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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18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9.07.27|조회수757 목록 댓글 0

[자명고] 18

 

 

 

 

 

 

 

 

 


씬1. 태산관, 연회실 (밤)

 

라희와 유릉, 두 사람 건배의례를 하고 있다.
라희와 유릉, 단숨에 마시고 잔을 바닥에 힘껏 던져 깨트린다.

 

유릉 : 연희를 시작하라!!!

 

유릉의 말이 끝나면 북소리 요란하게 울린다.
라희와 유릉, 자리에 착석하면, 신하들 다 같이 착석.
자명과 차차숭, 일품, 앞으로 나온다.

 

차차숭 : 서시도 쟐쟐 울고 갈만큼 아름다우신 공주마마~ 인사 올립니다.

 

차차숭과 자명, 일품, 절한다.

 

라희 : 여기는 그대들 말곤 기예단이 없나보군? 희희낙락이라 했던가?
차차숭 : (놀라는) 이 천것들을.. 다 기억하시다니..
라희 : (피식- 웃으며) 기억 못하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
차차숭 : 황송하옵니다. 아름다우실 뿐 아니라 머리도 엄청 훌륭하신 공주마마~ 소인들이 가진 재주를 다 보이겠나이다.
라희 : (자명을 본다) ..
자명 : .. (라희를 본다)
라희 : (웃음을 띠고) 네가 뿌쿠냐?
자명 : !! (흠칫)
라희 : (일품을 흘깃 보고) 들어오면서 보니, 오빠라 부르던데? 네가 뿌쿠고.

         (일품에게) 거세하기 싫어 궁에 못 들어온다는 오래비 아니냐?
자명 : ... 그게 우린, 다들 오빠,동생 이리 불러요. 모두 한 식구라..
라희 : 뿌쿠는 어딨느냐? 부르라. 그 아일 한번 보고 싶으니.
차차숭 : (당황해서) 뿌쿠는 부잣집에 첩실로 들앉았습니다요~ 벌써 이년 됐습죠~ 예,예, 공주마마.
라희 : 오호~ 예쁘게 컸나보군. 소원대로 배불리 먹겠구나. (미소)
자명 : ..
차차숭 : (눈치보다) 자~ 이제 공주님을 위한 첫 번째 기예~ 불쇼~~

 

차차숭의 소리와 함께, 북소리가 요란해진다.

 

 

씬2. 태산관, 유릉의 접견실 (밤)

 

호동과 우나루, 추발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태추, 들어온다.

 

호동 : 연회는?
태추 : 이미 시작했구요. 한나라 군사는 눈 씻구 봐두 단 한 명도 없던걸요.
우나루 : 것만으룬 암살이라 보기 어려운데?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지.
태추 : 더 이상한건 왕자님 말이 돌아왔어요.
우나루 : 그게 뭐가 이상해? 오추만 원래 명마라 왕자님 찾아 온거지~
태추 : 아니에요. 세상에! 오추마가 소두 아니구, 기예단 수레를 끌더라구요. 어느 미친놈이!
호동 : .. (생각하는)

 

(인서트) 15부 씬58/16부 씬5
천하제일검 무사였던 자명. 바람둥이 서생이었던 자명.

자명 : (목소리 깔고) 이 천한것들이!! 어서 천하제일검 면상을 똑바로 보느냐! 눈깔 내리 깔지 못할까!!
 

자명, 태추의 검을 차서 공중으로 띄운 다음 잡는다.

 

호동 : .. (골똘히 생각하는)

 

(플래시) 17부 씬31
변검마스크를 쓰고 있던 자명과 발밑의 두 자루 단도.

 

호동 : 천하제일검!! (태추에게) 그 놈이다!
우나루 : 천하제일검? 얼마나 대단한 검술이길래? 암튼 이러고 있음 안되죠!! 얼른 공주한테 알립시다. (일어나려는)
호동 : (추발소를 보며) 남부사자 생각은 어떤가?
추발소 : (잠시 생각하다) 두고 보심이 좋을 듯 싶습니다.
우나루 : 뭔 말 안 되는 소리! 왕자님과 혼례 말 오가는 공준데, 죽는 걸 그냥 두고 보자?
추발소 : 이 혼사는 성사가 어렵습니다. 최리가 오년이나 혼담을 끌고 있는데다, 비류나부 송옥구와 결탁했다는 얘기까지 떠도니.
우나루 : 그러니 암살범 잡아주고. 있는 생색·없는 생색, 찍찍 내면서 혼인승낙을 받아야지.
호동 : .. (생각하는)
추발소 : (호동을 보며) 상대는 대홍렵니다. 원한을 사면, 왕자마마는 아무것도 고구려에 가져갈 수가 없습니다.
호동 : 흠..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한다)

 

우나루와 추발소, 그런 호동을 본다.

 

호동 : (태추에게) 왕홀을 불러오라.
우나루 : 옳거니~ 넌지시 (고개 젓고) 왕홀에게만 귀띔 해줍시다.
호동 : 왕홀이 자리에 없어야, 천하제일검이 일을 성사하기 쉽겠지.
우나루 : (놀라서) 왕자마마!!
호동 : 공주와 혼인할 수 있다면, 최선이나.. 그게 어렵다면, 낙랑국에 후계자 없는 것이, 차선은 될 것이오.

         (태추에게) 데려오라, 왕홀을.

 

 

씬3. 태산관, 연회실 (밤)

 

연회가 이어지고 있다. 차차숭의 기예단, 기예를 하고..
도수기와 부퉁, 왕홀에게 술을 권한다.
태추, 들어와 연회석 의자 뒤쪽으로 걸어간다.

 

도수기 : (따르려고) 한잔만요~
왕홀 : 정신없는 놈.
부퉁 : 반주로 한 잔이야 괜찮잖아요.
왕홀 : 한 방울이라도 입에 댔다가는 군율로 다스릴테니.
태추 : (왕홀에게) 대장군님.
왕홀 : (돌아본다. 알아보고) 자네가 무슨 일인가?
태추 : 왕자님께서 잠시 뵙고자 하십니다.
왕홀 : .. (의아하게 본다)

 

 

씬4. 태산관, 호동의 침소 (밤)

 

태추, 왕홀에게 술을 따라준다.
왕홀을 따라온 도수기가 배석하고 있다.

 

호동 : (건배를 위해 잔을 든다)
왕홀 : (잔을 들어 이마까지 올렸다가 내려놓는) 공주마마 호위중이라..
호동 : 하호개 장군. 쟁쟁한 무장들이 있는데, 술 한잔을 거절하는가?
왕홀 : (호동을 본다) 우리 마마와 혼인 하시면 낙랑서 사시렵니까?
호동 : (뜬금없다) ?
왕홀 : 태녀마만 낙랑국의 여왕이 되실 분. 그 부마, 의당 마마를 보필하며, 낙랑서 사셔야 합니다.
호동 : (웃는) 날 떠보는가, 지금? 데릴사위로 처가살이 할 뜻이 있느냐고?
왕홀 : .. 궁금히 여기는 분들이 많아서.. (하다) 하하하- (웃는다)
호동 : (보면)
왕홀 : 칼 들고 군사들하고만 사는 몸이라. 영 이런 일은 서툽니다. 이만 연회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하며 일어나려는)
호동 : (잡아야 한다) 술이 그렇다면, 검은 어떻소?
왕홀 : (본다) 검..?
호동 : 고구려 검과 낙랑에 검은 그 성질이 다르다는데, 궁금치 않은가?
왕홀 : 제 아내조차 왕자님의 검을 궁금해 하는데. 고구려 제일 검이라는 마마에 검이 어찌 궁금치 않겠습니까.
호동 : 궁금하면 확인을 해야지. (벌떡 일어나, 좌대에서 검을 내린다)
왕홀 : 이 몸, 사신으로 왔지. 왕자님과 칼부림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짧게- 읍하는)
호동 : 자신이 없는가?
왕홀 : (미소) 그토록 이 몸을 도발하는 왕자님의 속내가 무엇입니까?
호동 : 고구려와 낙랑국. 오늘은 이웃이나 내일은 적일 수도 있는 사이. 수장의 검을 알면.. 싸움이 쉬워지질 않겠는가. (웃는)
왕홀 : .. (호동을 본다)
호동 : (검을 내려놓는) 웃음거리가 되기 싫어 도망치겠다면 그도 괜찮고.
도수기 : (발끈해서 왕홀에게) 아무리 고구려 왕자라 해도, 도가 지나칩니다!! 낙랑국에 검을 보여주십시오!!

 

 

씬5. 태산관, 연회실 마당 일각 (밤)

 

호동과 왕홀, 검을 대련하고 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서로에게 밀리지 않는 팽팽한 두 사람.
왕홀, 몸을 가볍게 하려고 벗은 갑옷이 한쪽 돌 위에 있고.
호동, 역시 두루마기 같은 장옷을 벗어 태추에게 맡겨두고 있다.
태추와 도수기, 한쪽에서 지켜보고 있다.

 

 

씬6. 태산관, 연회실 (밤)

 

차차숭 : 다음은~ 기예 중에 기예~ 가면기예!! 어느 얼굴이 본 얼굴이냐~ 알아 챌 수도 없다~

 

차차숭이 소개를 하는 동안, 변검마스크를 쓴 자명, 소매에 감춘 단도를 살짝 확인한다.

 

일품 : (조용히) 오빠가 반드시 데리고 나가마. 기와를 거둬 놨다.
자명 : .. (고개를 끄덕인다)

 

자명, 일품의 손을 한번 잡았다가 놓고 앞으로 나간다.
자명, 과장되게 두 팔을 벌리고 시선을 모은 다음 고개를 흔들어 가면을 한번 바꾼다.
자명의 시선에, 미소를 짓는 라희의 모습이 보인다.

 

 

씬7. 낙랑국,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밤)

 

왕자실, 자고 있다.
왕자실, 악몽을 꾸고 있다.
 

(인서트) 왕자실의 꿈.
어린 라희, 칠지등 불빛 아래 숨을 고르게 내쉬며 편안히 잠들어 있다.
문이 열리면서, 등을 보이며 한 아이가 들어온다.

한 아이, 침상으로 가 라희를 내려다본다. 얼굴을 보면, 어린 자명이다.
어린 자명의 표정이 싸늘하다.

 

왕자실 : 흠... 으음... (진땀과 신음을 흘린다)

 

 

씬8. 태산관, 호동과 왕홀 있는 곳 (밤)

 

호동과 왕홀의 대련은 이미 자존심을 건 승부로 변해있다. 두 사람의 공격이 마치, 죽느냐,사느냐가 달린 듯 치열하다.
호동, 왕홀을 깊이 찌른다.
왕홀, 바위나 나무를 지지대로 이용해 연회실 지붕 위로 날아간다.
호동, “어딜!!!”하면서 역시 반탄력을 이용해 지붕 위로 날아간다.

 

 

씬9. 태산관, 연회실/연회실 지붕 위 (밤)

 

자명, 하호개 앞에서 고개 흔들며 손을 내민다.
하호개, 손을 잡아주면. 자명, 고개를 흔들어 얼굴을 바꾼다.
라희, 미소를 짓고 흥미 있어 한다.

왕홀, 호동에게 반격한다. 매서운 공격으로 서너 차례, 연달아 찌르는.
호동, 뒤로 점프해 물러나면서 일품이 거둬 낸 기와에 내려선다. 빠직- 하는 소리가 난다.
호동,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고개를 갸웃한다.
호동, 아주 짧은 시간 조금 뚫린 기와사이로 연회장의 불빛이 새어나옴을 본다.
왕홀, “호동왕자!!!”하며 공격한다.

자명, 하호개와 부퉁의 손을 차례로 잡으며 가면을 바꾼다.
자명, 단 위로 올라간다.
자명, 라희에게 다가가다 뒤를 한번 돌아본다. 일품과 차차숭이 긴장한 얼굴로 자신을 보는 모습이 보인다.
자명, 고개를 휙- 돌리며 변검마스크를 바꾸고, 라희에게 손을 내민다.

북소리가 고조된다.

 

 

씬10. 낙랑국,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밤)

 

왕자실의 꿈이 이어진다.
 

(인서트) 왕자실의 꿈
어린 자명, 어린 라희의 침상을 내려다본다. 어린 자명의 손에, 뭔가가 들려 있다.
어린 자명,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바로 왕자실의 산호뒤꽂이다.
어린 자명, 어린 라희를 찌르려고 산호뒤꽂이 든 손을 번쩍 쳐든다.

 

왕자실 : 라희..야... 라희야.... 라희야아!!!!

 

왕자실, 소리치며 번쩍 눈을 뜬다.

 

 

씬11. 태산관, 연회실/연회실 지붕 위 (밤)

 

북소리는 점점 더 고조되고, 자명 계속해서 라희에게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하고 있다.

 

라희 : (웃으며, 고개 젓고) 되었다.
자명 : (마스크는 바꾸지 않고, 고개를 흔들흔들하면서, 소매를 휘두르기도 하고 동작을 취한다)
하호개 : (웃으며) 공주마마. 한번 잡아주시지요~
부퉁 : 같은 여잔데, 에이, 마마~~

 

라희, 그래도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않는다.
차차숭, 기예단원들에게 눈짓한다. 북소리가 점점 고조되면서, 단원들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공,주,님!! 공,주,님!!!” 박자 맞춰 연호한다.

 

(소리) : 공,주,님!!! 공,주,님!!!! (하며, 사람들 연호하는 소리)

 

왕홀, 호동에게 계속 날카로운 공격을 쏟는다.

자명, 라희에게 계속 손을 여러 방법으로 내민다.
부퉁과 낙랑국 호위무사들 탁자를 치며, “공,주,님!! 공,주,님!!”을 함께 연호한다. 하호개, 빙그레 웃는다.

호동, 잠시 발아래 연회장에 신경이 간다.
왕홀, 순간의 빈틈을 이용해 날아올라 호동을 찌른다.
호동, 검을 피하려 뒤로 물러나고.
왕홀, 호동이 내려 서 있던 깨진 기왓장 위에 두 발을 착지하게 된다.

 

왕홀 : !! (뭔가 이상하다)

 

왕홀의 시선에, 깨어진 기와 아래로 연회실의 상황이 보인다.
라희, 자명에게 손을 내민다.
자명, 라희의 손을 잡으려 한다. 단도 끝이 자명의 소매 끝으로 보인다.
왕홀, 자명의 소매 끝에서 단도에 반사된 불빛을 본다.

 

호동 : 왕홀!!! (칼을 찌르려고 하는데)
왕홀 : !! (그대로 두 발로, 기왓장을 깨고 연회실로 떨어져 내린다)
 
라희, 자명의 손을 잡으려고 하는데.
지붕이 내려앉으며, 왕홀이 연회실의 탁자로 떨어진다.
사람들, 놀라서 소리 지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왕홀, 떨어지면서 들고 있던 검을 벽에 던져 박고. 몸을 바꿔 자명을 안고 바닥을 구른다.

 

호동 : .. (미소) 흐흠.. 라희야.. 꽤나 운이 좋구나.

 

자명, 소매 끝으로 내렸던 단도 두 자루에 자신의 양 손바닥을 베였다.
일품과 차차숭, 놀라서 자명을 본다.

 

일품 : !!
왕홀 : (자명에게) 괜찮으냐..? (일어나서, 손을 내민다)
자명 : ... (왕홀이 내민 손을 잡지 않고, 일어난다)

 

자명의 양 손바닥에서 피가 흐른다.
왕홀의 시선에 잡히는 자명의 길게 찢어진 손바닥.

 

왕홀 : 그 상처는 뭐냐..?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본다)
자명 : 그릇이 깨져서.. 조각이.. 튀었어요...

 

자명, 슬금슬금 문쪽으로 도망치는데.

 

왕홀 : 거기서라!
라희 : 대장군.
왕홀 : .. (라희를 본다)
라희 : 대홍려께서 베풀어 주신 연횝니다. 너무 소란스럽군요.
왕홀 : 송구하옵니다.. 마마. (라희에게 읍한다)

 

 

씬12. 낙랑국,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밤)

 

왕자실, 치소가 가져온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켜고 있다.

 

왕자실 : (다탁에 사발을 소리 나게 내려놓는다)
치소 : (왕자실 이마에 진땀을 닦아주며) 진정이 좀 되세요?
왕자실 : 라희..한테 일이 생긴 거다.
치소 : 가위 눌리신 거에요. 공주마마와 처음으루 멀리 떨어지시니, 걱정 돼서.
왕자실 : 라흰, 내 탯줄루 연결 돼 있어! 천릴 떨어져있든, 만릴 떨어져있든. 라희한테 생긴 일을 내 모를 줄 아느냐!
치소 : ..
왕자실 : 홀이가 보내는 글은 언제 들어오느냐?
치소 : 동모현서 아침 배에 실으면.. 모레 양포나루에 닿습니다.
왕자실 : (일어나서 서성-거린다) 왜.. 이리 불안한 것이냐.. 왜 이리... 하아..

            (숨을 몰아쉬고) 이대루 가슴이 펑- 터질 것만 같구나..

 

왕자실, 가슴을 누르며 진정하려고 애쓰는.

 

 

씬13. 태산관 일각, 호동 있는 곳 (밤)

 

호동, 벗어 놓은 장옷을 덧입는다.
태추, 호동의 검을 들고 있고.

 

태추 : 일부러 그러신 겁니까? 낙랑공줄 살리시려?
호동 : 몇 번을 말해도, 그 놈 참 말귀 어둡군. (씁쓸하게 웃는) 나는 막장을 구르는 왕자라니.. 내 한 몸도 간신히 버티는데.

         낙랑공줄 살리고,말고 할 여유가 어디 있느냐.
태추 : .. (믿기지 않은)
호동 : 흐흠... 왕홀... 누나 덕에 대장군 자리 꿰찼겠거니 했는데.. 제법이야. 최리왕 즉위 5년 만에, 낙랑국이 너무 빨리 크고 있어..

 

호동, 문득 보면 자명이 뛰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씬14. 태산관 일각, 자명 있는 곳 (밤)

 

자명, 한쪽 구석에서 단도를 소매춤에서 꺼낸다. 손바닥에서 피가 계속- 흐른다.

 

(호동의 소리) : 천하 제일검!!

자명 : (돌아본다) !!
호동 : (보고 놀란다) 계집이었구나!! 워낙 빼어난 검에, 힘도 좋기에 설마설마 했다. 하하- 하하하- (웃는데)
자명 : .. (양 손바닥을 주먹 쥐고 움킨다. 호동의 얼굴을 향해 날리는데)
호동 : (피하면서 자명의 주먹을 낚아챈다)
자명 : 놔요!
호동 : (펴본다) 검날이 솜털도 벨 것처럼 예리하더니.. 상처가 깊군.
자명 : 왕자님이 상관할 건 없죠.
호동 : 상관이 있는 것도 같다.

 

 

씬15. 태산관, 연회실 (밤)

 

연회는 파장 되고, 지붕이 뚫려 있다.
일품이 매 둔, 서까래에 천이 늘어져 있다.
왕홀, 부퉁과 도수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왕홀 : (천을 잡아본다) 이걸 타고, 서까래로 올라가면, (뚫어진 지붕을 가리키며) 저길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지.
도수기 : 너무 앞서 가시는 거 아닙니까?
부퉁 : 이게 다 뭔 소리야? (왕홀에게) 신나게 연희 하는데, 지붕 뚫고 오시더니.

         (눈을 꿈뻑꿈뻑 하다) 호동이한테 깨진게 쪽 팔려 그러시는 거죠?
도수기 : 둔탱이 같은 놈. 우리 장군님이 깨지긴 왜 깨져!
왕홀 : (천을 다시 한번 만져보며) 내 생각엔 틀림없는 것 같다.
도수기 : 누가요? 왜요? 공주마말 암살할 만한 이유가 없잖아요?
부퉁 : (도수기한테) 에잉!! 누가 우리 마말 죽이려구 해? 어느 미친놈이!!
도수기 : 몰라.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되는데.. (고개 젓는다)
왕홀 : 나무 둥치와 뿌리 같은 거다. 숨겨진 이유는 수백 가지라도.. 드러나 있지 않기에, 우리가 알아채지 못할 뿐.
도수기 : (생각하다) 고구려 놈들일까요..?
왕홀 : 글쎄.. (도수기를 보고) 지금부터 공주마말 밀착호위 한다. 한 찰나도, 눈을 떼서는 안된다.

 

왕홀, 자신이 벽에 던져 박은 검을 뽑는다.
왕홀, 자명이 뿌린 바닥의 피를 본다.

 

왕홀 : ..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어...

 

 

씬16. 태산관, 호동의 침소 (밤)

 

호동, 자명의 손바닥에 금창산(金瘡散) 연고를 발라준다.
호동, 뚜껑 닫아 다탁에 연고합을 놓고.

 

호동 : 돈 하고, 네 인생을 바꾸지 않겠다더니.. 돈이 아니라면, 감히 낙랑국 공주를 죽이려는 이유가 뭐냐?
자명 : 알려하지 마세요. 사연 없는 사람이 있겠어요.
호동 : 네가 말한 인생에 쓴맛이냐?
자명 : 말한다 해서, 딴 사람이 다 나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내가 왕자님의 쓴맛을 알 수 없듯.

         아무리 말로 떠들어도 마마도 내 쓴맛을 알 순 없어요.
호동 : 하긴.. 귀로 듣는다고 마음까지 열리는 건 아니지.
자명 : 죄인한테 친절을 베푸시는 이유가 뭔가요?
호동 : 각기 입장이 다른 법이다. 낙랑국으로 보자면 쳐죽일 죄인이겠지만.

         고구려에서 보자면 글쎄, 애국지사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싱긋- 웃는)

 

호동, 머리끈을 풀어 자명의 손바닥에 감아주려 한다.

 

자명 : 됐습니다. (일어나는)
호동 :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해라. 왕홀 대장군, 머리가 좋은 인간이니.

 

자명, 문쪽으로 가다 돌아본다.
호동, 바라본다.

 

호동 : (시선 느끼고 본다) ?
자명 : 절.. 호위무사로 데려가 주세요.. 고구려로..
호동 : 아니. 부담스럽다.
자명 : 애국지사가 될 수도 있다셨잖아요.
호동 : 어쨌든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낙랑국 공주다. 널, 내 아래 두기에는.. (다탁에 놓인 금창산합을 집어 던진다)
자명 : (얼떨결에 받는다)
호동 : 금창산이다. 창상에 꽤 잘 듣는다.
자명 : 고맙습니다...
호동 : 내 말을 돌려받으마.
자명 : ...

 

자명, 호동을 한번 보고 고개 숙여 절한다.

 

호동 : 흐흠... (혼잣말이다) 하긴 사연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호동, 문 열고 나가는 자명의 뒷모습을 본다.

 

 

씬17. 태산관, 자명의 숙소 (밤)

 

초라하고 작은 방이다.
자명의 손에, 붕대를 감아주는 일품.
차차숭,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자명 : (차차숭을 본다) 단장님... 죄송해요.
차차숭 : 네가 실수한게 아니잖애. 대장군이 천장 뚫고 떨어질 줄 누가 알았어.
자명 : (OL) 그 일 없었으면.. 공주님을 죽일 수 있었을까? 잘 모르겠어요..
차차숭 : (본다)
자명 : 아줌말.. 사랑하는데. 너무너무 구하고 싶은데.. (눈물이 흐른다)
차차숭 : 아냐,아냐,아냐. 뿌쿠야. 울지 마. 니 잘못 하나 없고. 죄송할꺼 하나 없다.
자명 : 우리가 구해요.. 아줌마..
차차숭 : 그래, 그러자. 암 생각 말구. 자. 한숨 붙이구, 몰래 떠나자. 새벽닭 울기 전에.

 

차차숭, 문 열고 나간다.

 

 

씬18. 태산관, 일각 (밤)

 

차차숭, 걸어 나온다.

 

 

씬19. 태산관, 자명의 숙소 (밤)

 

자명, 금창산합을 보고 있다. 일품, 그 모습을 보고.

 

자명 : 나, 호동왕자한테 채였다. 호위무사루 안받아준데.
일품 : !! (놀라서) 고구려 왕자가 이 일을 다 안단 말이야!!
자명 : 말하진 않을꺼 같아... 고구려랑 낙랑국이랑 사이가 나쁜가봐. 아줌마 구하면.. 어디 가 살지? 고구련 못 갈꺼 같아..
일품 : .. 이 넓은 땅에 우리 갈 데 없겠어.. 오빠가 찾아볼게. 자자- 얼른.

 

일품, 불을 후- 불어 끈다.
자명과 일품, 한 자리에 나란히 눕는다.

 

자명 : .. (호동이 준 금창산합을 만지작거린다)

 

 

씬20. 태산관, 라희의 침소 (아침)

 

라희, 일어나 죽간 책을 읽고 있다.

 

 

씬21. 태산관, 왕홀의 침소 (아침)

 

왕홀, 진양궁으로 보낼 일일 보고서를 쓰고 있다.

 

 

씬22. 태산관, 자명의 숙소 (아침)

 

자명, 자다 돌아눕는다.
자명, 잠결에 더듬어 보면 일품이 잡히지 않는다.
자명, 몸을 반쯤 일으키고 보면 일품이 없다. 덮고 자던 이불과 목침이 단정히 개켜져 있는.

 

자명 : !! (벌떡- 일어난다)

 

 

씬23. 태산관, 라희의 침소 앞 (아침)

 

도수기와 부퉁, 호위무사들, 밤새 침소 앞을 지키고 있다.
왕홀, 두루마리로 된 보고서를 두 개 들고 나온다.

 

도수기/부퉁 : 장군님. (인사하는)
왕홀 : 밤사이 동태는?
부퉁 : 쥐새끼들, 고양이 새끼들만 왔다리 갔다리.
왕홀 : 흣! (주의 주고)
부퉁 : (군기 바짝 들어) 아무 이상 없었습니다!!
도수기 : 밤새 생각해봤는데요. 물증이 없으니.. 놈을 잡아서, 족쳐보면 어떨까요?
왕홀 : .. (생각하는)
부퉁 : 그게 좋겠다! (왕홀 보고) 족쳐서 배훌 찾아야죠. 진짜 배후가 고구려 놈들이라면, 이판,사판 피터지게 붙어야죠!!

         어디 감히, 우리 공주님을!!

 

왕홀, 저 멀리 뛰어나오는 자명을 본다.

 

왕홀 : ! (들고 있던 보고서 두루마리 두 개를 도수기에게 안긴다) 선창으로 가, 배에 실어라! 폐하께 올리는 보고서다!

         붉은색은 율구헌 형수님한테!!

 

왕홀, 자명이 사라진 쪽을 향해 뛰어간다.

 

 

씬24. 어느 길 (아침)

 

일품과 차차숭, 말을 타고 달리고 있다.

 

 

씬25. 태산관, 일각 (아침)

 

자명, 매어있는 말 옆으로 온다.

 

자명 : 말도 안돼. 나만 두고 갈 순 없어. (하다가 품에서 호동의 신패를 꺼낸다) 어제 줄껄.. 여따 놓구 가면, 누가 주워다 주겠지.

 

자명, 호동의 신패를 꺼내 건초더미 위에다 얹고. 말의 고삐를 푼다.
뒤따라온 왕홀, 자명이 얹어 놓는 호동의 신패를 집어서 본다.

 

왕홀 : 이건.. 고구려 신패 같은데?
자명 : (돌아보고) !! (깜짝 놀란다) 제가 잠깐 올려 논거에요! 이리 주세요. (손을 내민다)
왕홀 : 옥패에.. 금문양. 너희들이 쉽게 가질 수 있는 물건은 아닌데? 왕실에서만 쓰는 패다.
자명 : 주은 건데요..
왕홀 : 너, 고구려 사람이냐?
자명 : (고개 젓는다) 아뇨.. 동모현 목지둔 사람입니다..
왕홀 : 이름이 뭐냐?
자명 : (생각하다) 길..상요.
왕홀 : 길하고 상서롭다.. 그 길상?
자명 : (고개 끄덕인다)
왕홀 : 그래. 길상아가씨. 내가 잠시 너하고 할 얘기가 있다.
자명 : (놀라서) 왜요! 전 할 얘기 없어요!!
왕홀 : 아가씬 없어도 난 있다. 왕실서 쓰는 패를 어떻게 아가씨가 가지고 있는지.

         (붕대 감은 손바닥을 보는) 손바닥에 자상은 어찌 생겼는지, 말해줘야 한다.
자명 : !! 누가 자상이래요!! 전, 칼에 벤 적 없어요!!
왕홀 : 풀어 보면, 알 일. 따라 오너라.

 

왕홀, 자명을 왼 손목을 낚아챈다.
자명, 오른손으로 수도로 왕홀의 팔목뼈를 내리친다.
왕홀, 예상치 못한 공격에 손을 놓는다.
자명, 달려간다.
왕홀, 따라 간다.
자명, 품에 숨긴 암기를 왕홀에게 날린다. 왕홀, 피한다.

 

자명 : 따라오지 마아!!!
왕홀 : 허!! (기가 막혀서, 기둥에 박힌 암기를 본다)

 

자명, 도망치고. 왕홀, 쫓아간다.

 

 

씬26. 태산관, 일각 (아침)

 

자명, 도망치는데 거의 왕홀에게 잡혔다.
자명, 공중제비나.. 기예의 묘기를 이용해 왕홀에게서 달아난다.

 

 

씬27. 태산관, 호동의 숙소 (아침)

 

호동은 침상에서, 태추는 바닥에서 윗옷을 벗고 가부좌 좌선자세로 기를 모으고 있다. 아침수련 중이다.
호동의 몸에서 땀이 흐른다.
문 열리고, 자명 뛰쳐 든다.

 

태추 : 웬 놈이냐!! 마마, 기 수련 중이시거늘!! (돌아본다) 어! 넌 또 뭐야!
자명 : 왕자님을 뵈러 왔어.
호동 : (호흡을 가다듬고, 마무리 손동작을 한다. 반개했던 눈을 뜨고 자명을 본다) 나는 널 더 만날 까닭이 없는데.
자명 : 절 호위무사로 받아 주세요.
호동 : 이미 끝난 얘길텐데. (침상에서 내려와 양팔을 벌린다)

 

태추, 이미 윗옷 대충 걸치고 호동의 윗옷을 입혀준다.

 

(군사1의 소리) : 낙랑국 대장군이 웬일이십니까?

자명 : !! (돌아본다)
호동 : .. (문쪽을 본다)

(왕홀의 소리) : 내가 쫓고 있는 아이가 이리로 뛰어 들었다. 길상이라는 계집아이다.

호동 : 길상?
자명 : 내 이름은 뿌쿠에요! 항우두 찜쪄 먹는 천하여장사 뿌쿠.
호동 : !!
태추 : (놀래서) 어엉! 니가 뿌쿠야? 부잣집 첩실루 갔다매?
호동 : (자명을 어이없이 보다가) 하하- 하하하- (웃는다)

 

 

씬28. 태산관, 호동의 침소 앞 복도 (아침)

 

군사1,2,3,4, 창을 서로 X자로 교차해 왕홀을 막고 있다.
안에서 호동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왕홀 : .. (인상 찌푸리는)

 

 

씬29. 태산관, 호동의 침소 (아침)

 

호동 : (좀 따뜻한 시선으로 자명을 본다) 하긴 너 아니면, 어느 계집아이가 그리 기운이 좋을까.. 내가 눈썰미가 없군.
자명 : 거둬주세요, 절.
호동 : 천하여장사 뿌쿠가 몹시 탐나긴하다만.. (고개 젓는다)

(군사1의 소리) : 왕자마마! 낙랑국 대장군께서 뵙기를 청하옵니다!!

호동 : (뿌쿠를 보며) 그만 나가봐라.
자명 : 좋은 호위무사가 될께요..
호동 : (따뜻한) 주인의 행보에 부담을 주는데 어찌 좋은 호위무사가 될까..
자명 : 왕자님에 쓴맛을.. 덜어드릴께요.
호동 : ! (보다가) 고마운 말이다만.. 네가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자명 : 알아요, 왕자님. 누구두 자기 인생에 쓴맛은... 오직 자기만 없앨 수 있는 거.

         그치만 도울 순 있어요. 이해하구.. 조금은 덜 쓰게...
호동 : 그게 안된다면..?
자명 : 그 쓴맛을.. 저도 같이 먹을께요...
호동 : ... (자명을 본다)

 

 

씬30. 태산관, 호동의 숙소 앞 (아침)

 

호동, 태추와 함께 나온다.
왕홀, 호동에게 가볍게 목례한다.

 

호동 : 너무 이른 시간 아닌가? 이리 뛰어들기엔.
왕홀 : 길상이란 계집아일 내주시죠.

 

태추, 호위무사들에게 “물러가 있어라”하고..
태추도 함께 호위무사 네 명 물러간다.

 

호동 : 그 아인, 내 호위무사일세.
왕홀 : 그렇다면, 왕자가 우리 태녀마마 암살음모에 발을 담갔다 봐도 좋겠습니까?
호동 : 뭐.. 어쩔 수 없지. 타인에 생각을 어찌 바꾸겠는가.
왕홀 : 흠..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본다)
호동 : 고구려에 왕자를 의심할 땐 명백한 증거를 가져오게.

         자신들의 주군 하나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무능을 내게 돌리지 말고.
왕홀 : .. (가볍게 읍하고, 돌아선다)
호동 : 왕홀 대장군!
왕홀 : (돌아본다)
호동 : 다음에는 제대로 승부를 내보지. 낙랑에 검도 꽤 흥미롭더군. (미소)
왕홀 : 저 역시, 고구려 검을 좀 더 알고 싶더이다. (미소)

 

호동과 왕홀, 웃고는 있지만 서로의 시선이 날카롭게 부딪친다. (Dis)

 

 

씬31. 낙랑국, 왕검성 정광문(正匡門) 앞 (다른날/낮)

 

(자막) 낙랑국, 왕검성 정광문(正匡門)

파발이 급하게 온다.
군사, 앞을 막으려 하면, 파발병이 달리는 말 위에서 패를 보이며 “왕홀 대장군 파발이다!!” 하며 그대로 달려간다.

 

 

씬32.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최리와 모하소, 왕자실, 류지와 도찰, 부달, 태산관에서 온 왕홀의 편지를 읽고 있다.

(치소와 동고비, 태감장 떨어져서 시립해 있고)

 

도찰 : 태녀마마를 시해하려는 놈이 있다니요!
왕자실 : !! (놀라서 찻물을 엎지른다)
모하소 : !! 우리 공주를... 대체 누가.. 누가 감히..
최리 : 정확치는 않다 했네.
류지 : (왕홀의 보고서를 보며) 왕홀 장군은, 고구려를 배후로 생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동모현에 있는 희희낙락 기예단을, (하는데)
왕자실 : (자기도 모르게) 희희낙락!!
류지 : 예, 마마.. 그 기예단을 고용해, 태녀마마를 시해하려 했다.. 이리 쓰여져 있습니다.
왕자실 : ... (안색이 굳어진다)
최리 : 흐흠... (생각한다)
모하소 : (최리에게) 태녀를.. 불러들이심이 어떻겠습니까?
부달 : 신이 가겠습니다!! 가, 호동이 놈이 맞다면, 죄를 물어, 목을 콱! 따고. 우리 태녀마마를 모셔오겠습니다.
최리 : 쯧쯧.. 경고망동! 본시 왕이란 늘 등에 죽음을 매달고 사는 것. 태녀인 이상 어쩔 수 없다!
왕자실 : ..

 

 

씬33. 낙랑국, 진양궁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왕자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치소 : 차후마마 꿈이 정말 용하세요.
왕자실 : .. (생각하는)
치소 : 호동왕자 짓일까요..?
왕자실 : ..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씬34. 낙랑국, 율구헌 묘리의 무덤 앞

 

왕자실의 명에 의해, 작은 규모이나 돌무덤이 벽돌 쌓듯 제법 정교하게 올려져 있다.

(당시에는 잔디봉분묘가 없음으로 어려워도 돌로..)
왕자실, 무덤 앞에 선다. 뒤따르는 치소.

 

치소 : 마마.. 여긴 왜 갑자기...? (하는데)
왕자실 : (치소의 뺨을 후려친다)
치소 : !!
왕자실 : 지난날 한번만 더 실수하면, 그 죄를 목숨으로 묻는다 했지!
치소 : (바로 자리에 부복한다) 이 년.. 실수한게 없사옵니다..
왕자실 : (무덤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저기 누워있는 계집아인 누구냐!!
치소 : 자명애기씨 옵니다.
왕자실 : 감히 나, 왕자실을 속이려 하느냐!! 저 계집아인 도대체 누구냐!!
치소 : 자명 애기씨옵니다..
왕자실 : 치소, 네 이년!!! 정녕 죽고프구나!! 주인을 능멸한 죄, 살려 둘 수 없음이야!

            (품에서 비단주머니를 꺼내 치소 앞에 던진다)
치소 : .. (주머니를 집어든다)

 

치소,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를 풀어 안에 있는 물건을 확인한다. 환으로 뭉친 노옹발이 들어있다.

 

왕자실 : 노옹발이다. 물고 죽어라.
치소 : (눈물이 흐르는 눈으로 올려다본다) 차후마마..
왕자실 :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아. 네 년에 열 구멍에서 피를 쏟으며 일각 안에 숨이 끊어질게다.
치소 : 이 년, 정말 억울하옵니다... 곡식자루라면 탈탈, 털어 보여드리고프지만..
왕자실 : 시끄럽다! 넋두리 하지 마라!
치소 : (울면서) 직접 눈으로 확인치 않으셨습니까... 자명 애기씨 가슴에 난.. 상처까지..
왕자실 : 얼른 입에 물지 못할까! 내가 먹여주랴!!
치소 : ... (일어나 절을 한다) 끝까지 모시지 못하고 가옵니다.

         이 치소, 저 세상에 먼저 가.. 차후마마 오시면, 다시 정성으로 모시겠사옵니다..

 

치소,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약을 한 주먹 털어 넣는다.
왕자실, 그 모습을 차갑게 바라본다.

 

 

씬35.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최리와 모하소, 두 사람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동고비와 태감장, 차를 따른다.

 

최리 : 호동왕자.. (고개 젓는다) 아니.. 그건 아니다.
모하소 : 신첩 무지하여 잘은 모르옵니다만.. 고구려는 우리 낙랑국을 미워하지 않사옵니까?
최리 :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많은데. 호동이 그리할 리가 있겠는가?
모하소 : .. (본다)
최리 : 라희와에 혼담이 아직 깨지지 않았고.. 비류나부를 쳐야할 이 때. 낙랑국을 적으로 돌리려할 까닭이 없다는 뜻이오.
모하소 : 예... (골똘히 생각하다, 동고비에게) 희희낙락이라 했지?
동고비 : 예, 마마.
모하소 : 희희..낙락... (생각한다)
최리 : 왜 그러는가? 원후.
모하소 : 자꾸만.. 마음에 걸리네요. 그 기예단이..

 

 

씬36. 낙랑국, 율구헌 묘리의 무덤 앞

 

왕자실, 생각에 잠겨 있다.
치소, 멀쩡하다.

 

치소 : (입가를 만져보다. 왕자실에게) 이..년... 독에 강한 몸을 타고 났나 보옵니다..

         (주머니를 탈탈, 손바닥에 쏟는다. 손바닥에 철철 넘치는 환을 입에 털어 넣고) 이..년 정말 가옵니다... 만수무강하소서..
왕자실 : 허.. (기가 막혀 보다) 호호호- 호호호호-
치소 : (의아해서 본다) ..
왕자실 : 한 웅큼 아니라, 한 소쿠릴 먹어두 소용없다.
치소 : 마마..
왕자실 : 만일, 네가 나를 속인 거라면 (품에서 다른 비단주머니를 꺼내 보이며) 진짜 노옹발로 반드시 죽였을게다.
치소 : 황공하옵니다, 마마!! 고맙습니다, 차후마마!!
왕자실 : (묘리의 무덤을 보고) 거기 누워있는 아이야.. 넌 누구냐..?
치소 : 자명애기씨.. (하는데)
왕자실 : (듣지 않고, OL) 이래서.. 사람에 눈과 귀, 입은 믿지 못한다는건데... 가슴팍 상처를 내 손으로 문질러 봤어야 했는데...

            (무덤을 보며) 거기 아이야, 넌 누구냐? 내게 말을 해보아..

 

왕자실, 생각에 잠긴다.
 

(플래시) 씬10
어린 자명이, 산호뒤꽂이를 들고 어린 라희를 찌르려 하는 모습.

 

왕자실 : ... (다시 생각에 잠긴다)

 

(플래시) 11부 씬36
단도를 던지던 라희와 칼꽂이 판에 묶여있던 자명의 모습.
모하소가 자명을 안고 있던 모습.

 

왕자실 : !! 그 아이가 자명이야!!!
치소 : 마마.. 왜 이러시옵니까... 왜 자꾸 죽은 애기씰..
왕자실 : 살아 있다, 자명인.
치소 : !! 그럴리가..
왕자실 : 홀이에게 서찰을 보내야한다!! 배 떠나기 전에 서둘러서!!

 

 

씬37. 낙랑국, 진양궁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모하소,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고개 들고 동고비를 본다.

 

모하소 : 희희낙락을.. 기억하느냐?
동고비 : 그럼요. 동모현 내빈관에서두 봤고. 대장군 혼례 때두 오질 않았습니까?
모하소 : 한 번은 우연일 수두 있고. 두 번두.. 우연일 수 있겠지.. 세 번이나 겹친다면... 그건 이미 우연이 아니다.
동고비 : 무슨 생각을 하시옵니까?
모하소 : 자명이와 일품일 태운 삿갓배가 동모현으로 흘러갔다. 거기 희희낙락 기예단이 있지.
동고비 : 자명 애기씬 이제 놓아주옵소소. 이미, 이 세상을 떠나 단군왕검님 곁에 계신 분이옵니다.
모하소 : 한번만 더 알아보자. 어째서 동모현에 있는 기예단이 대장군 혼례까지 왔는지. 누가 주선을 했는지 알아보고..

            희희낙락 기예단에 동고비 네가 한번 다녀오너라..
동고비 : ..
모하소 : 이젠.. 누구두 믿을 수가 없구나.
동고비 : 천번이라도, 만번이라도.. 이 년이 다녀오겠사옵니다. 마마에 마음이 편해지신다면.. 무엇을 못하겠사옵니까.

 

 

씬38. 낙랑국, 율구헌 모양혜의 침소

 

모양혜, 도찰,부달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탁 위에, 왕홀이 보낸 짧은 편지가 있다.

 

모양혜 : (보고) 잘 있다. 형수님, 식사는 잘 하고 계시느냐. 선물은 뭘 가져가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뭐야? 이게 다야? 나한텐?
부달 : 그럼 됐지요. 우리 장군이 임무 있어 간 건데, 태대부인만 챙기심 되나요.
도찰 : 여기도 한 줄 있지 않습니까.

         (가리키며) 어찌나 음식이 느끼한지 형수님이 끓여주신 시원한 생선국에 밥을 말아 먹구 싶습니다.
모양혜 : 내가 부엌 시비년이냐!! 뭔 음식타령! (하다) 그나저나.. 호동이하고 칼질하다 졌다고?
부달 : 어허이. 쪽 팔려서.. 영호장원 망신입니다.
모양혜 : 지는 법을 모르는 인간이, 어찌 이기는 법을 알 수가 없어!!
부달 : 그래두.. 고구려 놈한테...
모양혜 : 남이 날 죽이는게 아니라 오만함이,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거다.

            우리 홀이, 드디어 호적수를 만났으니.. 크게 성장할 것이야.
도찰 : 태대부인 마님이 과연 옳으십니다.
모양혜 : 당연하지!! 내, 언제 틀린말 하디? 흠.. 아쉽게는 됐다.
도찰 : (본다)
모양혜 : 라희가 죽어줬으면.. 우리 홀이가 낙랑국 왕위를 이어받게 될 터인데..
도찰 : 마님!!
모양혜 : 농담이야, 농담. (부달에게) 네, 아들놈 부퉁이한테 라희가 죽어가도 돕지 말라고 글 하나 보내면 어떨까?
도찰 : 마님!!! 정말 왜 이러십니까?
모양혜 : 하하하- 하하- 농이라니.. (표정 험악하게 바뀌고) 쫌팽이 같은 놈들.

            그만한 배포도 없으니. 영호장원이 최리에게 밟힌 게야!! (벌떡 일어난다) 따라나서라!
부달 : 어딜.. 가시려구요..?
모양혜 : 생선 사러 간다!!
부달 : 아직.. 우리 주군께서 오시려면.. 한참 남았는데..요?
모양혜 : 미리 사다, 손질해 빙고에 처넣을 것인데. 무슨 상관이야!

 

 

씬39. 낙랑국, 저잣거리 일각

 

 

씬40. 고구려, 국내성 전경

 

 

씬41.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 집무실

 

대무신왕, 파발이 전해 온 보고서를 앞에 놓고 있다.
문 열리고, 항쇄를 절그럭거리며 을두지, 내시장을 따라 들어온다.

 

을두지 : 폐하.. 부르셨사옵니까?
대무신왕 : 앉으라. (눈으로 바닥을 가리킨다)
을두지 : 황공하옵니다. (바닥에 앉고)
대무신왕 : 추발소가 보고를 보내왔는데.. 태산관에서 묘한 일이 있었다는군. (내시장에게 눈짓한다)
내시장 : (열쇠로 을두지의 팔목 항쇄를 풀어준다)
대무신왕 : (두루마리 집어 주고)
을두지 : (공손하게 두 손으로 받아, 이마에 댄 다음 펼쳐본다)

 

 

씬42. 호동의 몽타주

 

호동, 우나루,추발소와 함께 라희의 암살음모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
라희, 유릉의 연회에 참석해, 변검하는 자명의 손을 잡을지 고민하는.
호동과 왕홀, 검을 겨누는 모습.
왕홀, 연회장 안으로 떨어지는 모습.
추발소, 한쪽에 앉아 보고서를 쓰고 있는 모습 등이 보여진다. 그 위로.

 

(추발소의 소리) : 태산관 연회는 최리에게 원한을 가진, 전 낙랑군 태부 호곡이 낙랑공주를 살해하려는 음모로 보여집니다.

                        고구려 사신단은 여기에 발을 담그지 않기로 결정했사옵니다.

                        공교롭게도 호동왕자와 낙랑국 왕홀 대장군의 검술 대결로, 연회가 중단되었는데..

                        신은, 이 일을 왕자마마께오서, 암살을 막고자 하신 일인지. 우연한 일인지 판단할 수 없사옵니다.

 

 

씬43.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 집무실

 

을두지, 보고서를 다 읽고 공손히 머리 위로 올린다.
내시장, 집어서 대무신왕 앞 은쟁반에 놓고.

 

대무신왕 : 최리에 딸은 아직 살아 있는 편이 좋다. 비류나부와 어찌 될지 알 수 없으니..
을두지 : 그래서는 안되옵니다만, 비류나부와 만에 하나 칼을 겨누게 된다면, 반드시 최리는 기회를 타, 고구려를 치려 할 것입니다.
대무신왕 : 호동이 한나라 유수에게서, 받을 것을 제대로 받아 온다면. 내 호동을 태자로 세우겠다.
을두지 : (기뻐서) 대왕마마!!
대무신왕 : 의경관(儀敬館)을 도와 태자책봉식을 준비하라.
을두지 : (눈물을 글썽인다) 드디어 후계를 세우시니, 이 죄인, 감축 드리옵니다!!
대무신왕 : 아직 최리의 딸 낙랑공주는.. 버릴 패가 아니다. 호동의 입지가, 물이 스미지 않는 굳은 땅이 될 때까진..

               무슨 일이 있어도 잡고 있어야 해.. (내시장에게) 호동에게 글을 쓰겠다. 준비하라!!
내시장 : 예, 대왕마마!!

 

 

씬44. 송옥구의 저택, 한 방 (밤)

 

송옥구, 부관에게 주먹만한 황금덩어리를 두 덩이 던진다.
다탁 위에, 양피지에 그린 중국지도가 있다.

 

송옥구 : 선비족, 군사들하고는 얘기가 됐느냐?
부관 : 예, 고추가 어른.
송옥구 : 반드시 무예가 출중한 자들로 백명이어야 한다.

            추발소야 힘이라곤 없는 인간이나, 우나루에 호동. 모두 검의 달인들이다.
부관 : 알고 있습니다.
송옥구 : (낙양에서 고구려로 오는 길을 가리키며) 이 길을 타고 올테니. 선비족 대족장과 어디서 호동을 처리할지 찾아라.
부관 : 호동왕자 죽을 자릴 기필코 찾겠습니다.
송옥구 : 내 외손주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는데, 태자책봉식을 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

            호동이 살아 국내성을 밟아서는 아니 돼..
부관 : 원비마마를 위해서. 비류나불 위해서, 실수없이 하겠나이다.
송옥구 : 무휼이 놈은 어째서 을두지를 죽이지 않는게야! 나이 들수록 교활해져서는.. 쯧쯧. (혀 차고)

 

 

씬45. 송옥구의 저택, 송매설수의 방 (밤)

 

송매설수, 음료를 마시고. 시녀장, 입가를 닦아주고.

 

송매설수 : 짐을 꾸려라.
시녀장 : 무슨 말씀이오니까?
송매설수 : 궁으로 가야겠다.
시녀장 : 마마!!
송매설수 : 서둘러야 한다.
시녀장 : 대왕마마께오서.. 마마를... 받으시겠사옵니까? 위험하옵니다.
송매설수 : 그렇다고 하염없이 마자수에 숨어 내 아일 키우겠느냐?
시녀장 : 해산까지만이라도..
송매설수 : (고개 젓는다) 나도 귀가 있다. 태자책봉을 한다는데. 그리되면, (배를 만지며) 내 아들이 설 자리가 없어!!
시녀장 : .. (본다)
송매설수 : 한번은 넘어야 할 산. 호동에게 죽느니. 폐하의 손에 죽는게 차라리 낫다.

               짐을 꾸려라. 내, 반드시... 폐하의 마음을 돌릴 것이야.. 돌려야만.. 한다..

 

 

씬46. 태산관, 유릉의 접견실

 

유릉과 호동, 밀담을 나누고 있다. 자명, 그 뒤에 시립하고 있다.

 

유릉 : 지금 고구려 왕자는 감히, 나를 협박하는가!! 나, 유릉 당금 황제폐하와 한 상에 앉아 밥을 먹는 사이거늘!!
호동 : 황제페하, 이미 오랜 내전에 지쳐 주변 나라들과 화평하며 친선외교를 맺겠다 천명하셨습니다.

         봉위 십주년 행사에 수많은 사신을 초청하신 것도 그 때문.
유릉 : .. (본다)
호동 : (자명을 흘깃 보고) 대홍려께서 정책을 위반하고

         낙랑국 공주를 살해하려 했다는 것을 황제페하께서 아시면, 어쩌시렵니까?
자명 : (한 발 앞으로 나와, 읍한다) 각하.. 제 오빠와.. 식구들 목숨을 놓아주세요.. 부탁드리옵니다.
유릉 : .. (본다)
자명 : 사부님께도 실패의 죄를 묻지 말아주세요. (부복한다)
유릉 : (자명에게는 시선도 안주고, 호동에게) 그게 단가?
호동 : 고구려가 얻고자 하는 것을 얻도록 도와주시리라 믿지요.
유릉 : 하하- 하하하- (웃고) 욕심이 많군. (일어나며) 그대가 고구려 다음대 왕이 되지 않았으면 싶군. 꽤나 귀찮아질 것 같아.
호동 : (일어나며)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호동과 유릉, 각각 예의 표시로 짧게 읍한다.

 

유릉 : (흘깃 부복해 있는, 자명을 보고. 호동에게) 저.. 계집아이 말야.

         왕자는 거둔 것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 같아. (빙긋- 웃는다)
호동 : 누군들 앞일을 알겠습니까? 지금은 그저 좋은 수하를 얻게 해주신, 각하께 감사드릴뿐. (웃는다)

 

 

씬47. 태산관, 일각

 

호동과 자명, 걸어온다.

 

자명 : 이 길로, 오빠에게 가보고 싶습니다.
호동 : 유릉은 약속을 어길 만큼 치졸한 이 아니니. 안심해라. 네 식솔들을 고구려로 데려오는 일은, 태추를 시킬테니.
자명 : 전... 왕자마마가 변한 줄 알았어요.
호동 : (본다)
자명 : 어렸을 때, 왕자님은 따뜻하구. 좋은 분 같았는데. 왜 저리 차갑고 냉랭해졌을까.. 근데 그대로시네요.
호동 : 단순하구나. 사람은 한 면만 보고 모르는 거다. 난 단 한 번도 따뜻했던 적이 없어.
자명 :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열 사람. 백 사람도 살려요.

         그 쓴맛이 뭔진 몰라도 제 기억 속의 왕자님을 변하게 하진 않았을꺼에요.

 

호동, 자명을 본다. 자명, 호동을 향해 웃어준다.
태추, 뛰어온다.

 

태추 : 왕자님! 국내성에서 폐하의 성지가 도착했습니다.

 

 

씬48. 태산관, 호동의 침소

 

호동,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있다.
추발소, 대무신왕에게서 온 서간을 들고 있다.
자명, 태추... 한쪽에 시립해 있다.

 

호동 : 신, 호동. 폐하에 성지를 받사옵니다.

 

호동, 절하고 추발소에게서 서간을 받는다. 펴서 읽는.

 

(대무신왕의 소리) : 나 고구려의 왕 묻는다. 어째서, 최리의 딸을 살렸느냐? 모른체 하기로 정했다면 반드시, 그리해야 하는 것.

                            최리의 딸을 살린 것이 네 나약함이라면 실망이 크다.

호동 : ..

 

 

씬49. 태산관, 일각

 

라희, 꽃을 꺾고 있다. 그 위로, 대무신왕의 소리.

 

(대무신왕의 소리) : 두 번째 실망은, 최리의 딸을 죽이려 결정한 일이다. 아직 낙랑공주는 고구려에게 쓸모가 많은 계집.

                            반드시 이 기회에 손에 넣도록 하라.

 

 

씬50. 태산관, 호동의 침소

 

호동 : 신, 호동 반드시 성지를 이루겠나이다!!!

 

호동, 대무신왕의 두루마리 서찰을 이마에 대었다가 떼고 일어난다.

 

호동 : .. (잠시 생각하다, 추발소에게) 남부사자가 잠시, 낙랑공주에게 다녀와야 겠소.

 

 

씬51. 태산관, 마당 일각

 

라희, 그늘막으로 차양을 드리거나 태녀의 일산을 드려 놓은 의자에 앉아 추발소를 맞고 있다.

그 옆으로 뒤로, 왕홀을 비롯한 호위무사들 삼엄하게 경계를 하고 있다.

 

라희 : 저녁밥을 먹으러 오라?
추발소 : 기름진 음식에 지치지 않으셨는지요? (웃는)
하호개 : 고구려에선 별 걱정을 다하는군. 뭐 볼 것도 없는 고구려 음식을..
추발소 : (미소) 그리 요란하진 않아도, 담백한 맛이 있지요.
라희 : .. (생각한다)
추발소 : (미소를 지으며 본다) 내일이면, 낙양으로 떠나옵니다.

            고구려, 낙랑국. 국경을 벗한 두 나라 마마께오서 우정을 나누심도 좋지 않겠사옵니까?
라희 : 알겠소. 지난번 이 태녀의 다담초대에 왕자께서 흔쾌히 응하셨으니, 그 답례를 하겠노라.
추발소 : 황공하옵니다, 태녀마마. (고개 숙여 읍하는)

 

 

씬52. 호동왕자의 몽타주

 

호동, 자명에게 밥 짓는 법을 배우고 있다.

 

자명 : 제가 할께요, 왕자마마.
호동 : 손도 시원찮은 놈이.
자명 : 그래두요. (웃는)
호동 : 눈이 사방에 있으니. 내가 한 밥인지. 뿌쿠 네가 한 밥인지 낙랑국에서도 듣고,보지 않겠느냐. 내 손으로 해야 한다.
자명 : 낙랑국 공주마마와 혼인하실꺼죠?
호동 : (본다)
자명 : 태추 군두에게 들었어요.
호동 : 넌 쓸데없는데 관심이 너무 많군. 여자라 그런가.. 국 끓이는 법이나 가르쳐 다오.
자명 : 죄송해요.. 왕자마마. (웃는)

 

 

씬53. 라희의 숙소 (밤)

 

라희, 화장을 하고 있다.
웃달, 화장을 시키고. 라희, 보석함을 열어보고 호동이 준 옥팔찌를 꺼내서 꼈다,뺐다 하는.
 

(인서트) 17부 씬9
호동 : 돌아가신 내 어머님이 남기신.. 몇 안되는 유품이오.
라희 : .. 그걸 왜?
호동 : 내 어머님 것을 지닐 사람은 내 왕비니까. 공주가 주인일 수밖에.

 

라희, 옥팔찌를 팔목에 낀다.

 

(왕홀의 소리) : 마마!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라희 : 들어오세요.

 

왕홀, 들어오다가 깜짝 놀란다.

 

왕홀 : 오!! (감탄하는) 이거야~ 눈이 부시군요.
라희 : 답례로 가는 것이니, 딴 생각 할 것 없어요.
왕홀 : (빙그레 미소) 채비 다 되셨으면, 가시지요. 신이 모시겠습니다.
라희 : (문득 꽃병을 보고, 자신이 꺾었던 꽃을 뽑아 든다)

 

 

씬54. 태산관, 호동의 침소 앞 (밤)

 

왕홀, 꽃은 든 라희를 호위하고 온다. 뒤로, 부퉁과 도수기.
파오 앞을 지키는 우나루와 추발소, 태추.

 

우나루 : (눈이 뚱그래진다) 마마... 낙랑국 태녀마마.. 소.소인은 고구려 대장군.. 우나루라 하옵니다..
라희 : 장군의 명성은 익히 들었소. 만나서 반갑소이다.
우나루 : (감격에 찼다) 이 몸두.. 마마에 명성은... 익히 듣고 들었는데... 문자가 짧아서.. 어, 그렇지!!

            침어낙안, 폐월수화(沈魚落雁, 閉月羞花)입니다!!
라희 : 호호호~~ (웃고) 대장군. 그 정도면 아주 훌륭한 문자요.
우나루 : 우리 마눌님 여랑공주 이후.. 이런 아름다움은 본적이 없사옵니다..

            늙느라 눈이 지물지물했었는데, 눈에 낀 백태가 확 벳겨진듯 시원해지옵니다~
라희 : 푸우~ (웃음을 참지 못한다)

 

 

씬55. 태산관, 호동의 침소 (밤)

 

라희, 꽃을 안고 들어오면. 호동, 밥을 하고 있다.
작은 화로 두 개에 각각, 하나는 밥이, 하나는 생선찌개가 끓고 있는.

 

호동 : 오! 어서오시오~ 공주.
라희 :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답례품이 마땅치 않아.. (꽃을 내민다)
호동 : 사내한테 뭔 꽃을. (받고) 공주가 바로 꽃 아니오~
라희 : 흐흥~ 고구려 궁에선 여자한테 아첨하는 법을 가르치나보군요.
호동 : 후원이 편안해야 나라가 편한 법이니. (웃고) 앉으오. (자리 빼준다)
라희 : (앉고)
호동 : 잠시만 기다리오~ 이제 뜸이 다 들어가오~
라희 : 직접... 만들었나요?
호동 : 당연한 일~ 공주를 초대해 놓고 어찌 다른 손을 빌리겠소.
라희 : 호동왕자, 밥을 할 줄 알아요?
호동 : 공주를 위해 배웠소. (몸 돌려, 화로 쪽으로 간다)
라희 : .. 아주 기대가 큽니다. 돌이나 안씹었으면 좋겠지만.
호동 : (숟가락 들고 간보다가, 싱긋-) 기대하고 있어요.

 

라희, 둘러보다 꽃병 대용으로 쓸 것을 찾는다. 앉아서 꽃을 꽂는.
라희, 문득 꽃을 꽂느라 손을 들었다가 보면, 팔목에 옥팔찌.
라희, 호동의 눈치를 보며 살짝- 몸 돌려 얼른, 팔찌를 빼서 품에 감추려는데 호동, 돌아보고, 미소를 짓는다.

라희, 서두르느라 그만 바닥에 떨어트린다.
라희, 호동을 보느라 옥팔찌 떨어트린 것을 알지 못한다.

 

 

씬56. 동, 호동의 침소 (시간경과)

 

다탁 위에, 밥 두 그릇. 배추 소금 절임(당시 고추가 안들어옴)이 놓여 있다.

호동, 생선찌개 냄비를 들고 와 가운데 놓는다.

 

호동 : (뚜껑을 열어준다) 냇가에 민물새우가 제법이더군. 잡고기도 많고. 야채도 얻어서 좀 넣었소.
라희 : .. (냄비 한 번 보고, 호동 한 번 보고)
호동 : 먹어봐요~ 그럴듯할 테니.
라희 : ... 한 솥에 숟가락 넣고 같이 먹잔 건가요?
호동 : 원래 이런 건, 덜어서 먹으면 비린내가 나지. (숟가락으로 한 숟가락 떠서 라희의 입으로 가져가다) 먹어봐요.
라희 : ..
호동 : 어서~ 태산관에서 먹은 기름이 다 내려갈꺼요~
라희 : ..

 

라희, 호동을 바라본다.
 

(플래시) 17부 씬8
호동, 라희의 손을 잡고 입술에 입맞춘다.

호동 : 그리웠소, 공주.

 

라희 : ..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호동 : 공주? (의아하게 바라본다)

 

 

씬57. 태산관, 자명의 숙소 (밤)

 

촛불 아래, 자명 잠들어 있다.
문, 열리고 살며시 왕홀 들어온다.

 

왕자실/(소리) : 홀아.. 반드시 네 손으로 희희낙락 기예단 계집아이의 가슴을 확인해 봐야한다. 왼쪽 염통 부근에 상처가 있는지.

왕홀 : .. (자명을 내려다본다)

 

왕홀, 아무리 그래도 망설여진다.

 

왕자실/(소리) : 사내가 할 일이 아니라 생각하겠지만. 낙랑국의 앞날이 달린 일이다!

                      네 조카이자 낙랑국 태녀인 라희의 목숨이 달린 일이야!

 

왕홀, 망설임을 멈추고, 단도를 들어 자명의 옷을 찢는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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