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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17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9.07.27|조회수889 목록 댓글 0

[자명고] 17


 

 

 

 

 

 

 

 

 

씬48-1. 동모현, 거리 일각

 

호동과 태추, 걸어간다.
호동, 문득 길가 노점 좌판에 여인네 용품을 파는 모습을 본다.

 

태추 : (호동의 시선을 따라 본다)
호동 : 아무거나 하나 사오너라.
태추 : 예에? (좌판을 보고) 취미 이상해지셨네요..?
호동 : 쯧.. (혀 차고, 좌판으로 다가가 옥팔찌를 하나 집어 든다)


 

씬1. 동모현, 유릉의 사옥

 

차차숭, 자명에게 변검을 전수하고 있다.
차차숭, 얼굴에 변검 마스크를 쓰고 보여주는.
차차숭, “잘봐/(마스크 바꾸고) 이때 소매를 한번 휘둘러서 관객들 시선을 흐트러뜨려야 해.”
자명,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차차숭, 변검 마스크를 벗고 지친 듯 자리에 앉는다. 이마수건을 둘렀는데도 얼굴에 땀이 비오듯 흐른다.

 

차차숭 : 이제 니가 함 해볼래?
자명 : 네. (머리수건을 이마에 묶으려고 접는)
차차숭 : 미추하고, 우리 둘.. 그냥 죽으려고는 했었다.
자명 : (본다)
차차숭 : 몸뗑이 아픈 거 하나, 못 견디는 약한 중생이라.. 미안하다.
자명 : 시간 없어요~ (이마수건으로 차차숭의 땀을 닦아준다) 얼른 나하는 거 봐주셔야죠.
차차숭 : (본다)
자명 : 이럴 줄 알았음, 진작 졸라 배워놀껄 그랬잖애~ (슬프게 웃는다)

 

 

씬2. 동모현, 유릉의 저택 한 방

 

미추, 정신을 놓은 채 치료를 받고 있다.
소소, 미추를 치료하고. 일품,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일품, 일어난다. 소소, 일품을 본다.

 

일품 : 난 아줌마를 안다. 돈은 좋아해도, 남의 물건에 손댈 분은..
소소 : ..
일품 : 소소 네가 한 짓이 아니길 빈다. (문 열고 나간다)
소소 : (일품이 나가고 나면) .. 낙랑에 가지말라 했잖아. 뿌쿠 혼자 가게 했음 좋았잖아..

 

 

씬3. 동모현, 유릉의 사옥

 

자명, 변검 마스크 쓰고 차차숭에게 변검을 배우고 있지만 제대로 못해, 자꾸만 맨 얼굴이 드러난다.
차차숭, “속도!! 뿌쿠야!! 속도가 중해!!/목을 더 빨리 돌려야지!!/옳지~ 소맬 크게 휘둘러서 얼굴을 한번에 다 가려!!/

그때, 바꿔야지!! 놓쳤잖아!!”
문 열리고, 일품 들어온다.

 

자명 : (보고) 아줌마는?
일품 : 잠드셨어, 치료 받고. (차차숭에게) 소소가 지키고 있어요.
차차숭 : 미추가 겁은 좀 많아도.. (자명을 보고) 널.. 이리 만들고 싶어하진 않았어..
자명 : (변검 가면을 올리고) 아줌마가 절 아끼는거 잘 알구 있어요. 이건 제 몫이에요.

         더럽게 재수 없지만 피해지지두 않는 제 운명.
차차숭 : 니 이름 미추가 지을 때. 뿌쿠.. 울지 말구 씩씩하게 살라구 지은 건데.. 우리가 널 울게 만들 줄은..
자명 : 괴로워하심 안돼요. 두 분 때문이 아닌 걸.. 저두 오빠두 알고 있어요. (차차숭의 손을 잡아준다)
일품 : .. 사부님이 같이 오란다.

 

 

씬4. 동모현, 유릉의 저택 회랑

 

자명과 일품, 호위무사들의 감시 속에 걸어간다.
자명, 혹시 달아날 구석이 있나 주위를 살펴본다. 자명의 시선에 잡히는 무장한 호위무사들의 철통같은 경비.
자명, 한 쪽에 좀 허술한 곳을 발견한다. 마당 벽 쪽에 기대 앉아 사발을 들고 저로 밥을 퍼 먹는 호위무사 두 명.

 

자명 : (낮게) 오빠.
일품 : (보고) 이게 다가 아냐. 못 깔려두 이백 이상. 아줌마 모시군 못나가.
자명 : ..

 

 

씬5. 동모현, 유릉의 저택 한 방

 

호곡, 다탁 위에 커다란 천을 놓고 먹으로 태산관 연회실의 자리배치를 그려 놓았다.
자명과 일품, 서서 보고 있고.
호곡, 동선을 그려가며 설명한다.

 

호곡 : 뿌쿠 네가, 가면기옐 하면서, 공주자리로 간다.
자명 : ..
호곡 : 낙랑공주 자린 여기. 낙랑국 놈들은 단 아래 여기. 연회엔 대장군 왕홀이란 놈 하고.
자명 : 대장군 왕홀...?
호곡 : 봤을 게다. 낙랑에 놈 혼례식 공연을 갔으니.
자명 : ..
호곡 : (말 돌리고) 마조.하호개. 장군 둘. 그 밑으로 부장급이 몇 놈 더 있다.

         다들 최리 하고 전쟁터서 구른 놈들이라.. 쉽진 않겠지.
일품 : 낙랑국 장군들이 드글드글 깔렸는데! 무슨 수로 공줄 죽인단 말입니까! 뿌쿠가 살아나올 길이 없질 않습니까!
호곡 : 살아나오는 건 니들 몫이다.
일품 : 제가 하죠! 낙랑공준 제가 죽일테니 뿌쿤 빼주세요.
자명 : 오빠..
호곡 : 니가 그럴 실력이 되나?
일품 : 승패를 가르게 실력만이 답니까? 누가 더 절실하냐입니다.
호곡 : (본다)
일품 : (뿌쿠를 한번 보고) 아줌마를 살리려는 마음보다! 뿌쿨 살리려는 제 마음이 더 절실합니다!
호곡 : 난 이 일을 뿌쿠에게 시켰다.
일품 : 대체 제 동생한테 왜 이러십니까!!
호곡 : 공짜가 어딨어!! 나한테 절하고, 뭐라 맹세했느냐! 스승을 배반할 수 없고. 시키는 일은 다 한다 했지?
일품 : 스승이 스승다워야 스승이지요!
호곡 : 그것도 니들 복이야. 어찌 칼 잡은 손이 피 묻히지 않고 살길 바래.
자명 : ..
호곡 : 내일, 태산관으로 떠난다. 연회실 둘러보고, 다시 점검할테니 그만 쉬어.

 

자명, 호곡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밖으로 나간다.
일품, 나가려다가 호곡을 본다.

 

일품 : 어찌 그리 낙랑국을 잘 아십니까? 대체 무슨 관곕니까?
호곡 : (본다)
일품 : 왜 하필, 내 동생을 시켜 낙랑공줄 죽이려는 겁니까?
호곡 : 너무 쉽게 답을 얻으려 마라.
일품 : 당신 같은 분을 아버지라 여긴 뿌쿠가... 가엾어서...

 

일품, 문 열고 나간다.
호곡, 자명이 준 이마에 두른 ‘吉祥’ 머리끈을 만져보다 휙, 잡아 뜯는다.

 

 

씬6. 동모현, 유릉의 저택 한 방

 

미추,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누워있다.
소소, 물 담긴 대야와 수건을 들고 나간다.
자명, 미추의 팔목 밧줄이 파고든 자리에 약을 발라준다.
자명, 바랑에서 약 담긴 휴대용합을 꺼내다가 모하소가 준 머리끈을 꺼내게 된다.

 

(인서트) 13부,씬42
모하소 : 뿌쿠. 이름이 뿌쿠였지?
자명 : 네. (고개 끄덕인다)
모하소 : 동모현에서 기예단을 불렀단 말을 듣고, 너흰가 궁금했었다.
자명 : 저희 맞애요~ 저두요. 왕후마마 만나믄 보여드리려구 주신걸루 묶었어요~

         (모하소의 머리끈으로 묶은 뒷머리를 보여준다) 때 탈까봐 딴 땐 이걸루 안묶어요~
모하소 : 예쁘구나. 근데 내가 다시 매줘도 될까?
자명 : 정말요!!
 

모하소, 자명의 머리끈을 풀어 다시 리본을 묶어준다.

 

일품, 문 열고 들어오다 머리끈을 만지작거리는 자명을 본다.

 

자명 : (일품을 본다) 왕비마마 같은 엄마가 있었으면 했어.
일품 : (본다) ..
자명 : 공주님이 되고픈게 아니라.. 그 분 같은 엄마가 부러웠어. 묘리언닐 죽이고, 내 가슴에 뒤꽂일 찔러 죽이려던 사람도.

         실은 우리 엄마,아버지가 아닐지 몰라.
일품 : .. (옆에 앉는다)
자명 : 만나보면... 진짜 우리 엄만, 왕비님 같이 좋은 분일지도 몰라. 뭐, 그런 희망을 아주 안가진건 아니었어.

         나, 조금은.. 기대했다. (일품을 보고 웃는)
일품 : ..
자명 : 가끔.. 엄마 꿈을 꿔. 얼굴을 모르니까 미추 아줌마가 엄마로 나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낙랑국 그 왕비님이 엄마가 돼서 내 머릴 묶어줘.
일품 : ..
자명 : 미안해서 어떡하냐.. (일품을 본다. 눈물이 고인다) 왕비님이 얼마나 슬퍼할까... 사랑할텐데.

         너무너무 사랑하던데, 공주님을..
일품 : 도망가. 너 혼자라면 나갈 수 있다.
자명 : (본다)
일품 : 오빠가 도와줄게.
자명 : 피하고 싶지 않아.
일품 : 뿌쿠야.
미추 : .. (잠에서 깨어난다. 아이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가만 있는다)
자명 : 꿈에선.. 왕비님이 내 엄마일 때도 있지만. 꿈을 깨면.. 내 엄만 미추 아줌마야.

         (미추의 머리칼을 쓸어 넘겨준다) 버리구 못가.
일품 : ..
자명 : 누구나 그렇잖애. 피할 수 없음, 둘 중 하날 택해야 하구 선택에 대한 댓가는 따라오는 거잖아..

         인생에 단맛만 볼라 하면 안되는 거잖아..
일품 : 임마, 니가 언제 단맛을 봤어.. 쓰기만 해서.. 죽어라 쓴맛만 나서..
자명 : 공주님을 죽임.. 괴롭겠지. 미칠 것 같겠지. 그래두말야.. 아줌마가 죽는 거 보단 덜 괴로울꺼야. (웃는다)

 

미추, 자리에서 일어나 앉는다.

 

자명 : 어, 언제 일어났어요? 소소가 약 짜루 갔는데.
미추 : (자명을 본다) ...
자명 : (본다) ..
미추 : 그 왕비님처럼.. 돈두 없구. 교양두 없구.. 암 것두 없다만...

         널 보는 마음만은.. 그 왕비마마가... 공주님 보는 마음이랑 비슷할 것두.. 같은데.
자명 : (다가가 미추를 바라본다)
미추 : .. 그냥 도망가. 행카이 말대루 너 혼자만이래두.
자명 : (고개 젓는다)
미추 : 말 들어. 이번엔 끈으루 묶어두 참아 볼테니까. 한번 당해봤으니.. 참을 수도 있을 꺼 같아. 도망가.. 알았지?
자명 : ... 엄마라고.. 생각하니까 못...가.. 나. 한번두 못 본 엄마보다... 오래 길러준 아줌마가.. 진짜 엄마니까...
미추 : 뿌쿠야...

 

자명, 눈물이 쏟아진다. “엄마..엄마...” 부르며 미추의 무릎에 얼굴을 묻는다.
미추, 자명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눈물이 흐른다. (Dis)

 

 

씬7. 태산관, 연회실

 

라희, 비파를 타고 있다.
호동과 공주복장의 웃달, 차를 마신다.
웃달, 차가 너무 뜨겁다. “아, 뜨거!! 뜨거, 뜨거!!!” 자기도 모르게 호들갑을 떨고.

 

호동 : 공주 괜찮소!! (손으로 털어준다)
웃달 : 황공하옵니다..
라희 : (비파를 멈추고, 그 꼴을 본다)
호동 : 나도 너무 뜨겁다 싶었소. (라희를 보며) 찻물두 못 맞추는 시빌 그냥 두다니, 공준 참 너그럽군.
웃달 : 황..공..하옵니다.
라희 : 공주마마, 옷 갈아 입으셔야지요.
웃달 : (고개를 끄덕인다)
라희 : (호동에게) 의복을 다시 갖추셔야 하니.. 다담은 끝내야겠습니다, 왕자마마.
호동 : (일어난다. 웃달에게) 차 잘 마셨습니다.
웃달 : 황공...하옵니다... (일어나서 읍을 머리가 땅에 닿아라 한다)
호동 : (문쪽으로 가다, 돌아본다) 잠시 (라희를 보며) 저 아일 데려가도 될까요?
라희 : ?
호동 :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오느라, 빈손으로 왔구려. 작은 답?? 보내고 싶소.
웃달 : 황...공하옵니다... (또 절한다)
호동 : (라희에게) 따라오라.

 

 

씬8. 태산관, 호동의 침소

 

라희, 대기하고 있고. 호동, 옥팔찌를 꺼낸다.

 

호동 : 네가 함 껴봐라. 공주마마 팔에 좀 끼지 않을까..
라희 : 어디서 나셨어요?
호동 : 어. 선착장 저자거리 나갔다가 하나 사 봤다.
라희 : 우리 마마, 장신구가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일년 내, 하루두 겹치지 않게 꾸미실 만큼이거든요~ 이런거 안하실꺼에요~
호동 : 건방지구나. 갖다 드리라면 드리지, 시비 주제에.
라희 : 이 몸, 낙랑국 시비지. 고구려 시비가 아니니까요. 실례라면 죄송하군요. (놀리듯 가볍게 읍한다)
호동 : (라희의 손목을 낚아챈다)
라희 : 뭐하는 거에요!
호동 : (팔찌를 끼워주며) 너무 작으면, 내가 또 놀리는 줄 알고, 공주마마가 서운하시질 않겠느냐? 여자란 하도 복잡해서..
라희 : .. (자기가 시비라는 생각에, 참는)
호동 : (다 끼워주고) 어디 흔들어봐라.
라희 : (무성의하게 흔들어 본다)
호동 : 좀 높이. (라희의 손을 잡고 본다) 어울리는구나..
라희 : 나한테 어울리면 뭘 하나요? (팔목을 빼려는데)
호동 : (라희의 손목을 잡은 채, 뺨에 입 맞춘다)
라희 : !!
호동 : 그리웠소, 공주.
라희 : 이,이!!! 무례한!! (손목을 빼내고, 뺨을 때리려는데)
호동 : (슬쩍- 몸을 피하고)
라희 : 놀리고 있어!!
호동 : 시작은 공주가 먼저 했잖소~
라희 : 하나두 안 변했군. 무례하고. 건방진데다. 제 멋대로야!!
호동 : 그대는 많이 변했는걸~ 열심히 굶더니, 아름다워졌군 그래.
라희 : 여자한테 바라는 게 얼굴 이쁜거 밖엔 없나보지?
호동 : 우선 보이는게 그 뿐이니~ 공주가 시간을 주면, 차차- 나머지도 알아갈 수 있겠지만 말이오~
라희 : 그래두 예전이 지금보단 귀여웠어. 인간성이 더 나빠졌군요! (옥팔찌를 빼서 바닥에 던진다)

 

 

씬9. 태산관, 마당 (밤)

 

라희, 걸어간다.
호동, 성큼성큼 걸어와 라희의 앞을 막아선다.

 

라희 : 비켜요! 축하사절로 온 것만 아니라면, 당장 피를 봤을꺼에요!
호동 : 그토록 화가 나면 한 대 때려도 좋소.
라희 : (소리 나게 호동의 뺨을 갈긴다)
호동 : 오호~ (얼굴을 만지고) 언젠가 날 죽이겠다더니, 그동안 무옐 갈고닦은 모양이군. 내공이 실렸는걸. 여인에 힘이 아니야.
라희 : 죽이고 싶어지네.. 정말..
호동 : 공주가 보고 싶었던 것도 맞고. 그리웠던 것도 맞아.
라희 : !
호동 : 통통한 뺨에, 다람쥐 같았지. 성깔부리는 귀여운 다람쥐. 이리 아름답지 않다해도 말이오, 나는 꼬마공주 라희가 그리웠소.

         (품에서 옥팔찌를 꺼내 내민다)
라희 : 그 물건 치워요.
호동 : 국내성에서 가져왔소. 그댈 만나면 주려고.
라희 : 어디서 가져왔건 관심 없어요.
호동 : 돌아가신 내 어머님이 남기신.. 몇 안되는 유품이오.
라희 : .. 그걸 왜?
호동 : 내 어머님 것을 지닐 사람은 내 왕비니까. 공주가 주인일 수밖에.
라희 : ..
호동 : (라희의 팔에 끼워준다) 버리든, 깨든, 알아서 하오.
라희 : (팔목을 보다, 갑자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한다) 하하하- 하하하하-
호동 : .. (의아한) 공주..?
라희 : 그런 달콤한 말에 홀딱, 넘어가주지 못해 미안하군요.

         (웃음 멈추고, 위엄 있게) 그대가 제왕학을 배웠다면, 나 역시 제왕학을 배웠소.
호동 : (본다)
라희 : 그대가 고구려의 왕자라면, 이 몸은 낙랑국의 태녀. 어쩐다~ 왕자가 내게 청혼한 목적이 뭔지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는데?
호동 : 흐흠... 공불 너무 많이 했군.. 귀엽던 공주가 너무 살벌해졌구려.

 

산책하던 왕홀, 다가온다.
왕홀의 뒤로, 부퉁과 도수기 있다.

 

왕홀 : 공주마마.
라희 : 아.. 대장군.
부퉁/도수기 : 태녀마마... (읍한다)
왕홀 : .. (라희의 시비복을 의아하게 본다)
라희 : (의식하고) 잠시 장난이 좀 치고파서요. (왕홀에게, 호동을 소개한다) 고구려 호동왕자에요.
왕홀 : 왕홀입니다. (무장의 예로 인사하고, 부퉁과 도수기를 소개한다) 제 아래 두고 있는 부장들입니다.
부퉁/도수기 : (절한다)
호동 : (별 관심 없고, 왕홀에게) 다시 만나 반갑소. 태대부인은 편안하시오?
왕홀 : 예. 관심 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늦었지만 혼례식에 참석하고, 제 형님을 조문해주신 감사 인살 드립니다.
호동 : 별 말을.
라희 : (왕홀에게) 그만 가죠.
왕홀 : 예, 마마. (호동에게) 물러가옵니다. (인사하고)
라희 : (호동에게) 원비마마께 건강한 왕자마마 출산을, 이 낙랑국 태녀 진심으로 (강조해서) 가안절히~ 기원한다 전해주십시오.
호동 : 그러지요. (웃는)

 

라희, 호동에게 가볍게 읍한다. 호동, 라희에게 읍으로 답례한다.

 

 

씬10. 태산관, 호동의 침소 (밤)

 

호동, 라희를 생각하고 있다. 옆에 태추가 있다.

 

태추 : 옥팔찐 그닥 효과 없으셨나 봐요?
호동 : 최리가 딸을 바보로 키웠을 성 싶으냐? 낙랑국에 왕위를 이을 태녀다.
태추 : 그러게 왜 사서 쪽을 당하세요.
호동 : 오래전.. 내가 맹세 한 일이 있다. 공주가 가랑이 사일 기어가라 해도 그리하겠다.
태추 : 그래도.. 이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호동 : (본다)
태추 : 사내 답지 않다고 할까... 좀 비열한... (쩝-입맛을 다신다)
호동 : 난 바닥을 구르는 왕자다. 비열하면 어떻고, 사내답지 않으면 어떻단 말이냐? 결과가 중요하지, 내게 과정은 의미가 없다.
태추 : 그럴 거면.. 뭐하러 원비마마를 비류나부로 달아나게 두셨습니까?
호동 : 훗날 낙랑국 백성들에 비난은 받아도 상관없다만.. 고구려 백성들이 등을 돌리면.. 나는 왕이 될 수 없으니.

 

 

씬11. 태산관, 라희의 침소 (밤)

 

라희, 공주복색으로 자리에 앉아 팔목을 이리 저리 눈높이로 들어 팔찌를 굴려본다.
라희, 팔찌를 빼서 보석함에 집어넣는다.

 

 

씬12. 태산관, 일각 (밤)

 

호동, 산책을 하고 있다.

 

 

씬13. 태산관, 라희 있는 곳 (밤)

 

라희, 산책을 하고 있다.
라희, 연못 난간에 앉아 꽃잎을 뜯어 연못에 뿌리고 있다.

(인서트) 어린 시절 라희와 호동이 즐거운 몇몇 장면들.
엎어주던.. 웃어주던.. 볼에 입맞춤 해주던 어린 호동의 모습.

 

 

씬14. 태산관, 호동 있는 곳 (밤)

 

호동, 라희를 생각한다.
 

(인서트) 어린 라희의 사나웠던 모습. 자신의 모자를 베어버리던. 칼을 휘두르던.
(인서트) 씬8의 옥팔찌를 빼서 바닥에 던지던 라희의 모습.

 

호동, 문득 시선을 두면 연못 난간의 라희 모습이 보인다.

 

호동 : ..

 

 

씬15. 태산관, 라희 있는 곳/호동 있는 곳 (밤)

 

라희, 문득 시선을 느끼고 보면 멀리 호동이 자신을 보고 있다.

 

라희 : .. (호동을 본다)
호동 : .. (라희에게 미소 지어준다)

 

라희, 일어나 새침하게 읍하고 몸을 돌려 걸어간다. 뒤따르는 시비.
호동, 라희가 사라지면 얼굴에 웃음기 사라지고.. 그늘이 진다. (Dis)

 

 

씬16. 낙랑국, 율구헌 빈청 (밤)

 

왕굉의 초상화가 걸려진다.
상 위에, 갖은 과일들과 향, 술이 놓여진다.
모양혜, 자리에 앉아 있다.
부달과 도찰, 들어온다.

 

부달 : 궁에서 폐하가 오신답니다. 원후마마도 함께요.
모양혜 : 오지말라 해라.
도찰 : 태대부인 마님.
모양혜 : 다른 날도 아니구, 우리 장군 돌아가신 날이다!! 이겼으면 됐지, 왕 됐으면 됐지!!

            국으루 닥치구 쥐죽은 듯 살고 있는, 내 속을 뒤집고, 우리 장군을 모욕해야겠는가!!
도찰 : 과거야 어쨌든 낙랑국 대왕이십니다.
모양혜 : 누가 아니라던가!!
부달 : 왕홀 장군을.. 생각하십시오.
모양혜 : 허.. 허허... 그래, 죽은 남편 기리자고. 새 남편 앞길을 막을 수야 없지.

            자실이는 오지 말라고 해라. 하기사 뭔 낯짝으로 지년이 여기 오리..

 

 

씬17. 낙랑국, 진양궁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밤)

 

모하소, 율구헌에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있다.
동고비, 모하소의 시중을 들고 있다.

 

(시녀의 소리) : 마마- 차후마마 듭시셨습니다.

모하소 : 으응? 차후가 무슨 일이지?
동고비 : 글쎄요.. (모하소를 본다)
모하소 : (고개 끄덕인다)
동고비 : 어서 뫼시어라.

 

문 열리고, 왕자실과 치소 들어온다.

 

모하소 : 이 밤에 어쩐 일인가?
왕자실 : ..
모하소 : 우리 라희가 멀리 가 있으니, 잠이 오질 않는가?
왕자실 :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모하소 : !! 차..후..
왕자실 : 원후마마... 신첩을 도와주소소... (절하며 무릎 꿇는다)
모하소 : 이... 무슨.. 왜 이러는가 차후..
왕자실 : 신첩이 살고,죽음이 다 원후마마께 있음입니다.
모하소 : .. (동고비와 치소를 보고) 나가 있으라.
왕자실 : 이미 신첩, 자존심을 다 버렸는데. 아이들이 있건,없건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모하소 : (동고비와 치소에게) 무얼 보고 있느냐!! 썩-나가지 않고!!
동고비/치소 : 송구하옵니다, 마마..

 

동고비와 치소, 뒷걸음질 쳐서 나간다.

 

모하소 : 일어나시게..
왕자실 : 신첩을 도와 주신다 허락 하실 때까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모하소 : .. 일어나시게.. 내가 도울 일이라면, 그리 할테니.. (일으키려는)
왕자실 : 그이를... 돌려주소소.
모하소 : ! (본다)
왕자실 : 형님.. 다 달라는게 아니에요.. 조금이면 됩니다.. 이, 아우가 외로워 죽지 않을 만큼만.. 나눠주시면 됩니다..
모하소 : .. (왕자실을 본다)

 

 

씬18.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밤)

 

최리, 옷을 입고 있다.

 

 

씬19. 낙랑국, 진양궁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밤)

 

모하소와 왕자실, 다탁에 앉아 있다.
모하소, 깊은 생각에 잠겨 있고. 왕자실, 그런 모하소를 살피고 있다.

 

왕자실 : 형님..
모하소 : (본다) 내가.. 자네를 미워했던 적이 있던가 생각해봤네.
왕자실 : 자명일.. 그리 만들었으니.. 미워했다 한들.. 이 아우, 형님을 원망할 자격조차 없지요.
모하소 : (고개 젓는다) 어미로서가 아니라.. (왕자실을 본다) 나... 여자로서 꼭 아우님을 두 번 미워했었네.
왕자실 : (본다)
모하소 : 나 밖에 모르던 그이가.. 욍굉 장술 만나러 간다. 열구현으로 내려갔다와선 둘째 부인을 들였노라.

            영호장원에 왕자실이라 했을 때, 가슴이 내려 앉았더라네..
왕자실 : .. 그랬습니까..?
모하소 : 보름달 같고, 부용화 같다던 낙랑 최고에 미녀.. 왕자실이라니.. 이제 그이 마음이 내게서 떠나겠구나..

            보지도 못한 아우님을 질투했었지..
왕자실 : 다른 한번은..?
모하소 : 아우님이 청해헌에 첫발을 디디던 날, 어찌나 아름답던지.. 여자인 내가 반할 지경이었지.

            내 손으로 신방을 꾸며 주고 나오면서 많이도 울었다네.. 그이가.. 이제 날 찾지 않으시겠구나..
왕자실 : 그러면 뭘 하겠습니까... 형님은 자명일 잃었지만, 그일 얻었고. 저는 라흴 살렸지만.. 그일 잃었지요.
모하소 : 자명이 얘긴.. 하지 마세.
왕자실 : ..
모하소 : 아우님도 나도, 더는 사랑을 다툴 나이도 아니고.. 미안하네. 내,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나..

            아우님을 외롭게 만든 죄가 있으니.. 도울 수 있는 건 돕겠네.
왕자실 : 형님..
모하소 : (왕자실의 손을 잡는다) 폐하를 이기려 하지 말게.. 아시겠나?
왕자실 : (순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씬20.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밤)

 

최리, 모하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리 : 어디가 아픈거요? (모하소의 이마를 짚어본다) 열은 없는데..
모하소 : 열이 났다·오한이 났다.. 뼈가 저리다·화닥증이 났다... 갱년이 되어가니 그러나 봅니다.
최리 : 내, 꽃답던 아내도 이제 늙어 가는가.. 세월이 퍽이나 야속하구려. 그대만은 늘, 그대로이길 바랬는데..
모하소 : 우리 라희가 저리 큰걸요. 죄송합니다, 폐하. 혼자 가시게 해서..
최리 : 다녀오리라. 몸조릴 잘하고 있게. (모하소의 손을 잡았다가 놓는다)

 

 

씬21. 낙랑국, 율구헌 빈청/율구헌 정문 앞 (밤)

 

수수한 차림에 장신구 달지 않은 왕자실, 치소를 데리고 와있다.

 

치소 : 어찌 이리 무례한가!! 차후마마께서 납시셨거늘, 문 열지 못하는가!!

 

모양혜, 성이 나서 앉아 있다.
도찰과 부달, 안절부절 하고.

 

부달 : 태대부인 마님.
도찰 : 사적 감정은, 감정이고. 일국에 왕후십니다. 마님도 차후마마에 신하이옵니다.
모양혜 : 오냐. 그래. 가, 내 말을 전해라. 낙랑국에 왕후로 왔다면, 문을 열겠으나.

            왕굉에 여동생 왕자실로 왔다면, 열어주지 못하니, 썩- 꺼지라고.

 

닫힌 문 안에 부달과 도찰, 문 밖에 왕자실과 치소가 있다.

 

치소 : 기가 막혀서. 마마, 어찌 하리이까? 당장 문을 쪼개라 할까요?
왕자실 : .. (생각하는)
치소 : 차라리 돌아가시지요.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왕자실 : 이래서 여자가 서럽단거다. 아무리 지략이 있고, 똑똑하면 뭘 하느냐. 내 위에 폐하가 있는 것을.

            남편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뒷방 늙은이가 되고 마는 것을.

 

저놈이, 달려온다..

 

저놈이 : 마마!! 폐하께오서 오고 계십니다!!
왕자실 : 그래!! (부달에게 소리친다) 부달, 내 왕자실로 왔네!! 차후로도 아니고, 홀이 누나로도 아니고..

            그저 왕자실로 오라버니께 속죄하러 왔네.
부달 : 진심이십니까!!
왕자실 : 진심이고 말고. 언니께서 분이 풀리신다면 뭔 짓을 해도 죄를 묻지 않을 터이니, 문만 열어주시게!!

 

 

씬22. 낙랑국, 율구헌 빈청 (밤)

 

모양혜, 부달에게 그 말을 전해 들었다.

 

모양혜 : 속죄하러 왔다? 소막에 가, 소죽을 한바가지 퍼다 부으라!
부달 : 아이쿠, 마님!!
도찰 : (꿇는다) 말씀 그리하셨다 해도, 차후마마에게 어찌 신하된 몸으로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모양혜 : 쫌팽이 같은 것들!! (벌떡 일어난다)

 

 

씬23. 낙랑국, 율구헌 정문 앞 (밤)

 

최리, 태감장과 호위무사 몇 명을 데리고 말을 타고 온다.

 

태감장 : 저기.. 차후마마가 와계십니다.
최리 : 그래? (본다)
치소 : (곁눈으로 보고) 폐하께오서 오셨습니다.
왕자실 : 안다. 대체 모양혜는 뭘 이리 꾸물거리누! 불 같은 성깔은 다 어따 내던지구. 멍석을 깔아줘두 앉질 못해!

            (최리를 의식하며) 언니...왕자실, 오라버니께 사죄 드리러 왔으니, 제발... 문을 열어주세요.
최리 : .. (본다)
왕자실 : (꿇어앉으며) 제가 이리 앉아, 대죄를 청하니... 제발 오라버니 진영에 향이라도 피우고 가게 해주세요.

 

문 열리고, 소매를 둥둥 걷어붙인 모양혜가 바가지에 소죽을 들고 나온다.
부달과 도찰, “마님, 안됩니다!!/태대부인 마님!”하면서 따라 나온다.

 

왕자실 : 언니... (하는데)
모양혜 : 당장, 썩 꺼지지 못할까아!! (바가지의 소죽을 왕자실의 머리에 퍼붓는다)
치소 : 마마!!!
최리 : (놀라서 보다, 말에서 뛰어 내린다) 차후!!

 

모양혜와 부달, 도찰, 모두 최리를 봤다.
저놈이, 바로 부복하고. 치소, 읍하고.

 

모양혜 : .. (황당한)
부달/도찰 : 폐하!!! (부복한다)
치소 : 마마.... 괜찮으십니까? (손수건을 꺼내, 왕자실의 얼굴을 닦아주려)
왕자실 : (손 들어, 말리고 일어나서) 폐하.. 납시셨사옵니까... (읍한다)
최리 : ... (왕자실을 보고, 모양혜를 본다)
모양혜 : 차후마마께오서... 낙랑국의 왕후가 아닌, 영호장원의 아가씨로 오셨다 하니..

            이 몸, 욍굉대장군의 부인으로서... 할 일을 했습니다.
최리 : .. 세월이 지나면, 잊는 것도 알아야 하오, 태대부인.
모양혜 : 송구하옵니다.. (읍한다)
왕자실 : .. 태대부인을 나무라지 마십시오... 벌은 벌대로, 상은 상대로 가는 것이 세상 이치이고, 하늘의 법도이니..

            신첩, 그 죄를 피하고픈 마음이 없사옵니다. (눈물이 흐른다)
최리 : ...

 

왕자실, 돌아서 눈물을 훔친다.
최리, 왕자실을 조금은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Dis)

 

 

씬24. 동모현, 거리 (다음날/낮)

 

라희, 가벼운 복장으로 말을 타고 바닷가로 향하고 있다.
그 뒤를 따르는 왕홀과 부퉁, 도수기.
자명과 일품, 말에 맨 수레를 몰고 있다.
차차숭과 희희낙락 기예단원들, 수레에 타고 있다. (소소와 미추는 없다)

 

 

씬25. 동모현, 바닷가

 

라희, 바위에 올라 바다에 꽃을 던지고 있다.
왕홀, 그 옆에 서 있다.

 

라희 : 자명일.. 반수전 마마가 죽였다면서?
왕홀 : 신은 모릅니다, 마마.
라희 : 괜찮아요, 아는대로 말해봐요.
왕홀 : 내 눈으로 보지 못한걸, 뭐라 말씀 드리겠습니까?
라희 : 외삼촌.
왕홀 : 그런걸 알아 뭐하려오? 누님이 그러셨다 해도.. 그건 공주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알고 있소.
라희 : 우리 어머니.. 참 죄가 많아. 덩달아 나까지 죄인이 되네, 영안전 어머니한테..

         (꽃을 뿌리다가) 외삼촌 보기엔 나도 우리 어머닐 닮았어?
왕홀 : 안 닮을 수가 없는 사이잖소.
라희 : 내 동생 자명이 살아 있다면.. 나도.. 어머니처럼 그리 독해질 수 있을까. 여왕이 되고 파서.
왕홀 : (본다)
라희 : 아바마마, 모하소 엄마를 더 아끼시고. 어쨌든 난 차후 소생. 자명인 원후마마 소생이니. 왕위는 자명이가 잇겠지..

         (왕홀의 시선을 의식하고) 권력에 맛에 빠지면, 혈육도 죽일 수 있다니 하는 소리야.
왕홀 : 권력에 맛은 여러가집니다. 권좌를 지키는 맛도 있고.. 자신을 희생하는 맛도 있고.
라희 : (본다)
왕홀 : 공주께선 누님도 닮았지만.. 백성을 위해 왕좌를 포기했던 폐하도 닮으셨으니.. 그 선택은 그대 몫이겠지요.
라희 : 난.. 그럴 수 없어. 죽어도... 권좌를 위해, 동생을 죽이는 일을 하진 못해. 아바마마를 닮을꺼에요, 난...

         낙랑국을 위해 날 버리는 여왕이 되어도. 여왕에 자릴 지키고자, 낙랑국을 희생시키는 일은 안해요.
왕홀 : 훌륭하십니다.. 태녀마마.. (읍한다)
라희 : ... (꽃을 다 던지고) 미안하다... 자명아.. 우리 어머닐 용서해주렴...

 

라희, 꽃이 흘러가는 물길을 바라본다. (Dis)

 

 

씬26. 태산관, 마당

 

먼저 온, 호곡 기다리고 있다.
자명과 일품, 차차숭과 기예단원들 수레에서 내린다.

 

호곡 : 따라 오너라.
자명 : 예..

 

호곡, 간다. 자명과 일품, 차차숭만 뒤따른다.

 

 

씬27. 태산관, 마당 일각

 

우나루와 추발소, 걸어온다.

 

우나루 : 왕자마마 광무제 만나기 전, 대홍려 유릉하고 회담을 하신다지?
추발소 : 대홍려가 외교담당이니, 미리 마마와 사전 조율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우나루 : 과연, 을두지를 구할 만큼 얻어낼 수 있을까?
추발소 : 신도 이 일만큼은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좌보어른이.. 죽고,사는 건, 왕자마마가 뭘 얻어 가느냐에 달렸으니..
우나루 : 이 일이 아니라면, 호동왕자에게 최선을 다 안하겠다는 뜻으로 들리는군. 원비마마가 아들을 낳으면 배를 바꿔 타겠다?
추발소 : 이 몸은 그저 고구려라는 배를 타고 있을 뿐. 왕자마마에 배를 탄 적이 없는데, 갈아타다니요?
우나루 : 그런가..
추발소 : 그러는 대장군은 어떠십니까? 왕자마마와 한 배를 타고 계십니까?
우나루 : 후하.. (한숨) 십년도 전에.. 원비마마도 그리 내게 물었지..

            나는 그게 누구든 고구려를 반석에 올려놓을 강한 왕자에 배를 타겠다했는데..
추발소 : 마음이 바뀌셨습니까?
우나루 : 대왕마마와 비류나부가 등 돌리길 원치 않네..
추발소 : (본다)
우나루 : 호동왕자도 내 손으로 십년이나 가르쳤네... 어찌 죽기를 바라겠나. 전쟁터를 떠도는 사내라 해서 정도 없으랴..

            게다 우리 공주.. 호동왕자를 친자식으로 여기고 눈에 넣고 다니려하니..
추발소 : ... 참으로.. 한치 앞이 안보입니다.
우나루 : 골 아프구만, 골 아파. 무조건 원비마마 딸을 낳아야 해. 왕자 아닌 공주를 낳아야 고구려가 잠잠해지네.

 

추발소, 우나루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무심히 호곡이 그 옆을 기어간다.
추발소, 우나루와 걷다가 고개를 갸웃하며 돌아본다.

 

우나루 : (돌아보고) 왜그러나?
추발소 : 어디서.. 본 듯해서..
우나루 : 누구?
추발소 : 다릴 못 쓰는 사람 말입니다. (갸웃갸웃)
우나루 : 워낙 특이해서 한번 보면 못잊겠구만. 잘못 본거 아닌가?
추발소 : ..
우나루 : 남부사자로 천지사방 사신 다니니, 뭐 봐도 기억 못할 수도 있겠지.
추발소 : ! 호곡입니다! 태부 호곡!!

 

 

씬28. 태산관, 호동의 침소

 

호동과 우나루, 추발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탁 위에는 서류작성을 위해, 벼루에 먹 간 것과 붓, 비단천 등이 놓여 있다.

 

추발소 : 틀림없이 낙랑군 태부 호곡이었습니다.
호동 : 유헌과 그 신하들이 다 목 베일 때, 한나라로 쫓아 보냈다던?
추발소 : 그냥 보낸 것이 아니라, 욍굉이 호곡의 두 다리 심줄을 끊고 이마에 먹물을 떠 보냈지요.
우나루 : 욍굉 그 사람 화끈하게 잔인하구만. 차라리 단칼에 죽이지. 어쩌자구 원한을 심나.. 그러니 비명에 가는 게야. 쯧쯧..
추발소 : 호곡이 태산관엔 어쩐 일일까요?
호동 : 글쎄. 우리가 신경 쓸건 없을 것 같군. 유릉은 닳고 닳은 외교에 귀재라 들었어. 문서 작성이나 하지.
추발소 : 예. (하며, 붓을 들다) 아.. 왕자마마 이건 알고 계십시오. 유릉의 숙부가 죽은 유헌입니다.

            낙랑군 유헌. 혹여라도 유헌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하시면 안됩니다.
호동 : 화제에 유헌이 오르지 않도록 조심하지.

 

문 열리고, 태추 뿌루퉁해서 들어온다.

 

태추 : 거, 참. 사람 차별하네요. 같은 축하사신단인데.
우나루 : 뭔데 그래?
태추 : 내일 밤에 유릉이 연회를 베푸는데요. 낙랑국만 초청 한답니다.
호동 : 이들이 우릴 마땅찮아 하는 것이, 어디 하루,이틀 된 일이냐.
태추 : 기예단도 불렀다는데 우리도 좀 불러서 보여주면 어때서요..
추발소 : 그리 기예가 보고 싶으냐?
태추 : 대왕마마께서 기예도 그렇고. 재미있는 건 좌우간 다 싫어하시니 통이 볼 기회가 있어야지요.
우나루 : 내 보기엔, 낙랑국도 우리 고구려만큼 싫으면 싫었지, 좋을 까닭은 없고. 안그런가?

            낙랑군을 부수고. 유릉인지 뭔지, 숙부까지 처죽였는데.
호동 : 흐흠... 그렇지요. (고개를 주억거린다)
우나루 : 왕자님이 남자라 그런 것 같소. 나라차별이 아니라, 남·녀차별. 천하절색 낙랑공주만 접대하고 싶다~ 이거지~
호동 : 하하- 하하하- (웃는다) 죄송합니다, 천하미녀 공주가 못돼서.

 

 

씬29. 태산관, 연회실

 

현실과 상상이 교차된다.
호곡, 한쪽에 있고.
차차숭과 자명,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자명, 머리 위에 변검마스크를 올리고 있다.
일품은 주위를 둘러보며 탈출구를 찾는다.

 

호곡 : (차차숭에게) 낙랑공주 자리로 가라.
차차숭 : .. (간다)
호곡 : (자명에게) 가면기예를 하면서, 단쪽으로 다가가라.
자명 : .. (변검마스크를 내려서 얼굴에 쓰고 다가간다)

 

호곡의 말에 따라서 텅 빈 연회실이, 연회의 순간으로 바뀐다.
라희와 왕홀, 부퉁과 도수기 각기 한자리씩 차지한다.

 

(호곡의 소리) : 부퉁. 도수기. 왕홀.. 한명 한명 손을 잡고 흔들면서, 가면을 바꾸고. 공주쪽으로 올라가라.

 

호곡의 말에 따라, 부퉁,도수기,왕홀과 차례로 악수하며 변검을 바꾸면서 단위로 향하는 자명.

 

자명 : (라희에게로 간다)

(호곡의 소리) : 이제 공주한테 손을 내밀어라.

자명 : 공주님이 저희 같은 천것들 손을 잡겠어요?

 

자명의 분위기 깨는 말에, 연회실 다시 텅 빈 현실로 돌아온다.

 

호곡 : 잡지 않으면 잡게 해야겠지. (차차숭에게) 네가 나서 줘야지 않을까?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건 네 몫이다.
차차숭 : 북을.. 울리죠.

 

차차숭의 말과 동시에 다시, 연회의 밤으로 돌아간다.

 

호곡 : 그래, 계속 북을 울려라. 공주가 뿌쿠의 손을 잡으려,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호곡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기예단원들 북을 울리기 시작한다.
고조되는 북소리.
자명, 라희 앞에서 변검을 하며 악수를 청하고 있다.
왕홀, 박수를 치고. 부퉁과 도수기, “손 한번 잡아주세요~ 공주마마” 소리친다.
라희,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명 : .. (변검 마스크를 벗는다)
호곡 : 뿌쿠 너,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자명 : ..

 

자명, 호곡을 슬프게 바라본다.

 

 

씬30. 태산관, 일각

 

호동, 태추와 함께 걷고 있다.

 

호동 : 하하- 참. 그 놈 끈질기네. 황제에게 고구려가 무얼 받아낼 수 있을까, 대홍려와 씨름해야 할 판에.

         한 나라 왕자가 기예 구경시켜 달라 조르게 됐느냐?
태추 : 왕자님두 기예 좋아하셨잖아요.
호동 : 내가 언제?
태추 : 항우도 찜 쪄 먹는 천하여장사. 잊으셨어요?
호동 : 으응?
태추 : 왕홀 대장군 혼인식요. 낙랑서요. (호동의 표정 보며 답답한 듯) 왜, 그 쇠사슬 끊던 여자애요.
호동 : 아아- 그 아이. 이름이 뭐였더라?
태추 : (고개 젓는다) 마마두 모르세요?
호동 : 것까지 기억하고 살만큼 내가 한가하더냐?
태추 : 하긴요..

 

 

씬31. 태산관, 연회실

 

자명과 일품, 차차숭과 호곡 있다.

 

일품 : (서까래를 가리키며) 저기에 천을 매겠습니다.
차차숭 : (본다)
일품 : 제가 미리, 지붕 기와를 걷어내고, 뿌쿠가 일을 끝내면, 여기 매둔 천을 타고 천상지희로 올라가 지붕으로 나가겠습니다.
차차숭 : 그게 좋겠구나!
일품 : 말은 준비해 주시겠지요?
호곡 : 나 역시 뿌쿠가 죽는 걸 원치 않는다.

 

호곡, 의자위에 올려 두었던 낡은 천에 쌓인 물건을 내린다.
호곡, 천을 풀면 30센티 정도 되는 두 자루의 단도.
호곡, 자명에게 던진다.

 

호곡 : 소매 안에 감춰라.
자명 : .. (단도를 보는데)

 

문 열리고 태추, 들어온다. 그 뒤로 호동, 잘 안보이게 들어오는.

 

태추 : 여긴가 본데요.
자명 : !!
호동 : (태추의 뒤에서 나타난다) 그렇군.
자명 : !!

 

자명, 놀라서 뒤돌다가 가만히 생각하면, 자신은 지금 여자다.
자명, 다시 뒤돌아 고개 조금 숙이고 있는.

 

호곡 : 어느 놈이, 감히 허락 없이 들어오느냐!!
태추 : 감히 천것이 어느 안전이라고, 고함을!! 고구려에 호동왕자마마시다!!
자명 : !! (호동이 왕자라는 소리에 놀라서 얼른 변검 마스크를 뒤집어쓴다)
호곡 : ..
호동 : (이미 호곡에 대해 들어서 안다) 방해했다면 미안하오. 내 찾는 사람이 있어서.

         (자명에게) 그대들은 낙양에서 온 기예단인가?
자명 : .. (변검 마스크를 쓴 채로, 차차숭을 본다)
차차숭 : 아닙니다.. 여기, 동모현 목지둔에 뿌리두고 있는 놈들입니다.
호동 : 전에, 낙랑국에 공연 간 일이 있는가? 왕홀 대장군 혼례식이었네.
차차숭 : !! (긴장하고) 가긴 갔습니다만. 무슨..일로 그러십니까? 왕자마마..
호동 : 사람을 찾고 있네. 이름은... 기억이 잘 안난다만.. 초패왕 항우를 찜 쪄 먹는 천하여장사였네. 쇠사슬을 맨손으로 끊던.
자명 : !! (호동을 본다)

 

(인서트) 13부, 씬48
자명, 있는 힘을 다해 인상 쓴다. 사슬이 끊어져 흘러내린다.

태추 : !!
호동 : 와아!!! (박수를 친다)
자명 : ? (본다)
호동 : (다가온다) 너.. 너.. 정말 멋있다!! 너 같은 여자앤 처음 봤어!!!
자명 : 제가요.. 천하장사거든요. 항우두 찜 쪄 먹는 천하여장사.

 

차차숭 : 그런.. 여자아이가 있을 수가 있나요.
호동 : 내가 대낮에 꿈꾼게 아니라면, 그런 계집아이가 있었네.
태추 : 뿌쿠!!!
자명/일품/차차숭/호곡 : !! (다들 놀란다)
호동 : 응? (본다)
태추 : 이름이 뿌쿠였다구요!! 뿌쿠!! 기예 하는데 오니까, 안돌던 머리가 확- 도는데요~
호동 : 하하- (웃고) 혹시 뿌쿠란 아일 아는가?
자명 : ..
일품 : .. (시선을 피한다)
호동 : .. (의아하게 본다)
차차숭 : (얼른) 아, 예! 뿌쿠! 울지 않는다 우리 뿌쿠! 전에 있긴 있었죠..
호동 : 지금은 없는가?
차차숭 : 기옐 한다는게 워낙 힘든 일이라서요!! 들락날락 하지요. 뿌쿤 그니까.. 재작년에.. 그,

            (생각났다) 예, 부잣집 첩실로다 들앉았습니다~ 예, 예.
호동 : 그랬군.
태추 : 그 부잣집, 도둑 걱정은 없겠네요~ 하하-
차차숭 : 아, 예. 그렇죠.
호동 : (태추에게) 그만 가자. (호곡과 차차숭에게 딱히 누구에게라고 할 것은 없고) 방해한 듯 해 미안하군.

 

호동, 허리띠에 매단 작은 보석을 하나 끊어 던진다.
호동이 던진 보석이, 두 자루 단도 옆에 떨어진다.
호동, 그 바람에 단도를 보게 된다.

 

차차숭 : 뭘 이런 것까지 황공합니다, 왕자마마!! (얼른 줍는데)
호동 : (단도를 한 자루 집어서 본다) 오.. 훌륭하군. (날을 만져보며) 이런 강철에 이 정도면.. 예사 물건이 아닌데.
자명 : .. (긴장한다)
호곡 : .. (긴장한다)
차차숭 : (분위기 눈치 채고, 얼른) 아, 예. 공연에 쓰는 물건이옵니다.
호동 : (무심하게) 흠.. 기예에도 이런 예리한 칼을 쓰는가. (돌려준다)
차차숭 : (받는다) ..

 

 

씬32. 태산관, 일각

 

호동과 태추, 걸어온다.

 

호동 : .. (고개를 갸웃하며 뒤를 돌아 연회장 쪽을 본다)
태추 : 왕자마마..?
호동 : .. (다시 몸 돌리고) 아니다.. (걸어간다)

 

 

씬33. 태산관, 연회실

 

일품 : (자명에게) 지붕에 올라가보마. 기와를 걷어낼 수 있는지.
차차숭 : 그래. 같이 가자. 기와 손보는 건 너보다 내가 낫다.

 

차차숭과 일품, 나간다.
자명, 고개를 숙인 채 단검을 보고 있다.

 

호곡 : ?
자명 : (올려다본다) 안될 것 같아요... 못하겠어요.. 공주님이라서가 아니라.. 누구든.. 어떻게 살아있는 목숨을.
호곡 : 고깃덩어리라고 생각해라.
자명 : (놀랐다) 사부님!
호곡 : 그게 안되면, 네가 죽을 것인가? 낙랑공주를 죽일 것인가? 둘 중 한 사람만 살게 돼있다 생각해라.
자명 : (생각한다) ... 제가 죽으면.. 되는 건가요? 아줌마랑은.. 놓아주시겠어요?
호곡 : 그것도 안되면.. 저울에 달아봐라.
자명 : (본다)
호곡 :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 너를 길러준 아버지라 했던 차차숭. 그 부인 미추. 소소라는 계집아이. 네 오래비 행카이.

         그들을 다 죽여도 낙랑공주를 살리고 싶다면 저 문을 열고 가도 좋다.
자명 : ... (생각한다)
호곡 : .. (자명을 본다)
자명 : .. (단도를 집어 든다)

 

 

씬34.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대무신왕, 여랑의 인사를 받고 있다. 내시장, 서 있고.

 

대무신왕 : 이리 들락거리지 말라 했는데.
여랑 : 비류나부에서...
대무신왕 : 또 뭐냐? 이번엔? 송매설수가 신발이라도 만들어 보냈더냐?
여랑 : 고추가가 오라버닐 만나고 싶답니다.
대무신왕 : 송옥구가!!

 

 

씬35. 고구려, 국내성 어마장

 

대무신왕, 말 앞에 서 있다. 내시장과 호위무사들 조금 떨어져서 자신들의 말 옆에 있고.
여랑, 대무신왕을 본다.

 

여랑 : 언니를 데려오세요.
대무신왕 : 그만해라.
여랑 : 어찌됐건 오라버니 아일 가졌잖아요.
대무신왕 : 입 다물라니!!
여랑 : 오라버니.
대무신왕 : 돌아가신 아버님을 생각해서 내 여랑이 널 귀여워 한 건 사실이다만. 이번 일로, 너에 대한 화가 풀리지 않았다.
여랑 : 죄송해요... (하다가) 오라버닌, 여잘 몰라요. 여자가 아일 갖는다는게 어떤 건지.. 몰라요.
대무신왕 : 내가 알아야 하는 것은, 여자가 아니라 오직 고구려다! 고구려가 어찌될 것인지! 비류나불 어찌해야 하는지!
여랑 : ..
대무신왕 : 네 값싼 동정에, 매설수를 놓아준 일로 호동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만 기억해둬라.
여랑 : ..
대무신왕 : (말에 오른다)

 

 

씬36. 고구려, 외곽

 

대무신왕, 내시장과 호위무사들과 함께 달려간다.

 

 

씬37. 고구려, 외곽 파오 앞

 

송옥구, 대무신왕을 기다리고 있다.
대무신왕, 달려와 말을 멈춘다.

 

송옥구 : 폐하.. (읍한다)
대무신왕 : 이젠 그대가 나, 무휼을 오라가라하는가?
송옥구 : 궁으로 가면, 폐하께서 이 몸을 반드시 죽이실 터이니.. 이 늙은 것이 살아보겠다... 감히 무례를 범했사옵니다.
대무신왕 : .. (본다)

 

송옥구, 대무신왕의 말 옆에 두 팔을 짚고 엎드린다.
대무신왕, 송옥구의 등을 밟고 내린다.

 

 

씬38. 동, 파오 안

 

대무신왕, 송옥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대무신왕 : !!

 

대무신왕, 보면. 송매설수, 다탁 앞에 앉아 있다.
뒤쪽에 시녀장 시립해 있다가 대무신왕에게 읍하고.

 

송매설수 : 폐하.. (일어나 공손히 읍한다)
송옥구 : 너무도 간절히 폐하를 뵙고자 하시니... 차마 이 늙은 것, 애틋한 부부지정을 눈물 없이 볼 수가 없어 모시고 왔나이다.
대무신왕 : 하하하- 하하- (큰소리로 웃다, 멈추고) 두 부녀가, 간뎅이가 부었군. 뱃속에 든 것이, 뭐 그리 큰 힘이 돼줄 거라고.
송매설수 : 아바님은 나가 계세요.
송옥구 : 원비마마를 상하게 하지 마옵소소. 국내성은 멀고, 비류나부는 여기서 가깝습니다, 폐하..
대무신왕 : 감히 나를 협박하는가?
송옥구 : 그럴리가요.. 그저, 원비마마를 부탁드리는 것이옵니다.

 

송옥구, 대무신왕에게 읍하고 파오를 나간다.
대무신왕, 다탁에 앉는다.
송매설수, 서 있다.
대무신왕, 성난 눈빛으로 송매설수를 바라본다.

 

 

씬39. 동, 파오 앞

 

송옥구, 부관(15부,씬37)에게 지시하고 있다.
내시장과 대무신왕의 호위무사들 긴장해서 송옥구를 지켜보고 있다.

 

송옥구 : 뒤쪽에도 군사들을 두었느냐?
부관 : 예, 수장어른. 두겹,세겹으로 아이들을 배치했습니다.
송옥구 : 내가 신호하면, 뚫고 들어가 마마를 모셔와야 하느니.
내시장 : 고추가 어른!
송옥구 : (웃으며) 원비마마를 보호코자 함이니. 그리 놀랠 것은 없어.
내시장 : ..

 

송옥구, 웃음기 걷고 파오에 바짝 붙어서 동정을 살핀다.

 

 

씬40. 동, 파오 안

 

시녀장, 소리없이 대무신왕과 송매설수에게 차를 따른다.

 

송매설수 : 여인에 몸을 열고 닫음은.. 달님에 뜻이니.. 결코, 신첩 폐하를 속이려 했음이 아니옵니다..
대무신왕 : 헛소리!! 네 감히 더는 나를 속이려 마라!! 한낱 계집에게 무려 오년이나 속아 산 것을 생각하면

               네 애비가 밖에 있든·없든 네 목을 치고 싶으니!!
송매설수 : 차비 수지련이 부러웠습니다. 세월을 돌려, 신첩. 수지련처럼 곱고 젊어질 수 있다면..

               폐하와 다시 시작해보고 싶었습니다.
대무신왕 : 흐흥.. 내 젊고, 예쁜 것을 탐하던 호색의 왕이었더냐?
송매설수 : 호동에 생모, 아란이 부러웠습니다.. 폐하를 제 품에서.. 편히 쉬게 해드리고팠습니다.
대무신왕 : (본다) ..
송매설수 : 저를 버린.. 제 아바님과 비류나부가 야속하고 야속해.. 비류나부 수장 딸, 매설수가 아니라..

               누구의 딸도 아닌 그저 한 여인으로 폐하 곁에 있고 싶었습니다.
대무신왕 : 왜 그러지 못했느냐?
송매설수 : 호동에 어미만은.. 될 수가 없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매듭이 잘 못 묶여졌던가...

               어째서, 호동일 내 친자식으로 사랑할 수 없었던가... 오선전에서 잠못 든 그 숱한 밤.. 자책하고 자책하고..

               제 가슴을 쥐어뜯었지만... 호동의 어미로 살아지지 않더이다..
대무신왕 :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 못 된건지 말해주랴?
송매설수 : 하소소.
대무신왕 : 네가 송옥구의 딸로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부터 잘못된 것이다.
송매설수 : 폐하!!
대무신왕 : (OL) 나와 겨루려 한 것부터 잘못된 것이다!
송매설수 : 비류나부에 태어난 것은 분명.. 신첩에 불운입니다. 허나.. 폐하와 겨루러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사옵니다..
대무신왕 : 그만해라!! 네 넋두리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니!!
송매설수 : ..
대무신왕 : 날 부른 까닭이나 말해라.
송매설수 : 폐하에 곁으로 돌아가 아이를 낳고 싶습니다.
대무신왕 : 뭐..라?
송매설수 : (배에 손을 얹고) 호동이 폐하에 자식이듯.. 이 아이 역시.. 송매설수의 아이요.. 폐하에 아이요.. 우리들의 아이옵니다..

               가여이 여겨주소소..
대무신왕 : 그 물건은 너 혼자 만의 아이다.
송매설수 : 폐하!! (일어난다)

 

대무신왕, 벌떡- 일어나 허리에 찬 단도를 빼 송매설수에게 던진다.
송매설수, 놀라서 다시 의자에 주저앉는다.
시녀장, “마마!!!!” 하고, 송옥구, “마마!! 원비마마!!!” 놀라 뛰쳐들어온다.
그러나, 대무신왕 송매설수를 향해 던진 것이 아니라 파오 밖에 붙어선 군사를 향해 던진 것이다.

 

 

씬41. 동, 파오 뒤

 

내시장과 송옥구의 부관 보면, 대무신왕의 단도에 숨이 끊어진 군사.
내시장, 단도를 뽑는다.

 

 

씬42. 동, 파오 안

 

내시장, 피를 닦은 단도를 대무신왕에게 두 손으로 올린다.
대무신왕, 단도를 허리에 찬다.

 

송매설수 : 하덕이는 나가 있게. 아바님두요.
송옥구 : (불안한) 마마..
송매설수 : 폐하께서 이 몸을 죽이려하셨다면, 이미 이 송매설수 숨이 끊어졌습니다.

 

송옥구와 내시장, 밖으로 나간다.

 

대무신왕 : 과연 여장부군.
송매설수 : .. 담대한 척 하나, 신첩 그저 늙어가는 여인일 뿐입니다. 폐하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소소.

               그 자리가 신첩에 자리옵니다.
대무신왕 : 딸을 낳아라.
송매설수 : 폐하.
대무신왕 : 네 말대로, 달님에 뜻인지. 하늘에 뜻인지. 고구려의 액운인진 모르겠으나.. 이미 엎어버린 술잔과 같으니...

               되돌릴 수 없는 일. 반드시 딸을 낳아야 할 것이다. (문쪽으로)
송매설수 : 날이.. 더워지옵니다.
대무신왕 : (본다)
송매설수 : 여름을 많이 타시오니.. 건강을 돌보소서.
대무신왕 : (본다)
송매설수 : 신첩.. 젊어서는 폐하의 여자로.. 나이들어서는 폐하에 벗으로 살고픈 마음은.. 진심이었나이다.
대무신왕 : (몸 돌려, 나간다)
송매설수 : .. (그 모습을 본다)

 

 

씬43. 고구려, 국내성 을두지 갇힌 곳 (밤)

 

을두지, 갇혀 있고. 대무신왕, 홀로 술을 마시고 있다. (내시장은 옥문 밖에서 대무신왕을 바라보고 있다)
을두지, 목과 양손에 형구를 걸고 안타까운 눈빛으로 대무신왕을 본다. (감옥으로 간다면, 16부에서도 형구를 찬 상태로)

 

대무신왕 : 한 잔 할테냐?
을두지 : 감히 죄인이 어찌.. 폐하의 잔을 받겠나이까.
대무신왕 : 흐흠.. 이 밤에 술을 나눌 이가, 너 같은 죄인 밖에 없다니.. 그렇다고 내, 을두지 너를 살려주겠다는 것은 아니다.

               호동이 목숨값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너는 죽는다.
을두지 : 죄인이.. 어찌 감히 살기를 바라겠나이까. (불편한 자세로 대무신왕의 잔에 술을 채운다)
대무신왕 : (한잔 하고) 일국에 왕이 술을 마시는데, 달도 없고.. 시첩도 없고.. 음률도 없고.. 춤도 없다니..
을두지 : .. 소요전으로 듭소소. 차비마마가 계시지 않사옵니까.
대무신왕 : 돌아가신 아버님이 지은 시를 아느냐?
을두지 : 예.. 폐하.
대무신왕 : 어디 한번 읊어 보아.
을두지 : 편편황조.. 자웅상의.. 념아지독.. 수기여귀(翩翩黃鳥 雌雄相依 念我之獨 誰其與歸)

 

 

씬44. 고구려, 비류나부 송옥구의 저택 송매설수의 침소 (밤)

 

송매설수, 다탁에 앉아 있다. 그 위로 들리는 을두지의 시.

 

(을두지의 소리) :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 외로워라 이 내 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꼬...

송매설수 : .. (눈물이 흐른다)

 

 

씬45. 고구려, 국내성 을두지 갇힌 곳 (밤)

 

대무신왕 : 그 늙은이 참.. 자식을 그리 죽이고도... 외로우니 어쩌니 그런 소리가 입에서 나오던가..

 

대무신왕, 한 없이 쓸쓸한 눈빛으로 술잔을 기울인다. (Dis)

 

 

씬46. 태산관, 연회실 (밤)

 

연회가 준비되고 있다.
단이 꽃으로 장식되고, 자명이 타고 탈출할 천이 서까래에 매어있고.
호곡, 둘러보고.

 

 

씬47. 태산관, 라희의 침소 (밤)

 

라희, 화려한 옷으로 치장하고 있고.

 

 

씬48. 태산관, 한 방 (밤)

 

자명, 연희에 참석할 복색으로 갈아입었다.
팔목에 밴드로 고정해 단검을 차는 자명. 일품, 도와준다.

 

자명 : 다 됐어..
일품 : 그래..

 

자명, 문쪽으로 간다. 문고리를 잡다가 멈추는.

 

자명 : 이 문을 넘어서면.. 나, 다시는 예전에 뿌쿠로 돌아갈 수 없겠지.
일품 : (본다)
자명 : 엄마,아버질 원망하긴 했어도.. 묘리언니가 마음에 걸리긴 했어도. 사는게 즐거웠어.
일품 : ..
자명 : 자맥질 해 조개를 잡아 끓여먹던 그 국이 더는 맛있지 않겠지..

         오빠랑 천상지희 짝지해, 공중을 날아도.. 더는 즐겁지 않겠지..
일품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자명 : (고개 젓는다) 우리 아줌말 구하면. 다 같이 고구려로 갈까? 단장님?아줌마 모시고.. 오빠랑 나.. 이렇게 고구려 가서 살까?
일품 : 그 왕자님이 마음에 들어?
자명 : (미소) 날 호위무사 시켜준댔으니까.
일품 : 네가 원하면 오빤 다 좋아.
자명 : 엄마,아버진 못 찾을 것 같아.. 낙랑국 공주를 죽이고... 그 땅에.. 차마 어떻게 가겠어? 양심이 있지..

         그니까 고구려로 가서, 희희낙락 다시 만들고.. 거기서 살자.
일품 : .. (자명을 본다)
자명 : .. (일품을 본다)

 

 

씬49. 태산관, 연회실 앞 (밤)

 

호동과 우나루, 추발소, 태추, 유릉을 만나러 가고 있다.

 

우나루 : 낙랑국 놈들은 기예본다, 연회한다 좋구만. 이 시간에 회담을 하잔건 뭔가? 대홍려 놈, 성격두 이상하지.
추발소 : 이렇게라도 빨리 만나는게 좋은 겁니다.
호동 : ..
우나루 : 뭐가 저렇게 썰렁한가. 일국에 공주를 접대하는 연회에 어떻게 군사들을 한 놈도 안둬.

            형식적이라도 몇 명 둬야지. 좌우간 한나라 놈들은 기본이 안돼 있다니까.

 

호동, 연회실 앞을 흘깃 본다.
한나라 군사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호동, 별 생각없이 걸어간다.

 

 

씬50. 태산관, 유릉의 접견실 (밤)

 

유릉, 호동과 우나루, 추발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태추와 시비들은 시립해 있고.
유릉의 옆에 한나라 서기관이 앉아 있다.
유릉, 추발소가 전한 고구려측 요구 문건을 보고 있다.

 

유릉 : 요동군 길을 빌려 달라...?
호동 : 그렇소. 고구려는 바다가 없으니, 그 길이 답답하오. 요동군의 길을 빌어, 황해 교역을 트려하니

         당금 황제폐하께서 허락해주기를 바라오.
유릉 : 배를 짓는 목수를 빌려달라는 건 또 뭔가..?
호동 : 바다로 나가려면, 큰 배를 지어야 하는데... 고구려는 바다로 나가 본 일이 없으니.

         강을 넘는 작은 배를 지을 줄, 아는 이는 있어도, 큰 배를 지을 이가 없소.
유릉 : 흐흠.. (글을 다시 본다)

 

문 열리고, 유릉의 참모가 들어온다.

 

참모 : 대홍려 각하. 연회준비가 다 됐사옵니다.
유릉 : 알았다. (호동에게) 잠시만 자리를 비우겠소. 낙랑국 공주에게 술 한잔 권하고 와야하니. (일어난다)
호동 : .. (본다)

 

 

씬51. 태산관, 연회실 (밤)

 

라희와 왕홀, 부퉁과 도수기 시비들..등의 낙랑국 사람들이 연회실로 들어온다.
자명과 차차숭, 일품 등 모두 읍하고 한쪽에 서 있다.

 

일품 : .. (자명을 본다) 떠는구나..
자명 : 많이 떨려.. 죽을 만큼..
일품 : 오빠가.. 널 반드시 데리고 나갈꺼야.. (자명의 손을 잡아준다)

 

 

씬52. 태산관 유릉의 접견실 (밤)

 

호동, 우나루와 추발소, 태추만이 남아서 기다리고 있다.

 

우나루 : 허허.. 참. 기가 막히는구만. 고구려를 뭘로 보고. 였다가 하염없이 처박아 둔단 말인가.
호동 : .. (문득 짚이는 바가 있다)

 

호동, 생각한다.

(플래시) 씬28
추발소 : 호곡이 태산관엔 어쩐 일일까요?

 

호동 : .. (골똘하다)

 

(플래시) 씬28
추발소 : 욍굉이 호곡의 두 다리 심줄을 끊고 이마에 먹물을 떠 보냈지요.

 

호동 : .. (생각하는)

 

(플래시) 씬28
추발소 : 왕자마마 이건 알고 계십시오. 유릉의 숙부가 죽은 유헌입니다. 낙랑군 유헌.

 

호동 : .. (골똘하다)

 

(플래시) 씬49
우나루 : 일국에 공주를 접대하는 연회에 어떻게 군사들을 한 놈도 안둬. 형식적이라도 몇 명 둬야지.

 

호동 : 암살을 할 생각이구나.
우나루 : 뭔 소립니까?
호동 : 유릉이... 호곡이란 놈과 함께, 낙랑공주 라희를 죽이려 한다.
우나루/추발소 : 예에!!/ 왕자마마!!
호동 : .. (골똘한 눈빛이 된다)

 

 

씬53. 태산관, 연회실 (밤)

 

유릉, 라희와 일어나서 술잔을 나눈다.

 

유릉 : 낙랑국에 아름다우신 태녀마마의 만수무강을 빕니다. (단숨에 마신다)
라희 : 황제폐하에 홍복을 기원하나이다. (단숨에 마신다)
부퉁 : (왕홀에게) 와아~ 우리 마마, 술도 쎄신데요.
도수기 : 크으~ 저 독한걸.
왕홀 : .. (흐뭇한 표정으로 본다)

 

라희와 유릉, 잔을 바닥에 힘껏 던져 깨트린다.

 

유릉 : 연회를 시작하라!!!!

 

유릉의 말이 끝나면 북소리 요란하게 울린다.
자명과 차차숭, 일품 등의 기예단원들 앞으로 나와 라희에게 절을 한다.
자명, 라희를 본다.
라희,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자명을 의아한 시선으로 본다.
그렇게 두 자매,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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