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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구두] 22 - 또 하나의 진실 (下)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8.11.19|조회수766 목록 댓글 0

[유리구두] 22 - 또 하나의 진실 (下)











1. S# 회사 앞. (밤)


혼자 가방을 메고 걸어 나오는 선우. 선우, 막 모퉁이 돌아서는데 갑자기 그 앞을 에워싸는 사내들.


선우 : (멈칫.. 걸음을 멈추고) 누구세요? (하는데)


그 때 그 앞으로 지나쳐가던 태희, ?해서 사이드 밀러로 본다.

순간 얼른 브레이크를 밟고 멈춰서는 태희, 창문을 내리고 돌아본다.

보면, 끽! 선우 앞으로 와서 멈춰서는 봉고 차.

드륵 문이 열리면서 검은 양복의 사내들, 선우를 강제로 차에 태운다. 순간 꺅! 비명소리.


태희 : 선우 씨!! (얼른 차에서 내려 뛰어간다)


사내들을 뿌리치며 발버둥을 치는 선우. 그 앞으로 달려가 막무가내로 사내들을 떼어 놓으려는 태희.


태희 : 당신들 뭐야! 저리가지 못해!! (하는데 사내1에게 밀려 바닥에 넘어진다)

선우 : 언니이!!!


놀라서 부르더니 그대로 사내1의 팔을 꽉 깨물어버리며 사내들을 뿌리치고 태희를 부축한다.


선우 : 언니!!! (뛰어와 부축한다) 언니 괜찮아요? 네?

태희 : (고개를 끄덕이며 사내들을 본다)

선우 : (무섭게 사내들을 돌아보면)



2. S# 어느 허름한 창고 안. N


어두운 창고 안으로 밀쳐지는 선우와 태희.

사내1, 두 여자를 한번 쳐다보더니 그대로 돌아선다.


선우 : 야! 늬들 뭐야! 대체 우리한테 왜 이러는 거야!

사내1 : (돌아본다)

선우 : 왜 여기 데려왔는지 이유는 말해줘야 할 거 아냐? 안 그래?

사내1 : 그렇게 겁낼 거 없어. 박철웅이란 녀석만 오면 풀어줄 테니까 그 때까지 얌전히 있으라구.

선우 : 뭐? 박철웅?

사내1 : (보더니 그대로 나가 밖에서 문을 잠궈 버린다)

선우 : 야아!! 야아아!!! (하면서 닫힌 문을 두드려보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다. 선우, 숨을 몰아쉬며 태희를 돌아본다.


태희 : 박철웅이 누구예요?

선우 : 제 친구예요. (보며) 죄송해요 언니..저 때문에 언니까지 괜히 안 좋은 일에 휘말리셨어요.

태희 : (한숨.. 시계를 보더니 일 걱정..) 내일 열시에 회의가 있는데..

선우 : 어떡해요? 저 때문에..


태희, 잠긴 문을 한번 흔들어본다. 높이 달린 창문 쪽도 살펴보지만 모두 다 잠겨있다.

선우, 그런 태희를 보면.


태희 : (한숨) 어쩔 수 없겠네요. 박철웅이란 사람이 올 때까지 꼼짝없이 갇혀 있을 수밖에..

선우 : 죄송해요 정말..

태희 : (돌아본다. 시선에서)



3. S# 어두운 실내. N


큰손 : (수화기에 대고 거만하게) 일이 좀 복잡하게 됐어요. 이선우를 데려오는데 다른 여자가 갑자기 달려들었다지 뭡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같이 끌고 왔답니다.



4. S# 신사업팀 사무실. N


오한영 : 그게 누굽니까? 누구요? 김태희? (순간 멈칫..해서 잠시 난감한 표정으로 왔다 갔다 하더니) 흔적은 남기지 않았겠죠?

            좋아요. 일단은 일기장 찾는 일이 급하니까 그 문제부터 해결하세요. 네. 다른 일은 그 다음에 생각하도록 합시다. 네.

            (하면서 핸드폰을 접는다. 냉정한 시선에서)



5. S# 평창동 거실. N


진실장과 박귀중의 부축을 받으며 안으로 들어서는 김필중.


현자 : 어머! 아버지. 왜 그러세요?

진실장 : 오늘 회장님 컨디션이 안 좋으십니다.

현자 : 얼른 안으로 모시세요. (앞서 방으로 들어가면)



6. S# 김필중의 침실. N


침대위에 드러눕는 김필중, 현자, 그 위로 이불을 덮어준다.


현자 : 대체 왜 갑자기 이러시는 거예요?

진실장 : 그게 말입니다. 오늘.. (하는데)

김필중 : 진실장.

진실장 : (얼른) 네 회장님.

김필중 : 수고했어. 그만 가봐.

진실장 :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럼 편히 쉬십쇼.

현자 : (김필중을 본다. 그러면서 진실장을 보면)

진실장 : (현자한테 무언의 인사를 남긴 뒤 밖으로 나간다)

김필중 : 태희는..

현자 : 요즘 일 때문에 계속 늦잖아요. 오늘두 그런 모양이예요.

김필중 : 음... (눈을 감으며 고개를 돌린다)

박귀중 : (한쪽에 서서 그런 김필중을 말없이 바라본다)

현자 : (표정 없이 조용히 바라보다가 일어선다) 박기사님도 그만 나가보세요.

박귀중 : (보며) 아닙니다. 저는 회장님 잠드실 때까지 조금 더 옆을 지켜드리다 가겠습니다.

현자 : 그럼 그러시든가요. (하더니 밖으로 나간다)


박귀중, 눈을 감은 채 누워있는 김필중을 본다. 장팀장의 진실을 감싸주는 것이 그저 송구할 뿐.. 바라보는 시선에서.



7. S# 이층거실. N


현자 : (몸을 바싹 다가가며) 뭐라 구요? 장팀장 뺨을 때리셨다 구요? 아버지가요?

진실장 : 네. 것두 세대씩이나요. 어찌나 때리는 소리가 크게 나든지 비서실 문이 다 흔들릴 정도였습니다.

현자 : 그래서. 장팀장은요? 장팀장 반응은 어땠는데요?

진실장 : 잘못을 뉘우치는 기색이 전혀 없어보였습니다.

현자 : 뻔뻔스럽긴..

진실장 : 그나저나 주치의 말이 당분간 회장님을 어디 요양이라도 보내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구 그럽니다만..

현자 : 글쎄 나도 그러구 싶은데 어디 내 말을 들으셔야 말이죠.

진실장 : 그럼 집에서라도 좀 쉬시게 하는 게..

현자 : 젊으셨을 적부터 이날 이때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회사에 나가 일만 하셨던 분이세요.

         어쩌다 하루 일요일 쉬실 때도 골프다 뭐다 집에 계신 적 한 번두 없었구요.

         유난히 집안에 계시는 거 답답하고 싫어시는데.. 집에 계시라고 해보세요. 없던 병까지 생길 분이지.

진실장 : 저러다 정말 안 좋은 일이 생길까 염려 되서 그럽니다.

현자 : (한숨 그러더니 은밀하게) 진실장.. 혹시 아버지 유언장에 대해 들은 적 있어요?

진실장 : 네? 유언장이요?

현자 : 혹시 아버지 유언장 내용에 대해 뭐 아는 거 없냐 구요?

진실장 : 글쎄.. 그건 저두 잘.. 회장님은 저한테도 말씀 안하시는 일이 많습니다.

현자 : 이대로 정말 회사 경영권을 태희한테 넘기실 생각인가..?

진실장 : 아무리 그렇대 해두 태희 양 손에 들어가는 건 전체 주식의 28%뿐입니다.

            물론 회장님을 이어 제하그룹의 최대주주가 되겠지만 경영자가 되려면 다른 주주 들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합니다.

현자 : 진실장, 슬슬 좀 알아봐줄래요? 누가 우리 편이 되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인지.

진실장 : 벌써 그러고 있습니다. (빙긋 웃음)

현자 : (시선에서)



8. S# 김필중의 방. N


누워 잠이 든 김필중.

박귀중, 충신처럼 끝까지 옆에 앉아 지켜보는 시선에서.



9. S# 철웅의 집 거실. N


안으로 들어오는 박귀중.


길여옥 : 아범 이제 오나?

박귀중 : 네 어머니.

길여옥 : 저녁은.

박귀중 : 아직 전입니다. 어머니.

길여옥 : 그래? 잠깐만 앉어 기다리게. 금방 내올 테니. (주방 안으로 들어가면)


박귀중, 서서 길게 한숨. 그러다가 일기장을 넣어둔 서랍을 연다. 그러나 없다.

대체 어디로 간 걸까.. 뒤적뒤적 거리다.


박귀중 : 어머니! 이 안에서 혹시 오래된 노트 같은 거 못보셨어요?

길여옥 : (나와 보며) 응? 아니? 어제 오늘 거기 열어본 적 없는데. 왜? 뭐 찾는 게 없어?

박귀중 : 이상하네요. 이 안에다 분명히 넣어뒀는데..

길여옥 : 집에 만질 사람이 없는데.. (보며) 중요한 물건인가?

박귀중 : 네 좀.. (하면서 대체 어떻게 된 건가 시선에서)



10. S# 이층거실. N


올라오는 박귀중 똑똑똑 철웅의 방을 노크한 뒤 문을 열어본다.



11. S# 철웅의 방. N


불이 꺼진 어두운 방. 박귀중, 텅빈 방을 들여다본다. 한숨으로 시선 돌리는데서.



12. S# 당구장 앞. N


밖으로 나오는 철웅과 수탁, 그 때 그 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승희.


승희 : 철웅 오빠!

철웅 : (멈칫.. 본다. 보더니) 여긴 어떻게 알구 나타난 거야 너 또?

승희 : 다 아는수가 있지.

철웅 : (보다가 수탁을 홱 돌아보면)

수탁 : (찔끔..) 그게요 형. 저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어딨냐구 전화 오죠, 메세지 오죠..

         베겨 낼 재주가 없더라 구요.

철웅 : (본다. 보더니 그대로 승희를 지나쳐 오면)

승희 : (쪼르르 철웅의 옆에 따라붙으며) 오빠 우리 어디 가서 저녁 먹자. 저녁 싫으면 소주? 내가 살께. 응?

철웅 : 일기장 얘기 하러 온 거면 돌아가라. 난 한번 안준다면 안줘.

승희 : 그러지 말구 우리 어디 가서 술이나 한잔 하자. 응? (하는데)

철웅 : (멈춰 서서 돌아보며 버럭) 아 증말! 넌 간두 없구 쓸개두 없냐? 싫다구! 귀찮다구! 알아들어?

승희 : (멈칫.. 본다. 보더니 이내 슬픈 표정) 알아. 그렇게 소리치지 않아두 오빠가 나 싫어하구 귀찮아하는 거 잘 안다구.

철웅 : (흘끗 본다. 좀 지나쳤다 싶은 표정)

승희 : 근데.. 그래두 오빠가 좋은걸 어떡해. 나 싫다구 소리치는 목소리라두 듣고 싶구..

         나 귀찮다구 찡그리는 얼굴이라도.. 자꾸만 보고 싶은데.

철웅 : ... (시선 돌리면)

승희 : 그래 알았어. 그렇게 내가 싫구 미우면.. 가야지 뭐.


괜히 눈물까지 글썽하는 승희. 훌쩍.. (하면서 흘끗 눈치 보면)

마음 약해지는 철웅.. 아아! 증말.. 하는 시선으로 승희를 보는데서.



13. S# 대포집. N


동그란 테이블에 둘러앉은 철웅, 승희, 수탁.


철웅 : (한잔 마신 뒤 턱.. 내려놓더니) 야 우승희. 넌 왜 나를 좋아하냐?

승희 : (본다. 보며) 내가 오빠한테 선우 왜 좋아하냐구 물었을 때 오빠가 그랬지. 사람 좋아하는 왜가 어딨구 이유가 어딨냐구.

         그냥 느낌으루 팍 꽂히는 거라구.

철웅 : (그 말에 승희를 보면)

승희 : 기억나? 나 고등학교 땐가..동네 양아치들한테 맨날 돈 뜯기구 얻어맞구 다닐 때.. 모두가 날 외면했었어.

         사실 그 때 난 학교에서두 동네에서두 왕따였거든. 근데 오빠만 모른척하지 않구 날 도와줬어.

         나 괴롭히는 양아치자식들 신나게 두들겨 패준 다음 나를 향해서 이렇게 물어봐줬어. 괜찮니..?

철웅 : (본다)

승희 : 우리 엄마 말구.. 다른 누군가가 날 걱정하면서 괜찮냐고 물어봐준 건..오빠가 처음이었어.

         그 때부터 무조건 오빠가 좋았어.

철웅 : 난 그 때 별 뜻 없이 도와준 거야.

수탁 : 철웅이 형이 원래 정의의 싸나이 아닙니까. 그 때부터 불쌍하구 안된 사람은 무조건 도와주고 봤으니까요 암튼.

승희 : 그래 알아. 오빤 마음이 여려서 불쌍하고 안된 사람 모른 척 못하는 사람이라는 거.

         그리구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였다는 거.

철웅 : (승희를 본다)

승희 : 근데.. 그래도 좋았어. 그렇게라두 날 바라봐줬던 오빠가.. 너무 좋았어.

         오빠 땜에 밤새 잠도 못잘 정도로 그렇게 좋아하게 돼 버렸어.

철웅 : (보면)

승희 : 미안해 오빠.. 내 맘대로 오빨 좋아해버려서.. 내 맘대로 오빨.. 사랑해버려서. (하면서 울컥.. 눈물이 고인다. 진심인 듯..)

철웅 : (순간 선우에 대한 자기 마음처럼 들린다. 일순 싸...해져서) 한잔 받아라. 승희야.

승희 : (훌쩍.. 눈물을 닦으며 잔을 들면)

철웅 : (따라주고 자기 잔에도 딴다. 꿀꺽 들이킨다)

수탁 : 아줌마! 여기 소주 한 병 더요!

철웅 : (빈 잔에 또 소주를 따르면)

수탁 : 형. 너무 마시는 거 아닙니까?

철웅 : 이 정돈 괜찮아. 끄떡없다. (하면서 또 마신다)

승희 : (잔을 입에 살짝 대면서 그런 철웅을 본다. 시선에서)



14. S# 어두운 창고 안. N


쾅! 쾅쾅쾅쾅! 손으로도 쳐보고 발로도 차보는 선우.


선우 : 야!! 야 이 자식들아! 이 문 열지 못해! 늬들 정말 혼나구 싶냐! 어!!! 아우우 증말. (하면서 다시 쿵! 발로 차면)

태희 : (뒤에 앉아서) 선우 씨 괜히 힘 빼지 말구 이리 와 앉아요.

         어차피 선우 씨 친구라는 사람 오기 전엔 문 열어 줄 생각이 없는 모양인데.

선우 : (돌아보더니 괜히 미안해서) 철웅이 그 녀석.. 암튼 불량 깡패들하구 어울릴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태희 : 이리와 앉으래두요.

선우 : (본다. 보더니 태희 옆에 가서 털썩 주저앉는다. 한숨..) 정말정말 죄송해요.

태희 : 밤새 죄송하단 말만 할 참이예요?

선우 : (본다. 보면) 많이 무서우시죠?

태희 : (픽 웃음) 사실은 어렸을 때도 한번 이런 적이 있었어요. 깡패들한테 붙잡혀 이런데 갇힌 일이 있었죠.

         그 땐 나이도 어렸구 혼자였지만.. 어쨌든 지금은 선우 씨하고 둘이잖아요.

선우 : (보면)

태희 : 걱정 말아요. 난 무섭지 않아요. 우린.. 무사히 여기서 나갈 수 있을 거예요. (오히려 위로해주면)

선우 : (본다. 왠지 믿음직스러운 시선으로 보는데서)



15. S# 인수 창고. N


인수 : (놀라서 고개를 든다) 그게 무슨 소리야? 꼬마를 내놓으라니?

깡통 : 쌍불파자슥들이 이선우 양을 데불고 있다카믄서 박철웅이 안내노면 재미 없다 카드라.

         암만해도 장재혁이 그 자식이 일기장 때문에 쌍불파 자슥들한테 손을 내민 모양인데..

인수 : (본다. 보더니) 장재혁이한테 연락해.

깡통 : 알았다. (수화기를 집어 들면)



16. S# 재혁의 오피스텔. N


공허하게 혼자 울리는 핸드폰.. 집어 드는 손, 따라 틸-업하면 오한영이다.

액정에 뜨는 수신자.. 이인수. 오한영, 말없이 핸드폰의 전원을 꺼버린다.

그 뒤로 샤워실 물소리가 잦아든다.

오한영, 핸드폰을 한쪽에 내려놓으면 샤워실에서 배스로브를 입고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며 나오는 재혁.


재혁 : 뭐야? 전화 왔었어?

오한영 : 아닙니다.

재혁 :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마시며) 아까 오면서 전화로 하던 얘긴 뭐야? 큰 손이란 사람과 줄이 닿았다니.

오한영 : 남대문 쪽에서 제일 큰손이랍니다. 그 사람 손에서 도는 현찰 만해도 거의 은행 하나 수준을 윗 돈다고 합니다.

            바로 이인수가 돈세탁을 맡긴 곳이기도 하죠.

재혁 : 그런데.

오한영 : 우리가 직접 손을 잡고 일을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재혁 : (그 말에 멈칫.. 돌아본다) 지금 이인수를 짤라 버리자 그 뜻이야?

오한영 : 장팀장님 앞에서 등을 돌린 사람입니다. 계속 믿고 일을 맡기실 수 있겠습니까.

재혁 : (본다. 시선에서)



17. S# 인수의 사무실. N


“전원이 꺼져있습니다”..라는 핸드폰 소리.


깡통 : 이자는 아예 전원까지 꺼삐맀네. (수화기 내려놓고 인수를 보며) 대장아. 암만해도 장재혁이가

         우리를 일부러 피하는 거 아인가 싶은데. 우짜노?

인수 : (순간 불끈) 장재혁 이 자식..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깡통 : 암만해도 일기장 땜에 단단히 꼬인기라.

인수 : (본다. 잠시 생각하더니) 일단 애들 풀어서 이선우가 어느 쪽에 붙잡혀 있는지 알아내.

         꼬마도 어딨는지 당장 찾아서 데려오구.

깡통 : 알았다. 대장아. (밖으로 나가면)

인수 : (한쪽을 돌아보는 시선에서)



18. S# 길. N


술에 취한 철웅을 부축하고 서 있는 승희.


승희 : 오빠.. 괜찮아? 응?

철웅 : (몸을 가누기 힘든 듯 가로수를 집고 선다)

승희 : (수탁을 향해) 수탁 씨 뭐해요! 빨리 택시 안 잡구!

수탁 : 지금 잡고 있습니다. (계속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고 있다)

철웅 : (취중에) 선우야..

승희 : (멈칫.. 철웅을 본다. 한숨.. 시선 돌리는데)


그 때 철웅의 옷깃사이로 보이는 일기장..

승희, 순간 멈칫.. 저게 뭐지? 보다가 철웅의 얼굴을 한번 올려다본 뒤 살며시 안주머니에 꽂혀있는 일기장을 꺼내든다.

순간 철웅, 으음.. 하면서 승희를 끌어안는다. 선우야..

승희, 얼른 노트를 가방에 집어넣으며 철웅을 부축하는데 와서 멈춰서는 택시.


수탁 : 승희 씨! 택시 잡았습니다!

승희 : 지금 가요. (철웅을 부축해 그 앞으로 데려가면)


수탁, 철웅을 인수받아 택시에 태운다.


철웅 : (털썩.. 택시 안에 올라타면)

수탁 : 그럼 저흰 이만 가보겠습니다. 승희 씨.

승희 : 철웅 오빠 잘 부탁해요 수탁 씨.


수탁이 올라타고 택시 떠난다.

승희, 택시가 멀어지는 걸 보더니 얼른 가방 안에서 일기장을 꺼내 본다.

가로등 불빛에 비춰보며 대충 내용을 넘겨보다가 오래된 신문기사가 나오는 걸 본다.

내용을 본 순간 표정 환하게 변한다.

짐짓 뭔가 생각하는 표정... 천천히 고개 들어 멀어진 택시를 돌아보더니.


승희 : 철웅 오빠.. 고마워. (그러면서 의미심장하게 씩 웃는데서)



19. S# 연웅의 방. N


운동을 하고 있는 연웅, 그 때 울리는 핸드폰 벨.


연웅 : (받으며) 여보세요? 수탁오빠? 수탁오빠가 이 시간에 왠일이야? (놀란다) 뭐? (하고 돌아보는데서)



20. S# 철웅의 집 거실. N


문을 열어주는 연웅. 수탁의 부축을 받으며 안으로 들어오는 철웅.


연웅 : (최대한 목소리 죽여) 조심해 조심.. 할머니랑 아버지 깨신단 말야.

수탁 : 조심하고 있는 겁니다, 연웅 양. 연웅 빨리 위로 올라가요. 빨리..

철웅 : (크게) 선우야아.. (하는데)

연웅 : (얼른 철웅의 입을 막아버린다)


수탁과 연웅의 부축을 받으며 이층으로 올라가는 철웅.

잠시 뒤 방에서 나와 보는 박귀중, 올려다보면.



21. S# 철웅의 방.


철웅을 침대에 뉩히는 수탁. 수탁, 땀으로 범벅이 되 있다.


연웅 : 대체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신거야?

수탁 : 승희 씨가 왔었거든요.

연웅 : 또 승희야? 미쳤어 정말. 걘 여자애가 자존심두 없대? 싫다는 사람한테 왜 자꾸 매달리는 거야 대체?

         철웅 오빠두 그렇지. 그 때 키스사건으로 그렇게 혼나구두 아직두 그런 앨 상대해 주구 싶은 거야?

         대체 무슨 생각들이냐 구들!

수탁 : 승희 씨가 워낙 적극적이구 질긴 데가 있어서요.

연웅 : 수탁 오빠두 그러는 거 아냐. 두 사람 만나는 거 말리지는 못할망정 그런 자리에서 같이 술이 마시고 싶냐?

수탁 : 그게 어떻게 됐거냐 면요. 승희 씨 가요.. (하는데)

연웅 : 됐어. 됐어. 하여튼 다들 잘났으니까. (하면서 밖으로 나간다)

수탁 : 연웅 씨 그게 아닌데.. (보면)



22. S# 철웅의 집 거실.


아래로 내려오는 연웅, 내려오다가 멈칫..


연웅 : 어? 아빠.. 왜 나오셨어요?

박귀중 : 어어. 철웅이 들어오는 소리가 나든데..

연웅 : 예? 예에.. 술을 좀 많이 마셨나 봐요. 꿀물 좀 타다 줄려 구요.

박귀중 :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대니?

연웅 : 그냥 아는 친구를 만났나 봐요. 걱정하지 마시구 들어가 주무세요. 아버지 내일 또 일찍 출근해야 하잖아.

박귀중 : 알았다. 그러마.

연웅 : (주방으로 들어가면)

박귀중 : (이층을 돌아본다. 나즈막히 한숨.. 시선에서)



23. S# 철웅의 방.


끙.. 돌아눕는 철웅의 얼굴에서.


철웅 : 선우야아..



24. S# 허름한 창고 안.


고개를 들어 올리는 선우, 나즉히 한숨.. 추운 듯 두 팔을 감싸면.


태희 : 추워요?

선우 : 괜찮아요.

태희 : 눈 좀 붙이지 그래요?

선우 : 잠이 올 거 같지 않아요. 배가 너무 고파서..

태희 : 그래도 억지루라도 좀 자 봐요.

선우 : (본다. 그런 태희를 보더니) 제가 밉지 않으세요?

태희 : (? 돌아본다)

선우 : 저한테 팀장님을 뺏겼다고 생각하실까봐.. 그래서 절 미워하실까봐 사실은 많이 걱정했었거든요.

태희 : 선우 씨.. 나한테 장팀장 뺏어간 적 있어요?

선우 : (고개 들어 본다. 보면)

태희 : 솔직히 처음엔 선우 씨가 원망스럽긴 했어요. 선우 씨만 우리 앞에 안 나타났더라면

         나하구 장팀장은 아마 아무 문제없었을 테니까..

선우 : (보면)

태희 :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건..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잖아요.

         내가 선우 씨하고 이런 인연으로 만난 것도 다 이유가 있겠죠. 선우 씨 말처럼 이게 필연인지도 모르구요.

선우 : (본다. 그런 태희를 보며) 승희가.. 부럽네요.

태희 : (? 돌아본다)

선우 : 이제껏 한 번도 승희를 부러워 해 본적이 없었어요. 부잣집 언니를 찾았다 그랬을 때두..

         할아버지가 제하그룹 회장님이란 얘길 들었을 때두.. 별로 부럽단 생각이 안 들었어요.

         근데 지금은 이런 언니를 둔 승희가.. 너무 부러워요.

태희 : (본다. 짐짓 웃으면)

선우 : 전 괜찮으니까 언니라도 눈 좀 붙이세요. 내일 간부회의 때 브리핑 잘하시려면 푹 주무셔야 하잖아요.

태희 : (돌아본다. 보더니) 내일 발표할 프로젝트 이름을 아이콘 팩으로 할까.. 생각중이예요.

선우 : (멈칫.. 태희를 보면)

태희 : 사실은 선우 씨가 말했을 때.. 그 이름이 맘에 들었거든요. 만약 내일 회의시간까지 맞춰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이름으로 발표할 거예요. 이번에 새롭게 선보일 모바일 컴퓨팅의 이름은 아이콘 팩이라구.

선우 : (본다. 감동해서 본다)

태희 : (본다. 짐짓 웃어주는 얼굴에서)


두 사람의 모습에서 fade-out.



25. S# 평창동 집 전경. (아침)



26. S# 평창동 거실.


프레임-인 되면서 놀라는 현자의 얼굴.


현자 : 뭐라 구요? 태희가 밤새 안 들어왔다 구요?

예산댁 : 네에. 핸드폰 연락두 안 됐구요.

현자 : 이거 또 병이 도졌군. 병이 도졌어. 보나마나 장재혁 땜에 어디서 또 술 마시다 못 들어왔겠지.

         할아버지두 편찮으신데 정신 못 차리구..

예산댁 : 어떡하죠?

현자 : 걱정할거 없어요. 이러다 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나타날 테니까.

         (돌아보며) 태희 외박한 거 회장님한텐 비밀로 하세요. 아셨죠?

예산댁 : 네 알겠어요.



27. S# 김필중 침실.


현자, 미음을 들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김필중, 억지로 애써 자리에 일어나 앉는다.


현자 : 아버지 왜 벌써 일어나세요?

김필중 : 출근을 해야지.

현자 : 안 돼요 아버지. 오늘은 집에서 쉬세요. 기력두 안 좋으신데..

김필중 : 오늘은 태희가 처음으로 자기 손으로 만든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날이야. 내가 직접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으니 가야해.

현자 : 하지만..

김필중 : 태희는.. 출근했니?

현자 : (내색하지 않고) 그럼요. 아버지 주무실 때 잠깐 들어와 보구 곧바루 출근했어요.

김필중 : 그렇구나. (그러더니 이불을 걷고 일어선다)

현자 : (걱정스럽게 본다. 시선에서)



28. S# 철웅의 집 앞.


지나가는 사람들 흘끗거리고 돌아보면 철웅의 집 앞에 서 있는 깡패 패거리들.



29. S# 철웅의 집 거실.


길여옥, 박귀중, 연웅까지 놀라서 보면 현관 앞에 서서 구십도 각도로 인사하는 깡통과 빡빡이.


깡통 : 안녕하셨심꺼 어르신들! 그 때 병원에서 잠깐 인사드렸었지예. (길여옥 보며) 할무이 지 기억 안나십니꺼.

길여옥 : 근데 새벽 댓바람부터 무슨 일들이슈 댁들이.

깡통 : 박철웅이한테 볼일이 있어갖고예. 하하..

연웅 : 우리 철웅 오빠한테 무슨 볼일인데요?

깡통 : 그거는 본인한테 직접 얘기하면 좋겠는데..

길여옥 : (불안한 시선으로 박귀중을 보면)

박귀중 : 우리 아들이 어제 술을 많이 마시고 들어와서요. 숙취 때문에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깡통 : 그래도 워낙 사안이 중대한 일이 되 갖고 말입니더, 쬐매만 들어가도 될까예? (보면)


길여옥과 박귀중 그리고 연웅, 서로 시선 마주치는데서.



30. S# 철웅의 방.


벌떡 침대에서 일어나는 철웅.


철웅 : 뭐라 구요? 선우가 얼루 납치돼?

수탁 : (역시 놀란 표정으로 바닥에서 부시시 일어난다. 보면)

깡통 : (쉿! 입을 가리며) 조용해라 자슥아. 어르신들 들으믄 걱정하실라.

철웅 : (본다. 벌떡 일어나 깡통 앞에 다가서며) 어떤 자식들입니까. 어떤 자식들이 감히 우리 선우한테 손 댔냐 구요! 예?

깡통 : 니하고 일기장을 내노라카는 거 보이까네.. 암만해도 장재혁이가 뒤에 안 있나 싶다.

철웅 : 이 개자식!

깡통 : 아야. 흥분할거 읎고, 우선은 이선우양이 있는 곳을 알아놨으니까네 일단 거기로 가보는 것이 상책일 듯 한데.

         (보며) 니.. 그 일기장은 갖고 있제?

철웅 : 그럼요. (그러더니 잠바 안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순간 멈칫..)

깡통 : 와? 없나?

철웅 : 수탁아 너 그 일기장 못 봤냐?

수탁 : 아뇨 못 봤는데요. (보며) 없습니까?

철웅 : 기억이 안나.. 분명히 잠바 안에 넣어뒀었는데.. (창백해진 표정으로 어디다 뒀지 생각하는데)

수탁 : 어젯밤 술 취해 정신없을 때 어따 떨어뜨린 게 아닐까요?

깡통 : 아, 그기 없으면 참말로 문젠데..

철웅 : (본다. 보더니) 선우 있는데 알아냈다면서요.

깡통 : 그야 알아냈지만 서도..

철웅 : 거기 어딥니까. 일단 거기부터 가고 보죠.


깡통, 수탁, 동시에 돌아보는데서.



31. S# 철웅의 집 거실.


길여옥, 박귀중, 연웅 불안하게 서있는데 우르르 내려오는 철웅, 깡통과 빡빡이 그리고 수탁.


깡통 : 그럼 어르신들 안녕히 계시소.


구십도 각도 인사 뒤 나간다. 빡빡이와 수탁도 인사한 뒤 뒤를 따라 나간다.

철웅도 나가는데.


박귀중 : 철웅아.

철웅 : (멈칫.. 돌아본다)

박귀중 : 너 지금.. 어디 가는 거냐.

철웅 : 나중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버지.

박귀중 : 혹시 애비가 갖고 있던 일기장.. 니가 가져갔냐?

철웅 : (멈칫.. 돌아본다. 보더니) 다녀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돌아서서 나간다)

길여옥 : 대체 무슨 일이라니? 응?

박귀중 : ...

길여옥 : 아범아 철웅이 안 붙잡아두 되겄냐? 어째 가슴이 벌렁거리는 게 영 불안해 죽겠다.

연웅 : 걱정 마 할머니. 별일이야 있겠어? (하면서도 불안..)

박귀중 : (걱정스럽게 시선 돌리는데서)



32. S# 인수창고 앞.


깡패들 봉고차와 승용차에 나눠 탄다. 인수, 직접 밖으로 나온다.


철웅 : (돌아보면)

깡통 : 와? 대장까지 갈라꼬?

인수 : 꼬마하고 약속했잖아. 꼬마나 꼬마 가족한테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내가 막아준다구. 그러니 내가 직접 가야지.

철웅 : (보면)

인수 : (철웅을 보더니 차에 올라탄다)


수탁, 깡통 차에 올라탄다.

철웅, 마지막으로 올라타면 봉고차와 인수의 승용차 출발한다. 부감에서.



33. S# 신사업팀 사무실.


땡!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는 재혁,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면 인사하는 직원들.

재혁, 들어서면서 습관적으로 돌아본다. 선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비어있는 태희의 책상을 돌아본다.


재혁 : 김태희 씨 아직 출근 전입니까?

직원1 : 네. 아직 안 왔는데요.

재혁 : 이선우 씨는요.

직원1 : 이선우 씨도 지각입니다.

재혁 : (시선 들어 오한영을 보더니) 오한영 씨 뭐 아는 거 없어요?

오한영 : (고개 들어 보더니) 아뇨. 아는 거 없습니다. 두 사람한테서 아무 연락도 못 받았는데요.

재혁 : (보면)

오한영 :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시선 내리고 업무서류를 들여다본다)

재혁 : (본다. 왠지 꺼림 찍해 시선 돌리는데서)



34. S# 허름한 창고 앞.


다가와 멈춰서는 봉고차와 승용차. 내려서는 인수, 깡통, 철웅, 수탁, 그리고 패거리들..

창고를 지키고 있던 사내들, 놀라서 돌아본다.

그대로 달려들면 싸움이 붙는다. 인수, 인정사정없이 주먹을 휘둘러 제압한다.

그 뒤를 따르는 철웅와 수탁, 깡패들.. 깡통은 응원만.

그러자 다른 일각에 있던 쌍불파들, 달려들어 싸우기 시작한다.



35. S# 허름한 창고 안.


누워 잠이 들어있던 선우와 태희.

선우, 짐짓 잠에서 깬다.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으면 밖에서 툭탁거리며 싸우는 소리들..

선우, 멈칫해서 보더니 얼른 태희를 깨운다.


선우 : 언니.. 언니이.. 일어나보세요.


태희, 짐짓 눈을 뜨고 본다. 그러다 밖에서 나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앉는다.

선우와 태희, 서로 시선 마주치는데 그 때 쿵! 창고 문에 누군가 요란하게 부딪히는 소리.

욕지거리 소리, 맞고 때리는 소리, 부서지는 소리.

태희, 조금은 긴장된 시선으로 본다.

그 때 누군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선우, 얼른 신고 있던 운동화 신발을 벗어 손에 쥔다. 태희, 그런 선우를 보는데

활짝 문이 열리면서 쏟아지는 햇살.

선우, 운동화 한 짝을 손에 든 채 벌떡 일어나 방어 자세를 취하고 보면.


철웅 : 선우야! 이선우, 거깄냐?

선우 : (멈칫.. 본다)

태희 : (자리에서 일어나 같이 보면)


철웅, 천천히 걸어 들어와 선우 앞에 선다. 터진 입술에 손등관절은 다 까져있는 채로 다가선다.


철웅 : 선우야.. 괜찮어? 다친데 없냐?

선우 : (본다. 노려보더니 그대로 운동화 짝으로 철웅의 가슴을 친다) 왜 이제야 온 거야? 밤새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어?

철웅 : (본다. 보더니 씩 웃음) 아직 팔팔한 거 보니 괜찮은 모양이구나. 다행이다.

선우 : 바보 같은 자식.. (흘겨보면)

철웅 : 미안하다. 늦어서..

선우 : (본다)

철웅 : (웃어주면)

태희 : (그런 두 사람을 보면)

인수 : 니 여자 친구는 무사하냐?


소리에 선우, 태희, 철웅 돌아본다.


철웅 : (돌아보며) 네! 우리 선우 끄떡 없슴다! 아주 팔팔합니다.

인수 : 다행이다. (그러면서 태희 쪽으로 시선을 준다)

태희 : (인수를 보면)

철웅 : (같이 태희를 보면)

선우 : 우리 회사 선배님이셔. 김태희 씨라구.. 너 사과드려. 나 도와주려다 같이 붙잡혀 오신거야.

인수 : (손간 멈칫.. 태희를 보면)

철웅 : (구십도 각도 인사) 안녕하십니까. 폐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선우 선배님이시라니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태희 : (빙긋 웃음.. 그러면서 인수를 보면)

인수 : (멍하니 본다. 시선에서)

선우 : 그만 나가요 언니.


선우와 태희, 밖으로 나간다. 철웅 뒤를 따르고.

서 있는 인수 옆으로 지나가는 태희의 모습에서 일순 slow..

천천히 돌아보는 인수의 시선에서, 그 앞으로 지나가는 태희의 얼굴에서 화면 하얘지면서. dis.


<과거>

장터에서 리어카를 쓰러뜨려 인수를 자빠뜨린 뒤돌아보며 씩 웃는 어린 태희의 얼굴 slow. dis.


<과거>

창고에 붙잡혀 와서.


어린태희 : 이런다구 내가 늬들 무서워할 거 같애? 천만에. 두고 봐. 다음번엔 늬들 모두 철장에 들어가게 만들어줄 테니까.

               두고 봐. 내가 그렇게 하는지 안하는지. (노려보면)

어린인수 : (가만히 보더니) 너.. 눈이 아주 이쁘구나. (그러면서 손등으로 태희 턱을 쓱 문지르는데)


순간 짝! 인수의 뺨을 날리는 태희.

인수, 멈칫.. 보면.


어린태희 : 나한테 함부로 손대지마. (노려보는 시선에서)


다시 화면 하얘지면서- dis.


<다시 현재>

인수, 밖으로 나가는 태희를 돌아보면

밖으로 나가면서 무심코 인수를 한 번 더 돌아보는 태희의 얼굴. 그대로 고개를 돌리더니 밖으로 나간다.

인수, 바라보다가 보일 듯 말 듯한 씁쓸한 웃음... 여전히.. 예쁘구나..



36. S# 허름한 창고 앞.


깡통, 깡패패거리들을 진두 지취하며 쌍불파 사내들의 쪼인트를 까며 뒷정리 중.

그 앞으로 쭉 걸어 나오는 태희, 선우, 철웅. 한쪽에 세워진 태희 차 쪽으로 오면.


철웅 : 넌 저 차에 타라 선우야. 내가 집까지 바래 다 줄께.

태희 : 그렇게 해 선우 씨. 회사엔 내가 잘 말해 줄 테니까.

선우 : 언니는요?

태희 : (시계를 보며) 아직 회의시간까지 한 시간 남았어. 빨리 가면 회의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거야.

선우 : 그럼 같이 갈께요.

태희 : 그래두 괜찮겠어?

선우 : 언니가 괜찮으면 저두 괜찮아요.

태희 : (본다. 빙긋 웃음으로 차에 올라타면)

선우 : (조수석에 타려고 하자)

철웅 : 너 정말 괜찮겠어? 밤새 한숨도 못 잤을 거 아냐. 근데 곧바로 또 회사 가서 일 하겠다구?

선우 : (순간 홱 돌아보더니) 이게 다 너 때문인 거 알지?

철웅 : (멈칫.. 보면)

선우 : 우리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자. 응? (그러더니 차에 올라탄다)


탁! 문이 닫히면 출발하는 태희의 차.

철웅, 어이없게 멀어지는 태희 차를 보면 그 옆으로 프레임-인 되는 인수.


인수 : 뭘 기대한 거야? 고맙단 인사라도 들을 줄 알았냐?

철웅 : 그건 아니지만.. (그러더니) 암튼 장재혁 그 자식.. 이번엔 쫒아가서 아주 개 박살을 내버려줄 겁니다. (하는데)

인수 : 철웅아.

철웅 : (무섭게) 왜요!

인수 : 이번일은 그냥 나한테 맡겨주지 않을래?

철웅 : 예? (보면)

인수 : 장재혁인 내가 만나서 할 얘기가 있으니까..이번만큼은 넌 가만히 있어라. 알았지? (하면서 턱! 어깨를 한번 쳐주고 가면)

철웅 : (본다. 시선에서)



37. S# 신사업팀 사무실.


재혁, 사무실 쪽에서 나오며.


재혁 : 이봐. 김태희 씨한테서 연락 아직 없었어?

직원1 : 없었는데요.

오한영 : 오늘 신사업팀 브리핑 회의는 취소할까요?

재혁 : (돌아보는데)


울리는 전화벨. 오한영, 받아든다.


오한영 : 네 신사업팀 오한영입니다. (하다가 멈칫..) 김태희 씨?

재혁 : (돌아보더니) 전화 이리 줘. (하면서 오한영이 들고 있던 전화를 뺏어든다) 여보세요. 나야.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오늘 열한시부터 회의 있는 거 몰라?



38. S# 태희의 차.


태희 : (운전하며) 지금 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니, 회의 취소하지마세요 팀장님. 예정대로 새 프로젝트 브리핑할겁니다. 네.

         최대한 시간 맞춰 갈 테니까 준비해주세요. (탁 끊는다)

선우 : (돌아본다)

태희 : (돌아본 뒤 빙긋 웃음)

선우 : (시선 돌려 창밖을 본다. 시선에서)



39. S# 회의실.


넓은 회의장에 차례로 놓여지는 브리핑 자료들. 놓여지는 컵에 일일히 담겨지는 음료. (또는 물)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는 임원들.. 재혁, 한쪽에 서서 시계를 들여다본다.



40. S# 회사 주차장.


도착하는 태희의 차. 안에서 내려서는 태희와 선우.

태희 뒷좌석에 놓여있는 브리핑자료들을 집어 든다. 그러더니 디스켓을 꺼내 선우에게 넘겨주며.


태희 : 오늘은 선우 씨가 날 좀 도와줘야겠어요.

선우 : 네 알겠습니다. (문서 서류와 디스켓을 받아들면)


회사건물을 향해 뛰어가는 태희와 선우.



41. S# 회의실.


임원진들 거의 자리에 앉은 가운데 들어서는 김필중과 진실장.

임원진들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재혁도 자리에서 일어난다.

김필중, 가장 상석에 자릴 잡고 앉는다. 피곤이 역력한 기색..

임원진들 따라서 일제히 자리에 앉으면 자리에 앉아 휘 둘러보다가 재혁과 시선 마주치면 재혁, 약간 고개 숙여 목례.

김필중, 싸늘하게 시선 돌린다.



42. S# 로비.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는 태희와 선우, 다급하게 버튼을 타다닥 누른다.

태희, 초조하게 시계를 들여다보면.


선우 : 우리.. 뛸까요?

태희 : (? 돌아보면)



43. S# 비상구.


뛰어올라오는 선우와 그 뒤를 따라 뛰어올라오는 태희.



44. S# 회의실.


초조하게 흘러가는 시간..


김필중 : 뭐하구 있는 게야. 얼른 시작하지 않구!

재혁 : (본다) 네 회장님. (시계를 본다)

오한영 : (한쪽에 서서 재혁을 본다. 보면)

재혁 : (걸어서 단상에 올라간다) 오늘 임원진께 발표할 저희 신사업팀 프로젝트는.. (하는데서)



45. S# 회의실 앞.


뛰어오는 태희와 선우. 문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태희와 선우, 헉, 헉, 차오르는 숨은 그칠 줄을 모르고..

태희, 얼른 머리와 옷매무새를 고친다. 여기저기 더렵혀진 자국들..


선우 : 언니 잠깐만요.

태희 : (? 보면)

선우 : (자기 침을 묻히더니 태희 턱 끝에 묻은 검정을 지워준다)

태희 : (짐짓해서 본다. 보면)

선우 : 됐어요. (씩 웃음)

태희 : (같이 웃어준 뒤 크게 심호흡. 회의실 문을 연다)

선우 : (똑같이 따라 심호흡. 태희의 뒤를 따라 들어간다)



46. S# 회의실 안.


안으로 들어서는 태희와 선우.

일순 재혁과 안에 있던 임원진들 일제히 돌아본다. 김필중과 진실장도 돌아본다.

그리고 한쪽에 서 있는 오한영도 약간 놀란 듯 돌아본다.

태희, 잠시 그들을 돌아본다. 보더니.


태희 : (목례하며) 늦어서 죄송합니다.

김필중 : (본다)

재혁 : (보더니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로 돌아간다)


태희, 선우를 돌아본다. 선우, 고개를 끄덕인 뒤 한쪽으로 가서 준비된 노트북에 디스켓을 꽂는다.

그러면 스크린에 연결돼 나타나는 화면.

선우, 태희를 보며 됐다는 신호.


태희 : (좌중을 향해 당당하게) 지금부터 세계최초로 아이콘 방식의 무선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무선인터넷

         “아이콘 팩”에 대한 사업설명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선우 : (본다. 활짝 웃는 얼굴에서)


태희, 설명하는 모습 음악에 묻히면서 재혁, 태희와 선우를 번갈아 본다. 두 여자한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그 옆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바라보는 임원진들.

김필중 회장 조용히 깊은 시선으로 아이콘 팩 프로젝트에 대한 태희의 설명을 듣는다.

한쪽에서 바라보던 오한영 조용히 밖으로 빠져나온다.



47. S# 회의실 앞 복도 일각.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오는 오한영, 버튼을 누른 뒤 주위를 한번 살핀다.


오한영 : 접니다. 일이 어떻게 해결된 겁니까. (멈칫..) 뭐라 구요? 그럼 일기장은..

            (순간 차갑고 나즉히) 대체 무슨 일을 이렇게 처리하는 겁니까. 변명 같은 건 필요 없습니다.

            내가 필요한건 그 일기장뿐이라 구요.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내세요. 알겠습니까?

            (그러면서 탁! 끊는다. 시선에서) 대체 그 일기장은 누구 손에 있다는 거야 지금!



48. S# 승희의 방.


일기장을 읽고 있던 승희, 일기장을 덮더니 천천히 고개를 든다.

장재혁의 비밀을 알아내고 말았다. 빙긋 웃는 시선에서.



49. S# 회의실 안.


임원진들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내주고 있다.

태희, 그들에게 인사를 하면 김필중, 흐뭇한 미소로 태희를 바라본다.

선우도 기쁜 표정으로 보는 가운데.. 재혁과 시선이 마주 친다.

재혁, 선우를 보며 박수를 쳐준다. 시선에서.

(경과)

회의실 입구 일각. 임원진들에게 둘러싸여 격려를 받고 있는 태희.

김필중 밖으로 나가면서 태희 앞으로 다가선다.

태희, 김필중을 본다. 목례를 하면 김필중, 끄덕인다. 그러면서 한쪽을 돌아보면 그 뒤로 보이는 선우.

선우, 얼른 목례를 한다.

김필중, 조용히 시선 거두며 밖으로 나간다.

김필중이 나가면서 썰물 빠지듯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선우, 고개 들어 본다. 나즉히 한숨.. (dis)

회의가 끝난 텅 빈 회의실.

선우, 혼자 남아 어질러진 회의실 안을 정리한다. 흐트러진 의자를 바로 놓고 떨어진 종이들을 줍는다.

그 뒤로 들어서는 재혁, 혼자 일하고 있는 선우를 본다.

선우,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줍고 일어서다가 바로 옆에 서 있는 재혁을 본다.


선우 : 어? 팀장님..

재혁 : (본다. 보더니) 무슨 일 있었어요? 잔뜩 피곤해 보이는 게 밤새 잠 한숨도 못잔 사람 같아요.

선우 : 네에.. 그냥 그런 일이 좀 있었어요.

재혁 : 나한테 비밀이예요?

선우 : (짐짓 웃음으로 무마한 뒤) 어쨌든 태희 언니 프로젝트가 임원진들한테 인정받아서 다행이예요.

재혁 : 해낼 줄 알았어요. 태희는 그럴만한 능력이 있으니까.

선우 : 네. 정말 멋진 분이예요. 그에 비하면 전.. 아직 멀었구요. (그러면서 손에 들린 쓰레기종이들을 내려다본다)

재혁 : (본다. 보더니) 오늘 저녁 나하구 같이 안할래요?

선우 : (웃음) 또.. 짜장면 곱배기루요?

재혁 : 아니 중국집 말구.. (보며) 우리 집에서.

선우 : (멈칫.. 보면)

재혁 :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선우 손에 쥐어준다) 끝나고 먼저 가서 기다려요. 그럼 내가 맛있는 거 사가지고 들어갈 께요.

         선우 씨가 기다리고 있는 집에.. 들어가 보고 싶어요.

선우 : (바라본다. 보면)


재혁, 선우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조용히 넘겨준다. 선우, 따뜻한 기분으로 바라본다.

그 때 원경으로 막 문을 열고 들어서려던 태희, 멈칫.. 저 멀리로 보이는 재혁과 선우를 본다.

일순 얼굴에 번졌던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조용히 문을 닫는 태희.



50. S# 회의실 복도.


닫힌 문 앞에 잠시 서 있던 태희, 씁쓸한 미소.. 선우와 자기사이에 드리워져 있는 장재혁이라는 벽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

이내 그늘진 표정으로 돌아서서 걸어간다. 뒷모습에서.



51. S# 서준의 레스토랑.


바 앞에 앉아있는 서준, 계속 뭔가 신경 쓰이는 표정으로 돌아본다.


남직원 : 뭘 그렇게 보십니까?

서준 : 박연웅 씨, 말이야. 손님들한테 너무 헤프게 웃는 거 같지 않어?

남직원 : (돌아보면)


연웅, 남자손님한테 친절하게 웃으면서 서빙을 하고 있다.


남직원 : 글쎄 잘 모르겠는데요.

서준 : 아니야. 너무 지나쳐. 지나치게 웃어서 신경 쓰인다구.

남직원 : (본다. 픽 웃으면)


연웅, 주문을 받고 바 앞으로 온다.


연웅 : 우모콜라다 한잔이요.

남직원 : 알겠습니다. (칵테일을 만들면)

서준 : 뭐 기분 좋은 일 있어요, 연웅 씨?

연웅 : 기분 좋은 일이요? 아뇨 특별히 그런 거 없는데요, 사장님.

서준 : 그럼 남자 손님이라서 그래요?

연웅 : 무슨 말 이예요?

서준 : 여기 밥 파는 레스토랑 이예요. 웃음 파는 가게 아니라 구요. 왜 그렇게 싱글벙글이예요? 것두 지나치게.

연웅 : 왜 또 시빕니까? 보아하니 심심해서 그러신 모양인데... 정 그렇게 심심하시면 밖에 나가 노세요.

         멀쩡하게 일하는 사람 시비 걸지 말구요. 예?

서준 : 내 말은 연웅 씨 웃음이 너무 지나치다 구요. 것두 남자 손님들한테만. 알아요?

연웅 : 활짝 웃으라면서요? 손님들한테 친절하게 웃으라구 사장님이 그러셨잖아요?

서준 : 친절도 정도가 있는 거지.

연웅 : 대체 나더러 어쩌라 구요. 안 웃어두 불만, 웃어두 불만. 예?

서준 : 적당히 웃어요. 헤퍼보이잖아 여자가.

연웅 : (열!) 뭐요? 헤.. 헤퍼 보여? 근데 이 아저씨가 증말! (하는데)

현자 : 무슨 소란이야?


순간 돌아보는 서준과 연웅, 남직원, 여직원들 일제히 인사한다.

연웅, ?해서 보면,


서준 : 엄마 나오셨어요?

연웅 : (엄마? 그제야 얼른 인사) 안녕하세요.

현자 : (연웅을 아래위로 보면)

서준 : 가서 일봐요 연웅 씨.

연웅 : (퉁명) 알겠슴다. 사장님. (프레임-아웃 되면)

현자 : (서준 옆에 앉으며) 새로 들인 종업원이니?

서준 : 네.

현자 : 근데 왠 큰소리야 종업원이 사장한테?

서준 : 제가 성질을 좀 건드렸거든요. 좀 따분해져서요.

현자 : 쯧쯔쯔.. 사장이 체통 안 스게 여종업원하구 말싸움이나 하구 앉았구.

서준 : (웃음) 어쩐 일루 나오셨어요?

현자 :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참.. 민영이 미국에서 나왔다드라. 얘기 들었니?

서준 : 민영이요? (하다가) 아아 채민영?

현자 : 공부 마치구 학위 따서 들어 왔다 드라. 그 집안 원래 학문 쪽으로 머리가 되는 집안이잖니.

서준 : 그렇구나. (별루 관심 없다) 그나저나 태희 누나 선보는 건 어떻게 돼 가요?

현자 : 서너 군데 얘기가 되고 있는데 내가 좀 고르는 중이야. (보며) 이제 태희 다음엔 니 차례야. 알지?

서준 : 난 연애결혼할거예요 엄마. 선 같은 거 안 봐요.

현자 : 태희누나두 중매라면 너보다 더 펄펄 뛰던 얘였어.

서준 : 암튼. 전 찍어둔 여자 있다 구요.

현자 : (의외) 있어? 누군데? 어느 집 아이야?

서준 : 글쎄. 나중에 때가 되면 알려 드릴께요.

현자 : (미심쩍게 보더니) 이상한 애 데려와 엄마 까무라치게만 해봐 암튼.

서준 : 맘에 드실 거예요. 엄청 바른생활 아가씨 거든요. (그러면서 시선 돌리는데)


연웅, 다시 웃으면서 그 남자손님한테 써빙 중인 게 보인다.


서준 : 아 참, 또 헤프게 웃네?

현자 : (쥬스 마시다말고 ?해서 본다. 시선에서)



52. S# 국밥집 (밤)


한상 가득 화려하게 차려진 일식상. 황국도와 오산댁, 입이 딱 벌어져서 본다.


오산댁 : 아이고오 세상에..

황국도 : 어디.. (하면서 회를 입에 집어넣더니) 입이서 살살 녹네, 그냥. (하면서 계속 먹으면)

오산댁 : 어디어디 (같이 회를 입에 집어넣으며) 세상에 어쩜.. 진짜 녹네, 사르르 녹아.

승희 : (본다. 웃으면서 물만 조금 마시는데)

오산댁 : 야 승희야. 너두 어서 먹어라 응?

승희 : 됐어. 난 많이 먹었어. 엄마나 맛있게 많이 드세요.

오산댁 : 암튼 내가 딸 잘 둬서 호강한다. 이렇게 비싼 회까정 먹어보구. 근데 이거 얼마나 주고 샀냐? 엄청 비쌀 텐데.. 응?

승희 : 글쎄 돈 걱정 말구 맛있게나 드시라구. (그러면서 웃으면)

황국도 : 근디 승희 너 요즘 뭐 좋은 일 있냐? 얼굴이 그냥 활짝 폈다?

승희 : 글쎄 좋은 일이라면 좋은 일이죠.

오산댁 : 뭔데? 무슨 좋은 일인데? 야 엄마두 좀 알자 야.

승희 : 선우 기집애를 회사에서 완전히 몰아낼 수 있게 됐거든.

오산댁 : 선우를?

승희 : 태희 언니랑 한사무실에서 일하는 거 내내 신경 쓰이구 거슬렸는데.. 이젠 깨끗하게 해결할 수 있는 껀수가 생겼어.

황국도 : 껀수? 그게 뭐인디?

승희 : 설명하자면 복잡해. 그냥 엄마하구 아저씬 그냥 내가 하는 거 구경만 하셔,

         아무리 질기구 질긴 이선우래두.. 이번엔 꼼짝 못하구 쫒겨나게 될 테니까. (씩 웃으며 물을 한 모금 마시면)


황국도, 오산댁, 서로 시선한번 마주보면.


황국도 : 뭘 쳐다봐? 회나 묵어. (하면서 집어먹는다)

오산댁 : (다시 승희를 보면)

승희 : (시선 돌려 의미심장하게 웃는 얼굴에서)



53. S# 재혁의 오피스텔. (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는 선우. 불을 켜면 낮은 채도의 스탠드불이 켜진다.

선우,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서서 내부를 구경한다. 그러다 테이블위에 있는 재혁의 가족사진을 본다.

들어서 보는 선우, 귀여운 어린 재혁의 모습에 짐짓 웃음..



54. S# 일식집 앞. (밤)


초밥을 사들고 밖으로 나오는 재혁, 잔뜩 즐거운 표정으로 차 쪽으로 다가와 문을 여는데

그 때 재혁의 주변으로 다가서는 깡통과 깡패들.


재혁 : (멈칫.. 돌아본다)

깡통 : 어이. 장재혁이 우리 대장이 니 쫌 보자카는데.

재혁 : (표정 없이 본다. 시선에서)



55. S# 인수창고 앞. N


다가와 멈춰서는 재혁의 차와 깡패들의 차.

재혁, 차에서 내려서 깡통과 함께 들어서다 멈칫.. 보더니 한쪽에 서서 쳐다보는 철웅.

철웅,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꾹 쥔다.

재혁, 본다. 보더니 깡통과 함께 사무실 쪽으로 들어선다.



56. S# 인수의 사무실. N


재혁 : (고개 들어 보며)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인수 : 너한테 그 일기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지만..그런 방법까지 동원할 줄은 몰랐다. 하긴.. 넌 옛날부터 그랬지.

         니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어. 그래서 김태희를 얻었구, 지금의 니가 있을 수 있었겠지.

재혁 :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알아듣게 얘길 해.

인수 : (본다. 보더니) 이선우하구 김태희.. 어제 밤새도록 쌍불파자식들한테 잡혀가 감금당해 있었다.

         물론 그 일기장을 내노라는 조건이었어.

재혁 : 뭐? (멈칫.. 본다. 시선에서)

인수 : 쌍불파는 우리하고 적대관계에 있는 애들이야. 근데 어떻게 그런 녀석들이랑 손을 잡구 그런 짓을 할 생각을 했냐.

         것두 여자들을 인질루.

재혁 : (보면)

인수 : 대체 너.. 뭘 생각하고 있는 거야 장재혁. 어디 니 진짜 속마음을 한번 들어보자.

         그래야 나두 그 다음을 결정할 수 있을 거 같다. 앞으로 널 계속 도울지 말지.. (보면)

재혁 : (한숨.. 그러더니) 오한영이 또 단독으로 일을 처리한 모양이구나. 이선우하고 태희까지 끌어들일 줄 나도 몰랐다.

         예상도 못했던 일이야. 하긴.. 오한영은 나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니.. 궁극적인 책임은 나한테 있는 거겠지.

인수 : (보면)

재혁 : (자조적인 웃음) 지겹다.. 이젠 이런 머리싸움..모든 게 다.. 귀찮아졌어.

인수 : 무슨 말이야.

재혁 : 이젠.. 모든 걸 다 그만두고 싶어졌다구. 과거도 할아버지도 잊어버리구 이젠 나를 위해서..

         내 인생을 위해서 살고 싶어졌다는 뜻이야.

인수 : 근데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일기장을 찾으려고 하는 거야.

재혁 : 만에 하나 그 일기장이 김회장 손에 넘어간다면.. 내가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가 없게 되니까.

인수 : (그 말에 보면)

재혁 : 이젠 멈추고 싶어. 할 수만 있다면.. 멈추게 하고 싶어.

인수 : (본다. 보면)

재혁 : (다시 자조적인 웃음) 그래 알아. 내가 시작한 일이니 내가 매듭을 져야겠지.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그럴 생각이야.

         (그러면서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인수 : 니 후배라는 친구.. 오한영이라고 했던가?

재혁 : ... (멈칫)

인수 : 그 친굴 조심해. 잘못하면 니 발꿈치를 물 수도 있어.

재혁 :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대로 나간다)

인수 : (시선에서)



57. S# 인수 창고 앞.


깡패들 뒷 쪽으로 물러서면 그 한가운데를 걸어 나오는 재혁, 차 앞으로 다가서면

재혁의 차에 기대서 있는 철웅.


재혁 : (그대로 그 앞을 지나쳐 가는데)

철웅 : 성질 같아선 반쯤 죽여 놓구 싶지만..이번만큼은 대장 부탁 땜에 참아주는 거야.

         만약 한번만 더 이런 일로 나한테 부딪히게 되면 그 땐 너하구 나.. 둘 중에 하난 죽게 될 거야.

         (그러더니 그대로 차갑게 재혁을 지나쳐 들어간다)

재혁 : ... (한숨.. 그늘진 시선 돌리면)



58. S# 재혁의 오피스텔.


힘없이 안으로 들어서는 재혁, 초밥봉투를 들고 들어서다가 멈칫..

소파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선우를 본다. 그 옆으로 놓여있는 탁상시계.. 10시를 넘어서고 있고.

시계에서 다시 선우로 시선 옮기는 재혁, 순간 시큰하게 코끝이 저려온다. 눈시울 붉어지고..

자꾸 떨어지는 고개를 일으키며 꾸벅..거리는 선우가 귀엽다.

그 모습을 보며 재혁, 자기도 모르게 웃음.. 천천히 다가가 초밥봉투 한쪽에 놓고 선우 옆에 앉는다. 바라보는데

선우, 크게 한번 고개가 떨어지면서 짐짓 잠에서 깬다.


선우 : 어.. 팀장님. 오셨어요? (겸연쩍게 웃으며) 좀 전까지 분명히 깨있었는데.. 또 졸았네요.

재혁 : (지긋이 바라본다.. 미안한 심정으로) 내가 선우 씰.. 너무 기다리게 했죠? 미안해요.

선우 : 에이 아니예요. (웃음)

재혁 : 미안해요..

선우 : 괜찮대두요. (웃는데)

재혁 : (그대로 선우를 꼭 안는다)

선우 : (멈칫.. 본다)

재혁 : 고마워요. 기다려줘서.

선우 : ?

재혁 : 이런 기분인줄 몰랐어요. 누군가 날 기다려주고 있다는 게..이렇게 행복한 기분인줄 몰랐어요.

선우 : 팀장님..

재혁 : (잠시 그대로 안고 있다가 천천히 떨어지더니 말없이 바라본다)

선우 : (보면)


재혁, 천천히 선우의 입술을 향해 다가간다. 선우, 일순 긴장.. 움찔해서 본다. 보면.

재혁, 서둘지 않고 조심스럽게 다가선다. 선우, 본다. 보다가 눈을 감는다.

재혁, 선우 거의 키스하려고 하는 바로 그 때 경고등처럼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 벨.

멈칫..하는 재혁. 선우도 눈을 뜨고 본다. 보더니 픽 웃음..


선우 : 받아보세요.

재혁 : (아쉬운 미소... 그러더니 핸드폰을 받아든다) 네. 장재혁입니다.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승희F : 안녕하세요? 저 김윤희예요.

재혁 : (멈칫..)

선우 : (누군가? 해서 돌아보면)



59. S# 승희의 방.


승희 : (수화기 든 채) 누군가 잃어버린 일기장이 저한테 있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장재혁 씨가 관심 있으실 거 같아서 전화 드렸어요.



60. S# 재혁의 오피스텔.


일순 딱딱하게 굳어서 고개를 드는 재혁.

선우, ?해서 본다. 누군데 저러나 하는 표정으로 보는 위로.


승희F : (insert> 얼굴) 지금 이 일기장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 중이예요. 어떡할까요? 어떡하면 좋겠어요?

재혁 : ...

승희F : (insert> 얼굴) 선우를 회사에서 내보내고, 다신 안 만난다고 약속한다면 할아버지한텐 비밀로 해드리죠.

           하지만.. 계속 선우를 만나겠다면.. 그 땐 저도 이 일기장을 어떻게 할지 장담 못해요.

재혁 : (어금니를 꾹 문다)

선우 : (재혁을 보며) 왜 그러세요? 누군데요?

승희F : (insert> 멈칫하는 얼굴이더니 좀 더 짖궂은 웃음으로) 어머.. 지금 옆에 선우도 있는 모양이죠?

           더 잘됐네요. 어디 선우 있는데서 대답해보시겠어요? 선우를 어떻게 하실 건지..

           지금 당장.. 장재혁 씨의 대답을 듣고 싶어요. (시선에서)

재혁 : ... (어쩌지 못하는 시선)

선우 : (보며) 팀장님.. 왜 그러세요? 네?


재혁, 선우를 본다. 보다가 그대로 시선을 돌린다.

선우 ?해서 보는 시선에서.

<2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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