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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구두] 21 - 또 하나의 진실 (上)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8.11.19|조회수369 목록 댓글 0

[유리구두] 21 - 또 하나의 진실 (上)











1. S# 카페. N


승희 : 깡패들하고 손 잡구 이상한 일을 하신다면서요? 거기다 우리 할아버지 운전기사를 협박 하셨구요.

         무슨.. 일기장 때문이라 그러든데.. (보며) 맞나요?

재혁 : (멈칫.. 표정 굳어 본다)

승희 : 어머.. 정말 사실인 모양이네? 그럼 이 사실이 우리 할아버지나 태희 언니 귀에 들어가두 굉장히 곤란해지겠네요. 그렇죠?

재혁 :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윤희 씨.

승희 : 역시 눈치가 빠르시네요. 좋아요. 본론을 말씀드리죠. (본다. 보며) 이선우.. 그 회사에서 내보내세요.

재혁 : (멈칫.. 본다)

승희 : 선우를 짤라 버리라 구요. 아시겠어요?

재혁 : (본다)

승희 : (보면)

재혁 : 내가 왜 윤희 씨, 말을 들어줘야 합니까.

승희 : 그야.. 제가 장재혁 씨 약점을 쥐고 있으니까요.

재혁 : 증거 있어요?

승희 : (멈칫.. 본다)

재혁 : (아주 담담하게 표정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내가 깡패들하고 손을 잡았다는 증거..

         내가 회장님 운전기사 협박했다는 증거..하나라도 보여줄 수 있냐 구요.

승희 : 그.. 그야.. (머뭇거리면)

재혁 : (시종일관 여유 있게 응대) 내 약점을 쥐고 싶으면 확실하게 해두는 게 좋을 거예요.

         섣불리 건드릴 거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게 좋아요.

승희 : 지금.. 날 위협하는 거예요?

재혁 : 제하그룹 둘째 손녀따님한테 감히 위협이라뇨. 그냥 조용히 충고하는 겁니다.

승희 : (노려보면)

재혁 : 그럼 먼저 일어나죠. (짐짓 미소를 지으며 여유 있게 일어서는데)

승희 : (찌르듯) 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재혁 : (멈칫)

승희 : 우리 언닐 두구 어떻게 선우 같은 기집애랑 놀아 날수가 있어? 더군다나 우리 할아버지 덕택에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감지덕지해도 모자랄 판에 감히 우리 언닐 배신해? 당신 그러고도 무사할거 같아?

         이 사실 알면 과연 우리 할아버지가 가만둘까?

재혁 : (일순 서늘한 시선으로 돌아보면)

승희 : 더군다나 당신.. 우리 태희 언니한테 청혼까지 받은 사람이야. 근데 선우 기집앨 데려다

         한 회사, 한사무실에서 일까지 시켜? 그러구두 양심에 찔리지 않아? 우리 언니한테 미안하지도 않냐구!!

재혁 : 그러니까 태희를 무척이나 위하는 사람처럼 보이는군요.

승희 : 당연하지. 태희 언닌 내 하나뿐인 친언니니까!

재혁 : 우리 좀 더 솔직해지는 게 어때요 김윤희 씨.

승희 : (? 보면)

재혁 : 나는 윤희 씨 같은 사람을 잘 알아요. 이기적이고 독선적이고 자기 자신 외엔 아무것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죠.

         이익이 되면 어떤 거짓말도 서슴치 않고 하면서 해가 되면 인정사정없이 쳐버리는 타입이예요.

승희 : ! (본다)

재혁 : 태희를 위해서라 구요? 천만에..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잘은 몰라두 이선우를 회사에서 쫒아내고 싶은 이유는

         분명히 따로 있을 거예요. 아닌가요?

승희 : 허... 기막혀. 기가 막혀 말이 다 안 나오네..

재혁 : 내가 너무 정곡을 찔렀나보군요.

승희 : (무섭게 노려보면)

재혁 : 이선우나 태희는 착하고 정직한 사람들이라 윤희 씨가 무슨 말을 하든 속아 넘어가겠지만.. 나는 좀 달라요.

         내 눈엔 윤희 씨가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 뜻입니다.

승희 :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면)

재혁 : (싸늘한 표정으로 일별한 뒤 그대로 돌아서서 나간다)



2. S# 카페 앞. N


밖으로 나와 차에 올라타는 재혁, 나즈막히 한숨.. 산 넘어 산이다. 시동 걸고 출발하는 모습에서.



3. S# 카페 안. N


분을 삭이지 못하고 노려보는 승희, 앞에 있는 물 잔을 들어 벌컥벌컥 마신다. 턱 내려놓더니.


승희 : (냉소로) 날 너무 과소평가했어, 장재혁. 두고 봐. 널 꼼짝 못하게 만들 증거.. 찾아내고 말테니까.

         (싸늘하게 노려보는 시선에서)



4. S# 재혁의 사무실. N


들어서는 재혁과 그 뒤를 따라 들어서는 오한영.


오한영 : 무슨 일이십니까.

재혁 : 김윤희가 알고 있어.

오한영 : 네?

재혁 : 태희 동생 말이야. 김윤희. 그 여자가 내 할아버지 일기장이 박기사 손에 들어가 있는 걸 알고 있다구.

         어떻게 그걸 알아냈는지 모르겠어.

오한영 :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군요. 자꾸만 그 일기장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조치를 취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재혁 : 그 일기장은 지금 박기사한테 없어. 그 아들이 가지고 있다구.

오한영 : 인정에 이끌리다가는 팀장님이 다치실 수도 있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빨리 그 일기장을 회수해야합니다.

재혁 : 서둘다 오히려 일이 잘못될 수도 있어. (보며) 자넨 일단 김윤희 쪽을 주시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여자니까.

오한영 : 알겠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재혁을 보면)

재혁 : (신경 쓰이는 듯 시선 돌리는데서)



5. S# 인수창고 사무실 안. N


턱! 테이블위에 놓여지는 낡은 일기장.


인수 : (? 철웅을 보면)

깡통 : 뭐꼬 이게?

철웅 : 장재혁이 찾고 있는 그 문제의 일기장입니다.

깡통 : (웃음) 자슥, 누가 행동 진짜 빠리네. 그 새 느그 아부지한테 가서 찾아왔나? 어디 좀 보재이. (하면서 잡으려는데)

철웅 : (탁! 일기장위로 손을 올려놓는다)

깡통 : (? 본다)

인수 : (보면)

철웅 :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하십쇼. 장재혁인지 박철웅인지..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 그겁니다.

깡통 : 니.. 무신 말이고 그게? 선택을 하라니.. (흘끗 인수 눈치를 한번 본 뒤) 그라모 니 하고 장재혁 둘 중에

         하날 짤라삐라 그 말이가.

인수 : (보며) 그런 거냐?

철웅 : 그 자식 때문에 내 아버지를 칠 뻔했습니다. 그런 놈하구 함께 손잡고 일할 순 없는 거 아닙니까.

         (보며) 어쩌실 겁니까. 장재혁입니까 접니까.

인수 : 장재혁은 내 오랜 친구야. 그런 친구한테 등 돌릴 생각 없다.

철웅 : 그렇습니까? 그럼 얘긴 끝났군요.

인수 : 아니. (고개 들어 보며) 나는 꼬마 너도 잃고 싶지 않다.

철웅 : 어쩌자는 겁니까, 대체.

인수 : 앞으로 너나 니 가족한테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그건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막아준다. 내가 약속하지.

철웅 : 내 가족은 내가 지킬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나하구 장재혁이 한 배를 탈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인수 : (보면)

철웅 : (일기장을 도로 안주머니에 집어넣으며) 이 물건은 당분간 제가 갖고 있겠습니다. 장재혁하고 정리되면 연락주십쇼.

         (그러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나간다)

깡통 : (흘끗 인수를 보면)

인수 : (본다. 시선에서)



6. S# 인수 창고. N


사발면과 소주 등 야참을 먹고 있는 깡패들 사이로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철웅.

깡패들 ?해서 쳐다보는 위로.


철웅 : 수탁아 가자.

수탁 : 네? 네! (사발면을 먹다 말고 얼른 내려놓으며 뒤를 따르는데)


그 뒤로 프레임-인 되는 깡통.


깡통 : 철웅아! 내 좀 보자.

철웅 : (짐짓.. 걸음을 멈춰 선다. 시선 주면)



7. S# 창고 앞 일각. N


깡통 : 니 이래 가믄 우짜노. 사업 확장해가 사람 억수로 딸리는 거 뻔히 알믄서, 의리 없이 니만 이래 쏙 빠져도 된다 생각하나.

철웅 :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고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깡통 : 니 심정 내도 모리는 거 아이다. 마.. 내도 장재혁이를 콱 짤라 삐면 좋겠지만도 우짜겠노. 대장 생각이 저래 확고한데.

         그런다고 그런 문디자슥 땜에 대장한테 등 돌릴 순 없는기 아이가. 안긋나?

철웅 : ...

깡통 : 니도 알겠지만.. 지금은 대장이나 우리 조직한테 중요한 시기다. 대장은 누구보다도 니만 믿고 있는데..

         니가 이래 때려친다카면 그거는 도리가 아인기라. 대장이 니를 을매나 이뻐했노 말이다.

철웅 : (그건 그렇다. 시선 돌리면)

깡통 : 대장을 생각해서라도 다시 생각해보래이.

철웅 : (잠시 간격을 두고) 할 말 다 하셨으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면)

수탁 : (철웅의 뒤를 따라가며 한번 돌아보는데서)

깡통 : (뒤에 대고) 기양 메칠 푹 쉬고 다시 온나. 알았제!


철웅, 뒤돌아보지 않고 가는 모습에서.



8. S# 인수 창고 앞길. N


철망 문을 열고 나오는 철웅와 수탁. 쭉 걸어 나오면서.


수탁 : 생각하구 말 것도 없습니다. 나오기로 결심한 거 정말 잘하신 일입니다. 이번 기회에 아주 손 씻으시는 겁니다.

철웅 : 너무 좋아하지 마. 아직 아무것도 결정 난 거 없어.

수탁 : 선우양도 이 소식 들으면 무지 기뻐할 겁니다.

철웅 : ...

수탁 : (흘끗 눈치 보며) 근데.. 선우 양 하고는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철웅 :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지금까지 지내온 것처럼 앞으로도 쭉 가는 거지.

수탁 : ?

철웅 : 우리 사인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 그냥 지금은 잠시 이물질이 낀 거 뿐이야.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거야.

수탁 : (씩 웃으며 보는데)


그 때 맞은편에서 올라오는 모범택시. 철웅와 수탁, 한 쪽으로 비켜서는데 그 옆에서 멈춰 선다.

철웅하고 수탁 ?해서 돌아보면 차 문이 열리면서 내려서는 승희,


승희 : 철웅 오빠! (반갑게 웃는다)

수탁 : 승희 씨. (철웅을 보면)

철웅 : 내 앞에 다신 나타나지 말랬더니 왜 또 나타난 거야 너.

승희 : 할 말이 있어서 왔어.

철웅 : 난 관심 없다. (지나가려는데)

승희 : 장재혁하고 관계된 얘기야. 그래도 관심 없어? (보면)

철웅 : (멈칫.. 본다. 시선에서)



9. S# 공원. N


수탁, 다른 한 켠에서 자판기 커피를 후루룩 마신다. 흘끔 돌아보면.

이쪽 벤치에 앉아 자판기 커피 마시고 있는 승희와 철웅.


철웅 : 할 말 있음 빨리 해. 뜸들이지 말구.

승희 : 뭐가 그렇게 급해? 커피 좀 마시자. (그러면서 마시는데)

철웅 : 너 할 말 있다는 거 또 거짓말이지? 괜히 커피나 마시면서 시간 죽일려구 둘러댄 말이지? 그렇지?

승희 : 그런 거 아냐.

철웅 : 아니긴 뭐가 아냐. (한심하게 보더니) 하긴.. 속아서 여기까지 쫒아온 내가 미친 놈이다. (그러면서 일어서려는데)

승희 : 그 일기장 말이야.

철웅 : ! (일어서려다 말고 멈칫.. 고개 들어 본다) 일기장? 니가.. 그걸 어떻게 알어?

수탁 : (그 말에 슬그머니 얼굴 가리며 시선 돌리면)

승희 : 어떻게 알았는 진 중요한 거 아니구, 지금 오빠 아버지가 가지고 있다는 그 일기장..나한테 넘겨줄 수 있어?

철웅 : 그걸 왜?

승희 : 그것 때문에 오빠 아버질 위협했다며? 장재혁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일기장을 도로 뺏을려고 했던 이유가 뭐겠어?

         그건.. 그만큼 장재혁한텐 중요한 물건이란 뜻 아닐까? 예를 들어 치명적인 약점이 그 안에 숨겨져 있다거나

         들켜서는 안 되는 비밀 같은 게 있다거나..

철웅 : 그래서.

승희 : 아무래두 장재혁이란 사람.. 뒤가 구린 사람 같아서 말야. 뭐.. 나한테 하는 짓도 영 맘에 들지 않구.

철웅 : 그래서.

승희 : (본다. 보며) 그 일기장 나한테 넘겨줘. 그럼 내가 장재혁을 끝장 내버릴 수 있어.

철웅 : (멈칫.. 본다)

승희 : 사실 그건.. 오빠도 바라는 일 아니야?

철웅 : (본다. 시선에서)



10. S# 신사업팀 사무실. N


자기 사무실에서 나오는 재혁, 밖으로 나가려다가 멈칫.. 어두컴컴한 저편으로 희미하게 켜져 있는 컴퓨터불빛.

재혁 ?해서 그 쪽으로 천천히 다가선다. (화면, 재혁의 시선으로 다가서면)

환하게 켜져 있는 컴퓨터 너머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선우의 얼굴이 나타난다.

순간 재혁 자기도 모르게 짐짓 웃음.. 주머니에 양손을 꽂은 채 그런 선우를 잠시 바라보더니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누른다.

잠시 후.. 울리기 시작하는 핸드폰 벨.

번쩍 눈을 뜨는 선우, 잠결에 얼른 핸드폰을 찾아 허둥지둥. 책상 가득한 서류들을 뒤적뒤적 거리다 한쪽에서 겨우 찾아.


선우 : (무조건 귀에 대고) 여보세요. (하다가 벨소리 멈추지 않자, 얼른 뚜껑 열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재혁 : (바로 뒤에서 핸드폰을 탁! 접으며) 잠이 좀 달아났어요?

선우 : (화들짝 놀라 돌아보다가 멈칫.. 재혁을 발견하면)

재혁 : (빙긋 웃음)

선우 : (민망해서 얼른 핸드폰 내려놓으며) 어쩐 일이세요? 퇴근하신 줄 알았는데..

재혁 : 누가 좀 만나자 그래서 나갔다가 볼일 있어 다시 들어왔어요. (보며) 근데 선우 씬 이 시간까지 뭐하고 있어요?

선우 : 파워포인트로 시안 작성하라고 한 거.. 다 못해 놔 서요. 다른 사람한테 넘기라고 하셨지만..

         아무래도 처음 맡겨진 일인데 제 손으로 끝내고 싶어서요. 그래서..

재혁 : (프로그램 보더니) 모바일컴퓨팅 시안이군요. 김태희 씨가 맡긴 일이예요?

선우 : 네.. 근데 제가 아직 프로그램 다루는 게 서툴러서 시간이 좀 많이 걸리네요.


재혁, 본다. 보더니 외투를 벗어 의자에 걸더니 그 의자를 끌고 와 옆에 앉더니.


재혁 : 어디 한번 봅시다.

선우 : (? 보면)

재혁 : 뭘 그렇게 빤히 서 있어요? 어서 해봐요. 뭐가 서툰 건지 내가 봐줄 테니까.

선우 : 괜찮아요, 팀장님. 혼자 할 수 있어요.

재혁 : 혼자 할 수 있는 거 알아요. 나는 그냥 옆에서 봐주기만 한다니까요. (보며) 어서 앉아요.


선우, 본다. 보더니 자리에 앉아 마우스를 가지고 해본다. 띵! 에러소리.

선우, 흘끗 재혁의 눈치를 보며 다시 해보지만 다시 띵! 에러소리.

재혁, 픽 웃음. 그러더니 말없이 마우스를 잡은 선우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겹쳐 잡는다.

순간 찌릿..해서 선우, 자신의 손위에 겹쳐진 재혁의 손을 본다.

재혁, 시선은 화면을 응시한 채 마우스를 계속 움직인다. 왠지 어쩔 줄 모르는 선우위로.


재혁 : 여기선 이렇게.. (하면서 클릭)

선우 : (재혁의 손길이 자꾸 의식된다)

재혁 : 표 만들기 할 땐 이렇게 끌어오면 돼요. (하면서 더블 클릭) 자, 해봐요. (하면서 넘겨주면)

선우 : (순간 멍..) 네? (본다)

재혁 : 방금 내가 한대로 한번 해보라 구요.

선우 : 아.. 예, 예에..


사실 재혁의 손길이 신경 쓰여 제대로 못 봤다.

선우,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내며 쩔쩔매더니..


선우 : (베식 겸연쩍은 웃음) 죄송합니다. 한번만 다시 보여주시겠어요?


재혁, 짐짓 웃음. 선우의 손위로 다시 마우스를 잡고 가르친다.

선우, 이번엔 마음을 다잡고 심각한 표정으로 잔뜩 미간을 찌푸린 채 화면을 뚫어져라 응시한다.


재혁 : 여기선 이렇게.. (클릭) 그 표 만들 땐 이 창에서 끌어오면 돼요.

선우 : 아아.. (크게 고개를 끄떡거리며) 아.. 네에...


재혁, 화면을 가리키며 설명해주면 선우 열심히 듣는 모습.

선우 직접 마우스를 움직여 가면서 해본다. 와아.. 이렇게 하면 쉽구나.. 하는 표정.

그러면서 금세 일에 푹 빠져드는 선우의 얼굴.

재혁, 문득 그런 선우의 얼굴을 바라본다. 일순 그늘진 시선에서.



11. S# 다시 공원. N


철웅 : (커피를 쭉 들이키고는 종이컵 구겨버리면)

승희 : 어떡할래? 그 일기장.. 나한테 넘겨줄래? 넘겨주는 게 좋을 거야. 그럼 그 다음은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철웅 : 됐다.

승희 : (? 보면)

철웅 : 장재혁 그 자식한테 열 받아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니 손까지 빌릴 생각 없어.

         나 혼자 해결해도 충분하니까 쓸데없이 나서지 말라구 넌.

승희 :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데 왜 자꾸 돌아갈려구 그래?

철웅 : 원래 쉬워 보이는 길에 함정이 있는 법이야 몰라?

승희 : (보면)

철웅 : 할 얘기 다 끝났지?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승희 : 선우.. 장재혁한테 뺏겨도 좋다 그거야? (보면)

철웅 : (돌아보더니) 말했지? 그건 니가 상관할 일 아니라구! 선우하구 내 일에 끼어 들어지 말라구!

승희 : (뭐라 대꾸하려는데)

철웅 : 끼어들지 마! 어? (하더니 가버린다)

수탁 : (얼른 따라가면)

승희 : (노려보더니) 바보.. (시선에서)



12. S# 자료실. N (또는 통신서버를 관리하는 그런 곳..기계도 좀 보이고, 뭔가 중요한 곳인 것 같은 장소)


밤늦게까지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일을 하고 있는 태희, 목이 뻐근한지 목을 만져가며 일하고 있다.

안경을 벗고, 손목시계 들어 보는데서.



13. S# 신사업팀 사무실. N


열심히 일하고 있는 선우, 그 옆으로 한쪽에 앉아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재혁.

선우, 일하다가 문득 재혁을 돌아본다. 이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기분 좋다.

재혁, 시선을 느끼고 흘끗 돌아보면 선우, 얼른 안본 척 고개 돌려 화면에 얼굴을 박고 열심히 하는 척.

재혁, 본다. 짐짓 웃고 다시 책을 들여다보면. dis.

선우, 다했다!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행복한 기지개. 그러면서 돌아보면 재혁, 책을 가슴에 올려놓은 채 잠이 들어있다.

선우, 그런 재혁을 바라본다. 짐짓 행복어린 미소에서.



14. S# 복도. N


문서자료들을 잔뜩 들고 신사업 팀 사무실 쪽으로 걸어오던 태희, 보안키로 문을 열려다가 멈칫..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선우와 재혁을 본다.

선우 옆에서 편안하게 잠이 든 재혁의 얼굴.. 그런 재혁을 미소로 바라보는 선우의 얼굴.

태희, 본다. 보다가 조용히 시선을 돌린다. 시선에서.

다시 이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는 태희, 걸음을 멈추고 잠시 벽에 머리를 기대고 선다. 한숨..

쓸쓸하게 한곳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길게.. fade-out.



15. S# 국밥집 방안.


장롱 서랍을 뒤적거리는 오산댁,


오산댁 : 이상하네.. (하면서 문갑이며 화장대 서랍이며 다 뒤적거린다) 대체 이게 어디간 거야?


그 때 밖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나고. 오산댁, 돌아 보는데서.



16. S# 국밥집 안.


안으로 들어온 황국도 주전자의 물을 입에 대고 꿀꺽꿀꺽 마신다.

밖으로 나오는 오산댁, 보더니.


오산댁 : 어디 갔다 오는 거야?

황국도 : 어디 갔다 오기는 일 좀 보고 들어왔제.

오산댁 : 일? 무슨 일?

황국도 : (안주머니에서 영수증을 꺼낸다)

오산댁 : 이게 뭐야?

황국도 : 이것이 바로 코스닥이라는 거인디 말여. 주식으로 상장만 됐다 허므는 열배 스무 배로 튀져진다느만..

            오천만원이 가만히만 두므는 오억도 되고, 십억도 된다 그 말이여.

오산댁 : 진짜야? (놀라다가 이내) 근데 오천만원이 어디서 났는데?

황국도 : 어디서 나긴 은행가서 가게 담보로 잡아놓고 꿨제.

오산댁 : 뭐야? 뭘 담보로 잡어?

황국도 : 자네 가게.

오산댁 : 어머어머. 미쳤어, 미쳤어. 가게 문서 어디루 갔나 했더니 이 양반이 정신이 있는 사람이야, 없는 사람이야? 어?

            그걸 어쩔라구 담보로 잡어 그걸?

황국도 : 어허. 두고보랑께. 오천이 오억이 되아불고, 십억이 되아불고.. (보며) 그라믄 우린 돈방석인 겨. 알어?

오산댁 : 그러다 잘못되면 그 땐 어쩔 거야. 어?

황국도 : 어따, 말이 씨앗이 된다고.. 뭔 말을 고롷코롬 재수 없게 헌댜? 자넨 내가 그렇게 잘못 되았으면 좋겄남? 이?

오산댁 : 그 주식이란 게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까 하는 소리지.

            티비 뉴스도 못 봐? 주식헌다구 말아먹은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냐구!

황국도 : 어허! 글씨 내를 그런 사람들하고 비교허지 말랑께. 자네가 뭘 모르는디 이 시상은 돈이 돈을 버는 시상이여.

            뭘 알지도 못함서.. 무식한 여편네 같으니라구..아 배고퍼! 가서 저녁상이나 채려 갖구 들어와!

            (하더니 안으로 들어가 버리면)

오산댁 : 저 화상.. 저러다 일내는 거 아냐? 어? (왠지 불안하게 본다. 시선에서)



17. S# 평창동 전경 (아침)



18. S# 주방.


김필중 들어오면 현자, 서준, 승희, 그리고 태희, 일제히 일어선다.

김필중이 자리에 앉으면 다시 일제히 앉는다.


김필중 : 들자. (숟가락 들면)


식구들, 일제히 숟가락 들고 식사를 시작한다.


김필중 : 내일 신사업 팀에서 임원진들한테 신사업 설명이 있다면서?

태희 : 네. 모바일컴퓨팅이라구 차세대 무선 인터넷 사업이예요. 제가 맡은 프로젝트가 제가 직접 발표하게 됐어요.

김필중 : 그래? 그렇다면 나도 직접 참석해 들어봐야겠구나.

태희 : (웃음)

김필중 : 이번 신상품은 회사차원에서도 기대가 크다.

태희 : 네.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김필중 : 자신 있는 모양이구나.

태희 : 네. 자신 있어요.

서준 : 잘 되면 누나 승진도 하는 거예요?

태희 : 글쎄. 그거야 회장님 권한이시니까.

서준 : 누나 승진 시켜주실 거예요 할아버지?

김필중 : 결과물 나오는 거 봐서.

태희 : (웃더니) 아 참 그리구 고모, 저 중매 좀 서 주실래요?


태희의 갑작스런 말에 김필중, 현자, 서준, 승희, 동시에 식사를 멈추고 태희를 본다.


현자 : 뭐? 뭘 서? 중.. 매?

서준 : 누나.. 지금 그거 선보겠다 그 말이예요?

태희 : 어.

승희 : (본다)

김필중 : (보면)

태희 : 저두 이제 곧 서른이잖아요. 할아버지 연세두 있으시구..이번 프로젝트 완성되고 나면

         결혼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어요. 그럴려면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 전 연애에 좀 약하잖아요.

         그래서 고모가 사람을 좀 알아봐주면 좋겠어요.

현자 : 너.. 장재혁하구 완전히 갈라선 거니?

태희 : 그런 거 아니예요.

현자 : 근데 왜 갑자기?

태희 : 여자가 나일 먹으면 결혼에 대한 생각도 바뀐 대잖아요. 그냥.. 여러 남자를 만나보고 싶어졌어요.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보구 선택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거 같아서요.

현자 : 너 아주 오랜만에 고모 맘에 드는 말 한번 하는구나. 그래. 결혼이라는 건 그렇게 해야 하는 거야.

승희 : (이러면 안 되는데.. 시선에서)

서준 : 그래두 누나 너무 갑작스럽다. 중매같은 거.. 서로 조건보고 짝 찟기 하는 것 같다구 굉장히 싫어했잖아요, 그런 거.

태희 : 말했잖아.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꼈다구.

현자 : 정말 다른 이윤 없는 거니?

태희 : 없어요.

승희 : (순간) 없긴 왜 없어요. 다 그 기집애 때문이잖아요.


순간 다시 한 번 썰렁해지는 식탁 분위기.


현자 : 그게 무슨 말이야? 그... 기집애라니?

승희 : 있어요. 신사업 팀에 새로 들어온 사무보조원이요.

         장재혁 씨 요즘 그 사무 보조원한테 푹 빠져버려서 정신 못 차리구 있다 구요.

현자 : 뭐어? (태희를 보며) 그게 사실이니? 너 그 동안 장재혁 땜에 속 썩은 게 그것 때문이었어?

태희 : 그런 거 아니예요 고모.

승희 : 아니긴 뭐가 아니예요? 사실이잖아요.

태희 : 그만해 윤희야.

승희 : 언니.. 아직 장재혁 씨 많이 좋아하잖아. 결혼하고 싶어 했잖아. 근데 이대로 앉아서 좋아하는 남잘 뺏기겠다는 거예요?

태희 : 그만하랬잖아 윤희야. 그런 거 아니라구!

승희 : 언니. 왜 이렇게 바보 같아요? 이런다구 장재혁이 언니 마음 알아줄 거 같아요?

태희 : 윤희야 너 정말.. (진짜 화가 나서 승희를 노려보면)

승희 : (그제야 입을 다물고 보면)

현자 : 정말 살다 살다 별 일을 다 겪는구나. 뭐어? 사무 보조원? 허.. 기막히구 챙피해.

         그 잘난 제하그룹 김태희가.. 그래, 상대로 점찍어둔 남잘 겨우 사무보조원한테 뺏겨?

서준 : 그만 하세요 엄마. 누나가 그런 거 아니라잖아.

현자 : 장재혁 그 사람두 그렇지 어디 여자가 없어서.. 허.. 이젠 정말 별것들이 다 집안망신 시키는구나. 어?

태희 : ... (시선 떨구면)

서준 : (승희를 못마땅하게 쳐다본다)

승희 : (그런 서준의 시선과 마주치자 외면해버리면)

김필중 : (본다. 보더니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태희.. 너 잠깐 나 좀 보자. (돌아서서 나가면)

태희 : (김필중을 본다. 시선에서)



19. S# 김필중의 서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태희.


김필중 : 앉아라.

태희 : (김필중 맞은편에 앉는다)

김필중 : (빤히 본다. 보더니) 속 시원히 얘기해봐.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윤희가 한말이 전부 사실이냐?

태희 : 제 쪽에서두 재혁이.. 싫증나던 참이었어요. 할아버지한테 재혁 뿐이 없다구 떼쓰고 속 썩혀드린 게 죄송해서

         말씀을 못 드렸던 것뿐이예요.

김필중 : (보면)

태희 : (보며) 걱정 마세요. 걱정하실 일 아니예요. 제가 먼저 생각할 시간 갖자 그랬구..

         제가 먼저 우리 관계.. 정리하자 그런 거예요. 재혁인.. 잘못 없어요, 할아버지. 정말이예요.

김필중 : (본다. 그러나 손녀딸이 상처받고 있다는 걸 느낀다)

태희 : (억지로 웃어 보이며) 저 정말 괜찮대두요. 그냥 제가.. 결혼에 대해서 예전보다 좀 더 현명해진 것뿐이라구..

         그냥 그렇게 생각해주세요 할아버지.

김필중 : (본다.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무슨 말인지 알겠다. 가서 출근준비 해.

태희 : 네. (일어나 나가면)

김필중 : ... (표정 없이 시선 돌린다. 장재혁 이런 싸가지 없는 자식.. 시선에서)



20. S# 이층거실.


승희 : 대체 왜 이래?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야?

서준 : 너무 경솔했잖아 너. 우리 엄마에 할아버지까지..모두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잖아!

         그럼 태희 누나가 뭐가 돼?

승희 : 태희 언니가 하두 안 되구 불쌍해서 그랬어. 저렇게 당하기만 하는 게 안 돼서. 동생으로서 그런 말도 못해?

서준 : 정말 태희 누날 위한다면..더더욱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았어야지!

승희 : 서준 오빠 뭔가 착각하는 모양인데..나는 태희 언니 친동생이야. 태희 언닐 걱정해두 오빠보다 내가 더 해. 알아?

서준 : (이게 증말.. 노려보는데)

태희 : 너희 둘 다 그만해.


승희와 서준, 멈칫.. 돌아보면. 태희, 계단 옆에 서서 두 사람을 보더니 승희에게.


태희 : 윤희 너. 내 방으루 좀 들어와. (그러더니 안으로 들어간다)

승희 : (일순 주눅이 들어 보면)

서준 : 뭐해. 누나가 들어 오래잖아.

승희 : (흘끗 째리더니 안으로 들어간다)



21. S# 태희의 방.


팔짱낀 채 서 있는 태희.

그 뒤로 조심스럽게 들어서는 승희, 천천히 다가선다. 서면.


태희 : (돌아보지 않은 채 최대한 누르면서) 너 왜 그랬니. 왜 할아버지하구 식구들 앞에서 그런 말 한 거야?

승희 : 너무 화가 나서 그랬어요.

태희 : (돌아보며) 그래두 그러면 안 되는 거야. 더군다나 할아버지 지금 건강두 별로 안 좋으신데

         자꾸 걱정 끼치는 말씀 드리면 어떡하니. 어?

승희 : 참을 수가 없었어요. 왜 언니가 물러나야 하는 건데요? 선우만 회사에서 내쫒으면 되는 거잖아요.

         선우만 회사에서 나가면, 선우만 두 사람 앞에서 사라지면.. 모든 게 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거 아니예요? 네?

태희 : 윤희야.

승희 : 내가 좋아하는 철웅 오빠도 그 기집애한테 뺏겼어요. 언니까지 좋아하는 사람 뺏기는 거..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구요.

         그래서... (눈물까지.. 글썽)

태희 : 알아. 너.. 언니 걱정 되서 그러는 거. 하지만.. 그래도 이건 언니 문제야. 언니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어 윤희야.

승희 : 언니 장재혁 씨 없이 괜찮아요?

태희 : (그 말에 멈칫.. 본다. 보더니) 그 문젠 이미 정리됐어.

승희 : (보면)

태희 : 나만 재혁일 잊어주면 되는 거야. 그럼 아무 문제없어지는 거라구.

승희 : (보면)

태희 : 잊을 거야. 깨끗하게.. 잊어줄 거야. 그럴 수 있어.

승희 : (본다. 시선에서)



22. S# 승희의 방.


안으로 들어오는 승희,


승희 : 어쩜 저렇게 멍청한 거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뺏기구두 저런 말이 나와?

         (그러다가 픽 웃으며) 그래두 이젠 할아버지가 아셨으니.. 둘 다 무사하진 못하겠지. (씩 웃는데서)



23. S# 태희의 방.


태희,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옷을 갈아입고 출근준비를 한다. 시선에서.



24. S# 철웅의 집 거실.


바쁘게 뛰어내려오는 선우. 그 때 마침 화장실에서 나오던 철웅, 멈칫.. 선우와 정면으로 맞닥 드린다.

순간 썰렁해지는 두 사람..


철웅 : (먼저) 출근 하냐?

선우 : 어.

철웅 : 야근 늦게까지 했다며? 근데 이렇게 일찍 또 나가는 거야?

선우 : 어.

철웅 : 되게 피곤하겠다?

선우 : 어.

철웅 : (본다. 그 다음 할 말이 없다 시선 돌린다)

선우 : (역시 할 말이 없다. 서먹...한데)


길여옥, 주방에서 쟁반에 밥 내오며.


길여옥 : 어, 선우 내려왔구나. 어여 내려와 아침식사해라.

선우 : 아니예요, 할머니. 저 늦었어요. 아침부터 회의라 가서 준비해야 하거든요.

길여옥 : 그래두 아침은 먹구 가야지.

선우 : 가다가 우유하구 빵 사먹으면 돼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러더니 철웅을 지나쳐 그대로 나간다)

길여옥 : 아이구 저러다 몸상 할 텐데..

철웅 : ... (시선 돌린다. 쓸쓸..)



25. S# 철웅의 집 이층복도.


터벅터벅 올라오는 철웅,

수건을 어깨에 메고 방에서 나오던 연웅, ?해서 본다.

보면 잔뜩 축 늘어진 어깨로 자기 방에 들어가는 철웅의 모습.



26. S# 철웅의 방.


안으로 들어오는 철웅, 그대로 침대에 털썩 누워버린다.

그 뒤로 따라 들어오는 연웅.


연웅 : 오빠 나랑 잠깐만 얘기 좀 해.

철웅 : (이쪽으로 돌아누우며) 귀찮다. 잠이나 더 잘란다.

연웅 : (보더니 문을 닫고 들어와 침대 옆에 걸터앉더니) 철웅 오빠, 이대로 포기하는 거 아니지?

         이렇게 힘없이 물러서는 거 아니지?

철웅 : (눈 감은 채)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

연웅 : 선우언니 말이야.

철웅 : (흘끗 눈뜨고 보면)

연웅 : 선우언니한테 다른 남자 생겼다며. 오빠랑 선우 언니랑 하는 말.. 다 들었어.

철웅 : 너 못된 버릇 생겼다? 왜 남의 말을 함부로 엿 듣구 그래! 어?

연웅 : 누가 일부러 엿 들었나 뭐? 들리니까 들었지.

철웅 : 한번만 더 그런 짓 해 봐 너. 혼날 줄 알어. 알았어? (하는데)

연웅 : (지지 않고) 그러지 말구 기운 내 오빠. 이건 같은 여자로서 직감인데 선우 언니가 정말로 좋아하는 건 철웅 오빠뿐이야.

         본인만 아직 못 깨닫구 있는 거라니까.

철웅 : (순간 솔깃해서 보면..)

연웅 : 두고 봐. 오빠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순간.. 선우 언닌 오빠한테 돌아오게 돼 있으니까.

철웅 : 진정한.. 사랑?

연웅 : 그렇지. 진정한 사랑.

철웅 : (본다. 보더니 슬그머니 일어나 앉으며) 니가 보기엔.. 선우가 내 진정한 사랑을 정말로 알아줄 거 같냐?

연웅 : 당연하지 오라버니. 원래 진정한 사랑일수록 시련도 큰 법이라잖아. 힘든 건 잠시 잠깐이야 오빠.

         이 순간만 오빠가 참고 견디면 분명히 선우언닌 오빠한테 돌아온다니까.

철웅 : (일순 희망적인 표정으로) 그럴까?

연웅 : 그렇다니까. 내 말이 틀리면 내 손에 장을 지져. (열손가락 들이밀며) 열손가락 다 지진다 내가. 진짜야.

         그러니까 오빠 절대루 용기 잃지 마. 알았지?

철웅 : (본다. 그러더니 갑자기 침대에서 내려와 벌떡 일어선다)

연웅 : 왜 그래 오빠?

철웅 : 선우 아침 안 먹구 출근했다. 빈속으로야 보낼 순 없지. 안 그러냐?

연웅 : 좋아 그렇지! 바루 그거라니까. 우리 철웅 오라버니! 으쌰! (하면서 주먹을 쥐어 보이면)

철웅 : (같이 연웅의 주먹에 자기 주먹을 대며 크게) 으쌰!!!



27. S# 철웅의 집 마루.


텅텅 뛰어내려오는 철웅과 연웅. 길여옥, 상 차리다가 ?해서 돌아보면

철웅, 주방으로 뛰어 들어 가더니 잠시 후 우유를 하나 들고 뛰어나온다.


길여옥 : (?해서 보면)

연웅 : 으쌰! 철웅 오빠! (주먹을 들어 보이면)

철웅 : 으쌰! (같이 주먹을 들어 보인 뒤 신발신고 뛰어나간다)

길여옥 : 얘, 연웅아. 철웅이 지금 우유 들고 어디루 뛰어가는 거냐?

연웅 : 선우언니한테 갖다 주러 가는 거예요.

길여옥 : 그래? 둘이 이제 화해했니?

연웅 : 그야 철웅 오빠 노력에 달린 거죠. (그러더니 푹 한숨.. 자신의 열손가락을 쳐다보면)

길여옥 : (보며) 넌 또 왠 한숨이야?

연웅 : (본다. 보더니 다가와 옆에 바싹 앉으며) 할머니 혹시 손가락에 장 지져봤어?

길여옥 : 으응?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냐?

연웅 : 손가락에 장 지져봤냐니까. 어때? 많이 아퍼요? 많이 아플까? 어?

길여옥 : (본다. 보다가 어이없게 허! 웃는데서)



28. S# 철웅의 집 앞.


언덕 저쪽에서부터 열심히 뛰어오는 철웅, 한손에 우유를 든 채 있는 힘껏 뛰어오면.



29. S# 버스 정류장.


빠른 걸음으로 쭉 걸어오는 선우, 정류장 앞에 멈춰 서서 버스를 기다린다.

그 때 저쪽에서 빵빵 경적소리.

선우 ?해서 돌아보면 저쪽으로 세워져 있는 재혁의 차.


선우 : 어? (다가가서 창문을 들여다보면)

재혁 : (창문 내린다)

선우 : 팀장님. 여기까지 어쩐 일이세요?

재혁 : 어젯밤 늦게까지 야근 했잖아요. 피곤할거 같아서 출근하는 길에 들렸어요. 같이 갈려 구요.

선우 : 팀장님두 피곤하실 텐데..

재혁 : 어서 타요. 가는 동안 눈이라도 좀 붙여요.

선우 : (본다. 빙긋 웃더니) 그럼 이왕 오신 거.. 신세 좀 짓겠습니다, 팀장님.


그 때 저 뒤로 뛰어오는 철웅, 멈칫.. 뛰어오던 걸 멈추고 본다.

보면 철웅의 시선으로 차에 올라타는 선우의 모습.

재혁의 차 출발하면. 철웅, 멍하니 떠나는 차의 모습을 본다.

헉.. 헉.. 차오르는 숨에 온통 얼굴에 땀투성이 계속 숨을 몰아쉬는 철웅의 손에.. 달랑 들려져 있는 우유팩.

잠시 그렇게 서서 쳐다보다가 흘끔거리고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철웅 : (버럭) 뭘 봐! (그러면서 씩씩거리며 멀어진 재혁의 차 쪽을 쳐다보는데서)



30. S# 로비 안.


출근하는 사람들과 함께 같이 들어서는 재혁과 선우. 엘리베이터 쪽으로 막 돌아선다. 서는데

그 앞에 서 있는 김필중과 진실장.

재혁과 선우, 둘 다 걸음을 멈추고 쳐다본다.


선우 : 어? 할아버지! (놀라서 본다)

김필중 : (돌아본다. 선우를 보면)

선우 : 어머 할아버지 지금 출근 하시는 거예요? 네?

진실장 : 어허! 아가씨! 지금 감히 누구 앞이라구..

김필중 : (손을 들어 진실장을 막는다)

선우 : (? 보면)

김필중 : (선우에게서 재혁 쪽으로 시선 옮기면)

재혁 : 안녕하셨습니까, 회장님.

선우 : (회장님? 놀라서 다시 김필중을 본다) 할아버지가... 회장님이시라 구요?

김필중 : (본다. 짐짓 웃으면)

선우 : 어머, 몰라봤습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고개 숙이면)

김필중 : (보더니 재혁에게) 어이 장팀장.. 나 좀 보지.

재혁 : (시선 들어 보면)


열리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김필중과 진실장.


재혁 : (돌아보며 선우를 안심시키는 웃음) 선우 씨 먼저 사무실에 올라가 있어요. 나는 회장님한테 좀 다녀올 테니까.

선우 : 네. 알겠습니다, 팀장님.

재혁 :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면)

선우 : (김회장쪽 보며) 안녕히 가세요, 할아버지.. 아니.. 회장님.

김필중 : ... (시선 마주치지 않는다)


닫히는 문. 선우, 닫힌 엘리베이터를 본다.


선우 : 저 할아버지가 우리 회사 회장님이었구나.. (그것도 모르구.. 다시 돌아보는 시선에서)



31. S# 엘리베이터 안.


침묵하고 있는 김필중. 그 옆에 서 있는 재혁, 김필중의 불편한 심기를 느낀다.

그렇게 침묵으로 일관된 분위기에서.



32. S# 에스칼레이터 위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쭉 올라오고 있는 선우 왠지 영 기분이 꺼림찍한 표정으로 이층에 올라선다.

방향을 바꿔 쭉 걸어오는데 그 옆으로 난간에 기대 서 있는 승희가 보인다,

선우, 생각에 잠겨 지나쳐오는데.


승희 : 굳모닝.

선우 : (? 돌아본다. 보다가 멈칫..) 우승희. 니가 아침부터 회사엔 왠일이야?

승희 : 궁금해서.. 그래서 와 봤지.

선우 : 궁금하다니? 또 뭐가?

승희 : (씽끗 웃음으로 본다. 보더니)

오늘 : 아침에 우리 집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거든. 글쎄 장재혁 씨가 너하구 바람피운다는 사실을

         우리 할아버지가 알아 버리셨지 뭐니?

선우 : (멈칫.. 본다) 뭐라구?

승희 : 원래 태희 언니라면 벌벌 떠시는 분이거든, 우리 할아버지. 근데 그 태희 언니가 죽자 사자 좋아하던 남자가

         일개 사무보조원하고 바람났단 얘길 들으신 거야. 얼마나 화가 나셨는지 말도 못해.

선우 : (걱정스럽게 보면)

승희 : 어떡하니? 이제 곧 장재혁 씨랑 너한테 불벼락이 떨어질 텐데..

선우 : 무슨 말이야? 불벼락이라니?

승희 : 주제도 모르구 감히 우리 태희 언니한테 상처를 줬으니 너나 장팀장이나 무사할리 없잖아?

선우 : 그 말은.. 장팀장님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뜻이야?

승희 : 왜.. 겁나니? 그렇게 장팀장이 걱정되면 니가 깨끗이 물러서.

선우 : ! (보면)

승희 : 이 모든 일에 원인은 바로 너야 이선우. 그러니까 너만 이 회사에서 사라지면 모든 게 해결 된다구. 알아?

         (보며) 혹시 아니? 니가 사라져주면 장팀장 하나쯤 태희 언니가 구해줄 수 있을 지두?

선우 : (본다. 시선에서 보면)



33. S# 회장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는 재혁과 김필중. 

김필중, 들어서다 멈춰 서서 재혁을 돌아본다. 

재혁, ?해서 보면 김필중, 갑자기 짝! 뺨을 날린다. 


재혁 : ! (본다. 김필중을 보면) 

김필중 : 나쁜 자식 같으니라구. 니가 감히 태희를 슬프게 해? 감히 너 같은 자식이 태희한테 상처를 줘?!!! 

재혁 : (본다. 보면) 

김필중 : 태희 눈에서 눈물 나게 만들지 말라구.. 태희 슬프게 하지 말라구 이 늙은이가 그렇게 부탁하고 사정을 했는데.. 

            그 기대와 약속을 이런 식으로 저버려? 감히 태희를 앞에 두고 한 회사 한사무실에서 다른 여자와 희희낙락 해? 

            (버럭) 이런 배은망덕한 놈!! 

재혁 : ... (오히려 담담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보면) 

김필중 : 어디 입이 있으면 말을 해봐, 너.. 태희를 정말 좋아는 했던 거냐? 어? 

재혁 : 좋아했습니다. 

김필중 : 좋아했는데! 

재혁 :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건.. 다르다는걸 알게 됐습니다. 

김필중 : 뭐야? (기가 막혀 쳐다보더니) 사랑? 니깟 녀석이 언제부터 사랑 타령하던 놈이야! 

            너는 야망을 위해서 태희를 이용해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온 놈이였잖아! 그런데 이제와 사랑 때문에 태희를 배신해? 

재혁 : 죄송합니다, 회장님. 저 역시 태희가 상처받는 걸 바라지 않습니다. 

김필중 : (순간 짝! 다시 한 번 재혁의 뺨을 날린다) 

재혁 : ... 


순간 입술을 꽉 깨무는 바람에 입술에 피가 맺힌다. 

김필중, 다시 한 번 때리려고 손을 번쩍 든다. 재혁, 전혀 동요 없이 흐트러짐 없이 서 있으면. 


김필중 : (손을 든 채로 본다. 노려보더니 도로 손을 내리며) 이 천하에 불한당 같은 놈.. 

            썩 꺼져! 꼴두 보기 싫으니까 내 앞에서 썩 꺼져어!!!! 


재혁, 김필중을 본다. 보더니 목례한다. 그리고 말없이 돌아서서 나간다. 

김필중, 분노로 부르르 떨다가 멈칫.. 얼른 손으로 뒷목을 만진다. 

똑똑똑.. 노크와 함께 안으로 들어서던 진실장. 


진실장 : (놀라서 보더니) 회장님! (얼른 뛰어 들어와 부축 한다) 회장님 왜 그러십니까. 

김필중 : 시끄러 소란피우지마.. 

진실장 : 회장니임.. (그래도 놀라서 보면) 


흠.. 심호흡을 하며 조용히 소파에 앉는다. 눈을 감고 의자에 기대는 얼굴에서. 



34. S# 신사업팀 사무실 앞. 


불안하게 그 앞을 왔다 갔다 하는 선우, 그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안에서 내려서는 재혁. 

선우, 멈칫.. 서서 본다. 보면. 


재혁 : 선우 씨. 왜 여기 서 있어요? 

선우 : (말없이 재혁을 본다) 

재혁 : 왜 그래요? 

선우 : (재혁의 다친 입술을 본다. 보더니) 회장님한테.. 맞으셨어요? 

재혁 : (멈칫.. 보면) 

선우 : 승희한테 얘기 들었어요. 회장님이 팀장님하구 제 일을 알게 됐다구..그래서 화가 많이 나셨다구.. 

재혁 : 승희요? 

선우 : (보며) 김윤희요. 

재혁 : (본다. 역시 그랬군.. 씁쓸하게 웃으면) 

선우 : 어떡해요? 저 때문에 팀장님이 잘못되시면.. 

재혁 : 선우 씬 걱정하지 말아요. 회장님.. 이번일로 화는 나셨겠지만 

         그렇다고 일 하는데 까지 불합리하게 판단 내리실분 아니예요. 

선우 : 죄송해요 팀장님. 

재혁 : 선우 씨가 왜 나한테 미안해요. 오히려 내가 선우 씨한테 미안하지. 

선우 : (보면) 

재혁 : (웃어 보인다) 걱정 말아요 나는.. 괜찮아요. 

선우 : (본다.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보는데서) 


일각. 서류를 들고 막 밖으로 나오던 태희, 두 사람을 본다. 보다가 멈칫.. 그러더니 다시 돌아서서 안으로 들어간다. 



35. S# 신사업팀 사무실 안. 


자리에 앉는 태희, 문득 한쪽에 놓여있는 디스켓과 서류를 본다. 그 위에 붙어있는 포스트 잍. 

<어제 부탁하신 거 다 정리해 뒀습니다. 더 시키실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만 하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 이선우 ^^> 

E.(위의 쪽지내용 선우 음성처리) 

태희, 디스켓과 서류를 쳐다본다. 보는데 울리는 핸드폰 벨. 


태희 : (받으며) 네 김태흽니다. (시선 들며) 네 고모.. 말씀하세요. 



36. S# 평창동 거실. 


현자 : 이번 주 토요일 시간 어떠냐구. 그래. 그 쪽에선 당장이라도 너 만나고 싶다 그러는데..어떡할까? 

         시간 빼는 거 무리면 다른 날로 옮기구. 



37. S# 신사업팀 사무실. 


태희 : 아뇨. 그 날 괜찮아요. 약속 잡아주세요. 


그 때 사무실로 들어서는 재혁과 시선이 마주친다. 재혁, 태희를 보더니 그대로 눈인사도 주지 않은 채 지나쳐간다. 

태희 그런 재혁을 본다. 바라보더니. 


태희 : (그런 재혁을 시선으로 쫒으며) 네. 알았어요. 거기루 나갈께요. 네.. (시선에서) 



38. S# 재혁의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재혁, 입술의 상처를 손으로 만져보며 약간 찡그린다. 

그 때 울리는 핸드폰 벨. 


재혁 : (받아들며) 네, 장재혁입니다. 

승희F : 안녕하세요. 저 김윤희예요. 

재혁 : (멈칫 고개 들어 쳐다보면) 



39. S# 회사 앞 공원. 


승희 : (천천히 걸어오며) 잠깐 얼굴이나 뵐려구 회사에 들렸는데 회장실에 불려 가셨었다면서요? 

         그렇잖아두 아침에 할아버지께서 화가 많이 나셔서 걱정됐는데.. 많이 안 깨지셨어요? 

재혁 : ... (INSERT> 듣고 있는 얼굴위로) 

승희 : 그렇게 아무 말 안하고 있으니까 무섭네요. (작게 소리 내 웃더니) 나에 대해서 잘 안다 그러셨죠? 

         맞춰보세요. 다음엔 또 내가 무슨 행동을 할까요? 

재혁 : (INSERT>) 대체 뭘 원하는 겁니까. 

승희 : 이미 말씀 드렸을 텐데요. 선우.. 그 회사에서 내보내세요. 그리고 두 번 다시 만나지 마세요. 

재혁 : (INSERT> 그렇게 못하겠다면. 

승희 : 안됐네요. 협상이 결렬된 건가요? 

재혁 : (INSERT> 굳은 표정에서) 

승희 : 그렇게 끝까지 선우를 감싸고 도실 거라면 좋아요. 나두 생각이 있으니까. 

         일기장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땐.. 후회해도 이미 늦을 거예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재혁 : ! (시선에서) 


승희, 탁! 수화기를 접어 끈다. 씩 웃더니 그대로 걸어서 프레임-아웃 되면. 



40. S# 재혁의 사무실. 


집어던지듯 핸드폰을 내동댕이치는 재혁, 승희에 대한 분노로 차갑게 한곳을 노려본다. 

보더니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른다. 


재혁 : 나 장재혁이다. 지금 박철웅이란 친굴 좀 만나야겠는데..니가 좀 도와줘야겠다. (시선에서) 



41. S# 당구장. 


수탁과 함께 여느 때의 모습으로 당구를 치는 철웅.

그 때 한쪽 문이 열리면서 들어서는 깡통과 깡패들..

철웅과 수탁, 고개 들어 보면 깡패들 다른 손님들 다 밖으로 내쫒는다.

철웅과 수탁, 짐짓 이상한 표정으로 깡통과 깡패들을 본다. 그 뒤로 프레임-인 되는 인수.


철웅 : (본다)

인수 : 꼬마야. 니 손님을 좀 모시구 왔다.

철웅 : (보면)


한쪽에서 프레임-인 되는 재혁과 오한영. 철웅과 당구대를 가운데 두고 마주선다.

낮게 드리워진 조명등과 마주선 철웅과 재혁..그 가운데로 인수와 깡통이 서 있다. (그 주변으로 포진한 깡패 패거리들)


철웅 : 뭡니까. 왜 이 녀석을 내 앞에 데려온 겁니까.

인수 : 두 사람 문젠 두 사람이 풀라구. 그래서 데려왔다.

철웅 : 나는 이 자식하구 풀 문제가 없는데요. (재혁 보며) 당신.. 아직 나하구 해결할 문제가 남았어?

재혁 : (보더니) 내 일기장을 돌려받고 싶은데. 나한텐 중요한 거야. 내 할아버지의 유품이거든.

철웅 : 그래서.

재혁 : 돌려받아야겠다.

철웅 : 못주겠다면.

재혁 : 얼마를 원해.

철웅 : 어쭈. 돈으로 해결해보겠다? 니가 그렇게 돈이 많아?

재혁 : 말해. 얼마를 원하는지.

철웅 : 글쎄 얼마를 받으면 될까?

재혁 : (본다. 보더니 오한영에게 시선을 주면)

오한영 : (돈 가방을 당구대 위에 올려놓고 뚜껑을 열어 철웅 쪽으로 보여준다)

철웅 : (멈칫..)

수탁 : (입이 딱 벌어져 본다)

깡통 : (역시 놀라서 보더니 작게) 짜슥.. 횡재했네. 저게 다 얼마고? (보면)

철웅 : (어이없게 웃더니) 대단하네.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은 평생 뼈 꼴 빠지게 일해도 못 만져 볼만큼 많은 돈이야.

         (보며) 근데 이걸 일기장 한권 값으로 내 놓으시겠다?

재혁 : (보면)

철웅 : 근데 이걸 어쩌지? 나는 이 돈 가지고는 안되겠는데.

인수 : (본다)

재혁 : (보면) 얼마를 더 원해?

철웅 : 얼마를 더 가져와도 똑같을 걸? 아무리 돈이면 다 해결되는 세상이라지만..

         가끔은 나처럼 돈으로도 해결 안 되는 또라이들두 있는 법이거든. 그래야 이 세상도 조금은 살맛나는 거 아니겠냐?

인수 : (표 안 나는 희미한 웃음... 역시 꼬마다. 보면)

재혁 : 너하구 장난칠 생각 없다. 어서 그 일기장 이리 내.

철웅 : 그렇게 일기장이 돌려받고 싶으면 우리 아버질 건들지 말았어야지! 왜 착하게 사는 사람 함부로 건들구 그래! 왜!

재혁 : 자꾸 이렇게 나오면 힘으로라도 뺏을 수밖에 없어. 알아?

인수 : (멈칫.. 그 말에 재혁을 본다)

깡통 : (같이 돌아보면)

철웅 : 대장. 지금 이 자식이 대장한테 날 위협해서 일기장을 뺏으라고 하는 거 같은데..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습니까?

인수 : ...

철웅 : 수탁아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냐?

수탁 : 그런 거 같은데요, 형.

인수 : (어금니를 꾹 물면)

철웅 : 그래 좋아. 나두 깡이 있는 놈이야. 한번 못준다면 맞아 죽어도 못줘! 그래도 해볼 테면 해봐! 얼마든지 상대해줄 테니까!

         (하면서 특유의 제스츄어 취하며 돌아보는데)

인수 : 됐다. 그만해라 꼬마.

철웅 : (멈칫.. 본다)

재혁 : (돌아보면)

인수 : 장재혁. 꼬마는 내 식구다. 같은 식구끼리 손대지 않는 게 내 규칙이야.

재혁 : (멈칫.. 본다)

오한영 : (보면)

인수 : 내가 널 꼬마한테로 데려온 건 어떻게든 니가 꼬마를 설득하게 하려고 한 거야. 폭력을 쓰고 싶은 생각은 없다.

재혁 :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일기장 찾는 걸 도와주기로 했잖아!!

인수 : 내가 말했지. 이건 두 사람이 풀어야 할 문제라구. 내가 끼어들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야.

         (보며) 내가 널 도울 수 있는 것도 여기까지다.

깡통 : (씩 웃음) 하모. 이런 일에 끼어들면 깡패가 아이라 양아치제.

재혁 : (배신감으로 돌아보면)

인수 : (본다. 보더니 돌아서서 나간다)

깡통 : 또 보재이 장재혁이.. 뭐하노! 가자 자슥들아. (하면서 인수 뒤를 따르면)


우르르 뒤따라 나가는 깡패들.

재혁, 절망적인 표정으로 철웅을 돌아보면.


철웅 : 어서 이 돈 갖구 꺼지시지. (시선에서)



42. S# 재혁의 차.


올라타는 재혁과 돈 가방을 들고 운전석에 올라타는 오한영.

재혁, 손을 들어 미간을 누르며 의자에 기댄다.


오한영 : 아무래도 다른 방법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재혁 : 다른 방법이라니..

오한영 : 이럴 땐 반대급부를 이용하는 게 제일입니다.

재혁 : (? 돌아보면) 무슨 말이야.

오한영 : 어쨌든 일기장만 찾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재혁 : 뭐?

오한영 : 걱정 마십쇼. 팀장님의 손은 더럽히지 않을 겁니다.

재혁 : (보면)

오한영 : (시동 걸고 차를 출발시키는데서)



43. S# 어두운 실내.


낮은 전열 등이 켜져 있는 협소하고 조그만 실내.

그 한가운데 있는 테이블 위로 올려지는 돈 가방, 큰손, 천천히 몸을 앞으로 일으켜 돈을 살펴본다.


큰손 : 이거.. 액수가 장난이 아니로구만. 헌데 이걸 어쩌나. 나는 이인수하고 거래를 트기로 해놔서요.

         박철웅이란 녀석은 이인수가 총애하는 애라고 들었는데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거래를 망칠 수가 있다 그 말이요.

오한영 : 이번 부탁만 들어주신다면..앞으로의 거래는 이인수를 통하지 않고 우리와 직접 하게 될 겁니다.

큰손 : 그런 식으로 이인수의 뒷통수를 치시겠다?

오한영 : 주인의 말을 듣지 않는 개는 더 이상의 가치가 없는 법입니다.

큰손 : (빙긋 웃음으로 본다. 보더니) 당신 윗대가리 되는 사람이 차기 제하그룹 총수가 될 거라 그랬소?

오한영 : 그렇습니다.

큰손 : (고개를 끄덕이더니) 재밌군. 재밌는 거래가 되겠어.

오한영 : 일기장만 찾아주시면 됩니다. 그럼 앞으로 좋은 사업동반자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큰손 : (본다. 잠시 바라보는 시선에서) 혹시 그 박철웅이란 녀석의 약점이 뭔지..알아봐줄 수 있겠소? (시선에서)



44. S# 화장실 안.


프레임-인 되는 선우의 얼굴. 거울을 보며 손을 닦는데 그 때 칸막이 안쪽에서 들리는 목소리.


여직원1 : 야, 아까 비서실 미스 최가 그러는데 장팀장, 회장님한테 뺨까지 얻어 맞구 난리두 아니었대.

여직원2 : 정말?

선우 : (소리 나는 쪽 돌아보는 얼굴위로)

여직원1 : 왜 있잖아 신사업 팀 새로 들어 온 사무 보조원..

여직원2 : 이선우?

여직원1 : 그 애하구 그렇구 그런 소문 장난 아니게 퍼졌잖아 왜. 아마 그것 때문인 거 같다구 그러든데?

여직원2 : 왠일이야. 팀장님두 신세 망칠려구 작정한 거 아냐? 어떻게 그런 애한테 빠져서 그런다니?

여직원1 : 그러게 말야..


잠시 후, 물내려가는 소리.. 양쪽에서 문 열리며 나오는 여직원1, 여직원2, 수돗가에 서 있는 선우를 본다.

보더니 떨떠름한 표정으로 나가버리면.


선우 : (한숨.. 씁쓸하게 시선을 돌린다. 시선에서)



45. S# 복도.


한쪽으로 걸어오는 선우, 그 때 퇴근하는 신반장과 청소 아줌마들과 마주친다.


신반장 : 이선우 씨.

선우 : (돌아보더니 반갑게) 어머. 안녕하세요. 지금 퇴근하세요?

신반장 : 사무직으로 올라가더니 신수가 훤해졌네?

선우 : 뭘요. (웃는데)

신반장 : 요즘 좋은 소문 들리든데.

선우 : 네?

신반장 : 지금 일하는 신사업 팀 팀장하구 그렇구 그런 사이라며?

            재주도 좋아. 사무직 올라간 지 얼마나 됐다구 벌써 그런 염문까지 뿌리구. 암튼 대단하네.

선우 : (본다. 보면)

신반장 : 그럼 수고해.


신반장과 청소아줌마들 지나간다.

선우, 돌아본다. 시선에서 다시 한숨..



46. S# 신사업팀 사무실. (밤)


힘없이 안으로 들어서는 선우의 얼굴, 들어서다 멈칫.. 보면. 혼자 늦게까지 남아있는 태희를 본다.


선우 : 아직까지 계셨네요?

태희 : 선우 씰 기다리고 있었어요.

선우 : 저를요?

태희 : 지금 선우 씨가 만들어 논 시안을 검토 중이거든요.

선우 : 아 네에.. (보며) 어떠세요? 시안이 맘에 드세요?

태희 : (대답대신 잠시 간격을 두고 보더니 디스켓을 탁 뺀다)

선우 : (? 멈칫.. 보면)

태희 : (디스켓을 선우에게 넘겨준다)

선우 : (긴장해서 받으면)

태희 : 수고했어요. 내일 회의 때 이걸로 브리핑할 테니까 준비해요 이선우 씨.

선우 : (순간 표정 환해진다)

태희 : (노트북 끄고 퇴근준비 하는 가운데)

선우 : (조심스럽게) 저기요. 이건 어제 문건 정리하다 떠오른 건데요.

         이 모바일 컴퓨팅 이름을 아이콘 팩이라고 하는 건 어떨까요?

태희 : (돌아본다)

선우 : 아이콘만 누르면 바로 뜬다.. 그래서 아이콘 팩이요. 머리에 선명하게 들어오지 않을까요?

태희 : 나쁘지 않군요. 참고해 볼께요. (그러면서 가방 들고 밖으로 나가는데)

선우 : (뒤에 대고) 감사합니다.

태희 : (? 돌아보면)

선우 : 언니 때문에 다시 기운이 생겼어요. 사실 오늘 하루 종일 내내.. 기분이 좀 그랬거든요.

         근데 언니한테 일 잘했다 칭찬받으니까 다시 힘이 생겨났어요. 감사합니다. 저.. 정말 열심히 할께요.

태희 : (짐짓 웃음으로 대답하더니) 다른 사람들 입 소문 같은 거.. 일일히 신경 쓸 거 없어요.

선우 : (멈칫.. 보면)

태희 : 그런 거에 일일히 신경 쓰면 오히려 남 얘기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지는 거예요. 무슨 말인지 알죠?

선우 : 네에...

태희 : (짐짓 웃음) 잘 가요 그럼. (돌아서서 나간다)

선우 : (본다. 뭉클해지는 기분.. 시선에서)


일각. 재혁의 사무실 쪽 모퉁이에서 프레임-인 되는 오한영, 태희가 나간 문 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서 있는 선우를 본다.

보더니 다시 벽 뒤로 돌아서서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한다.


오한영 : 오한영입니다. (시선에서)



47. S# 회사 앞 일각. (밤)


혼자 가방을 메고 걸어 나오는 선우. 선우, 막 모퉁이 돌아서는데 갑자기 그 앞을 에워싸는 사내들.


선우 : (멈칫.. 걸음을 멈추고) 누구세요? (하는데)


그 때 그 앞으로 지나쳐가던 태희, ?해서 사이드 밀러로 본다.

순간 얼른 브레이크를 밟고 멈춰서는 태희, 창문을 내리고 돌아본다.

보면, 끽! 선우 앞으로 와서 멈춰서는 봉고 차.

드륵 문이 열리면서 검은 양복의 사내들, 선우를 강제로 차에 태운다. 순간 꺅! 비명소리.


태희 : 선우 씨!! (얼른 차에서 내려 뛰어간다)


사내들을 뿌리치며 발버둥을 치는 선우. 그 앞으로 달려가 막무가내로 사내들을 떼어 놓으려는 태희.


태희 : 당신들 뭐야! 저리가지 못해!! (하는데 사내1에게 밀려 바닥에 넘어진다)

선우 : 언니이!!!


놀라서 부르더니 그대로 사내1의 팔을 꽉 깨물어버리며 사내들을 뿌리치고 태희를 부축한다.


선우 : 언니!!! (뛰어와 부축한다) 언니 괜찮아요? 네?

태희 : (고개를 끄덕이며 사내들을 본다)

선우 : (무섭게 사내들을 돌아보면)


선우의 시선에서 스틸!

<2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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