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인 (SIGN) - 17부 -
씬/1 D, 강서연의 집
파란 쿠션을 내려다보고 있는 지훈.
그 뒤쪽으로 다가오는 우진과 이한. 드디어 찾았구나.
이한 ..이거에요.. 서윤형과 강서연, 이니셜이 새겨져 있던 쿠션..
지훈 ..서윤형을 죽인 살해도구죠..
우진 ...이 쿠션만으론 안돼.
서윤형의 기도에서 나온 미세섬유 샘플은?
지훈, 우진을 본다.
씬/2 D, 다경의 집 외곽
이명한과 마주 서 있는 다경.
다경 거래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명한 서윤형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자넨 경찰청 소속 검시관이였어.
다경 ...
이명한 경찰공무원 신분으로 경찰서 증거물보관실에서 미세섬유 증거를
빼돌렸다.. 증거인멸죄는.. 꽤 심각한 위법행위야. 알고 있겠지?
다경 지금..절 협박하시는 건가요?
이명한 협박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을 얘기하는 거야...
난 그걸 빌미로 자네 법의관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어.
다경, 가만히 이명한을 바라본다.
다경 서윤형을 부검하던날.. 원장님하고 처음 만났었죠.
그때..윤지훈선생님이 저한테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이 사람이 왜 어떻게 죽임을 당해서 여기까지 오게됐는지..
어떤 편견이나 사심없이 밝혀내는게 우리의 임무라고..
이명한 ...
다경 언론의 압력, 대중의 정서, 개인적인 탐욕이나 그 어떤 간청이나
애원이 사건을 끌고 가게 해선 안된다..우리가 마지막이다..
이명한 ....
다경 원장님은.. 윤지훈선생님이.. 허울만 좋은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하시
겠지만.. 아니에요. 윤지훈선생님은 자기가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실제로 저에게 보여주셨어요... 전 윤지훈선생님같은 법의관이 되고
싶습니다.
지훈의 얘기가 나오자, 이명한의 눈빛 서서히 차가워진다.
다경 법의관 자격을 박탈하시려면 그렇게 하세요.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진실을 감춰야 한다면.. 전 법의관이란
직업을 버리겠습니다.
차갑게 자신을 바라보는 이명한을 지나쳐서 걸어가는 다경.
그런 다경의 등뒤에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이명한의 목소리.
이명한 법의관자리를 내놓겠다. 그렇다면.. 자네 동생은 어떤가?
동생 얘기가 나오자, 놀라서 멈춰서는 다경. 뒤돌아본다.
이명한, 싸늘하고 차가운 미소로 다경을 바라본다.
이명한 자네 동생..심장이식수술이 필요하다고 들었네.
놀라는 다경.
씬/3 D, 강서연의 오피스텔 외곽
증거용 봉투에 담긴 파란 쿠션을 경찰차에 싣는 경찰들.
대기하고 있는 차량쪽으로 다가오는 지훈과 우진, 이한.
지훈, 다경에게 전화를 걸고 있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한 왜요? 고다경 선생, 전화 안 받아요?
지훈 ...(다시 한번 전화를 건다)아마, 국과수로 오고 있을 겁니다.
아까 통화했을 때 그렇게 얘기했거든요.
씬/4 D, 다경의 집 외곽
울리는 핸드폰을 가만히 바라보는 다경. 발신인은 지훈이다.
핸드폰을 바라보다가 받지 못하는 다경.
고개를 들고 이명한을 본다.
이명한 5년동안 포기하지 못한 동생아닌가.
그 동안 많이 힘들었을 꺼야..
다경 ...(떨리는 눈빛)
이명한 심장보다 더한것도 줄 수 있네.
자네가 가진.. 샘플만 내어준다면..
심하게 떨리는 다경의 눈빛.
이명한, 더욱 집요한 눈빛으로 다경을 설득한다.
이명한 이건.. 내가 자네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야.
갈등하는 다경과, 이명한의 눈빛 교차된다.
씬/5 D, 국과수 복도 일각
국과수로 걸어들어서는 지훈, 우진, 이한.
이한의 손엔 파란 쿠션이 든 증거물 봉투가 들려져 있다.
한쪽에서 커피를 마시며 걸어오던 재영과 숙주, 완태, 성진.
들어서는 사람들을 보고 뭐지? 하는 눈빛.
재영, 지훈을 보고 다가오며
재영 선생님.
지훈 고다경 선생, 왔어요?
재영 고다경 선생이요? 못 봤는데..
뒤쪽에서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완태, 성진, 숙주.
숙주 뭔 일이래? 정우진검사에 최경사에 윤지훈선생까지..
성진 저 사람들이 오면 꼭 무슨 문제가 생기던데..
완태 (호기심어린)가보자.
사람들 뒤를 따라 나서는 완태, 성진, 숙주.
씬/6 D, 국과수 화학분석과 미세증거물 연구실
미세증거물 연구실로 들어서는 지훈일행.
그 뒤를 따라 들어서는 완태, 성진, 재영, 숙주.
안에서 일을 하고 있던 직원, 쳐다본다.
우진 동부지검 정우진검사에요.
용의자가 도주할 우려가 있는 사건입니다.
긴급으로 처리해 주세요.
직원 아까 데스크에서 연락받았어요.
직원, 이한의 손에 들린 증거물을 받아들며
직원 이건가요? 그런데, 어떤 사건 증거물이죠?
지훈 ..1년전 서윤형 사건, 살해도구로 추정되는 쿠션입니다.
놀라는 사람들.
숙주 저..저게 서윤형을 죽였다구?
성진 서윤형은 청산염중독으로 죽은 거 아니였어요?
완태도 말없이 그 광경을 본다.
직원도 놀란 얼굴로 봉투를 받아들다가
직원 그런데.. 비교샘플도 있다고 하던데, 그건 어딨죠?
지훈, 말없이 초조한 얼굴로 다경을 기다린다.
씬/7 D, 차 안
도로를 달리는 차 안.
창밖을 바라보는 이명한, 엷은 웃음을 짓는다.
쓴 웃음인지, 아니면 그냥 미소인지 뜻모를 미소다.
씬/8 D, 미세증거물 연구실.
다시 한번 다경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지훈.
하지만 받지 않는다.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사오니...’
지훈, 답답한 듯, 다시 전화를 걸어본다.
씬/9 D, 차 안
달리는 차 안의 이명한,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전화를 받는다.
장변호사(소리) 원장님, 어떻게 됐습니까?
이명한 ...
장변호사(소리) (대답이 없자 답답한)미세섬유 샘플, 찾았습니까?
묘한 표정의 이명한....
씬/10 D, 미세증거물 연구실.
지훈, 다시 한번 다경에게 전화를 거는데,
그때 문 삐꺽 열리면서 들어서는 다경.
지훈 고다경!
다경, 천천히 안으로 들어선다.
우진 고다경 선생님. 샘플은요?
다경, 말없이 사람들을 바라본다.
지훈, 그런 다경의 모습에 뭔가 이상한 듯, 그리고 답답한 듯
앞으로 다가서는데, 뭔가를 내미는 다경.
보면 서윤형의 미세섬유 샘플이다.
다경 여기..있어요.
지훈, 다경을 보는데, 다경, 금방이라도 울 듯한 모습이다.
그런 다경을 이상한 듯 보는 지훈.
샘플을 우진에게 넘기는 다경.
우진 괜찮아요?
다경 예..
다경, 우진에게 샘플을 넘긴 뒤, 연구실을 나간다.
그런 다경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지훈.
씬/11 D, 차 안
장변호사와 통화중인 이명한.
이명한 ...동생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결국 거절하더군요.
장변호사(소리) 강제로라도 가로챘어야죠! 그렇게 그냥 보내면 어떡합니까!
이명한 ....
장변호사(소리) 이제 어떡하실 겁니까! 샘플 검사가 일치하면 모든 게 끝납니다!
이명한 ...끝내야죠.. 이제.. 끝내야 할땝니다.
창밖을 바라보는 이명한, 뭔가 계획이 있는 표정이다.
씬/12 D, 미세증거물 연구실.
쿠션샘플에서 핀셋으로 보풀을 하나 빼내는 직원.
그 모습을 뒤에서 숨 죽인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슬라이드 글라스에 올려놓고, 현미경으로 보풀을 확인하고,
다시 미세섬유 샘플에서 샘플을 빼낸 뒤, 다른 슬라이드 글라스에
올려놓으려다가 뒤를 바라본다.
직원 원래, 이렇게 들어와 계시면 안되는데..
숙주 아, 우리가 남이야? 궁금해서 그래.
직원 그래도..
숙주 아, 정말 내가 국과수 짬밥만 10년이야.
자꾸 이렇게 나올꺼야?
완태 내 짬밥까지 합치면 17년이야. 빨리 좀 해봐.
직원, 어쩔 수 없다는 듯 돌아서서 다경의 미세섬유 샘플을
슬라이드 글라스에 올려놓고 확인한다.
우진 (궁금한) 어때요?
직원 일단, 형태와 패턴은 일치하네요.
숙주, 성진, 완태 재영. 그럼.. 진짜 서윤형이 이걸로 죽은 거야?
하는 얼굴. 우진과 이한은 시선 마주치면서 얼굴 밝아지고
직원 정확한 결과는 적외선 분광광도계 검사가 끝나봐야 압니다.
30분 쯤 걸릴꺼에요.
씬/13 D, 국과수 복도 일각
눈물이 그렁그렁한 다경, 빠르게 복도를 걸어가는데
그 뒤를 따라오는 지훈.
지훈 고다경!
다경,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은 듯 계속 걷는다.
그런 다경을 쫓아와서 어깨를 돌린다.
눈물을 흘리는 다경의 모습에 멈칫하는 지훈.
지훈 무슨 일이야?
하는데, 다경, 참아왔던 감정이 터지는 듯.. 눈물을 흘리며
다경 난 우리 다희.. 죽었다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그래야 갑자기 다희가 죽었다는 연락이 왔을 때..슬프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아직.. 내 맘에 욕심이 있었나 봐요.
.. 5년이나 지났는데.. 살아봤자.. 여전히 말도 못하고..
일어서지도 못하고..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을 수 밖에 없는 앤데..
욕심이 났어요.
지훈 동생..얘기야?
다경 ...이명한 원장이 찾아왔었어요.. 동생을 살려주겠다구..
심장이식을 시켜준다구.. 샘플을 달라고 그러는데..
나도 모르게.. 건네줄뻔 했어요.
지훈 ....
다경 그러면 안되는 걸 아는데.. 내 동생.. 살리고 싶었어요.
눈물을 흘리는 다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지훈.
어떤 마음으로 이런 선택을 했을지 알기 때문에.. 그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지 못하다가 천천히 다경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지훈 .....미안하다... 1년전에.. 내가.. 잘 했으면.. 모든 걸 밝혔으면..
.. 니가 이런 힘든 선택.. 안 했어도 됐을텐데.. 미안해..
다경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을 흘리는 다경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지훈.
씬/14 D, 미세증거물 연구실.
작동중인 적외선 분광광도계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
다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 하고 있다.
재영 나왔어요?
직원 아, 정말.. 좀 기다리세요.
삐.. 소리와 함께 컴퓨터에 뜨기 시작하는 쿠션에서 채취한 샘플의 스펙트럼.
이한 나오는 거예요?
직원 네.. 이제 나옵니다.
씬/15 D, 강중혁 사무실
굳은 얼굴로 앉아있는 강중혁. 그 맞은편에 앉은 비서관 역시 낯빛이 안 좋다.
비서관 따님의 아파트에서 증거물이 발견됐고.. 국과수로 옮겨졌답니다.
강중혁 ....
비서관 상대방 후보 진영에서.. 기자회견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강중혁 ....
비서관 (어쩔 수가 없다) 용단을.. 내리셔야 할때인 것 같습니다...
강중혁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비참하게 물러서란 말인가.
그때,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장변호사와 서연.
강중혁을 바라본다.
씬/16 D, 국과수 복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다경에게 손수건을 건네주는 지훈.
다경, 힘없이 손수건을 받는다.
지훈 ..괜찮아?
다경, 가라앉은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지훈 보다가 씨익 웃으면서
지훈의 손수건에 팽 코를 풀어 버린다.
다경, 그 손수건을 보며
다경 괜찮겠어요?
지훈, 다경이 기운내서 장난을 치자, 피식 웃는다.
다경, 아직 힘들지만, 최대한 기운 내려는 듯
다경 ..괜찮아요. 난 뭐.. 막 울고 나면 잘 잊어버리거든요.
워낙 쏘쿨해서..
지훈 (본다)
다경 우리.. 다희 괜찮을 꺼에요. 나 닮아서 씩씩한 애니까..
잘 버텨줄꺼에요. 그리고.. 만약에 다희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그 누구보다 반대했을 꺼에요.
지훈 ...나라면... 그렇게 못했을꺼야.
다경, 지훈을 보면, 지훈 한번 흔들렸던 자신이 기억나는 듯 자조적으로
지훈 너.. 대단해.. 대단한.. 사람이야..
전에 너 아버님한테.. 니가 좋은 법의관이라고 말씀드렸지.
다시 전해드려.. 나보다 훨씬 훌륭한 법의관이라고..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그러다가 문득 다경의 뒤쪽을 보는 지훈, 보면
우진이 이쪽을 보고 서 있다.
우진 결과 나왔어.
지훈과 다경, 기대를 안고 우진을 보면..
우진 일치하지 않아.
지훈,다경 !
우진 압수한 증거물과 미세섬유 샘플.. 전혀 틀린 성분이래.
믿기지 않는 결과에 놀라는 지훈과 다경.
연구실로 뛰어간다.
씬/17 D, 미세증거물 연구실
망연자실하고 있는 이한과 연구사들.
이한 이럴 리가 없어요.. 어떻게..
그때,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지훈과 다경.
모니터 앞에 와서 선다.
다경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일치하지 않다뇨?
직원 (모니터를 가리키며) 이게 파란 쿠션에서 나온 스펙트럼이에요.
컴퓨터에 뜨는 화면을 보는 지훈과 다경.
직원 그리고 이게 고다경 선생님이 가지고 온 미세섬유 샘플이죠.
미세섬유 샘플의 스펙트럼. 정말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다경 말이 안돼요. 그럴 리가 없어요.
지훈, 충격에 굳은 얼굴로 기계를 본다.
혼란스러워하는 다경, 우진, 이한.
씬/18 D, 강중혁 사무실
강중혁을 바라보며 씨익 웃는 장변호사.
장변호사 후보직 사퇴라뇨..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장변호사를 바라보는 강중혁. 서연도 미소를 짓는다.
씬/19 D, 미세증거 연구실.
어안이 벙벙해서 서로를 바라보는 사람들.
이한 (다경 보며) 정말 그 샘플이 확실해요?
다경,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듯 주저앉으며 고개 끄덕인다.
우진도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답답한 한숨.
지훈, 믿겨지지 않는 듯 컴퓨터 화면을 보며
지훈 (보다가)이럴 리가.. 없어. 검사.. 제대로 한 거에요?
직원 ..검사결과는 확실합니다.
지훈 그럴리 없어요! 기계가 고장난 거에요!
다시 한번! 다시 한번 합시다! 내가 직접 할꺼에요.
지훈, 직원을 밀쳐내고 자기가 직접 기기를 만지려고 하는데,
재영이 ‘선생님!’ 뒤에서 만류한다.
직원 원하신다면 다시 하겠지만, 결과는 똑같을 꺼에요.
지훈 아냐! 뭔가 잘못 된 거에요! 이럴 리가 없어!
이럴 리가... 없어!
허탈한 듯,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지훈.
우진도, 이한도 다경도 할말을 잃은 채, 멍하니 망연자실해서 서 있고,
숙주, 성진, 재영도 이 상황을 어떡하지? 서로를 바라본다.
그런 사람들 사이, 완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씬/20 D, 빌딩옥상.
한적한 옥상에 서서 시원스럽게 뻗은 전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이명한.
그때 뒤쪽에서 옥상문이 삐꺽 열리면서 들어서는 누군가..
이명한, 뒤돌아보면 완태가 서있다.
이명한 왔나?
완태, 겁먹은 얼굴로 천천히 이명한에게 다가온다.
이명한 (미소로)가지고 왔겠지?
완태, 겁도 나고, 죄책감도 들고,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서 이명한에게 건넨다. 다경이 갖고 있던 미세섬유 샘플이다.
덜덜 떨면서 샘플을 이명한에게 건네는 완태.
-인서트 컷
10씬, 지훈이 나가고 난 뒤의 상황.
우진에게 미세섬유 샘플을 받아드는 직원.
미세섬유 샘플과 쿠션을 테이블 위에 나란히 놓고 난뒤,
슬라이드 글라스를 준비한다.
완태 우리도 도와줄께요.
재영 (보다가)그래, 나도 도울께요. 슬라이드 갖다드려요?
숙주와 성진도 자기도 돕겠다면서 나서고, 잠시 사람들이 한눈을 팔 때,
완태, 천천히 자기 주머니에서 미세섬유 샘플과 똑같이 생긴 비닐봉투를
꺼내서, 테이블 위의 진짜 미세섬유 샘플과 뒤바꾼다.
현재로 돌아오면 완태가 내미는 미세섬유 샘플을 받아드는 이명한.
바라보면서 미소짓는다.
씬/21 D, 국과수 복도
멍하니 앉아있는 우진과 다경.
그때 복도 저편에서 굳은 얼굴로 다가오는 지훈과 이한.
우진 어떻게 됐어요?
이한과 지훈의 얼굴에는 어찌할 수 없는 분노와 울분이 섞여 있다.
이한 세 번이나.. 해봤는데.. 결과는 똑같아요.
쿠션이랑.. 미세섬유 샘플.. 일치하지 않습니다.
우진.. 다시 힘이 빠지는 듯 주저앉는다.
어둡고 휑해 보이는 복도에 서고 앉고 기대어 서서 멍하니 있는
네 사람.
우진 증인도.. 증거물도.. 모두 사라졌어..
이제.. 모두.. 끝났어.
씬/22 D, 빌딩 옥상
이명한, 증거물 봉투에서 미세섬유 샘플을 들어올린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바라본다.
-인서트 컷
1부, 서윤형의 기도에서 미세섬유 샘플을 꺼내던 지훈의 모습.
기도 안에서 찾아낸 푸른색 미세한 섬유를 포셉으로 들어보이는 지훈.
지훈 서윤형의 사인은 비구폐색성 질식사. /
사망의 종류는...명백한 타살입니다.
서윤형 사건의 유일한 증거였던 미세섬유를 바라보는데,
불어오는 바람에, 미세섬유 샘플, 허공속으로 날아오른다.
먼지속에 섞여서 서서히 멀어지는 서윤형의 기도에서 나온 미세섬유 샘플.
이명한, 그 모습을 바라보는데..
이명한의 뒤에 서 있던 완태
완태 ...원장님..
이명한 (본다)
완태 이게.. 정말 국과수를 위한 일인 거 맞죠?
이명한, 고개 끄덕인다.
이명한 맞아요. 이건.. 국과수와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에요.
씬/23 D, 강중혁의 사무실
장변호사, 통화를 하고 있다가 천천히 전화를 끊는다.
얼굴 가득, 안도의 미소를 띄우면서 뒤를 바라본다.
장변호사 이제.. 모든 증거가 사라졌습니다.
뒤를 돌아 쇼파에 마주앉아 있는 강중혁과 강서연을 바라본다.
씬/24 N, 다희의 병실.
힘겹게 숨을 내쉬고 있는 다희의 손을 붙잡는 다경.
눈물을 흘리면서 내려다 본다. 그 위로 기자들의 리포팅하는 소리가 깔린다.
기자(소리) 오늘 낮, 강중혁 후보의 친딸인 강모양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발부 됐습니다. 그러나 무리한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강모양의 집에서 혐의점을 찾는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씬/25 N, 우진의 사무실
어두운 사무실, 멍하니 앉아 있는 우진.
기자(소리) 이에 강중혁 후보측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있는 후보진영에 대한 강압수사의 추잡한 배후를
밝히라며 검찰과 야당에 격렬히 항의했습니다.
한편, 자살이 아닌 타살로 드러난 서윤형의 전 소속사대표 주모씨의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사망추정시각인 11시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주모씨의 금품이 사라진 것으로 보아,
금품을 노린 단순강도일 가능성이 유력해 지고 있습니다.
씬/25-1N, 와인바
와인을 한잔 마시고 내려놓으며 맞은편을 바라보는 서연.
(외부와 단절된 고요하고 화려한 룸같은 느낌이였으면 좋겠는데요)
서연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서연의 시선 쫓아가면, 맞은편에는 굳은 얼굴의 이명한.
서연 왜 안드세요? 입맛에 안 맞으시면, 다른 걸로 주문할까요?
이명한 (보다가)강서연양...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당신은 네명을 죽였습니다.
서연 (미소지으면서 본다)
이명한 당신 손으로 직접 죽인 서윤형.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정석훈.
교도소에서 감전사를 당한 이수정.
그리고.. 호텔에서 사망한.. 주선우.
-인서트 컷
-호텔 룸.
주선우와 마주앉은 서연.
가방안에서 통장과 카드를 꺼내서 선우에게 내민다.
서연 20억이 든 통장이에요.
선우 (욕심에 가득한 눈빛으로 통장을 본다)
서연 (종이와 펜을 꺼내서 내밀며)대신.. 유서를 써주세요.
선우 (놀라서 본다)
서연 죽어달란 얘긴 아니에요. 다만, 검찰의 강압수사를 못 이기겠다는 유서를 쓰고, 잠적해 달란 얘기에요.
이 정도 돈이면, 다른 나라에서 새출발할 수 있을 꺼에요.
선우, 고민되는 눈빛으로 서연을 보다가 펜을 들고, 종이에 유서를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호텔 룸 밖.
비상계단에서 조용히 들어서는 사내들.
주변을 보지만, 씨씨티브이는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끄덕하고,
선우의 호텔룸으로 다가간다.
-선우가 쓴 유서를 든 서연.
선우에게 눈짓으로 인사를 하고는 문으로 다가간다.
문을 여는 서연, 밖에 서 있는 사내들에게 유서를 선네며 눈짓을 한다.
문이 닫히기 전, 룸안으로 들어서는 사내들. 선우, 놀라서 그런 사내들을
바라본다.
-죽은 채 쓰러져 있는 선우 주변에서 혹시라도 남았을지 모르는
지문들을 정리하는 사내들. 유서가 든 봉투도 장갑을 끼고, 다른 봉투로
옮기는 등, 현장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15부, 호텔방앞으로 다가온 지훈, 초인종을 누르는데..
-호텔방안에서 주선우의 시신을 베란다쪽으로 옮기던 사내들,
멈칫한다. 조용히 하라는 손짓.
지훈의 노크소리.
-15부, 지훈, 노크를 하다가 다시 엘리베이터쪽으로 향하면
-바깥의 동정을 살피던 사내들, 다시 주선우의 시신을 들어서 베란다쪽으로
향한다. 베란다 밖으로 던진다.
시계보면 열한시가 조금 안됐다.
와인바, 서연과 마주앉은 이명한.
서연 지금.. 절 비난하시는 건가요?
죽은 사람들이 잘못한 거에요.
감히.. 주제도 모르고.. 날 배신했거든요.
이명한 (서연이 싫고, 이런 상황에 내몰린 것도 싫다)
주선우가 마지막입니다. 이제 더 이상 난 당신을 돕지 않을꺼에요.
서연 ...
이명한 지금까진 국과수를 위해서 참았지만.. 더 이상은 안됩니다.
서연 ...
이명한 (일어선다)아버님한테 전하세요. 무사히 당선되길 바란다고..
그리고 저한테 하신 약속 잊지 말라고..
국과수는 이제 그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독립기관으로
탈바꿈할 겁니다. 앞으론.. 다시 서연양을 볼일도 없겠죠.
가볍게 눈인사를 한 뒤, 와인바를 나서는 이명한.
서연, 그런 이명한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씬/25-2N, 우진의 사무실
멍하니 앉아있던 우진,
이제.. 퇴근해야 할 때이다. 천천히 일어나서 가방을 챙기는데,
기운이 하나도 없다.
그때, 문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열리면서 들어서는 이한.
우진, 기운없이 본다.
이한 이럴 줄 알았네. 아직까지 퇴근도 안하고 뭐했어요?
우진 가만히 바라보는데
씬/26 N, 카페 일각
카페에 앉아있는 우진 앞에, 달달한 와플, 케잌, 고구마라떼같은
달달한 음료수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놓는 이한.
우진, 이게 다 뭐냐는 눈빛으로 본다.
이한 왜요? 모자랄 것 같아요?
우진 ....
이한 그렇게 보지 말고 먹어봐요. 여기 케잌 진짜 맛있어요.
가만히 앉아있는 우진의 손에 포크를 쥐어주는 이한.
이한 먹어봐요. 기분 꿀꿀할 땐, 단 음식이 최고에요.
기운도 나고.. 세상이 그래도.. 살만하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니까..
우진, 가만히 앉아있자. 이한, 와플을 잘라서 우진의 입에 갖다댄다.
이한 아!
우진, 이한 보다가 입 벌리면, 이한 우진의 입에 와플을 넣어준다.
이한 잘 먹네. (케잌을 크게 잘라서 또 입에 갖다댄다)이것도 아..
우진, 이한이 시키는대로 케잌을 입에 넣고 씹는데..
순간 눈물이 터지는 듯 고개를 숙인다.
이한, 보다가 얼굴에 미소 가시며 본다.
우진 (눈물 흘리며)정말.. 세상이 살만한 걸까요?
이한, 눈물을 흘리는 우진을 가만히 본다.
우진 ...이번엔 꼭 잡고 싶었는데.. 진짜.. 잡고 싶었는데...
이한 세상.. 살만해요.. 그래야 태어난게 억울하지 않지..
그렇게 믿고 살아야죠.
눈물을 흘리는 우진을 보는 이한의 모습에서
씬/27 N, 지훈의 오피스텔.
가만히 어둠속에 앉아있는 지훈.
허공을 가만히 바라보는 지훈의 모습 위로 스치고 지나가는 화면.
-인서트 컷
아래, 화면들이 점점 더 빠르게 템포감있게 플래시컷으로 보여진다.
-1부, 서윤형의 시신을 빼돌리던 지훈.
-1부, 서윤형의 기도를 열어보던 지훈.
-2부, 씨씨티브이를 쫓다가 차에 올라타는데, 비가 내려서 포기하던 지훈.
-3부, 부검실을 나선 정병도 원장의 뒷모습에 대고 나는 틀리지 않았다고
소리치던 지훈.
-8부, 자신에게 윤형이 오빠 마지막 어땠냐고 묻던 서연의 모습.
-8부, 서연의 뒤를 쫓던 다경과 지훈.
-14부, 지훈에게 아뇨, 겨우 둘 밖에 남지 않았죠.
-15부, 지훈에게 포기하라고 얘기하는 이명한.
포기하지 않으면 증인들이 죽을 꺼다.
-15부, 호텔에서 떨어져서 죽은 주선우.
허공을 가만히 바라보는 지훈의 눈가에 한줄기 눈물이 흐른다.
천천히 절망에 빠져서 머리를 부여잡는다.
그런 지훈의 모습에서 서서히 빠지면서 화면 암전.
암전속에서 자막, 한달 후 흘러나온 뒤,
씬/28 D, 거리 일각
이른 새벽. 이어폰을 끼고 조깅을 하고 있는 다경의 모습 .
그 위로 흐르는 뉴스멘트.
기자 드디어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최근 마지막까지 조사된 각종 여론조사에 의하면 여당의 강중혁 후보가 60퍼센트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한달 전 불거진 강후보의 딸 강모양에 대한 검찰수사가 결국 무혐의로 밝 혀지면서 우원석 검찰총장이 자진사퇴하는 등 진통을 겪는 사이, 강후보의 지지율이 급반등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참을 달려가다가 멈춰서서 어딘가를 바라본다.
다경이 보는 곳은 편의점.
편의점 안에서 일하고 있는 호진의 모습.
그런 호진을 지켜보는 다경.
씬/29 D, 국과수 건물 복도
출근하는 다경. 누군가 ‘안녕하세요’하는 소리.
돌아보면... 형사1이다.
다경 안녕하셨어요? 오늘은 어쩐 일이세요?
형사1 저희들 하는 일이 뻔하죠 뭐.. 어젯밤에 관할로 변사체가
들어왔거든요,
다경 그래요...
형사1 그럼, 수고하세요.
형사1, 인사를 하고 가는데...
다경 형사님..
형사1, 돌아본다.
형사1 네?
다경 (힘들게 꺼내는) 이호진... 이사 간 거 알고 계시죠..?
형사1 네... 근데, 그걸 어떻게...?
혹시.. 지금까지 계속 지켜보신 거에요?
다경 ....
형사1 ...(그랬구나)저희도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요.
다경 예.. 알아요.. 그런데..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형사1 걱정마세요. 이호진 이사간 쪽 관할에도 위험인물이니까,
지켜보라고 얘기 해놨어요.
형사1의 말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 다경.
씬/30 D, 동부지검 전경
동부지검 전경.
씬/31 D, 동부지검, 구내 식당
한쪽에 켜져있는 TV에선 기자의 리포팅이 계속되고 있고... 여기저기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혼자 밥먹는 우진의 모습이 보인다.
그럼 우진을 힐끔힐끔보면서 대화하는 직원2명.
직원1 내가 설치고 돌아 다닐때부터 알아봤어.
결국 총장님까지 잘리게 만들어 놓고 자기는 밥이 넘어가나 보지?
직원2 근데, 정검사는 안잘린 거야?
우진, 속상하고 신경쓰이지만 그냥 꾸역꾸역 밥을 먹는다.
직원1 총장님이 자기가 다 책임 진다고 정검사는 선처를 해달라고 했다잖 아. 그래봤자 한직으로 쫓겨나긴 했지만...
우진, 참다가 고개를 돌려 직원들을 본다.
‘이크’하는 직원들. 직원들을 보는 우진, 눈이 뻑뻑한지 깜빡거린다.
씬/32 D, 안과
시력정밀검사를 받은 우진.
의사 렌즈 부작용이네요. 가급적이면 렌즈는 안끼시는게 좋겠어요.
우진 안경은 불편한데..
의사 정 그러시면 라식수술을 권해 드리고 싶은데..
어떠세요? 오늘이라도 당장 수술이 가능합니다.
우진 라식요...?
멈칫하는 우진
-인서트 컷
13부, 안경쓴 우진을 보며 역시 안경쓴게 잘 어울린다고 얘기하는
이한의 모습.
현재로 돌아오면 잠시... 머뭇하는 우진.
우진 좀... 생각해 볼께요..
씬/33 N, 골목길
인적이 드문 골목길. 한켠에 세워진 차안에 잠복중인 이한과 선배형사.
선배형사 차 안에서 이게 벌써 며칠째야...
이한 그러게 말이야.. 이러다 몸에서 사리 나오겠어.
(하다가 앞을 보면서) 저.. 저거..!
보면.. 골목길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용의자.
반사적으로 밑으로 몸을 까는 두사람.
이한 (몸을 숙인채) 맞지?
선배형사 (같이 몸을 숙이고) 응.. 이쪽으로 오고 있다.
이한 신호 줘. 차앞에 올때 확 치자구.
선배형사 하나...
문고리를 잡는 이한. 다가오는 용의자.
선배형사 둘..
역시 교차로 보여지고..
‘셋!’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확 열어제끼는 이한.
‘퍽’하며 용의자가 문에 부딪혀 고꾸라진다.
차 밖으로 튀어 나오는 두 사람.
용의자, 반항할 틈도 없이 잡힌다. 제압한 채 수갑을 채우는 이한.
이한 너는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도 있어.
근데, 도대체 집에 며칠만에 오는거야? 기왕 올거면 고생 안하게
좀 빨리 오지. 이게 뭐냐? 서로 힘들게.
씬/34 D, 국과수 전경
씬/35 D, 원장실
이명한 앞에 주인혁과 박태규, 김완태가 서있다.
이명한 (주인혁의 어깨를 잡으며) 복귀를 축하하네.
주인혁 감사합니다. 모든게 원장님께서 신경 써주신 덕분입니다.
이명한 (둘러보며)모두들 수고 많았어요.
김완태 저희가 뭐 한 일이 있습니까.
이명한 이제부터 국과수는 명실상부한 독립기관으로서 사법수사의
핵심이 될겁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앞으로도 수고해줘요.
씬/36 D, 부검실
재영, 성진과 함께 부검을 마치는 다경.
전처럼 활기차지 못한 어딘가 힘이 없는 얼굴이다.
다경 부검 마치겠습니다. 봉합 부탁해요.
부검실을 나가는 다경.
그런 다경의 뒷모습을 보는 두사람.
성진 벌써 한달이 다 되가네... 저렇게 맥아리없는 얼굴.
재영 (그건 자신도 마찬가지다) ... 얼마나 힘들겠어. 나도 힘든데..
성진 나도 힘들어.
재영 (보면).. 형도 그래?
성진 저번에 소개팅했던 여자가 자꾸 내 전활 피한다...
재영 (한심하게 보다가) 근데.. 윤지훈 선생님은 도대체 어디 계신걸까..
씬/37 D, 다경 사무실
힘없이 책상에 앉는 다경.
책상위에 놓여진 현장 검안서류들을 들척인다.
그러다가.. 멈칫하는 다경. 보면... 현장검안의 성명란에 [윤지훈]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씬/38 D, 국도 일각.
국도 한켠에 세워진 경찰차. 경찰, 내려서 뭔가를 바라보고 있다.
보면 한 남자가 죽은 채 누워 있다.
경찰관, 이리저리 살피는데, 다가서는 누군가..
경찰 오셨습니까?
보면, 가방을 든 지훈이다.
지훈 (가볍게 목례하고) 언제 발견됐습니까?
경찰 1시간 전입니다. 지나가던 할머니가 발견해서 신고했어요.
지훈, 현장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는데, 국도에 지나치던 차량들,
잠시 멈춰서서 쓰러진 시신을 보고 숙덕거리고 지나간다.
지훈 (경찰에게)차 좀 길쪽으로 세워주세요.
경찰 그건 왜요?
지훈 (장갑을 끼며)돌아가신 분에게도 자신을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자신의 죽음이 타인의 관심꺼리가 되는 걸 원하는
사람은 없어요.
경찰, 그제서야 고개 끄덕이는
-시간경과되면
시신과 국도사이를 경찰차가 막고 있다.
그 안에서 시신을 살펴보고 있는 지훈과 경찰.
경찰 아무래도 차에 치인것 같죠?
몇 달전에도 술 먹고 무단횡단을 하다가 차에 치일뻔한 적이 있었답니다.
지훈 (유심히 보며) 차에 치인건 맞지만, 이건 사후손상이에요.
경찰 예?
지훈 죽은 뒤에 이곳에 유기했다는 얘기에요.
지훈, 시신을 한번 쭉 훑어보다가 옷 안에 감춰진 목 부분을 살펴본다.
그리고 감겨진 눈꺼풀을 살펴보는..
지훈 눈꺼풀에 일혈점이 확인되고,
목에 누군가에게 졸린 흔적이 있습니다.
누군가 목을 조여 살해한 다음 이곳으로 옮겨 교통사고로 위장한 거예요.
경찰 (놀라는) 네? 그..그럴리가요?
지훈 부검을 해봐야 알겠지만.. 거의 확실합니다.
시신의 주머니에서 뭔가를 뒤지는 지훈. 핸드폰이 나온다.
핸드폰으로 마지막 통화기록을 살펴본다.
지훈 어젯밤, 마지막 통화를 한 기록이 있습니다.
직장온도와 비교해보면.. 사망추정시간은 어젯밤12시와
새벽 1시 사이일 가능성이 큽니다.
검안서를 작성해서 경찰에게 넘기는 지훈.
지훈 혹시라도 무슨 문제 있으면 바로 연락주세요.
하고, 걸어서 자신의 차로 걸어가는데, 들려오는 소리.
다경(소리) 현장검안서, 이따위로 작성해서 넘기실꺼에요?
지훈, 뒤돌아보면 다가오는 다경이다.
다경 도대체가 기본이 안돼 있잖아요. 기본이..
(현장검안서 들어 보이며) 시신이 여기 사진에 나와있는
상태로 발견됐습니까? 중간에 체위 변경시키면 시반 발현
늦어지는 거 모르세요?
지훈 (보다가)체위변경 안 시켰고, 그때는 시반이 발현되지도 않았어.
다경 직장온도는요? 주위환경 변화시키지 않은 상태로 측정했겠죠?
지훈 (피식 웃으며)당연하지. 지금 현장을 무시하는 거야?
다경 현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훼손되거나 조작되기 가장 쉬운게 또 현장이죠. 모르세요?
서서히 다가서서 바라보는 두 사람.
보다가, 미소짓는 다경.
다경 사건사고가 있으면 출동하는 꽤 쓸만한 검안의..
꽤 유명하시던데요. 모든 부검은 현장에서 시작된다..
몸소 실천하시는 겁니까?
지훈 (피식 웃으며 가방을 차안에 넣는데)
다경 도대체 그동안 뭐하셨어요? 전화도 안받고.. 집에도 몇 번 찾아가봤는데, 안계시더라구요.
지훈 뭐 그냥.. 바람 좀 쑀어.
그동안 국과수 안에서만 있으니까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겠고 해서.
다경 많이 힘드셨죠...?
지훈 (가만히 본다) 너는...
다경 뭐... 약간...
지훈 나도...뭐 약간...
서로를 보며 피식 웃는 두사람.
씬/39 N, 우진의 오피스텔 앞 (복도든 밖이든)
안경을 쓴채 터벅터벅 걸어오던 우진. 핸드폰을 꺼내 이름을 검색한다.
‘꼴통’(이한)을 검색하고 누르려다가... 마는 우진.
우진 지까짓게 뭔데.. 내가 먼저 연락 해..?
다시 집쪽으로 걸어가려는데... ‘내 얘기예요?’하는 소리.
보면...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이한. 특유의 미소로 씨익 웃는다.
이한 그동안 잘있었어요?
우진, 너무나 반갑지만... 애써 안그런 척한다.
우진 (인상쓰며) 뭐예요? 남의 집 앞에서..
이한 남의 집이 아니구 잘아는 사람 집인데...
우진 ...(휙 지나치려는데)...
이한 (다가오며) 그동안 내 생각 많이 했어요?
우진 (찔리지만 기가 막힌 척) 뭐야? 미친 거 아냐?
이한 많이 생각했네... 안경도 쓰고 다니고..
우진 (안경을 벗으며)라식할 거 거든요.
이한 안경 벗지마요.
우진 (벗으려다 말고) ...
이한 지금 안경 벗으면 나 또 잠수탈지도 몰라요. 농담 아니예요.
우진, 안경을 벗어야할지 말아야 할지...
이한 (진지하게) 나... 정검사님 좋아해요. 아주.. 많이..
우진 ...
이한 나랑... 사랑합시다...
우진을 바라보는 이한. 안경을 쓴 우진이 가만히 바라보자,
이한, 긍정의 대답인 듯 천천히 키스하려는 듯 우진에게 가져가는데
우진 나한테 불순한 생각갖지 말랬죠?
이한, 가만히 멈춘다.
우진, 전혀 흔들림 없이 바라본다.
이한, 우진 보다가
이한 그런 생각 자꾸 드는데.. 하지 말아요?
우진 ...예.
이한, 천천히 얼굴을 든다.
거절당한 건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시선 돌리려고 하는데..
우진 당분간은요.
이한 (본다)
우진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연애하는 법을 배웠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난, 적어도 상대방한테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어요.
이한 ...(보는)
우진 (그런 시선이 좀 쑥스럽다 시선 돌리면서)
그러니까, 그런게 있잖아요. 우리 서로 잘 안다고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니까.. 일단은 서로에 대해서 더 잘 안 다음에..
그러니까.. 데이트도 몇 번 하고.. 영화도 보고.. 그런 다음에
이랬으면 좋겠다구요. 그러니까.. 오늘은..
우진, 이한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우진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 순간, 갑자기 이한이 가까워진 우진의 입에 키스를 한다.
이한, 천천히 입술을 떼면서
이한 오늘은 여기까지..
이한, 우진을 바라보다가.. 다시 키스를 한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서
씬/40 N, 편의점
새벽,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편의점으로 들어오는 20대 여자.
걸친 옷이나, 구두 등이 하나같이 명품이다.
술 한잔을 마신 듯, 비틀비틀 걸으면서 통화를 하면서 들어선다.
여자 응, 차 놔두고 왔어. 아우 짜증나. 대리는 불러도 안 오고..
비틀거리면서 안쪽 생수코너로 가는 여자.
뭔가를 찾다가 찾는게 안 보이는 듯 계산대로 다가오면,
소심하게 눈인사를 하는 점원... 이호진이다.
여자 (싸가지없는 말투)아저씨, 여기 생수 저기 있는게 다에요?
호진 예.
여자 ..아 진짜 편의점이 뭐 이래.. 꼬져가지구..
호진 (보다가)뭐.. 찾으시는 거라두..
여자 말한다구 알겠어요?
하다가, 여자 계산대 옆 온장고를 열어본다.
하.. 맘에 안든다. 하는 얼굴로 보다가 녹차 하나 꺼내서 계산대에 내려놓는다.
여자 얼마에요?
호진 (보다가 바코드로 찍으며)천오백원입니다.
여자, 지갑에서 대충 오천원짜리 꺼내서 계산대로 던지며
여자 잔돈은 됐어요.
하고는 편의점을 나간다. 여자가 던진 오천원짜리, 계산대가 아니라
바닥으로 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진 오천원짜리 지폐를 가만히 보는 호진.
천천히 고개를 들고 문 밖을 본다.
두 눈에는 증오와 분노가 가득하다.
앞치마를 벗어 놓고 따라 나가는 이호진.
나갈 때,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빼든다.
(이 부분 뒤쪽으로 가면 공범이 있다는 설정.
여기선 너무 티나게 바래는 안됐으면 좋겠구요..)
씬/41 N, 편의점 앞
멀리서 조깅을 하면서 달려오는 다경.
숨을 고르면서 멈춰서서 언제나 그래왔듯이 편의점 안을 바라보는데,
계산대에 있어야 할 이호진이 없다.
다경, 어디갔나? 싶어 편의점 안쪽을 둘러보는데,
편의점 뒤편 건물 뒷문이 열려져 있다.
의아한 눈빛으로 둘러보는데 저 멀리 새벽 미명 사이로 사라지는
흐릿한 호진의 뒷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다경, 바라보다가 그 뒤를 쫓는다.
씬/42 N, 몽타쥬/ 골목일각
-호진의 뒤를 쫓아 골목안으로 달려 들어서는 다경.
좁은 골목 안쪽으로 또 다시 호진의 뒷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그런 호진의 뒤를 쫓는 다경.
조깅을 하던 다경... 편의점 쪽을 보고 있는데, 이호진이 밖으로 나온다.
이호진을 쫓아가는 다경.
-골목길을 걸어가는 20대 여자.
아무 생각없이 비틀비틀 거리면서 길을 걷는다.
-골목길 일각, 무표정한 시선으로 골목을 걷는 호진.
품안에는 망치가 보인다.
-미로같은 골목길 안,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호진의 뒤를 쫓는 다경.
교차되는 골목길에 이르러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그때 또 다시 저쪽 끝으로 보이는 호진의 뒷모습.
-호진을 쫓는 다경.
무표정한 눈빛으로 골목을 걷는 호진.
두 사람의 모습, 점점 빠르게 교차되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품안에서 망치를 꺼내드는 호진의 모습.
휙 허공으로 망치를 들어 누군가를 가격하려는 호진.
호진의 뒤를 쫓는 다경의 모습과 교차되면서 마치 코너를 도는
다경이 망치에 맞을 듯 보이는데..
-골목 코너를 도는 다경, 순간 놀라서 멈칫한다.
보면 골목 안쪽에 피를 흘리며 숨져 있는 편의점안에서 호진과
마주쳤던 20대 여자다.
놀라서 숨을 삼키면서 바라보는 다경. 호진이 또 다시 범행을
저질렀구나.. 슬픔과 분노가 교차된다.
씬/43 D, 동장소
날이 밝은 아침.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오가면서 힐긋 거리고
있고, 경찰 한명이 폴리스 라인을 치고 있다.
그 안에 서 있는 이한과 다경.
이한 (다경을 힐긋 보며)지갑이 있어서 신원확인이 빨리 끝났어요.
이름은 이사라. 대학생이었다고 합니다.
다경 ...(얼굴이 어둡다)
이한 괜찮아요?
다경, 이한의 말은 상관도 없는 듯, 시신 쪽을 바라보고 있다.
다경의 시선 쫓아가보면 시신을 검안하고 있는 지훈의 모습.
지훈, 장갑을 벗고 일어서자
다경 외상성뇌출혈이죠? 망치 맞는 거죠?
지훈 너도 잘 알겠지만, 검안만으론 확실하게 얘기할 순 없어.
시신이 국과수로 갈테니까 고흥동 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인지 니가 잘 판단해봐.
다경 ...부검 안해두 알아요. 이건 고흥동 사건하고 동일범이에요.
(이한보며) 빨리 체포해야 되요.
지훈 (진정시키려는)고다경...
다경 ....(본다)
지훈 국과수로 가서 둔기가 일치하는지 확인해봐.
그게 더 중요해.
다경, 흥분이 가라앉진 않지만, 지훈의 말에 결국 어쩔 수 없다.
다경 알았어요.
돌아서서 걸어가는데, 이한에게 나지막하게 얘기하는 지훈.
지훈 국과수까지 가는지 확인해줘요.
이한 예?
지훈 이 사건.. 고흥동 사건과 동일범이 확실합니다.
이한 (다경을 힐긋 본 뒤, 지훈을 보며 굳은 얼굴로)확실해요?
지훈 (이한을 보고 멀어지는 다경을 본 뒤)저 성격에, 분명히 사건현장에 뛰어들려고 할꺼에요. 위험한 짓 하기 전에, 최경사님이 말려줘요.
이한 ...고다경 선생님이 걱정되는 거에요?
지훈, 이한을 보다가
지훈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만약 고다경 선생 생각이 맞다면,
이번 사건은 똑같은 용의자가 세 명을 살해한 거에요.
막아야 합니다.
이한 알겠습니다. 저도 상부에 보고하고, 수사 시작하겠습니다.
이한, 돌아서서 걸어가려고 하는데..
지훈 최경사님.
이한 (돌아보면)
지훈 이호진 신원조사서, 볼 수 있을까요?
증거가 될만한게 있는지 검토해 보고 싶어서요.
이한 알겠습니다.
씬/44 D, 국과수 부검실
부검실 침대에 놓여져 있는 이사라의 시신.
작업복 끈을 매면서 들어서는 다경.
부검대 위에 누운 이사라를 바라본다.
묵념을 시작한다.
씬/45 D, 경찰서 사무실
(안되면 경찰서 복도로 바꿔도 무방)
걸어오는 이한, 문을 나서는 경찰에게
이한 어제 발생한 여대생 살인사건, 씨씨티브이 확보했어요?
경찰 근데, 그 근방이 워낙 외진데라.. 씨씨티브이가 거의 설치가 안됐답니다.
이한, 답답한 얼굴.
씬/46 D, 피씨방
딸랑 소리와 함께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지훈.
늦은밤, 게임에 열중해 있는 사람들을 훑으면서 걸어가는 지훈.
그 중 게임에 열중해 있는 호진을 발견한다.
(게임화면은 안 나오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런 호진이 잘 보이는 곳에 앉는 지훈.
모니터들 사이로 호진을 바라본다.
씬/47 D, 국과수 복도 일각.
문서영상과 직원과 얘기하고 있는 다경.
문서영상과 직원, 서류를 다경에게 보여주며
다경 (서류를 확인하며)...팔각형 모양의 망치 형태.
손잡이와 쇠뭉치의 각도는 88도... (고개드는)그렇다면..
직원 저번 사건의 범행도구와 일치합니다.
다경, 호진의 범행이 맞다. 분노가 솟구친다.
다경 알겠습니다.
인사하고 멀어진다.
씬/48 N, 피씨방
여전히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호진을 관찰하는 지훈.
뜻대로 잘 안 풀리는 듯, 화난 얼굴로 쿵 키보드를 내려치는 호진.
모니터를 보다가 주변 물건들을 하나둘씩, 챙겨들고 피씨방을 나선다.
그제서야 천천히 일어서는 지훈.
카운터 점원에게 다가가서
지훈 아까, 37번 자리에서 게임하던 손님있잖아요.
여기, 정회원이죠?
점원 예.
지훈 아무래도 저랑 가방이 바뀐 것 같은데 연락처를 알 수 있을까요?
점원 가방이요?
지훈 급해서 그런데 부탁 좀 할께요.
점원 .. 잠깐만요.
회원카드에서 카드를 꺼내서 확인하는 점원.
지훈, 그런 점원이 보는 회원카드를 힐긋 본다.
연락처, 주민번호, 그리고 주소가 적혀져 있다.
‘서울시 00동 ESP Company'라고 적혀 있다.
점원 (연락처를 적어주는)여기 있습니다.
지훈, 고맙다는 듯 고개 끄덕하고는 나선다.
씬/48-1N, 피씨방 밖 복도
피씨방을 나와서 걸어가는 지훈, 코너를 도는데, 바로 코앞에 서 있는 호진.
지훈, 놀라서 보는데
호진 ..경찰이에요?
서로를 바라보는 호진과 지훈.
지훈 아뇨. 경찰은 아닙니다.
호진 그럼, 왜 남의 뒷조사를 하고 다니는 거에요?
지훈 ...누군가를 죽인 살인자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죠.
호진, 관심이 생긴다는 듯 씨익 웃는다.
호진 난, 아무도 안 죽였는데.. (씨익 미소짓는다)오늘은..
지훈 나도.. 아직은.. 당신이 살인자란 증거를 발견못했어요..
하지만.. 앞으론 조심해야 할겁니다. 난.. 포기란 걸 모르거든요.
지훈, 호진을 보다가 먼저 걸음을 옮긴다.
그런 지훈의 뒷모습을 재밌다는 듯이 보는 호진.
씬/49 N, 국과수, 범죄심리과
사무실에 마주앉아 있는 다경과 민정기.
민정기, 다경이 내민 이호진 관련 사건조서들을 확인하고 있다.
민정기 묻지마 범행으로 보인다구요?
다경 예. 고흥동에서 일어난 오상은 사건.. 일민동에서 일어난 여대생 사건,
모두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입니다.
민정기 음.. 그럼 모두 해서 두껀을 저지른 거군요.
다경 ...(머뭇거리다가)사실.. 제가 유추하기론.. 세 건인 것 같습니다.
민정기 ...(본다)
다경 5년전.. 오상은이 죽었던 고흥동에서 여고생 한명이 비슷한
수법으로 당했던 사건이 있거든요.
민정기 (보다가)그렇군요.
(다시 서류를 본다)이름 이호진.. 부모가 모두 일류대 교수
초, 중, 고등학교 모두 강남 팔학군에서 성장했고,
전교에서 1,2등을 다투던 수재였군요.
하지만 대학입시에 실패, 재수, 삼수까지 했지만, 희망했던
일류대 법대응시에는 결국 실패했고,
그 뒤부터 컴퓨터 게임에 빠져서, 게임 개발자가 되려고 했지만,
게임 개발엔 실패했고, 한달전엔 가족들과 크게 싸우고,
지금은 독립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군요.
씬/50 N, 편의점 외곽
편의점이 한눈에 들어오는 반대편 길에 차를 세우고 잠복중인
이한과 선배형사. 유리창문 너머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호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선배형사 어제 죽은 그 여대생 사건, 유력 용의자라구?
증거는 있어?
이한 증거가 있으면 체포를 했지. 여기서 이러구 있겠어?
선배형사 (피곤해 죽겠다)잠복한지 며칠됐다고 또 잠복이냐.
이한 두명이나 죽인 놈이야. 아니.. 어쩌면 세명일 수도 있고..
선배형사 대한민국엔 왜 이렇게 사이코들이 많은 건지..
야, 가서 먹을 꺼라도 사와. 배고파 죽겠네.
이한 왜 맨날 내가 가.
선배형사 억울하면 니가 선배하던가..
씬/51 N, 거리일각
5단으로 된 분홍색 도시락 통을 들고 걸어오는 우진.
(이때 의상, 안경 쓰고, 학교 선생님같은 의상)
걸어오다가, 아.. 이건 너무 오바다 싶은 듯 다시 돌아서서 반대편으로
걸어가다가 그래도 왔는데.. 다시 돌아서서 걸어가다가 갈팡질팡한다.
그러다가 한켠으로 가서 도시락 뚜껑을 열어본다.
정성스럽게 싼 김밥, 초밥이 가득하다.
우진 너무.. 헌신적인가..? 아우.. 도시락 통 색깔이라두 바꿀걸..
혼자 궁시렁 거리다가 결국 전해주기로 결심한 듯, 도시락 뚜껑을 닫고
걸어가면서 목소리 가다듬으며 이한에게 전화를 건다.
그런데, ‘고객 전화기의 전원이 꺼져 있사오니..’ 라는 음성.
우진, 기가막힌 얼굴로
우진 뭐야.. 아, 진짜.. (주변을 둘러본다)생각해서 왔구만..
씬/52 N, 국과수 범죄심리과
민정기와 대화중인 다경.
민정기 묻지마 범행을 저지르는 범인의 특징은 자신은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는데, 사회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 사회에 대한 복수를 그 사회의 일원에게 풀어버리는 거에요.
씬/53 N, 게임 회사
ESP란 로고가 붙혀져 있는 게임회사
작은 사무실에 가득찬 컴퓨터들, 밤에도 불구하고 다들 컴퓨터앞에서
씨름을 하고 있는 직원 서너명.
젊어 보이는 대표와 마주앉아 있는 지훈.
지훈 앞에 커피잔을 내려놓고 가는 소심하고 체격이 작아보이는 재원.
재원의 새끼손가락, 붕대로 감겨져 있는데, 여기선 너무 부각되지 않는
모습으로..
지훈도 재원은 별반 신경쓰지 않고, 대표를 본다.
대표 이호진이요?
일하던 직원들도 이호진이란 이름에 힐긋 굳은 얼굴로 본다.
대표 뭐.. 능력도 있고, 머리도 좋은 친구였죠.
그런데.. 좀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았어요.
얼마 전에도 게임시나리오를 들고 왔는데.. 도저히 게임에
쓸 수 없는 내용이었어요.
씬/54 N, 국과수 범죄심리과
민정기 묻지마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탭니다.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는 상황, 무시하는 말투에 민감하게 반응하죠.
씬/55 N, 게임회사
대표 전 잘 얘기해서 풀려고 했는데, 이호진씨가 폭발한 거에요.
-인서트 컷
게임 사무실에 마주앉은 대표와 이호진.
대표 이 시나리오 가지곤 게임 제작은 힘들어.
니 시나리온 너무 부도덕해. 잔인한 걸 떠나서 기분이 나빠진다구.
이런 게임이 시판될수 있을 것 같아?
이호진 이게 뭐가 어두워요? 누구나 살인을 꿈꾼다구요!
대표 야, 나만 문제가 있다고 하는게 아냐. 제발 사람이 문제점을
얘기하면 받아들여. 넌 왜 맨날 그 모양이야.
대표의 ‘넌 왜 맨날 그 모양이야’란 소리를 듣자, 호진의 눈빛 변한다.
대표, 호진을 보는데,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는 호진.
갑자기 사무용칼을 들고 ‘으아악!’하면서 대표에게 덤빈다.
놀라는 사람들. 비명을 지르면서 호진을 보는데.. 칼을 들고 대표에게
덤비던 호진, 가까스로 살의를 참더니 칼을 집어던지고 나가버린다.
씬/58 N, 국과수 범죄심리과
다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민정기.
민정기 여기까지가 묻지마 범행을 저지르는 범인들의 일반적인 특성이죠.
그런데.... 이건 묻지마 범행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다경 ..무슨 말씀이세요?
민정기 ..살인을 크게 두가지로 나눈다면, 계획적 살인과 충동적 살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묻지마 범행은 후자에 가깝죠.
계획적이지 않으므로 술에 취해 있거나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희생자들 중 첫 번째 여고생도 그랬고,
두 번째 오상은도 그랬고.. 죽기전에 위험을 느끼고 가족들에게
전화를 한 기록이 있다고 했죠?
민정기를 바라보는 다경의 눈빛, 흔들린다.
-인서트 컷
피곤해하는 다경에게 전화를 하던 다희의 겁먹은 목소리.
현재로 돌아오면 다경을 향해 얘기하는 민정기.
민정기 피해자들이 죽기직전 위험을 느꼈다면 꽤 오랫동안 미행을
당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이 사건은 구체적인 살인대상을 잡고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이건 묻지마 범행이 아니라, 충분히 계획된 살인일 가능성이
커요.
씬/59 N, 게임회사
대표와 마주앉아 있는 지훈.
지훈 혹시, 이호진씨가 썼다는 게임 시나리오 볼 수 있을까요?
대표 재미없어요. 뭘 그런걸 다 보시려고..
(하다가 옆의 직원에게)이호진 시나리오 아직 있어?
일하다가 책상뒤져서 갖다주는 직원(재원이 아닌 다른 직원)
직원 여기요.
지훈, 직원이 내민 시나리오를 보면 게임 제목 ‘시티헌터’다.
겉표지를 보다가 한 장 넘기면 게임의 기획의도가 나온다.
‘도시생활에 지친 당신에게 찾아오는 하나의 유혹.
그 누구든, 죽일 수 있는 자유.' 란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한 장을 더 넘기면, 게임 방식.
‘당신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한번쯤은 죽이고 싶었던 사람들..
그 기회가 주어진다.'(디테일한 게임시나리오 용어들은 조금 더 손볼 예정)
1, 초급단계.
기본 아이템. - 망치.
초급 1단계 미션.
상대, 당신의 첫사랑을 무참히 짓밟았던 여고생. 전투력 10.
어린시절, 며칠밤을 설레면서 준비했던 고백을 헌신짝처럼 거절한 상대에 대한
살의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다.
늦은밤, 학교에서 돌아가는 여고생..
당신의 손엔 기본 아이템인 망치가 들려져 있다.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기 전에, 그녀의 목숨을 빼앗으면 미션 클리어.
미션 1 옆에 그려진 캐릭터 스케치. 보면 긴 머리에 체크무늬 교복이 다희와 거의 비슷하다. (비슷하다는 건, 전체적인 인상, 의상들만 조금씩 비슷하면 됩니다. 마치 보고 그린듯한 건 아니고..상징적인 부분들 예를 들면 교복치마. 여직원은 회사원들 이 들고다니는 가방, 부잣집 딸은 머리형 정도..)
-인서트 컷
죽을 당시, 다희의 모습.
지훈, 놀란 시선으로 두 번째 장을 넘기면
초급 2단계, 미션.
당신이 면접에서 실패한 회사, 당신을 떨어뜨리고 합격된 여자회사원. 전투력 15.
(이하 설명은 추후 첨부)
여자회사원의 캐릭터 스케치 보면, 오상은과 거의 흡사하다.
-인서트 컷
골목에서 쫓기던 여직원.
지훈, 다음장으로 넘기면,
초급 3단계 미션.
부모 잘 만난 것 밖에 없으면서 건방지기 짝이 없는 소개팅에서 만난 젊은 여자애. 전투력 18.
캐릭터 스케치, 편의점에서 죽은 여자와 거의 흡사하다.
지훈, 다음장으로 넘기면,
초급 마지막 미션.
학창시절, 당신을 괴롭히던 히스테리컬한 여선생.
캐릭터 스케치보면, 안경에 체크무늬 조끼, 짧은 머리등이 우진과 비슷하다.
씬/60 N, 편의점 안
전씬의 캐릭터 스케치에서 오버랩되는 다경의 전화를 받고 있는 우진.
클로즈업되서 아직 공간이 잘 드러나진 않는다.
우진 고다경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
다경(소리) 아무래도 검사님이 한번 검토해 줬으면 하는 사건이 있어서요.
전화로 설명을 드리긴 그렇고, 메일로 서류 넣어놨거든요.
검토좀 해주세요.
우진 예, 그럴께요.
전화를 끊는 우진, 계산대 앞에서 계산을 하다가 전화중이다.
우진 얼마에요?
보면, 맞은편에 있는 호진.
호진 0000입니다.
우진 (지갑꺼내는데)
호진 저기..
우진 네..?
호진 선생님이신가봐요?
우진 (별반 생각없이)예..뭐, 비슷해요.
계산하고 나가는 우진을 바라보는 호진의 눈빛.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낸다.
씬/61 N. 편의점 밖 거리일각
맞은편에 차를 대고 있던 선배형사, 졸다가 눈을 뜨면, 편의점에서
나와서 어디론가 걸어서 멀어지는 우진. 선배형사, 우진을 알아본 듯 본다.
그러다가 다시 보면 편의점 계산대에 가만히 서 있는 호진.
그때 옆에서 벌컥 문 열리면서 차에 올라타는 이한.
이한 치킨이 왔어요!
선배형사 어..
이한 이호진은? 어때?
선배형사, 유리창 너머를 가르킨다. 보면 이호진, 계산대에서 나와서
창고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선배형사 저기 있잖아. (치킨 꺼내서 뜯으면서)
근데, 동부지검 정우진 검사, 이 근처 사나봐?
이한 (우진의 얘기에 문득)응? 정우진 검사? 아닌데, 이 근처 안 사는데..
선배형사 방금 편의점에서 나오던데..
이한 편의점에서?
씬/62 N, 거리일각
늦은 밤, 편의점을 나와서 거리를 걷고 있는 우진, 전화가 울린다.
모르는 번호다.
우진 여보세요.
이한(소리) 나에요.
우진 (퉁명스런)뭐에요? 전화기는 꺼져있구..
이한(소리) 밧데리가 나간걸 모르고 있었어요. 잠복중엔 자주 이래요.
이것두 선배 핸드폰 빌려서 하는 거에요.
근데, 혹시 이 근처 왔어요?
우진 (찔리고 무안하고 자존심 상하고)아뇨..뭐.. 그게..
하는데, 우진의 뒤쪽으로 슥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
(우진 사건을 저지르는 주범은 호진이가 아니라 재원입니다.
지금은 얼굴은 드러나지 않게, 18부에 우진이 일어나면 인서트 컷으로
보여줘야 하니, 범행하는 모습도 찍어주시고..
꼭 장갑 껴야 한다는 거 주지시켜 주세요)
씬/63 N, 편의점 안
호진이 들어간 창고를 비추는 화면,
창고 뒤쪽으로 나 있는 뒷문이 열려져 있다.
씬/64 N, 편의점 앞, 거리.
차에서 내려서 옆에서서 우진과 통화중인 이한.
이한 근데.. 혹시 나 보러 온 거에요?
우진(소리) (자존심상하는)아뇨..내가 뭘..
이한 (기분 좋다)나 보러 온 거 맞구나?
씬/65 N, 거리일각
걷고 있는 우진, 멈춰선다.
우진 아니라니까요!
이한(소리) 아까 편의점 갔었요?
우진 어.. 그걸 어떻게 알아요?
이한(소리) 나 그 편의점 맞은편에서 잠복중이에요.
멀리 안 갔으면 잠깐 있어요. 보러가게.
우진 아니..뭐..
이한(소리) 어디에요?
우진, 주변을 둘러본다.
우진 여기가.. 주택간데.. 옆에 000있고..
(하다가)됐어요. 일하는 사람이 어딜 온다구..
내가 다시 글루 갈께요.
얘기하는 우진의 뒤쪽으로 또 다시 그림자가 언 듯 보였다 사라진다.
씬/66 N, 편의점 앞
이한, 피식 웃으면서
이한 됐어요. 내가 갈께요.
그때, 선배형사, 아무래도 이상한 듯 차에서 내린다.
선배형사 근데, 쟤 창고에서 왜 이렇게 안 나와?
이한 (전화하면서 왜? 하는 입모양을 하면서 선배를 본다)
선배형사 아무래도 이상해. 잠깐만 다녀올게.
선배형사, 길을 건너서 편의점쪽으로 다가간다.
이한, 그런 선배형사를 보면서 우진과 전화하는
씬/67 N, 거리일각
우진 전화받다가, 편의점으로 돌아가려는 듯, 다시 돌아서서 오던 길 걷는다.
뒤를 쫓던 누군가의 그림자, 멈칫하고는 중간에 난 골목길안으로 몸을 숨긴다.
우진 뭘 와요. 잠복근무라면서요. 그냥 내가 갈께요.
이한(소리) 근데.. 저기, 잠깐만 나 좀만 있다가 다시 전화해도 되요?
우진 왜요? 바빠요?
전화하면서 걸어오는 우진,
골목안에서 기다리면서 망치를 고쳐잡는 그림자.
우진, 거의 골목에 다다랐다.
우진 알았어요. 그럼..
그때, 골목앞을 지나치는 우진,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말릴 새도 없이
망치를 들어서 우진을 가격하는 손.
우진, 놀라서 뒤돌아본다.
짧은 단발마의 비명
씬/68 N, 편의점 앞.
통화하던 이한, 우진의 비명에 놀라서
이한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지만, 건너편에선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때, 건너편 편의점에서 뛰쳐나오는 선배형사.
선배형사 없어! 이호진이 없다구!
이한, 놀라는 눈빛.
다시 우진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한다.
씬/69 N, 거리일각
우진이 떨어뜨린 핸드폰, 울리는데, 천천히 핸드폰을
들어올려서 전원을 꺼버리는 손.
그 너머에 쓰러진 우진이 흐릿하게 보인다.
씬/70 N, 편의점 안.
우당탕탕 들어서는 이한, 열린 뒷문을 확인한다. 점점 커지는 불안감.
뒤따라 오는 선배형사에게
이한 아까.. 정우진 검사..이 편의점에서 나간거 맞아?
선배형사 응.. 그건 왜?
이한, 불안한 얼굴로 우진에게 다시 전화를 걸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편의점을 뛰쳐나가는 이한.
씬/71 N, 거리일각
연신 전화를 걸면서 우진이 말한 그곳을 향해 뛰기 시작한다.
씬/72 N, 게임회사
게임 시나리오를 읽어 내려가는 지훈.
각 미션을 수행할 때, 가장 중요한건, 상대방을 확실히 죽여야 한다는
것이다.
확실히.. 목숨을 끊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씬/73 N, 거리일각
쓰러져 있는 우진에게 다가가는 누군가의 발자국.
허공으로 들어올려지는 망치.
씬/74 N, 또 다른 거리일각
우진에게 전화를 하면서 헤매는 이한의 불안한 얼굴,
게임시나리오를 읽어 내려가는 지훈의 모습에서
17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