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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대본

[데자뷰] 여정미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10.05|조회수461 목록 댓글 1

[데자뷰] 여정미

 

 

 

 

 

 

 

 

 

 

 

S#1 동구, 짐만 원룸(새벽)

인디언 마스크, 스네이크 버드, 나바호 만다라, 룬문자 부적, 아즈텍 마야의 대표 상징물 등, 독특한 장식물을 훑는 카메라, 오디오세트에 이르면, AM6:00에 맞춰 탁! 전원 들어오고, 이어 주술적인 신비로운 음악 흘러나온다. 벌떡 일어나는 진만. 머리 맡 창의 블라인드를 열고 기묘한 자세로 명상에 잠긴다.


S#2 도로변 버스정류장(새벽)

화면에 가득한 신문지 갑자기 확 제쳐지면, 눈살을 찌푸리는 동구, 게슴츠레 눈을 뜬다. 동구의 시선에 무표정하게 동구를 내려다보며 서있는 환경미화원. (보도블록 밖으로 나온 동구의 머리는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베고 있다.) 동구를 무표정하게 보다가 쓰레기봉투를 확 잡아 빼는 환경미화원. 그제야 목 꺾이며 후닥닥 일어나는 동구. 정신이 멍한 채 긁적긁적 주위를 둘러보면, 이제 막 동이 트는 역동적인 새벽이다. 헝클어진 머리에 너덜해진 양복을 입고 있는 동구를 스쳐 지나가는 우유 배달 아줌마, 교복입고 단어장 외우며 가는 고등학생, 도서관 가는 대학생은 슬그머니 동전 놓고 가고... 동구, 정신 차리려 하지만 엉거주춤 비틀비틀 고꾸라진다. 그러다가 꿈벅꿈뻑 손목시계를 보고 “늦겠다!”급하게 거리를 빠져나간다.


S#3 동구회사(증권회사) 로비, 엘리베이터 앞

뛰어오는 동구. 막 엘리베이터 문 닫히려 하고 “잠깐만요!” 뛰어가 버튼 누르는 동구. 다시 열리는 문. “미안 합니다” 타는 동구.


S#4 엘리베이터 안

동구 발견한 진만, 비집고 앞으로 나와 동구 치며,

진만  너 어제 어떻게 된 거야?
동구  어, 진만아.
진만  후라이팬이 너 찾는다고 난리였어!
동구 왜?
진만  쏜다는 놈이 잠수 탔는데, 그럼?... 잠은 어서 자구?
동구  나두 몰라. 기억이 안나네. (하는데 울리는 핸드폰 받고) 어, 수연아.


S#5 동, 객장

수연, 자리에서 동구에게 전화중이다. 유팀장, 뒤에서 신문지 팍팍 넘기며 보고 있고. 

수연 (수화기에 바짝 대고 작게) 어디야 오빠, 오늘 지각하면 안 돼... (유팀장 눈 치보며) 족제비 분위기가 별로 안 좋아... 그래? .... 알았어. (끊고 모른 척 하는)


S#6  동, 엘리베이터 안

서 있는 동구와 진만. 진만 옆의 여자 치마 보다가 동구 쿡 찔러 턱짓하는. 다라 보는 동구. 옆에 있는 도도한 여자의 열린 치마 자크 사이로 꼬리처럼 나와 있는 꽃남방. 동구와 진만, “말해줄까” “니가 말해.” “니가 말해.” 서로 떠밀로 옥신각신하고. 꽃남방 여자, 자신에 관심 있는 줄 알고 ‘아무튼 남자들이란...’ 콧방귀를 뀐다.


S#7  회의실 안

문 빼꼼 열고 들어서는 동구와 진만. 지점장 민준을 비롯한 회의 중인 직원들. 수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동구보고.

민준  (둘 보고) 어서 앉으세요. (다시 일상적인) 어제 카오스맥주에 삼화가 발끈  하던데... 어떨 거 같아요?

동구 (진만과 자리로 가 앉으며 수연에게 눈인사하고)
수연  (그저 걱정 반, 불안 반)
유팀장  (둘 노려보며) 예. 제 생각에는 올해가 특히 10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가 아 닙니까. 삼화맥주는 그래도 우리나라 대푠데... 크게 타격은 없지 않을까 싶 습니다. 요즘처럼 푹푹 찌는 무더위에는 그저 시원한 맥주가 최고죠.
진만  (메모지에 “맥주*” 끄적여 동구에게 보여주며 속삭이는) 곡식을 주관하는  천시원의 팔곡성이 빛을 잃었어.

동구 (끄덕) 아아...
유팀장 (동구와 진만 다시 노려보며) 조선 업종도 관심 있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수연  (유팀장 시선 따라 동구 보고)
동구, 진만    (유팀장 눈치보고 뜨끔...)


S#8  회의실 밖/ 객장
 
업무 준비하는 수연을 비롯한 직원들... 유팀장의 목소리가 밖에까지 들린다.

유팀장(E) 내가 댁들한테 종목연구는 기대도 안 해! 회의라도 제때제때 들어  와야 할 거 아냐! 엉!

수연, 듣고 있다가 결심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S#9  회의실 밖

유팀장  (열 받아 회의실에서 나오며) 아니 인사부 놈들도 똑같애! 어떻게 저 두 인간을 한 지점에 붙여 놨나 그래... 쯧! (하는데)

커피 들고 가다 유팀장과 부딪혀 쏟아 버리는 수연.

유팀장 으악, 이거 뭐야.
수연  어머 어떡해. 팀장님 괜찮으세요?
동구,진만 !(나오다 놀라 보며)
수연 죄송해요 팀장님...
유팀장  (화도 못 내겠고) 아 거 안 그러던 사람이 왜 이런 실수를 하나 그래. 나  참, 이거. (옷 털며 푹푹, 가면...)
수연  (동구에게 입 모양으로) 나 잘 했어?
동구  (입 모양으로) 나 때문에?
수연  (웃으며 끄덕)
동구  헤헤... (좋아하는)


S#10  객장

동구 양 옆자리 수연과 진만. 진만의 모니터엔 각종 부적과 깃털 등이 장식되어 있다. 동구, 막 일 시작하려는데, 진만, 동구 모니터에 부적을 붙여준다.

진만  아침부터 심상치가 않아. 천음차계! 명왕성이 궤도를 이탈했어. (꾹꾹 눌러  주며) 잘 붙이고 있어. (힘주어) 어?

동구, 대꾸 없이 끄덕이고 일하기 시작하고.


S#11 몽타주

1. 변하는 시세판. 정신없이 돌아가는 객장 안.
2. 지점장실 유리창으로 보이는 민준의 일하는 모습 .
3. 동구와 수연 열심히 일하는 모습.
4. 장 마감한 모습. 동구, 수연 후 한 숨 돌리고. 서로 옥상 약속 확인하는 눈짓.
5. 회사 옥상에서 대야에 발 담그고 책 보는 수연. 샌드위치 먹는 동구. 시계보고      ‘늦었다’ 챙겨 나가고.
6. 동구 차 안에서 노래하는 동구와 수연. “워우워우 예에 널 만나면 말없이 있어     도...”마주 보며 즐거운 두 사람.


S#12 대학원 건물 앞/ 처마 (밤)

강의 끝나고 나오는 사람들. 기다리던 동구 발견하고 다가오는 수연.

수연  (팔짱끼며) 오래 기다렸지?
동구  아니.
수연  후우, 발표하는데 떨려서 혼났다?.
동구 (눈 똥그랗게 뜨고) 눈 똥그랗게 뜨고 잘 하던데?
수연  봤어? 창피해...
동구  (흐뭇하게 보며) 힘들지 않아?
수연 오빠, 난말야, 이 미술 치료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어떤 보람을 느껴. 어려 운 사람들을 내 방식대로 도울 수 있다는 게 행복해... 잘 할 수 있겠지?
동구  그럼! 괜히 적성에도 안 맞는 증권회사는 들어와가지구...(하는데)

느닷없이 내리는 소나기.

동구 읏! 소나기네!

겉옷 벗어 수연의 머리 위로 우산 만들어 주고 뛰는. 근처 건물 처마로 가 비를 피하는 두 사람. 떨어지는 빗방울 바라보며...

동구  (수연어깨 감싸며) 이러구 있으니까 그 날 생각난다. 니가 나 유혹하던 날.
수연  !? 내가?
동구  또 시치미 뗀다. 내가 그렇게 사양을 하는데, 그 쪼끄만 양산에 기어이 들 어 오라구 들어오라구.... 참... 그때 내가 왜 그 유혹에 넘어 갔나 몰라...
수연 (흘기듯 웃으며) 그러게- 내가 왜 그 때 오빠를 유혹했나 몰라.
동구  (헤헤... 하다가 수연 어깨 부벼주며) 습... 추워지는데?
수연  오빠! 금방 그칠 거 같지 않지? 뛰자! (웃으며 빗속으로 뛰어가는)
동구  감기 걸려!(쫓아 달려가며...)


S#13 회의실(오전)

회의하고 있는 직원들. 동구와 진만 또 뭐라 낙서하다가 유팀장 시선 느끼면, 노려보고 있는 유팀장. 눈치 보는 동구와 진만.

민준 (자료 덮고) 덕분에 일상감사, 무사히 넘겼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장도  안 좋고 요새 힘드신 거 압니다. 오늘 저녁에 회식 한 번 하죠. (일어나고)
모두  (오... 좋아하며)

나가는 직원들. 동구, 맨 뒤에 따라 나가는데, 들리는 유팀장의 외마디 비명.


S#14 회의실 밖(낮)
 
여직원 유팀장에게 커피 엎지른 채 어쩔 줄 몰라하고 직원 몇 구경하는...

유팀장   아아... 왜들 이러냐!

고소해하는 동구.


S#15 식당 룸 안 (밤)

고깃집에서 회식중이다. 민준을 기점으로 유팀장과 직원들, 말석에 동구와 수연 둘러앉았다. 이미 꽤 진행된 듯한 분위기. 동구, 진만과 잔 부딪치며 홀짝 홀짝 잘도 마신다. 수연, 은근슬쩍 구워진 고기를 동구 앞으로 놓고, 동구 술잔 슬쩍 가져가 상 위 재떨이에 반쯤 버리고 올려놓으면, 모르고 다시 진만과 건배하는 동구. 이를 유심히 지켜보는 민준. 동구를 감시하는 수연. 마냥 즐거운 동구.


S#16 수연 집 앞 (밤)

택시에서 내리는 수연. 그리고 내리는 00가든 슬리퍼 신은 동구.
수연  (속상해서) 얼마나 거금들인 구둔데, 그렇게 홀랑 잃어 먹냐?
동구  (술 취해 헤롱대며) 분명히 화장실 갈 땐... 신었는데...(그래도 취해 좋은)헤 헤...(발 들어 보이며) 시원하네...
수연  (웃고 말고) 이그... 조심해서 들어가, 응?
동구  응, 들어가는 거 보구-(헤벌쭉 웃는)
수연 (핸드백에서 열쇠 찾으며) 내일, 다시 한 번 식당에 가보자. 응? (하다가)  어디갔지? 열쇠가 없네. 회사에 뒀나?...
동구  없어? (취기에 눈 껌뻑껌뻑...)

(시간경과) 동구,00가든 슬리퍼 신고 담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그러나 취해서 쉽지 않고. 수연은 다칠까봐 안 했으면 좋겠는데... 두 어 번의 실패 후 슬리퍼를 벗는 동구. 마침내 담을 오르는데 성공한 동구, 담 위에서 V자 그리며 수연을 향해 웃는데, 갑자기 중심 잃고 우당탕 집안으로 떨어지는 동구. 수연 놀라고.

수연 오빠!... 오빠!

잠시 후 빼꼼 열리는 문. 내미는 동구 얼굴. 헤헤... 안심하는 수연.


S#17 제화점(낮)

새 구두 신고 있는 동구. 거울 보며 혼자 열심히 폼재고 있다. 옆에서 점원과 계산하고 있는 수연. 흐뭇하게 동구를 보고.


S#18  수연 집 앞(밤)

수연, 서있고 손 흔들고 차에 타는 동구. 차 출발한다. 가는 모습 보는 수연.


S#19 보석상(밤)

혼자 열심히 목걸이 고르고 있는 동구. 기분이 좋다.


S#20 객장(장마감 후)

한가로운 분위기. 동구와 수연 열심히 메신저로 채팅중이다. 보여지는 채팅창과 둘의 모습.

동구(E) 오늘 저녁7시! 시간 비울 것!
수연(E) 왜?
동구(E)윤,도,현,밴드!
수연(E)허걱! 매진이라며?
동구 (살짝 티켓들어 보이고)
수연(E)꺄아악! 오빠!(흥분한 표정 감추지 못하는데)

민준, 급하게 겉옷 걸치며 지점장실에서 나온다.

민준  김수연씨, 준비됐으면 가시죠.(하고 급하게 나간다)
수연  예? 예. (자판 두드리고 흥분한 표정으로 동구에게 눈짓하고 나가는)

뜨는 수연의 메시지. “이따 6시에 봐.” 동구, 씨익 웃으며 나가는 수연 보고.


S#21 호텔 커피 숍 안 (낮)

수연, 나이 지긋한 고객들에게 서류를 보이며 설명중이다. 고객, 수연의 설명에 호의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민준, 그런 수연을 믿음직스럽게 본다. 그러나 탁자 밑, 수연의 다리 위에서 계속해서 번쩍거리는 수연의 핸드폰 액정화면. 수연, 고객들의 질문에 성의껏 미소로 대답하지만 초조하기만 하고....


S#22 콘서트 장 앞(낮)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동구. 핸드폰 걸지만 수연은 받지 않고. 허겁지겁 들어가는 사람들. 시간 확인하고 한숨만 푹푹 쉬는 동구.


S#23 직 근처 놀이터 앞 길(밤)

심통 잔뜩 난 얼굴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동구. 수연, 뒤에서 종종종 따라오며...

수연 세상에, 무슨 서류에 도장 한 번 찍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리냐... (동구 눈치 보며) 아아 지점장님은 왜 하필 나한테 가자고 하셔서...
동구  (뚱한 채) ... 그게 얼마주고 구한 푠데...
수연 (동구에게 달라붙어 애교부리며) 나두 너무 속상해... 꼭 보고 싶었단 말 야...
동구  (그런 수연의 모습 보다가)... 일은 잘 된거야?
수연  응! 지점장님이 다 내 덕분이라고, 축하주 하자는 걸, 죄송하다구 얼른 오빠 한테 왔지?-
동구 (괜히 퉁퉁) 축하주는 무슨 축하주야! 성과급이나 팍팍 달라 그래-
수연  (눈치 보며 배시시 웃는)
동구  가자
수연  (동구 팔짱 끼며) 어디?


S#24 원룸 밖/안(밤)

문 열리면 어두운 집 안으로 들어서는 동구와 수연. 때맞춰 켜지는 실내등. “해피 벌쓰데이!” 진만의 외침과 함께 수연을 향해 터지는 폭죽!

수연, 깜짝 놀라 휘둥그레 보면, 고깔모자 쓴 진만이 어서옵셔~~ 수연을 맞고 있다. 수연 둘러보면, 온통 생일 축하 파티를 위해 꾸며져 있는 집 안.

수연 (감격해)!!!.. 내 생일인지도 몰랐어...
지만  (수연에게 귓속말하듯) 이거 박똥 혼자서 다 한 건 아닙니다.
동구  (험! 험! 거들먹거리며) 야, 배고프다. (들어가며) 얼른 들어가자.

(시간경과) 불꺼져 있고 케이크 촛불만 밝혀진 방. 모두 고깔모자 쓰고 있고. 통기타 들고 드르릉 맞지도 않는 반주하는 진만. 반주(?)에 맞춰 생일 축하 노래 부르는 동구와 진만. 오로지 동구 독창- “사랑하는 우리 수연이...” 하는데, 수연, 에이취! 재채기를 하고 만다. 그 바람에 모두 꺼지는 촛불.. 깜깜... 노래 그치고, 수연이 목소리 “어떡해....” 플래쉬 터지면, 진만, 사진 찍어주고 있다. 수연과 동구의 장난치는 사랑스러운 모습, 찰칵! ‘잊을게’ 립싱크하는 동구, 찰칵! ‘사랑two' 립싱크하는 수연, 찰칵! 진만, 깃털 등으로 무장한 채 동구와 수연 앞에 서서 경건한 마음으로 축원해주고. 마주보며 웃는 동구와 수연.


S#25 원룸 근처 공원 (밤)

천천히 산책하는 동구와 수연. 수연, ‘사랑two' 노래 부르고 있다.

수연  나의 아픔을 가만히 닫아주는 너...
동구  아니라니까, 1절은, ‘나의 하루를 가만히’라니까... 어떻게 아픔을 닫아, 하 루를 닫는 거지.
수연  그러게, 난 왜 자꾸 아픔이 먼저 나오지? 나의(강조)하.루.를. 가만히 닫아  주는 너... 됐지? 은은한 달빛 따라 너의 모습 사라지고... (하는데)
동구  (걷다가 멈추며) 수연아.
수연  (따라 멈추고) 응?
동구  (목걸이 케이스 꺼내며) 이거..
수연  ? (예상 밖의! 받고)
동구  (어색한) 우주에서 온 보석이라는데... (긁적긁적)
수연  (열어보고) 오빠...
동구  에게 말야,(긴장되고 머쓱한) 부부...의 행복을 기원해 준다네?(수연 보는데)
수연 (목걸이 꺼내 보며) 너무 예뻐...

목걸이 꺼내 동구에게 걸어달라는 수연의 제스처. 동구, 걸어주려는데 서툴고.

동구  아- 자꾸 미끄러지네.
수연  오빠-
동구  (열중한 채) 응?
수연  오빠네 부모님...
동구  ?
수연  어머님 아버님이... 나... 같은 며느리감, 좋아하실까?
동구  (다 된 손 멈추고)
수연  나 많이 떨텐데, 옆에서 오빠가 많이 도와줘야한다- (웃으며 뒤돌아보면)
 
동구, 수연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따뜻하게 안기는 수연. 행복한 둘의 모습.


S#26 객장(낮)

바쁘게 돌아가는 객장의 모습. 동구(8월 1일과 동일한 의상), 진땀 흘리며 전화 상담 중, 정장에 신경 쓴 수연은 내방 고객을 상담하고 있다.

동구 ... 죄송합니다... 미래건설이 부도가 날 줄은... 저기.. 그래도 아직 반 이상 이 우량주에 남아있으니까... 예? 아니 어떻게 두 달 안에... 여보세요?
수연  (깐깐한 사모님 스타일 내방 고객에게) 고객님, 좀 더 지켜보시다가 배당  많이 하는 종목들을 좀 더 매수하셔서 연말까지 가지고 계시면요,
사모님 아니, 지금 가지고 있는 게 죄 다 바닥을 기는데 뭘 또 어떻게 매수를 해.

(시간경과) 넉 다운 된 동구와 수연, 서로 마주보며 한숨 후... 드디어 끝났다.... 싶은. 수연, 일어나 나가고...

진만  (동구 보며) 오늘 순천 가서 부모님께 인사드린다 그랬지?
동구  어- 마음이 들떠서 그런가 하루 종일 힘드네. 후우... (일어나서 나가면)
진만  조-? 눗渼?... (하고 나가는 동구 보다가 동구 모니터에 시선 가는데...)

모니터에 ‘천음차계’ 특이한 문양의 검은 부적, 진만이 뚫어져라 쳐다보면, 점점 이글이글 타는 기운이 느껴지고... 이상한 듯 진만,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며 관찰하려는데, 순간 확! 하고 타서 없어지는 부적!!! 깜짝 놀라는 진만.
그 때,


S#27 화장실 안

툭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목걸이. 얼른 손으로 집는 수연.
수연  후... (다시 목걸이하고 옷매무새를 다진다. 거울 보며) 안녕하세요-
 어머님 아버님... 김수연이라고 합니다... (연습하며 미소지어보는...)


S#28 회사 근처, 건널목(낮)

여직원들과 나와 건널목 앞에서 헤어진 수연, 저 건너편 동구 확인하고 손 흔든다. 빨간불 신호등. 마음 급한 수연, 들썩거린다. 이윽고 파란불로 바뀌자마자 부아앙 건너는 수연. 동구, 천천히 오라고 손짓하는데, 수연, 웃으며 발걸음 재촉하고. 그때 툭하고 풀리는 목걸이. 바닥에 떨어져 톡톡 뒤편으로 튀어가는 펜던트. “어?” 수연, 펜던트를 쫓아 뒤돌아서는데, 동구의 서선에 반대편 차선에서 돌진해 오는 트럭. 동구, 무언가 불안한 표정으로 번갈아 본다. 펜던트를 찾기 위해 되돌아가는 수연. 굳어지는 동구 얼굴. 거칠게 붕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트럭. 그러나 수연, 의식하지 못한 채 펜던트에 손을 뻗고, 빠앙! 찢어질 듯 경적 울린다. 펜던트를 손에 쥔 수연, 고개를 들어 보면, 다가오는 거대한 트럭. 표정을 잃은 수연의 얼굴, 육중하게 다가오는 트럭.

동구  안돼!

하얗게 질리는 동구의 얼굴에서...


S#29 병원 수술실 앞 복도(밤)

초조하게 복도를 서성이고 있는 동구. 수술실 문 열리면 수술복 입고 나오는 의사

동구  (다급하게 의사에게 다가가)선생님, 어떻습니까? 우리 수연이 괜찮은 거죠?
의사  글쎄요, 일단 지켜보는 수밖에요...
동구  (울먹이는) 선생님, 수연일 살려주십시오! 수연인 정말 좋은 애예요. 잰 저  기서 저러구 있으면 안된다구요!
의사  ... 안타깝지만, 지금부터 견디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요. 마음 단단 히 먹으세요.
동구  ?! 그럼... 그럼???... (의사 붙잡으며) 안돼요! 안돼요, 선생님! 전 수연이  없으면 못 살아요! 그건 안돼요, 선생님!!!
의사  (안타깝게)...
동구  (무너지는. 절박한 동구의 눈에서 눈물 뚝 떨어지고...)

의사, 그런 동구의 어깨를 툭툭 쳐주고 몇 걸음 가다가 뒤돌아본다.

의사  저... 박동구씨-
동구 (고개 들어 의사 보는)
의사  난 박동구씨가 잘 해낼 거라고 믿어요. 지금은... 더 나은 현재를 위한 선물 이라고 생각해요...(멀어지고)

동구, 무슨 소린지 의아해 하면서도 넋을 잃은 듯 털썩 의자에 주저앉는다. 벽에 기댄 채 손 모으고 기도하는 동구. 그러나 곧 잠에 빠져드는 듯 스르르 옆으로 고꾸라진다. 쓰러진 동구의 얼굴로 점점 다가가는 카메라, 얼굴 가득 클로즈업되면 날아와 동구얼굴에 달라붙는 신문지. 이어 신문지를 확 제치는 환경미화원의 손.


S#30  도로변 버스정류장(S#2와 동일) (새벽)

연결.(S#2의)신문지 제쳐진 상태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동구, 게슴츠레 눈을 뜬다. 순간 쓰레기봉투를 확 잡아 빼는 환경미화원. 후닥닥 일어나는 동구. 정신 못 차리는데 동구를 스쳐 지나가는 우유 배달 아줌마, 교복 입고 단어장 외우며 가는 고등학생, 도서관 가는 대학생은 슬그머니 동전 놓고 가고... 동구, 일어나 정신 차리려 하지만 엉거주춤 비틀거린다. 겨우 정신 차리고 의자에 걸터앉는 동구.

동구 (불현듯 떠오르는) 수연이!!(급하게 빠져나가는)


S#31  병원 안 (낮)

황급히 들어서 데스크의 간호사를 붙잡고 땀 흘리며 수연을 찾는 동구.

동구  김수연이요! 어제 교통사고로 수술 받은 환자!
간호사 (확인하며) 그런 환자는 없다니까요.
동구  없다뇨! 다시 잘 좀 찾아봐 주세요. 예?
간호사  (모니터 확인하지만...)?....

그때 핸드폰 울린다. 액정 보면 뜨는 “수연이"! 동구, 믿을 수 없고... 받아보는...

수연(F) 선배, 오늘 또 지각하면 안 돼요. 족제비 오늘 분위기가 영 안 좋아. 알았 죠, 선배?.... 여보세요? 여보세요?
동구 !!!.... (굳어지는)


S#32  회사, 엘리베이터 앞

동구, 급하게 뛰어와 막 닫히려는 엘리베이터 문 열고 탄다.


S#33 엘리베이터 안

숫자 보며 초조해 하는 동구. 이내 시선 돌리다가, 보이는 앞 여자의 치마 밖 꽃남방. 그냥 무심히 넘기고, 초조하기만 한.


S#34 객장/ 회의실 앞

회의실로 향하는 직원들. 동구 뛰어 들어와 보면, 회의실 안에 앉아서 회의 준비하는 수연. 가슴 뛰는 동구.

동구  (그대로 무릎 꿇는 동구. 기도하듯)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유팀장  (들어가다 동구 보며) 박동구... 차암 가지가지 한다.


S#35 회의실 안

회의 중, 동구는 시종일관 수연을 살펴보며 걱정 반 기쁨 반이다.

민준  (노트북 클릭하며) 어제 카오스맥주에 삼화가 발끈하던데... 어떨 거 같아 요?
동구  (수연에게 입 모양으로) 괜찮아?
수연  ?

유팀장 제 생각에는 삼화맥주는 그래도 우리나라 대푠데... 크게 타격은 없지 않을 까 싶습니다. 요즘처럼 푹푹 찌는 무더위에는 그저 시원한 맥주가 최고죠.
진만  (메모지에 “맥주*”끄적여 동구에게 보여주며 속삭이는) 어디 안 아파? 정말  괜찮은 거야?
수연  ?....
유팀장 (동구와 진만 쪽 노려보며) 조선 업종도 관심 있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S#36 회의실 밖/객장

수연을 비롯한 직원들, 업무 준비 중이다.


S#37 회의실 안

유팀장, 동구와 진만 세워 놓고

유팀장  아무튼 내가 댁들한테 종목연구는 기대도 안 하니까 회의 시간에 딴 짓이나  하지마 좀! 엉!
동구  예... (건성으로 대답하는데 시선은 밖을 쫓고 있고)


S#38  회의실 밖/ 객장

회의실 밖으로 나와 수연의 자리 지나치려는 유팀장.

유팀장  (열받아) 아니 인사부 놈들도 어떻게 저 두 인간을 붙여 놨나 그래... 쯧!(하 는데)아악!
수연  (의자에 앉아 커피 들고 뒤로 돌다가 유팀장과 부딪혀 쏟는) 어머 어떡해.  팀장님 괜찮으세요? 죄송해요... 어떡해...

자리로 오던 동구, 진만 놀라 보고.

유팀장  (화도 못 내겠고) 아 거 안 그러던 사람이 왜 이런 실수를 해 그래. 나참,  이거.
수연 어떡하죠...(하는데)
동구  수연씨, 잠깐만요. (수연의 팔목 잡고 나가며)


S#39  회사일각

수연을 끌고 오는 동구. 의아하게 끌려 나오는 수연.

동구  (머리부터 발끝까지 확인하며) 정말.... 괜찮은 거지?
수연  선배, 왜 자꾸 그래요? 선밴 내가 어디 아프기라도 했음 좋겠어요?
동구  아니 아니! (수연 양 팔을 잡으며) 너무 기뻐서 그래, 기뻐서.
수연  뭐가? 나 지금 고객한테 전화오기로 했어. 장난은 이따 해요 선배. (들어가 고)
동구  어? 어... (미소로 수연 들어가는 모습 바라보다가) 이상하네? 어제 분명 히?.... (생각하다가 고개 흔들흔들... 자신의 볼 탁탁탁 치며...)하아... 술을  끊어야지... 이젠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되네, 차암...(허탈하게 웃으며  들어가려다가) 근데... 얘는 보는 사람도 없는데 왜 꼬박꼬박 선배라고 하는  거야? (갸우뚱하고 들어가고.)


S#40  객장 안

동구, 아무튼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제 막 일 시작하려는데, 진만, 동구의 모니터에 부적을 붙여준다.

진만  천수본계! 명왕성이 제 궤도를 찾았어. (꾹 눌러주며) 잘 붙이고 있어, 어?
동구 알았어- 오늘부터 끝 발 날린다 이거지? (수연 보며)
수연  (열심히 모니터 보며 고객과 통화 중이다. 동구 시선 느끼고 웃어주는.)
동구  (같이 웃고 일 시작하는.)


S#41 옥상

힐 벗고 의자에 앉아 미술 심리 치료책을 보고 있는 수연. 옆에는 과일과 샌드위치가 놓여 있고. 조용히 혼자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수연  나의 아픔을 하루를 가만히 닫아주는 너... 은은한 달빛 따라 너의 모습 사 라지고...


S#42 객장

동구, 전화기 끊고 머리 긁는다. 비어 있는 수연 자리. 휘휘 둘러봐도 보이지 않고...


S#43 옥상

옥상으로 들어서는 민준.

수연  (벗고 있던 힐 찾아 신으며 놀라서) 어머 지점장님...
민준  아아- 그대로 계세요. 미안해요. 제가 방해를 했네요.
수연  (일어나며) 아, 아니에요...
민준  (둘러보며) 흠... 여기 참 좋네요. 조용하게 바람 쐬기에 딱이에요. 수연씨  허락 받아야 되는 건 아닌가요?
수연  (당황. 긴장. 웃으며) 무슨 말씀이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지점장님...
민준  그럴까요? (수연의 곁에 와 앉고 수연 책보고) 무슨 책이죠?
수연  (급히 책 감추며) 아니, 아무것도... (하다가 샌드위치 발견, 들어 권하며)  아, 저... 이것... 좀 드세요. 아침에 급하게 만든 거라.. 그래도 괜찮으시 면...
민준  샌드위치, 좋아해요. 그럼, 수연씨 솜씨 좀 볼까요? (받아 맛있게 먹는)
수연 (수줍어하며 민준이 먹는 모습 흘깃 보며 좋아하는...)


S#44 복도

동구, 여기저기 헤매며 수연 찾다가 멈춰 선다... 혹시?


S#45 옥상

뛰어온 동구. 벤치에 나란히 앉아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 수연과 민준을 본다.
동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주춤주춤하고... 수연의 수줍은 미소... 바라보던 동구, 자기도 모르게 문 한 쪽에 세워놓은 대야를 발로 건드리고 만다. 그 소리에 돌아보는 수연과 민준.

동구 (멋쩍게) 와- 좋네. 아유, 지점장님! 두 분 뭘 그렇게 하셨어요? (다가가는 데)
민준  (시계보고 일어서며) 수연씨 덕분에 머리가 가벼워졌어요. 고마워요. (미소 로 인사하고 가려다가) 아, 수연씨. 다음엔 제가 샌드위치 대접할게요.
수연  아... 어떡해... (민준이 내려가자 다리 풀려 그대로 의자에 주저앉는다.)
동구  (민준이 간 곳과 수연 오가며 보다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수연  (떨리는 가슴 붙잡고 숨 다잡으며 좋아서... 호흡하는)
동구  (얼떨떨한 마음으로 수연에게 다가가) 수연아?... 내가 너 한참 찾았어...
수연  (정신 차리고) 아, 선배, 왜요? 무슨 일 생겼어요?
동구  ... 너 대학원 가야지!
수연  맞다!!(허겁지겁 정리하며) 근데 오늘 저 대학원 가는 날인 거 어떻게 알았 어요? 내가 말한 적이 있던가? 암튼 고마워요, 선배- (챙겨서 뛰어가는.)
동구  수연아- 잠깐만!(하고 따라가려는데)

순간 울리는 동구의 전화벨. 핸드폰 받는 동구.

동구  여보세요...
유팀장(F) 야 박똥구! 너 한 판 붙자는 거야? 경제동향 자료 어딨어? 어?
동구  (아... 맞다!) 지금 들어가요. 예... (끊으면 이미 사라진 수연. 맥 빠지고) 기 분 이상하네...


S#46 대학원, 강의실 앞(밤)

동구, 강의실 앞을 왔다갔다하고 있다. 그러다 강의실 작은 창으로 수연이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동구. 그 모습이 예뻐 자신도 모르게 씨익- 웃음이 나오고


S#47  강의실 앞/ 현관 (밤)

우르르 나오는 학생들. 졸고 있던 동구, 소음에 잠에서 깨고. 급하게 현관 향해 걸어가는 수연 발견하고.

동구  수연아!
수연  (뒤돌아보고 깜짝 놀라) 선배!! 여긴 웬일이에요?
동구  (눈 비비고 수연에게 걸어가며) 다 끝났어? 가자 얼른.
수연  여긴 어떻게 알고...
동구  새삼스럽게- 배고프다, 가자.
수연  ???....

수연 이끌고 나가려는데 느닷없이 내리는 소나기.

동구  학교 올 때마다 비가 오네...
수연  ?... 선배가 우리 학교엔 언제 왔었다고...
동구  ? (수연보고 흘기며) ... 미안해, 자주 못 데려다줘서... 그나저나 발표는 자 주 한네? 잘 한 거야?
수연  ? ... 발표요? 그럼요, 긴장되긴 했는데 잘 한 거 같애. 무지 던다고 교수님 이 놀리셔서 그랬지, 칭찬도 받았거든요... (그러다 훗 웃으며) 사실... 떨린  이유는 그게 아니데...
동구  그게 아니면? ...
수연  ... 음, 선배, 선배니까... 내가... 고백할게요... 나, 가슴이 뛰는 거 얼마 만에  느껴보는지 몰라요. 콩닥콩닥콩닥... 사춘기로 돌아온 것도 아닌데... 암튼  그 사람만 생각하면 막 설레고 그래요... (하다가 동구보고 풋) 유치하다고  놀리기 없어요? 선배도 그럴 날 있을 거다 뭐... 나 잘 되면 선배도 내가  팍팍 밀어줄게요. 나중에- 잘되면- 헤헤...
동구  ? ... 너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그 사람이라니... 수연아!

하는데, 다가와 서는 차. 유리창 내리고 “수연아” 부르는 대학원 친구.

수연  (친구 향해 손짓하며) 어, 잠깐만! (동구보고) 어떡하죠 선배? 오늘 지적 받 은 거, 저 친구랑 정리하기로 했거든요. 내가 내일 점심 쏠게요. 응? 미안 해요 선배!

환한 미소로 동구에게 손 흔들고 비 맞으며 친구 차로 뛰어가는 수연.

동구, “수연아!” 쫓아가지만, 출발하는 차. 몇 걸음 가다 말고 멈춰 서 멍하니 비를 맞고 서 있는 동구.

동구  무슨 소릴 하는 거야....


S#48 원룸 안 (밤)

추리닝 차림의 진만, 흠뻑 젖은 채 무거운 표정으로 들어서는 동구를 맞고 있다.

진만  (놀라) 야 박똥! 왜 이렇게 비를 쫄딱 맞았어? 걸어 온 거야? 차는?
동구  (젖은 옷 채 그대로 멍하니 들어서고)
진만  야야 물 떨어지잖아-
동구  (바닥에 철퍼덕 주저 앉으며) 진만아.. 수연이가 이상해.
진만  응? ... 수연씨? 워 어쨌는데?...
동구  ... 수연이가 다른 남자가 생긴 거 같애... 너 그 날 뭐 느낀 거 있었어? 나 만 모르고 있었던 거야?
진만  ?
동구  생일파티 때만 해도 그런 거 없었잖아, 그치?
진만  생일 파티? 누구 생일파티?....
동구  (터지는) 아 너까지 왜 이래 정말!
진만  ... 수연씨 생일은 4일 이라....
동구  하아... 그러니까! 그 때 뭐 낌새같은 거 없었잖냐구!
진만  아니, 뭐, 생일파티를 했어야... 뭘... (하는데)
동구  너, (하다가 생각난 듯 디지털 카메라 가져와 보며) 니가, (하다가) 뭐야, 지 웠어, 너?
진만  (주눅) 뭐... 뭘 찍었는데...?
동구  아 수연이 생일날! 사지인!!! (하다가 달려가 황급히 서랍 열러 앨범 뒤지 는... 그러나 없고)???....
진만  생일은 4일이라며?...
동구  (신경질적으로) 아 그러니까! 오늘이 며칠인데?
진만  ?.... 1일...
동구  (확 짜증나면서도 이상한 느낌) 뭐? (진만 노려보고 신경질적으로 핸드폰  열어 날짜 확인하면, “8월1일”)!!! (핸드폰을 톡톡 쳐보고 흔들어도 본다.)!!!
진만  ???....

(시간경과) 침대에 드러누워 있는 동구. 진만은 이미 뻗어 자고. 동구, 갑자기 벌떡 일어난다. (빠르게 보여지는 컷들- 대학원에서 비를 맞는 모습, 수연이 유팀장에게 커피 쏟는 모습, 꽃남방 여자, 중환자실 앞 의사의 모습...)

의사  안타깝지만, 지금부터 견디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요.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수연  그 사람만 생각하면 막 설레고 그래요...

동구  (말도 안 돼! 고개 흔들다가) 진만아!(보는데)
진만  (쿨쿨)...
동구  후우... (혼란스러운)


S#49 회의실(오전)

여느 날 다름없이 회의하고 있는 직원들. 그러나 해쓱해진 동구만은 멍하게 자신이 손가락으로 문지르고 있는 신문을 응시하고 있다.

민준  덕분에 일상감사, 무사히 넘겼습니다.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장도 안좋 고 요새 힘드신 거 압니다. 오늘 저녁에 회식 한 번 하죠.
모두  (오... 좋아하며)

모두들 서류철 챙겨서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동구, 미동도 없이 계속 한 곳만 응시하고 있다.... 동구 눈에 들어오는 손가락으로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신문에 박힌 ‘8월2일’인쇄. 심호흡하는 동구, 그러다가 옆에 놓인 종이컵을 들어, 안에 남은 커피를 휘휘 돌려보다가 서서히... 들었다가... 갑자기 확 엎으면 남은 커피 쪽 쏟아지는데, 순간, 밖에서 들리는 유팀장의 외마디 비명.


S#50  회의실 밖(낮)

여직원 유팀장에게 커피 엎지른 채 어쩔 줄 몰라 하고 직원 몇 구경하는...

유팀장 아아... 왜들 이러냐!....


S#51 객장(낮)

동구 여전히 무표정하면서도 단호한 표정. 진만, 상담 전화 중이다.

진만  미래건설 어떠세요? ... 예, 지금 적정주가에 반도 못 미쳐요. 예... 10프로  정도 기대하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예...(하고 끊는다)
동구  (진만에게 말하듯 혼잣말하듯) 도저히 뛰어갈 수 없을 것 같아도, 달리면  달릴수록 가까워진다. 출발점으로 돌아왔다면, (심호흡) 다시 달리면 돼!  (진만에게) 진만아, 미래건설 사지마라. 1차 부도처리 된다.
진만  어? (모니터 보며, 동구 곁눈질로 보고...)
동구  (고개 돌려 수연보고) 수연아, 나 좀 잠깐 보자.
수연 ?


S#52 회사 복도(낮)

동구, 따라온 수연을 향해 뒤돌아서며 비장하게

동구 ... 믿지 않겠지만, 나 과거로 돌아온 거 같애.
수연  ...(심드렁하게) 선배, 끝나고 농담하자, 응? 나 지금 주문 넣을 거 있단 말 야. (하고 가려하면)
동구  (강하게 붙잡아 돌려 세우며) 농담아냐! 믿어줘! 그리구 너...(하는데)
수연  (아프고 당황스러워 정색하며) 선배... 이러는 거... 싫어... 들어갈래.

수연, 화난 듯 들어가면 어쩌지 못한 채 난감한 표정의 동구.


S#53 식당 밖(밤)

안에서 회식하고 있는 직원들 창으로 보인다. 이미 거나한 분위기이고, 빠지면 바람을 쐬고 있는 수연 보인다. 이어 밖으로 나오던 민준, 수연 발견하고 다가서며.

민준  왜 나와 있어요?
수연  (놀라 돌아보며) 아, 예...

수연, 붉어진 얼굴 매만지며 부끄러워하고... 이어 나오던 동구, 제법 다정하게 대화하는 민준과 수연을 발견한다. 복잡한 동구.


S#54 식당 앞(밤)

동구를 제외한 직원들 나와 서 있다. 상당히 고조된 분위기.

유팀장  자, 열외 일명 없이 2차 갑시다!(하는데)
수연  저... 저는 먼저 들어갈게요. 집에서 정리할 게 있어서요.
민준  아, 저도 내일 본사회의가 있어서 가야 할 거 같은데, 수연씨 방향이 어디 죠?
수연 네?...(보는)


S#55 식당 안(밤)

없어진 구두 한 짝 찾고 있는 동구. 옆에서 주인도 같이 찾고 있고 .

동구 (조급하게 찾으며 혼잣말처럼) 아아.. 언놈이 숨겨 놨는데도 가져가냐...


S#56 택시 안(밤)

뒷좌석에 조금 떨어져 앉은 수연과 민준.
수연, 창밖을 본다. 그러나 민준 의식하는... 묘하게 긴장된 둘의 모습.


S#57  수연 집 앞 (밤)

수연 집 앞에 도착한 택시. 택시에서 내린 민준과 수연. 택시 그대로 안가고 있고.

수연 고맙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지점장님.
민준  저, 수연씨... (무언가 말하려는 듯)
수연  네?
민준  (아니다... 그냥 웃으며) 잘 자요. 내일 봅시다. (택시에 오르고)

택시 출발하고, 수연, 민준 가는 모습 바라보다가 긴장 풀리는... 후... 하다가 핸드백 안을 찾는데 열쇠 없다. 어? 다시 찾는....

(시간경과) 담에 오르려다 쿵 떨어지는 수연. ‘아야’하고 발목 삐고... 아파서 꼼짝 못하고 끙끙거리고 있는데, 그 때 도착하는 택시. 내리는 동구. 동구, 00가든 슬리퍼 신은 채 황급히 수연에게 달려온다.

동구  괜찮아?
수연  (담 앞에 앉은 채 놀라) 선배! 어떻게 왔어요?
동구  너... 열쇠 없잖아...
수연  예?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동구  ... 대문 앞에 떨어져 있어.
수연  ?
동구 ... 그렇다고 니가 담을 넘으면 어떡해. (하며 슬리퍼 벗는)
수연  ?...


S#58 수연 집 안

동구, 수연 발목 만져주고 있다. 차가운 물수건, 발목에 대주며 정성스럽게...

수연 집이 좀 썰렁하죠? 엄마, 아빠 교환교수로 영국가시면서 작은 데로 옮길까 도 생각했는데 빈집으로 놔두기도 그래서요... 아무튼 선배 아니었음, 나 오 늘 노숙자 될 뻔 했네...(하다가)... 아까... 회사에선 미안했어요.

동구 ... 너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내가... 아무래도 과거로 온  거 같애.
수연  (핀잔주듯) 또 농담이야?
동구  알아, 나도 말이 안 되는 거 아는데, 분명한 건... 사실이야.
수연  (장난끼 얼굴로 나지막하게) 선배, 그럼...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되는지 알겠 네? ...
동구  (한숨 푹...) 내가 너라도 안 믿겠지? ... 저기... 수연아... 너... 어제 난한테  말했던거... 그 사람말야....
수연  네? 뭐요?
동구  ... 그 사람... 혹시...?
수연  (당황하며) 선배! 아유, 아무튼 선배한텐 내가 농담을 못해. 이렇게 유머감 각이 없으니, 참, 선배, 뭐, 음료수?(하며 일어나려다 아야! 주저앉고)
동구  !(맞구나 싶고... 굳어지는)...


S#59 수연집 앞거리(밤)

괴로워하며 걷고 있는 동구.


S#60 객장(낮, 장 마감 후)

정리 분위기 한창이다. 일하던 동구 고개 들어 멍하게 지점장실을 바라본다.


S#61 지점장실 안

부티 아줌마 손님과 상담 마치고 일어선 민준. 서 있는 수연.

부티  난 그럼 이사님만 믿을게요... 수연씨라고 했든가? 수일 내로 들릴 테니까  좀 뽐아 줘 봐요.
수연 네, 그러겠습니다.
부티  그럼 강이사님, 수고하세요.

지점장과 수연, 마담 손님을 배웅하고.

수연  저는... 영업이 있어서... 바로 퇴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가려는데)
민준  김수연씨... (어색한 듯) 큼...오늘 저녁... 식사 어때요?
수연 !... (숨기려 하지만 표정으로 드러나는...)


S#62 보석상 앞(낮)

목걸이를 사들고 나오는 동구. 어둡지만 희망에 찬 얼굴로 걸어간다.


S#63 레스토랑(밤)

들어오는 수연, 웨이터 안내 받아 자리에 앉고... 기대에 찬 수연.


S#64 원룸 안 (밤)

널려있는 각종 포장지들과 리본들. 동구, 투박한 손으로 목걸이를 직접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리본도, 포장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덥다.

진만 땀 봐...(선풍기 끌어다가 틀어준다)
동구  (선풍기 바람에 리본과 포장지들이 날리자) 아 꺼! 꺼!
진만  (이크, 끄고...)
동구 (다시 열심히 포장하며) 진만아, 무슨 운명의 장난으로 상황이 이렇게 까지  꼬였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나, 포기하지 않는다. 두고 봐.
진만  (에휴 안쓰럽고...)
동구  (포장 완성되었다. 진만에게 들어 보이며) 어때? 이쁘지?
진만  이쁘다- 짜식, 재주있네.(웃어 보이는데, 동구 핸드폰 울린다.)
동구  (액정 보면 “수연이”. 진만 보여주며) 내가 말했지! 어? (전화 받으며) 수연 아!


S#65 실외 포장마차(밤)

깨작깨작 우동 먹는 수연. 바라보는 동구.

동구  시간이 몇 신데 아직도 안 먹은 거야.
수연  (울컥하지만 웃으며) 때를 놓쳐서... 헤...(하는데 눈가 젖어 오는)
동구  !...
수연  (얼른 그릇 들어 국물 마시고 내려놓는다) 와- 살 것 같다.
동구  무슨... 일... 있는 거야?...
수연 선배, 국물 진짜 맛있다. 선배도 먹어봐요? (권하면)
동구  (안쓰러운...) 소주, 한 잔 할래?
수연  (웃으며 고개 끄덕. 그러나 울컥해 금새 다시 젖어드는 눈가...)
동구  수연아...
수연  (애써 표정 밝게) 선배, 나 잠깐... 아주 잠깐... 좋은 꿈을 꾼 거 같애... (자 꾸만 눈가는 젖어들고)
동구  (수연 보다가...) 여기요, 계란말이하고 소주요!


S#66 수연 집 앞(밤)

수연을 데려다 주는 동구

동구  들어가...
수연  (한결 좋아진 얼굴로) 다른 말은... 생각이 안 나네?... 고마워요 선배. 고맙 구... 또... 고마워요.
동구  (보다가 품에서 콘서트 티켓 꺼내 들어 내밀며) 내일 시간 있어?
수연  (받아들고 보다가 깜짝 놀라) 와- 저 윤도현밴드 좋아하는 지 어떻게 알았 어요? 이거 매진돼서 속상했는데...
동구  (수연의 좋아하는 모습에 기분 풀려...) 같이 갈 수 있어?
수연 그럼요! 선배 마음 바꾸기 없기예요, 저 꼭 갈 거니까. 알았죠?
동구  (수연이 좋아하니 좋고...)...
수연  선배... 또 ... 고마워요...
동구  내일은... 절대로 다른 약속 잡으면 안 된다. 내일은, 꼭 봐야지! 그치?
수연  (웃으며) 알았어요-
동구  (마음 놓이는) 그럼 내일 봐. (뒷걸음으로 가며) 잘 자!
수연  (손 흔들며...) 조심히 가요-

동구, 몇 걸음 더 걷다가 기분 좋게 뛰어간다. 뛰어가는 동구를 바라보는 수연.


S#67  수연 집 안(밤)

들어오는 수연. 다소 아쉬운 표정으로 한 숨 지으며 방으로 향하고. 컴컴한 방안으로 들어오는 수연. 화장대에 앉아 콘서트 티켓 바라보다 살며시 미소 짓는다. 그때 핸드백 속 핸드폰 벨소리 울린다!


S#68 수연집 근처 공원 (밤)

급한 발걸음의 수연, 이내 숨 고르며 멈춰 서면. 벤치에 앉아있던 다소 초췌한 민준, 수연 다가오자 일어난다. 옆에 놓여 있는 초밥 포장.

수연  (말 못하고 숨 몰아쉬며...)
민준  미안해요 수연씨. 무슨 말을 해도 변명이겠지만... 아버님이... 갑자기 쓰러 지셨어요. 급하게 병원으로 모시긴 했는데, 생각보다 중해서... 정신이 좀  없었어요. 연락은 했어야 했는데... 미안해요.
수연  (민준 보며.... 여전히 숨만...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이제... 괜찮으세 요?...
민준  (고개만 끄덕끄덕) 만회할... 기회, 달라고 하면... 내가 너무 이기적이죠?
수연 ....


S#69 동구 원룸(밤)

노래 부르며 신나게 내일 입을 옷을 다리고 있는 동구.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S#70 동 수연집 근처 공원 (밤)

공원 벤치에 앉아 초밥을 먹고 있는 민준. 수연, 옆에 앉아 조용히 국물을 민준 앞으로 내밀어 준다. 민준, 받아 마시고 미소 짓는... 지켜보는 수연.


S#71  객장(낮, 장 마감 후)

외모에 신경 많이 쓴 동구. 직원들 지나가며 한마디씩 한다.

직원  동구씨, 마감했으면 빨리 선보러 가야지?
유팀장  박동구 맨날 선봐라. 몸에서 쏘주 냄새 말고 향수 냄새나니까 좋네, 응?
동구  아 참, 내가 언젠 안 이랬나... (쑥스러워)
수연  (웃는)
동구  (회사 전화 울리고) 예, 송사장님. 아, 지금요? 알겠습니다. (전화 끊고 키보 드 치면)
수연  (메신저에 뜨는 동구 메시지, “이따 콘서트 장 앞에서 보자. 7시.” 확인하고  동구에게 눈짓으로 알았다고...)
동구 (기분 좋게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간다.)


S#72 회사 주차장/ 동구 차안 (낮)

동구, 글로우박스에 포장된 목걸이가 잘 있는지 확인한다. 이내 시동걸고 출발하는.
 

S#73.  객장(낮, 장 마감 후) (낮)

퇴근하는 분위기. 유팀장 지점장실에서 나와 수연에게 간다.
 
유팀장  (난처한 표정으로) 수연씨, 동신의 권이사 알지? 아, 어쩌냐... 내가 실수해 서 권이사가 컴플레인 걸었거든? 나 좀 구해주라, 수연씨! 권이사가 꽈 선 배잖아, 응?
수연  (걱정되는) 어머... 어떡해요...
유팀장  오늘 저녁에 일단 만나자 그랬거든? 같이 가주면 안 될까, 응? 수연씨?
수연  (시계 보고 난처하게 유팀장 보는...)


S#74 동구 차 안(낮)

운전하는 동구. 이어폰으로 통화중이다.

동구  그래? .... 알았어 암튼 많이 늦지 마. 응. 그래. (끊고 무언가 불안한)


S#75  바 안 (낮)

수연, 유팀장과 들어서면 깜깜한 바 안. 갑자기 불 켜지며 수연을 향해 터지는 폭죽과 박수! 직원들 손에 폭죽 들려있고, 놀라는 수연. 웃으며 서 있는 민준. 직원들, 수연에게 “생일 축하해요!” “수연씨 축하해!” 한마디씩하고... 수연, 직원들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어리둥절하고...


S#76 콘서트 장 앞(낮)

기다리는 동구. 직원, 이제 막 문을 닫으려 한다.

동구  잠깐망요, 잠깐만요... 금방 온다니까요. (하는데 울리는 전화) 그래, 수연 아, 어디야?


S#77 바 안 (낮)

바쁘게 테이블 세팅하고 있는 웨이터들. 바 한 쪽 구석에서 전화 걸고 있는 수연.

수연 선배, 저기, 일단 이리로 와야겠어요... 선배, 내 말 들려요?


S#78 콘서트장 앞 (낮)

굳어진 얼굴로 전화 끊는 동구, 어디론가 달려간다.


S#79 바 안 (낮)

조명이 꺼져있고 불 밝힌 생일 케이크. 민준과 나란히 서 있는 수연. 직원들,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S#80 바 주차장(낮)

들어와 서는 동구 차. 급하게 내려 뛰어 들어가는 동구.


S#81 바 안 (낮)

계속되는 노래. “사랑하는 수연씨...”하는데, 수연, 에이취!! 재채기로 모든 촛불을 끄고 만다. 깜깜해지고, 불 들어오면 민준과 직원들 와르르 웃고. 수연, 무대 위에서 민망해 하는데, 벌컥 문 열리고 들어서는 동구...

민준  (마이크 톡특 치다가) 사실은... 오늘이 저에겐 수연씨의 스물여섯 번째 생 일만큼이나 중요한 날입니다.
동구  (숨 고르며 굳은 얼굴로 보며...)
민준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수연씨께 고백을 하려고 합니다.
수연  !

무대 뒤에서 밴드, 잔잔한 음악 연주해 주고...

민준  제 개인 상황으로 수연씨께 충분한 시간 배려해 드리지 못해 조송합니다만,  제 마음이 결코 가볍거나 얕지 않다는 거,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동구  (수연을 본다)...
수연  ... (민준에게로 향한 시선...)
민준  (수연에게 목걸이를 내민다) 수연씨께 정식으로 제 마음을 고백합니다.
수연  (눈빛 떨리며...)
직원들  (여기저기서 탄성, 휘파람 소리 나오고)
민준  (작게) 받아주세요 수연씨.
수연  (얼떨떨하고... 감동하는)....
동구  !!!.....
민준  (수연의 목에 목걸이 걸어주려는데)
사람들  (박수 쳐주며... 휘파람을 불며...)

안돼! 무대 쪽으로 다가가려다가 우당탕 세팅된 테이블 엎는 동구. 수연, 민준, 직원들 일제히 동구 쪽으로 시선 향하고, 구겨진 동구의 모습.


S#82 바 밖(저녁)

수연과 동구 서 있다. 동구, 굳은 얼굴이다.

수연  (다소 흥분된) 오늘이 생일인지도 몰랐어... 유팀장님이 안돼서 잠깐 권선배  만 만나고 선배한테 가려구 했는데... 미안해요, 선배.
동구  (수연 보다가 잡아끌며) 지금이라도 가자. 얼마 안 늦었어.
수연 (안 끌려가며) 선배!
동구  어?
수연  ...
동구  수연아, 니가 원하면, 이런 데 빌려서 나도 생일 파티 해줄 수 있어 아니  더 근사한 곳에서 얼마든지 해줄 수 있어. 몰라?
수연  !...
동구  ... 모르겟니?...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 내가,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 는 지 아무 것도 기억 안나? 니가 날 얼마나!.... 니가 날... (말을 할 수가  없다.)
수연  !... 선배, 나.. 좋아했어요?
동구 (붉어진 눈)...
수연  (혼란스러운)... 지점장님이 저 내일 부모님께 인사시켜 드리고 싶대요. 나  내일 당장 그래도 되는지... 선배한테 물어보려고 했는데... 어떻게 할 지 몰 라서.. 선배한테 물어보려고 했는데... 무슨 옷 입어야 좋은지, 부모님 만나 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선배한테 물어보려고 했는데... 선배 이러면 어떡 해요. 이러면 어떡해... 말도 안돼...
동구 ....

이 때 수연을 발견하고 다가오는 다소 취한 유팀장. 수연에게 저자세로.

유팀장  아이구, 수연씨 여기있었구나. 지금 지점장님이 찾으시던데...
수연 ...
동구 ...
수연 ...(안으로 들어가고)
유팀장 (벙)...
동구 ....


S#83 바 안 (밤)

사람들, 음악과 함께 흥겹게 술 마시고 있다. 그 가운데 민준과 수연, 와인 잔을 부딪히며 얘기 나누고 있다. 그러나 수연의 시선, 동구를 의식하며 혼란스러워하고. 민준의 말에 간혹 억지 미소 짓는 수연. 구석에서 그런 수연을 바라보는 동구, 이미 많이 취한 채로 쓰게 술잔을 비운다.

진만  (동구 안쓰러워 술잔 뺏으며) 그만 마셔, 똥구야...
동구  하아... 진만아, 수연이가 저기서 저렇게 웃고 있다... 저기서... 저렇게...

그 때 무대 위로 올라가 유팀장, 마이크 들고 얘기한다.

유팀장  자, 이쯤에서, 우리 지점장님과 예비 사모님의 노래 한 곡 들읍시다!
모두  (박수치며 환호성)
민준  (수연에게 웃으며 나가자는 손짓하고)
수연  (어색한 듯)
동구  (무언가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나 뛰쳐나가는)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 마이크를 뺐는 동구. 유팀장 너 왜이래 하며 민준 눈치 보는데, 민준 유팀장에게 그냥 두라고 눈짓하고.

동구  (마이크 붙잡고 흔들대며) 박똥구.. 술 쫌 마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축하곡  한곡 먼저 불러드리고자 이렇게 나왔습니다. 자 박수우!!!

사람들 그러려니 짝짝 박수를 친다. 민준과 수연도 동구 보며 박수 치고. 잠시 호흡을 고르다 동구, 무반주로 노래를 부른다. “나의아픔을 가만히.. 닫아주는 너...” 하면...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진지하게 노래에 귀 기울이는 수연. 동구의 노래 흐르고... 사람들, 분위기 잡는 동구를 어색해 하고. 안쓰럽게 바라보는 진만의 모습. 담담하게 바라보는 민준. 잠시 후 밴드, 노래에 맞춰 반주 시작하고, “나의 아픔을 가만히 안아주는 너...” 점점 묘한 느낌에 사로잡히는 수연. 그러나 몇 소절 더 가기 전에 노래 끝을 흐리고 고개를 떨구는 동구. 반주는 계속되고... 사람들 그렇지 뭐 동구를 쳐다보고, 지켜보는 수연.... 동구 다시 번적 고개를 든다.

동구  이 노랠, 좋아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수연  ...
동구  그 여잔, 겁도 많은 거 같은데, 직장상사에게 커피를 끼얹어 버리는 용기도  있구, 똑똑한 거 같은데, 노래가사는 바꿔 부르기 일쑤고, 칠칠치 못한 놈  근사한 구두 사 주느라고, 자기 낡은 구두는, 나중으로 미루는, 참 멍청한  여잡니다... 비록... 남의 재산 돌봐 주는 데는 능숙하지 않지만, 그림으로  남의 마음 돌봐 주는 데는, 누구보다 열심인 그런 여잡니다. 이렇게 이쁘고  귀여운 여자 보셨습니까? 세상에 이런 천사같은 여자 보신 적 있습니까?  예?.... 근데요, 근데... 그 천사를 제가, 감히... 감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수연  ....
동구  담이나 타고, 암표나 구해오고, 부르면 쏘주나 한 잔 같이 하는 걸로는, 그 런 여자를 사랑할 자격 없다는 거... 저도 잘 압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녀를 보내 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 어딘가에는!... 반드시... 나를 기억하는 그녀가 ... 꼭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나는, 되돌아 살아도, 그녀가 달라도, 여전히... 여전히...  그녀를 살랑합니다... 그건... 사랑은.. 그런 거니까요...

마이크 놓치며 스르르 고꾸라지는 동구.

사람들  (쟤 또 왜 저래... 웅성거리고)
유팀장  진만씨, 진만아! (끌고 가라고 인상 쓰며)
진만  (다가와 동구 안고)
민준  (무겁게 수연과 동구 보며...)
수연  (밖으로 나가는)

동구, 의식 잃은 채 쓰러져 있고... 밴드 반주 계속 되고...


S#84 몽타쥬

1. 민준 차 안 - 대리 운전하는. 뒷좌석의 민준과 수연. 수연의 목에 목걸이 걸려      있고. 창밖을 바라보는 수연. 민준, 수연의 어깨를 감싸 안는다. 수연, 민준의 마     음을 느끼지만... 많은 생각들로 시선은 창밖을 응시한다.
2. 수연 집 앞 - 수연, 민준의 가는 모습보고 고개 돌려 들어가려다가 담을 본다.
3. 대교 - 진만의 부축을 받아 걸어가는 동구. 주머니에 선물...
4. 수연 집 앞 - 담을 보는 수연, 목걸이에 가만히 손대보고 들어가고.
5. 대교 - 토하는 동구. 등 쳐주는 진만.
6. 수연 집 안 - 수연 미술 치료 관련된 책들을 멍하니 들여다보다가 생각에 잠기    고.
7. 한적한 공원 - 뭐라 투정부리다가 쓰러지고 또 다시 투정부리다가 쓰러지는 동     구. 진만 그런 동구를 다독여 주는 모습에서 - F.O


S#85 객장 (낮, 장 마감후)

삼삼오오 잡담하는 직원들. 동구, 미동 없이 굳은 얼굴로 앉아 있고....


S#86 지점장실

선 채로 민준과 얘기하고 있는 수연. 민준, 자료 챙기고 옷 걸치며

민준  아무래도 병원으로 인사를 가야할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수연  .... 네....
민준  본사 회의 끝나면 데리러 올게요.(어깨 잡아주고)
수연  .... 저... 지점장님...(하는데)
민준  고마워요 수연씨. (하고 가방 들고 나서는)
수연  ....


S#87 객장(낮)

모두들 퇴근하고 없는 텅 빈 객장. 각자의 자리에 나란히 앉아있는 동구와 수연.
말없이 어색하게 앉아 서로의 존재만 의식하고 있다. 그때 수연 핸드폰 울리고.

수연  (받는) 네, 지점장님... 네, 알겠습니다...(끊는)
동구  (시선 고정시킨 채 앉아 있지만...)

두 사람 도 그렇게 앉아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무언가 말하려는 듯 동시에 마주보는 두 사람. “저...” “선배...” 하다가, 서로 멋쩍고

동구  말해.
수연  먼저 말해요.
동구  ....
수연  말해요 선배.
동구  (수연을 물끄러미 보다... 결심한 듯 애써 미소로) 예쁘다. 보시면... 좋아하 실거야.
수연  ....(어색한 미소) 고마워요... 선배. (입술을 힘주어 다물고 핸드백을 챙긴다)
동구  (시선 고정시킨 채 수연의 행동을 느낀다.)
수연  (자리에서 일어나 동구 보지 않고) 갈게요...(나서고)
동구  (... 수연의 나가는 발걸음 소리... 안타까운...)

동구, 이를 꾹 다무는데, 모니터에 붙인 ‘천수본계’ 부적이 묘한 기운을 띄기 시작한다. 부적을 유심히 보는 동구. 점점 타들어 가는 듯 보이던 부적이 어느 순간 확! 하고 타 없어진다! 깜짝 놀란 동구, 수연이 간 쪽을 돌아보면, 떨어진 목걸이를 주워 드는 수연 보이고 이내 동구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동구, 안타깝게 보는데, 불현듯 머릿속을 스치는 장면!

- 조금전 목걸이 줍는 수연의 모습.
- S#28 건널목에서 목걸이 줍는 수연의 모습. 수연을 향해 달려오는 트럭!

순간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는 동구.


S#88  회사 근처, 건널목

건널목 앞에 서 있는 수연. 신호등 빨간불이다.


S#89 회사 계단

급하게 뛰어 내려가는 동구


S#90 회사 근처 / 건널목

수연, 착잡한 마음으로 신호등을 보고 있다. 회사에서 뛰쳐 달려 나오는 동구. 보이는 수연의 뒷모습. 수연을 향해 달려가는 동구. 그때 바뀌는 파란불. 수연, 횡단보도를 걷는다. 동구, “수연아-” 수연에게 달려간다. 우울한 수연, 빠르게 걷는데 찰랑이던 목걸이, 툭 풀리며 스르르 바닥으로 떨어지고. 통통 굴러가는 펜던트. 돌아보는 수연. 저 쪽에서 달려오는 트럭. 뛰는 동구의 다급한 표정! 수연, 목걸이를 줍기위해 뒤돌아 가고, 동구 “수연아!!” 소리치며 수연에게 달려간다. 수연, 동구가 소리치며 달려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 때 수연을 강하게 밀쳐내는 동구. 넘어진 수연, 동구 쪽을 돌아보는데, 덮치는 트럭. 나가떨어지는 동구. 하얗게 질리는 수연.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동구. 수연, 동구에게 다가간다. 쓰러진 동구, 수연을 확인하고 희미하게 웃어 보인다. 동구를 품에 안고 섧게 우는 수연...

<인서트>
- 수연을 향한 동구의 모습들...동구의 모습들....

아무소리 들리지 않고... 구급차에 실리는 동구. 그런 동구를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수연... 멀어지는 구급차 보이며 길게- F.O


S#91 병원 뜰 (낮)

한가로운 오후 햇살. 민준의 목걸이 들고 달랑달랑 만지작거리며 벤치에 앉아있는 동구. 머리와 팔에 붕대 두르고 있고. 목걸이 다시 주머니에 넣고 등 쪽이 가려워 팔을 뻗어 긁으려 하지만 닿지 않는다. 노력하는데, 느껴지는 기척. 돌아보면, 수연 와서 서 있다.

동구  (일어서며)... 왔어?
수연  ... 좀 괜찮아요, 선배?
동구  족제비 안 보니까 살 것 같네. 헤헤- (웃으면)
수연  ....
동구  (큼... 하다가) 아 참, 저기... (주머니에서 민준의 목걸이 꺼내 내어주며) 이 거...
수연  ! (받아서 보는) 어떻게 그 와중에...
동구  어? 어... 너한테 소중한 거잖아. 일생에 하나 뿐인 건데...
수연  고마워요...
동구  뭘... (씁쓸하게 웃어 보이는데)
수연  지점장님께 .... 돌려 드려야 하거든요... 난 이미 있으니까! (하며 꺼내 보  이는 목에 걸린 동구의 목걸이)
동구  ! (얼굴 환해지는)
수연  진만 선배가 전해 주던데 제 꺼 맞죠? (씨익 웃는)
동구  (벅차오르는) 수연아!
수연  고마워요...
동구  고마워...

하는데 “동구야” 하며 달려오는 진만.

진만  (달려오다가 수연 발견하고) 어, 수연씨 왔네! (자리 비켜주려 동구에게 다 가가 어깨 툭툭 치며 낮게) 동구야, 이따가 후라이팬이랑 올게, 응? (수연보 고) 수연씨, 내일 봐.

진만 돌아가고, 동구, 수연 가는 진만 보다가 마주보며 웃고 돌아서려는데 맞은편에서 줄에 강아지 끌고 오던 (S#29의, 이번엔 환자복 입은)의사, 동구와 부딪친다.

의사  아이구!
동구  아이고, 어르신 괜찮으세요?
의사  그래, 괜찮아요.
동구  죄송합니다... (하다가) 저... 혹시 전에... 만난 적 있지 않던가요?
의사  ... 글쎄요. 전 처음 뵙는 분 같은데...
동구  ? ... 전 ... 낯이 익은데....
의사  허허... 아! 전에 이랬던 적이 있었지! 하는 느낌 같은 거, 종종 있지요. 데 자뷰현상이라던가? 난 그게 전생의 기억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누군가가  한번 살게 해 준 보너스 같은 인생이라면 모를까... 더 나은 현재를 위한 선 물인게지 (하다가 수연보고)
동구, 수연 ?...
의사  사랑하는 사이에요? 아주 잘 어울리네요. 허허...(강아지 끌고 길을 간다)
수연  (의사의 뒷모습 바라보며) 재미있는 분이시네...
동구  어...
수연  안 들어가요?
동구  어, 조금만 있다가 들어가면 안 될까? 여기... 앉을래?

수연, 옆에 약간 떨어져 멋쩍게 앉고

수연  (하늘 보며) 햇빛이 너무 강해요.
동구  어? 그래?
수연  (핸드백에서 노란색 양산 꺼내 펴고) 같이 써요.
동구  너... 나 유혹하는 거지?
수연  (자기가 바짝 붙어 앉으며) 하지 말까?
동구  아냐, 아냐...
수연  근데 선배, 미래건설 부도날 거 어떻게 알았어요?
동구  얘기했잖아.
수연 오~ 미래에서 왔다구요? 그럼, 종목 하나만 추천해 주라.
동구  ... 나도 몰라 이젠.
수연  순 사기꾼...
동구  저기... 수연아, 오빠라고 한 번만 불러 봐줄래?
수연  그럼, 과거니 뭐니 헛소리 안한다고 약속해요.
동구  그러지 뭐.
수연  .... 오빠.
동구  아, 좋다.

그들의 모습에서 ... 엔딩


S#92 에필로그. 포장마차 밖(밤)

거나하게 취해 밖으로 나오는 동구. 안에서 들리는 후라이팬 목소리.

후라이팬(E)  야, 박똥구! 수연씨는 수연씨고, 너 가면 죽는다! 분명히 니가 오늘   쏜다고 했어!
동구  (걸어가면서 혼잣말처럼) 알았다니까, 이 후라이팬같은 놈아-


S#93 에필로그. 도로변 벗정류장(밤) (S#2와 동일 장소)

얼큰하게 취한 동구, 의자에 앉아 흐느적 거리며 핸드폰을 꺼내 마이크 잡듯 들고.

동구  수연아... 너도 나 좋아하지? 어?

하다가 아이참, 하고 뜻대로 안 되는 듯 핸드폰 다시 넣고 머리 긁적이는데, 발아래서 낑낑대는(S#91의)강아지. 동구, 강아지 끈 따라 시선 옮기면, 이번엔 허름한 노숙자 복장의 의사, 반대편에 앉아 강아지 끈을 당긴다. 끌려온 강아지 안아주며

의사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봐요?
동구  (히죽대며) 제가 말입니다. 저기... 이쁜 후배를 짝사랑하고 있는데요, 그래 도 되겠습니까? 예? 저 같이 못난 놈도 되겠습니까? 선생님? 하아... 수연 이 생일이 얼마 안 남았는데.... 빨리 고백해야 되는데....

 
취기에 실실 웃다가 바닥에 놓인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끌어안더니 스르르 쓰러져 잠이 드는 동구. 의사 빙긋이 쳐다보다가 강아지 내려놓고 일어나 깔고 앉았던 신문지를 덮어주고 유유히 사라지고... 잠자는 동구의 얼굴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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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다반향초 | 작성시간 14.11.14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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