

인종 : (놀라보며) 예에? 어, 어마마마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윤비 : 이 어미는 힘없는 과부고 경원대군은 아비없는 고아에 불과하오!

         나를 쫓을테면 쫓아내고 죽일테면 어서 죽이라 이 말이오!

인종 : (놀란 눈으로 보는) ...?!



S#71. 동 대비전 방 밖 복도


난정, 방문 앞에서 방안의 동정을 듣고 서 있다.

(*엄상궁과 오상궁이 방문 옆에 섰고 대전내관과 박상궁, 한편에서 있다)

난정, 방문쪽을 돌아보며 싸늘하게 웃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수다쟁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6.06 중종 사망;;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