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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15 -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11.28|조회수1,210 목록 댓글 0

[너의 목소리가 들려] 15 -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1. 도연의 집무실 (D)


혜성과 도연 마주앉아있다.


혜성 : (차분히) 너도 얘기 들어서 알거야. 우리 변호인측에선 26년전 죽은걸로 되있는 전영자씨가

         피해자 손채옥씨랑 동일인물이라고 주장할거야.

도연 : 어. 알아. 근데 증명할 길이 없다고 들었는데.. 너무 무리한 주장 아닌가? (차 마시고)

혜성 : 증명할 길이 있어. 황달중씨와 전영자씨 딸을 찾았거든..

도연 : 그래? 유전자 감식이라도 한거야?

혜성 : 이제 하려고 해.

도연 : 근데 그걸 왜 나한테 얘기 하는건데? 재판 때 증거자료로 제출하면 될 것을?

혜성 : 니가 필요하니까..

도연 : 내가? 왜?

혜성 : 니가 황달중씨 딸.. 황가현이야.

도연 : (황당한 표정으로) 뭐?

혜성 : (무거운 표정으로) 미안하다. 도연아..

도연 : (헛웃음이 나온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너 더위 먹었니? 제 정신이야?

혜성 : 너 전에 니네 아버지며 부장이 황달중씨하고 엮이면 민감하게 구느냐고 물은 적 있지? 황달중씨가 니 아버지기 때문이야.

도연 : ! (기막혀) 더는 못들어주겠다. 나가!

혜성 : 싫어. 끝까지 들어!

도연 : (못참고 일어나 나가려고 하면)

혜성 : (달려가 문을 잡고 가로막아 버티며) 서도연! 니 아버지 이야기야!

도연 : (노려보며) 내 아버지는 서 대자 석자! 한분이야!

혜성 : 황달중씨가 바로 니 친아버지야. 니가 알고 있는 아버지가 니 친아버지를 무고하게 26년간 옥살이를 시켰어.

도연 : (혜성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하다. 화가 난다.) 장혜성! 농담도 이 정도면 테러야. 도를 넘었어. 너!

혜성 : (진심으로) 정말 미안하다. 도연아. 그치만 우린 니가 필요해.

도연 : (흥분해 버럭) 당장 나가!!


팽팽한 두 사람의 모습에서.

# 타이틀 -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2. 수하집 거실 (N) + 부엌 (N)


혜성, 쇼파에 앉아서 서류를 보고 있다. 한쪽 뺨이 벌겋게 부어있다.

수하는 부엌 쪽에서 좀 화난 얼굴로 얼음주머니를 만들고 있다.


혜성 : (서류 보면서 재잘) 야, 너 눈 앞에서 별 본 적 있냐? 나 이번에 봤잖아. 서도연 그 기집애가 그 뼉다구만 남은 손으로

         내 뺨을 후려치는데 눈 앞에 별이 우와.. (수하가 옆에 앉으며 얼음주머니 대주면) 아아아~

수하 : (얼굴 굳은 채) 맞고 가만 있었어? (계속 대주고)

혜성 : 나도 때리면 그 기집애랑 똑같은 사람 되는거잖아. 폭행으로 고소할까 잠깐 생각했는데 걔 상황을 참작해서 겨우 참았다.

         아~ 아퍼.. (얼음주머니 잡으며) 일루 줘. 내가 잡을께.

수하 : (계속 대며) 가만 있어. (얼음 주머니 떼서 혜성 뺨 살피며, 좀 열받는) 이거 멍드는거 아냐?

혜성 : 진짜? 안되는데.. 내일 재판 많은데..

수하 : (다시 대주며) 서도연 집이 어디야?

혜성 : 왜? 니가 설득해주게?

수하 : 아니. 혼내주게. 다음부터 그 사람 만날 땐 나랑 같이 가.

혜성 : 됐네요. (수하 보며 빙긋) 수하 너 그러니까 꼭 우리 엄마같다.

수하 : (혜성 뺨 살피며 얼음주머니 대주는) 내가?

혜성 : 응. 우리 엄마 나 어디서 맞고 들어오면 맨날 걔네 집 어디냐고 빗자루 들고 나섰었거든.

         (하다 문득 궁금해진다) 니네 어머니는 어땠어?

수하 : (당황해서) 우리 어머니?

혜성 : 한 번도 어머니 얘긴 안한거 같아서.. (조심스러워져서) 물어보면 실롄가?

수하 : (담담히) 어. 실례야.

혜성 : (갸우뚱하지만) 알았어. 안 물어볼게.



#3. 수하 아파트 앞 (N)


강형사와 하명 차안에서 잠복 중이다.

강형사는 의자를 뒤로 제낀 채 자고 있다.

운전대 앞쪽에는 햄버거 종이들과 음료수 캔등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하명 : (시계보며 하품, 강형사 깨우고) 팀장님 팀장님!... 교대! 교대!!

강형사 : (게슴츠레 눈 뜨며 지지개) 아.. 이놈의 잠복 언제 끝나냐. 온몸이 썩어나가는거 같다. (의자 세우고)

하명 : (의자 뒤로 제끼며) 그러게요. 민준국 이 자식 잡으려다 우리가 먼저 골로 가겠습니다~

강형사 : (지친) 새끼..어차피 튀어나올거 빨랑 튀어나와주지 좀.. 무슨 꿍꿍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4. 폐건물 옥상 (N)


허름한 건물 옥상 거대한 물탱크실이 있다.

카메라 물탱크실로 줌인 하면.



#5. 물탱크실 (N)


양손에 장갑을 낀 준국, 굳은 표정이다. 오른손으로만 불편하게 기사를 복사한 종이를 오리고 있다.

바닥에는 복사한 2001년도 신문들 조각들이 놓여있다.

아직 자르지 않은 복사한 신문들과 편지봉투들이 한 켠에 꽤 놓여있다.

그곳에서 준국 꽤 오래 지낸 듯 생활의 흔적이 있다. 컵라면, 부루스타, 코펠, 주전자, 물패트병, 옷가지들 등등..



#6. 도연집 전경 (D)



#7. 도연집 정원 (D)


평상복을 입은 도연, 잔디와 화초에 호스로 물을 뿌리며 주고 있다. 생각이 많은 얼굴이다.


#Ins. 13회 56씬 검찰청 앞 (N)

도연 : 피하지 말고 얘기해주세요. 대체 왜 제가 황달중 사건을 맡으면 안되는건지.

대석 : (도연을 향해 버럭) 그런 적 없다는데도!!


#Ins. 1씬 도연의 집무실 (D)

혜성 : 너 전에 니네 아버지며 부장이 황달중씨하고 엮이면 민감하게 구느냐고 물은 적 있지? 황달중씨가 니 아버지기 때문이야.


도연, 점점 더 불안해진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는 자신에게 한번도 따뜻한 미소를 보여준 적이 없는 것 같다.


#Ins. 1회 24씬 병원 (D)

도연모 : (대석에게) 당신, 정말 혜성이 말 믿는 거에요?

어린도연 : (대석을 보는 불안한 표정)


#Ins. 12회 35씬 법원 앞 버스정류장 (D)

어린 도연, 자기도 모르게 일어나고, 대석도 도연을 보게 된다.

어린 도연, 차 쪽으로 가려는데 대석, 차갑게 시선을 거두고 창문을 올린다.


#Ins. 4회 17씬 도연집 부엌 (D)

대석 : 10년만에, 국선이 돼서 온, 가정부 딸래미한테, 첫재판부터, 공소취소하는 꼴을 보여줬어?

도연 : ...(이 악문다) 죄송합니다. 다음부턴 그런 실수 안할께요.


도연 불안하다. 정말 혜성이 말이 사실이면 어쩌지. 집 쪽을 불안한 시선으로 본다.



#8. 도연집 서재 (D)


대석, 안경을 쓴 채 서류를 보고 있는데 도연, 그 옆에 차를 내려놓는다.


도연 : 이거 드시고 하세요. 작설차에요.

대석 : 거기 놓고 가. (하는데 도연, 옆에 앉는다. 뭐지 싶어 안경을 벗고) 무슨 할 얘기가 있냐?

도연 : 아버지 저, 황달중 사건 들어갑니다. 참여재판이라 자리가 하나 더 났거든요. (대석의 안색을 살피며 안경을 든다)

대석 : (건조하게) 니 뜻대로 해라. (차 마시는)

도연 : (안경을 닦으면서) 그리고, 어제 혜성이가 찾아왔어요.

대석 : (충격이지만 애써 아닌 척) 그래..

도연 : (그런 대석을 슬쩍 살피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더라구요. 황달중씨 친딸을 찾아서 유전자 검사를 해야하는데..

         저보고 해달래요.

대석 : (놀라) 뭐?

도연 : (대수롭지 않게 어이없다는 듯) 제가 그 사람 딸이라나요?

대석 : (찻잔 탁 놓으며) 그래서 뭐라고 했냐! 검사를 해주기로 했어?

도연 : (안경 닦다가 멈칫, 대석을 본다) 아버지..

대석 : (다그치는) 해주기로 했냐니까!!

도연 : (맞구나 짐작이 되면서 슬프다) 전.. 아버지가 이 얘기 들으시면, 말도 안된다고, 혜성이 데리고 오라고, 혼내주겠다고..

         그러실 줄 알았어요.

대석 : (아차 싶다) !!

도연 : (슬프게) 보통 아버지들은 그러시잖아요.

대석 : 도연아..

도연 : (안경 놔주고 일어나서 슬픈 미소로) 차.. 식기 전에 드세요. (나가고)

대석 : (불안해진다) ...



#9. 도연집 거실 (D)


도연, 나오면 도연모, 부엌쪽에서 그릇에 팩을 담아 붓으로 저으며 나온다.


도연모 : 도연아. 요구르트팩 해줄게. 가서 얼른 세수하고 와. (하며 쇼파에 앉으면)

도연 : (말없이 도연모 옆에 앉아 허리를 안고 배에 고개를 기댄다)

도연모 : 어머. 얘가 왜 이래? 세수하고 오라니까..

도연 : 가만히.. 그냥 이대로 가만히 있어줘요.

도연모 : (이상해서) 얘가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놔봐. 이거 쏟아져.

도연 : 엄마.. (눈물이 고인다)

도연모 : 응?

도연 : 엄마..

도연모 : (도연이 우는 걸 모른 채 다정히) 왜? 말을 해. 무슨 일 있어?

도연 : 아뇨. (불안함에 계속 도연모의 품으로 파고든다) ..



#10. 수하 아파트 로비 우편함 (D) - 날경과


수하와 혜성 같이 나온다.


수하 : 서도연 검사는 언제 다시 만날거야? (804호 우편함쪽으로 가고)

혜성 : (잠시 기다리고) 왜 진짜 올려구? 됐어. 나 혼자 만나도 돼.

수하 : (영수증 서너개와 각종 우편물들 챙겨서 오며) 걱정하지마. 허튼 짓 안할테니까..

         (우편물 보면서 걷는) 혹시 알아. 내가 서검사 속내를 읽으면 설득할 포인트가 잡힐지?

혜성 : (같이 나가며) 그런가?



#11. 수하 아파트 앞 (D)


혜성과 수하 나온다.

혜성, 대사 위로 수하 우편물 체크하는데 발신 주소 없이 수신주소와 박수하 이름만 적힌 흰봉투가 걸린다.


혜성 : (수하 쪽 신경 쓰지 않고 재잘) 도연이 말이야. 설득이 정 안되면 재판에서 빠지라고만 얘기해볼까?

         지 친아버지 재판에 검사로 서는건 너무 잔인하잖아.

수하 : (뭐지 싶어 뜯어보며) 유전자 검사는 안하고? 그게 재판에 제일 필요한거라며?

혜성 : 응. 그게 있어야 모든 걸 시작할 수 있긴 해. 재심도 신청할 수 있고..

수하 : 재심이 뭔데? (내용물을 꺼내보면 과거 아버지가 쓴 기사(기사 하단에 박주혁 기자에 형광펜이 그어져있다)를

         복사한 종이다. 사색이 돼서 멈춘다) !!

혜성 : (눈치 못 챈 채 이야기하면서 걸어가는) 예전 재판이 틀린게 확실하면 그걸 바로 잡아야될거 아냐. 그게 바로 재심이야.

         도연이 걔만 도와주면 황달중 사건 재심신청 할 수 있거든. 26년 전에 죽였다고 복역했는데 피해자가 멀쩡히 살아있는게

         증명되니까.. (옆을 보면 수하가 없어서 돌아보면 수하 편지를 보고 얼어붙어있다. 다시 돌아가면서) 뭔데 그래?

수하 :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얼른 가방에 구겨 넣는다) 어? 아냐. 아무것도..

혜성 : (의아해서) 아무것도 아닌게 아닌거 같은데?

수하 : (불안함을 누르며 미소) 진짜야. 아무것도 아냐. 가자. (혜성 손잡고 가고)


혜성, 뭔가 이상하지만 이내 따른다.

수하, 뒤따라오는 형사차의 형사들이 편지를 봤을까 신경이 쓰인다.



#12. 국선전담 사무실 (D)


유창, 각종 우편물들을 가지고 들어온다.

상덕, 혜성, 관우 테이블에 앉아있다.


상덕 : 어떻게? 딸은 만나봤어?

혜성 : 만나봤는데 안믿어요. 그리고 믿는다해도 그 애 성격에 안나설거 같구요.

         지금 좋은 집안에서 잘 살고 있는데 그 평화를 깨고 싶진 않겠죠.

유창 : (상덕에게 우편물 주며) 그 딸이 누군데요?

상덕 : 그건 니가 알 필요 없고.. 어떻게? 내가 만나서 설득을 해볼까?

유창 : (혜성에게 우편물 주며 속없이) 에이~ 그게 설득해서 될 일인가요? 나 같아도 안나설거 같네요.

상덕 : (그런 유창이 거슬려) 큼..

관우 : 차라리 황달중씨 친구들을 찾아보면 어때요?

상덕 : 안그래도 찾아보고 있어. 딸이 나서주지 않으면 친구들 증언으로라도 전영자랑 손채옥이 같은 인물이란걸 증명해볼려구..

혜성 : (상덕 대사 위로 우편물을 열어본다) ...

유창 : (관우에게 우편물 주면서) 에이~ 그걸론 100% 인정은 안되죠.

         피고인 친구들이라면서 검사 측에서 증언에 신빙성을 걸고 들어올걸요. 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와야죠.

상덕 : (열받아) 야! 넌 도대체 누구 편인거냐!!

유창 : (움찔해서는 자기자리로 가는) ...

관우 : (그런 유창보며 편지 여는) 유창씨 혼날 줄 알았어요. (편지를 열어보면 박주혁의 기사다) !!! (놀라 혜성을 본다) ..

혜성 : (편지 보며 갸우뚱) 이거 나한테 온거 맞아요? (봉투보면 장혜성 변호사라고 되있고)

유창 : 네. 왜요?

혜성 : 아니. 10년도 더 된 기사 같은데 이걸 왜 나한테 보낸거지? (형광펜 자국 보며) 박주혁기자? 이게 뭐야?

         (대수롭지 않게 넣으며) 잘못 온거 같은데.. (옆에 아무렇지 않게 놓는다)

관우 : (조용히 아래 혜성과 상덕의 이야기 하는 틈을 타 혜성의 편지를 빼돌린다)

상덕 : 어떻게든 황달중이 다시 징역 사는건 막아야돼. 26년을 억울하게 감옥에서 살았는데,

         얼마 남지 않은 생을 또 다시 감옥에서 보내야한다는 건 너무 잔인해..

혜성 : 어쨌든 참여재판이니까 법리보다는 인정 쪽으로 결정되지 않을까요?

관우 : (조용히 나가는)



#13. 법조타워 앞 (D)


하명, 잠복차 밖에 나와있고 관우가 편지봉투를 건넨다.


하명 : 이게 뭐냐?

관우 : 민준국이 보낸거 같애. 이 편지 소인 좀 알아봐줘.

하명 : (봉투 살피며) 발신인에 아무것도 없는데.. 이게 민준국이 보냈다는걸 넌 어떻게 알아?

관우 : 감이야. 그냥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한번 알아봐줘.

하명 : (편지 안 살피며) 안에 아무것도 없는데? 빈봉투로 왔어?

관우 : 아 쫌 따지지 말고, 소인 찍힌데 좀 탐문해봐. 우체통 CCTV도 검색해보고..

하명 : 마! 수사 하루이틀해? 뭐 근거가 있어야 알아보지.

관우 : (팔 잡고 흔들며) 아아아~ 혀어어어어엉~

하명 : (질색하며) 야. 너 그거 하지마.

관우 : (정색하고) 해줄 때 까지 한다. (다시 흔들며) 좀 알아봐주라아아아아아~

하명 : (몸서리치며) 아우! 알았어. 알았어! 고만해. 징그러.

관우 : (싱긋 멋지게) 고마워. 형.



#14. 국선전담 사무실 복도 (D) - 다음날


혜성과 서류를 들고 수하 함께 걸어 들어오면서.


혜성 : 그래서 검정고시 합격한건 확인 했고?

수하 : 어. 인터넷으로 확인했어.

혜성 : 평균 점수는 얼마쯤 나왔어?

수하 : (대수롭지 않게) 98점.

혜성 : (놀라 멈춰서서) 98점? 이햐.. 수하 너.. 이햐.. 우와..

수하 : 뭘? (하다 짓궂게 혜성 보며) 아! 맞다. 그쪽도 검정고시 봤었지? 몇 점이었는데? (혜성 눈을 읽고) 84점?

혜성 : (불시에 공격이라 당황해서) 야!! 우리 땐 검정고시가 되게 어려웠어. 그리고 교육청마다 점수 시스템이 달라요!

         내가 시험본덴 엄청 빡신데였다구. (열받아 서류 확 뺏으며) 간다! (팽 돌아서 가고)

수하 : (픽 웃고) 이따 끝나면 전화해.

혜성 : (성질 확 내며) 몰라! (들어가고)

수하 : (돌아서 걸어가는데 복도 끝에서 도연과 딱 마주친다) !!

도연 : (건조하게) 오랜만이네. 박수하.. (하고 들어가려는데)

수하 : (가로막고 적의로) 여긴 무슨 일이죠?

도연 : (뭐야 이건?) 그걸 내가 너한테 얘길 해야하나? (비켜 가는)

수하 : (안되겠다 싶어서 따라가는) ..



#15. 국선전담 사무실 (D)


유창과 상덕, 자리에 있고 혜성은 보드마카를 들고 스케줄 표로 간다.


혜성 : (보드마카 뚜껑 열며 스케줄 표로 가면서) 유창씨. 오늘 김윤희씨 접견이 몇시라고 했..

         (도연이 확 들어서는거 보고 힉 놀라서 보드마카 놓치며) 애애앴죠? (자기도 모르게 양뺨 가리며) 도연아..

도연 : (다가오며) 할 얘기가 있어. 둘만 얘기했으면 하는데..

혜성 : (양뺨 가린 채 당당히) 그래. 얘기하자. 따라와. (면담실로 가고)

수하 : (뒤따라서 가고)

유창 : (신기해서) 뭔데 분위기가 이렇게 살벌해요? (하며 면담실로 가려고 하면)

상덕 : (그런 유창의 목덜미 옷깃을 잡아 끌며) 넌 나랑 좀 나가있자.

유창 : 왜요? 둘이 할 얘기가 뭔지 나만 궁금한거에요? (수하 가리키며) 쟨 왜 놔두는데요?

상덕 : (수하보고) 박수하 너도 나가있자.

수하 : 전.. 두 사람이 할 얘기가 뭔지 이미 압니다.

상덕 : (유창 데리고 나가며) 그래? 그럼 유창이 너만 나와.

유창 : (끌려 나가며) 아니 왜 나만 따시킵니까? (문 잡고 버티며) 안나가요. 나도 뭔지 알아야겠어요오오~ (끌려나가는)


수하, 혜성의 자리에 앉는다. 면담실을 보는..



#16. 국선전담 면담실 (D)


혜성과 도연 앉아있다.


도연 : 그 헛소리, 누구한테 들은거야? 근거를 얘기해.

혜성 : (수하를 얘기할 수는 없다) 증인이 있어. 아직 누군지는 밝힐 수 없고..

         (도연 똑바로 보고) 너도 뭔가 짐작가는게 있는거지? 그래서 여기 온거 아냐?

도연 : (뜨끔하지만 애써 아닌척) 그런거 아냐! 해줄 말이 있어서야.

혜성 : 어디 해봐.

도연 : 니가 전에 한말, 정말 어이없고 말도 안되지만.. 만일.. 정말 만에 하나.. 니 말이 사실이어도 우리 아버지는 잘못이 없어.

혜성 : 아버지? 어느 쪽 아버지?

도연 : (책상 땅 치면서 버럭) 내 아버지는 한분이야! (누르고)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혜성 : 황달중씨는 니 아버지 사과를 받고 싶어해.

도연 : 그건 니가 설득해. 만일 그 재판이 잘못됐다면 판사가 아니라

         실체 확인을 제대로 못한 검사와 변론을 제대로 못한 변호사탓이니까!

혜성 : (잠시 눈 감고 갈등하다, 눈 뜨고 담담히) 재판이 잘못됐다고 하지 않았어.

         난.. 재판 이후에 니네 아버지가 한 짓이 잘못 됐다고 이야기 하는거야.

도연 : 재판 이후?

혜성 : 괴롭겠지만 들어줘. 이런 얘기하는거..나도 힘들고 미안해. 그치만 이게 사실이니까 니가 알아야된다고..

도연 : (OL) 생각해주는 척 하지마. 같잖으니까.. 앞뒤 자르고 내용만 얘기해.

혜성 : (담담히) ..재판이 끝나고.. 전영자씨가 니네 아버지를 찾아갔었어.

도연 : !! 뭐어?

혜성 : 황당하셨겠지. 분명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찾아왔으니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Ins.13부 65씬 도연집 앞 (N)

영자 : 판사님께 부탁이 있어서 왔습니다. 그 부탁만 들어주시면.. 저요. 죽을 때까지 이름도 숨기고 나를 숨기고 살겁니다.

         절대 판사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이 세상에 없는 사람으로 살께요.

대석 :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영자 : 왜 말이 안되요? 그 인간만 지금처럼 감옥에 가있으면 모두가 행복해지는데.. 나도..판사님도.. 그리고 제 딸까지..

대석 : (혼란스럽고) ...당신 딸까지?

영자 : 자식이 없으시죠? 지금 입양을 알아보고 계시구요.

대석 : ...!

영자 : 제 딸을 거둬주세요. 판사님.. 그게 제 부탁입니다.

대석 : (충격받는) !!


혜성 : 그 제안을 니 아버지가 받아들였고.. 그 딸이 바로 너야.

도연 : (격분해 벌떡 일어나) 너, 진짜 미쳤구나. 소설을 써도 유분수지.

혜성 : (같이 일어나 호소의 느낌으로) 서대표님이 널 왜 입양 했을거라고 생각해? 생판 남인 너를.. 그것도 피고인의 자식을!

         그냥 선의라고 생각해?

도연 : ! (맞는거 같다. 분노로 부들부들 떤다. 간신히 누르고) ..거기까지 해...

혜성 : (설득) 너도 알잖아. 니네 아버지가 얼마나 권위가 중요한 분인지. 자신이 틀렸다는 거 인정하기 싫었을거야.

         특히나 왼손살인사건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었어. 부장판사로 부임하고 첫사건이었고..

         그걸 번복하고 바로 잡는게 그분 성격에 도저히 용납이 안됐을 수도 있어. 그래서 그 제안을..



#17. 국선전담 사무실 (D)


도연 : (버럭/off) 거기까지 하라고 했지!!


짝 소리가 나며 혜성의 악! 하는 비명소리가 난다.

수하, 혜성의 책상에서 공부하다가 이 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나 면담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18. 국선전담 면담실 (D)


수하, 들어가보면 혜성 이번에는 반대뺨을 맞은 듯 한손으로 감싸고 있다.

수하, 화가 난 채 들어와 거칠게 도연의 팔뚝을 잡아 돌리며.


수하 : 이게 무슨 짓입니까! (하고 도연을 보는데)

도연 : (뿌리치며 버럭) 놔!!

수하 : (무섭게) 사과하세요! 당장!

도연 : (계속 뿌리치며 버럭) 놔! 놓으라니까!! (수하 노려보는 찰라의 순간 눈물이 슬쩍 비친다/

         E) 아버지.. 아버지.. 제발 이건 사실이 아니라고 해주세요.. 아버지..

수하 : (도연과 자신의 모습이 겹친다) !!


#Ins. 12회 53씬

어두운 시골길을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도망치듯 달리는 1년전의 수하 (N)


수하 : (E) 아버지.. 아니라고 해주세요. 제발..


수하 : !! (자기도 모르게 팔을 푼다) !

도연 : (가방을 가지고 나가버린다) ..

수하 : (멍하다) ..

혜성 : (뺨 문대며) 도연아! 서도연!! (따라가며) 야! 쟤 좀 빨랑 잡아봐.

수하 : (혜성 잡으며) 그냥 놔둬.

혜성 : 마저 얘기해야 돼! 서대석 그 인간을 황달중씨 앞에서 사과하게 만들어야돼!

         그럴려면 어떻게든 도연이 설득해야 되고! (가려는데)

수하 : (혜성 손 끌어 어깨 잡으며) 천천히 해.

혜성 : (수하의 반응이 의외다) 수하야..

수하 : (도연의 이야기이자,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갑자기 세상이 무너진 느낌일거야.

         20년 넘게 믿어온 아버지의 악행을 알아버렸는데.. 그걸 어떻게 한순간에 감당해. 시간을 줘.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줘.

혜성 : 시간이 없어. 황달중씨한테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고..(뿌리치려는데)

수하 : (계속 잡고 버틴다) ..

혜성 : (화가 난다) 수하 너 대체 왜 이래? 왜 갑자기 도연이 편을 드는거야! 왜 자꾸 진실을 덮으라고 하는데!

수하 : (자신의 호소다) 진실을 덮으라는 소리가 아냐. 사람을.. (호흡) 사람을 먼저 봐달라는 소리야..

혜성 : ...!



#19. 도연차 안 (D)


도연, 차를 몰고 간다.


도연 : (눈물이 고인 채) 장혜성.. 이 나쁜 기집애. 이 빌어먹을 기집애..


#Ins. 8회 39씬

도연 : (사무실에 둘 뿐이다) 25년 전에 수감되면서 따님을 잃으셨다구요?

달중 : (갑자기 그 얘기는 왜?) 네?

도연 : 하루라도 빨리 나가서 찾고 싶으시죠?

달중 : ...네.. (설마..) 빨리 나갈 수 있습니까? 저?


도연, 차를 끽하고 옆에 댄다. 숨이 막히는 듯 창문을 연다.

가슴을 치면서 숨을 몰아쉬는 도연, 너무 괴롭다.



#20. 수하집 거실 (N) + 수하방 안 (N)


혜성과 수하, 싸늘한 분위기로 들어선다.

혜성,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 문을 꽝 닫고 들어가고 수하만 거실에 남는다.

수하, 굳은 얼굴로 들어서는데.


혜성 : 수하 너 나랑 얘기 좀 해.

수하 : (가방 내려놓고) 좋아. (하고 문 열려는데 잠겼다) ..

혜성 : (가방 내려놓으며) 그냥 거기서 얘기해. 나 지금 험한 생각 엄청 하고 있으니까.. 안보고 얘기하는게 나아.

수하 : (한숨 쉬고 문 앞에서) 그래. 얘기해.

혜성 : (편한 옷으로 신경질적으로 갈아입으면서) 너 진짜 도연이가 맞다고 생각해?

수하 : (자기 얘기다) 서도연이 잘못한건 뭔데?

혜성 : (기막혀) 어머. 얘 좀 봐. 너 진짜 서도연 편드는 거야?

수하 : (자기 변명을 하고 싶다. 힘겹게) 그 사람 아버지가 잘못한거잖아. 그걸 믿지 못하겠어서 그러는거고..

혜성 : 믿어도 저럴걸. 나중에 서도연 걔는 지 아빠 편들거야. 백퍼!

수하 : 딸이잖아. 자식인데.. 아버지를 어떻게 부정하겠어.

혜성 : (off) 그러면 도연이는 그 아버지랑 똑같은 사람이 되는거야!

수하 : (쿵 내려앉는다) 뭐?

혜성 : (off) 아버지가 한 짓에 침묵한다는 건 동조한단 뜻이야. 난 그 둘이 똑같다고 봐.

수하 : (충격에 한걸음 물러난다) ...

혜성 : (옷 다 갈아 입었다) 난 도연이를 이해 못하겠어. 걔가 나랑 달라서가 아니라 이건 그냥 걔가 틀린거야.

         (수하 쪽 침묵) 듣고 있어? (문열어보면 수하 없다) 뭐야. 왜 얘기를 듣다 말어?



#21. 수하집 작은방 (없으면 수하집 현관 앞 (N))


수하, 혜성의 말이 가시가 되어 박힌다.


#Ins. 12회 53씬 낚시터

준국 : 내가 니 아버지를 죽였듯이.. 니 아버지는 내 아내를 죽였어.


혜성 : (E) 아버지가 한 짓에 침묵한다는 건 동조한단 뜻이야. 난 그 둘이 똑같다고 봐.


수하, 어쩌면 좋을까.. 절망감에 주저앉는다. 눈을 감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22. 도연집 서재 (N)


도연, 빈 서재에 들어선다. 한 켠에는 대석이 그동안 타온 상장들이 진열되어 있다.

대석의 명망이 느껴지는 수많은 표창장, 트로피, 임명장 등등.

그러다 도연, 뭔가가 눈에 걸린다. 놀라움에 눈이 커지는 도연.

도연의 시선을 따라 카메라 진열장 안을 보면, 대석의 사법고시 합격증과 나란히 놓여있는 도연의 사법고시 합격증.

도연, 눈물이 고인다.



#23. 수하집 아파트 우편함 (D)


수하, 홀로 나와있다. 우편함을 본다. 또 수하에게 온 편지가 있다. 열어보면 아버지의 기사다.

황급히 찢어서 가방에 넣는 수하.

그때 뒤에서 혜성이 나온다. 선캡으로 다스베이더처럼 아예 얼굴을 가린 채 나오는 혜성.


수하 : 뭐야. 그 괴상한 건.. (하다) 내 눈 피할려고 쓴거야?

혜성 : (건조하게) 어. (걸어가는)


사람들 지나가면서 혜성을 보며 킥킥 댄다.


수하 : (따라가며) 옷하고 되게 안어울려.

혜성 : (걸어가며) 상관없어.

수하 : (그런 혜성을 보고 뭐라 할말 없는 자신의 처지 역시 답답하다) ..



#24. 버스정류장 + 버스안 (D)


선캡으로 얼굴 가린 혜성 버스에 오르며 가방에서 지갑을 찾는데 잘 안보인다.

수하는 혜성 바로 뒤에 있고, 그 뒤에 승객들 여럿이 기다리고 있다.


혜성 : (가방을 뒤지며) 지갑이 어딨더라. 아씨..안보여.

승객 : (뒤에서 기다리다) 아줌마. 그 이상한 가면 좀 벗고 찾아요. 그걸 썼으니까 안보이지.

수하 : (한숨 쉬고 버스에 오르며 기사에게) 아저씨 두명이요. (자기지갑을 대서 계산하고는 혜성 손을 잡아끌어 태운다)



#25. 법원 일각 (D)


선캡 쓴 혜성을 데려다주는 수하.


수하 : 들어가. 끝나면 전화하고..

혜성 : 어..

관우 : (멀리서 오다가 밝게) 어? 짱변! 짱변도 오전에 재판 있어요?

혜성 : (얼른 선캡 올리며 관우를 보며) 네.

수하 : (관우를 보고는 얼굴을 보이는 혜성이 신경 쓰인다) !!

관우 : (픽 웃으며 편하게) 그건 뭡니까? 꼭 스타워즈에 그 누구더라. 아! 다스베이더 같아요.

혜성 : (사무적으로) 요즘 기미가 좀 올라오는거 같아서요. 들어가죠.

관우 : 먼저 들어가요. 전 수하랑 할 얘기가 있어요.

혜성 : (의아) 수하랑요?

수하 : ?



#26. 법원 다른 일각 (D) - 사람 별로 없는 곳으로..


수하, 관우와 마주 서있다.

관우, 수하에게 사진 몇 장을 건네 준다.


수하 : (받으며) 이게 뭡니까? (보면 CCTV에 찍힌 흐릿한 민준국의 사진) 이건..

관우 : 얼마 전에 나하고 짱변한테 발신인 없는 편지가 왔어. 그래서 내가 짱변 몰래 형사들한테 소인 좀 알아봐 달랬거든..

         소인이 찍힌 우체국 근처에 있는 CCTV를 다 뒤졌는데.. 그게 나왔어. 근데 전에 봤던 변장에서 많이 바꿨더라구.

         너도 알고 있어야될 거 같아서..

수하 : (불안함에 떨린다) 이 편지를.. 민준국이 짱변한테도 보냈다구요?

관우 : (?) 너한테도 보냈어?

수하 : 네.. 짱변도 편지를 다 봤어요?

관우 : 어. 근데 뭔지 모르는 눈치야. 이후에 오는 편지들은 내가 빼돌리고 있고.. 그러니까 걱정마라. 모르고 넘어갈 수 있어.

수하 : (열이 오르지만 누르며) 고맙습니다.

관우 : 그래. 그럼 들어가봐라. (돌아서 가고)

수하 : (돌아서 가다가 멈춰서서)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거에요?

관우 : (돌아보고) 어?

수하 : 당신도 짱변 좋아하잖아요. 근데 왜 자꾸 날 돕는건데?

관우 : !

수하 : 지금 내 앞에서 과시하는거에요? 인간성 좋고, 직장도 있고, 부모도 있고, 어른이니까! 다 가졌으니까!

         너 따윈 상대가 안된다.. 여유부리는 겁니까?


열받은 관우, 수하를 확 돌려세우고는 주먹으로 한 대 퍽 친다.


관우 : (지르지 않고 단호히) 정신차려. 박수하. 니가 이렇게 못나게 굴수록 날 비참하게 만드는거니까..

수하 : !

관우 : 짱변은 널 선택했어. 나한테 여지조차 주지 않았어. 그러니까 초조해하지만 말고,

         짱변이 널 선택한 이유를 나한테 보여줘봐. 지금 니가 하는 짓을 봐선 그 이유를 난 아직 납득을 못하겠으니까..

         (돌아서서 간다)

수하 : (망치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다) ...



#27. 합의부 법정 복도 (D)


혜성, 걸어가는데 도연과 마주친다.

혜성, 양뺨을 가린 채 지나가려는데.


도연 : (결심한 듯) 유전자 검사.. 받을께.

혜성 :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손 내리며) 뭐? 진짜?

도연 : 대신.. 조건이 있어.

혜성 : 조건? 무슨 조건?

도연 : (다가오면)

혜성 : (겁먹고 다시 양뺨 가리며 겁먹는) 무.. 무슨 조건인데?

도연 : ...



#28. 유전자 검사실 (D)


도연의 구강 상피세포를 면봉으로 채취하는 조사원.

도연, 담담한 얼굴로 검사를 받는다.



#29. 변호인 접견실 (D)


달중, 핼쑥해진 얼굴로 상덕과 만나고 있다.


달중 : (충격으로) 내 딸을 찾았다구요? 가현이를요?

상덕 : (굳은 얼굴로 끄덕) 자네를 위해서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고도 했어.

달중 : (그건 상관없다. 환하게) 어떻게 컸나요? 잘 컸나요? 착하게? 이쁘게?

상덕 : 아주 영민하고 이쁘게 컸어. 집안도 좋고..

달중 : (설레여서) 언제 만날 수 있죠? 면회 올 수 있대요?

상덕 : (달중 손을 잡아주고 고개 젓는) 면회는 힘들거 같애.

달중 : (얼굴 굳고) 날.. 만나기 싫답니까?

상덕 : (미안하고 힘들다) 어? 어.. 싫다기보다.. 받아들이기 힘든거 같더라구.

달중 : (생각도 못했다)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난 내가 그리워한만큼 내 딸도 당연히 날 보고싶어 할거라고 생각했어요.

         (자조적으로) 너무 내 생각만 했네요.

상덕 : 어쨌든 딸 유전자 검사로 그 피해자가 자네 아내란게 증명될거야.

         그럼 재심도 신청할 수 있고, 재판도 우리한테 좀 더 유리하게 돌아갈거야.

달중 : (실망스럽지만 애써 밝게)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내 딸한테..

상덕 : 응. 그럴게. 그리고, 유전자 결과 나오는대로 재심 신청을 해놔.

달중 : 신청해봤자 뭐합니까? 재심이란거 개시 결정 나기가 그렇게 힘들다면서요.

상덕 : 한 두 달 걸리겠지.

달중 : 저한테 시간이 별로 없는거 아시잖아요.

상덕 : 그래도 해놔. 더 빨리 될지도 모르잖아.



#30. 혜성집 앞 (D)


불안한 표정의 수하, 혹시나 해서 우편함을 본다. 거기에 장혜성 앞으로 온 편지.

수하, 깜짝 놀라 그 편지를 얼른 꺼내본다. 주위를 둘러보고 그 편지를 꺼내보면 또 역시 주혁의 기사다.

수하, 굳은 표정이 된다.



#31. 국선전담 사무실 (N)


관우, 사무실에서 홀로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하고 있다. 민준국이 보낸 편지들을 놓고 검색을 해본다.

뉴스 검색으로 들어가 ‘박주혁 기자 세기 대학병원’을 쳐본다.

꽤 많은 칭찬 기사들이 뜬다. 대부분이 이식센터 혹은 이식수술 성공 기사들이다.

관우, 메모를 한다. 박주혁 기자, 세기 대학병원, 우성식 교수..

카메라 검색한 화면으로 줌인하면..



#32. 수하집 작은방 (N)


같은 검색을 한 화면 줌아웃하면 이번에는 수하의 컴퓨터 화면이다.

수하, 역시 관우처럼 메모를 한다. 세기 대학병원, 심장이식 수술, 우성식 교수 등등.

그러다 부고 기사 하나가 눈에 걸린다. 클릭하면 박주혁 기자 부인상 부고다.

수하, 그 기사를 보다가 책상위에 핸드폰 고리를 본다. 팬던트를 열면 그 안에 어머니의 사진.

그리운 듯 쓰다듬고는 다시 닫는다.



#33. 도연 집무실 (D)


도연, 컴퓨터로 달중의 모두진술 치고 있다. 그때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다.


도연 : 여보세요. (담담히 받는다) 네, 전데요. (하다) 검사결과가 벌써 나왔어요?

         네 어떻게 나왔나요? (담담히 듣는다) 네, 네, 알겠습니다. (끊는)


도연, 다시 컴퓨터로 모두진술을 친다. 그 손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카메라 틸업하면 울음을 참기 위해 악물고 있는 도연, 그러나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다. 그 모습 위로.


수하 : (E) 갑자기 세상이 무너진 느낌일거야. 20년 넘게 믿어온 아버지의 악행을 알아 버렸는데..

         그걸 어떻게 한순간에 감당해. 시간을 줘..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줘.



#34. 대석 로펌 (D)


혜성, 커다란 회전문 안에서 생각이 많은 표정으로 돌고 있다.


수하 : (E) 진실을 덮으라는 소리가 아냐. 사람을..사람을 먼저 봐달라는 소리야..


그때 대석의 차가 서자, 혜성 얼른 뛰어나간다.

대석 내리는데, 혜성이 다가오자 비서진들이 그런 혜성을 제지한다.


혜성 : (제지 당한 채로 악착같이) 서대표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대석 : (그냥 무시하고 간다) ..

혜성 : (큰소리로) 어떻게? 여기서 큰소리로 말씀 드려도 되요? 도연이 얘긴데요.

대석 : (멈칫, 눈 질끈 감고는 다시 온다. 손으로 비서진들 물리고) 짧게 끝내. 회의 들어가야 되니까..

혜성 : 사실 저, 이번 재판에 서대표님 증인으로 부를 생각이었어요. 응하지 않으면 나오실 때까지 증인 소환을

         계속 요청할 생각이었구요. 끝을 볼 참이었어요. 26년전에 무슨 짓을 하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한사람의 인생을 망쳤는지

         세상에 까발릴 생각이었어요.

대석 : 또 그 얘긴가! 난 판사로서 증거를 보고 판단을 했어. 만일 그 판단이 틀렸다면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

         검사와 변호사가 잘못한거야!

혜성 : 어쩜 이렇게 도연이랑 똑같이 말씀 하실까.. (하다) 도연이가 유전자 검사를 받았어요. 오늘 그 결과가 나왔구요.

대석 : (충격이다) !!

혜성 : 모르셨나부네.. 도연이가 검사 받겠다면서 저한테 조건을 걸더라구요.

         근데 그 조건을 서대표님은 아셔야 될거 같아서 왔습니다.

대석 : 조건?

혜성 : 네..


#Ins. 법정 앞 복도 - 27씬 이어서

혜성 : (겁먹고 다시 양뺨 가리며 겁먹는) 무.. 무슨 조건인데?

도연 : 이 재판으로 우리 아버지의 아무 것도 망치면 안돼. 그러니까 재판에서 우리 아버지 얘긴 입도 뻥긋 하지마.

혜성 : ...!

도연 : 내가 이 조사를 받는 이유는 황달중씨를 위해서가 아냐. 우리 아버지를 위해서야. 그걸 분명히 해줬으면 좋겠어.


혜성 : 저 그때요. 도연이 알고 처음으로 걔가 불쌍해보였어요. 저 같으면 서대표님같은 아버지, 많이 원망했을거 같은데 말이죠.

대석 : ...

혜성 : 대표님을 증인 신청하진 않을겁니다. 도연이하고 약속을 했으니까요..

대석 : (여전히 꼿꼿하게) 얘기 다 한거냐?

혜성 : 네.

대석 : (돌아서 가다 멈춘다. 돌아보지 않은 채) 난! 증언할 것 없다! (간다)

혜성 : ...



#35. 법원 정원 (N) -> 우천시 국선전담 사무실 복도 (N)


수하, 의자에 앉아 혜성을 기다리고 있다.


관우 : (E) 짱변은 널 선택했어. 나한테 여지조차 주지 않았어. 그러니까 초조해하지만 말고,

         짱변이 널 선택한 이유를 나한테 보여줘봐.


또각거리는 소리가 나자 보면 혜성, 선캡을 쓰고 나오고 있다.

수하, 일어나 혜성에게 다가간다.


혜성 : 끝났어. 가자.

수하 : (잡고 선캡은 손가락으로 톡톡치며) 이거 벗고 가. 밤에 위험해.

혜성 : 괜찮아. 그리고 나 아직 너한테 유감있어.

수하 : 유감 있으면 말해. 가리지 말고.. 나 웬만해선 상처 안받아.

혜성 : ?!

수하 : 고모부가 나 버릴 때도 다 이해했었어. 당신이 발목 잡는 껌딱지라고 했을 때도,

         어머니가 돌아가신게 다 나 때문이라고 했을 때도, 다 그러려니 넘겼어. 앞으로도 그럴거고..

혜성 : ..

수하 : 당신이 할 수 있는 웬만한 독한 생각 다 받아들였어. 당신이 보여줄 수 있는 지저분한 꼴도 다 받아 들였고..

         앞으로 무슨 생각을 해도 무슨 꼴을 보여도 당신한테 실망할 일 절대 없을거야. 그러니까 이런걸로 얼굴 가리지마.

         (하고 선캡 올리려는데)

혜성 : (화들짝 선캡 잡으며) 안돼! 지금은..

수하 : (그 손 잡아 억지로 떼면서) 얘기했잖아.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던 절대 나 상처 안받.. (하고 선캡 확 올리는데)

혜성 : (E) 어떡해. 자꾸 두근거려. (들켜서/ON) 악!! (하고 선캡 내리고 도망)

수하 : (의외의 생각이라 약간 멍 했다가 얼른 달려가 잡는다) !

혜성 : (수하 뿌리치는데 안된다. 자존심 상해) 놔. 이런 생각을 어떤 여자가 들키고 싶겠니!

수하 : (혜성 양손을 한손으로 붙잡은 채 선캡 올린다)

혜성 : (눈 질끈 감고) 보지마. 보면 죽는다 너.


수하, 그런 혜성을 보며 미소 짓고는 키스 하려고 다가가는데 선캡창에 이마가 톡 부딪힌다.

혜성, 눈 번쩍 뜨고는 그런 수하를 보고 어이없어 하며..


혜성 : (수하의 이마를 선캡으로 딱 쳐서 미는) 얘 좀 봐라. 이게 어디서.. (손빼고 가려는데)

수하 : (그대로 잡고) 아까 말한거 기억하지? 절대 실망 안할거란거..

혜성 : 알았어. 알았어. 충분히 알아들었어.

수하 : (진지) 그러니까 당신도,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내가 어떤 사람이어도.. 실망하지 말아줘.

혜성 : (그 말이 이상한) ?

수하 : (답을 듣고 싶다) 대답해. 알았지?

혜성 : (끄덕, 순하게) 알았어.


둘, 나란히 걸어간다.

수하, 혜성의 선캡 벗기고는 그동안의 원망을 담아 쓰레기통에 냅다 패대기치듯 버려버린다.



#36. 세기 대학 병원 로비 (D)


관우, 들어선다. 안내 데스크에 가서 수첩을 꺼내 물어보는.


관우 : 혹시 우성식 교수님 좀 만나뵐 수 있을까요?

안내 : 우성식 교수님이요? (검색하는) 어느 파트죠?

관우 : 옛날에 심장혈관 센터장이셨다던데..

의사 : (40대쯤/옆에서 관우를 힐끔 보며) 우성식 교수님을 왜 찾죠?

관우 : 아, 뭐 좀 여쭤볼게 있어서요.

의사 : 교수님 아주 예전에 돌아가셨는데요.

관우 : 아, 그래요? (하다) 혹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의사 :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죠. 졸음운전이었나? 음주운전이었나? 뭐 그랬던거 같은데..

관우 : (불안하다) 혹시 돌아가신지 11년쯤 되지 않았나요?

의사 : (끄덕) 네, 제가 인턴할 때니까..그쯤 되는거 같은데요?

관우 : !!

의사 : (이상해서) 뭡니까? 돌아가신거 알면서 찾아온거에요?

관우 : (설마..) 아뇨. 그건 아닙니다. (돌아서는데 수하가 서있다.) 어 너는?

수하 : (역시 관우를 보고 놀랐다) 여긴 어쩐 일입니까?

관우 : 너야말로.. (하다) 너도 혹시 기사 검색한거냐?

수하 : (끄덕)



#37. 병원 일각 (D)


수하와 관우, 나란히 앉아있다.


관우 : 그러니까 너도 니네 아버지가 민준국 아내를 죽였다.. 만 아는거고 어떻게인지는 모르는거구나.

수하 : 네. 그냥 아버지 기사 때문이 아닐까 짐작은 하는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민준국이 차변호사님 만나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관우 : 나한테는 아무도 자기 얘기를 안들어줬다고 하더라구. 경찰도 자기 편이 아니었다고..

         세상 어느 누구도 자기편을 안들어줬대. 그래서 이 모든걸 시작 한거라고..

수하 : 아까 그 우성식 교수님도 11년전에 민준국이 해친걸까요?

관우 : 글쎄. 더 알아봐야겠지만.. 느낌이 안좋아.

수하 : ... (끄덕) 앞으로 어떤 편지가 더 올지.. 두고 봐야겠네요.

관우 : (그런 수하를 보고) 겁만 내더니 이젠 직접 알아보는거냐?

수하 : (일어나며) 네. 민준국 계획을 제대로 알아야..그 사람을 지키죠. (가볍게 목례) 그럼 가보겠습니다.

관우 : 그래..(씩씩하게 걸어가는 수하를 보며 작게 미소) 짜식..말 잘듣네.



#38. 수하 아파트 전경 (D) - 다음날



#39. 수하 아파트 거실 (D)


외출복 차림의 혜성, 두 컵에 비타민을 넣는다.

수하, 준비를 하고 나오고.


수하 : 재판 몇 시부터 시작이야?

혜성 : (수하에게 한컵주고 한컵은 자기가 마시는) 재판은 11시, 배심원 선정은 9시..

수하 : (받고) 그럼 난 학원 갔다가 11시까지 법정으로 가면 되겠네.

         재판할 때 배심원들이랑 재판장 둘 다 마음을 읽어서 가르쳐줘야 되는거야? (마시고)

혜성 : 응. (하다 잠시 생각하고는) 수하야. 너 오늘 재판 때 안와도 돼.

수하 : (마시다 말고) 왜?

혜성 : 맨날 니 코치를 받고 재판을 하다보면, 나중에 그거에 익숙해져서 나 혼자서는 변론을 못할거 같애. (마시고)

수하 : ..!

혜성 : (컵 개수대에 넣으며) 언제까지 니 수신호 받으면서 변론할 순 없잖아. 나도 나름 변호산데..

         (가방메며) 오늘은 나 혼자 해내볼게.

수하 : 어? 어..

혜성 : 걱정마! 잘할 수 있어. 저번 니 재판 때 봤지? 니 눈 없이도 끝내주게 잘해냈잖아. 내 눈이 완전 썩은 건 아니더라구.

수하 : (미소로 끄덕) 응.

혜성 : 가자. (현관에서 힐을 신는)

수하 : (그런 혜성을 보며/E) 자꾸 욕심이 커질수록 당신의 독한 말보다..모진 말보다, 방금 같은 말이 상처가 된다.

         내가 없는 언젠가를 가정하는 그런 말.. 왜 자꾸 당신은 그런 가정을 하는걸까..

혜성 : (문 열면서) 안가?

수하 : (미소로) 가.. (따라가는) ..



#40. 법원 로비 (D)


혜성, 결연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 오르는데 좀 떨어진 곳에 법복 입은 도연이 오는게 보인다.

문 닫히려는 순간 열림 버튼 누르는 혜성.

도연, 잠시 멈칫하다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41. 엘리베이터 (D)


혜성과 도연 서있다.


혜성 : 드디어 오늘이네. (힐끔 살피며) 괜찮겠어?

도연 : (담담히/새침한 톤 아닙니다) 어. 괜찮아.

혜성 : (또 힐끔) 눈이 좀 부은거 같다?

도연 : 어, 어제 구형이유를 쓰느라 밤 좀 샜거든.

혜성 : 정말.. 오늘 재판에 검사로 서는거야?

도연 : 응.

혜성 : 그래도 어쨌든 황달중씨는 널 낳아준 아버지잖아.

도연 : (욱하지만 누르고) 그만해. 자꾸 그걸 강조하는데.. 니가 아무리 얘기해도 나한테는 그저 살인미수범이야.

         만난 날도 없고, 기억도 없는데, 그저 핏줄이란 이유로 아버지라고 강요 하지마. (문이 땡 열리면 나간다)

혜성 : (도연을 보고 절레절레) 정말 독하다. 나보다 독해. 그거 진짜 쉽지 않은건데.. (따라 내리는)



#42. 화장실 (D)


도연, 고개를 숙인 채 심호흡을 하고 있다. 거울을 보면서 다시 깊은 한숨을 몰아쉬고는.


도연 : 할 수 있어.. (하고 나가는)



#43. 네일샵 (D)


성빈, 청소하고 있는데 충기 온다. 옆에 다른 손님들 2명정도 있고..


성빈 : 어서오..(하다 충기다. 어이없어서) 뭐냐? 니가 여길 왜?

충기 : (머쓱해서 가격표 보다가) 오늘은 손님으로 왔다. 기본..케어?

성빈 : 니가? 저걸?

충기 : 요즘 정비를 하다보니까, 손이 너무 케어를 안해준거 같아서..(의자에 앉아서) 손님이니까 까칠하게 굴지 마.


성빈, 삐죽하고는 마주 앉아 충기 손을 잡고 기본케어를 해준다.

TV에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람들 모여서 TV를 보거나 지나가거나 하는 일상 위로 TV 화면 속 뉴스.


# 화면 속 - 뉴스 스튜디오 (D)

앵커 : 26년전 살해한 사람을 또 살해하려 했다면 살인미수일까요? 아닐까요?

         이른바 귀신살인미수라고 불리는 사건에 대한 공판이 오늘 오전 11시부터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립니다.


사람들 솔깃해서 TV 화면을 보기 시작한다.


충기 : 귀신을 죽여? 저게 무슨소리야?

성빈 : 귀신? (돌아서 TV보는)



#44. 뉴스 화면 속 -> 피고인 대기실 (D)


달중, 양복을 입고 있다. 그 모습 위로.


앵커 : (E) 58세인 황모씨는 지난 7월 3일 연주시 모 병원에서 흉기로 54세 손모씨의 목을 찔러 살인미수죄로 기소됐습니다.



#45. 대석집 거실 (D)


대석모, TV를 보고 있고, 대석은 신문을 보고 있다.


앵커 : (E) 사건당시 황씨는 26년간 살인죄로 복역 중 뇌종양으로 인한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상태였습니다.



#46. 법정 앞 복도 (D)


혜성과 상덕이 걸어가면 수많은 기자들이 둘러싸며 나란히 가고

혜성, 너무 가까이 카메라가 들이대면 ‘멀리서 찍으세요. 얼굴 크게 나옵니다’ 라면서 카메라 미는 모습 위로.


앵커 : 황씨의 변호인 측에서는 피해자 손씨는 26년 전 피고인이 살해한 것으로 판결된 아내 전모씨와 동일인물이라고 주장하며

         이미 법적으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살인미수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7. 검사 복도 (D)


도연과 현범 법복 입고 걸어가는 모습위로.


앵커 : (E) 한편 검찰측에서는 변호인측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황씨의 범행이 병원 CCTV에 고스란히 찍혔으므로

         명백한 유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8. 판사 복도 (D)


공숙과 배석들 걸어 들어가는 모습위로.


앵커 : (E) 만일 변호인측의 주장대로 피해자 손씨가 과거 26년전 죽은 전씨와 동일인임이 밝혀질 경우..



#49. 합의부 법정 (D)


공숙이 앉자, 배심원을 비롯한 참석인 전원이 착석을 하는 모습 위로.


앵커 : (E) 법적으로 이미 사망한 사람을 해하려고 한 이번 사건의 판결이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50. 네일샵 (D)


네일샵 손님들도 모두 흥미로운 듯 뉴스를 보고 있다.


성빈 : 저게 말이 돼? 아내를 죽여서 26년을 깜빵에 있었는데, 그 아내가 살아있었단 소리야? 완전 억울하게 인생을 날린거잖아.

충기 : 그래서 다시 그 와이프를 찔렀다고? 세상에.. 뭐 저런 일이 다있냐?

성빈 : 근데 이게 말이 되나? 사람을 죽였다고 벌을 이미 다 받은거잖아.

         근데 똑같은 사람을 찔렀다고 또 벌을 받아? 이미 죄값을 다 치렀는데?

충기 : 그래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아닌가? 어쨌든 살아있는 사람을 찔렀잖아.

성빈 : 아니지. 이미 죽은 사람을 찌른거니까.. (그제야 끄덕) 아~ 그래서 저걸 귀신 살인미수사건 이라고 하는구나.

         산 사람이 아니라 죽은 사람을 찔렀다고.


주위 손님들도 토론을 하는 무죄 아닌가? 아냐 유죄지 갈리는..



#51. 합의부 법정 (D)


도연, 화면을 켠 채 모두진술 중이다.


도연 : (배심원에게) 피고인은 26년 전 아내를 살해한 후 사체를 훼손하고 은닉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악성 뇌종양으로 형집행정지를 받고 풀려나자마자 살인미수를 저질렀습니다.

혜성 : (그런 도연을 본다) ...

도연 : 형집행정지로 출소한 다음날, 2013년 7월 3일 23시 40분 경 세풍병원에서 왼손이 없는 피해자를 본 피고인은

         (달중을 보려다 얼른 시선을 피하며) 26년전 자신이 살해한 것으로 알았던 아내가 살아있다고 착각하고, 격분해

         깨진 꽃병 조각으로 피해자 손채옥씨의 목을 찔러 식도와 기도를 손상시켰습니다.

         이에 형법 제 250조 제 1항, 제 254조에 의거 피고인을 살인미수죄로 기소하는 바입니다.

공숙 : (달중을 보며) 피고인, 공소사실에 대해 잘 들으셨습니까?

달중 : 네..

공숙 :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십니까?

달중 : 제가 그 사람을 찌른 것은 인정합니다. (도연 쪽을 보며) 그러나 전 무죕니다.

도연 : (그 시선을 피한다) ...

배심원들 : (갸우뚱) ..

공숙 : 네, 알겠습니다. 변호인, 모두진술 해주시죠.

상덕 : (배심원에게) 저는 26년전 왼손 살인사건 당시에도 피고인을 변호했었습니다.

배심원들 : (의외고/?)

상덕 : 26년 당시 피고인은 아내를 살해하고 시체를 은닉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최근까지 복역을 했습니다.

         (달중을 보며) 그리고 이번 사건을 통해 26년전 판결이 틀렸음을, 피고인이 무고하게 26년이란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음을 알게됐습니다. 피고인은 이미 하지도 않은 살인에 대해 죄값을 26년이나 치렀습니다.

         그리고 이미 죽였다고 생각된 사람을 다시 찔렀다는 이유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검사 쪽을 보며) 물론 검사측에서는 26년전 아내 전영자씨와 현재의 피해자 손채옥씨가 동일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배심원을 보며) 저희들은 여러 증거를 통해 그 둘이 동일인임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이미 살인에 대한 죄값을 치른 상황에 똑같은 사람을 상해했다고 처벌하는 것은 이중처벌에 해당하기에

         면소, 즉 이미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에 대하여 또 다시 공소를 제기했기 때문에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배심원들 : (갸우뚱? 이게 무슨 소린가?)



#52. 네일샵 (D)


충기 : 근데 26년전 죽은 아내랑, 지금 찌른 사람이 같은 사람이란걸 어떻게 알어?

성빈 : 아니 딱보면 알지. 26년 지났다고 이 와이프를 몰라보겠어? 그리고 둘 다 왼손이 없었다며?

충기 : (갸우뚱) 그걸로 그 두 사람이 같다고 볼 수 있나?



#53. 합의부 법정 (D)


현범 : (마치 대답처럼)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변호인측은 피해자가 왼손이 없다는 점과

         피해자, 피고인, 그리고 두 사람의 딸의 유전자 감식 결과를 증거로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왼손이 없다는 것만으로 피해자와 피고인의 아내가 동일인이라 것을 증명할 수 없으며

         (도연의 불안한 표정 위로) 딸의 유전자 역시, 딸의 신원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증거로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혜성 : (현범보며 열받아 혼잣말로) 저 골무머리.. 넌 죽었어.

<컷>

혜성 : 두 사람의 딸은 지금까지 자신이 입양된 줄 모른 채 평화롭게 살아왔습니다.

         일단 편의를 위해서 그 딸의 이름은 심청이라고 하겠습니다. 심청이는 이 재판으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고 싶지 않다고

         요청했습니다. (현범을 향해) 그래서 신원을 밝힐 수 없는거구요. 화면 봐주시죠. (리모콘 조정하는)

달중 : (납득이 간다는 듯 도연을 보며 작게 끄덕) ..

도연 : (그런 달중의 시선을 피한다) ...

상덕 : (그런 두 사람이 이상하다) ??

혜성 : (검사결과를 화면에 띄우고) 검사 결과에 따르면 심청이와 황달중씨와는 (현범을 향해 침튀듯 거칠게) 99.9999999997%,

         (다시 평정심으로 다소곳하게) 그리고 피해자 손채옥씨와는 (다시 현범을 향해 항의하듯 거세게) 99.999999997%

         (다시 다소곳하게) 친자관계가 성립한다고 나왔습니다. 심청이는 피고인 황달중씨와 피해자 손채옥씨의 친딸로 볼 수 있고,

         이 말은 즉, 피고인 황달중과 피해자 손채옥씨가 부부사이였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현범 : (얼굴에 침이 튄 듯 불쾌한 표정으로 닦는) ..

배심원 : (끄덕) ..



#54. 네일샵 (D)


충기와 성빈 논쟁중이다.


충기 : 오케이!~ 인정! 니말대로 두 사람이 부부였다고 쳐!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어쨌든 살아있는 사람을 찌른거잖아.

성빈 : (충기 머리를 냅다 후려친다)

충기 : (화가 나서) 아!! 왜 때려!

성빈 : 이거 너 1년전, 형사한테 수하 사물함 일러바친 벌이다!

충기 : 야! 그건 그때 때렸잖아.

성빈 : 봐봐. 이미 맞았는데 또 맞으면 너두 화나잖아. 저 사람도 마찬가지야. 이미 벌 다 받았는데, 다시 또 벌을 주겠다는거잖아.

충기 : (열받아) 야! 이게 그거랑 같냐?



#55. 합의부 법정 (D)


현범 : (앞씬의 대답처럼 배심원에게) 절대 같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존재합니다.

         일단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제기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형사소송의 원칙입니다.

         (혜성과 상덕을 보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26년전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도, 시간도, 그리고 기소된 죄명도 다릅니다. 범행의 수단 및 방법도 다르고,

         그 범행의 결과 역시 다릅니다. 같은건 오직 두 사건의 피해자와 피고인이 같다는 것인데

         그것만으로는 동일사건으로 판단할 수 없죠.

<컷>

상덕 : 26년전 법원에서는 피고인에게 살인, 사체손괴 및 은닉죄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그 판결로 피해자 손채옥은 법적으로 죽은 사람이 됐습니다. 다시 말하면 피고인은 죽은 사람, 즉 귀신을 찌른겁니다.

         귀신을 찔렀는데도 살인미수란 죄를 적용해야 될까요?

배심원 : (몇몇 배심원들 킥킥)

<컷>

도연 : 죽은 줄 알았던 피해자가 살아있었다는 점, 그로 인해 억울한 옥살이를 26년간 했다는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혜성을 보며) 그 무고함은 재심을 통해 밝혀야할 것이고, 이번 살인미수건은 피해자는 같지만 별개의 사건이므로

         변호인측의 면소주장은 말이 안되는 주장입니다.

<컷>

혜성 : (배심원에게) 재심으로 무고함을 밝히기엔 너무 늦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피고인은 교모 세포종이란 악성 뇌종양으로

         살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습니다. (달중을 보며) 우리에게 한 달이 피해자에게는 1년, 아니 10년의 세월과 맞먹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재심은 청구하기 까다로울 뿐 아니라 청구하더라도 개시 결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도연을 보며) 그 기다림의 시간으로 피고인은 남은 일생을 다 써야할지도 모릅니다.

도연 : (그 시선을 받아치지 못한 채 피한다) ...



#56. 합의부 법정 앞 복도 (D)


‘개정중’에 불이 들어와 있다.

수하, 앞에 들어와 선다.


공숙 : (E) 다음은 피고인 신문이 있겠습니다.



#57. 합의부 법정 (D)


수하, 조용히 들어서 방청석에 앉는다.

혜성, 그런 수하를 보자 어라? 하는 표정.

증인석에 앉은 달중, 도연이 일어나 다가온다.


달중 : (그런 도연 보다가) 저기.. 재판장님, 신문 전에 할 말이 있는데요.

공숙 : 네? 혹시 얘기가 긴가요?

달중 : 아뇨. 짧습니다. 제가 지금 하는 말 속기록에 기록 되는거죠?

공숙 : 네, 됩니다. 녹취도 되고 있습니다.

달중 : (공숙 보면서) 오늘 날 위해서 유전자 검사를 해준 제 딸 심청이 말입니다. 심청이한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누군지, 어디 사는지 모르지만.. 계속 그렇게 행복하게 이쁘게 살아달라고..그 말 하고 싶었습니다. 이상입니다.

도연 : (괴롭다. 눈물이 날 것 같지만 애써 참는다) ...

상덕 : (무거운 표정이다) ...

공숙 : (무거운 표정으로) 네, 알겠습니다. 검사님, 신문하시죠.

도연 : (목이 메어 가다듬고) 큼.. 네. (달중 앞에 서서 질문지를 보며 냉정히) 피고인, 피고인은 지난 7월 3일

         피해자 손채옥씨를 세풍병원에서 우연히 만났죠?

달중 : 네.

도연 :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 손채옥씨를 살해할 마음으로 공격을 했습니까?

달중 : 아뇨.


도연의 질문지에는 ‘살해할 마음이 아니라면 왜 급소인 목을 찌른겁니까?’ ‘26년 전 바람을 피우는 아내를 미워했지요?’

‘26년전 살해하고 싶었는데 그 뜻을 이루지 못해 이번에 실행한 게 아닙니까?’ 등등 잔인한 질문이 많이 있다.

현범, 도연이 질문을 안하자 이상하다. 왜 저러지? 싶은..

수하, 그런 도연의 마음을 읽는다.


도연 : 현재 피해자는 혼수상태이며 피해자가 사망하기라도 하면 피고인은 살인죄가 되는 것 알고 있지요?

혜성/상덕 : (동시에 발끈 일어나 외친다) 재판장님! 피해자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둘이 서로 보고 머쓱)

공숙 : 네, 검찰측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로 질문하는 것을 삼가주세요.

도연 : 네. (잠시 갈등하다 질문지를 덮으며) 이상입니다. (들어가고)

혜성/상덕 : (동시에 도연보며 어라? 왜 저래? 표정)

공숙 : (허무해서) 이게 끝입니까?

도연 : 네.

달중 : (고개를 옆으로 돌려 도연을 본다) ...

수하 : (그런 달중의 눈을 읽는다) !!

현범 : (황당해서 도연에게 속닥) 왜 질문을 다 생략해?

도연 : (작게) 아까처럼 공격당할 질문들이었어요.

<컷>

상덕 : 병원에서 피해자 손채옥, 아니 전영자를 만났을 때 뭐라고 하던가요?

달중 : 26년전에 왜 절 살인자를 만들었는지 변명하더라구요.

상덕 : 왜 그랬다던가요?

달중 : 제가 싫었답니다. 제 빚도 싫었대요. 내 아내가 아닌 다른 남자의 여자로 살고 싶었대요.

         또 제 딸을...(힘겹게) 그 빚더미에서 키우고 싶지 않았대요.

도연 : ...

달중 : 그래서.. 그렇게 독하게 자기 손까지 잘라가면서 절 감옥에 보냈대요.

         그리고, 제가 빚에 쫓겨 사느니.. 감옥 가는게 나았을거라고 해서.. 그만..

배심원들 : (딱하다) ...

상덕 : 그럼, 피해자의 말이 피고인을 자극해서 우발적으로 깨진 꽃병조각을 들었던거네요?

달중 : 네.

상덕 : (꽃병 조각 들고) 이 꽃병조각이 피해자를 찌른 물건의 전부가 맞습니까?

달중 : 네.

상덕 : 꽃병이 깨졌으면 큰 조각도 있었을텐데 왜 이렇게 작은 조각을 골랐죠?

달중 : 그냥 손에 잡히는대로 집었습니다.

상덕 : (배심원 보며) 들으신대로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는 우발적인 사고였습니다. 이상입니다.

배심원들 : (몇몇 끄덕/몇몇 갸우뚱)

공숙 : (시계를 보고) 배심원 여러분, 장시간 재판에 많이 피곤하시죠? 잠시 휴정 했다가 오후 4시에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58. 합의부 법정 복도 (D)


수하, 밖에 나와있다. 멀리 도연이 또각이며 나가는게 보인다.

굳은 얼굴의 도연은 수하를 보지 못한 채 화장실 쪽으로 간다.

법정에서 나온 혜성, 쪼르르 수하에게 달려간다.


혜성 : (수하 팔잡고) 야야, 배심원들 봤어? 봤어? 우리편이 몇 명인거 같애?

수하 : (그런 혜성을 보고) 뭐야? 혼자 해내보이겠다며?

혜성 : (머쓱해서) 물론 그런데.. (다시) 기왕 왔으니까 가르쳐줘. 몇 대 몇이야?

수하 : 그거보다, 서도연 검사 말인데..

혜성 : (날이 서서) 걔 얘기도 꺼내지도 마! 니가 하도 사람을 봐달래서 봐줬더니 그거 기계야.

         눈도 깜짝 안하고 지 아버지 몰아치는데..

수하 : 그게 아닌거 같애.

혜성 : 뭐?

수하 : 황달중씨도 서도연 검사가 딸인걸 아는거 같고..

혜성 : (놀라서) 진짜? 그걸 어떻게 알았대?

수하 : ...



#59. 화장실 (D)


도연,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거울을 본다. 거울을 보며 어제의 일을 회상한다.



#60. 일반 면회실 (D)


달중, 적의로 도연을 노려보고 있다.


달중 : 서대석 판사 딸년이 내 재판에 검사라.. 그놈의 집안하고는 인연이 참 질기네. 독하고.. (노려보며) 여긴 왜 찾아온거야.

도연 : (담담히) 저희 아버지는 26년 전 재판에 대해 절대 사과하지 않을겁니다. 그걸 기대하고 있다면, 그건 포기하세요.

달중 : (기막혀) 그 얘길 하러 왔어!? 더 들을 것 없겠구만.. (일어나려는데)

도연 : 죄송합니다.

달중 : (돌아보며)

도연 :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아버지 대신 사과할께요.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달중 : (의아해) 니가 왜 사과를 해?

도연 : 아버지도, 그때 그 판결 후회하고 있을거에요. 그래서 아마 저를..

달중 : (의아) 저를?

도연 : (말 삼키고) 아버진 그걸 인정할만큼, 유연하지 못하세요. 그렇게 살아오신 분이세요.

         그러니까 대신 제가 사과할께요. 용서해주세요. (일어나) 내일 재판에서 뵙겠습니다.

         법정에서는 서대석 판사 딸이 아니라, 검사로 설거에요. (돌아서 가는데)

달중 : (설마..) 너.. 몇 살이니?

도연 : (돌아보지 않은 채) ...스물 아홉 입니다.

달중 : !! (설마.. 유리벽에 손을 대며) 너.. 혹시.. 가현이니?

도연 : (돌아보는데 눈물이 한가득 고였다) 아뇨. 서도연입니다. (가는)

달중 : !! (계속 도연을 본다) ...



#61. 화장실 (D)


도연, 눈물이 흐른다. 한번 흐르기 시작하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 흐른다.

도연, 무너지듯 주저 앉아서 운다.

혜성, 들어서고, 그런 도연을 보고 놀란다.


혜성 : (당혹스럽다) 서도연.. 너 왜..

도연 : (울며) 혜성아.. 나.. 나 죽을거 같애.

혜성 : ...?

도연 : (혜성을 올려다보며) 나 좀 살려줘. 우리 아버지를 구해줘.. 제발..


혜성, 무방비로 무너진 도연을 보며 놀라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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