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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대본

[싸인] 0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6.29|조회수316 목록 댓글 0

 
  
제목 : [ 싸인 ]제5회 
* 본 서비스는 작가님의 원대본 내용이므로, 방송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싸인 (SIGN) 5부

씬/1 D, 서울본원 부검실

 메스를 내려놓는 이명한. 챠트를 든 주인혁과 주변의 연구사들,
 그리고 참관실의 차관 일행을 한번 둘러본 뒤

이명한  교통사고 부검에서 가장 중요한 건 범퍼손상입니다.
  교통사고로 인한 범퍼손상에 의한 골절은 messerer씨 골절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경우 피해자의 정강뼈 후측방쪽에서 확인됐으며,
  범퍼높이와 손상위치, 가해진 압력을 계산해 봤을 때, 가해차량은 1  톤 미만의 소형트럭으로 추정됩니다.

 -인서트 컷
 유현주가 죽을 당시, 뛰어가던 유현주.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소형트럭의 굉 음에 놀라서 그쪽을 보는데 갑자기 나타나서 앞면을 치어버리는 트럭.
 
 현실로 돌아오면 유현주의 시신쪽으로 다가가는 이명한.

이명한  범퍼손상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곳은 피해자의 안면부의 개방성 손  상과 골절입니다.

*자막: 개방성손상- 열린손상. 외부충격으로 인해 피부의 연속성이 파괴되어 생기       는 손상. 

 유현주의 안면부에 생긴 시퍼런 멍자국을 비추는 화면.

이명한  대개 이런 경우의 안면부 개방성 손상은 1차 손상 뒤, 가해차량의
  전면부에 2차 손상을 입을 때 나타납니다.

 -인서트 컷
 트럭 범퍼에 치인 유현주, 슬로우로 보여지는 화면.
 범퍼에 치이고, 그 충격으로 트럭 앞유리 쪽으로 세게 상반신과 얼굴이 부 딪친다.

이명한  그런데.. 2차 손상에서 가해차량은.. 중요한 단서를 남겼습니다.

 유현주의 가슴 상반신 쪽의 시퍼런 짙은 멍자국을 바라보는 이명한.
 그냥 보기엔 약간의 미세한 흔적이 보일 뿐,
 그저 어딘가에 부딪친 시퍼런 자국으로 보일 뿐이다.

씬/2 D, 남부분원

 전씬의 유현주의 가슴 부분과 비슷한 부분에 남아있는 구아람의 시퍼런 멍 자국을 내려다보고 있는 지훈.

양형사  뭐가 중요한 단선데요? 멍든 거 밖에 없구만...
지훈  (재영에게)남부분원에 유브이 조명장치 있나요?
재영  아뇨.. 그 장치는 서울 본원에만 있습니다.

 지훈, 그 말에.. 가만히 구아람을 본다.

완태  본원으로 시신 이송할까요?
지훈  ...(본다)
양형사  (골치아픈 듯) 딱 보니 뺑소닌데 무슨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해요?
지훈  중요한 증거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양형사  사실 유가족들이 부검을 엄청나게 반대했는데, 제가 우겨서 검사님  한테 영장 받아낸 거에요.
지훈  .....
양형사  지금 밖에서 유가족들 대기하고 있는데, 본원으로 이송시킨다고
  하면 난리 납니다.

 엑스레이 앞에 있던 다경, 지훈쪽으로 스윽 나즈막하게 귓속말을 한다.

다경  유브이 장치가 이 근처에 하나 있긴 있어요..
지훈  뭐?
다경  그렇게 멀지 않아요. 한 10분이면 될꺼 같은데..
지훈  무슨 소리야?
다경  근데.. 저 혼잔.. 안될 것 같은데..

씬/3 D, 서울본원

 이명한, 주변을 바라보면서

이명한  우리의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은 이 세계의 극히 작은 일부분만을
  보여줄 뿐입니다. 가시광선 외에도 이 세계에는 여러 빛의 파장들이
  존재하죠. 그 중 자외선은 살균기, 섬유가공, 나이트클럽이나
  노래방의 조명 등 우리 실생활의 많은 부분에 이용됩니다.

 이명한, 주변을 둘러보다가 참관실 쪽을 바라보며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이명한  그리고 국과수에선 죽은 시신의 피내출혈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는  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안성진에게) 전원 끄고, 유브이 조명 준비하게.

*자막: 피내출혈- 피부조직 내에 일어나는 출혈. 외부 충격이 있었음을 의미함.

 이명한의 한 마디에 ‘예!’ 외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씬/4 D, 노래방

 어느 새 노래방 카운터 앞으로 들어오는 지훈과 다경.
 빠르게 걸어온 듯, 약간 숨 거칠어 있다.
 카운터에 있던 노래방 주인 아줌마

주인  어서오세요.
지훈  국과수에서 나왔..

 순간 지훈의 입을 틀어막는 다경.

다경  (아무렇지 않은 해맑은 얼굴로) 30분이요.

 지훈, 뭐라고 얘기하려는데 다경, 옆구리 쿡 찌르고
 애써 자연스럽게 보이려 웃는다.

주인  (이상한 듯 보면서) 5번 방이요.

 지훈, 또 다시 뭐라고 얘기하려는데, 다경이 질질 끌다시피
 5번방쪽으로 걸어간다. 걸어가며 나지막하게 대화하는 두 사람.

다경  국과수에서 시체부검하는데 기물 좀 빌려달라구 그럴라구요?
  장사하는 사람들, 절대 안 빌려줘요. 재수 옴붙는다구 생각한다구요.
지훈  그럼, 어쩌자구?
다경  뭘 어째요. 어쩌긴..

 뒤돌아보는 다경, 주인 약간 이상한 얼굴로 두 사람을 보고 있다.
 다경, 해맑게 웃으며 다시 걷는다.

다경  좀 자연스럽게 좀 굴어요. 노래방 처음 와봤어요?
지훈  넌 노래방만 다녔냐? 여긴 어떻게 아는 거야?
다경  스트레스 받으면 노래부르는 게 취미거든요.

 어느 새 5번방 앞에 도착했다.

씬/5 D, 노래방 룸

 룸안으로 들어오는 다경과 지훈, 그제서야 다급한 얼굴이 튀어나오는
 다경. 빠르게 노래방 책 펼쳐서 아무거나 번호 누른다.

지훈  뭐해?
다경  제가 노래부를테니까, 그동안 빨리 떼세요.
지훈  뭐?
다경  증거 안 찾으실 꺼에요? 유가족들이 장례치르면 증거고 뭐고
  끝나잖아요.

 간주가 시작된다. (신나는 노래로 곡목은 현장에서)
 다경, 입모양으로 ‘빨리’하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지훈 천장의 조명 올려다 보다가 어쩔 수 없이 테이블 위로 올라간다.
 순간, 문 열리면서 음료수 쟁반들고 들어오는 주인 아줌마.

주인  이건 서비스...

 하다가,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는 지훈과 눈이 마주친다.
 흐르는 간주외에 순간의 정적이 흐르는 노래방 안.
 지훈, 어쩔 수 없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박자 맞추면서 뻣뻣하게 춤추기
 시작하고.. 다경도 눈치보다가 신나게 환호성까지 넣으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주인  ... 조심 조심해서 놀아요. 안 부서지게..

 주인, 테이블 위에 음료수 놓고는 문 열고 나간다.
 그제서야 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두 사람.
 빨리!! 하는 시선으로 지훈을 보는 다경.

씬/6 D, 노래방 복도

 시끄러운 간주가 새어나오는 복도.
 문 열리면서 다경 빼꼼히 고개내밀면, 주인, 잠시 카운터를 비운 채
 보이지 않는다. 뒤쪽을 보고 신호를 보내면, 뒤쪽에 있던 형형색색의
 노래방 조명을 손에 든 지훈이 먼저 빠른 걸음으로 뛰어나간다.  
 그 뒤를 이어 다경도 따라 뛰기 시작한다.
 문이 열려진 다른 노래방룸에서 청소를 하던 주인아줌마,
 뭐가 지나갔나? 인기척에 문 밖으로 나오지만, 이미 사라진 다경과 지훈.

씬/7 D, 노래방 룸 안

 간주가 흐르고 있는 노래방, 천장을 비추면 조명이 휑하니 없어져
 있고, 그 옆에 노란색 포스트 잇 ‘ 죄송합니다. 금방 원래대로 갖다드릴
 께요 ’

씬/8 D, 서울 본원, 부검실

 유브이 조명장치 설치가 거의 끝난 부검실.
 안성진, 삼각대를 갖춘 유브이 카메라를 준비하고,
 연구사들 중 한명 준비된 자외선 안경을 이명한과 스텦들에게 건네준다.
 또 다른 연구사, 벽에 설치된 스위치를 탁탁탁 누르자.
 천장에 설치된 형광등들이 차례로 꺼지고, 부검실 밖 복도도 어둠에 휩싸인 다. 가시광선이 차단된 어둠에 휩싸인 부검실.
 참관실의 사람들도 주의깊게 이 모습을 관람하고..
 부검실 안은 바늘하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정적이 감돈다.
 부검실 자동문 너머, 복도를 걸어가던 이한, 갑자기 불이 꺼지자 뭐지?
 하는 시선으로 부검실 안을 본다.

씬/9 D, 남부분원, 부검실

 째깍째깍, 시계소리가 울리는 남부분원 부검실.
 지훈과 다경을 기다리고 있는 재영과 완태, 성진. 그리고 양형사.
 양형사는 한쪽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성진  도대체 어딜 간거야?
완태  그냥 봉합해 버려?
재영  윤지훈선생님이 기다리라구 했잖아.
완태  으이그, 윤지훈, 윤지훈 넌 윤지훈선생 밖에 모르냐?

 그때, 밖에서 들려오는 인기척.
 보면 지훈과 다경이 노래방조명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들어온다.
 둘 다 땀범벅이다.

완태  (아까와는 180도 틀린 목소리로)아이구, 도대체 뭔데 이렇게..

 달려가서 노래방 조명을 받으려는 완태.
 그러나 그런 완태를 지나쳐서 형광등쪽으로 노래방 조명을 들고 오는
 지훈, 그 인기척에 일어나는 양형사. 지훈이 가지고 온 게 뭔가 보는

양형사  그게..뭡니까?
지훈  노래방 조명이에요. 다른 말로 블랙라이트라고도 하죠.
  (주변 둘러보며)자연광 막아요.
완태  (이해가 안가는)예?

 벌써 창가쪽으로 움직이면서 두꺼운 커텐을 치며 자연광을 막기 시작하는  다경. 지훈은 형광등을 떼고 노래방조명을 설치한다.
 완태, 엉거주춤하니 서있는데, 재영은 지훈의 명령에 따라 재빨리 창문에  두꺼운 커텐을 치기 시작하고, 성진도 합세한다.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부검실.

씬/10 D, 서울본원 부검실

 유브이 안경을 착용한 이명한, 안성진에게서 유브이 장치를 건네받고
 장치를 켜서 유현주를 비춘다.

씬/11 D, 남부분원. 부검실

 커텐을 치고, 자연광을 최대한 막고 있는 재영과 완태와 다경.
 블랙라이트 설치를 끝내는 지훈.
 그와 함께 마지막 커텐을 치는 다경. 역시 어둠에 휩싸이는 부검실.

양형사  (뭔 일인가 싶어 꿈벅꿈벅 거리는) 지금 뭐하는건데요?

 지훈, 설치를 끝낸 뒤, 뚜벅뚜벅 걸어가서 벽에 설치된 스위치를 달칵 킨다.
 깜박깜박 거리면서 들어오는 검푸른 블랙라이트의 빛.

지훈  울트라 바이올렛 포토그래피.. 자외선 촬영이라고 하는 겁니다.
 
씬/12 D, 서울 본원 부검실.

 남부분원, 부검실과 비슷한 검푸른 유브이 조명의 강렬한 빛이 유현주의
 가슴상단부를 비추고 있다.

이명한  육안으론 볼 수 없는 피부 안에 새겨진 증거를 자외선이 찾아내는   거죠.

 -인서트 컷
 -참관실의 차관일행, 호기심에 몸을 앞으로 세우고 집중한다.
 -자동문 밖의 이한도 뭐지? 집중해서 보는..

 조명이 비춰지자, 그제서야 드러나는 특이한 독수리 모양이 새겨진 엠블렘.

 -인서트 컷
 -트럭운전사의 시선에서 유현주쪽으로 빠르게 다가가는 화면.
 죽음을 앞두고 놀라는 눈빛의 유현주.
 -트럭을 모는 트럭운전사의 씨익 웃는 입가.
 -트럭 유리창 바로 밑에 부착된 독수리 모양이 그려진 엠블렘에 가슴을
 세게 가격 당하는 유현주.

씬/13 D, 남부분원 부검실

 검푸른 블랙라이트 아래, 구아람의 가슴부분에 유현주와 똑같은 모양의
 독수리 모양 엠블렘이 찍혀 있다.

지훈  가해차량은 1톤 미만의 푸른색 경트럭이고, 유리창 밑 하단에
  특이한 모양의 엠블렘을 부착했습니다.

 -인서트 컷
 -처음으로 보여지는 구아람의 사건현장.
 -트럭운전사의 시선에서 구아람쪽으로 빠르게 다가가는 화면.
 죽음을 앞두고 놀라는 눈빛의 구아람.
 -트럭을 모는 트럭운전사의 씨익 웃는 입가.
 -트럭 유리창 바로 밑에 부착된 독수리 모양이 그려진 엠블렘에 가슴을
 세게 가격 당하는 구아람.
 (12씬 인서트컷과 똑같은 방식으로.. 사람만 유현주에서 구아람으로 바뀌는)

씬/14 D, 서울본원

 이명한의 손짓에 따라 탁탁 다시 켜지는 부검실.
 유현주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얘기하는 이명한.

이명한  가해차량은 앞유리창 하단에 특이한 모양의 엠블렘이 부착된
  1톤 미만의 푸른색 경트럭이고, 현장검안결과와 모든 정황을
  종합해 봤을 때 사망추정시각은 일주일 전후입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사인은 교통사고에 의한 다발성 손상. 사망의 종류  는 뺑소니 사고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참관실 쪽을 바라보는 이명한. 자신만만한 미소로

이명한  부검 종료하겠습니다. 시체 봉합하세요.

 장갑을 벗는 이명한, 연구사들과 주인혁을 비롯한 법의관들,
 허리 굽혀 인사를 한다. 참관실의 차관, 흐뭇한 얼굴로 일어나서 박수를 친 다. 차관을 따라 박수를 치는 고위급 관리들.
 그 위로 ‘근데, 다 알겠는데, 왜 뺑소니가 아니라는 건데요?’ 라는 양형사의  목소리.

씬/15 D, 남부분원, 부검실.

 지훈을 바라보고 있는 양형사.
 지훈, 양형사를 보다가 천천히 구아람의 좌측 발목뼈 쪽으로 이동한다.
 다리를 조금 틀어, 아직도 켜져 있는 블랙라이트 밑으로 비추면,
 아주 희미한 자국이 드러난다. 자세히 보면 독수리 모양의 엠블렘의 가장자 리 모습과 일치한다.

지훈  똑같은 차량에 치인 흔적입니다.
양형사  뺑소니 당하면 여기도 치이고, 저기도 치이고 하는 거 아닙니까?
지훈  이 상처는 정강이뼈의 골절과 같은 시각에 당한 흔적이 아닙니다.   이 상처는 벌써 아물고 있어요. 적어도 며칠 전에 당한 상첩니다.   이런 특이한 엠블렘을 가진 트럭에 며칠 사이 두 번이나 치일 가능  성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건 같은 차량에 의해서 벌어진
  타살입니다.
양형사  (이해가 안가는) 며칠 새 두 번이나 치였는데 피해자가 나 죽여라   가만 있었다는게 말이 됩니까?
지훈  전 부검대 위에 올라온 시체에서 발견된 증거를 말씀 드린 겁니다.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똑같은 차가 며칠 사이에 똑같은 피해  자를 치었고,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점을 봤을 때, 고의가 인정된다  는 겁니다.
양형사  (그래도 이해가 안간다) 왜 그렇게 힘들게 죽인건데요?
지훈  (답답하다) 범인의 심리까지 부검에서 드러나진 않습니다.
  
 지훈, 얘기 끝났다는 듯, 부검챠트 꺼내 들고 부검실을 나가려다가

지훈  형사님 말씀대로 피해자가 나 죽이라고 가만있진 않았을 테니,
  약물이건 알콜이건 어떤 수단으로 제압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혈액샘플 검사 결과 나오면 수사에 참고가 될 겁니다.
  샘플 검사 결과 나오면 연락드리죠.

 그런 지훈의 얼굴위로 ‘혈액 샘플 결과라고 했습니까?’하는
 이명한의 목소리.

씬/16 D, 부검실 입구

 부검실 입구쪽에서 손을 씻고 있는 이명한. 씻다가 멈칫한 얼굴로 뒤를 돌 아보고있다. 뒤쪽엔 구성태가 서 있다.

구성태  예. 혈액샘플 검사요. 안 보셔도 괜찮겠습니까?
  단순사고사가 유력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만전을 기하시는게..
이명한  (작업복을 벗으며)구성태 선생님. 오늘은 국과수에 정말 중요한 날  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얘기가 있죠. 사법수사에서 부검이 얼  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부검으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얻어  낼 수 있는지, 오늘 차관님은 아셨을 겁니다.
구성태  하지만..
이명한  혈액샘플 결과, 짧아도 이틀이 걸립니다. 차관님의 마음을 움직이려  면, 이틀후가 아닌 지금, 당장의 확고한 결론이 필요합니다.
  이건 국과수의 미래를 위한 일이에요.
구성태  그러니까 더 신중해야..
이명한  (약간 표정 굳으며)나.. 못 믿습니까? 
구성태  ... 아뇨. 죄송합니다.

 굳은 눈빛으로 보다가 구성태를 지나쳐서 부검실 입구 쪽으로
 걸어 나가는 이명한.

씬/17 D, 부검실 밖 복도

 이명한, 걸어 나오는데 참관실 쪽에서 나오던 차관과 마주친다.
 입구에 서 있던 이한, 뒤쪽으로 피해준다.

차관  교통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의 부검이 제일 어렵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그 말이 틀렸나 본데요.
  아니.. 원장님 실력이 그만큼 뛰어나신 건가요?
이명한  (미소 지으며)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국과수 법의관이라면 그 누구  나 이 정도 실력은 가지고 있습니다. 
차관  (웃으면서) 역시 우리나라 최고의 감정기관 답군요.
이명한  국가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으로써 당연히 해야 할일입니다.
차관  돈 더 달라는 얘기 같아서 무서운데요.
이명한  (미소로) 재미없는 부검 보시느라 힘드셨을텐데 차 한잔 어떠십니  까? 대회의실에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놨습니다.
  
 이명한과 차관의 뒤를 따라 행안부쪽 간부들과 주인혁을 비롯한 국과수 간 부들 그 뒤를 따른다.
 이명한과 차관일행을 위해 복도에 서 있다가 길을 비켜주는 이한.
 일행이 모두 지나가고 다시 고개를 돌려서 유리창을 통해 부검실 안을 본 다. 봉합이 끝나고 하얀 천으로 덮여지는 유현주의 사체다.
 그때 부검실 입구 쪽에서 그제서야 걸어 나오던 구성태, 이한을 보고

구성태  최경사 사건이였어?
이한  (반갑게) 어, 선생님. 아뇨. 제 사건 아닙니다.
  그냥, 지나다가 잠깐 봤어요. 갑자기 다들 불끄고 뭘하나 신기해서..
구성태  자외선 촬영기법이야. 법치의학에서 치흔을 밝힐때도 쓰는 기법이  지.
이한  (웃으며) 국과수엔 희한한 거 많네요. 근데 뭘 찾아낸 거에요?
구성태  그게 말야. 이렇게 빛을 비췄더니, 요렇게 독수리 대가리 모양의
  엠블렘이 뜬거지.
이한  (신기하다)아... (다시 시체를 보며) 얘기 들어보니까 경상도 쪽에   연고가 있다고 하던데, 어쩌다가 여기까지 와서 죽었데요?
구성태  죽은 시체가 말을 해줘야 알지(하다가) 근데, 무슨 일로 왔어?
이한  아, 문서감정실에서 연락이 와서요.

씬/18 D,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과학부. 문서감정실.

 첨단기기들이 빼곡이 들어찬 문서감정실로 들어서는 이한.
 한켠의 컴퓨터 화면에 클로즈업된 검게 탄 톨게이트 영수증이 보인다.
 그런 화면을 보고 있는 연구원과 박태규.
 박태규, 인기척에 뒤돌아보고 이한과 눈이 마주친다.

이한  송파서 최이한경삽니다. 방화사건 현장 증거물 감정결과가 나왔다고
  해서요.
박태규  (증거물을 비추고 있는 화면을 가르키며)
  의뢰하신 방화사건 현장 증거물들 중에 불을 붙이는데 사용된 티  셔츠 주머니 안에서 나온 겁니다. 직접 보시죠.

 이한, 화면 보면, 불탄 흔적이 역력한 몇 겹의 종이들이 겹쳐져있다.

박태규  (연구원에게) 글자들 살려봐.

 연구원 클릭클릭하면 검게 불탄 흔적 안의 글자들이 선명하게 살아난다.
 불에 타서 훼손된 부분외에 몇 글자들이 떠오른다.

이한  톨게이트 영수증입니까?
박태규  예. 화재로 많이 훼손됐지만, 몇 개 글자들을 복원해서 알아본 결과,
  구일 톨게이트 영수증이었습니다. 아쉽게도 날짜와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한 장이 아니였다는 거죠. 그 뒤에   겹쳐진 영수증들 일곱장이 모두 똑같은 구일 톨게이트 영수증이었  습니다. 직장이 그쪽이건 집이 그쪽이건 그쪽지역에 범인의 연고가   있는 게 아닐까 해서요.
이한  구일톨게이트요? 거기가 어디에요?
박태규  국과수 남부분원 근처에요.

씬/19 D, 남부분원 건물 복도

 노래방 조명을 다시 돌려주러 가는 듯, 조명을 이고지고 힘겹게 부검실을
 나서는 다경. 복도에서 사무실쪽으로 걸어가는 지훈을 발견하고

다경  선생님, 안 그래도 찾았는데, 어디가세요?

 지훈, 귀찮은 얼굴로 힐긋 보고는 대답 없이 사무실 쪽으로 걸어간다.

다경  이거 돌려주러 가는데요. 같이 가주시면 안돼요?
지훈  바빠.

 다경, 한 마디로 거절하는 지훈의 반응이 기가 막히다.
 계속 쫓아가면서

다경  별로 멀지도 않잖아요. 같이 갔다 와요.
지훈  바쁘다는 말 안 들려?

 또 다시 앞서서 빠르게 걸어가는 지훈. 다경, 도저히 그냥 못 넘어가겠다.
 그 뒤를 종종걸음으로 쫓아간다.

다경  아니.. 이거 내가 쓸려고 빌린 것도 아니고 부검에 쓴건데
  왜 나 혼자 갖다줘야 되는데요?

 그때, 지훈의 사무실앞에 도착하는 두 사람.
 지훈, 문을 열려고 하는데, 다경이 잡는다.

다경  (보다가)솔직히.. 쪽팔려서 그러시는 거죠?
지훈  뭐?
다경  쪽팔려서 같이 안 가시겠다는 거 아니냐구요?
지훈  아냐.
다경  맞잖아요.
지훈  (차가운 얼굴로 보며)너, 내가 가만히 니 얘기 들어주니까,
  내가 우스워? 너 벌써 정식법의관이 된 줄 착각하지마.
  넌 아직 부검소견서 하나 제대로 못 내는 삼류 초짜고,
  내 부검 어시스트야. 어시스트면 어시스트답게 굴어.

 벙찐 다경에게 마구 퍼붓고는 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리는 지훈.
 
다경  (열받아서 보다가) 아이구, 진짜 저놈의 성질머리하고는..

 열받아서 쿵쾅 거리면서 사라지는 다경.

씬/20 D, 지훈의 사무실

 멀어지는 다경의 발소리 듣는 지훈. 다경 발소리 멀어지자,
 표정 풀어진다.

지훈  쪽팔린게 그렇게 티났나?

씬/21 N, 국도 일각

 남부분원 근처, 국도 일각. 밤하늘 아래....
 어두운 국도를 드문드문 밝히는 가로등. 그 아래, 안경을 쓴 여고생 조정은 이 내리는 빗줄기를 뚫고 빠르게 걸음을 옮기고 있다.
 교복 앞에 조정은이란 명찰, 보이고..
 핸드폰으로 누군가와 통화중이다.

정은  어, 엄마. 이제 도착했어. (사이) 됐어. 거의 다 왔어.
  
 계속해서 내리는 빗줄기에 안경이 빗물에 젖어 잘 보이지 않는데,
 어둠을 밝히는 저 앞의 가로등 아래, 빛과 그림자의 경계에 보일 듯 말 듯
 검은 우비를 걸친 사람이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모자를 써서 거의 얼 굴이 보이지 않는다.
 빗물 때문에 잘 안 보이는 정은. 게다가 한쪽 손으로 핸드폰 통화까지 하고  있어서 잘 안 보이는

정은  (눈을 가늘게 뜨고 누구지? 그림자를 보면서) 어...엄마야?
엄마(소리) 뭐?
정은  아니...

 다시 보면 보이지 않는 검은 우비.
 정은, 핸드폰을 얼굴과 목에 끼고, 안경을 벗어서 손으로 닦는다.
 그리고 다시 쓰는데, 어느 새 바로 자신의 코 앞에 서 있는 검은 우비.
 헉 너무 놀라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굳은 얼굴로 바라보는 정은.
 툭 떨어지는 핸드폰. 그 위로 ‘아아아악!!’ 찢어질 듯한 정은의 비명소리.

씬/22 N, 또 다른 국도 일각

 정은모, 우산을 대충 쓰고 불안한 얼굴로 연신 정은에게 전화를 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걷고 있다.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사오니..’

정은모  (불안하고 초조한) 얘가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다시 통화버튼을 누르면서 걸어가는 정은모.
 그때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트럭 한 대, 정은모를 스치듯이 지나간다.
 앞유리 하단에 반짝이는 독수리 모양의 엠블렘. 운전석에 앉은 검은 우비. 
 오디오에서는 흘러나오는 슈베르트의 마왕.
 그리고 룸미러에서 달랑거리는 여고생의 흐릿한 사진.
 아무것도 모르는 정은모는 더욱 불안한 얼굴로 빗속을 걸어가고..  
 그런 정은모 에게서 점점 더 멀어지는 트럭.
 뒷자리에는 정신을 잃은 채, 손이 묶인 정은이다.
 점점 커져가는 슈베르트의 마왕.
 빗길을 질주하는 트럭. 어둠속으로 사라져간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조용해지는 국도 일각.
 한켠을 비추면 ‘구일 톨게이트 0킬로미터’라는 표지판이다.

씬/23 D, 동장소

 다음날 아침, ‘구일 톨게이트 0킬로미터’라는 표지판.
 비는 모두 개어 화창하기만 하다. 그런 표지판 근처 버스 정류장 앞에 세워 져 있는 낡은 승용차. 옆에서 양형사가 누군가와 통화중이다.

양형사  알았어 지금 다왔어, 정은이 엄마. 친구들한테 한번 더 전화 해봐.  금방 간다니까. 요 앞에서 볼일만 좀 보고 갈게.

 핸드폰 건너편에선 거의 실신 직전의 정은모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 다. 그때, 세워진 양형사의 자동차 옆쪽으로 다가와서 멈춰서는 짚차.
 삼십년은 되보이는 오래되고 낡아보이는 짚차에서 이한이 내려서서
 양형사에게 다가온다.

이한  구일 경찰서, 양준호 경사님이세요?
양형사  (힐긋 보고는 전화에 대고) 금방 갈게. 조금만 기다려. 

 전화 끊고 이한을 본다.

이한  (신분증 보여주며) 안녕하세요. 전화드렸던 서울 송파서 최이한 경  삽니다.
양형사  (바쁘다) 예. 여기까지 오라 그래서 죄송하네요. 제가 좀 바빠서..
이한  괜찮습니다. 오히려 바쁘신 분한테 죄송하네요.
양형사  근데, 뭐라고 했죠? 방화범이요?
이한  우리 관할 근처에서 작년부터 계속 차량에 방화를 하는 사건이 있  는데, 아무래도 범인 연고지가 이 근천거 같아서요. 구일 톨게이트   영수증이 다량으로 나왔거든요.
양형사  그래요?
이한  이 근처에는 혹시 방화사건 신고 된 거 없었나요?
양형사  뭐 여기야, 불이 나봤자 탈 것도 없고.. 잘 생각이 안 나네요.
이한  (사람좋게 웃으며) 동종업계 선배님이 좀 도와주세요. 그 독종 놈   때문에 몇 달 동안 제대로 잠도 못 잤어요.

 양형사, 사람 좋게 미소 지으면서 얘기하는 이한을 보다가
 형사수첩을 꺼낸다.

양형사  뭐.. 알아보는거야..

 하는데, 다시 울리는 핸드폰. 발신인을 보고 답답한..

양형사  (이한에게)잠시만요. (전화받는) 정은이엄마. 금방 간다니까..
  바로 코앞이야. 친구들한텐 전화해봤어?

 양형사, 한손으로 전화기를 옮기다가 들고 있던 형사수첩이 떨어질 뻔한다.
 그러면서 그 안에 끼어있던 여러 사건자료들이 길 위로 쏟아진다.
 
이한  (싹싹한) 제가 주울께요. 통화하세요.

 길 위에 쏟아진 자료들을 주워주는 이한.
 양형사, 그런 이한한테 눈인사하면서 통화한다.

양형사  금방 갈게. 실종신고도 접수됐다니까는. 그래. 알았어, 알았다구.
  
 전화를 끊는 양형사, 이한쪽으로 돌아서는데 자료들을 주워주던 이한,
 사진 한 장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양형사  뭐해요?
이한  아니.. (사진을 내밀며)이거..

 이한이 내미는 사진, 구아람의 부검 사진 중, 가슴부분에 남아있는 독수리
 모양의 엠블렘이다.

양형사  아.. 그거 뺑소니 사건인데.. 하아 골치아퍼요. 남부분원에서  자꾸
  타살이라고 해서..
이한  타살이요?

 순간, 이한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

 -인서트
 국과수 본원에서 행해졌던 자외선 촬영때, 이한의 시선에서 본
 유현주에게 유브이 조명장치를 비추던 이명한. 그 모습 위로 구성태의
 목소리가 깔린다. ‘빛을 비췄더니, 요렇게 독수리 대가리 모양의
 엠블렘이 뜬거지. 

양형사  (사진 받아들고 수첩안에 넣으며) 뭐 신경쓸 거 없습니다.
  (수첩을 뒤지면서) 방화 사건이라 그랬죠?

 수첩안을 뒤적이는 양형사, 그러나 이한의 뇌리에는 구아람의 엠블렘 사진 이 온통 꽂혀 있는 듯 하다.

씬/24 D, 우진의 오피스텔 외곽

 늦은 밤, 서울 도심에 자리잡은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오피스텔 밖이다.
 우진, 집에서 나온 듯 편안한 복장위에 점퍼를 걸친 모습.
 춥고 귀찮은 얼굴로 나와서 두리번거리는데 오피스텔 건너편 놀이터에
 앉아있던 이한이 손을 든다. 걸어와서 툭 건너편에 앉는 우진.

우진  우리집은 어떻게 알고 온 거에요?
이한  (피식 웃는다) 검사님이 직접 가르쳐 주셨잖아요.
우진  (뭔 소리야?) 내가요?
이한  그때.. 저번주에 가라오케에서 동료분이랑 술 드시구..
  뻗었을 때, 내가 집까지 바래다 드렸는데...
우진  ... (하나도 기억 안난다 경악, 당황) 최경사님이요? 그날..
  최경사님이.. 날 집까지 바래다 줬다구요? 왜요?
이한  나도 모르죠. 빨랑 오라구 전화하구 뻗으신건 검사님이잖아요.
우진  내가 언제..

 하다가 우진, 갑작스레 그날의 짧은 기억이 떠오른다.

 -인서트 컷
 4부, 어두운 복도를 우진을 부축한 채 비틀거리면서 올라오는 이한에게
 ‘아, 진짜 왜 소리를 지르구 난리야!’ 하던 우진의 모습.

이한  하나도 기억 안 나요? 그날?
우진  (자존심은 있고.. 기억은 나지만) 기억 안 나는데..
이한  정말, 하나도 안 나요? 그날 막 떡이 돼서.. 저한테 막 소리지르구..
우진  (천연덕스럽다)제가요? 제가 그럴 리가 없죠.
이한  (보다가)내가 집까지 바래다 준것두 기억 안나요? 
우진  (설마 불안하다. 자기 공주병 들켰나?)혹시 집안까지 들어 온 건
  아니죠?
이한  (아무렇지 않게) 예.
우진  (헉... 자기도 모르게 울컥) 아니, 여자가 술 취했으면 곱게 집앞까  지 데려다주고 가면 되지. 왜 혼자 사는 여자 집에 들어와요?
  성희롱 죄로 쇠고랑차고 싶어요? 예?
이한  아니, 술 취해서 완전 개떡 된 사람을 어떻게 집앞에 놔두고
  갑니까? 아니 그리구 집까지 들어갔다 쳐요. 제가 뭐 검사님을
  어떻게 하겠어요?
  검사님, 제 취향 전혀 아니거든요. 저 이래뵈도 웬만한 여자
  쳐다도 안 봅니다.
우진  (말문 막히다가)그래서, 이 밤에 취향 얘기 하려고 오셨어요?
이한  당연히 아니죠. 저도 바쁜 놈입니다.
우진  할 얘기 빨리 하고 꺼지세요.
이한  왜 이렇게 까칠하게 나오세요. 큰 거 한껀 물고 왔구만.
  다른 사람한텐 얘기해도 어차피 미친 놈 소리 들을 것 같고..
  큰 거 한껀 올려서 출세하고 싶은 속물검사님이라면, 관심이 있을   것 같아서..

 더 이상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돌아서서 걸어가는 우진.
 이한, 우진의 팔을 잡는다.

이한  (진지해지는) 연쇄살인 얘기에요.

 눈빛이 변한 우진, 이한을 본다.

 -시간경과
 이한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는 우진.

이한  구아람, 유현주 모두 경상도 지역에 연고가 있던 여자들이었어요.
  유현주는 경기도 인근에서 시체가 발견되긴 했지만요.
  하지만 둘 다 똑같은 엠블렘이 부착된 트럭에 뺑소니 사고를 당했  죠.
우진  (반신반의한다) 부검 결과는 뺑소니 사고로 나왔다고 하지 않았어  요?
이한  유현주 케이스는 그렇죠. 그런데.. 구아람은 뺑소니 사고사를 위장한
  타살이라는 부검소견이 있었대요.
우진  .....아직은 연쇄살인이라고 볼만한 증거는 확실하지 않아요.
  똑같이 죽은 피해자가 한명 더 발견된다면 모를까..

 이한, 우진을 바라보다가 가방에서 넷북을 꺼내서 우진에게 보여준다.
 
이한  발견됐습니다.

 우진, 눈빛이 굳어서 넷북을 본다. 넷북에 올려진 지방지 기사.
 ‘며칠 전 실종된 여고생, 뺑소니 사고사로 유기된 뒤 발견돼....
 확실한 사인을 알아내기 위해 시신을 국과수 남부분원에 의뢰하기로...’
 굳는 우진의 눈빛.

씬/25 N, 논두렁길 일각.

 어두운 밤.
 경광등을 킨 경찰차 두 대가 한켠에 멈춰서 있고, 순경들 몇 명이 폴리스  라인을 치고 있고, 사람들이 몰려 있다. 그 안에서 시신을 확인하고 나오는  듯, 부축을 받으면서 나오는 실신 직전의 정은모. ‘아아아악!!’ 통곡을 하고  있다. 폴리스 라인 안쪽으로 들어가는 화면.
 논두렁길 안쪽을 가슴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울분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양형사. 그의 시선을 쫓아가 보면 유현주, 구아람과 비슷한 사고를 당 한 듯 죽어 있는 조정은의 모습. 앞섶 안쪽으로 희미하게 독수리 모양의 엠 블렘이 보여진다. 그 위로 통곡하는 정은모의 울음소리 들려오고..

씬/26 D, 국과수 외경

 다음날 아침.

씬/27 D, 국과수 원장실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아 있는 우진과 이명한.

이명한  교통사고 뺑소니로 추정되는 유현주 케이스말입니까?
  그건 왜 물어보시는 거죠? 
우진  어젯밤, 유현주 파일을 찾아봤는데요.
이명한  그런데요.
우진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유현주 부검.. 혹시 실수가 있진 않으셨습니까?
이명한  (불쾌하다) 정우진 검사님. 그게 무슨 소립니까?
우진  원장님을 무시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다만, 혹시 그 날 원장님의 실력을 발휘할 수 없을 만한 상황이 있  었는지에 대해 여쭤보는 겁니다.
이명한  (강한) 정우진검사님.
우진  대답해 주십시오. 그날 행안부 차관님의 방문이 있었다고 들었습니  다. 혹시 그 방문이 원장님의 부검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나요?

 이명한과 한치의 물러섬 없이 보는 우진.

이명한  ...아뇨. 전혀 없었습니다. 대답이 됐습니까?
우진  (보다가) 예.
이명한  이제 검사님이 얘기해 보시죠. 이런 질문의 저의가 뭡니까.
우진  어젯밤.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가지 파일들을 살펴봤는데요.
  유현주는 연고가 있던 경남 구일면의 친척들을 방문하다가
  실종됐고, 며칠 후 경기도 인근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유현주의 연고가 있었던 경남 구일면 인근에서 또 다른
  뺑소니  사고사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이름은 구아람.
  가해차량의 종류는 유현주와 똑같은 1톤 미만의 경트럭.
  (이명한을 한번 본다)앞유리 하단에.. 독수리 모양의 엠블렘을
  장착한 트럭이었죠.
이명한  (눈빛이 굳는다)
우진  그런데, 구아람의 시신을 부검한 집도의의 부검소견은 원장님과   달랐어요. 사인은 교통사고에 의한 다발성 손상. 사망의 종류는..
  사고사를 위장한 타살이었다고 합니다.
이명한  (보다가) 지금 똑같은 가해차량이 두명의 피해자를 연쇄적으로 살인  했다는 말씀입니까?
우진  ...세명입니다. 어젯밤 또 한명의 피해자가 발견됐거든요.

 세명이란 말에 사태의 심각성이 느껴지는 듯 얼굴이 굳어지는 이명한.

이명한  ..부검집도의의 추정말고.. 타살이라는 확실한 물적 증거가 있습니  까?
우진  ...유현주의 혈액샘플 결과 나왔나요?
이명한  (멈칫한다)
우진  구아람의 부검집도의의 의견으론.. 타살이 맞다면 혈액샘플에서 피  해자를 제압한 마취제나 진정제가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군  요. 만약 유현주와 구아람, 또 다른 세 번째 희생자의 혈액에서 동  일한 약품이 검출된다면.. 연쇄살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서로를 말없이 바라보는 이명한과 우진.
 
우진  (일어서며)유현주.. 혈액샘플 결과 나오는 데로 연락 주세요.

 우진, 일어서서 문쪽으로 걸어가는데.. 이명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명한  타살이라고 소견을 밝힌 부검 집도의..누굽니까?
우진  (보다가) 국과수 남부분원 소속 윤지훈 선생입니다.

 대답하고 돌아서서 나가는 우진.
 지훈의 이름에 눈빛이 무섭게 굳는 이명한.

씬/28 D, 국과수 약독물실

 쾅! 문 열리면서 들어오는 이명한과 주인혁.
 안에서 혈액샘플 검사를 하던 박태규를 위시한 연구원들. 놀라서 쳐다본다.
 이명한, 다른 사람들은 다 무시하고 박태규에게 걸어와서

이명한  유현주 혈액샘플 검사결과 나왔나?
태규  아뇨. 아직..
이명한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
태규  예?
이명한  마취제, 진정제 이 나라에서 이용되는 약품들 모두 검출해봐.
태규  유현주라면.. 과다출혈로 사망해서 혈액량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명한  (신경이 날카로워진 강한) 하라면 해!

 태규, 말없이 보다가

태규  알겠습니다.

 돌아서서 걸어 나오는 이명한의 굳은 눈빛.

씬/29 D, 남부분원 외곽

 오후, 구름이 잔뜩 낀 하늘. 어두운 사위.
 남부분원 부검실 입구쪽에 서 있는 앰뷸런스.
 재영, 다경, 완태 등이 나와서 앰뷸런스를 바라보고 있다.
 앰뷸런스에서는 꽃다운 나이에 사망한 조정은의 시신이 내려지고 있고..
 재영과 완태가 이동침대로 부검실로 이동시킨다.
 그 옆에선 통곡하는 정은모와 친지들의 모습, 불안감에 찬 동네 주민들의  모습. 다경, 어두운 시선으로 그런 모습들을 바라본다.

씬/30 D, 남부분원, 부검실.

 부검대 위에 놓여지는 하얀 천에 덮혀진 조정은의 사체.
 다경, 외상을 먼저 확인하기 위해 부검대 옆으로 다가와서
 조정은의 사체를 덮은 하얀천을 벗기는 순간, 멈칫한다.
 가만히 조정은을 내려다본다. 
 그 옆쪽에서 부검준비를 하던 재영, 힐긋 그런 다경을 본다.

재영  왜요?
다경  ....죽기엔... 너무 어려서요.
재영  죽음하고 나이는 상관없어요. 다들.. 어차피 한번은 죽는 거죠.

 재영, 다시 부검준비를 위해 도구를 가지러 가는 듯 멀어지고
 다경, 내려보다가, 마음을 추스르고 외상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안면부의 개방성손상.
 좌측 정강이뼈의 골절상 등이 유현주, 구아람과 거의 흡사하다.
 그때, 작업복을 입고 부검실안으로 들어오는 지훈.
 어딘가 얼이 빠진 모습으로 한켠에 앉아있는 양형사를 힐긋 보고는
 그 앞을 말없이 지나쳐서 부검대 앞으로 다가온다.
 전혀 흔들림 없이 침착한 눈빛으로 조정은을 내려다보며 외상을 살피기
 시작하는데

다경  전신에 다발적인 충격손상과 박피손상, 정강이뼈 윗부분의
  messerer씨 골절, 가슴부분에 2차 손상, 특이한 엠블렘 모양까지..  구아람과 동일합니다.

 지훈, 다경의 말을 무시하고 조정은의 사체를 살펴보는데,
 팔 다리에 구아람에게는 없었던 찰과상들이 확인된다.

다경  (그런 지훈 보면서)구아람때는 없었던 찰과상들이 보이긴 하지만..
  똑같은 트럭에 당한게 확실해요.
  (감정이 울컥하는)구아람이 만약 고의적인 타살이 확실하다면
  조정은도 타살입니다. 이건.. 동일범에 의한 연쇄살인이에요.
지훈  말 조심해. 아직 부검은 시작도 안했어.

 그때, 다경의 어깨너머에서 들려오는 어두운 양형사의 목소리.

양형사(소리) 그 말이 정말입니까? 똑같은 놈이에요?

 지훈, 양형사를 보다가 다시 고개 돌리며

지훈  부검 시작하겠습니다.
양형사  전에 그놈하고 똑같은 놈 맞아요?
  조카딸 같은 애였습니다. 열여덟 밖에 안 먹은 앤데..
  똑같은 놈입니까? 그놈이 죽인 거에요?

 그때, 부검실 입구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우진(소리) 동일범의 범행인지, 저도 궁금하네요.

 그 소리에 입구쪽을 바라보는 사람들.
 지훈, 목소리만으로 얼굴이 굳어진다.
 또각또각 입구 쪽으로 걸어 들어오는 우진.
 부검대 앞쪽으로 다가온다. 우진을 알아보고 의아해하는 재영, 완태, 그리고  다경.

지훈  (가라앉은 무표정으로)뭐야.. 너.
우진  말버릇은 여전하네.
지훈  뭐냐구. 여긴 왜 왔어?
우진  나.. 이 사건 담당검사야.
  
 허공에서 부딪히는 우진과 지훈의 눈빛.

씬/31 D, 지훈의 사무실.

 마주앉아 있는 지훈과 우진.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데,
 들어서는 다경. 테이블위에 부검사진을 내려놓는다.

다경  조정은 부검사진, 현상 끝났습니다.

 테이블위에 내려진 사진을 들어보는 우진.
 
우진  (지훈에게) 부검 소견은?
지훈  부검 소견 듣고 싶으면 진짜 담당검사한테 양해를 구하고 와.

 우진, 가만히 지훈을 보다가 어정쩡하니 옆에 서 있는 다경에게
 
우진  자리 좀 피해줄래요?

 다경, 서윤형 사건 때문에 우진에 대한 감정이 그다지 좋진 않은 듯
 한번 보고는 문을 열고 나간다.

씬/32 D, 지훈의 사무실 밖

 문을 열고 나오는 다경. 자기 사무실로 가려다가.. 호기심이 이는 듯,
 다시 돌아와서 사무실 문에 귀를 갖다댄다.
 
씬/33 D, 지훈의 사무실

우진  똑같은 트럭이지? 1톤 미만의 앞유리 하단에 장착된 엠블렘.
지훈  ...
우진  선배가 부검한 두 껀 말고 한 명이 더 똑같은 트럭에 죽었어.
  서울본원에서 이명한원장이 부검을 했는데... 단순 사고사로
  결론이 났어.
지훈  (이명한의 이름에 눈빛이 변한다)
우진  똑같은 트럭에 세명이나 희생됐어. 이건.. 연쇄살인이야.
지훈  ...
우진  한시라도 빨리 특별수사팀을 구성해야 돼.
  그러려면 지금까지 발견된 증거만으론 안 돼.
  빼도 박도 못할 확실한 증거가 필요해.
지훈  (말없이 본다)
우진  혈액샘플 결과 나왔어?
지훈  ...
우진  만약 세명의 혈액에서 동일한 마취제나 진정제가 검출된다면
  동일범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어. 선배가 부검했으니까
  더 잘 알겠지. 
지훈  (가만히 보다가)넌.. 이게 연쇄살인이였으면 좋겠지?
우진  (기분 확 상한다. 불쾌한 시선)
지훈  시끌시끌한 사건 하나 해결해서 대검으로 복귀하고 싶은 거야?
우진  (불쾌감에 차서.. 비꼬는) 선배도 마찬가지잖아. 만약 동일범에 의한
  타살이라는 게 밝혀지면 이명한 원장한테 한방 먹일 수 있어.
  본원으로 복귀하고 싶지 않아?

 지훈, 보다가.. 벌떡 일어선다.

지훈  나가. 할말 끝났어.
우진  아니, 증거 찾기 전까진 못 나가. 찾아내.
지훈  니가 없어도 찾아내. 그게 내 일이니까. 그러니까 나가.
  
 우진, 가만히 지훈을 보다가

우진  선배, 이런면이 사람 얼마나 질리게 하는 줄 알아?
  나랑 사귈때도 마찬가지였어.

씬/34 D, 지훈의 사무실 밖
 
 밖에서 듣던 다경, 눈이 똥그래진다.

다경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 둘이 사겼어?

씬/35 D, 지훈의 사무실.

우진  선배가 그렇게 잘났어? 뭐든 자기 좋을대로만 판단하고,
  모든 게 선배위주였어.
지훈  그래. 난 원래 그래. 내 위주고 다른 사람 머릿속같은 건 관심없어.
  하지만, 난 적어도 너처럼 안 그런척, 괜찮은 척 하다가 갑자기
  헤어지자면서 사람 뒤통수는 치지 않아.

 우진, 일어선다.

우진  그만하자..

 돌아서서 문쪽으로 걸어가려다가

우진  증거를 찾아내는 게 선배 일이면 범인을 잡는 게 내 일이야.
  지금 이 순간에도 범인은 누군가를 죽이고 있을 수도 있어.
  그 놈을 잡을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전까진 난 안 갈꺼야.

 우진, 또각또각 걸어서 사무실을 나선다.

씬/36 D, 지훈의 사무실 밖 복도

 문을 열고 나오는 우진. 사무실 밖에 있던 다경은 보이지 않는다.
 또각또각 걸어서 복도를 걸어가는 우진의 뒷모습.
 우진이 멀어지자, 그제서야 기둥 뒤에서 나오는 다경.
 멀어지는 우진을 바라보다가.. 좀 멍한 얼굴로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간다.

씬/37 D, 다경의 사무실

 다경, 의자에 앉으며

다경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지들 헤어진 얘기나 하고...
  나한텐 뭐라 그러더니.. 법의관의 자세가 저런거야?
  (하다가) 근데.. 언제 사귄거야?
 
 하다가 지금 이럴때가 아니다. 정신 차리려는 듯 제 얼굴을 탁탁 치는 다 경. 책상위에 있는 구아람의 부검사진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서서히 진지해지는 다경.
 
씬/38 D, 남부분원, 약독물실
 
 서울 본원에 비해, 첨단 기계수도 거의 없는 열악한 환경의 법과학실.
 숙주, 우울한 얼굴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때 갑자기 문 쾅 열리면서 들어오는 완태와 재영, 성진.

완태  비상. 비상.
숙주  (힘없어 죽겠다) 뭔데요, 또..
성진  선생님, 이명한한테 한방 먹이고 싶지 않아요?
숙주  (이명한 이름에 눈빛 반짝한다)이명한 원장님이 왜요?
완태  조정은, 구아람 혈액샘플 아직 조사 안했죠?
  빨리 서둘러요! 거기서 진정제나 마취제 검출만 성공하면,
  우리는 본원복귀에다가 이명한을 골로 보낼 수 있다구.
숙주  뭔 소리래.. 혈액샘플 검사하고 이명한 원장님하고 뭔 관계에요?
  지금 나 놀릴려고 농담하는 거에요?
재영  (다급한)지금 농담할 때가 아니에요.

 그때, 완태의 뒤쪽에서 들려오는 우진의 목소리.

우진  맞아요. 농담 아닙니다. 

 천천히 들어오는 우진.

우진  본원복귀, 제가 약속드리죠. 하지만, 그 전에 먼저.. 혈액샘플에서
  증거를 찾아내야 해요. 할 수 있겠어요?

 숙주, 뭔 소린가 하는 얼굴로 우진과 완태를 번갈아 보다가,
 우진을 보면서 감이 온 듯, 크게 고개 끄덕한다.

씬/39 N, 몽타쥬

 -숙주, 구아람 샘플이라고 적힌 혈액샘플에서 혈액을 추출해서,
 크로마토 그래피 분석 기계안에 넣고 돌린다.
 그 옆에선 완태, 재영, 성진, 그런 숙주의 작업을 긴장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훈, 사무실 안에서 구아람과 조정은의 부검사진들을 보면서 증거를
 찾고 있다.
 -다경, 역시 사무실 안에서 부검사진들을 보고 있지만, 도저히 감이 안 오 는 듯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우진, 법과학실 앞에 비치된 긴 의자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초조한 시선으로 시계를 본다. 

씬/40 N, 남부분원, 지훈의 사무실/남부분원, 약독물실

 지훈, 시체가 발견된 현장사진과 부검 사진을 샅샅이 훑어봤지만,
 전혀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답답한 시선.
 그때 울리는 전화벨.

지훈  윤지훈입니다.
숙주(소리) 선생님 아무것도 안 나오는데요.

 이하, 통화하는 남부분원 약독물실의 피곤한 듯한 모습의 숙주와 지훈의
 모습, 교차로 보여진다. 약독물실에는 숙주외에 역시 피곤해 보이는 재영과
 완태, 성진의 모습.

숙주  리도카인, 부피바카인, 엔플루란, 할로탄, 모르핀, 알콜,
  다 해봤는데, 아무것도 안 나와요.
지훈  (답답하다)진정제 종류도 해봤어요?
숙주  (난감한)아직 안 해봤는데요..
지훈  해봐요.
숙주  문제가 있거든요.
지훈  뭔데요?
숙주  혈액량이.. 부족해요. 구아람, 조정은 둘다 과다출혈로 죽어서..
  검사해볼만한 양이.. 부족합니다. 
  딱 한번 정도 검사할 만한 양밖에 없어요. 
지훈  (생각에 잠기는)알겠습니다. 잠시만 대기해 주세요.
  다시 연락드리죠.

 지훈, 전화를 끊는다.
 전혀 단서가 잡히지 않는 듯 답답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다가..
 책상 위, 정병도와 찍은 사진에 시선이 머문다. 가만히 바라보는...

 -인서트 컷
 3회, 11씬.
 복도에서 지훈의 어깨를 툭툭 치는 정병도.
 ‘법의관도 사람이다.. 언제나 맞을 순 없어.. ’/
 '하지만.. 후회할 시간은 없어.  그 시간에 한명이라도 더 많은 시신의
 유언을 들어줘. 그게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야.'

 현재로 돌아오면, 가만히 사진을 바라보는 지훈.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 다시 한번 부검사진을 보다가 손과 발, 다리에
 난 찰과상 사진을 본다. 순간 멈칫.. 뭔가 발견한 듯, 자세히 찰과상사진을
 본다. 부검사진들을 뒤져서 찰과상을 찍은 사진들을 추려서 다시 밝은
 스텐드 불빛 아래서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한다.

씬/41 N, 남부분원, 다경의 사무실.

 다경, 힘없이 현장사진을 들여다보다가 거의 좌절 전 느낌으로
 책상위에 엎드린다. 그러다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책상서랍을 열어 서윤형의 미세섬유 키트를 꺼내서 가만히 바라본다.
 
 -인서트 컷
 2회, 59씬.
 자동차 옆에서 비를 맞으며 주저앉은 다경,
 ‘초동수사만.. 확실하게 됐다면.. 그랬다면.. 씨씨티브이만 있었다면..’
 
 현재로 돌아오면, 가만히 서윤형 샘플 키트를 바라보는 다경.
 그러다가 뭔가 결심한 듯, 샘플을 서랍에 넣고 힘차게 일어선다.

 -점프 컷 되면
  한쪽 구석 박스를 뒤져서 현장감식용 가방를 꺼내고, 후드가 달린 점퍼를  걸치고, 모자를 쓴 뒤, 후드에 달린 줄을 쭈욱 잡아당긴다.

다경  그래, 머리가 안되면 몸으로 잡는 거야. 이 나쁜놈, 내가 너 꼭
  잡고야 만다.

씬/42 N, 서울 본원, 약독물실

 울리는 전화벨. 박태규, 혈액샘플에서 혈액을 추출하다가 전화를 받는다.

이명한(소리) 어떻게 됐나?
박태규  정성분석 끝나고, 정량분석 중입니다.
  지금까지 바르비탈 계열,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모르핀 종류 검사했  지만,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자막: 정성분석-화학분석법 중 시료의 성분구성을 알아내기 위한 분석법
      정량분석-물질을 구성하는 양적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분석법

씬/43 N, 국과수 원장실

이명한  결과 나올때까지 있을테니까, 바로 연락하게.

 전화를 끊는 이명한. 그런 이명한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장변호사(소리) 차관님 앞에서 한 부검입니다. 알고 계시겠죠?
  
 이명한, 서서히 돌아보면, 테이블 앞 쇼파에 앉아있는 침착한 얼굴의 장변 호사다.

장변호사 뺑소니 사고사가 아니라 타살.. 그것도 연쇄살인이라고 밝혀진다면
  국과수에 대한 차관님의 실망감이 크시겠네요. 
이명한  아직 검사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능성은 반반이에요.
장변호사 반반이라... 꽤 낮은 확률이군요.

 장변호사, 천천히 일어나서 이명한의 옆으로 다가와 창밖을 본다.

장변호사 국과수 500억 투자의 가능성은 50퍼센트라고 치고..
  윤지훈이 본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얼맙니까?
이명한  ....
장변호사 (눈빛 차가워지는) 연쇄살인범이건 뭐건.. 그 어떤 공을 세우더라도
  윤지훈은 본원으로 돌아와선 안됩니다. 윤지훈은 서윤형 사건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에요.
이명한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장변호사를 바라보는 이명한의 눈빛, 어둡게 가라앉는다.

씬/44 N, 논두렁길 일각

 어두운 밤하늘에서 내려오면, 아직도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는 조정은의
 시체가 발견된 논두렁길에 와 있는 다경. 거의 땅에 붙듯이 엎드린 채,
 펜 라이트를 키고 증거를 찾고 있다.
 얼굴 여기저기 흙이 묻고, 머리카락이 많이 헝클어져 있는 모습이
 지금까지 꽤나 고생해서 증거를 찾은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 어떤 증거도 발견하기가 힘들다.
 휴... 힘든 듯, 논두렁길에 주저앉는데,
 그때, 저 멀리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헉, 놀라서 논두렁길 밑으로 숨는 다경.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 긴장감으로 더욱 거칠어지는 다경.
 순간, 다경의 바로 위쪽에서 우뚝 멈춰서는 발자국.
 다경, 어떡하지? 천천히 옆에 있는 돌을 집어들려는 순간, 다경에게
 쏟아지는 펜 라이트 불빛.

(소리)  그렇게 겁이 많으면서 사건현장엔 왜 왔어?

 다경, 놀라서 불빛쪽을 본다. 펜라이트 불빛 흔들리면서 논두렁길쪽으로
 내려서는 소리의 주인공. 보면 지훈이다.

다경  (반갑기도 하고 의아한)선생님.. 선생님이 여긴 웬일이세요?

 다경은 무시하고 말없이 조정은의 사체가 발견된 쪽으로 다가가서 펜 라이 트를 비추는 지훈.

다경  혹시.. 증거 찾으러 오신 거에요?
지훈  ..(가만히 주변을 둘러본다)
다경  저도 계속 찾아봤는데.. 아무것도 없었어요.
지훈  (계속해서 주변을 둘러보면서)검시관으로 온 거야? 법의관으로
  온 거야?
다경  예?
지훈  검시관은 시체를 부검하지 않은 상태에서 객관적인 현장을 기록하  는 사람이고, 넌 부검에 참여한 법의관이야. 그렇다면 부검결과를   머릿속에 넣고, 증거를 찾아야지.
다경  (의아한 듯 본다)...부검결과라면..
지훈  조정은은 자신의 몸으로 자기가 왜 죽었는지, 무슨 일이 생겼는지
  우리한테 얘기했어.
다경  부검사진은 수십번도 넘게 봤어요. 교통사고에 의한 다발성 손상에..
지훈  (말 끊으며)그리고.. 몸에 남겨진 의문의 찰과상.
다경  찰과상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생긴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지훈  교통사고때 생긴게 아냐.. 사후손상이였어.

*자막 - 사후손상: 사망한 뒤 생기는 손상.
 
다경  사후손상이요? 하지만 마치 상처들이 살아있을 때 생긴 것같았
  어요.
지훈  죽고 난 뒤 바로 생기는 사후손상는 살아있을 때 입은 손상과
  매우 비슷해서 발견하기 힘들지.
  
 조정은이 발견된 장소를 바라보는 지훈.

지훈  하지만 혈액고임과 상처모양을 다시 한번 살펴본 결과,
  조정은이 입은 찰과상은 확실히 사후손상이였어.
  ...(주변을 둘러본다)왜, 생긴걸까..
  달리는 차에서 시체를 밀어떨어뜨린 걸까?

 다경, 주변을 펜라이트로 비춘다.

다경  이 근방은 다 논이에요. 겨울이라 얼어붙었지만, 부드러운 흙바닥
  인데, 차에서 시체를 밀었다고 해도 그 정도의 찰과상이 생길 리가   없어요.... (하다가)사고가 난 뒤, 시체가 차체에 끼여서 끌려간
  게 아닐까요?
지훈  조정은의 몸 어디에도 차체에 끼인 흔적은 없었어.
  그리고, 조정은이 입은 찰과상은 아스팔트같은 곳에 긁힌 흔적이
  아냐, 마치.. 나뭇가지들에 긁힌 상처같았어.

 지훈과 다경, 다시 한번 시체가 발견된 현장을 둘러본다.
 그때 다경, 어딘가를 보다가 멈칫하다가 천천히 다가간다.
 논두렁 길 위쪽, 야트막한 야산기슭이다. 위로 펜라이트를 비추면
 시커먼 어둠속에 야산이 두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다.

다경  이 근처엔.. 나뭇가지들이 있는 곳은 이 야산밖에 없어요.
  만약에 시체를 저 위에서 굴러떨어뜨렸다면...

 -인서트 컷
 -야산위에서 누군가, 조정은의 시체를 떨어뜨린다.
 뒹굴뒹굴 구르면서 내려오는 조정은의 시체. 여기저기 찰과상들이
 생겨난다. (CG)

지훈  (가만히 야산위를 바라보다가)산 좀 탈줄 알아?

씬/45 N, 구일 톨게이트

 차들이 연신 지나다니는 구일톨게이트.
 한켠에 서서 직원한명과 얘기중인 이한.
 이한이 내민 증거용 봉투안의 타다만 톨게이트 영수증들을 보는 직원.

직원  이거 가지곤 모르죠. 날짜하고 시간이 안 나와 있는데..
  여기 지나다니는 차량들이 하루에도 수백대에요.

 이한,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쉰다.

씬/46 N, 구일 톨게이트 갓길.

 톨게이트에서 걸어나온 이한, 갓길에 세워져 있는 짚차쪽으로 다가와서
 올라탄다. 시동을 걸고 톨게이트 영수증을 주머니에 넣으려다가 더욱
 답답한 듯, 부릉 악셀을 밟는데, 순간 뒤쪽 톨게이트에서 출발하던
 트럭 한 대와 아슬아슬하게 부딪칠 뻔한다.
 놀라서 핸들을 바로 돌리는 이한, 트럭을 피하려다가 갓길 옆에 세워진
 분리대에 쾅 박는다.
 전면부가 심하게 일그러지고 하얀 김이 올라오는 이한의 짚차.
 그런 이한의 짚차에서 서서히 카메라 이동해서, 이한을 박을 뻔 하고
 이한의 옆쪽으로 선 트럭을 비추면, 트럭 전면부에 선명하게 보이는
 독수리 모양의 엠블렘이다.

씬/47 N, 야산일각

 가파른 야산을 타고 오르는 지훈과 다경.
 둘 다, 야산을 타고 오르면서 힘들었던 듯, 머리카락, 등, 어깨 등에
 나뭇잎등이 붙어있다.
 드디어 야산정상에 서는 두 사람. 정면을 바라보면,
 어둠속에 펼쳐진 풍경, 버려진지 오래된 듯 보이는 흉물스러운 농장.
 넓고 황폐한 대지위에 낡은 건물 두 동이 세워져 있다.
 건물로 다가가는 두 사람.

다경  정말.. 여기가 맞을 까요?
지훈  둘러보면 알겠지. 난 이쪽을 맡을게.
다경  전 저쪽으로 가볼께요.
지훈  혹시라도 이상한게 발견되면, 바로 연락해.

 지훈, 펜 라이트를 키고, 오른쪽 건물쪽으로 들어간다.
 다경 긴장되는 듯 심호흡을 하고 다른 쪽 건물문을 열어 제낀다.
 끼이익,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 다경의 시선으로 보여지는 건물 안.
 축사로 썻던 건물인 듯, 한쪽 옆으론 칸막이로 된 우리들이 쭉 늘어서
 있고, 다른편은 여기저기 고철과 잡동사니들이 쌓여져 있는 폐가다.
 침을 꿀꺽 삼키고는 어둠속으로 들어서는 다경.

씬/48 N, 남부분원, 약독물실

 말없이 앉아서 지훈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숙주와 완태, 재영, 성진.
 그때,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우진.

우진  윤지훈 선생, 아직도 연락 없어요?
재영  예.
우진  기다리란 말 한 마디만 하고, 어딜 간 거에요?
  그냥, 진정제 쪽으로 좀 더 검사를 해보면 안되나요?
숙주  진정제 검사했다가 또 아무것도 검출이 안되면 더 검사할 수 있는   혈액이 없거든요. 선생님 연락 조금만 더 기다려 보죠.
  
 초조하고 답답한 얼굴의 우진.

씬/49 N, 몽타쥬

 긴장감있는 음악 시작되면서
 -다경이 들어선 곳과 거의 비슷한 폐농장안으로 들어가는 지훈.
 -다경 역시 건물 안쪽으로 천천히 들어선다. 삐꺽! 바람이 부는 소리에도
 놀라서 주변을 둘러보는 긴장한 듯한 다경.
 -지훈, 뿌옇게 먼지가 쌓인 농장안을 펜 라이트를 비추면서 훑어보면서
 역시 안으로 들어간다.
 -남부분원, 초조하게 지훈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숙주, 완태, 성진, 우진.
 -다경, 계속해서 안으로 안으로 들어간다.
 -지훈도 건물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다가 한쪽벽에 후레시를 비추면
 겹겹이 쌓여져 있는 ‘동물용 진정제, 아세프로마진’이라고 적힌 통이다.
 순간, 지훈의 시선을 잡아끄는 뭔가..
 쌓여진 아세프로마진 통 위쪽으로 피가 조금 묻어있다.

지훈  !!!

씬/50 N, 남부분원, 약독물실

 ‘때르릉 ’ 정적을 깨는 재영의 핸드폰 벨소리.
 초조하게 있던 사람들의 시선, 재영에게 쏠린다.

재영  여보세요. 예. 예. 선생님.. 알겠습니다.

 전화끊고 숙주를 보는 재영.

재영  아세프로마진으로 한번만 더 검사를 해달라고 하십니다.
우진  아세프로마진이요?
숙주  동물용 진정제의 한 종류에요.

 사람들, 놀라서 본다. 숙주, 곧바로 테이블로 다가가서
 능숙한 손길로 혈액샘플을 추출하기 시작한다.
 혈액샘플을 채취해서 기계속에 넣는 숙주.
 다들, 긴장한 시선으로 기계를 바라본다.

씬/51 N, 농장일각, 지훈이 들어간 건물 안
 
 아세프로마진통들을 살펴보는 지훈. 혹시 지문은 없는지, 주변을
 펜라이트로 비춰보는데.. 멀리서 스윽 지나가는 누군가의 실루엣.
  그러나 지훈은 보지 못하고. 

씬/52 N, 남부분원 약독물실

 위이잉 소리와 함께 돌아가고 있는 기계를 바라보고 있는 지훈, 우진, 재영,  완태. 검사가 완료됐다는 듯, 삐! 소리가 들려오면서 결과지가 나온다.
 결과지를 뽑는 숙주. 눈빛이 반짝한다.

우진  어떻게 됐죠?

씬/53 N, 서울본원 원장실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이명한.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문 열리면서
 들어오는 태규.

이명한  어떻게 됐나?
태규  검사 완료 했습니다.
이명한  결과는?

씬/54 N, 남부분원 약독물실
 
 결과지를 천천히 우진에게 넘기는 숙주.

숙주  구아람, 조정은 두 명 모두에게서 약물이 검출됐습니다.
  윤지훈선생님이 맞았어요. 동물용 진정제, 아세프로마진이에요.

씬/55 N, 서울본원 원장실

 태규를 바라보는 이명한의 초조한 눈빛.

이명한  결과는? 어떻게 됐나?

 결과지를 천천히 이명한에게 넘기는 태규.

태규  검출됐습니다. 약품은.. 동물용 진정제. 아세프로마진 입니다.

씬/56 N, 또다른 농장 일각, 다경이 들어간 건물

 어느 새 건물 가장 끝쪽까지 도달한 다경,
 끝쪽에는 또 다른 문이 있다. 끼이익, 그 문을 열면 농장 뒤편이
 나오고.. 천천히 밖으로 걸어나가는 다경.
 걸어나와 주변을 둘러보다가 눈에 띄는 포장막.
 서서히 손을 뻗어 벗겨내면... 뭔가를 보고, 놀라서 멈춰서는 다경.
 충격에 놀라서 떨리는 시선으로 다가간다.
 다경의 시선을 쫓아가는 카메라.
 다경의 시선 따라가 보면, 눈앞에 보이는 트럭의 독수리 모양의 엠블렘.
 여기저기 깨지고 피가 묻은 사고흔적이 역력한 트럭이다.
 헉.. 놀라서 심호흡을 하는 다경.

씬/57 N, 농장일각, 지훈이 들어간 건물.
 
 아세프로마진통 주변을 살피는 지훈. 그때 핸드폰 소리.
 지훈, 전화받고..

지훈  뭐 찾아냈어?
다경(소리) 선생님.. 여기.. 트럭이 있어요..
지훈  뭐?

씬/58 N, 농장일각, 다경이 있는 농장 뒤편.

 트럭을 바라보면서 통화를 하는 다경.

다경  여기, 독수리 모양의 엠블렘이 부착된 트럭이 있다구요!
  핏자국이며.. 사고흔적이 역력해요.

씬/59 N, 농장일각, 지훈이 있는 농장건물.

 지훈, 빠른 걸음으로 문쪽을 향해 걸어가며

지훈  어디야? 아까 그 건물안이야?

씬/60 N, 농장일각, 다경이 있는 농장뒤편.

 통화를 하고 있는 다경

다경  예. 건물 안쪽으로 들어와서..
 
 순간, 다경의 바로 뒤편에서 바스락, 인기척이 들려온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는 다경, 누군가 휙 지나가는 모습.  

다경  (긴장한)선생님? 선생님이세요?
지훈(소리) (걸어가다 멈칫하는)무슨 소리야? 
다경  여기.. 누가 지나갔는데.. 선생님 아니세요?
지훈(소리) (긴장한)난 아냐.. 
다경  (섬뜩한 느낌)누가.. 분명히 있었는데.. 선생님이 아니면.. 그럼..

 두리번 거리면서 건물 안쪽으로 들어서는 다경, 그때 다경의 뒤,
 어둠속에서 나타나는 하얀손. 다경의 어깨를 쿵! 잡아챈다. 순간 다경
 놀라서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면서 핸드폰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씬/61 N, 농장 일각, 지훈이 있는 건물 일각

 지훈,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비명소리, 쾅 떨어지는 소리.
 쿵쾅거리는 음향, 긴박한 발자국소리를 듣는다.
 얼굴이 굳는 지훈, 다급히 핸드폰에 대고

지훈  여보세요!! 고다경! 대답해!

 다경이 대답이 없자, 빠르게 문쪽으로 뛰어가는 지훈.
 문을 잡아당기는데, 열리지 않는다.
 
 -인서트 컷
 문 밖에 누군가 걸쳐놓은 걸쇠.

 문이 잠겼음을 알고 눈빛이 굳는 지훈.

씬/62 N, 농장일각, 다경이 있는 건물

 건물안쪽으로 당황해서 도망가는 다경, 그 뒤쪽으로 빠르게 따라오는
 그림자. 다경, 연신 뒤를 바라보다가 바닥에 널려진 집기에 발이 걸려서
 넘어진다. 뒤를 바라보는 다경의 겁먹은 시선.

씬/63 N, 농장일각, 지훈이 있는 건물.
 
 다급한 얼굴로 문을 잡아당기다가 몸을 날려 문을 향해 돌진하는 지훈의
 모습에서..
  
   -  5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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