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 술집(밤)
큰 방에 테이블을 이어놓고 10명 남짓의 남녀 회사원들이 둘러앉아 회식 중.
성민과 윤하는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있고 기수는 부장의 상석 옆자리에 앉아있다.
기수 : (부장에게 술 따르며) 김부장님 앞으로도 부족한 저희 직원들 잘 좀 이끌어주십시오.
부장 : (기분 좋게) 사람 참~ 자네들이 알아서 다 잘해주는데 내가 간섭할일이나 있나.
기수 : (송구스럽다는 듯) 아유 과찬이십니다. 이번 달 우리가 우수부서로 선정된 것도
다 부장님의 덕망 덕분이라고 저희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수를 보며 장난스런 야유를 보내며 ‘하하’ 웃는 다른 직원들.
부장 : 허허허. 다른 직원들을 보니 자네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기수, 쑥스럽게 웃으며 머리 긁적인다.
부장 : (기수를 보며 웃다가) 이번 달 우리부서가 우수부서로 선정된 것은 여러분 모두가 다 잘해줘서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만, 개인적으론 뭐니 뭐니 해도 우리 윤성민 대리랑 서윤하씨가 맡았던
이번 홍보안이 좋은 결과를 보여줘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쑥스러워하는 성민과 윤하.
부장 : 그런 의미에서 윤대리, 소감 한마디 해야지?
직원1 : 그래, 한마디 해봐. 이 기회에 부장님한테 점수도 좀 따고.
부장과 직원들 웃는다.
성민 : 아이, 참... (쑥스럽다) 제가 뭐 한일이 있습니까? 운이 좋아서 그냥 그 일을 맡게 된 것 뿐입니다.
아마 다른 사람이 했었어도 좋은 결과가 나왔을 거예요.
부장 : 사람, 겸손 떨기는~ 그래, 윤하씨도 한마디 해.
윤하 : (수줍게) 저는 그냥... 윤대리님이 다 잘해주시니까, 전 시키는 것만 했을 뿐이에요.
직원들 몇몇 작은 소리로 ‘오~’ 장난 섞인 야유 보내고,
기수 : 윤대리가 잘해줘요?
능글맞게 웃는 기수. 당황하는 윤하.
윤하 : 아, 아니에요 그런 뜻...
기수 : 하하, 농담이에요 농담.
따라 웃는 직원들. 얼굴 빨개지는 윤하.
부장 : 자 자, 내일 일요일이니까 오늘 기분 좋게, 마음껏 마십시다.
무르익은 회식분위기.
어수선한 대화와 웃음소리 속에 윤하 얼굴 클로즈업, 곁눈으로 흘끗흘끗 성민을 바라본다.
S#2. 술집 앞(밤)
노래를 흥얼거리며 술집을 나오고 있는 부장과 직원들, 기분 좋게 취해있다.
기수 : 부장님 2차 가시죠 2차! 노래방 어떻습니까?
부장 : 좋~지, 오늘 내가 화끈하게 쏜다.
기수 : 이야~ 역시 멋쟁이 부장님.
옆에 있던 만취상태의 성민.
성민 : (인사불성) 저, 부장님 저는 더 안 되겠네요. 죄송합니다.
부장 : 아니, 벌써 넉다운인가? 술이 이렇게 약해서야 원.
기수 : 윤대리, 한잔만 더해. 이제 시작인데 벌써 그럼 어떡해.
성민 : 아, 미안 미안. 머리가 너무 아프네... (부장에게 꾸벅) 죄송합니다, 부장님.
부장 : 이거, 이거. 윤대리 회사일은 잘하는데 사회생활은 남대리한테 좀 배워야겠어.
부장, 기수에게 어깨동무한다.
기수 : 뭐, 그럼 우리끼리 가시죠, 부장님.
옆에서 쭈뼛쭈뼛하던 윤하.
윤하 : 저, 죄송한데... 저도 그만 가봐야 될 것 같아요.
기수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가려던 부장, 돌아보고,
부장 : 뭐야, 이거 두 사람 정말 뭐가 있는 거야?
‘허허’ 웃는 부장. 직원들 몇몇 따라 웃고,
부장 : 그래, 이번엔 봐주지만 내일모레 야유회 때는 진짜 안 봐줘 두 사람~
자 그럼 빠질 사람은 빠지고 갈 사람은 가자고~
손을 앞으로 뻗으며 직원들을 이끌고 걸음을 옮기는 부장.
저만치 걸어가고 있는 부장과 직원들. 남겨진 성민과 윤하.
성민, 눈이 풀린 채로 휘청이며 걸음을 옮기려 하자, 윤하가 부축한다.
윤하 : 괜찮으세요, 윤대리님?
성민 : 응?... 어?... (풀린 눈으로 윤하를 보며) 아, 서윤하씨... 괜찮아, 괜찮아. 먼저 가요.
윤하에게 양손을 들어 보이며, 다시 걸음을 옮기려는 성민,
하지만 다리가 풀리며 앞으로 쓰러지듯 주저앉는다.
부축하던 윤하도 가벼운 비명과 함께 주저앉고,
어지러운 듯 고개 설레설레 젓는 성민을 바라보는 윤하.
카메라 틸트업, 고층빌딩 전광판 시계를 비춘다.
기계식 시계 모양의 전광판 전자시계는 11시 59분 40초 정도를 가리키고 있고,
클로즈업 되면, 초침이 55초부터 점점 느려진다.
59초를 가리키며 흐릿하게 점점 흔들리는 시계. 이질적인 화면효과.
잠시 후, 흔들림이 멈추며 천천히 초침이 자정을 가리키고 정상적으로 흐르는 시계.
S#3. 성민 아파트(오버랩, 낮)
클로즈업 된 자명종시계 보이고, 7시를 가리키며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잠옷을 입은 채 침대에서 자고 있던 성민, 알람소리가 성가신 듯 신음하며 뒤척인다.
누운 채로 한손을 더듬어 알람을 끄는 성민.
그러다 문득 눈을 번쩍 뜨고, 누운 채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한쪽에 주방이 보이고 거실과 TV가 보이는 원룸 식 아파트 자신의 집이다.
부스스 일어나 앉는 성민.
성민 : 어떻게 집에 왔지?... 아, 나 기억 하나도 안 나네...
주먹으로 이마를 괴고 기억을 떠올리는 자세.
곧이어 ‘에혀’ 하며 침대에 벌렁 누워버린다.
성민 : 아무렴 어때, 오늘 일요일이니까 잠이나 푹 자자.
눈감고 한쪽으로 돌아눕는 성민.
그러다 갑자기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눈뜨고, 한손을 이마에 대 본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아랫배를 문질러보는 성민.
성민 : 어제 술을 그렇게 마셨는데 멀쩡하네...
잠시 이상해 하던 성민, 더 생각하기 귀찮은 듯 다시 눈감는다.
점프.
시끄럽게 울려대는 휴대폰 벨소리.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는 성민.
마지못한 듯 몸을 일으켜 무거운 몸으로 휴대폰을 찾는다.
침대주위를 더듬거리다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고,
침대 밑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외투를 집어 들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 받는 성민.
성민 : (잠긴 목소리) 여보세요?
기수(E) : 너 뭐야, 지금 일어난 거야?
성민 : 어, 기수야... 이 시간에 웬일이야?
기수(E) : 웬일이고 자시고 시계를 봐. 너 출근 안 할 거야? 부장님 지금 화 많이 나셨어.
어제 한번은 봐준 거지만 오늘 또 그러면 어떡하냐?
성민 : 무슨 소리야?... 오늘 일요일인데 무슨 회사를 가?... 그리고 어제는 또 뭐?...
기수(E) : 야, 잠꼬대 그만하고 정신 차려. 일요일은 내일이잖아. 부장님이 너 이뻐하시는 것도
잘할 때나 그러는 거지 계속 이러면 너 찍힌다.
성민 : 아니, 어제 분명히...
기수(E) : 너 요새 계속 이상해. 헛소리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출근해. 끊어.
전화를 끊어버리는 기수.
‘뭐야’ 하는 표정으로 끊어진 휴대폰을 쳐다보는 성민, 멍하게 있다가 다시 한번 휴대폰을 쳐다본다.
액정화면에 보이는 날짜 ‘5월 6일 토요일’.
성민 : 어? 이거 왜이래?... 고장 났나?...
방바닥에 놓인 리모컨을 들어 TV를 켜보는 성민.
아침프로그램이 방영중인 TV화면 왼쪽 위에 보이는 시계 클로즈업 ‘6일 (토) 9:20’.
성민의 넋 나간 얼굴.
S#4. 회사(낮)
회사 빌딩 안 사무실.
열댓 개 정도의 사무용책상이 나란히 놓여있고
남녀직원들이 조용히 앉아 업무를 보고 있는 평범한 회사 안 풍경.
입구에서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사무실을 들어오는 성민. 그때 들리는 목소리,
부장(E) : 이봐, 윤대리.
성민, 멈춰 서 부장석 쪽을 쳐다본다.
부장 : 잠깐 얘기 좀 하지.
기분 좋아 보이지 않는 부장의 얼굴. 직원들 몇몇 부장과 성민의 눈치를 번갈아 살핀다.
고개 숙인 채 부장을 향해 걸어가는 성민.
부장 : 자네 두 번째야.
성민 : (고개 들며) 예?
부장 : 자네 다른 건 몰라도 일하나는 착실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계속 이렇게 실망시킬 건가?
성민 : (의아한 표정) ...
부장 : 일단 보고는 안하겠지만 또 봐주면 버릇 들까봐 안되겠군. 내일까지 경위서 제출하게.
성민 : 예...
죄인처럼 머리 조아리는 성민.
부장 : 그만 가서 일봐.
뭐가 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리에 돌아가 앉는 성민.
옆자리에 앉아있는 기수.
기수 : 야, 뭐래?
성민 : 경위서 제출하래.
기수 : 그래? 야 그 정도를 다행으로 생각해. 안 그래도 요즘 분위기도 안 좋은데...
성민 : 왜? 무슨 일 있어?
기수 : (못들은 듯) 부장님이 너 이뻐하시긴 하나보다. 그 정도로 그냥 넘어가주시고...
성민 : 아니~ 분위기가 왜? 우리 이번에 우수부서로 선정 되서 분위기 좋잖아?
성민의 말에 한심하다는 얼굴로 쳐다보는 기수.
기수 : 말을 말자.
영문모를 표정의 성민, 책상에 놓인 서류를 낯설다는 듯 들춰본다.
S#5. 회사 구내식당(낮)
식탁에 마주앉아 밥 먹고 있는 성민과 기수.
성민, 무언가 어렵게 말을 꺼내는 듯이,
성민 : 기수야...
기수 : 응?
성민 : (잠시 머뭇) ...이런 말 하면... 날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겠지만...
숟가락을 놓고 가벼운 한숨쉬며 뒤로 기대앉아 성민을 보는 기수.
기수 : 지금까지도 충분히 이상했으니까 더 이상할 것도 없어. 어디 얘기해봐.
성민 : 그러니까... (자기가 생각해도 이상한 소리를 하려 한다는 듯 망설인다)
아무렇지 않게 성민을 쳐다보는 기수.
성민 : 그러니까 내가... 4월 29일 토요일에 회식을 끝내고 술에 취해서 쓰러진데 까지 기억이 나...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까 5월 6일이야... 그 일주일... 일주일간의 기억이 하나도 안나...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주일이 통째로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야...
책상에 쌓인 서류도 다 처음 보는 것들이고... 일도 제대로 못하겠어...
심각한 표정으로 이마를 쓸어 올리는 기수. 그런 기수를 긴장한 듯 바라보는 성민.
기수, 마침내 입을 열고,
기수 : 나는...
뭔가 해답을 기대하는 듯이 기수의 입을 주시하는 성민.
기수 : 나는 지금 너랑 이런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도 이해를 못하겠고,
너한테 괜히 내가 무슨 말을 했다가 네가 더 이상해 질까봐 겁나. 그러지 말고 차라리...
회사 끝나고 병원이라도 한번 찾아가 봐.
말을 끝내고 대꾸도 기다리지 않고 다시 밥을 먹는 기수.
답답하고 씁쓸한 표정으로 기수를 보는 성민.
S#6. 도심가(밤)
침울한 표정으로 도심거리를 걸어오고 있는 성민,
어느 빌딩 앞에서 위를 한번 쳐다보고 빌딩을 들어간다.
카메라 틸트업. 성민이 들어간 빌딩의 간판 ‘OOO 신경정신과’
S#7. 병원 진료실(밤)
40대 중·후반 정도 되 보이는 의사 앞에 앉아있는 성민.
의사 : 그래, 좀 어떻습니까?
성민 : 예?...
뭔가 안다는 듯한 의사의 태도가 의아하면서도 반사적으로 질문에 답하는 성민.
성민 : 아... 예, 그게... 그러니까...
차분히 얘기를 기다리는 의사.
성민 : 제가 지난주 토요일에 술을 좀 많이 먹었거든요. 근데 그러고 그날 쓰러졌다가 아침에 눈을 떠보니
일주일이 지나 있는 거예요... 아, 그러니까 그... 뭐라고 해야 되나...
자신을 답답해하는 성민. 가볍게 고개 끄덕이며 듣고 있는 의사.
성민 : 그러니까, 딱 잘라 말하자면, 제 머릿속에서
일주일의 기억이 몽땅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아무튼... 예...
의사 : 네... (컴퓨터를 보며) 이번엔 기억상실 증상을 보이신다?...
이상한 눈으로 의사를 보는 성민.
의사 : 예, 뭐 일단 지금 정밀검사를 한번 받아보시지요.
의사, 호출버튼을 누르며,
의사 : 여기 예약 환자분 M.R.I좀 준비해주세요.
그 모습을 보던 성민,
성민 : (혼잣말) 예약환자?
insert. 성민의 M.R.I촬영.
S#8. 병원 진료실(밤)
마주앉아있는 성민과 의사. 의사는 컴퓨터와 진료기록을 보며 얘기한다.
의사 : 뭐, 검사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 같군요.
성민 : ...
의사 : 혹시, 근래에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으셨거나, 충격이 될만한 일을 겪으신 적 있습니까?
뭐 예를 들자면 가족 분들 중에 누가 상을 당하셨다 거나, 직장동료 중에 누가 죽었다거나...
성민 : 아뇨...
기억을 짜내보는 성민.
성민 : 기억에 없는 일주일을 빼고는 그런 일 없었습니다.
의사 : 예, 그래요... 뭐 일시적인 현상일수 있으니까...
여전히 고개를 약간 숙이고 힘겹게 기억을 쥐어짜내 보려 인상 쓰는 성민.
그때 유난히 두드러지게 들리는 의사의 목소리.
의사(E) : 여자를 살리세요.
흠칫 놀라 고개 들어 의사를 쳐다보는 성민.
성민 : 예?
의사는 아무렇지 않게,
의사 : 오늘 푹 주무시고 내일 다시 한번 와보시라고요.
성민 : (멍하게) ...예...
insert. 고개 갸웃거리며 병원입구를 나오는 성민.
S#9. 성민 아파트(밤)
현관을 열고 들어오는 성민.
점프.
욕실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는 성민. 문득 거울을 쳐다본다.
intercut(S#2)
기수에게 어깨동무 하고 있는 부장.
부장 : 이번엔 봐주지만 내일모레 야유회 때는 진짜 안 봐줘 두 사람~
자 그럼 빠질 사람은 빠지고 갈 사람은 가자고~
눈이 풀린 채 걸음을 옮기려다 휘청하는 성민. 부축하는 윤하.
윤하 : 괜찮으세요, 윤대리님?
성민 : 괜찮아, 괜찮아.
털썩 쓰러져 주저앉는 성민.
intercut(S#4)
성민에게 주의 주고 있는 부장.
부장 : 자네 두 번째야.
부장 : 일단 보고는 안하겠지만 또 봐주면 버릇 들까봐 안되겠구만.
성민 옆자리에 앉아있는 기수.
기수 : 그 정도를 다행으로 생각해. 안 그래도 요즘 분위기도 안 좋은데...
intercut(S#5)
마주앉아 식사중인 성민과 기수.
기수 : 지금까지도 충분히 이상했으니까 더 이상할 것도 없어.
침대에 누워 한손을 이마에 짚고 있는 성민.
성민 :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일주일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intercut(S#8)
의사 : 푹 주무시고 내일 다시 한번 와보시라고요.
성민 : 그래, 어차피 내일 일요일이니까 푹 자자, 의사말대로 스트레스 때문이겠지...
내일 되면 뭐라도 알 수 있을 거야...
눈감는 성민. 카메라 천천히 성민의 머리맡으로 이동,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 (페이드아웃)
S#10. 성민 아파트(낮, 페이드인)
클로즈업 된 자명종시계 7시를 가리키며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귀찮은 듯 뒤척이며 손을 뻗어 알람을 끄는 성민.
그대로 다시 잠을 청하고, 갖가지 자세로 잠들어있는 성민의 모습 디졸브로 이어지며 몽타주.
오버랩되며 보이는 자명종시계 9시쯤을 가리키고 있고, 그때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짜증스럽게 손을 머리맡으로 뻗어 더듬거리는 성민. 하지만 휴대폰은 없고 헛손질만.
눈을 뜨는 성민, 더듬던 곳을 보고 휴대폰이 없자 방을 둘러보면,
옷걸이에 걸린 바지 쪽에서 소리가 나고 있다.
일어나 옷걸이로 다가가 바지에서 휴대폰을 꺼내는 성민,
고개한번 갸웃하며 전화 받는다.
성민 : 여보세요?
기수(E) : 어, 성민아... 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아. 어디 아파?
성민 : 어~ 기수냐? 아니, 그냥 자고 있었어.
기수(E) : 자고 있었다고?... 웬일이야, 네가? 늦잠을 다 자고?...
성민 : 아니 요즘 내가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푹 자려고.
기수(E) : 야, 그래도... 출근은 해야지...
성민 : 뭐?
기수(E) : 오늘 한번은 그냥 봐줄 것 같으니까. 피곤하더라도 지금 빨리 나와.
핸드폰을 보며 어이없는 표정으로 굳어있는 성민.
기수(E) : 야 듣고 있어?
성민, 통화종료버튼을 누르고 날짜를 확인한다.
‘5월 5일 금요일’. 금요일을 다시 한번 클로즈업.
성민 : 하...
어이없어 힘 빠진 듯 어깨 툭 떨구는 성민.
S#11. 회사(낮)
직원들 조용히 자기업무 보고 있는 사무실 풍경.
기운 없이 입구를 들어오고 있는 성민, 문득 부장석 쪽을 쳐다본다.
성민과 눈 마주치는 부장, 이해한다는 듯 고개 끄덕이며 자리에 가서 일 보라는 신호.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 갸웃거리는 성민, 그러나 얼굴은 여전히 시무룩.
성민, 자기 자리에 가 앉고, 기수가 슬쩍 말 건다.
기수 : 괜찮아?
들은 듯 못들은 듯 한숨쉬며 책상만 보고 있는 성민.
기수 : 얼굴 보니 많이 안 좋은가보네...
여전히 반응 없는 성민.
조금 의아스러운 눈으로 성민을 보던 기수, 포기한 듯 다시 자기일 한다.
S#12. 회사 구내식당(낮)
맛있게 식사중인 기수. 반대편에는 식판만 쳐다보고 있는 성민.
성민 : (한숨 내쉬듯) 기수야...
기수 : (밥 먹으며) 응?
성민 : 나 왜 이러냐?...
기수 : 뭐가?
괴로운 듯 양손으로 머리 옆을 쓸어 올리는 성민. 이상하게 쳐다보는 기수.
성민 : 내가 어제 점심시간에 너한테 무슨 말 했지?
기수 : 어제?... 글쎄?...
생각 안 난다는 듯 고개 갸우뚱 하는 기수.
성민 : 오늘... 5월 5일 금요일... 맞아?
기수, 바지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열어본다.
기수 : (휴대폰 보며) 5일... 금요일... (성민을 보며) 맞네.
성민 : 금요일은 맞는데... 그게 오늘인지 어제인지... 아니면 내일인지...
기수, ‘얘 왜이래?’하는 눈으로 성민을 쳐다보고,
성민 : 어제는, 내일이었는데... 오늘은 또 어제고... (밥숟가락을 밥에 쿡쿡 쑤시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기수 : 너 낮술 했냐?... 좀 괜찮다 싶더니 또 헛소리야.
성민 : ... 또?... 그래, 야 (자세 고쳐 앉는 성민) 그 전엔 내가 또 무슨 헛소리 했냐?
기수 : (손가락 들어 보이며 무슨 말 하려 하다가) ...아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그러고 다시 조용히 밥 먹는 기수.
답답해 미치겠다는 얼굴로 한숨쉬는 성민.
S#13. 회사 복도(낮)
식사를 마치고 부서로 향하고 있는 성민과 기수.
마주오던 여직원, 두 사람을 보고 밝게 인사.
여직원 : 식사 하셨어요?
웃으며 인사 받아주는 기수.
기수 : 예~
반면 성민은 성의 없이 목례만 꾸벅 하고,
사무실 입구로 들어서는 두 사람.
S#14. 회사 사무실(낮)
사무실 안은, 점심시간이라 아직 빈자리도 여럿 보인다.
들어오던 성민, 문득 빈자리중 하나를 먼발치에서 넘겨보듯 주시하고,
그 모습을 보던 기수, 성민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기수 : (가라앉은 말투) 식은 일요일 날 치르기로 했대...
성민 : (돌아보며) 식?...
기수 : 그래, 그러니까 너도 꼭 참석해...
조용히 자기자리로 돌아가는 기수. 멀뚱한 표정으로 기수의 말을 되짚어보는 성민.
S#15. 도심가(밤)
밤이지만 네온사인과 가로등, 지나다니는 자동차 전조등 불빛으로 밝은 도심가.
인도 저쪽에서 자기 머리를 때리며 걸어오고 있는 성민.
성민 : 왜 그래, 왜! 왜! 왜!... 왜, 미친 거야 윤성민!
그때 마주쳐 지나가던 여자 행인, 이상한 눈으로 성민을 쳐다보고,
성민 : (여자에게) 뭘 봐요? 내가 미친 사람 같아요?
여자, 겁먹은 표정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성민 : 젠장, 그래 나 미쳤다 미쳤어.
S#16. 병원(밤)
‘OOO 신경정신과’ 간판 보이고, 진료실.
의사와 마주앉아있는 성민.
성민 : 저, 모르시겠죠?...
의사 : 예... 글쎄 뭐, 제가 진료한 환자분이 한둘이 아니니까요...
성민 : (끄덕 끄덕) 예 그러시겠죠...
의사 : (이상한 듯 보다가) 어떻게... 오셨죠?
성민 : 뭐,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릴게요.
의사 : 예, 뭐...
성민 : 어제부터... 아니, 토요일이니까 내일이구나... 뭐 아무튼 토요일부터, 시작 된 건데...
시간이... 저 혼자만... 예?... 막, 거꾸로 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의사 : 거꾸로... (실소) 반대로?
성민 : (끄덕 끄덕)
의사 : 그럼... 제 말도 지금 반대로 들리십니까?
성민 : (살짝 답답) 아니... 하루가 지났는데... 일어나 보니까... 뭐, 그 전날인 것 같고...
의사 : 흠... (웃음) 뭐, 저도 꽤 진료를 해봤지만 환자분 같은 경우는 처음 들어보네요...
뭔가를 생각중인 의사. 거의 자포자기한 듯 별 기대 안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성민.
의사 : 저 혹시...
어렵게 입을 여는 의사.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바라보는 성민.
의사 : 약 같은 거... 하고 계십니까?
성민 : 하...
어이없어하는 성민.
의사 : 아니 저 그러면... 술을 좀 과하게 즐겨 하시는 편이라든지...
더 못 들어주겠다는 듯 고개 숙이고 손바닥 들어 보이는 성민.
성민 : 전 마약 중독자도, 알콜 중독자도 아닙니다. (일어나며) 제가 잘못 찾아온 것 같군요.
의사 : (다급히) 아,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직업상 그냥 형식적으로 물어본 것뿐이에요.
돌아서려던 성민, 의사를 한번 보고 마지못한 듯 다시 자리에 앉는다.
의사 : 뭐 일단 지금 당장 뭐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기분상한 듯한 표정으로 약간 고개 숙이고 있는 성민.
M.R.I, 조직검사 등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는 의사의 말소리 점점 작아지는 듯 하다,
갑자기 뚜렷이 들리는 무미건조한 투의 목소리.
의사(E) : 여자를 살려요.
깜짝 놀라 앉은 채로 몸이 뒤로 물러나는 성민, 떨리는 한손가락으로 의사를 가리키며,
성민 : 지금, 그...
이상한 눈으로 성민을 바라보는 의사.
성민 : 뭐라고 한거요? 뭘, 살려요?
의사 : (여전히 이상한 눈으로) 아니, 예약하시고 내일 검사를 받아보시라고요...
일어나는 성민.
성민 : (눈 질끈 감고 고개 사래 치며) 지금, 그 말이...
말을 잇지 못하고 한손으로 이마에 그늘을 만들며 심각한 얼굴을 하는 성민.
의사 : 저, 정 그렇게 불편하시면 오늘 당장 검사를 해보시겠어요?
고개를 외면하고 손바닥을 아래로 흔들어 보이는 성민.
성민 : (진 빠진 듯한 목소리) 아니, 오늘은 됐어요. 그냥 예약 해주시던지...
그러고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조용히 진료실을 나간다.
나가는 성민을 여전히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의사.
S#17. 성민 아파트 코어(밤)
아파트 1층 코어 승강기 앞에 서있는 성민, 두개의 승강기 중, 문이 열린 승강기에 오른다.
13층 버튼을 누르는 성민, 넋 빠진 사람 같다.
문이 닫히고 층이 11, 12, 13층을 차례로 가리키고 ‘딩동’소리와 함께 문 열리는 승강기.
승강기에서 내리는 성민.
S#18. 성민 아파트(밤)
현관을 열고 들어오는 성민, 외투를 벗어 침대 쪽으로 아무렇게나 던져놓는다.
침대에 한번 걸쳐졌다가 밑으로 떨어지는 외투.
리모컨으로 TV를 켜는 성민.
욕실을 들어가는 성민.
TV화면 뉴스가 보이며 샤워소리 겹쳐 들린다.
뉴스앵커 : 다음은 사건사고 소식입니다. 오늘저녁 8시 반쯤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포항방향 2km지점에서 45인승 관광버스가 앞에 가던 25톤 화물차를 들이받으면서...
점프.
잠옷을 입은 채 침대에 팔을 베고 누워 천정을 보고 있는 성민.
성민 : (혼잣말) ‘내’가~ 미친 거냐, ‘세~상’이 미친 거냐?... 꿈이라면 제~발 좀 깨자~...
눈감는 성민. 카메라 천천히 침대 아래로 이동. 침대 밑에 널브러진 외투. (페이드아웃)
S#19. 성민 아파트(페이드인, 낮)
아침뉴스가 방영중인 성민의 집 TV화면.
휴대폰 액정화면 날짜 ‘5월 4일 목요일’
침대에 걸터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성민,
성민 : 으유!... 으유!... 으유!...
절제하며 몸서리친다.
S#20. 회사 휴게실(낮)
아무도 없는 휴게실에 자판기 커피를 들고 혼자 서서 창밖을 보고 있는 성민.
성민 : 아냐... 아니야... 안 미쳤어...
목소리 점점 커지는 성민.
성민 : 멀쩡해... 미친 거 아냐... 절대로, 정확히, 확실히!... 미치지 않았어...
그때 휴게실을 들어오는 기수,
기수 : 뭐하냐?
성민을 한번 쳐다보고 자판기에 동전을 넣는 기수.
성민 : 기수야...
기수 : (자판기 버튼 누르며) 어?
성민 : 네가 봤을 때 내가 미친 것 같냐?
기수 : (무심히 성민을 한번 보고) 미친놈...
성민 : 고마워...
무표정하게 휴게실을 나가는 성민. 그런 성민을 멀뚱히 보는 기수.
S#21. 회사 사무실(디졸브, 밤)
직원들 거의 퇴근하고 몇몇 남은 직원들도 퇴근준비를 하고 있는 사무실 모습.
기수는 반쯤 일어나 서류정리를 하고 있고, 성민은 외투를 입고 있다.
기수 : 성민아, 가면서 소주나 한잔 하고 갈까? 요 앞 포장마차 꼼장어가 기가 막히던데.
성민 : (돌아보지 않고) 혼자 마셔, 오늘은 생각할 게 좀 있다.
걸어가 버리는 성민.
기수 : 아, 거 자식...
붙잡으려다 말고 입맛 다시는 기수.
S#22. 아파트 공원(밤)
뒤로 고층아파트가 보이는, 가로등아래 공원벤치에 혼자 앉아있는 성민.
성민 : 미쳤거나... 미치지 않았거나... 둘 중에 하나라는 건 확실해...
근데 만약에 미쳤다면... 더 생각할 필요도 없지...
안 미쳤다면... 확실히... 날짜가 거꾸로 가고 있어... 그렇다면 왜?... 뭣 때문에?...
벤치에 드러누우며,
성민 : (노래 흥얼거리듯) 뭣~ 때문에에~
반복해서 흥얼거리는 성민의 얼굴, 어떤 기억을 떠올리는 모습.
의사(E) : ... 살리세요.
...
의사(E) : 여자를 살려요.
벌떡 일어나 앉는 성민. 잠깐 뭔가 생각하고 벤치에서 일어나 걸어간다.
S#23. 성민 아파트(밤)
몽타주
옷걸이에 외투와 바지를 거는 성민.
잠옷을 입은 채 욕실에서 세수하는 성민.
수건으로 얼굴 닦는 성민.
주방 식탁에 놓인 신문을 홱 잡아채는 성민의 손.
침대에 앉아 신문 이곳저곳을 부산하게 뒤져보는 성민.
리모컨을 들고 TV뉴스를 보고 있는 성민.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다 짜증스럽게 리모컨을 팽개치는 성민.
고민하는 자세로 침대 주위를 왔다 갔다 하는 성민.
심각한 얼굴로 침대에 앉아있는 성민.
성민 : 뭔가 있어... 뭔가...
(페이드아웃)
S#24. 성민 아파트(페이드인, 낮)
클로즈업 된 자명종시계 7시를 가리키며 크게 울리는 알람.
성민의 끙끙 앓는 신음소리 들리고 카메라, 천천히 누워있는 성민을 향해 이동.
손을 뻗어 알람을 끄는 성민, 찌푸리며 몸을 일으킨다.
성민은 풀어헤쳐진 셔츠와 면바지 차림.
머리가 아픈 듯 손을 이마에 대보다가 자신의 옷차림을 보는 성민. 조금 놀라 멍한 얼굴.
문득 침대 앞쪽으로 시선이 옮겨가며 눈동자를 두리번거리는 성민의 웨스트 샷에서부터 천천히 줌아웃.
침대 앞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빈 맥주 캔들.
S#25. 회사(낮)
회사건물 전경. 평소보다 좀 더 정적이 흐르는 사무실 안 풍경.
속 쓰린 듯 아랫배를 문지르며 사무실 입구를 들어오고 있는 성민,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5월 3일 수요일’
성민, 이제는 외려 당연하다는 듯 손가락으로 액정화면을 톡톡 두드려보며 고개 끄덕인다.
자기자리로 걸어가 제법 여유 있는 모습으로 기수에게 인사하는 성민.
성민 : 좋은 아침.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풀죽어있던 기수,
성민의 아무렇지 않게 인사하는 모습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올려다보며,
기수 : (쓴 웃음) 어, 왔어?
기수의 모습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은 성민, 문득 사무실 분위기를 둘러보면,
미묘하게 평소보다 싸늘해 보이는 직원들의 표정.
성민, 흡사 탐정이 추리를 할 때의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몽타주
책상위의 서류들을 뒤져보는 성민.
자기서랍 여기저기를 열어보는 성민.
인터넷으로 웹 신문을 이것저것 검색해 보는 성민.
답답한 듯 고개 숙인 채 머리 감싸고 있는 성민.
문득 뭔가 생각난 듯 고개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성민,
사무실 한쪽에 걸린 화이트보드 앞에 선다.
보드에 써진 알림사항 내용 중 보이는
‘홍보부 야유회. 일정: 5월 2일 화요일. 장소: OO산 OOO산장.
회사 앞 버스대절 오전 10시 이전까지 집합.’
읽고 있는 성민 얼굴에서,
intercut(S#2)
부장 : 이번엔 봐주지만 내일모레 야유회 때는 진짜 안 봐줘 두 사람~
성민 : (혼잣말) 화요일에 야유회 계획이 있었어...
S#26. 회사 구내식당(낮)
식탁에 마주앉아 식사중인 성민과 기수. 성민은 밥 먹고 있는 기수의 눈치를 한번 살핀다.
성민 : (자신의 상태를 숨기며 얘기를 유도하듯) 어제 야유회 재밌었지?
갑자기 눈이 약간 커지며 숟가락질을 멈추는 기수, 어이없다는 듯한 음침한 눈으로 성민을 쳐다본다.
성민 : 왜, 왜?... 뭐 묻었어?
괜히 얼굴을 한번 문질러보고 자기 옷을 살펴보는 성민.
그 모습을 보던 기수, 천천히 고개 숙이고 다시 밥을 먹으려 한다. 하지만 다시 멈추고,
그런 기수의 동태를 유심히 살피고 있는 성민.
기수 : (눈 마주치지 않고 조용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성민 : ...?
기수 : (국을 휘저으며) 떨쳐내 보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
애써 아무렇지 않게 다시 식사를 시작하는 기수.
의미심장한 기수의 말과 모습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었음을 직감하는 성민의 얼굴.
S#27. 회사 사무실(낮)
점심시간이라 빈자리가 많이 보이는 사무실.
입구를 들어오고 있는 기수. 따라 들어오는 성민.
성민 : 그러니까, 내가 어제 혹시나 술 먹고 취해서 기억 못하는 일이 있나 해서...
따라붙으며 계속 얘기하는 성민.
듣고 싶지 않다는 듯 무시하며 계속 걷기만 하는 기수.
성민 : 뭐, 내가 뭐... 실수를 했다거나... 무슨 사고를 쳤다거나...
더 못 참겠다는 듯 돌아서는 기수.
기수 : 됐어, 그만해. 그만하면 됐다고. 너 때문이 아니야. 네가 그럴 필요 없어... 윤하씨는...
말을 멈추는 기수.
성민 : ...윤하씨가 뭐?
기수 : (됐다는 듯 손바닥 보이며) 그만하자.
돌아서 걸어가는 기수. 성민, 그런 기수에게 따라붙으며,
성민 : 아니, 윤하씨가 대체 뭐?... 왜?... (목소리 작아지며) 잠깐...
잠시 멈추는 성민.
성민 : 서윤하?... 그러고 보니 서윤하씨가 왜 안보이지?
기수 : (돌아보며) 뭐?
성민 : (뭔가 생각하며 천천히 윤하의 책상 쪽으로 걸어간다) 그래, 계속 안보였어...
기수 : 너...
인상 쓰며, 말이 안나온다는 듯이 성민을 보는 기수.
성민 : (기수를 한번 쳐다보고 계속 걸으며) 왜? 회사 그만뒀어?
기수 : 너, 정말 왜 그래?
윤하의 책상 앞에 도달한 성민.
칸막이 때문에 여태 안보였지만 빈자리의 윤하 책상 위에는 꽃다발이 놓여있다.
불길한 예감을 안은 표정으로 천천히 꽃다발을 집어 올려보는 성민.
어느새 뒤에 다가와 있는 기수, 성민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기수 : 그러지 마...
성민, 기수를 한번 돌아보고 다시 꽃다발을 바라본다.
기수 : 그러지 말고 차라리, 휴가를 내던지 해. 너 많이 힘들어 보여.
꽃다발을 보고 있는 성민 얼굴 천천히 클로즈업 되며,
S#28. 성민 아파트(오버랩, 밤)
고층아파트 전경 보이고, 성민의 집안.
침대에 쪼그려 걸터앉아 있는 성민.
성민 : 죽었다고?... 어제?...
천천히 고개 파묻는 성민.
성민 :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고개 숙이고 생각하는 성민 클로즈업.
의사(E) : 여자를 살리세요.
다시 고개 드는 성민.
성민 : 서윤하를... 살려?...
뭔가 깊게 생각하는 성민, 일어서서 침대 앞을 배회하며,
성민 : 물론 놀랍고... 황당하고... 안된 일이긴 하지만... 왜 나보고 살리라는 거야?...
나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 무슨 관계가...
멈춰 서서 천천히 심장을 움켜쥐는 성민.
성민 : 근데... 왜 이렇게 저리지?...
점프(디졸브).
잠들어 있는 성민의 모습. 카메라, 천천히 자명종시계를 향해 이동.
클로즈업 되는 시계, ‘11시 59분 56초’.
초침이 계속 흐르며, 자정을 가리킴과 동시에 화면 번쩍 하며 S#29로 급전환.
S#29. 윤하 아파트(밤)
휘청하며 중심잡고 서는 성민, 복도가 밖으로 나있는 저층 형 복도식 아파트,
어느 문 앞 복도에 출근복장 차림으로 서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성민 : (어리둥절) 여기가 어디야?...
성민의 뒤로 보이는, 옆집 문 앞에 서있는 아저씨,
아저씨 : 이봐요, 괜찮아요?
한걸음 내딛으며 뒤를 한번 돌아보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터벅터벅 복도를 걸어가는 성민.
성민이 저만치 멀어지자 조금 전 성민이 서있던 곳 앞의 문이 열리며
부스스한 얼굴로 고개 내미는 윤하, 주위를 둘러보다가 옆집 아저씨와 눈 마주친다.
아저씨 : 아니, 아가씨... 괜찮아?
윤하 : 예?
영문모를 표정을 하는 윤하.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성민이 걸어갔던 쪽을 내다보는 아저씨.
아저씨 : 뭐야, 저...
윤하도 무심결에 아저씨가 내다보는 쪽을 바라본다.
S#30. 윤하 아파트 입구(밤)
주위를 돌아보며, 흐트러진 걸음으로 인적 없는 아파트 입구를 걸어 나오는 성민.
성민 : (뒤를 계속 올려다보며)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었던 거야?...
아파트 입구 전경 고정 샷, 성민은 아파트를 한번씩 뒤돌아보며 걸어가 화면아웃.
S#31. 관광버스 안(낮)
insert.
회사 건물뒤쪽 전경과 함께 보이는 주차장의 관광버스.
버스 안에서 삼삼오오 수다 떨고 있는 예닐곱 명 정도의 남녀 직원들.
그 모습과 대비되게 조금 뒤쪽에 혼자 앉아 뭔가 중얼거리고 있는 성민.
성민 : 살려야 돼... 어쨌든 살려야 돼... 이 모든 것을 끝내려면 꼭... 살려야 돼...
그 때, 앞에서 수다 떨고 있던 기수, 성민을 보며 다가온다.
기수 : 야, 언제 왔냐? 있는 줄도 몰랐네.
기수를 본 성민, 대충 손인사만 보이고 다시 창밖을 본다. 옆에 앉는 기수.
기수 : 야, 너 아직도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래? 일단 한번 가봐. 나는 전에 한번 가봤는데 진짜 좋아 거기...
목적지 산장의 시설과 산새, 맑은 공기 등을 찬양하듯 읊조리는 기수의 말을 듣는 듯 마는 듯
창밖만 보고 있는 성민. 성민의 시선에 저만치서 걸어오고 있는 윤하의 모습 들어온다.
차에 올라타는 윤하, 언뜻 기운 없어 보이는 분위기를 풍기고,
윤하를 보며 인사하는 직원들.
직원1 : 아, 서윤하씨 왔어요? 몸은 좀 어때요?
윤하 : (애써 밝게 보이려는 듯) 예, 많이 좋아졌어요.
인사하고 뒤쪽으로 걸어오는 윤하,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성민을 발견하고
수줍은 듯 미소 띠며 목례를 한다.
자신도 모르게 너무 윤하를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엉겁결에 목례로 인사 받아주며 시선 회피하는 성민.
그 모습을 보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보이고 뒷자리로 걸어 들어가는 윤하.
곁눈으로 흘끔 뒤를 한번 쳐다보는 성민.
점프.
버스에 오르는 부장,
부장 : 자, 이제 다들 온 거죠?
직원들 : 예.
부장 : 그럼 출발 합시다.
insert. 출발하는 관광버스.
insert. 한산한 시 외곽도로를 달리는 관광버스.
S#32. 관광버스 안(낮)
달리는 관광버스 창밖으로 시 외곽 풍경이 지나가고, 왁자지껄한 분위기의 버스 안.
성민의 옆자리에 앉은 기수는 몸을 안쪽으로 내밀고 다른 직원들과 수다를 떨고 있고,
창쪽에 앉은 성민은 뒤가 계속 신경 쓰이는지 흘끗 흘끗 곁눈으로 돌아본다.
두 칸 정도 떨어진 뒷자리에는 윤하가 옆에 앉은 여직원과 즐겁게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보이고,
우연히 뒤를 흘겨보는 성민과 눈 마주치는 윤하, 성민에게 수줍게 눈웃음 지어 보인다.
민망한 듯 시선 돌리는 성민.
insert. 구불구불한 산길 도로를 올라가는 관광버스. 주위에 펼쳐지는 수려한 풍경.
insert. 한산한 풍경의 산 중턱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관광버스.
S#33. 관광버스 안(낮)
앞에 서 있는 부장.
부장 : 자, 여기서부터는 버스로 못 올라간다고 하니까 조금만 걸읍시다.
여직원 몇몇 ‘어어~’하며 낮은 탄성.
부장 : (달래듯이) 자 자, 내려요 쫌만 가면 되니까.
일어서는 직원들. 성민도 일어서 나가려다 뒤에서 걸어 나오는 윤하를 발견, 멈춰서 지나가길 기다리고,
앞을 지나치며 성민에게 또 한번 미소를 지어보이는 윤하.
그런 윤하를 의아해 하며 보는 성민.
S#34. 등산로(낮)
비교적 그리 울창하게 우거지지 않은 숲 속.
길 양옆으로 바위들과 꽃들이 만발한, 조금 가파른 비포장 등산로.
술이며 짐 따위를 들고 산행하는 직원들 대부분은 등반이 익숙하지 않은 모습.
하지만 부장은 등산스틱을 짚으며 노련하게 산을 오른다.
한 편, 그보다 좀 뒤쳐져 양손에 종이가방을 들고 뒤따라 오르는 성민.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언뜻 언뜻 걸음을 멈춘다.
성민의 뒤 저만치에는 빈손이면서도 고개도 못들 정도로 힘겨워하며 따라 올라오는 윤하와,
옆에서 부축 해주고 있는 여직원(수진) 보이고,
성민의 조금 앞에서 배낭을 메고 걸어가던 기수, 성민을 보며,
기수 : 야, 빨리 안 오고 뭐해?
그러다 뒤를 돌아보고 있는 성민의 시선 따라 저만치를 내려다보는 기수,
힘들어하며 많이 뒤쳐진 윤하와 수진을 발견하고 성민에게 다가간다.
기수 : (성민에게서 가방 뺏어들며) 서윤하씨는 네가 좀 모셔와.
그리고 아래를 향해 소리치는 기수.
기수 : 어이~ 수진씨~ 윤하씨는 성민이한테 맡기고 올라와요.
소리에 올려다보는 윤하와 수진.
수진 : (새침하게) 됐어요~ 먼저 가세요.
기수 : 에이~ 참 올라오라니까~
윤하와 수진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기수와 성민, 두 여자가 바로 앞까지 올라오자
기수 : (수진의 등을 살짝 감싸며) 둘 다 빌빌거리면서 누가 누구를 부축한다는 거야?~
잔말 말고 따라와요.
새침한 표정으로 마지못한 척 기수를 따라가는 수진.
몇 발자국 가다가 뒤를 돌아보며 성민에게 짓궂은 눈짓을 보내는 기수, 다시 앞을 보며,
기수 : 부장님!~ 같이 가요~
소리치고 걸어 가버린다.
남겨진 성민과 윤하.
윤하는 여전히 허리도 못 편 채 쌕쌕거리고 있고, 성민은 어색한 표정.
점프.
다른 직원들은 이미 한명도 보이지 않는 등산로.
어깨를 감싼 채 부축하며 산을 오르고 있는 성민과 윤하.
간간히 수줍은 듯 행복한 미소를 보여주는 윤하가 부담스러운 성민.
윤하 : 창피해요?
성민 : 아, 아뇨 뭘...
그런 성민을 귀엽다는 듯 보는 윤하.
윤하 : 사실 저도 창피했어요, 그날 그러고...
근데 막상, 저보다 더 창피해하는 윤대리님을 보니까 이상하게 아무렇지 않네요?
성민 : 예? 무슨...
윤하 : 윤대리님 귀엽다구요.
웃어 보이는 윤하를 보며 자신도 어색하게나마 미소를 보이는 성민.
윤하 : 저, 쫌만 쉬었다 가면 안돼요?
기수 : 예, 뭐 그래요...
길 옆 바위에 걸터앉는 두 사람.
윤하 : 아~ 예쁘다~
풍경에 감탄하고 있는 윤하의 옆모습을 지켜보는 성민.
윤하 : 그거 기억해요?
윤하의 말에 뜬금없다는 표정 짓는 성민.
윤하 : 저 처음 수습으로 입사하던 날... 첫날이라고 바보같이 예쁘게 보이려고
굽 높은 하이힐 신고 왔다가 부장님한테, 여기가 무슨 술집이냐고 핀잔 들었을 때...
윤대리님이 ‘홍보부 여직원이라면 이 정도는 되야지요~’ 라고 해주셨잖아요.
성민 : 그, 그랬던가...
윤하 : 그리고 며칠 후인가? 처음으로 부장님한테 서류결제를 받으러 갔다가, 왕창 깨지고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제 서류들을 윤대리님이 직접 수정해서 다시 결제를 받아주시기도 하셨고.
기억을 떠올리는 성민의 얼굴.
S#35. 회사 사무실(회상)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의 성민.
성민 : (기수에게) 야 어떡하냐? 내일이 결제일인데 아직 시작도 못했어...
기수 : 에이그, 동창회다 뭐다 할 때부터 알아봤다 내가.
성민 : 야, 뭐 좀 방법이 없을까?
기수 : 뭐... 아까 보니까 서윤하씨가 서류 된통 퇴짜 맞는 것 같던데,
시간 없으니까 그거라도 어떻게 수정해서 결제 받아 보든지...
성민 : 그래볼까?...
S#36. 등산로(현실, 낮)
바위에 걸터앉아있는 성민과 윤하.
성민, 머쓱해 하며,
성민 : 뭐, 그거야...
아랑곳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가는 윤하.
윤하 : 결정적으로 좋아지게 된 건 제가 윤대리님이랑 같이 홍보안을 맡았을 때였어요.
저한테 직접 커피도 뽑아주시고... 컴퓨터도 가르쳐주시고... 참 자상했었는데...
또다시 기억을 떠올리는 성민.
S#37. 회사 사무실(회상)
커피 두 잔을 들고 자리로 가는 성민. 옆에 앉은 기수에게 한잔을 내민다.
성민 : 모닝커피?
기수, 약간 찌푸리며,
기수 : 아, 미안... 어제 소주를 좀 했더니 속이 영~
그럼 이걸 어떻게 하지? 하는 표정 짓고 있는 성민의 앞에 때마침 윤하가 지나간다.
윤하에게 커피를 내미는 성민.
성민 : 마셔요.
뜬금없어 하다가, 이내 살짝 감동받은 표정 짓는 윤하.
점프.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컴퓨터를 만지고 있는 기수, 성민을 보며,
기수 : 야, 너 혹시 내 컴퓨터 건드렸냐?
성민 : 아니. 왜?
기수 : 기획서 파일이 엉뚱한데 들어가 있어. 거래처 장부 정리한 것도 어딨는지 못 찾겠고..
성민 : 아, 맞다 좀 전에 같이 작업하면서 서윤하씨가 네 컴퓨터 잠시 썼는데...
한숨쉬는 기수.
기수 : 야, 어떻게 좀 해봐라.
점프.
책상에 윤하를 앉혀놓고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는 성민.
성민 : (모니터를 짚으며) 이런 거 이런 거는 건드리면 안 되고요...
야릇한 눈으로 성민을 보는 윤하.
S#38. 등산로(현실, 낮)
어이없는 웃음이 지어지는 성민. 윤하, 성민의 미소를 보고,
윤하 : 우습죠? 그만한 일로 반하기나 하고.
성민 : 아.. 아니, 그래서 웃은 거 아니에요...
윤하 : 푸, 아니요~ 분명 저 바보같이 보실 거예요.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는 두 사람.
윤하 : 아, 너무 오래있었나? 이제 그만 가요.
성민 : 아, 그, 그럴까요?
바위에서 일어나려던 윤하 갑자기 이마를 짚으며 휘청한다.
놀라서 황급히 윤하를 붙드는 성민.
성민 : 왜, 왜 그래요? 괜찮아요?
윤하 : ...아, 갑자기 일어났더니 잠시 현기증이 나서 그래요. 별거 아니에요.
성민 : (돌아 서 자세 숙이며) 업히실래요?
윤하 : 예~
한번의 거절도 않고 덥석 등에 달라붙는 윤하. 그런 윤하가 오히려 당황스러운 성민.
윤하 : 왜 그래요? 무거우세요?
성민 : 아, 아니에요...
힘껏 무릎을 펴고 일어서는 성민.
성민 : 가볍네요...
뒤에서 행복한 표정 짓는 윤하.
점프.
윤하를 업은 채 위태위태하게 등산로를 오르는 성민.
뒤에서, 힘들어 보이는 성민의 옆얼굴을 마냥 지켜보던 윤하,
윤하 : 우리 아빠도 등산을 참 좋아 하셨다던데...
뜬금없이 얘기를 꺼내는 윤하를 곁눈으로 슬쩍 보는 성민.
성민 : 예... (끙끙거리며) 지금은... 안 좋아 하시나 봐요?
윤하 : ... 죽었어요...
표정 굳어지며 걸음 약간 느려지는 성민.
성민 : 아, 미안해요...
윤하 : 괜찮아요. 전 기억도 잘 안나요. 그때 나는 세살밖에 안됐으니까...
성민 : ...
윤하 : 술을 드시고 산을 오르다가, 미끄러지셨다나 봐요.
성민 : ...
윤하 : 눈물도 안 났던 것 같아요. 그냥... 아빠가 좀... 늦잠을 자는구나... 아주 오래...
한동안 말이 없는 윤하.
윤하 : 커가면서 조금씩 알겠더라구요... 아빠가 늦잠을 자는 게 아니라.. 영영 눈을 못 뜨시는 거라고...
안쓰러운 표정의 성민.
윤하 : 아빠 없이... 그렇게 자라서 그런지, 남자가 뒤에서 날 막 챙겨주고 하는 거에 익숙하지가 않아요...
그래서 막 바보같이 나 혼자 감동 먹고... 오바하기도 하고...
성민 : 아니에요... 윤하씨... 오바한 적 없어요...
윤하 : 후훗.
금방 웃는 윤하.
윤하 : 성민씨.
성민 : 예... 예!?
호칭이 바뀐 걸 뒤늦게 깨닫고 깜짝 놀라는 성민.
윤하 : (투정 부리듯) 저 목말라요.
양손을 내려다보는 성민.
성민 : 아, 어쩌나... 물을 안 갖고 있는데...
S#39. 계곡(낮)
졸졸졸 굽이쳐 흐르는 맑은 계곡 물.
계곡 물 앞에 쪼그려 앉아 손 바가지로 물을 마시고 있는 윤하.
윤하 : (한손으로 입을 훔치며) 아!~ 시원하다~
성민은, 뒤에서 윗도리를 팔랑거리며 땀을 식히고 있고, 그런 성민을 돌아보는 윤하,
윤하 : 성민씨도 일루와요. 물이 너무 시원해~
머쓱 머쓱해 하는 성민.
윤하 : 일루와요~
손짓하는 윤하. 못이기는 척 다가가는 성민.
성민이 다가오자 자리를 비켜주며 뒤로 물러나는 윤하, 성민이 쪼그려 앉아 물을 마시려 하자
장난기어린 표정 지으며 ‘에잇’ 하고 성민의 등을 툭 민다.
성민 : 어.. 어...
중심 잃고 휘청 앞으로 뛰어들어 무릎아래까지 물에 잠기는 성민.
성민 : 무슨 짓이에요.
윤하 : (개구쟁이 같은 표정) 더우실까봐 땀 좀 식히시라구요~
짓궂은 장난에 성민도 장난기 발동.
성민 : 윤하씨도 덥죠?
윤하 : 예?
갑자기 ‘에잇’하며 윤하에게 물을 튀겨대는 성민.
윤하 : 꺄~
필사적으로 막아보려 팔을 휘젓는 윤하.
윤하 : 잠깐, 잠깐만요. 잠깐만~
애절한 윤하의 외침에 잠시 물 튀기기를 중단하는 성민.
윤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성민에게 보여주며,
윤하 : 핸드폰.
하고 뒤쪽 바위위에 휴대폰을 고이 올려둔다.
카메라, 고정 샷. 윤하는 다시 화면아웃으로 물에 뛰어들고,
천천히 카메라, 휴대폰을 향해 클로즈업 되는 동안, 두 사람의 물장난치는 소리.
클로즈업 된 액정화면에 보이는 날짜 ‘5월 2일 화요일’.
점프.
산새의 풍경. 흐르는 계곡 물.
바위 따위에 걸터앉아있는, 흠뻑 젖은 모습의 성민과 윤하.
윤하는 손수건으로 머리를 닦아내고 있고, 성민은 휴대폰으로 전화 받는 중.
성민 : 어, 이제 다 왔어... 아냐~ 아무 일 없어.
전화를 끊는 성민. 서로 눈을 마주치는 성민과 윤하,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러다 고개 돌려 황망하게 먼 산을 바라보는 윤하.
윤하 : (옅은 미소) 다시... 잃고 싶지 않아요...
성민은 입가에 미소가 점점 잦아들며 물끄러미 윤하의 옆모습을 바라본다.
S#40. 산장 앞마당(낮)
깊은 산중에 위치한 조그만 통나무산장의 앞마당.
야외 간이 테이블 따위를 설치하고 있었던 흔적 보이고 조금 어이없는 눈으로,
정면카메라 뒤쪽을 바라보고 있는 부장과 기수, 그리고 직원 서넛.
마당입구에 서있는 성민과 윤하, 머리와 옷이 덜 말라 척척한 모양새.
부장 : 뭐야, 두 사람... (팔을 수영하듯 휘저으며) 수영해서 올라온 거야?
뒤에서 피식거리는 직원들.
머쓱해 하는 성민과, 입을 가리고 피식 웃는 윤하.
S#41. 몽타주
레크리에이션을 하는 회사 직원들.
-2인3각 경주
발목을 묶고 한조가 되어 달리는 성민과 윤하. 발이 꼬이며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 성민. 놀라는 윤하.
반환점에서 접시에 놓인 밀가루 속 사탕을 입으로 무는 성민.
밀가루 범벅이 된 성민의 얼굴을 보며 깔깔 웃는 윤하.
-보물찾기
숲 속에 흩어져 바위틈이며 풀숲을 헤집고 다니는 직원들의 모습.
종이쪽지를 흔들어 보이며 환호하는 직원 한명.
쪼그려 앉아 옆머리를 쓸어 넘기며 돌멩이를 들춰보는 윤하.
윤하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성민은 한손으로 나뭇가지를 살피는 척 하고 있지만 시선은 윤하를 주시.
성민이 살피던 나뭇가지에서 종이쪽지 하나 성민의 가슴팍으로 떨어지고,
엉겁결에 종이를 받아 펴보는 성민. 클로즈업된 쪽지에는 사인펜으로 써 논 ‘화장품 세트’라는 글씨.
갑자기 종이를 홱 낚아채 가는 손. 깜짝 놀라 돌아보는 성민.
쪽지를 흔들고 뒷달음 치며 성민에게 ‘메롱’하는 윤하. 허탈하고 귀엽다는 듯이 윤하를 보는 성민.
-닭싸움
반원으로 둘러서서 응원하는 직원들. 가운데서 닭싸움하고 있는 성민과 기수.
직원들 틈에 보이는 수진과 윤하, 서로 다른 사람을 응원하는 듯 장난스럽게 티격태격.
S#42. 산장 앞마당(디졸브, 밤)
산과 산장의 야경 조감.
산장 앞마당에서 두 테이블로 나뉘어 술과 함께 그릴 바비큐 파티를 하고 있는 직원들.
서 있는 사람도 있고 앉은 사람도 있다.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다른 쪽 테이블에 있는 윤하가 신경 쓰이는 듯 흘끔거리는 성민.
성민과 같은 테이블의 부장과 기수.
기수 : (부장에게) 당일치긴데 너무 심하게 노는 거 아닐까요?
부장 : (기분좋아있다) 뭐 이미 벌어진 술판 어쩌겠나? 지금 와서 접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른 직원들 보며) 안 그래, 다들?
직원1 : 예, 맞습니다.
기수 : (의기충천) 뭐 그래요 까짓 거, 부장님만 믿습니다.
부장과 직원들 한바탕 웃음.
S#43. 산장 안 화장실(밤)
세면대에서 세수하는 성민, 거울을 올려다보며,
성민 : 긴장 늦추면 안돼... 정신 바짝 차리고...
두 손으로 제 얼굴을 찰싹찰싹 친다.
수건으로 손 닦는 성민.
S#44. 산장 앞마당(밤)
산장건물에서 걸어 나오는 성민.
테이블에 합세해 앉는 성민을 보자 부장,
부장 : (거나하게 취해있다) 아, 윤대리... 이리와 한잔 받아.
마지못한 듯 술잔을 받으면서도 다른 쪽 테이블이 계속 신경 쓰이는 성민.
부장 : (술을 따르며) 앞으로도 더욱더 정진하게 윤대리.
꾸벅 한번 목례하고 고개 돌려 다른 쪽 테이블을 보며 술잔을 입에 갖다대는 성민.
술을 들이키는 동안 눈동자는 뭔가를 살피고 있다.
카메라, 다른 쪽 테이블을 비추며 좌우로 무빙. 직원들 틈에 윤하는 보이지 않는다.
눈 커지며 멈칫하는 성민, 술잔을 내려놓으며 기수에게,
성민 : 기수야, 윤하씨 못 봤어?
알딸딸한 상태의 기수.
기수 : 윤하?... 서윤하씨?...
게슴츠레한 눈으로 다른 쪽 테이블을 넌지시 보는 기수.
기수 : 화장실 갔나보지 뭐.
심각하게 뭔가를 생각하던 성민, 벌떡 일어난다.
느린 화면으로, 일어나려는 성민의 바지주머니에서 흘러나오는 휴대폰, 의자위에 떨어지고,
산장 쪽으로 빠르게 걸어가는 성민의 뒷모습.
왜 저러냐는 얼굴로 성민을 보고 있는 기수. 그 때 옆에 있던 부장,
부장 : 윤대리 저 친구... 여기 이렇게 경치도 좋은데 왜 그렇게 반대를 했는지 모르겠네...
기수 : 그러게 말이에요... 저 친구가 여행을 안다녀봐서 잘 몰라서 그래요.
다시 술대작하는 부장과 기수. 그때 기수 옆에 떨어져있던 성민의 휴대폰이 드르르 진동.
진동소리에 무심히 옆을 내려다보고 휴대폰을 집어 올려 보는 기수.
액정화면에 ‘문자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라고 떠있는 문구.
별 관심 없이 휴대폰을 테이블에 내려놓는 기수.
S#45. 산장 안 화장실(밤)
문이 벌컥 열리며 화장실안을 들여다보는 다급한 표정의 성민.
카메라, 성민의 시점에서 아무도 없는 화장실 내부를 훑는다.
S#46. 산장 홀(밤)
홀 내부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성민.
성민 : (불안한 표정) 윤하씨?... 서윤하씨?
주방을 들여다보는 성민.
한 실 문을 벌컥 열어보는 성민.
몹시 불안해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으로 현관을 향하는 성민.
성민 : 아, 씨...
S#47. 산장 앞, 산장 뒤(밤)
현관을 나오는 성민, 이맛살을 찌푸리며 좌우를 살핀다.
빠른 줌아웃으로 산장의 앞마당과 뒤가 한눈에 보이는 조감.
다시 산장의 뒤편으로 빠른 줌인. 정자와 희미한 가로등 하나 보이고,
그 앞에 서있는 윤하, 풀 따위를 툭툭 차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
S#48. 산장 앞마당(밤)
테이블에서 술대작하며 잡담을 나누고 있는 부장과 직원들 모습.
그 뒤로 멀리 산장 앞에 서있는 성민의 모습. 정자가 있는 반대방향으로 뛰어가는 성민.
S#49. 산장 외부 화장실(밤)
클로즈업 된 여자화장실 표시 그림.
몇 칸이 죽 나열된 화장실 문 하나를 노크해보는 성민.
문을 벌컥 여는 성민. 다른 문 하나를 더 열어보는 성민.
입구를 나오는 성민.
S#50. 산장 뒤 정자(밤)
가로등 옆 나무둥치에 핀 꽃을 신기한 듯 만져보고 있는 윤하. 바로 앞은 가파른 비탈.
S#51. 등산로(밤)
산장 진입로 근처의 등산로를 살피는 성민.
성민 : (조금 커진 목소리) 윤하씨!... 윤하씨!
근처를 몇 번 더 둘러보는 성민.
S#52. 산장 뒤 정자(밤)
만져보던 꽃을 뒤로하고 돌아서며 약간 불퉁한 표정으로 아랫입술을 살짝살짝 긁는 윤하,
휴대폰을 한번 들여다보고 먼 곳을 내다본다.
윤하시점 카메라, 초점 흐렸다 맑았다 반복.
이마를 짚는 윤하, 위태롭게 한발 뒷걸음치면, 발 앞에 떨어져 깨지는 휴대폰
S#53. 산장 뒤편(밤)
주위를 살피며 산장 뒤편을 뛰어가는 성민.
S#54. 산장 뒤 정자 앞(밤)
땀에 젖은 얼굴로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돌아보는 성민. 뒤에는 정자와 희미한 가로등.
다시 어디론가 뛰어가 화면아웃 하는 성민. 아무도 없는 정자.
S#55. 산장 앞마당(밤)
두 테이블에서 아직도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 부장과 직원들,
대부분 취기가 완연해진 모습으로 조곤조곤 담화를 나누고 있다.
이 때, 어디선가 뛰어오는 성민, 부장 쪽 테이블 앞에 서서 허리를 굽히고 숨을 헐떡거린다.
온몸에 땀이 흥건한 모습.
성민을 발견한 부장과 기수.
부장 : 아니, 자네 어딜 그렇게 뛰어다니나?
기수 : 야, (얼굴을 보려고 자세를 낮추며) 왜 그래?
성민, 간신히 숨을 고르며 입을 연다.
성민 : 윤하... 서윤하씨가... 없어...
기수 :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 없.. 뭐?... 뭐가?...
발갛게 상기된 얼굴을 들고 소리치는 성민.
성민 : 윤하씨가 안 보인다고! 위험하다고!
흠칫하는 부장과 기수.
S#56. 산장 주변(밤)
산장 주변 전경 조감에서 여기저기 ‘서윤하씨!’를 외치는 직원들의 목소리.
두세 명씩 흩어져 주변을 수색하는 직원들의 모습.
마당 한 귀퉁이에서 손전등을 비추며 계곡 쪽을 향해 소리치는 성민과 기수.
성민 : 윤하씨!
기수 : 서윤하씨!... 대답 해봐요!
몹시 불안에 지쳐있는 성민. 걱정스러운 눈으로 성민을 보는 기수,
insert. 정자 옆에서 윤하의 휴대폰을 발견한 수진, 손전등으로 주위를 살핀다.
기수 : 야, 저쪽으로 가보자.
성민의 어깨를 감싸며 발길을 돌리려 한다. 그 때 들리는 비명소리.
수진(E) : 아악!~
깜짝 놀라 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보는 성민과 기수,
잠시 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소리 났던 쪽으로 뛴다.
S#57. 산장 뒤 정자 앞(밤)
성민·기수와 거의 동시에 도착하는 부장과 직원 둘.
정자 옆에는 비탈을 향해 조금 떨어진 채 주저앉아있는 수진 보이고,
부장 : (성민과 기수를 한번 보고 수진에게) 뭐야, 무슨 일이야?
기수 : (불안한 얼굴로 수진에게 다가가며) 왜 그래요?
수진, 겁에 질려 울음이 터질 듯한 눈으로 기수를 돌아보며 비탈아래를 손가락질.
수진 : (벌벌 떨며) 저, 저기...
수진이 가리키는 쪽으로 다가가는 성민과 직원들.
손전등을 비춰 아래를 내려다보는 성민.
비탈 저만치 아래에 옷이 만신창이가 된 채 엎드려 쓰러져있는 윤하.
커진 눈으로 아무 말도 못하는 채 침만 꿀꺽 삼키는 성민.
기수 : (당황) 저, 저거... 서윤하씨 아냐?
어느새 몇 명 더 모여든 직원들의 당황하는 목소리.
직원1(E) : 어떡해...
직원2(E) : 무슨 일이야...
등등.
기수 : (홱 돌아서며) 어떡하긴 뭘 어떡해요! 빨리 119! 구급차 불러요!
기수의 외침에 정신이 드는 듯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직원들.
옆에 서있는 성민은 비탈 아래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아래를 가리키는 손가락을 바들바들 떨고 있다.
그 모습을 본 기수, 진정 시키려는 듯 성민의 손을 잡아 내리고 다시 뒤를 보며,
좀 전보다는 낮은 목소리이지만 다급하게,
기수 : 우선 뭐, 밧줄 같은 거라도 없어요?
insert. 사이렌을 울리며 산길 도로를 달리는 119 소형 구조대 차량과 구급차.
S#58. 산장 앞마당(밤)
마당 한켠에 세워진 119차량들.
카메라 왼쪽으로 천천히 훑으며 장비들을 정리하고 있는 구조대원들 하나둘씩 비추고,
들것에 실린 채 바닥에 뉘어져있는 윤하의 모습.
망연자실한 듯이 지켜보고 서있는 성민과 직원들.
윤하, 클로즈업. 모포를 얼굴까지 덮어씌우는 구조대원의 손.
구조대원 일어나며 성민에게,
구조대원 : (고개 들지 못하고) 조금만 더 빨리 발견했더라면...
모포에 덥힌 채 천천히 구급차에 실려 들어가는 윤하.
윤하가 뉘어져있던 자리만 내려다보고 있는, 넋 나간 얼굴의 성민.
성민에게 다가오는 기수,
기수 : 성민아... (곤란한 표정으로 성민의 휴대폰을 내밀어 보여주며) 이거...
멍한 가운데서도 휴대폰을 받아 들여다보는 성민.
휴대폰 액정화면 클로즈업. ‘산장 뒤 정자 앞에서 기다릴게요~ -윤하’
S#59. 성민 아파트(밤)
적막한 아파트 전경 보이고, 성민의 집 안.
야유회 때 그대로 셔츠와 면바지 차림새로 침대에 걸터앉아 맥주 캔을 들이켜고 있는 성민,
셔츠는 약간 풀어헤쳐져 있다.
마지막까지 들이킨 맥주 캔을 힘없이 바닥에 떨어뜨리며, 가쁜 숨 한번 몰아쉬는 성민.
슬픔과 자괴감이 뒤범벅된 초췌한 성민의 얼굴.
성민 : (숨이 거칠어 갈라진 목소리) 나 때문이야?... 후~... 후~... 나 때문에 죽은 거야?
고개 파묻는 성민. 힘없이 침대 밑에 놓여진 맥주 캔 하나를 더 집어 들고,
말을 듣지 않고 흐느적거리는 손으로 어렵사리 캔을 딴다.
천천히 고개 들며 맥주를 입으로 가져가는 손. 입에 닿을 듯 말 듯 휘청거리는 손.
그러다 갑자기 팔을 내려 맥주 캔을 꽉 움켜지고, 찌그러지며 맥주를 쏟아내는 캔.
성민, 고개를 푹 숙이고 흐느끼듯 실소한다.
성민 : 끝났어... 끝났어...
움켜쥔 맥주 캔을 힘없이 떨어뜨리고 침대에 쓰러지듯 눕는 성민.
점프.
클로즈업 된 휴대폰 액정화면. ‘산장 뒤 정자 앞에서 기다릴게요~ -윤하’
누운 채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성민.
안타까움과 허탈함이 뒤섞인 얼굴.
그러다 천천히 표정 굳어지며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눈.
성민 : 아냐... 어쩌면...
intercut
지금까지 봤던 휴대폰 날짜가 차례로 보인다.(5월 6일 토요일 ~ 5월 2일 화요일)
성민 : 그래, 아직 끝난 게 아니야...
(페이드아웃)
S#60. 성민 아파트(낮, 페이드인)
아침의 아파트 전경.
아침 뉴스가 방영중인 성민의 집 TV화면.
클로즈업 된 휴대폰 액정화면. ‘5월 1일 월요일’
출근복장을 한 채 침대에서 휴대폰을 내려놓고 양말을 신는 성민 보이고, 뉴스화면,
뉴스 앵커 : 어제 새벽 1시경 서울 OO동 한 아파트에서 승강기가 추락해 승강기에 타고 있던
31살 박모씨가(TV화면 오른쪽 위에 조그맣게 사진 뜬다) 그 자리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검찰 측은 완공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아파트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점을 미루어 관계당국에 아파트 설비업체의 부실시공 여부와...
양말을 신으며 TV를 흘끗 보는 성민.
S#61. 성민 아파트 코어(낮)
승강기 앞에 서는 성민,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결의에 찬 표정.
옆 승강기 문에 ‘고장 수리 중’이라고 써 붙여진 종이.
S#62. 회사(낮)
회사건물 전경.
평범하게 직원들 업무를 보고 있는 사무실 풍경.
부장(E) : 아, 글쎄 안 된다니까 그러네~
부장석 앞에서 부장과 실랑이 하고 있는 성민.
성민 : (간절하게) 제발 부탁드립니다. 그 산장만은 안돼요.
부장 : (답답하다는 듯) 글쎄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 내 맘대로 바꿀 수가 없다니까.
성민 : 부장님!~
부장 : 아니, 대체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는 거야, 윤대리?
성민 : 글쎄 사람 목숨이...
끓어오르는 감정 억제하려는 몸짓 하는 성민.
이건 아니다 싶은 듯 곧 진정하는 성민.
성민 : 아닙니다.
이상해하며 쳐다보는 부장을 뒤로하고 묵묵히 자리로 돌아가는 성민.
눈치를 보고 있던 기수, 성민을 보며,
기수 : 왜 그래? 그 산장이, 목숨 걸 정도로 그렇게 가기 싫어?
기수의 말은 듣지도 않고 선 채로 숨을 고르며 사무실을 두리번거리는 성민.
기수 : 야, 지난번에 내가 한번 가봤어. 거기 진짜 괜찮은 데야...
성민 : (말을 자르듯) 윤하씨 왜 아직 안 왔지?
기수 : 윤하씨? (이상하게 쳐다보며) 뭐, 감기기운 있다고... 오늘 못나온다고 한 것 같은데...
울컥하는 것을 삼키는 성민의 표정. 불안하게 성민을 보고 있는 기수.
성민 : (무표정하게 기수를 보며) 전화번호.
멍하게 성민을 보는 기수.
S#63. 회사 휴게실(낮)
휴게실 창가에서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는 성민. 휴대폰에서는 통화연결 신호음 가는 중.
성민 : 감기?...
intercut(S#31)
관광버스에 올라타는 윤하의 기운 없어 보이는 표정(슬로우)
intercut(S#38)
바위에서 일어나려다 어지러운 듯 이마를 짚고 휘청 하는 윤하(슬로우)
성민 : 아프면 집에 있지 왜 나온 거야...
신경질적인 표정의 성민.
그때 휴대폰에서 들리는 소리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신경질적으로 다시 휴대폰 버튼을 누르는 성민. 휴대폰을 귀에 갖다대면 통화연결 신호음.
성민 : (이 악문 소리) 좀 받아.
S#64. 윤하 아파트(낮)
방안 침대에 누워있는 윤하, 식은땀에 젖은 채 찡그린 얼굴로 잠들어 있다.
침대 옆에 놓인 테이블 위에서 드르르 진동하는 윤하의 휴대폰.
S#65. 회사 휴게실(낮)
성민의 휴대폰에서 들리는 소리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성민 : (휴대폰 잡은 손을 아래로 휘두르며) 젠장! 씨...
옆에 서있는 커피 자판기를 신경질적으로 힘껏 ‘꽝’ 걷어차고 휴게실을 나가는 성민.
S#66. 회사 사무실(낮)
성민 : 주소 몰라?
옆에 서서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성민을 올려다보는 기수.
기수 : 무슨 주소?
성민 : 윤하씨 집 주소.
기수 : 나야 모르지...
성민 : 아는 사람 없어?
기수 : 글쎄... 입사한지도 얼마 안됐고... 신상명세서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걸어가려는 성민. 성민의 팔을 잡아 걸음을 세우는 기수.
기수 : 어디 가?
성민 : 부장님이 갖고 있을 거잖아.
기수 : 야, 그런 거 함부로 보여줄 수 없다는 거 알잖아.
실눈 뜨며 부장석 쪽을 노려보는 성민.
성민의 표정을 기웃 살피는 기수.
기수 : 너 혹시 서윤하씨 좋아하냐?
고개 외면하며 잡힌 팔을 천천히 들어올려 뿌리치는 성민.
팔을 아래로 한번 저어 보이고 돌아서 나간다.
성민의 뒷모습을 보던 기수,
기수 : (얄궂은 웃음 지으며) 자식...
S#67. 회사 휴게실(낮)
성민, 휴게실에서 휴대폰을 귀에 갖다대고 있는 모습, 휴대폰 번호를 누르는 모습,
답답한 듯 한숨쉬는 모습 등, 2중노출법으로 어지럽게 보여지는 동안,
통화연결 신호음과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안내 멘트 섞여 들린다.
S#68. 회사 사무실(밤)
드문드문 빈자리 많이 보이는 사무실 풍경.
책상에 앉은 성민. 옆자리에서 서류정리를 마치고 윗도리를 걸치는 기수.
기수 : 야, 퇴근 안 해?
성민 : (쳐다보지 않고) 응... 먼저 가, 난 마무리할 게 좀 있어서...
뭐 그러든지 하는 표정 지어 보이고 걸어 나가는 기수.
성민을 포함 몇 안남은 직원들 띄엄띄엄 앉아있는 사무실 전경에서
오버랩으로 하나둘씩 사라지는 직원들.
남은 직원 두 명 보이고 사무실 입구를 나가려는 부장의 모습.
부장 : (직원들을 둘러보며) 어지간히 하고 일찍 퇴근들 해요.
직원1,2 : 예~ 들어가세요.
사무실을 나가는 부장.
다시 업무를 보는 직원 둘, 오버랩으로 한명이 일어서 정리하는 모습,
다시 오버랩으로 사라지는 두 사람.
S#69. 회사 사무실(밤)
아무도 없는 회사 사무실 안.
입구 쪽을 한번 살피고 부장석에 다가서는 성민,
부장 책상서랍 하나를 열어보려 하지만 잠겨있다. 다른 서랍들도 마찬가지.
신경질적으로 서랍을 ‘탕’때리는 성민.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며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성민,
손목시계를 한번 보고 조급하게 눈동자를 굴린다.
모니터에 보이는 윤하의 신상명세서. 메모지에 받아 적는 성민.
S#70. 회사앞 도로가(디졸브, 밤)
뛰어나오며 택시를 세우는 성민. 뒷좌석에 성민이 올라타자 곧 출발하는 택시.
S#71. 택시 안(밤)
시가지 도로를 달리는 택시 안.
뒷좌석에 앉아 시계를 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성민.
성민 : 아저씨, 빨리 좀 가주세요.
기사 : (무성의하게) 예~
insert. 거북이 운행을 하는 차들의 행렬. 그 꼬리에 합세하는, 성민이 탄 택시.
막힌 도로를 내다보며 조급해하는 성민.
성민 : 아, 씨...
반면 기사는 느긋한 모습.
성민 : (닦달하듯) 아저씨, 좀 끼어들어 봐요~
기사 : (느긋하게) 아, 끼어들 데가 없잖수.
성민 : 아, 일단 대가리만이라도 디밀어 봐요~ 저기, 저.. 1차선! 1차선으로 붙으면 되겠네!
기사 : 거긴 좌회전 차선이외다~
답답해하는 성민.
S#72. 아파트단지 진입로 입구(밤)
낮은 층의 허름한 판상형 복도식 아파트들이 보이는 단지 입구.
진입로 오르막을 올라오다 중간 쯤 세우는 택시.
뒷좌석 문이 열리고 급하게 돈을 내고 내리는 성민.
문을 닫자 택시는 곧 출발하고,
손에 쥔 메모지를 한번 들여다보고 아파트들을 둘러보며 오르막을 뛰어올라가는 성민.
S#73. 아파트단지 안(밤)
단지 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성민의 모습.
성민 : (아파트건물을 올려다보며 짜증스럽게) 왜 동 숫자가 안 써있어?
그 때, 성민의 옆을 지나는 아줌마 한 명.
성민 : (붙잡으며) 저, 아주머니 (메모지를 보여주며) 제가 이집을 찾아가려 하는데...
아줌마 : (메모지를 보며) 음~ 여기?... 어~ (손가락으로 뒤쪽을 가리키며) 요, 바로 뒷동이네.
성민 : (가리킨 쪽을 한번 보고)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급하게 뛰어가는 성민.
S#74. 윤하 아파트 입구(밤)
S#30과 같은 앵글로 보여 지는 아파트건물 입구 전경.
입구에 다다른 성민. 메모지를 한 번 더 확인하고 건물을 올려다보며 걸어 들어가려 하다가,
잠시 멈춰 서 낯이 익다는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본다.
S#75. 윤하 아파트 복도(밤)
밖으로 나있는 아파트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며 계속 안팎을 두리번거리는 성민.
문 앞에 서서 메모지를 확인하는 성민, 벽을 한번 더듬어 살피고 초인종을 누른다.
‘딩동, 딩동.’ ... 잠시 기다리는 성민, 반응이 없자 다시 초인종을 누른다.
‘딩동, 딩동.’ ... 여전히 반응이 없고, 조급해하며 손목시계를 확인하는 성민.
클로즈업 된 손목시계 바늘은 11시 35분 정도를 가리키고 있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는 성민, 그 와중에도 초인종은 계속 눌러댄다.
번호를 누르고 휴대폰을 귀에 갖다대는 성민.
휴대폰에서 들리는 안내 멘트 ‘전원이 꺼져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성민 : 이젠 아예 꺼졌어?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급기야 문을 쾅쾅 두드리기 시작하는 성민.
성민 : 윤하씨... 윤하씨?... 서윤하씨...
문을 쾅쾅 두드리며 목소리 점점 커지는 성민.
성민 : 서윤하씨! 안에 없어요? 좀 나와 봐요!
계속 문을 두드리며 초인종도 함께 눌러댄다.
S#76. 윤하 집 안(밤)
불 꺼진 거실, 카메라가 천천히 훑으며 문 두드리는 소리와 윤하를 부르는 성민의 목소리.
다시 불 꺼진 윤하의 방 안.
침대에 누워 잠들어있는 윤하 보이고 문 두드리는 소리와 성민의 목소리는 거실에서보다 작게 들린다.
S#77. 윤하 아파트 복도(밤)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며 소리치는 성민.
성민 : 윤하씨! 윤하씨! 들어요? 내일 거기 가면 안돼! 나 기다리러 나가면 안돼!
그 때, 옆집 문이 열리고 짜증스러운 얼굴의 옆집 아저씨 나온다.
아저씨 : 이봐요. 이 밤중에 시끄럽게 뭐하는 거야?
아랑곳 않고 계속 소리 지르는 성민.
성민 : 산장 뒤로 가면 안돼, 윤하씨!
아저씨 : (어이없어하며) 아, 이사람...
다시 한번 손목시계 확인하는 성민. 클로즈업 된 손목시계 ‘11시 56분’ 정도.
이제는 아예 미친 사람처럼 손발을 이용해 문을 마구 두드린다.
아저씨 : (약간 당황) 이, 이봐! 자꾸 이러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
성민 : (무섭게 아저씨를 돌아보며) 시끄러! 지금 사람이 죽게 생겼다고!
흠칫 놀라는 아저씨.
S#78. 윤하 집 안(밤)
소란스러운 기척에 부스스 눈뜨는 윤하.
침대에 일어나 앉아서 문 쪽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불을 걷어내고 무겁게 일어선다.
S#79. 윤하 아파트 복도(밤)
성민 : (지쳐서 소리 지른다기보다는 쥐어짜듯이) 윤하씨, 제발~
아저씨 : (당황하는 표정으로) 아니, 무슨 일인데 그래요?
문을 두드리는 손도 기운이 많이 빠진 듯, 다시 손목시계를 보는 성민. ‘11시 59분 56초’
눈이 커지며 ‘이런 씨...’ 하는 입 모양의 성민, 점점 슬로우 모션.
S#80. 윤하 집 안(밤)
거실에서 현관을 향하고 있는 윤하의 모습 스톱화면.
S#81. 윤하 아파트 복도(밤)
문을 두드리려 하는 성민과, 당황한 표정의 옆집 아저씨 보이는 스톱화면에서
흐릿하게 흔들리는 이질적인 화면효과. 플래시효과와 함께 S#82로 급전환.
S#82. 술집 앞(밤)
흐린 초점으로 어른어른 보이는 인도 보도블록. 흔들거리며 주위를 살피는 1인칭 샷.
뒤로 돌자 보이는 희미한 얼굴. 초점 조금 밝아지면, 걱정스러운 표정의 윤하.
술집 앞 인도 보도블록에 쓰러져 주저앉아있는 성민과, 엉거주춤 부축하고 있는 윤하.
성민 : (만취상태의 풀어진 눈으로 윤하를 보며 혀 꼬인 말투) 윤하... 윤하씨?...
윤하 : 괜찮으세요, 윤대리님? 일어날 수 있겠어요?
힘겹게 성민을 일으켜 세우는 윤하.
성민 : (눈은 거의 감긴 채 횡설수설하듯) 안돼... 윤하씨 안돼... 거기... 가면...
흐느적거리는 팔을 휘저으며 얘기하다 곧, 정신을 잃은 듯 축 늘어지는 성민.
부축하던 윤하는 무게에 못 이겨 휘청.
성민 얼굴 클로즈업.
성민 : (눈 감은 채 잠꼬대 하듯) 안돼... 거기 가면...
S#83. 몽타주
좁은 도로와 뜸한 차들, 취객들, 빼곡한 술집·노래방 간판 따위 보이는 밤의 유흥가 골목을
비틀비틀 걸어가는 주관적 시점 샷, 2중노출법으로 어지럽게 지나간다. (페이드아웃)
S#84. 여관골목(페이드인, 밤)
시멘트바닥이 흐릿하게 보이며 비틀비틀 걷는 1인칭샷.
윤하에게 부축 받고 있는 성민의 얼굴 클로즈업, 정신 차리려고 애쓰는 표정.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는 성민, 주먹으로 꽉 쥐고 크게 휘둘러 제 이마를 ‘팍’ 찍는다.
윤하 : (다른 곳을 보다가 깜짝 놀라 돌아보며) 악!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휴대폰.
윤하의 부축하던 팔을 빼고 물러나는 성민, 이마를 잡고 휘청한다.
윤하 : 윤대리님!
윤하가 성민을 부축하러 다가가려 하자 한손을 들어 보이는 성민.
성민 : 괜찮아요... 괜찮아요...
한손은 이마를 짚고 한손은 무릎을 짚은 채 숨을 고르는 성민.
성민 : 드디어... 만났네...
성민의 이마에서는 피가 흐르고,
윤하 : (자세 숙여 성민을 살피며) 정말... 괜찮아요?
성민 : (허리를 펴며 침 한번 삼키고) 제 말... 잘 들어요, 윤하씨... 모레.., 아니, 화요일에 야유회를 가요...
어떤, 산장인데... (정신이 온전치 않은 듯 인상 쓴다) 아무튼 그...
윤하 : (부축하려는 듯 다가가며) 윤대리님?
성민 : (다시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난다) 끝까지... 들어요...
윤하 : ...
성민 : 그.. (눈감고 기억) 뒤에는.. 정자가 하나 있는데.. 밤에 바비큐 파티를...
윤하 : (횡설수설로 들리는 듯) 예, 알았어요... 알았어요. (성민에게 다가간다)
성민 : 알긴, 뭘 알아요! (팔을 저으며 뒤로 물러나려다 또 휘청하고, 등 뒤의 벽을 짚어 지탱하며)
취해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거기... 가면 안돼요...
윤하 : (성민을 부축해주며) 예, 그래요. 알았으니까... 들어가서 얘기해요.
성민 : 취해서 그러는 거 아니라고. 내 말 진지하게...(그러다 문득 주위 건물을 올려다본다)
여관 간판들이 보이고, 인상 쓰며 기억을 떠올리는 성민.
intercut(S#34)
등산로에서 성민의 부축을 받고 있는 윤하.
윤하 : 사실 저도 창피했어요, 그 날 그러고...
성민을 일으켜 세워 부축하고 있는 윤하.
여관 간판들을 보며 미간을 찡그리고 뭔가를 생각하는 성민,
부축에 이끌려 서너 걸음 정도 가다가, 천천히 차가운 표정으로 변한다.
갑자기 팔을 뿌리치는 성민. 완력에 휘청하며 놀란 얼굴로 성민을 바라보는 윤하.
성민 : (싸늘하게) 나, 좋아요?
윤하 : 예?
성민 : (눈감고 외면한 채 고개 몇 번 끄덕인 후) ... 그거 기억해요?
윤하 : ...
성민 : 내가 윤하씨 서류결제 대신 맡아준 일...
intercut(S#35)
사무실 책상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기수에게 말 거는 성민.(숏컷)
걱정스럽고 이상한 표정으로 성민을 바라보는 윤하.
성민 : 그거 사실, 내가 결제 마감에 쫓겨서 윤하씨 걸 대충 손봐서 결제 때우려 했던 것뿐이야...
윤하 : ...
성민 : 그리고 윤하씨한테 커피 뽑아준 거?
intercut(S#37)
책상 옆에서 윤하에게 커피를 내미는 성민.(숏컷)
성민 : 그것도 기수놈 주려고 뽑은 건데 기수가 안 먹는대서, 그냥 버리긴 아깝고...
때 마침 윤하씨가 지나가길래 준 거고...
윤하 : ...
성민 : 또, 자상하게 컴퓨터도 가르쳐줬다 그랬나?
intercut(S#37)
책상에 윤하를 앉혀놓고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는 성민.
성민 : 윤하씨가 나랑 작업하면서 기수 컴퓨터를 엉망으로 건드려 놨더군요...
그래서 컴퓨터도, 윤하씨한테 주의를 주려고 가르쳐준 거뿐이에요...
꼭 다문 입술은 표정을 알 수 없이, 조용히 시선을 내리는 윤하.
성민 : 내 말 알아들어요? 윤하씨가 오바 한거라고.
말이 없는 윤하. 성민은 견디기 힘든 표정 보이지 않으려 고개를 외면,
이내 말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성민.
윤하 : (고개 숙인 채 제자리에서 성민의 팔을 잡으며) 상관없어요.
멈칫하는 성민.
윤하 :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요...
어이없는 듯 인상 쓰며 천천히 돌아보는 성민.
윤하 : (성민을 보며) 그냥 오늘... 저랑 같이 있어주기만 하면 돼요...
할말을 찾지 못하겠다는 얼굴의 성민. 촉촉한 눈이지만 뭔가 의지가 완고해 보이는 윤하.
시선 둘 곳을 몰라 하며 답답한 듯 고개 도리질 하는 성민.
사선으로 아래를 향한 시선에서 멈춘 성민의 얼굴 클로즈업, 싸늘하면서도 떨리는 눈동자.
성민 : (윤하를 보며) 윤하씨...
윤하 : ...
성민 : (눈 가늘게 뜨고) 윤하씨 이런 여자였어요?
윤하 : ?...
성민 : 술 취한 남자 붙잡고.. 여관 같은데 아무렇지 않게 들락거리는, 그런 여자였어요?
윤하 : !!... 유, 윤대리님...
다른 손으로, 팔을 잡은 윤하의 손을 슬쩍 떼어내는 성민.
팔을 내려다보는 윤하.
성민 : 애초에... 윤하씨가 그런 여자인줄 알았다면... 회사에서 마주치는 일도 없었어요.
윤하, 아래를 보는 시선에서 심한 동요를 일으키며 떨리는 눈동자.
성민 : 정확히 말해서... 윤하씨 같이 그런 불순하고 헤픈 여자는 딱 질색이라구요.
윤하 얼굴. 금방 눈물이 터질 것 같은 빨개진 큰 눈동자. 충격으로 멍해져 굳은 시선.
윤하 : (떨리는 목소리)... 나.. 난... 그게... 그게 아닌...
고개를 드는 윤하. 성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보는 윤하의 시선.
도로가 보이는 골목 입구 모퉁이를 막 돌아 나가는 성민의 뒷모습.
윤하 : 유... 윤대리님...
S#85. 도로가(밤)
상점들은 거의 다 셔터 내려져 있고 행인도 없는 휑한 도로가.
비틀거리며 뛰어오는 성민, 넘어질 듯 한번 휘청하고 다시 중심 잡으며 뛰다가
뒤에서 오는 택시 불빛에 돌아보며 황급히 택시를 세운다.
S#86. 골목입구(밤)
입구를 달려 나오는 윤하, 저만치에서 택시를 타는 성민을 발견하고,
윤하 : 윤대리님!... 그게 아니에요! 제 얘기 좀...
S#87. 택시 안(밤)
뒷좌석에 앉은 성민의 뒤로 차창을 통해 보이는 윤하,
윤하(E) : 윤대리님!
외치는 소리는 작게 들리고 택시를 찾는 듯 다급하게 두리번거리는 윤하의 모습.
insert. 4거리 교차로 모퉁이를 도는 택시.
S#88. 택시 안(밤)
뒤를 돌아보던 시선 다시 고개 앞으로 돌리는 성민,
씁쓸한 표정 지으며 손수건으로 이마의 피를 닦는다.
성민 얼굴 클로즈업. 점점 괴로운 표정 지어지며 고개 숙이는 성민.
성민 : 이렇게 까지... 해야 되냐?...
intercut(S#84)
성민 : 윤하씨 같이 그런 불순하고 헤픈 여자는 딱 질색이라구요.
윤하 얼굴. 금방 눈물이 터질 것 같은 빨개진 큰 눈동자. 충격으로 멍해져 굳은 시선.
괴롭고 착잡한 눈으로 차창 밖을 바라보는 성민. 차창에 비친 성민의 얼굴.
오버랩
intercut(S#33)
관광버스 안. 성민의 앞을 지나며 미소를 보이는 윤하.(슬로우)
intercut(S#38)
등산로 바위에 걸터앉아 대화를 나누는 성민과 윤하.(슬로우)
성민의 등에 업힌 채 행복한 표정으로 성민을 바라보는 윤하.(슬로우)
intercut(S#39)
계곡에서 윤하에게 물을 튀겨대는 성민. 물을 맞으며 팔을 내젓는 윤하.(슬로우)
계곡 옆 바위에 걸터앉아 젖은 몸으로 서로 바라보며 피식 웃는 성민과 윤하.(슬로우)
intercut(S#41)
2인3각 경주에서 얼굴에 밀가루 범벅이 된 성민을 보며 배를 잡고 웃는 윤하.(슬로우)
보물찾기 쪽지를 흔들며 성민에게 ‘메롱’하고 뒷달음 치는 윤하.(슬로우)
S#89. 성민 아파트 단지(밤)
아파트 앞에 차를 세우는 택시, 내린 성민이 문을 닫자 택시는 곧 출발.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는 성민.
성민 : (착잡한 표정) 된 거야... 윤하씨를 살리려면... 그게 맞는 거야...
S#90. 성민 아파트 코어(밤)
1층 코어 승강기 앞에서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성민.
성민 : (위를 올려다보며) 잘했다, 윤성민...
‘딩동’소리와 함께 S#18과는 다른 쪽 문이 열리는 승강기.
S#91. 승강기 안(밤)
13층을 누르는 성민. 그 때 목소리,
남자(E) : 잠깐만요~
승강기 문 저쪽에서 걸어오다 문이 닫히려는 걸 보고 '어?‘ 하며 달려오는 남자.
성민은 남자를 무심히 보기만 하고,
승강기 문 그대로 닫히며 문틈으로 보이는 남자의 얼굴.
S#92. 코어(밤)
승강기 문이 닫히는 찰나에 도착해 뒤늦게 버튼을 누르는 남자.
남자 : 에이~ 참. 쫌만 기다리지 거, 사람...
S#93. 승강기 안(밤)
승강기 뒤쪽에 기대어 서있는 성민.
성민 : (한숨 섞으며) 끝났다...
성민의 얼굴 클로즈업. 한참을 허무한 얼굴을 하고 있다, 갑자기 뭔가 번뜩 하는 눈빛.
intercut(S#91)
닫히는 승강기 문틈 사이로 보이는 남자의 얼굴. (슬로우)
미간을 찡그린 성민의 얼굴.
intercut(S#60)
TV뉴스 보도화면 사망자 사진 클로즈업. (S#91과 동일 인물)
눈 커지며 충격으로 멍해진 성민의 얼굴 클로즈업.
당황하며 층수를 올려다보는 성민. 5층에서 6층으로 바뀌는 층수 알림 등.
성민 : 어?,,, 어!...
미친 사람처럼 앞으로 달려가 승강기 층 버튼을 마구 눌러대는 성민.
공포에 질린 눈으로 다시 한번 층수를 올려다보면 6층에서 7층으로 바뀌는 중.
공포에 질린 신음을 발하며 층수 버튼을 마구 눌러대는 성민의 손.
갑자기 ‘덜컹‘ 하며 크게 흔들리는 화면.
짧은 정적과 함께 공포로 경직된 성민의 눈동자.
S#94. 코어(밤)
코어 쪽에서 보이는 층수 알림 등이 7층에서 꺼지며, 요란한 굉음과 찢어질 듯한 마찰음.
1층 코어 승강기 앞에 있던 남자, 굉음 소리에 놀라 움찔 움찔 뒷걸음질.
S#95. 아파트 전경(밤)
고요한 아파트 전경.
intercut(S#39)
윤하 : 다시...
아파트 전경.
윤하(Off) : 잃고 싶지 않아요...
먼 감으로 울리는 충돌 음. (페이드아웃)
S#96. 윤하 아파트(페이드인, 낮)
아파트 앞 전신주 위에 앉은 새들.
방안 유리창으로 내리쬐는 밝은 햇살. 지저귀는 새소리.
‘드르르르’ 하는 휴대폰 진동소리 들리며 천천히 침대 쪽으로 카메라 이동.
침대에 엎드려 자고 있는 윤하, 누운 채로 손을 뻗어 침대 옆 테이블위에 놓인 휴대폰을 더듬어 집는다.
그대로 휴대폰을 귀에 갖다 대는 윤하.
윤하 : (잠긴 목소리) 예... 예...
그러다 갑자기 뭔가 이상한 듯 몸을 일으켜 자기 방을 둘러본다.
알 수 없다는 표정 지어보이고 다시 휴대폰 귀에 갖다대는 윤하.
윤하 : ...예, 듣고 있어요... 무슨 일... ...예?... 그게 무슨... 오늘 일요일 아니에요?
전화기를 귀에서 떼고 잠시 멍해있는 윤하, 휴대폰 날짜를 들여다본다.
클로즈업 된 휴대폰 액정화면 ‘5월 6일 토요일’
S#97. 회사 사무실(낮)
부장 앞에서 야단을 듣고 있는 윤하.
부장 : 회사를 다니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아니, 딴것도 아니고 늦잠 자느라 이틀씩이나 지각을 해?
고개 숙인 채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억울한 표정을 하고 있는 윤하.
그 때, 들리는 무미건조한 투의 목소리,
부장(E) : 윤성민을 살려.
윤하 : (깜짝 놀라 고개 들며) 예?
카메라, 윤하의 뒷모습에서 서서히 줌 아웃.
기수 옆자리, 성민의 책상위에 놓인 꽃다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