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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대본

[달콤한 악녀가 나에게 왔다] 김지은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3.03.21|조회수1,043 목록 댓글 1

[달콤한 악녀가 나에게 왔다] 김지은

 

 

 

 

 

 

 

 


S#1 인트로 - 모텔 방(아침)
 눈을 번쩍 뜨는 성원!

영지 (off)깼어?
성원 (몸을 벌떡 일으킨다)!!
영지 (off)더 주무세요~ 5분만 있으면 끝나.
성원 (이불로 몸 감추며)너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성원의 황당한 표정에서 암전.
 타이틀 뜬다. <달콤한 악녀가 나에게 왔다>

S#2 거리 (새벽)  
 새벽 거리 풍경.
 청소를 하는 환경미화원, 쓱쓱- 비질을 하는데  
 양복차림의 남자가 쓰레기더미 옆에서 고개를 묻고 웅크리고 있다. 
 
미화원 (빗자루로 구두를 툭툭 치며)여보셔! 여보셔 아저씨!
성원 (반응 없다)...
미화원 여기 이러구 있음 안 돼, 일어나요!
   
 미화원, 어깨를 들추면 비몽사몽 고개를 드는 성원.
 밤새 과음한 듯 초췌한 모습, 오바이트 자국도 보인다.
 성원, 다시 쓰레기더미에 쓰러지는데...

미화원 (비질하며)쯧쯧, 얼마나 펐길래... 아, 출근 안 해요?!
성원 (다시 고개를 든다)...?!

S#3 로펌 사무실 입구 (아침)
 세련되고 고급스런 분위기.
 자동문 열리면, 그 몰골로 들어오는 성원. 
 입구의 비서, 성원을 보더니 주춤하며 목례한다.  

성원 (급한)대표님하고 아침 약속했는데...
비서 기다리다 나가셨어요. 외부 미팅 있으시다구.
성원 (맥 빠진다)후... 방에 있을 테니까 대표님 전화 연결 좀 부탁해요.
 (복도 코너 돈다)

 비서, 재빨리 전화 거는 모습 보인다. 

S#4 로펌 복도 (아침)
 목인사 하며 가는 직원들, 왠지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 기색이다. 
 적당히 인사 받으며 오는 성원, 좀 이상하지만 내색 안 한다.
 방 앞에 멈춰 서서 문을 여는데... 다른 사람이 있다!

성원 ?!... 아, 실례했습니다. 

 뒤따라온 비서, 안절부절못하는 눈치. 

성원 (멋쩍은)술이 덜 깼나...
비서 방 맞는데요, 한 변호사님...

 그러나, 방문 푯말을 보면 다른 이름이 걸려있다!

성원 ...어떻게 된 거죠?
비서 (난처한)대표님께서 따로 연락 드린다고, 댁에서 기다리라고 하셨어요.

S#5 로펌 빌딩 앞 (아침)
 바짝 굳은 표정으로 빌딩에서 나오는 성원.

S#6 성원의 빌라 거실 + 주방 (낮)
 고급 빌라. 성원, 굳은 표정으로 들어온다.    
 어질러진 집안. 어항의 검푸른 이끼, 열대어까지 배가 뒤집혀 죽어있다. 
 성원, 소파에 털썩 앉아 자동응답기 켠다.

여자 (f)한성원 고객님, 한라 캐피탈입니다. 대출금 상환 날짜가 지나서 연락...

 성원, 듣기 싫은 듯 메시지 넘긴다. 

현진 (f/냉랭한)아직 집에 안 들어 온 거야? (한숨)우리 문제 말야, 빨리 매듭졌으면 좋겠어.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지친다 정말...

 성원, 화난 듯 메시지 넘긴다. 탁자 위, 이혼 서류가 얼핏 보인다.  
 성원, 주방으로 가서 냉장고 물통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켜는데...
 다음 메시지 나온다.   

성원모 (f/더듬더듬)어휴, 기계다 대고 말하는 게 어째... 성원아, 에미 지금 빌라 놀이터에 와 있다. 너 지나가나 보고 있는데 아직 안 온 게비다?
 (전화 주인에게 하는 소리)미안해요, 금방 끊을게요...
 이 전화 빌려서 하는 거여.

 e. 초인종 소리
 성원, 현관문을 열면 보자기를 꼭 품은 촌로가 지친 표정으로 서 있다. 
  <점프>
 성원, 주방 식탁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를 본다.  
 성원모, 방에서 빨랫감을 잔뜩 들고 나온다.
 
성원모 아휴, 집이 이게 다 뭐냐. 아무리 혼자 있어도 그렇지... 그래, 니 집사람은 잘 지낸다냐?
성원 네. (말 돌리는)밖에서 몇 시간이나 그러구 계셨어요?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시죠.
성원모 얼마 안 있었어. 바쁜 사람, 신경 쓰게 하면 되나. 촌사람 뭐 급할 게 있다구.
성원 (속상한 표정으로 두부 한 귀퉁이 떼어먹는다)...
성원모 (탁자 정리하며)그거 맹그는 내내 옛날 생각나더라. 너 고시공부 한다고 내려와 있을 때, 야참으로 두부 내오면 참 좋아했었는데... (탁자 위, 이혼서류를 본다!)
성원 무릎은 좀 괜찮으세요?
성원모 ...어, 괜찮어. 육십 넘게 써온 다리 이만하면 감사하지...  
성원 가실 때 약 좀 지어가세요.
성원모 (무슨 말을 할 듯하다가)아휴, 온 김에 대청소 좀 해야겠다! 

S#7 고속터미널 승차장 (저녁)
 고속버스 들어온다.
 
성원 오늘 꼭 가셔야겠어요? 날도 늦었는데.
성원모 소여물도 다 못 쒔구, 삽사리 밥두 줘야 하구... 차 왔다. 들어가.
성원 타세요.  
성원모 ...(버스 타려다가)너 합격했을 때 장원급제 했다구, 느 아버지가 소 잡으면서 그랬었다. 큰일은 이제부터니까 너한테 부담 앵기지 말자구.
 돌아가실 때도 너한테 걱정 끼칠까봐 그게 걱정이던 양반이었는데...(한숨)
 나는 너 하는 일은 모른다. 그냥 니가 큰일하면서 남 상처 안 주고, 너 상처 안 받고, 그랬으면 하는 것이지.
성원 (두통 오는 표정으로)타세요...
성원모 만성두통 그기 다 신경 써서 오는 병이여. 맘 편하게, 순리대로 풀어, 응? (걱정 가득한 얼굴로 버스에 타며, 가라는 손짓)
성원 (착잡한 얼굴로 본다)... 
 
S#8 달리는 차 안 / 고속터미널 근처 (저녁)
 시끄러운 음악. 성원, 혼란스런 표정이다.  
 시내 집 쪽 말고 거칠게 외곽으로 빠진다. 

S#9 교외 / 달리는 차 안 (밤)
 성원, 운전하며 한 손으로 서랍을 뒤지지만 두통약이 보이지 않는다.
 그 때, 자동차극장 표지판이 보인다.
 지나치다가... 다시 돌아온다.
 표지판을 물끄러미 보다가 자동차극장으로 차 진입하는 성원.

S#10 자동차극장 (밤)
 이미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얼굴 찡그린 성원, 서랍에서 두통약을 꺼내려다 놓치는데...
 벌컥 열리는 조수석 문!
 요란한 차림새에 앳된 티가 나는 여자애가 탄다. 20세의 영지다.

영지 (누구에게 쫓기듯 몸을 숙이고 밖을 살피며)미안, 오빠 진짜진짜 미안...
성원 뭐야, 당신?...
영지 (성원의 무릎에 엎어지며)쉿!
성원 (허걱 놀라는)!!
영지 조기 오골계같이 생긴 남자 보이죠?

 성원, 밖을 보면... 얼굴이 까만 남자(광태)가 두리번거리고 있다.

영지 똥차 끌고 와서 별걸 다 요구하잖아요. 개시에 변태 새끼한테 걸려서...
 (슬쩍 보면, 남자 이쪽으로 온다)어? 어?

 영지, 더욱 더 성원의 무릎으로 파고든다. 성원, 어쩔 줄 모르고...
 그러다 다시 반대쪽으로 가는 남자. 

성원 ...일어나요, 갔어요. (밀쳐낸다)
영지 (몸 일으켜서 바깥을 힐끔 보고)닭대가리, 그걸 못 찾구 가네.(낄낄댄다) 
성원 (황당하게 본다!)
영지 (여전히 낄낄대다가 그제야 성원을 쓱 본다)
성원 ...뭐해요, 빨리 안 나가요?
영지 알았어요, 알았어. (차 문 열려다가)근데 오빠 차 죽인다. 혼자 오셨나봐?
성원 알 거 없어요, 빨리 나가라고!
영지 은인인데 싸가지 없이 그냥 가라구? 기본 서비스 정도는 해 줄 수 있는데, 공짜루... (성원의 허벅지로 은밀하게 손을 뻗는데)
성원 (영지 손 거칠게 쳐낸다)!!
영지 (픽 웃고)공짜 싫어요? 싫음 말구. (내린다)

 <시간경과>  
 영화 한창 진행 중이다.
 성원, 두통약을 삼키려고 하는데...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  
 보면, 영지가 음료수를 들어 보인다.

성원 ?!...
영지 (태연하게 탄다)무슨 약을 물도 없이 먹어요?
 (뚜껑 따서 주며)서비스는 싫대구 음료수 하나쯤 대접해도 돼죠?
성원 (망설이다가)... (받아서 약 먹는데)
영지 쿠션 짱이구! 영화 끝날 때까지 좀 쉬어야지!
 (아예 등받이 젖히고 눈 감으며)나 건들면 반칙이야, 오빠.
성원 (어이없이 본다)...

 <시간경과>
 영화 클라이맥스 씬, 성원의 시선에서 점점 가물가물해진다. (W. O)

S#11 모텔 방 (아침) / 인트로 씬
 침대에서 자고 있는 성원, 아침 햇살이 들고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 소리 들려온다.  

영지 (off)븅신들, 불륜을 저 따위로 하니까 뽀롱나지 바루...

 눈을 번쩍 뜨는 성원!

영지 깼어?
성원 (몸을 벌떡 일으킨다, 영지 보고 놀란다)!!
영지 더 주무세요~ 5분만 있으면 (드라마)끝나.
성원 (이불로 몸 감추며)너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성원, 모텔 방을 둘러본다. 바닥에 두 사람의 옷가지가 널려있다.

S#12 모텔 욕실 (아침)
 옷을 대충 걸쳐놓고 거울을 보는 성원, 미치겠다!
 성원, 급히 바지부터 입으려는데 갑자기 커튼이 확 젖혀지며
 유리벽 너머로 영지가 보인다. 
 바지를 올리지도 못한 채 우스꽝스럽게 변기 위에 주저앉는 성원.   

영지 왜 그렇게 급해요? 이왕 온 거 화끈하게 놀다가지.(유리에 뽀뽀 쪽)

 성원, 황당한 표정 위로,

성원 (e)기억은 잘 안 나지만...

S#13 모텔 방 (아침)
성원 암튼 실수였어. 그리고...
영지 (화장대 앞에서 립글로스 바르며)귀여울라구 그러네... 누가 뭐래요?
성원 (뭐라고 하고 싶지만 할 말 없다)... (그냥 나가려는데)
영지 그래두 계산은 해야지. 놀았으면.
성원 (돌아본다)?!
영지 안 그래요?

 성원, 머뭇거리다가 지갑에서 십만 원 권 수표 세 장을 화장대에 놓고 허둥지둥 나간다. 피식 수표를 보는 영지, 옷 속에서 성원의 명함을 꺼낸다.  
 
S#14 로펌 / 대표 변호사실 (아침)
 퍼팅 연습을 하고 있는 대표.
 성원, 헐떡거리며 들어선다. 땀으로 흠뻑 젖은 채.  

대표 (퍼팅 실패)이게 말야,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니까 걷잡을 수가 없어.
성원 (숨 고르며 눈치 본다)...
 
 대표, 골프채 놓고 소파에 가서 앉는다.

성원 (마주 앉고)죄송합니다, 대표님.
대표 됐구. 난 자네 머리 속이 궁금해. 재판에서 내리 진 거까지야 그렇다 치고, 무슨 배짱으로 그런 무리수를 뒀는지...
성원 면목 없습니다만, 대표님...
대표 (ol)재판 이겨 보자고 저쪽 증인까지 매수해?
 그 일로 우리 로펌 이미지가 말이 아니야. 벌써 소문이 쫙 났더라고.
성원 (비참하다)... 
대표 (일어나 창 쪽으로 가며)프로 골퍼들이 말야. 특별한 이유 없이 일이 꼬이고, 슬럼프가 길어지면 어떤 방법을 쓰는 줄 아나?
 (성원을 보며)그냥 골프채 놓고 푹- 쉬어버리는 거야.
 왜냐?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방법이 없거든.  

S#15 빌딩 주차장 (낮)
 성원, 소지품 상자를 들고 차로 온다.
 상자를 차 위에 올려놓고, 괴로운 듯 한숨 푹 쉬며 고개 숙이는데...

영지 (off)머리 아파요?

 성원, 고개를 들어 보면 영지가 서 있다!

영지 (상자를 보며)혹시... (목 자르는 시늉)슥-?
 왜 영화에서 그런 거 들고 나오면 뻔하잖아요.
성원 (황당)너, 너 뭐야... 여기 어떻게 왔어...
영지 맞나 보네? 
성원 (ol/영지를 잡고 흔들며)뭐냐구! 여기 어떻게 왔어, 너?!
영지 (피식)근데 회사 주차장에서 이래도 되나 몰라...

 성원, 둘러보면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있다.
 그제야 진정하고 물러서는 성원.

영지 (옷매무새 고치며)너무 괴로워하지 마요. 요새 실업자 한둘인가.
성원 (목소리 낮춰)너, 너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마.
 까불다간 혼날 줄 알아. 알았어?! (차에 타고 벨트 매는데)
영지 혼나?... 혼내줄까? (수표와 명함을 차창에 탁 대보인다)
성원 ?!!
영지 요즘 성매매 특별법 무시무시한 거 알죠? 변.호.사. 아저씨?

S#16 레스토랑 안 (낮)
 영지, 음식(파스타 정도)을 열심히 먹으며 재잘댄다.

영지 일주일 내내 자동차극장에서 알바 뛰면서 컵라면만 깠네.
 특별법이니 뭐니 그거 열라 웃겨.
 할 인간들은 어떻게든 찾아와서 하는데... (성원 보더니)누구처럼.
성원 ...꽃뱀이냐?
영지 (깔깔)아저씨, 완전 올드 뽕이다! 꽃뱀이 뭐야? 촌스럽게!
성원 돈 뜯어내려고 이러는 거냐?
영지 뭐 그렇게 말하면 꽃뱀 하구.   
성원 (어이없다)너, 너 실수하는 거야. 나 변호사...
영지 (ol)실수는 그쪽이 먼저 했구, 변호사 아저씨가.
성원 (화 누르고)까놓구 얘기하자. 얼마면 돼?
영지 얼마 줄래요? 원하는 만큼... 다?
성원 (만만치 않음을 느끼고)...
영지 세 장쯤?... 물론 큰 걸로. 
성원 (어이없다)
영지 (입 쓱 닦고)영 안 내키면, 잠깐 쉬었다 다시 흥정해 볼래요? (간다)
성원 (황당, 정신 없다)...

S#17 동 화장실 (낮)
 휴대폰 통화하며 들어오는 영지.(호기와)

영지 대어가 맥없이 잡히는 거 봤냐? 걱정 마. 서서히 조여주고 있으니까. 

 휴대폰 끊고, 거울을 보는 영지. 숨 고른다.  

S#18 다시 레스토랑 (낮)
 영지 온다. 그런데 성원이 보이지 않는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피식 웃는 영지.  

S#19 성원 빌라 거실 (밤)
 탁자 위에 컵라면, 빵 봉지, 맥주 캔들로 어질러져 있다.
 죽은 어항 그대로 있다. 
 창가에서 휴대폰 통화를 하는 성원의 모습이 실루엣으로 보인다.

성원 (off)그래, 아무 문제없다니까. 이 판에서 이기는 거 말고 중요한 게 뭔데? 주식? 신경 안 써. 주식투자로 돈 잃는 것쯤 다반사 아니냐?
성원 (off)성진이냐? 어디? 야, 거기 날씨 좋지? 필드 돌긴 그만이지.
 (사이)어 그래, 들어와서 다시 통화하자. 
성원 (off)민호야, 전번에 말 한 로펌 자리...
 어, 그래? 그럼 나중에 전화 주라. 너무 많이 마시지 말구, 마.

 초췌한 모습의 성원.
 탁자 위, 수첩에 적혀있는 이름 세 개를 쓱쓱 지우는데... 집 전화 울린다.

성원 (받고)여보세요!
현진 (f)나야.
성원 (반색)현진아! 
현진 (f)왜 그렇게 통화가 안 돼? 메시지 못 받았어?
성원 현진아, 우리 전화로 이러지 말고 만나서 얘기하자. 내가 거기로 갈까?
현진 (f)지겹다 정말. 나 한국 떠날 때 우리 사이 끝났어. 아냐?
성원 내가 잘 할게, 제발 현진아...
현진 (f)그만해. 당신 이러는 거 얼마나 구질구질한 줄 알아? 이제 아주 짜증나!
성원 너, 진짜! (진정하고)너, 뱃속에 있는 아이 생각은 하면서 이러는 거니?!
현진 (f)어쨌든 난 변함 없어. 아빠한테는 서류 정리하면 말씀드리는 거로 해. 
 괜히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말구.(끊는다)
성원 현진아! 현진아!  

 성원, 표정 일그러지더니 전화기 부숴질 듯 놓는다!
 e. 초인종 소리.
 성원, 현관문을 열면!
 젊은 택시 기사(호기)가 다짜고짜 영지를 안긴다.

성원 ?!...
호기 아,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네! 술을 얼마나 푼 거야, 이뿐 아가씨가! 
성원 이봐, 뭐야 지금...
호기 (가방까지 부려 놓고)아가씨 꺼예요. 택시비는 받았어요. (문 닫고 나간다)
성원 이봐요! 이봐!! (황당한 표정인데)
영지 (떨어지며)우리 아저씨, 또 보네? (술 취한 척)
성원 (놀란다.)너 미쳤냐?! 여긴 어떻게 알구...
영지 (ol)아, 죽겠다... 낼 얘기해요... (비틀비틀 방 쪽으로 간다)

S#20 작은 방 (밤)
 들어와 침대에 푹 쓰러지는 영지.
 따라 들어오던 성원, 황당하다!

S#21 거실 + 주방 (아침)
 -냉장고 문 여는 영지.
  냉장고 안, 물통과 상한 과일 몇 개. 두부만 가득하다.
 -거실, 부부 사진과 죽은 어항.
 -어질러진 탁자 밑에서 이혼서류를 꺼내보는 영지. 표정?!

 그때, 방에서 나오는 성원.

영지 (본다)잘 잤어요?
성원 (노려보다가 성큼성큼 와서 서류를 뺏는다!)
영지 (피식 웃고)집만 삐까번쩍하지 냉장고는 텅텅 비었구, 어항두 전멸이구.
 하긴, 요즘 여러 가지로 괴로우시니까.
성원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영지 이미 말했을 텐데...
성원 하! 너 내가 그 따위 협박에 넘어갈 줄 아냐? 웃기지 마. 어림없어!
영지 그럼, 이 집에서 기다리죠 뭐. 아저씨 맘 바뀔 때까지. 
성원 !... (어쩔 줄 모르다가, 화 누르고)좋아. 천, 현금으로.
영지 너무 깎는 거 아닌가?
성원 이게 진짜!

 두 사람 노려보는데... 전화벨 울린다! 그래도 신경전...

영지 (빤히 보며)받아요.
성원 (그대로 노려본다)...
영지 받아 줘?

 영지, 전화기로 손 뻗는데 영지의 손을 내치고 전화 받는 성원.

성원 여보세요. (사이)아버님!

S#22 인천 공항 (낮)
 입국 게이트에서 나오는 장인어른과 비서. 점퍼 차림의 짱짱한 노인네다.
 장인, 성원을 보고 그냥 지나친다. 어정쩡하게 따라가는 성원.

S#23 달리는 차 안 (낮)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성원과 장인. 성원, 처분만 바라는 눈치다.

장인 꼴 하구는... 밥 굶어?
성원 면목 없습니다.
장인 힘이란 게 어정쩡하게 있으면 골치 아퍼. 확 키워야 우스운 꼴 안 당하지!외사위, 힘있는 기업법 전문 변호사 한번 만들어 볼랬더니, 쯧쯧...
성원 ...
장인 까짓 로펌 잘 때려쳤어. 월급쟁이나 시키려고 변호사 사위들인 거 아냐. 요번에 둘러보니까 중국 공장도 자리 잡았구, 우리 회사도 많이 컸어.
 사내 변호사 자리 하나 마련해 줄 테니까 들어와 일해.
성원 (희망이 생긴다)...
장인 현진이는 잘 있대나?
성원 네,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는 거 같습니다. 
장인 쯧쯧, 서방 떨어뜨려 놓고 다 늦게 유학은 무슨...
성원 (마음 무겁다)...

S#24 열대어 가게 (낮)
 아름다운 수족관 풍경.
 영지, 코 박고 열대어 구경한다. 맑고 천진한 눈동자로...

호기 영지야, 나 어제 진짜 발이 안 떨어지더라. 조마조마해서 혼났다니까?
영지 (대꾸 없이 열대어 움직임을 손가락으로 그린다)...
호기 너 너무 기운 빼는 거 아냐? 천만 원 불렀으면 그냥...  
영지 (ol)잔챙이들 몇 건 해봤자야. 대어 낚았을 때 확실히 뽑아내야지. 
 (서늘해지며)그 잘난 변호사잖아?

 껄렁껄렁 들어오는 광태. 자동차극장의 오골계 남자다.

광태 아씨... 뭐 이딴 데루 오래! 횟집두 아니구!
호기 형 왔어?
광태 (영지 보더니)어, 얘 봐라.. 하룻밤 새 핼쓱해졌네? 혹시, 그 놈이 댐비데?
영지 (노려보는)주둥이 함부로 놀릴래?
광태 (피식 웃으며 노려본다)...
호기 (분위기 험악해지자 나서는)형, 그거나 줘.  

 광태, 화 누르고 테잎을 꺼내준다.

광태 앵글 좋고, 색감 좋고, 모델 살고. 감탄할 것이다!
영지 (무시하고, 물고기 밥 슬쩍 외투에 넣고 가며)여기 두 마리만 담아주세요!
 
S#25 성원 빌라 거실 (밤)
 TV 화면.  
 -성원과 영지, 자동차에서 키스하는 모습(영지의 연기).
 -성원이 영지에게 부축 받아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
 -침대에 눕는 모습 등, 영지의 트릭으로.

호기 야, 광태 형 진짜 그럴듯하게 잡았다...

 그 때, 현관으로 들어오는 성원, 화면 보고 그대로 굳는다!
  
호기 (엉거주춤 일어나며)아, 안녕하세요...
성원 (택시기사였던 호기 보고)이거 뭐야? 니들 완전 사기 조직이구나?
영지 편할 대로 생각하던지...
성원 니들이 이딴 식으로 나오면 호락호락 할 거 같지?!
 돈 못 주겠다면 이 테잎 어떻게 할 건데? 인터넷에라도 유포할 거냐, 응?
 (강하게)유포하면! 그럼 저기 찍힌 니 얼굴은 어쩔 건데?!
영지 ?!...
성원 말해 봐! 어쩔 건데?!
호기 아저씨 흥분하지 마시구요, 서로 좋게 좋게...
영지 (ol/성원 노려보며, 호기에게)너 먼저 가. 
호기 ...엉?
영지 가라구 먼저. 
호기 영지야, 너두 좋게 좋게...
영지 (ol)가라구 했지!

 호기, 슬금슬금 눈치를 보더니 캠코더를 들고 나간다.

영지 (싸늘하게 위협적으로)회사에서도 까이고, 이혼까지 앞두고 있으니까 별로 무서운 게 없나보지?
성원 잘 아네? 나 바닥 친 인생이야. 너 같은 허접쓰레기 겁 안 나!
영지 아주 막가는군. 변호사라고 해서 대어 낚았다 했더니, 완전 썩은 고기잖아?
성원 (멱살 잡고)이게 증말!
영지 왜 한 대 치게?... 자신 있음 쳐보던지. 
성원 (부들부들 떨다가 맥없이 놓는다)
영지 ...정 안 내키면, 우리 천천히, 좀 더 생각해 볼까요, 변호사 아저씨?
성원 (불안한 눈빛)...
영지 (빤히 노려본다)...

S#26 성원 방 (밤)
 통장을 확인하는 성원. 잔액 400만원 정도.  
 성원, 방문을 조금 열고 밖을 보면,
 막대사탕을 빨며, 깔깔깔, TV를 보는 영지 모습이 보인다.  (F.O) 

S#27 거실 (아침)
 영지, 어항에 물고기 밥을 주고 있다. 핫팬츠차림.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나오는 성원.
 집안을 둘러보면,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다.  

성원 (어이없다!)
영지 언제까지 있을 지도 모르는데 밥값은 해야죠. 나 공짜 싫어하거든요.
 어때요, 환- 하죠?
성원 너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야?
영지 (다가가 머리 뽑아주려고 한다)어머, 밤새 흰머리가 났네? 
성원 (손 탁 쳐낸다!)수 쓰는 건 알겠는데, 겨우 이거냐?
 옷이나 제대로 갖춰 입어. 여기 몸 파는 데 아냐. (나간다)
영지 (모멸감)...

S#28 장인 회사 / 회의실 (낮)
 회의 대열. 성원과 장인 보인다.
 인수합병에 대한 대책 논의 중이다.

임원 (발표 중)현재, 삼한 쪽 일부 임원들과 노조에서 반발이 심한 거 같습니다. 예상한 상황이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끌면, 분위기가 또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성원 (메모하고)다음 미팅은 언젭니까?
임원 다음 주 수요일쯤으로 예정했습니다만... 
성원 (ol)그럼, 먼저 합병에 긍정적인 삼한 쪽 임원 몇몇과 접촉하게 해주십시오. 지금부터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겠습니다.(단호한)
장인 (성원을 유심히 보고 있다)...

S#29 회사 복도 (낮)
 장인과 나란히 오는 성원. 뒤따르는 비서진.

장인 이번 건 자신 있나?
성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인 최선이 다가 야냐. 반드시 성공시켜. 
성원 ...
 
 E. 휴대폰 벨소리

성원 (받고)한성원입니다. (표정 굳고)뭡니까, 당신들. (사이)전화로 이러지 말고, 정식으로 찾아오십시오. 직접 상대해 드리죠. (끊는다)
장인 ...뭔가?
성원 삼한에서 어떻게 정보를 입수했는지 벌써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장인 쎄게 나가, 쎄게! 다 쓰러져 가는 회사 떠맡아 준다는데 똥배짱은!
성원 ...
장인 참, 현진이한테 무슨 일 있나? 목소리가 안 좋던데...   
성원 ...걱정 마십시오. 제가 좀 더 신경 쓰겠습니다. 
장인 가정부터 잘 지켜. 그게 안 되면, 일에서도 길게 못 가.  

S#30 성원 사무실 (밤)
 성원, 망설이다가... 전화를 건다. 신호음.   
 
현진 (f)헬로...
성원 현진아, 나야.
현진 (f)아빠 회사로 들어갔단 소리 들었어.
성원 현진아, 그게... 일단 나와라. 나와서 얘기하자.
현진 (f)정말 정 떨어진다. 얼마나 더 구차해 질래? 당신 수준이 겨우 이거야, 알아? 
성원 현진아, 부탁이다. 한번만 더 생각해 보자. 태어날 우리 애를 생각해서라도, 응?  
현진 (f)지웠어... 애기...
성원 뭐?... 뭐라구?...
현진 (f)내 아이, 사랑 없는 부모 밑에서 키우고 싶지 않아. 
성원 (충격!)

S#31 당구장 (밤)
 영지, 공을 탁 친다.

광태 강적이구만. 천만원에서 아직도 꿈쩍을 안 해?
호기 소리 지르는 거 보니까 호락호락 할 분위기는 아니더라고.
 영지야, 나 그때 일 나는 줄 알았다?
영지 (콧방귀)그런 인간들 쎈 척 굴어도 욕심 때문에 결국 져.
 두고 봐. 서서히 말려 죽일 테니까. (공 탁 치는)   
광태 야, 넌 천상 체질이다, 체질! 상이라도 주고 싶다! 
영지 (마지막 8번 공을 넣고, 광태 앞으로 큐대 던지고 간다)간다!
광태 (열 받는)저게 진짜!

S#32 빌라 어귀 (밤)
 영지, 터벅터벅 오는데... 
 만취 상태인 성원이 비척비척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행인과 호전적으로 부딪히는 성원!

성원 어럽쇼? 이게 사람을 치네?
행인 뭐야... (피해서 가는데)
성원 (붙잡고)왜 치고 그냥 가? 내가 우스워? 우습냐구, 이씨!
행인 이 사람이 정말! (밀쳐낸다)
성원 (넘어지더니 일어나서)그래, 쳐라 쳐! 쳐 자식아!
행인 아휴, 뭐 이딴 게 다 있어! (한대 치려는데)

 행인의 팔을 잡아채는 영지. 

영지 그만 하죠? 취했는데.
행인 넌 또 뭐야?
성원 (반색)어? 너? 너냐? (낄낄거리다가)얘, 얘가 말이죠. 우리집 강아집니다!
 집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 몰라요. 멍멍! 멍멍! 으르렁!
행인 에씨! (미친놈 본 듯 피해 간다)
성원 (계속 행인을 보고)왈왈! 왈왈!
영지 (어이없는)쑈 하구 있네.  
성원 (비틀비틀 다가가며)야, 멍멍이! 너 나 마중 나온 거냐? 그런 거냐? 어?
영지 한심하다, 정말. (노려보다가 간다)
성원 아씨, 개새끼도 날 무시하네! 야, 야! (따라가려다 나동그라진다)
영지 (보고, 어이없는)하!

S#33 빌라 엘리베이터 안 (밤)
 낑낑대며 성원을 부축하고 있는 영지. 

성원 야, 사기꾼!
영지 ...
성원 꽃뱀!
영지 (그제야 빤히 본다)...
성원 넌 왜 그렇게 사냐? 구질구질하게 남한테 빌붙어서? 그렇게 살고 싶냐? 어? (낄낄)하긴, 너나 나나 그거 하난 똑같다! 빌붙는 거. 구질구질한 거...
 (낄낄거리다가 넘어지려고 한다)
영지 (부축하며)정신 차려요, 좀! 
성원 (빤히 보며)...야, 너 오늘 나랑 잘래?
영지 ?!
성원 야, 어때?... 이왕 협박당하는 거, 돈 주면 될 거 아냐!

 성원을 확 밀쳐내는 영지. 성원 구석에 고꾸라진다. 
 땡! 엘리베이터 서면, 씩씩거리며 혼자 내리는 영지. 
 성원의 다리가 걸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열렸다 한다.
 그런 채로 횡설수설하는 성원.  

성원 너, 사람 잘 못 골랐어... 이 집, 차, 다 내꺼 아니야... 내 껀 하나두 없어.
영지 !...
성원 회사에서 까이고- 와이프한테 버림받고- 장인 앞에서 빌빌대고-
 그래도 이 한성원이 안 죽는다! 우리 고향 최고 수재 한성원이! 안 죽는다고!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동아줄 절대 안 놔, 썅!!
영지 ...
성원 (큭큭거리다가)...지웠댄다.
영지 !...
성원 와이프가 애를 지웠대... 나한테 오만 정이 다 떨어져서...
 나 같이 빌붙어 사는 놈 구질구질하다고, 지웠댄다. 내 애를...
 내 애를 지웠대... 내 애를... 내 애를...
 
 성원을 보는 영지, 눈빛이 흔들린다.
 그렇게 엘리베이터 문은 계속 열렸다, 닫혔다, 열렸다, 닫혔다... (F.O)  

S#34 성원 방 (아침)
 눈을 뜨는 성원, 숙취 때문에 괴롭다. 

S#35 주방 (아침)
 성원, 주방으로 들어오면... 영지가 국을 끓이고 있다.    

영지 (보고)앉아요. 바닥이 팽팽 돌 텐데.
성원 (민망한 표정으로 앉는다)나, 어떻게 들어왔냐? 
 집 앞까지 온 거는 기억나는데... (기억이 없다)
영지 됐어요! 뭐 좋은 기억이라구. 

 영지, 두부가 들어간 북어국을 놓아준다.   

성원 ?!...
영지 냉장고에 두부 천지라 두부 넣고 끓였는데 시원할라나 모르겠네.
성원 ...
영지 뭐해요, 먹고 출근 안 해요?
성원 ...(한 숟가락 떠먹는다)
영지 (조심스레 앉으며 본다)?...
성원 ...
영지 ...별루예요?
성원 (머뭇거리다가)시원...하네...

 계속 북어국을 먹던 성원, 문득 보면 영지와 눈이 마주친다!
 서로의 낯선 시선을 피하는 두 사람.  

성원 (다시 북어국 먹으며)조만간 마련해 볼게, 돈... 
영지 !... 수염이나 깎고 출근해요. 불쌍해 보이니까.(나간다)
성원 (뻘쭘하게 턱을 만진다)...

S#36 빌라 욕실 (아침)
 거울 앞에서 면도를 하는 성원, 피식 웃는다.  

S#37 회사 지하 주차장 (아침)
 성원의 차 들어와 멈추면, 모자 쓴 남자가 쓱 지나간다.
 성원, 휴대폰 통화하며 차에서 내린다.   

성원 저쪽에서 그렇게 나오면 밀어붙일 수밖에 없죠. 바짝 조여보자구요.
 암튼, 지금 도착했으니까 올라가서 얘기합시다. 

 성원, 휴대폰 끊는데...
 모자 쓴 남자가 다가오더니 성원의 어깨를 쇠파이프로 후려친다!
 
S#38 입원실 (낮)
 성원, 침대에 누워 링겔을 맞고 있다.
 어깨에 붕대 감고, 허리 보호대 찼다. (어깨와 허리 정도 다친) 
 간호사, 링겔 조절하고 나가자...
 이내 문 빼꼼 열리고, 영지가 얼굴을 들이민다.

영지 (들어온다)한심하다, 그 나이에 맞구 다니구...
성원 ?! (소리 낮춰)너, 여기가 어디라구 와? 너 제 정신이야?

 영지, 쇼핑백을 던져준다. 성원, 꺼내보면 속옷이다.

영지 혹시... 돈 안 줄려고 쑈 하는 거 아니죠?
성원 (어이없다)뭐?...
영지 (짐짓)보니까 별루 다친 거 같지도 않네. 난 또... 어디 한 군데 댕강했나 했지...
성원 (본다)...
영지 (딴청 피우는데)...

 똑똑 노크소리 들리고, 장인과 비서가 들어온다. 긴장하는 성원.

장인 이게 어떻게 된 건가? 많이 다쳤나? 
성원 아닙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장인 무식한 놈들, 이런 식으로 겁을 주겠다 이거지!
영지 (불쑥)안녕하세요?
장인 ...누구...신가?
성원 (긴장하다가)조...조카예요!
장인 ...내가 모르는 친척이 있었나?
성원 외가 쪽으로... 좀 멀어서... 유학 중에 잠시 나왔거든요.  
영지 (피식 웃는다)
장인 사돈끼리 소원하니 이런 일이 다 있네. 반가워요, 사돈처녀.
영지 (웃으며)네, 마침 다행이에요. 시간이 돼서 아저씨 간병도 해드릴 수 있구.  그쵸 아저씨?
성원 (난처한)어? 어...

S#39 병원 앞 (낮)
 휠체어 타고, 장인 배웅하는 성원, 그 옆에 영지.
 적당히 인사하고, 장인 자동차 출발한다. 

영지 조영지 인생 무자게 업됐다! 유학생 소릴 다 듣고!
성원 까불지 말고, 가 그만.
영지 우리 몇 촌쯤으로 할까요, 아저씨. 오촌? 육촌? 
성원 너 정말!
영지 걱정 마요. 이래봬도 간병 하난 자신 있으니까.
 그럼 들어갈까요? (휠체어 앞쪽 들고 방향 휙 돌리며)출발!!

 영지, 신나게 휠체어 몰고 들어간다.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성원.
 깔깔거리며 속도 높이는 영지, 병원 사람들 이리저리 피하고 난리다.   

S#40 입원실 (낮)
 TV 코미디 프로.
 영지, 보조 침대에 엎드려 막대사탕을 빨며 깔깔거리고 있다. 
 서류를 보던 성원, 아까부터 화장실이 급한 기색이다...
 혼자 일어나려고 한다. 

영지 (보고)왜요? 화장실?

 영지, 재빠르게 성원을 부축해 주자 내키지 않지만 부축 받는 성원.  
 
영지 (화장실로 가며)급하면 말을 하지, 혼자 끙끙 대냐... 
성원 됐어! (화장실로 들어가 문 탁 닫는다)
영지 짜증은... (돌아서려다가 문 빼꼼 열고)나 수퍼 갈 건데 뭐 사다 줄까요?
성원 (일 보다가 몸 돌리며)야! 문 닫어!
영지 말해요, 두 번 일 시키지 말구.
성원 (어쩔 줄 모르며)땅콩! 땅콩!

S#41 병원 정원 (낮)
 볕이 좋은 봄날. 성원과 영지, 벤치에 앉아있다.
 땅콩을 먹는 두 사람. 

영지 (땅콩을 위로 던져 받아먹는)와- 햇빛 죽인다!
  이게 뭐야, 이런 날 짱나게 일이나 하구 있구...
성원 (비꼬는)사기 치는 것도 일이냐?
영지 (삐죽거리다가... 다시 하늘 본다)...
성원 가을볕에 딸 내보내고, 봄볕에 며느리 내보낸다는 말도 있어.
 봄 햇빛에 얼굴이 얼마나 타는 줄 알어?
영지 남자가 쪼잔하게...
성원 (민망)암튼 난 들어간다. 너나 있든지 말든지.(살살 일어나려는데)
영지 왜 그렇게 빡빡해요? 샌님같은 말이나 하구.
성원 (어이없는 표정인데)...
영지 (성원을 앉히고 목을 강제로 젖힌다)자요! 봐요!
성원 (몸은 불편하고! 눈은 부시고!)야, 안 놔? 야! 야!
영지 봐요! 햇빛 죽이죠? 인생 뭐 별거 있어요? 자, 봐요! 좋죠?

 반항하던 성원의 얼굴에 따사로운 햇살이 깃든다.
 그 느낌 만끽하는 성원. 
 
S#42 몽타주
 -입원실, 밤 / 만화책을 보며 깔깔거리는 영지.
  서류를 보고 있던 성원, 눈치 주면, 소리 죽여 낄낄대는 영지. 
 -병원 뜰, 낮 / 환자복 입은 아이들과 공놀이하는 영지.
  성원, 야외 벤치에 앉아 잡지를 말아 쥐고 꾸벅꾸벅 조는데...
  공이 날아와 머리를 때린다. 성원, 놀라 찡그리고 보면!
  아이들 모두 영지에게 손가락질하고 있다. 영지, 뻘쭘한 표정.   
 -병원 옥상, 아침 /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손거울을 놓고 면도하는 성원.
  허리 때문에 자세가 불편하다. 이리저리 포즈 취해 보는데...
  영지가 와서 면도를 도와준다.
  햇살을 받은 두 사람의 모습. 

S#43 당구장 (낮)
 달력 앞에 선 영지, 한 날짜를 조심스레 짚어본다. 우울한 표정으로.
 
호기 그나저나 영지야, 너 언제까지 병원에 있을 거야?
영지 ...며칠만 있으면 퇴원이니까 좀만 기다려. (변명투)감시는 해야지...
호기 꼭 하루 종일 붙어있어야 돼?
영지 ...
호기 (조심스럽게)영지야, 너 혹시 그 아저씨...
영지 (약간 당황)뭐, 뭐가...
호기 ...아냐.

 광태가 온다.

광태 야, 조영지! 어떻게 된 거야? 벌써 며칠 째냐?
호기 (편 드는)형, 대어가 쉽게 낚이는 거 봤어? 
광태 대어는 무슨... 돈 삼천도 없는 게 무슨 대어냐, 짜식아!
 아, 열 받네! 이쯤에서 내가 확 나서?
영지 입 닥치고 기다려. 지난번처럼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말구.
광태 그러니까 차든 집이든 팔아서 내놓으라고 하란 말야! 
영지 다 그 아저씨 명의 아니라고 했잖아!
광태   ??
영지   ...
광태 얘 봐라?... 너, 요즘 이상해.
 병원이다 뭐다... 좀 질질 끄는 거 같다.
영지 입 닥치라고 했지! (노려보다가 간다)

S#44 꽃집 앞 거리 (낮)
 영지, 장거리 들고 지나가는데...
 가게 앞에 오종종 내놓은 허브 화분들이 보인다. 

S#45 입원실 (낮)
 성원, 자꾸 시계를 보다가 두통약을 먹는데... 영지가 들어온다.

성원 (짐짓)어디 갔다 오는 거야? 몇 시간 동안 말도 없이...
영지 이제 진짜 간병인 취급하네. 

 영지, 뒤로 숨기고 있던 것을 탁 놓는다. 허브화분이다!

성원 ?!...
영지 라벤더예요. 머리 아플 때 냄새 맡아봐요. 괜히 약 먹고 속 버리지 말구.
성원 ...(허브 향기 맡다가)그건(장거리) 또 뭐냐?
영지 신경 꺼요. 아저씨 줄 거 아니니까. (나간다)
성원 (허브 화분 냄새, 좋다)...

S#46 인서트 / 병원 밤 풍경 
 
S#47 입원실 (밤)
 소설책을 보다가 탁 덮는 성원! 두리번거리더니... 쓱 일어난다.

S#48 병원 옥상 (밤)
 옥상으로 들어오는 성원, 영지의 모습이 보인다.
 신문지를 깔고 술, 포, 과일 놓고... 술을 따르고 절하는 모습.
 성원, 의아한 듯 보다가 다가가면... 돌아보는 영지, 쓸쓸해 보인다.

 <시간 경과>
 나란히 앉아있는 성원과 영지. 소주 마신다.

성원 ...언제 돌아가셨는데?
영지 엄마는 기억 안 나고, 아빤 13살 땐가? 아, 꿀꿀하게! (애써 담담한 척)
성원 매년 이런 식으로 제사 지낸 거야? ...혼자?
영지 왜요? 웃겨 보여요?
성원 그게 아니고... 
영지 (ol/호전적)우리 아빠가 공사장에서 사고가 났거든요? 3년 넘게 병원에 누워 계셨는데... 보상도 제대로 못 받고 가셨어요. 왠 줄 알아요?
 아빠 변호사를 건설회사에서 매수했거든요. 일 커질까 봐 손 쓴 거지.
성원 !...
영지 아빠 대소변 받아내면서 맨날 기도했어요.
 나쁜 놈들, 언젠가 몇 배로 갚아 줄 거다!
성원 ...
영지 어려운 사람 변호해 주는 게 변호사 아녜요?
 죄 없고 억울한 사람 구해주는 게 변호사 아니냐구요!
성원 (할 말 없다)...
영지 (눈물)힘 없는 사람 짓밟고 쌩 무시하는 인간들!
 있는 놈은 무슨 짓을 하던 용서받는 세상!
 정말 웃겨, 안 그래요? 말해 봐요, 정말 웃긴 세상 아니냐구요!
성원 (흔들리는 눈빛)...
영지 (흐느끼며)엿같애, 정말 엿같애... 다들 마찬가지야... 다 엿같애...
성원 (안타깝게 본다)...

S#49 입원실 (아침)
 햇살이 비쳐든다.  
 부스럭부스럭 눈을 뜨는 영지, 성원의 침대다.  
 영지, 눈 부비며 보면... 성원이 보호자용 침대에서 웅크리고 자고 있다.  

S#50 오락실 앞 (낮)
 퍽! 펀치머신을 치는 광태. 

광태 야, 영지 고거 요즘 좀 이상하지 않냐?
호기 뭐가...
광태 질질 끄는 눈치가 전하구 달러... 이상해... (또 친다)
호기 (대변하는)그 아저씨가 쎄게 나오니까 그렇지. 기다려 봐.

 펀치머신 올라오는데... 의심 가득한 표정이다가 가버리는 광태.  

호기 형, 그냥 가? (보다가 자기가 친다)
 
S#51 병원 앞 (낮)
 트렁크에 짐을 싣는 비서.
 영지, 좀 떨어져 발장난을 하고 있다. 
 비서, 운전석에 타려고 하는데...

성원 제가 운전할게요.  
비서 회장님께서 댁까지 모셔다드리라고 했습니다.
성원 괜찮아요. 가서 일 보세요.

S#52 회사 앞 (낮)
 회사 앞으로 온 광태, 빌딩을 한번 올려다보더니... 들어간다.

S#53 달리는 차 안 (낮)
 성원, 운전하고 있고. 옆자리에 영지.

영지 ...(짐짓)이젠 살만 한가부지? 운전도 하구.
성원 ...
영지 (창문 열고 바람 쐬며)아- 햇빛 죽인다- 이런 날 바닷바람 쐬면 좋겠다-
성원 (묵묵히 운전한다)...

S#54 인써트 (낮)
 성원의 자동차,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린다.
 
S#55 바닷가 (낮)
 차에서 튀어나오는 영지!

영지 와! 와!

 그대로 바다로 달려들어가는 영지. 아이처럼, 철없이, 맘껏!
 성원, 차안에서 영지가 노는 모습을 본다. 피식 미소.
  영지, 노는 모습 계속 보이고...
 성원, 음악 틀고 편안한 자세로 눈을 붙이려는데...
 앞창에 턱 나타나는 영지! 성원, 헉! 놀라는데...
 영지, 차 문을 열고 성원을 끌어낸다.
 
성원 (아픈)야, 어깨... 어깨...
영지 (아랑곳 안 하고 끌어낸다)나와요, 엄살 부리지 말고!

 영지에게 끌려 들어간 성원. 영지의 페이스에 말려들고.
 에라 모르겠다! 맘껏 물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두 사람, 그렇게 아이처럼 노는 모습 멀리 보이고...

S#56 민박집 툇마루 (석양)
 남녀 바지와 양말, 빨랫줄에 걸려있다.
 맨발을 꼼지락 꼼지락... 사이 두고 나란히 앉아있는 성원과 영지.
 주인집 옷을 빌려 입었는지 촌스런 차림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영지 오길 잘 했죠?
성원 (짐짓)감기 안 걸릴라나 모르겠네.
영지 (삐죽)누가 아저씨 아니랄까봐.
성원 (추억에 잠기 듯)이러고 있으니까 대학 졸업하고, 고향 내려가 지내던 생각난다.
영지 ...
성원 그땐 살 길이 고시밖에 없다, 생각했거든.
영지 구린 얘기 나오네-
성원 (개의치 않고)꼭 성공해서 고생하시는 부모님 땅도 사드리고, 다리 수술도 해드리고... 참 해드리고 싶은 게 많았는데...
영지 뭐가 걱정이야? 지금부터 해드리면 되지...
성원 근데 합격하고 나서 한 달도 못 돼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나 공부하는데 방해될까봐, 병 있다는 거까지 숨기셨더라.
영지 (본다)...
성원 (피식)돈 많은 처가에 빌붙어 살면서 남은 어머니한테까지 무심한 자식, 아버지가 저 위에서 얼마나 괘씸해하실까?...
영지 ...
성원 ...돈...서울 올라가는 대로 해줄게.
영지 (보다가 이야기 피하려는 듯)아! 짱나게 칙칙한 소리만 하구!
 (뒤로 벌렁 눕는다)
성원 (보다가 바다를 향해 눈 지그시 감으며)...

 <시간 경과>
 별이 총총 떠 있는 밤하늘. 
 성원, 눈을 뜨면 영지가 팔을 베고 자고 있다. 쌔근쌔근...
       왠지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인다.
 성원, 움직이지 않은 채 그대로 밤하늘을 바라본다.

S#57 빌라 앞 (낮)
 성원의 차 들어온다.
  
S#58 빌라 거실 (낮)
 밝은 표정으로 들어오는 성원과 영지.
 성원은 허브 화분을, 영지는 짐가방을 들었다.  

장인 (off)이제 오나?

 순간, 얼어붙는 성원과 영지. 장인이 소파에 앉아있다!

장인 몸도 불편할 텐데 어디 멀리 갔다 온 건가? 자네, 조카를 많이 아끼나 보군. 
성원 아버님... (말을 잇지 못하는데)

 장인 일어나 성원에게 테잎을 던진다.
 놀라는 성원과 영지!  

장인 외롭다 보면 실수할 수 있지. 나두 사업하면서 이런 저런 일 다 겪어봤어.  근데 실수는 실수로 끝내야지. 안 그런가?
성원 (말 못하는)...
장인 어떻게 할건가? 꽃뱀 협박에 계속 놀아날 건가? 
성원 (말 못한다)...
장인 아니면, 어울리지도 않는 천한 계집한테 딴 맘이라도 있는 건가?
성원 ?!...
영지 (흔들리는 눈빛으로 성원을 본다)...
장인 중요한 시기에 괜히 힘 빼지 말자구. 자네, 똑똑한 사람 아닌가?   
영지 (불안한 눈빛)...
성원 잘못했습니다, 아버님... 용서해 주십시오...
장인 (시선은 영지한테 둔 채)똑바로 말 해. 자넨 변호사야!
성원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영지 (슬픈 눈으로 성원을 본다)...
장인 뒷단속은 확실히 하는 게 좋을 걸세. (나간다)

 남은 성원과 영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아프다...  

성원 미안..하다..
영지 (애써 담담한 척)뭐가? 어차피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거였는데...(방으로 간다)
성원 (아프게 본다)...

S#59 다리 위 (저녁)
 짐가방을 들고 오는 영지. 멈추고, 난간에 팔을 얹고 강물을 본다.
 애써 밝은 표정 짓지만 눈물이 흐른다.

S#60 빌라 거실 (저녁)
 성원, 허브 잎을 따서 어항에 하나, 둘 띄운다. 눈에 물기가 어린다.  
 어항에서 노는 열대어 두 마리. (F.O)

S#61 회사(삼한) 복도 (낮)
 성원과 장인 온다. 뒤따르는 비서진과 경호원들.

장인 이젠 도장 찍는 일만 남았구먼.  
성원 네.
장인 방심하지 말게. 일은 무릇 마무리가 중요하지.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야.

 성원, 혼란스런 표정인데... 휴대폰이 울린다.

S#62 회사(삼한) 화장실 (낮)
 굳은 표정으로 통화중인 성원.

성원 너 누구야...?
광태 (f)말했잖아요, 영지 동업자라고.    
성원 계산은 끝난 거로 아는데...
광태 (f)당신이랑은 아니지. 원본이 남아있는데 어떡할까요?
성원 (긴장)!...

S#63 당구장 안 (낮)
호기 (놀란 표정)영지야...
영지 니들 어떻게 된 거야?
호기 그게 영지야...  너 너무 고생한다고, 형이 나서겠다고 해서.
영지 (노려본다)
호기 사실 나는 반대했는데... 형이 자꾸 원본은 남기자고 해서...
영지 ...뭐??
호기 대어는 그냥 보내는 게 아니라구...
영지 그 새끼 어딨어?

S#64 나이트클럽 뒷골목 (밤)
 광태, 나이트클럽에서 여자를 끼고 나온다.
 옷도 구두도 새로 장만하고 신났다. 영지, 다가온다!
 광태, 영지를 보고 여자에게 귓속말하면 여자 먼저 간다.

광태 여기까지 웬 일이냐? 니 몫 안 줄까봐 정신 없이 달려왔냐?
영지 치사한 새끼...
광태 얘가 왜 이렇게 까칠하게 나올까? 너 하는 짓이 하도 갑갑해서 내가 나선 것뿐이야.
영지 너, 원본 왜 남겼어? 
광태 ...! 아, 그 새끼 진짜! 나불대지 말라니까... 야 영지야, 그게 말야...
영지 (ol)테잎 내놔.
광태 뭐?... 이거 이거 이상하네... 너 그 놈이랑 뭐 있지?
영지 (말 못 하자)...
광태 너 그 새끼 좋아하냐? 그 놈이랑 잤어?
영지 (흔들리는 눈빛)...
광태 이런 븅신... 니가 그 새끼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냐?... 니가 무슨 꽃순이나 된 줄 알고 있는데, 너 그 자식이랑 자동차극장에서 만나는 순간, 그냥 꽃뱀으로 굳힌 거야. 븅신아!
영지 ...내놔, 테잎!
광태 (다가가더니)야, 조영지! 정신 똑바로 차려. 그 정도 놈이면 우리 몇 번은 더 욹어먹을 수 있어. 내가 너랑 호기랑 삼삼삼으로 잘 쪼개 줄 테니까 걱정 붙들어 매고 맘 편히 자빠져 있어. (영지 뺨을 착착착 치며)오케이?
영지 (독기 어린 눈빛)...

 광태, 뒤돌아 가는데... 병 깨지는 소리 들린다.
 광태 돌아보면, 영지가 깨진 병을 들고 다가온다.

영지 (울먹이며)테잎 내놔... 내놔, 이 자식아!
광태 이게 진짜 미쳤나!
 
 저만치서 호기가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S#65 회사(삼한) 회의실 (밤)
 긴장된 분위기. 성원, 불안한 표정 감추고 발표중이다.
 장인, 삼한 대표와 임원, 비서진과 경호원 몇몇 보인다.
 삼한 임원 한 명(생산직 복장), 눈빛이 심상치 않다.
 
성원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사이, 불미스런 일도 있었지만 대화 부족으로 생각하고, 덮어두기로 했습니다. 
 저희 쪽에선 모두가 다 함께 가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 마시고 저희를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장인, 성원에게 서두르라는 눈치를 준다.
 성원, 기업 인수를 위한 계약서를 삼한 대표에게 내민다.

성원 (도장)찍으시죠.
삼한 (떨리는 손으로 인주 묻히는데)....

 그때, 배석하고 있던 삼한 임원(생산직 복장)이 난동을 부린다.

임원 안 됩니다, 사장님! 안 됩니다!

 경호원들 저지한다.

임원 (반항하며)뭐? 모두가 함께 가는 방향? 피 땀 흘려 일군 회사, 헐값에 사들여서 니들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심보, 세상이 다 아는데 뭐? 니 놈들 분명 벌받을 거다! 벼락 맞을 놈들! 이 나쁜 놈들!

 경호원들, 임원을 끌고 나간다. 분위기 술렁이는데-
 성원의 휴대폰이 울린다!  

S#66 달리는 구급차 안 (밤) 
 옆구리에서 피를 흘리는 영지. 의료진, 지혈 중이다.  
 호기, 울먹이며 통화를 하고 있다.

호기 아저씨, 저 영지친구 호기거든요? 영지가... 영지가 많이 아파요...

S#67 회사 회의실 (밤)
 성원, 굳어서 휴대폰 받고 있다. 

호기 (f)피가 막 나구요, 말두 못 하구... 어떡해요, 아저씨...  
성원 (멍한)...
장인 (정색)통화는 나중에 하고 마무리부터 하지, 한 변호사.

S#68 달리는 구급차 안 (밤) 
 영지, 정신이 까무룩하다. 

호기 아저씨... 영지 어떡해요... 우리 영지 죽을 거 같애요, 아저씨... (흐느낀다)

S#69 회사(삼한) 회의실 (밤)
 사람들 웅성거리고 있다.

장인 뭐하나, 한 변호사!
성원 ...(멍한 표정으로 전화를 끊는다.)
장인 그럼, 다시 시작하게.

 그러나, 멍한 채로 아무 반응 없는 성원.
 사람들 더욱 더 웅성거리지만 여전히 멍한 채로 있는 성원.
 장인, 불편한 표정으로 보는데... 혼란스런 표정의 성원, 벌떡 일어난다!

성원 죄송합니다! (뛰쳐나간다)
 
S#70 병원 복도 + 응급실 안 (밤)
 영지, 이동침대에 실려간다.
 
호기 (따라가며)영지야, 걱정 마... 다 왔어, 조금만 참아...
영지 (눈이 스르르 감기려는데)...
호기 영지야, 눈 떠... 눈감지 마, 응?

 영지, 다시 눈을 뜨는데...
 분주하게 움직이는 의사와 간호사들, 응급조치 취하고 있다.
 이동침대를 밀며 다급하게 응급실로 들어간다.

       <응급실 안>
 맥박계 약하게 뛰고 있고, 의사들 수술도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상처부위를 압박하지만, 점점 의식이 흐려지는 영지.
 영지, 문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가물가물한 시선으로 성원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마치 환상처럼.
 
영지 (힘없이)아저씨...(엷은 미소를 짓는다.)
호기 (죽음이 임박한 것 같다.)영지야, 영지야...

 심장박동이 점차 느려진다. 
 마지막 순간인 듯... 호기, 점점 더 울부짖는데...
 그 때, 환상처럼 보이던 성원이 뛰어 들어온다!
 응급실 내부 둘러보던 성원, 영지를 발견하고 달려온다.

성원 영지야! 영지야!
영지 (엷은 미소)아저씨...
성원 (영지의 상태를 보고 놀란다)영지야, 정신 차려 영지야...

 영지, 미소지으며 눈을 감는다. 눈물 흐르고, 심장박동 점점 더 떨어진다.  
성원 영지야, 눈 떠! 눈 떠, 영지야!

 다시 눈을 뜬 영지, 무언가를 쥔 손을 힘겹게 내민다.  
 성원, 천천히 받아보면... 테잎이다!
 멍하니 보는 성원. 참고 있던 눈물이 흐른다.
 천천히 고개를 떨구는 영지.
 울부짖는 성원을 의료진이 떼어놓는다. 카메라 멀어지며 서서히 F.O.

S#71 시골 버스정류장 (낮)
 정차한 버스, 먼지를 일으키고 떠나면.
 구멍가게에 딸린 공중전화 앞, 성원이 통화를 하고 있다.
 발치엔 한약상자가 놓여있다.

성원 지금 밭에 계세요? 그냥요, 뭐 하시나 궁금해서요.
 뭐 드시고 싶은 건 없구요? (사이)그냥요, 그냥 궁금해서 했다니까요.
 어머니 근데요... 저기... (무슨 말을 할 듯 하다가)삽살이는 잘 있죠?
 (픽 웃고)네, 알았어요. 그럼 일 하세요. (수화기 놓는다)
 
 성원, 멋쩍은 미소. 구멍가게 쪽으로 가면...
 안에서 과자를 고르는 영지가 보인다. 천진난만한 모습 그대로.

영지 아폴로, 달고나... 쫀드기도 있네? 아줌마 이건 얼마예요? 이건요?

 성원, 신나서 과자를 고르는 영지를 흐뭇하게 보다가 돌아선다.
 햇빛이 가득한 고향 풍경을 한눈에 담는 성원.
 그 평화로운 모습에서... 엔딩.

 

 

 

 

 

 

 

 

 

 

 

 

 

 

 

 

 

 

 

 

 

 

 

 

 

 

 

 

 

 

첨부파일 달콤한_악녀가_나에게_왔다.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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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다반향초 | 작성시간 14.11.17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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