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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04 - 흐린 기억 속에 그대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11.28|조회수1,275 목록 댓글 0

[너의 목소리가 들려] 04 - 흐린 기억 속에 그대











#1. 거리 (N) - 3회 엔딩장면을 수하의 시선컷으로


헉헉거리며 달리는 수하의 시선. 그러다 수하 뭔가에 걸려 넘어진다.


수하 : (뒹굴며) 윽!!!


보면 열명 안팎의 남학생들이 다가와 수하를 둘러싼다. 재철 일행이다.

수하, 일어나 달려나가려는데 남학생들 그런 수하를 가로 막는다.


수하 : 비켜! (가려는데)

재철 : (전에 수하처럼 발 쭉 올려 가로막으며) 왜애~ 우리 할 얘기 남았잖아.

수하 : 비키라니까!! 나중에 얘기해! (다른 쪽으로 가려고 하면)

충기 : (막아서며 깐족) 지금 얘기해. 니가 얘들 개쪽을 줬다든데?

수하 : 비키라고 했지!! (충기를 확 메친다)

충기 : 이 새끼가!!! (덤빈다)


수하, 학생들과 격투 시작한다.

수하, 서너명을 해치우지만 수가 너무 많아 역부족이다.

이들을 뚫고 혜성에게 가기 위해 사력을 다해 싸우는 수하.



#2. 혜성 집 방 (N)


혜성, I'll be there 메시지에 통화 버튼을 누른다.

그런데 집안 어딘가에서 희미하게 벨소리가 울린다. (I'll be there 멜로디)

혜성, 이상해서 전화를 끊는다. 그러자 벨소리도 끊긴다.


혜성 : (이상하다) 뭐야?


혜성, 다시 통화 버튼을 누른다. 다시 희미하게 벨소리가 울린다.

혜성, 덜컥 겁이 난다.



#3. 거리 (N) - 수하의 시선컷


마지막 충기까지 해치우는 수하.

남학생들 절뚝거리며 도망치고, 수하는 뛰기 시작한다.



#4. 혜성집 거실 (N)


혜성, 핸드폰을 귀에 댄 채 방문을 열고 나온다.

희미한 벨소리를 따라 조심스레 걸어가는 혜성. 겁이 잔뜩 들어 후라이팬을 조용히 든다.

벨소리는 작은 옷방 쪽에서 나고 있다.


혜성 : (떨린다) 거기.. 누구세요.



#5. 혜성집 앞 (N) - 수하의 시선컷


수하, 거친 숨소리를 내며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달려간다.

혜성의 집을 올려다보고는 뛰어올라간다.



#6. 혜성집 현관 앞 (N)


수하, 문 앞에 도달하는데 I'll be there 벨소리와 함께 혜성의 겁에 질린 소리가 밖으로 들린다.


혜성 : (off) 거..거기 누구야! 당장 나와!! 나 지금 겨..경찰에 신고했어!!


수하, 문을 열려고 하는데 안열린다.

지체없이 발로 쾅 차서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수하.

들어가면 겁에 질린 혜성, 프라이팬을 든 채 다친 수하를 보고 놀란다.


혜성 : (너무 놀라) 니..니가 여길 왜..? (혜성 속마음이 어지럽게 들린다/E) 무서워. 방 안에 누가 있어.

수하 : (혜성 손잡아 끌어 등 뒤쪽으로 내보내며) 나가있어.


수하, 혜성을 현관 밖으로 내보낸 후 벨소리가 나는 문을 확 연다.

경계태세를 갖추고 진입하는 수하. 여기저기 난잡하게 흐트러진 옷방엔 아무도 없다.

벨소리는 계속 울리고..

수하 소리를 따라가면 옷들 사이 핸드폰(구형핸드폰)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 타이틀 - 제 4 부 흐린 기억 속의 그대



#7. 혜성집 앞 (N)


경찰차가 와있다. 동네 사람들 서너명 나와서 무슨 일인가 수군대고..



#8. 혜성집 거실 (N)


지퍼백에 담긴 핸드폰을 든 운승(경찰/남33세), 앞에는 혜성과 수하가 있다.

수하는 꽤 다친 듯 얼굴과 옷이 엉망이다. 열이 나는 듯 이마에 땀이 맺혔다.


운승 : (당최 이해가 안된다는 얼굴로) 그러니까 이 핸드폰 때문에 신고를 하셨다?

혜성 : 네.

운승 : 이 문을 부순 사람은 누군데요?

혜성 : (수하 가리키며) 얘요.

운승 : (수하의 다친 얼굴보고) 그럼 이 친구는.. 범인이랑 싸우다가 다친거고?

수하 : 아뇨. (찢어진 입가가 아픈 듯 만지며) 그건 아닙니다.

운승 : 그럼 왜 신고를 한건데요?

혜성 : (답답해서) 그 핸드폰 때문에요! 그 핸드폰으로 요즘 계속 문자가 왔거든요. 근데 그 핸드폰이 제 방안에 있는거에요!

운승 : 그럼 문을 부순 사람도.. 이 친구를 때린 사람도 범인은 아니란 소리죠?

혜성 : (화를 간신히 누르고) 네에..

운승 : 그럼 왜 신고를 한건데요?

혜성 : (못참겠다 버럭) 이보세요! 나도 모르는 누군가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핸드폰을 내 집에 갖다놨다구요!

         이건 엄연히 주거 침입죄에요. 형법 319조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을 수 있다구요.

         당연히 찾아서 죄를 물어야죠!

운승 : (미소지어 보이며) 그럼요. 맞는 말씀입니다. (E) 완전 또라이구만.. 골치 아프겠는데.

수하 : !!

운승 : (친절한 미소로) 이 핸드폰 주인, 추적해서 꼭 보고 드리겠습니다!

혜성 : 그냥 가세요? 여기.. 잠복 같은건 안하구요?

운승 : 순찰차가 밤새 이 구역을 도니까 안심하십쇼. 그럼 이만.. (경례하고 가는)

혜성 : 뭐야. 그냥 가는거야?

수하 : ...



#9. 혜성 집 앞 (N)


운승, 경찰차에 오르려는데, 주민(아줌마)가 운승을 잡는다.


주민 : (걱정스레) 어떻게 된거에요? 도둑 든 거에요?

운승 : (친절한 미소로) 아뇨. 별일 아닙니다. 걱정말고 주무세요. (하고 차에 오르는데 누군가 차문을 잡는다.

         보면 수하다. 치밀어 자기도 모르게) 왜 또?

수하 : (다친 옆구리 잡은 채) 아저씨. 말씀 드릴게 있어요.

운승 : (수하 몰골을 보고) 그 전에 너 병원부터 가야되는거 아니냐?

수하 : 저.. 그 핸드폰 주인이 누군지 알거 같아요.

운승 : (!) 뭐?



#10. 혜성 집 현관 (N)


혜성, 부서진 현관문짝을 들고 낑낑거리며 고치려고 하는데 자꾸 문짝이 떨어진다.


혜성 : 왜 이래. 말 좀 들어라! (계속 꽝꽝 치면서 붙여보려하는)

수하 : (옆구리 잡은 채 올라오며) 그래서 부서지겠냐? 더 꽝꽝 차야지.

혜성 : (놀라 돌아보며) 왜 또 시비야.

수하 : (문을 밀어 틀에 끼우며) 오늘 혹시 모르니까 혼자 있지마. 그놈 또 올지도 모르잖아.

혜성 : (수하 다친 얼굴 보니 슬쩍 걱정) 남 걱정 할 때가 아닌데? 너 여기 왜 온거야? 얼굴은 왜 그 모양이구?

수하 : 별거 아냐. 암튼 당분간 친구집에라도 가 있어. 여기 있지 말고.. (하다 그대로 푹 고꾸라지듯 혜성쪽으로 쓰러지는데)

혜성 : (놀라 얼른 부축하며) 어머 야!! 얘 왜 이래! (수하를 부축하는데 무게에 눌려 같이 쓰러진다. 수하 부축하며)

         껌딱지!! 정신차려!! 야!! (안되겠어서 다급히 주머니에서 핸드폰 찾으며) 핸드폰 어딨어? 아..미치겠네. 119! 119!


그때 혜성 품안에 수하 낮게 코고는 소리 들린다.

핸드폰으로 119 누르던 혜성, 그 소리에 멈칫한다.


혜성 : 너.. 자는거냐? (황당하다)


수하 대답처럼 가르릉 코를 본다.

그런 수하를 안은 채 황망한 혜성.



#11. 법당 안 (D) - 수하의 꿈 속


수하부의 49제가 막 끝난 분위기 꼬마 수하, 검은 상주복을 입고 아버지 사진을 보고 있다.

수하 곁에 와 어깨를 감싸는 상복차림의 수하고모부(40대/남).


수하고모부 : 수하야.. 이제부터 고모부집에 가서 사는거야. 괜찮지?

수하 : (끄덕)

수하고모부 : (수하의 머리 쓰다듬으며 눈 맞추며) 방은 진영이 진성이랑 같이 쓰면 될거다.

                  (E) 처남은 갈거면 애도 같이 데리고 가든가 하지. 왜 혼자 가서 남은 사람 힘들게 하는지.

                  (한숨 푹/E) 셋도 힘든데 넷을 어떻게 키우나..

수하 : (!!, 한걸음 물러선다)

수하고모부 : (다정한 미소로) 왜 그래. 수하야?



#12. 놀이동산 (D)


수하, 초조한 듯 두리번거리며 미아보호소 직원의 손을 잡고 헤매고 있다.


직원 : 엄마랑 아빠 전화번호 몰라?

수하 : 엄마..아빠 안계세요.

직원 : 여기 누구랑 왔는데?

수하 : 고모부랑 왔는데.. (하다 멀리 고모부를 발견하고) 어? 저기 고모부요!!

직원 : (두리번거리며) 어디 어디?

수하 : (펄쩍 펄쩍 뛰면서 손 흔드는) 고모부!! 여기요!! 고모부!!!

고모부 : (멀리서 캐릭터 풍선 여러개를 들고 가다가 수하와 눈이 마주친다. 놀라 풍선을 놓친다/E)

            제발.. 그냥 좀 사라져주라. 너까지 달고 이민갈 순 없잖냐. (하며 외면하고 가는)

수하 : !!!

직원 : (계속 두리번거리며) 어디 계셔? 무슨 색 옷 입으셨어?

수하 : (고모부가 사라진 쪽을 보며) 잘못.. 본거 같아요.


푸른 하늘 높이 날아가는 풍선들. 그 중에 하나는 나뭇가지에 걸려 날아가지 못한 채 남아있다.



#13. 혜성방 (N)


수하, 누워있고 혜성 약품통에 반창고들을 잔뜩 꺼내놓고 있다.

반창고 떼어서 수하 뺨에 붙여주는데 자고있는 수하의 눈에 슬쩍 눈물이 고인 듯 하다.

후드티(지퍼가 머리 끝까지 올라가는) 입은 혜성, 그런 수하를 보며 갸우뚱.


혜성 : 많이 아픈가?


혜성, 한손으로 수하의 이마를 짚고 다른 한손으로는 자기의 이마를 짚어 열을 재본다.

그때 수하, 눈을 서서히 뜬다.

혜성 발견하고는 흠칫 놀라 몸을 일으키다 옆구리가 욱신거리는 듯 윽!!


혜성 : (수하 이마를 밀며 다시 눕히며) 가만히 누워있어. 너 지금 열 있어.


수하, 누워서 보는 시선컷으로 혜성, 반창고를 얼굴에 붙여준다.

그런 손길이 수하에게는 좀 낯설게 느껴지는 듯 어색한 헛기침을 한다.

그러다 혜성의 눈을 보고, 그 속마음을 다 읽어버린다.


혜성 : (E) 얘네 부모님한테 연락해야 되는거 아닌가? 걱정하실텐데..

         근데 우리집엔 왜 온거지? 뭐하다 이모양 이꼴이 된거고? 껌딱지. 이거 순 깡패 아냐?

수하 : 걱정하실 부모님 안 계셔. 뭐 물어볼게 있어서 온거고, 오다 넘어져서 이 모양 이꼴이 된거고. 난 깡패 아냐.

혜성 : (당황해 얼른 돌아서서 후드티 머리 끝까지 지퍼 올려서 스파이맨처럼 하며) 야! 넌 시도 때도 없이 남의 속을 들여다보냐!!

         (다시 돌아서서 타이르듯 양손 허리춤에 올리고는 수하 쪽이 아닌 엉뚱한 방향을 향해)

         일단 차 끊겼으니까 오늘은 여기서 자. 아침에 바로 병원가보고..

수하 : 병원은 무슨..

혜성 : (나가려다가) 참.. 물어볼게 뭐야?

수하 : 뭐?

혜성 : 좀 아까 물어볼게 있어서 여기 온거라며?

수하 : (잠시 망설이다/E) 날 기억할까? (on) 내 이름 알아?

혜성 : 니 이름? (하다 별 생각없이) 몰라. 근데 알 필요 없잖아. 또 볼 사이도 아닌데.. (하고 나가려는데)

수하 : (얼른 일어나 혜성의 팔을 잡아 세우고는) 수하야. 박수하.. (자신을 기억하는지 궁금해서 혜성의 모자 지퍼를 연다)

혜성 : 박..수하? (하고 수하를 본다)

수하 : (긴장해서 혜성의 눈을 뚫어져라 본다) ...

혜성 : (갸우뚱하다) 성깔에 비해서 이름이 지나치게 멀쩡한데? (대수롭지 않게) 넌 껌딱지가 딱이야. 딱! (하고 나고 나가고)

수하 : (허탈한 미소로 혼잣말) 역시.. 기억날 리가 없지. 10년전 일인데..



#14. 혜성집 거실 (N)


어지럽혀진 거실, 쇼파에 대충 누워있는 혜성.


혜성 : (혼잣말로 갸우뚱) 박수하? 어서 들어본 이름 같은데.. (방을 향해 큰소리로) 껌딱지! 불 끄구 자라!



#15. 혜성집 앞 (N)


혜성방의 불이 꺼진다. 이를 보는 누군가의 뒷모습(민준국).

경찰차가 순찰하며 지나가자 준국, 벽 뒤로 몸을 숨긴다.

준국의 손에 혜성모 통닭집 포스터(3부 37씬의)가 말린 채 쥐어져 있다.



#16. 도연집 전경 (D)



#17. 도연집 부엌 (D)


상을 차리는 도연모와 도연, 잡채와 미역국, 갈비 등 아침상 치고 푸짐한 식탁이다.

대석 식탁으로 들어선다.


대석 : (앉으며) 아침 밥상이 뭐 이렇게 요란해?

도연모 : (미역국 놓으며) 오늘 도연이 생일이잖아요. 7시에 성진각 예약해놨으니까 시간 맞춰와요.

대석 : (수저 놓는 도연보며) 어제 검사장을 만났다. 니 공소취소 얘길 하던데 어떻게 된 얘기냐?

도연 : (멈칫) ...

도연모 : (얼른 도연 변명해주는) 아 그게요. 피해자가 갑자기 증언을 번복했대요. 도연이도 완전 뒤통수 맞은거라드라구요.

대석 : 상대 변호사가 혜성이였다고?

도연 : .. 네..

도연모 : (놀라서) 혜성이? 그 십년전 우리집 살았던 그 혜성이?

도연 : 네.. 연주지법에 국선전담이 됐더라구요.

대석 : 10년만에, 국선이 돼서 온, 가정부 딸래미한테, 첫재판부터, 공소취소하는 꼴을 보여줬어?

도연 : ...(이 악문다) 죄송합니다. 다음부턴 그런 실수 안할께요. (일어나고)

도연모 : 밥 안먹어? 어디가려고?

도연 : 오전에 사건현장에 들러야되는 걸 깜빡했어요. 죄송해요. (나가고)


묵묵히 먹는 대석을 보는 도연모 표정 굳는다.


도연모 : (잡채통 정리하며) 자꾸 이러시면 소문나요. 여보..

대석 : 무슨 소문..?

도연모 : 도연이 다리 밑에서 주워왔단 소문이요.

대석 : 농담이 과하군.

도연모 : (대석 똑바로 보며 정색) 농담 아닌거 아시잖아요.

대석 : ...



#18. 혜성집 전경 (D)



#19. 혜성방 (D)


수하, 옷을 차려 입고는 거울을 본다. 얼굴에 붙은 반창고를 보고 어제 일이 떠오른다.


# INS 13씬

열이 있나 이마를 짚어주던 혜성.

반창고를 붙여주던 혜성.


수하, 슬쩍 미소가 지어진다. 옷 챙겨입고 나가는.



#20. 혜성집 거실 (D)


수하 방에서 막 나오는데 혜성 그 소리에 깨서는 쇼파에서 부스스 일어나 나온다.

무릎 늘어진 츄리닝, 사방으로 뻗힌 머리, 입가에 침이 흐른 허연 자국! 그야말로 비쥬얼 충격이다.

황당한 수하, 뒤늦게 수하 본 혜성, 둘다 얼음처럼 굳어있다.

잠시 정적..


혜성 : (에라 모르겠다) 뭐.. 어차피 내숭 떨어봤자 너한테 통할 것도 아니고, 또 생각해보니까 너한테 내숭 떨 이유도 없잖아.

         (냉장고 쪽으로 가서 물이 든 패트병 꺼내며) 놀랄거 없어. 니가 누나가 없어봐서 그러는데,

         세상 여자 99프로가 다 아침에 이 얼굴에 이 머리야. (입대고 마시며) 그러니까 너두 쓸데없는 환상 같은건 깨고

         현실을 직시하는게 좋아. (패트병 건네며) 마실래?

수하 : (질색하듯 고개 저으며) 아니.

혜성 : (냉장고 문열며) 아침 해줄까?

수하 : (부엌 상태를 보니 영 못미덥고) 아침을 해먹기는 해?


<컷 튀면>

수하의 황당한 표정 따라가보면

혜성, 락앤락통 두 개에 볶은 김치 가위로 썰어넣고 참기름 대충 넣고, 가끔 손가락 쪽쪽 빨고,

밥 대충넣고, 통조림 옥수수 넣고 마구 흔들고는 수하 앞에 탁 놔준다.


수하 : (떨떠름해서 통을 열면 그야말로 개밥의 형상이다) ...이거 개밥 아니야?

혜성 : 먹구 더달라고 하지나 마셔~ (주걱 건네며) 이걸로 대충 먹어.

수하 : (영 내키지 않지만 받으며) ..어떻게 집에 수저가 꼴랑 하나밖에 없냐.

혜성 : (자기 수저로 먹기 시작하고) 혼자 사는데 한 개가 정상이지? 두 개가 정상이냐?

수하 : (먹으며 어질러진 옷방과 거실을 보며) 뭐 없어진건 없어? 범인이 뭔갈 찾을려고 난장판을 만든거 같던데?

혜성 : (먹으며) 난장판? 이거 범인이 어지른거 아닌데?

수하 : (어리둥절해서 혜성보며) 범인 아니면 누가.. (하다 알아채고 놀라) 평소에 이러구 살아?

혜성 : (머쓱해서 코 훌쩍 삼키고는 묵묵히 먹는다) ...

수하 : (기막혀) 하...


수하 시선으로 다시 집안 곳곳의 난장판이 쿵쿵 효과음과 함께 보여진다.

그 위로 1화에서 나눈 성빈의 대화가 에코처럼 역설적으로 울린다.

# 거실에 나뒹구는 각종 서류들과 코풀고 버린듯 뭉쳐있는 휴지들


성빈 : (E) 누군데? 니 첫사랑이?


# 옷방에 바지, 스타킹이 8자 모양으로 허물 벗은 듯 그대로 놓여있고


수하 : (E) 이뻐 죽이게..


# 말라비틀어진 귤껍질, 사과껍질이 한가득, 짝 안맞는 양말들이 널부러져 있고


수하 : (E) 이쁘기만 한게 아니야.


# 먼지뭉치, 피자박스가 여기저기 나뒹구는


수하 : (E) 착해. 착하고 똑똑하고..


# 사방이 뻗힌 머리로 개밥같은 아침을 쩝쩝거리며 먹는 혜성


수하 : (E) 이 세상에서 최고로 근사한 여자야.


수하의 눈앞에 있는 추접한 여자가 10년간 짝사랑해온 바로 그 여자다.

첫사랑의 환상이 깨진 충격과 참담함으로 혜성을 보는 수하.


혜성 : (우걱우걱 먹으면서 속없이) 세상 여자들 99프로가 다 이러구 산다니까.

         막말루 소녀시대나 수지도 별 수 없다 너. 걔들도 집에선 다 이 모양 이 꼴로 살걸?

수하 : (도저히 못참고 숟가락 탕! 놓으며 버럭) 먹든지 말하든지 하나만 해!


깜짝 놀란 혜성, 밥풀이 뺨에 붙어있다.

그 모습 위로 허무하게 흐르는 님의 침묵.


선생 : (E)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21. 교실 (D)


국어시간이다. 수하, 비장하게 칠판에 쓰여진 시를 노려보고 있다.


선생 :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이 시에서 님이란, 잃어버린 조국이네 부처님이네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데, (한껏 시에 취해) 선생님은 그 님이 첫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첫사랑이란게 말이다. 이 시에서처럼 귀먹고 눈멀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거거든.

         언젠가 다시 만날거란 희망만으로 가슴 뛰는.. 니들도 그런 첫사랑을 가슴속에 하나씩 품고 있지 않니?

수하 : (학생들 대답하기도 전에 홀로 분노를 담아 버럭) 아니요!!!!


선생과 학생들 놀라서 일제히 수하를 본다.



#22. 법조타워 로비 (D)


일각 의자에 앉아있는 혜성, 놀라는 표정에서 빠지면

혜성 앞에 치킨 10상자, 그 앞에 혜성모.


혜성 : 이걸 어떻게 싸왔대? 가게는 어쩌고?

혜성모 : (커다란 가방에 치킨 상자 넣으며) 옷가게 김씨한테 부탁하고 왔다. 첫 사건에 그래 날려삤으니

            한턱 내 싸라고 오죽할끼가. 혼자 낼라믄 니 턱이 남아나질 않을거 같아가 내 쫌 도와줄라꼬..요건 양념. 요건 푸라이드.

혜성 : 사람을 하나 더 쓰라니까.. (치킨 보며) 이거 주겠다고 새벽부터 고속타고 올라온거야?

혜성모 : (의미심장하게 씩 웃으며) 뿐이것나? (하며 쪽지 전한다)

혜성 : 이게 뭔데? (쪽지에 ‘27일 기린호텔 저녁 7시’라고 써있다) 기린호텔 7시?

혜성모 : 엄마 친구 아들인데 내 보이까 나이도 너랑 얼추 맞고, 사람 됨됨이도 괜찮드라.

            니처럼 변호사니까 맴도 딱딱 잘 맞을끼다.

혜성 : 나보고 선을 보라는거야?

혜성모 : 찜질방집 아들이라 현금부자란다. 거기다 둘째!

혜성 : (쪽지 엄마에게 도로 쥐어주며) 엄마, 나 결혼 생각없어.

혜성모 : 와? 전에 니 일찍 결혼하는게 소원이라카지 않았나?

혜성 : 그건 한달전 얘기고.. 이번 사건 진행하면서 깨달은건데.. (머리 팔랑 넘기며 뻔뻔하게) 내가 법조계 블루칩이드라구.

혜성모 : (언감생심 비웃는) 블루치~입? 하이고 이기 또 꼴값에 발동을 거네.

혜성 : 엄마가 나 변론 하는걸 봤음 꼴값 소리 못할걸? 딴 변호사들이랑 레벨이 달라요. 나도 나한테 놀랐다니까!

         이런 재능을 결혼해서 썩히는 건 법조계에 큰 손실이란 생각이 들더라구.

         그러니까 당분간 난 법조계랑 결혼했다 생각할래.

혜성모 : (머리 때리며) 니는 그 오바가 문제다. 겨우 한 번 이겼다! 한 번!

혜성 : (발끈해서) 엄마! 머리 쫌!!

혜성모 : 뭐든지 오래 해쳐묵고 싶으믄 항시 겸손하고 또 겸손해라. 알긋나!

혜성 : (삐죽) ..

혜성모 : (쪽지 넣으며) 그라믄 이건 넣어두께. 기왕 맘먹은거 법조계랑 백년해로하믄서 열심히 살아봐라.

혜성 : 어라? 뭐가 이렇게 허무해. 안말리는거야?

혜성모 : 니 눈깔 보아하니 반디맨치 빤짝대는기 결혼보단 일할 때지 싶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되지 않긋나?

혜성 : (자신감 있게) 응! 좀만 기다렸다가 점심 같이 먹구 가셔.

혜성모 : (일어나며) 됐다. 가게 퍼뜩 들어가봐야한다.

혜성 : 사람을 하나 더 구하라니까..

혜성모 : (가면서) 알았다. 드가라!~



#23. 사무실 (D)


유창, 관우, 상덕 치킨을 잔뜩 쌓아놓고 맛나게 뜯고 있다.


상덕 : (치킨 보며) 참말로.. 재판 두 번 했다간 치킨에 파묻혀 죽겠네.

관우 : 짱변! 치킨 먹구 하죠?


보면 혜성, 다른 테이블에서 성빈에게 네일케어를 받고 있다. (왼손은 다 받았고, 오른손을 받고 있는)


혜성 : 전 됐어요. 많이 먹었어요. (화려한 손톱보고) 너무 화려한거 아냐?

성빈 : 젤루 비싼걸로 해주는거에요. 이거 샵에 가면 2만원은 족히 넘을걸요?

혜성 : (완성된 왼손을 보며) 별 재주가 다있네. 암튼 너 운좋은 줄 알아.

         선처해주세요~ 꼴랑 한마디하고 수백 수천 받는 변호사들이 쎄고 쎘는데,

         나 봐라. 학교가서 조사에, 피해자 설득에, 심지어 공짜야. 너 이런 변호사 만나는거 천운으로 알아야 돼.

성빈 : (계속 케일케어 해주며) 알아요. 내가 평생 네일케어 해줄께요.

혜성 : 오케이! 그 약속 있다가 여기다 써놓고 가. 공증받아 놓게.

성빈 : (픽 웃으며) 처음에 언니 봤을 때 X됐다..아니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언닌 우리 식구도, 선생도 안믿는 날 믿어줬잖아요. 왜 날 믿어줬어요?

혜성 : (둘러대는) ...그게.. 그냥 필이 오더라구. 니가 맞구나 하는 필...

상덕 : (먹으면서 그런 혜성을 보고) ...

성빈 : 고마워요. 언닌 날 믿어준 유일한.. 아니다. 수하도 나 믿어줬구나.

혜성 : (그러고 보니 의아) 근데 껌딱지는 같이 안왔어?

성빈 : 네, 같이 올까 했는데 전화 받고 어디 급히 가든데요?

혜성 : 어디?



#24. 경찰서 전경 (D)



#25. 경찰서 안 (D)


수하, 짜장면 먹고 있는 운승과 이야기 중이다.


수하 : 핸드폰 주인이 누구였는데요?

운승 : 그냥 아줌마 핸드폰이더라구. 단순 분실폰! 됐냐? (짜장면 먹으려는데)

수하 : 근데 왜 남의 집에 있어요. 지문조회는 해봤어요?

운승 : 안나와 아무것도. (먹으려는데)

수하 : 제가 말한 사람은요? 민준국은 수배 해봤어요?

운승 : 출소해서 착실하게 살고 있더라. 봉사활동 하면서.. 됐지? (먹으려는데)

수하 : 만나 보셨어요? 어딨던가요?

운승 : (짜증나 젓가락 탁 놓으며) 그건 알려줄 수가 없다니까!! 법이 그래.

수하 : (답답해서) 위험한 사람이라 그래요.

운승 : (E) 내가 보기엔 니 놈이 더 위험해 보인다.

         (짜증 누르고/ON) 알았다. 우리가 계속 주시할테니까 넌 신경끄고 공부나 열심히 해.

수하 : 연주시에 있나요? 법원 근처에 살고 있지 않던가요?

운승 : (놀라/E) 귀신같은 놈.. 그걸 때려맞춘거야?

수하 : !

운승 : 아냐. 딴데 멀리 살구 있어. 그리고 암만 물어봐도 대답 안할거니까 그만 물어봐. (짜장면 먹는)

수하 : (아랑곳않고 운승의 눈을 뚫어져라 보며 마음을 읽는) ...

운승 : (먹으면서 뭐야 이 자식하며 수하 힐끔거리는) ...



#26. 교회 (D)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을 해주고 있는 준국.

준국 고구마 슬쩍하는 할아버지와 눈 마주치자.


할아버지 : (놀라 얼른 주머니에서 빼놓으며) 미안해. 그냥 들어본거야.

준국 : (봉투에 고구마 서너개 담으며) 물고구마라 주머니에 넣으면 뭉개져요. (사람 좋은 미소로 건네며) 자요.

할아버지 : 고마워.


멀리서 준국을 적의로 노려보는 수하 과거의 모습들이 떠오른다.


#INS 1회 6씬

쇠파이프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던 민준국

#INS 1회 49씬

준국 : (목에 핏대를 세우며 혜성의 목을 조르며) 죽일거라고 했다. 니 말을 들은 사람도 죽일거라고 했어.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는 수하, 천천히 민준국 쪽으로 간다.

준국, 밥을 푸다가 자신 앞에 다가온 수하를 발견하고는.


준국 : (수하를 훑으며 못알아보고) 학생인거 같은데.. 배고파서 온건가?

수하 : (굳은 표정을 풀며) 아뇨. 저도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어서요. 어떻게 시작하면 되죠?

준국 : 그래? (멀리 있는 사람에게) 김권사님! 여기 봉사하겠다는 형제님이 오셨네요. (다시 수하보고) 이름이..?

수하 : (잠시 표정 있다가) 김.. 충기라고 합니다.



#27. 국선 사무실 (D)


혜성, 소송기록을 검토하고 있는데 유창, 서류뭉치를 쿵하고 책상에 놓는다.


유창 : (꽤 두툼한 소송기록을 놓아주며) 이차! 짱변호사님! 새 사건입니다.

혜성 : (놀라) 힉! 뭔 사건인데 이렇게 양이 많대요? (하다 얼른 서류의 담당검사 이름부터 확인한다.

         서도연이다. 빙긋) 서도연이네?

유창 : 네, 두 분이 동창사이라면서요?

혜성 : (서류 넘겨보며) 네, 고등학교 때부터 얘가 효율성이 한참 떨어졌거든요. 밀가루 한포대로 건빵 하나 만드는 스타일이랄까?

         (혀끌끌) 소송기록 보니까 오바를 또 한참 하셨네.

유창 : 오바 아닌거 같은데? 강도살인 사건인데 쟁점이 아주 특이해요.


#INS. 편의점 (N)

복면을 하고 들어선 두 남자, 비어있는 편의점에서 돈을 쓸어담는다.


유창 : (E) 두 형제가 편의점에 들어가서 돈을 훔쳤는데..


# 편의점 주인(남/50대) 대걸레를 들고 들어오다가 이들을 보고 놀라는.

둘 중 하나가 복면을 벗고는 칼을 들고 덤비는.


유창 : (E) 주인한테 들키자 한쪽이 칼로 주인을 찔렀어요. 다른 한쪽은 말렸고요.


# 복면 쓴 놈이 말리는데 복면 벗은 쪽이 칼로 주인을 찌른다.


혜성 : (서류 보면서) 특이할거 없는거 같은데요? 찌른 쪽은 강도살인, 말린 쪽은 특수절도로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나?

유창 : 근데 검사는 둘 다 강도살인 공동정범으로 기소를 했드라구요.

혜성 : (발끈해서) 도연이 얘 제정신이야? 한쪽은 분명히 말렸는데 공동정범이란게 말이 돼?

         (유창에게) 얘가 이래요. 일생이 오바야!

유창 : 그렇긴 한데 어쩔 수 없었을거 같긴 해요. 누가 찌른 쪽이고 누가 말린 쪽인지를 구별할 수가 없거든요.

혜성 : 그걸 왜 구분을 못해요? 범행현장을 찍은 CCTV가 있을텐데?


# 복면 벗은 놈은 칼로 찌른 후 복면 쓴 놈을 본다.

복면 쓴 놈이 복면 벗는데 똑같은 얼굴이다.


유창 : (E) 그 두 형제가 쌍둥이에요. 것도 일란성..

유창 : 그리고 둘 다 서로 자기가 찔렀다고 자백을 하고 있대요.

혜성 : (믿어지지 않고) 아니 얼마나 똑같길래 그래요? (서류안에 범인들의 증명사진을 보는데 똑같이 생겼다. 놀라) 세상에..

         (유창에게) 제가 맡은 사람이 찌른 쪽이에요? 말린 쪽이에요?

유창 : 공소장엔 찌른 쪽으로 되있긴 해요.

혜성 : !! (정필승의 사진을 본다)



#28. 교도소 변호인 접견실 (D)


그 사진에서 빠지면 쌍둥이 동생 정필승(20대 중반/남)의 얼굴.

혜성, 신기한 듯 보고 있다.


혜성 : (재차 확인) 정필승씨가 맞는거죠? 정필재씨가 아니고요.

필승 : 네. 정필승입니다. 동생이에요.

혜성 : (끄덕) 전 이번에 정필승씨 변론을 맡은 국선 변호인이에요.

필승 : (공손하게) 네, 압니다. 장혜성 변호사님 맞죠?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혜성 : 제 얘길 들어요?

필승 : 부임 첫 사건부터 검사를 묵사발로 만들었다고, 여기 소문 쫙 났습니다. 저보고 운텄다고 다들 부러워하드라구요.

혜성 : (으쓱해서) 운이 텄는지는 재판 끝까지 가봐야알죠.

         (서류보며) 정필승씨 정필재씨는 두 분 다 강도살인으로 기소가 됐습니다. 맞죠?

필승 : 형은 아니에요. 형은 그냥 저 따라왔다가 덤탱이 쓴겁니다. 제가 찔렀어요.

혜성 : 정필승씨는 전과가 하나도 없으시네요?

필승 : 네, 근데 형은 전과가 있어요. 이번에도 살인죄로 유죄판결 받으면 누범이라 무기까지 갈지도 몰라요.

혜성 : 그래서 전과 없는 필승씨가 형 대신 죄를 뒤집어 쓰시겠다?

필승 : (당황해서) 아니.. 그런건 아닙니다. (간곡히) 진짜 제가 찔렀어요. 형은 무고합니다. 그렇게 변호 해주세요.

혜성 : (거슬려서) 이봐요. 전 정필승씨 변호사에요. 그리고 전과가 무슨 마일리집니까?

         적립하면 해외여행이라도 시켜주는 줄 알아요? 정신차려요. 정필승씨!! 이건 감옥에서 평생 썩냐 마냐하는 문제에요.

필승 : 압니다. 그래서.. 변호사님한테 부탁이 하나 있어요.

혜성 : ?



#29. 반지하방 (D) - 필승의 방


허름한 반지하방에 들어서는 혜성, 책장에 책들이 가득하다.

꿈을 찾는 그대에게, 성공하는 자의 절대습관, 절망 끝에 희망찾기 등등의 자기계발서와

공무원시험 서적, 행정고시 서적, 사법고시 서적 등등..

방 어딘가에서 낑낑거리는 강아지 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가보면 사료 포대 안에서 기어나오는 조그맣고 꼬죄죄한 유기견.


필승 : (E) 얼마 전에 제가 강아지 한 마리를 주웠거든요. 일이 이렇게 될지 모르고 기르기 시작했는데..

         그 강아지 좀 거둬주시겠어요?


혜성, 그 강아지를 보며 복잡한 표정이다.

책장을 보면 각종 행정고시 자료와 대학합격통지서가 벽에 걸려있다.

고등학교 졸업식, 주유소 알바하며 찍은 사진 등등 밝은 필승의 일상들.



#30. 국선 사무실 (D)


관우, 눈을 부릅뜨고 최후변론을 쓰고 있다.

그러다, 그대로 고개가 뒤로 확 젖혀지고 소스라치게 놀라 다시 친다.


유창 : (혀 끌끌차면서 커피 놔준다) 자든지 치든지 둘 중 하나만 하시죠.

관우 : 안되요. 조영숙씨 사건 최후변론이 내일인데 오늘 중으로 끝내야죠.

유창 : 대강 하시지.. 어제도 밤 꼴딱 새셨죠?

관우 : (머리 쥐어뜯으며) 이놈의 뇌는 갈아끼든가 해야지. 당최 돌아가질 않아요. (하며 그대로 머리 잡은 채로 꾸벅)


그때 혜성, 검은 비닐봉다리를 들고 들어선다.


유창 : 왔어요? (혜성의 검은 비닐보고) 그게 뭐에요? 먹는 거에요? (하고 열다 강아지보고 기겁해) 으악!!! 이게 웬 강아지에요?

혜성 : (정수기로 물컵에 물을 받으며) 정필승씨 강아지에요. 사건 끝날 때까지 맡아주기로 했어요.

유창 : (벽에 바짝 붙어서) 사건 끝날 때? 그 사람 강도살인이라 징역 십년은 족히 받을텐데..

혜성 : (물을 강아지에게 주며) 그 사람, 강도 살인 아니에요. 공소가 잘못된 거에요.

유창 : (놀라) 또 공소 사실 뒤집게요?

혜성 : (자신있는) 네, 저번에도 했는데 이번이라고 못할까?

유창 : 근데 그 사건, 형쪽 사건이랑 병합이 됐든데요.

혜성 : (놀라) 에에? 그럼 형이랑 동생이랑 재판을 같이 받는거에요?

유창 : 네, 이번에는 검사쪽보단 형 쪽 변호사랑 싸울 준비를 하셔야될겁니다. 형 쪽도 당연히 살인은 아니라고 주장 할테니까..

혜성 : 형 쪽 변호산 누구래요?

유창 : 그쪽도 국선이에요.

혜성 : (놀라) 국선? (긴장해서) 그럼 설마 신변호사님?

유창 : 아뇨. (고개짓) 차변호사님이요.

혜성 : (안도) 아.. 차변호사님..


혜성, 관우를 보면 키보드에 얼굴 박고 자고 있다.

모니터에는 ‘변론 요지서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가 한없이 찍히고 있다.

혜성, 그런 관우가 한심해서 픽 웃고.



#31. 교도소 변호인 접견실 (D)


혜성, 필승을 상대로 설명을 하고 있다.


혜성 : (서류를 보며) 지금 이 사건의 쟁점은 찔렀냐 안찔렀냐가 아니에요. 칼을 갖고 간걸 알았냐 몰랐냐의 문제지..

필승 : ...

혜성 : 칼을 갖고 간걸 알았다면 일단 둘은 공범이 되는거에요. 안찔렀어도 똑같이 강도살인이라구요.

필승 : 말도 안돼.

혜성 : 법이 그래요. 그래서 검사는 공동정범으로 둘을 기소한거구요.

         아마 법정에서 검사는 칼을 갖고 간걸 알았나 몰랐나로 물고 늘어질 거에요.

필승 : 그럼 제가 어떻게 대답을 해야 형이 무죄가 되죠?

혜성 : (서류를 탁 접으며) 난 그런건 몰라요. 어떤 대답을 해야 당신이 무죄가 나올 수 있는지만 알아요.

필승 : ...

혜성 : (어떤 사진을 들이밀며) 그리고 형 대신 유죄를 받으면 당신 인생에 이런 순간이 없을 거란 것도 알아요.


필승, 사진을 보는 순간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사진 속 군복 입은 필승, 어떤 예쁜 여자(현주20대/여)와 월드컵 응원을 하는 모습,

생일케잌 앞에서 필승에게 볼뽀뽀를 해주는 현주, 그리고 커플링..


혜성 : 다시 물을게요. 필승씨, 그 사건이 나던 날, 형이 칼을 가져간걸 알았어요? 몰랐어요?

필승 : (고개를 숙인다) ...

혜성 : ...

필승 : (고개를 들며 결심한 듯) 몰랐습니다.


혜성, 미소를 짓는다.



#32. 교회 안 부엌 (N)


무를 잔뜩 쌓아놓고 썰고 있는 준국과 수하.


준국 : 힘들지? 이렇게 많이 해도 일주일도 못가.

수하 : 언제부터 여기서 봉사하셨어요?

준국 : 한 한달 됐나?

수하 : 그럼 이 교회에서 사신지 한달 된거구요?

준국 : 어. (하다 힐끔거리는 수하 시선 느끼고) 왜 그렇게 봐?

수하 : ! ... (대수롭지 않게 미소로) 혹시 저 기억 안나세요? 낯이 익은거 같아서요.

준국 : 아니. (E) 어디서 봤지? 인상이 익은거 같기도 한데..

수하 : 얼마 전에 법원에 온 적 있으시죠? 연주시법원.. 맞죠?

준국 : !! (칼질을 멈춘다/E) 이 자식 거기서 날 본거야?

수하 : (역시 긴장해서 칼을 꼭 쥔다) ...

준국 : 아니. 법원엔 간 적 없는데? (다시 무를 썰기 시작하고)

수하 : (넉살좋게 둘러대는) 아 그럼 제가 잘못 봤나보네요. (계속 썬다)

준국 : (그런 수하가 신경쓰인다) ...



#33. 커피전문점 (D)


혜성(머리띠를 한), 들어서서 주문하고 있다.


혜성 : 청포도 스파클링 하나 주세요.

상덕 : (어느새 뒤쪽에서 나타나 유창하게) 난 머스캣젤리 아이스티 그란데 사이즈로 부탁해요.

         (카드 건네며) 이 친구거도 이걸로 계산해주세요.

혜성 : (놀라는 표정으로 보면) !

상덕 : 노인네들이 다방커피만 마실거란 선입견은 버려.

혜성 : (놀랍고) 그게 아니라 웬일이세요? 제껀 절대 안사주셨잖아요.

상덕 : 그래서? 물러?

혜성 : (얼른) 굳이 무를 필요까지야 없죠. 번거롭게.

상덕 : 이따 저녁 때 시간 돼? 우리 사무실 회식이나 할까 하는데?

혜성 : (놀랍다) 저도요? 전 맨날 회식에서 빼셨잖아요.

상덕 : 그래서 못와?

혜성 : (얼른) 아니. 뭐.. 시간 좀 확인하구요. 갈 수 있으면 갈께요.



#34. 법원 (D)


음료 마시면서 걸어가는 혜성과 상덕.


혜성 : 근데 법원엔 웬일이세요? 오늘 재판 없으시잖아요.

상덕 : 오늘 차변 재판이잖아. 잘하고 있나 보려고 왔지.

혜성 : 변호사가 잘하고 말고할게 없는 사건 아닌가요?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겠다, 뭐 심플한 사건이잖아요.

상덕 : 그래도 그 자식이 양형을 얼마나 줄이나 궁금하잖아.



#35. 단독부 법정 (D)


공판검사 현범이 조영숙에게 구형을 하고 있다.

구형을 하는 사이 혜성과 상덕, 조용히 법정에 들어서서 자리를 잡는다.

방청석에 도연이 있는걸 발견하고 놀라는 혜성.

도연, 역시 그런 혜성을 발견한다.


현범 : 피고인 조영숙은 2012년 3월 16일, 풍작동 소재 햇살원에서 장애인을 위한 성금 육백만원을 훔쳤고,

         햇살원 원장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체포되는 과정에서 피고인은 경찰에게 저항하며 칼을 휘둘렀습니다.

         피고인이 언어장애 3급의 장애인임을 참작하더라도, 범행을 미리 계획한 점,

         재판 내내 거짓말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은 점, 피해자가 엄벌을 요구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법 331조에 2항 특수절도, 형법 136조 1항과 144조 1항 특수공무방해를 적용해 징역 2년에 처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숙 : (구형을 수화로 해주는 수화통역사를 보고 사색이 된다) !!

판사 : 다음.. 변호인측 최후변론 하세요.


굳은 얼굴의 관우, 법원 컴퓨터에 USB를 끼운다.

그리고는 손목시계를 잠깐 보는 관우.

법정에 있는 모든 이가 화면을 주목한다. 그런데 화면에 여자 아이돌 사진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법정 안 사람들 웅성대고 뭔가 싶다.


실무관 : (놀라서 얼른) 그 폴더가 아니라 usb 폴더에 들어가세요.

관우 : (허리 굽혀 모니터 보며 계속 엉뚱한걸 누르면서) 이게 왜 이래..

판사 : (안되겠다 싶어서) 변호인.. usb 폴더랍니다. 고 아래..

관우 : (계속 다른데 누른다. 이번에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라..

혜성 : (답답해서) 왜 저래 진짜..

상덕 : (알겠다는 듯 빙긋 웃는다) ...

판사 : (답답해서 톤 조금 올려) 아니 그 아래 usb 폴더라니까..

관우 : (다른데 누르면 이번에는 뮤직비디오다) 이게 왜 이렇게 안돼.

방청객들 : (답답해서 혀 끌끌찬다) ...

영숙 : (당혹스럽고 걱정스럽다)

판사 : (책상 탕탕 치며 더 큰소리로) 그 아래! U.S.B 폴더요!!

관우 : (아예 안들리는 듯) 망가진건가?

판사 : (양손으로 두드리며 버럭) 변호인!! 그 아래라니까!! 내 말 안들립니까?

관우 : (빙긋 미소를 짓더니 시계를 본다. 그리고는 일어나 수화를 같이 하며) 잘 들립니다. 재판장님.

판사 : ?

혜성 : ?

도연 : ?

관우 : (이하 수화를 함께 하며) 재판장님은 잠시 피고인 입장이 되셨습니다.

상덕 : (빙긋 웃는)

관우 : 피고인처럼 아무리 얘길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처지가 되보신겁니다. 그리고 50초만에 책상을 치고 화를 내셨습니다.

판사 : !!

관우 : 내가 하는 말을 다른 사람들이 못알아들으면 좀 더 큰소리로 말을 합니다.

         그런데 그 말도 못알아들으면 더 크게 얘기하겠죠. 그래도 못알아들으면 버럭 화를 냅니다. 재판장님처럼요.

         50초만에 말이죠. 근데 말입니다. 만일 50초 아니라 50년 동안 못알아들었으면 어떻게 될까요?

현범 : !!

혜성 : (그런 관우가 다르게 보인다) ...

관우 : (피고인을 보며) 화가 나는 일이 많았을겁니다. 피고인은 그때마다 소리치고 화를 내는 대신 기부를 했습니다.

         자신과 같은 장애인을 위해 써달라고 햇살원에 삼천만원 이상을 기부해왔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진 빚을 도저히 변제할 수 없어 햇살원 원장을 찾아가 돈을 꿔달라고 했을 때 문전박대를 당했구요.

         여러번 참고 사정했지만 듣지 않았습니다.

영숙 : (눈물을 흘리며 끄덕)

관우 : (이하, 경청하는 도연 상덕의 모습 위로) 물론 욱해서 돈을 훔쳤다는 건 명백히 범죄입니다.

         참았어야죠. 50년 참은거 계속 참았어야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피고인 주변에 한사람만이라도

         그 목소리를 들어줄 수는 없었을까요? 한번만이라도 피고인의 외침을 들어줬더라면..어땠을까요?

         피고인을 이 자리에 서게 만든건 피고인 자신이 아니라.. 귀를 막은 우리일지도 모릅니다.

혜성 : (그런 관우의 모습이 충격이다) !



#36. 법원 복도 (D)


혜성,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앉아있다.

도연이 법정에서 나온다.


도연 : 여기서 뭐해?

혜성 : 그러는 넌 여기 왜 왔니?

도연 : (혜성 옆자리에 앉으며) 이번 쌍둥이 사건에 저 변호사가 배정됐대서..

혜성 : (거슬려 한칸 떼어 앉으며) 뭐야? 정찰 나온거야?

도연 : (픽 웃으며) 응. 이번 사건이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더라구..

혜성 : (약올리는) 그러겠지. 좀 있으면 근평인데, 국선 상대로 공소취소도 했겠다. 이번 사건으로 만회 못하면 꽤 신경 쓰일거야.

도연 : 그러게. 더구나 상대도 만만치가 않네.

혜성 : (픽 웃으며) 나 칭찬하는거야?

도연 : 아니, 너말고 차관우 변호사..

혜성 : !!

도연 : 너도 지금 재판 봤으면 꽤 신경 쓰일거 같은데..안그래?

혜성 : (일어나) 별로.. (돌아서 가는데 표정 굳어있다) ..



#37. 교회 (D)


민준국,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데 목사가 온다.


목사 : 준국씨. 어제 와서 자원봉사 해준 학생 연락처 알아요?

준국 : 전화번호는 모르고, 이름하고 학교정도만 아는데?

목사 : (난감해서) 그래요? 봉사활동 확인서를 주는걸 깜빡했네.

준국 : (받아들고) 이게 중요한거에요?

목사 : 요즘 대학입시에 많이 반영이 된다구 하더라구요. 어떡하나..

준국 : (손 닦으며 받아들고) 제가 갖다주고 올께요. (뛰어가는)



#38. 고등학교 (D)


준국, 학교 정문에 들어선다. 멀리 골키퍼를 하고 있는 수하가 보인다.


준국 : (지나가는 남학생에게 수하를 가리키며) 학생. 저기 저 학생 좀 불러다줄래? 저기 골키퍼 하는 놈..

학생 : (보면서) 아.. 수하요?

준국 : (의아) 수하? 쟤 이름이 수하야? 김충기가 아니라?

학생 : 골키퍼라며요? 쟤 수하에요. 박수하..

준국 : (갑자기 기억이 난다!!!) 박..수하라고?


#INS 1회 49씬

법정에서 자신을 노려보던 꼬마 수하

#INS 32씬

수하 : 혹시 저 기억 안나세요? 낯이 익은거 같아서요.


준국 :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학생.. 혹시 박수하 핸드폰 번호 알아?


이 상황을 전혀 모른 채 축구를 하고 있는 수하.



#39. 회식장소 (N)


혜성, 유창, 상덕, 관우가 앉아있다.

유창과 관우는 들떠있다.

혜성 빼고 맥주를 건배하고 있다.


혜성 뺀 일동 : 건배!! (마시고)

관우 : 여기 고기가 무한정이라고 했죠. 오늘 전 고기 다섯접시는 기본입니다! 말리지마세요! (일어나 가며)

유창 : (신나서 같이 가며) 난 샐러드로 다섯접시! (나가는)

상덕 : (혜성에게) 짱변도 맥주 한잔 하지?

혜성 : (물 마시며 상덕을 본다) 전 술 안합니다.

상덕 : 그럼 뭐 소주라도 시킬까? (하다 자기를 빤히 보는 혜성을 보며) 왜 그렇게 빤히 보나? 뭐 묻었어?

혜성 : 아니, 회식도 끼워주고, 말도 놓는게 이상해서요. 원래 안그러셨잖아요?

상덕 : 난 원래 별볼일 없는 사람한텐 존대를 해.

혜성 : (기막혀) 하.. 그럼 제가 그동안 별볼일 없는 사람이었다는거에요?

상덕 : 그랬지.

혜성 : (발끈해서) 차변한텐 바로 말 놓으셨잖아요.

상덕 : 저놈은 별볼일 있는 놈이니까. 짱변도 아까 차변 재판 봤잖아.

혜성 : (못참고 다다다) 이럴려고 저 회식에 부르셨어요? 대놓고 차별할려구?

         왜애? 계속 저한테 존대하시죠? 이렇게 별볼일 없는데 왜 말을 놓으셨대?

상덕 : 걱정마! 너도 장점이 있으니까.

혜성 : 됐어요. 뺨때리고 어르는 것도 아니고! (씩씩대다가) 뭔데요 장점이?

상덕 : (씩 웃고는 자기눈을 톡톡 치며) ..눈이 좋아.

혜성 : (?) 제 눈이요?

상덕 : 피고인이 거짓말을 하는지 참말을 하는지 알아보는 선구안이 있어.

혜성 : !! (뜨끔한다. 그건 수하의 능력이다) 아니.. 그건.. (하다) 그거 말구는요? 다른 장점은요?

상덕 : 다른거라.. (곰곰히 생각하다) 없어. 그게 다야.

혜성 : 말두 안돼. 제가 그 사건 때문에 피고인 학교까지 가보구요.

상덕 : (OL) 그건 차변이 끌고 간거지.

혜성 : 법정에서도 검사가 증인선서로 태클 걸어왔을 때도..

상덕 : (OL) 것도 내가 힌트 줘서 겨우 빠져나온거고.

혜성 : 그리고 또.. (하는데 댈게 없다) 또.. (하다 열받아) 저기요! 여기 소주 한병 주세요!

상덕 : 술 못한다며?

혜성 : (버럭) 못한다고 안했어요. 안한다고 했지!


<시간경과>

유창과 상덕, 난감한 표정에서 빠지면

소주 서너병 정도가 엎어져 있고 혜성 엉엉 울고 있다. 관우는 없고..


혜성 : (인사불성으로) 왜 장점이 하나뿐이야!~ 왜 하나뿐이냐고~! (엉엉 울다 조는)

유창 : (상덕에게) 그러게 열 개쯤 된다고 해주시지. 이게 뭡니까?

상덕 : 이렇게 진상을 떨 줄 알았나. (유창에게 나가자는 고개짓하며) 가자.

유창 : 그럼 짱변호사님은요?

상덕 : 차변이 알아서 하겠지. 아님 니가 수습하든가..(나가고)

유창 : (난감해하다가 인사불성인 혜성에게) 미안합니다. 오늘 제사라 가봐야되거든요. 내가 장손이라 빠질 수가 없네.

         먼저 갈께요. (가고)

혜성 : (졸다가 머리를 테이블에 쿵 박더니 깨서는 엉엉 울며) 그 눈이 내게 아니란 말이야..

         피고인을 보는 눈 같은거 쥐뿔 없어..안보여! 못봐~ (엉엉 우는)


그때, 관우 고기 잔뜩 담은 접시를 가지고 오다가.


관우 : 어? 다들 어디갔어? 아직 두접시나 남았는데.. (혜성에게) 짱변! 다 어디갔어요?

혜성 : (흐느끼며) 몰라.. 날 버리구 갔나봐. 엉엉.. (하다 머리를 또 쿵 박으려하면)

관우 : (얼른 이마 막아주는) 어유.. 주사가 상당하네.

혜성 : (고개 들면 머리띠가 머리에서 내려와 눈을 가로막았다) 진실같은거 안보인다구..

         (하다 허공을 휘젓다 관우 머리채 잡고 통곡) 어뜩해. 이제 진짜 다 안보여! 어쩌냐..어뜩하냐 나.. 엉엉..

관우 : 아아아~ (기막혀서 머리띠 올려주면서) 어때요? 이제 보여요?

혜성 : (머리 헝클어진 관우 얼굴보고 잠시 울음 그쳤다가 다시 일그러져서 울며) 어뜩하냐. 내 눈이 미쳤나봐~

         차변이 꽃미남이 됐다~ 엉엉. 눈이 썩었어!

관우 : (기막혀 웃는) ...



#40. 거리 (N)


안경 안쓴 관우(멋진 느낌), 혜성을 업고 가고 있다.

혜성, 반쯤 골아 떨어져서 술꼬대 중이다.


혜성 : 그래요~ 난 보는 눈이 없어요. 그러니까 그 껌딱지가 있어야 돼요..

관우 : (힘겹게) 짱변! 껌딱지는 나중에 찾고, 집부터 얘기해요. 집이 어디에요?

혜성 : 그 놈이 없으면 난 재판을 할 수가 없어요.. 왜? 내 눈은 썩었거든~ (하다 머리띠 내려오면 또 흐느끼는) 이봐! 안보여 또..

관우 : (머리띠 올려주며) 아. 집이 어디냐니까..



#41. 법조타워 앞 (N)


수하, 기다리고 있다.


수하 : 왜 이렇게 안나와? (전화하는데 안받고) 전화는 왜 안받고..


그때, 멀리 혜성을 업고 오는 관우가 보인다.

수하, 놀라서 달려가는.


수하 : (다가가 혜성 살피다) 뭐에요? 어디 아파요? (하다 술냄새에) 아~ 냄새..

관우 : (보고) 어? 너 그때 우리 사무실에 왔었지?

수하 : 네.

관우 : 여긴 무슨 일이야?

수하 : 아.. 장변호사님한테 할 말이 있어서요.

관우 : 지금 보다시피 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E) 대체 짱변 집이 어디야? 우리집으로 갈수도 없고. 사무실에 데려다 놔야 하나? 밤엔 쌀쌀할텐데..

수하 : 제가 장변호사님 집에 모셔다 드릴께요.

관우 : 너 짱변 집이 어딘지 알아?

수하 : 네, 몇 번 놀러갔었어요. 일루 넘기고 택시나 잡아주세요.

관우 : 어? 어..


<컷튀면> 골아떨어진 혜성을 택시에 태우고 타는 수하.

관우도 택시 앞쪽에 오르려고 하자.


수하 : 그냥 저 혼자 갈께요.

관우 : 혼자 되겠어? 짱변 생각보다 많이 나가던데?

수하 : 그렇다고 둘이 드는건 오바잖아요.

관우 : 그런가? (기사한테 2만원 주면서) 잘 좀 부탁드릴께요. (수하보며/E) 이 자식 믿어도 되나?

수하 : 혹시 명함 있으면 주세요. 도착하면 바로 연락드릴께요.

관우 : (명함 꺼내 건네며) 그래. 그리고 혼자 버거우면 연락해. 바로 갈게.

수하 : 괜찮습니다. 혼자 충분해요.



#42. 혜성집 (N)


계단을 오르며 후들후들 떨리는 수하의 다리.


수하 : (궁시렁) 대체.. 회식을.. 얼마나.. 쳐..드셨길래..이렇게.. (휘청) 무거운거야.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데 문고리 열쇠가 고장나 철사로 둘둘 감겨있다.


수하 : 아직도 안고쳤네. 그런 일 겪고도 참~ 겁두 없다. (철사 푸는)



#43. 혜성집 현관 앞 (N)


수하, 혜성을 내려놓고 불을 켠다.

여전히 어지러운 집안 수하, 질렸다는 표정으로 나가려는데..


혜성 : (작게/off) 껌딱지...

수하 : (놀라 멈춰 돌아보면 잠꼬대다) !

혜성 : 데리고 와.. 껌딱지.. (흐느끼며) 재판에.. 있어야 돼..

수하 : (무슨 소린지 잘 안들려 혜성 옆에 쪼그리고 앉는다) 뭐라는 거야?

혜성 : 껌딱지가 필요해.. 난 걔가 있어야 돼.. 내 옆에.. 내 눈은 썩었단 말이야..

수하 : (픽 웃음이 나오고) ...



#44. 혜성집 전경 (D)



#45. 혜성집 거실 (D)


혜성, 쇼파에서 눈을 뜬다. 몸을 일으키는데 머리가 띵하다. 담요를 젖혀보면 어제 옷 그대로다.

그때, 핸드폰 소리 울리고 혜성, 전화를 받는다.


혜성 : 여보세.. (시끄러운 듯 고개를 뗀다)

혜성모 : (전화 속/E) 가시나! 전화를 하면 받아야될거 아이가!! 니 엄마 피말라 죽는 꼴 보고 싶나!

            스무통을 넘게 했다 이 미친년아!! 니 맞아 죽어야 정신차릴래?

혜성 : (전화기 들고 피곤에 쩐 목소리로) 엄마. 작게 말해. 맞아 죽기 전에 고막 터져 죽겠다.

혜성모 : (누그러져/E) 니 목소리가 와 그러는데? 어데 아프나?

혜성 : (다시 털썩 누우며) 어제 회식했어. 술 마시느라 정신 없었나봐.

혜성모 : (걱정/E) 니 술 싫어하잖아. 와 술을 마셨는데? 무슨 일 있나?

혜성 : (잠시 표정 있다가) ...엄마, 전에 말했던 찜질방 집 아들.. 만나볼까?

혜성모 : (E) 니 법조계랑 백년해로 한다카지 않았나?

혜성 : 법조계랑 파혼했네요.

혜성모 : (E) 와?

혜성 : 몰라. 걔가 나랑 백년해로 하기 싫은가부지.

혜성모 : (E) 무신 맘이 비오는 날 빈대떡 뒤집드끼 그래 바뀌나! 한심하구로..

혜성 : (답답한 듯 긴 한숨) 그러게. 나 왜 이러냐..



#46. 사무실 앞 엘리베이터 (D)


혜성,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숙취해소음료를 따려는데 영 안따진다.


혜성 : (짜증나고) 혜성아.. 넌 할 줄 아는게 뭐가 있냐? (돌려보는데 안열린다)

관우 :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이제 와요? (음료를 가져가 쉽게 따는) 어젠 잘 들어갔어요? (다시 음료를 건네는) 속은 괜찮아요?

혜성 : (음료를 받으며) 네..

관우 : (씩 웃으며 혜성에게 얼굴 들이대며 눈맞추는) 난 어때 보여요? 아직도 꽃미남으로 보여요?

혜성 : (양손으로 관우 뺨을 짝 때리듯 잡고는 밀며) 정신차리세요! 아직도 술이 덜깼습니까? (홱 돌아가는)

관우 : (뺨 아픈 듯) 아오.. 아파.



#47. 화장실 (D)


혜성, 화장실에 들어오더니 양손을 내려본다.


혜성 : (자기도 황당하다는 듯) 미친거야. 내 눈이 진짜 미쳤어. 술이 깼는데도, 안경 썼는데도 멋있어.

         (그 양손을 자기 뺨에 갖다 댄다. 관우의 뺨을 느끼듯)



#48. 사무실 (D)


관우, 숙취음료 들고 자리 앉는데 옆에 유창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다.

상덕은 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다.


관우 : 왜 그렇게 봐요? (하다 숙취음료 주며) 이거 마시고 싶어요?

유창 : 어제 짱변호사님이랑 아무 일 없었어요?

관우 : 별일 없었는데? 전에 봤던 고등학생있잖아요. 박수하라고 했던가.. 그 친구가 데리러 왔던데요?

유창 : 그 놈은 맨날 데려다 주고 데리러오고 그러든데. 보디가든가?

상덕 : (그 말에 신경 쓰여서) 차변, 짱변한테 그 민준국인지 뭔지 그 사람 아는지 물어봤어?


그때 툭 떨어지는 소리 혜성, 사색이 된 채 서있다. 바닥에 가방이 나동그라져있다.


혜성 : 신변호사님이 민준국을 어떻게 아세요?

상덕 : 내가 아는 사람이랑 감방동기라든데..

관우 : 아는 사람이에요?

혜성 : (끄덕) ...

상덕 : 그 사람 얼마 전에 출소했어. 짱변 안부를 물어봤다던데?

혜성 : (겁이 난다) 언제요? 언제.. 출소를 했대요?

상덕 : 한달 좀 넘었지 아마. 자네한테 뭐 신세진게 있다고 하던데?

혜성 : ...!!



#49. 버스안 (N)


혜성, 버스에 앉아간다. 띄엄띄엄 앉아있는 승객들.

혜성, 불안한 얼굴로 핸드폰을 본다. I'll be there 라고 온 문자들.


혜성 : 설마.. 이것도 그 인간이 보낸건가?


겁먹은 혜성,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때 40대 남자 승객 하나가 혜성의 옆자리에 앉는다.

혜성, 소스라치게 놀라 얼른 일어나 나가버린다.



#50. 혜성 골목 (N)


혜성, 걸어가는데 모든 사람들이 무섭고 겁이 난다.

눈을 내리깔면서 발을 재촉하는 그러다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히기라도 하면 소스라치게 놀라는.



#51. 혜성집 앞 (N)


수하, 혜성의 현관문을 고쳐주고 있다. 망치로 열쇠를 달다가 손을 찧는 수하.


수하 : 아.. (피가 배어나오는 손가락을 빠는데)

혜성 : (경계심이 가득한 목소리로/off) 너 여기서 뭐해.

수하 : (돌아보면 가로등 때문에 역광이라 혜성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해도 안받길래 그냥 왔어.

         (망치질하며) 사고가 난지가 언젠데 아직도 열쇠를 안다냐?

혜성 : 가!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수하 : 됐어. 대신 성빈이 구해준 거 이걸로 퉁치는거다.

혜성 : (버럭) 가라니까!

수하 : (놀라 돌아보며)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혜성 : (수하 사납게 밀치며) 꺼지라고!! 가!! 다시는 여기 오지마!


수하의 공구들이 바닥에 흩어진다.

현관으로 들어가는 혜성과 눈이 마주친 수하.


혜성 : (겁먹은 목소리로/E) 이 자식도 민준국이랑 한 통일지도 몰라..

수하 : !!


혜성, 들어가더니 문 잠그는 소리가 난다.


수하 : (혜성의 오해가 황망해) 하..


수하의 손가락에서 배어나온 피가 뚝뚝 떨어진다.

바닥에는 허망하게 흩어진 망치와 열쇠들.



#52. 거리 (N)


손가락에 붕대를 대충 감은 수하(공구가 든 배낭을 맨) 터덜터덜 걷고 있다.

핸드폰벨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다.


수하 : (받으며) 여보세요.

준국 : (E) 나다. 내 목소리 기억하지?

수하 : (의외지만 침착하게) 아.. 네. 민준국 아저씨 맞죠? 제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준국 : (E) 어제 니네 학교에 갔었거든.. 박.수.하..

수하 : (멈춰선다) !!!

준국 : (E) 이름을 속여서 못알아봤어. 법정에서 보고 10년만인가?

수하 : (무섭게 얼굴 굳어서) 당신.. 지금 어디야.



#53. 햄버거 가게 (N)


사람이 꽤 많이 있는 햄버거 가게. 교복입은 학생들, 직원들이 바글바글 하다.

수하 들어서면 혼자 앉아서 햄버거를 먹고 있는 준국이 보인다.

수하, 그 앞에 앉는다.


준국 : (햄버거를 건네며)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치즈버거로 주문해놨다. 먹어. (E) 왔구나 꼬맹이..

수하 : (먹지않고 준국을 노려보다) 무슨 꿍꿍이야?

준국 : (씩 웃으며/E) 많이 컸네. 꼬맹이. 10년 전에도 내 속을 읽어내드니만 그 재주.. 여전한가보네.

수하 :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말을 해. 생각하지 말고..

준국 : (고개를 야비하게 기울이며/E) 뭘 걱정하는거야? 왜? 해코지라도 할까봐?

수하 : (분노를 누르며) 핸드폰 당신 짓이지? 당신이 갖다 놓은거지?

준국 : (E) 겨우 그 정도로 겁을 먹은거야?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수하 : 무슨 생각인거야?


옆에 앉은 학생들 혼자 떠드는 수하가 이상한 듯 힐끗.


준국 : (미소로/E) 걱정마라. 난 너한테 털끝만치도 유감없어. 10년전에도 유감있는 쪽은 니가 아니라 니 아버지였어.

         이번에도 니가 아니고 딴 쪽이야.

수하 : (누군지 짐작이 간다/분노를 누르며) 내가 아니면 누군데?

준국 : (야비한 미소로/E) 변호사가 됐더라구. 그 년..

수하 : (그 말에 폭발해 준국의 멱살을 잡고 달려든다) 으아아!!

학생들 : (놀라서) 어머나!! / 으악!


수하, 달려들어 준국을 마구 패기 시작한다.

준국 아이고 나죽네.. 하며 고스란히 맞는다.

주위 사람들 놀라서 뜯어 말리고 아수라장이 된다.



#54. 혜성집 거실 (N)


혜성, 쇼파에 이불을 둘둘 만 채 대충 누워있다.

혜성 품에는 야구방망이와 스턴건이 들려있다.

고양이의 울음소리에 흠칫 놀라 몸 일으키고 다시 조용해지자 눕는 혜성.

그때 갑자기 정적을 가르는 날카로운 핸드폰 소리에 혜성 깜짝 놀란다.


혜성 : (조심스레 받는) 여보세요. (놀라는) 네? 경찰서요?



#55. 지구대 앞 (N)


혜성, 대충 입고 나온 차림으로 뛰어오는데.


운승 : (경찰차에서 내리다 알아보고) 장혜성씨! 여깁니다!!

혜성 : (운승쪽으로 가며) ..어떻게 된거에요?

운승 : 전에 핸드폰 사건 때 같이 있었던 박수하란 학생하고 아는 사이죠?

혜성 : ..네..

운승 : 그 친구가 지금 사람을 패서 여기 들어와 있어요. 신원보증이 필요한데 부모도 없고, 선생도 연락이 안되드라구요.

         그래서 일단 변호사님한테 연락을 한겁니다.

혜성 : ..피해자는요?

운승 : 그냥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말만 하고 가버렸어요. 출소한지 얼마 안되서 시끄러운 사건에 휘말리는게 싫었나봅니다.

혜성 : (출소란 말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출소..요?

운승 : 근데 박수하는 CCTV로 패는게 다 찍혀서, 신원보증 없이 훈방조치할 수가 없어서요.

혜성 : ...피해자..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운승 : 네, 민준국이라고요. 지난달에 출소 했어요.

혜성 : !!

운승 : (혜성 안색 살피며) 왜요? 아는 사람입니까?

혜성 : (간신히 수습하고) 혹시 CCTV를 볼 수 있을까요?



#56. 지구대 일각 (N) -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운승, 혜성에게 CCTV를 보여주기 위해 컴퓨터를 조작하고 있다.


운승 : (파일을 찾으며) 어디보자. 이건 어제거고..

혜성 : 수하는 민준국을 왜 때렸대요?

운승 : (계속 파일 찾으며) 몰라요. 목격자들 말이 일방적인 폭행이었다고 합니다.

혜성 : 싸운 이유가 있을거 아니에요.

운승 : 그게 없어요. 민준국씨는 아무말 안했는데 박수하 이 자식이 다짜고짜 팼대요. 목격자들이 수도 없이 많은데 말이죠.

경찰1 : 저도 현장에 있었는데 정말 민준국씨는 암말도 안했습니다. 저 자식만 계속 혼자 떠들더라구요.

운승 : 아! 찾았다. (클릭하는)


모니터에 햄버거 가게 CCTV 영상이 나온다.

수하, 민준국을 내리깔고는 마구 패고 있다. 사람들이 말려도 듣지 않고 마구 소리치고 있는데 소리가 안들린다.


혜성 : 수하가 뭐라고 하는 거에요?

경찰1 : 뭐랬드라. (생각난 듯) 아! 자꾸 민준국씨한테 말을 하라고 그러더라구요. 생각만 하지말고 말을 하라고..



#57. 햄버거 가게 (N)


CCTV에서 그대로 당시 현장 상황으로 연결이 된다.

주변 사람들 수하를 말리는데 수하 준국을 계속 패고 있다.


수하 : (패면서) 말해! 새꺄!! 생각만 하지말고 말을 해!!

준국 : (입가에 피가 배어나오는데도 조소로/E) 싫어.

직원들/경찰1 : (잡아서 말리며) 뭐하는 짓이야!! 이거 놓고 얘길 해.

수하 : (멱살잡고) 잘 들어. 난 그 사람 없었으면 10년전 당신 손에 죽었어. 그러니까 내 목숨, 없던 목숨이라 치고.. 지킬거야.

준국 : (켁켁거리며 주위사람들 들으란 듯) 아이고 나 죽네. 살려주세요.

직원들/경찰1 : 이 손 안놔!! 이 자식이! 야! 얌마! 이거 놔!!

수하 : (악쓰며) 무슨 소린지 알아들어!? 목숨걸고 그 사람 내가 지켜!! 그러니까 허튼짓 하지마! 죽여버릴테니까..

         (경찰들 수하를 떼내려고 달려들고 수하, 악쓰며 계속 준국의 목을 조른다) 알아들었어!? 죽여버릴거라고!!


화면에 스틸 걸린다.



#58. 지구대 일각 (N)


경찰1 : ...그 여자 건드리면 죽여버린다고 악을 쓰는데, (절레절레) 이 자식 말리다 똥쌀 뻔 했습니다. 완전 미친놈이에요.

운승 : (수하의 가방 속 내용물까지 보여주며) 이 자식 가방에 망치까지 갖구 다니더라구요.

         까딱 잘못하다간 큰 사고 날뻔했어요.


혜성, 책상위에 망치와 열쇠들이 눈에 들어온다.

혜성, 뒷통수를 얻어맞은 듯 멍한 표정이다. 그제야 10년전 과거의 일이 떠오른다.


#Ins. 1회 34씬

준국, 수하를 쇠파이프로 내려치려는 순간, 카메라를 들어 스마일 소리를 내서 구하는 혜성.


수하 : (E) 잘 들어. 난 그 사람 없었으면 10년전 당신 손에 죽었어.


#Ins. 1회 52씬

울고 있는 혜성을 안아주며 ‘내가 지켜줄게’ 하던 어린 수하.


수하 : (E) 그러니까 내 목숨, 없던 목숨이라 치고.. 지킬거야.


#Ins. 4회 6씬

문을 박차며 들어와 혜성을 지키던 수하의 모습.


수하 : (E) 목숨걸고 그 사람! 내가 지켜!!


#Ins. 1회 52씬 이후 추가 상황


수하 : (천천히 손 풀고 혜성의 눈을 보며 힘겹게 입을 연다) 내..가..

혜성 : (그런 수하를 본다) ..

수하 : 지켜줄게..

혜성 : (그런 수하를 보며 울음이 잦아들며) 뭐야. 말 할 줄 아네..

수하 : (끄덕이며 미소) ...

혜성 : 꼬맹이.. 너 이름이 뭐야?

수하 : 수하야. 박.. 수하.


# 드디어 모든게 떠오른 혜성, 혼란스럽다. 그 꼬맹이가 수하라니..

그러다 혜성, 서서히 뭔가 정리되는 듯한 표정이다.


혜성 : (결심한 듯) 신원보증 제가 하겠습니다. 수하는 어딨나요?



#59. 지구대 일각 (N)


의자에 수갑 채워져 있는 수하, 경찰들에게 소리를 치고 있다.

승구(38세/경찰/체격있는 둔한 느낌의 경찰) 짜장면을 먹고 있다.


수하 : (수갑을 철컹거리며 흥분해서) 이거 당장 풀어요! 민준국 그 인간 놔주면 안된다니까!! 주소 확보 했어요? 연락처는?

승구 : (짜장면 먹으며) 야. 니가 지금 뭔가 착각을 하고 있나본데 때린 건 너고 맞은건 민준국이야!

         니가 가해자. 그쪽이 피해자. 알아들어?

수하 : 그 인간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복수할거래요! 10년전 자기한테 불리한 증언한 사람을 찾아내서 죽일거랬어요!

승구 : 내가 니 말 믿구 사정청취 다 해봤는데 그런말 한적 없다드라. 민준국은 무료급식소에 유기견센터까지

         하고 있는 봉사만 여섯 개가 넘어. 맘잡고 착실하게 사는 사람 왜 근거없이 모함하구 들쑤시는데?

         증거라도 하나 갖구와서 들이대든가!

수하 : (잠시 생각하다 말해버리자! 결심하고) ..증거 있어.

승구 : 뭐? 무슨 증거?

수하 : (말하려는) 난 그 인간 마음을..

혜성 : (자르듯) 그만해.

수하 : (혜성의 등장에 놀란다) !!!

혜성 : (E)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 괜히 얘기했다가 10년전, 그 법정에서처럼 우스운 꼴만 당해.

수하 : (놀란다) !!

혜성 : (수하를 응시/E) 박수하.. 니 이름, 이제 기억났어.

수하 : ...!


마주보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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