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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대본

[일지매] 08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0.25|조회수473 목록 댓글 1

[일지매] 08











#1. 호조판서 이명의 집 담장 밖 / 밤


쥐 죽은 듯 고요한 적막. 야광 눈빛의 도둑고양이 담장 위 휘리릭 지나가고...

담장을 향해 뛰어오는 검은 실루엣. 휙 담을 차고 넘는.



#2. 담장 앞 / 낮


툭 떨어지는 용이다. 다시 침 퉷퉷 뱉고 담벼락 낑낑대며 올라가는 용이.

시범 보이는 쇠돌. 팔로 담 짚는 동시에 발로 담을 타닥 차고 넘는다.

우와. 놀라는 용이.

반대편에서 담에서 얼굴 빼꼼이 내밀며 얘기하는 쇠돌.


쇠돌 : 담은 힘으로 넘는 게 아녀. 요령이여, 요령!


<점핑>

담 앞에 서 있는 쇠돌.


쇠돌 : 일단 담 허고 엔간치 거리를 둬야써. 뽀짝서지 말고.


용이 저만치 서 있고.


쇠돌 : 담박질!


오기서린 눈빛으로 다다다 달려오는 용이.


쇠돌e : 담을 보고 뜀시롱 맴의 준비를 혀!. 인자부터 나는 사람이 아니다~ 메뚜기다~!


용이 담 뛰어오르는 상황. (중간중간 스틸 잡으며)


쇠돌e : 앞발로 뛰어오름서 뒷발로 담을 차! 양 손으로 담을 잡고 다리를 척~ 걸친 뒤에. 옳치 옳치.

           인자 그만 매달리고 발을 위로 차줌서 싸게 올라가. 폴~짝~ 그라제! 그렇게 허는 것이여!

용이 : (담위에 올라서는 스스로 담에 오른 게 신기한) 우와~

쇠돌 : (올려보며) 자, 인자 내롸야지? 떨어질 땐 말여, 발부리로 내롸야 물팍도 안 다치고 안전흐게 착지할 수 있당게.

         이때 자세는 똥 싼 자세!

용이 : 똥 싼 자세?

쇠돌 : 잉. 똥 마랜 자세가 아니고 똥 싼 자세. 먼말인지 알쟈?

         (직접 멋지게? 시범 보이며) 양다리를 벌리고 물팍을 팍- 굽힌 채 한 손으로 땅을 짚어!


용이 직접 뛰어 (똥싼? 자세로) 착지 성공.

쇠돌 두 엄지손가락 치켜 주는... 멋져부러~

<점핑>

완전 높은 담. 후덜덜 서 있는 용이... 쇠돌 함께 서 있다.


쇠돌 : 높은디서 떨어질 땐 낙법이 필수여. 아부지 봐봐.


쇠돌, 낙법 실시하는...


쇠돌 : 땅에 떨어지고 나서는 어깨와 머리를 안으로 숙이고 몸띵이를 돌돌 말어서 굴려.

         막 돌리믄 뼈다구 작살난 게 어깨, 등짝, 궁둥짝, 다리.. 이렇게 살살 굴려야 써. 자, 낙법 실시!


용이, 눈 꾹 감고 이윽고.. 결심한 듯... 낙법 실시... 몸 구르는.. 으- 신음소리... 아이고 내 뼈다귀~~


쇠돌 : (내려다보며) 부단한 노력!



#3. 몽타주 (스피드) / 낮


혼자 죽어라 담 넘는 연습하는 용이. 타다닥 치고 올라가려다가 쿵- 반복되는 연습. 눈빛이 진지하다.

어느새 발로 타닥 치며 넘어서 무사히 착지하는 용이. 됐어!!! 하는 표정.



#4. 호판 이명의 집 담장 안 / 밤


뛰어넘어 휙- 가뿐하게 착지하는 발, 일지매다.

일지매 빠르게 휘리릭 걷는데... 횃불 들고 서 있는 사병들 걸어오고 담 뒤에 몸 붙이는 일지매.

사병들, 곳간 건물 입구에 서서 얘기 중이고...

난감한 표정의 일지매. 하는 수 없다는 듯 막 발걸음 떼는 일지매의 발... 그 위로 쇠돌의 목소리.


쇠돌e : 도적놈 발은 구신(귀신) 발이여.



#5. 벌판 / 낮


바람이 휭 하니.. 불고... 허허 벌판에 눈가리개 쓰고 있는 용이. 그 앞에선 쇠돌. (허리에 척 허니 손 얹은 교관자세)


쇠돌 : 어설픈 도적은 기척을 내지만 진짜 도적놈한티는 절대 기척이 안나. 혀서~ 도적 잡는 포졸은 천리귀가 되여야 써.

         자, 한 번 아부지를 잡아 봐.


풀숲을 걷는 쇠돌. 풀잎 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사뿐 사뿐 걷는다.

안대 쓰고 소리에 집중하는 용이. 안대 쓰고 소리에 집중하는 용이. 갑자기 몸을 홱 돌려 쇠돌을 잡는다.

헉 놀라는 쇠돌.


쇠돌 : 음마, 들려부냐? 그새 실력이 녹슬었는갑시야...

용이 : (안대 벗으며) 발소리가 아니고, 냄시~ 아, 좀 씻어! 엄니가 아부지랑 각방 쓰는 이유를 알겄고만.

쇠돌 : 뭐? 이눔의 시끼~


<점핑>

발가락을 세우고 살금살금 걷는 용이.


쇠돌 : (절레절레) 아녀아녀~ 그러고 걷다가 어느 세월에 물건 훔치고 어느 천 년에 도망 가겄냐. 도적놈은 절대 발가락 안 세워.

용이 : 그럼 뭔 수로 기척을 안 내?

쇠돌 : 뛰어도 소리가 안 나게 하는 보법이 있지!

용이 : 보법?


샤샤삭 뛰는 쇠돌. 풀 먹는 토끼 안 도망가고...

용이 놀라 보면, 용이 얼굴 앞에 발바닥 확 들이대는 쇠돌.


쇠돌 : 바로 여기. (하면 용이, 쇠돌의 발바닥 불룩 튀어나온 배 부분 보는데.. 굳은 살 단단히 박힌 쇠돌의 발바닥 배)



#6. 몽타주 / 낮 (스피드 화면분할)


숲속, 토끼 옆으로 살금살금.. 토끼, 후다닥 도망가고.

다시 도전하는 용이. 계속 실패하고..


쇠돌e : 발꼬락이나 발꿈치가 먼저 닿으면 아무리 사뿐히 걸어도 소리가 나게 돼 있으야~

           발끝이나 발 뒤가 바닥에 안 닿도록 연습을 햐.


맨발로 발가락과 발뒤꿈치가 안 닿게 계속 걷는 연습하는 용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물집 잡히는 용이 발바닥 배 부분. 아프지만 참고 연습하는...

어느 순간, 용이 살금살금 다가가면 여전히 풀 뜯고 있는 토끼.



#7. 이명의 집. 미술품 곳간 건물 입구 / 밤


어느새 일지매의 발로. 걷는 일지매의 발. 사병들 바로 뒤로 지나치는데도 전혀 눈치 못 채는 사병들.



#8. 복도 미술품곳간 앞 / 밤


곳간문 앞에 달린 육중한 자물쇠.

품에서 쇠꼬챙이와 시루 꺼내는... 자물쇠에 꼬챙이 꽂는 일지매. 시루에서 모래 떨어지기 시작한다.


쇠돌e : 문을 따는 데는 반드시 반경이내!


심호흡 하고... 자물쇠에 꼬챙이 넣고 돌리는.. 철컥철컥 거리는...


쇠돌e : 안 열리쟈?


일지매 돌아보면 쇠돌이 옆에 쭈그리고 앉아 씩 웃고 있다.



#9. 쇠돌이네 집 곳간 앞 / 낮


쇠돌 보는 얼굴, 어느새 용이다.


쇠돌 : 그리 쉽게 열리면 쓰겄냐. 누가 달아 놓은 거인디.



#10. 쇠돌네 창고 안 / 밤


거적 위에 콩과 팥이 섞인 광주리 쏟아 붓는 쇠돌.


쇠돌 : (용이에게 바구니 2개 던져주며) 자, 시방부터 일경 동안 콩과 팥을 나눠 담어.


후~ 촛불 끄는 쇠돌. 어둠 속.. 쇠돌 목소리 들린다.


쇠돌 : 그 콩과 팥은 크기가 똑같응께. 니 감촉으로 골라내!


잠시 후 촛불 켜면. 쇠돌 앞의 바구니에는 콩과 팥이 정확히 분리돼 있고,

용이 앞의 양쪽 바구니에는 콩팥이 뒤범벅이 된 채 담겨있다.


쇠돌 : 쇳대를 딸라믄 손끝이 살아있으야혀. 내가 어찌 콩하고 팥을 구별 했겄냐? 요 팥을 봐봐. 작은 금이 있지야.

         그 차이를 느껴야 써.

용이 : (만져보며) 이걸 어떻게 느껴?

쇠돌 : 이 눔아, 그랑께 부단한 연습!!!


눈가리개 하고 바구니에 콩팥 골라내는 용이. 반복해서 연습하는 장면.


쇠돌e : 쇳대는 힘으로 따는 것이 아니여. 팥에 난 금처럼 짜잘한 감을 찾아내는 것이 쇳대따기의 관건이여.

          

어느새 콩과 팥 정확히 골라 담겨있고, 기특한 듯 보는 쇠돌.


쇠돌 : 그란디 포졸 될 놈이 쇳대 따는 것 까지 배워야 쓰냐?

용이 : (눙치는) 따는 기술을 알아야 곳간털이범을 잡지~



#11. 숲속 버려진 풀무간 (이후 일지매의 아지트) / 낮


닫힌 문 끽 문 열리는 소리. 이미 폐허가 된 풀무간.

풀무, 모루·정·메(앞메와 옆메)·집게·대갈마치·숫돌 등이 여기저기 버려진 채 뒹글고 있고... 거미줄 가득 ...


용이 : (두리번거리며) 여기가 어디야?

쇠돌 : 잉, 난리때 무기 만들던 풀무간이었다든디... 산 속에 있어서 암도 안 오는데구만.

         아부지 젊었을 때 여서 쇳대 만들고, 따는 연습 쪼까 혔다.

         (하고 한쪽 문 열면, 그 안 문에 가득 달려 있는 온갖 종류의 녹슨 자물쇠들 한쪽에 걸려진 검은 의복, 두건 등...)

용이 : 우와, 아부지꺼야.. (두건 둘러보고, 바지 대보고) 이야 짧다!

쇠돌 : 시끄라~ 자! (꼬챙이 던져주면) 밤새 다 따 놔! (나가는)


< 점핑 >

자물쇠에 꼬챙이 넣고 계속 자물쇠 건드는 용이 낑낑대는.


쇠돌e : 벌레 촉수맹키로 손감을 길러!


쇳대 구멍안으로 들어가면. 열쇠 구멍사이에서 움직이는 꼬챙이 홈을 건드리는. (타이트한 열쇠구멍 c.g)


쇠돌e : 쇳대 안에는 관을 받쳐 주는 홈이 있는디, (홈에 닿는 꼬챙이) 그라믄 꼬챙이가 그 홈에 닿는 찰라,

           쇳대가 은밀히 속삭이지 아응~ 서방님, 인자 오셨어라잉~ 바로 그때, 지그시~ 아조 지그시~


꼬챙이 홈, 지그시 누르면 ‘철컥’ 자물쇠 열리는 소리,

됐어! 회심의 미소 짓는 데 어느새 검은 복면의 일지매다.



#12. 세검정 / 밤


물 흐르고... 흰 도포, 문양 검 꺼내본다. 검 문양 비추고...


사천 : 그만 들어가시지요.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흰 도포 : 천아...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느냐..

사천 : (보는)

흰 포도 : (씁쓸한) 원호가 죽은 날이다.

사천 : ...

흰 도포 : 어찌 되었느냐?

사천 : 찾는 중이옵니다.



#13. 김익희의 집 / 사랑채 / 밤


서영수, 이경섭, 김익희 모여앉아 있다. 서영수, 이경섭 피천조각 보며...


서영수 : (보고 놀라는) 이럴 수가...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이경섭 : 허.. (기가 막힌) 그럼 좌상대감과 권두형이 모든 사실을 알아서 역모죄를 뒤집어썼단 말입니까?

집의 김익희 : (끄덕이며) 그런 듯하옵니다.

이경섭 : (부르르 떠는) 이럴 순 없는 일입니다. 당장 청에 알립시다.

집의 김익희 : 섣불리 움직이면 우리가 위험해 집니다. 우선, 조용히 때를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14. 미술품곳간 안 / 밤


희미한 조족등 빛 쓱 비추면.. 벽에는 보석 박힌 화려한 장식용 검부터, 각종 문양(꽃, 글씨) 새겨진 검까지...

검날 살피고 있는 일지매. 용이가 찾는 문양 검은 없다.

마지막 남은 검집. 막 손에 들려는데... 철컥- 열쇠(쇳대) 꽂히는 소리.

헉 놀라는 일지매.



#15. 미술품곳간 앞 / 밤


열쇠 돌리다 멈칫 하는 이명의 손. 갸웃하는 이명 자물쇠 열려있다.

갸웃하는 이명. 눈짓하면 순간 뒤에 서 있던 무장 사병들 허리에 찬 검 확 빼 들고 곳간 문 에워싼다.



#16. 미술품 곳간 안 / 밤


사방을 둘러보는 일지매. 그러나 숨을 곳 없이 뻥 뚫려있는 사방 벽...

곳간문 쾅- 열리며.. 횃불 불빛에 눈살 찌푸리는 복면 속 일지매의 눈빛...

<점핑>

쾅- 문 열리며 무장한 채 뛰어 들어오는 사병들. 횃불 들어 보이면 실내 풍경 보인다.

한쪽 철제 벽판에는 왜, 명, 청국의 다양한 검, 도들 걸려(진열)있고..

반대쪽에는 산수화, 인물화, 초충도 등등 각종 그림들 걸려있다.

사병들 횃불 구석구석 비춰보고, 천정 위까지 비쳐 보지만 개미 새끼 한 마리 없다.

들어오는 이명.


이명 : (손에 든 열쇠 꾸러미 보며 갸웃) 내가 안 잠갔나?



#4. 미술품창고 / 밤


그림들 죽 둘러보는 형판, 이민훈. 놀란 표정.


이명 : (나즈막히) 어떻습니까? 비자금으로 이만한 게 없습니다.

이민훈 : 아니, 이런 방법이.... 한수 배웠습니다. 호판!

이명 : (흐믓)

이민훈 : 헌데... 요즘 사헌부 놈들이 바짝 독을 품었어요. 탈세니 재산은닉이니 대대적인 수사를 하겠다고

            전하께 계속 소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명 : 마암~대로 날 뛰어 보라세요.. 보름 후면 제 숨은 돈은 모두 청으로 갑니다. 재산 은닉처로 청국만큼 안전한 곳이 없지요.

이민훈 : (오호~ 감탄한 듯) 역시 호판이십니다.

이명 : (으쓱) 그만 나가시지요.


나가는 이명과 이민훈. 밖에서 철문 굳게 잠기는 소리...

잠시 적막 흐르고... 부스럭거리는 소리.

카메라 시선 다시 검 진열된 쪽으로 가면, 마지막 검 집 들어 열어보는 용이. 실망한 듯한 용이의 눈빛...

하는 수 없이 나가려다 문 앞 상자에 무더기로 쌓여있는 골동품 틈에 꽂혀있는 검 집 모양 가죽 통 발견한다.



#17. 담장 밖 / 밤


횃불 들고 순찰 도는 사병. 담장 위 횃불로 밝혀보다가 문득 담장에 찍힌 흙발자국 발견하는...

이게 뭐지? 찬찬히 들여다보다 놀라는 사병 표정.



#18. 미술품 창고 안 / 밤


용이 통 집어 뚜껑 열어 보려는데 열리지 않는...


사병e : 도적이야~ 도적~


당황한 용이, 원통 등에 메고, 잽싸게 소장고 빠져 나간다.

<점핑>

문 앞에 서서 창고 안 보고 있는 강민학.


강민학 : 자물쇠는 열려 있는데 안엔 아무도 없었다? 참내,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횃불 들고 밀실 샅샅이 둘러보고 있는 시후. 사방이 막혀있어 도망갈 구석도, 숨을 구석도 없다.



#19. 길 가 / 밤


돌로 짓이겨 원통 뚜껑 여는데 성공하는 용이(검은 옷, 복면만 벗은 상태).

그 안에서 둘둘 말린 고급 비단지가 나온다.

검이 아님을 알고 실망하는 용이. 비단지 확 펼쳐 보는데 (그림은 안 보이고 용이 표정만) 무표정하다.

대충 훌훌 말아 휙 던지고 뛰어가는 용이. 구석으로 또르르 굴러가는 두루마리 비단지..



#20. 인근 / 밤


입에 뭔가 우물우물 씹으며 종종걸음 치며 오는 대식.


대식 : 망할 놈의 아제. 아니 왜 술통은 통째로 들고 나가. 나가길. 용이 자식은 어서 그런 사기꾼은 데려와 가지고.,.,


툴툴거리다 뭔가 발견하는 대식. 뭐지? 하며 다가가 주워 두루마리 확 펼쳐보는데

(역시 그림은 안 보이고 대식 표정만) 밝고 환한 (천진난만) 미소.



#21. 의금부 판의금 부사실 / 밤


책상에 다리 척 올려놓고 댕기로 신발 쓱쓱 닦고 있는 변식. 그 앞에 안절부절 서성이는 이명 있다.


변식 : 그깟 종이 한 장 없어졌다고 이 밤중에 뭬 그리 소란이십니까?

이명 : (흥분한) 그깟 종이? 자네 대체 그게 얼만 줄이나 아나?

변식 : (잔뜩 거드름~) 얼맙니까? 얼마면 됩니까?

이명 : (흠 헛기침) 오십만 냥! (오늘날의 백억의 가치)

변식 : (어억~) 오, 오십만..? 아니 무슨 죙이뙈기 한 장에..

이명 : 그게... (나즈막히) <도연명화>네..

변식 : 도연명화라.. 그런 꽃도 있습니까?



#22. 심덕의 주막 / 대식의 방 / 밤


보리밥 풀로 네 귀퉁이 심하게 문대진 채 벽 가운데 붙어 있는 진홍수의 <도연명화>.

방문 밖 걸터앉아 보고 있는 공갈, 심덕, 봉순.


공갈 : (아직 술 덜 깬 채) 그러니까 저 냥반이 니 아부지다.. 그거냐?

대식 : (상기 된) 난 청에 간 울 아부지가 돌아온 줄 알았다니까요. 누가 거그서 울 아부지보고 그린 게 분명혀.



#23. 의금부 판의금 부사실 / 밤


기막힌 듯 변식 쳐다보는 이명.


이명 : 노련, 진홍수를 모른단 말인가? (혼잣말처럼) 누가 음서출신 아니랄까 봐.

변식 : (빈정 확 상하는)

이명 : 진홍수는 명 최고의 화가일세. 특히 인물화로는 그를 따를 자가 없어. <삼백년무차필묵>이라 불리는...

변식 : (말 자르며) 압니다! 삼백년무자..식.. (찔리는 듯 눈 내리깔며) 거 농 좀 한 것 가지고 그리 정색을...

이명 : 그~ 진홍수화백이 그린 여러 도연명 그림 중의 하날세.

변식 : 그렇다면, 전문꾼의 소행이로군요.

이명 : 전문꾼?

변식 : 그림의 값어치를 모르고서는 다른 작품은 다 두고 굳이 그 그림만 쏙~ 훔쳐갈 리가 없잖습니까?

         이건 분명 그림을 잘 아는 자의 소행입니다.



#24. 의금부 동헌 마당 / 아침


나장들 줄지어 서 있고, 시후도 있다.

그 앞에 서 있는 도사 시완 위풍당당, 기세등등한 자세로.


시완 : 지금부터 도성 안에 있는 전과범들의 집을 이 잡듯 샅샅이 뒤진다! 반드시 그림을 찾아내야 하느니라. 알겠느냐?

나장들 : (일제히) 예.

시완 : 가자!


나장들, 우르르 나가는.. 시후 뒤따르는데 시완이 잡는다.


시완 : 변나장! 자넨 남아서 옥사 볏짚 좀 갈아줘! 도적놈 맞을 준비도 해놔야지.


시완 가면 시후.. 허...

그런 시후 보는 강민학, 안됐다는 듯 보는...



#15. 쇠돌의 초옥 창고 / 아침


창고 치우는 쇠돌.


쇠돌 : 근디 이놈은 왜 암 말이 없으끄나. 여적 방 안 붙었나? 포졸시험도 떨어지믄 우리 용이 솔찬히 맴 상할 것인디..


하는데, 구석께 숨겨져 있는 보따리 발견한다. 풀어보면 포교(관)복이다.


쇠돌 : 오메. 합격했네. 합격했어. 이런 숭헌 놈. 아부지 놀래 킬라고 여따 숨겨 놨구만.. (좋아라. 관모 써보고..)



#26. 저자 / 낮


껄렁거리며 걸어가는 희봉 무리. 맨 뒤에서 뒤따르는 용이. 심각한 표정, 골똘히 생각 중이다.

후 한숨 내쉬고... 얼굴색 바꿔 캬약~ 퉷 침 뱉고. 바지에 손 넣고 건들건들 희봉 옆으로 슥 붙어 선다.


용이 : 성! 다른 대감 댁은 언제 가?

희봉 : 엉. 조만간. 남인 영감탱들 요새 껄쩍찌근하게 군다고 함 봐주라 그런다.

용이 : 남인?

희봉 : 참 넌 모르겠구나. 용아! 이 바닥 생활 쫌 할라믄 조정 돌아가는 판을 쫙 꿰야 되는 데...

         시방 정치판은 서인 영감탱들이 대세다. 그 영감탱들한테 줄만 잘 서면

         우리 같은 놈 신세가 웬만한 양반네보다 낫다는 거 아니냐.

용이 : 서인?

희봉 : 자, 슬슬 몸 좀 풀어보까?

용이 : (머리 쓱 넘기며 헤죽~) 그르까요?



#27. 몽타주 / 수색장면 / 낮


-자고 있는 전과범 부부 방문 팍 열리면 깍 비명 지르는 부인.


시완 : 명화 절도 5범. 추석봉! 진홍수 그림 어쨌어?

석봉 : 뭐, 뭔 소리요. 나, 나 손 씻었수.


-문 확 열리며 들어오는 금부관원들. 놀라 후다닥 장물 감추는 장물애비.


시완 : 장물세탁 7범 강달식! 진홍수 그림 어딨어?

태수 : (눈 껌뻑이며) 모, 몰라요....



#28. 추국청 옥사 / 낮


짚풀 갈아 까는 시후. 우울한... 누군가 옆에서 같이 까는. 놀라 돌아보면 강민학이다.


시후 : 나리.

강민학 : 난 이런 게 체질이야.. 도적 잡는 덴 영~ 젬병이거든. 뭐, 13년 째 도사생활 하는덴 다 이유가 있잖겠나.

시후 : (물끄러미 보는)

강민학 : 참, 아까 누가 다녀 갔는데... 누구래드라? 키가 한 요만하고.. 앞니가 없던데...

시후 : 예? 아부...?

강민학 : 어? 아부지였어? 안 닮았든디.. 기럭지도 그렇고..



#29. 저자 인근. 쇠돌 가는 집 방향 / 낮


시후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나장들과 시완 우르르 뛰어온다. 순간 당황스러워 나무 뒤로 숨는...

시완 나장들 지나가면... 자신이 왜 이러고 있나.. 스스로 한심한...

후 자리에 주저앉다가 문득 나무 뒤쪽에 버려져 있는 가죽통 본다.

뭐지? 하며 보는 시후. 문득 그림통 몽타주 꺼내 보는 시후. 똑같다.



#30. 남문 저자 / 낮


저자, 팥죽 할머니 앞에 앉아 팥죽 먹고 있는 쇠돌.

저 멀리 우르르 지나가는 희봉패들. 그 뒤로 용이 졸랑졸랑~


쇠돌 : (용이 발견 못하고) 저, 저. 호로자식들... 우리 용포졸한테 걸림 한주먹 거리도 안 되는 것들이.

         (품에서 1전 내밀며) 할무니. 행여 저 놈의 시끼들이 뽀짝거림서 괴롭히믄 어려워말고 이 쇠돌이헌테 다 일러부쇼 잉.

         우리 용포졸이 한 방에 쫘악~ 해결해줄텡게.

사내e : 자네가 쇠돌인가?

쇠돌 : (돌아보며) 그란디.. 누구쇼?


순간 사내들 쇠돌 양팔 확 잡는.. 쇠돌 놀라 몸부림... 왜, 왜 이랴..



#31. 쇠돌네 초옥 마당 / 낮


평상에 앉아 바느질하고 있는 단이. 들이 닥치는 시완과 나장들.


시완 : 나쇠돌 어디 갔어?

단이 : (놀라) 무슨 일이신지...

시완 : 곳간털이전과8범. 나쇠돌 어디 갔냐고!

단이 : 예?

시완 : 뒤져!


나장들 일제히 나뉘어 단이 방, 쇠돌 방, 정지, 헛간 등 마구잡이로 헤집으며 뒤지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집안 엉망진창 된다.


단이 : (시완 팔 붙잡으며) 뭐 하는 짓들이에요?

시완 : 이 년이 감히 어딜 만져!


시완 확 뿌리치자 바닥에 넘어지는 단이. 단이 시완 확 째려보는 데.


시완 : 어따대고 눈깔을 부라려!

나장 : (뛰어와) 없습니다.



#32. 호판 이명의 집 사랑채 마당 / 낮


무릎 꿇리는 쇠돌. 그 앞에 머리 싸고 서 있는 이명.


이명 : 니가 한때 장안 최고의 곳간털이범이었다고?

쇠돌 : 예? (뭔가 불안한) 쇠, 쇤넨 아무 짓도 안했습니다. 손 빡빡 씻어분 지가... 새, 새사람으로 거듭난 지가 언젠디라...

이명 : (눈짓) 데려 가.

쇠돌 : 참말 앙꾸도 안했당께라... 나, 나리~ (끌려가며) 쇤넨 아니여라.



#33. 쇠돌 초옥 앞 / 낮


시완 무리 나오고.


송나장 : 이 집이 마지막입니다. 도성 안에 전과범 집은 이 잡듯 샅샅이 뒤졌습니다.


시완, 낭패인 듯한 표정으로 서 있는 데 원통 들고 뛰어오는 시후, 쇠돌의 집 앞에 서 있는 시완 무리 보고 흠칫 놀라는.


시완 : (놀란) 니가 여길 왜? (버럭 정강이 걷어차며) 이 자식! 옥사 짚풀이나 갈랬잖아! 도사 말이 말 같지 않아?

시후 : (고통 참으며 통 내민다) 저 앞 길가 수풀에서 발견했습니다.

시완 : (놀라 확 뺏는데 없어진 그 바로 통인데 속은 텅 비어있다) (나장들 돌아보며) 인근에 사는 자다. 샅샅이 뒤져라!


시완과 나장들 우르르 몰려가고.. 혼자 남은 시후.. 쇠돌 초옥 쪽 돌아본다.

마당 여기저기 내동댕이쳐진 세간들 주섬주섬 챙기는 단이의 모습.

싸리문 밖에서 그런 단이 바라보는 시후의 슬픈 눈빛. 쓸쓸히 돌아선다.



#34. 객점 공사장 / 낮


은채, 목재 들고 있는 인부(거렁뱅이)와 작은 실랑이 중이다.


은채 : 이 정도는 저도 옮길 수 있다니까요.

일꾼(거렁뱅) : 아이고 아씨.. 어찌 아씨가.. 이리 주세요.. 어여요..

은채 : 글쎄, 제가 한다니까요...

변식e : 은채야...


은채 돌아보면, 변식과 그 뒤에 나장들 두 세명 정도.

일꾼 놀라 꾸벅 절하고 후다닥 목재 뺏어 가지고 간다.


은채 : 오셨습니까? 아버님.

변식 : (나장들에게) 니 놈들도 가만 서 있지 말고 가 일 좀 해.. (둘러보며) 그새 다 지어졌구나..

         (못마땅한 듯) 최상품의 목재를 쓴다고 돈을 그리 쏟아 붓더니.. 외관은 영~

은채 : 겉이 화려하면 무얼 합니까? 기본이 튼튼해야지요.

변식 : (끙) 저 거렁뱅이 시끼들은 여적 데리고 있는게냐..

은채 : (야무진) 아버님. 이 땅 제게 주신 거 아닙니까? 제가 짓는 객점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 약조하지 않으셨습니까?

변식 : (끙) 그래그래.. 알았다. 그나저나 밤길 조심하고... 내 며칠 집에 못 들어가니... 어머니께 문단속 잘 시키라 이르거라.

은채 : 무슨 일 있사옵니까?

변식 : (주위 의식하며 나즈막이) 간밤에 호판 대감댁이 털렸다.

은채 : 예? 이명 대감님 댁이요?

변식 : (쉬~) 은밀히 수사 중이다. 진홍순가.. 하는 명나라 화백이 그린.. 도.. 무슨 (갸웃).. 첨 들어보는 꽃 이름이던데?

은채 : 혹시.. 도연명화요?

변식 : 아 맞다맞다 도연명꽃. 거 이름하고는..

은채 : (피식 웃는) 못 줘도 기십만 냥은 줬을터인데요.

변식 : 글쎄, 그깟 죙이때기 한 장에 오십만냥이란다. 나 원.. 그렇게 귀한 꽃이냐?

은채 : (호기심 어린 반짝반짝) 어찌 그 집 경비를 뚫었답니까?

변식 : 모르겄다. 미꾸라지구신 같은 놈... 허나 뭐 금세 니 오래비가 잡아올 것이야. 허면 어찌 뚫었는지 다 밝혀지겠지...

은채 : (빙긋 웃으며) 천하에 호판대감집을 다 털다니. 소녀는 그 도적 안 잡혔으면 좋겠습니다.

변식 : 뭐? (기막힌) 으, 은채야...

은채 : (할 말 다하는) 그래야, 사대부 양반들 긴장 좀 하죠.. (변식표정 뜨끔- 하면 싱긋 웃는)



#35. 심덕의 주막 / 낮


주막 안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오는 시완과 나장들. 일제히 앞채, 뒤채로 흩어져 봉노 뒤지기 시작한다. (시후 무리는 뒤채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리둥절한 봉순. 상 들고 나오다 놀라는 심덕.


심덕 : 무, 무슨 일입니까요? 나리...

나장e : 찾았습니다!



#36. 대식의 방안 / 낮


벽에 떡~허니 붙어 있는 진홍수의 그림.

문 앞에 서서 귀퉁이 보는 시후. 보리밥에 문대진 자국.. 허- 기막힌.



#37. 마구간 / 대식의 공간 안 / 낮


쭈그리고 앉아 뭔가 열심히 만들고 있는 대식의 뒷모습.


시완e : 네 이 놈!


순간 휙 돌아보는 대식, 얼굴엔 귀면 탈 쓰고 손에는 조각칼 들고 있다.

대식 손에 들린 조각칼 보고 순간 경계 태세 갖추는 나장들.

나장들이 창 들이대자, 놀란 대식 손 번쩍- 드는!

시완, 다가와 탈 확 벗기면, 무시무시한 탈과 전혀 다른 대식의 순박한 얼굴..


시완 : (진홍수 그림 내밀며) 이거 네 놈이 훔친 거 맞지?

대식 : (덜덜 떨며) 후, 훔치다뇨? 주순건디.

시완 : 주워? 이걸? 근데 이 자식이! (주위에 가면, 탈 등등 수북하게 쌓여 있고 벽에 걸려있는 각종 탈들) 이것들은 다 뭐야?

대식 : (더듬더듬) 이, 이건.. .저.. 청국에.. 울 아부지..

시완 : 청국? (딱걸렸다 싶은) 당장 끌어 내!



#38. 의금부 추국옥 / 밤


이미 고신을 받아 너덜너덜해진 대식. 그 앞에 변식, 시완 서 있다.


대식 : (지쳐서 횡설수설) 쇤네는... 호판대감님.. 어디 사는 지도 모르고.. 그 그림이 뭔지도 모르고..

시완 : 무슨 그림인 줄 몰라? 허면 그게 청국에서 건너온 줄 어찌 알았단 말이냐?

대식 : 그것이 아니고라... 울 아부지가 청에 가셔서..

시완 : 뭐? 니 애비가 뭔데 청엘 가?

대식 : 병자년 난리 때.. 인질로 끌려가셨단 말이요..

         (설움이 복받쳐 울음 터트리는) 아이고! 아부지~ 아부지~ 살아는 계시오? 아부지!

시완 : (기막힌, 손에 귀면 탈 들고) 그럼 이 괴상한 것은 뭐야?

대식 : 탈이잖아요. 울 아부지가 광대라.. 나중에 아부지 돌아오믄 같이 탈춤도 추고 줄도 타고..

         그럴라고 쇤네가 매일매일 밤잠 안자고 만든 거구만요..

변식 : 대체 뭔 소릴 하는 거냐.. 저 놈이 맞긴 맞냐?

대식 : (끅끅거리며) 저기...배가.. 거시기....밥 좀...

시완 : 뭐? 밥? (열 받은) 이 시점에 배가 고프지? 고파?

대식 : (눈치 보며 살짝 끄덕이는)

시완 : (열 받아 고문 도구 든다) 불어! 사실대로 불면 원껏 밥 쳐 먹여 줄 테니...

대식 : (헉 놀라 부들부들 떠는)



#39. 추국청 밖 / 밤


아아악- 대식의 비명소리.

창살 사이로 고신소 들여다보는 강민학과 시후.


시후 : (시선 안쪽에 고정시킨 채) 잘못 짚은 것 같습니다.

강민학 : 뭔 소리야... 저 놈 방에서 그림이 나왔대며?

시후 : 담벼락에 남아있던 발자국은 분명 날렵한 자의 것입니다. 저 둔한 몸으론 앞꿈치만으로 담을 넘나들 수 없습니다.

         (추국청 안 상황 지켜보는 날카로운 눈빛)



#40. 거리 / 밤


미친 듯 뛰어가는 용이. 속이 타는... 그 위로 심덕 목소리.


심덕e : 용아! 대식이가 잡혀갔다. 그 놈이 뭔 그림을 주웠다는디..



#41. 추국옥 / 밤


나장 따라 급히 들어오는 용이. 옥살 사이로 목에 칼 찬 채 앉아 있는 대식 보인다.

고신으로 너덜너덜해진 대식 보자 순간 목이 메는 용이.


용이 : ...대식아.

대식 : (힘겹게 고개 들고 용이 보자마자 울먹이는) 용아... 나 그거 안 훔쳤다. 넌 믿지?

용이 : (가슴 아픈 고개 끄덕끄덕..)

대식 : 용아.... 아부지도 못 만나고.. 나 죽는갑다. (눈물 뚝뚝 흘리는) ...난중에 울 아부지 돌아오심... 니가 꼭 좀 전해주라.

         대식이가 돈 많이 벌믄 아부지 꼬옥~ 찾아올라 그랬는데.. (설움 복받쳐 으흑~ 흐느끼는)

용이 : (애써 밝은 미소) 얌마, 사내새끼가 모냥 빠지게 뚝! 죽긴 누가 죽어? 걱정 마. 내가 꼭 빼 줄게.

대식 : (눈물 뚝~) 참말?



#42. 의금부 앞 / 밤


터벅터벅 걸어 나오는 용이... 후- 한숨 내 쉬며 괴로운 듯 머리 감싸는.



#43. 쇠돌이네 집 / 밤


새끼줄에 달랑달랑 매달린 조기 한 마리 들고 위풍당당~ 귀가하는 쇠돌.

단이, 평상에 앉아 망가진 대바구니 고치고 있다.


쇠돌 : 일편단이!

단이 : (고개 들고) 웬 거예요?

쇠돌 : 바짝 꿔봐. 3월 조기는 칠산 장어하고도 안 바꾼다고 혔어. (뿌듯한) 우리 용이 포졸 합격했응께 이 정돈 먹여야제. 엉?

         (주위 둘러보며) 집이 왜 이랴? 뭔 일이여?

단이 : 금부에서 다녀갔어요. 무슨 그림을 찾는다고.

쇠돌 : 그림? (안다는 듯) 아~ (거드름 피우며 앉는)

         (주머니에서 엽전 꺼내 단이 손에 쥐어주며) 이걸로 자네 옷도 한 벌 해 입소 잉.

단이 : (순간 의심의 눈빛) 어디서 났어요?

쇠돌 : 그 눈빛은 뭐여? 단이 시방 나를 의심하는겨?

단이 : (싸늘한) 돈 어디서 났냐구요?

쇠돌 : 그, 그것이...실은...절대 어디 가서 소문 내믄 안 되네 잉.



#44. 의금부 정문 앞 / 아침


강민학 졸졸 따라가며.


용이 : 나리 같으면 훔친 그림을 방에다 떡 허니 붙여놓겠습니까? 그리고 어떤 미친놈이 지가 훔친 그림을,

         동네 사람 다 불러 놓고 보여준답니까? 말이 안 되잖습니까?

강민학 : (고개 끄덕이는) 자네 말에 일리가 있긴 헌데... 내가 뭐, 힘이 있나... 가~ (쩝- 거리며 들어가려는데)

용이 : (확 잡는) 아, 나으리~ 우리 대식이 좀 어뜨게 좀 해봐요.

강민학 : 이놈이! 안 놔!..

용이 : (꽉 붙들고) 나으리~

강민학 : 이런 거머리같은 놈~ 뭐 정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으면..

용이 : (솔깃) 예? 뭔데요?



#45. 심덕의 주막 / 낮


흥견 : (놀라는) 뭐?

용이 : (눈빛 반짝) 해보자. 성!

흥견 : (걱정스레) 될까?

용이 : (다급한) 손 놓고 있을 순 없잖아. 뭐든 해 봐야지.

봉순e : 가자! 준비 됐어.


용이, 흥견 돌아보면 봉순 양손에 꽹과리랑 징 들고 위풍당당 서 있다.



#46. 창경궁 홍화문 앞 / 낮


수문장들 지키고 서 있고.. 대궐 인근에 오기서린 눈빛으로 서 있는 용이 등에는 광목천 두루마리 메고 있다.


강민학e : 뭐 정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으면 격쟁이라도 해 보든가...

봉순 : 근데 저 사람들은 다 뭐야?


대궐 앞에 꽹과리 징 등등 놓고, 자리 깔고 드러누워 진 치고 있는 사람, 밥솥 가져다 불 지피고 있는 사람 등...

뭐야? 하는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는 용이.


흥견 : 다들 격쟁 하러 온 것 같은데...

용이 : 이 사람들이 다? 뭐 이렇게 억울한 사람들이 많어?

흥견 : 임마, 지금 조선 천지에 안 억울한 백성이 어딨냐... 나라 돌아가는 꼴에 관심 좀 가져라.

용이 : (일순 표정 싸-한) 난.. 내 일 외엔 관심 없는 놈이야.

흥견 : (무슨 말인가 용이 바라보면 문득 용이 서늘한 눈빛에 흠칫)


경계태세 중인 수문병사들(20명 정도) 앞에 척 서는 봉순. 꽹과리 두드리며.


봉순 : 아이고 억울해... 우리 대식이 오라버니 억울해.

수문병 : 저리 안가 화악! (확 밀치면)

흥견 : (뛰어와 수문병 막으며) 가녀린 아녀자에게 뭐하는 겁니까.

수문병 : 가녀려? (봉순 보고 픽-)

용이 : (끼어들며) 임금님 좀 뵙게 해줘요.

수문병 : 임금님? 상감마마가 니 친구냐? 그리 한가하신 줄 알어?

용이 : 아 임금님 용안을 봬야 억울한 사연을 말씀 드릴 거 아뇨.

수문병 : 단매 맞아 뒤지기 싫음 썩 꺼져! 예가 어디라고 와서 지랄들이야.

용이 : (순간 열 받는) 이보쇼! 격쟁은 나랏법에도 허용된 일이요.

수문병 : (눈 부라리며) 나랏법? 언제부터 이 나라가 법대로 돌아가든?

용이 : (기막힌 벌렁 드러누워) 내 오늘 필히 임금님 좀 뵈야겠소.

수문병 : 근데 이 눔이 예가 니 집 안방이냐? 썩 안 꺼져?


수문병들 달려들어 용이 끌어내면.. 용이 바락바락.. 전하를 뵙게 해줘요~.

< 점핑 >

하품하는 수문병 눈 뜨고 둘러본다. 어느새 격쟁하러 온 사람들 사라지고...



#47. 홍화문 인근 / 낮


격쟁 온 사람들 눈 껌뻑이며 보고 있고, 그 앞에 용이 서 있다.


용이 : 그러니까 몰빵을 해달라는 거죠.

사람들 : (웅성웅성) 몰빵?

용이 : 예~ 제가 대표로 이 한 몸 바쳐!! 꼭 임금님을 만나 뵙고 여러분의 억울한 사연을 다 고해 드리겠단 말이죠.

봉순 : 어차피 백날 자리 깔고 앉아 있어 봐야 궁둥짝에 종기나 나지.. 임금님 용안은 커녕 저~ 수문병들 뒤통수 구경도 못할 거요.


사람들 웅성거리는 ‘맞아맞아’...

용이, 흥견과 눈 마주치고...됐다싶은...


용이 : 자 자, 다들 모여 봐요. (우르르 모이는)



#48. 홍화문 앞 / 낮


궁문 지키고 서 있는 수문병들...

슬렁슬렁 걸어오며 서로 눈짓하다가 이야--- 함성과 동시에 징, 꽹과리 치며 우르르 대궐문을 향해 돌진한다.

그 안에 흥견과 봉순도 있다.

몰려드는 대규모 사람들 위세에 놀라는 수문병들.


수문병 : 마, 막아!


일사분란하게 대문 앞 막아서는 수문병들. 밀치고 부딪치고 잡고.. 궐문 안으로 돌진하는 사람과 대치하는 수문병들.

아수라장 틈에이 되는 와중에... 사람들 수문병들 시선 가려주고..

그때 정문 옆의 다른 무리, 뛰어 와 순식간에 인간 사다리 만들고,

후다닥 올라타는 용이 (등에는 광목두루마리 매고 허리에는 꽹과리 찬 채) 대궐 안으로 용이 휙- 넘겨준다.

황당하고 놀란 수문병들 홍화문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고 정문 후다닥 닫히는.

일순 잠잠해지고 사람들 잔뜩 긴장해서 정문 바라본다.



#49. 궁 안 후원 / 낮


그물을 친 구문 양쪽에 세워져 있고, 공기를 넣은 가죽공으로 축국 경기하는 금위병들.

그 사이에 변식, 이명, 이민훈 등 대신 몇 명 함께 뛰고 있다.

바깥쪽으로 구경하는 내시들과 궁녀들. 경기 보며 환호와 박수 보내고.

차양 드리워진 어좌, 그 앞에 매서운 눈빛의 사천, 지키고 서 있다.


사천 : (차양에 대고) 당조때 즐겨하던 축국이라는 경기이옵니다.


펄펄 뛰는 금위병들 사이에서 뒤뚱거리며 뛰는 변식, 공 몰고 뛰어가는 금위병 뒤 졸졸 따라가 바짝 붙어

옆구리 찌르고 슬쩍 팔 잡아당기는 등 각종 반칙.


변식 : (머리 들이밀며 나지막이) 임마, 너 어디 소속이야?


하면. 움찔하는 금위병 마지못해 변식 쪽으로 공 살짝 흘려주고. 이때다 싶어 공 뺏어 구문에 넣는 변식.


변식 : (어좌 쪽 넙죽 절하며) 전하! 소인, 식이가 넣었습니다!


기막힌 듯, 못마땅한듯 보는 다른 대신들...

경기장 뛰어다니며 골 세리모니 하던 변식. 순간 멈칫! ‘저게 뭐지?’ 하면

사천,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50. 홍화문 인근 / 낮


펄럭이는 흰 천. 두 나무 사이에 플래카드처럼 쫙 펼쳐진... <상감마마! 제 벗은 억울하옵니다!>

나무 위에 올라서서 꽹과리 두드리는 용이,

나무 밑에서 올려다보는 수문병들 저 놈의 시끼~ 너 빨리 안 내려와~ 뛰어와 보는 수문대장.


용이 : 전하~ 전하~ 소인의 격쟁을 들어주십시오. 전하~

수문대장 : (버럭) 당장 끌어 내!


사다리 들고 달려오는 수문병들. 사다리 타고 나무 위 올라가 용이 붙잡고...

용이 안 잡히려고 발길질하고 피하다 결국 붙잡히고 만다. 끌려 내려오면서도 발악하는 용이. 놔요~ 전하~


사천e : 무슨 일이요?

용이 : (돌아보면 사천이다)



#51. 궁 안 후원 / 낮


후원 뜰에선 아직 축국경기 중이다.

용이, 끌려오면서 경기장 축국하는 모습 보면 금위병들 사이에 이명 보인다.

입술 잘근 깨무는 용이.

용이 끌려오면 축국 경기 멈춰지고 사람들 시선 집중. 차양 드리워진 어좌 앞으로 끌려가는 용이.


사천 : 예를 갖추게.

용이 : (무릎 꿇고, 긴장한 듯 침 꿀꺽~)

사천 : (어좌를 향해) 격쟁을 하러 들어왔다 합니다.

인조e : 올리거라.


궁녀들. 발 올리면... 이윽고.. 인조 얼굴 드러난다. 사람 좋은 얼굴을 하며 앉아있는 인조. 바로 흰 도포다.

인조와 눈 마주치는 용이. (짧은 시간이지만 강렬하게 부딪히는 눈빛)

순간 호위병들 냉큼 용이 무릎 꿇리고 고개 아래로 향하게 머리 누른다.


인조 : (예의, 사람 좋은 얼굴로 허허 거리는) 그래, 무슨 억울한 사연이길래 궐내격쟁을 한 것이냐?

용이 : (떨리는) 저, 전하. 소, 소인의 동무가 길에서 그저 그림 하날 주웠는데, 도적으로 오인 받아 지금 금부에서

         모진 고초를 겪고 있사옵니다. 부디 억울하게 누명을 쓴 제 동무를 위해, 재수사를 명하여 주시옵소서. 전하.

인조 : (끄덕이며) 이보게 형판.

형판 : 예. 전하.

인조 : 격쟁은 형조에서 재조사를 하게 되어있지?

형판 : 그러하옵니다. 전하.

인조 : 그대가 책임지고 철저히 재수사하게. 죄 없는 백성이 억울한 일을 당해서야 쓰나..

용이 : (바짝 엎어지며) 저,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인조 : 성은은 무슨... 이보게! 젊은이...

용이 : (보면)

인조 : 자네 참 눈빛이 살아 있구만.. ...동무를 생각하는 자네의 우정이 참으로 가상하네.. 내 꼭 진상을 밝히겠다 약조 하겠네.

용이 : (또 바짝 엎드리며)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금위병들 용이 끌고 가려는데. 가죽공, 구문, 그 앞에 서 있는 금위병들 보며 뭔가 생각난 듯.


용이 : 전하!

인조 : (용이 보면)

용이 : 여기서 양반님네들이 저런 놀이를 하고 계신 동안, 궐 밖에선 억울한 백성들이 매일같이 밤을 지새고 있습니다.

         그들의 억울함에도 부디 귀를 기울여주십시오. 전하.

대신들 : (당황하는) 저, 저 놈이....

인조 : 그래? (형판 돌아보며 질책하듯) 왜 고하지 않았드냐.

형판 : (당황하는)



#52. 홍화문 밖 / 낮


문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흥견과 봉순.

대궐 문 열리고... 형조판서와 금위병들 나온다.


형판 : (못마땅한 표정으로) 다들 들어오거라. (사람들 웅성거리면) 전하께서 오늘은 다른 업무를 모두 중단하시고

         너희들의 억울함을 친히 다 들어주신다 하셨다.


사람들 우와~ 기뻐하는.. 그 청년이 해냈구만~ 해 내....

봉순 한쪽 바닥에 너부러진 징 집어 드는데 그 옆에 떨어진 범발톱 노리개.

이게 뭐지? 하고 범발톱 노리개 집다가 놀라는 봉순의 표정.

플래시 컷(섬광처럼) 어린 시절. 범발톱 노리개 주는 겸이.

봉순 놀라, 주변사람들 두리번거리는...


봉순 : 이, 이거 주인 누구예요? ..주인?


그러나 사람들 이미 궐 안으로 들어가고.. 멍..하니 서는 봉순.



#53. 문정전 앞 / 낮 (몽타주처럼 짧게, 인조의 인자한 표정 위주로)


문정전 입구 어좌에 앉아있는 인조. 계단 아래서 열심히 격쟁사연 기록하는 사관.

억울함 얘기하는 백성들. 통곡하며 얘기하는 여든 넘은 노파 보다가 친히 내려와 두 손 꼭 잡아주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인조.

사람들 감동하며 바닥에 엎드려 ‘전하-전하-’ 외친다.



#54. 홍화문 앞 / 낮


용이 나온다. 기다리고 있던 흥견 달려오며.


흥견 : 어떻게 됐냐?

용이 : 전하께서 전면 재수사 약조하셨수. (뿌듯한 듯) 참 멋진 분이셔...

흥견 : (동조 안하는 듯) 난리 때 백성들 버리고 도망간 임금이야.

용이 : 에이.. 사정이 있었겠지... (휙 돌며) 어이 반빗, 가자!

봉순 : (멍하니 뒤돌아 서 있다가 정신 차린 듯) 어? 어엉... (후다닥 노리개 품에 넣고 용이, 흥견 따라가며 아쉬운 듯 뒤돌아보는)



#55. 문정전 안 / 낮


놋대야에 손 씻고 있는 인조. 수건으로 손 닦으며.


인조 : 형판, 오늘 짐이 들은 격쟁은 모두 해결해 주게.

형판 : 하오나 전하... 격쟁을 다 들어주시면 저들이 조정을 만만하게 보고..

         원래 하나를 주면 열, 백을 달라는 게 저들의 근성이라.

인조 : (작은 한숨) 대명제국이 멸망했네. 청국이 머잖아 대륙을 통일할 것이야.

         헌데 짐은 청국의 눈 밖에 나질 않았는가. 지금 짐이 믿을 건 누구인가?

변식 : (눈치 살살)

인조 : 짐에게 힘을 실어 줄자는 오로지 백성들뿐이네... 허나 두 번의 난리로 짐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만큼 떨어졌어..

         이제부터라도 백성들에게 신뢰받는 왕이 될 걸세.

변식 : (씩 웃으며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제 말~이 그 말이고 제 뜻~이 그 뜻이옵니다. 전하...

인조 : (사람 좋은 얼굴로) 아까 그 아이 건도 잘 해결해 주게.

형판 : 하온데 그것이... 호판의 일인지라..

인조 : 호판? (눈살 찌푸리며 잠시 생각하다) 원칙대로 처리하게.

형판 : (당황하는) 하오나 저, 전하..

변식 : (역시 알아들은) 예, 전하! 원칙대로 처리하겠사옵니다.



#56. 문정전 밖 / 낮


계단 걸어 내려오는 형판과 변식.


형판 : (걱정스러운) 이를 어찌합니까. 원칙대로 처리하다 자칫 그 그림이 호판의 비자금..

변식 : (혀 끌끌 차며) 모르시겠습니까? 전하의 심중을 읽으셔야지요. 이리 눈치가 없어서.. 어찌 형판 자리에...쯧쯧...

형판 : (뭐야? 불쾌한)

변식 : (나지막이) 일단, 재수사를 하세요. 그리고나서...



#57. 심덕의 주막 / 낮


적막하다. 밥 먹는 주막식구들. 땅이 꺼져라 한숨 쉬는 심덕.

공갈과 봉순, 그런 심덕 눈치 본다. 밥상 위에는 밥그릇이 네 개다.


봉순 : 대식이가 죽었어요? 제사상도 아닌데 밥그릇은 무슨.

심덕 : 시방 대식이가 산목숨이냐?

공갈 : (숟가락 쥐어 주며) 사람 목숨 그렇게 쉽게 안 끊어져. 먹어. 먹어야 기운내서 대식일 살려내지.

         (일순 눈빛 빛나는) 여차하면 내가..

봉순 : (공갈 옆구리 쿡 찌르며 조용히) 여차하면 뭐?

공갈 : 아니, 뭐 여차하면 대식이밥 내가 먹는다고..


썰렁~ 일순 분위기 숙연해지는...

공갈 숟가락 드는데 봉순 숟가락 탁!

이때 들어오는 형조 관원들.


형조 : 형조에서 나왔수다.

심덕 : 아이고... 나리들... 어서오세요들... 어서...


대식의 방, 마굿간 등 대충대충 둘러보는 형조 관원들... 앉아서 술이랑 고기 먹는 관원들.

심덕, 봉순 열심히 나르고.... 한쪽에 앉아 그런 형조 관원들 모습 착잡하게 지켜보는 공갈.

심덕 엉덩이 살짝 만지고... 봉순 손 잡아끌어 앉히며... 술 따르라고 강요하는 관원들.

심덕과 봉순. 대식이 생각하며 꾹 참는.

공갈 참을 수 없다는 듯 벌떡 일어나 멱살 확 잡는다.


공갈 : 뭐하는 짓들이요? 수사를 하러 왔으면 수사를 해야지!

관원들 : 뭐, 뭐야? 당신~

봉순 : 아, 아부지... (말리는)


공갈, 확 웃통 풀면 가슴께에 온통 칼자국.

순간 관원들 움찔... 기분 나쁜 듯. 그만들 가세! 우르르 나간다.



#58. 형조 앞 / 낮


형판과 형조 관원들 우르르 나오는... 격쟁 당사자들. 일반 양반, 상민 할 것 없이 모여든 사람들 웅성거리고..


형판 : (두루마리 비단지 펴들며) 이번 격쟁은 모두 해결됐다. 허나 호판대감 그림도난 사건은, 전면 재수사를 실시했으나

         범인은 역시 장대식이 분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전하께서는 심히 안타까워하셨다.

         거짓격쟁을 고한 장대식의 벗은 장 100대에 전가사변이 마땅하나, 전하의 특별 어명으로 형벌을 사한다.


웅성웅성... 절망한 듯 두 주먹 꽉 쥐는 용이.



#59. 주막 / 밤


아이고 우리 대식아... 심덕이 쇠돌 붙잡고 주저앉아 엉엉 울고.

걱두, 봉순, 눈치 보고.. 공갈 심난한 표정으로 술 마시고 있다.

용이와 흥견 터벅터벅 들어오면.


심덕 : (달려와) 이 눔아. 어쩔거여. 어째... 니 놈들이 괜히 격쟁인지 뭔지 했다가 우리 대식이 괘씸죄까지 걸려 인자 죽게 생겼다.

         호판이 죽여버린디야~

용이 : (덜컥 심장 내려앉는) 주, 죽여요?


플래시 - 미술품창고 - 이명과 이민훈 대화....

이명 : 보름 후 이 숨은 돈을 청으로 은닉시켜 놓을 참입니다. 재산 은닉으로 청국만큼 안전한 곳이 없지요...


용이 : (입술 잘근 물고 주먹 꽉 쥐는) 두고 봐. 이명, 이 개자식!



#60. 흥견이 작업장 / 낮


그나저나 대식이 놈은 어쩌냐.. 걱정하는 걱두와 흥견.

용이 슬렁슬렁 들어온다.


용이 : 얼굴들이 왜 그래요? 어디 초상났어요?

걱두 : 이놈아 니는 대식이 걱정도 안 되냐?

용이 : 지은 죄가 없으니 풀려나겠죠 뭐... (하며 작업대에 걸린 가죽칼 하나 쓱 훔쳐 바지춤에 꽂는)

걱두 : 떠그럴~ 어디 이놈의 세상이 죄 없음 풀려나는 세상이냐?

흥견 : (실타래 같이 둘둘 말린 가죽뭉치 가지고 나가는)

용이 : (보는)



#61. 뒷문 앞 / 낮


흥견, 뭉치 휙 버리고 손 탈탈 털며 가면.. 뒷문 열고 나타나는 용이.

마치 전선처럼 둘둘 말려있는 버려진 가죽뭉치들.



#62. 숲속 / 낮


나무들 빽빽이 들어 차 있고 용이 나무에 표식 하는.

품에서 가죽칼 꺼내 나무에 던진다.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꽂히는 칼.

계속해서 칼 던지는 용이. 표정은 독기 어린...



#63. 호판 이명의 집 / 밤


날듯 다다닥- 담 넘어오는 일지매.



#64. 호판대감 미술품창고 복도 / 밤


꼬챙이 들고, 자물쇠 따려다 헉 놀래는... 자물쇠 구멍이 없다.

당황하는 용이 아무리 봐도 열쇠 구멍이 없는 처음 보는 자물쇠다.



#65. 쇠돌의 초옥 마당 (#33 - 과거) / 밤


단이 : (싸늘한) 돈 어디서 났냐구요?

쇠돌 : 그, 그것이...실은... 절대 어디 가서 소문 내믄 안 되네 잉. 호판대감댁 창고에 도적이 들었는디.

         그 육중한 쇳대를 따고 들어가 부렀대. 보통 놈이 아닌게벼.

단이 : 그래서요?

쇠돌 : (귀엽게 바짝 들이대며) 비밀 쇳대로다가 싹 개비해줘 부렀어. 인자 구신도 못 딸 것이네~~

단이 : 비밀 쇳대요?



#66. 미술품창고 안 / 밤


진홍수 그림 앞에 서 있는 변식과 이명.


변식 : 이게 그 유명한 눈물이군요.

이명 : 두루마리 비단에 그린 수묵 담채화네. (느끼듯) 인물.. 옷 주름.. 살아있는 것 같지 않나?

변식 : 옷이 많이 구겨지긴 했습니다.

이명 : (한심한 듯 보다가 분한 듯) 천~한 놈이 밥풀을 뭉개놔서 귀퉁이가 좀 상했지만.

         어쨌든 대감 덕에 찾았소. 내 이 은혜 잊지 않으리.


변식, 고개 끄덕이며 주변 둘러보다 문득 안쪽 벽 중앙에 걸려있는 한 <가면탈> 본다.

나무에 칠을 한, 귀면 형상의 가면 목심칠면이다.


변식 : 저건?

이명 : 아, <목심칠면>-?


변식, 목심칠면에 관심 보이며 가면 쪽으로 다가가면, 이명 횃불 들고 따라오며 설명한다.


이명 : 신라 때 만들어진 탈이라네. 옻나무에 칠을 하였는데, 저 눈알은 황금을 박은 것이야.


목심칠면 앞, 이명 들어 보이면.. 아른거리며 신비로운 느낌의 목심칠면.


변식 : 황금이라... 한번 써 봐도 되겠습니까?

이명 : 그러시게나.


변식, 팔 목심칠면 쪽으로 막- 뻗는데, 들어오는 종복.


종복 : 대감마님. 주안상 마련되었사옵니다.

이명 : 시장하시지? 내 거하게 차려 놓으라 일렀네. 가세나.


나가면...어둠 속 적막.. 잠시 후, 어둠 속에서 가죽 끈 잡아당기는 손.



#67. 저자 공터 / 낮


사람들 웅성웅성 모여 있고, 대식이 묶인 채 단위에 서 있다.

부들부들 떨고 있는 대식.


시완 : 사대부가의 물건을 훔친 죄, 마땅히 만백성에게 경고하는 바, 죽음으로 다스리라는 명이시다.


아이고 대식아... 주저앉아 목 놓아 우는 심덕... 봉순.. 그런 심덕 붙잡고...

쇠돌, 걱두, 흥견 어쩔 줄 몰라 하는...


대식 : (부들부들 떨며) 서, 성... 용아... 아줌니... 아제... 아부지..



#68. 길... / 산지.. 밭길 / 낮


얕은 산길. 두 마리 소가 끄는 대형 수레, 거적으로 덮은 수레에는 짐 가득. 거적 틈새로 켜켜이 쌓여 있는 사과상자들 보인다.

수레 양 옆으로 무장한 사병 십 수 명이 호위하고 있고. 힘겹게 걷는 소의 발이 밭에 심어진 봄동 밟고 지나간다.

소의 고삐 잡아당기며 서두르는 인부. 음메. 소 울음소리 들리자 곧바로 이어지는 굉음.

펑펑펑펑~ 연속으로 폭탄 터지는 굉음소리.

수레 양쪽 호위병들 일제히 놀라 엎드리며 굉음 나는 쪽 돌아보는....



#69. 미술품창고 복도 / 낮


걸어오는 이명... 막 열쇠 따려다 헉 놀라는..



#70. 수레탈취 현장 / 낮


숲속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그러나 더 이상의 폭탄음은 들리지 않고. 주위 고요해진다.

후 - 한숨 쉬며 몸 일으키는 인부들... 무슨 일이야? 하며 돌아보다 놀라는...

그 위로 이명의 비명소리. 으아아~



#71. 미술품창고 / 낮


진홍수의 도연명화 인물초상에 온통 우스꽝스런 낙서 돼 있다.

그림 Z.O 하면 바로 위 벽에 그려진 호방한 홍매 한 가닥과 재래 [再來] (또 왔다 감, 두 번째로 옴) 한자.

으으으~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뒤로 넘어가는 이명.


이명종복 : (뛰어 들어와) 마님. 큰일 났습니다. 수레가..수레가..



#72. 수레탈취현장 / 낮


수레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다. 헉- 놀라는 인부들.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

주변은 나무 몇 그루와 허허벌판.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인부들 두리번거리며 황당해 하는.. 그 위로


이명e : 뭐? 수레가 사라져? 윽~ 내 돈, 내 돈!!!



#73. 새남터 / 낮


묶여있는 대식. 얼굴에 눈물 콧물 범벅... 사시나무 떨 듯 덜덜 떠는...

플래시- 탈 쓰고 줄 타는 대식부.. 밑에 앉아 징 치며 흐믓하게 바라보는 어린 대식...


대식 : 아부지.. 아부지랑 꼭 한번 걸판지게 놀아보고 싶었는데.


지켜보고 서 있던 공갈, 비장한 표정으로 품속에서 단검 확 빼들며 달려 나가려는 순간.


송나장 : 자, 잠깐만요!


송나장, 시완에게 귓속말로 속삭인다. 얼굴 새하얗게 질리는 시완 분한 듯 부르르 떨다 뛰어간다.


송나장 : (대식 풀어주며) 자넨 살았네. 진짜가 다녀갔대.


진짜? 진짜 도적? 진짜가 따로 있어? 웅성거리는 구경꾼들...

후 안도의 한숨 내쉬며 다시 검 집어넣는 공갈.

막 뛰어온 듯 헉헉거리며 구경꾼들 뒤에 서 있는 용이. 후 안도의 한숨.


용이 : (눈물 그렁) 이번엔 실수 안했어...누이...



#74. 미술품창고 / 낮


문 바깥 쪽 한쪽 고리가 툭 떨어진 채..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자물쇠.

유심히 살피는 시후, 안으로 들어간다.



#75. 미술품창고 안 / 낮


잘려나간 문고리와 열린 문. 그림의 낙서 유심히 살피는 시후. 바닥에 떨어진 끈 발견한다. 안쪽으로 연결된 끈.

종복들 부축 받으며 초췌하게 서있는 이명.


이명 : 내가 분명히 쇳대를 열고 들어갔고. 그때만 해도 문고리는 멀쩡했네.

강민학 : (갸웃하는)

시후 : 마님이 열쇠를 열 때 문고리는 이미 잘려 있었습니다. 그때 범인은 안에 있었습니다.

이명 : 그게 무슨 소리냐?

시후 : (가죽끈 내밀며) 보십시오. 범인은 마님이 오시기 전에 이미 문고리를 잘라놓고,

         이 줄로 잘린 부분을 안 보이게 고정시킨 다음.. 마님이 나가신 후에 안에서 이 줄을 확. (하며 줄을 잡아당기면)


플래시 어둠 속에서 툭 잡아당기는 줄. 고리 하나가 툭 떨어져 나가며 한쪽 고리에 대롱대롱 매달린 쇳대.

끼익. 문 열고 나오는 일지매.


이명 : 허나.. 이 안에 있었다면 내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네. 더구나 여긴...

시후 : 예. 숨을 곳이 전혀 없죠... 바로 저기 있었습니다.

일동 : (고개 돌리는)


목심칠면 앞, 이명 들어 보이면.. 아른거리며 신비로운 느낌의 목심칠면.


변식 : 한번 만져 봐도 되겠습니까?

이명 : 그러게나.


변식, 손 뻗치면, 목심칠면 뒤 눈동자.. 일지매다.

팔 목심칠면 쪽으로 막 - 뻗으면 긴장하는 일지매... 낭패다! 하는 표정,

그때 들어오는 이명의 종복


명일종복 : 대감마님. 주안상 마련되었사옵니다.

이명 : 시장하시지? 내 거하게 차려 놓으라 일렀네... 가세나.


이명 나가면 어둠 속 목심칠면 흔들리고... 가면 앞으로 쓱 나오면.. 가면 벗는 일지매...


이명 : 뭐? 내 눈 앞에.. 그 놈이?

시후 : 예. 범인은 검은색 복장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이 목면 뒤에 서 있으면 바로 눈앞에서도 보이질 않죠.

         (바닥 흙 집어보이며) 범인의 신발에서 떨어진 흙입니다.

이명 : (머리 잡다가 시후 손 덥썩 잡으며) 여보게..내 돈 좀 찾아주게. 내 어찌 모은 돈인데! 내 돈이 몽땅~ 사라졌어!!!

시후 : (강민학 보면)

강민학 : (고개 끄덕이며) 가 봐. 여긴 내가 있을테니...



#76. 수레탈취 현장 / 낮


시완이 현장 수사하고 있다. 밟히고 짓이겨진 배추들. 그 위에 서 있는 시완.


시완 : 멀리 도망 못 갔을 것이다. 인근을 샅샅이 뒤져라.


나장들 흩어지고...시완 분한 듯... 걸어오는 시후.


시완 : (같잖다는 듯) 넌 여기 왜 왔어?

시후 : 호판대감께서 가 보라셨습니다.


봄동밭 돌아보는 시후, 시완 분한 듯 씩씩거리다 홱 가고..

시후 밭 앞에 서 있는 나무에 찍힌 칼자국 발견한다. 이윽고 봄동밭에서 미세한 잿가루 발견하는 시후, 만져보다 숲 쪽 보는.



#77. 인근 숲 / 낮


주변 둘러보는 시후. 나무 아래 타다만 줄.. 재... 화약 냄새.

갸웃하는 시후.



#78. 심덕의 주막 / 낮


대식의 무사귀환 출소를 축하하기 위해 쇠돌, 걱두, 흥견 다 모였다. 떡잔치...

공갈, 걱두, 쇠돌 거하게 취해있고.. 쇠돌 어깨 잔뜩 힘 들어가 있다.


쇠돌 : 그랑께 이것이 다 우리 용포졸이 심 써서 풀려난 거시여.

봉순 : 포조올~? 허, 어느 청 포졸이 배 바지에 기름떡칠을 하고 다닌답디까?

쇠돌 : 뭐? 그것이 뭔소리냐...

대식 : (순간 시무룩해서 일어난다)

흥견 : 어디 가?

공갈 : (술 마시고 끄억-) 섭섭흐냐? 용이가 코빼기도 안 비쳐서?

대식 : (어깨 축 늘어뜨리고 간다)

흥견 : (속상한 듯 보는)

쇠돌 : (봉순 잡으며) 긍께 그거시 뭔 소리냥께? 배바지에 떡칠이라니?

봉순 : 아제 아드님이요. 아주까리파 상~ 똘마니라구요. 포졸은 무신...

쇠돌 : 뭐, 뭐시여... 그, 그랄 리가 없어. 가시나야 니가 뭘 잘못 봤거제... 안그냐? (돌아보면)

걱두 : 하기사, 용이 포졸 복 입고 다니는 걸 못 봤다 우리도.

쇠돌 : (갸웃.. 그러고 보니 그렇다)

봉순 : 참말이요. 아주까린지 들기름인지 그 놈의 시끼들이랑 채소전 깨부수는 거, 내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깐요.

쇠돌 : (우씨! 이 눔의 시끼... 확 뛰쳐나간다)

걱두, 흥견 : (걱정스레 보면)

공갈 : (중얼중얼) 관세음 보소~ 보소~ 용이 놈 욕보소~



#79. 마굿간 / 낮


대식 시무룩하게 거적 들추면 갑자기 확 들이대는 귀면탈. 헉- 놀라는 대식, 음메 아부지~


용이 : (탈 쓱 벗으며) 출옥 축하한다!

대식 : (울컥) 용아...

용이 : 봐라. 내가 다 고쳐 놨다. (으쓱)


대식 보면 나장들에게 밟혀 깨진 탈들, 다 수리돼서 벽에 걸려있다.

감격한 대식. 탈들 쓰다듬는.


용이 : (그런 대식 보다가..) 미안하다..

대식 : (돌아보며) 뭐가?

용이 : (차마 입 안 떨어지는) 그냥.. 그냥...

대식 : 싱건 놈... 다 들었다. 너 나 구해주려고 임금님 앞에서 드러누웠다메. (흑- 꽉 껴안는) 고맙다. 용아.

용이 : (가슴 아픈)



#80. 쇠돌 집 마당 / 낮


쇠돌, 한손에는 관복 들고 다른 손에는 몽둥이 들고... 대치 상황인 용이.


용이 : 언제 포졸시험 붙었댔어요? 아부지 혼자 그렇게 생각한 거지.

쇠돌 : 그럼 (관복 들이대며) 이건 뭐시여.

용이 : (시침 뚝-) 그거 제 꺼 아닌데요.

쇠돌 : (몽둥이랑 관복 집어던지며) 그려. 차라리 잘 됐시야.. 포졸나부래기 떨어진 게 나서.

         인자부턴 맴 잡고 과거공부 혀. 아부지가 확 뒷바라지 해 줄랑께.

용이 : 나 과거 안 봐요. 그냥 아주까리파에서 일할 거예요.

쇠돌 : 뭐, 뭐시여? 이 눔의.. (다시 몽둥이 들고 쳐드는 시늉)

용이 : (동요하지 않고, 당당히) 내 주제에 과거가 가당키나 해요? 아부지 성화에 마지못해 한 거지..

         아, 법으로야 양인도 과거 볼 수 있죠. 근데 합격한 놈이 누가 있어요? 다 양반 도련님들 들러리지.

         그게 현실이에요.. 제발~ 헛꿈 좀 그만 꾸시라구요!!

쇠돌 : (놀라고 당황한 듯) 그..근다고 해필 무..무뢰배질..

용이 : 무뢰배도! 줄만 잘 서면... 어설픈 양반님들보다 더 잘산대요. 나 그렇게라도 돈 벌고 출세할거예요.


순간 퍽- 푹 쓰러지는 용이, 싸리 빗자루 들고 있는 단이, 분노의 눈빛.


단이 : (흥분해서 입술 덜덜 떨리는) 이놈이.. 감히 아부지한테.. 니 눔한테 어떤 아부진데...니가 어떻게...


막 후려치는 단이. 용이 꼼짝하지 않고 맞는데, 그 표정이 서글픈..


쇠돌 : 아이고 단이... 왜 이랴.. 왜 이랴... (잡고 말리는)

용이 : (계속 맞는다 눈에서 눈물 그렁이는..)



#81. 쇠돌의 초옥 / 싸리문 밖 / 밤


쭈그리고 앉아 길 쪽 보고 있는 쇠돌. 단이 나와 그런 쇠돌 본다.


단이 : 이러고 밤 새실 거예요 그 놈 오늘 안 들어올 모양인데..

쇠돌 : (심난한 듯 한숨) 용이 말 틀린 거 하나 없당께..

단이 : (옆에 앉으며) 그러게 놈의 자식 너무 정 주지 말랬잖아요...

쇠돌 : (훌쩍 거리며) 짠헌 놈... 지가 얼매나 귀한 놈인디.. 해필 나 같은 상 모지리 놈이 데꼬 와 갖고...

단이 : (기막힌) 무슨 소리예요..이 녘 아니었음 그 놈 진즉 죽었어요.

쇠돌 : (울먹이며) 우짜까... 무뢰배가 웬 말이여...

단이 : (길게 한숨) 다 내 죄예요... 용이도... 우리 차돌이도...



#82. 매화나무 앞 / 밤


담장 아래 서서 매화 보고 있는 용이. 눈이 쾡하다.



#83. 미술품창고 / 밤


낙서 된 진홍수의 그림. 그 위에 그려진 매화.


강민학 : 왜 다시 여길 털었을까... 겨우 그림에 낙서나 하려고?

시후 : 다른 이가 억울하게 도적으로 몰려 죽는 걸 막으려 했겠죠.

강민학 : 자네 말대로면 멋진 놈인 걸?

시후 : 헌데... 왜 하필 홍매일까요? (벽에 그려진 매화 곰곰이 보는)



#84. 매화나무 앞 / 밤


담장 위에 앉아있는 용이. 슬픈 눈빛...


용이 : (매화 바라보며) 아버지.. 그 놈이 알까요?


플레쉬 컷- 새하얀 매화 검 그어지면 쓰러지는 이원호.. 매화위에 흩뿌려지는 피...


용이e : 소자가 그리는 핏빛 매화의 의미를...


용이의 서늘하고 슬픈 눈빛... 처연해 보이는 매화꽃잎들...



#85. 이원호의 옛집 / 안채 마루 / 낮


다과 앞에 놓고, 담소 나누는 은채와 고모.


은채 : 집이 참 정갈하고 살뜰하게 꾸며진 듯합니다.

고모 : 다, 은채 니 덕이다... 역적의 집이라 찜찜했었는데 이리 훌륭하게 변할 줄 몰랐구나..

은채 : (찻잔 내려놓으며) 잠시 집 안 구경 좀 하고 오겠습니다.



#86. 이원호의 집 사랑채 / 낮


사랑채 중문으로 들어서는 은채. 마루에 앉는다. (휘파람새 소리만 나게 해 주세요.)

은채, 휘파람새 소리따라 담장 쪽 보다가 담장 기와 위에 눈감고 있는 용이 발견한다.

화들짝 놀라는 은채. 용이 얼굴 찬찬히 들여다보는데.

그때, 눈 번쩍 뜨는 용이.

순간 놀라서 균형을 잃고 기우뚱 하다 용이 몸 위로 넘어지는 은채.

두 사람 눈이 마주치는 순간... 두사람 놀라 마주보는 얼굴 위로 휘파람새 소리.. 휘익- 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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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하늘위를걷다 | 작성시간 12.03.24 정말 좋은 카페에요 ㅜㅜ 저도 언젠가 제 글로 드라마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공부하고자 찾아왔는데 이렇게
    유익하게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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