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SBS대본

[일지매] 1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0.25|조회수489 목록 댓글 0

[일지매] 15











#1. 북촌 골목 / 밤


터벅터벅 걸어오는 시후. 그때 저 쪽에서 허겁지겁 뛰어오는 강민학.


강민학 : (헉헉 거리며) 털렸대.

시후 : 예? (놀라는) 어느 집이요?



#2. 쇠돌의 초옥 / 방 안 / 밤


드르렁... 자고 있는 쇠돌. 계속 잠꼬대 한다. 우리 용이... 용아.. 불쌍한 내 시끼... 하며 코 드릉~ 골다

제 코고는 소리에 놀라 눈 확 뜨는 쇠돌. 얼른 고개 휙 돌리면 용이 코 드릉드릉 골며 자고 있다.


쇠돌 : (안심한 듯 보는) 짠헌 놈.. (얼굴 쓰다듬는)


다시 눈 감고 자는 쇠돌. 언제 깼었냐는 듯 곧바로 드르렁..드르렁...

살며시 눈 뜨는 용이. 자는 쇠돌 가슴 아프게 바라보는.



#3. 정형구 대감 집 창고 / 낮


금부관원들 모여 보고 있고.. 일지매가 턴 창고 안, 산삼이 있던 자리 벽에 호방한 매화가지 그려져 있다.

황망한 표정으로 매화 그림 바라보고 있는 시후.


시완 : (옆에 와 서서 비꼬듯) 오갑수, 김우진 대감댁도 털렸단다. 천우회명부집을 눈깔 빠지게 찾아봤는데

         그 세 대감들 이름은 없더구나. 대체 어찌 된 일이드냐?

시후 : (무시하는)

시완 : 범인은 천우회 집들만 턴다? 어쩌다 한번 맞췄다고 희희낙락 했었지? 소 뒷다리 잡은 줄 모르고.

시후 : (한심한 듯) 소 뒷걸음치다 쥐 잡았단 얘기 하려던 참입니까?

강민학 : 풋- (웃음 터지는)

시완 : (분해서 씩씩대며 부르르 떨다 꾹- 참고 빈정대듯) 어쩜 말이다. 저 시뻘건 매화가 꼭 니놈을 조롱하는 것 같지 않니?

         아니 그러냐? (얄밉게 시후 어깨 툭툭 치고 나가며 분해서 씩씩 대는)


시후 역시 분한 듯 매화 바라보는데..카메라 시선.. 다시 핏빛 매화로.



#4. 송의원집 마당 / 낮


마당에 산더미처럼 약재 쌓여있고 불 위에 작은 약탕기 줄줄이 올려져 있다.

걸터앉아 약 마시는 사람, 치료받는 사람 등 집안 여기저기 사람들 있고.

마당 한쪽 큰 가마솥에 죽 팔팔 끓고 있는.. 어슬렁거리며 들어오는 용이.


용이 : (솥단지에 코 들이대며) 이건 뭐래요? 아흐, 냄새 구려~

송의원 : 구리긴. 이놈아 300년 된 산삼이다.

용이 : (눈 확 커지며) 사, 삼백년 된 산삼? 어디 어디.. 우와~ 이 씁쓰름한 향기~ 키야~ 쥑이네.


용이, 나무국자로 산삼죽 떠서 입에 집어넣으려는데. 뒤통수를 탁- 때리는 손,

순간 용이 혀 날름거리며 입으로 손 가져가 아으~ 입 델 뻔.. 우씨~ 하고 돌아보는데 봉순이다.


봉순 : (용이 옷 뒷목덜미 잡아끌며) 일지매가 갖다놓고 갔어 이놈아. 봉기 때 다친 사람들 보양 좀 시키라고~

용이 : 아놔! 또! 그 박쥐같은 놈 얘기냐? 하여튼 그 놈 오지랖도 넓어요. 사람들이 우~우~ 해주니까 인기 관리 지대로 하는구만.

봉순 : (씁쓸하게 보는)



#5. 남문 저자 / 낮


잡화점 앞 <일지매 갑의 절찬리 판매> <매진 임박> 크게 써 붙여있고. 사람들 서로 옷 고르는..

매대 위에는 일지매 목검, 일지매 활 등등.. 잡화점뿐만 아니라 다른 온갖 전에도 <일지매 갑의 사면 목검은 덤!> 붙어 있고..

그 앞에서 아낙 치마 붙잡고 엉엉 우는 아이. 저거 사줘 사줘.. 난감해하는 아낙. 하는 수 없이 돈 꺼내는데..

그 순간 <매진> 붙으면.. 으아앙~ 땅바닥에 앉아 발 뻗고 우는 아이.

한쪽에는 초기 일지매 복장 입고 저자에서 (목검)칼싸움하는 아이들. 이얍- 내가 일지매다. 내가 진짜 일지매다.. 하는데.

울던 아이, 팔, 가슴에 철판 달린 최신 일지매복 (갑의) 입고 당당하게 나타나면.. 이야~ 아이들 부럽게 보는....

그 앞을 건들건들 지나가는 용이.


용이 : (버럭) 으이그 한심한 놈들아. 돈들이 썩었냐? 그런 박쥐같은 놈이나 따라하게.

         니들 부모들은 쎄 빠~지게 일하는데 저런 거나 사 입고 철딱서니들이 없어요... 철딱서니들이... 쯧쯧.


하는데 이얏! 소리와 함께 읍~ 고통스러운 용이 표정. 돌아보면 일지매복 입은 사내아이의 목검, 용이에게 강한 똥침!

어느새 용이 주변 포위하고 둘러 서있는 아이들, 모두 일지매 복장이다. 아이들 모두 용이 사정없이 째려보고 있는.


아이1 : (목검 쳐들며) 정치홍 같은 놈! 만백성의 왕, 일지매의 심판을 받아라!

용이 : 아놔~ 왕 좋아하네. 확 안 가? (하는데 또 한 번 들어오는 다른 꼬마의 강한 목검 똥침~) 으아아악~

         (우씨) 이런 쥐똥만한 놈들이~ (눈 부라리며 쫓아가면)


아이들, 겁먹고 으아악 도망가면.. 멈춰서는 용이.. 씁쓸한 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6. 심덕의 주막 / 낮


주막 안에 붙어있는 종이 <일지매 매화주 절찬리 판매 중!>

용이, 주막으로 들어오면 주막 안에 손님 가득 차 있다.


손님 : (용이쪽 보며) 어이~ 일지매!

용이 : (반사적으로 움찔하는)

손님 : 여기 매화주 한 사발~


용이 뒤쪽에서 예! 대답소리 들리는. 돌아보면, 일지매 갑옷 입고 있는 대식.

그때 주막으로 들어오는 공갈. 떠날 때 그랬듯 등에 봇짐 하나 달랑 메고.


공갈 : 보소..보소.. 일편덕이.. 나 왔소.. 나와 보소보소... (대식보고) 아니 나 없는 새 난리라도 났냐? 너 전쟁터 나가냐?

심덕 : (반갑게 뛰어와 맞는) 우리 서방 왔엉? 아흥 얼굴이 쪼옥 뽈았네. 나 보고 싶어 그랬구낭~

용이 : (짐짓) 뭐하고 인자 나타나? (심덕 들으라는 듯) 나루 앞에 기방이 나래비로 섰든디.

심덕 : (공갈 째려보며) 뭣이여? 기방? 어서 뭐하고 온겨? 불어. 언능.

공갈 : 청산....보소보소.. 서방을 뭘로 보소보소...

심덕 : (공갈 귀 잡고 끌며) 이 화상.. 일루 와...

공갈 : (능청스럽게) 어이 급하긴.. 알았어, 알았어.. 이 여편네 밝히는 것 좀 보소보소..

용이 : (가다 돌아보며 씩 웃고 눈 찡긋.. 애정이 담긴 미소)



#7. 의금부 앞 / 낮


시완 막 문 나서는데 용이, 어슬렁~어슬렁 걸어온다.


용이 : (쪼르르 달려가 옷 툭툭 털어주며) 도사님.

시완 : 어, 뼈까리! 너 마침 잘 왔다. 가자!

용이 : 어딜요?



#8. 정형구 대감 집 창고 안 / 낮


수사 중인 시후. 쇳대와 문을 살피고 있다.


강민학 : 쇳대는 꿈쩍도 안 했는데.. 참내.. 문을 잘라버릴 줄이야.

시완e : 뭐 좀 알아냈소이까?


시완 뒤에 졸졸 따라오는 용이. 시후 보는 서늘한 눈빛. 짐짓 시후 쪽으로 건들건들 걸어가서 넙죽 인사하는.


용이 : 아이고 나장나리.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지체만강하시고?

시후 : (한심한 듯 보는)

용이 : 여전히 말수 참 없으시네.. 그럼 수고! (시완에게 가는)

강민학 : (마땅찮은 듯 용이 보고) 저 놈은 왜 또 왔대? 변도사 찐드기야 뭐야. 사건현장에 함부로 데리고 다니고.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용이, 바닥에 남아있는 재 발견하고,

주변 눈치 살피다... 바닥에 남아있는 재 (줄 태운 재) 슬쩍 닦아내는데.


시완e : 그게 뭐냐?

용이 : (흠칫)

시완 : (옆에 쓱 앉아 궁금한 듯 들여다보는)

용이 : (잠시 당황하다 표정 바꾸며 한 손으로 재 만지고,

         명탐정 코난처럼 실눈 뜨고 다른 한 손 엄지와 집게를 세워 턱과 코에 대며 수사하듯) 잿가루 같은데요.

시완 : 잿가루?

용이 : 예. 분명 잿가룹니다. 여기 잿가루가 있다는 건 뭔가 태웠다는 건데.. (호들갑스럽게) 혹시 밧줄을..?

         그럼 천장 위에서 내려왔다가 천장 위로 나간 거 아닐까요?

시완 : (손가락으로 재 만지다 눈빛 반짝, 벌떡 일어나 문 쪽 살피고 있는 시후와 강도사에게 큰소리로 자신만만)

         백날 문짝만 노려보고 있음 뭐하나. (재 있는 자리 위쪽을 가리키며) 놈은 저 위로 들어왔다.


의외의 발언에 놀란 시후와 강민학 시선집중..!

다가와 바닥에 잿가루 있음을 확인하는 시후.


시완 : (한껏 잘난 척) 천장을 뜯고 밧줄을 타고 내려와서, 물건을 훔친 다음 다시 밧줄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간 거지.

         밧줄을 태운 건 어디로 들어왔다 어디로 도망갔는지 흔적을 없애기 위한거야.

강민학 : (바깥문 가리키며) 그럼 저 문은 왜 부서져 있수?

시완 : (순간 당황) 그야~ 아.. 그거? 밧줄 타고 들어왔다가, 나갈 땐 천장이 아니라 저 문 이음새를 자르고 도망친 거네.

강민학 : (그렇군... 끄덕이면)

시후 : 아닙니다. 일지매는 저 위에서 내려 온 게 아니라, 분명 밖에서 들어왔습니다.

용이 : (무슨 말인가 휙 돌아보는)

시후 : 이 문은 안쪽에서 자른 게 아니라 바깥쪽에서 자른 겁니다.


시완, 강민학 등 와서 문 이음새 잘린 흔적 보는. 분명히 밖에서 자른 흔적이다.

그 흔적에 용이도 보고 놀라는...


강민학 : (쌤통이다) 이번엔 변도사가 잘못 짚었군.

시완 : (당황스러운) 허, 허면... 이 재는 뭐란 말이냐?

시후 : (잿가루 보며 자신도 그 부분이 설명이 되지 않는) 글쎄요... 어쩌면...

용이 : (긴장해서 보면)

시후 : 변도사님 말씀대로 그 놈이 천장을 뜯고 들어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바깥쪽에서 이음쇠가 잘린 것이니..

용이 : (긴장해서 보면)

시후 : 그렇다면, 공범이 있다는 얘기죠.

강민학 : (놀라운 듯 고개 끄덕이며) 아... 공범?

시완 : (못마땅한 듯) 공범은 무신..

용이 : (갸웃하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잘린 이음새 바라보는)



#9. 쇳대매장 / 낮


어깨 축 늘어뜨리고 힘없이 쇳대 만들고 있는 쇠돌.

그런 쇠돌의 표정과는 달리 길게 줄서서 북적이는 사람들. (대부분 양반 댁 종복, 집사들)

공갈, 서서 번호표 나눠주며 주문 받고 있다.


공갈 : 이승민 대감댁 물고기 쇳대 세대! 이금보 대감댁 연꽃쇳대 두 대에 쇠로 만든 자물쇠 고리 추가!

         어이 거기- 거기 새치기! 새치기! (하며 큰소리로) 줄을~ (하고 새치기하는 종복 끌어내려는데

         종복, 공갈에게 쓱 한 닢 쥐어주는, 공갈 목소리 급 낮추며) 대시오.. 많이 대시오..

쇠돌 : (후 한숨, 하나도 신나지 않은)

흥견 : (주머니 들고 뛰어 와) 울 아부지 여기 안 오셨어요? 아침부터 안 보이네... 송행수 댁 당혜 갖다드려야 되는데..

쇠돌 : 어~ 느그 아부지 부업허러 갔시야~

흥견 : 부업이요?



#10. 북촌 사대부가 담장 / 낮


기존 담에 새로운 담을 쌓아 담장 더 높이고 있는 일꾼들.

담 위에 가랑이 벌리고 걸터앉아 밑에서 올려주는 돌 받아서 쌓고 있는 걱두. 올라오는 모든 돌 나름 진지하게 살피는..


걱두 : 어허. 미끌미끌한 돌은 안 된댔지. (다시 내려 보내며) 우리 일지매님께서 이 집에 왕림하시다

         그 돌에 미끄러져 자빠지기라도 함, 자네들이 책임질겨? (하는데)

인부들 : (신나서) 어이구, 안되지. 절대 안 되지...

집사 : (걸어오며) 어이- 서두르게. 해 떨어지기 전에 마쳐야 하네.

걱두 : 아, 예~예~ 어이, 거기 흙 좀 팍팍 발라.. 꼼꼼하니... (하다가 집사 가면) 거, 대충 발라. 대충~ 거 중간중간 좀 파 놓고..

         아, 우리 일지매님께서 딛고 올라올 자린 만들어 놔야 할 거 아녀.

인부들 : (좋아라) 알았어~ 알았어.



#11. 객점 앞 / 낮


종복, 은채에게 고삐 넘겨주고 인사하고 가는. 흑마 쓰다듬으며 좋아하는 은채.


섬섬 : (놀라 뛰어와 보는) 웬 말입니까?

은채 : 아버님께서 보내 주셨다.

섬섬 : 치~ 노발대발 난리치실 땐 언제고. 아씨 사고 치지 말고 조신하게 있으라는 뇌물 아닙니까?

은채 : (미소 지으며) 그러게. 아무래도 그런 까닭인 듯싶다.

섬섬 : (입 삐쭉) 아씨 소원 푸셨습니다. 그리 갖고 싶어하더니. 쇤네 같음 떨잠, 옥지환, 노리개.. 뭐 그런 것 사달랠텐데...

은채 : (말 쓰다듬으며) 참, 잘 생겼지?

섬섬 : (치-) 말이 잘 생겨봤자 말이지. 딱 말상이네. (불현듯) 가만 이 말, 누구 닮았네....

은채 : (누구?)

섬섬 : (씨익 웃으며) 아씨. 이 놈, 이름 아직 안 지으셨죠?

은채 : (끄덕)

섬섬 : 허면 쇤네가 지어드릴까요? 일지마 어때요?

은채 : 일지마?

섬섬 : 딱이죠? (꿈꾸듯) 까맣고.. 날쌔고... 일.지.마.

은채 : (풋- 웃는)


시후, 우울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은채, 시후 보고 순간 표정 바뀌는. 아직 서운함 남은...


시후 : 얘기... 들었느냐..

은채 : 예. 이번엔 세 집 다 천우회 회원들이 아니었다면서요?

시후 : (끄덕이면)

은채 : 것 보십시오. 제가 그럴 리 없다 했잖습니까.

시후 : (섭섭한) 어쩌다 그런 도적놈 따위를.. (말말자 싶은) 아니다.. 그만 가마. (돌아서서 가는)

은채 : (속상 한 듯 가는 시후 보는)



#12. 장만동 초옥 / 낮


마당에 쫙 늘어져 있는 각종 덫들. 은복에게 하늘코 (챌목매) 설명해 주고 있는 장만동.


장만동 : 요, 생나무 가지를 휘어 가꼬 말뚝에 살짝 걸어두면 토끼가 지나가다 이걸 밟고 까꿀로 휙--

은복 : (울먹) 토끼가 불쌍해~ 아부지.

장만동 : (걱정스러운 듯) 아이고. 이눔아.. 니를 키우는 이 애비가 더 불쌍허다.


하는데 뒤에서 들리는 인기척. 흠- 돌아보는 장만동과 은복.


김익희종복 : 자네가 장만동인가?

장만동 : (눈 꿈뻑) 헌데.. 뉘슈?



#13. 인적 없는 모처 / 낮


김익희 뒷짐 진 채 먼 곳 응시하고 있고, 그 옆 장만동, 신나서 얘기중이다.


장만동 : 확실하다니까요. 돌아가신 심기원 대감님도 그 놈을 만났었습니다요.

            심대감님 처형 날도, 도망친 관노년 목매 죽던 날도 그 놈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요.

김익희 : (돌아보며) 그래?

장만동 : 예 나리. 일단 만나나 보십시오. 그 놈이 분명하옵니다요.

김익희 : 좋네. 그럼 가 전하게. 아비의 죽음에 대해 알고 싶으면, 내일 진시에 여기로 나오라하게. (* 자막 - 진시: 오전 9시경)

장만동 : 예. 나리.

김익희 : (돈 주머니 주며) 확실하면 나머질 주겠네. 그리고 이 일은 절대 비밀임을 명심하게.

            만약 비밀이 누설될 경우 자네와 자네 아들 목숨도 끝장이야.

장만동 : (좋아라하는) 암요, 나리.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김익희 가면, 돈 세며 헤죽거리는)



#14. 조정 안 야외다리 위 / 낮


걸어오는 김익희. 변식, 김익희 보고 있다가 일부러 급히 뛰어오는 척.


변식 : (주변 두리번거리는 척) 혹시 얘기 들으셨소이까?

김익희 : (불편한 듯) 무슨..

변식 : (귀에 대고) 이원호의 아들이 살아있답니다.

김익희 : (흠칫 놀라는)

변식 : 김집의도 이원호랑 절친한 사이 아니었습니까? 허니, 절대 전하께는 알리시면 아니 됩니다.

김익희 : (낭패인 듯한 표정이다가 바로 얼버무리는) 아, 그 소문이요. 저도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소문 듣고 수소문해 봤는데... 그게... (짐짓 눈치 보는)

변식 : 그게?

김익희 : 아닙니다.

변식 : (눈 반짝) 찾았습니까?

김익희 : 실은...

변식 : (침 꿀꺽)

김익희 : 찾긴 찾았는데... 얼마 전에 죽었답니다.

변식 : (말렸다) 주, 죽어요?

김익희 : 예. 최근까지 살아 있었다는데.. 지 누이 처형된 후, 패싸움에 휘말렸다... 칼에 맞아..

변식 : 그, 그래요?

김익희 : 예. 시신까지 직접 확인했습니다. (변식 표정 살피는)

변식 : 아. (후- 가슴 아프고 충격 받은 듯) 아.. 그 어린 아이가 무슨 죄라고.

         내가 미리 찾았으면.. 친 자식처럼 보살피고 키웠을 텐데..

김익희 : (기 막힌 듯 변식 바라보는)



#15. 사천의 처소 / 낮


생각에 잠겨 자리에 앉아있는 사천. 이마에 흉터 가시지 않은.


무이e : 전하, 납시었습니다.


놀라 벌떡 일어나는 사천.

인조, 무이와 함께 들어온다. 사천, 인조에게 목례하고. 사천이 앉았던 자리에 앉는 인조.


인조 : (인자하고 부드러운 말투) 앉거라.


사천, 인조 앞에 앉으면.. 무이, 밖으로 나간다.

인조, 사천을 보는데.. 사천의 오른쪽 눈썹 바로 위,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인조 : (부드러운 어조로) 어리석은 놈.. 왜 피하지 않았드냐.

사천 : 그것이 칼이었더라도 소인은 피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인조 : (작은 한숨) 미안하구나.

사천 : 전하는 제 하늘이십니다.

무이e : 전하, 병판대감께서 오셨습니다.

인조 : 들라 해라.

변식 : (들어오는) 전하께옵서, 예 납시어 계신단 말씀을 듣고..

인조 : 무슨 일이더냐.

변식 : 이원호의 아들이 죽었다하옵니다.

인조 : 뭐라? 확실한 것이냐?

변식 : 예, 확실하옵니다. 김익희 입에서 직접 들었습니다. 시신까지 확인하온 줄로 아뢰옵니다.

인조 : 믿을 수 있겠느냐?

변식 : 소신이 사람을 시켜 확인해 본 결과 확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조 : 그래? (고개 끄덕) 그럼 내일 오랜만에 사냥을 좀 나가볼까?

변식 : 예?

인조 : (왜 못 알아들어.. 짜증스런 표정) 사냥 할 게 있질 않느냐.

사천 : (이미 알아들은) 예. 전하. 준비시키겠습니다.

변식 : (여전히 무슨 말인가?)

인조 : 정명수도 달랠 겸... 정리할 건, 이제 그만 정리해야지.

변식 : (그제서야 무슨 얘긴지 알아들은) 아. 사냥.. 제 말~이 그 말이고 제 뜻~이 그 뜻이옵니다.

         전하 소신도 간만에 몸 좀 풀어보겠습니다.



#16. 저자 뒷골목 / 낮


골똘히 생각하며 걸어오는 용이.


용이 : (혼잣말) 누구지? 누가 이음쇠를 잘라놨지?

장만동e : 어이, 겸이.

용이 : (문득 돌아보면 장만동이다) 아놔! 이 아제 요새 잠잠하다 했더니 또 오셨네. 하기사 통 안 보이니 궁금하긴 합디다.

         어뜨케 여전히 킁! ???????

장만동 : 할 말 있어 왔다. 낼 진시에 (주변 둘러보다 귓속말로 얘기하는)

용이 : (심각하게 듣다가 확 짜증) 아놔~ 또 아부지 타령이야? 울 아부지가 왜 죽어~

         한양 대가댁 집은 다 울 아부지 쇳대가 지키는고만!

장만동 : 아무튼 난 말 전했다. (가는)

용이 : (소리치며) 아놔. 킁~ ??????!!! 하이튼 꼭 생긴 것처럼 드러~드러~

         (장만동 가자 매서워지는 눈빛. 심각한 표정) 사헌부 집의 김익희?



#17. 풀무간 외경 / 밤



#18. 일지매 아지트 / 밤


명부집 베껴놓은 종이(책) 꺼내 후다닥 펼치는 용이.

죽- 명단 확인하면 아직 일지매가 들어가지 않은 천우회 회원 명단 중에 <사헌부 집의 김익희> 적혀 있다.

눈빛 반짝이는 용이.



#19. 쇠돌 초옥 마루 / 밤


마루에 앉아 있는 쇠돌. 방에서 나오는 단이.

마루에 앉아있는 쇠돌 머릿속 만져보며 살피는 (봉기때 다친 상처 아직 아물지 않은) 단이.


단이 : 잘 안 아무네..(속상한 듯) 그러게 좀 피하지. 바보같이 나 감싸느라 그 매를 다 맞더니..

         (방으로 들어가며) 들어와요. 약초 발라 줄 테니.

쇠돌 : (멍하니 싸리문 쪽 바라보며 시선 단이 쪽으로 돌리지 않은 채) 아녀, 다 낫어 부러써. 인자 한태기도 안 아프고만.

         그란디, 이놈은 왜 여적 안온댜~ 이놈이 들와야 내가 잘 것인디.

단이 : ?

쇠돌 : 오늘밤은 뭔 일이 있어도 안 놓칠겨. 꼭 끼고 잘 겨.

단이 : (무슨 말인가) 마음대로 하세요. 그럼. (하며 문 쾅 닫는)



#20. 쇠돌의 초옥 / 단이 방 / 밤


서운한 듯 얕은 한숨 내쉬는 단이. 고개 돌리는 단이 시선 따라가면..

깨끗한 이부자리 바닥에 곱게 펴져있고, 그 위에 나란히 놓여있는 베개 두 개.

단이 섭섭한.. 빨갛게 바른 입술 닦아낸다. 연지통 뚜껑 닫아 올려놓는.



#21. 심덕네 주막 / 밤


어슬렁 어슬렁 들어오는 용이, 보면.. 봉순 밥상 내려놓으며 힘든지 어깨 두드리는.

어이- 매화주 안 갖고 와? 하면.. 봉순, 가요- 하며 또 일하고..

그런 봉순 짠하게 보는 용이.


봉순 : (용이 발견하고 금세 얼굴 밝아지는) 용! 왔어? 울 주인님도 매화주 한 잔 주까?

용이 : (건들건들 평상위에 앉으며) 나 술 못 마시는 건전한 청년인 거 몰라? 매화준 됐고, 이리 와서 잠깐 앉아 봐.

봉순 : (바짝 앉아서 눈 반짝) 왜?

용이 : (가슴팍에서 각서 꺼내는)

봉순 : (우씨-) 왜? 또? 뭘 잘못 했는데.

용이 : (갑자기 각서 짝- 찢는다. 봉순 놀라 보는데) 자유다~

봉순 : (실망한 듯 눈 꿈뻑꿈뻑) 왜?

용이 : (의외의 반응) 왜? 풀어준다는데.. 싫어?

봉순 : (착 붙으며) 싫어. 난 너의 영원한 반빗이 될꼬야~

용이 : 아놔 이게 돌았나? (봉순 확 떼 내고 각서 더 잘게 찢으며) 누구 맘대로?

         (찢은 각서 더 잘게 찢으며) 가라. 가. 제발 가. 엉? 너 안 가믄 포청에 고발한다. (하며 일어나는데)


일어나는 용이를 다급히 붙잡아 이끄는 봉순, "이리 와봐" 아놔 왜 이래.. 주막 뒤편으로 끌려가는.



#22. 주막 뒤 / 밤


용이를 벽 쪽에 탁 밀어 붙이고, 양팔로 용이 벽 안에 가둔 채.


용이 : (봉순 기세에 약간 눌린) 왜, 왜 이래?

봉순 : (눈 찡긋) 겁먹긴. 주인님이 날 풀어 준대니 나도 은혜는 갚아야지. (하며 얼굴 가까이 들이대는)

용이 : 이, 이게.. 미쳤나..


이리 와 봐. 터프하게 용이 팔 벽에 고정시킨 채. 입술을 무작정 들이대는 봉순.

용이, 비켜 왜 이래 몸부림치다 봉순과 입술 스치는.. 순간 멈칫. 놀라 봉순을 팍- 밀치는 용이.


용이 : 에이씨.. 이게 진짜 돌았나. (하며 소매로 입술 쓱쓱 닦으며 막 도망가는) ??. ??.

봉순 : 저거저거 얼굴 발개지는 거 봐. 가만, 너 처음이냐? 첨이지? 짜식 그렇게 안 생겨놓고 완전 순진하네.


들킨 듯 용이 흥분해서 주먹 쥐고 너 주겄어. 하며 가는 용이 멍하게 보는 봉순. 자기 입술 만지며.. 좋아라~



#23. 일지매 아지트 / 밤


정든 아지트 휘 둘러보는... 벽에 걸려있는 일지매 갑의. 무날검. 등...

그 앞에 서는 용이.


용이 : 그래, 내일 김익희대감을 만나면... 이제 다... 끝나겠구나.


용이. 문득 탁자 위 한 쪽에 놓여있는 영견 보는...문득 애틋해지는.



#24. 객점 / 밤


객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섬섬과 가마꾼들.

은채, 나오는.


은채 : 섬섬이 태우게.

섬섬 : 예. 아씨?

은채 : 내겐 말이 있질 않니? (섬섬 귀에 대고) 일지마!

섬섬 : 예? (못 말리겠다는 듯)



#25. 객점 마구간 앞 / 밤


마구간에서 일지마 끌고나와 올라타는 은채. 고삐 잡고 막 출발하려는데..

찰랑찰랑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은채 머리 위로.. 눈앞으로.. 한 두 잎 나풀나풀 꽃잎 떨어지는.

문득 위 올려다보는 은채 눈에 나뭇가지 위에 걸터앉아 내려다보고 있는 일지매 보인다.


은채 : (놀랍고 반갑지만.. 이내 서운한 표정)

일지매 : (씩 미소) 활솜씨가 보통이 아니시던데요?

은채 : (섭섭한, 앞 보고) 그동안 제가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아십니까? 그리 다치시고... 대체 얼마만인 줄 아십니까?

일지매 : (정색하고) 제 목숨을 구해주셔서.. 고마웠단 말.. 하러 왔습니다.

은채 : (여전히 섭섭한)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말고삐 쥐고, 출발하는... 뚜벅뚜벅 말발굽 소리내며 가버리는.

그렇게 가버리는 은채, 잡지도 못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일지매의 슬프고 애달픈 눈빛.

그저 멍하니 은채 사라진 어둠 바라보고 있는데... 다시 뚜벅뚜벅 말발굽소리.

보면, 다시 돌아온 은채. 일지매 올려다보는. 반가운 일지매의 표정. 애틋한 두 사람의 눈빛.


섬섬e : 아씨---


반사적으로 소리 나는 쪽 돌아보는 은채.

그때 나무에서 휙 뛰어 내려 은채 뒤에 툭 올라앉는 일지매, 은채가 잡고 있던 말고삐 뺏어 쥔 채 말머리 휙- 돌리더니,

소리 나는 쪽 반대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하는.

놀란 은채, 이내 설레고 좋은....



#26. 숲길 / 밤


은채를 앞에 태우고, 뒤에 앉아 고삐를 잡고 달리는 일지매..

달빛 아래, 말 달리는 일지매와 은채의 다정한 모습.



#27. 매화나무 집 담장 밖 / 밤


또각또각 걸어오는 말. 일지매와 은채 태운 일지마다. (이번엔 은채가 앞, 일지매가 뒤쪽에 앉은)

매화나무 집으로 오자, 약간 당황하는 일지매. 애써 감추는.


은채 : (담장 밖으로 나온 앙상한 매화나무가지 바라보며) 모르시지요? 매화꽃이 필 때면,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일지매, 슬픈 눈으로 매화나무 바라보다 휙 담장 위로 올라서는.

은채에게 손 내밀면, 은채 올라가 일지매와 함께 담장 위에 나란히 앉는..


은채 : 제겐 특별한 곳이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일지매 : (은채 보면)

은채 : (매화나무 보며) 어릴 때 이곳에서 한 아이를 만났는데.. 제 첫 연정이었습니다.

일지매 : (놀라 보면)

은채 : 헌데... 그 아이가 죽어버렸습니다. 아직까지... 제겐 애틋함으로 남아있지요.

일지매 : (물끄러미 보다) 죽어서도 그 아인.. 행복하겠네요.

은채 : (슬픈 미소) 그리고.. 여기서 한 사내를 만났습니다. 혹시 죽은 그 아이가 살아 돌아온 게 아닐까..

         잠시 그런 바보 같은 생각도 했었습니다.

일지매 : (애틋한 눈빛으로 보는)

은채 : (씁쓸하게 웃으며)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아주 잠깐 동안이었지만 그 사내.. (하다 말 멈추는)

일지매 : (은채 시선 따라 매화나무 보는데..)

은채 : 그리고..


차마 더 이상 말 잇지 못하고 은채 일지매 바라본다. 매화나무 바라보고 있는 일지매의 옆선 바라보는..

다시 앙상한 매화나무를 아련하게 바라보는 은채. 그런 은채를 지그시 바라보는 일지매.

은채 얼굴에 흩날리기 시작하는 매화꽃잎.. CG..

일지매, 다시 고개 돌려 앞을 보면.. 어느새 만발한 매화꽃잎들.

두 사람 마주보는 얼굴에 매화꽃잎 흩날리는..


은채 : 얼굴.. 보여주실 수...



#28. 심덕네 주막 뒤채 / 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피는 봉순. 장독대로 다가가 장독 하나를 옆으로 밀고 흙 걷어내면.. 땅 속에 묻어둔 작은 항아리.

땅 파서 작은 항아리 꺼내는 봉순. 작은 항아리 뚜껑 열면, 하얀 소금 수북하다.

소금 걷어내는 봉순의 손, 그 속에 제법 많은 돈. 전대에 있는 돈까지 탈탈 털어 넣더니 항아리 꺼내 품에 꼬옥 안는 봉순.


봉순 : 우리 용이 기쁘게 해 줄거야.



#29. 매화나무 집 담장 위 / 밤


흠칫 놀라 돌아보는 일지매, 은채와 시선 마주치는. 마주보는 두 사람의 애틋한 눈빛. 여전히 매화꽃잎 날리는 판타지.

은채, 일지매의 얼굴에 손 갖다 대면 반사적으로 은채의 손 툭 쳐내며 뒤로 얼굴 빼는 일지매.


은채 : (당혹스러운) 미안합니다.


당황스러워하는 은채. 그런 은채 바라보는 슬픈 일지매의 눈빛.


일지매 : 이제 다시 못 뵐지도 모르겠습니다.

은채 : 예? 왜....


일지매, 은채 그윽하게 바라보다... 자신의 이마에 두른 검은 띠 푸르더니, 은채의 눈을 가린다.

놀라는 은채. 이내 가만히 일지매 하는 대로 맡기고... 일지매의 검은 띠에 의해 눈이 가려진 은채...

일지매, 자신의 얼굴복면 벗고.. 눈 가리고 있는 은채에게 입 맞추는... 키스!

키스하는 두 사람 사이로 새하얀 눈처럼 흩날리는 매화꽃잎들. (판타지)



#30. 이원호의 옛집 / 안채마당 / 낮


소금으로 수북히 항아리, 소금 북북 긁어내는 봉순의 손. 소금 걷어내면 항아리 안에 엽전 가득하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는 은채고모.


봉순 : 쇤네한테 파십쇼. 이 집.

고모 : (기가 찬) 택도 없는 소리 말고 썩~ 물러가!

봉순 : (은채고모 앞에 다가앉으며) 마님, 이 항아리가 좀 작아 보이긴 해도.. 이 안에 구멍이 생각보다 엄청 크거든요.

         어떻게 구겨 넣다보면 쇤네도 들어간다니깐요.

고모 : 어허~

봉순 : 안 믿으시네. 이돈 꽤 된다니까요. (항아리 엎어 엽전들 우르르 쏟아내는) 마님. 제가 안 묵고 안자고 번 돈입니다.

         제발 좀 파십시오.

고모 : 이보게, 이 기집 좀 당장 쫓아내게.


종복, 봉순 끌어내려하면.. 봉순 툭 쳐내며.


봉순 : 아 쫌 비켜봐요~ (쏟아진 엽전들 항아리 속에 집어넣는데)

종복 : 아참 마님, 인부들 왔는데.. 시작하라고 할까요?

고모 : 그래. 다른 나무들 안 다치게 그 매화나무만 잘 뽑으라 하게.

봉순 : (매화나무란 소리에 깜짝 놀라는) 마님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안 되겠다. 내가 가봐야지.


은채 고모와 종복, 일어나 사랑채 쪽으로 가는데..

놀란 봉순 항아리에 마저 엽전 담고 후다닥 쫓아가는..



#31. 이원호의 옛집 / 사랑채 마당 / 낮


인부들 매화나무 밑 흙 파내기 시작하는 데.


은채고모 : 다른 나무 안 다치게 조심히 파내게.

인부 : 예. 마님. 헌데.. 백년도 넘은 매화나무를 왜..

은채고모 : 꽃이 필 때야 장관이지만 평소엔 너무 흉물스럽잖은가. 덩그러니 크기만 하고.. 어서들 뽑아내.

봉순 : 안돼요- 안 돼! (전속력으로 뛰어와 막아서는)

은채고모 : 얘 여적 안 갔냐? 썩 끌어내게.

인부 : (다시 흙 파내기 시작하면)

봉순 : (당황하다) 쇠..쇤네한테 파세요.

은채고모 : 뭐?

봉순 : (항아리 내밀며) 이 돈 다 드릴 테니까.. 쇤네한테 파세요. 나무 값으론 충분하잖아요.

은채고모 : (솔깃-) 그 돈을 다 준다고?

봉순 : 예. 쇤네한테 파세요.

은채고모 : 그래? 그래라 그럼. (하며 항아리 받으려는데)

봉순 : (항아리 다시 끌어당기며) 대신! 여기 꼼짝 말고 그대로 두세요. 절대 뽑으면 안돼요. 예?


<점핑>

숨차게 고모님- 부르며 중문 안으로 들어오는 은채. 따라 들어오는 섬섬.

은채, 매화나무 아직 뽑히지 않은 걸 확인하고 휴- 안도의 한숨 내쉰다.


은채 : 다행이다. 아직 그대로네.. (하며 매화나무 만지는데) 이 나무를 뽑으시겠다니요. 안됩니다. 고모님!

봉순e : 어허--- 비켜주셔요.

은채 : (돌아보면)

봉순 : 뒤로 세 발짝 물러서주시길 바랍니다.

은채 : 너?

봉순 : (씩 웃으며) 쇤네 꺼 거든요.

은채 : (어이없다는 듯.. 고모 돌아보며) 고모님-

은채이모 : (항아리 들고) 어차피 뽑으려고 했는데.. 돈까지 주고 팔래서..

은채 : 네?... (잠시 기막혀 하다가) 제가 그 열배 드릴 테니 팔지 마십시오. 그대로 두십시오.

봉순 : 어허, 한 발 늦으셨습니다. (은채 쪽으로 계약서 펼쳐 보이며) 이 매화나무는 오늘부로 봉순이 소유임.

         (척척 접어 품에 넣으며, 옆에 항아리 들면 안에는 엽전대신 물 가득 채워져 있는.. 매화나무에 물 휙휙 뿌리며)

         잘 자라라... 내 새끼 내년에도 예쁜 꽃 피워야지 어여 자라. 쑥쑥 자라...


은채는 어이없다는 표정,

봉순은 내가 이겼지~ 하는 뽐내는 표정.



#32. 김익희 집 앞 / 낮


김익희 집 나서는데. 사헌부 사령 다가온다.


사헌부사령 : 궐로 들어오시랍니다. 오늘 전하께서 사냥을..

김익희 : (난감한) 사냥? 아니 갑자기 웬...?

사령 : 그러게 말입니다. 조정대신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당장 전원 참석하라는 어명이십니다.

김익희 : (낭패인).. 알았다.



#33. 뚝섬 사냥터 / 낮


인조 옆에 사천, 정명수, 변식.. 그 옆으로 조정 대신들.. 김익희, 서영수, 이겹섭도 있다.

그 뒤로 의금부 관원들.. 말 타고 있는 시완, 강민학 등 도사. 서 있는 시후와 나장들.


인조 : 오늘 자네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니. 맘껏 사냥하게.

정명수 : 네.. (뚱한)

인조 : 걱정말게. 내가 정말 자네 아들을 추방할 것 같은가. 일지매만 잡으면 다 끝나는 일일세.

정명수 : 그럼...

인조 : (끄덕) 조금만 기다리게.

정명수 : 알겠사옵니다. 전하.

인조 : 자, 사냥을 시작해볼까. (말고삐 휙 잡고 뛰는)



#34. 인적 드문 모처 (#13과 동일 장소) / 낮


용이, 인근 나무 뒤에 숨어서 김익희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그 뒤에 장만동 숨어서 그런 용이를 지켜보고 있다.

장만동 표정, 역시..너였어..하는.



#35. 뚝섬 사냥터 안 / 낮


우우- 뛰어다니며 사냥감 모는 나장들. 사냥하는 대신들.

노련하게 말 달리는 김익희.

정명수, 마치 화풀이라도 하듯 사냥감에 미친 듯이 활 쏘고.. 시후 한심한 듯 보고 서 있는데...

정명수 비켜-하며 험악하게 쏜 화살, 시후 옆으로 휙 지나가고.. 시후 피하다 넘어진다.

호위 중이던 시완, 쌤통이라는 표정으로 지나가고 강민학의 말, 시후 걱정돼서 급히 다가온다.


강민학 : (말에서 내리며) 괜찮아?

시후 : 예.

강민학 : 나쁜 시끼. 지가 뭘 잘 했다고..

시후 : ...



#36. 사냥터 입구 / 낮


각자 사냥한 사냥감들 말 등에 얹고.. 하나 둘 나타나는 조정대신들 인조, 변식, 정명수 등등... 속속 도착하는.


정명수 : (기분 풀린 듯) 역시 전하십니다. 그 실력 녹슬지 않으셨습니다.

인조 : 그만 돌아들 가지.


그때 시완 달려와 변식에게 뭔가 얘기 중이다.


변식 : (화들짝 놀라는 척) 뭐야? (앞으로 나와) 저, 전하..

인조 : (차분한) 무슨 일이더냐?

변식 : 그, 그게 (다가가 뭔가 아뢰는)

인조 : (놀라는 듯) 뭐라? (걱정스런 표정) 당장 가 보거라.

변식 : 예. 전하.


대신들 무슨 일인가 웅성거리고... 변식, 금부관원들에게 눈짓하면.

금부관원들(시완, 시후, 강민학 등도) 급히 뛰어 가는.

인조, 무심한 표정으로 사천 쪽 바라보면, 사천, 알아듣고 변식과 금부관원들 뛰어간 쪽으로... 따라간다.



#37. 사냥터 인근 천가 / 낮


모여서 보고 있는 몇몇 관원들. 물풀에 뭔가 걸려있는. 익사한 듯 보이는 김익희의 시신이다.

변식과 금부관원들 도착하고... 뒤이어 쫓아오는 이경섭.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 내밀고 보는.


변식 : 끌어 올려라.


하면, 시후 들어가 시신 끌어 올리는데 겨드랑이쪽 바로 아래에 작게 새겨진 문신 한 조각.

(천우회 문신 중 ‘ㄱ’에 가까운. 김익희 문신 저랑 의논해주세요)


변식 : 쯧쯧.. 어쩌다.. (하지만 사악한 표정)


지켜보던 서영수, 이경섭.

서영수, 순간 사악한 표정으로 자신들 바라보고 있는 변식과 눈 마주치는. 순식간에 얼굴 굳는 서영수.



#38. 인적 드문 모처 (#13과 동일 장소) / 밤


약속장소 주변에 숨어서 계속 기다리고 있는 용이. 그런 용이 숨어서 지켜보는 장만동.

어두워지자, 실망한 듯 있다가 어디론가 급히 뛰어가는 용이.



#39. 김익희 집 앞 대문 / 밤


조등 켜있고, 대문에 ‘상중喪中’이라 붙여놓은. 하인들 부산하게 움직이는... 안에서 곡소리 난다.

숨어서 지켜보는 용이. 지나가는 하인 붙잡고.


용이 : 무슨 일이예요?

하인 : 대감마님께서.. 돌아가셨어.

용이 : (놀라) 예? 어쩌다가...

하인 : 사냥 가셨다가 사고로...

용이 : (기 막힌 듯 멍해지는 이내 심각해지는 표정)


플래시 -

3부 17씬 심기원, 니 아버지에 대해 할 말 있다..

5부 32씬 권두형의 시신에서 삐져나온 천조각. 겸이에게 전해주게.

15부 16씬 장만동. 귓속말 내일 진시에 김익희 대감께서 보자신다. 니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16분 귓속말 내용 촬영)

조등 보는 용이의 표정. 기막히고, 대체 뭔가 싶은... 심각한 눈빛.



#40. 김익희 집 / 밤


곡하고 있는 유족. 그 앞에 서 있는 강민학과 시후.


유족 : (통곡하며) 조선에서 말을 제일 잘 타는 분인데.. 사냥 중에 실족사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요. 이게 무슨 변이요..

시후 : (뭔가 이상한)



#41. 인조의 밀실 / 밤


오들오들 떨고 있는 서영수, 이경섭의 겁먹은 얼굴.

인조,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두 사람 바라보고 있다. 그 옆에 서늘한 시선으로 서 있는 사천..


인조 : 익희가 갑자기 그리 돼서 내 마음이 참으로 아프구나. 헌데 무슨 일로 긴히 보자 했느냐.

이경섭 : 전하. 소신들은 이번 일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인조 : (천연덕스럽게) 일이라니?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었드냐?

서영수 : 김익희가 권두형의 혈서를 들고 찾아왔으나 소신들은 그것이 조작된 것이라 여겨

            청으로 보내겠다는 그를 한사코 만류하였습니다.

인조 : (듣고 있는)

이경섭 : 예 전하. 소신들은 최근에야 그가 청으로 서찰을 보내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설마 행동으로 옮겼을 줄이야..

            좀 더 엄중히 대처하지 못한 죄.. 죽어 마땅하옵니다. 전하.

서영수,이경섭 : 전하 소신들을 죽여주시옵소서 전하.

인조 : 그래? 그런 일이 있었구먼. 과인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질 뭔가? 그간 자네들 마음고생이 심했겠어.

서영수 : 전하.. 김익희 그자는 하늘을 두고 맺은 우리의 맹서를 저버리고.

인조 : 맹서라.. 그렇지. 원호와 심기원, 두형이, 익희 그리고 자네 둘. 우리 일곱의 피를 나눈 맹서가 아니었다면

         어찌 우리가 광해를 몰아내고 과인이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겠는가.

서영수,이경섭 : 전하!

인조 : 하여 나는 단 한순간도 자네들이 내 소중한 벗임을 잊은 적이 없네. 그러니 아무 심려 말고 편히들 돌아가게.

이경섭,서영수 : 예.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나가면)

사천 : 저들을 당장 베어 버리겠습니다.

인조 : 아니다. 어찌됐든 과인을 이 자리에 있게 한 일등 공신들 아니냐.

사천 : (인조 보면)

인조 : 저들이 내 자리를 위협하지만 않는다면 귀찮게 굳이 죽일 이유가 없질 않니...허니 놔두고 좀 더 지켜보자.

사천 : 사람을 붙이겠습니다.

인조 : (심드렁하게 고개 끄덕이는)



#42. 김익희 상가집 밖 / 밤


허망하게 바라보고 있는 용이. 주먹 꽉 쥐고. 누구야 대체 누가...



#43. 의금부 변식 방 / 낮


정명수, 변식에게 씩씩대며.


정명수 : 아직도요? 이렇게 기다리느니.. 내손으로 잡겠소이다.

변식 : 예? 직접?

정명수 : 내가 하는 일에 눈이나 감아주시지요.

변식 : 에? 일지매를.. 잡아만 주신다면야... 봐도 못 본 척.. 대신, 저희 금부에 넘겨주셔야 합니다. 요즘 실적이..

정명수 : (한심한 듯) 내일 사신관에 관원들이나 매복시켜 놓으세요.



#44. 저자 / 낮


어수선한 저자. 사병들 닥치는 대로 장정들 질질 끌고 가고. 말리는 사람, 밀치는 사병..

은복, 커다란 보따리 들고 겁먹은 듯 두리번거리며 걸어오는.



#45. 피전 앞 / 낮


어수선한 분위기에 급히 문 닫으려는 피전주.

거지행색의 칠성이 피전주에게 뭔가 물으려는. 피전주 저리가저리가.. 하는데.


칠성이 : 여기 혹시.. 예전에 좀도둑이었던..

피전주 : (문 닫으며 귀찮다는 듯) 누구? 쇠돌이? 일편단이? 저쪽 철물전 앞에 쇳대전으로 가 봐.


단이라는 말에 눈빛 빛나는 칠성, 가는.

칠성과 지나치며 뛰어오는 은복. 잠깐만요- 하며 피전주에게 보따리 내미는.


피전주 : (받으며) 뭐냐? (열어보면)

은복 : 멧돼지 가죽이요. 아부지가 갖다 드리래요.

피전주 : 맞다. 니가 장만동이 아들이냐? 그나지나 너도 빨리 가라. 닥치는 대로 잡아가고 난리도 아니다.

            (하며 보따리 받아들고 후다닥- 가버리는)


은복, 돌아보면 사내들 끌고 가는 사병들 보이고.. 무서워서 두리번거리다 피전 옆 가죽더미 속으로 들어가 숨는.



#46. 심덕네 주막 / 낮


항아리 닦고 있는 봉순과 심덕.

용이 어슬렁어슬렁 들어오며 대식아-- 하면.. 깜짝 놀라는 두 사람.


용이 : 왜 이렇게들 놀라.. 대식이 어디 갔어요?

심덕 : (누가 볼까 살피며 조심스레) 이리 와 봐라.


술독 앞에 선 용이, 심덕, 봉순. 술독 뚜껑 열면 그 속에서 취해 자고 있는 대식..


용이 : 얘 왜 이래요?

봉순 : (옆에 있는 독 뚜껑 열며) 너도 빨리 이리 들어가.

용이 : 왜?

심덕 : 지금 사병들이 젊은 사내들 닥치는 대로 다 잡아간다.

용이 : 예? (하며 뛰어 나가는데)

봉순 : (용이 붙잡고) 너 어디가?

용이 : 가서 좀 살펴볼라고.

봉순 : 살피긴 뭘 살펴. 잡혀가믄 어떡할라고?

용이 : 내가 또 얍삽용이 아니냐. 걱정마라. 가서 살펴보고 올라니까.

봉순 : 용아. 용아.. (하며 따라가는)



#47. 저자 / 피전 인근 / 낮


용이 건들거리며 걷는. 봉순, 돌아가자니까.. 하며 쫓아오는데.

피전 앞에서 질질 끌려가고 있는 은복. 살려주세요. 겁먹고 울먹거리는.


용이 : (뛰어가) 아놔. 싫다는 사람을 왜 자꾸 끌고 가요?

사병 : 넌 뭐야? 이놈도 끌고 가!


사병들, 용이 붙잡고 끌고 가면.. 이거 놔.. 왜 이래... 하는데

옆에 관원들 지나가고.. 봉순이 막 뛰어가서...


봉순 : (처절하게 매달리며) 우리 용이 좀 살려줘요. 용이는 봉기 때도 안 나왔던 애란 말이에요.


관원들, 못 본 척.. 얼버무리며 그냥 가는.


봉순 : (버럭, 우씨) 뭐야? 왜 그냥 가? (하며 따지듯 관원 붙잡는데 저쪽에서 청사신관 병사들에게 용이 끌려가는 모습 보고

         후다닥 달려가 이거 놔- 물고 늘어지며 함께 질질 끌려가는) 용- 용-

용이 : (끌려가며 봉순 보고, 가슴 아프게 보는) 가- 가- 나 죄 지은 거 없으니까 금방 풀려 날거야.


하는데, 옆에서 어째..하며 바라보는 아낙들과 노인들.

용이, 그들에게 눈짓하면 아낙들과 노인들 와서 봉순 떼내는..

봉순, 용- 용아---



#48. 청사신관 뜰 / 낮


청년들 줄줄이 세워져 있다.

커다란 나무, 머리 높이쯤에 붙어있는 매화그림. 그 옆으로 청년들 세우는 병사들.


용이 : 대체 우릴 왜 잡아온 거요?

병사 : 몰라, 일지매 잡는 미끼란다. 자네들이 재수 없었다 생각해. 에효.

용이 : 예?

치홍 : (나타나며) 자, 자 나랑 일지매 놀이를 하겠다고 다들 모였다면서? 즐겨보자고~

용이 : (분한 듯 보는)



#49. 쇳대매장 / 낮


기운 없는 쇠돌. 그 앞에 쭈뼛쭈뼛 눈치보고 있는 걱두. 괜히 딴청 피우는 공갈.


걱두 : 너 어디 아프냐?

공갈 : 인생사 개옹지마..

걱두 : 그랴, 잘 팔릴 때가 있으믄 한산할 때도 있고 그런 것이지.

공갈 : 걱두 자네말이여! 개처럼 옹-옹 시끄럽게 지랄 마~라고!!


쇳대 전에 열쇠 탁! 내려놓는. 쇠돌 보면


하인1 : 쇳대가 이게 뭐야? 내가 따도 열리는 게 이게 쇳대냐?

하인2 : 다섯 살짜리 우리 아들놈도 따더라. 엉터리 같으니. 당장 돈 뱉어내, 환불!!

걱두 : (달려들어) 환불이 어딨어? 사가믄 그만이지.

공갈 : (눈 부릅뜨고) 저리 안 가?


하는데, 쇠돌.. 바닥에서 돈통 꺼내 올려놓으며.


쇠돌 : 자. 기냥 줘.


당황하는 걱두와 공갈. 돈통 보면, 몇푼 없다. 긁어서 하인들에게 주는 걱두.

돈 받은 하인들 가면. 간판 내리고 가게 문 닫는 쇠돌.

걱두, 쇠돌 걱정스럽게 말리는..


걱두 : 왜 이래샀냐.. 일편단이가 속썩여?

쇠돌 : (일어나 가며) 나 장사 쪼까 쉴란다. 나도 일지매 편이여. 내가 맹근 쇳대땜시 일지매 그놈이 잡히믄 우짜냐.

걱두 : (씩-) 생각 잘혔다. 내가 니 신발은 평생 공짜로 지어주마.

공갈 : 그려. 나도 한 달간 국밥 공짜다.

걱두 : (공갈보며) 오사랄. 주막이 니 것이냐?

공갈 : 일편덕이껏이 곧 내껏이고 내껏이 곧 내껏이지..

걱두 : 일편? 어따대고 일편을.. 일편은 쇠돌이 것이여! (중얼중얼)


쇠돌, 힘없이 가게 둘러보다.. 간판 내리고 정리중이다.

인근에서 보고 있는 칠성, 심난한 듯 간판 내리는 쇠돌 얼굴 확인하고.

퀵 플래시 2부 #20 (칠성의 회상) - 돌 들고 달려드는 쇠돌 보고 놀라는 칠성. 단이 살려주는 조건으로 쇠돌에게 돈 받는 칠성.

맞구나.. 싶어 고개 끄덕이는 칠성. 그때 도시락 들고 걸어오는 단이 보인다.

칠성, 확신하는 표정! 야비한 웃음.


단이 : 무슨 일 있어요? 가게는 왜 일찍 닫고..

쇠돌 : 일은 무슨.. 메칠 쉴라고..


그때 미친 듯 달려오는 봉순.


봉순 : 아제아제~ 아짐~ 아부지~ 용이가, 용이가 잡혀 갔어요~~

쇠돌 : (챙기던 짐 던져놓고) 우리 용이가? 어디어디.. (하며 뛰어가는)


쇠돌, 봉순, 단이, 걱두, 공갈 뛰어가고.. 지켜보는 칠성의 시선.



#50. 청사신관 앞 / 낮


웅성웅성 모여 있는 사람들.

쇠돌, 단이, 걱두, 공갈, 봉순 뛰어오면. 이미 흥견, 심덕 와 있고.. 뭔 일이래.. 대체 뭔 일이래..하는 사람들.

장만동 헐레벌떡 달려와.


장만동 : (눈물 뚝뚝 흘리며) 은복아.. 우리 은복이..

쇠돌 : (장만동 밉게 쳐다보다 짠해져서는) 댁에 아들도 잡혀갔소?


장만동 은복아.. 은복아.. 하는데, 삼득아- 하며 달려오는 희봉과 그의 부하들.

쇠돌 보고 놀라는 희봉.


희봉 : 아니 아제가 왜.. (놀라) 용이도 잡혀갔소? (사신관쪽 보며) 이 자식들을..

걱두 : 너무 심려들 말어.. 먼일이야 있겄어. 아 막말로 일지매가 가만 있겄어? 올겨. 금시 올겨.

         (확신에 찬) 우리 일지매님, 시방 껌은 옷 갈아입고..

봉순 : (걱정스럽게) 낮인데.. 오까? 낮에 본 적 있수?

걱두 : (자신감 없이) 그려도 사안이 사안인디..

쇠돌 : (답답한) 아- 일지매- 쩌그- (손가락으로 안쪽 가리키다 답답한 듯 가슴 치는)

걱두 : 쩌그 뭐? 쩌그 왔냐? 어디? 어디?

쇠돌 : (미칠 것 같은)

공갈 : (심난한 듯 사신관 바라보는)



#51. 청사신관 뜰 / 낮


멀리 매복된 관원들 보이고..


정명수 : 왜들 이리 표정들이 안 좋은 가? 다들 놀이다 생각하고 즐기라고.. 아아, 혹시 다치기라도 할까 봐?

            내 아들이 화살 쏘는 솜씨 하나는 청국에서도 최고였으니 걱정말게들. 즐기게 즐겨... 음식도 많이 장만해 놨으니..


치홍, 씩 웃으며 활 들어 올리는... 부들부들 떨고 서 있는 사내들. (결박 되어 있지는 않음)

매화 종이 붙은 나무아래 사내 세워지고.. 활시위 당기는 치홍. 그 옆에서 여유 있게 바라보고 서 있는 정명수.

매화 한가운데로 팍 꽂히는 화살, 후- 한숨 쉬는 사내들.

용이, 분노의 눈빛으로 치홍 노려보는.



#52. 환경전 / 작은 편전 / 낮


인조에게 보고하고 있는 변식. 문 앞에 서 있는 사천.


변식 : 매복 중입니다.

인조 : 나타날 것 같으냐?

변식 : 예, 전하. 지금까지 사건 추이를 보아 이정도 규모면... 나타날 것이옵니다.

         그 박쥐같은 놈이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끝장입니다.

인조 : 시끄러워지지 않겠느냐?

변식 : 지난번 사건으로 청사신관과 백성들 사이에 오해의 골이 깊은 듯 하여,

         정명수가 특별히 백성들을 초대해 잠시 놀이를 즐기고 있을 뿐이옵니다. 전하.

인조 : ... (끄덕끄덕) 나는 이 일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

변식 : 예. 전하. 제 말이 그 말이옵고 제 뜻이 그 뜻이옵니다. 일지매만 잡으면 조용~해 질 것입니다.

         믿는 구석이 없어졌는데 지들이 어쩌겠습니까.



#53. 청사신관 뜰 / 낮


은복이 앞의 사내, 나무아래 서 있는데 탁- 화살 날아오고.. 매화그림에 명중한다.

은복, 유난히 부들부들 떨고 서 있는... 걱정스레 은복 보는 용이.

잠시 들어가는 정명수.



#54. 청사신관 뜰 바깥 쪽 / 낮


매복중인 관원들 사이로 들어오는 시완, 시후, 강민학.. 자리에 앉아 보면.. 치홍, 사내들 머리 위로 활 쏘고 있다.


시후 : (분한 표정)

강민학 : (그런 시후 보며 걱정스러운) 참어..

시후 : 저 역시 그 놈을 잡고 싶지만.. 이건 아니죠.

시완 : 아니, 무슨 놀이가 저리 살벌해? 저거저거 진짜 활쏘기 놀이 맞아?

시후 : (한심한 듯 한숨)

시완 : 어랍? 저거 용이잖아. 아니 저것들이 내 뼈까리를... 우씨. (일어서려는데)

강민학 : (시완 확- 붙잡는)

시완 : 놔. 놔. 저 아이 내 사람이라고!

강민학 : (하는 사이 열 받은 시후 뛰쳐나가는) 야야.. 잡아 잡아.


나장들 시후 잡으려 일어서고, 시후 확 뿌리치며 나가는데 지사, 시후 목에 검 들이대는.



#55. 청사신관 뜰 / 낮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고 있는 은복, 그 옆에서 달래는 용이.


용이 : (활 쏘는 솜씨 살피며) 저 놈 활 쏘는 솜씨가 보통이 아냐. 설마 지난번 일도 있었는데 아무도 다치게 안 할 거야.

         그저 일지매를 잡는 미끼일 뿐이니까 진정해.


은복, 용이 위안 얻은 표정. 이제 은복이 차례다. 은복 나무 아래 서는데...


은복 : (여전히 덜덜덜 떠는)

치홍 : 에이, 너무 쉽잖아. 야. 술 한 병 가져 와봐.


술병 가져다주면 벌컥벌컥 술병 째 들고 마시는 치홍.

놀라는 사람들. 웅성거리고... 용이와 은복도 놀라는..

치홍, 씨익 웃으며 다시 활시위 겨누는.

순간, 달달달 떠는 은복. 활시위 겨누자 바지 젖어오는..


치홍 : 어? 저것 봐라. 저 자식 오줌 쌌어..


오줌? 하며 킥킥 거리며 웃는 치홍의 친구들.

치홍, 푸하하- 큰 소리로 웃고.. 은복 두려움과 치욕스러움으로 어쩔 줄 모르는..

분한 듯 보는 용이. 다른 사내들도 보며 안타깝고 분한 표정. 치홍 보며 저새끼...

치홍, 활시위 당기는데 저만치 서 있는 은복 모습이 심하게 흔들린다.

은복, 긴장해서..몸 심하게 떨며 움직이고 용이, 걱정스럽게 은복이 붙잡으며.


용이 : 괜찮아. 그대로 가만있어. 꼼짝 말고...


속에서 울분이 치솟지만... 용이, 은복 손 꼬옥 잡아준다.

순간 치홍의 손에서 화살 날아가고.. 용이, 순간 놀라 눈 커지며.. 은복에게 몸을 날려 밀어내는데..

치홍이 쏜 화살, 날아와 용이 왼쪽 어깨 뒤쪽에 박히는..

은복이 품으로 쓰러지는 용이, 용이 안은 채 놀라는 은복. 박혀있는 화살 보며.. 하얗게 질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피... 피..



#56. 청사신관 앞 / 낮


아주까리파와 쑥대머리파, 저자사람들 함께 문 열려고 문 지키는 병사들과 몸싸움 하고 있는데..

끼익- 사신관 문 열리며.. 용이 업고 달려 나오는 시후.

놀라는 쇠돌, 용아---- 단이도 놀라는.

용이 어깨 뒤쪽에 깊이 꽂혀있는 화살보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쇠돌.. 쇠돌, 화살 뽑으려고 잡는데..

공갈, 그런 쇠돌 손 급히 잡으며.


공갈 : 그대로 둬.

쇠돌 : (정신 하나도 없는) 어..?

공갈 : (등 대주며) 업혀.

쇠돌 : 내.. 내가 업을 것이여..

공갈 : 업히라고!


쇠돌, 공갈 등에 조심조심 용이 업히는데..

단이 옆에서 거들다가.. 순간 시후 보는.

쇠돌, 공갈, 걱두, 흥견, 희봉, 심덕, 봉순.. 이미 뛰기 시작하고.


단이 : 차돌...아..

시후 : ...


그런 단이와 시후 보고 있는 칠성이 음흉한 미소 짓고.

단이, 이내 쇠돌 무리 쫓아 뛰어간다.

장만동, 등. 시후 붙잡고 우리 아들은? 우리 새끼는... 그러나 시후 아무말 못하고 들어가면 문 끽 닫히는...

아이고 은복아... 삼득아.. 봉칠아.. 등 땅바닥에 앉아 우는 부모들...



#57. 송의원 집 / 낮


용이 업은 공갈 그 뒤에 쇠돌, 걱두, 봉순, 심덕, 흥견, 희봉 등 뛰어 들어오고. 장만동 따라오는..

송의원 놀라 나오며.


송의원 : 어서어서 방으로 옮기게.



#58. 편전 / 낮


인조와 변식 밀담중이다.


변식 : 일단 활 맞은 놈 빼곤 다 사신관에 잡아두고 있긴 하지만 워낙 원성들이 높아서...

인조 : (고개 끄덕끄덕) 그거 하나 똑바로 일처리를 못해서야 어디..

변식 : (땀 삐질)

인조 : 그 치홍이란 아이, 사경을 헤맨다고?

변식 : 예?

인조 : 음... 그 배후에 일지매가 있는거군...

변식 : 예? 아, 예 전하 제 말이 그 말이고 제 뜻이 그 뜻이옵니다.

인조 : 그럼 잡아야지. 그놈.



#59. 송의원 집 평상 / 낮


아이고- 아이고- 은복아- 은복아 통곡하는 장만동.

그 옆에 걱정스레 공갈, 희봉, 대식, 봉순 앉아있다.


대식 : 참말? 참말 정치홍 그 새끼를 활로 쐈다고?

희봉 : 응. 작정하고 치홍이를 쐈다고 자백했대. 일지매가 시킨거라고 불었다든디...

         그래서 일지매가 나타날 때꺼정 잡아둔대. 안 나타나면 공범죄로 다들 확 죽여분단다.



#60. 송의원 집 / 방 안 / 낮


방안에 엎드린 채 누워있는 용이. 분한 듯 입술 잘근 깨무는...



#61. 청사신관 / 정치홍 방안 / 낮


정치홍, 멀쩡한 몸으로 희희낙락 마작질 하고 있는데... 그 위로 인조 목소리.


인조e : 이번 정치홍 살인미수 사태에 대해 과인은 심히 유감스럽다.



#62. 저자 / 낮


곳곳에 방 붙어있다.


인조e :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인행위는 용서치 않고 엄중대처 할 것이다. 살인교사를 한 일지매가 사흘 내에 자수치 않을시,

           사신관에 잡혀있는 공범들 전원 살인 미수죄로 엄벌에 처할 것이다.


어깨 감싸며 보고 있는 용이. 기막힌 듯... 보다 중얼거리듯...사흘내...



#63. 청사신관 흑벽 창고 / 밤


쭈그리고 앉아 벌벌 떨고 사내들. 모두들 맞은 흔적.

한쪽 구석의 은복, 꺼이꺼이 울고...


은복 : 아부지 아부지... 성들 우리 죽어?

사내 : (씩씩거리며) 대체 어느 놈이야? 우리가 정치홍을 죽일라고 했다는 놈이.

은복 : (한쪽 손 소심하게 들며 꺽꺽 우는) 때리니까.. 그렇게 말하면 우리 다 풀어준다길래..



#64. 사신관 안. 연못가 / 밤


순찰 도는 병사들 지나가고 나면, 어둠속에서 슥- 나타나는 일지매. 연못 귀퉁이 돌을 빼고 대나무를 쑥- 집어넣는.



#65. 송의원네 방안 / 낮


으아아악 소리 지르며 엄살 부리는 용이. 쇠돌 찜질천 떼내며.


쇠돌 : 안죽는디야 이놈아. (눈치 살피며) 아따 그 사냥꾼, 아들래미 땜시 얼굴이 쪽 빨아부렀드라. 오늘이 거시기.. 사흘짼디...

         오늘은 엄니랑 아부지랑 꼭 집에 가 잔다. 쩌그 용아. 왼쪽 어깨는 쓰지 말고. 오늘밤은 각별히 몸 조심혀. 잉?

용이 : (왜 저래? 하며 보는)



#66. 송의원네 방 앞 마당 / 낮


문 닫고 나오는 쇠돌. 마당에 서서 안절부절 못하며 방쪽 보는.


쇠돌 : 아이고.. 말리지도 못허고... 허라고도 못허고.. 우짜까.. 잉 우째...



#67. 청사신관 흙벽 창고 안 / 밤


덜덜 떨고 있는 사내들 둘러보는 변식. 그 뒤에 시완 강민학 서 있다.


변식 : 오늘이 사흘째다. 이 시끼들아. 그 박쥐시끼 안 나타나면 한 놈씩, (은복 가리키며) 야! 너부터 (은복이 헉 놀래면) 디!졌!어!

은복 : (으어허헝)



#68. 청사신관 흙벽 창고 앞 / 밤


변식 문 닫고 창고 앞 철통수비중인 병사들에게...


변식 : 분명 오늘 안에 그 박쥐새끼가 나타날 테니... 눈 똑바로 쳐 치켜뜨고 잘 지켜.

시완 : 정말 그 놈 안타나면 저것들 다 죽습니까?

변식 : 에이씨 몰라. 자시되면 한 놈씩 잡아 죽이랜다.

시완 : 아니, 정치홍이 무슨 사경.. 마작질..

변식 : (저 눈치 없는) 시끄러 이 놈아. 그 박쥐새끼 들을라.



#69. 청사신관 흙벽 창고 안 / 밤


벽에 기대 앉아 혼자 울고 있는 은복.

천장아래 작은 창살 틈으로 팔랑거리며 떨어지는 종이 한 장. 은복의 머리위로 살포시 내려앉는.



#70. 청사신관 앞 / 밤


횃불 들고 경비서고 있는 병사들. 카메라 시선 병사들 발 아래로.



#71. 청사신관 꼭대기 / 밤


커다란 자루 하나 메고 서 있는 일지매. 그의 발 앞에 검은 자루 하나 더 있다.

뒤쫓아 온 병사들 올라오기 시작하면 꼭대기에 고정된 줄 휙- 잡아당기는 일지매.



#72. 청사신관 마당 / 밤


투두둑- 흙 속에서 푹 솟아오르며 팽팽하게 당겨지는 줄.



#73. 청사신관 꼭대기 / 밤


지붕 꼭대기까지 긴 사선으로 연결된 팽팽한 줄. 그 줄에 검은 자루 묶는 일지매.

쫓아온 병사들의 공격을 무날 검으로 막으며 뒷발차기로 줄에 묶인 두 개의 검은 자루를 툭 치면,

두 개의 자루 줄 타고 주르륵- 내려가, 청 사신관 담장 너머로 넘어가는. (사라지는)



#74. 청사신관 흙벽창고 안 / 밤


은복이 손에 들린 종이. 매화그림 그려져 있고. <연못 쪽 벽을 치시오>

모여서 보던 사내들 웅성웅성 연못 방향 벽 찾다보면..


사내 : 이 벽을 치란 말인가? 일지매가 밖에 있나? (벽에 대고) 여기요 여기...

은복 : 일지매 성이 시키는 대로 해요. (벽 치면서) 쳐요 쳐.

사내들 : 그려그려, 일지매가 하라는 대로 하자고.. 어서어서..


사내들 힘을 모아 하나, 둘, 셋! 하며 몸으로 벽 밀치면.. 벽 아랫부분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순식간에 우르르.. 한쪽 벽 흙 쏟아지며 무너지는.

어- 놀라는 사내들. 바닥보면 물 흥건하고 축축이 젖어있는 흙.



#75. 플래시 컷 / 밤


CG - 연못 귀퉁이에 꽂혀있는 대나무관. 그 속에 흐르는 물.. 따라오면 경사진 아래쪽 흙벽창고까지 닿아있는.

대나무 관 위를 흙으로 덮는 일지매.

그 위를 밟고 지나다니는 사병들의 발. 흙벽 창고 아랫부분에 졸졸졸 물 흐르고 흙벽 젖어드는...



#76. 청사신관 창고 밖 / 밤


무너진 흙벽 구멍으로 은복이를 비롯한 사내들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데 병사들 보이지 않고.

누군가, 저기다! 하고 보면 사신관 꼭대기에서 병사들과 싸우고 있는 일지매.



#77. 청사신관 꼭대기 / 밤


일지매와 병사들의 시원한 활극!

병사들의 공격, 무날검으로 가볍게 막아내지만 물밀 듯 올라오는 병사들의 수에 밀리는 듯, 뒤 쪽으로 물러서는 일지매.

병사들 기세 등등.. 더 뒤쪽으로 일지매를 몰아가는.

일지매가 밟고 있는 기왓장, 아래로 툭 떨어지며 휘청하는 일지매.

바로 그 순간, 일제히 일지매에게 달려드는 병사들. 툭- 떨어지는 일지매.



#78. 청사신관 지붕 아래 / 밤


머리가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는 일지매.



#79. 청사신관 벽 앞 / 밤


땅바닥 바로 위, 닿을 듯 말듯 거꾸로 멈춘 일지매. 발에 줄이 묶여있고, 사신관 꼭대기 모서리에 줄 고정되어 있다.

위에서 멍하니 내려다보는 병사들.

일지매, 상반신을 일으켜 단검으로 발에 묶여있는 줄 자르고 휙- 튀어 오르듯 멋지게 착지!!!



#80. 부두 / 새벽


청국행 배 정박해 있고, 궤짝들 실어 올리는 선원들.

바닥에 놓인 커다란 궤짝 두 세 명이 함께 들어 옮기는데 궤짝 안에서 신음 소리 나고.. 무슨 소리지?

선원들 궤짝 뜯어보면.. 궤짝 안에 들어있는 두 개의 검은 자루. 꿈틀거리는..

놀란 선원들 후다닥 자루 열어보면.. 그 안에 입에 재갈 물린 채 묶여있는 정치홍.

선원들 놀라 그 옆의 자루 열어보면 역시 재갈 물린 채 묶여있는 정명수 있다.

선원들 놀라 으아- 소리 지르면 인근에 있던 선원들, 배에 타려던 사람 등 우르르 몰려들어 구경하는. 웅성웅성...

부감으로 화면 빠지면.. 나무 위, 그 모습 지켜보는 일지매. 씩- 웃는.

- 15부 끝-
























첨부파일 일지매15회.txt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