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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1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9.07.27|조회수888 목록 댓글 0

[자명고] 14

 

 

 

 

 

 

 

 

 


씬1. 적당한장소
 

호곡, 자명의 무예를 시험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의 느낌으로 실전에 맞먹는 강도 높은 테스트를 받고 있다.

(상황에 맞게...느낌은 궁 같은곳에 잠입한 상황에서 불시에 날아드는 적군의 창,검 화살등을 피하여 몸을 빠져나가는 느낌으로)
여러번의 공격을 무사히 피한후 뿌듯하게 호곡을 바라보는 자명.
호곡과 차차숭 이를 서로 다른 느낌으로 지켜보고 있다.

 

 

씬2. 차차숭의 천막극장, 마당

 

자명,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모과를 공중으로 던진후 품안의 작은 단도로 허공에서 모과를 벤다.

여섯 조각으로 잘려 떨어지는 모과.
차차숭과 미추, 일품, 호곡 보고 있다.

 

자명 : 자~ 이제 됐죠?
호곡 : 낙랑엔 못 간다.
자명 : 시험에 통과하면 가도 좋다셨잖아요. 말리셔도 소용없어요. 이미 맘 굳혔으니까. (몸 돌린다)
호곡 : 니 칼은 검이 아니다!
자명 : (돌아본다) 사부님..
호곡 : 피를 묻혀보지 않은 칼이 어떻게 검인가! 기예고, 장난감이지!! 서푼어치 재주로 까부는게 아니다! 하하하- 하하하하-

 

호곡, 껄껄- 웃음을 터트린다. 그 모습을 유심히 보는 일품.

 

 

씬3. 동모현, 어느 야산

 

자명, 꽃을 꺾고 있다. 갖가지 꽃을 정성들여 꺾는 자명.

 

 

씬4. 동모현, 바닷가

 

자명, 바위 위에 서서 꽃을 바다에 던지고 있다.
일품, 다가와 자명의 옆에 선다.

 

자명 : 물길이 낙랑으루 가겠지?
일품 : .. 묘리한테?
자명 : (웃는) 그땐 꽃두 못줬잖아. 도망치느라 바빠서.
일품 : 세상만사 다 지 팔자대로지. 잊어, 그만.
자명 : 잊으면 편해져?
일품 : (고개 끄덕인다)
자명 : 아닐껄. 아닐꺼야. 건 가짜지. 공불 안해서 멋지게 말할 순 없지만. (생각하다) 음.. 쓰레기 말야.

         잔뜩 쌓였는데 보재기 덮는다고 구린내 가셔? 풍풍-나는 냄샌 어쩔껀데?

 

자명, 안고 있던 꽃을 전부 바다에 던진다.
일품, 그런 자명을 바라본다.

 

자명 : 우린 너무 많은걸 잊구 사는건 아닐까? 뭘 기억하구.. 뭘 잊어가며 살아야 하는 걸까..
일품 : 글쎄.. 뭘 기억해야 하나.. (문득 떠오르는 생각)

 

(플래시) 일품의 기억 속에 청해헌에서 소리를 지르던 17년 전 호곡의 모습이 전광석화처럼 지나간다. (대사는 들리지 않고)

 

일품 : .. (골똘한)
자명 : (일품의 옷을 잡는다) 무슨 생각해? 묘리언니?
일품 : 아니.. 아무것도 아냐.
자명 : 뭘 기억하구 싶어, 오빤?
일품 : (생각한다) 너하구 같이 있는 모든 날들이 다 소중하지.
자명 : 나두.. 잊고픈 건?
일품 : 우리 뿌쿨 아프게 하는 모든 것들.
자명 : 나두.. (글썽하면서도 미소 짓는다)

 

 

씬5. 천막극장, 차차숭의 방 안

 

차차숭과 미추, 호곡, 앉아 있다. 소소, 나무소반을 들고 들어온다.
세 개의 사기사발에 담긴 보리밥, 볶음야채 한 접시. 밥 위에 나무저를 한 벌씩 얹어 주는.

(소소의 행동과 무관하게 세 사람 이야기 나누는)

 

차차숭 : 두 발 달린 짐승은 못 잡는 법입니다.
미추 : 그럼요·그럼요~ 황제폐하가 후궁하라구 불러두 지년 싫음 못하는거구요~

         바람 든 무우, 밭에 다시 꽂는다구 속 채워지는거 아니거든요~
차차숭 : 이놈아, 그거랑,이거랑 뭔 상관.
미추 : 왜? 난 그게 그거 같은데..

 

소소, 세 사람 앞에 차례로 밥을 놓아준다.

 

차차숭 : 뿌쿠 실력이면 지 몸 하나 지킬 정돈 됩니다.
호곡 : 피를 보지 못한 칼은 장난이라니! 낙랑에 가면 뿌쿤 죽는다.
미추 : 그러니 방법이 있어야죠! 뿌쿠 가면 행카이두 갈테구. 희희낙락 간판내릴 판인데 우리라구 보내고프겠어요!
소소 : !!

 

소소, 흠칫 놀라서 본다.

 

 

씬6. 동모현, 바닷가

 

자명과 일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명 : 최소한 묘리 언닐 죽인 그 인간, 율구헌 뒷산에 던져진 묘리 언니 항아리 앞에 데려다 대가리라도 조아리게 해야잖아.
일품 : 이미 죽어 썩은 묘리가, 그 놈 사죄 받고 싶다던?
자명 : 그 놈한테 물어보고파. 누가 시켰나. 정말 우리 엄마·아버진지.. 오빤, 궁금하지도 않아?
일품 : 안궁금해.
자명 : 거짓말.
일품 : 낙랑을 떠나오면서 내 부모를 마음에서 버렸어.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 너도 잊었음 좋겠다.
자명 : 오빠가 죽을뻔한 건 아니니까.
일품 : 뿌쿠야.
자명 : 염통에 뒤꽂이 꽂힌 것도 나고, 오빠 대신 묘리가 죽은 것도 아니니까, 그럴 수 있지! 난, 아냐!
일품 : (본다)
자명 : 그 사람들 찾아 딱 한번만 나타나줘야지. 내가 산호뒤꽂이에 가슴 박힌 당신 딸이에요! 율구헌서 죽이려던 뿌쿱니다!

         진짜 이름은 모르지만 당신들 딸 맞습니다!!
일품 :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자명 : 나 안죽었거든요~ 미안해요, 실망시켜서~ 하하하하- 웃어주고 새까맣게 다 까먹어주려구..
일품 : ..

 

자명, 한없이 쓸쓸한 미소 지으며 바다로 시선을 돌린다.
일품, 그런 자명의 머리를 가만히 가슴에 당겨 안아준다.

 

 

씬7. 차차숭의 천막극장, 마당

 

돌아가는 호곡. 배웅 나온 차차숭과 미추.

 

차차숭 : 대인은 뿌쿠 부모를 알고계시죠..?
호곡 : ! (놀라고)
미추 : 그 망할 애미년,애비놈이 누구에요? 대체?
호곡 : ..
차차숭 : 첨 뵜을 때, 나라를 망하게 한 죄인이라 하셨는데. 그거랑 뿌쿠랑 뭔 상관이...
호곡 : 문대기 전에 아구리 닥치지 못할까! 너희 같은 천것들이 나랄 망하게 한 죄가 뭔지나 알아!!
미추 : 놀래라! 대인은 좌우간 목청두 크시네요.
호곡 : (이마를 감싼 천을 북-뜯어, 자자를 보여준다) 나는 그냥 돼지새끼고, 뿌쿠는 그냥 뿌쿠다!!

         니들은 애나, 못가게 붙들면 되는 거야!

 

호곡, 화가 나서 기어간다.
차차숭과 미추, 그 모습을 고개를 갸웃거리며 찜찜하게 본다.

 

 

씬8. 동모현, 유릉의 저택 한 방안

 

호곡과 유릉, 술을 마시고 있다.
 

유릉 : 차라리 뿌쿤지, 자명인지 그 앨, 낙랑으로 보내면 어떨까?
호곡 : (본다)
유릉 : 낙랑공주 라희와 여왕자릴 놓고, 둘이 치고,받고 죽고·죽이게.
호곡 : 유헌 폐하에 원한이 그 정도로 풀어지나이까?
유릉 : 그보다 큰 복수가 있느냐?
호곡 : 물론 자명의 칼로 낙랑공주 그 계집을 죽여야죠.

         최리, 그 그자식이, 소중한 걸 잃는 뼈저린 아픔을 잘근잘근 곱씹게 할 껍니다.
유릉 : 흐흠..
호곡 : 그 다음 최리 역시, 자명에 손에 피 뿌리며 죽어줘야겠죠.
유릉 : 최리에 딸이, 기어이 지금 낙랑으로 가겠다면?
호곡 : 그 계집아인.. 아직, 궁에 잠입하는 기술을 익히지 못했습니다.

         최리 놈이, 유헌폐하 머무시던 곳을 진양궁이라 이름만 바꿔 그대로 쓴다니.. 자명에게 그것만 가르치고 나면..
유릉 : (고개를 끄덕인다)

 

 

씬9. 천막극장, 차차숭의 방 (밤)

 

차차숭과 미추, 일품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추 : 난 왜 다리 션찮은 인간만 보믄 늘.. 찝찝하냐?
일품 : ..
차차숭 : 나도, 그래. 처음 봤을 때부터.. 개운치가 않더란 말이지. 아무래도 너희 둘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일품 : (미간 찌푸리며) 오래 전.. 그 분을 본 듯도... (멈추고) 우리 뿌쿠가 많이 따르고.. 사부님을 의심하는 것이,

         제자의 도리가 아니지만..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차차숭 : 그래. 죽을판인지, 살판인지. 건너면 그대루 깨지는 살얼음판인진.. 지 손으로 두드려 보는 수밖엔 없지.

 

 

씬10. 유릉의 대저택 앞 (밤)

 

일품, 호곡이 기어가는 모습을 본다.
일품, 뒤따르려는데 손 하나가 나와 일품을 잡는다.
일품, 놀라서 보면 소소다.

 

 

씬11. 차차숭의 천막극장, 아이들의 방 (밤)

 

자명, “아야..”하며 서툰 솜씨로 수를 놓고 있다. 호곡의 자자를 가리게 할 비단끈에 “吉祥”이라고 수놓는 중이다.
문 열리고, 차차숭과 미추 들어온다.

 

미추 : 야아, 뿌쿠야. 뾰쭉하다구, 칼이랑 바늘이 사촌인줄 알아? 니가 뭔 바늘을 잡아? 배꼽 째네, 얘가 또오.
차차숭 : 뭐라 쓴 거야? 글두 모르는게..
자명 : 그렸어요~ 꾸불꾸불 기억나는대루.
차차숭 : (가만 보다) 으응.. 이거 니 배냇옷에 있던 글자네?
자명 : (고개 끄덕인다) 좋은 일 많이 생기란 뜻이래요. 사부님이 갈쳐주셨어요.
미추 : 다리 션찮은 인간 꺼냐?
자명 : (웃는) 네.
차차숭 : 꼭... 갈꺼지, 낙랑으루? 우리가 아무리 잡아두.
자명 : 가야해요.
차차숭/미추 : (한숨을 늘어지게 쉰다) 아후..

 

 

씬12. 동모현, 바닷가 (밤)

 

일품과 소소, 마주 서있다.
소소, 일품에게 입을 맞춘다. 일품, 밀어내는.

 

소소 : 그래봤자, 못가!! 낙랑땅으루 안보내!
일품 : ..
소소 : 내가 왜, 비단장수 왕서방이 첩실루 들오라는대두 안가는데!!

         집 사준다·패물준다·평생 먹구 살돈 준다는대두 처녈 죽어라 지키는데!!
일품 : 뿌쿠가 가면.. 나도 간다.
소소 : 니가 뿌쿠 몸종이니? 니 인생은 없니? 걔가 죽으라믄 죽니? 뿌쿠가 너한테 대체 뭐니? 넌 대체 뿌쿠에 뭐니?
일품 : 뿌쿤, 내 동생이고... 내 딸이야...
소소 : (OL) 왯! 애인이라 그러지!!
일품 : 쯧! (혀 차고) 좋은 자리 있을 때 꿰차. 더 나이 들면, 기예도 못할테니.

 

일품, 등 돌린다. 그 모습을 사납게 쳐다보는 소소.

 

소소 : 넌 내꺼야!! 저기, 삿갓배 타구 처밀려와 다 죽어갈 때 내가 살렸어!!
일품 : .. (간다)
소소 : 행카아이이!!!!
일품 : ..
소소 : 야, 이 등신아!!! 지 동생 밑닦이 같은 놈아!!
일품 : .. (간다)
소소 : (눈물이 흐른다. 손으로 닦고) 흥, 웃겨. 별게 다 기어 나오네. (일품의 뒷모습을 보며) 내가 널 살려주께.

         뿌쿠 옆에 있다간, 넌 묘리 꼴 나. 절대루.. 절대루 낙랑땅엔 안보내.

 

 

씬13. 차차숭의 천막극장, 안 (밤)

 

차차숭과 미추, 자명을 데리고 들어온다.

 

자명 : 갑자기 이 밤에 왜요?
차차숭 : 낙랑에 가기 전에 우리가 가르칠게 있다.
미추 : 니 가슴팍에 꽂혔던 게, 부지깽이두 아니구, 젓가락두 아니구, 산호뒤꽂이야.

         널 죽이려던 것들 배경이 너무 무시무시한 거 같아 그런다.
차차숭 : 니 기술이란게 칼 잘 쓰구, 몸 가벼 붕붕- 남보다 잘 나른다는 거..

            일대 일, 맞짱이면 몰라두. 백 명, 천 명 달라들면.. (고개 젓는다)
자명 : 이길 수 있어요.
차차숭 : 까분다.
미추 : 급할 땐, 삼십육계가 최고라잖니. 갈쳐줄께. 차차숭이랑 내가 아는 거 다. 도망치는 기술. 숨는 기술. 변장하는 거.
자명 : (미추의 뺨에 입을 맞춘다)
미추 : 왜 이래! 징그럽게!!
자명 : 단장님이 할 땐, 가만 있으믄서. 여잔 싫어요? (웃는다)
미추 : .. 당연히 싫지, 기집애야.. 그쪽에 취미 있는 것두 아니구..

 

미추, 환하게 웃는 자명을 바라보는 눈에, 애정과 걱정이 가득하다. (Dis)

 

 

씬14. 차차숭의 천막극장, 마당 (다른날/낮)

 

자명의 몸에 사슬을 감아주는, 차차숭.

일품과 미추, 보고 있다. 한쪽에 서서 독한 눈으로 보는 소소.

 

자명 : 밀가루 아니죠? (짐짓, 입에 넣고 씹어보는) 음.. 녹맛. 진짜네~ (웃는)
일품 : 제가 하죠. 뿌쿤 여자에요, 뭔 힘으로.
차차숭 : 너 없이 잡히면? (자명에게) 니가 널 믿어야 된다. 누구든 사람 몸엔 엄청난 힘이 숨겨져 있거덩.

            사람은 급하면 마차도 번쩍 들 수 있지.

 

 

씬15. 낙랑국, 왕검성 미앙전 정원 (다른날/낮)

 

라희, 검복차림으로 왕홀에게 검을 배우고 있다. 짚으로 인체모형을 만들고 거기에 천을 붙여, 혈자리를 표시해 뒀다.
다탁에 앉아 지켜보는 모하소와 왕자실. 동고비와 치소, 차를 따른다.
왕자실의 뒤로 호위무사가 된 저놈이(猪놈이)가 서있다.
부퉁과 도수기, 왕홀의 뒤쪽으로 서서 라희의 검술을 지켜본다.

 

왕홀 : 낙랑국 태녀는 그냥 공주가 아니오. 전장을 지휘해야 하고, 군살 다루고 장군들을 발아래 굴복시키셔야 된단 뜻이오.
라희 : (고개를 끄덕인다) 내, 왕홀 대장군부터 꿇려 보지요~
왕홀 : (웃고) 남,녀는 힘에 차이가 있지. 여러 합을 겨루면 반드시 지게 되어 있으니, 방심하지 말고.
라희 : 응.
부퉁 : 정답은 혈입니다. 사혈(死穴)을 찾아 급소를 제압하는 것!
라희 : 준비 됐어요, 외삼촌!! (칼을 고추 세운다)

 

 

씬16. 자명과 라희의 몽타주

 

차차숭 : (지휘봉으로 찔러가며) 상완삼두근!!
자명 : (팔에 힘준다)
왕홀 : 인영!!
라희 : (칼로 찌른다)
차차숭 : (찔러가며) 복직근! 광배근!!
자명 : (힘준다)
왕홀 : 기해! 대횡! 유중!!

 

라희, 따라서 “기회! 대횡! 유중!!” 외치며 찌른다.

 

차차숭 : 힘줘! 다리가 기둥이구!! 허리가 근원이다!! 내광근!! 봉공근!!!
자명 : 끄응.. 오줌 샐라 그래요.
차차숭 : 이게 니 목숨이야, 임마!! 언젠가 한번은 널 구한단 말이다!!
자명 : 죄송해요. 내광근!!! 봉공근!! (힘준다)
왕홀 : 함께 간다!! 인중!! 총회!! 비교!! 백회!!

 

왕홀, 라희와 함께 날아오른다.
왕홀, 인중과 총회를 찍고. 라희, 비교를 찍고, 수직으로 날아 떨어지면서 백회에 칼을 꽂는다.
동고비와 치소, “와아아아-” 박수치고. 왕자실, 미소 짓는다.
걱정스레 바라보는 모하소.

 

왕홀 :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이라더니. 멋진데, 공주. (싱긋-웃는다)
라희 : 당연하잖아요, 스승님~

 

라희, 왕홀을 보며 화사하게 웃는다. (Dis)

 

 

씬17. 고구려, 국내성 외곽

 

나란히 묶인 말 두필이 급박하게 달린다.
송매설수의 전언을 송옥구에게 전하는 내시가 타고 있다.
타고 있던 말이 지쳤다. 내시, 그대로 옆의 말로 옮겨 타고 지친 말의 고삐를 풀어 놓아주고. 달려간다.

 

 

씬18.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

 

송매설수, 속옷차림이다. 배가 많이 부풀어 있다.
시녀장, 송매설수의 배를 칭칭-동여맨다.

 

송매설수 : 아바님에게 사람은 보냈느냐?
시녀장 : 예, 마마.
송매설수 : 더는 폐하께 몸이 불었노라 둘러대기 어렵다.
시녀장 : 심려치 마소소. 늦어도 사흘이면 고추가 어른께오서 마마를 모시러 오실 것이옵니다.

(수지련의 소리) : 이런, 못된 것들!! 감히 뉘 앞이라 막아서느냐!

 

송매설수, 흠칫- 놀란 얼굴로 문 쪽을 바라본다.

 

 

씬19. 동, 송매설수의 침소 앞

 

수지련, 궁녀1에게 소반을 들려 서있다. 소반 위에는 뚜껑이 덮힌 그릇 놓여 있다.
아미와 술이, 당혹한 얼굴로 막고 있다.

 

아미 : 아니되옵니다. 차비마마.
수지련 : 비켜라!!
술이 : 우리 마마 몹시 편치 않으셔서.. 차비마마.. 제발 돌아가 주소소. (수지련의 허리춤 옷깃을 잡는다)
수지련 : (조용하지만, 살벌하게) 그 두 손모가지를 오늘 잘리고 싶은 게로구나.
술이 : ! (황급히 손을 떼는)

 

 

씬20. 동, 송매설수의 침소

 

송매설수, 잠옷 비슷한 덧옷을 입고 침상에 누워있다.
수지련, 궁녀1을 뒤세우고 들어온다.
시녀장, 수지련을 맞는다.

 

시녀장 : (책망하는) 어찌 그리 요란스레 오십니까.
수지련 : 양덕이 너는, 비류나부에 있을 때도 나를 못마땅해 하더니, 내가 왕비인걸 잊고 사느냐?
송매설수 : (일어나 다가온다) 동생 왔는가?
수지련 : 자리에 누우셨단 얘기 들은지가 오래인데.. 도통 뵙지를 못하게 하니. 오늘은 작정하고 문안 왔습니다.
송매설수 : 고맙군. 앉지. (배를 살짝 여미고 앉는)
수지련 : (살피며) .. 아픈 분이 몸은 어째 좀 느신듯 하네요.
송매설수 : 여자가 나이 들면 느느니, 살이지.
수지련 : (궁녀1에게) 마마 앞에 놓아드려라.
궁녀1 : 예, 마마.
송매설수 : (본다)
수지련 : 어수관에 새로 잡은 소가 들어왔다길래, 싱싱한 간을 맥적 양념해 지져봤습니다. 단경한 여자들에게 좋다길래요.

 

수지련, 뚜껑을 연다.
송매설수, 욕지기가 넘어오지만 입술을 깨물며 참는다.

 

수지련 : 어서요~ 형님.
송매설수 : 나중에 먹지..
수지련 : (저로 하나를 집어 송매설수의 입에 가져다 댄다) 아우에 성의를 생각해서 한 입이라도 물으세요~
송매설수 : .. (억지로 문다)

 

송매설수, 억지로 쇠간을 씹는데 “욱!” 구역질이 올라온다.

 

수지련 : !!
시녀장 : ! (수습하려는) 마마가.. 요즘 비위가 좋지 않으셔서.. 괜찮으시옵니까?
송매설수 : 웈! 웈!!

 

송매설수, 입덧을 참을 수 없다. 송매설수, 일어서다 자신도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쭈그려 앉아 쇠간을 게워내고 구역질을 한다.
시녀장, 송매설수의 등을 쓸어주며 “마마.. 마마.. 참으소소..” 하는.

 

수지련 : !! (임신임이 틀림없다) 호호호~ 호호호~~(미친듯이 웃는다)

 

수지련,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시녀장 : (앞을 막아선다) 어딜 가십니까!!!
수지련 : 고구려에 경사가 아니냐? 단경된 원비마마가, 회임을 하셨으니 당연히 폐하께 알려야지!
송매설수 : 수..지..련아...
수지련 : (본다)
송매설수 : (일어난다) 질투는.. 어리석은 감정이다. 나를 망치고, 너를 망치고.. 궁극엔 우리 모둘 죽인다..
수지련 : 질투라니요~ 이 아우, 너무 기뻐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송매설수 : 수지련아.. 넌, 어려 그리 귀여워했던 내 사촌 여동생이요. 비류나부에 피를 이은, 한 식구다.
수지련 : 흐흥~
송매설수 : 남자는 믿을게 못된다. 애욕도, 사랑도 다 흩어지는 것. 믿을 건 핏줄 밖에 없다.
수지련 : 그리 덜덜 떨면서 뭔 배포로 폐하를 속였습니까! (돌아선다)
송매설수 : 너!!
수지련 : (돌아본다)
송매설수 : (톤 낮은) 그 문을 열면, 내 손에 반드시 죽으리.

 

수지련, 냉소하며 문을 나서려 한다.
시녀장, “차비마마!!” 부르며 옷을 잡는다.
수지련, “네 이년, 놓지 못할까!!” 소리친다.
수지련과 시녀장, 실랑이를 한다. 수지련, 시녀장의 뺨을 후려친다.

 

시녀장 : !
수지련 : (문쪽으로 나가려는데)
시녀장 : (급한 김에 화병을 들어 수지련의 머리를 내리친다)

 

수지련,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다.

 

시녀장 : 용서하십시오.. 우리 마마께서 무사히 순산하신 후에 이년, 그 죄를 받겠사옵니다.

 

 

씬21. 고구려, 국내성 일각

 

송매설수와 시녀장, 황급히 도망치고 있다. (Dis)

 

 

씬22.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대무신왕, 우나루, 을두지, 추발소와 함께 낙랑국 최리의 편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무신왕 : 벌써 오년이다! 호동에 나이가 몇인데. 최리는 내 아들을 이대로 늙힐 참이라더냐!! 그 잘난 딸 하나를 볼모로!
우나루 : 물 건너 간 혼담이라 봐야질 않겠습니까?
대무신왕 : 지난날 최리가 송옥구 편에 보낸 편지를 가져오라!
내시장 : 예, 대왕마마.

 

내시장, 은쟁반에 최리의 편지를 가져온다.
대무신왕, 편지를 들어 추발소에게 건넨다.

 

대무신왕 : 다시 읽어보라! 최리에 속내 행간을 샅샅이 짚어보려니!
추발소 : 예, 폐하. (일어나 두 손으로 받아 아미까지 올렸다가 편다)

 

(인서트) 최리의 편지
大武神王 謝高句麗之請婚 雖然寡人之女息 今幼 待長成然後 答請婚乎 高句麗 與我國同檀君王儉之血統 兄弟之國也

同國境 最近之隣也 行樂浪 與高句麗親善 結相互不可侵條約 願不得已決戰 必避播種秋收之時 侵樂浪之沓 非但樂浪之窮

必及高句麗之窮乎 今然後樂浪代與高句麗 開物物之交 買鐵金果下馬於高句麗 賣米與麥 鹽與鯨油於高句麗

 

추발소 : 대무신왕이여, 고구려에 청혼을 고맙게 생각하오.

            허나 내 여식, 라희는 아직 어리니 좀 더 장성할 때까지 청혼에 대한 답을 미루려 하오.

 

 

씬23. 낙랑국, 왕검성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최리, 홀로 있다. 벽면에 양피지에 그린 고구려 지도가 걸려 있다.
최리, 서한을 쓰고있다.

 

(최리의 소리) : 고구려는 같은 단군왕검에 피를 이은 형제의 나라요,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오.

                      앞으로, 낙랑국은 고구려와 친선할 것이며. 서로 상호간에 국경을 침범치 않는다는 조약을 맺으려 하오.

 

 

씬24.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추발소 : 부득이 칼을 겨누게 될지라도 논에 볍씨를 뿌릴 때, 추수를 할 때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아야 하오.

            낙랑의 논이 밟히면, 낙랑국의 굶주림으로 끝나지 않고 고구려의 굶주림이 될 것이기 때문이오.
대무신왕 : 흐흠.. (신음을 흘린다)

 

 

씬25. 낙랑국과 고구려의 접경선 관문

 

(자막) 낙랑국, 은포관문(고구려와 낙랑국의 접경지대)

낙랑국과 고구려의 상인들이 물물교환을 하고 있다.
낙랑국 상인들을 감독하는 하호개와 부달, 탁치. 고구려 상인들을 감독하는 타호태와 호위무사들.
보리섬이 고구려 수레에. 과하마가 낙랑국 상인들 손에 넘어오고 있다.

 

타호태 : 어째서 이번엔 식량이 이것 밖에 오지 않았는가!
부달 : 제길, 우리 낙랑이 고구려 식량창곤가?
타호태 : 왜 하필 연나부 교역 차례에 보리를 줄이는가 말이다!
하호개 : 낙랑도 보리흉작이라, 춘궁기요. 싫으면 말던가!

 

낙랑의 군사들과 고구려 군사들, 칼을 겨누려는 일촉즉발의 위기.
그 위로, 최리의 편지글이 이어진다.

 

(최리의 소리) : 대신 낙랑국은 고구려와 물물의 장을 터, 고구려로부터 철과 금, 질 좋은 과하마를 살 것이고.

                      그 대금으로 쌀과 보리, 소금과 고래기름을 줄 것이오.

 

 

씬26.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추발소, 편지를 다 읽었다.

 

추발소 : 낙랑국 왕에 글은 여기까지 옵니다.
을두지 : 지난해 겨울, 낙랑에 눈이 얼마 내리지 않아, 보리흉작이 들었다하여..

            이번 교역에는 보리를 지난해의 반으로 줄인다는 통고가 있었습니다.
대무신왕 : 영악한..자..
추발소 : (본다)
대무신왕 : 최리는 알고 있다. 사람을 조정하려면, 많이 줘서도. 불만을 가질만큼 적게 줘서도 안된다는 것을..

               적당히 허기만 면할 정도로 줘야 딴 생각을 못한다는 인간에 속성을 꿰뚫은게지.

 

문 열리고, 궁녀1이 조용히 다가와 내시장의 귀에 소근거린다.
대무신왕, 신경에 거슬린다. 내시장을 바라보면.

 

내시장 : 차비마마께오서 크게 다치셨다 하옵니다.
대무신왕 :  차비가? (의아한)

 

 

씬27. 고구려, 국내성 소요전 송수지련의 침소

 

수지련, 침상에 앉아 있고.
대무신왕, 그 앞에 서있다.

 

대무신왕 : ! 지금.. 뭐라 했느냐?
수지련 : 원비마마께오서 회임하셨사옵니다.
대무신왕 : 하! (기가 막혀, 헛웃음이 터져 나온다)

 

수지련, 자리에서 힘겹게 궁녀1의 도움을 얻어 일어난다.

 

수지련 : 감축드리옵니다, 폐하.. (읍한다)
대무신왕 : !! (눈빛이 살벌하게 빛난다)

 

 

씬28. 고구려, 국내성 어마장 (저녁)

 

군사들을 태울 말들(총8필)이 쏟아져 나온다.
무복차림에 대무신왕, 군사들에게 소리치고 있다.
우나루와 군사들, 서있다.

 

대무신왕 : 쫓아라!!
우나루 : 폐하, 고구려에 원비마마십니다!
대무신왕 : 더 이상 왕비가 아니다!! 나를 속이고, 고구려를 분열시키려한 대역죄인이다!
군사들 : (긴장한 얼굴로 본다)
대무신왕 : 비류나부로 도망치기 전에 끌고 오라! 내 손으로 목을 치리라!!

 

우나루와 군사들, “삼가 성지를 받드나이다!” 소리치며 예를 표한다.

 

 

씬29. 고구려, 국내성 외곽 (밤)

 

송매설수, 시녀장과 함께 달아나고 있다.

 

 

씬30. 고구려, 국내성 외곽 다른 곳 (밤)

 

우나루가 지휘하는 군사들, 송매설수를 쫓고 있다.

 

 

씬31. 고구려, 비류나부 송옥구의 저택 마당 (밤) 인서트주고 세트로

 

(자막) 비류나부 송옥구의 저택

송옥구, 씬17의 내시에게 보고를 받았다.

 

송옥구 : (얼굴에 희색이 만연하다) 내, 드디어 외손주를 본단 말인가!!!

            고구려에 이, 송옥구의 피를 이은 왕자가 태어난단 말인가!! 하하하- 하하하하-

 

송옥구, 그대로 바닥에 넙죽- 엎드려 절을 한다.

 

송옥구 : 원비마마, 고맙사옵니다~~

 

송옥구, 절하고 있는데 황급히 집사장이 들어온다.

 

집사장 : 고추가 어른!!
송옥구 : (그 자세로, 미소를 띠고 본다) 무슨 일이냐?
집사장 : 매가 떴습니다!! 폐하께오서 원비마마를 척살하라 명하셨답니다!!
송옥구 : !! (벌떡 일어난다) 군사를 부르라!!! 내, 원비마마를 모시러 가겠다!!

 

 

씬32. 고구려, 비류나부 외곽 (밤)

 

송옥구, 호위무사들을 끌고 송매설수를 데리러 간다.
송옥구의 뒤로 비류나부의 현무 깃발을 든 군사들이 새까맣게 몰려온다.

 

 

씬33. 고구려, 국내성 명진당(明陳堂/왕실 서가) (밤)

 

을두지, 죽간서책을 들고 서있다. 추발소의 이야기를 들었다.
을두지, 주르륵- 주저앉고 만다.

 

추발소 : 좌보어른!
을두지 : 이 일을 어쩔고... 호동왕자를 어쩔꼬.. 고구려가 어찌되려고..

 

 

씬34. 낙랑국, 왕검성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밤)

 

최리와 왕홀, 류지, 도찰, 하호개, 부달, 탁치 등이 있다.
최리, 세작이 보낸 쪽지를 보고 있다.
 

(인서트) 쪽지
元妃松梅雪水成胎 避大武神王 隱遁中.

 

최리 : 무휼에 첫 왕비가 아이를 가졌다..
부달 : 세작의 전언으로는 무휼이 왕비를 죽이겠다 군사를 풀었답니다.
최리 : (빙긋- 웃는다)
하호개 : 독한 놈. 어찌 지 자식 밴 아내를 죽이겠다는 건지.
최리 : 대무신이라는 별호를 그냥 얻는가? 일개 범부의 분노는 집안을 망치지만, 왕에 분노는 피바람을 부른다.

         이제 고구려에 피바람이 불겠구나.
도찰 : 호동에 청혼을 이제 정식으로 물리셔야질 않겠습니까?
최리 : 우리 낙랑은 호동을 지원한다.
류지 : 폐하.. 호동왕자에 앞날을 점칠 수 없습니다.
최리 : 잔을 가져오라.

 

내시장, 술잔과 술주전자를 가져와 최리에게 따라준다.
최리, 단숨에 들이켜고 바닥에 던져 잔을 깨트린다.

 

최리 : 오늘로서, 비류나부 송옥구와 맺은 밀약은 깨졌다. 이제 낙랑은 호동을 지원할 것이다.

         호동이 동생과 피바람을 일으키도록 부추겨야 한다.
왕홀 : 제가 고구려에 있다면, 원비를 비류나부로 곱게 데려다 주고 싶군요.
최리 : (빙그레) 무휼에 왕비가 반드시 아들을 낳아야 할텐데. 하하- 하하하하-

 

최리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성겸전을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씬35.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밤)

 

대무신왕, 생각에 잠겨 있다.
 

(인서트) 13부, 씬24
대무신왕 : 내, 그대 옆에서 편히 잠들 수 있게 해주겠는가?
송매설수 : (고개를 끄덕인다)
대무신왕 : 그대를.. 버린 비류나부를 버릴 수 있겠는가...?
송매설수 : 예.. 폐하..
대무신왕 : 이제 진정으로 호동에 에미가 돼줄 수 있겠는가?
송매설수 : (눈물이 흘러내린다) 예.. 폐하..

 

내시장, 대무신왕의 잔에 술을 따른다.

 

대무신왕 : 내 너에 벗이 돼주고자 했거늘. (술잔을 들어, 입가로 가져간다)
내시장 : 폐하.. 원비마마께오서... 공주마마를 낳으실 수도.
대무신왕 : 이 놈!! 하덕!! (술잔을 내시장에게 던진다)
내시장 : 아내를 죽였다는 오명을 남기시면 아니되옵니다.. 대왕마마.. 대왕마마.. (등을 떨며, 운다)
대무신왕 : (벌떡-일어난다) 송매설수는 내 왕비가 아니다!! 그저, 한낱 비류나부에 계집일 뿐이다!!

 

대무신왕, 배신에 대한 분노로 상처 입은 짐승처럼 포효한다.

 

 

씬36. 고구려, 주몽의 사당 안 (밤)

 

호동, 착잡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한쪽에서 지키고 있는 태추.
 

(인서트) 9부, 씬9
호동, 검을 휘두른다.
송매설수의 허리끈이 툭, 끊어져 땅바닥에 흐른다.

호동 : 당신은 점점 더 늙을 테고, 나는 왕이 되겠죠. 지금처럼 사세요. 뒷방에서 몸 낮추고 있는 듯 없는 듯.
 

송매설수, 허리끈을 들고 일어나 부들부들- 떤다.

송매설수 : 그래.. 뒷방에서 조용히 늙어주마. 거기서 오만함이 널 어찌 죽이는가 내 눈으로 지켜보고

               (허리끈을 보이며) 이걸로, 네 관을 묶어주마.

 

호동 : 흐흥.. (착잡한) 멋지게.. 모두를 속여 넘기셨습니다.. 마마..

 

대무신왕, 들어온다.
태추, 대무신왕을 보고 “대왕마마!!” 하며 부복한다.
그 소리에 호동, 보고. 일어나 읍한다.

 

대무신왕 : (향을 한줌 집어넣는다) 할아버님께 뭘 빌고 있었느냐?
호동 : 그저 옛 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대무신왕 : 내, 이제 호동 너에 칼이 얼마에 성취를 이뤘는지 보려한다.
호동 : (무슨 뜻인가 본다)
대무신왕 : 송매설수를 내 앞에 끌고 오라.
호동 : !! (놀라서 본다)
대무신왕 : 생포가 어려우면, 그 자리에서 죽여도 좋다. 살아, 마자수를 건너지 못하게 하라.
호동 : 아바마마!!!
대무신왕 : 왜? 내 마음이, 호동 너에 마음이 아니더냐?
호동 : 오선전 마마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허나, 어마마마라 부른 분을 어찌 소자의 손으로!
대무신왕 : 내 너에게 이미 잔인한 칼을 가르쳤다. 너 또한 혈육도 벨 수 있는 검을 배웠노라 자신하지 않았더냐?
호동 : (부복한다) 명을 거둬 주십시오!
대무신왕 : 두려우냐?
호동 : 아바마마께오서 소자에게 힘을 실어주시려 함을 압니다.

         비록, 비류나부를 얻진 못했으나, 사나부가 이미 소자를 지지하고 있사옵니다.
대무신왕 : 송매설수가 아들을 낳으면, 사나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너에게서 등을 돌릴 터인데?
호동 : 그때는.. 소자 힘으로, (하는데)
대무신왕 : 이건 고구려에 왕, 대무신 무휼에 명이다! 왕을 속인 자는 그 누구도 용서 받을 수 없다!!
호동 : 아바마마..
대무신왕 : 택하라! 네 목숨을 던지겠느냐? 송매설수를 끌고 오겠느냐?
호동 : .. (고통스러운)

 

 

씬37.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밤)

 

호동, 태추의 도움을 얻어 무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갑옷은 아니다)

 

태추 : 우나루 대장군이 뒤를 쫓는다 하나, 그 안에 비류나부에 매수된 놈들이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호동 : 알고 있다. 수양전 아이들은?
태추 : 어마장 앞에 집결해 있습니다.

 

호동, 좌대에서 검을 꺼내든다.

 

 

씬38.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뜰 (밤)

 

호동, 태추와 함께 검을 차고 나온다.
을두지, 호동에게로 온다.

 

을두지 : 이 밤에 검을 들고 어디로 가시나이까?
호동 : 고구려를 혼란에 빠트린 반역에 죄인을 잡으로 가오.
을두지 : 왕자마마!
호동 : 좌보는 말리지 마시오.
을두지 : 어머니를 죽이고까지 왕이 되고 싶으십니까?
호동 : 폐하께서 내리신 명이오! (가려한다)
을두지 : 어버이가 그릇된 명을 내리면, 따르지 않아도 좋은 것입니다.

            칼에 묻혀도 좋은 피가 있고, 결코 묻혀서는 안되는 피가 있습니다.
호동 : 먼저 그 칼에 피를 묻히려한 건, 오선전 마마요.
을두지 : 임금은 때로 자식을 죽이고. 아내도 죽입니다. 허나, 자식은 아무리 왕이라 해도 부모를 죽일 수 없습니다.
호동 : 좌보!!
을두지 : 이제 그 칼에 어머니에 피를 묻히면. 비록 보위에 오르신다 해도, 어느 백성이 마마를 따르오리까?
호동 : 비키오!
을두지 : 지도자가 진실로 두려워해야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욕된 이름을 역사에 남기는 것입니다.
호동 : 그대는 나더러 죽으라는 건가?
을두지 : 그것이 왕자마마에게 주어진 잔이라면.. 받으셔야합니다.
호동 : 그대는.. 여전히 몽상가로군..
을두지 : 가시려면, 소신에 피를 먼저 그 칼에 묻히시고 가십시오.

 

을두지, 호동의 앞에 무릎을 세워 꿇는다.
호동, 을두지를 바라본다.

 

을두지 : 차마.. 을두지, 왕자마마께오서.. 패륜으로 그 이름을 욕되이 함을 살아 지켜볼 수가 없나이다.. (눈물이 고인다)
호동 : (상처 받은) 을두지.. 그대는 내 스승이 아니오.

 

호동, 태추에게 “가자!!”하고 을두지를 비켜간다.
을두지, 여전히 무릎을 세워 꿇은 채 소리 없이 낙루한다.

 

 

씬39. 고구려, 국내성 외곽 (밤)

 

호동, 태추와 수양전 호위무사들과 함께 말을 달리고 있다. (Dis)

 

 

씬40. 낙랑국, 왕검성 미앙전 라희의 침소 (새벽)

 

라희의 손에 마사지를 하려고 밀가루와 난초기름을 섞는 웃달과 무르추.
모하소, 라희 앞에 앉아 있다. 동고비, 시립해 있고.

 

웃달 : 요건요~ 박릉평야 왕실밭서 가져온 밀을 세 번 빻아 거른 가루구요.
무르추 : 요건 난초서 짠 기름이구요~
동고비 : (무르추에게 그릇을 받아서 라희 앞에 앉는다) 손 이리요.
라희 : 응.

 

라희, 팔을 내밀면 웃달과 무르추, 팔소매를 걷어준다.

 

동고비 : (바르면서) 마만 손이 옥 같구, 비단 같구 (하다가) 으응?
라희 : 왜?
모하소 : (라희의 손을 만져본다) 이런! (본다) 지난번 물집 잡혔던게, 굳은살이 되려나보다. 어쩌면 좋으냐.
동고비 : 어느 왕자님들이 공주마마 손을 잡을라겠어요.
라희 : 넌 그럼 내 손이 기녀 손 같은 줄 알았더냐?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칼을 잡고, 서책을 잡고, 때론 곡괭이도 잡고.

         왕에 손은 그런 것이다.

 

문 열리고, 왕자실과 치소, 들어온다.
동고비와 웃달과 무르추, “차후마마” 읍한다.

 

모하소 : 차후 오셨는가?
왕자실 : (가볍게 읍하고, 다탁에 앉는다) 들으셨습니까? 고구려 원비가 회임했다데?
라희 : ! (관심 보이는) 그래요?
모하소 : 그런 일이 있었는가? (생각하다) 그 어머니와 사이가 안좋다 들었는데.. 호동왕자에 입장이 자칫 딱하게 될 수도 있겠군.
왕자실 : 닭 쫓던 개 꼴이 된 것이죠.
모하소 : 무슨 말을.. (찌푸린다)
왕자실 : 무휼에 왕비가 아들이라도 낳아보세요. 비류나부를 등에 업은 왕자와 호동이 세를 겨룰 수가 있겠습니까?
라희 : 그 말씀 하시러 오셨어요?
왕자실 : (본다) 넌 호동과 혼인할 수 없다.
모하소 : 그 일은 폐하께오서 결정하실 일이네. 여염집에서도 딸에 혼인은 아버지가 결정하건데..

            하물며 왕녀에 혼인을 어찌 우리가 가타부타 하는가?
왕자실 : 답답하십니다. 호동은 이미 끝났습니다.
모하소 : 고구려 원비마마가 아들을 낳았다던가? 공주를 낳을 수도 있는데, 어찌 그리 성급하신가?
왕자실 : 딸을 낳든, 아들을 낳든 뭐가 중요한가요? 비류나부와 호동이 목숨 걸고 다투게 돼 있는데.

            비류나부 없는 고구려가 있을 수 있다 생각하십니까?
모하소 : 그런.. 어려운 건 모르겠네. 후원에 있는 우리가, 정치를 알아서도 안되고.
왕자실 : (비웃는) 모르면 잠자코 계시옵소소, 원후마마.
동고비 : 차후마마!!
왕자실 : (매섭게 눈 뜨고, 동고비를 본다)
동고비 : ..
왕자실 : 라희는 대장군과 혼인해야 합니다.
모하소 : 대장군은 아내가 있네!!
왕자실 : 그 일은 내가 해결합니다!
라희 :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왕자실 : 라희야!
라희 : 호동왕자도 외삼촌도.. 관심 없어요. 내 혼인은 내가 결정합니다.

 

왕자실, 모하소, 라희를 각기 다른 심정에서 본다.

 

 

씬41. 낙랑국, 왕검성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새벽)

 

모하소와 동고비, 들어온다.

 

동고비 : 차후마마 해도 해도 너무하십니다.
모하소 : 라희를 걱정해서 하는 말. 거슬릴게 뭐가 있다고.

 

모하소, 몸에 지닌 패물을 벗어 다탁에 놓는다.
동고비, 본다.

 

모하소 : 어째 요즘은 자명일 찾는데 쓸 자금을 달라지 않느냐?
동고비 : ..
모하소 : 태녀책봉식을 치루고, 라희가 낙양에 갈 때, 함께 가야겠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동모현을 더터봐야겠다.
동고비 : ! (흠칫 놀란다)
모하소 : 신소도국에서도, 요동에서도 삿갓배를 보지 못했다니.. 동모현 밖에 없질 않느냐. 벌써 오년이다. 너무 늦었어.
동고비 : ..
모하소 : (동고비와 다탁을 보며) 왜? 사람을 사는데 너무 적으냐?

 

동고비, 한쪽으로 가서 꽁꽁 숨겨 놓은 보석상자를 가져온다. (모하소가 쉽게 열어볼 수 없는 곳에서 꺼내 와야 한다)
동고비, 다탁 위에 보석상자를 얹는다.

 

모하소 : (열어본다) 이게.. 왜? 이건 내가 자명이 찾는데 쓰라고..
동고비 : .. (눈물이 난다)
모하소 : (불안한) .. 너 왜 이러느냐?
동고비 : 더는.. 더는 마마를 속일 수 없나이다.
모하소 : 동고비야..
동고비 : 자명애기씬...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옵니다.
모하소 : !! (털썩- 주저앉는다)
동고비 : 삿갓배가 동모현에 닿은 것은.. 사실이오나. 이미.. 자명애기씨도 일품이도.. 숨이 끊어진 채였다 하옵니다.
모하소 : ..
동고비 : 마마를 속인 이년을 죽여주옵소소.. (부복한다)
모하소 : 데려오너라..
동고비 : ..
모하소 : 네게, 자명이 죽었다 한 그 사람을 데려오너라. 내 직접 듣겠다.
동고비 : 이제 와 확인하시면 무얼 하시오니까. 마음만 다치시옵니다.
모하소 : .. 나는 믿지 못한다..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기 전엔 결코.. 믿지 않을 것이야.. (눈물이 솟구친다)

 

 

씬42. 낙랑국, 왕검성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새벽)

 

왕자실, 치소와 저놈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왕자실 : 동고비, 그 년 입도 무겁구나. 오년 전에 흘린 얘기를 이제야 상전에게 풀다니.

            (치소에게) 그때, 기예단에 있던 그 아이가 자명이가 분명하렸다?
치소 : 마마께오서 직접 확인치 않으셨나이까.

 

왕자실, 생각한다.
 

(인서트) 묘리의 죽음.
율구헌, 뒷산이다.
등을 든 치소, 저놈이 거적을 들치고 묘리를 안치했던 커다란 항아리를 들어낸다. 왕자실, 조금 떨어져 서있다.

치소 : 마마.
왕자실 : (다가온다. 저놈이에게) 이 놈! 눈 돌리지 못할까! 아무리 그래도, 일국에 공주다. 어찌 천한 눈으로, 공주에 몸을 보리!!
저놈 : 송구하옵니다, 마마.
 

저놈이, 비켜서 떨어진다.
치소, 묘리의 가슴 옷자락을 연다.
치소, 등을 들어 가슴을 비추면.. 왕자실, 앉아서 묘리의 가슴에 난 흉터를 본다.

 

왕자실 : 그래.. 내 눈으로 확인했지..
치소 : 틀림없는 자명애기씨였습니다.
왕자실 : 사람에 눈.. 사람에 입.. 사람에 귀는 원래 믿을게 못되는데..
치소 : 마마.
왕자실 : 아니다. (일어나서 보석함에서 산호뒤꽂이를 꺼내 다탁에 던진다)
치소/저놈이 : (보면)
왕자실 : 영안전에서 말 전한 놈을 찾는다니, 그 놈에게 주어라. 징표가 있어야.. 모하소가 믿겠지.
저놈이 : 실수 없이 처리하겠습니다, 마마. (뒤꽂이를 챙겨 넣는다)

 

 

씬43. 동, 왕자실의 침소 앞 (새벽)

 

왕홀, 걸어온다.
무르추, 왕홀에게 읍한다.

 

무르추 : 마마- 왕홀 대장군께서 오셨사옵니다.

 

문 열리고, 치소와 저놈이 나온다.
치소와 저놈이 읍한다.

 

왕홀 : .. (흘깃)
치소 : 드시옵소소. 차후마마께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씬44. 동, 왕자실의 침소 (새벽)

 

왕자실, 만면에 웃음을 띠우고 왕홀을 맞는다.

 

왕홀 : 부르셨습니까, 마마. (짧게 읍한다)
왕자실 : 어서오너라~ 홀아.
왕홀 :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왕자실 : 누나랑 술 한잔 하련?

 

 

씬45. 동, 왕자실의 침소 (시간경과)

 

왕자실과 왕홀, 술을 마시고 있다.

 

왕자실 : (왕홀이 따라준 술을 한잔 마시고) 너.. 아직, 발목에 모양혜가 채워준 글을 차고 있느냐?
왕홀 : 예.
왕자실 : 왕자실은 불공대천지수(不共戴天之讐)다?
왕홀 : 예.
왕자실 : 홀아.. 너 지금껏 날 원망하고 있느냐?
왕홀 : 한분은 누님이오, 한분은 형님. 달아봐야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저울인데. 누굴 원망하고, 누굴 미워하겠습니까.
왕자실 : 헌데 왜, 그 글을 아직도 발에 차고 다니는 것이냐?
왕홀 : 형수님이 누님을 용서할 때까지, 제가 감당해야할 천근에 무게죠. (빙긋- 웃으며) 하긴 누님이 원망스럽기는 합니다.
왕자실 : (본다)
왕홀 : 버거워서요. 원래 나란 놈, 즐겁고 재밌게 사는게 딱 맞는데.. 영호장원에 주인이자, 낙랑에 대장군이라니.. 흐흥.
왕자실 : 내 그 보상을 해주마.
왕홀 : (본다)
왕자실 : 라희를 네게 주마.
왕홀 : ! (깜짝 놀란다)
왕자실 : 호동과에 혼사 얘기가 더 진척되기 전에, 태녀책봉이 끝나는 대로 라희와 홀이, 네 혼인을 올려야겠다.
왕홀 : 하하하- 하하하- (웃는다)
왕자실 : 왜? 우리 라희가 맘에 들지 않느냐?
왕홀 : 잊으셨습니까? 제겐 아내가 있습니다. 낙랑국에 귀한 공주를 제이부인으로 주시렵니까?
왕자실 : 어찌 모양혜가 네 부인이야! 그 늙은 것이 어찌 네 아내가 되리!!
왕홀 : 누님.. 율구헌에 안주인은 모양혭니다.
왕자실 : 홀아!!
왕홀 : (웃으며) 그 분은 내 어머니요. 형수요. 아냅니다.
왕자실 : 허.. (기가 막힌)
왕홀 : (일어난다) 부인이 아침 준비를 하고 있을 겁니다. 그만 가봐야겠어요.

 

왕홀, 왕자실에게 읍하고 문쪽으로 간다.
왕자실, 어이없는 얼굴로 그런 왕홀의 뒷모습을 본다.

 

 

씬46. 낙랑국, 왕검성 율구헌 마당 (아침)

 

(자막) 율구헌, 왕홀의 저택

왕홀, 도수기,부퉁과 함께 들어온다. 시비,종복들, 인사하고.
모양혜, 뛰어 나온다.

 

왕홀 : 이런, 아직 안주무셨습니까?
모양혜 : (킁킁- 냄새 맡고) 술 마셨느냐?
왕홀 : 예~ 한잔 했지요.
모양혜 : 야 이놈아!! 어디서, 한 나라에 대장군이란 놈이 해가 중천에 뜨도록, 술 냄샐 팡팡- 피우고 돌아다녀!!!
왕홀 : (빙그레 웃고) 외박을 해 화나셨습니까?
모양혜 : 어디 취해서 실실 웃고 난리냐!! 당장 씻고, 정신 차리지 못할까!!
왕홀 : (도수기와 부퉁에게) 들어가, 쉬어라. 사시(巳時)에는 위정관(衛正館) 외영군사 사열을 봐야한다.

 

도수기와 부퉁, “예! 장군” 인사하고 간다.

 

 

씬47. 동, 율구헌 모양혜의 침소

 

벽면에 왕굉의 대형초상화가 걸려있다.
왕굉에게, 인사하는 왕홀.

 

왕홀 : 다녀왔습니다, 형님.

 

왕홀, 옷을 벗기 시작한다. 모양혜, 시중을 든다.

 

모양혜 : 찬물에 정신 번쩍 나게 씻자. 씻고 나면, 해장국 줄테니.
왕홀 : 예, 마님~ 그렇게 하지요~
모양혜 : 가자! (손을 잡아끈다) 등어릴 빡빡- 밀어줄테니.
왕홀 : 형수님, 제가 씻고 오겠습니다.
모양혜 : 이놈이! 내, 니 똥기저귀 갈아주고. 덜렁덜렁 하는 고추 씻겨주며 키웠다!! 얼른 따라와!! (끌고 가는)

 

 

씬48. 동, 모양혜의 목욕실

 

물 담긴 나무통이 있고.
윗통을 벗고 칠부 속바지만 입고 낮은 목욕용 의자에 앉아 있는 왕홀.
문 열리고, 모양혜 들어온다. 모양혜의 손에 베수건이 들려있다.

 

모양혜 : 에이. 땀냄새. 어디 보자. 석감(石?) 묻혀 빡빡 닦아야지.

 

모양혜, 팔을 둥둥- 걷어붙이고 베수건을 물에 적셔 비누를 묻힌 다음, 왕홀의 등을 벅벅-밀기 시작한다.

 

왕홀 : 형수님~ 살살요, 살살~
모양혜 : 이놈은 언제 철이 드나. 이래 가지고야, 우리 장군께서 돌무덤에선들 마음을 놓으실까. (박박- 밀고) 바가지!!
왕홀 : (바가지를 준다) 여기요~
모양혜 : (물을 퍼서 끼얹는다)

 

모양혜, 왕홀의 등에 물을 퍼 끼얹자. 왕홀의 몸매가 드러난다.

 

모양혜 : .. (순간 좀 이상하다)
왕홀 : 왜요..?
모양혜 : ..
왕홀 : 때가 많아요?
모양혜 : ... 니가 씻어라..
왕홀 : (돌아서 본다) 화 나셨어요? 또?
모양혜 : (물바가지를 왕홀에게 집어 던지며) 이놈아! 나도 늙어서 힘이 부쳐!! 언제까지 니 뒤치다꺼리나 하리!!!

 

모양혜, 밖으로 나간다.
왕홀, 모양혜를 보다 문득 발목에 묶은 천을 본다. 천을 풀어 펴보는.
 

(인서트) 흰천에 붉은 수가 놓여져 있다.
不俱戴天之讐王紫實(불공대천지수 왕자실)

자막 : 왕자실과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

 

왕홀 : .. (착잡하게 웃는다)

 

 

씬49. 동, 율구헌 모양혜의 침소

 

문 열리고, 모양혜 성큼성큼 들어와 왕굉의 초상화 앞으로 온다.

 

모양혜 : 여보.. 우리 홀이가요.. 다 컸나봐요..
왕굉 : ..
모양혜 : 언제 저리 다 자랐죠?

 

모양혜, 생뚱맞은 표정으로 왕굉의 초상화를 본다. (Dis)

 

 

씬50. 동모현, 어느 야산 (다른 날/낮)

 

자명, 망태기를 매고 차차숭, 미추와 함께 약초를 캐고 있다.
일품, 같이 약초를 보고 있다.
소소,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눈빛이 서늘하다.

 

미추 : 갑오징어뼈가, 늘 구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여깄다! 엉겅퀴.
자명 : (같은 걸 찾는다)
차차숭 : 칼에 찔렸을 땐, 이거 엉겅퀴에 이거 냉이를 뜯어서 이러고 침에 꼭꼭 씹어 붙이면 우선 피는 멈춘다.

            (자명의 입에다 넣어준다) 잎이 없을 때는 뿌릴 캐.
자명 : (꼭꼭 씹는다)

 

자명, 작은 단도를 꺼내 자신의 손등을 살짝 긋는다.

 

일품 : 뿌쿠야! (손을 잡으려면)
자명 : 이런건 아픈 거도 아니잖아. (꼭꼭-씹고는 손바닥에 뱉어 손등에 붙인다)

 

 

씬51. 낙랑국, 왕검성 진양궁 설현방(設賢房/왕실 서가) 안

 

서고에 죽간에 쓰인 책들, 비단에 쓰인 글들이 있다.
재상의 옷을 입은 류지, 도찰 서있다. 라희, 간소한 공부 복장으로 들어온다.

 

류지 : 오늘부터는 내사령 대신 이 몸, 류지가 마마를 가르치겠나이다.
라희 : (스승에 대한 예로 읍한다) 예, 스승님.
류지 : (가볍게 답례로 읍하고)
라희 : (도찰에게) 그동안 고마웠소, 내사령. (읍하고)
도찰 : 부디 제왕의 도를 바르게 익혀, 폐하의 뒤를 이어 성군이 되십시오. (읍하고)
라희 : (책상에 앉는다)

 

 

씬52. 동모현, 야산 자명 있는 곳

 

차차숭 : 칼에 찔리믄 기어서라두 컴컴한 동굴이나 산으루 들어가야 한다.
자명 : 남에 눈에 뜨지 말아야죠.
미추 : 굶어 죽을까봐 그러지! 탈수로 죽던가!
차차숭 : 목이 마르면 풀잎을 빨아라.
자명 : (풀잎을 하나 뜯어, 잎을 오므려 이슬을 모아 마신다)
차차숭 : 축축한 돌멩이를 핥든.
자명 : (돌멩이를 집어 핥아본다)
차차숭 : 정 안되믄, 오줌이라두 받아 마셔야 한다. 뼈가 부러졌을 때는, (고로쇠나무를 손바닥으로 치며) 이 나무.

            골이수(骨利樹/지금의 고로쇠) 물이 좋다. 칼로 구멍을 내믄, 물이 줄줄 나와.

 

자명, 칼로 나무껍질을 벗기고 그 안을 손가락으로 훑어본다. 손가락 끝에 물이 묻으면, 입에 넣고 빨아 본다.

 

자명 : 아!! 달다!!
미추 : 그래, 단맛 있어, 너처럼 기예 한다구 배곯는데 이골 난 몸이면, 한 달은 버틸 수 있어. 부러진 뼈두 붙구.
차차숭 : 지금은 물이 마를 때라 그렇다만... 속껍질이라도 핥아.

 

 

씬53. 낙랑국, 왕검성 진양궁 설현방

 

류지 : 사서오경은 내사령에게. 손자에 병법은 왕홀대장군에게 배우셨으니. 제게는 이제 한비자를 배우실 차례입니다.
라희 : 여러차례 읽었어요.
류지 : 그가 말하는 통치술이 무엇이니까?
라희 : 군주는 백성을 다스릴 법을 세우고. 감히, 백성과 신하들이 그 법에 덤벼들지 못하도록 세(勢)를 가져야 하며.

         신하들을 다스릴 군주만에 술(術)이 있어야 한다.

 

라희, 똘똘한 눈빛으로 류지와 문답을 나눈다.

 

 

씬54. 자명의 몽타주

 

차차숭/(소리) : 칼에 찔리는게 무서운게 아니라, 굶주림이 무서운 거야.

                      뱀이든, 들쥐든, 지렁이든, 먹을 수 있는 건 다 입에 넣을 줄 알아야 해.

 

자명, 바닷물에 발목을 담그고 바다 속을 노려본다.
자명, 순간 칼끝을 세워 찍으면 물고기 한 마리가 퍼덕-거리며 꿰여 나온다.
자명, 들쥐와 뱀을 잡는다.
일품, 그 모습을 지켜본다. (Dis)

 

 

씬55. 라희의 몽타주

 

라희, 제왕학을 공부한다.
라희, 서고에서 책을 꺼내 보고.. 고개를 주억거리고.
라희, 햇살 좋은 문가에 앉아 책을 읽는다.
라희, 문득 책을 놓고 호동을 생각한다.

 

(인서트) 9부, 씬47/13부, 씬40
호동, 라희의 뺨에 뽀뽀하던 모습.
호동, 라희를 업어주던 모습.

 

라희 : 다.. 어릴 때 일이지, 뭐. 호동왕자 신세도 딱하게 됐네.. (피식- 웃는다)

 

 

씬56. 고구려, 외곽 (밤)

 

호동, 호위무사들과 함께 말을 달리고 있다.
태추, 다른 쪽에서 달려온다.

 

태추 : 왕자마마. 이쪽은 아닙니다.
호동 : 이리 빨리, 달아났을 수가 없다. 아무리 무옐 익혔다 한들, 여인네가 아닌가.
태추 : 마자수 가는 길은 오선전 마마가 저희들보다 밝습니다! 대장군이 회리, 양곡, 우마리 길로, 군사를 나눠 쫓는다니.

         우린 외갈 쪽으로 틀어야겠습니다.
호동 : (고개를 젓는다) 아냐.. 아니다.. 아직 예까진 못 왔어. (생각하는)

 

 

씬57. 고구려, 외곽 (밤)

 

송매설수, 쫓기고 있다.
멀리, 군사들의 함성소리와 징소리, 불빛이 보인다.
송매설수, 몸이 휘청한다.

 

시녀장 : 마마!!
송매설수 : (군사들의 불빛을 본다) 양덕아.. 살 섞고, 아이를 만든 내 남편이.. 하는 짓을 봐라.

               날 죽이겠다.. 전처 아들을 보내는구나.
시녀장 : ..
송매설수 : 그래, 내가 속였다. 살길이 이 밖에 없어서 그를 속였다만.. 이것이 이십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란 말이냐..
시녀장 : 힘을 내십시오, 반드시 마자수를 건너실 것이옵니다.
송매설수 : 난, 죽지 않는다! 반드시 아들을 낳아, 무휼 앞에 던져줄 것이다!

               반드시, 내 아들이 다음대 고구려 왕위에 오르는 것을 볼 것이다! (이를 빠드득 간다)
시녀장 : (안타깝게 본다)
송매설수 : 여랑에게 가자.
시녀장 : 기껏 빠져 나온 범에 굴로 어찌 돌아가려 하십니까!
송매설수 : 지금, 내 아들에 목숨줄을 쥐고 있는 것은.. 오직 여랑 밖에는 없다.

 

 

씬58. 고구려, 국내성 우나루의 저택 (다음날/밤)

 

여랑, 마당에 서있다.
꾀죄죄한 시녀장, 여랑에게 읍한다.

 

여랑 : (떨리는) 이게.. 어찌된 일이냐...?
시녀장 : 왕비마마께오서.. 공주마마 뵙기를 청하시옵니다.
여랑 : 지금 어디 있느냐!!

 

 

씬59.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밤)

 

대무신왕, 을두지와 추발소 등의 대신들을 모아놓고 화를 내고 있다.

 

대무신왕 : 대고구려에 군사가 어찌, 한낱 아녀자 하나를 못 쫓는단 말인가!!
을두지 : 폐하! (하면서 앞으로 나온다)
대무신왕 : 아무 말도 마라!! 내, 폭군이라 역사에 남아도 좋고! 왕비를 죽인 미친왕이란 소릴 들어도 좋다!!

               호동을 지키고자함이 아니라, 고구려에 피바람을 미리 막으려는 것이다!!
을두지 : ..
대무신왕 : 누군가 비류나부에 편을 들어. 오선전을 보호하려 한다면, 반드시 내 손에 죽을 것이다!!!

 

 

씬60. 고구려, 국내성 빈집 헛간 (밤)

 

여랑, 들어온다. 짚가마니를 덮고 숨어 있는 송매설수.
시녀장, 송매설수를 부른다.

 

시녀장 : 마마..
송매설수 : (가마니를 벗고, 일어난다)
여랑 : 세상에!!
송매설수 : 공주... 나를.. 살려주게.
여랑 : 언니..
송매설수 : 공주마마... 늙어 뱃속에 아이를 품은 죄로, 두 목숨을 잃게 된 이, 송매설수를 살려주십시오...

 

송매설수, 여랑에게 절하는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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