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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대본

[나의 첫번째 애인, 엄마의 마지막 애인]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10.05|조회수580 목록 댓글 1

[나의 첫번째 애인, 엄마의 마지막 애인]

 

 

 

 

 

 

 

 

 

  S#.1 예식장
 


하얀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 앞에 새초롬하게 앉아있던 은지,

예식장 뒤쪽을 쳐다보면 막 입장하려고 서있는 준기,

주변을 보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은지NA [사랑하는 사람의 결혼식에서 피아노를 치는건 너무나 쓸쓸한

일이다.

 

은지, 쓸쓸해진 얼굴로 피아노 연주 시작한다.

은지, 피아노 연주 하면서 돌아보면 준기, 환하게 웃으면서 걸어 들어온다.

은지, 그런 준기의 모습에 속상해서 고개 돌려 치고있던 피아노 건반을

쳐다본다.

 

은지NA [하지만 피아노를 치느라, 환하게 웃는 그를 쳐다보지 않아도

되는건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준기 앞에 가서 서자, 은지, 피아노 잠깐 멈추고 준기 보면

준기, 환하게 웃으면서 하객들에게 인사한다.

은지, 그런 준기 바라보다가 돌아앉으면서

웨딩마치 천천히 연주하기 시작한다.

 

은지NA [이렇게 쓸쓸한 기분이면서도, 내가 그의 결혼식에서 피아노를

치는데는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다.

 

S#2. 교실(D)
 

F.I

방과후 아이들 종례 마치고 가방 챙기고 있다.

은지도 자기 자리에서 가방 챙기고 있다.

 

은지NA [두달 전, 유치하게도 난 우리반 반장인 홍현우를 좋아했다.

 

은지, 앞에 서서 수다를 떠는 현우를 쳐다본다.

현후, 앞자리 책상에 걸터앉아 미소,

초롱이에게 자기가 어제 채팅했던 내용을 얘기하고 있다.

 

현우 [글세... 한참 대화를 하다가 몇 학년이냐고 물으니까. 고2라는

거야.

초롱 [정말? 그래서?

현우 [그래선 뭐. 나는 고3이라 그랬지.

초롱 [정말이야? 그래도 돼?

현우 (잘난체 하며) 어때? 채팅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정신

연령만 맞으면 되지.

미소 (현우에게) 나도 채팅하는데, 니 아이디 뭐야?

현우 [디카프리오.

 

은지, 입모양으로 '디카프리오' 발음한다.

누군가 가방을 은지 책상에 탁 내려놓는다.

은지, 올려다보면 희수다.

희수, 좋아서 씩 웃으면서

 

희수 [집에 가자.

은지 (쌀쌀맞게) 넌 어린애니. 맨날 같이 가게. 난 혼자 다닌다 그랬

잖아.

희수 (그런 은지 가방 집어서 들고 나가며) 그럼 혼자 가. 난 가방

만 들어 줄테니까.

 

은지, 기가 막혀서 본다.

 

S#3. 거리 (D)
 

 

희수 [채팅하게? 누구랑?

 

은지와 희수 집으로 가는 길이다.

희수, 은지 것까지 가방 두 개를 등에 지고 있다.

 

은지 [그건 몰라두 되구. 채팅할려면 어떻게 들어가냐구?

희수 [컴퓨터 샀어? 니네 집에 컴퓨터두 없잖아.

은지 [외삼촌네 가면 있어. 어떻게 들어가는지나 말해.

희수 [아이디는 알아?

은지 [알아.

희수 (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뭔데?

은지 [디카프리오.

희수 [야, 디카프리오랑은 채팅 못해. 그냥 디카프리오의 인터넷 사

이트에 들어가는거면 몰라도.

은지 [진짜 디카프리오 말구, 어떤 얘 아이디가 디카프리오라면 말

야.

희수 [그게 그거잖아.

은지 (멍청하긴) 됐어.

희수 [그러지 말구 컴퓨터 한 대 사달라 그래. 컴퓨터 사면 공짜로

채팅이랑 그런거 다 가르쳐 줘.

은지 [얼마나 할까?

희수 [이백만원 짜리도 있고... 삼백만원 짜리도 있구... 용량에 따라

달라.

은지 (답답해서) 내가 쓸 거 살려면 얼마냐구?

희수 [그럼 중고루 사든가. 새거 사서 망가뜨리면 아깝잖아.

은지 (그 말에 자존심이 상해서 희수 노려보는데),,,,,,

강여사off 희수야.

 

희수와 은지 돌아보면 장바구니 든 강여사 맞은편에서 걸어온다.

 

강여사 [여기서 뭐해? 학교 끝났으면 집으로 가야지 어디루 가는거

야?

은지 [안녕하세요?

희수 [얘네 집까지 가방을 들어다 주고 갈께요.

강여사 (은지 보며) 아니 왜 가방을 들어다 줘? 어디 아파?

희수 (히죽거리면서) 그냥 들어다 주는 거에요. (하다가) 할머니 얘

얼굴 잘 봐두세요. 나중에 저하구요....

은지 (그런 희수 어깨 탁 치면서, 앙칼지게) 야!

희수 (아파서 어깨 만지며) 아야.

강여사 (O.L 기가 막혀서) 아니 이게 무슨 짓이야? 우리 희수가 뭘

잘못했어? 나 참. 가방 들어다 준다는 것도 기가 막힌데, 왜

때려?

희수 (말리면서) 그게 아니구요. 할머니....

 

은지, 고개 숙이고 있지만,

전혀 잘못한 거 없다는 얼굴로 희수를 흘겨본다.

 

S#4. 은지의 집 거실 (D)
 

24평형 빌라의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는 내부.

2인용 식탁, 심플한 디자인의 소파,

식기 세척기 등 모녀만의 정돈된 살림살이를 느낄 수 있다.

은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박여사 앞치마 두르고 부엌에서 나온다.

 

박여사 [우리 은지 왔어?

은지 [......(보고는 달려가서 안기면서) 할머니이....

박여사 (안아 주면서) 그래.... 학교 재밌어? 친구들이랑 잘 놀고?

은지 (고개 젓는다)

박여사 [왜에?

은지 [컴퓨터 때문에요. 우리반 애들은 다 컴퓨터 있는데... 저만 없

어요.

박여사 [그래....?

은지 [요즘은 컴퓨터 모르면 정말 왕따되거든요. 원시인이라고 놀리

구요.

박여사 [왕따? 그럼 안되지.... 에미한테 하나 사달라 그래.

은지 (기운없는) 벌써 열번도 넘게 말했어요.

박여사 [할미가 얘기해 줘?

은지 (기대했던 대답인지라) 정말이요?

박여사 [걱정 마라. 에미가 안 사주면 내가라두 사줄테니까.

 

하는데 영혜 들어온다.

회색 웃옷과 바지를 입고 있다.

 

영혜 (박여사 보고도 냉냉하게) 엄마 왔어?

박여사 (은지에게) 할미가 저녁 해줄게.

 

S#5. 식탁(E)
 

영혜와 은지 앉아 있고 박여사,

막 끓는 찌개 식탁 가운데 놓고 앉으면서

 

박여사 [마른 반찬만 해먹지 말고, 국이나 찌개같은 것 좀 해먹어. 한

참 크는 애가 있는데 잘 먹어야지.

영혜 [알아서 해.

박여사 [알아서 하긴.... 냉장고 보니까 죄다 수퍼에서 사다 먹는 반찬

뿐이던데.

영혜 [얜 그런걸 더 좋아해. 애잖아요.

은지 [....(그런 영혜 기가 막혀서 쳐다보고)

박여사 [너두 그래. 옷도 좀 밝은걸로 입고.... 맨날 우중충하게.

영혜 [혼자 사는 여자라고 화장도 진하게 하지 말래며?

박여사 [츳츳.... 에미가 애 앞에서 말 잘한다... (하다가 은지 보곤) 그

컴퓨턴가 그거 얼마나 하냐?

은지 (영혜 눈치 보며) 이백만원도 하구 삼백만원두 하고 여러 가지

래요.

박여사 [니 오빠네 집에도 두 대나 있잖니. 은지도 그거 하나 사줘라.

그거 없어서 왕따 당하게 생겼댄다.

영혜 (은지 보며) 안되는 거 알지?

은지 [난 아무말도 안했어.

박여사 [하나 사줘라. 돈 없으면 내가 사주구...

영혜 [돈 없어서 그런거 아니에요. 아직 필요 없어서 그래.

은지 [.....(그런 영혜 야속해서 쳐다보는데)

 

영혜, 일어나서 수저 탁 놓고는 자기 방으로 걸어간다.

 

박여사 (영혜 뒤에 대고) 밥 안먹어?

영혜 [.....(방으로 들어가며) 다 먹었어.

 

은지, 어른스럽게 한숨을 푹 내쉬면서 그런 영혜 쳐다본다.

 

은지NA [그때 엄마는 누군가 단추를 눌러 폭파 시켜주기를 기다리는

시한폭탄 같았다.

 

S#6. 아파트 거실 (아침)
 

낡은 소파와 역시 낡은 피아노가 한 대 놓여있고,

피아노 위의 사진틀 속에 은지부와 영혜가 나란히 포즈를 취한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가 있다.

사진 속의 영혜 표정 밝고 환하다.

 

은지NA [엄마가 웃는건 내가 태어나기도 훨 전에 찍은 사진속에서 뿐

이다.

 

영혜의 건조한 목소리 들려온다.

 

영혜E [이은지. 일어나.

 

S#7. 은지의 방 (아침)
 

침대, 책상, 스탠드, 카세트, 작은 화장대, 옷장, 인형들,

학교 과제물, 포스터 등이 앙증맞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침대에 누워서 자고 있는 은지를 영혜, 깨우고 있다.

은지, 눈만 뜨고 누운 채로

 

은지 [왜에...? 오늘 일요일이잖아.

영혜 [일어나. 컴퓨터 사러 가게.

은지 (발딱 일어나며) 사 줄꺼야?

영혜 [대신, 한가지 약속해. 하루에 삼십분씩 꼭 피아노 연습 하기.

은지 [꼭 해야 돼?

영혜 [.....(보면)

은지 [안 하겠다는게 아니구... 내 말은.... 난 엄마아빠 안 닮아서 피

아노엔 정말 재능이 없거든....

 

S#8. 컴퓨터 대리점 (D)
 

밖에서 가게 안을 들여다 보던 은지,

영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준철, 반갑게 맞으면서

 

준철 [어서 오십시오. 컴퓨터 보시게요?

영혜 [네.

준철 [어떤 종류를 원하시는데요?

영혜 [얘가 쓸만한 걸루요. 초등학교 육학년이거든요.

은지 (영혜에게) 저기 12개월 할부에, 무료강습도 시켜준다고 써 있

어.

준철 [맞습니다. 원하시면 기본적인 프로그램들을 익힐때까지 강사

를 보내드립니다.

 

은지, 컴퓨터를 보다가 한쪽을 보면

준기 앉아서 컴퓨터의 프로그램 점검하고 있다.

은지, 그런 준기를 보자 시선이 고정된다.

그때 준기, 수리 막 끝내고 컴퓨터에서 눈을 떼고 은지를 본다.

준기, 환하게 웃자 은지 왠지 가슴이 저려온다.

얼어붙은 듯 준기 바라보는 은지.

 

준철off (영혜에게) 일단 좀 둘러 보세요. (하다가 준기에게) 어때? 심

각해?

준기 (준철과 영혜 보며) 아뇨. 바이러스에 감염된건 아니구, 프로그

램을 정품이 아닌걸 썼나 봐요. (하다가, 영혜에게 이미 몇 번

마주친 적은 있는 얼굴로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컴퓨터 사시

게요?

준철 [컴퓨터는 전문갑니다. 강습도 직접 해드리구요.

 

준기 다가오면서 영혜와 인사하는 모습....

그리고 컴퓨터 고르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

은지 계속해서 쳐다본다.

 

S#9. 컴퓨터 대리점 밖 (D)
 

은지와 영혜 대리점에서 나오고 있다.

은지 나오면서 돌아보면 대리점안의 준기가

은지와 영혜 보고 있다가 은지 보면서 환하게 웃는다.

 

은지(Na) [그때야 난 내가 왜 그렇게 컴퓨터를 갖고 싶었는지 를 알았다.

홍현우와의 채팅 때문이 아니라 그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S#10. 은지의 방 (D)
 

 

준기 [컴퓨터는 컴퓨터 나름대로의 언어가 있어... 그러니까 그걸로

만 대화가 가능한거지....

 

컴퓨터 가져다 놓은 준기 켜놓고 설명하고 있고,

옆에서 은지 눈 똥그랗게 뜨고 열심히 듣고 있다.

영혜 문앞에 서서 보고 있다가 지나간다.

준기 그런 영혜쪽 힐끔 보고선 은지 보면서

 

준기 [일단 기본적인 언어들을 익히고, 그 다음엔 많이 쓰는 프로그

램들을 가르쳐 줄게.

은지 [......(준기 뚫어져라 보면서 고개 끄덕 인다)

준기 (일어서며) 오늘은 일단 그냥 가구... 내일 학교 몇시에 끝나?

은지 [4시오.

준기 [그럼 다섯 시 어때? 다른 약속 없어?

은지 [......(쳐다본면서 고개만 젓는다)

준기 (가방 챙겨 들면서) 좋아. 내일 다섯 시.

 

준기 나가자, 은지도 따라 나간다.

 

S#11. 거실 (D)
 

준기 막 나가고 있고, 영혜가 문 닫는다.

 

준기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영혜 [수고하셨어요.

 

영혜 문닫고 소파에 가서 앉으면서 신문 들척이고,

은지도 와서 앉으면서

 

은지 [저 선생님 괜찮지?

영혜 (신문 보면).....

은지 [내일 오는 시간 정하면서 나한테 약속 없냐구 물어봤어.

영혜 [......(신문을 보다 의아해서 보면)

은지 [다른 어른들 같으면 그냥 (어른처럼 위압적으로) 내일 다섯시

다. 그랬을 껄.

영혜 (무시하고는 신문 보며) 베란다에 있는 컴퓨터 박스는 니가 치

워.

은지 [엄마는 아빠 처음 만났을 때 어땠어? 첫눈에 반했어?

영혜 (여전히 무시하고는) 박스는 재활용 하는 거니까, 어디다 버리

는 지 알지?

은지 (답답해서, 큰소리로) 사랑할 때 기분이 어땠냐구?

영혜 (냉랭하게) 엄만 사랑이 뭔지 몰라. 그리고 니 아빠에 대한 건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안나.

 

영혜 보던 신문 들고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간다.

은지 시무룩해선 엄마 들어간 방을 쳐다본다.

 

S#12. 교정 일각 (D)
 

체육시간이 끝나고 나서 아이들 수돗가 앞에서 손닦고 있다.

은지 막 손닦고 나서 돌아서는데,

기다리고 서있던 희수 손수건을 꺼내서 은지에게 주면서

 

희수 (웃으면서) 이걸루 닦아.

은지 (기가 막혀 하면서도 손수건은 받는데)....

초롱 (뒤에 다가오면서) 이은지.

은지 (보며) 왜?

초롱 (은지 끌어서 희수에게서 조금 떨어뜨린후, 작은 소리로) 너

[그거 있어?

은지 [그거? 뭐?

초롱 (작은 소리로) 그거 말야?

은지 [아니. (놀라서) 왜? 너 그거 해?

초롱 [내가 아니고 미소.

은지 [벌써? 그걸 한단 말야?

초롱 [넌 안해? 난 작년부터 하는데.

은지 [....(차마 안 한다고는 못하고).... 아니 그게 아니구....

 

은지 하다가 희수 보면,

희수 다 알고 있다는 얼굴로 비실비실 웃고 있다.

은지 기분 나빠지는데, 미소 다가와선

 

미소 [이은지한텐 물어볼 것도 없다니까. 가슴 좀 봐? 절벽이잖아.

은지 (할말 없으면서도) 난 가슴 큰 거 싫어. 무식해 보이잖아.

미소 (잘난척 하면서)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난 큰게 아니고 적당

한 거래.

 

미소 초롱이와 먼저 걸어간다.

은지 너무 평평해서 속상한 자기의 가슴을 쳐다본다.

 

S#13. 컴퓨터 대리점 앞 (D)
 

은지 가방 등에다 메고 안을 살펴보고 있다.

대리점 안에 준철의 모습만 보이고,

준기 보이지 않아 막 돌아서려는데

 

희수off [여기서 뭐해?

은지 (목소리에 놀라서 돌아보면 희수 보고 있다)

희수 [컴퓨터 사게?

은지 (화나서) 너 나 따라 온거야?

희수 [아냐.

은지 [근데 니가 왜 여기 있어?

희수 [여기 우리 가게야.

은지 (놀라서) 뭐어?.... 그럼 김준기씨도 알아?

희수 (기가 막혀서) 김준기씨-이? 너 우리 삼촌이 몇살인지 알아?

은지 [....(기가 막혀서) 삼촌?

 

S#14. 패스트푸드점 (D)
 

은지 앉아서 막 먹거리 받아드는 희수,

맘에 안드는 얼굴로 보고 있는데,

희수 먹거리 쟁반 들고 와서 맞은편에 앉는다.

 

희수 (햄버거 집어준다)

은지 [.....(햄버거 받으면)

희수 (햄버거 포장 벗기다가, 생각나서) 근데 우리 삼촌은 어떻게

알아?

은지 (얼버무리느라) 그냥... 내 친구가 컴퓨터 샀는데... 니네 삼촌이

강습해준다 그러길래...

희수 [응. (햄버거 먹기 시작하면)

은지 (관심 없는 척하며) 몇살이야?

희수 [....열두살.

은지 [니네 삼촌 말야.

희수 (자기 햄버거 포장지 뜯으면서) 서른 살.

은지 (약간 실망하며) 그렇게 늙었어? 난 스물 여섯 살쯤인줄 알았

는데... 언제부터 니네 아빠 가게에서 일했어?

희수 (먹으면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컴퓨터 만드는 회사에 다녔는

데, 작년에 회사가 부도나서 아빠 가게에서 일하는거야.

은지 [대학 안 갔어?

희수 [가기 싫다고 안 갔대. 그래서 할머니가 맨날 정신나갔다고 그

러잖아.

은지 [....(그건 준기 맘에 드는 얼굴, 그러다가) 결혼은?... 안했지?

희수 [응. 그렇지 않아도 삼촌 결혼 때문에 우리 집이 얼마나 시끄

러운데.

은지 [왜에?

희수 [할머니는 맨날 선보라고 그러고 삼촌은 안 본다 그러구.

은지 [왜에?

희수 [첫눈에 반하는 여자랑 결혼한대.

은지 (너무 맘에 드는) 어머. 너무 낭만적이다.

 

S#15. 피아노 학원 (E)
 

 

영혜 (기가 막혀서) 뭐? 브래지어?

 

영혜 일 끝내고 막 외투 입고 나가려고 하다가,

더 이상 거론할 필요도 없다는 얼굴이다.

은지 그런 영혜가 불만스럽다.

 

은지 [나도 할 때 됐잖아.

영혜 [아직 안해도 돼.

은지 [해야 돼. 내 몸은 내가 더 잘 알아.

영혜 [안해도 돼.

 

영혜 먼저 나가자, 은지 뚱해서 따라 나간다.

 

S#16. 거리 (E)
 

피아노 학원 밖의 거리.

영혜 나오고 은지 뚱해서 걸어 나온다.

 

은지 [엄마아...

영혜 (걸어가면서) 너무 일찍하면 몸에 안 좋아.

은지 [다른 애들은 다 한단 말야.

영혜 [다른 애들 한다고 너두 해! 할 때가 되야 하지.

준기(off) [안녕하세요? 지금 들어가세요?

 

은지와 영혜 돌아보면 준기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다 멈추어 있다.

영혜 고개만 끄덕 한다.

 

은지 (방긋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준기 [그래. 집에 가니?

은지 [네. 어디 가세요?

준기 [응, 가게로 들어가는 중이야.

은지 [오토바이 타는거 재밌어요?

준기 [왜 타고 싶어?

은지 [....(고개 끄덕이며) 네.

준기 [타. 집까지 태워다 줄게. (영혜에게) 그래도 되죠?

영혜 [....(뭐라고 대답하기 곤란한....)

 

S#17. 거리 (E)
 

준기의 오토바이 뒷자리에 은지 태우고 집으로 가고 있다.

준기의 등뒤에 올라탄 은지, 팔은 준기의 허리를 잡고 있지만

얼굴은 등에서 떼고 있다.

 

준기 [꼭 잡아.

 

그러자 은지 준기의 등에 가만히 얼굴 대본다.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은지 눈을 감는다.

 

S#18. 거리 (D)
 

책가방 메고 집으로 가고 있는 은지,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다.

 

S#19. 은지의 집 거실 (D)
 

벽에 걸린 시계 다섯시 거의 다 되어 있다.

은지 제방에서 원피스까지 차려입고 나와 전신거울에 비춰본다.

은지 옷매무새 살펴보다가, 가슴을 본다.

은지 한숨 푹 내쉬다가, 생각난 듯이 급하게 영혜의 방으로 들어간다.

 

S#20. 영혜의 방 (D)
 

들어온 은지 서랍장을 열고 영혜의 브래지어를 꺼내선 자기 가슴에 대본다.

너무 크고 맞지 않자 이것저것 뒤져보지만 마따한 게 없다.

은지 실망스러운 얼굴로 브래지어 내려놓는데, 초인종 소리 들린다.

은지 뛰어나가면서

 

은지 [누구세요?

 

S#21. 거실 (D)
 

준기 막 거실로 들어서고 있다.

 

준기 [잘 있었어?

은지 [네에.

준기 (거실 둘러보고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거실 피아노 위에 놓인

은지 부모의 사진 보고) 이분이 아빠시니?

은지 [네. 제가 태어나기 육개월전에 돌아가셨어요.

준기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지라) 어어, 그래에? (하면서 사진 더

쳐다보는)

은지 [엄마랑 같이 음대 다녔어요. 이 피아노도 아빠가 무척 아끼던

거래요.

준기 (은지 보며) 이거 미안한데, 괜한걸 물어봤구나.

은지 [아니예요. 전 기억도 못하는 걸요... 뭐 마실 거 드려요?

준기 [찬 물 한잔 줄래?

은지 [네.

 

은지 냉장고 있는 부엌으로 달려 가고,

준기는 사진 속의 영혜의 밝게 웃는 모습 쳐다본다.

 

S#22. 은지의 방 (D)
 

은지 준기에게 컴퓨터 배우고 있다.

은지 윈도우즈 화면에서 프로그램 마다 클랙해서 들어가고

나오는 것 하고 있다.

 

준기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잘하는데.

은지 [....(좋아서 보는)

준기 [컴퓨터 배우면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게 뭐야? 다음엔 그거

부터 배우게.

은지 [채팅이요.

준기 [왜? 친구랑 채팅하게?

은지 [어? (당황하며) 그런게 아니라요....

준기 [누군가랑 친해질려면 그 사람이 하는 걸 따라 하고 싶잖아.

채팅을 잘하면 같이 채팅하고 싶고, 피아노를 잘 치면 같이 피

아노 연주하고 싶구.

은지 [선생님도 통신 하세요?

준기 [아니.

은지 [....(섭섭해하다가, 생각나서) 피아노는요?

준기 [.....(고개 가로 저으면서) 못 쳐.

은지 [.....(섭섭한)

준기 (그런 은지 보고. 농담으로) 이거 큰일 났는데. 은지 때문이라

도 통신을 하든가, 피아노를 배우든가 해야지.

 

은지 그 말에 감동해서 준기 보는데,

현관문 닫히는 소리 들려오자, 방문 연다.

막 은지의 방앞을 지나 자기방으로 가려던 영혜에게

 

은지 [엄마. 선생님 저녁 드시구 가면 안돼?

영혜 [.....(그제야 안의 준기 보고 당황하는 얼굴 된다)

준기 [.....아닙니다.

은지 (영혜에게) 안돼?

영혜 [....(어떻게 해아할지 망설여지는)

 

S#23. 수퍼마켓 (D)
 

영혜 장바구니 들고 반찬거리 사고 있다.

장바구니에 가득 들어있는 반찬거리들,

영혜 생선코너에서 생선 고른다...

오랜만이라 주변을 의식해서 주위를 둘러본다.

 

S#24. 부엌 (E)
 

준기와 은지 앉아있고,

영혜 막 끓는 찌개냄비를 가운데에 가져다 놓는다.

영혜 어색해하면서 자리에 앉는다.

 

은지 [드세요.

준기 [그래...(영혜보고) 잘 먹겠습니다.

영혜 [네. 드세요.

준기 (막 수저 들려다가) 저기...., 부탁 드릴게 있는데요.

영혜 [.....(의아해서 보면)

준기 [제가 어려서부터 피아노는 꼭 배우고 싶었는데, 저희 어머님

이 워낙 완고하셔서 남자라고 못하게 하셨거든요.

영혜 [....(무슨 소린가 해서 보면)

준기 [제가 피아노좀 배우면 안될까요?

영혜 (의외지만, 싫지 않은) 글쎄요... 저희 학원은 다 애들이라 불편

하실텐데요.

준기 (좋아서) 전 괜찮습니다.

영혜 (싫지 않은).....

준기 [고맙습니다. 그럼 내일 오후에 학원으로 가겠습니다.

은지 [.....(기분 좋아서 쳐다보고)

 

S#25. 집 앞 (E/N)
 

준기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막 출발하려고 하고 있다.

 

준기 [오늘 배운거 꼭 복습하고 자.

은지 [네.

 

준기 출발하자, 은지 기분 좋아서 집안으로 들어간다.

 

S#26. 부엌(N)
 

영혜 저녁먹은 설거지 하고 있다.

은지 들어와서 다가가며

 

은지 [선생님이 왜 피아노 배우는지 알아?

영혜 [.....아까 말했잖아. 어려서부터 배우고 싶었다구.

은지 [아내. 진짜 이유는 따루 있어. (좋아서 제 방으로 들어간다)

영혜 [.....(그런 은지 의아해서 보고)

 

S#27. 은지의 방 (N)
 

은지 기분 좋아서 방으로 들어와서 컴퓨터 앞에 앉는다.

컴퓨터 시작하려다 준기가 한 말 생각난다.

 

준기E [이거 큰일 났는데. 은지 때문이라도 통신을 하든가, 피아노를

배우든가 해야 지.

 

은지 너무 좋다.

 

S#28. 피아노 학원 밖 (D)
 

은지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도레미파 정도 치는 피아노 소리 들려오고,

영혜와 준기 피아노 의자에 나란히 앉아있는 뒷모습 보인다.

 

영혜 [아니요. (손가락 놓아주면서) 손가락을 이렇게 이렇게요.

준기 [제가 너무 못하는 거죠?

영혜 [처음엔 다 그래요.

준기 [맘에 드는 여자랑 멋지게 연주할려면 얼마나 배워야 돼요?

 

준기의 이말을 들은 은지 그 여자가 자기라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다.

다시 학원 안을 보면

 

영혜 [한달쯤 지나면 젓가락 행진곡은 칠 수 있어요.

준기 [젓가락 행진곡이면 이 손가락 두 개로 치는거요?

영혜 [네....에.....(***)

준기 [....하하하하...(고개 뒤로 젖히면서 환하게 웃는다)

 

영혜도 크게 소리내서 웃는다.

은지 그런 영혜를 기분 좋아서 쳐다본다.

 

은지NA [그날 엄마가 웃는 걸 처음 보았다. 그런데 한번 웃기 시작한

엄마는 점점 더 크고 환하게 웃었다.

 

S#29. 거실 (아침)
 

청소하는 영혜....

거실의 커다란 유리를 활짝 열고 기분 좋게 들이치는 바람을 맞는다....

은지 옆에서 먼지 털다가 그런 영혜를 기분 좋아서 쳐다본다.

 

S#30. 영혜방 (D)
 

영혜 옷장에서 환하고 밝은색의 원피스를 꺼내 몸에 대본다.

은지도 옆에서 다른 옷들 꺼내서 몸에 대보면서 그런 영혜 바라본다.

 

S#31. (D)
 

백화점 속옷가게에서 브래지어를 고르는 영혜와 은지.

은지 영혜가 원하는 것을 사주자 기분 좋고,

영혜도 그런 은지 웃으면서 바라본다.

 

S#32. 거실 (D)
 

영혜와 준기, 함께 들어온다.

영혜의 손에 꽃 한아름 들려 있다.

 

준기 (활짝 웃으며) 안녕!

은지 (의아하다) 어, 왜 같이 들어와?

영혜 [요앞에서 만났어.

은지 (꽃다발 보며) 어디서 났어?

영혜 [어, 꽃집에서. 싸게 팔길래 샀어.

은지 [??

 

S#33. 은지방 (D)
 

은지와 준기, 컴퓨터 키면서 강습 시작하는데

거실에서 영혜 밝은 얼굴로 꽃을 꽂고 있다.

 

S#34. 과학실 (D)
 

과학실에서 막 과학실습을 마친 아이들 나오고 있다.

은지 실험도구 챙기는데 현우 다가와서 초대장 준다.

 

현우 [자, 오늘 내 생일이거든, 초대장이야.

은지 [됐어. 난 안 갈래.

현우 [정말 안올거야?

희수 [....(좋아서 쳐다보다가, 현우에게) 안 간대잖아.

현우 [자. 생각 바뀌면 와.

 

현우 초대장 은지 앞에 놓고 과학실 나간다.

그러자 희수 초대장 집어서 들면서

 

희수 [정말 안 갈꺼지?

은지 [안 가.

희수 [너 홍현우자식 좋아하잖아?

은지 [내가 너처럼 유치한줄 알아? 저렇게 어린 앨 좋아하게?

 

희수, 어리벙벙하다.

 

S#35. 은지의 방(D)
 

은지 준기에게 컴퓨터 배우고 있다.

컴퓨터 옆에 은지가 꽃꽂이 한 작은 꽃병 놓여 있다.

 

준기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잘했어...

은지 [.....(기분 좋아서 보자)

준기 [오늘은 그만하자....(들고온 가방에서 책 꺼내서 주며) 이건 내

가 보던건데... 기초가 날 나와 있거든... 새책이 아니라서 미안

한데, 괜찮지?

은지 [....(끄덕이면서 책 받는)

준기 [이제 한 두 번만 더하면 되겠어. 기초는 거의 다 했거든.

은지 [피아노 배우는거 재밌어요?

준기 [생각보다 힘들어. 두손 같이 치는거 배우는데, 왼손이 잘 안

돼.

은지 [처음엔 좀 힘들거예요. 그래두 자꾸 연습하면 괜찮아질거예

요.

준기 [젓가락 행진곡 칠 줄 알아?

은지 [네.

준기 [같이 쳐 볼래?

은지 (너무 좋아서 고개 끄덕이는)....

 

(E) 준기와 은지가 연주하는 젓가락 행진곡 들려온다.

 

S#36. 거실 (E)
 

은지 준기보고 고개 끄덕이고 젓가락 행진곡 치고 있다.

제법 박자가 잘 맞는 편이다.

둘 한참 젓가락 행진곡 치는데 열쇠로 문 열고 영혜 들어온다.

영혜 둘의 모습 보고선 현관에 멈추어 선다.

은지와 준기 연주 끝내고 웃으면서 일어서는데,

영혜 멍한 얼굴로 그런 두사람 보고 있다.

 

은지 [엄마.

준기 [제 실력 어때요? 이 정도면 수준급이죠? (하는데)

영혜 [.....(눈물 그렁그렁해지더니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준기 [?

 

S#37. 은지의 방(N)
 

은지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그때 밖에서 전화벨 울린다.

전화벨 서너번 더 울리자 은지 일어나서 받으러 가려는데,

전화벨 소리 끊어진다. 은지 다시 컴퓨터 의자에 앉는데,

현관문 닫히는 소리 들려온다. 은지 방을 나간다.

 

S#38. 거실 (N)
 

방에서 나온 은지 영혜의 방앞으로 가서 보면,

방문 열려져 있고 영혜의 모습 보이지 않는다.

 

S#39. 은지의 방 (N)
 

은지 컴퓨터 파워를 끈다.

착잡한 기분이다.

 

S#40. 거실 (N)
 

은지 걱정되서 전화를 건다.

 

은지 [할머니, 저 은진데요. 엄마 거기 갔어요?.... 아뇨... 바람쐬러

나갔나봐요... 네 안녕히 계세요.

 

은지 전화 끊고는 시계를 다시 한 번 보고 일어선다.

겉옷을 걸치고 방을 나간다.

 

S#41. 놀이터 (N)
 

단지내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 옆길....

은지 영혜를 찾아 가고 있다.

은지 걸어가다가 옆을 돌아보면

놀이터 안의 벤치에 영혜가 앉아있는 것 보인다.

은지 영혜에게 다가가려다 멈추어선다.

준기의 모습 보인다. 준기 영혜 위로하듯 뭐라 얘기하고 있고,

영혜 석고상처럼 정지된 모습이다.

영혜 고개 젓는다. 준기, 영혜의 손을 잡는다.

은지 놀란다.

영혜, 와락 준기를 안는다.

은지 너무 화가 나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선 두사람 쳐다본다.

 

은지(NA) [두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나랑 미소도 동시에 홍현우를 좋아했었다. (울먹이면서) 하지

만...하지만....

 

S#42. 거실 (N)
 

은지 경멸한다는 눈으로 현관에서 신발 벗는 영혜 노려보고

서있는 모습위로

 

은지(NA)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거였다.

 

영혜 은지 무심하게 힐끔 보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은지 [어디 갔었어?

영혜 (얼버무리듯)....할머니한테 잠깐 갔다 왔어.

은지 (다 안다는 듯, 쌀쌀맞게) 할머니가 엄마 들어오는 대로 전화

하래.

 

은지 쌀쌀하게 방으로 들어간다.

영혜 매우 당황한다.

 

S#43. 대리점 밖 (D)
 

은지 대리점 안을 힐끔거리고 있다.

컴퓨터를 조립하는 준기 보인다.

은지 유리를 사이에 두고 영혜를 본다.

준기 은지를 발견하고 미소짓는다.

 

준기 [어쩐 일이야. 들어와.

은지 (고개 흔든다) 얘기 좀 할 수 있어요?

주기 [?

은지 [.....(진지하게 준기 쳐다보는)

 

S#44. 공원 일각 (D)
 

커다란 나무 아래 놓인 벤치.

은지와 준기 나란히 앉아있다.

준기 은지가 말을 안하고, 자기 손가락만 보고 있자

 

준기 [심각하구나?

은지 [....

준기 [얘기 해봐.

은지 [....저기요.... 사랑하는 사람은 고백같은 거 하지 않아도 그냥

눈빛만 보고도 알수 있는 거잖아요?

준기 [정말로 서로 사랑한다면 그렇겠지.

은지 [....(보다가) 혼자서만 사랑하면 모르구요.

준기 (미소 지으면서) 좋아하는 친구 있어?

은지 [.....(고개 끄덕이면)

준기 [근데 그 친구랑 잘 안돼?

은지 [.....(고개 끄덕인다)

준기 [그 친구가 다른 여자 친구를 좋아하는구나?

은지 (고개 끄덕이며) ....내가 너무 바보같애요.

준기 (그런 은지 보고 미소 지으면서) 아냐... 그럴필요 없어. 물론

사랑하는 사람하고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그건 제일 좋

아.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일은 소중하

고 아름다운 거야. 그건 나무한테 내리는 비랑 같은거야. 둘이

서로 마음이 맞으면 촉촉한 보슬비 같고, 지금 은지 같은 경우

는 거친 소나기 같은 거야. 소나기는 보슬비보다 더 아프고

힘들지만, 보슬비보다 훨 빨리 나무를 크게해서 아름답게 만들

어 주는 거야.

은지 [....(망설이면서) ....엄마랑 선생님은 보슬비에요?

준기 (의외의 질문이라, 웃으며) 알구 있었어? 우린 은지는 모르는

줄 알았는데?

은지 (실망해서 고개 숙인채 일어서자)

준기 [내가 집에 까지 바래다 줄게.

은지 [...혼자 갈 수 있어요.

 

은지 먼저 걸어가자, 준기 그런 은지 바라본다.

 

S#45. 은지의 방 (N)
 

은지 침대에 엎어져서 엉엉 소리내서 울고 있다.

서럽고 슬프다.

 

은지(NA) (Na, 울먹이는 목소리로) 나는 혼자 소나기를 맞는 나무는 되

고 싶지 않았다. 그게 아무리 나를 크고 아름답게 만든다고 해

두.

 

S#46. 아파트 단지 앞 (E)
 

준기의 오토바이가 앞에 세워져 있다.

은지 멀리서 오토바이를 보고 있다.

아파트에서 준기 나와서 오토바이 타고 멀어진다.

은지 한숨 쉬고 천천히 걸어간다.

 

S#47. 거실 (E)
 

은지 들어오자, 영혜 기다리고 서 있다가

 

영혜 (부드럽게) 이제 오면 어떻게 해. 선생님 여태 기다리다 가셨

잖아.

은지 [.....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면)

영혜 (은지의 팔을 잡으면서) 이은지.

은지 [....(영혜 노려보면서 손 탁 뿌리친다)

영혜 [너 무슨 일 있니?

은지 [상관마!

영혜 [뭐?

은지 (노려보면서 소리친다) 엄마가 언제 나한테 신경 썼어. 맨날

엄마 기분대로 엄마하고싶은 대로만 하잖아.

 

은지 방으로 들어가면서 문 탁 닫는다.

영혜 한숨을 쉬면서 닫힌 방문 쳐다보고

 

S#48. 학교 운동장
 

은지 운동장 가에 맥없이 앉아 있다.

희수 은지 눈치보며 주위를 배회한다.

 

S#49. 은지네 집 현관 (D)
 

은지 기운 하나도 없는 얼굴로 문 열쇠로 열고 드러와

신발 벗으려고 하면 메모지 붙어있는거 보인다.

메모지에 <다섯시까지 피아노학원으로 와.>

은지 내키지 않는 얼굴로 가방 던져놓고 나간다.

 

S#50. 피아노 학원 (D)
 

은지 문 열고 들어온다.

은지 안을 보면 영혜와 준기 나란히 앉아서 차 마시고 있다.

 

은지 [..... (준기를 피해 영혜 쳐다본다)

영혜 [선생님이 저녁 사준신대.

은지 [.....

준기 [뭐 먹을래? 뭐 좋아해?

은지 [.....

영혜 [중국음식 좋아해요.

준기 (영혜보고) 그럼 중국음식으로 할까요?

은지 [.....(영혜 노려본다)

 

S#51. 중국집 (N)
 

둥근 테이블에 요리 서너가지 나와있고,

은지와 준기 영혜 둘러 앉아 있다.

은지 거의 먹지 않자,

준기 은지의 나눔 접시에 음식 가져다 놓아주며

 

준기 [맛 없어? 다른거 시켜줄까?

은지 [.....

영혜 [워낙 입이 짧아요.

준기 [정말이야? 엄마 걱정 안하시게 좀 많이 먹어.

은지 [....(준기를 쳐다본다)

준기 [내일 일요일인데, 우리 셋이 놀이공원 갈까? 은지 어디 어디

가 봤어?

영혜 [거의 가 본데 없어요.

준기 [그럼 어디가 좋을까? 가보고 싶은데 없어?

은지 [.....

준기 (은지에게) 속이 거북하니?

은지 (영혜에게) 나 먼저 집에 가면 안돼?

 

순간 준기와 영혜 썰렁해서 쳐다본다.

 

S#52. 거실 (N)
 

영혜와 은지 문 열고 들어온다.

은지 영혜 보지도 않고 자기 방으로 가려하자

 

영혜 (화나서) 얘기 좀 해. 왜그래? 뭐가 문제야?

은지 [.....(노려본다)

영혜 [얘기 해. 뭐가 문제냐구.

은지 [선생님 사랑해?

영혜 [....(대답하기 곤란한)

은지 [.....(영혜 노려보곤 제방으로 들어간다)

영혜 [.....(씁쓸해서 한숨을 푹 내수니다)

 

S#53. 은지의 방 (아침)
 

은지 자고 있는데, 거실에서 영혜가 치는 피아노 소리 들려온다.

은지 피아노 소리에 놀라 잠을 깨서 방을 나간다.

 

S#54. 거실 (D)
 

은지 방에서 나와서 보면

영혜 검은색 원피스 입고 피아노 연주하고 있다.

피아노치는 영혜, 경건한 의식을 치루는 것 같은 모습이다.

은지 그런 영혜 놀라서 보고 있는데, 영혜 막 연주 마치고

....고개 들어 그런 은지 쳐다보며

 

영혜 [옷입어. 갈데 있어.

은지 [놀이동산 안간다 그랬잖아.

영혜 [놀이동산 아냐.

은지 [피아노는 왜 친거야?

영혜 (방으로 들어가며) 지난번에 산 원피스 입어.

은지 [.....(노려본다)

 

S#55. 공원묘지 (오후)
 

꽃을 든 은지 앞세운 영혜 걸어가다가 한 묘지 앞에 멈추어 선다.

영혜는 검은색 원피스를, 은지는 색깔 화사한 원피스를 입고 있다.

은지와 영혜 나란히 서서 묘지 보고 있다.

은지 그러다 영혜보면 영혜의 두눈에 눈물이 가득히 고여있다.

그런 영혜를 본 은지의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S#56. 은지의 방 (D)
 

인부 두명이 막 피아노 은지 방안으로 들여놓고 나간다.

은지 기가 막혀서 보고 있는데, 영혜 목소리 들려온다.

 

영혜E (E) 수고하셨어요.

 

은지 뚱해서 피아노 보고 있는데,

영혜 방안으로 들어온다.

은지 그런 영혜 쳐다보자

 

영혜 [그 피아노 이젠 니꺼야.

은지 (이상해서) 왜 그러는데?

영혜 [.....(이미 결심을 마친듯한 얼굴로) 아빠가 제일 아끼던 거니

까 잘 보관해.

은지 [선생님하구 결혼할꺼야?

영혜 [....응.

은지 [그럼 아빠라고 불러야 돼?

영혜 [....(대답하기 곤란한 듯 쳐다보다 방을 나간다)

 

은지 그런 영혜 화나서 노려보다가,

피아노위에 쓰려져있는 사진틀 제자리에 놓는다.

사진보자 은지 씁쓸해진다.

 

S#57. 교외로 달리는 기차의 외경
 

 

S#58. 기차 안
 

영혜와 은지 준기 나란히 앉아있다.

은지 두사람 사이에 끼어 앉은체 영 맘에 안든다.

 

S#59. 강
 

강에서 보트타는 세사람.

준기 노 저으면서 영혜와 얘기하다가 두사람 웃는다.

다른데 보고 앉아있던 은지 그런 두사람 불만스러운 얼굴로 쳐다본다.

 

S#60. 숲길
 

숲길을 거니는 준기와 영혜,

은지 몇발짝 뒤에서 그런 두사람 맘에 안드는 얼굴로 쳐다본다.

 

S#61. 기차 안
 

돌아오는 기차안.

은지가 창가에 앉아있고 영혜 준기가 나란히 앉아있다.

은지 창밖을 보다가, 준기 보면 영혜와 얘기하고 있다.

그때 준기도 은지보고 환하게 웃는다.

은지 어색게 웃으면서, 착잡한 얼굴로 창을 보면

 

은지NA [아무리 생각해도 그를 아빠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S#62. 전자오락실(D)
 

은지 전자오락 하고 있다.

입 꼭 다물고 뭔가를 결심한 얼굴이다.

 

희수off [이은지.

은지 [....(돌아보면 희수 서있다)

희수 [왠일이냐? 우리 동넬 다 오고? 나 보고 싶어서 왔어?

은지 [....(기가 막혀 보는)

 

S#63. 주택가 일각 (D)
 

희수의 집 근처 주택가....

은지와 희수 걸어가고 있다.

 

희수 (믿을 수 없는) 정말이야? 우리 삼촌이 만나는 여자가 니 친구

엄마야?

은지 [응. 나이두 니네 삼촌보다 여섯 살이나 많구, 성격두 얼마나

이상한데... 맨날 화 내구 짜증내구... 정말 이상해.

희수 (멈추어 서며) 정말이야?

은지 [니네 할머니가 허락하실 거 같애?

희수 (고개 도리도리 흔들며) 우리 할머니 눈이 얼마나 높은데.

은지 [난 정말 니네 삼촌이랑 니 생각해서 얘기해준거니까 비밀 지

켜야 돼.

희수 [알았어.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이자)

은지 (눈치 보며) 할머니한테 가서 얘기 안해?

희수 [이따 집에 가서 하면 돼. 우리 떡볶이 먹으러 갈까?

은지 [지금 가서 얘기 해.

희수 [넌?

은지 (한심하다는 듯) 지금 니네 삼촌 인생이 중요하지 나랑 노는게

중요해?

희수 [알았어...(하면서도 가기 싫은)

은지 [빨리 가.

희수 (가기 싫은데 가라고 하자 뚱해서) 알았어.....

 

은지 희수 집으로 가는 것 유심히 쳐다본다.

 

S#64. 컴퓨터 대리점 밖 (D)
 

은지 살금살금 걸어와서 창을 통해 대리점 안을 들여다 본다.

대리점안에 준기와 강여사 싸우는 소리 들려온다.

 

강여사E [글세. 안돼. 내눈에 흙 들어가기 전엔 안돼.

 

은지 무슨 소린가 문 살짝 열고 들여다 보면

강여사와 준기 싸우는 모습 보인다.

 

강여사 [이놈아. 나이가 여섯 살이나 많은 것도 맘에 안드는데, 뭐 말

만한 딸이 있어? 니가 뭐가 아쉬워서 남의 딸 의붓애비 노릇

을 해.

준기 [어머니가 그러셔도 전 결혼 할거에요.

강여사 [뭐야?

준기 [좋은 여자에요. 제가 사랑해요. 그 여자 아니면 전 결혼 안해

요.

강여사 [그래. 하지마. 아예 혼자 살아. 혼자.

 

화가 난 강여사 나오자, 은지 몸을 숨긴다.

강여사 피아노 학원쪽으로 걸어가는 것 은지 살그머니 쳐다본다.

 

S#65. 피아노 학원 입구 (D)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수강생이 문을 열고 나온다.

은지 학원 안에 귀 기울이며 문 살짝 연다.

학원 안쪽으로 강여사와 영혜 앉아있는 것 보인다.

 

강여사 [나이가 많은거야 요즘 그런일 많다니까 어떻게 접는다고 해

도, 생각해봐요. 우리 앤 이제 초혼인데.... 딸 아이까지 있다니

까....

영혜 [.....(고개 숙이고 있다)

강여사 [부탁이에요.

영혜 [....(여전히 고개 숙이고 있다)

강여사 [나두 경우를 아는 사람이라 이런 일까지 하면 안되는 건 아

은데, 미안해요. 우리 애보다 어른이니까 어른스럽게 처리해

줘요. (일어서는)

 

보고있던 은지 강여사 일어서는 것 보이자, 문을 닫는다.

은지 강여사가 반대하는 걸 알고, 기분 좋아서 걸어가려다가,

문득 우울해진다.

 

S#66. 거실 (D)
 

은지 문 열고 들어와서 보면, 거실의 소파 바뀌어져 있고,

피아노 놓여있던 자리에 장식장이 들어와 있다.

은지 그런것들 맘에 안들어서 보는데,

은지 방에서 청소하던 박여사 나오면서

 

박여사 [이제 오냐.

은지 (할 얘기가 있었는데 만나자 반가와서 안기면서) 할머니이....

박여사 (안아주며) 그래... 근데 멀쩡한 가구는 왜 다 바꾼거냐? 피아

노는 왜 좁은 방으로 들여다 놓구.

은지 (가엾게 보이는 표정으로) 엄마 결혼하잖아요.

박여사 [뭐라구? 누구랑?

은지 [.....(고개 숙이고) 서른살인데요. 고등학교밖에 안나왔대요.

박여사 [.....(기가 막히다)

은지 [.....(박여사 눈치 본다)

 

S#67. 은지의 방 (N)
 

은지 방문 살짝 열고 거실을 보면,

마주앉은 박여사와 영혜의 모습 보인다.

영혜 얼굴 굳어있다.

 

박여사 [그동안 어딘가 이상하다 하면서도 설마설마 했지.

영혜 [.....(고개 숙이고 말하지 않는)

박여사 [재혼을 해도 너랑 맞는 상대랑 해야지. 여섯 살이나 아래라

며?

영혜 [.....(고개 숙인 채)

박여사 [정신 차려. 은지라도 없으면 몰라. 내가 그쪽 부모라도 이 결

혼 안시며. 아니 못 시켜.

영혜 [.....(일어서며) 이제 됐어. 그만해. 엄마가 이러지 않아도 어차

피 못해. 못한다구....(눈물이 나오려는 걸 참으며) 도대체 다들

왜 이래요? 12년만이야. 12년만에 처음 웃고 떠들고 사람 사

는 거 같았는데....(숨 몰아쉬며) 다 그만두면 되지? 이제 됐어

요?

 

영혜 방안으로 들어가고, 박여사 눈물을 닦는다.

은지도 가만히 문을 닫는다.

 

 

S#68. 피아노 학원 (D)
 

문 걸려있고,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쉽니다> 라는 글 붙여져 있다.

은지 가방 메고 걸어와서 메모 보고 돌아선다.

 

은지(NA) [엄마는 다시 시한폭탄 같은 모습으로 돌아갔다.

 

S#69. 부엌 (아침)
 

은지 밥상 차리고 있다.

마른반찬 등 냉장고에서 꺼낸채로인 반찬 그릇들이 식탁에 늘어져있다.

은지 밥상 차리다가 옆의 쓰레기통 보면, 꽃들 버려진채 널부러져 있다.

은지 안방으로 가서 문 열면서

 

은지 (눈치 보면서) 아침 안 먹어?

영혜E [됐어....

은지 [......

 

그때 영혜, 안방 문쪽으로 나오며

 

영혜 [우리 이사 갈꺼야.

은지 [어디루?

영혜 [할머닌 동네.

은지 [......(시무룩해진다)

 

전화벨 울리자, 영혜 잠시 동요의 눈빛 보이다가 방으로 들어간다.

 

영혜 [엄마 찾으면 없다그래.

 

은지 한숨 푹 쉬면서 영혜의 방문을 쳐다본다.

F.O

 

S#70. 학교 여자 화장실 (D)
 

F.I

나오는 은지, 심란한 표정이다.

 

S#71. 복도
 

수업중이어서 텅 빈 복도를 어기적 걸어오는 은지.

 

S#72. 교실
 

텅빈 교실에 은지 혼자 책상에 엎드려 있다.

은지 고개들면 두눈에 눈물 그렁그렁 하다.

 

S#73. 하교길 (D)
 

은지 혼자 집으로 가고 있다.

은지 입고 있던 남방 벗어서 허리에 묶고 있다.

 

S#74. 베란다 (D)
 

은지 자기가 입었던 옷 빨아서 널고 있다.

입었던 청바지와 하얀 팬티가 빨래줄에 널린다.

 

은지(NA) [그날 난 어른이 되었다.

 

S#75. 거실 (D)
 

은지 방으로 가려는데,

안방에서 흑흑거리는 소리 들려온다.

은지 안방으로 가서 문 열어보면

영혜 침대에 엎어져서 소리내서 울고 있다.

은지 그런 영혜를 보자 마음이 아프다.

 

은지(NA) [어른이 되자, 엄마가 사랑을 하는 동안 얼마나 행복했는지가

생각났다.

 

은지 그런 영혜보다가 뭔지를 결정한 얼굴로 방문 닫는다.

 

S#76. 대리점 밖 (N)
 

은지 안에서 일하는 준기의 모습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은지(NA) [소나기를 맞아서, 나무가 빨리 큰다면,

 

안에서 일하던 준기 그런 은지를 보고 나오는 거,

은지가 보고 있는데

 

은지(NA) [아프더라도 엄마대신 내가 맞기로 했다.

 

준기 나와서 은지에게 다가가며

 

준기 [웬일이야? 엄마한테 무슨 일 있어?

은지 [할머니가 반대하는데도 엄마랑 결혼 할꺼에요?

준기 (웃으면서)....그럼.

은지 (주머니에서 열쇠 꺼내서 내민다) 이거요.

준기 [.....(의아해서 보면)

은지 [우리집 열쇠에요. 엄마가 많이 아파요. 가 보세요.

준기 (고개 끄덕이면서 열쇠 받으면).....

은지 [저는 외할머니 집에 가는데 두 시간은 걸릴꺼에요.

준기 (웃으면서) 고맙다.

 

준기 앞에 세워두었던 오토바이 타고 달려간다.

은지 그런 준기 쓸쓸하게 쳐다보곤 걸어간다.

 

S#77. 희수의 집 앞 (N)
 

은지 천천히 걸어와서, 집앞에 멈추어 선다.

결심한 듯 심호흡 한 번 하고 초인종을 누른다.

 

강여사E [누구세요?

은지 [.....저기요....저기...희수 친구 이은진데요. 문 좀 열어 주세요.

강여사E [들어 와라.

 

대문 열리자 은지 집안으로 들어간다.

 

S#78. 희수의 집 거실 (N)
 

강여사 소파에 앉아있다.

은지 들어오는데, 희수 방에서 나오면서

 

희수 [웬일이야?

은지 (그런 희수 무시하고 강여사에게 다가가서 서며) 드릴 말씀이

있어요.

강여사 [....(얘가 왜 이러나 해서 보면서) 누구한테? 나한테?

은지 [네.

희수 (놀라서) 이은지 너 왜 그래?

은지 [.....

강여사 (기가 막혀서 웃으며) 그래 어디 들어보자.

은지 (고개 숙인 채) 저기 지난번에 엄마 피아노학원에 오셨을 때,

엄마랑 얘기하시는거 들었거든요... 저 때문에 결혼 못한다고

하신거요.

강여사 (무슨 말인지 몰라서) 뭐야....? 그럼 니가 그 딸애냐?

은지 (고개 숙인채) 네... 근데 저는 이제 다 커서 꼭 엄마랑 살아야

되는 건 아니거든요. 전 외삼촌이나 아니면 고모네 집에서 살

수도 있구요. (서러운 결심) 아니면 혼자서도 살수 있거든요.

강여사 [그래서?

은지 (울먹이며) 그러니까... 우리 엄마랑 선생님 결혼하게 해주세요.

강여사 [뭐야?

은지 (울음 참으며) 전 없다고 생각하고 결혼하게 해 주세요.

강여사 [니 엄마가 보냈냐?

은니 (울음) 아니요. 엄마는 선생님하고 헤어지고 이사 간다고 그랬

어요.

강여사 [근데 왜 왔어. 헤어졌으면 그만인걸.

은지 [....(울음)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희수 [.....(눈물 뚝뚝 떨구며 울다가) 할머니 그렇게 해주세요오오....

할머니....

 

강여사 기가 막혀서 그런 희수 보고,

은지 보면 은지 고개숙인채 눈물 떨군다.

 

강여사 [.....(혀를 찬다)

은지 [.....(닭똥같은 눈물이 떨어진다)

F.O

 

S#79. 결혼식장(D)
 

F.I

은지 웨딩마치 연주하고 있다.

웨딩마치에 맞춰 영혜 입장하고 있다.

 

은지(NA) [엄마는 아빠의 피아노를 치면서 아빠와 이별을 했었다.

 

준기 나가서 영혜 손잡고 주례 앞으로 걸어간다.

은지 웨딩마치 연주하면서 그런 준기를 돌아본다.

 

은지(NA) [지금 피아노를 치면서 나도 그와 이별을 한다.

 

예식이 끝난후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준기와 영혜 나란히 서있고 그 가운데 은지가 서있다.

은지 한숨을 폭 내쉰다.

 

은지(NA) [그런데도 눈앞이 깜깜해진다. 어떻게 그를 아빠라고 부를지...

후. (한숨 쏙 내쉬는 소리)

 

찰칵 하면서 후레쉬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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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다반향초 | 작성시간 14.11.14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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