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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1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2.13|조회수1,120 목록 댓글 0

[자이언트] 10

 

 

 

 

 

 

 

 

 

 

씬1. 동, 경찰서 복도 (전편 마지막 장면)

 

(맞은편에서 사내들이 머리에 손을 얹고 붙잡혀 들어온다.

한쪽 벽에 붙어서 길을 터주는 미주... 손에 신발이 들려 있고...

다가오는 강모... 미주를 못보고 머리에 손을 얹은 채 그 옆을 지나가는데...

사내들이 다 지나가고 나면 미주, 신발을 소중히 품고 간다)

 

 

씬2. 삼일빌딩 앞

 

(미주가 신발을 품은 채 뛰어온다. 여전히 아무도 없고...

한쪽에 쪼그려 앉는 미주...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릴 요량으로...)

 

 

씬3. 경찰서 안, 유치장

 

(이강모와 박소태 패거리들이 편을 나눠 앉아 있다. 강모, 표정이 무겁게...)

 

소태 : 운 좋은 줄 알아라. 경찰들 아니었으면 니들 다 죽었어.

시덕 : (발끈하며) 닥쳐, 이 양아치 새끼들아.

사내1 : 뭐? 양아치? (발끈하는데)

소태 : (손을 들어서 말리며, 강모에게) 이런다고 니들, 그 동네에서 땅 한 평이라도 얻어 갈 것 같으냐? 일찌감치 포기 해.

 

(강모, 말없이 소태를 노려보기만... 이때, 형사1과 주영국이 들어선다)

 

형사1 : 만보건설.. 나와.

 

(시덕과 수하들이 좋아하면서... 문을 열어주면 유치장 밖으로 나오는데..)

 

시덕 : (나가면서) 먼저 나갈 테니까 푹 쉬다 와라.

 

(강모가 나오면 영국이 등을 두드려 준다)

 

영국 : 고생했다.

 

 

씬4. 만보건설, 회의실 안

 

(민우가 브리핑 중이다. 태섭이 있고... 정연과 문성중, 대리1, 2, 여직원1, 2등 기획실 직원들이 있는 자리...

태섭, 입찰 기획서를 훑어보며...)

 

민우 : 이번 지하철 공사 입찰에서 들러리를 설 회사들은 건대협 소속의 다섯 개 업체입니다.

         그들의 입찰 단가와 우리 쪽의 가격과는 최소, 영점 오 프로에서 최대, 이 프로까지 차이가 나도록 작성했습니다.

태섭 : (기획서를 보며) 다 좋은데... 총공사비를 좀 줄일 방법은 없나? 최소한 오프로라도..

민우 :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태섭 : 우리도 좀 남는 게 있어야 할 거 아냐.

민우 : 현재 오일 쇼크로 국내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상태입니다. 하도급업체들이 단가 재협상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태섭 : 아직 입찰까지는 시간이 있어. 방안을 찾아 봐.

정연 : 제가 할게요.

태섭 : ... (보는데)

민우 : 황정연씨가 낄 자리가 아닌 것 같은데요.

정연 : 각 업체들을 찾아다니면서 설득해 보면 답이 나올 겁니다. 현장도 점검해 보고요.

민우 : 이것 봐요, 황정연씨..

태섭 : 해 봐.

민우 : 회장님...

태섭 : 해보겠다는 데, 말릴 이유가 뭐가 있어. (정연을 본다) 대신, 해보다가 안 되면 말고, 하는 식은 용납 못한다.

 

(민우, 날카로운 눈빛으로 정연을 보는데...)

 

 

씬5. 회의실 밖

 

(민우와 정연을 비롯한 직원들 나온다)

 

민우 : 황정연씨, 잠깐만 나 좀 봅시다. (앞서가면)

 

(정연, 노려보다가 따라가고.. 이때, 나타나는 강모... 그들을 보는데...)

 

 

씬6. 동, 비상계단

 

(다가오는 두 사람....

민우, 갑자기 정연을 잡아 벽에 몰아 부치더니 두 팔로 가둔다. 정연이 당황해서 밀어 내려는데 민우, 두 팔에 힘을 주며 버티고..)

 

정연 : 뭐하는 짓이야?

민우 : .. (빤히 노려보는데)

정연 : 비켜..! 안 비키면 소리 지를 거야.

민우 : 질러 봐.

 

(정연, 민우의 뺨을 치려는데 민우가 정연의 손목을 낚아채듯 잡는다)

 

정연 : 놔..! (빼내려 하지만 꼼짝 못하고)

민우 : (서늘하게) 겨우 이 정도도 해결 못하면서 거친 공사판 남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려고 합니까?

정연 : ...!!

민우 : 이보다 더 험한 꼴 당할 텐데 어떻게 상대할 거냔 말입니다..!

정연 : ... (노려본다)

민우 : 건설 현장을 상대하는 거, 남자도 하기 힘든 일입니다. 여자한텐 절대 무리란 말이에요. 알겠습니까?

 

(이때, 강모가 달려와서 민우의 손을 거칠게 잡아뗀다)

 

강모 : (민우를 노려보며) 가세요, 아가씨.

정연 : (민우에게) 이 정도에 물러 설 거라면 시작도 안 했어요.

민우 : ...

정연 : 그리고, 한번만 더 이런 무례한 행동하면... 조민우씨, 가만 안둘 거예요.

         부하직원이 아니라.. 이 회사의 회장 딸로서 말하는 거예요.

 

(정연이 간다. 강모, 정연 뒤를 따라가려는데 민우가 강모의 어깨를 움켜잡는다. 강모, 돌아보면...)

 

민우 : 내가 분명히 말했을 텐데... 니 아가씨, 내가 책임진다고...

강모 : 내가 있을 자린 내가 정해. 예전에도, 앞으로도 아가씬 내가 지켜. 더 이상 아가씨 괴롭히면, 너 날 상대해야 할 거야.

민우 : (어이없는 듯이) 니가 지금.. 나한테 협박할 처지라고 생각하냐?

강모 : 내 경고 무시 하지 마.

민우 : 제발 주제 좀 알고 까불어. 상대도 안 되는 놈이 달라붙는 거, 아주 귀찮으니까...

강모 : 상대가 되는 지 안 되는 지는 두고 보면 알아. (나간다)

민우 : ... (노려보는데)

 

 

씬7. 시멘트 공장 외경

 

(시멘트들이 쌓여 있고... 인부들이 트럭에 싣는 모습... 그 위로...)

 

정연 : (E) 최 사장님..!

 

 

씬8. 동, 사장실

 

(소박한 사장실 안... 사장과 직원이 있다. 정연, 견적서를 펼쳐 놓고...)

 

정연 : 그러지 마시고... 다시 한 번 견적서 검토, 부탁드릴게요.

사장 : 견적비 깎아 달라는 건데 검토는 무슨..

정연 : 사장님...

사장 : 딴 업체 가봐. 지금 그 돈으론 어림도 없어? 알아?

정연 :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장 : 아가씨, 대체 직급이 뭐야?

정연 : (자신 없게) 저... 곧 대리 달 거예요.

사장 : 건설에 기역자도 모르는 여자하곤 말 안 통하니까 남자 상사 오라고 그래.

정연 : 여긴 제 담당입니다. 제 상사하곤 상관없어요.

사장 : 뭐해? 이 아가씨 안 끌어내고?

 

(직원들이 정연을 잡아서 끌고 나간다)

 

정연 : (끌려 나가며) 사장님.. 사장님..!!

 

(정연이 나가고 나면 최사장이 얼른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최사장 : (수화기 들고) 납니다, 김사장... 곧 그리로 만보건설 여직원이 갈 겁니다.

 

 

씬9. 아파트 공사 현장

 

(인부들이 분주히 작업 중이다. 작업 지시를 하는 용역사장 옆에 정연이 졸졸 따라 다니며...)

 

김사장 : 야, 빨리 좀 해라. 그래가지고 언제 작업 끝내려구 그래.

정연 : 하도급 견적서만 검토해 달라니까요.

김사장 : 이봐, 아가씨? 용역비 그거 얼마나 된다고 깎겠다는 거야?

정연 : 깎고 안 깎고는 나중 문제고요, 일단 검토부터 해 보구...

 

(이때, 한 노인이 등짐에 벽돌을 쌓고 가려는데...)

 

김사장 : (말 끊으며) 이 영감탱이 또 왔네? 야, 십장 어딨어? 인부들 좀 잘 좀 뽑으라구 그랬지?

정연 : 김 사장님..

김사장 : (무시하며, 노인에게) 벽돌 그거 몇 개 올린거야? 그거 이리 대 봐.

 

(김사장이 노인의 등짐에 벽돌 몇 장을 더 올린다. 노인, 후들거리며 일어서서 짊어지고 가는데..)

 

정연 : 사장님..!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요.

 

 

씬10. 그 일각 / 공사장

 

(승용차가 서 있고, 운전석의 시덕과 조수석의 강모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김사장을 졸졸 따라다니며 뭔가 졸라대는 정연의 모습...

이때, 등짐을 지고 이층을 올라가던 노인이 무게를 못 이기며 옆으로 기울어진다. 벽돌이 밑으로 우르르 떨어지고..

정연, 비명을 지른다. 정연의 옆으로 떨어지며 깨지는 벽돌들...

강모, 그 모습을 보고 놀라는데..!!)

 

김사장 : (다가와서 정연의 멱살을 잡으며) 이봐요, 누구 모가지 날아가는 꼴 보고 싶어? 야, 이 여자 당장 끌어 내..!!

 

(십장과 다른 인부들이 정연을 끌어낸다. 강모, 승용차 안에서 그 모습을 보는데...)

 

 

씬11. 그곳, 승용차 안

 

(강모와 시덕이 차 안에 있고... 정연이 잔뜩 풀이 죽은 모습으로 그 옆을 지나간다.

강모, 그런 정연을 물끄러미 보는데...)

 

시덕 : 만보건설 회장 따님이 저게 무슨 꼴이냐?

강모 : 시덕아... 이번 지하철 공사 하청업체들에 관해서 알아봐야겠다.

시덕 : ..? (본다)

강모 : 지금 진행하고 있는 공사뿐만 아니라 과거 수주했던 공사까지 샅샅이 뒤져 봐. 분명 뭔가 구린 게 있을 거야.

시덕 : 갑자기 그건 또 왜?

강모 : 아가씨... 아무래도 내가 도와야 할 것 같아.

시덕 : (불만) 하, 증말.. 니가 이런다고 정연이가 고마워 할 것 같아?

강모 : ...

 

 

씬12. 선술집 안

 

(공사판의 그 노인이 혼자 안주도 없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들어서는 강모... 노인을 보더니 다가와 맞은편에 앉는다)

 

강모 : 안주도 없이 드세요? (주인에게) 여기 술국 좀 하나 주세요.

노인 : 나 알아?

강모 : 저 못 보셨어요? 아까 저두 공사판에서 일 했는데...

노인 : 내일부터 나오지 말래. 지들은 안 늙을 줄 아나? (마신다)

강모 : (얼른 잔에 술 따르는데)

노인 : 하긴, 나라가 썩었는데 공사판이라구 안 썩을 리 없지.. 도둑놈들 같으니라고..!

강모 : ..! (눈빛) 무슨 말씀이세요? 도둑놈들이라뇨?

노인 : (은밀히) 며칠 전에 내가 술에 취해서 공사판에서 잠들었는데... (말하려다가) 에이, 말을 말아야지..

         (막걸리, 손으로 젓는다)

강모 : (막걸리 입에 대며, 떠보듯) 몰래 자재라도 팔아먹나 보죠?

노인 : 나중에 돈 벌면 집 살 때 잘 보고 골라. 도둑놈들이 지은 건물은 언제 폭삭 무너질지 모르니깐... (막걸리를 마시는데)

강모 : ... (본다)

 

 

씬13. 만보건설, 여자 화장실 안 / 밖

 

(화장실 안에서 여직원 두 명이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고 있다.

지친 걸음으로 다가오는 정연... 화장실로 들어가려는데..)

 

여직원1 : (립스틱 바르며) 황정연은 능력도 없는 게 왜 하도급 업체는 들쑤시고 다니는 거야?

정연 : ...! (들어서려다가)

여직원2 : 그러게... 회장님 딸이라고 얼마나 도도하게 굴었으면 항의전화가 오늘만 수십 통이야.

정연 : ...!! (표정 굳는데)

여직원1 : 근데... 황정연 생모가 기생이란 거 정말이야?

여직원 2 : 그렇데... 그 여자가 바람까지 펴서 회장님한테 쫓겨났다고 하더라구...

정연 : ... (굳어진 채)

여직원1 : (E) 요즘 조민우 실장한테 꼬리치는 거 보면 역겨워 죽겠어.

여직원2 : (E) 맞아. 우리 실장님은 걔한테 관심도 없는 거 같던데..

 

(정연, 눈물이 차오르는데 주먹을 콱 쥐며 참는데서...)

 

 

씬14. 동, 기획실 안

 

(모두 퇴근하고 빈 사무실 안...

정연이 힘없이 들어서더니 자리에 주저앉는다. 길게 한숨 내쉬는데 민우, 실장실에서 나온다)

 

민우 : (다가오고) 소득 좀 있었습니까?

정연 : (오기) 네, 아주 잘 되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민우 : ... (잠시 보다가) 일어나세요. 나하고 급히 갈 데가 있어요.

정연 : ..?

 

 

씬15. 호텔, 바 안

 

(올드 팝송이 흘러나오고... 몇몇 상류층 자제들이 여자들을 데리고 파티를 하고 있다.

정식이 여자를 옆에 낀 채 친구들과 웃으면서 이야기 중이고...

이때, 민우가 정연을 데리고 들어서면...)

 

친구1 : (손들면서) 민우야, 여기...

정연 : (민우에게, 따지듯이) 뭐예요?

민우 : 말했잖아요. 사업상 아주 중요한 자리라고..

정연 : (기가 막혀서, 보면)

민우 : 지금부터 말 놓을게. 여기선 그게 좋아.

정연 : 이보세요, 조민우 실장님..!

 

(민우, 정연의 손을 잡더니 일행 쪽으로 간다. 정연, 얼떨결에 따라가고...

정식, 정연을 보자 인상 굳어진다)

 

정식 : (민우에게) 얜 왜 데리고 왔어?

정연 : ... (곱지 않은 시선으로, 정식을 보면)

민우 : (친구들에게) 소개할게. 이쪽은 만보건설 황태섭 회장 따님이신 황정연씨... (정연에게) 이쪽은 한국그룹 차남 이종철..

친구1 :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민우 : 이쪽은 동국은행 총재 장남 양인모... 대양상사 막내 장병삼... 거산 자동차 최욱선...

 

(친구들... 민우 소개에 맞춰 정연에게 정중하게 인사하는데..)

 

친구1 : (정식에게) 정식아, 만보건설이면... 니 동생이냐?

정식 : (기분 나쁜 듯 양주 홀짝이며) 동생은 무슨... 언제부터 우리 모임에 첩자식도 껴 줬냐?

정연 : ...!

정식 : 수준 떨어져서 같이 못 놀겠네, 증말...

 

(정연, 정식을 보다가 확 나가려는데 민우가 못 나가게 정연의 손을 잡는다)

 

민우 : (노려보며) 정식이 너, 말조심해라? 정연씨, 여기 내 여자 자격으로 왔어.

정연 : ..! (민우를 보면)

정식 : (조소하듯) 피는 역시 못 속인다더니... 너, 언제 또 조민우를 홀렸냐?

정연 : 뭐?

정식 : 민우야, 내가 충고 하나 하는데, 얘네 친 엄마...

 

(정연, 물 잔을 들어서 정식 얼굴에 끼얹으려는 순간...!!

민우, 그대로 정식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정식, 나동그라지고...)

 

민우 : (서슬 퍼렇게) 너, 한 마디만 더 해 봐. 어떤 꼴 당하나...

친구1 : 야, 왜들 그래? 오랜만에 만나서?

친구2 : 자 자, 분위기 바꾸자. 정연씨, 한잔 하세요.

 

(정연, 밖으로 나가버린다. 민우, 정식을 노려보다가 따라 나가고... 정식, 입가를 쓰윽 닦으며 분한 표정으로...)

 

 

씬16. 호텔 로비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오는 정연... 민우가 급히 잡아서 돌려 세우며)

 

민우 : 가지 마.

정연 : (화나서 눈물까지 고인 채) 왜? 나보고 니들 거들먹거리면서 노는 거 구경하라구? 정말 웃긴다?

         니 눈에, 내가 그렇게 쉬워 보여? 니 멋대로 가지고 놀 수 있을 거 같아? 착각하지 마, 너 같은 인간들, 딱 질색이니까.

민우 : ... (차갑게) 다 끝났냐?

정연 : 아니, 한 마디만 더 할게. 나, 언제까지 니 밑에 있지 않아. 너, 이런 모습들... 똑똑히 기억해 둘게.

         회사를 위해서도 너 같은 애 별로 도움 안되니까...

민우 : 쟤들, 우리 만보건설에 투자 할 사람들이야.

정연 : ..!!

민우 : 녀석들 투자금 정도면... 지하철 공사비 오프로 줄이는 것 보다 더 큰 수익이 될 거야.

         근데.. 너 방금 투자자들 앞에서 큰 실수를 했어.

정연 : ...

민우 : 나중에, 날 자르기 전에... 니가 그럴 자격이나 있는지 생각해 봐.

정연 : (지지 않고) 그래서? 오늘 나 여기 데려 와서 그 일 포기 시키려고?

민우 : ... (본다)

정연 : 미안하지만 나 그 일 포기 못해... 안 해.!

민우 : 능력도 안 되면서 오기만 부리는 거.. 나 별 매력 없어.

정연 : 매력? 내가 왜 너한테 매력을 풍겨야 되는데?

민우 : 너야 말로 착각 하지 마. 여자가 아니라 부하직원으로서의 매력을 말하는 거니까.

정연 : ...

민우 : 혼자 갈 수 있지? (돌아서서 간다)

정연 : .. (빤히 보는데)

 

 

씬17. 홍기표 저택 전경 (그 밤)

 

(규모가 있는 대저택이다)

 

 

씬18. 동, 서재 안

 

(실장이 된 김비서가 와 있다. 홍기표, 술잔을 기울이며...)

 

김실장 : 황태섭이 역세권 부근 땅까지 사들이고 있습니다.

기표 : 이대로 지하철 공사 황태섭한테 넘어가면 우리 대륙건설은 끝장이야.

김실장 : ...

기표 : 아직 시간이 있어. 그동안 입찰을 막을 방법을 찾아 봐.

김실장 : 알겠습니다.

기표 : 도무지 알수 없어. 천회장과 백회장, 조회장이 왜 갑자기 날 배신한 건지...

 

(이때, 노크소리와 함께 앞치마를 두른 미주가 과일 안주를 들고 들어선다)

 

미주 : 이것 좀 드세요. 안주할 게 과일 밖에 없어서...

기표 : 어, 놓고 가.

 

(이때, 거실 쪽에서 요란한 종소리가 들린다. 미주, 급히 나가는데...

홍기표, 종소리에 표정이 어두워지며...)

 

 

씬19. 동, 침실 안

 

(휠체어에 앉아있는 홍기표의 아내, 박정자... 하반신을 쓰지 못한다. 손에 종을 들고 요란하게 흔들어대며...

미주가 급히 뛰어 들어오고...)

 

미주 : 부르셨어요, 사모님.

 

(정자, 노려보며 계속 흔들어댄다. 미주, 얼른 종을 잡아서 멈추고는)

 

미주 : 어휴, 귀청 떨어지겠네.

정자 : (심술궂게 노려보며) 왜 이렇게 늦게 와?

미주 : 늦게 오긴요. 방금 화살처럼 달려오는 거 못 봤어요?

정자 : 나쁜 년... 니 년 땜에 나, 하루 종일 밥두 못먹구 굶었어.

미주 : 매달 마지막 날엔 외출해두 된다구 그러셨잖아요. 밥상두 다 차려놓구 갔더니만...

정자 : ... 가서 물 떠와.

미주 : 잠깐만 기다리세요.

 

(미주, 나가려는데 정자가 종을 흔든다. 미주, 돌아보면...)

 

정자 : 물 말고, 오렌지 주스 가져와.

미주 : 알았어요. (가려는데)

정자 : (또 종을 흔들며) 아냐, 물로 떠와.

미주 : (다가온다, 헝클어진 머리칼을 귀밑으로 넘겨주며, 다정하게) 우리 사모님, 하루 종일 심심했구나.. 그쵸?

         지금 나랑 놀고 싶어서 그러시는 거죠?

정자 : 누가 니깟 거 하고 놀고 싶데? 나가... 꼴도 보기 싫어.

미주 : 물하고 주스 다 갖다 드릴게요.

 

(미주가 나가고 나면 정자, 침대 위로 툭, 종을 던져 놓는데..)

 

 

씬20. 동, 거실

 

(미주가 안방에서 나온다. 홍기표가 서 있고... 미주, 미소 보이며 주방 쪽으로 가려는데...)

 

기표 : 미안하다, 미주야.

미주 : (본다)

기표 : 지금까지 열흘을 버틴 간병인이 없었는데...

미주 : 전 회장님이 나가라고 하실 때까지 여기 있을 거예요.

기표 : 고맙다... 내가 가져다 줄 테니까.. 그만 들어가서 쉬어.

미주 : 예, 회장님.. (가려다가) 참... 저번에 말씀드렸던 거요. 사람 좀 찾아달라고 했던 거...

기표 : (생각난 듯) 아, 참... 내가 요즘 정신이 없어서.. 오빠들이라고 했지? 사람들 시켜서 알아볼게.

미주 : 고맙습니다, 회장님... (시무룩하게 들어간다)

 

 

씬21. 동, 미주 방

 

(미주가 들어온다. 피곤한 듯 침대에 걸터앉는데.. 머리맡에 있는 빨간 신발 한 켤레... 미주, 신발을 집어 들고 물끄러미 보는데..)

 

미주 : (눈물이 고인다) 숨바꼭질 끝난 지가 언젠데... 이제 그만 내 앞에 좀 나타나 줘... 성모 오빠.. 강모 오빠...

 

 

씬22. 아파트 공사 현장 (그 밤)

 

(자재창고 앞이다. 경비가 후레쉬를 들고 순찰 중이다. 후레쉬 불빛이 빈 공사장을 쓱 훑고 지나가는데...

경비가 사라지고 나면, 숨어 있다가 모습을 드러내는 강모와 시덕...)

 

시덕 : 괜히 노인네 말만 듣고 뻘짓거리 하는 거 아냐?

강모 : 하도급 업체끼리 담합한다는 소문이 있어. 그거 무너뜨리려면 저 놈들 약점을 잡아내야 돼.

시덕 : 벌써 이게 몇 시간째야? 저 놈들이 허구헌 날, 자재를 빼돌리는 것도 아닐테구...

 

(이때, 통금을 알리는 싸이렌 소리가 들린다)

 

시덕 : 뭐야? 통금 싸이렌 불잖아? 아, 씨..

강모 : ..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방법을 바꿔야겠어. 저놈들, 장부를 찾는 게 빠를 것 같다.

시덕 : 장부? 무슨 장부?

강모 : 자재를 빼돌렸으면 분명 장물을 거래한 장부가 있을 거야. 그걸 찾자.

시덕 : 아, 몰라. 니 맘대로 해. (뒤로 벌렁 눕는다)

강모 : ... (말없이)

시덕 : 너, 정연이 너무 좋아하지 마라.

강모 : ... (본다)

시덕 : 니가 정연이 때문에 이러는 거보면 나 아주 복장 터져 죽겠어. 너한테 정연이가 가당키나 하냐?

강모 : 그런 거 아냐, 임마.

시덕 : (쯧쯧 혀 차고) 그런 거 아니긴.. 너, 가슴에 대못 박힐까 봐 겁난다.

강모 : ... (씁쓸하게 미소)

 

 

씬23. 조필연 집, 민우 방

 

(민우가 스텐드 불을 켜 놓고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때, 실내복 차림의 조필연이 들어서고..)

 

필연 : 고생이 많구나. 잘 되고 있지?

민우 : 걱정 마세요. 입찰 결과로 아버지 실망 시키는 일은 없을 거예요.

필연 : 그런 건 걱정하지 않는다. 황회장 딸하고 잘 되고 있는 거냐?

민우 : ... (본다) 그냥, 제 방식대로 하고 있어요.

필연 : 그래... 겪어보니까, 정연이란 애는 좀 어때?

민우 : .. (본다) 뭘 묻고 싶으신 거예요?

필연 : 지하철 공사를 성공시키고 나면, 만보건설의 위상은 지금하고 비교도 안될 만큼 커질 거다.

         그 정도면, 집안끼리 연을 맺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민우 : 저보고 결혼을 하라는 말씀이세요?

필연 : 나와 황 회장과는 공생의 관계야. 이왕이면 확실한 게 낫지 않겠냐?

민우 : 결국은 결혼이 아니라 거래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필연 : 사랑이든 뭐든, 주고받는 건 다 거래의 일종이니까...

민우 : .. (잠시 보다가, 쿨 하게) 그렇게 할게요.

필연 : 허락 한 거냐?

민우 : 허락은 언제나 아버지가 하셨잖아요. 전 그냥.. 아버지 뜻에 따르겠다는 겁니다.

필연 : (어깨를 다독이고) 내 아들이긴 하지만, 넌 늘 말이 잘 통해서 좋아.

 

(조필연이 밖으로 나간다. 민우, 씁쓸한 표정으로 바뀌며...)

 

 

씬24. 황태섭 집 거실 (낮)

 

(남숙과 정식이 있고, 문성중이 와 있다. 복자, 커피를 내려놓고는 수상쩍게 문성중을 살피며 나가고...)

 

남숙 : 그래서요? 지금 정연이 그 계집애가 공사비 줄이겠다고 현장을 쏘다닌다는 거예요?

성중 :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예...

남숙 : 그걸 회장님이 직접 해보라고 하셨구요?

성중 : 예...

남숙 : (속이 탄다, 주방 쪽에다가) 여기 냉수 한 사발 좀 떠와.

정식 : 엄마, 이러다 정말 회사 정연이한테 넘어가겠어.

남숙 : 절대 그렇게 안 돼. 이 엄마가 가만 안 있어.

정식 : 엄만 어떻게 맨날 말뿐이야. 나, 제대로 된 자리 하나 못 앉히구? 내가 친구들한테 얼마나 창피한 줄 알아?

남숙 : 지금 정연이 회사에 있죠?

성중 : 예.

남숙 : 회사 근처 호텔 커피숍으로 불러요. 내, 오늘은 그냥 안 넘어가.

 

 

씬25. 호텔 로비

 

(민우가 외국인 바이어 두어 명과 이야기하며 걸어 나온다. 입구에서 악수하고 헤어지는데...

이때, 호텔로 들어서는 정연.. 민우, 정연을 보고는 의아한 듯이...)

 

 

씬26. 동, 커피숍 안

 

(라이방 차림의 남숙이 혼자 앉아 있다. 정연이 다가가서 그 앞자리에 앉고)

 

정연 : 왜 보자고 하신 거죠?

남숙 : (두툼한 돈 봉투를 꺼내 놓는다) 당장 회사 그만 두고 집에서도 독립해.

정연 : .... (본다)

남숙 : 두둑하게 넣었어. 조그만 집 전세 값하고 몇 달 생활비는 될 거다.

정연 : 돈 집어넣으세요.

남숙 : 너도 이제 다 컸는데... 언제까지 내가 널 키워야 하니?

정연 : 집에선 나갈 테니 걱정 마세요. 하지만, 회산 못 그만 둬요.

남숙 : (노려보며) 못 그만 둬? 왜?

정연 : 몰라서 물으세요?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실 줄 알았는데..

남숙 : 못 된 것..! 아주 이젠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 니가 그 회사 물려받게 내가 가만있을 것 같아?

정연 : 새엄마 최대 실수가 뭔 줄 아세요?

남숙 : (본다)

정연 : (비웃듯) 아들 잘 못 키운 거... 정식이만 똑똑했다면 내가 감히 회사 넘볼 수나 있겠어요?

 

(정연, 일어서는데... 남숙, 따라 일어나 정연의 뺨을 갈긴다.

사람들, 놀라서 힐끔 거리고, 일각, 정연이 보이는 자리에 민우가 앉아 있다)

 

남숙 : 회사 꿈도 꾸지 마.

정연 : 여기 회사 앞이에요. 추태 부리지 마세요.

남숙 : 뭐? 추태?

정연 : 아버지가 아신다면 곤란한 건 새엄마예요.

남숙 : 너한테 회사 물려 줄 바엔 차라리 지나가는 개한테 주고 말아.

 

(남숙, 나가면.. 정연, 자리에 앉는다. 침착한 표정... 물을 마시려고 컵을 든 손이 떨리고...

그런 정연을 보는 민우, 잠시 안타까운 표정이 스친다.

정연, 물을 한잔 마시고 마음을 가다듬고는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이를 보는 민우의 표정에서)

 

 

씬27. 만보건설 기획실 안

 

(정연이 막 밖으로 나가려다가 민우와 마주친다. 민우, 잠시 정연을 본다)

 

민우 : 오늘도 하도급업체 찾아 갑니까?

정연 : 예.

민우 : .. (보다가) 힘들지 않아요?

정연 : 괜찮아요.

민우 : 힘들지 않은 척 버티면 좀 낫습니까?

정연 : (본다)

민우 : 고집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 세상에 그리 많지 않아요.

정연 : 가진 게 고집밖에 없는데... 해봐야죠.

민우 : ... (잠시 정연을 보다가, 문성중에게) 문 과장님..

성중 : 예, 실장님.

민우 : 지하철 공사 수주가 확정 되면, 투자금 팔십억이 들어올 겁니다. 그 돈 이용해서, 공사비 오프로 메울 방법 연구해 보세요.

성중 : 알겠습니다, 실장님.

 

(민우, 차갑게 들어간다. 정연, 그런 민우를 노려보다가 나가는데...)

 

 

씬28. 아파트 공사 현장

 

(한쪽에서 인부들이 시멘트 포대를 차에서 내리고 있다. 뚱뚱한 여자 경리가 시멘트 포대를 일일이 세며 장부에 적고 있고...

다른 일각, 강모와 시덕이 웃통까지 벗어 던진 채 짐 통을 짊어지며 일을 하고 있다. 김사장과 십장 다가오고...)

 

김사장 : (강모를 보고) 일들 잘하네. 저런 애들을 좀 뽑아 오란 말야.

 

(강모, 짐통을 짊어지고 가다가 잠시 멈춰서 경리를 본다)

 

강모 : 저 아가씨, 여기 경리 맞지?

시덕 : 어, 왜? 너 설마 이쁘다고 말하려는 거 아니지?

강모 : ... (물끄러미 보는데)

시덕 : 가, 강모야, 저기...

 

(강모, 보면 정연이 양 손 가득 막걸리 봉지를 들고 다가오고 있다. 강모, 정연을 보자 수건을 머리에 얹어서 얼굴을 가리고...)

 

정연 : 안녕하세요, 김 사장님.

김사장 : 아, 진짜 아침부터 짜증나게...

정연 : 제가 막걸리 사왔는데... (꺼내 놓으며) 다들 한 잔 씩들 하세요.

김사장 : (무시하고, 인부에게) 그걸 지급 삽질이라구 해? 저리 비켜 봐.

 

(김사장이 삽을 들고 시멘트를 퍼대기 시작한다. 시멘트 가루가 정연에게 쏟아지고..

정연, 어머, 놀라며 시멘트 가루를 뒤집어쓰는데... 강모, 일각에서 그 모습을 애처롭게 보며...)

 

 

씬29. 함바집 안

 

(인부들이 식판을 들고 식사중이다. 강모와 시덕이 밥을 먹으며 앉아 있고...)

 

강모 : (밥을 먹으며, 은밀히) 틀림없이 장물을 거래한 장부가 있을 거야. 그것만 손에 넣으면... 하도급업체 담합 깰 수 있어.

시덕 : 알아.. 아는데, 그게 어디 있는 줄 알고 찾냐구.

 

(이때, 뚱뚱한 경리 아가씨가 배식구에서 식판에 밥을 가득 담고 있다. 강모, 경리를 보는데...)

 

시덕 : 야, 저 밥 푸는 거 봐라. 완전 남산이다, 남산... 난 뚱뚱하고 밥 많이 먹는 여자, 아주 질색이야.

강모 : ... (잠시 보다가) 니가 한번 꼬셔 봐.

시덕 : 뭐?

강모 : 장부가 어디 있는지만 알아내면 돼.

시덕 : 야, 너, 정말 나한테 너무 하는 거 아니냐?

 

 

씬30. 동, 일각

 

(경리가 밥을 크게 푹 떠서 게걸스럽게 먹고 있다.

식판을 들고 다가오는 시덕.. 내키지 않는 듯이 잠시 강모 쪽을 보면... 강모, 얼른 하라며 고개 짓으로...

시덕, 경리 맞은편에 앉는다. 경리, 힐끔 보더니 밥을 먹는데...)

 

시덕 : 저기요... 오늘 저녁 때 시간 있으세요?

경리 : 왜요?

시덕 : 제가... 극장표가 두 개 있어서...

경리 : (쓱 훑어보고는) 저 눈 높거든요? (총각김치 들고 우적우적)

시덕 : 아, 예... 그러실 것 같았어요. (밥을 먹는다) 큰일이네. 파트너를 어서 구하냐..?

경리 : (먹다가)

시덕 : 사실은 다음 주에 학교 축제가 있거든요. 학과 카니발 때 파트너가 없어서..

경리 : 대학생.. 이세요?

시덕 : 예... 등록금 때문에 잠깐 공사판에 나와 있어요.

경리 : 어머 그러세요? 어쩐지, 이런 일 하는 사람처럼 안 보인다 했더니..

 

(일각의 강모, 시덕 쪽을 본다. 뭔가 열심히 말하는 시덕.. 경리, 입을 가리며 웃기까지...

시덕, 슬쩍 강모 쪽을 보며 죽겠다는 표정..)

 

 

씬31. 어느 달동네 골목길 (밤)

 

(으슥한 골목에서 두 사람이 키스를 하고 있다.

경리, 시덕의 양 볼을 두 손으로 움켜 쥔 채 쩝쩝거리며... 시덕, 온 몸을 부르르 떨며... 죽을 맛인데...

그 골목 모퉁이에서 강모가 등을 기댄 채 입가에 미소를 띠며...

경리와 시덕이 키스를 끝내고...)

 

경리 : 내일 봐요, 시덕씨..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시덕 : (지친 듯이, 입술 훔쳐내며) 예... 얼른 들어가서 주무세요.

 

(경리, 손까지 흔들어 보이고 가면... 시덕, 풀이 잔뜩 죽은 채 강모 쪽으로 다가가고...)

 

강모 : 알아냈냐?

시덕 : 몰라, 임마..! 내 소중한 첫 키스를 하필이면 쟤한테... 어휴 증말..! (입술 박박 문지르는데)

강모 : 장부 어디 있데? 있긴 있는 거야?

시덕 : (풀 죽어서) 사무실 금고 안에 있데.. 열쇠는 김사장이 항상 목에 걸구 다니구...

강모 : ...!!

시덕 : 기분도 더러운데, 오늘 밤에 금고 빼내서 박살 내 버릴까?

강모 : 섣부르게 건드리다 실패하면, 놈들이 오히려 증거를 빼돌릴 수 있어. 지하철 공사 입찰이 끝나면 다시 오자.

시덕 : 아, 내 아까운 입술... (박박 문지르며)

 

 

씬32. 사격장 안 (다른 날, 낮)

 

(조필연과 민홍기, 이성모, 고재춘이 나란히 사격을 하고 있다. 성모의 과녁 한가운데에 총알이 날아가 박힌다.

민홍기, 사격을 끝내고 성모의 과녁 쪽을 보며...)

 

홍기 : 사격 솜씨가 대단하군... 이봐, 조국장.. 좀 아깝다는 생각 안 드나?

필연 : ..? (본다)

홍기 : 이성모처럼 유능한 요원을, 고작 날 감시하는데 쓰는 거,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 같은데...

필연 : (성모에게) 자네 언제, 민국장님 감시한 적 있었나?

성모 : 그런 적 없습니다.

필연 : 넘겨짚는 건 여전하시군요.

홍기 : (필연을 본다) 난 조국장과 친분을 쌓고 싶은데... 자넨 날 적으로 생각하는 거 같아.

필연 : 내 적은, 각하를 음해하려는 적성분자들 뿐입니다.

홍기 : 그럼 다행이고..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나와 경쟁하려 들지 말게. 자네가 다치는 거, 원치 않아.

필연 : ... (싸늘하게 본다)

홍기 : 난 곧 이곳을 떠날 생각이야. 조국장처럼 투철한 국가관을 가진 사람이 이 정보부를 끝까지 지켜야 할 것 아닌가?

 

(민홍기, 조소하듯 웃으며 나간다. 조필연, 이를 갈듯이 보며...)

 

필연 : 아직도 시건방을 떠는 걸 보니... 홍기표가 지하철 공사건에 관해서 얘길 안한 모양이구만.

성모 : 얘기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자칫 이번 일로 민국장이 홍기표를 버리기라도 한다면...

필연 : 그건, 민홍기도 마찬가지야. 정계진출을 노리는 판에 유일한 돈 줄인 홍회장을 쉽게 내치진 못할 거야.

재춘 : 아무튼, 이번에 만보건설이 입찰만 따내면 국장님 앞길이 탄탄대로가 될 겁니다.

 

 

씬33. 동, 밖 대기실

 

(조필연과 성모, 재춘이 권총을 분해해서 총기청소를 하고 있다. 각자의 몸에 권총을 넣는 총띠를 두른 채...)

 

필연 : (총구를 들여다보며, 성모에게) 예전에, 죽이고 싶은 놈이 하나 있다고 했었지?

성모 : ..! (손길 멈춘다)

필연 : 사격장에서 보니까, 눈빛에 살기가 있던데... 아직도 원수 놈 가슴팍에 총알을 박아 넣고 싶은 건가?

성모 : (미소) 제가 그렇게 보였습니까?

필연 : 이젠 나한테 자네 속사정을 말할 때도 되지 않았나?

성모 : ... (본다)

필연 : 누구야? 그 원수라는 자가..

성모 : 제 부모를 죽인 놈입니다.

필연 : ... (잠시 보다가) 은혜는 천천히 갚아도... 복수는 오래 묵혀두는 게 아냐. (눈빛 서늘하게) 그 자가 누군지 말해 봐.

성모 : ... (보다가, 권총을 조립하기 시작한다)

필연 : 니가 곤란하면 내 손으로 해결해 줄 수도 있어.

 

(성모, 재빠른 손놀림으로 찰칵, 소리와 함께 권총 조립을 마치고..)

 

성모 : 마음만 고맙게 받겠습니다. 바쁜 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성모, 권총을 가슴팍에 꽂아 넣고는 정중히 인사하고 나간다)

 

필연 : 난 가끔, 저 놈 눈빛이 섬뜩할 때가 있어.

재춘 : 그래도, 국장님에 대한 충성만큼은 대단한 친굽니다.

필연 : 그래... 그건 내가 알지.

 

 

씬34. 동, 밖 복도

 

(걸어 나오는 성모.. 잠시 뒤돌아보고는)

 

성모 : (혼잣말) 기다려라, 조필연... 내가 곧 네놈들 심장을 뚫어줄 테니...

 

 

씬35. 홍기표 집 대문 앞

 

(오토바이가 다가와 선다. 헬멧을 써서 얼굴이 보이지 않은 채... 이성모다.

성모, 초인종을 누르면... 인터콤으로 미주의 목소리가 들리고..)

 

미주 (F) : 누구세요?

성모 : .. (대꾸 없이 계속 누른다)

미주 (F) : 누구냐구요..!!

 

(성모, 손에든 서류 봉투를 대문 앞에 놓더니 오토바이를 몰고 자리를 피한다.

잠시 후, 대문이 열리면 미주가 나와서 주변을 두리번거리지만 아무도 없다.

이때, 발밑의 서류 봉투를 발견하고는 집어 드는데... 봉투 겉면에 ‘홍기표 회장님께’ 글자가 적혀 있다.

그 일각, 헬멧을 벗은 성모가 오토바이에 앉은 채 미주를 보고 있다.

미주,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서류봉투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가는데...

성모, 그런 미주를 보다가 다시 헬멧을 쓰고는 오토바이를 몰고 가는데...)

 

 

씬36. 대륙건설, 회장실

 

(태섭과 민우, 주영국이 김실장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온다. 홍기표가 일어나서 맞이하고)

 

기표 : 황회장님께서 여기가지 직접 오시다니 놀랐습니다.

태섭 : 대륙건설이 이번 지하철 공사에 저희 들러리를 해 주시는데... 제가 직접 찾아와야지요.

기표 : ... (본다)

태섭 : (민우에게) 드리게.

민우 : (가방에서 서류를 꺼낸다) 대륙건설에서 제출 할 입찰 기획서입니다.

태섭 : 잘 부탁드립니다. 홍회장님...

 

(홍기표, 태섭을 노려보는데.. 이때, 전화벨 소리. 김실장이 전화를 받고는..)

 

김실장 : 회장님...

기표 : (일어서서 수화기를 건네받는다) 네...

미주 (F) : 저 미준데요. 회장님한테 우편물이 하나 왔어요.

기표 : ...? 어디서 온 건데?

태섭 : ... (뭔가 싶어서 보는데)

 

 

씬37. 홍기표네 집, 거실

 

(미주, 서류봉투를 들여다보며 전화중이다. 안방 쪽에서 종소리가 계속 울리고 있고...)

 

미주 : (수화기 들고) 겉봉투에 그냥 회장님 이름만 적혀 있는데요? (종소리 요란하자 안방 쪽에다가) 금방 갈게요, 사모님..!

         (수화기에다가) 아니에요. (사이) 예..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미주, 봉투를 테이블 위에다가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미주 : 가요, 가..! 지금 간다니까요..!! (급히 가는데)

 

 

씬38. 대륙건설 회장실

 

(홍기표, 수화기를 내려놓고 다가오는데..)

 

태섭 : 바쁘시군요.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일어서려는데)

기표 : 건대협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어땠는지 아십니까?

태섭 : (본다)

기표 : 높으신 양반들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발바닥까지 핥다시피 했어. 그걸 당신이 날로 삼키려고?

         두 눈에 흙이 들어가도 난 절대 그 꼴 못 봐.

태섭 : 이봐, 홍회장... 당신 아직 상황 파악 못 했구만...

         이번 지하철 공사 뿐만 아니라... 그 어떤 공사도 내 동의 없이는 수주 못 따내.

기표 : (노려본다)

태섭 : 내 그간 정리를 봐서... 대륙건설 망하게 하지는 않게 해 주겠소.

 

(황태섭과 주영국, 조민우가 밖으로 나온다.

홍기표, 기획안을 집어 들고는 바닥에 내동댕이치는데...)

 

기표 : 지금 당장 천회장과 조회장, 백회장 한테 연락 해. 내, 오늘 사생결단을 내고 말테니까..!!

 

 

씬39. 동 밖, 복도

 

(황태섭 일행들이 걸어 나온다)

 

태섭 : 저 놈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건대협 회장들 소집 해 놔.

민우 :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태섭 : (걸음 멈추고, 본다)

민우 : 지금 아버님께서 만나고 계십니다.

태섭 : 조국장님이...?

 

 

씬40. 요정집 방안

 

(조필연과 고재춘이 있다. 천, 백, 조회장이 모여 있고... 회장들, 조필연이 따라주는 술잔을 받으며...)

 

필연 : 요즘 우리 감찰국에서 기업 비리를 캐고 있습니다.

좌중 : ..! (긴장)

필연 : 황태섭 회장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건대협의 여기 세분만큼은 절대 건드리지 말아 달라.. 그분들은 나의 동지다....

좌중 : ...

필연 : 좋게 들으면 우정 같지만.. 난 절대 정치가나 기업인들 사이에 우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본다, 눈빛) 세분, 회장님들.. 혹시 황회장한테 치명적인 약점 같은 거 잡힌 게 있습니까?

좌중 : ... (당혹)

천회장 : 약점이라니요? 저희는 그런 거 절대 없습니다.

백회장 : 우린 그저 친목으로 다져진 사입니다. 믿어주십시오, 국장님.

필연 : 그럼 여러분들도 황회장의 신의를 믿고 계신다 그겁니까?

조회장 : 그럼요. 회사를 경영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믿음입니다.

필연 : 좋습니다. 그런 믿음이라면 절대 깨질 리가 없겠죠. 만약... 여기계신 세분께서 황회장을 배신한다면...

         다른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반드시 캐낼 테니 그런 줄 아십시오.

좌중 : .. (긴장)

필연 : (잔을 들고) 자, 한잔들 합시다. 여기 계신 분들의 사업번창과 건강을 위해서...

 

(다들 잔을 들고 건배 한다. 서로 눈치를 살피며 마시는데...)

 

 

씬41. 로열클럽 밀실 안

 

(홍기표가 경직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경옥이 있고... 경자가 홍기표 옆에 붙어서 술을 따라주며...)

 

경옥 : 아마 건대협 회장님들, 아무도 안 오실 거예요.

기표 : 혹시 뭐 들은 거라도 있어?

경옥 : .. (본다)

기표 : 대체 무엇 때문에 그 사람들이 날 배신하고 황태섭한테 붙었는지.. 혹시 자네가 아는 게 있냔 말이네.

경옥 : 둘 중에 하나 아니겠어요? 홍회장님이 싫어졌거나.. 아니면 황태섭 회장한테 뭔가 단단히 목덜미를 잡혀 있거나...

기표 : .. (답답하다, 술을 한잔 마시는데)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경자가 수화기를 집어 드는데..)

 

경자 : 네...

성모 : (F) 홍기표 회장님좀 바꿔 주시겠습니까?

경자 : 잠시만 기다리세요. (홍기표에게) 회장님... 전화 왔습니다.

경옥 :...? (보는데)

기표 : 나? (다가가서 수화기를 든다) 여보세요?

성모 : (F) 제가 보낸 우편물은 열어보셨습니까?

기표 : ...? 우편물이라뇨?

성모 : (F) 아직 안 열어보셨군요. 그 안에.. 황태섭의 입찰을 막을 비책이 있습니다.

기표 : ..!! (놀란다) 방금... 입찰을 막을 비책이라고 하셨소?

경옥 : .. (본다)

기표 : 당신 누구요?

 

 

씬42. 중정 안, 사무실

 

(성모가 전화중이다)

 

기표 : (F) 혹시... 민홍기 국장님이 보내셨습니까?

성모 : ... 난 그런 분 모릅니다.

기표 : (F) 그럼 대체 왜 저를 도와주시는 겁니까?

성모 : 황태섭한테, 뼛속 깊이 원한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줄만 알고 계십시오.

 

(성모, 수화기를 놓는다. 눈빛 번뜩이며...)

 

 

씬43. 홍기표 집, 거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정자.. 미주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정자의 발톱을 깎아주려는데 정자, 반항하고...)

 

정자 : 싫어..! 나 발톱 안 깎는다니까?

미주 : 보세요. 그 동안 안 깎았더니 발톱이 완전 매 발톱이란 말이에요. 이러다 쥐두 잡겠네.

정자 : 너 지금 날 무시하는 거지? 그치? 움직이지도 못하는 발이라고 무시하고 있잖아.

 

(미주, 한숨 내쉬는데.. 이때, 홍기표가 급히 들어서며)

 

기표 : 나한테 온 우편물 있지? 그거 어딨어?

미주 : (테이블 위 봉투를 건네며) 이건데요?

 

(홍기표, 겉장을 살피더니 급히 서재 쪽으로 들어가고... 미주, 무슨 일인가 싶어서 보는데..)

 

 

씬44. 동, 서재 안

 

(들어서는 홍기표.. 마음 급하게 봉투를 열어본다. 봉투에서 나오는 사진들과 타이핑 된 문서들...

홍기표, 눈이 휘둥그레지며 읽어보는데... 부들부들 떨리는 손...)

 

기표 : 황태섭.. 네놈이 회장들을 손아귀에 넣고 주무른 이유가 고작 이런 거였냐? (미친 듯이 소리 내서 웃기 시작한다)

         그래... 어디 네놈이 휘두른 칼에 한번 찔려 봐. 내 앞에서... 피눈물 좀 흘려 보라구.! (웃는데)

 

 

씬45. 입찰장 건물 앞 (다음날 낮)

 

(재수가 문을 열어 주면... 황태섭과 주영국, 조민우가 승용차 안에서 나온다.

가죽점퍼 차림의 강모와 시덕, 사내들이 일제히 인사를 하는데... 태섭과 민우, 안으로 들어간다)

 

영국 : (강모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입찰 끝날 때까지 잘 지키고 있어.

 

(주영국이 들어가고 나면 강모, 주변을 살피는 날카로운 눈빛...)

 

 

씬46. 입찰장 안

 

(아무도 없다. 황태섭과 조민우, 주영국이 들어서서 자리에 앉고..)

 

태섭 : (여유만만하다) 우리가 좀 일찍 왔나 보군. 네 시라고 했지?

민우 : 예.

 

(벽에 걸린 시계... 세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 (시간경과)

(세시 오십분을 가리키고 있는 시계 바늘... 황태섭과 민우가 초조해 있다. 주영국이 급히 들어서면)

 

태섭 : 어떻게 됐어?

영국 : 다들 회사에서는 떠났다고들 하네.

태섭 : 근데 왜 한 명도 안와?

민우 : (굳어진 채) 절대 안 올 리가 없습니다.

태섭 : 지금 십분 전이야..! 뭐가 잘못된 거 아냐?

 

 

씬47. 로열클럽 밀실 안 (같은 시각)

 

(천회장과 백, 조회장, 박회장들이 모여 있다.

홍기표가 자료들을 앞에 놓고 그들을 노려보고 있고...)

 

박회장 : 대체 그 안에 뭐가 있길래 그러십니까?

천, 백, 조 : ... (주눅이 든 채)

기표 : 이 안에 있는 세분 회장님들의 치부들은 제가 가슴에 묻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이제부터 다시 본래의 건대협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천회장 : ... 황태섭이 우릴 가만 두지 않을 겁니다.

기표 : 그럼.. (눈빛) 황태섭만 무섭고 이 홍기표는 무섭지 않단 말입니까?

백회장 : 황태섭 뒤에 조필연 국장이 있습니다. 우린 조국장한테 협박까지 받았어요.

기표 : 여우를 잡으려면 호랑이를 풀면 됩니다. 그 문젠 나한테 맡겨두세요.

 

 

씬48. 입찰장 안

 

(한명석이 들어선다. 네 시 정각을 가리키고 있는 시계... 황태섭과 민우, 주영국이 굳어진 채...)

 

명석 : 지금 이 시각까지 만보건설 한군데만 입찰을 신청했습니다.

         이에, 규정에 따라 이번 지하철 공사 입찰 건은 무효가 됐음을 알립니다.

태섭 : ...!! (굳어진다)

민우 : (이를 악물며)

명석 : 앞으로 보름 후에, 재입찰을 할 예정이니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한명석이 밖으로 나가자 황태섭이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태섭 : 지금 당장, 그 놈들 어디 있는지 알아 봐..!!

강모 : (E) 로열클럽에 모여 있습니다.

태섭들 : ... (보면)

강모 : (다가온다) 방금 확인했습니다. 홍기표 회장 주도하에, 다들 그곳에 모여 있습니다.

태섭 : 홍기표, 이놈이 기어이..!!

 

 

씬49. 중정, 감찰국장실

 

(조필연과 성모와 고재춘이 심각하게 TV를 보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시국 담화문 발표 화면이 나오고 있고...

이때, 전화벨소리가 울리면...)

 

필연 : (수화기 들고, 여유롭게) 네... 어, 그래 민우야. (사이, 놀라며) 뭐? (다급하게, 재춘 쪽에다가) 티브이 꺼 봐.

재춘 : (얼른 TV를 끈다)

필연 : (수화기를 들고)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대체 일을 어떻게 했길래...!! (하다가, 화 참으며) 알았다, 곧 가마.

         (수화기를 쾅 내려놓는데)

재춘 : 무슨 일이십니까?

필연 : 입찰에 실패 했다.

재춘 : 예?

필연 : 건대협 회장들이 뒤통수를 쳤어. 재춘이, 너 따라 와..!!

 

(조필연과 고재춘이 급히 나간다. 성모,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번진다)

 

 

씬50. 로열클럽 앞

 

(박소태와 대륙건설 쪽 사내들이 진을 치고 있다.

이때, 다가와 서는 황태섭쪽 승용차... 강모가 운전석에 앉아 있다.

황태섭과 조민우, 주영국, 강모가 차에서 내리는데 지프차가 급히 다가와 선다. 조필연과 고재춘이 내리고...)

 

필연 : 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된 거요.!

태섭 : 저도 저 안에 들어가 봐야 알겠습니다.

 

(조필연과 황태섭 일행들이 클럽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박소태와 사내들이 우르르 몰려들며 문 앞을 가로막는다)

 

태섭 : 뭐야?

소태 : 저희 회장님께서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태섭 : 뭐?

필연 : (나선다) 비켜.

소태 : 이 아저씬 또 뭐야? 눈이 있으면 상황 좀 살펴 봐. 여기가 어디라구 함부로..

 

(조필연이 박소태의 뺨을 후려친다.

박소태, 발끈하고.. 사내들도 한꺼번에 덤벼들려는 순간 고재춘이 권총을 꺼내 박소태의 머리통에 겨눈다)

 

재춘 : 대가리에 구멍 나기 싫으며 비켜, 이 양아치 새끼들아...!!

 

(사내들, 권총을 보자 우르르 길을 터주는데..

고재춘, 권총 탄창 쪽으로 박소태의 머리통을 갈겨버리고..!! 조필연들이 들어가는데...)

 

 

씬51. 동, 밀실 안

 

(문을 박차고 들어서는 황태섭.. 그 뒤에 주영국과 민우, 강모가 들어서고.. 맨 뒤에 조필연이 들어서는데..

천, 백, 조, 박회장과 홍기표가 모여 있다)

 

기표 : 오셨습니까, 황회장님? 아, 조필연 국장님도 오셨군요.

태섭 : (노려보는데)

필연 : (나선다, 회장들을 노려보며) 당신들.. 내가 경고 했을 텐데...

홍기 : (E) 어서 오게, 조국장.

 

(회장들에게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뒤쪽의 민홍기가 몸을 일으킨다. 필연과 태섭들, 굳어지는데...)

 

홍기 : 자네가 건실한 기업인들을 협박하고 다닌다더니.. 소문이 사실이었군.

필연 : 방금 대통령 담화도 보지 못했나? 정보국 국장이란 자가 이런 데나 다닐 시국이 아닌 것 같은데..

홍기 : (일어선다) 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국장이라고 다 같은 국장인 줄 알아?

필연 : 정보국이나 감찰국이나 뭐가 다른데?

홍기 : 뭐?

필연 : 내 군화발 밑에서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할 때.. 그때 널 짓이겨버렸어야 했어.

홍기 : 너, 이 새끼..!!

 

(민홍기가 품에서 총을 꺼내 겨눈다. 동시에 조필연이 총을 꺼내는데.. 서로 겨누는 두 사람... 좌중, 놀라는데...)

 

홍기 : (총을 겨눈 채) 기업인들 등이나 처먹는 주제에 뭐가 어쩌고 저째?

필연 : 이 사람들 등 처먹는 건 너야. 이런 더러운 시궁창을 파헤치는 게 나 같은 감찰국장의 임무고.. 알아?

홍기 : 그래서? 내 비리를 파헤쳐보겠다?

필연 : 내가 못할 것 같아?

홍기 : 해 봐, 이 새끼야..! 너는 무사할 것 같아? 내가 너 하나 못 죽일 것 같아..?

 

(이때, 노크소리...)

 

필연 :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

 

(문이 열리며 경옥과 지배인이 들어선다. 조필연과 민홍기, 경옥을 보자 얼른 권총을 거두는데...)

 

경옥 : (잠시 보다가) 옆방에 기자들이 와 있습니다.

 

(조필연, 민홍기를 노려보다가 밖으로 나간다. 고재춘이 따라 나가고...

황태섭, 회장들을 노려다가 나가려는데..)

 

기표 : 황태섭 회장..!

태섭 : (본다)

홍기 : 별 것도 아닌 걸로, 더 이상 건대협 회장들을 협박할 생각 하지 마시오. 당신... 남산 지하실에 꺼꾸로 매달리는 수가 있어.

 

(황태섭, 잠시 노려보다가 나가면... 민우와 강모, 주영국들이 따라 나가고.. 경옥, 무표정하게 사태를 보는데...)

 

 

씬52. 만보건설, 회장실

 

(황태섭과 조필연이 단 둘이... 필연, 책상을 내리치며..!!)

 

필연 : 다 된 일이라고 하지 않았소..!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한 거요?.

태섭 : 착오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필연 : 착오라니? 전쟁터에서 총 맞아 죽은 다음에 그게 변명이나 될 거라고 생각하시오?

태섭 : ... (깊은 한숨)

필연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지하철 공사 따 내시오. 만약 다음번 입찰에도 실패하면... 그땐 황회장, 각오하셔야 할 거요.

 

(조필연이 일어서서 나간다. 황태섭이 그쪽을 노려보며..)

 

태섭 : 내가 네 놈이나 살리려고 이 짓 하는 줄 아냐? (인터콤 누르고) 지금 당장 회의 소집 해.

 

 

씬53. 동, 회의실

 

(황태섭과 주영국, 조민우와 기획실 직원들, 정연이 모여 있다. 입구 쪽에 강모가 서 있고..)

 

태섭 : 이제부터 정면승부다. 무조건 대륙건설보다 입찰 단가가 낮아야 돼. (정연에게) 공사비 줄이는 문젠 어떻게 됐어.

정연 : (당황) 지금... 하도급 업체들과 접촉입니다.

태섭 : 언제까지 접촉만 할 거야? 결과가 있어야 할 것 아냐, 결과가..!

강모 : .. (정연을 본다)

태섭 : 정연이 넌 이번 일에서 손 떼.! (민우에게) 조실장이 맡아서 총공사비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줄여 봐.

         (좌중에게) 명심들 해. 대륙건설 보다 입찰 단가 높으면 우리 다 끝장이야..!!

 

(일각의 강모, 시무룩한 정연을 보다 밖으로 나온다)

 

 

씬54. 동 밖, 복도

 

(시덕 기다리고 있는데... 강모, 나오며....)

 

강모 : 애들은?

시덕 : 밖에서 다 대기하고 있어.

강모 : 아가씨나 돕자고 시작한 일인데... 일이 의외로 커졌어.

시덕 : 그러게...

강모 : 김사장이 팔아먹은 장물 증거만 찾아내면 하도급업체 담합, 충분히 깰 수 있어.

         지하철 공사 견적비도 다시 낼 수 있고... 가자..

 

(강모와 시덕이 가는데..)

 

 

씬55. 동, 회의실 밖

 

(조민우와 문성중, 직원들이 나온다. 정연이 풀이 죽은 모습으로 나오는데..)

 

민우 : (성중에게) 지금 당장 하청업체 사장들, 불러 모으세요.

성중 : 알겠습니다. (바쁘게 간다)

민우 : (정연에게) 도움 될 만한 자료 있으면 내 놔 봐요.

정연 : ...

민우 : 지금까지 해놓은 게 있을 거 아닙니까?

정연 : 아무래도 하도급업체끼리 가격 담합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업체나 견적 비용이 다 똑같은 게...

민우 : 공사비용 줄이겠다고 큰 소리 치더니.. 고작 한다는 게 하도급업체 끼리 담합이나 하게 만들었습니까?

정연 : ...

민우 : 능력 없이 오기만 부리니까... 이런 결과가 오는 겁니다. (돌아서서 간다)

정연 : ... (한숨 내쉬며)

 

 

씬56. 현장 사무소 앞

 

(승용차가 세 대가 다가와 선다. 차에서 내리는 강모와 시덕, 사내들... 강모, 눈빛을 번뜩이며 보는데...)

 

 

씬57. 동, 사무소 안

 

(김사장이 어디론가 전화중이다. 경리와 십장들이 있고...)

 

김사장 : (수화기 들고) 걱정 마세요, 우리끼리 똘똘 뭉치면 아무리 만보건설이라도 함부로 못합니다.

 

(이때, 문을 박차고 들어서는 강모와 시덕, 사내들... 경리, 시덕을 보며 놀라는데...)

 

김사장 : 당신들 뭐야?

 

(강모, 다가가서 김 사장의 수화기를 빼앗아 전화 끊는다)

 

강모 : 당신들, 그 동안 자재 팔아먹었지? 그 장물 거래한 장부 어딨어?

김사장 : 장물이라니? 이 사람들 미쳤구만? 경찰을 불러야 정신을 차리나...

 

(김사장, 다이얼을 돌리는데 강모가 김사장 목에 걸려 있는 열쇠를 잡아 뜯는다. 김사장, 그제야 놀라서 보는데...

강모, 시덕에게 열쇠를 주면... 시덕, 한쪽에 있는 금고를 따고 장부를 꺼내서 펼쳐 본다)

 

시덕 : 이거, 맞네... 찾았다.

강모 : (김사장에게) 경찰서에 신고하세요. 누구 손에 수갑이 먼저 채워지는지 알게 될 겁니다.

김사장 : ... (겁에 질린 채) 대체, 왜들 이러시는 겁니까?

 

(시덕이 장부를 건넨다. 강모, 장부를 펼쳐 보고는...)

 

강모 : 많이도 해드셨네요... 이정도면, 거물급이라고 경찰들이 아주 좋아 할 겁니다.

김사장 : 하, 한번만 살려 주십시오... 보아하니 경찰들은 아니신 것 같고... 원하시는 게 뭡니까?

강모 : ... (보는데)

 

 

씬58. 만보건설 회의실 안

 

(최사장을 비롯한 십여 명의 하도급업체 사장들이 모여 있다.

민우가 회의를 주재중이고... 정연과 문성중, 기획실 직원들이 한쪽 구석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사장들의 거센 반발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최사장 : 대체 여기서 뭘 어떻게 더 깎자는 겁니까?

사장1 :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

사장2 : 우리도 살아야 할 것 아닙니까?

민우 : 아직 제 설명 끝나지 않았습니다. 잠시만 제 말을 경청해 주세요.

최사장 : 우린 더 들을 것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만보건설 살찌워야 되니깐 우리 보고 뼈를 깎으란 소리 아닙니까?

사장1 : 우린 절대 이 가격에서 한 푼도 못 깎아 줍니다.

민우 : 우리가 살아야, 여러분들도 삽니다.

최사장 : 그건 우리가 할 소리에요. 우리 같은 하도급업체들이 살아야, 만보건설도 살 것 아닙니까?

 

(정연,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보며... 마음 무겁게...

이때, 강모가 회의실 앞문으로 들어선다. 정연, 뭔 일인가 싶어서 보는데...)

 

민우 : 뭐야?

강모 : ... (잠시 민우를 보다가 좌중을 본다, 눈빛) 여기계신 사장님들..!

         우리 만보건설과 가격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좌중, 저건 또 뭐야? 웅성대는데...

이때, 시덕이 김사장을 데리고 들어선다. 소란스러웠던 좌중이 김사장을 보자 조용해진다.

민우,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며 강모를 보는데... 강모, 정연을 본다. 시선 마주치는 두 사람...

강모, 자신감 넘치는 눈빛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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