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12
S#1. 오프닝. (11부 몽타쥬.)
(대략 아래를 가이드로, 편집 해주심 될 듯. 그냥 가이드입니다!)
<한강변>
재인과 유준 앞으로 휙 지나가는 모자 쓴 태오.
재인 엇! 태오씨!
돌아보는 남자, 태오다.
재인 (활짝! 너무 반갑다) 태오씨, 맞구나아~. //
태오 (가다가 돌아보고) .... 잘.. 지내죠오..?
재인 (무슨 말인가 보다가) 아.. 온수?
유준 네... 잘 있어요.... 은수..
태오, 됐다는 듯 미소 짓고 다시 꾸벅 인사하고 돌아선다.
재인 (태오 뒷꼭지 보다가).. 아깝다아.. /
<한강변. 촬영예정지>
주연 (멍하게 롤지선 든 태오에게) 오빠. / 청테입 달라니까?
태오 어? (하고 내려다보면, 손에 들고 있는 롤지선. 얼른 롤지선 내려놓으며)어어. 그래. (허리백 줄에 달린 청테입 잘라준다)....
주연 오빠 쫌 이상하다..... 아까부터.. /
<은수 원룸 골목>
통화 중인 은수.
재인 야! 온수! 나 쫌 아까 누구 만난 지 알어?
은수 누구.
재인 꼬맹이~
은수 (뚝)... 누구..? /
재인 너, 물어보드라? 잘 있냐구...
은수 .... (겨우)... 그래?
재인 응. 잘 지낸댔어... 유준이가....
은수 으응.
재인 아유... 아까워! 다시 보니깐 또 아깝드라...
은수 그래... 재인아.. 끊어... (전화 끊은 은수, 멍~) //
<제 12 부>
S#2. 은수 원룸 / 같은 날 늦은 오후.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에 걸터 앉아있는 은수..... 멍하다...
재인E 너, 물어보드라? 잘 있냐구... / (점프) 잘 지낸댔어... 유준이가..
(* 필요없으면, 재인 목소리 이펙트 빼주세요. 편집상에서..)
은수, 내려앉은 가슴이 좀처럼 복구가 안 되는 듯......
전화가 온다.
은수 네.
영수 오늘 면접, 잘 봤어요?
은수 네.. 그냥.. 근데, 잘 안될 거 같아요.
영수 그래요? (다시) 그래요.. 좀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요..
은수 네... 그럴려구요..
영수 (산뜻) 들어가요!
은수 네~.
전화 끊은 은수, 여전히 잠시간 그렇게 있다가...
그러다, 벌떡 일어선다.
S#3. 은수 원룸 골목 / 해질녘.
원룸 앞 골목으로 빠르게 걸어 나오는 은수....
무작정 걷기 시작한다.
목적도 없이, 마구, 마구 걷는 느낌... 가슴에 구멍이 난 것처럼 휑하다..
S#4. 은수 원룸 / 밤
잠들지 못하는 은수... 뒤척인다.
S#5. 찻집 (북까페여도 좋고, 오설록 명동이어도 좋음) / 다음날 오전.
서류 보며, 열심히 일하던 영수, 문득 고개를 들어 앞을 보면,
영수의 책(인간의 대지)을 비스듬히 놓고 읽고 있는 은수가 보인다..
은수, (영수가 자기를 보고 있는 줄은 모르고) 좀 더 편하게 보기 위해 책을 조금 더 비스듬하게 한다...
영수, 은수를 보며 미소...
영수 재밌어요?
은수 (정신 차리고) 네... 너무 좋아요.. 인간의 대지...
영수 (어디를 보고 있나, 책 페이지 슬쩍 보고) 아.. 나두 좋아하는 데다.. (하다가) 읽어주세요.
은수 네?
영수 거기. 읽어주세요..
은수 (어.. 진짜로 읽어줘야 되나.. 하다가) 흠흠... (음미하며 천천히 읽는다) ‘그들은, 어딘지는 몰라도, 어떻든, 어디에든지 있어, 말이 없고 잊어버려져 있지만, 몹시도 충실하게 있는 것이다..’ (다시 음미하듯) 몹시도 충실하게 있는 것이다.... (영수를 보고) 이 말, 너무 좋아요... (다시 한번. 태오를 생각하며..) 말이 없고, 잊어버려져 있지만... 몹시도 충실하게 있는 것이다.....
영수 (이쁘게 보다가) 저두요.. 저두.. 그말 좋아요..
은수 (가만히 있다가)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영수, 보면, 은수.. 작은 미소.. 그러다 다시 영수는 일로, 은수는 책으로...
S#6. 재인공방 & 학원 앞 (학원 안도 좋고)/ 같은 오전.
공방 밖에 걸려있는 간판, '주얼리 아트 Over The Rainbow'의 네온싸인이 꺼졌다, 켜졌다 다시 꺼졌다를 반복한다. 그러다, 픽 나가는 네온.
안쪽에 서서, 간판을 보며 스위치를 올렸다 내렸다 하던 재인... ‘엥?’
자기가 그래놓고도 막상 불이 나가니, ‘엥? 왜이래?’ 하듯, 스위치 몇 번 더 올렸다 내리다가, 뭔가 생각이 반짝! 전화를 건다.
재인 야! 집주인, 쫌 와줘야겠는데?
유준 지금?
재인 뭔놈에 가게가 어뜨케 만지는 거 마다, 고장이 나~!
유준 지금은 곤란한데..?
재인 금 할 일이 태산인데, 어떡하라구우! 빨리, 와아~!
유준 (피식) 하재인, 땡깡 고만 부리구.. 일해, 일!
재인 이씨! (하다가 다시) 할 일이 있어야 하지이! 이이씨! 이이씨! (하는데, 딸랑 소리!) 잠깐만, (문간을 향해! 냅다 버럭!) 아, 오뎅 안팔아요오!! (하고 내다보는데 보이는 건 사랑니 남자!) 어? (어디서 봤더라?)
남자 (헤벌쭉) 안녕하셨어요?
재인 (생각한다) 어... (하다가 혹시!) 어! 사랑니...!?
남자 (맞다고 헤벌쭉)흐~
재인 어! 안녕하세요.. (전화에 멍하게~) 어, 유준아.. 끊어어. (끊고) 어! 어떻게.. (하는데)
웃고 있는 남자 뒤로 한 여자가 수줍게 들어선다.
여자 안녕하세요오..?
(경과)
남자 공방 문 닫으셨다 그래서... 저희가 어찌나~ 안타까운지.... 아유.. 진짜, 겨우겨우 찾았어요...
재인 (감동과 놀라움) 정..말요....?
남자 네에....
재인 근데.. 왜...
남자 (수줍) 저희.. 결혼할라구요... (여자 친구를 본다)
여자 (수줍어하며 사랑니 반지를 보이며)... 반지가.. 너무 이쁘구.... 감동해서...
재인 하아....(감동...).... 정말...요오...?
여자 (순하게도 말한다) 네에. 저희, 결혼반지 줌 만들어 주셨으면 해서요...
재인 하아~.. (울 듯이 감동) 정말요..?
남자 (냉큼)네!
재인 저한테.. 결혼, 반지를 만들어 달라구요...?
남자 (냉큼)네에! 이쁜 걸루요, 다이아몬드 이딴 거 말구, 이 세상에 딱 하 나빼끼 없는 거루다가... 흐......
재인 (보다가 글썽..) 하... 정말요오? .... 정말요오...? (하다가 눈물이 주르륵)...
여자 어? (놀라서 남자를 돌아본다)
재인 (얼른) 아.아니예요, 아니예요... 넘 좋아서 그래요.. 제가, 넘.. 좋아서... (눈물 닦고 씩씩하고 부산하게) 저기, 그럼, 어떻게 뭐, 생각하신 디자인이라두.. 음.. (부산스레 관련 책자 가져오며...) 여기 보면...
S#7. 찻집 밖 / 같은 낮.
영수, 여전히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
은수, 영수를 슬쩍 보고 다시 책으로 시선을 두려는데, 창 밖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남자(안전모를 쓰고 있다)가 보인다. 조금 이상하다.. 은수, 다시 책으로 시선을 줬다가, 뭔가가 이상한지 다시 창밖을 보면, 마침, 고개를 들었던 영수,
(*안전모 남자는 동료 둘 정도와 거리에서 일하던 중. 땅을 파거나, 아스팔트 차선을 그리거나, 뭐 그런 일)
영수 (시선 따라 고개 돌리며) 뭐 봐요? (무심히 봤다가, 뚝!)
은수 아까부터 이상하게... (하는데)
영수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는 영수)
은수, 이상해서 영수를 보다가 창밖 보면 남자, 영수를 보며 안전모를 벗으며 한걸음 앞으로...
영수, 밖으로 나간다.. 은수, 분위기가 심상찮다고 느끼겠지?
S#8. 찻집 밖 / 같은 낮
마주 서 있는 두 남자.
영수 .....혀엉...
안전모 ... 이렇게두 만나는구나...
영수 ....
안전모 (담담한 미소 비슷한 거(부드러운 거 아니고, 웃는 거도 아니고, 담 담한) 작게 띄우고 난 후) 안 그래두 내가, 너를 한번 보고 싶었다.
영수 ..... (정신이 있어서 하는 대답이 아니다.. 그냥 나오는) 예에..
안전모 신문에서.. 봤다, 너...
찻집 안, 은수의 시선으로 두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소리는 들리지 않고./
다시 밖.
인부OFF 김형! (안전모 돌아보면, 이동하자는 시늉)
안전모 .... (인부 가는 쪽 보다가, 영수보며) 한번 갈게.(간다)
영수 ..... 그래요..
안전모 (가다가 영수에게 한 번 더 시선주고, 간다)
안전모 사나이가 가고, 얼음처럼 붙박혀 서 있는 영수의 모습이 은수의 눈에 보인다.. 조금 심상치 않아서, 밖으로 나가는 은수..
은수 괜찮아요?
영수 (딴데 가있다가) 아.. 은수씨..
은수 누구..예요?
영수 아. 저.. 그냥 아는 사람이예요..
은수 ....(의아하지만...)
영수 은수씨.. 미안한데, 저 좀 들어가 봐야겠어요..
은수 어.. 네. 그래요..
S#9. 유희의 뮤지컬 아카데미 / 같은 낮
(한참 춤 연습을 한 후의 느낌으로) 유희, 시원하게 물을 마신다.
지욱 (아까부터 졸랐나보다) 아~, 진짜, 치사하게. 아, 입 안 대구 먹을게.
유희 (개무시. 어림없다는 듯, 물병 뚜껑 닫는다)
수아 (지나가다 지욱에게) 아~ 짠돌이~, 쫌 사먹어라.
지욱 하~ (백원짜리 하나 유희 손에 탁 쥐어주며 물병 뺏어) 됐죠오? (벌컥벌컥 3분의 일은 더 먹는다)
유희 이게! (물병 확 뺏어.. 물 양 확인하고 버럭) 아씨! 이게! (울상) 이게 얼마나 비싼건데에~..
지욱 아~.. 디게 치사하네~, (하더니) 자~ 자~ (하며 손바닥에 뭔가를 쥐어주고) 됐죠오?
유희 (손 펴보면, 뮤지컬 공연 티켓이 들려있다) 이게 뭐야?
지욱 공부 좀 해요, 공부 좀. 좋은 것두 쫌 보구 그래야, 응? (춤사위 한번 당겨주고) 쯧! 기량두 늘구 그카는 기지. (하다가 유리문 쪽에 얼굴을 내미는 은수를 본다)
유희 (티켓보며 얼굴 째진다) 오오오~!!! (하다 지욱 시선 따라 밖을 보곤 활짝!)온수우! (손흔들며 쪼로록 그쪽으로..)
은수 안녀엉! (하다가 물병 보고) 아! 나, 물! (물병 받아 시원하게 마시며 유희와 밖으로...)
지욱 (뒷꼭지 보며, 물을 두고 하는 말) 와.. 사람 차별한다...
S#10. 영수의 아파트 / 같은 오후
홍이사와 마주 앉아있는 영수.
홍이사 (놀랐다. 심각하게) 누굴.. 만났다고..?
영수 (그)형.. (뜸) 지리산에서 만났든....
홍이사 (놀란다) .... 김..영수...?
홍이사를 보는 영수.
심각하게 굳은 얼굴이긴 한데, 그런 와중에도 담담함이 있다..
S#11. 지리산 / 이른 새벽. 영수 나이 스무살 경. (F.B.)
(*지리산 느낌. 깊은 산중 느낌. 등산로에서 먼 산 속, 나무아래)
아직도 나무 가지에서 빗물이 똑똑 떨어지는,
억수같은 비가 퍼붓고 난 다음의 이른 새벽. 들리는 새소리 위로,
비를 쫄딱 맞은 어린 영수가 무릎에 얼굴을 묻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정도로 가만히 앉아있다.
그 앞으로 다가오는 흙 묻은 워커 발..
어린 영수, 고개를 들면 조금 거친 느낌의 사나이(안전모사나이)가 보인다. 남자를 보는 영수의 얼굴에서....,
은수E (선행) 그 사람은 자기가 벽, 같다구 했거든?
S#12. 북한산 / 같은 날 오후
은수와 유희 나무 아래 앉아있다..
은수 근데, 난.. 나무 같애... 뿌리두 깊구... 그늘두 넓은... 마음을 쉬게 는.... 어제, 재인이 전화 받구.. 나, 밤새도록, 한숨두 못잤다? 가슴에 빵꾸가 난 거 같아서.... 근데, 지금은 봐아, 또 괜찮잖아... (미소...) 기억두.. 사람두, 다, 어디엔가.. 충실하게, 잘, 있을 거라구 믿기루 했거든.....
유희 (듣다가 피식...) 누구가두.. 지금쯤, 가슴에 빵꾸가 난 거 같음 좋겠다구 말함... 내가 나쁜 년인가?
은수 (은수가 보면)
유희 (다시 피식 웃고는 담담하게) 나, 선배랑 헤어졌다.
은수 (보면)
유희 여기서... 헤어졌어.. (뜸. 나무 올려다보고....) 얘... 선배랑 심은 건데.
은수 (같이 나무를 보며, 약간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
유희 옛날에, 옛날에... 내가... 어쩌면, 봄이라는 이름을 가질 수도 있었을 아이를... (차마 지웠다고 말하지 못해서)..그랬을 때... (뜸) 우리.. 많이 아팠거든... 그래서.... 심은 거야... 같이...
은수 (보면)
유희 그렇게 보지마~... 꼭 선밸 못 잊어서, 그 일, 못 잊어서.. 여기 왔든 거 아니니까.. 그냥.. 여기 옴.. 마음이... (편해~ 뜸.).. 바람두 좋구.. 하늘두 좋구.. (미소. 뜸) 근데.. 인제 여기.. 안 올라구.
은수 ......
유희 은수야. 사랑이.. 지나가는 건가 봐.
은수 ....
유희 때로는, 지나가야만, 되는 건가 봐..... (한참 뜸. 부른다) 은수야,
은수 .....(보면)
유희 ... 꼬맹이... 잊어...
은수 .....
유희 선배랑.. 왜 일케 됐나... 생각해보니까... 옛날,때문이드라구... (뜸)‘지금’두 없구, ‘내일’두 없구.. 우리한텐 그냥 ‘옛날’만 있었더라구.. 옛날에 좋았든 거.. 옛날에 미웠든 거... 옛날에 아팠던 거... 그리웠던 거...
은수 ....
유희 ... 그 지겨운 옛날.. 다 파내버리라구.. 다시 만났던 건가봐... 그렇게 잠깐.... (뜸. 전환. 은수를 보고) 우리, 웃기는 짬뽕들이지?
은수 (보면)
유희 (시원하게 기지개켜듯) 아~ 나무가 다 뭐냐, 인제 가슴이나 키워봐야겠다!
은수 (뜨악) 가스음?
유희 (자기 가슴 부풀리는 시늉. 유희답게!)
유희와 은수 웃음!
S#13. 재인 공방 / 같은 날 해질녘.
재인, 부지런히 (보석과 원석들 그림이 있는) 책을 보고 있다.
혼자서 메모하고 신났다.
재인 (갸웃하며) 이건 안 되겠고오.. (하다가) 탈락! (다른 거 보고) 히잇! 요거언.. 흐음..
딸랑! 문소리!
재인 (여전히 책에 시선두고) 누구세요!
유준 오빠다!
재인 (혼잣말) 아, 씨! 바쁜데. (문쪽향해) 어! 들어와! (말하고 여전히 책에 시선)
유준 (초밥 사온 거 테이블에 탁 내려놓고) 고장난 게 뭐야?
재인 (엥?) 고장? 뭐어? (생각났다) 아~, 그거그거~. 괜찮아, 내가 해두 돼.
유준 (벙~.)
S#14. 은수 원룸 & 분당집 / 저녁.
은수, 들어 와 가방 내려놓고, 자동으로 컴퓨터 전원 넣고.. 옷 갈아 입는다..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은수 어.. 엄마아...
엄마 어. 퇴근했어?
은수 (거짓말이니까 아주 조금 머뭇)어... 지금 막. 들어왔어...
엄마 저녁은.
은수 먹을라구, 인제.
엄마 그래. 얼렁 먹어~.
은수 네.. (했다가) 엄마. 근데 왜애(‘전화했어’)?
엄마 그냐앙... 잘 있나해서.. (하다 톤바꿔) 얼렁 먹어. 계란 후라이라두 해서 같이(먹어). 끊어.
은수 네.. (하다가) 엄마,
엄마 응?
은수 ......괜찮지...?
엄마 그러엄. (뜸) 어이 먹어.
은수 ...네..
전화 끊고 잠시 생각.. 그러다 다시 옷 마저 갈아입는다... /
분당집. 전화 끊은 은수 엄마, 텅 빈 집안을 한 번 둘러보고, 현관 앞에 놓인 (짐)가방을 들고 밖으로..
(어두운 얼굴이라기 보단, 조금 초연한 느낌으로)
S#15. 재인 공방 / 저녁
유준 (기특하다는 듯이 보며) 그래서. 그 치석 푸로포오즈 반지가, 잠자던 하재인의 예술혼에 불을 지폈다?
재인 (냉큼) 그치그치. (신나서 부르르. 책 보여주며) 이거봐라이거봐라? 진짜, 디따게 재밌어!! (유준이 보면, 골치만 아프게 생긴 책이다) 나, 학교 대닐 땐, 지질학, 광물 이딴 거, 진짜, 죽어라 젤 싫었는데, 완전 재밌어, 완전 재밌어.
유준 (절래절래) 호오....
재인 내가 또, 이 머리가 나빠서 그렇지, 한번 핸다면 또 해는 사람이그드응~!
유준 우.
재인 세상에서, 젤루 이쁜 반지를 만들어 주꺼야, 내가, 아주!
유준 (귀여워서) 재인아, (초밥 내밀며) 먹고 해~.
재인 (초밥 보고) 헤~. (유준 보고) 그러까?
유준 (웃는다) 으이구..
S#16. 은수 원룸 & 태오의 방 / 저녁.
세수를 한 은수, 얼굴에 바른 로숀 토닥이며 컴퓨터 앞 의자에 앉아 로그인. 새로 온 메일 3통.
무심코 메일 눌렀는데, 보이는 것!
메일 제목, ‘나예요..’, 보낸사람 이름, ‘토토’
은수, 뚝! 마음이 철렁! 얼른 익스플로러 화면 닫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두리번 두리번 하더니, 갑자기 싱크대로 가서 설거지를 한다... 불안정해 보인다.. 그릇 몇 개를 급히 닦다가 뚝 멈춘다.. / (점프)
완전히 긴장한 얼굴로 메일을 여는 은수...
‘나예요...
잘 지냈어요?
나두, 잘 지냈어요..
태오E (담담하고 차분하면서도 밝게) 나예요... 잘 지냈어요?
나두, 잘, 지냈어요....... (밝게) 편지보구.. 놀랬어요?
은수, 다시 자리에서 일어선다.. 긴장한 것이다.. (우스꽝스럽지 않다)
잠시 서 있다가, 다시 자리에 앉는다.. 숨을 내쉬고... 다시 읽는다... 차분히... 그 얼굴 위로,
태오E 내가, 자기.. 많이 미워했는데..... 알아요? 참.. 많이 미워했어요.... (태오의 방, 담담하게 메일을 쓰는 태오의 얼굴 위로,) 오래오래 미워하구두 싶었는데...., 이상해요.. (멈추고 가만히 생각에 잠기는 태오 위로) 시간이 갈수록, 그게 잘 안 돼...
<인서트> / 수유초등학교 미끄럼틀 / 햇살 좋은 오후.
미끄럼틀 위에 하늘을 보고 누워있는 태오.
태오E (뜸) 어떤 날은, 자기를 잊고도 지나가요.. 또 어떤 날은, 자기를 생각하죠...
담담하고 부드러운 얼굴... 햇살에 얼굴을 찡그리기도 하지만, 참으로 부드러운.. 그 위로, 편지말 이어진다...
태오 ...... 생각나는 것은, 모두, 행복한 순간 뿐이예요... 설레고, 기쁘기만 했던,....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행복한 사람이던... 날들이요...(뜸)...... 행복한 순간이 그렇듯, 아픔도, 미움도, 모두 다.. 자기가 있어, 내게로 왔던 것들인데... 그땐 그걸 몰랐나봐요... (웃음기) 내가 그래요... 좀, 늦되잖아.
은수 방. 편지를 보는 은수의 얼굴...
태오 (뜸) 내가 했던 말들에 마음을 다쳤을까...., 마음이, 참... 많이.. 아팠어요.... 내가, 미안해하는 거... 알죠? (웃음기) 모르면, 정말 바보다...
은수, 눈가가 부예진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태오 하고 싶은 말들은, 너무 많지만, 우리들의 시간이, 이미 다 지나가버렸다는 걸, 알고 있어요..... (어느새 은수 눈에 흐르고 있는 조용한 눈물...)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은수, 잠시 모니터에서 고개를 돌리고, 숨을 쉰다... 그리고 눈물을 닦는다... 잠시 후, 천천히 다시 본다.
태오 (뜸. 밝게) 자기! 나, 다음 주면, 촬영인데!
(뜸. ‘혹시’)... 괜찮으면..., 그래도 괜찮다면, 내가 너무 많이 밉지 않다면... 그 전에, 얼굴 한 번 보여줄래요? ... 그랬으면 좋겠어...
꼭 한 번 보고 싶어요...
S#17. 거리 (스포츠 의류 매장 근처) / 다른 날 낮.
은수, 길을 걷고 있다.
걷다가, 스포츠 매장 앞을 지나친다..
지나쳤던 스포츠 매장 앞으로 돌아와 서는 은수.. 쇼윈도를 보고 잠시 서 있다..
S#18. 영수의 아파트 / 같은 낮.
영수, 반팔을 입으려다, 옷장에서 긴팔 셔츠를 꺼내든다...
잠시, 멈춰서 긴팔 셔츠를 내려다보며 뭔가를 생각하는 영수..
그러다 긴팔 셔츠 다시 걸고, 반팔티를 입는다.
S#19. 찻집 앞거리 / 같은 낮
(스포츠 브랜드 쇼핑백을 든) 은수, 천천히 걸어온다.
가까워 오는 찻집...
은수 시야로, 창가에 앉은, 모자를 쓴 태오의 옆모습이 들어온다....
은수, 잠시 멈춰서... 자기를 기다리는 태오를 바라본다....
태오,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자기를 보고 있는 은수를 보고는 천천히 일어선다..
창을 사이에 두고 마주선 두 사람..
태오, 모자를 벗고.. 부드럽게 미소...
S#20. 찻집 안 / 같은 낮
은수 들어선다.. 다가와 서면,
태오 (선채로 미소...) 잘... 지냈어요? (앉는다)
은수 응... (앉고) 너두, 잘 있었어?
태오 그러엄. (미소)
은수 (미소... 그러다가 힘을 내서 탓하듯) 바쁘다면서, 왜르케 일찍 왔어.
태오 (미소) 아, 왜요오~, 뭐가아.
은수 내가 먼저 올라그랬는데.
태오 착하네~. 근데, 자기, 이렇게 땡땡이쳐두 돼요?
은수 (밝게) 돼애. (뜸) 나, 회사, 관뒀어..
태오 (조금 놀란다) ...진짜..? 언제요?
은수 한 달 쫌 넘었어.... (하다가 밝게 웃음) 진작에 놀 걸~. 노니깐 좋다..
둘이, 뭔가를 얘기하는 모습, 창 밖으로 보이며,
은수 ... 일년 만에 마주친 동창생들처럼... 우리의 얘기는 깊지도.., 얕지도 않았다... 그가 했던 말처럼.., 하고 싶은 말들은 많지만, 우리들의 시간은, 이미 다 지나가버렸기에....
뭔가를 얘기하며 유쾌하게 웃다가, 잠깐 시선을 마주치며 서로를 보는 두 사람의 애틋한 시선 위로,
은수 그래도, 나는, 그가 하고 싶어 했던 말들을 모두 들었다.... 그도, 내 마음 속에 말들을 모두.. 들어주었을 것이다.....
그러다 다시, 유쾌하게 웃는 두 사람...
태오 아, 참, 까먹을 뻔 했다.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 내민다) 줄 거 있는데..
은수 (포장을 풀며) 뭔데에?
풀러보면, (태오가 한 건 아니고 감독이 만든) 수작업한 DVD.
(제목은 ‘나는 걷는다’)
은수 나는... 걷는..다...? 이게 뭐야?
태오 오은수, 데뷔작. (미소) 그때, 자기 출연한 단편영화 디비디예요..
은수 (자동을 입 벌어지며. 좋아서 웃느라고가 아니라, 생각도 못한 거라) 하아~.. 진짜아..? (디비디 내려다 본다)
태오 응. 연기 너~무 잘 하구 진!짜, 이쁘게 나왔는데~, (웃음) 근데, 너무 쪼끔이야, 눈 똥그랗게 뜨구 봐야, 보여요....
은수 아... (감회.. 디비디 만지며) 그렇구나아... (다시) 아... (하다가) 아, 맞어, (쇼핑백 내밀며) 나두.. 뭐 있는데...
태오 어? 진짜?
은수 응.. 근데, 내껀.. 시시해...
태오 (포장이 안 돼 있으니 꺼내보면 바로) 이야아~.. 운동화네? 이야..
(*운동화 보여줄 것. 16부에 신어서 낡아가는 거 다시 나올 것임)
은수 (왠지 주면서도 조금 미안한 느낌.. 겨우 이런 거라서..)
태오 야... 아껴 신어야겠다.. (하다가 가볍지만 또 한편 진심) 근데.. 쫌 서운하기두 하다.
은수 (보면)
태오 (귀엽게) 신발이잖아.. 원래 신 사주면, 도망간대는데.. (귀여운 타박) 가구 있는 사람, 또 가라 그러네?
은수 아구... 아니야아~...
태오 헤~.. 고마워요.. 오래,오래, 잘 신을게~...?
은수 그래애..
S#21. 거리 / 같은 오후.
이제 헤어져야 하는 두 사람..
태오,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은수, 태오의 손을 잡는다..
태오 (모든 걸 다 담은 인사) 고마워요....
은수 (은수도 그렇다) 나두... 나두 고마워... (뜸. 당부) 잘 지내?
태오 응. 자기두... 밥 잘 먹구....?
은수 응.... 건강해애~?
태오 응..
은수 간다...?
태오 응..
말을 마치고도 잠시 손을 잡고 있던 두 사람, 장난치듯 잡은 손을 두어번 흔들고 놓는다.
은수 갈게..
태오 응..
은수, 천천히 돌아서는데,
태오 자기.
은수 응?
태오 (귀엽게) 나~중에, 나중에~,... 너무,너무, 힘든 일이 있으면, 전화해두 돼요?
은수 나~중에, 나중에? (태오, 귀엽게 얼른 끄덕끄덕하면) 그래!
태오 약속했다? 나~중에, 나중에, 나,.. 파파 할아버지 돼서 전화해두, 잊지말구... 꼭 받아줘야 돼?
은수 (보다가... 밝게) 그러엄!
은수, 불쑥 눈물이 날 것만 같다..
태오도.. 그렇다.
은수 (얼른) 간다? (돌아서 걸어간다)
태오도 얼른 돌아서 걸어간다..
그렇게 돌아서 걸어가던 두 사람, 뒤 돌아본다....
멀리서 돌아보고 따뜻한 미소.... 그리고 다시 돌아서서 간다...
멀어져가는 태오의 모습을 뒤로 하고 걷는 은수의 앞모습.
멀어져가는 은수의 모습을 뒤로 하고 걷는 태오의 앞모습.
두 사람 다 눈물이 날 것도 같은, 그러나 한 없이 청명하기도 한 얼굴이다. 그러다 하늘을 봐도 좋고.. /
S#22. 지하철 / 같은 오후.
은수, 태오가 준 디비디를 꺼내 내려다 본다...
그러다 고개를 들어.. 가만히 생각....
S#23. 프레시 캣 밖 / 같은 오후.
은수, 프레시 캣 밖에 서 있으면,
빠르게 나오는 영수.
영수 웬일이예요? 연락두 없이?
은수 (아주 작은 웃음기)그냥요오... 바쁘죠?
영수 아니, 뭐.. 금, 잠깐만 기다릴래요?
S#24. 거리 / 같은 오후
은수와 영수 걷고 있다.
은수 놀랐죠? 갑자기 찾아와서.
영수 아뇨.. (다시 미소)... 네.. 쫌. (뜸) 근데.. 기분, 괜찮은데요?
은수 (미소..)
영수 배고프죠, 밥 먹으러가요.
은수 영수씨,
영수 네?
은수 (괜히 웃음난다) 밥, 말구요..
S#25. 술집 / 해질녁.
(*완전 해떨어진 저녁은 아니었으면. 아님, 바깥이 안보는 곳으로 하면 좋을 듯)
영수, 은수 잔에 정종을 따라주고, 사이다병 들면, 은수 영수에게서 사이다병을 넘겨받아, 영수의 잔(은수 잔과 같은 술잔)에 채우고.. 건배.
은수 오늘은, 재미가 없어도 좀 참으세요?
영수 (자기 잔 들고) 취해요, 사이다두. (걱정말라고) 재밌어요.
은수 (미소) 진짜루 그럼 좋겠다.. 사이다요, 취함....
영수 취한다니까요..
은수 네~.. (하고 고개 숙이는데, 왠지 자꾸 작은 웃음이 난다.. 뭔가가 부끄러우면서도 안 부끄럽고 미안하면서도 안 미안하고 무거운 거 같으면서도 아니니까? 뭔가.. 작은 비밀을 말하려니 생기는 전초전? 아무튼 나는 그럴 때가 있다.)
영수 (은수가 자꾸 그러니까..괜히 자기도 웃음나며) 왜요오..
은수 (숙인 채 아니라고 고개 저으며 작은 웃음 계속..)
영수 어~어?
은수 (고개 들고, 담백하게) 저, 아까 낮에, 옛날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영수, 가만히.. ‘그런데요?’ 하듯 보면, 싱겁게) 그냥, 그렇다구요..
영수 (영수는 왠지 이런 은수가 좋다. 가만히 보다가 담백하게) 그래서 왔어요?
은수 (끄덕끄덕) 네~.
영수 나한테 미안해서요?
은수 (고개 숙이고 끄덕끄덕)네.. (하다가 고개 들고) 아니요.
영수 (이쁘다) 안 미안하다구요?
은수 네에.. 미안할 줄 알았는데, (미소) 아닌 거 같애요...
영수 (다음 말 기다리듯 본다)....
은수 그냥 영수씨가.. 마음에 좀.. 걸렸던 건 맞는데, 그러니까 여기까지 온 거 같은데... 근데.. 생각해보니까.. 미안한 마음은 아닌 거 같애요..
영수 (왠지 마음에 쏙 드는 대답이어서) 아... 그렇구나아..
영수, 은수 술잔에 술 따라주고.. 은수는 다시 사이다 따라주고...
건배.. 조금 마시고.. 마주보는 두 사람, 영수, 은수를 이쁘게 본다..
은수 (피식) 아.. 그렇구나아.. 가 끝이예요?
영수 (사이다 마시고) 네. (다시) 왜요?
은수 남들은 이럴 때, 기분두 나쁘구.. 또오.. 질투가 나기두 한다든대.
영수 (조금 재밌고 유쾌하다) 그래요?
은수 (괜히 투덜대는 척) 아~ 원래 질투 같은 건 없으시지이~..(?)
영수 (그럴리가!)에~에? 많죠오! 질투없는 사람이 어딨어요.. (다시, 은수보며) 근데, 해야 되는 거예요? 질투?
은수 (보다가) 아니요오..
영수 (은수를 보다가 부드럽게) 은수씨.... 지금, 저,.. 기분이 참.. 좋은데요?
은수 (보면)
영수 .. 제가 마음에 걸렸다니... 기분이 좋구? 음.... 근데두 미안하진 않다니..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구나아.... 마음 놓이구..... (응? 하듯 본다..)
은수 (본다...).....(미소... 술잔에 술을 마신다)
영수 (사이다 마시고.. 기분 좋아서) 아.... 취한다...
은수 (피식 웃는다.. 그리고 기분이 편안해진다..)
영수 나두, 뭐.. 하나 말하고 싶어졌는데,
은수 (보면)
영수 오늘 아침에, 집에서 나오는데.. 왠지 팔이 긴 셔츠를 입구 싶었어요..
은수 .... (무슨 소린가 하고..)?
영수 근데, 그때, 은수씨 생각이 났어요... 그랬드니.. 역시 긴팔은 좀 덥겠더라구요..
은수 (무슨 소린지 알수가 없어서 웃음이 난다....?) ....예?
영수 (보다가) 그냥요.. 저두 그냥, 그랬다구요...
S#26. 거리 / 같은 저녁.
은수와 영수 나란히 걷는다... 마음이 참 평화롭다...
영수, 가만히.... 은수의 손을 잡는다...
처음이라 좀 어색하겠지?
그래선지, 영수 잡은 손을 확인하듯 (허락받듯) ‘보세요’하듯 들었다가 은수가 보면, 다시 내리고, 천천히 편안하게 걷는다...
둘 다 이제 불편하지 않다...
그렇게 걷는 두 사람.... 참 좋은 밤이다... //
S#27. 대형 뮤지컬 공연장/ 같은 저녁
대형 뮤지컬 공연장, 제일 뒷 구석자리에 들어와 앉는 유희와 지욱.
정말정말 구석탱이다. (아직 공연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
유희 (끙~) 아무리 F석이라지만... 참.. 뭐가 보이기나 하는 긴지..
지욱 (천연덕) 남녀사님, 눈 나빠요?
유희 (잡아먹을 듯 쳐다보며, 자기 양쪽 눈 차례로 가리키며, 이 꽉물고)일쩜영. 일쩜영. 좋~다구 쫒아온 내가 바보지~.
S#28. 은수 원룸 골목 / 같은 저녁
손을 잡은 채 걸어오는 은수와 영수....
집에 거의 다 왔을 즈음, 은수에게 전화가 온다.
자연스레 미소 지으며, 두 사람 손 놓고,
은수 (전화에) 어. 오빠.
오빠 난데, 빨리, 지금 쫌 집으루 와라.
은수 (영수를 보고 약간 돌아서며) 왜애? 무슨(일.)
오빠 (말 끊고)엄마, 집 나갔댄다.
은수 (놀란다) 뭐어!!
영수, 은수를 본다.
S#29. 은수 분당집 / 밤 & 다음날 아침.
은수, 식탁에서 바싹 마른 라면 냄비(각 냄비에 수저 꽂힌) 세 개와 다 말라가는 김치 접시를 들고, 개수대로 간다. 그 동안, 거실의 오빠와 아빠의 대화 들린다.
오빠 (전화번호부 무릎에 있다) 아니, 금 언제 나간 건지도 모르시는 거네.. (전화기 들며) 신고부터 해요, 일단.
아빠 (전화기 뺏어 탁 놓고) 신고는! 생각이란 게 있는 예편넴 들어오겠지. 사서 망신할 일 있어? 거, 김포 예편넨테나 함 걸어보든지.
개수대의 은수, ‘김포’ 소리에 뚝.
오빠 벌써, 찾아 봤어요, 없드라구~... 왜 하필 아줌마 번호만 없어어..
은수, 물을 쏴~ 튼다.
(경과) 아침 주방.
은수, 나갈 준비를 마친 채,
은수 오세요.
은수, 식탁에 반찬들 대강 마무리 하고, 가방을 든다.
아빠 (자리에 앉으며) 이따 몇시에 오냐.
은수 봐서요.. 전화 할게요... (나가려는데)
아빠 국은. 없냐?
은수 (올라오지만 참고) 찌개 있어서, 안했어요.. 그냥 드세요..
아빠 (궁시렁) 국은 국이고 찌갠 찌개지.
은수 (못들은 척 밖으로... )
S#30. 정동길 / 같은 날 오전.
벤치에 앉은 은수,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곧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안내음.
은수, 잠깐 심란해 하다가 전화번호를 검색한다. 김포아저씨.
망설이다, 전화를 거는 은수. 초조하다...
김포E (잠시후 받는 소리) 여보세요.
은수 안녕하세요, 저(는)... 서정숙씨 딸 되는 사람인데요, 저, 혹시..
김포E ... 은수..양?
은수 (흠칫!)
S#31. 찻집 / 같은 낮.
은수 조금 긴장, 조심스레 들어서면, 미리 와 있는, 김포아저씨가 보인다.
아저씨, 은수를 알아보고 아주 살짝 일어선다. 어색하지만 미소...
은수, 목례하고 앉는다.
(경과) 차가 나왔다.
김포 나는, 그렇게, 걱정은 안해요... 알겠지만.. 어머니, 허투루... 그럴 사람은 아니니까..
은수 .....
김포 ... 얼마 전에.. 한 두 달 됐나.. 지숙이가, 그러드라구요.. 이젠 고만보자구..
은수 (보면)
김포 은수양...
은수 (보면)
김포 ....전에.. 나한테 문자 보낸 거, 은수양이죠...?
은수 (당황...)
김포 괜찮아요.. 괜찮아요... 문자 받구.. 내가 은수양을 한 번 만나구 싶었는데...
은수 ....
김포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아..이걸 뭐라 그래야 되나.. (하다가)요즘 젊은이들은 더러 그런다구두 하든데.. (음).. 세상엔, 그런 관계두 있는 거 같아요... 그저, 마음을 나누는 사이,.. 그저, 그렇게.. 그 사람이 거기에 있는 거 만으로두 의지가 되는 사이... 그런 관계를 뭐라구 그래야 되나... (하다가 미소.. ) 은수양,
은수 (보면)
김포 옛날에 내가, 은수양을.. 본적이 있지.. (미소) 은수양은, 세상모르게 자느라구... 못 봤겠지만... (은수가 보면) 그날은 바람이 좀 불었는데... 어머닌, 아마, 어딜 좀 가려든 길이었나봐요...
<인서트 / 종로 거리 / 은수 대여섯 살 때 > - 필요없으면, 편집 가능.
마주서 있는 김포아저씨와 젊은 엄마.. 등에는 은수를 업고, 은석 손 잡은 채.. ..
아저씨 - .....!?
엄마 - 오빠...
아저씨 - 정숙이... 서정숙이(가) 맞구나...
<인서트 / 근처 공원 한켠> 같은 날 오후.
벤치에 나란히 앉은 은수 엄마와 아저씨..
엄마 무릎에는 어린 은수가 정신없이 잠들어 있고
(은석은 왔다갔다 하든, 같이 자든, 옆에 앉아있든 잘 모르겠고..)
김포아저씨 - (걱정스럽게) 어디 가는데....
엄마 - (체념이지만 티나지 않게 담담히).... 집에 가야지이... (보다가 눈이 뜨거워지다가 다시 담담하게) 어딜.. 가려 구 했든 거, 같은데.... 오빨 만나서... 못가겠다.... 집에 가 야지이...
김포E 그날, (뜸) 그, ‘어디’를 못간 게... 왜 나 때문이었겠어요...
잠든 은수, 꼬물대면 편하게 잘 수 있게 은수 머리 더 잘 놓아주는 엄마의 모습 위로,
김포E 은수양, 은석군.. 때문이겠지이....
다시, 찻집.
아저씨 은수양... (은수가 보면) 어머니께.. 잘 해드려요.....
은수 .....
S#32. 거리 / 같은 날 오후.
은수, 혼자서 길을 걷고 있다.. (F.O.)
S#33. 서울 대공원 / 다른 날 오후
은수와 영수, 동물원을 걸어 들어온다.
조류 사육장과 기린 사육장 등을 지나친다.
기린을 돌아보고 뭔가 대화.. 그러다 얼굴 마주치면 미소..
(엄마 일이 있으니 둘이 나누는 미소에는 그런 감정이 스며있겠지.
그렇지만 어두운 느낌은 아니다. 영수도 은수 상황을 다 알고, 은수도 그런 거 다 알고 머리를 식히러 나온 거니깐 겉으론 밝기도 한 산책..)/
일본 원숭이 사육장.
원숭이에게 오징어 땅콩 볼을 던져주는 두 사람.
원숭이, 과자는 다 까내버리고, 땅콩만 먹는다.
은수 (영수에게) 쟤네봐.. 과자는 다 버리구 땅콩만 먹어요.
영수 그러게. 껍질인 줄 아나봐요. (원숭이에게) 얘들아! 그것두 먹는 거야. (과자 먹으며) 이게 더 맛있어. (웃는다)
(경과)
사자 사육장 앞. 사육장을 향해 나란히 서 있는 은수와 영수.
둘다 차분하다..
(*아님 표범같은 맹수류. 혹은 북극곰이나 바다표범이 밖에 나와 있다면, 그런 극지동물 사육장도 괜찮다. 아무튼 원래 있어야 하는 데로부터 멀리 와 있는 동물로)
영수 (부드럽게) 은수씬, 누구 닮았어요?
은수 저(요?) ... 전, 엄마를 닮았대요... (다시) 엄마, 닮았어요....
영수 (생각한다).. 은수씨, (은수가 보면 밝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어머니..
은수 (보면)
영수 은수씨, 어머니 닮았다면서요. 은수씨, 건강한 사람이잖아요....
은수 (보면)
영수 어머니두, 생각하실 시간이 필요하신 걸지도 모르잖아요...
은수 ....
영수 누구나.. 자기 자신만을 위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다시 앞을 보며..) 혼자만의 시간이요... (진지해지는 얼굴)
권태로운 모습의 사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 모습을 더 할 나위 없이 진지한 얼굴로 보고 있는 영수...
영수 (앞을 본 채)..... 여기.. 올 때마다, 궁금했어요... (뜸) 뭐가 쟤네들을 여기로 데려다놨을까........
은수 .... (영수를 한번 보고, 다시 사자에게 시선 돌린다... 진지한 얼굴)......
영수 (낮은 목소리) .... 신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뜸)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은수 .....
영수 .....
S#34. 서울 대공원 입구 / 늦은 오후.
나란히 걸어 나오는 은수와 영수..
은수에게 전화가 온다.
액정 보면, 031로 시작되는 번호.
은수 여보세요?
엄마 엄마야..
은수 엄마!!! 엄마, 어디야, 지그음~!!
영수 (조금 떨어져 서준다...)
엄마 엄마, 잘 있어... 걱정마아...
은수 어딘데~, 엄마~. (다시) 엄마, 어딘지만 말해요.
엄마 .. 갈 거야.. 금방....
은수 아씨! (사정) 엄마아~
엄마 (따라한다) 엄마아~.. 막내티 다난다. 왜, 엄마 없으니까 심심해?
은수 (초조해서 그냥 나오는 소리) 아... 씨...
엄마 엄마, 잘 있어.. 금방 갈 거야... (당부) 걱정말구 있어..?
은수 엄마..(하는데, 전화 끊긴다) 엄마, 엄마..
은수, 미치겠다.
전화기 이마에 댄 채 어쩔 줄을 모르고 서 있는데, 다가오는 영수.
영수 번호 좀 보여줄래요?
S#35. 영수의 차 안 - 밖 (대공원 주차장) / 늦은 오후.
차 밖에 선 영수, 전화 통화 중이다.
영수 (전화에) 안녕하세요? 거기 손님 중에 서정숙씨 부탁합니다..
안내E 잠시만요... 서정숙씨.. (하다가) 그런 손님은 안계십니다.
영수 아~, 예, 알겠습니다. (전화 끊고, 종이를 내려다 본다. 포천지역 숙박업체들이 적혀있다. 전화 건다) 네, ** 모텔이죠? 손님 중에 서정숙씨 .....
차 안에 은수도 전화를 걸고 있다. (차 창문 반쯤 열려있다)
은수 (전화에. 실망해서) 네.. 알겠습니다. (아래 종이 보고 다시 전화 건다) 여보세요? 예~, 거기 손님중에.../
영수 (이어서) 서정숙씨요. 네, 서,정숙씨요..
직원E 서정숙씨.. (뜸) 예~.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영수 (반사적으로 차 창문을 본다) 은수씨.
바라보는 두 사람.
S#36. 영수의 차안. (포천 가는 도로) / 해질녘.
달리는 영수의 차. /
차안. 진지한 얼굴로 운전하는 영수.. 그러다 은수를 한번..
은수, 창밖을 보고 있다...
S#37. 산정호수 호텔 앞 / 밤.
들어서는 영수의 차
영수 여기서 기다릴게요...
은수 (보다가) 네. 고마워요.
은수, 내린다.
S#38. 호텔 복도 / 밤.
은수 복도를 걸어온다.
방문 앞에 서서 벨을 누른다.
엄마off 누구세요..
은수 나, (뜸) 은수.
잠시후 문이 열리고, 마주하는 모녀.
S#39. 호텔 밖 / 밤.
영수, 차 옆에 서서, 호텔 창문을 바라본다...
S#40. 호텔룸 / 밤.
나란히 앉아있는 모녀.
은수 겨우 여기야...?
엄마 (담담) .....
은수 엄마 .....
엄마 ....
은수 같이 가... 가서 해요, 가서...
엄마 막내야.
은수 (보면)
엄마 너 몇 살이지? (다시) 서른 한 살이지?
은수 ....
엄마 엄마는 쉰여덟이야... (뜸)시간이 없어.. 생각할 게 많아...
은수 (뜸. 비난조 아님. 담담하게) 아저씨, 때문이야?
엄마 (보면)...
은수 만났어요, 김포..아저씨..
엄마 (처음엔 좀 놀랐지만.. 곧 차분해진다.. 그저 ‘그랬니?’ ‘그랬구나..‘ 하듯이.. 그러다) 버릇없이 그런 건 아니지? 그러면 안 되는 아저씨야..
은수 ...
엄마 (담담) 언제 알았어..
은수 좀 됐어...
엄마 엄마가 바람나서 놀랬겠네?
은수 (바로) 알어, 그런 거 아닌 거..
엄마 (보다가 웃는다) 바보. 맞어.... 니 엄마, 바람 난 거..
은수 (보면)
엄마 옛날에, 옛날엔... 숨이 막혀서... 이렇게는 정말 못 살겠구나.., 그런 날이 많았는데.. (어느날) 아저씨를 만난 거야... 아저씨가 엄마한텐, 바람인 거 맞어.... (뜸)느들 학교보내구, 마루에 가만.. 앉았으면, 내 인생이란 게 대체 뭘까.. 당췌두 참.. 모르겠다.. 그럴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한번씩 그래두 바람이 불어와서 또 한번 숨을 쉬구.. 숨을 쉬구.. 그래 또.. 이십년을 살은 거야.. (뜸)은수야,
은수 (보면)
엄마 아빠 봐주라는 니 부탁, 엄만 못 들어줄 거 같애...
은수 ..... 미안했어요... 내가...
엄마 은수야,
은수 ..... 응?
엄마 (사는 게) 힘들지..?
은수 (아니라고 고개 젓는다)...
엄마 우리 딸, 엄마 닮았잖아.. 엄마는 알어~..... 그래서, 조금 미안할 때두 있어...
은수 (눈물이 난다...) 아니야.. 아니야....
엄마 나 닮아서 착한데.. 나 닮아서.. 또 힘들어... 그래서 미안해.. 엄마는..
은수 .... 왜 그래애...
엄마 인제 가아.
은수 (사정) 엄마아..
엄마 뚝. 엄마, 금방 가~.. 어이 가. (웃으며 달랜다) 어이 가아~.
은수 ... (운다) 엄마아...
엄마 (따뜻하게 본다)......
S#41. 산정호수 호텔 밖 / 밤.
은수, 걸어 나온다...
나오다, 돌아보면, 엄마 방에 켜진 불이 보인다.
은수를 보고 내리는 영수.. 은수가 보조석에 타자, 다시 차에 오른다...
영수의 차, 빠져 나간다.
S#42. 호텔룸 / 밤.
창 밖으로 영수차가 빠져 나가는 걸, 보는 엄마...
S#43. 영수의 차안 (도로) / 밤.
창밖을 보는 은수... 가만히.. 울겠지?
영수는 모른 척.. 운전만 한다...
S#44. 어느 갓길 / 밤
차 밖에 나와 서 있는 은수와 영수...
밤 바람이 불어, 머리칼이 조금 날린다..
(혹은 멈춰 서 있는 차 안이어도 된다..)
은수 (담담하게) 옛날에, 저기 간적이 있었어요... 오빠가 군대 갔을 때, 엄마랑 둘이.. 오빠 면회하러... (뜸) 엄마들은 갈데가 참, 없나봐요.... (글썽인다... 눈물이 날 거 같으니까 돌아서서 혼잣말처럼) 아... 사는 게 뭐이래... (말 못하고 돌아선채 눈물 흘린다....)
가만히, 보다가 은수의 어깨를 감싸안아준다.. 위로하듯이..
은수 ... (가만히 있던 어깨가 작게 들썩이기 시작한다.... 울면서 나오는 말..)... 삶이, 정말, 어디루 가는 지를 모르겠어요.... 모르겠어요....
영수 (가만히, 팔을 쓸어주며.. 다독이며..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괜찮아요... 은수씨... (뜸) 은수씨만, 그런 거 아니예요... (뜸) 저두 그래요... (뜸) 다.. 그래요..., 은수씨.... (뜸) 다.. 그래요....
영수, 은수를 안아준다...
어깨를 들썩이며 우는 은수....
S#45. 다시 영수의 차안 (도로)/ 밤
다시, 달리는 차안.
은수에게 전화가 온다. 오빠다. 은수, 주저하다 받으면,
오빠E (다짜고짜) 너 어디야, 지금! 너, 아부지 저케 냅두구.. 도대체 어디서 뭐 하는 거야!
은수, 듣고만 있다... (그 사이 영수는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가도 좋고, 아까 차가 한번 멈췄으면 그냥 모른 척 운전만 해도 좋고)
오빠E (계속) 형제라군 딸랑 둘인데, 어떻게 그렇게 무심(해.)
은수 (담담) 엄마, 만났어...
오빠E 뭐? 어(디)서! 엄마 어딨는데!
은수 .....
오빠E 너, 어디야, 엄마, 대체 어서 뭐하는데!!
은수 (빽!) 제발, 엄마 좀 그냥 둬!!
오빠E 야, 너! 어디야! 빨리 와, 지금... 어? (소리 들리는데, 전화 끊는 은수)
(영수, 밖에서 기다린 상황이면) 잠시후, 영수, 가만히 차에 타면,
은수 저 어디루 좀 데려다 주세요... (영수가 보면) 아무데나요.. 서울 말 구... 아무 데나...
영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