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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구두] 31 - 지킬수 없는 약속 (上)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8.11.19|조회수443 목록 댓글 0

[유리구두] 31 - 지킬수 없는 약속 (上)











1. S# 달동네 일각.


저쪽에서 힘없이 걸어오는 선우. 휘청.. 휘청.. 그러다 전봇대를 짚고 선다.


철웅 : 선우니? 거기.. 선우야?

선우 : (고개 들어 철웅을 본다)

철웅 : 선우야.. (하는데)


고개 들어 철웅을 보는 것과 동시에 그대로 까무라치며 뒤로 넘어가는 선우. 쿵! 바닥에 부딪히며 넘어지는 선우.


철웅 : 선우야! (놀라서 얼른 뛰어가 끌어안는다) 선우야! 선우야아!!!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 선우의 얼굴에서.



2. S# 선우의 방. N


누워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선우, 입술까지 바짝 타들어가 무척 창백한 얼굴.

그 옆에서 엉거주춤 세숫대야에 물수건을 적셔 꼭 짠 다음 선우의 머리위에 올려놓는 철웅. (이런 걸 안 해 봐서 무척 어설프다)


철웅 : 아직두 많이 어지럽냐?

선우 : 괜찮아질 거야.

철웅 : 안 되겠다. 아무래두 병원에 가야겠어. 일어나 나한테 엎혀. 어?

선우 : 괜찮 대두. 조금만 누워있으면 괜찮아져.

철웅 : (잔뜩 걱정스럽게 보면)

선우 : (짐짓 웃어준다) 정말이야. 정말 괜찮아 철웅아.

철웅 : (안 괜찮아 보인다. 시선에서)



3. S# 재혁의 오피스텔 앞. N


멈춰서는 재혁의 차. 재혁, 차에서 내려서는데 그 앞으로 프레임-인되는 인수.

재혁, 고개 들어 보면 인수 뒤로 쭉 서 있는 깡통과 패거리들.


인수 : 오랫만이구나 장재혁.

재혁 : 그래. 나 때문에 고생 많았지?

인수 : 그런 건 고생두 아니지 뭐.

재혁 : 들어가자. (들어가려는데)

인수 : 아까.. 김태희 씨가 날 찾아왔었다.

재혁 : (멈칫..)

인수 : 이미 너에 대해서 다 알고 왔드라. 그래서 사실대로 얘기해줬다.

재혁 : 그랬구나. 뭐.. 어차피 알게 될 일이었으니까.. (보며) 그게 마음에 걸려 일부러 여까지 온 거냐?

인수 : 그런 것도 있고.. 또 너하고 작별인사도 해야 할 거 같아서.

재혁 : ? (고개 들어 본다)

인수 : 김회장까지 저 세상으로 가고 없는 마당에, 이젠 내가 니 옆에서 도와줄 일도 없을 거구..

재혁 : 인수야.

인수 : 이젠 과거는 묻어 버리구.. 너두 그만 행복해져라.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이유가 뭐겠냐.

         나름대로 다 행복해질려구 발버둥치는 거 아니겠냐.

재혁 : (보면)

인수 : 앞으로 너하구 내가 다시 만날 일이 없길 바라지만..그래도 언제고 니가 힘들어서 날 찾기만 하면

         나는 언제고 뛰어올 거다. 넌.. 죽을 때까지 내 친구니까.

재혁 : (본다. 작은 감동으로 친구를 보면)


인수, 손을 내민다. 재혁을 그 손을 잡아 악수를 나눈다. 사나이들의 이별..

그 두 사람들 주변에서 바라보는 깡통과 패거리들.. 모습에서.



4. S# 재혁의 오피스텔 안. N


안으로 들어오는 재혁. 피곤한 듯 소파에 몸을 묻는다. 밀려오는 허탈감.. 시선에서.



5. S# 달리는 인수의 차. N


깡통, 흘끗 돌아본다.


깡통 : 대장아. 참말로 장재혁이하고 손 끊는기가. 그라모 앞으로 사업은 우짤긴데? 대장 니.. 참말로 정선에 내려갈 생각이가?

인수 : ... (창밖으로 시선 돌린다)

깡통 : (본다. 심난해서 다시 앞을 본다)

인수 : ... (시선에서)



6. S# 재혁의 오피스텔.


책상 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재혁, 전화기를 집어 든다. 잠시 망설이는 모습.. 그러다 번호를 누르면.



7. S# 선우의 방. N


물수건을 다시 적셔 선우의 이마에 올려놔주는 철웅. 그 때 울리는 핸드폰 벨.

철웅, 짐짓 놀라 돌아본다. 선우가 깰까봐 재빨리 핸드폰을 받아드는 철웅.


철웅 : (작고 조심스럽게) 여보세요. 누구세요.



8. S# 재혁의 오피스텔. N


수화기를 들고 있는 재혁, 멈칫.. 고개를 든다.


철웅F : 누구냐니까? 전활 걸었음 말을 해얄 거 아냐! 어떤 자식이야 대체!

재혁 : (간격을 두고) 장재혁입니다. 선우 씨.. 지금 옆에 있습니까?



9. S# 선우의 방. N


멈칫하는 철웅, 재빨리 선우 쪽을 한번 보면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선우.

철웅, 얼른 홱 돌아앉으며 나즉히 그러나 다분히 불쾌하게.


철웅 : 이 봐 너. 두 번 다시 얼쩡대지 말랬지! 근데 왜 또 전화질이야? 어?

선우 : (짐짓 눈을 뜨는 위로 계속)

철웅 : 말루는 끝냈다 그래 놓구 왜 자꾸 주위에서 빙빙 도는 거야 대체! 너 변태냐? 선우 괴롭히는 게 그렇게 즐거워?

재혁 : (insert> 표정 없이) 선우 씨하고 통화하고 싶은데.. 바꿔 주시겠습니까.

철웅 : 선우 아프다, 이 자식아. 너 땜에 기운 빠져서 앓아 누웠다구 자식아. 그래서 못 바꿔주니까 다신 전화하지 마. 알았어?

         한번만 더 전화해봐 그 땐 이 전화기 아주 확 부숴버릴 테니깐. (하는데)


철웅의 손에 있던 핸드폰을 가져가는 선우. 철웅 멈칫.. 해서 돌아보면.


선우 : 저예요 팀장님.

재혁 : (insert> 멈칫..) 선우 씨? (하는데)

철웅 : 그 딴 자식 전화 뭐 하러 받어? 끊어, 확 끊어버리라니까!

선우 : 말씀하세요, 팀장님.

철웅 : ! (약간의 배신감으로 선우를 본다. 보면)

재혁 : (insert> 얼굴) 어디가.. 많이 아픈 거예요?

선우 : 그런 거 아니예요. 그보다 태희 언닌 어떻게 됐어요? 오해.. 풀어지셨어요?

재혁 : (insert> 얼굴) 오해고 말고 할 것도 없는 일이예요. 선우 씨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화난 거니까.

선우 : ...

재혁 : (insert> 얼굴) 태희 보낸 다음 다시 그 자리 가보니까..선우 씨 벌써 가구 없더라 구요.

         그냥 그렇게 보낸 게 영 마음이 쓰여서..그래서 전화했어요.

선우 : ...

재혁 : (insert>) 아프지 말아요, 선우 씨.

선우 : (듣는 위로)

재혁F : 아프지 말아요.


글썽.. 하더니 천천히 핸드폰를 내리는 선우. 잠시 그러고 있다가 힘겨운 듯 다시 조용히 자리에 눕는다.

철웅, 보면 선우, 돌아누워 이불을 뒤집어쓴다.

철웅, 본다. 보다가 부아가 치미는 듯 시선을 돌리면.



10. S# 재혁의 오피스텔. N


수화기를 전화기에 내려놓은 채 잠시 만지작거리는 재혁의 손..

시선 들어 길게 한숨을 내쉬는 재혁.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공허한 듯.. 시선에서.



11. S# 태희의 방. N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태희. 표정 없이 싸늘한 시선으로 창밖을 응시한다. 얼굴에서 fade-out.



12. S# 신사업팀 로비 이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머리끝서부터 서서히 올라오는 승희. 다분히 거만하고 도도한 모습으로 등장.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가 선다.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 잠시 후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

승희, 막 올라타는데 안에 서 있는 재혁.

승희, 멈칫해서 본다. 보다가 그대로 안에 올라탄다. 문 닫히면.



13. S# 엘리베이터 안.


승희 : (흘끗 보며) 어젯밤.. 선우랑 몰래 만나다 우리 태희 언니한테 들켰다면서요?

재혁 : ... (표정 없이 앞만 응시)

승희 : 그러게 조심하셨어야죠.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옛말도 모르세요?

재혁 : (그 말에 본다. 보더니) 머리가 좋은 줄 알았는데 별로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군요.

승희 : 뭐라 구요?

재혁 : 회장님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왠만하면 문제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줄려고 했어요.

         근데 아무래도 윤희 씨가 그걸 바라고 있는 거 같지 않아서 하는 말이예요.

승희 : (! 본다. 보면)


땡..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 재혁, 싸늘하게 돌아서서 밖으로 나간다.

승희, 일순 기분이 나빠져 홱 돌아보는 시선에서.



14. S# 재혁의 사무실 안.


안으로 들어오는 재혁, 그 뒤로 따라 들어서는 오한영.


재혁 : 이봐. 이번 회장님 사고 원인이 박기사의 음주운전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돼 있지?

오한영 :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재혁 : (잠시 생각에 잠긴다)

오한영 : 왜 그러시는데요?

재혁 : 아무래도 회장님의 사고가.. 석연치 않아서 그래.

         박기사는 입에 술도 대지 않는 사람이었어. 그런 사람이 왜 갑자기 술을 마셨을까.

         더군다나 회장님은 근래 들어 건강 때문에 회사에 나오는 것도 많이 자제하고 계셨어.

         근데 그 늦은 시간에 술까지 마신 박기사하고 대체 어딜 가려고 했던 걸까. (보며) 이상하지 않아?

오한영 : 정확히 뭐가 궁금하신 겁니까, 팀장님.

재혁 : 뭐든지 좋아. 그 날 밤 박기사하고 회장님이 어딜 갈려고 했는지, 왜 박기사가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는지..

         알아 낼 수 있는 건 전부 알아내 봐.

오한영 : (본다) 알겠습니다, 팀장님.

재혁 : (시선 돌리는데서)



15. S# 회장실.


똑똑똑 문소리. 태희의 대답에 안으로 들어오는 여비서.


여비서 : 대표이사님. 동생분이 오셨습니다.

태희 : (책상 앞에 앉아서 본다)


여비서 나가면서 안으로 들어서는 승희.


승희 : 언니! 나 왔어요. (들어서며) 이야.. 언니 거기 그러구 있으니까 진짜 회장님 같애요. 근사하구 너무 멋져요.

태희 : (짐짓 웃음 일어나며) 회사까지 어쩐 일이야?

승희 : 그냥 언니 일하는 모습도 보고 싶구.. 따로 할 말두 있구 해서요.

태희 : 앉아. 차 마실래?

승희 : 아뇨. 생각 없어요. (소파에 앉으며) 참, 오다가 엘리베이터에서 장재혁 씨 만났어요, 언니.

태희 : (앉다가 일순 표정 굳어서 본다)

승희 : 그 사람.. 보면 볼수록 기분 나쁘고 불유쾌해요. 머릿속에 뭘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는 사람이잖아요.

         더군다나 언니하고 약혼까지 해놓구 아직까지 선우하구 따로 만나고 있었다니..

태희 : (시선 돌리면)

승희 : 언니. 마음 약하게 굴지 말아요. 회사에서두 집에서두 이제 언니가 할아버지 대신이예요.

         언니가 장재혁 같은 사람한테 휘둘리게 되면 우리 모두 큰일이라 구요.

태희 : (말을 자르듯) 할 얘기란 게 그거였니?

승희 : (본다. 보더니) 제가 하는 말 듣기 싫으세요? 제가 주제넘었다면 용서 하세요.

         그래두 이런 말.. 언니말두 다른 누구한테 하겠어요.

태희 : 어쨌든 재혁이 문젠 당분간 나한테 맡겨뒀으면 좋겠다. 윤희야.

승희 : 알았어요. (흘끗 보며) 사실 여기 온건.. 언니한테 따로 부탁이 있어서예요.

태희 : (보면)

승희 : 저.. 국밥집에 계신 분 말이예요. 거기 같이 살던 바깥분이 이번에 할아버지가 주신 가겔 날려 버리구 도망쳐버렸대요.

         그래서 엄마가.. 거기 아주머니가 하루아침에 오갈 데가 없어졌다지 뭐예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우리 집으로 모셔오면 어쩔까 해서요.

태희 : 글쎄.. 그런 일은 고모한테 허락받는 게 좋겠는데. 어쨌든 집안에선 고모가 젤 어른이니까.

승희 : 그런가? (실망) 그럼 안 되겠네요. 보나마나 못 오게 하실 게 뻔하잖아요. 고몬 내가 하는 일이라면 전부 못마땅하니까..

         (불쌍한 표정)

태희 : (보더니) 꼭.. 집으로 모셔오고 싶니?

승희 : 저한텐 엄마랑 똑같은 분이세요. 나는 이렇게 잘 먹구 잘 사는데.. 그 분 혼자 외롭게 고생하는 거 생각하면..

         영 마음이 편치가 않아요. (계속 불쌍한 시선)

태희 : (본다.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럼 그렇게 해. 고모한텐 내가 잘 얘기해볼게.

승희 : 언니!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언니! (좋아라 웃으면)

태희 : (본다. 짐짓 웃으면서 보는데서)



16. S# 국밥집 방안.


오산댁 : 정말? 그럼 정말 나 니네 집에 들어갈 수 있는 거야?

승희 : 그렇다니깐.

오산댁 : 드디어 우리 딸이 이 엄마 호강을 시켜주는구나! 아이구 기특한 것 아이구 기특하구 착한 것!

            효녀 심청이가 따루 없네, 그냥. 응?

승희 : 나만 믿으라 그랬잖아.

오산댁 : 그러게. 내 딸이 이렇게 해낼 줄은 몰랐지. 야, 짐은 언제 싸까? 지금 당장이라두 쌀까?

승희 : 이왕이면 태희 언니 집에 있는 일요일 날 들어오는 게 좋아. 거기 고모가 굉장히 깐깐하거든.

         그래두 태희 언니 있을 때 들어오면 꼼짝 못할 거야.

오산댁 : 알았어. 그깟 이삼일 못 기다릴 것두 없지 뭐. 아이구 이뻐라! 내 이쁜 딸!!

            (끌어안고 엉덩이 툭툭툭 두드려주며 좋아하면)

승희 : 이젠.. 선우하구 장재혁만 태희 언니 옆에서 몰아내면 돼. 그럼 정말 내 세상이나 마찬가지니까.

오산댁 : 응? (? 본다. 보면)

승희 : (시선 돌리는데서)



17. S# 사무실.


프레임-인 되는 선우, 복사기 앞에서 프린터 물을 복사해서 책상 앞으로 가져간다.

자리에 앉아 복사한 것들을 정리하는데 울리는 전화벨.


선우 : (수화기 들고) 네 제하통신 신사업 팀입니다. 네 제가 이선운데요. (고개 들어 본다.) 네? 병원이요?



18. S# 병원 복도.


한쪽으로 프레임-인 되는 선우. 내과 전문의 <남궁일>이라고 써 있는 병실을 본다. 시선에서.



19. S# 진료실.


선우 : (안으로 들어오며) 안녕하세요. 연락받은 이선우라고 하는데요.

의사 : 아아. 이선우 씨 이쪽에 앉으세요.

선우 : (한쪽에 앉는다. 의사를 보면)

의사 : 퇴원하고 나서 몸은 좀 어떻습니까?

선우 : 그냥.. 그럭저럭 버티고 있어요.

의사 : 어지럽거나 코피 같은 거 흘리는 일은 없구요?

선우 : 옛날에도 코피는 자주 났었어요. 어지러운 건.. 최근 들어 좀 심해졌구요.

의사 : (이마를 한번 만져보며) 미열이 계속 있네요. 쉽게 지치고 졸음도 많이 쏟아지고 그러죠?

선우 : (베식 웃음) 원래 전.. 잘 조는 편이예요 선생님. 근데.. 그런 건 왜 자꾸 물으시는 건데요?

의사 : 저번에 감기몸살로 입원했을 때 혈액검사랑 몇 가지 다른 검사들을 같이 했었어요.

         단순히 과로에 영양실조로 알았는데.. 검사결과 다른 병으로 밝혀졌습니다.

선우 : 다른.. 병이라뇨? (보면)

의사 : (아주 담담하고 차분하게) 백혈병입니다.

선우 : ? (본다. 처음엔 잘 이해를 못한 듯 보면)

의사 : 현재 급성으로 전환된 상탭니다. 일단 급성으로 전환되면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별로 많지 않아요.

선우 : ! (멍하니 바라보는 위로 계속)

의사 : 형제분이나 가까운 친척 분 중에 비슷한 골수를 가진 분을 찾아서, 빨리 골수이식을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죠. 안 그러면..

선우 : 안 그러면요?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 그럼.. 어떻게 되는데요?

의사 : (잠시 대답 못하고 본다)

선우 : 죽나요? (믿어지지 않지만) 제가.. 죽을 수도 있는 건가요, 선생님? 지금 그런 말씀이세요?

의사 :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골수이식을 받지 못하면 삼 개월에서 길어야 육 개월을 넘기지 못합니다.

선우 : ! (충격으로 핼쓱해진 얼굴.. 멍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20. S# 병원 복도.


밖으로 나오는 선우, 천천히 걸어온다. 걸어오다가 비틀.. 벽을 짚고 선다.

내가.. 죽어? 선우, 믿어지지 않는 듯 그저 멍한 시선에서.


의사E : 형제분이 몇 분이나 되십니까?


flash-back>

좀 전 진료실 안 상황.


선우 : (본다. 보다가) 저는.. 고안데요. 형제나 가족이 없어요.

의사 : (난감..) 그럼 다른 보호자분은..

선우 : 없어요. 저.. 혼자예요.

의사 : (말을 잇지 못한 채 보면)


다시 현재>

벽을 짚은 손등위로 천천히 이마를 대는 선우. 괴로움보다는 아직 충격적인 상태.

그저 멍하니 벽에 기대내 숨을 몰아쉬는 모습.. 길게.



21. S# 회장실.


재혁을 비롯한 실무진 몇몇이 앉아 있고.

상석에서 업무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는 태희, 그 뒤로 따로 의자 하나를 두고 앉아 회의를 지켜보는 진실장.


태희 : 다음 달에 출시되는 아이콘 팩 서비스는 진행이 어떻게 돼 가고 있나요 장팀장님?

재혁 : 브로기술 문제가 아직 해결이 안된 상탭니다. 우리가 아이콘 팩을 출시한다는 걸 알고

         상대회사에 쪽에서 먼저 독점계약을 하겠다고 들이미는 모양입니다.

태희 : 다음 달에 출시하겠다고 이미 홍보 마켓팅에 들어갔는데 아직도 기술부분이 해결이 안 되고 있다뇨?

         대체 그 동안 뭐하고 계셨던 거예요? 어디 한번 설명해보시겠어요? (추궁이다)

재혁 : (그 말에 본다)

진실장 : (본다)

태희 : (똑바로 본다. 부딪히는 시선에서)



22. S# 회장실 앞 복도.


밖으로 나오는 재혁과 실무진들.

재혁, 조금은 화가 난 듯 걸어 나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그 뒤로 따라 나오는 진실장.


진실장 : 어이. 장팀장 같이 가요.

재혁 : (흘끗 돌아본 뒤 대수롭지 않게 엘리베이터 쪽을 보면)

진실장 : 태희 양 신경이 무척 날카로워 보이든데 두 사람 무슨 문제 있습니까?

재혁 : (그 말에 보면)

진실장 : (빙긋 웃음. 알거 다 안다는 듯) 태희 양, 워낙에 기가 쎄고 대찬 구석이 있지만

            그럴수록 초반에 기선제압을 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점점 더 힘들어질 겁니다.

            여자란.. 풀어주면 풀어줄수록 기고만장해지거든요. (하는데)

재혁 : 태희하고 제 문제에 대해 함부로 추측하고 충고하지 말아주십쇼. 그런 거 사양 하겠습니다.

진실장 : (일순 표정 굳어서 보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재혁, 올라탄다.

진실장, 기분 나쁘게 보는데서.



23. S# 회장실.


책상 앞에 앉아 있던 태희,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책상 위의 인터폰을 누른다.


여비서F : 네. 대표이사님.

태희 : 내가 아까부터 신사업 팀 이선우 씨 좀 보자구 했는데 왜 아직 연락 없어요?

여비서F : 점심식사 이후로 계속 자리를 비우고 있답니다, 대표이사님.


정말..! 조금은 화가 나서 시선 들어 보면.



24. S# 회사앞 공원.


멍하니 한쪽을 바라보고 있는 선우. 한숨.. 생각하다가 또 한숨..기운 없는 얼굴에서.



25. S# 회사 일각.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오는 선우. 맞은편에서 프레임-인 되서 걸어오던 태희, 멈칫.. 선우를 본다.

선우, 온통 딴생각으로 가득해서 태희를 못 본 채 지나친다.

태희, 일순 불쾌해져서.


태희 : 이선우 씨.

선우 : ...

태희 : 이선우 씨!

선우 : (그제야 ?해서 돌아본다. 보다가) 언니..

태희 : 지금 어디 갔다 오는 길이예요?

선우 : (말 못한 채 머뭇거리면)

태희 : 점심 전부터 내내 선우 씨 찾았는데 계속 자릴 비우고 없다더군요. 뭐예요? 회사 일 때문에 자릴 비운 거예요?

선우 : 아뇨. 회사일이 아니라 개인적인 일 때문에.. (하는데)

태희 : 이선우 씨!

선우 : (? 고개 들어 본다. 보면)

태희 : 회사가 무슨 놀이턴 줄 알아요? 오고 싶을 때 오고 자리비우고 싶을 때 자리 비우구!

         이 회사, 그렇게 무책임하구 무성의하게 일해두 되는 회사 아니예요.

         그 따위로 할 거면 당장 때려 쳐요! 나두 더 이상 붙잡지 않을 테니까.

선우 : 언니.. (보는데)

태희 : 언니라고 부르지 말아요, 이선우 씨!

선우 : (멈칫.. 보면)

태희 : 나는 이 회사 대표이사예요. 이선우 씨는 말단 직원이구. 알아들어요?

선우 : (본다. 보더니) 주의하겠습니다. ...대표이사님. (하는데)

재혁 : 무슨 일입니까. (다가와 선우와 태희를 본다. 선우에게) 무슨 일이예요 선우 씨.

태희 : 장팀장이 나설 일 아니예요.

재혁 : 이선우 씨 우리 신사업 팀 직원입니다. 부하직원이 대표이사님한테 꾸중을 듣는데 모른 척 할 수 없는 일이죠.

태희 : (뭐라구? 재혁을 본다)

재혁 : (역시 지지 않고 마주보면)

선우 : 제 잘못이예요, 팀장님. 대표이사님이 계속 절 찾으셨던 모양인데 제가 개인적인 일로 계속 자릴 비워두고 있었어요.

         (태희 보며) 죄송합니다, 대표이사님. 앞으론 주의 하겠습니다.

재혁 : (선우를 본다. 다시 태희를 보더니) 됐어요. 이선우 씨 그만 사무실로 가 봐요.

선우 : (고개 들어 본다)

재혁 : 어서 들어가라니까요.

선우 : (태희를 보면)

태희 : (재혁을 뚫어지게 보고 있다)

선우 : (아무래도 더 있어서는 안 될 상황, 목례한 뒤 프레임-아웃되면)

태희 : (완전히 비위 상한 표정으로) 웃긴다, 너. 이젠 대놓고 이선우 편을 드는 거니?

재혁 : 이선우 씨 내 부하직원이야. 상사가 부하직원 편드는 거하구,

         대표이사가 말단 직원 불러다 당장 때려 치라고 으름장 놓는 거하구.. 어느 쪽이 더 웃긴다고 생각하니?

태희 : 역겨워서 못 봐주겠구나.

재혁 : 너 정말 왜 이렇게 삐딱하게 구는 거야? 너 이런 사람 아니었잖아! 무슨 일이든 항상 잘 참아 주구 이해해줬었잖아!

태희 : 그 땐 너라는 사람을 제대로 몰랐을 때였지. 넌 나한테 평생 동안 사기를 쳤구..나는 그 부분만큼은 용서를 못하겠어.

재혁 : 그게 거슬리고 문제가 되면 끝내. 여러 사람 괴롭히지 말구 깨끗하게 끝내면 되잖아.

태희 : (픽 웃음 그러더니 신랄하게) 내가 끝내주면? 다시 이선우한테 갈려구?

         할아버지도 돌아가셨겠다, 제하통신주도 물려받았겠다..이젠 내 이용가치가 없어졌다 그거야?

재혁 : 함부로 말하지 마! 그런 뜻 아니라는 거 알잖아!!

태희 : (보며) 똑똑히 들어둬 장재혁. 나는 너하구 끝장 같은 거 안내. 나는 너하구 결혼할 거구.. 평생 널 내 옆에 둘 거야.

         니가 날 이용하고 괴롭히고 즐겨 왔던 것처럼 나도 똑같이 되갚아 줄 거야. 알았니? (그러면서 싸늘하게 돌아서는데)

재혁 : (잡는다)

태희 : 놔! (뿌리치는데)

재혁 : (더 강하게 잡아당겨 바싹 얼굴을 들이대더니 나즉히 그러나 강하게) 너야 말루 똑똑히 들어 김태희!

태희 : (노려보면)

재혁 : 나는 어젯밤 이선우한테 만나자고 연락 보낸 적 없어. 이선우 역시 태희 니가 만나자고 해서 거기 있었던 거래.

         그런데 마침 그 자리에 너까지 나와서 우릴 목격했어. 너무나 기막힌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니?

태희 : 대체 또 무슨 변명, 무슨 거짓말을 늘어놓는 거야 너!

재혁 : 너한테 어젯밤 우리가 만날 거라고 말해준 게 누구였니? 잘난 니 동생.. 김윤희 아니었어?

         아마 내 일기장을 너한테 준 것두 니 동생이었겠지. 내 말이 틀려?

태희 : ! (멈칫.. 본다. 보면)

재혁 : 상황판단 똑바루 해 김태희. 정말루 누가 니 편인지, 누굴 믿어야 하는 건지.. 정신 바짝 차리란 말야. 알아들어?


순간 재혁의 팔을 뿌리치는 태희, 숨을 몰아쉬며 노려본다.

재혁, 지지 않고 마주면 태희, 그대로 돌아서서 가버린다.

재혁, 태희의 뒷모습을 보는데서.



26. S# 회장실.


안으로 들어오는 태희, 쿵! 문을 소리 내서 닫는다.

들어와 책상 앞에 앉는 태희.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괴로운 표정..뭐가 뭔지 머릿속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시선에서.



27. S# 비상구가 있는 쪽 창가.


난간에 기대어 서 있는 선우, 창백하고 피곤하고 힘든 표정으로 멍하니 한숨 내쉰다.

그 옆으로 프레임-인 되는 재혁. 선우, 짐짓 본다. 시선 돌려 그 자리를 뜨려는데.


재혁 : 많이 힘들어 보여요.

선우 : (멈칫..)

재혁 : 왜 자릴 비웠는지 말해줄 수 없어요?

선우 : 개인적인 일이예요.

재혁 : 선우 씨한테 힘든 일이 생긴 거면 말해 봐요.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하는데)

선우 : 자꾸 그러지 마세요. 그렇게 저한테 곁을 주시면 제가 더 힘들어져요. 자꾸만.. 기대고 싶어진 다구요.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재혁 : 선우 씨..

선우 : 그냥 모른 척 해주세요. 팀장님이 지금 저한테 해주실 수 있는 건.. 그것 뿐이예요. 그래야.. 모두가 편해진 다구요.

         (그러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간다)

재혁 : (본다. 바라본다. 시선에서)



28. S# 화장실 안.


안으로 들어온 선우, 세면대를 짚고 선다. 괴롭다. 모든 게.. 그저 괴롭기만 하다.

천천히 거울속의 얼굴을 바라보는 선우. 창백한 시선에서.



29. S# 서준의 레스토랑.


남직원, 손님들한테 장난감 비행기를 서비스로 주고 있다.

남직원, “이거.. 저희 레스토랑 개업기념으로 드리는 사은선물입니다!” 아이들, 좋아서 받으며 비행기를 날린다.

그 때 자기 옷으로 갈아입고, 바 앞을 지나쳐 나오는 연웅.


남직원 : 아버님은 좀 어때요 연웅 씨?

연웅 : 그냥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선배님. (돌아서는데)


들어서는 현자. 연웅, 멈칫 본다. 보면.


현자 : 퇴근이예요?

연웅 : 아버지 병간호 때문에 당분간 오후 근무는 안하기로 돼 있습니다.

현자 : 사장님은?

연웅 : 아까 친구 분 약속 있다구 전화 받구 나가셨는데요.

현자 : 잘됐네. 잠깐 가기 전에 나하구 얘기 좀 할래요? (그러면서 안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연웅 : (? 보면)



30. S# 레스토랑 일각.


연웅 :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현자 : 지 애빌 닮아 워낙에 여잘 좋아해요 우리 서준이가. 좀 특이하구 별나다 싶은 여자면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들다가두,

         여자가 자기한테 넘어오면 금방 시큰둥해지구 그래요.

연웅 : (보면)

현자 : 보아하니 우리 서준이가 요즘 연웅 씨한테 관심을 보이는 거 같은데.. 괜히 거기 혹해서 넘어가지 말라는 뜻이예요.

연웅 : (보면)

현자 : 더군다나 우리 서준이.. 나중에 큰 일 할 아이예요. 아무리 사람 사이에 상하구분 없어진 시대라지만..

         나는 내 아들, 집안 운전기사 딸하구 짝지어줄 맘 꿈에도 없어요.

연웅 : 올라가지 못할 나무 쳐다보지도 말아라.. 그 뜻이군요 그러니까.

현자 : 말귈 알아듣는 거 보니 머리 나쁜 아가씬 아닌 모양이네. (보며) 맞아요. 그런 뜻이예요.

연웅 : 그렇다면 지금 그 말씀은 사장님한테 먼저 하셔야 할 거 같은데요.

         올라가지 못할 나무에 올라오려구 기 쓰는 건 제가 아니라 사장님이거든요.

현자 : 뭐요?

연웅 : 사장님부터 설득하십쇼. 그래서 사장님 마음이 바뀐다면 저두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현자 : 박연웅 씨!

연웅 : 죄송합니다. 저 지금 가서 할머니랑 교대해 드려야하거든요. 지금은 아버지 간병이 우선이니까요.

         그럼 먼저 일어나보겠습니다. (벌떡 일어나더니 꾸뻑 인사, 돌아서서 간다)

현자 : (기막혀 보면)


막 출입구 쪽으로 뛰어들어서는 서준.


서준 : 연웅 씨, 잘 만났어요. 그렇잖아두 연웅 씨 병원 가는 시간이 맞춰 부랴부랴 달려오는 길인데.

         가요. 병원까지 태워다 줄께요.

연웅 : 됐습니다. 지금 큰사장님 기다리고 계시니까 가보세요.

서준 : (? 멈칫.. 보면)

연웅 : (그대로 지나쳐 밖으로 나간다)

서준 : (순간 뭔가 있구나.. 낌새를 차리고 현자 쪽 돌아보면)

현자 : (쯧쯔쯔.. 딱하다는 듯 서준을 본다)

서준 : (일순 표정 굳어 보는 시선에서)



31. S# 박귀중의 병실 앞.


주머니에 두 손 꽂은 채 터벅터벅 걸어오는 연웅, 아버지 병실 앞에 서서 한숨 푹 내쉬더니 고개를 든다.

심호흡을 한 뒤 문을 열고 들어서면.



32. S# 병실 안.


밝은 표정으로 들어오는 연웅.

길여옥, 물수건으로 아들의 손을 닦아주고 있다.


연웅 : (밝게) 할머니 저 왔어요. 아버지는 좀 어때요?

길여옥 : 어어. 수술한데가 많이 좋아져서..다음 주에 실밥 뽑는다 그러더라.

            이제 깨나기만 하면 재활치료 시작하자 그러는데.. 깨날 생각을 안하구 있으니 그게 걱정이다.

연웅 : 걱정 마세요. 금방 깨나실 거야. 이렇게 연웅이가 간절히 바라구 있는데..

         (박귀중 보며) 그렇죠, 아버지? 아버지 꼭 힘내서 일어나실 거죠?

박귀중 : ...

연웅 : 일어나세요, 아버지. 꼭 깨나셔야 해요. 알았죠? (본다)

길여옥 : (딱하게 손녀딸을 본다. 시선에서)



33. S# 평창동 거실.


화가 잔뜩 나서 안으로 들어오는 현자.


현자 : 바보 같은 녀석 어디 여자가 없어서..하필이면 운전기사 딸에 가게 종업원이야? 체통두 자존심두 없어 증말..

서준 : 찾구 찾다가 이제야 겨우 제대로 된 여잘 만난 거예요.

현자 : 글쎄 안 돼. 니 짝은 민영이야. 그렇게 알아.

서준 : 내가 데리구 살 내 마누라예요. 그것까지 엄마 취향대로 골라야 해요?

현자 : 마누라? 누가 니 마누라야?

서준 : 박연웅 씨요! 나 연웅 씨랑 결혼까지 생각하구 있어요. 그 정도로 진지하다 구요 난.

현자 : 너! 엄마 죽고 싶은 꼴 보고 싶거든 그렇게 해.

서준 : 엄마!

현자 : 엄마 말 허트루 듣지 마. 이제 나한테 남은 희망은 너 하나뿐이야.

         만약 너 자꾸 그렇게 비뚤어지게 나가면..그 땐 나두 더 이상 살고 싶은 맘 없어. 알겠니?

서준 : 연웅 씨 좋은 여자예요 엄마.

현자 : 글쎄! 안된다면 안 돼! (하면서 방으로 들어가 문을 쿵! 닫는다)

서준 : (돌아본다. 힘 빠진다. 시선에서)



34. S# 공사장 사무실.


문을 열고 뛰어 들어오는 철웅,

직원1, 수화기를 들어 보이면 철웅, 다가와 수화기를 집어 든다.


철웅 : 네. 박철웅 입니다, 누구십니까.

선우F : 나야 철웅아.

철웅 : 어? 선우야! (반갑다) 야, 니가 어쩐 일이냐? 나한테 전활 먼저 다하구? 왜? 무슨 일 있냐?



35. S# 신사업팀 사무실.


선우 : (수화기에 대고) 너 오늘 시간 어때?

철웅 : (insert> 얼굴) 시간? 끝나구 아버지 병원 갈 거야. 그거 말군 아무것두 없는데. 왜?

선우 : 너 오늘 나한테 저녁 좀 사줄래?

철웅 : (insert> 순간 멍한 표정)

선우 : 여보세요? 듣구 있는 거야? 나 지금 너한테 데이트 신청하는 거야. (보며) 안 되겠니?



36. S# 공사장 사무실.


철웅 : (얼른) 아.. 안되긴! 안 되는 게 어딨어! 데이트.. 그거 좋지! 가구 싶은데 말만해! 세상 끝까지라두 다 데리구 가줄테니까.

         어디루 갈까? 어디 가구 싶냐? 어? (듣더니 표정 밝아지며) 그래.. 알았어. 알았어. 끝나는 대루 거기루 갈께! 걱정 하지 마!

         그럼 이따 거기서 보자! 오케이! (하더니 덜컥! 수화기 내려놓는다) 허! 선우가 나한테 데이트 신청을 했다!


순간 특유의 소리를 내며 아비오!!! 소리를 내지른다.

일순 안에 있던 사람들 일제히 철웅을 돌아보면 철웅, 깔끔하게 마무리! 하는데서.



37. S# 신사업팀 사무실.


프린터에서 나오는 글씨. 작성자 이선우..

책상 앞에 앉는 선우, 자신이 만든 기획안들을 쭉 보더니 몇 개의 서류철로 구분해서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서랍에서 꺼내는 봉투.. 사직서다.

선우, 본다. 보다가 기획안 맨 앞장에 집어넣고 서류들을 책상 한쪽에 올려 놓는다.

선우, 바라본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면.



38. S# 공사장 일각. (저녁)


일을 끝낸 인부들, 안전모를 한 쪽에 놓으며 수돗가(?) 같은데서 더러워진 팔이며 얼굴들을 씻는다.

그 한쪽에서 신나게 목이며 얼굴을 씻는 철웅, 수건으로 닦아내며 휘파람 소리.


인부1 : 어이. 오늘 뭐 기분 좋은 일 있어?

철웅 : 그럼요. 역사적인 날이죠. 드디어 애인하구 첫 데이트를 하는 날이거든요.

         (씩 웃으며 머리를 손끝으로 툭툭 쳐서 넘기더니)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휘파람 불며 건들건들 기분 좋게 걸어간다)



39. S# 공사장 입구. (저녁)


휘파람 불며 걸어 나오는 철웅, 지나가는 택시 없나 돌아본다. 그 때까지 상쾌한 기분의 그. 돌아보는데

바로 그 때 끼익! 소리와 함께 철웅 앞에 멈춰서는 검은색 승용차.

철웅 ?해서 본다. 보면..차 문을 열고 셔츠며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가 된 깡통, 비틀거리며 뛰어내린다.


깡통 : 철웅아야!!

철웅 : (멈칫! 본다) 깡통 형.. 왜 이래요? 예?

깡통 : 당했다.. 큰손하고 쌍불파자슥들이 우리 사무실을 급습 안했나..대장이랑 아그들이랑.. 다들 죽게 생깄다.

         우짜노. 철웅이 니가 좀 가 도야겠다.

철웅 : (하지만 선우가 기다리는데)

깡통 : 뭘 꾸물대노! 대장이 죽게 생깄다 말이다 자슥아!!

철웅 : (멈칫.. 고개 돌려 본다. 시선에서)



40. S# 약속장소. N


지하철역 계단에서 올라오는 선우, 걸음을 옮겨 깨끗하고 예쁘게 생긴 레스토랑 앞에 선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선우, 주위를 둘러보며 철웅의 모습을 찾는다. 시계를 들어 시간을 본다. 아직 안됐다..

다시 돌아보는 선우의 얼굴에서.



41. S# 인수 창고. N


퍽! 퍽! 퍽! 요란하게 부서지고 엎어지는 소리들. 큰손 쪽 사내들, 인수와 패거리들을 인정사정없이 패버린다.

인수, 피투성이가 된 채 끝까지 맞붙어 혈전?을 벌인다. 그러다 여럿이 덤비는 걸 막지 못하고 털썩 바닥에 넘어지는 인수.

사내1, 인수의 등을 발로 누르면 인수, 무서운 눈빛으로 올려다본다.

그 앞으로 프레임-인 되서 구부려 앉는 큰손.


큰손 : 이거.. 날고 기던 이인수 씨께서 정말 꼴사납게 되셨구만.

인수 : 대체 왜 이래. 나이트클럽 운영권두 넘겨주구, 손 털고 이 바닥에서 물러 나주겠다는데.. 뭘 더 원하는 거야!

큰손 : 우리는 뒷탈은 남겨두지 않는 사람들이라서 말이야.

인수 : (노려보면)

큰손 : 뭐.. 그 동안 우리 애들이 당한 것도 되돌려 줄 겸..사기진작 차원에서 이 정도 단도리는 해둬야

         다시는 우리한테 도전할 생각을 안 하지.

인수 : (노려본다. 보면)

큰손 : 어때.. 내 밑으로 들어오겠다면 봐줄 수도 있는데.

인수 : (비웃음) 니가 내 밑으로 들어오는 건 어떠냐.

큰손 : (씩 웃음..) 할 수 없군. 다시는 이 바닥에 얼씬도 못하게 만들어주는 수밖에.

         (그러면서 일어나더니 사내1에게 눈짓, 그러면서 돌아선다)


돌아서서 걸어 나오는 큰손의 얼굴. 그 뒤로 사내1, 연장으로 인수의 발목을 끊는 듯한 모션이 어렴풋이..

순간 으아아악!!! 괴롭게 비명을 지르는 인수,

큰손,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벼 파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짓는데

바로 그 때 드르륵!!! 셔터 문이 올라가며 들어서는 철웅와 깡통, 대머리.

큰손, 멈칫하는 표정으로 철웅을 본다.

철웅, 시선을 돌려 저 안쪽에서 고통스럽게 쓰러져있는 인수를 본다. 그러다 큰손과 사내들 쪽을 돌아보더니.


철웅 : 이 자식들.. 늬들 지금 뭐하는 거야! 죽고 싶어!! (지르면)


큰손, 재빨리 뒤로 물러서면 앞으로 나서는 사내들..

사내1이 먼저 주먹을 휘두르면 한번 피하면서 퍽! 주먹을 휘두르는 철웅의 모습에서.



42. S# 약속장소 앞. N


기다리는 선우, 레스토랑 안으로 삼삼오오, 또는 연인들끼리 팔짱끼고 선우 옆을 지나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간다.

선우, 계속 지나가는 사람들을 돌아보는 얼굴.


cut-back> 인수 창고 안. N

바닥에 나뒹구라지는 사내1, 놀라서 뒷걸음질 치는 큰손..

철웅, 닥치는 대로 잡고 휘두르면서 덤벼드는 큰손 쪽 사내들을 쓰러뜨린다.

그 뒤로 하나 둘 힘을 내 같이 싸우는 인수패거리와 대머리.

깡통도 이번만큼은 사력을 다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철웅, 퍽! 안면을 얻어맞는데서.


다시 약속장소 앞> N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기다리는 선우.. 안으로 들어갔던 사람들이 다시 나오고..

선우, 피곤한 듯 조용히 앉아 철웅을 기다리고 있다. 기다림..



43. S# 인수 창고 앞. N


퍽! 마지막 사내가 한쪽으로 쓰러지면서 프레임- 인되는 철웅, 특유의 소리를 한번 내지르며 돌아보면

온통 먼지와 땀.. 그리고 여기저기 맞고 긁힌 상처로 범벅이 되어 있는 철웅, 돌아보면.


깡통 : 대장아!! (재빨리 뛰어가 부축한다) 대장아 니 괘않나?

인수 : (고통스러운 표정)

철웅 : (보더니. 무섭게 큰손을 본다)

큰손 : (한쪽 구석에서 멈칫.. 뒷걸음질 치는데)

철웅 : (그대로 달려가 돌려차기로 퍽! 얼굴을 차버린다)


허헉! 하면서 한쪽으로 넘어지는 큰손..천천히 고개를 들면 뺨 한 쪽이 터져 피가 흐른다.

큰손, 한손으로 피가 흐르는 얼굴을 가리며 철웅을 보면

철웅, 다시 한 번 다가가 일격을 가하려는데.


인수 : 됐다.. 그만해라 꼬마.

철웅 : (멈칫.. 주먹을 든 채 멈칫하면서 돌아본다)

인수 : 그 정도면 됐어.. 그만 보내줘라.

깡통 : 대장아!

인수 : 그만 보내라구..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며 보면)

철웅 : (본다. 보다가 한쪽으로 물러선다) 셋 셀 동안 다들 꺼져. 한번만 더 내 눈에 띄면 그 땐 늬들 제삿날이다. (보며) 하나!


그러자 다들 몸을 일으켜 도망치기 시작한다.

“둘!” 소리에 사내1, 한쪽에 쓰러져 있는 큰손을 일으켜 세운다.


철웅 : 둘 반! 반의 반! (하면서 노려보면)


사내들, 큰손과 함께 밖의 어둠속으로 나간다.

큰손, 나가면서 마지막으로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철웅을 노려본다. (저 녀석.. 절대로 그냥 두지 않을 테다..하는 눈빛)

큰손과 사내들, 그대로 프레임-아웃 되면.

철웅, 본다. 보다가 그제야 휘청하며 한쪽을 짚고 선다. 힘들었다.


깡통 : 철웅아..

철웅 : (돌아본다. 숨을 몰아쉬며 돌아보면) 대장.. 괜찮아요?

인수 : 보다시피.. 엉망이다. 인대가 끊어진 거 같애..

깡통 : 이를 우짜노! 저런 나쁜 자슥들.. (열 내는데)

인수 : 어쨌든.. 니 덕분에 살았다 꼬마.

철웅 : (본다. 지친 표정으로 씩 웃더니) 근데 대장.. 어쩌죠? 약속이 있어서..

         사실은 선우가.. 오늘 처음으로 데이트를 하자 그랬거든요.

인수 : (본다) 나 때문에 니 여자 친구가 많이 기다리겠구나. 어서 가봐. 난 괜찮으니까.

철웅 : 뒷일을 부탁해요 깡통 형.

깡통 : 됐다! 니 의리 없는 거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 기라. 뭐 하노! 퍼뜩 안가고! (하면서도 속으론 고맙다)

철웅 : (인수를 보면)

인수 : (고개를 끄덕인다)

철웅 : (본다. 보더니 그대로 달려 나간다)

인수 : (그제야 천천히 긴장이 풀어진 듯 힘없이 깡통에게 기댄다. 시선에서)



44. S# 신사업팀 사무실. (밤)


밤늦게 사무실에서 나오는 재혁, 나오다가 문득 선우의 책상을 본다.

짧은 flash-back> 밤늦게 남아 일하는 선우의 모습.

다시 바라보는 재혁, 책상 앞으로 다가서면 아무도 없는 선우의 책상.. 손으로 책상 위를 말없이 한번 쓱.. 만져본다.

그러다 멈칫.. 한쪽에 놓여있는 선우의 파일들로 손이 간다.

하나씩 열어보는 재혁, 짐짓.. 하는 표정에서 ...작성자 이선우.

그 다음 서류철을 보면 <아이콘 팩 컨텐츠 개발안> ... 작성자 이선우.

다시 그 다음 서류철을 보면 <모바일컴퓨팅 사업안> ... 작성자 이선우.

재혁, 말없이 본다. 보다가 첫 장을 열어보면 그 안에 들어있는 선우의 사직서..

재혁, 본다. 시선에서.



45. S# 약속장소. N


조금은 무료하고 지루한 듯 기다리고 있는 선우.. 나즉히 한숨을 내쉰다.



46. S# 거리. N


차가 막히는 길. 택시 안에 앉아 있던 철웅, 안되겠는지 운전기사에게 돈을 주고 차에서 내려 뛰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얼굴도 엉망이고 옷도 엉망인 철웅,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리고..

그러다 누군가와 부딪히기도 하지만 아랑곳없이 계속 달리고.


cut-back> 약속장소. N

드디어 그 레스토랑에 불이 꺼지고 마지막으로 주인이 밖으로 나와 문을 닫는다.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선우, 불꺼진 레스토랑을 한번 돌아본다. 시선에서.


다시 거리> N

달리고 또 달리는 철웅, 잠시 멈춰 서서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47. S# 약속장소. N


저만치서부터 뛰어서 프레임-인 되는 철웅, 너무 뛰어오다가 그만 레스토랑 앞을 지나쳐 간다.

지나쳤다가 다시 레스토랑 앞으로 되돌아오는 철웅, 온통 맞은 자국에 땀투성인 얼굴로 불 꺼진 레스토랑을 본다.

선우의 모습은 이미 없고..


철웅 : (돌아보며) 선우야! 선우야아!!!


지나가는 사람들만 흘낏흘낏..

철웅, 애타게 돌아보며.


철웅 : 이선우우우!!!! (외치는 데서)



48. S# 달동네 일각. N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오는 선우, 손에는 라면이 들어있는 봉지가 달랑 들려있다.

선우, 걸어오다가 문득 고개 들어 보다가 멈칫..

그 때 저 앞으로 차를 세워두고 그 옆에 서 있는 재혁, 선우와 시선이 마주친다.


선우 : (시선 피하며)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재혁 : (본다. 보더니) 그렇게 경계할거 없어요. 지금은 어디까지나 직장상사로서 온 거니까.

선우 : (보면)


재혁, 본 넷 위에 올려져 있던 선우의 서류들을 들고 다가선다.

선우, 본다. 고개 들어 재혁을 보면.


재혁 : 저녁 내내.. 검토해봤어요. 언제 이렇게 많은걸 준비했는지 모르지만.. 솔직히 내용 보면서 감탄했어요.

선우 : 그냥.. 시간 날 때마다 생각나는 대로 만들어 본거예요. 아직 허술한 부분도 많고 보완해야 할 데도 많은데..

재혁 : 다음 주에 브로 기술 쪽 사람들이 회사에 올 거예요. 그 날 최후 협상이 있을 예정인데..

         상대 회사와 독점계약을 막으려면 우리 쪽에서 그만큼 설득력 있는 사업기획안이 필요해요.

선우 : (시선 들어 보면)

재혁 : 그 회의에 이선우 씨가 참석해주면 좋겠어요. 참석해서 이선우 씨가 만들어놓은 이 기획안들을 가지고

         우리가 무선인터넷통신에 거는 꿈을 그 사람들한테 직접 설명해주면 좋겠어요.

선우 : 팀장님 하지만 전..

재혁 : 이선우 씨라면 할 수 있어요. 나는.. 그렇게 믿고 있어요.

선우 : (본다. 보면)

재혁 : 사표는 도로 제자리에 끼워뒀어요. 그렇게 알구 도로 가져가요. (그러면서 서류를 선우 손에 안겨준 뒤)

         그럼 주말 잘 보내요. 다음 주에 보자구요. (그러더니 최대한 표정 없이 차에 올라탄다)


출발해서 언덕을 내려가는 재혁의 차.

선우, 내려다본다. 시선에서.



49. S# 달동네 길 일각. N


뛰어올라오는 철웅, 그 때 철웅의 옆으로 지나쳐 내려가는 재혁의 차.

철웅, 멈칫.. 돌아본다. 멀어지는 재혁의 차.

철웅, 다시 선우의 집 쪽을 돌아보면.



50. S# 선우의 부엌. N


안으로 들어와 문을 잠그는 선우, 손에 들린 서류를 내려다보며 잠시 한숨.. 걸음을 옮기는데 어질..

순간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놓친다.

선우, 어지러움으로 보더니 얼른 구부려 서류를 줍는다. 그 때 그 위로 툭.. 툭.. 떨어지는 코피.. (양이 많아야 함)

선우, 손으로 얼른 막지만 계속 줄줄 흘러내리는 코피..

선우, 닥치는 대로 두루마지 휴지를 꺼내 코를 막는다.

그 때 탕탕탕! 문 두드리는 소리.. 선우, 어지러움으로 정신을 못 차린 채 겨우 코피를 막는데.


철웅E : 선우야! 나야! 문 좀 열어봐! 어?

선우 : (돌아본다)


선우의 시선으로 보이는 문이 흐릿해 보인다.

선우, 대답조차 못할 정도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가운데 계속.


철웅E : (요란하게 문을 두드리며) 선우야! 이선우!! (탕탕탕 문을 두드린다)

선우 : (촛점을 맞추려고 애쓰며 바라보는 시선위로)

철웅E : 선우야. 미안해..

선우 : (본다)



51. S# 문밖. N


거친 숨을 몰아쉬며 두 팔로 문을 짚은 채 서서 바라보는 철웅.


철웅 : 늦어서 미안해 선우야. 정말루 시간 맞춰서 갈라 그랬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그랬어.

         (보며) 선우야. 이 문 좀 열어봐. 열구 내 말 좀 들어봐. 어? (하는데)

선우E : 늦었어.. 가..

철웅 : (멈칫.. 본다)

선우 : (insert> 안에서 문고리를 잡은 채 겨우) 알았으니까 그만 가라구.

철웅 : 선우야.

선우 : (insert> 계속 흐르는 코피를 막으며, 어지러움을 겨우 누르며) 부탁이야 철웅아. 오늘은 그냥.. 돌아가.

         지금은 너하고 얘기할 기운 없거든..? 그러니까 돌아가.

철웅 : (문 앞에 선채 본다. 보면)


잠시 후 안에서 불이 꺼진다.

바라보던 철웅, 문을 짚고 있던 두 팔을 내린다. 내리고 허탈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52. S# 달동네 일각. N


터벅터벅 계단을 내려오던 철웅, 그러다 한쪽에 쭈그리고 앉는다. 씨이.. 하면서 선우의 집 쪽을 돌아보면.



53. S# 선우의 방. N


겨우 방안으로 기어들어오는 선우, 한쪽에 힘겹게 눕는다.

천장을 바라보며 이마를 짚는 선우.. 정신이 아득해지며 눈을 감는다. 얼굴에서 fade-out.



54. S# 국밥집 앞. (낮)


슬그머니 주위를 살피며 프레임-인 되는 황국도. 몰골이 많이 비참하고 구질구질해져 있다.

슬쩍 지나가는 사람들을 흘끔흘끔 살피면서 국밥 집 앞으로 다가선다.

문을 열려고 하는데 잠겨있다. 어라? 하면서 다시 열어보려는데 잠겨있다.

황국도, 이게 워찌 된 일인가 보려는 데 한쪽에 써 있는 글씨. <팝니다>


황국도 : 팝니다? 팔면.. 금순인 워디루 간겨? 이? (돌아보는데서)



55. S# 평창동 거실.


가방 들고 들어서는 오산댁과 승희.

예산댁, 들어서는 오산댁을 보면 오산댁, 잔뜩 폼 내서 치장한 모습에 달랑 가방하나 들고 어정쩡하게 들어선다.


승희 : 들어와. 우선 이리 와서 앉아요.

현자 : (? 돌아본다)

승희 : 고모. 저 키워주신 엄마 오셨어요. 오늘부터 우리 집에서 같이 살기로 했거든요.

현자 : 뭐라구? 누구 맘대루? 대체 누구 허락 받구 집안에 사람들 들여?

태희 : 제가 허락했어요, 고모. (이층에서 내려온다)

현자 : (돌아본다)

태희 :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구 집안두 적적하구..또, 윤희가 많이 원하구요.

         집안일은 아줌마가 알아서 해주시겠지만.. 손 필요하면 같이 도우시라 구요.

현자 : 집안에 사람 함부로 들이는 거 아니다. 더군다나 아랫채에 빈방두 없잖아.

승희 : 언니만 허락하면 나하구 한방 써두 괜찮은데.

오산댁 : 아이구 그럼요. 저는 아무데나 괜찮죠. 그럼요.

현자 : 거 말 안 되는 소림 좀 그만해. 어떻게 객식구를 한 지붕 안에 들여?

승희 : 객식구가 아니라 저한텐 친 엄마 같은 분이예요.

태희 : 고모 말씀이 옳아. 아주머닌.. 아랫 채 쓰시게 하는 게 좋겠어, 윤희야.

승희 : (보면)

태희 : 아줌마, 아랫 채에 빈방 날 때까지 당분간만 같이 쓰도록 하세요. 안내해주세요.

예산댁 : 네. (오산댁 보며) 따라오세요. (돌아서서 나간다)

오산댁 : (섭섭.. 승희를 흘끗 보면)

승희 : (오산댁에게 미안한 시선으로 본다. 보면)



56. S# 아랫채 방.


깨끗하고 단아하게 정리된 방. 그 안으로 들어서는 예산댁과 오산댁.


오산댁 : 침대 같은 건 없나? 우리 승희 방엔 커다라니 넓은 침대두 있구 뭐 여러 가지 많든데..

예산댁 : (흘끗 보며) 제가 침대를 싫어해서요.

오산댁 : 아, 예에..

예산댁 : 당분간 방날 때까지만 불편하시더라두 저하구 같이 쓰도록 하세요.

            옷장이랑 서랍장은 제가 반 비워드릴 테니까 같이 쓰시면 될 거예요.

오산댁 : 뭐.. 그럽시다. (하면서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둘러보는데서)



57. S# 이층 거실.


승희, 이층으로 올라와 보면 소파에 앉아 서류를 들여다보는 태희,

승희, 본다. 보다가 얼른 옆에 걸터앉으며 살갑게 팔짱까지 끼며.


승희 : 언니 고마워요. 어쨌든 국밥집 엄마.. 같이 살게 해줘서. 정말정말 마음이 편해진 거 있죠? (웃는다)

태희 : (짐짓 웃음. 그러다 잡은 승희의 손을 본다. 보며) 근데 윤희 너.. 요즘 반지는 잘 안 끼고 다니니?

승희 : 네? 반지요? 무슨 반지요?

태희 : (그 말에 승희를 본다) 엄마 반지 말이야.

승희 : (? 본다. 보다가 그제야) 아아.. 엄마 반지요. 왜요. 언니가 못 봐서 그렇지 나갈 때 가끔 끼구 다녀요.

태희 : (본다. 표정 없이 보더니) 그래? (보면)

승희 : (얼른 딴청) 내가 언닐 너무 방해했나봐..일하세요. 그만 방해하구 나 들어 갈께..

         (그러면서 애써 태연한 웃음으로 일별하고 얼른 일어나 들어간다)

태희 :(본다. 보는 표정에서)

재혁E : 너무나 기막힌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니?


Flash-back>

재혁 : 너한테 어젯밤 우리가 만날 거라고 말해준 게 누구였니? 잘난 니 동생.. 김윤희 아니었어?

         아마 내 일기장을 너한테 준 것두 니 동생이었겠지. 내 말이 틀려?


다시 현재>

생각하는 태희 얼굴위로.


재혁E : 상황판단 똑바루 해 김태희. 정말루 누가 니 편인지, 누굴 믿어야 하는 건지.. 정신 바짝 차리란 말야. 알아들어?

태희 : (나즉히 한숨 내쉬며 승희의 방 쪽을 돌아보면)



58. S# 승희의 방.


여기저기 반지를 찾는 승희, 가방이며, 오디오며, 화장대 서랍을 열어 구석구석 뒤진다.


승희 : 아이씨.. 대체 어디 간 거야? 내가 어디다 뒀더라? (뒤적뒤적 거리다 화장대 서랍 저 안쪽구석에서 발견) 여깄다..!


꺼내서 먼지를 훅훅 입으로 불어 턴다. 씩 웃는데서.



59. S# 재혁의 오피스텔.


재혁 : (자리에 앉으며) 알아보란 건 어떻게 됐어?

오한영 : 그 동안 박기사님이 정선 쪽 고아원을 수소문하고 다녔더군요.

            십육 년 전.. 기억상실증에 걸린 아홉 살 난 여자애를 찾고 있었답니다.

재혁 : 기억.. 상실증?

오한영 : 거기다 재밌는 걸 하나 발견했습니다. (통화 내역서를 내민다)

재혁 : (보면)

오한영 : 우리 회사 기술팀 쪽에 부탁해서 박기사님 휴대폰 내역서를 뽑아봤는데..

            마지막으로 박기사님한테 걸려온 번호가 누군지 아십니까?

재혁 : (본다)

오한영 : 바로 김윤희 씨 전화번호였습니다. 사고로 추정된 바로 그 시간과 거의 일치합니다.

재혁 : ! (본다. 시선에서)



60. S# 박귀중의 병실 복도.


프레임-인 되는 승희의 얼굴, 박귀중의 병실을 기웃댄다. (벽을 짚은 손가락에 반지! 꼭 보여줄 것)

간호사 한사람이 안에서 박귀중을 살펴보고 있다.

승희, 아직 안 깨어났나? 싶은 표정으로 보다가 돌아서는데 그 때 그 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선우.

승희, 제풀에 놀라서 선우를 본다.


승희 : 서.. 선우야. (하면서 짐짓 반지 낀 손을 뒤로 감춘다)

선우 : 승희야. 너 여긴 어쩐 일이야?

승희 : 어? 어어.. 나야 물론 아저씨가 궁금해서 왔지. 그러는 넌 어쩐 일이야?

선우 : 나두 아저씨 보러 왔어.

승희 : 그래애?


하면서 뒤에서 얼른 반지를 서둘러 빼는 승희, 그러나 손에서 잘 빠지지 않는다.

순간 툭.. 바닥에 떨어지는 반지. 승희, 놀라서 보면.

또르르 굴러 선우 쪽으로 가더니 선우의 발에 탁 부딪히며 멈춰 선다.

반지를 주워드는 선우의 손..따라 틸 업하면 반지를 살펴보는 선우.

승희, 뜨악한 표정으로 본다. 보면.


선우 : (살펴보다가 이선우라는 글씨를 본다.. 멈칫) 어? 이거 내 반지다..!

승희 : ! (본다. 보면)

선우 : (반갑게) 이거 내 반지야! 내 반지 맞어! (보며) 승희 너.. 이 반지 어디서 찾았어? 어? 어디서 찾았어?

승희 : (본다. 보다가 시선 돌린다)

선우 : (?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스틸!)


<제 31부 끝>

























첨부파일 유리구두3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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