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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매] 1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0.25|조회수493 목록 댓글 0

[일지매] 16











#1. 청사신관 연못가 / 아침


이미 바닥 드러낸 연못, 물고기들 파닥파닥..

귀퉁이에 연결된 대나무관 쭉- 잡아당기는 시후. 고개 돌리면 휑-하니 무너진 흙벽.

그 앞에서 우씨..하며 흥분한 채 길길이 뛰고 있는 시완.


대식e : 뭐요? 우리 일지매님이요?



#2. 남문 저자 / 아침


피전 앞에 모여 앉은 저자사람들 시끌시끌한.


장만동 : 그려.. 일지매가 우리 은복이랑 거기 잡혀있던 아그들을 다 풀어 줘버렸어.

대식 : 이야~ 얹힌 떡이 다 내려가네..

흥견 : (픽 웃으며) 니가 떡이 얹힐 때도 있냐?

걱두 : (요란하게 뛰어와 사람들 틈 헤집고 슬라이딩) 그 얘기 들었어?

         일지매가 정명수 부자 놈을 훔쳐다가 청국행 배에 확~ 실어 부렀디야.


진짜? 참말여? 역시.. 역시 일지매는 우리 영웅이여... 사람들 웅성웅성하는데

어느새 그 무리 안에 고개 디밀고 듣고 있던 쇠돌, 이내 송의원 집을 향해 뛰어간다.



#3. 송의원네 집 / 방 안 / 아침


방문 벌컥 열리고.. 숨 헐떡이며 보는 쇠돌.

송의원, 용이의 다친 등을 치료 중이고, 용이 엎드린 채 눈을 감고 있다.


송의원 : 왔는가? 거 참.. 이상하네. 상처가 잘 아무는 것 같더니 밤새 더 썽이 났어.


쇠돌, 아직 가라앉지 않은 숨을 몰아쉬며 가슴 아프게 용이 내려다본다. 눈물 뚝 흘리는 쇠돌.


송의원e : 울어?

쇠돌 : 아, 아녀라.

송의원 : 아이고~ 자네 새끼 안 죽네, 안 죽어... 이 놈 두 번 다쳤다간 우리 집 홍수 나겄네.


눈물 슥- 훔쳐내는 쇠돌. 엎드려 눈감고 있는 용이 눈에도 눈물 그렁인다.



#4. 문정전 / 편전 안 / 낮


인조 앞에 대신들 모두 똥 씹은 얼굴로 모여 앉아 있다.


변식 : 그 시꺼먼 박쥐 놈이 정명수 부자를 청국행 배에 실었단 소문이 전국에 퍼져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되었사옵니다. 전하!

인조 : (인상 찌푸리는)

김류 : 이번 일로, 정명수 부자의 만행을 입 다물고 묵인해 준 조정의 책임을 묻는 상소까지 전국에서 빗발치고 있고,

         또한 성균관 유생들의 권당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자막 / 권당 -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시위)

이민훈 : 뿐만 아니라 지난 번 백성들과 한 약조를 지키지 않았다 하여 청사신관 앞에 다시 백성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사옵니다.

인조 : (심난한)

변식 : 전하. 정명수를 비호하기엔 일이 너무 커져 버린 듯 싶사옵니다. 이제 그만 정명수를 내-치셔야 하옵니다.

인조 : (걱정스러운) 허나...

변식 : 정명수 역시 자신의 과오로 벌어진 이 일련의 사건들을 차마 청국에 고하진 못할 것입니다. 전하.

대신들 :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인조 : (음... 뭔가 생각하는 듯)


<점핑>

결연한 표정으로 발표하는 인조의 얼굴.


인조 : 죄 없는 백성들을 구격하여 거짓자백을 받고 일지매의 공범으로 몬 정명수의 죄는 매우 크다.



#5. 청사신관 앞 / 낮


사람들 모여들어 구경 와 있고.. 쇠돌, 봉순, 공갈, 걱두도 보고 있다.

청사신관 문 열리면 의금부 관원들이 호위하는 가운데..

정명수와 정치홍, 화려한 의복은 온데간데없고 초라한 행색(흰옷차림으로) 백의종군 하듯 걸어 나온다.

우우- 야유~ 소리..


인조e : 하여 조선의 백성들을 무시하고 안하무인을 일삼은 정명수와 정치홍 부자를 당장 이 나라에서 추방토록 하라.



#6. 문정전 / 편전 밖 / 낮


이명(일지매에게 털린 기타 대감들) 등 부복하며 전하.. 억울하옵니다. 어명을 거둬주십시오. 전하... 외치고...

변식, 이민훈 등... 대신들 나와 서서 찜찜한 표정으로 그 모습 보고 있는.


인조e : 또한, 이 일을 계기로 과인은 조정의 개혁을 단행코자한다.

           공권을 팔아 사욕을 성취하고 제멋대로 위세를 부린, 호판 이명을 비롯,



#7. 문정전 / 편전 안 / 낮


혼자 서서 안절부절 못하며 분한 듯 서성이는 인조. 그 옆에 사천, 안타까운 듯 보고 있는. 그 위로..

안절부절 못하는 행동과는 달리, 당당한 어조의 인조 목소리 깔리는.


인조e : 홍문관 부제학 정형구, 승정원 도승지 김우진, 사간헌 직문학 오갑수 등을 삭탈관직하고, 가산을 몰수하여

           스스로 백성에게 진 죄를 뉘우치게 하라.

인조 : (주먹 쥐며 부르르) 일지매 이 놈.. 감히..!



#8. 거리 / 낮


추방당하는 정명수와 정치홍.

정명수, 이 앙 다물고.. 두고 봐. 이놈들! 감히 나 정명수를... 하며 의금부 관원들의 호위 속에 처량하게 걸어가는...

길 양 옆에 서서 신나서 구경하는 백성들.


걱두 : 떠그럴 온갖 개지랄을 다 떨더니~

공갈 : (읊조리듯) 인생사.. 개옹지마.. 개처럼 옹옹 지랄 마소~ 마소~ 마소~

         지랄 떨면 다~ (턱으로 정명수 쪽 가리키며) 저 인간들처럼 되소~ 되소~ 되소~

심덕 : 저 놈들 쫓아낸 건 임금이 아니라 일지매여, 일지매. 일지매 아니었어봐. 조정에서 눈 하나 깜짝이라도 했나..

쇠돌 : (그 말에 뿌듯한 듯 어깨 펴다가.. 다시 걱정스러운 듯 어깨 쪼그리는..)

희봉 : 앞으론 나도 일지매를 울 큰 성님으로 화악 모셔불라고.

걱두 : 뭐? 아주까리파 큰 성님? 에라 이놈아 우리 일지매님은 우리의 왕이여~ 우리 태양이시여~


순간 멈칫 하는 공갈.. 왕? 태양?

플래시 - 맹인점술가 남우사/정녕, 소인의 눈에는 만백성의 추앙을 받을 뜨겁고 강렬한 해의 기운이 보입니다.

플래시 - 인조/어디 하늘에 해가 둘이어서야 되겠느냐. 이원호를 칼로 확- 베는 인조.


공갈 : (허~ 기막힌) 허면.. 그 해가?


이내 복잡한 심경이 되는 공갈, 후- 깊은 한숨.. 왕이라... 왕...



#9. 창덕궁 인정전 앞 / 낮


소현세자(이 왕)와 강빈, 청국에 볼모로 끌려갔던 최명길을 비롯한 대신들 서있고

인조 버선발로 뛰어나오는...


세자(이조) : (엎드려 절하며) 아바마마. 소자, 9년 만에 고국에 돌아왔습니다. (* 자막/소현세자 (인조의 첫째아들))

인조 : (달려가 안으며) 그래. 내 아들아. 그동안 이 못난 애비 때문에 참으로 고생이 많았구나.

세자 : (눈물 흘리는)

인조 : (강빈 손 꼭 잡으며) 아가, 너도 고생 많았지?

강빈 : (야무진) 아니옵니다. 마마.

인조 : (주변 돌아보며) 그래 혹여 너무 섭섭해 말거라. 내 너희를 성대히 맞아야 마땅하나

         지금 나라에 재변이 참혹하고 민심이 안정되지 않은 것을 걱정하여 간소히 하라 일렀다.

세자 : 마땅한 하명이시옵니다. 아바마마.

인조 : 그래 먼 길 오느라 고단할 터이니 물러가 쉬거라. 과인도 오늘은 몸이 편칠 않으니 이만 들어가 봐야겠다.

         (돌아서는 데 싸늘한 표정)


세자와 세자빈 뭔가 서운한... 함께 온 대신들 (최명길 등) 당황스러운.

인조 들어가고, 조정대신들 (서인) 냉랭한 표정으로 세자 보는.



#10. 침전 안 / 낮


인조, 변식 밀담 중이다. 사천 서 있다.


변식 : 전하.. 아무래도 성대한 자리를 베풀어 백관이 세자마마께 하례를 드리는 것이...

인조 : 정명수가 추방되자마자, 세자가 귀국했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느냐?

변식 : (예?)

인조 : 이는 분명 청과 세자가 결탁하여 과인을 폐위시키려는 것이야.

         이리 당할 순 없지. 내가 어찌 오른 자린데 어찌 지켜온 자린데... 이리 내줄 순 없어.. (바르르 손 떠는)



#11. 심덕 주막. 축하잔치 / 낮


뛰어 들어오는 용이.

주막 앞에 걸려있는 현수막. <남문의 자랑, 왕실갖바치 흥견이. 멋져부러~> 이미 거하게 축하판 열리고 있다.


용이 : 성~ 축하해 (쇠돌 흉내내며) 멋져부러~

흥견 : (배시시 웃는)

용이 : 왕실갖바치라... 그래 궁엔 언제 들어가?

대식 : (떡 입에 물고 울먹) 모레. 성 보고자와서 우째.

흥견 : 재료 사러 자주 나올거야.

걱두 : (거들먹거리며) 왔냐?

용이 : 아제 축하드려요. 어뜨케 아제한테 이렇게 훌륭한 아들이 다 나왔대?

걱두 : 오사랄 (흥견 훑어보며) 외탁~ 축하할 일 또 있다.

용이 : 뭐요?

걱두 : 저 잡것들.. (가리키면 공갈과 심덕 서로 좋아죽는) 정식으로 혼례 치른단다.

용이 : 혼례요? 아이고~ 그 나이에 대충 살지. 남사시럽게~

걱두 : 그나저나 느그 아부지 샘 좀 나겄다.

용이 : 왜요?

걱두 : 왜긴... 이 철딱서니야. 느그 아부지랑 어무니 어뜨케 좀 해 봐.

용이 : 뭘 어뜨케요? (문득) 가만 울 아부지랑 엄니 혼례도 안 치르고 걍 자빠져 사는 거예요?

걱두 : 자빠..? 그, 그랴.. 이놈아... (답답한 듯) 합방 좀 시켜봐. 그게 효도여~

용이 : (심각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12. 쇠돌의 초옥 / 단이 방 / 낮


방문 열고 들어오는 용이, 쇠돌이 방에 없는 것 확인하고 단이 옆에 가 앉는데.. 단이, 삯바느질 중이다.


단이 : (걱정스럽게) 상처도 덜 아물었는데 어딜 그리 쏘다녀?

용이 : 엄니, 아부지랑 혼례식 안 올렸다며?

단이 : (여전히 바느질) 웬 뜬금없는 소리야.

용이 : 아이고~ 왜 말을 안혔어. 걱정 마, 엄니. 내가 당장! 아니.. 이 어깨 나으면 아주까리에 복당해서,

         저자 돈 싸그리 쓸어다.. 두 분 뻑적지근하게 혼례 치러드릴게~

단이 : 그 더러운 돈 벌어 뭘 치러? 혼례? 아직도 그 아주까린지 뭔지에서 발 안 뺐어?

용이 : 아, 아니.. 난 그저 효자 소리 좀 듣고 싶어서... 싫음 말고.


입 뚱- 해서 나가려는데... 부시럭거리며 방 서랍에서 무명천에 싼 돈을 꺼내 용이 앞에 내놓는 단이.


용이 : 뭐예요? (눈 꿈뻑거리다) 으이그~ 울 엄니, 앙큼쟁이~ 언제 다 모아 뒀대. (돈주머니 끌어안으며)

         내가 나중에 이 돈 꼭~ 갚으께! 새색시는 오늘부터 몸단장하고 가만히 계셔. 내가 다 알아서 할라니께.

단이 : (계속 바느질하며) 괜히 요란 떨지 말고..

용이 : 으이고 알았어~ 일편단이. 근데 아부진 어디 가셨대?


용이 나가면, 단이 은근한 미소...



#13. 쇠돌의 초옥 / 창고 안 / 낮


얼굴에 걱정 한 가득 담긴 쇠돌, 쪼그려 앉아 침울한 표정.. 한숨 푹푹-


쇠돌 : 업보여.. 다 내 죄여.. 불쌍한 우리 용이.. 우째야 쓰까..

         썩을 놈의 시끼들! 우리 용이 용모파기를 고따구로 그려농게 내가 못 알아봤제. 진즉 알아봤어야 하는디...

용이 : (문 열고 빼꼼) 여서 뭐혀?

쇠돌 : (화들짝 놀라) 어어엉? 아, 앙꾸도 안혀. 어째?

용이 : 에이~ 아부지도 들었구나? 공갈아제랑 심덕 아줌니 혼례?

쇠돌 : 어? (당황, 수습하는) 어어... 드, 들었제.

용이 : 에이, 질투쟁이. 걱정마. 효자아들 용이가 있잖아. 요번 참에 일편단이랑 혼례식 올려주께.

쇠돌 : (정색하며) 혼례는 무신. 다 늙어가꼬.. (용이 보며 버럭) 심심혀? 그르케 헐 일이 없어?

         밥 먹고 배때아지 따땃헌게 인자 밥지랄허냐?

용이 : (뻘쭘한) 아니.. 나는..

쇠돌 : 쓸데없는 짓 허지 말어. (돌아서며 급 풀죽은) 당장 낼 일도 모르는디..


혀 끌끌 차며 나가는 쇠돌.

용이, 왜 저렇게 화를 내나 싶다가.. 일부러 쇠돌 뒤통수에 대고 큰 소리로..


용이 : 아이고~ 그 나이에 내외해? 부끄러워하긴.. 난중에 딴 소리나 마.

         (나가고 나면, 씁쓸한 표정 혼잣말로) 그래.. 당장 낼 일도 모르는데.. 내가 어찌 될 지도 모르는데..

         혼례라도 치러드려야 내 맘이 편치...



#14. 심덕네 주막 / 낮


공갈, 심덕, 걱두, 용이, 흥견, 대식, 봉순, 막쇠 모여앉아 용이 주재 하에 나름 심각한 회의 중이다.


심덕 : (벌떡 일어나며 흥분) 그니까 시방 내 혼례 미루고 쇠돌이 혼례부터 치르자는 거여?

공갈 : 일편덕이.. (심덕 잡아끌어 앉히며) 우린 진즉 합방했잖아.

심덕 : (밉지 않게 흘기며 앉는)

걱두 : 그럼 당혜랑 목화는 흥견이랑 내가 해결할게. (* 자막 / 당혜, 목화 - 혼례 때 신는 신발)


하는데 다들 기막힌 듯 보는.


용이 : 흥견성은 궁에 들어갔잖아요.

걱두 : (울먹) 참.. 그러지.. 흥견아... 아이고 내 새끼.

심덕 : 참내 죽으러 갔수? 잔칫상은 내가 차리께.

용이 : (공갈과 봉순 째려보며) 거기 둘은?

공갈,봉순 : (의미심장한 눈길 주고받는)

공갈 : 우리가 또 전문으로 하는 게 있잖냐?

봉순 : 두 분의 뜨거운 밤은 바로 우리 부녀가..

공갈,봉순 : (주먹 꽉) 책임진다!

대식 : 허면... 난 축하공연~

쇠돌e : 뭐 재미진 거 있는가?


일동 놀라 돌아보면, 쇠돌 눈 껌뻑거리며 다가온다.

다들 벌떡 일어나서 각자 볼일 보러 흩어지는..


심덕 :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솥단지 다 타겄네. 봉순아 언넝 와라.

봉순 : (쫄래쫄래 쫓아가는)

걱두 : 가만. 송행수네 신발 배달 깜빡 했네.. (서둘러 일어나는)

대식 : (눈치 없이) 아니 회의하다 말고 다들 어디 가? 얘기 마저 끝내야지.

용이 : (대식이 질질 끌고 가며) 참 대식아 너 줄려고 떡 가져왔다.

대식 : 참말? (좋아라 따라가는)

쇠돌 :  왜 내가 오니께 다들 가? 어? 대식아. 흥견아. 용아-- 뭐시여? 다들 왜 그려?



#15. 흰도포의 밀실 / 낮


들어오는 변식, 뒤따라 들어오는 이형익. 도포차림의 인조 앉아있다.


이형익 : (인조보고 놀라 넙죽 절하는) 전하.

인조 : 그래, 자네가 긴히 해 줄 일이 있어 불렀네.



#16. 은채 객점 / 낮


객점 밖으로 쭉~ 줄을 선 거지들. 하인들 국밥 나눠주고 있다.

객점으로 들어오려던 팔자걸음의 양반들과 봇짐 차림의 하인들. 줄 서 있는 거지들 보고 눈살 찌푸리는 양반들.


양반1 : 아니, 웬 거지들인가? 여기 병판대감네 점 아닌가?

양반2 : 맞는데? 장안 최고의 호화객점이라더니....

양반1 : 어찌 이런 더러운 것들을... 멀리서 일부러 찾아왔더니만.. 에잇.. 딴 데로 가세!


팽- 돌아서 가버리는 양반들. 왜 저러지? 하며 뛰어오는 섬섬.


섬섬 : (킥킥 웃으며) 아씨아씨. 그 아짐이랑 아제 늦혼례 치른대요. 에그 남사시러라~

은채 : 누구?

섬섬 : 접때 봉기 때 아씨한테 옷 빌려줬던 그 아짐이랑 쇠돌 아제요. 그 앞니 쏙 빠진 아제.. 울 아부지 벗이거든요.

은채 : 아... (생각하다) 그래. 어디서 치른다더냐?



#17. 쇠돌의 초옥 / 낮


들어오는 단이. 풀 죽은 모습으로 어깨 축 늘어뜨린 채 앉아있는 쇠돌.

단이, 옷 바느질 통 들고 앉으며.


단이 : 무슨 일 있어요?

쇠돌 : 잡것들이 나만 홀라당 빼고.. (단이한테 바짝 들이대는) 일편단이, 나한테 냄시 나?

단이 : (무시하는 듯 말없이 바느질 시작한다)

쇠돌 : (뻘쭘- 단이 바느질감 보면 혼례복이다, 눈 반짝~) 뭐여? 공갈 혼례복 맹그는 겨?

단이 : (슥- 치우며 일어나는)

쇠돌 : 음마? (확 속상한) 정말 일편단이까정 나한테 왜 이러는가? 참말로.. 내가 뭘 우쨌다고.

         (왈칵 서러워 울먹~하다가 자기 옷 냄새 킁킁 맡아보는) 냄시 안 난디~



#18. 심덕네 주막 / 낮


봇짐 메고 길 떠나는 공갈. 봉순, 배웅하는.


봉순 : 소똥, 말똥, 개똥 다 안돼! 알았지?

공갈 : 알았어, 이년아. 사기는 니가 쳤지, 내가 쳤냐.

봉순 : 늦지 말고, 내일 혼례 전에 와야 돼. 중간에 기방으로 새기만 해~ 엄니한테 다 이를 테니까~

공갈 : 엄니? (고개 절레절레) 이야~ 변죽도 좋아~ 알았다, 이년아.


공갈 나가자마자.. 장만동, 어깨에 멧돼지 들쳐 메고 들어와 평상 위에 턱- 내려놓는.

뒤이어 은복, 등 뒤로 양손 숨긴 채 들어온다.

멧돼지 보고 놀라 달려 나온 심덕, 봉순과 함께 멧돼지 보는.


심덕 : 이게 다 뭐래요?

봉순 : 멧돼지 아니에요?

장만동 : 잔치에 고기가 빠져야 쓰나..

은복 : (수줍어하며 양손에 든 꿩 내미는) 이것도요. 제가 잡은건데..



#19. 변식의 집 / 행랑채 앞 / 낮


막쇠, 열심히 청사초롱 만든다.


시후e : 뭐하나?

막쇠 : (고개 들면)

시후 : (보며) 청사초롱 아닌가? 누가 혼례라도 치르나?

막쇠 : 예, 도련님. 가만 보면 용이 놈이 효자라니까요. 지기 아부지랑 엄니 혼례 치러준다고.. (하다 멈칫.. 눈치 보며)

         낼 아씨 객점에서 치른다는데. 도련님도 가시죠... 암만요. 도련님이 빠지면 안되죠.

시후 : 내가 낄 자리가 아니질 않은가. (가는)

막쇠 : (가는 시후 뒷모습 가슴 아프게 보는)



#20. 쇠돌의 초옥 / 밤


툴툴 대며 들어오는 쇠돌. 평상에 앉아 있던 용이 기다렸다는 듯 벌떡 일어나.


용이 : (쇠돌 잡아끌며) 아부지! 일루 와봐.

쇠돌 : (삐친) 따돌릴 땐 언제고 놔. (끌려가며) 놔. 이거. 아, 아퍼~



#21. 쇠돌의 초옥 / 창고 안 / 밤


쇠돌 눈앞에 커다란 목간통 있고. 통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용이 : 아부지. 사람들이 아부지를 피한다고 했지? 그 이유를 알았어. (목간통 가리키며) 들어가.

쇠돌 : 뭐여. 내가 냄시 나서 사람들이 피했다는 것이여? 음마 이놈들.. (킁킁 몸 냄새 맡으며) 으디가? 으디가?

         걱두 지놈보다 백배는 깨깟허다.. 망헐 놈.. (다시 맡으며) 쪼까 나기는 나나?

용이 : (쇠돌 푹- 밀어 넣는)

쇠돌 : 아이고메---



#22. 궁궐 화혜 작업장 / 밤


밤 깊은 시간, 흥견 혼자 남아, 가죽신 만들고 있다.


흥견 : (혼잣말) 혼례준비는 잘 되나?


씩 웃으며 칼로 가죽 자르던 흥견, 갑자기 윽- 낮은 비명 지른다. 흥견의 손가락에서 피가 꿀럭꿀럭 솟는다.

흥견. 반사적으로 검지를 꾹 눌러보지만, 손가락 사이로 피가 철철 넘친다. 검지가 상당히 깊이 베인 듯하다.



#23. 궁 내의원 / 밤


문 삐걱 열리고, 숨 죽여 들어오는 흥견. 내의원 천장에는 온갖 약초들이 말려져있고, 각종 약제 통들이 늘어서있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흥견, 약제 넣어놓은 서랍장 쪽으로 가 흥견, 약제서랍장 뒤져

지혈이라고 쓰인 약제 통에서 말린 쑥 등 꺼내 상처 부위에 붙이고 무명천으로 손가락을 동여맨다.

그때 문 열리는 소리 들리고, 누군가 들어오는 기척이 들린다.

놀라 얼른 벽 사이로 숨는 흥견. 벽 상이로 살짝 내다보면, 어의 이형익이다.


흥견 : (혼잣말로) 어의어르신이네? 아... 세자저하가 편찮으시다더니..


이형익, 약재들 쌓여있는 곳으로 가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누가 있는지 확인하는.

바곳(부자) 몇 개를 꺼내 품에 쓱 넣고 나가는.


흥견 : (이형익이 있던 곳으로 가서 보면 바곳이다) 이거 바곳인데.. (갸웃하는)



#24. 쇠돌의 초옥. 창고 안 / 밤


윗옷 벗고 통 속에 들어앉아있는 쇠돌.


쇠돌 : 뭔 물이 이리 뿌허다냐. 니가 한번 멱 감은 물 아녀?

용이 : 아녀. 아부지 살 보들보들 뽀해지라고 인삼이랑, 창포랑, 복숭아잎이랑 쌀겨 쌀뜨물 다 집어 넣은거야~

쇠돌 : 그려? 이걸로 깨까시 씻으믄 하얘져? 아따. 울 아들이 효자네..


좋아라 물장구치는 쇠돌.

통 밖에서 등 밀어주고 있는 용이. 용이 눈에 눈물 그렁.


용이 : 아부지..

쇠돌 : 잉?

용이 : 왜 이리 말랐어...

쇠돌 : 말르긴... 등짝에 심줄 안보이냐? (흡- 어깨쭉지에 힘주는)

용이 : 아부지 나 키우느라 힘들었지?

쇠돌 : 왜 이랴? 갑자기 징그랍게.. 에고메 닭살~

용이 : 아부지. 혹시 말이야... 나 없어도... 일편단이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야 돼... 알았지?

쇠돌 : (목이 메어오는. 애써 떨리는 목소리) 어디 죽으러 가냐? 니가 아부지 없음 엄니 모시고 잘 살어, 이눔아.

용이 : 난 아부지 없이 못 살아... 알면서.

쇠돌 : 나도 우리 용이 없인 못 살아.. 암시롱~ (해죽 웃는)


눈 마주치며 해죽 웃는 쇠돌과 용이.

용이 눈물 쏟아지려 하자, 억지로 쇠돌 등 쫙 치며.. 으따, 이 때 좀 보소.. 하며 등 빡빡 미는...

쇠돌, 오메메 껍딱 벗어져야.. 용이, 쇠돌.. 각자 눈물 짓는...


용이e : 미안해. 아부지...

쇠돌e : 얼마나 힘드끄나, 내 새끼.. 용아. 아부진 괜찮여. 그랑께... 이 아부지 용서하지 마라 잉..


카메라 쭉- 뒤로 빠지며 창고 안 부자의 정겹고도 슬픈 목간 풍경.



#25. 은채의 객점 / 아침


혼례 준비에 왁자지껄한 객점 안.

걱두와 막쇠 청사초롱 달고, 대식과 흥견, 탁자 놓고, 비단 덮어놓고.. 심덕, 음식 나르고..

은채, 섬섬, 심덕 도와 잔칫상 차리고 있다.

뒷짐 진 채 돌아다니며 간섭하고 있는 용이.


용이 : 머 빠진 거 없이 잘들 챙겨요~ (하며 은채에게 다가가) 아씨.. 저 때문에 이렇게 객점을 다 빌려주시고..

         이렇게까지 안하셔도 되는데. 이따 울엄니 아부지 오시면 정식으로 인사드립시다.

섬섬 : 저리 안가? 영감생심.. 어디 감히 우리 은채아씨한테..


은채, 신경도 안 쓰고 있다.

지켜보던 봉순, 용이에게 다가와 팔뚝 잡고 끌고 가는.


용이 : 놔. 이거 안 놔? (은채를 향해) 아씨~ (휘파람) 휘익 휘익~

봉순 : (확 째리며) 시간 됐어. 얼렁 모셔와.



#26. 쇠돌의 초옥 마당 / 아침


정지문 열어보고, 방문 열어보는 쇠돌.. 연신 고개 갸웃거린다.


쇠돌 : 용아~ 일편단이~ 다 어디 가분겨.. 아따 배고파 디져불겄는디.

용이 : (뛰어 들어오며) 아부지, 아부지!

쇠돌 : 새벽 댓바람부터 으디 갔다 오는겨~

용이 : (쇠돌 끌고 평상으로 앉히는) 아부지, 이거 좀 입어봐.

쇠돌 : (평상위에 곱게 개켜진 혼례복) 왜 놈의 혼례복을 입으라 그랴. 단이가 알믄 경을 칠 거이여.

용이 : 아, 일단 입어 봐봐. 일편단이가 공갈아제 등치 생각 못하고 너무 작게 만든 것 같다고 걱정하드라고.

쇠돌 : 그려? (입으며) 우리 일편단이 그런 실수 안 허는디..

         (딱 맞는) 음마? 나한티 딱 맞네. 공갈한테는 솔찬히 짝을 것인디.. 우짠다냐? (하는데 뭔가 휙-)



#27. 저자 거리 / 아침


희봉 어깨에 둘러매져 있는 쇠돌.. 눈 가려져 있고, 손 묶여있다.


쇠돌 : 이놈아~ 안 놔.. 왜 이랴~


희봉 뒤를 따르는 아주까리파들과 용이, 말없이 긴 천 들고 옆에 따라가는. 천에 '울 아부지 나쇠돌 장가갑니다.' 써있다.

저자 사람들, 보고 웃고 박수치고.. 환호하고..



#28. 은채의 객점 앞 / 낮


저자 사람들 속속 모여드는. (야채상인은 야채, 떡 상인은 떡, 침전상인은 옷감 들고)

강우와 쑥대머리파들, 상인들에게 물건 받아 옆에 쌓아두며 이름 적고 있다.

어머니 모시고 온 삼득. 양순네 부모 도착하자.. 패거리들 벌떡 일어나 '오셨소' 하며 반갑게 맞는.

저만치 쇠돌 업고 오는 희봉과 용이. 다들 쉬쉬 하고 좋아라 보는 사람들.

쇠돌만 소리 고래고래 지르는.. '이 놈의 시끼 안 내려? 안 풀어~'



#29. 은채의 객점 안 / 낮


희봉, 쇠돌 내려놓고, 손 풀어주고 용이가 쇠돌 눈에 눈가리개 풀어주면..

눈부신 듯 실눈 뜨는 쇠돌. 사람들 주변에 가득 모여 있고... 잔칫상 있고.. 순간 이게 뭔가 싶어 보다가..

문득 위 올려다보면.. 위, 방긋 웃고 있는 은채 서있다.

쇠돌, 뭐지? 하는 눈빛으로 보면

은채, 쓱 옆으로 비켜서고 은채 뒤에 연지곤지 찍고 족두리 얹은 단이 보인다. 그 양쪽으로는 봉순과 심덕, 단이 잡고 서 있는.

단이의 살짝 수줍은 미소.

놀라 입 쫙 벌어진 채... 보는 쇠돌.

연지곤지 찍은 단이, 봉순과 섬섬이 옆에서 잡고 내려오는.

쇠돌, 눈물이 글썽글썽.. 할 말 잃은.. 입 헤- 벌어지는.

그런 쇠돌 보는 용이의 뿌듯한 미소.

<점핑>

잔치상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서 있는 쇠돌신랑, 단이신부.

송의원의 홀기 이어진다.


송의원 : 부선재배(婦先再拜)~


단이 절하는... 당황해서 같이 맞절하려는 쇠돌, 말리는 걱두.

마냥 좋아라 입 찢어지는 쇠돌.


송의원 : 서답일배(斷答一拜)~


답례로 쇠돌 한번 절한다. 심덕, 저고리 고름으로 눈물 찍고.


공갈 : (심덕 옆구리 툭 치며) 웬 눈물바람이여. 쇠돌 잔심줄 여적 못 잊은 거여?


대식과 흥견, 걱두, 희봉, 막쇠, 봉순도 눈물 그렁~ 은채도 미소 짓고... 저자사람들 모두 감동의 표정.

용이 눈물 그렁이면서도 행복한 미소.



#30. 객점 밖 / 낮


슬픈 눈빛으로 혼례식 행사 보고 있는 시후. 돌아서는데. 시후 앞에 서서 묘한 미소 짓는 칠성과 눈 마주치는.

시후.. 이상한 듯 바라보다 그냥 가는.



#31. 은채의 객점 / 정지 / 밤


주안상을 가운데 놓고.. 봉순, 대식, 걱두, 공갈, 심덕, 막쇠 모여서 신비의 미약통 들고 여기다? 아님 여기다? 하며 논의 중이다.


심덕 : 근디 누가 마실 줄 알고 이걸 부어?

걱두 : 그르게..

봉순 : 아이 그냥 다 넣어 다 넣어.

공갈 : 그려그려 자고로 과유 불~끈이라 했거늘... (술잔에 미약 넣는 공갈의 손에서)



#32. 궁 내의원 탕제실 안 / 밤


은밀하게.. 탕제에 (바곳을 가공한 독약) 가루 넣는 손. 어의 이형익이다.



#33. 원앙 방 안 (객점 특실) / 밤


주안상 놓고 마주앉은 두 사람.

새색시마냥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는 쇠돌. 천장 한번 보고, 방바닥 한 번 보고 벽 한 번 보고..

단이, 그런 쇠돌 물끄러미 보고 있는..


쇠돌 : (괜히 방바닥 손으로 쓸며) 어서 멀크락(머리카락의 전라도 사투리)이 이렇게..

단이 : (그런 쇠돌 물끄러미 보다가 한잔 들이키고) 고마워요.

쇠돌 : 잉?

단이 : 나 같은 기집 데리고 살아줘서...

쇠돌 : 뭐, 뭔소리여 그거이. 나가 해준 게 뭐시 있다고. 나가 고맙지, 나가. 나 같은 상 모지리 옆에 있어줘서.. (술잔 들이키는)



#34. 동궁 전 / 침소 / 밤


탕약 마시는 소현세자. 그 앞에 걱정스레 앉아있는 인조와 강빈.

지켜보는 인조의 서늘한 눈빛과 어의 이형익의 눈빛.

인조 걱정스러운 듯 소현세자의 이마 짚어보며.


인조 : 그저 단순한 고뿔이라더니... (하며 세자의 입에 직접 생란 /한약 먹은 후 입가심 궁중간식/ 넣어주고 세자 눕힌다.)

강빈 : 탕약을 먹고서부터 몸이 더 안 좋아지시는 것 같사옵니다.

이형익 : (당황스러워하는)

인조 : (인자한 미소) 그저 기분 탓일게야.

강빈 : 예. 전하.

세자 : (어느새 얼굴 거무틱틱하고 병색이 완연한)

인조 : (걱정스러운 듯 내려다보는)



#35. 객점 원앙방 안 / 밤


쇠돌 : 일편단이. 우리 인자 죽을때까정 알콩~달콩~ 용이랑 셋이 잘 묵고, 잘 싸고, 잘 살자고~

단이 : (눈물 그렁이며) 고마워요...

쇠돌 : 어뜨케 인자 그만.. (억지로 하품 하며) 아암~ 졸려.. 자네도 피곤하제? 거시기 불을.. 불을..

         (긴장한... 침 꼴깍 삼키고 촛불 후~ 불려는데)



#36. 객점 원앙방 밖 / 밤


몰래 지켜보는 걱두와 공갈, 심덕, 용이, 봉순, 막쇠, 대식... 말리는 흥견.

저리 좀 가.. 서로 밀치고 엎어지고 자빠지고.. 멀찌감치 뒤에서 재밌다는 듯 보고 있는 은채와 섬섬.

걱두, 손가락에 침 발라서 뽕- 문에 구멍 내는... 서로 들여다보려고 밀치는 가운데..

틈새를 이용한 걱두, 구멍으로 방 안 들여다보는데.. 문 구멍안의 시커먼 눈동자. 헉 놀라 뒤로 콰당-



#37. 원앙 방 안 / 밤


쇠돌, 문에 난 구멍에 눈 들이댄 채.


쇠돌 : 확- 이 썩을놈의 시키들! 저리 안가냐? 언넝 가 자라 잉...


하는데.. 여기저기 뽕뽕뽕뽕 소리 나며 구멍 뚫리는.. 음마야.. 놀라는 쇠돌.

단이, 훅- 촛불 꺼버리는.

어둠 속에서 쇠돌의 흡- 숨 들이키는 소리.. 아, 단이 찬찬히~찬찬히~



#38. 객점 마당 / 밤


어둠... 고요한 적막 흐르고... 불 밝힌 청사초롱 들고 서 있는 용이.

원앙방 앞에 올려놓고, 애틋한 표정으로 방 바라보는 용이. 기쁘면서도... 또 한편 착잡한 마음으로 돌아서 나가는...



#39. 사대부가 담장 / 밤


휘리릭- 담 넘는 일지매.



#40. 사대부가 / 창고 앞 / 밤


일지매 꼬챙이로 쇳대 따는데 꼼짝도 않는.. 당황하는 일지매.


쇠돌e : 쇳대 따는 시간은 반드시 반경 이내.


시루 안 마지막 방울 뚝 떨어지고... 여전히 쇳대 따고 있는 일지매. 문득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

일지매, 휙- 돌아보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병들.

순간 무날검 꺼내들어 사병들과 한바탕 활극 펼치는 일지매.

놀란 얼굴로 숨어서 보던 종복, 후다닥 뛰어가는...



#41. 사대부가 / 마당 / 밤


사병들을 따돌리고 휙- 담장 넘어 도망가는 일지매. 뒤이어 쫓아오는 사병들..

갑자기 나타난 종복들 그 앞에서 괜시리 마당 쓰는 척 길 막고..

일지매를 뒤쫓아 넘으려는 사병들을 붙잡고 늘어지는 종복들,


종복 : 도적이야- 이놈! 너 일지매지? 어? 아니네.. 죄, 죄송합니다.


사병들, 열 받아 종복 확- 밀치고 일지매 쫓아 나가는.

종복들 좋아라~ 하며.


종복1 : 무사히 도망쳤겠지?

종복2 : 이야. 진짜 영광이네. 내 눈 앞에서 일지매를 다 보다니~



#42. 쇠돌의 초옥 / 아침


잔치 분위기. 거하게 술자리하고 있는 걱두, 막쇠, 공갈..

새신랑 차림의 상기된 얼굴의 쇠돌 다가와.


쇠돌 : (입 찢어지게 웃으며) 많이들 잡솨~

걱두 : (놀리는) 어째, 하룻밤 사이에 얼굴이 핼쑥 허다? 어이, 제수씨! 제수씨! 쇠돌이 안 재우고 밤~새 뭐하셨수?

쇠돌 : (걱두 입 틀어막으며) 이 썩을 놈~ 입 못 다물어? 확-

막쇠 : (음식 먹으며) 참 야그 들었냐? 어제 하마터면 일지매가 잡힐 뻔 했단다.

쇠돌 : (순간 헉- 긴장하는)

공갈 : 참말이여?

막쇠 : 응. 공참 댁 종복이한테 들었는디... 그 집 어르신이 일지매 땜에 전전긍긍하다가

         청국서 최신 서양식 쇳대를 들여와 달았다는디, 일지매가 그거 딸라고 시간 끌다 들켜부렸디야.

         도망치다가 잡힐 뻔 한 걸 지들이 도와줬다고 어찌나 자랑들을 해대는지...

걱두 : 그 시끼들 뻥 까네! 우리 일지매님이 그럴 리가 읍써. 못 따는 쇳대가 없고, 하늘을 붕붕 날은디~

         그 시끼들 완전 공갈이여 공갈.

공갈 : 공갈이 뭐! 어쨌다고!

쇠돌 : (심난한) 아녀. 그 종복들 말이 맞을 겨. 지 아무리 천하의 일지매라도 최신 서양식 쇳대를 어찌 따긋냐...

         그라고 사람이 어쩌케 하늘을 날으냐? (잔뜩 걱정스런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가. 어여 다 쳐먹었음 어여 가. (가는)

공갈 : (버티고 먹으며) 지입으로 봤담서? 왜 승질내고 지랄이랴.



#43. 사대부가 창고 앞 (#41과 동일 장소) / 아침


휑한 창고 문고리.. 자물쇠통이 없다.

창고 앞에서 고개 갸우뚱하는 종복1,2(어젯밤 나름 일지매 도와준 종복들)


종복1 : 참, 별시런 일이네. 자물쇠통만 훔쳐가는 도둑이 어딨대.

종복2 : 참말 딴 건 안 없어지고?

종복1 : 응. 자물쇠통만 가져가고 문 연 흔적도 없어.

종복2 :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더니 일지매도 못 딴걸...



#44. 쇠돌의 초옥 / 아침


손님들 다 가고, 잔치상 치우고 있는 단이.


용이 : (들어오며) 아이고 일편단이~ 밤사이 몰라보게 이뻐졌네? (응큼하게) 달의 정기를 받았나?

단이 : 밤새 어딜 쏘다니고 이제 오는 게야?

용이 : 뭐 나도 엄니아부지 없는 텅 빈 집에 혼자 있기 영~ 쓸쓸해서.. (손으로 패 보는 시늉하며) 간밤에 패 좀 쫬어.

단이 : 아버지가 풀무간 있던 창고로 오라더라. 할 말 있다고.

용이 : (놀라) 예? 푸, 풀...

단이 : 그래. 숲속 풀무간이라면 안다던데?

용이 : (순간 얼굴 흑빛 되는)



#45. 저자 / 낮


용이, 미친 듯이 달리는.

피전 앞에 걱두와 얘기 중인 쇠돌.


걱두 : 용이 아녀? 어딜 저리 똥줄 빠지게 뛰어간다냐? 요..용..

쇠돌 : (못 부르게 막으며) 놔 둬. (뛰어가는 용이 착잡하게 보는)



#46. 일지매 아지트 / 낮


용이, 나무 보드 타고 내려와.. 지하 아지트 둘러보면.. 아무도 들어온 흔적 없다. 후- 안심하는.



#47. 옛 풀무간 1층 위 / 낮


올라와 급히 짚으로 아지트 지하통로 뚜껑 덮는데..

순간, 창고문 벌컥- 열리는. 휙 돌아보는 용이.



#48. 변식 대감 집 / 낮


시후, 나와서 두리번거리면.. 칠성, 여기요- 하며 손짓하는.


시후 : (경계하는 눈빛) 날 찾는다 했느냐?

칠성 : 집이 참 으리번쩍 합니다.

시후 : 누구냐?

칠성 : 이 댁 둘째 도령님이시죠? 천하의 변대감님 도령이믄 돈도 꽤 많으시겠네요?

시후 : 누구냐고 묻질 않았느냐?

칠성 : (음흉하게 웃는) 쇤네가 좀 할 말이 있습니다. 도련님 출생에 대해서...

시후 : 뭐? (무슨 말인가 보는)



#49. 풀무간 1층 / 낮


용이 놀란 얼굴.


용이 : 아, 아부지. (문 열고 서 있는 자. 쇠돌이다) (애써 당황한 빛 감추며 두리번거리는) 여, 여기 참 오랜만이네...

         옛날에 나 포졸시험 본다고 여기서 밤새 쇳대 연습 했었는데...

쇠돌 : (진지하고 비장한) 애비가 오늘 너한티 꼭 헐 말이 있다.

용이 : (순간 긴장한)

쇠돌 : 시방부터 이 애비가 허는 말 똑똑히 잘 들어라잉.

용이 : (침 꼴깍)

쇠돌 : (비장한) 용아...



#50. 변식 대감 집 인근 / 낮


충격 받은 듯 멍한 표정의 시후.


칠성 : 이 길로 바로 변대감한테 고할 수도 있어.

시후 : (정신이 드는 듯 칠성의 멱살을 거칠게 잡는) 헛소리 마. 감히 누구한테 개수작이야.

칠성 : 어라? 가만, 니놈도 모르고 있었나보구나? 오호라~ 그 여편네 자식까지 속여 변대감집에 보냈구만.

         참, 그러고 보니 니 엄니가 원래 독한 종년이었다.

시후 : (순간 주먹 날리는)

칠성 : (쿵 - 바닥에 넘어지는... 터진 입술 쓱 닦으며 씨익 웃는) 내 말이 안 믿기면 니 엄니한테 직접 확인해 봐.

         (일어나 옷 툭툭 털며) 내가 변대감 찾아가면 어찌 되는지 알지? 니놈은 물론, 니 어미까지 살아남지 못할 걸?

시후 : (주먹 부르르 떠는)

칠성 : 나 오래 못 기다려. 오늘밤 자시까지 명월관으로 돈 가져와. (가는)

시후 :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 휙- 돌아 뛰어가는)



#51. 풀무간 1층 안 / 낮


쇠돌 : (침 꿀꺽 삼키며) 사낸 자고로 기술이 있어야 써. 어차피 과거도 물 건너 간 거 같고, 언제까지 무뢰배 짓 허고 살겄냐.

         그렇다고, 내가 딱히 물려줄 것은 없응께.. (비장하게 눈 부릅) 니가 애비 쇳대 매장을 가업으로 잇거라.

용이 : (안도의 표정) 아놔, 왜 이래? 나 과거 볼 거야. 볼 거라고~!


쇠돌 갑자기 밖으로 나가더니 자기 몸보다 더 큰 궤짝 질질 끌고 들어오는.


용이 : 웬 궤짝이요?

쇠돌 : (궤짝에 달린 자물쇠 가리키며) 이것이 머신 줄 아냐? 서양에서 들여 온 최신식 쇳대란디,

         간밤에 일지매도 못 따부렀다드라.

용이 : (놀라는) 근디 아부지가 이걸 어서 구했어?

쇠돌 : (용이 입에 자기 손가락 대며) 쉿!!! 가업을 위해서 잠깐 빌려온 것이여.. 우리가 쇳대쟁이로 출세할라믄

         일지매가 못 따는 쇳대를 만들어야 쓰고, 그라기 위해선 그 놈 시키가 못 딴 바로 이 쇳대를 딸 줄 알아야 써.

         따는 놈 위에 다는 놈! 그거시 우리 쇳대가문의 숙명이여!!


쇠돌, 품에서 뭔가 꺼내 순식간에 쇳대 따는 쇠돌. 놀라는 용이.


용이 : 어? 어떻게 딴 거야?


휙 날아오는 쇳대 얼결에 휘익- 받는 용이. 보면 고리에 매달린 두 개의 가늘고 납작한 꼬챙이.


쇠돌 : 인자부터 용이 니 껏이다. 소싯적에 아부지 필살 비기여.

용이 : 비기? 이게 뭔데?

쇠돌 : 아부지 발명품. 일명 만능쇳대! 이거 하나면 세상천지 못 따는 자물통이 없어. 난 쇠돌이니께!

         지 아무리 최신식 서양 자물통이 아니라 상감마마 사시는 집에 달린 자물통 꺼정 다 따부러~

용이 : 뭐야. 그냥 꼬챙이 두 개구만.

쇠돌 : 자, 봐라 잉. 서양 쇳대가 별 것이 아니여. 우리 것이랑 다르게 이 썩을 잡것은 쇳대 속에 홈이 여러 개여.

         그랑게.. 서양 것들은 구린 것이 많다는 것이제. 자.. (C.G) 먼저 꼬챙이 하나로 안쪽에 홈들을 눌러주믄서 길을 터주고,

         나머지 꼬챙이를 그 터진 길속으로 단번에 쑥- 넣어서 맨 안쪽 구멍을 휙- 돌리면 (철커덕)

         (쇳대와 만능열쇠 용이에게 주고)

용이 : 어이구. 쉽네.

쇠돌 : (씩 웃으며) 그랴~ 쉽제~ (하며 궤짝 안으로 들어가 문 닫고) 자물통 채워라.

용이 : 엉? 왜?

쇠돌 : 뭣을 배우든지 간에 극한 상황에 있으야 빨리 기술을 습득하는 벱여. 어여 안 채워?

용이 : (잠시 머뭇하다 궤짝 문 닫고 쇳대 채우는데 쉽게 채워지는)

쇠돌e : 인자 따봐. 니가 따줘야 애비가 나강께. 니가 못따믄 애빈 여그서 숨막혀 디져 분다.


참내.. 웃으며 용이 쇳대 따는 데 안 따진다. 어?


쇠돌e : 왜 안 열리냐? 쉽담시롱? 두 꼬챙이가 주거니-받거니- 동시에 잽싸게 움직이는 거시 그리 쉬운 줄 아냐?

           그것이 기술이여. 어여 따 봐. 아부지 자빠져 한잠 자고 있을랑께...



#52. 풀무간 1층 / 궤짝 밖 / 낮


용이, 두 개 꼬챙이 자물쇠 구멍 안에 넣고 다시 따기 시작하는데 역시 안 열리는.

당황하는 용이.. 이마에 땀 삐질...



#53. 궤짝 안 / 낮


어두컴컴한 궤짝 안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쇠돌의 슬픈 표정... 긴 한숨~

밖에서 쇳대 따느라 달그락 거리는 소리.



#54. 쇠돌의 초옥 / 낮


빨래 널고 있던 단이. 헉헉 거리며 들어와 서는 시후.

놀라는 단이.


단이 : (놀라) 차돌아..

시후 : (애써 분을 억누르며) 내가 누구의 자식입니까?

단이 : 그게 무슨..

시후 : (소리 버럭) 내가 누구의 자식이란 말입니까!!

단이 : 그야..

시후 : 내가 변 대감의 친자식이 아닙니까?

단이 : 어디서 무슨 얘길 들은 게냐?

시후 : 다 알고 왔습니다. 숨길 생각 마십시오.

단이 : (털썩 주저앉는)

시후 : (절망하는..) 허면... 내 아비가 누굽니까?



#55. 풀무간 1층 / 낮


땀 삐질삐질 흘리며 쇳대 따는 용이.


쇠돌e : 안직 멀었냐? 아부지 숨차다.

용이 : (집중하고 쇳대 따는데.. 계속 안 열리는)

쇠돌e : 용아~ 여그 넘흐 깜깜해야.. 애비 관속에 있는 거 가터 꼭.

용이 : 쫌만 기다려 아부지. (긴장된... 열쇠 쥔 손 미세하게 떨리는)


마음이 급해지는 용이, 숨을 몰아쉬며 쇳대 열려 애쓰는.



#56. 쇠돌의 초옥 / 낮


시후 : 내 아비가 누구냔 말입니다.

단이 :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시후 : 여기... 아버집니까?

단이 : (결심한 듯) 그래. 너 귀히 살라고.. 도적놈 자식으로 키우기 싫어 우리 부부가 그리 거짓말 했어.

시후 : (분노로 부르르 떠는) 어, 어찌 그러실 수 있습니까?

단이 : 그때 변대감에게 거짓말 안했으면, 너 안 보냈으면, 너도 니 아부지도 죽은 목숨이었다.

시후 : 그래도 어찌 내게 한마디도.. 감쪽같이.. 두 분 정말 무서운 분들이군요..

         그동안 제가 그 집에서 어찌 살아왔는지.. 아십니까?

단이 : 허면... 돌아올 수 있니? 그럴 수 있어?

시후 : (버럭 소리 지르며) 내가 왜요! 내가 왜... 이제 와서.. 이제 와서... 어머니랑 살겠다고.. 그리 매달릴 땐 모른 척 하더니

         이제 와 돌아올 수 있냐구요? 내가 왜요? 내가 왜 여길 돌아옵니까? (눈물 한방울 주룩 흘러내리는) 날 버린 당신들한테요...


휙 가버리는 시후,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가슴을 쥐어뜯다 통곡하는 단이.



#57. 풀무간 1층 / 낮


땀 뻘뻘 흘리며 쇳대와 씨름중인 용이.


용이 : 아부지? 아부지 괜찮어? 덥지? (궤짝 안에서는 더 이상 아무소리 들리지 않는다. 확 불안해진 용이) 아부지.. 아부지..

         (궤짝 두드리며) 아부지... (다시 만능열쇠 꽂으며) 아부지 쫌만 참어. 내가 금방 꺼내주께... 쫌만.. 쫌만.. 아부지.. 아부지...

         (거의 울듯.. 덜덜 떠는.. 정신 집중하는 용이)



#58. 당산나무 앞 / 낮


터벅터벅 걸어오는 쇠돌.


쇠돌 : 그려.. 이 못난 애비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이런 것밖에 없응께...

         (하는데.. 씩씩거리며 걸어오는 시후 보이고, 급 방긋) 차돌아!

시후 : (멈춰 서서 쇠돌 보면)

쇠돌 : (반갑게) 여까정 뭔 일로? 엄니 보고자와 온 겨? 아따메- (부끄러운) 너도 소문 들었냐? 막쇠 그놈이 말했쟈? 그 썩을..

시후 : (차갑게 쏘아보다 휙- 가버리는)

쇠돌 : (무안한) 차, 차돌아!



#59. 쇠돌의 초옥 / 낮


쇠돌, 급히 뛰어 들어오면..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는 단이.


쇠돌 : (단이에게 급히 다가가) 뭔 일이여, 응? 뭔 일이여.

단이 : (가슴을 뜯으며 끅끅 오열하는) 다 알아버렸어요. 차돌이가 다..

쇠돌 : 알다니. 뭘.. 뭣을 알아?

단이 : 그 집 친자식 아닌 거..

쇠돌 : (다급한) 설마.. 설마.. 그 나리 아들인 거.. 말했어?

단이 : (울면서 고개 젓는) 당신이 친아버지라고.. 그리 말해버렸어요.. 어떡해요, 우리 불쌍한 차돌이..

쇠돌 : (단이 일으켜 평상에 앉히며 진정시키는) 울지 말어. 울지 말어.. 단이. 내가 시방 차돌이한티 가서 잘 달래볼랑게...



#60. 은채의 객점 / 방 안 / 낮


은채와 마주앉은 변식, 흥분해서 바르르 떨며.


변식 : 딸! 좌상대감 큰아버님 개성에서 오신다고 내가 그리 일렀건만 그지 새끼 재우느라 방이 없다고 쫓아내?

         내가 얼마나 쪽팔렸는지나 알어?

은채 : 쫓아낸 적 없습니다. 다른 방을 내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냥 가신 건 그 분입니다.

변식 : 내가 특실 원앙방이라고 했잖아~~~

은채 : 거긴 병든 분이 계셔서..

변식 : 병든 그지를 원앙방에 들여~~ 이가 드글드글한 그지시끼들을 끌어들이질 않나. 온 동네 거렁뱅이한테 밥을 처 멕이질 않나.

         내가 이 객점 그지촌 소굴 만들라고 돈 쳐 바른 줄 알어? 니가 그지 새끼들 왕초냐!!

은채 : (공손하게 무시하는)

변식 : (몸 긁으며 일어나는) 으~~근지러.. 이가 옮았나... 오늘 일찍 들어가. 일지매 자식 때문에 오늘 북촌 비상이니까

         괜히 늦게 싸돌아다니지 말고.

은채 : (놀란) 예?

변식 : 그 박쥐쉐이, 오늘 딱 걸렸다.

은채 : 무슨 말씀이십니까?

변식 : 전 북촌에 좌포청, 우포청, 의금부 연합작전으로 쫙- 오늘이면 일지매 그 시끼 완전 끝장이야. 너!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그때까지 그지 시끼들 싹 다 치워 놔~~ (나가려고 문 열다가 다시 돌아보며) 이도 다~ 잡아놔!!!

         (으 몸서리치며 몸 긁으면서 나가는)

은채 : (놀란 표정)



#61. 의금부 앞 / 해질 무렵


송나장 붙잡고 이야기하는 쇠돌.


송나장 : 아 글쎄 없다니까.

쇠돌 : 그라지 말고 한 번만 만나게 해주쇼 잉. 꼭 헐 말이 있어 그라요.

송나장 : 진짜 없다니까 그러네. 일지매 잡으러 갔다고~

쇠돌 : 예? 이, 일지매요? 으디로요?

송나장 : 그것까지는 말 못허지.

쇠돌 : (매달려) 지가 지금 꼭- 만나야 써요.. 지발 좀 가르쳐 주쇼.

송나장 : 아 증말 찐드기네. 저리 가요.. (쇠돌 밀쳐내는)

쇠돌 : (터벅터벅 돌아가는데)

강민학 : (나장들 무리 끌고 나오는) 어이~ 송나장! 변나장 잠복 간 집이 어디지?

송나장 : 예. 서영수 대감 집입니다.


강민학, 나장들과 함께 우르르 가는.. 살금살금 뒤쫓는 쇠돌.



#62. 객점 복도 / 밤


손님들 봇짐 들고 방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무슨 일이래.. 뭔 일 났어? 하며 어리둥절한..



#63. 객점 마당 / 밤


투덜거리며 줄 서 있는 손님들에게 돈 돌려주며 연신 미안해하는 행수.

모여있는 거지들에게 얘기 중인 은채.


은채 :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그러니, 잠시만 피해 계시면 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64. 서영수 대감 집 / 밤


시후, 나장들과 얘기하고 있고..

쇠돌, 담장 모퉁이에 숨어 얘기할 기회 엿보는.


강민학 : 확실해?

시후 : 확실합니다. 일지매 그놈, 분명히 여기로 올 겁니다.


쇠돌, ‘일지매?’ 하며 놀라는.



#65. 풀무간 1층 안 / 밤


땀범벅인 얼굴로 쇳대를 열고 있는 용이,


용이 : 아부지! 대답 좀 해봐, 아부지!!


정신집중해서 다시 시도하는... 딸깍 소리와 함께, 표정 환해지는 용이..

아부지! 하며 궤짝 벌컥 여는. 텅 비어있는 궤짝 안...

엉? 궤짝 뒤편으로 난 문에 달린 쇳대 따져있고, 궤짝 뒤편 문과 풀무간 문이 열려있다.

황당한 용이.



#66. 숲 속 / 밤


풀무간을 향해 미친 듯이 내달리는 쇠돌.

아직 거그 있어야 쓰는디.. 워메 어찌까.. 워메 어찌까.. 꼼짝말고 있어야 쓰는디.. 용아.. 하며 달리는.



#67. 풀무간 지하 / 일지매 아지트 / 밤


일지매 갑의 봇짐에 넣고, 봇짐 메고 아지트를 떠나는 용이.

일지매 나간 아지트 벽.. 매화침에 꽂혀져 있는 종이. <첨지사별장 서영수> 적혀있다.



#68. 풀무간 앞 / 밤


용이, 봇짐 메고 풀무간에서 막 나오는.



#69. 숲 속 / 밤


정신없이 뛰어가던 쇠돌, 갈래길 앞에 서서.. 아, 지름길..! 하며 좁은 길로 방향 트는..

동시에 쇠돌이 원래 가려던 넓은 길에서 내려오는 용이.

한 화면에 두 사람의 다른 행로 동시에 보이는.. 쇠돌과 용이, 서로 보지 못하고 엇갈리는 모습.



#70. 객점 앞 / 밤


객점에선 불길 솟고 있고 불이야~ 불이야~~ 고함소리.



#71. 풀무간 1층 / 밤


벌컥 문 열리고 뛰어 들어오는 쇠돌. 이미 열린 궤짝 문. 텅 빈 궤짝. 용이 없다.

급히 아지트 입구 덮어둔 짚풀 헤치며 고리 열어젖히는 쇠돌.



#72. 풀무간 지하 / 일지매 아지트 / 밤


쿵 떨어지고 두리번거리는 쇠돌. 일지매 철갑옷 보이지 않고.. 벽엔 서영수 대감 이름 쓴 종이에 매화침 꽂혀있다.


송나장e : 서영수 대감 집에 갔습니다.


쇠돌, 벽에 붙은 서영수 이름 적힌 종이 보곤 거칠게 뜯어내 손에 쥐는. 걸려있는 일지매 복면과 옷(초기복장)을 들고 뛰쳐나간다.



#73. 거리 / 남문교 입구 / 밤


터벅터벅 북촌을 향해 걸어가는 용이.

용이 앞으로 서둘러 뛰어가는 행인1, 웅성거리며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달려가 서서..


행인1 : 참말여? 금루각에 불났어?

행인2 : 엉.. 다들 그리 몰려갔대.


놀란 용이.. 객점? 하다.. 가던 방향 돌려 객점 쪽으로 뛰어가는.

반대편에서 정신없이 달려오는 쇠돌, 용이가 간 반대쪽 길로 뛰어가는.

용이와 쇠돌. 두 사람 간발의 차이로 어긋나는... 안타깝게 엇갈리는 상황.



#74. 객점 앞 / 밤


객점 한 쪽이 불에 타고 있다. 앞에서 웅성웅성 구경하는 사람들. 안에 불 끄고 있는 모습 보이고.

용이 정신없이 뛰어와 두리번거리는데 은채 안 보인다.

섬섬.. 사람들 틈에서 두리번거리며 아씨- 아씨- 찾아다니는.

용이, 놀라 객점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75. 객점 / 방 안 / 밤


불난 반대쪽 방에서 창문 밖으로 일지매 찾는 듯 기웃거리는 은채.

복도에서 아씨- 아씨- 부르는 소리 들리고.. 여기저기 방문 여는 소리..

은채, 반가운 마음에 기다리고 있는데.. 방문 휙- 열리고.. 들어오는 용이다.

실망하는 은채.


용이 : (다급한) 아씨,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지금 밖에 불나고.. 어서 나오세요.

은채 : 상관 말고 가거라.

용이 : 안돼요. 얼른 나가요. (문득 보다.. 들어와 은채 손잡고 끌고 나가는데)

은채 : (저항하며) 놓으래도-- (확 뿌리치며 버티고 노려보는) 난 여기서 한발짝도 안 나간다.

용이 : 아, 왜요~ 여서 죽을라구요? 아, 진짜 왜 이러신대~

은채 :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순간 멈칫 하는 용이, 놔라, 놔- 하며 발버둥 치는 은채를 강제로 들쳐 업고 나가는.



#76. 흥견의 작업장 / 밤


가죽 챙기는 흥견, 문 벌컥- 열려 돌아보면.. 쇠돌, 숨이 차 겨우 말을 잇는다.


쇠돌 : 흥견이, 흥견이 왔냐?

흥견 : 예. 오늘 재료 사러 나오는 날이라 잠깐 들렀어요. 금방 궁에 들어가 봐야 돼요.

쇠돌 : (헉헉 거리며) 너 잘왔다. (종이 내밀며) 머라고 써있냐. 후딱 읽어바..

흥견 : 첨지사 별장, 서영수?

쇠돌 : 그려... (알았다는 듯, 종이 확- 낚아채고 나가는)

흥견 : 아제~ 아제~



#77. 서영수 대감 집 사랑채 안 / 밤


어둠 속 방안의 검은 실루엣(일지매 초기복장) 뭔가 뒤지는데... 문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


서영수e : 안으로 들어가서 말씀 나누세.


검은 실루엣 순간 당황하는...

<점핑>

문 확 열리고 이경섭과 서영수 들어오는.

서영수, 문 밖 다시 한 번 살피고 조심스레 방문 닫는.



#78. 서영수 대감 집 앞 / 밤


시후, 시완, 강민학 등 관원들 여전히 잠복중이고..

관원 한 명 조심스럽게 다가와 시완과 강민학에게..


관원 : (조용히 와서 속삭이듯) 들어갔습니다.

시완 : 그래?


시완 손짓하면.. 잠복 중이던 수많은 관원들 순식간에 서영수 집 포위하는...



#79. 서영수 대감 집 / 사랑채 안 / 밤


밀담을 나누고 있는 서영수와 이경섭.


서영수 : 아무래도 세자마마의 병세가 수상하네. 이건 필시...

이경섭 : 서, 설마요. 대감.

서영수 : 아우도 죽인 분이야. 아들이라고... (말끝 흐리는) 청으로 가세. 가서 모든 사실을 알려야겠어.

이경섭 : 그 무슨 소립니까. 전하께서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 약조 하셨는데 긁어 부스럼 만드실 요량이십니까?

서영수 : (고개 절레절레) 무서운 분이시네.. 우릴 그냥 둘 분이 아니지.

이경섭 : 하오나..

서영수 : 친아우뿐 아니라.. 함께 피를 나눠 맹서한 심기원, 권두형, 김익희까지... 이제 우리 둘만 남은 거 아닌가.

이경섭 : 하오나... 저는 전하를 믿고 싶사옵니다.


두 사람 위로 카메라 시선 올라가면.. 대들보 위에서 웅크린 채 잠든 쇠돌, 복면을 쓴 채 일지매 복 입은... (초기복장)



#80. 서영수 대감 집 / 사랑채 중문 밖 / 밤


서영수, 이경섭 나오면.. 어둠속에서 휙- 숨고 그들 따라 나가는 검은 그림자. (무이다)



#81. 서영수 대감 집 밖 / 나무 위 / 밤


서영수의 집 포위한 금부관원들 내려다보고 있는 카메라의 시선. 나무 위에 일지매 앉아있다.



#82. 서영수 대감 집 / 사랑채 안 / 밤


서영수와 이경섭이 나간 텅 빈 방.

대들보 위에서 졸고 있다 바닥으로 쿵 떨어지는 쇠돌, 아이고고고~ 놀라 엉덩방아 찧고 나오는 비명 손으로 틀어막는.

엉덩이를 문지르며 아파 어쩔 줄 몰라 하는 쇠돌.



#83. 서영수 대감 집 / 사랑채 앞 마당 / 밤


작은 상자를 옆구리에 끼고, 살금살금 방에서 나와 조심조심 문을 닫는 쇠돌(복면 쓴), 돌아서다가 헉- 놀라는.

쇠돌 앞을 겹겹이 둘러싸고 포위하고 선 금부관원들. 모두 무장한 채 쇠돌을 향해 검과 활 겨누고 있다.


시완 : 이 박쥐같은 놈, 딱 걸렸어~ (관원들 향해) 생포해!


쇠돌, 놀라 옆구리에 끼고 있던 상자를 열어.. 연적, 문진, 묵, 벼루, 붓 등 손에 잡히는 대로 마구 던지며 도망치기 시작한다.

쫓는 관원들. 병사들에게 쫓기는 쇠돌.

악착스레 쫓는 시완. 이리 샥- 저리 샥-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피하며 도망치는 쇠돌.

쇠돌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시완. 그런 시완을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피하는 쇠돌.


쇠돌 : 약 오르지? 약 오르지? 나 잡아바~라.

시완 : (분한) 일지매. 너 잡히면 뒤져~

쇠돌 : 누구 좋으라고 니놈한테 잡히냐. 이 입 큰 개구락지야.

         (도망치며 혼잣말) 기왕 잡히는 거 내 새끼한테 잡혀줘야 내 새끼 공도 세우고 높은 자리도 올라가지..


이리 저리 도망 다니다 저쪽에서 뒤늦게 달려오는 시후를 발견하곤 멈칫! 의도적으로 시후 쪽으로 도망치는 쇠돌,

시후 놀라 보고..

강민학, 시완 모두 달려오며 '일지매다- 일지매-' 하는.

시후에게 달려가 의도적으로 안기 듯 잡히는 쇠돌.

시후, 얼떨결에 쇠돌 잡고 보다... 뭔가 이상한 듯 복면 확- 벗기면.. 쇠돌 헤벌쭉~ 웃는, 눈 찡긋.

깜짝 놀라는 시후.

갸웃하는 관원들. 황당한 강민학. 시완, 어안이 벙벙~


쇠돌 : (손 쭉 내밀며) 놀랬지라? 내가 일지매여. 내가..



#84. 서영수 대감 집 인근 나무 위 / 밤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인근에 있던 관원들, 서영수 집으로 몰려오는 모습 보이는.

나무 위에 앉아 보던 일지매 낭패인 듯한 표정.


일지매 : (중얼거리는) 무슨 일이지? 오늘은 안 되겠네..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일지매 사라지자마자. 서영수 대감집 대문 열리고 포박된 채 끌려나오는 쇠돌.

멍한 표정으로 따라 나오는 시후.



#85. 의금부 / 호두각 / 밤


목에 칼 찬 채 독방에 갇혀있는 쇠돌. (일지매 초기 복장)

옥 창살 밖으로 쇠돌과 마주 선 시후, 화난 표정이다.


시후 : (흥분한 노려보는) 왜 일지매라 그러셨어요?

쇠돌 : (당황하다 씩 웃으며) 잉. 일지매 잡았응께 너도 인자 도사 되지야? 그 시끼처럼?

시후 : (허 기막힌) 그럼 저 땜에?

쇠돌 : (눈 못마주치고) 갠찬혀.. 아부지가 훔친 것이 벼루허고 먹허고 머시냐 또.. 그 머.. 그거 몇 개 깨분 것이 먼 큰 죄간디..

         아부지가 곤장 하나는 또 이력이 붙어부러서.. 암시랑도 안허야... 그랑께 걱정 말어~

시후 : (여전히 노려보는)

쇠돌 : (민망한 듯) ..엄니한테 야그 다 들었담시롱. 참말로 미안혀. 나 같은 놈 상 모지리 놈이 애비여서..

시후 : (울컥) 차라리 어머님처럼 매몰차게 버리시지... 왜 저한테 잘해주셨습니까.

         그래서 지금 저는 아버지가 더 밉고 원망스럽습니다.

쇠돌 : (눈물 흘리는) 다 애비가 몬나 그려.. 애비가... 잘못혔다.. 어쩌끄나.. 우리 차돌이..


눈물 글썽이는 시후, 일어나서 휙 돌아 나가면..

쇠돌, 차돌아.. 차돌아.. 하며 칼 찬 목 쭉 빼며 시후 뒷모습 쫓는데...

들어오는 시완과 송나장.


시완 : 끌어내!


문 철커덕 열리고. 송나장, 쇠돌 끌어내는. 겁먹은 쇠돌.



#86. 은채의 처소 / 밤


걱정스런 얼굴로 축 쳐져있는 은채, 문득 고개를 들면.. 담벼락에 앉아있는 일지매가 은채를 보고 있다.

순간, 확 밝아지는 은채 얼굴.. 일지매에게 다가가는.


일지매,은채 : (동시에) 괜찮으십니까?

은채 : 걱정 많이 했습니다. 오늘 금부에서 전 북촌을 잠복해 일지매를 잡는다기에..

일지매 : (나무라는 듯) 다신 그런 위험한 짓 마십시오. 그러다 정말 큰 불이라도 나면..

은채 : (미소) 보셨군요..

일지매 : (다시 한 번 강조하듯) 다신 그런 짓 마십시오.


애틋한 눈빛 나누는 두 사람.



#87. 명월관 / 방 안 / 밤


문 확- 열리고 들어오는 시후.

봇짐 챙기고 있던 칠성, 시후 보고 야비하게 웃는.


칠성 : 막 대감님께 가려던 참인데.. 딱 맞춰 오셨네요.

시후 : (선 채로 돈이 담긴 주머니 탁 던지며) 꺼져라.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말거라.

         (검 꺼내 목에 겨누며) 한번만 더 내 눈에 띄면 그땐 죽여 버릴 것이야.

칠성 : (겁에 질린.. 짐짓 태연 한 척) 여부가 있겠습니까.. 전 그저 돈이 좀 필요했을 뿐입니다...

         다시는 한양 인근에 얼씬도 안 할테니.. 염려 놓으십시오, (강조하며) 도련님.

시후 : (노려보는 서늘한 눈빛)



#88. 의금부 추국청 / 호두각 고신소 안 / 밤


이미 너덜너덜해진 쇠돌(일지매 초기 복장), 고개 떨어지고 기운 다 빠진. (사천과 쇠돌 둘만 있어야 합니다)


사천 : 거기서 무슨 얘길 들었느냐.

쇠돌 : (말할 기운도 없는 듯 고개도 못 들고) 자고 인나니 암도 없었당께요.. 대체 먼 말을 들었다고 자꾸 이래싸소?

사천 : (매섭게 보는)



#89. 의금부 추국청 / 호두각 고신소 문 밖 / 밤


으아악- 고문당하는 쇠돌의 비명소리.

나오는 사천. 밖에서 보고 있던 변식.


변식 : 아니, 저 나이에 무슨 일지매 흉낼 내고 지랄이야... 저 시끼 진짜 아무 것도 못 들은 것 같은데..

사천 : 다 듣고도 모르는 척 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들어선 안 되는 얘깁니다.

변식 : (그럴 리가 없다는) 에이, 아냐.. 아냐...

사천 : 들었든 못 들었든 상관없습니다. 찜찜한 건 싫어하십니다.

변식 : (사천 보면)

사천 : 처리 하십시오.



#90. 동궁전 (환경당) / 밤


얼굴이 검은 색으로 변한 소현세자, 의식 잃은 채 누워있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강빈.

문 쾅- 열리며 뛰어 들어오는 인조. 강빈 벌떡 일어나는. 전하!


인조 : (소현세자의 몸을 만지며 놀라는) 어의를 들라하라... 당장!



#91. 의금부 고신소 안 / 밤


일지매 초기 복장 찢겨지고 피투성이가 된 쇠돌, 일으켜 세워져 있고. 쇠돌의 손을 끈으로 묶어서 그 끈을 천장에 매다는 관원들.

쇠돌 몸에 거적 둘러싸는.


쇠돌 : (덜덜덜 떨며.. 힘없이 겨우 말 잇는) 왜 이런대요.. 암껏도 못 들었대니께..


쇠돌을 향해 내리치려 공중으로 휙- 쳐드는 몽둥이.

몽둥이를 보며 놀라 눈 커지며 공포에 질린 쇠돌의 표정!!



#92. 쇠돌의 초옥 / 방 안 / 밤


쇠돌이 사준 입술연지 슬쩍 바르는 단이. 혼자 수줍은 미소 짓다가 돌아보면..

바닥에 원앙이불 곱게 깔려있고. 베개 두 개 나란히 놓여있는.


단이 : (걱정스레) 대체 어디서 술을 마시길래..



#93. 숲속 / 밤


심난한 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용이.

문득 생각난 듯 호주머니에서 만능쇳대 꺼내보며 이내 씩 웃는 용이에서 화면 밀고 들어오는

- 원앙 이불보며 수줍은 듯 미소 짓는 단이.

- 내리치는 몽둥이 보며 으아아악~ 비명 지르는 쇠돌..

용이, 단이, 쇠돌 세 사람 얼굴 화면분할..에서 스틸!























첨부파일 일지매16회.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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