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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대본

[일지매] 17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0.25|조회수566 목록 댓글 0

[일지매] 17











#1. 의금부 추국청 건물 앞 / 밤


시완 앞장서 나오고 그 뒤로 송나장과 황나장, 들 것 들고 나오는데.

시완, 저만치서 걸어오는 시후 보고 흠칫 서는. 나장들 세운다.


시완 : (안됐다는 눈빛) 니가 거둬라. 거기서 대체 뭔 말을 들었길래...


나장들, 들것 내려놓으면.. 시후, 무슨 일인가 하고 다가가는데.. 거적을 적신 핏물.

놀라는 시후, 손 떨며 거적 드는데.. 죽은 듯 축 늘어져 있는 쇠돌. 얼굴이 퉁퉁 부어 못 알아 볼 정도의 상태.


시후 : 아... 아버지! (시완 노려보며)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이게!

시완 : (시후 기에 눌려 잔뜩 겁먹은) 나, 난 모르는 일이다...

시후 : (쇠돌 붙잡고) 아버지! 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아버지..


쇠돌, 힘겹게 눈꺼풀 움직이지만 눈 뜨는 것도 쉽지 않다.

급히 쇠돌 들쳐 업는 시후. 시완, 슬쩍 부축해주는...



#2. 일지매 아지트 안 / 밤


용이, 빨간 책보에서 만능 쇳대 꺼내 탁자에 놓고, 일지매 갑의 꺼내 걸다가.. 문득 벽에 꽂혀있는 매화침 보는.

매화침 밑에 박혀있는 찢겨진 종잇조각. 서영수 이름 적힌 종이는 사라지고 없다.

반사적으로 주변 두리번거리는 용이. 반대쪽 벽에 걸어둔 (초기) 일지매 복장 없다. 놀라는.

탁자에 올려 둔 만능쇳대 확- 집어 들어 보는.

번쩍 퀵 플래시 - (14부 #67. 정형구 대감집 창고 안) 일지매 기댄 문 쓱- 밀리며 저절로 문 밖으로 넘어가는 일지매의 몸.

(15부 #8) 밖에서 자른 이음새 흔적 보고 놀라는 용이.


시후e : 공범이 있다는 얘기죠.


(16부 #46) 궤짝에 청국제 열쇠 달려있는. 만능열쇠 건네주는 쇠돌.

(16부 #79) 서영수 대감 집 밖.. 우르르 몰려오는 관원들.

그제서야 모든 걸 알아차린 듯... 아..아부지...미친 듯 뛰쳐나가는 용이.



#3. 거리 / 밤


축 늘어진 쇠돌 업고 미친 듯이 뛰는 시후. 시후 눈에 눈물 쏟아지는.


쇠돌 : (정신 드는...힘없이) 차돌아.. 천천히 가자.. 아부지 숨차다..

시후 : 조금만 참으세요. 조금만요... 지금 의원한테 가요, 아버지..

쇠돌 : (고개 저으며) 아녀. 집에 데따 줘. 나.. 우리 단이 보고 자와.. 일편단이한테 데따 줘.

시후 : (울컥.. 눈물 삼키는)

쇠돌 : (눈물 그렁) 차돌아. 엄니 너무 원망 말어. 엄닌 암 잘못이 없시야.. 다 이 못난 애비 잘못잉께~ 그저 나를 원망혀라 잉?

시후 : (눈물 흘리는) 힘드니까 말씀 그만하세요.

쇠돌 : (눈물 흐르는) 글고 차돌아... 용이 놈 잘 부탁헌다. 니가 잘 좀 봐줘야 써. 니 맨치로 허벌라게 짠흔 놈이여. 잉..

         우리 차돌이도 용이도 내 새낀게... 니 둘은 친형제.. (잠시 말 잇지 못하는) 친형제라 생각흐고...

         절대 쌈질 말고... 사이좋게... 잉...


시후, 눈물이 계속 흘러 눈물범벅이 되는... 시후 등에 붙어 힘겹게 쌕쌕 숨 몰아쉬는 쇠돌.



#4. 쇠돌 집 초옥 마당 / 밤


단이, 놀라서 뛰어나오는.


단이 : (당황) 무슨 일이야. 엉? 왜 이래?

시후 : (쇠돌 업은 채 급히 방으로 들어가는)



#5. 서영수 대감 집 앞 / 밤


헉헉 거리며 서영수 집 앞에 도착하는 용이. 주변 조용하고...

불안한 듯 둘러보는 용이. 안되겠다 싶어 후다닥 담장 뛰어오르는.

담장안쪽 아래 쭈그리고 앉아 술 마시고 앉아있는 종복들 보고 멈칫.. 일지매 시선으로 보는.


종복1 : 일지매가 아녔담서?

종복2 : 응. 걍 좀도둑이래.

종복1 : 다행이네. 하튼 별 시러베 잡놈들이 다 우리 일지매를 흉내 내고 지랄이여. 키도 쪼깐허고 이빨도 없는 놈의 시키가.

용이 : (헉- 놀라는)



#6. 의금부 앞 / 밤


시완 앞에 서 있는 용이.


시완 : (당황스러운) 그, 그게... 얼른 집으로 가 봐.

용이 : (시완 표정에 불안한 듯 후다닥 뛰어가는)



#7. 쇠돌의 초옥 / 방 안 / 밤


누워있는 쇠돌. 얼굴이 퉁퉁 부어 마치 다른 사람 같아 보인다.

쇠돌 앞에 앉아 안절부절 못하는 단이, 벌떡 일어나 나가려 하면


시후 : (쇠돌 보고 앉은 채) 어디 가시게요.

단이 : 의원님 모시러..

시후 : (쇠돌 보이지 않게 단이에게만 보일 듯 말듯 고개 젓는)

단이 : (차마 믿을 수 없다는 듯... 그 자리에 서서 덜덜덜 떠는)

쇠돌 : (시후에게) 바쁠 것인 디 어이 가 봐..

시후 : 아버지... (손 꼭 붙잡는)

쇠돌 : 아부지 안 죽응께 꺽정 말고... 니 엄니랑 쪼까 헐 말도 있고..

시후 :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시후 나가고, 둘이 남은 쇠돌과 단이.

단이, 다 죽어가는 쇠돌의 거친 손 꼬옥 잡아준다.


쇠돌 : 일편단이.. 미안혀.. 용이랑 자네랑 죽을 때까정 알콩달콩.. 셋이 살자고 혔는디..

단이 : (울음 참으며) 그리 살면 되죠.

쇠돌 : (눈물 주룩 흐르는) 미안혀.. 미안혀.. 허벌나게 고생만 시키고..

단이 : 그만 해요.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요. 저야말로 이녁한테 잘한 거 하나 없잖아요.

쇠돌 : 그.. 나으리..

단이 : (보면)

쇠돌 : 그 나으리가 자네 죽이라고 시킨 거 아녀.. 나한티.. 돈까지 쥐어줌서 내 손 꼬옥 붙잡음서

         자네 귀헌 사람이니께.. 데꼬가서 행복허게 해 주라고...

단이 : (놀라는)

쇠돌 : 근디.. 나 말 못혔네.. (눈 감기기 시작하는)

단이 : (눈물 흐르는)

쇠돌 : (거의 눈 감겨) 죽을때꺼정 자네 맘 나한티 안 올께비.. 나 말 안 해 부렀네... 미안혀... 참말 미안혀...

단이 : (설움 북받치며 우는) 상관없어요. 제겐... 제겐... 이녁뿐이에요. 오래전부터 그랬어요...

쇠돌 : (보는)

단이 : 참말이에요...

쇠돌 : (울먹거리는... 단이를 바라보는 깊은 눈빛) 단이...

단이 : 당신... 나 같은 년 언제든지 떠나라고.. 부러 모질게 굴었어요. 당신 떠났을 때 상처받기 싫어서.. (말 못 잇는)

         ..내가 무너질까봐.. 그러면서도 당신이 진짜 떠나면 어쩌나... 늘 불안 불안.. 안절부절 그리 살았어요...

쇠돌 : 고맙네... 고마워... 이 상모지리랑 살아줘서.. 우리 일편단이... 짠헌 내 일편단이... (눈 감기는)

단이 : 잠들지 마요.. 제발... (눈물 삼키며 후다닥 입술에 연지 바르며) 내 입술 봐요.. 내 입술. 이쁘죠?

         이녁한테 이쁘게 보이고 싶단 말이에요.


쇠돌, 눈물 흘리는 단이 얼굴을 맘 아프게 보다가.. 힘들게 손 들려 애쓰는.

그런 쇠돌 보며 고개 낮춰주면 쇠돌, 단이 눈물 닦아주며.


쇠돌 : 잉. 이삐고만... 너무 이뻐서 눈 베려부렀고만....

단이 : (꺽꺽 우는)

쇠돌 : (힘없이) 깜밥...

단이 : 네?

쇠돌 : (거의 잠들며) 우리 용이 깜밥.. 아침상에.. 찾을 것인디...

단이 : 알았어요. 얼른 밥 짓고 긁어놓을게요...

쇠돌 : 그려....꼭.. (안심인 듯한 표정으로 비로소 잠든)

단이 : (쇠돌 손 꼭 잡고 있는)

쇠돌 : (잠꼬대 하듯) 짠흔 놈... 짠흔 내 새끼들... 내가 이 죄를 다 갖고 가야 쓸 것인디.

단이 : (그런 쇠돌 바라보는데 주체할 수 없는 눈물)



#8. 쇠돌의 초옥 밖 / 새벽


어스름 동 트고 있고, 울타리 밖에 안절부절 못하고 서 있는 시후. 미친 듯이 달려오는 용이 보고 얼른 몸 숨기는.



#9. 쇠돌집 마당 / 새벽


용이 막 뛰어오다가 집 앞에서 잠시 숨 고르고... 건들거리며 용이.


용이 : 아부지~~ 일편단이~~ 아놔. 배고파~ 어딨어... (하며 말 끝 흐리는. 뭔가 분위기 심상찮은 듯.. 후다닥 달려가 방문 여는)



#10. 쇠돌의 초옥 / 방 안 / 새벽


문 열고 서 있는 용이. 놀라 얼굴 굳는..

평온한 모습으로 잠든(죽은) 쇠돌. 단이, 끅끅거리다 결국 통곡하고 마는.


용이 : (정신 나간 듯 멍하게) 아부지.. 아부지.. 왜 이래... 응? 어, 엄니.

         (몰라볼 정도로 퉁퉁 부은 쇠돌 얼굴 보며) 우, 우리 아부지야? 엉? 왜 이래? 엉? 울 아부지... 울 아부지가... 왜 이리 됐어..

         (옆에 무너질 듯 주저앉으며) 허..허.. 헉... 눈 떠 봐. 아부지, 아부지.. (소리 지르며) 눈 떠 봐.. 얼른, 얼른 일어 나...


쇠돌 잡고 흔들지만 이미 축 쳐진 쇠돌의 몸.

용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 버럭버럭 지르는.


용이 : 해가 똥구녁에 달렸는디, 여적 뭐하는 겨. 일어나. 일어나란 말이야! 눈 떠! 눈 뜨라고~

         (이미 축 쳐진 쇠돌 꼭 껴안고 절규하는) 아부지!! 아부지!!!


쇠돌 부여안고 절규하는 용이를 꼭 끌어 감싸 안는 단이.

단이는 용이를, 용이는 쇠돌을.. 끌어안은 채 하나가 되어버린 세 사람.

용이.. 아부지, 아부지...



#11. 동궁전 (환경당) / 새벽


이미 주검이 된 소현세자 끌어안으며 오열하는 인조. 그 뒤로 강빈 등 통곡하고 있다.


인조 : (오열하는) 아들아.. 내 아들..



#12. 낮은 산 초입 / 낮


비 주룩주룩 내리고.... 수레 끌고 산으로 올라가는 용이와 단이 저만치 멀리 보이는.

산 아래 그 모습 보고 있는 걱두, 공갈, 심덕, 봉순, 대식, 막쇠, 저자 사람들.


막쇠 : 뭔 대역죄인이라고 장례도 못 치르게 하고 관에도 못 넣게 하고... 너무들 하는 거 아니여?

걱두 : (참다가 주저앉아 오열하며) 쇠돌아... 쇠돌아.. 이 놈아..


봉순, 심덕 등 흥견아부지..하며 달래다.. 같이 주저앉아 우는. 대식도 주저앉아 통곡하는...

멀리 수레 끌고 가는 용이 보며 엉엉 우는 봉순. 심난한 눈으로 보는 공갈.

저만치 떨어져 보고 있는 시후. 멀리 수레 밀고 가는 단이 보며 울고 있는 시후. 눈물, 빗물 뒤섞인...



#13. 산길 / 낮


장대비 쏟아지고.. 힘겹게 수레 끌고 올라가는 용이. 눈물인지 빗물인지 얼굴에 주룩주룩 흐르는 물.

뒤에서 밀며 따라가는 단이.. 거적아래 쇠돌 발 조금 보이면.. 울면서 거적 당겨 덮어주는 단이..

카메라 점점 빠지고... 수레 끌고 가는 용이와 밀고 가는 단이. 그 위로 비 쏟아지는 슬픈 풍경.



#14. 궁궐, 정자 위 / 낮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정자에 서서 내리는 비 바라보고 있는 인조, 그 뒤에 상복차림으로 서 있는 사천.


인조 : 간만에 비가 참, 시원하게 쏟아지질 않니...

사천 : (보면)

인조 : 내 마음이 다, 후련하구나... (그 얼굴에 설핏 스치는 서늘한 미소)



#15. 심덕의 주막 마당 / 낮


어느새 처마에 뚝뚝 비 그치고... 해 비추는.

평상에 앉아 우걱우걱 국밥 먹고 있는 용이. 코앞에 앉아 울먹이며 용이 불쌍한 듯 바라보는 봉순.

침울하게 앉아 용이 보고 있는 걱두, 대식, 공갈.

용이, 국물까지 마시고 숟가락 놓고 봉순 얼굴에 들이대고 꺽- 트림하는.


용이 : (일어나며) 울 아부지가 참 좋아허시겠네. 언제까지 이러고들 있을 겨. 모냥빠지게. 아 가서 일들 해요 일들.


용이 나가고 나면, 더 크게 울기 시작하는 대식.. 불쌍한 우리 용이..

공갈, 그런 대식 치며 듣겠다... 하는.

걱두, 막쇠.. 기다렸다는 듯 통곡하기 시작하는..



#16. 주막 앞 / 낮


주막에서 나오는 용이. 체한 듯 가슴 치며 한 쪽 귀퉁이에 앉아 소리없이 울며 토하기 시작하는..



#17. 쇠돌 집 정지 / 낮


솥단지에서 무심한 표정으로 보리밥 푸는 단이.

밖에서 아낙들 수군대는 소리 독하긴 독하네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오겄어.. 괜히 걱정되서 와봤네..가세..가..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단이.

이윽고 조용해지는 고요한 정적 솥단지에서 누룽지 긁다가 목 놓아 꺼억꺼억 울기 시작하는 단이.



#18. 쇠돌 집 울타리 밖 / 낮


정지에서 울고 있는 꺽꺽 울고 있는 단이 보는 시후. 눈에서 눈물...

잠시 들어갈까 망설이다가 차마 발길 돌리고 마는 시후.



#19. 수청옥 기방 / 밤


침울한 용이, 눈치 살피며 술 따라주는 시완.


시완 : 한 잔 마셔. 오늘 같은 날은 마셔도 돼.

용이 : (말없이 술잔 받아 단숨에 마시는)

시완 : (놀란 듯 눈치 살피며 한잔 더 따라주며) 미안하다. 내가 아직 힘이 없어서...

용이 : (술병 들어 잔에 따라 다시 단숨에 마시는)

시완 : 그래. 마시고 다 잊어라. 니네 아부지도 참... 아니 그 나이에 왜 일지매 복장은 하고 그 집을 털어 털길.


용이 감정 북받쳐 눈물 흐르기 시작하자 다리에 얼굴 묻고 숨죽여 우는.


시완 : (당황하는) 아, 아니 나는... 용아.. 난 그냥...

한씨부인e : 나으리 식해 가져왔습니다.

시완 : 그, 그래.


문 열리고 식해담긴 그릇 들고 들어오는 한씨부인. 무릎에 얼굴 묻고 울고 있는 용이 모습 보인다. (얼굴 안 보이겠죠?)

식해접시 상위에 올려놓는 한씨부인. 끅끅거리며 들썩이는 용이 어깨...

무슨 사연인가 싶어 안타깝게 흘깃 보는 한씨부인.. 문 닫고 나가는..



#20. 수청옥 다른 방 / 밤


혼자서 술 마시고 있는 시후. 한씨부인 숭어식해 들고 들어오며.


한씨부인 : 이거 좀 드셔보십시오. (하는데 시후 울고 있는) 무슨 일이십니까, 도련님..

시후 : (말없이 끅끅 거리는)

한씨부인 : 대체 무슨 일이시길래.

시후 : (북받쳐) 아버지.. 아버지.. 미안해요.. 아버지...

한씨부인 : (말없이 보다 나가는)



#21. 수청옥 방안 / 밤


기생 서서 기다리고 있고, 만취해 쓰러져 있는 용이 옷 뒤지는 시완.


시완 : 미안하다.. 뼈까리.. 깜빡 돈을 안 챙겨와서... (옷 뒤지는데 돈은 없고 품에서 범발톱노리개 나오면, 갸웃) 이건 뭐야?

         (기생에게 들어 보이며) 이건 안 되겠냐? 내가 금방 돈 가져오께.

기생 : (화색 돌며) 너무 되죠~~ (좋아라 노리개 휙- 낚아채는)



#22. 수청옥 마당 / 밤


한숨 푹 쉬며 문 닫고 나오는 한씨 부인. 이미 만취한 상태의 용이, 업고 나가는 시완.

한씨부인 눈에 용이 옷, 유난히 얇아 보이는..


한씨부인 : (다가가) 바람이 찬데..

시완 : (멈춰서서 한씨부인 돌아보면)

한씨부인 : 이거라도..


두르고 있던 긴 앞치마 풀어, 잠든 채 업혀있는 용이 등에 덮어주는..

(한씨부인 반대쪽으로 고개 돌리고 잠든 용이, 역시 얼굴 안보이겠죠?)

등에 업힌 용이 보는 한씨부인. 한숨 쉬고 돌아서 가는.



#23. 쇠돌의 초옥 / 용이 방 / 아침


숙취에 머리 움켜쥐며 일어나는 용이. 머리맡에 놓여있는 밥상.

밥상보 젖히면 맑은 우거지해장국과 고봉 가득 보리밥, 그 옆 접시에 가득 담긴 누룽지(일명 깜밥).

용이 누룽지 찬찬히 보면..



#24. 플래시 백 / 정지 / 낮


어린 용이 쭈그리고 앉아있고.

쇠돌(이땐 앞니 멀쩡함) 솥단지에서 누룽지 박박 긁어 어린 용이 입에 넣어주면

제비새끼처럼 냉큼 받아먹는 용이. 오독오독 씹어먹는.

쇠돌 좋아라 헤헤 웃는.. 체할라. 내 시끼 꼭꼭 씹어묵어.



#25. 쇠돌의 초옥 / 용이 방 / 아침


누룽지 씹어 먹는 용이, 눈에서 눈물 뚝뚝... 놓고 힘겹게 일어나는...



#26. 일지매 아지트 안 / 낮


핏자국 흥건한, 너덜너덜 찢어진 일지매 초기복장(쇠돌이가 입었던) 보고 있는 용이.

독기서린 눈빛... 일지매 초기복장 꽉 쥐는.


일지매 : (분노하는) 아버지를 왜 죽였는지, 대체 아버지가 듣지 말아야 될 얘기가 뭐였는지.. 가만 안 둘 거예요. 아버지.


하며, 벽에 매화침 꽂는... <첨지사별장 서영수>다.



#27. 서영수 집 사랑채 담장 안 / 밤


휙 담장 넘어 착지하는 일지매. 사랑채에 앉아있는 서영수의 그림자 창호지문에 비치고.

결연한 눈빛으로 사랑채를 향해 다가가는 일지매.



#28. 서영수 집 사랑채 안 / 밤


사랑채문 확 여는 일지매, 서안(탁자)에 양 손 올리고 고개 살짝 숙인 채 미동 없이 앉아 있는 서영수.


일지매 : 서영수!

서영수 : (대답 없는)


일지매, 이상한 듯 조심스럽게 서영수 어깨를 건들면 옆으로 툭 쓰러지는 서영수. 죽어있다.

순간 헉 놀라는 일지매.


사병e : 누구냐!


휙 돌아보는 일지매. 달려온 사병들 어느새 사랑채 주변을 포위하고 있다.

낭패다! 일지매, 사랑채 마당으로 뛰어나가는.



#29. 서영수 집 사랑채 마당 / 밤


사병들과 활극 벌어지는 (무술감독님 멋진 합!!!)

사병1, 일지매 찌르려고 달려들다가 반대쪽에서 일지매에게 달려드는 사병2의 칼에 베이려는 순간,

일지매, 사병1 휙 낚아채서 구해주고 사병2의 칼 쳐내는.

일지매, 수십 명의 훈련된 사병들을 가볍게 물리치고.. 지붕 위로 뛰어올라 유유히 사라지는.



#30. 심덕네 주막 / 낮


사람들 기둥에 모여 서 쑥덕거리고 있다.

들어오다 뭔가 싶어 보는 용이. 일지매 용모파기 붙어있고. 그 밑에 <첨지사 별장 서영수 대감 살해범>이라 씌여 있다.

용이, 기가 막힌 듯 주먹 쥔 손 부들부들 떠는.


대식 : (옆에 쓱 붙으며) 전 백성을 상대로 한 희대의 사기극이었어. 다들 감쪽같이 속은 거지.

용이 : (표정 고치며 돌아보는) 뭐가?

대식 : 그 시끼가 무슨 의적이고 영웅이여.

용이 : (섭섭한) 언젠 일지매가 대세라며?

대식 : 내가? 언제? 이 떡이 다 웃겠다.

걱두 : 이놈아. 이건 분명 음모여 음모. 분명 우리 영웅님한테 뒤집어씌운 겨. 어떤 썩을놈의 잡놈이.

대식 : 아젠 어서 그런 이상한 소문만 들어? 언젠 일지매가 여자라며?

걱두 : 엉? 그, 그렇지. 일지매가 청으로 시집갔다가 혀를 꽉 깨물... 흑 쇠돌아..


대식, 용이 눈치 보며 아제.. 쫌... 하튼 아제 눈치 없는 건...

걱두, 눈치 없기론 니가 일인자지... 둘이 티격태격..


용이 : (골똘히 생각하다 급히 뛰어 나가는)

공갈 : (저만치서 멀리서 안타까운 듯 지켜보는)



#31. 거리 / 낮


미친 듯이 달려가는 용이.


용이 : (중얼거리듯) 누가 죽였어, 누가... 울 아버지 범인도 못 찾았는데... (소리 지르는) 누구 맘대로 죽여!!



#32. 서영수 집 / 사랑채 앞 / 낮


헉헉- 숨찬 용이, 숨 고르고 표정 바꾸며 중문 안으로 기웃거리며 들어오는.

사랑채 앞 새끼줄 쳐져있고... 이미 시신 치워진 후다.


시완 : 어, 뼈까리~ 그래. 몸은 괜찮냐?

용이 : 아, 예.

시완 : 그래 내가 여깄는 건 어찌 알고?

용이 : 아, 예. 저자에 소문이 쫘악- 일지매가 죽였다면서요?

시완 : 응. 여기 잠깐만 있어라. 내 금방 검시방에 좀 다녀올테니.

용이 : 검시방이요? 아, 쇤네도 거기 구경하고 싶은데...

시완 : 그래? 그래 가자.



#33. 서영수 집 / 다른 방 안 / 낮


베로 덮어 놓은 서영수 시신. 그 주위에 숯을 둘러 펴고, 다시 베를 덮은 뒤 물을 두루 뿌리는 검험관.

긴장한 채 지켜보고 있는 시후와 강민학.

이때, 들어오는 시완. 문 쪽 향해.. 들어와-들어와- 하면 뒤이어 쭈뼛거리며 들어오는 용이.

시후, 강민학 한심한 듯 보는.

시완, 뭐가 어때서- 하는 표정.

검험관, 시신 위의 베를 걷어 뜨거운 초로 닦아낸다.

순간 용이와 시후, 동시에 서영수 시신 가슴께에 새겨진 문신(서영수 문신 천우회 문양 맨 아래 팔자 부분) 보는.

저게 뭐지? 하는 표정으로 유심히 보는 용이와 시후.

시체 위에 종이를 붙이고 불에 달군 지게미 떡(막걸리 뜨고 남은 찌꺼기)을 얹는 검험관.

일동, 긴장한 눈빛으로 보는.

<점핑>

지게미 떡 걷어내면 서영수의 손목에 상흔이 나타난다.

번쩍. 퀵 플래시 - 서영수와 마주앉아 서영수 양 손목 움켜쥐고 있는 사천.

서영수 시신 가슴뼈 아래부근에 드러나는 작은 상흔.

번쩍. 퀵 플래시 - 잡은 손목 놓으면 이미 마비된 서영수의 몸. 순식간에 가슴뼈 아래 혈도 찌르는 사천.


검시관e : 몸을 마비시킨 후, 혈도를 눌러 살해했습니다.

검시관 : 엄청난 고수가 아니고서는..


용이, 심각한 표정으로 서영수 시신의 상흔 보는.



#34. 인조의 밀실 / 밤


인조 앞에 부복해 있는 변식. 사천 서 있고.


인조 : 일지매가 하필 서영수 집을 털다, 살인범으로 몰렸다?

변식 : (신났다) 예, 전하. 이런 게 바로 꿩 먹고 알 먹고, 가재 잡고 도랑치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일조이조 아니겠습니까? 전하.

인조 : (비웃듯 보다) 허면 이번 참에 확실하게 쐐기를 박지.

변식 : 예?

인조 : 그 놈이 민중의 왕이라면서? 그 왕이란 놈의 실체를 제대로 보여주란 말이다.

변식 : (눈빛 반짝) 아 예 전하.. 제 말이 그 말이고 제 뜻이 그 뜻이옵니다.

인조 : (사천 돌아보며) 천아. 이경섭을 데려 오너라.

사천 : 예, 전하.



#35. 의금부 서고 / 밤


뭔가 뚫어져라 내려다보고 있는 시후.

탁자 위에 세장의 검시도. 권두형, 김익희, 서영수의 검시도.. 세 그림 모두 가슴께 문신 표시자국이 그려져 있다.

대체 이게 뭘까.. 하는 시후의 표정.

시후, 붓으로 그 문신들 그리기 시작하는.

<점핑>

건들거리며 서고로 들어오는 시완, 손에 서영수 관련 수사기록서 들려있는.

시완, 수사기록서 서고에 꽂고 돌아서는데 문득 저 쪽 구석에 앉아 뭔가 그리고 있는 시후 발견하는. 뭐하는 거지?

시완 보는데... 강민학 문 앞에 서서.


강민학 : 변나장! (급히 나와 보라는 손짓) 잠깐 좀 도와 줘.

시후 : 예.


하고 시후 밖으로 나가면..

시완, 시후가 있던 곳에 와서 탁자 위 내려다보는 이게 뭐야? 하며 휙- 종이 집어 드는.



#36. 인조의 밀실 / 밤


벌벌 떨며 인조 앞에 부복하고 있는 이경섭.


이경섭 : 저, 전하.. 소신은 끝까지 서대감을 만류하였사옵니다. 부디 제 충심을..

인조 : 그래.. 나도 다 들어 알지.

이경섭 : (놀라 보는)

인조 : 자넬 해하지 않을 것이니 염려 놓게. 우리 일곱 명이 어떤 사이였는가. 그들이 죽음에 이른 것은 과인을 배신했기 때문이야.

         그리 된 것에 대해서는 나 또한 마음이 참담하네...

이경섭 : 전하...

인조 : 지금 내 심중을 어지럽히는 것은 자네가 아니야. (눈치 살피며) 오직 일지매 그 놈이지...

이경섭 : (보면)

인조 : 어서 빨리 놈을 잡아야 민심이 안정될 터인데. 자네도 일지매를 잡는데 힘을 써 주게나.

이경섭 : (결연한 표정. 그것만이 살길이라 생각하는) 예, 전하..

인조 : 그만 나가 보게. (이경섭 나가면 심드렁하게) 천아..

사천 : 예. 준비시키겠습니다.



#37. 의금부 앞 / 아침


독기어린 표정으로 서 있는 용이.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종이 쳐다보며 나오는 시완. 용이 보고 좋아라.


시완 : 오, 뼈까리 왔냐?

용이 : 무슨 일로 아침부터?

시완 : (손에 들린 종이 보고) 이것 좀 봐봐. 시후자식이 보고 있던 건데.. 난 통 모르겠다.


용이 보면, 권두형, 김익희, 서영수 각각 이름 아래 그려놓은 문양조각.


시완 : 그 자식이 이걸로 머리 뽀개지게 고민하고 있는 걸 보면 뭔가 있긴 있는 거란 말이지. 대체 뭐 같냐?

용이 : (갸웃하며) 글쎄요..



#38. 이경섭 집 후원 정자 / 낮


근심 가득한 얼굴. 안절부절 서성이는 이경섭.


이경섭 : 일지매... 그래, 그 놈만 내 손으로 잡으면 살 수 있어.


마님. 대감마님~ 호들갑스럽게 뛰어오는 종복, 화살과 종이 들고 와..


종복 : 이, 이게.. 사랑채 기둥에..


이경섭, 뭔가 싶어 종이 펴보면 호방한 매화그림. 놀라는...



#39. 이경섭의 집 담 / 밤


매서운 눈빛으로 서 있는 용이.


일지매 : 이경섭! (휘리릭- 담 넘는)



#40. 이경섭의 집 / 사랑채 안 / 밤


불 꺼진 방안. 문 팍 열리고 들어오는 일지매. 방에 아무도 없다. 분한...



#41. 이경섭의 집 / 창고 안 / 밤


창고 안으로 들어서는 일지매. 무기박물관을 연상 시키듯 각종 진귀한 무기들과 갑옷, 방패 등 가득하고.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안으로 잠입하는 일지매.

창고 안의 물건들에서 검을 찾는 일지매. 누군가의 시선으로 그런 일지매의 동선이 보인다.

순간, 시선을 느낀 일지매 고개 돌려 쳐다보면.. 한 켠에 쭉 세워져있는 청동상들..

청동상들 중 하나로 카메라 들어가면.. 청동상 안에서 일지매를 지켜보고 있는 이경섭의 눈.


퀵 플래시- 장군형상의 동상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이경섭.


종복 :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이경섭 : 내 손으로 잡고 말 것이다. 어서 닫아.


청동상 문 닫아주는 종복.



#42. 이경섭의 집 창고 / 청동상 안 / 밤


청동상 안 이경섭의 눈. 청동상 안 시선으로 일지매 검 뒤지는 뒷모습 보이는.

좋았어! 이경섭, 청동상 문 확-밀려는데.. 꿈쩍 않는.

순간 당황하는 이경섭.



#43. 이경섭의 집 창고 안 / 밤


청동상 문 고리 부분에 꽂혀있는 숟가락 덜그락 거리고.

청동상 쪽으로 천천히 고개 돌리는 일지매, 여러 청동상 보이는..



#44. 이경섭의 집 창고 / 청동상 안 / 밤


순간, 숨죽이고 밖을 살피는 이경섭.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다른 물건 뒤지기 시작하는 일지매 두루마리 통 하나 집어들어 품에 집어넣고 자리를 뜨는...

저, 저걸... 이경섭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잠시 후, 문 열었다 닫히는 소리.

안도의 한숨 쉬는 이경섭.

고리에서 숟가락 뽑아내는 소리 들리고 청동상 문 열리는.


이경섭 : (소리 버럭 지르며) 대체 왜 문이 안 열려? 눈앞에서 그 놈을 놓쳤.. (확- 밀고 나오는데)



#45. 이경섭의 집 창고 / 청동상 밖 / 밤


이경섭 목에 슥- 겨눠지는 무날검. 놀라 보면.. 일지매다.

긴장의 순간, 순식간에 일지매의 검을 쳐내는 이경섭. 일지매와 이경섭의 활극 (무술감독님 멋진 합!)

문 밖에서 이들의 모습을 빼꼼 들여다보는 종복의 손에 단검 들려있다. 당황스러움이 역력한 표정.



#46. 시후 처소 / 밤


골똘히 생각에 잠긴 시후.


플래시 - 의금부 앞.

너덜너덜해진 쇠돌 보고 놀란 시후.

시완.. 대체 거기서 뭘 들었길래 사람을 이렇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가는 시후.



#47. 이경섭 집 담장 인근 / 밤


급히 뛰어오는 종복, 무이, 기다리고 서 있다.


무이 : 해치웠느냐?

종복 : 그, 그게.. 죽이려고 들어갔는데... 진짜 일지매가 나타났습니다.

무이 : 뭐?



#48. 이경섭 집 창고 안 / 밤


공격하는 이경섭과 방어하는 일지매의 검투 계속되는.

일순 일지매의 무날검 이경섭의 옷깃에 걸리고.. 일지매, 무날검을 확 빼는 순간 이경섭의 옷깃 드드득 찢기는...

이경섭의 뜯겨진 어깨 앞쪽에 드러나는 문신 조각. (천우회 문양 중, ㄷ자 모양 / 상의해 주세요)

순간 놀라는 일지매.

퀵 플래시 - 죽은 이원호 가슴의 문신, 서영수 가슴의 문신, 시후의 종이에 그려져 있던 문신조각들

단칼에 치고 들어가 이경섭의 칼 쳐내면 저만치 멀리 나가떨어지는 검.

이경섭의 목을 겨눈 일지매의 무날검.


일지매 : 그 문신, 뭐요? (자신의 옷 확 제치면 드러나는 일지매의 문신)

이경섭 : (문신 보고 놀라며) 그.. 그럼 자네가.. 이원호의... (하는데)


열린 문 밖에서 빠르게 회전하며 날아오는 단검, 이경섭의 급소에 꽂히고! 순간 푹 고꾸라지는 이경섭.

일지매, 휙 돌아보면 창고 문밖으로 달아나는 검은 그림자 보이는.

일지매, 쫓아나가는.



#49. 이경섭 집 담장 밖 / 밤


시후, 막 모퉁이 돌아서는데.. 저만치 앞쪽 담에서 툭 착지하는 일지매, 달려가는 모습...

그 모습 보고 쫓기 시작하는 시후.



#50. 인근 야산 / 밤


(일지매 vs 시후의 첫 검술대결장면입니다. 무술감독님 신경 팍팍!!!)

무이를 뒤쫓는 일지매, 순간 사라진 무이. 어디갔지? 두리번거리는 일지매.

정적 흐르고.. 기척이 느껴져 막 올려다보는 순간,

일지매 머리 위에서 휙- 뛰어내리는 무이. 뛰어내리며 일지매를 향해 검 휘두르는.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일지매, 무날검 꺼내들어 방어하고.

일지매와 무이의 활극! 일지매의 검술에 놀라는 무이. 밀리기 시작하는.

어느 순간 일지매의 무날검이 무이의 다리를 휙- 치는 동시에 털썩 주저앉는 무이의 검, 일지매 목 앞으로..

휙 몸을 날려 피하는 일지매. 일어서 돌아보면 무이 보이지 않는다.

침묵.. 무이의 기척 느끼려는 일지매.

인근 커다란 나무 뒤에 숨어 다친 다리 붙잡고 있는 무이.

무날검을 든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며 걸어오는 일지매. 숨죽이는 무이.

일지매, 천천히 무이가 숨어있는 나무 뒤로 다가가... 나무 뒤의 무이에게 일격을 가하려는 긴장의 순간!

뒤에서 기척을 느낀 일지매, 휙- 돌아서 누군가 내려치는 검을 막아내는. 시후다. (시후는 무이 못 본 상황)

시후, 일지매에게 달려들고, 잽싸게 피하는 일지매. 이번엔 일지매와 시후의 활극. (무술감독님 환상의 합! 활인검vs살인검)

나무 뒤에 숨어 일지매와 시후의 싸움 지켜보던 무이, 절룩이며 사라지는.

공격하는 시후와 방어하는 일지매의 결투. 막상막하의 결투를 펼치는 두 사람

- 9개 참격을 빠르게 공격하는 시후, 막아내는 일지매

- 시후, 순간적으로 일지매 간격으로 들어와 칼 겨누는데

- 일지매, 더 바짝 들어가며 자신의 무날검 낮게 띄워 검날 앞부분 바짝 잡는 동시에, 다른 손으로 시후의 칼 잡은 손목 치면,

시후의 칼 공중에서 돌아 떨어지는 것을 왼손으로 잡아 시후의 허리에 겨누는 일지매.

오른손은 무날검 날 앞부분 바짝 잡고 시후의 목을 겨눈. 왼손은 시후의 칼로 시후 허리를 벨 태세다.

일지매, 시후 바짝 밀고 들어가면, 우다다다 뒷걸음질 치는 시후, 나무에 등 탁 기대는.

시후, 가망 없음을 알고 눈 질끈 감는.

시후의 칼 쳐드는 용이. 순간 살의의 눈빛

퀵- 플래시 처형되는 누이. 그 위로e 희봉. 저 놈이 니 누나 고변한 놈이야.

으아아악- 소리 지르는 일지매.. 이윽고 정적.

잠시 후, 눈 뜨는 시후. 등의 검 집에 무날검 넣는 일지매..

일지매, 시후 두고 돌아서 가는데.. 시후 문득 자신이 등대고 서 있는 나무 위 올려다보면 시후의 칼, 나무 윗부분에 꽂혀있다.

순간 다다다- 나무 차고 올라가 칼 뽑아내는 시후, 달려가 뛰어올라 걸어가고 있는 일지매의 등을 발로 차는.

무방비 상태로 넘어져 구르는 일지매, 굴러가며 갑의 한쪽 어깨 툭- 풀리는..

멈춰서 일어나려고 몸 돌리는 순간, 시후의 검, 휙- 볼에서 가슴까지 사선으로 긋는...

복면 한쪽 살짝 그어지고 갑의 떨어진 한쪽 가슴 베인 일지매,

순간, 찢어진 복면 사이로 드러난 얼굴, 손으로 감싸는 일지매. (복면은 베였지만, 얼굴엔 상처 남지 않게)

달려드는 시후 발로 퍽- 차내면... 나가떨어지는 시후.

그 틈에 일어나서 찢어진 얼굴 복면 잡고 도망치는 일지매.

일어나는 시후. 뛰어오는 관원들.


관원1 : 무슨 일인가?

시후 : 일지매가 산 쪽으로 도망갔습니다. 당장 목멱산(오늘날의 남산)으로 관원들을 보내달라세요..

         (일지매가 도망간 쪽으로 달려가는)



#51. 산속 장만동의 움막 밖 / 밤


쥐새끼 한 마리도 안 잡히네.. 퉷퉷퉷 투덜거리며 빈 덫 움막 앞에 두고 안으로 들어가는 장만동.



#52. 장만동의 움막 안 / 밤


거적 들추고 들어오다 깜짝 놀라는 장만동.

구석에 피 철철 흘리며 힘겹게 상처 묶고 있는 일지매. 찢어진 얼굴 복면 사이로 용이의 얼굴.

일지매, 장만동 보고 놀라 얼른 손으로 얼굴 가리는데.


장만동 : (놀라) ..겨.. 겸... 용..


낭패인 듯, 일지매, 후다닥 달아나려하면, 장만동 달려가 잡으며.


장만동 : 염려 말게. 고변 안 해.

일지매 : (놀라 보면)

장만동 : 자네. 우리 은복이 살려준 은인 아닌가...


일지매 장만동 보면, 장만동 일지매 다시 앉히고 상처 묶어주는.


장만동 : (마무리하며) 난 오늘 아무 것도 못 봤네.

일지매 : ...

장만동 : (생각난 듯) 쫓아오는 자가 있나?

일지매 : 아마...

장만동 : (잠시 생각하다) 잠깐만 있게. (일어나 나가는)

일지매 : (걱정스런 듯 보는)



#53. 장만동의 움막 인근 / 밤


주위를 살피며 급히 덫을 놓는 장만동.

<점핑>

검 든 채 급히 달려오는 시후. 두리번거리다 저만치 움막(일지매가 있는) 발견하고 뛰어가는데

장만동이 놓은 덫 지점을 밟는 시후의 발. 순간 시후 위로 떨어지는 그물. 그 안에 갇히는 시후.

그물 안에서 허우적거리며 시후, 칼로 그물을 팍팍 잘라내는.

인근 나무 뒤에 숨어 바라보던 장만동, 그물 자르는 시후 보고.. 마땅찮은 듯 일어나 나가는.


장만동 : (풀어주며) 아이고.. 사람이 걸렸네.. 잡히라는 멧돼지는 안 걸리고... 괜찮으십니까?

시후 : (급히 빠져나오며) 혹시 수상한 자 못 봤는가?

장만동 : 아.. 그 시커먼 옷 입은 놈 말입니까?

시후 : (보면)

장만동 : (엉뚱한 방향 가리키며) 저쪽으로 막 뛰어가던데요..

시후 : (그쪽으로 가려고 몸 트는데)

은복e : 아부지-


돌아보면, 양손에 토끼 한 마리씩 들고 기분 좋게 걸어오는 은복.


은복 : (토끼 들고) 내가 잡았어요~ (눈치 없이) 헌데 저쪽에 어떤 시커먼 사람이 절뚝거리면서 뛰어가던데.. 무서워서 혼났어요.

장만동 : (손짓으로 은복에게 손사래 치지만)

은복 : (눈치 없이) 뭐~?

시후 : (장만동 휙- 째려보고 은복이 온 방향으로 뛰어가는)



#54. 아지트 인근 / 밤


헉헉 거리며 아지트를 향해 뛰어오는 일지매.

저 멀리 아지트 보이지만, 인근에 쫙 깔린 횃불들의 물결. 놀라 보는 일지매.

관견들 끌고 다니는 관원들 사방에 쫙 깔려있다.


시완 : 아후 힘들어죽겠네. 변나장 한마디에 허구헌 날 이 개고생이냐고. 일지매 안 나타나기만 해봐. 확 변나장 그 시끼 디졌어!


낭패인 듯 보는 일지매. 뒤쪽에서도 횃불 물결... 하는 수 없이 비틀거리며 오던 길로 다시 되돌아가는.



#55. 숲속/ 밤


비틀비틀 걷는 일지매.. 더 이상 걷기 힘든지.. 털썩 주저앉더니 결국 쓰러지고 마는..

가슴에서 피 철철 흐르고. 점점 감기는 눈.. 이내 감은 눈에서 눈물 뚝 흐르는..

잠시 정적.. 죽은 듯 누워있는 일지매. 누군가 일지매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는.

일지매 무겁게 눈 뜨면. (환영으로 보이는)


단이 : 용아.. 용아... 정신 차려 여기서 죽으면 안 돼.

일지매 : 엄니.. 엄니..


힘든 지 눈 감았다 다시 뜨면 아무도 없다. 엄니..엄니..

일지매 다시 온 힘을 다해 일어나 비틀거리며 가는..

뛰어와 두리번거리다 저 멀리 비틀거리며 가는 일지매 발견하는 시후. 됐어! 싶은 마음에 급히 뛰어가다

문득 멈춰... 바짝 미행하기 시작하는.



#56. 쇠돌의 초옥 / 마당 / 새벽 (#56~#61까지 반드시 낮톤은 안됩니다)


겨우 집으로 들어오던 일지매, 싸리문 붙잡고 푹- 쓰러지는.

정신을 완전히 놓아버리는 일지매.


단이 : (방문 열고나오며) 누구요?


놀라 일지매에게 다가온 단이, 복면 속 용이 얼굴 보고...


단이 : (기겁하는) 요, 용아! (흔들어 깨우며) 용아! 용아..



#57. 쇠돌의 초옥 앞 / 새벽


일지매 부축해서 방으로 들어가는 단이 모습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멍- 하니 서 있는 시후.



#58. 쇠돌 집. 방 안 / 새벽


용이, 숨 몰아쉬며 신음소리 내고.. 오한이 드는지 몸 떠는..

광목천으로 칭칭 동여맨 위로 윗옷 입혀주는 단이, 손 덜덜 떨리는..

광목천 사이로 피 새어나오고.. 울먹이는 단이.. 용아.. 용아.. 안되겠다 싶은지.


단이 : 잠시만 참고 있어.. 내 금세 의원님 모셔올 테니..


단이, 나가려다 방 한 쪽에 피로 흥건한 일지매 옷과 피에 젖은 두루마리. 후다닥 들고 나가는.



#59. 쇠돌의 초옥 / 마당 / 새벽


단이, 급히 나와 신발신고 일어서다 놀라서 들고 있던 일지매복과 두루마리통 툭 떨어뜨리는.

마당에 칼 든 채 노려보고 있는 시후. 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단이 : 차, 차돌아..

시후 : (차갑게) 내 놓으십시오.

단이 : (피 묻은 시후 칼 보고 놀라는)


시후, 단이를 거칠게 밀쳐내고 방으로 들어가는.

단이 부들부들 떠는...



#60. 쇠돌의 초옥 / 방 안 / 새벽


달려 들어온 시후, 의식 잃고 누워있는 용이 멱살을 휙- 잡아채 들어올리는.

고개 축- 늘어진 채 시후 손에 몸 흔들리는 용이.

정신없이 쫓아 들어오는 단이.


단이 : (시후 붙잡으며) 차돌아.. 이러지 마라.. 제발..

시후 : (단이 손 뿌리치며) 이거 놓으십시오. 도적놈 숨겨 두면 어찌 되는 줄 모르십니까?

단이 : (시후 붙잡고 늘어지며 절규하듯) 차돌아! 제발..


시후, 단이 뿌리치고 용이 멱살 잡은 채 질질 끌고 나가는... 용이 의식 잃은 채, 뒤로 떨어진 고개.



#61. 쇠돌의 초옥 / 마루 / 새벽


용이 질질 끌고 가는 시후. 단이 쫓아나오며 시후 붙잡지만 시후, 망설임 없이 용이 끌고 간다.

질질 끌리면서도 시후 붙잡는 단이.


단이 : (시후 붙잡고) 제발.. 제발... (두 손 모아 싹싹 비는) 제발 우리 용이 좀 살려다오. 제발.

시후 : (그런 단이 모습에 기가 막히다) 겨우 이런 놈을 자식이라고 끼고 사셨습니까? 이 놈 때문에 내 아버지가 죽었단 말입니다.

          왜 이놈 옷을 입고 그 집에 들어갔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 놈 살리자고 내 아버지가 대신... 놓으세요 놔.

단이 : 차돌아.. 제발. (용이 붙잡고 안 놓는)

시후 : 좋습니다. 놓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베드리죠. (확 검 쳐드는)

단이 : (소리 지르는) 니 동생이다!

시후 : (놀라 순간 동작 멈추는)

단이 : 너희 둘.. 피를 나눈 형제란 말이다. (꺽꺽 우는)


멱살을 움켜쥔 채 뒤로 고개 떨어져 있는 용이 내려다보는 시후. 경악과 충격에 휩싸인 얼굴....

이내 멱살 잡고 있던 손에서 힘 풀리고.. 용이 바닥에 툭 떨어지는.

용이 감싸 안으며 꺽꺽 우는 단이.


시후 : 주워왔다 하지 않았습니까..

단이 : (계속 우는)

시후 : 허면 아버지가 다른데서 낳아온 자식이라도 된단 얘깁니까?

단이 : (고개 들어 시후 보는)



#62. 쇠돌의 초옥 / 마당 / 아침


방에서 나오는 송의원. 신발 신으며.


송의원 : 아슬아슬하게 심장을 피했기에 망정이지.. 좀만 더 깊었으면.. 대체 언제까지 무뢰배질을 할 거래,,

단이 : (후 안도의 한숨 쉬는)


가는 송의원 인사하고 돌아서는 단이.

멍한 표정으로 평상에 앉아있는 시후. 단이, 그 옆에 가 앉는다.

입 꾹 다물고 앉아 있는 시후.


단이 : 차돌아...

시후 : 저보고 그 얘길 믿으란 말입니까? 변대감의 아들이랬다가 또 다시 돌아가신 아버지의 아들이랬다가..

         (픽 비웃듯) 이번엔 역모 죄인의 아들이라구요?

단이 : (한숨 내쉬는) 미안하다..

시후 : 그 역모죄인이 누굽니까!!

단이 : 그건... 말해줄 수 없다.. 너를 위해서도 저 아일 위해서도.

시후 : (부들부들) 끝까지.. 저 자식 걱정만 하시는군요..

단이 : 불쌍한 아이다..

시후 : 돌아가신 아버지도 마지막까지 저놈 불쌍타더니..

단이 : 제발.. 저 아일 좀 돌봐다오.

시후 : 돌봐요? 똑바로 아십시오. 저 놈은 조선 제일의 도적이고 전 의금부 나장입니다.

         저놈을 베야만 당신이 그리도 바라던 귀한 사람이 되는 겁니다.

단이 : 니 동생이다. 제발... 형제끼리 칼부림이 말이 된단 말이냐?

시후 : (흥분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이제 와서 저 아이와 내가 형제라고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저를 그 집에 보내고 외면한 순간부터 나는 병판 변식대감의 아들입니다.

단이 : (충격.. 아무 말 못하는)

시후 : 오늘은 그냥 가지만, 저 놈.. 또 다시 도적질 하다 제 눈에 띄는 날엔 그땐 주저 없이 베고 말 것입니다. (휙 가버리는)


단이, 차돌아.. 차돌아. 부르지만 뒤도 보지 않고 가버리는 시후.

단이, 주저앉아 오열하는...



#63. 인조의 밀실 / 아침


인조 앞에 사천과 무이 서 있다.


인조 : 이경섭 집에 일지매가 나타났어?

사천 : 하온데... 놓쳤습니다.

무이 : (고개 숙인)

인조 : (심기 불편한)

변식 : 허나 이번에야말로 그 놈이 확실히 살인범으로 몰렸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그 놈을 민중의 왕이니 영웅이니..

         그딴 소릴 하는 놈이 없게 되었사옵니다.

인조 : 그래? 천아. 니가 나가서 민심을 살펴 보거라.

사천 : 예. 전하.



#64. 쇠돌 집 / 정지 / 아침


단이, 피 묻은 일지매 갑의 빨며 생각에 잠긴...



#65. 쇠돌 집 마당 / 낮


뛰어 들어오는 봉순, 대식, 공갈, 걱두.


대식 : 아짐, 참말 무뢰배질 허다 다친겨요?

걱두 : 헌디 쪼까 이상헌디... 어제, 저자 별 일 없었는디...

단이 : (당황하는)

장만동E : 내가 봤수.

일동 : (돌아보면)

장만동 : (멧돼지 어깨에 메고 들어오며) 쑥대머린지 더벅머린지.. 암튼 그놈들이 용이한테 달려들더니 이따만한 칼로..

            (멧돼지 바닥에 툭 내려놓으며) 용이 좀 몸보신 시키라고.

단이 :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걱두 : 아닌 디. 분명 어제 저자 조용했는 디.. 칼질 했으믄 내가 당장 구경갔지..

장만동 : 아니.. 내가.. 킁.

공갈 : 나도 봤어. 저 시끼 젤 앞에서 깝죽대다 칼 맞는 거.

장만동 : (공갈 이상하게 보는)

봉순 : 그걸 보고만 있었어? 어떤 놈들이야! 우리 용이한테.. 아부지 당장 앞장서, 내 이놈의 시끼들을..

공갈 : 이년아.. 너 언능 주막 안 가? 일편덕이 시방 배달 가서 사람도 없는데. 후딱 가.

봉순 : (투덜투덜) 아직 용이 깨나는 것도 못 봤고만..

공갈 : 안 죽는대잖어!


불만스러운 듯 입을 삐죽거리며 가는 봉순.

공갈 방안으로 들어가고.



#66. 쇠돌의 초옥 / 방 안 / 낮


공갈, 누워있는 용이 보고 있다.

정신이 드는 용이, 눈 뜨는.


공갈 : 정신이 드냐?

용이 : 예..


공갈, 용이 심난하게 보는... 약간 열려져있는 문틈으로.. 마당의 이야기소리 들린다.


걱두e : (갸웃) 대체 내가 왜 몰랐을까.. 근디 왜 다들 보고만 있었어..

대식e : 아제가 아는 게 뭐 있수?

걱두e : 뭐? 이 자슥아.

대식e : 뭐요? 음모론 좋아하네. 일지매가 또 사람을 죽였대잖아요. 내 그럴 줄 알았어. 그 시커먼 놈..

걱두e : 그르까...? 허기사 두 번이나.. 에라이 오사랄떠그럴..


누워있는 용이, 생각이 복잡한 표정이다.

공갈, 그런 용이 착잡하게 보며.


공갈 : 꼼짝 말고 누워있어. 또 기어나가 쌈질하지 말고.



#67. 저자거리 / 낮


사천과 무이, 저자거리를 걷고 있다.

나장 둘이 벽에 용모파기 붙이는데.. 살인자 일지매. 그 앞에 웅성웅성 모여선 사람들..

일지매가 사람을 죽였댜- 참말이래? 그 집 종복이 봤대잖아. 세상에 진짠갑네. 지난번엔 안믿었는디.. 시상에-

고개 돌려 용모파기 쪽 바라보는 사천. 사천 옆으로 스치는.. 공갈.. 심난한 표정으로 걸어가는.

무이, 공갈 발견하는 놀라 보는.

무이, 순간 사천 돌아보면, 사천 여전히 용모파기 쪽 보고 있다.

사천, 용모파기 붙이고 있는 나장들 쪽으로 가는데.


무이 : 저는 저쪽을 좀 돌아보고 오겠습니다.


사천, 고개 까딱이고 계속 가면.. 무이, 공갈이 간 쪽으로 후다닥 걸어간다.

나장들, 용모파기 붙이며.


나장1 : 참말로 일지매가 그 두 대감을 다 죽였을까?

나장2 : 어째 난 안 믿겨. 사실 굶어죽는 사람한테 밥도 주고.. 역병 걸린 사람한테 약도 주고..

           그런 사람이 누굴 죽인다는 게 당췌..

나장1 : 맞어. 아무래도 뭐가 있는 거 같지. 사실 일지매가 왕보다 백배 낫잖아~

나장2 : 암 낫다마다. 뭐 궁궐에 있다고 왕인가? 왕이 왕다워야 왕이지.


문득 뒤돌아보는 나장들. 서 있는 사천의 무표정한 얼굴.

뭔가 찜찜한 표정으로 나장들 가는... 사천 미동조차 하지 않고 서 있는.



#68. 심덕네 주막 / 낮


빗자루 들고 마구간에서 말똥 치우고 있는 공갈. 인기척 느끼고 돌아 보다 흠칫 놀라는, 무이다.


공갈 : 무, 무이야...

무이 : (한심스러운 듯) 왜 이러고 사십니까, 형님.. 이리 살려고 떠나셨습니까?

공갈 : (표정 바꾸며) 내가 뭘. 어디가 어때서.

무이 : 같이 궁으로 들어가시지요. 전하께서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공갈 : 나한테는 여기가 궁이다. (팔로 봉놋방 가리키며) 여기는 중궁전, (마구간 가리키며) 여기는 편전. 이놈들은 홍내시, 오상궁.

무이 : 형님.

봉순e : (큰소리로 부르는) 아부지! 아부지! 왔어?

공갈 : (큰소리로) 간다, 이년아! (무이 보며) 얼른 가. 내 딸년이 보기 전에.

무이 : (봉순 목소리 들린 쪽 슬쩍 돌아보고) 저 아이가 그때 그 아입니까?

공갈 : (표정 굳는)

무이 : 저 아이도 알고 있습니까? 우리가 지 오래빌 죽인 걸? 알면서도.. 형님 곁에.....

공갈 : (말 자르며 낮은 목소리) 가라. 천이에겐 나 봤단 소리 말고.

무이 : (보면)

공갈 : 다신 날 찾아오지 마라. 용제는 죽었다.


무이, 공갈의 고집 꺾을 수 없다는 걸 알고 한숨 내쉬며 뒤돌아가는.

심난한 듯 앉는 공갈, 후 한숨 쉬고 일어나 마구간에서 나가려는데.. 눈물 그렁그렁한 채 부들부들 떨며 서있는 봉순.

공갈, 당황하는.


봉순 : (목소리 부들부들 떨리는) 무슨 말이야. 내 오래비를 죽여?

공갈 : 보, 봉순아.

봉순 : 내 오래빌 죽이고, 날 죽이려고 했던 그 놈...이었어?



#69. 인근 인적 드문 모처 / 낮


#67의 나장 2명, 나무에 풀 슥슥 바르고 일지매 용모파기 붙이고 있는데 용모파기 위로 드리워지는 그림자.

나장들 돌아보고 공포에 질리는. 검 들고 서 있는 사천.


사천 : (서늘한 눈빛) 감히 내 하늘을 욕보이다니.


망설임 없이 단칼에 두 사람 베어버리는 사천.

칼끝에 묻은 피, 불쾌한 듯 쓰러진 나장의 옷에 슥슥 닦아 검 집에 넣고 표표히 사라지는..



#70. 주막 마구간 / 낮


봉순 : (눈에 독기 가득, 공갈 똑바로 보며) 그럼 우리 아부지랑 엄니랑 마을 사람들.. 다 아버지가 죽였어?

공갈 : (차마 아무 말 못하고 시선 떨구는)

봉순 : (분노, 바락바락 소리 지르는) 왜! 왜.. 왜 죽였어!!


이성을 잃은 봉순, 주변 돌아보다 마구간 앞에 있던 삼지창 집어 들고 공갈을 향해 내리치려는데.

미동 없이 눈감은 채 가만히 서 있는 공갈.

분노로 덜덜 떠는 봉순의 손, 차마 내리치지 못하고 으아악- 소리 지르며 뛰쳐나가 버리는.

털썩 주저앉는 공갈.



#71. 쇠돌의 초옥 / 방 안 / 낮


가슴의 상처를 부여잡은 채 앉아 있는 용이,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 중.


용이 : 분명해. 아버질 죽인 자야 그자가 그 대감들도 죽였어.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단이 죽상 들고 들어온다.


단이 : (죽상 놓으며) 그 몸으로 어딜 가려고?

용이 : (단이 눈치 보는)

단이 : 어여 먹어.

용이 : 엄니...

단이 : 송행수네 바느질감 받으러 다녀올 테니 먹고 한숨 더 자. (일어나는)

용이 : (불안한 표정으로 보는)

단이 : (아무렇지도 않게 뒤돌아서서) 참, 옷은 부뚜막 위에 말려 놨다. 다 마르거든 치워. 행여 누가 보기 전에...

용이 : 엄니... (단이 나가는)



#72. 의금부 복도 / 낮


심각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용이. 시완, 나오는.


용이 : (반갑게 손들며) 도사님!

시완 : 어? 뼈까리~ 어디 갔었냐? 어제 그제 안보이더니?

용이 : 일지매가 또, 사람을 죽였다구요?

시완 : 응. 이경섭 대감.

용이 : 일지매가 죽인 게 확실하대요? 본 사람이 없잖아요.

시완 : 엉. 마침 그 집 종복이 봤다드라.

용이 : 직접.. 봤대요?

시완 : 응. 이대감 코앞에서 찔러 죽인 걸 봤대. 단검으로 찔러 죽인 모양인데.. 쌈도 잘하는 쉐끼가 찌르다 말았더라고.

용이 : 그래요..? (잠시 생각하다) 도사님, 혹시.. 그 검.. 똑바로 꽂혀있었나요?

시완 : 응? 살짝 틀어져 있던데..

용이 : (알았다는 표정으로) 도사님, 냄새가 나는데요?

시완 : 응? (코 킁킁거리며) 뭔 냄새?



#73. 푸줏간 / 낮


돼지비계덩어리에 푹- 꽂히는 칼. 시완이다.


시완e : 던져!


하면, 또 하나의 고깃덩어리를 향해 회전하며 날아오는 단검. 푹- 꽂히는.

두 개의 고깃덩어리에 꽂혀있는 칼.

시완, 감탄하는..


시완 : 이야.. 너 솜씨 좋다.

용이 : 에이 도사님도.. 제 칼솜씨 잊으셨어요? 물괴기, 끝수 칠!


고깃덩어리에 꽂혀있는 두 개의 칼 보며. (날아온 검은 손잡이 방향이 거꾸로 비스듬히)


시완 : 근데 이게 왜?

용이 : 보세요. 날아와 박힌 검과 앞에서 찌른 검의 차이..


검 뽑으면, 앞에서 찌른 검은 손잡이 부분까지 깊이 들어가, 미리 발라놓은 먹물이 거의 지워져 있고,

날아온 단검은 검 날의 반 정도 먹물이 반쯤 지워져 있다.


용이 : 앞에서 찌른 검은 이렇게 깊숙이 박히죠. 특히 상대를 죽이려고 했다면 있는 힘껏 찔렀을 테니까요.

         하지만 날아온 검은 아무리 검의 고수라 해도 깊이 박히질 않습니다.

시완 : 아~ (하며 고개 끄덕이는데 그 위로)

강민학e : 앞에서 살살 찌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74. 이경섭 집 사랑채 마당 / 낮


강민학, 시후 등 도사들과 나장들..서 있고 그 앞에서 얘기하고 있는 시완. 단검이 꽂힌 두 개의 고깃덩어리 보며.


시완 : (쯧쯧) 그러니까 만년도사지. 생각 좀 하고 살자고요.

강민학 : (확 열 받는)

시완 : (거만하게) 상대는 일지매 아닙니까? 사신관에서 안보셨습니까? 그 놈은 검의 고수입니다.

         그 놈이 죽이려고 마음먹은 마당에 뭣 땜에 봐줘가면서 살살 찌른답디까? (칼에 힘주며) 꾸욱~ 찌르지.


주변사람들, 끄덕끄덕 웅성웅성.

저만치 종복 서 있고 그 옆에 서 있는 용이. 그런 용이 뚫어지게 보고 있는 시후.


시완 : (주변사람들의 반응에 으쓱) 아, 아 그리고 이경섭대감 가슴에 꽂힌 칼은 손잡이가 비스듬히 거꾸로 꽂혀 있었습니다.

         (비스듬히 꽂힌 단검 보여주며) 흔히 검술의 고수가 던진 검은 회전하며 날아오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죠.

         그래서 살해된 이경섭대감 역시 칼이 깊이 박히지 않았음에도 즉사한 것입니다.


시완, 범행에 사용된 실제 칼 보여주는데,

먹물 묻은 실험용 단검의 칼날과 범행에 사용된 검에 묻은 핏자국의 길이가 거의 흡사하다.


시완 : 범인은 아마 저쪽 담장에서 단검을 던졌을 겁니다.


시완의 설명에 사람들 고개 끄덕이고.. 놀라는.. 시완 옆쪽 구석에서 안절부절 불안한 듯 서 있는 이경섭의 종복.

집안 종복들도 뒤쪽에서 웅성웅성 구경하고 있고.

종복 옆에 서 있는 용이, 날카롭게 종복의 표정 살피는..


시완 : (종복에게) 이 놈! 일지매가 죽였다고 거짓말 한 이유가 뭐냐?

종복 : (덜덜 떨며)

시완 : 너지? 이경섭 대감을 죽인 게 너 맞지?

종복 : (부들부들 떨며) 저는 그저.. 시키는 대로..


순간 용이 흠칫 종복 보는...

종복, 뭔가 말하려고 하는 순간, 담장 밖에서 날아온 단검, 이경섭때와 같이 회전하며 날아와

종복의 가슴(이경섭과 같은 부위)에 휙- 박히는. 쓰러지는 종복...

순간 반사적으로 쫓아가는 시후. 잡아라! 나장과 도사들 대문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가고

그 틈에 용이, 쓰러진 종복 붙잡고.


용이 : 누가 시켰어! 누가 시켰냐고!

종복 : (입 달싹하는)......

용이 : (얼굴 가까이 들이대고) 뭐? 누구? (하는데 숨 멈추는 종복과 동시에 놀라 눈 커지는) 변..식..?



#75. 일지매아지트 / 낮


활활 타는 불속에 영견 던지는 용이, 불빛에 비친 용이의 분노 가득한 눈빛.


용이 : (아프게 자책하는) 그런 원수의 딸을 내가.. 내가..


용이, 결연한 표정으로 일어나 벽을 향해 매화침 던지면.. <병조판서, 변식> 이름 위에 매화침 탁 꽂히는.



#76. 변식의 집 / 낮


휙 꽂히는 화살, 사랑채 기둥에 서찰 꽂혀있다.

막쇠, 화살 발견하고 놀라 마님- 마님- 하면

방에서 나오는 변식 화살에 꽂힌 경고장보며 얼굴 찌그러지더니 신경질적으로 서찰 구기는.


변식 : (종이 쥐고 부르르) 감히 내 집에.. 일지매.. 하필 이럴 때 시완이도 없고 시후도 없고... 이 박쥐같은 놈!

         (큰 소리로) 여봐라!



#77. 매화나무 집 / 밤


매화나무 앞에 서 있는 일지매. 안타까운 눈빛으로 매화 바라보고 있다. 괴롭고 아픈 표정으로 옛 생각에 잠기는.

플래시 - 매화나무에서 은채와 만나는 모습, 청사신관에서 화살 쏘는 은채 일지매와 은채의 입맞춤.

일지매, 이를 악 물며 슬픔을 누르는데.. 등 뒤로 문 열리는 소리 들리면, 순간 표정 서늘해지는...

돌아보면 미소 지은 채 서 있는 은채. 급히 달려온 듯 약간 숨찬..


은채 : (기쁜 듯) 직접 만나자는 기별을 다 주시고.. (서늘한 일지매 표정 보고) ..무슨 일.. 있으십니까?

일지매 : (싸늘하게) 앞으로 다시 볼 일 없을 것 같습니다.

은채 : 예?

일지매 : 똑똑한 양반집 따님인 줄 알았더니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군요. (픽- 비웃듯)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단 말입니다.

은채 :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일지매 : 혹시 내가 진짜 영웅이라고 믿는 건 아니겠죠?

은채 : (영문을 몰라보는)

일지매 : 그때 그 팔, 내가 찌른 겁니다. 사대부가 명부집 있다길래. 잠시 보고 갖다 놨습니다.

            아시겠습니까? 단지 판의금부사의 딸이 필요했던 겁니다.

은채 : (그랬구나..하는 표정, 기가 막힌, 손 부들부들) 그럼.. 그 마음도 가짜였습니까?

일지매 : (잠시 눈빛 흔들리나 싶더니 다시 싸늘하게) 처음부터 진짜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단 한 순간도 없었습니다.

            속아 넘어가는 걸 보고 잠시 즐겼을 뿐입니다.

은채 : (기막히고 분한.. 눈물 그렁그렁 하는데.. 안간힘으로 참는)

일지매 : 변식대감 딸 야무지고 똑똑하다고 소문이 자자하길래 기대했더니... (픽-비웃고) 쉽더군요.

은채 : (애써 참지만 결국 눈에서 눈물 뚝 흐르는)

일지매 : 더 좀 놀까 싶었지만 저도 일말의 양심이란 게 있어서요. 덕분에 한 재산 자알 챙겼습니다. (하며 휙- 사라지는)

은채 : (주먹 쥔 손 바들바들 떨며 눈물 계속 흐르지만.. 치밀어 오르는 울음소리 애써 삼키는)



#78. 변식의 집 / 밤


집 곳곳에 쫙- 깔린 사병들과 관원들. 처소 앞을 2중으로 둘러싸고 지키고 선 사병들과 담벼락을 따라 쭉 늘어선 무장 관원들.

안채 쪽에서 신경질적으로 걸어 나오는 변식.


변식 : 잘 지키고 있지? 쥐새끼 한 마리 못 들어오게.. (사병들에게) 똑바로들 해! (하며 가는)



#79. 변식 비밀창고 안 / 밤


넓은 창고 안, 여러 개의 칸막이, 장식장, 작은 방으로 이뤄진 화려한 내부.

각종 화려한 장신구과 도자기, 미술품 등 진열돼 있는.

변식, 등불 비춰보며 여유롭게 둘러보고 나가는.



#80. 비밀창고 앞 / 밤


탕- 문 열고 밖으로 나오는 변식.. 창고 옆 벽에 세워진 사다리 타고 올라가 지붕에 걸터앉아.


변식 : 지 아무리 일지매라도 없는 보물을 어떻게 털어가?


변식 시선 따라 옆집 바라보면.. 부감으로, 경비 서있는 모습. 그 집(옆집)이 변식집이다.



#81. 변식의 비밀창고 담장 앞 / 밤


휘리릭- 담 넘는 일지매. (마치 변식 집 담장 넘는 것처럼 담아주세요)



#82. 변식집 대문 안 / 밤


겹겹이 경비서고 있는 사병들, 시완, 관원들. 긴장한 듯 두리번거리며 지키고 서 있는데

대문 쪽에서 인기척. 사병들 우르르 몰려가는..

대문 끼-익 열리는. 후다닥 숨는 일동...


시완 : 누구냐?


머리에 쓰고 있던 장옷 내리는 은채다.


시완 : (후 한숨) 이 밤중에 어딜 쏘다녀?

은채 : (놀라) 무슨 일입니까.

시완 : 그 박쥐 놈이 오늘밤 우리 집을 턴다고 경고장을 보냈다.

은채 : (놀라 눈 커지는, 사병들 보고) 시후 오라버니는요?

시완 : 그놈 오늘밤 당직시켰다. 일지매를 그놈이 잡게 놔둘 순 없지.



#83. 변식의 비밀창고 안 / 밤


상감청자 닦고 있던 변식, 덜커덕- 소리에 놀라는. 이상한 예감에 문 쪽으로 달려가 문고리 흔드는데 밖에서 잠겨있는.

순간 바짝 긴장한 변식. 천장 쪽 입구로 가려고 돌아가는데 천장 뜯기는 소리.

놀라 당황하는 변식. 상감청자 들고 어찌할 바 모르는...

<점핑>

천장에서 내려온 일지매. 바닥에 소리 없이 착지. 보면 창고 안 크고 화려하다. 온통 변식의 재물들 그득하고...

한심한 듯 보는 일지매. 두리번거리지만 변식 보이지 않는.



#84. 변식의 비밀창고 / 밀실 안 / 밤


좁은 밀실. 안락한 의자에 앉아 상감청자 안은 채 휴- 한숨 쉬는 변식.



#85. 비밀창고 안 / 밤


조심스럽게 장식장, 방문 열어보고 살피는 일지매. 아무도 없는.

벽 따라 걷다가 다시 나타난 일지매, 손에 촛불 들려있다.

촛불 들고 벽 지나가는 일지매.. 불꽃에 아무런 움직임 없고

멈춰선 일지매, 바닥에 앉아 촛불 이리저리 움직이면.. 한순간 흔들리는 불꽃.

씩- 미소 짓는 일지매.



#86. 변식의 비밀창고 / 밀실 안 / 밤


상감청자 닦으며 안심하고 앉아있는 변식. 갑자기 의자 아래 바닥 뚜껑이 퍽- 올라오는.

변식, 의자에서 바닥으로 발라당 자빠지는.



#87. 비밀창고 / 밀실 / 안팎 (화면 양쪽 보이게) / 밤


비밀창고 벽을 사이에 두고 밀실안쪽에는 자빠져 있는 변식과 깨진 청자. 그 밑에 열려진 뚜껑.

밀실 벽 바깥쪽 바닥에도 뚜껑 위로 열려있는.



#88. 변식의 비밀창고 / 밀실 안 / 밤


의자 밑에서 쑥- 올라오는 일지매. 변식 목에 무날검 겨누는.

헉 놀라는 변식, 싹싹 빌며 사. 살려... 다 갖고 가게.. 다... 그저 목숨만..



#89. 변식 집. 사랑채 밖 / 밤


뛰어오는 은채.


은채 : 아버님- 아버님- (하는데 아무 기척 없는)



#90. 변식 집. 사랑채 안 / 밤


은채, 문 팍- 열고 들어오는데 아무도 없다.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화이트 플래시 은채처소. (11부 23씬/ 같은 씬으로 추가 촬영)

장부 보는 은채와 그 옆에 영견으로 팔 상처 묶여져있는 일지매.


일지매 : 사대부가엔 비밀고들이 있다지요? 이 집에도 있습니까?

은채 : 훔치시게요? (미소) 한번 훔쳐보시죠? 저희 집엔 없을걸요?


화이트 플래시 담장위에 앉아있는 은채와 일지매. 보면, 옆집 불 꺼져있는(11부 #53상황)


일지매 : 저 집은 항상 불이 꺼져있네요.

은채 : 사람이 살지 않는 집입니다. (보며, 심난한) 사람 욕심은.. 어찌 그리 끝이 없는 걸까요?


순간 벽에 걸려있는 변식의 검 확 집어드는 은채.



#91. 변식 창고 앞 / 밤


줄에 묶인 채 지붕에서 툭 떨어지는 변식. 꽈당.

뒤 따라 가볍게 착지하며, 잔뜩 겁먹은 변식 목에 무날검 들이대는 일지매.


일지매 : 왜 죽였어?

변식 : 무.. 무슨.. 소리냐?

일지매 : 서영수. 이경섭.

변식 : (눈빛 흔들리고) 누, 누구냐. 너? 니 놈 정체가 뭐야?

일지매 : 심기원, 권두형, 김익희도 다 니가 죽였지?


변식, 공포에 어린. 순간 덤비려는 듯 몸 확- 일으켜 일지매 들이받는데,

옆으로 살짝 피하는 일지매, 제풀에 바닥에 고꾸라지다 몸 돌리는데..

일지매, 한쪽 발로 변식의 가슴을 밟고, 무날검 변식 목에 대며.


일지매 : (분노의 눈빛) 이원호도 니가 죽였지?

변식 : 뭐? 이, 이원... (놀라) 너.. 너..

일지매 : (칼 들이대면)

변식 : 그, 그래 (겁먹은) 내.. 내가 그 집에 가짜 혈판장을 묻긴 묻... 헌데, 난 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이네.

일지매 : 거짓말 마.

변식 : 차, 참말이네...

일지매 : 누가 시켰어..

변식 : 그, 그게...

일지매 : (칼 변식의 목에 더 바짝 들이대고 고함치는) 누가 시켰어!


순간 움찔~ 등 뒤가 서늘하다.

일지매 천천히 고개 돌려보면.. 독기어린 눈빛의 은채 서 있다.

은채 손에 들려있는 변식의 서슬 퍼런 장검 끝 일지매 등에 닿아있다.

일지매와 은채.. 마주보는 눈빛. 팽팽한 긴장감 흐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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