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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대본

[봄은 건달처럼 내게로 왔다] 김정아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12.12|조회수815 목록 댓글 0

[봄은 건달처럼 내게로 왔다] 김정아










 

1. # 프롤로그, 권투하는 선영의 이미지
컷. 엔딩 시합하는 장면과 연결씬.
널따란, 아무도 없는 어두운 링위에 서있
는 두 선수. 온통 땀범벅이다.
(화면 슬로우) 격렬하게 싸우는 두 선수.
무섭게 날라오는 상대선수의 펀치. 계속
해서 두들겨 맞는 선영.
선영 피하지만 역부족이다. 곧 다시 날아
드는 훅은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얼굴이 일그러지는 데서 -포즈,

첫번째 서브타이틀‘봄은 배고픈 건달처럼’

2. # 여고전경, 낮.
쉬는 시간을 알리는 벨소리 울린다.

3. # 선영 반 교실
도시락을 꺼내며 왁자지껄 시끄럽게 떠드
는 아이들.
선영, 교복을 벗고 체육복으로 갈아입는다.
채리, 샐러드를 꺼내며 선영을 아니꼽게
쳐다본다.

채리 임춘애는 인간극장 같은 데 나왔
 었지? 넌 성공하면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  올거다.(놀리듯) 라
 면조차도 못먹고 뛴 선수!

옆의 아이들 같이 깔깔거리고

선영 (대꾸 없이 치마속으로 바지 입고)
채리 배고픈걸 배고프다고 하는 게 왜
 자존심 문제진 모르겠다, 나는.
 (얄밉게) 때되면 당연히 배고픈
 거 아니니?
선영 (여전히 대꾸없이 교복 착착 접고)
채리 도시락도 못 싸오는데 학굔 어떻게
 다니니? 아...육상부공짜지...
 아닌가? 생활보호대상자라서
 공짠가?
선영 먹을 거 앞에 두고 참는 니가
 더 불쌍하다, (어깨 두드려주며)
 고생해라.

채리, 기막혀, 허.. 웃으며 쏘아보고,
선영, 나가다가, 누워있는 미란이를
깨운다.

선영 미란아... 일어나.. 밥먹어.
 (흔들어도) 미란아!
 (일어나지 않고)
채리 (코맹맹이 소리로) 미란아, 손
 님왔다-!

미란, 부스스 일어나고
채리의 노골적인 비웃음 소리, 여기저기
서 큭큭, 웃음소리..

4. # 운동장에서 거리, 육교, 횡단보도
등, 오후.
운동장 한가운데서 운동화 끈을 동여매
는 선영.
낡은 운동화라 꽉꽉 조여 매야 한다.
심호흡을 한번하고, 100M 처럼 스타트
를 한다
/CUT TO 육상트랙 (선영의 상상)
전속력으로 100M를 스타트하는 선영,

운동장을 내달려 가는 선영
/CUT TO, 100M트랙을 달려가는 선영.

거리를 뛰어가고, 육교를 숨이 차 오르게
뛰어 오르내리고,
/CUT TO, 장애허들을 뛰어넘는 선영.

꺼지려고 하는 신호등 파란 불에 더 빨리
뛰는 선영.
/CUT TO, 결승점에 1등으로 도착하는
선영,
양팔을 들고 우승 희열에 찬 선영의
모습! (에서)

5. # 초등학교 앞, 오후.
1,2학년생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이
있고,
엄마--! 하며 뛰어나온 아이들이 제
엄마를 따라가거나, 차에 타고 간다.
저만치서 헉헉--, 기진맥진, 숨이 차
게 뛰어오고 있는 선영,
도착을 해서 땀을 닦으며 시계를 본다.
빈속이 아무래도 통증이 오는 지 배를
웅켜쥐는데,
선우(8)가 나오고 있는 게 보이자,
손을 떼고, 웃는 얼굴을 만든다.

선우 (선영을 보자마자 뛰어오고)
 누나--!!
선영 뛰지마, 뛰지마뛰지마 넘어져..
 (달려오는 선우를 한아름에 안
 는다)
선우 누나도 끝났어?
선영 아니야. 또 들어가야 돼. 이사
 하고 첫날이니까 데려다주는거
 야. 낼부턴 혼자 가.
 (내려놓으려 하면)
선우 (힝힝.. 손을 뻗쳐 안아달라고
 하고)
선영 걸어가, 누나 힘들어.
선우 (입 삐쭉하며 선영 손을 잡고)
선영 (손을 잡고 걸어가며) 저기 앞에
 정류장 가서 15번 타고, 전철역에
 내려서 2 호선 타고, 00에 내려서
 다시 3번타고 종점까지 가는거야.
 외워봐.
선우 (씩-, 웃으며 다시 손을 뻗치고)
선영 (업어주면)
선우 15번타고, 전철역 가서 2호선 타서,
  00역에 내려서 3번 타서......어
  디서 내 리라구?
선영 끝까지, 사람들 다 내려두 넌 끝까
 지 가.

6. # 슈퍼, 내부, 오후.
선영, 라면을 고르고 있고,
선우, 옆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피자타령을
하고 있다.

선우 하앙.. 피자..피자...

선영, 대꾸도 없이 라면들고 계산대로
가면,
선우, 선영 엉덩이를 퍽, 치더니 밖으로
나간다.

7. # 달동네 어느 골목(이하 붕어빵 골목),
오후.
슈퍼가 있고, 미장원이 있고, 나름대로 상
가가 있는 골목이다.
(오르막길이었으면 함.)
선우, 슈퍼앞에 서서 어딘가를 보며 피식
피식 웃고 있고,
선영, 슈퍼에서 나와, 선우손을 이끌다가
선우의 시선을 따라가보면 붕어빵을 팔고
있는 곳이다.
뽕작 음악에 몸을 흔들며 나름대로 재미나
게 붕어빵을 굽고 있는 춘화.
허리춤엔 주판을 차고 있고, 얼굴에 머리
에 온통 밀가루 범벅이다.

선영 (조금 미안해져서) 저거 사주까?
선우 (선영 눈 흘기며) 치...

CUT TO / 춘화의 붕어빵.. 제대로 구워져
서 나오는 게 하나도 없다.

8. # 선영방, 낮. 
작은 단칸방. 임춘애 포스터 붙어있고  아
직 풀지 않은 짐들이 쌓여있다.
선영, 라면을 끓여 들어와 선우 앞에 놓는
다.

선우 (발 구르며) 라면 안먹어어어! 항
 항..피자..피자...
선영 (말없이 끓인 라면에 밥말아서 먹
 기 시작한다).
선우 (전단지 내보이며) 새로 나온거래!
 난 지난번에 나온것도 못먹어보고,
 지 지난번에 나온것도 못먹어보고,
 지지지난번에 나온것두 못먹어보고,
 지지지지지(헷갈리고)...사줘..
 사줘!!
선영 다음에 사줄게.
선우 다음에 언제? 다음되면 또 다음에
 사준다 그럴거면서..
선영 (선우그릇 가져오며) 너 안먹음
 누나가 다 먹는다?
선우 (벌떡 일어서서) 나 엄마한테 갈
 거야!
선영 엄마가 어딨는데?
선우 (문쪽으로 가 문고리를 잡고, 딴
 에는 약올리려) 누난 그거 많이
 먹어. 난 엄마한테 가서 피자 먹
 고 올거야.
선영 누나 것도 좀 남겨와..
선우 싫어!!

선우, 정말 나가고,
선영, 아무렇지도 않게 먹고 있으면
곧, 다시 들어오는 선우, 선영 등에 대롱
대롱 매달린다.

선우 피자아---..

9. # 붕어빵 골목, 낮.
선영, 운동화 끈을 조여매는데

한수E 뭐하는 거야? 그냥 보고만 있으
 라니까.. 누가 엄마보고 붕어빵
 구우래?

커다란 안경을 쓴 한수, 칸칸이서 붕어빵을
다 꺼낸다.
반죽이 넘치고, 다 타고, 팥이 삐져나오고,
난리도 아니다.

한수 이게 뭐야, 이게? 꼬리는 다 짤리
 고, 내장은 툭 튀어나오고..
춘화 (오히려 당당) 빨랑 돈모아가 우
 리 한수 공부 시켜야되니께!
한수 내가 만들어놓은 거 팔면 되지!
춘화 (쌓여있는 붕아빵 보고, 일단 할말
 은 없고)
한수 이게 뭐야.. 이게.. (수건으로 닦
 으며) 굳어서 닦아지지도 않는데..
춘화 (주판으로 한수 등짝을 딱! 때리
 고, 어디론가 부지런히 가고)
한수 아! 어디가 또? (따라가면)
춘화 (더 빨리 가고) 우리 한수 델러 간
 다!! 따라오지 마라!!
한수 나 여깄는데 어딜가-? 엄마-!
춘화 (주판으로 한수를 콱때리는 시늉하
 며 뛰어간다.)
한수 (미치겠다, 같이 뛰어가고)
 이리와--!!

붕어빵 기계가 비어있다.
선영, 힐끔 엉망인 붕어빵들을 쳐다보고..
손을 대었다가,그냥 간다.

10. # 보라매 공원, 저녁즈음.
선영, 르까프 운동복을 입은 중학생 남자
아이와 100M를 달리고 있다.
르까프가 앞서가려고 하면, 선영, 빨리
달려가 조금 더 앞서고,
다시 르까프가 앞서게 하고, 빨리 달리고.,
선영, 르까프보다 조금만 앞서서 달린다.
그렇게 도착하고, 르까프는 쓰러지고, 선
영은 숨도 고르지 않는다.
초시계를 보는 도도해보이는 르까프의 母

르까프母 어제보다 나아졌네... 고마워요.
선영 ....예.... (돈을 받아야 하니까,
 손을 옷에 쓱쓱 닦고)
르까프母 (3만원 정도를 꺼내며) 경쟁자가
 없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체
 육실기는 코앞이고..
선영 (얼른 돈만 받고 꾸벅하고 바로
 돌아서 간다)

11. # 붕어빵 골목, 저녁.
쌀을 사들고 걸어오는 선영. 꼬르륵-,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어디선가 들리는 뽕짝 노래..
붕어빵 장사가 기계만 남겨두고, 주인은
없다.
선영, 기계 앞으로 가, 침을 꼴깍 삼키며
붕어빵에 손을 대는데,
기계 밑에서 스르륵 일어나는 춘화.

선영 ...
춘화 ...
선영 (집으려던 손을 검지 손가락만 내버
 려 두고 접으며) 이거... 얼마에요?
춘화 (빵을 집어 건네는)
선영 아니.. 그냥.. 얼만지만..
춘화 (봉지에 붕어빵을 다 담아, 건넨다)
선영 (눈물이 맺혀지며) 고맙습니다.
춘화 (주판을 꺼내 흥얼대며 열심히 계산
 한다) ... 백만원. (손을 내밀고)
선영 ...?
춘화 없으면 다음에 갖고 온나.
선영 .예?...예.. 고맙습니다.

선영, 가다가.. 멀어졌을 때쯤.. 킥.. 웃으
며 붕어빵을 먹는다.
앗, 뜨거.. 후후.. 불며.

12. # 선영 방, 저녁.
선우, 펼쳐진 붕어빵 앞에서 목놓아 울고
있다.
선영, 그러거나 말거나 짐정리만 하고
있고.

선우 무슨 피자가 이래... 항항..피
 자..피자...
선영 그것도 피자 비슷해.
선우 아니야!!! (선영을 발로 차며)
 피자아아---!
선영 (널려진 선우 책 정리하며) 숙제
 다 했어?
선우 피자 먹고 싶어서 나 오늘 학교
 에서 공부도 못하고 배 아팠단
 말야.. (벌떡 일어서고) 나 진짜
 엄마한테 간다?!!

선영, 대꾸도 안하고 짐정리만 하다가,
조용해져서 돌아보면
선우, 훌쩍하며 붕어빵을 먹고 있다.

선영 ...

13. # 선영방, 새벽.
자고 있는 선영과 선우.
삐릭삐릭-, 자명종(3시) 소리가 들리자마자
선영손이 뻗쳐나와 끄고,
선영, 힘겹게 일어나는데, 꾸벅꾸벅 졸다가,
이내 다시 쓰러진다.
갑자기 벅떡 일어나는 선영.

14. # 선영집 앞, 새벽.
(#35연결..선영액션,소품따위 연구할것)
다닥다닥 붙은 집들의 허름함이, 가로등
빛에 고단해 보인다.
모든 불이 꺼진 집들 사이에서 선영의
창문이 형광등불이 켜지는 지
깜빡깜빡거린다.곧, 대문을 삐그덩거리며
나오는 선영,
길게 하품을 하는 입안으로 붕어빵을 집
어넣는다.
어제 먹다 남은 것이다.

15. # 신문 보급소, 내부, 새벽
각자 배달할 신문들에 전단지를 끼우고
있다.
능숙하게 움직이는 선영의 손놀림...
소장 이선영! 이거 빼먹지마라!
툭 전단지 뭉치들을 던지는.... 갑자기
뚝 멈추고, 보면,

INST) 전단지(A4에 인쇄된) -
<여성스파링파트너 모집, 일당지급>
선영 ... (그런가보다 하고, 무심히
 넘기는)

16. # 동네 골목, 골목, 새벽.
가로등 불빛이 안개처럼 깔려진 골목,
타닥타닥 빠른 발걸음 소리가 울리고,
발소리가 잠깐 멈추면, 착! 신문 떨어지
는 소리가 들린다.
모자엔 꼬마 전구를 달고, 선영이 신문
을 돌리고 있다.
선영, 빠르게 뛰면서도 신문을 정확히
안착시킨다.

17. # 남대문 시장, 새벽.
새벽이 오기 전부터 일을 하는 사람들..
그 속에 선영도 있다.
트럭 짐칸에서 아저씨가 박스를 내리면서
25호!, 60호!, 외쳐주면,
선영, 등에 박스를 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그때 들려오는 여자의 비명소리,
사람들 비명소리를 찾아 여기저기 둘러
보는데,
골목에서 미란이(가발, 짙은화장, 야한옷)
뛰쳐나오고, 남자가 쫓아온다.
곧, 목덜미를 잡히는 미란, 남자에게
휘둘리고,

남자 요거요거 아주 웃긴 년이네, 엉?

남자, 미란의 뺨을 후려치고, 미란, 그대로
나가떨어진다.
선영, 그제서야 미란의 얼굴을 보고, 박스
를 내려놓고, 가보는데,

남자 한 두 푼 팁 챙기는 거 고만고만
 눈감아줬더니, 술값을 삥땅치냐,
 이 도둑년아!!
 (미란 뺨을 후려치고)
선영 (넘어지는 미란을 잡아, 뒤로 숨
 기며) 말로 하시죠.
남자 넌 또 뭐야..
선영 삥땅 친 돈이 얼맙니까?
남자 얼마면? 얼마며언?

남자, 선영의 뺨을 후려쳐 선영, 쓰러지고,
미란, 남자의 손에 잡히자, 겁에 질려 울기
시작하는데,
선영, 일어나 남자에게 펀치를 가한다. 퍽!
남자, 열이 받아 선영에게 덤비고, 선영,
같이 맞서는데,
권투포즈로 상대하는 선영, 만만치가 않다.
화가 난 남자, 선영에게 막무가내로 덤벼들
고, 빈박스 쌓아놓은 곳으로 밀쳐져서 같이
무너진다...

18. # 포장마차, 새벽.
새벽일꾼들이 요기를 하고 있는 곳,
선영은 멍이 든 얼굴로, 미란은 화장이
번진 얼굴로 들어온다.

선영 우동 두 개요, 아줌마..
주인 (둘을 힐끗거리며 우동을 말고)
선영 봄이 안올라고 작정을 했나.. 무쟈
 게 춥네...
미란 봄이 안 와 추운거냐.., 해뜨기도
 전에, 달궈지지도 않은 땅에서 일
 할라니 까 추운거지.
선영 그러는 넌 뜨끈했겠다, 술 퍼마셔
 서..
미란 (흘겨보며) 나쁜 년...
선영 (피식 웃고, 우동 받아서 게걸스레
 먹으며) 소문 다 났어, 야... 선생
 들 알기 전에 빨리 접어. 노래방에
 서 노래만 부른다고 해도, 지금 이
 게.. 노래 부를려고 입은 옷같지는
 않어.
미란 그럼 내 나이에 뭘 해서 돈을 버냐?
 너처럼은 오래 못버텨.. 세상이 얼
 마나 약아빠졌는데..
선영 (빈 그릇을 미란앞에 놓고, 미란우
 동을 가져와 먹는다.)
미란 (뒤늦게 보고, 흘겨보며 밉지 않게)
 돼지같은 년..

19. # 선영네 교실, 아침.
수학시간이다. 老선생 칠판 가득 공식을 풀
어내며 열변을 하고 있다.
선영, 맨뒷자리에서 팔꿈치를 괴고 졸고 있
다가, 팔이 책상에서 뚝 떨어지는 바람에
잠이 깨고,
주욱-, 기지개를 펴는데, 창문밖으로 교문에
서 웬 남자가 들어오고 있는게 보인다.
선영, 웬지 불안한 마음이 들어 미간을 찡그
리며 창문쪽으로 가까이가고,
점점 보여지는 남자는 후줄근한 옷에 찌든
얼굴이 노숙자같다.
그동안, 노선생 열변을 다 토하고 나서
문제를 하나 칠판에 적고

E노선생 풀어볼 사람?

아이들, 모두 고개 숙이고.
선영, 남자의 얼굴은 아버지다!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나고,
아이들,의외라는듯 오--- 운동권--,뜀박질--
야유를 보내는데, 선영, 밖으로 뛰쳐나간다.

20. # 선영 학교 뒤안(수돗가쯤), 아침.
아빠를 끌고 골목으로 들어오는 선영. 행여
누가 볼까 두리번거린다.

선영 (되도록 아무렇지도 않게) 웬일이
 에요?
선영부 상담할라고 왔제,
선영 (기막혀서) 뭘 해요?
선영부 니 고3이잖아. 진학상담해야제...
선영 (콧방귀를 뀌는데)
선영부 (바로 선영의 뺨을 때리고) 썩을년!
 아버지가 말씀하시는데..
선영 (째려보는)
선영부 어데로 이사했냐?
선영 알아서 뭐하게요?
선영부 도망가면 몬 잡을 줄 알았나?
선영 도망을 가긴 누가 도망을 가요?
선영부 니 엄마 있는데로 갔나?
선영 ..,아니에요. 딴 데 가서 찾으세요.
 (가려하면)
선영부 (잡고) 돈이나 좀 주고.. 가라.
선영 내가 무슨 돈이 있어요?
선영부 니 엄마가 주고 간 돈 있잖아!!
선영 (버럭) 엄마가 무슨 돈이 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영부, 선영의 뺨을
때리고, 또 때린다.
선영의 주머니에서 몇천원 뺏어드는...

선영부 너그 엄마 숨겨두고 있다가 내한
 테 걸리면 그 순간 작살나는기다.
 알긋나.  
선영, 눈물 닦고, 심호흡 한번 하고, 주
먹을 꾸욱, 쥔다.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란 듯이, 참으며.

21. # 선영 학교 화장실.
푸아푸아 세수를 하는 선영.
거울보며 터진 입술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손으로 닦아낸다.
채리, 들어와 옆에서 손을 씻는다.

채리 아버지니?
선영 (멈칫, 채리를 보고)
채리 느이 집도 참 가지가지 한다.야..
 니네 엄마두 대단하다...다 큰
 딸이 있는데.. 때리가만 했니?
 호호
선영 (계속 흐르는 피를 닦아내고)
채리 (생각없이) 세상에 이런일이가
 아니라.. 기네스 감이다, 니네
 집. 콩가루  기네스.

선영, 채리 뺨을 때리고, 채리, 지지
않고 손을 올리는데,
그 손을 잡고, 한 대를 더 때리려고,
채리, 악-, 소리 지르는데,

미란 선영아--!

돌아보면, 미란, 놀란 눈을 하고서
서 있다.

22. # 병원, 응급실 복도, 복도, 오후.
선영, 사색이 돼서 허겁지겁 뛰어온다.
동생 이름 부를 겨를도 없이, 응급실
침대를 샅샅이 뒤지는 선영,
온몸을 붕대로 감은 사람,
통증을 못이겨 소리지르는 사람들을 보자,
상황파악이 되는 지
선우야-! 겨우 이름을 내뱉는다.

선영 선우야...! 선우야..! (울부짖는)
 선우야!!!
선우E (맑고 높게) 누나!

선영, 소리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는데,
선우는 없고,

선우E 누나!

바로 밑에서 선영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선우,한 손에는 피자를 들고 있다.

선영 (안심도 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선우야.. 괜찮아?
선우 (저 먹던 걸 주며) 누나도 먹을래?
선영 어디서 났어?
선우 간호사 누나가 사줬어.
선영 ...

23. # 달리는 버스 안, 오후.(#42와 연결)
선영,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간다. 기운이
모두 빠져버렸다.

의사E 수술 늦게 해서 좋을 거 없어요.
 아이가 커갈수록 혹도 같이 자라니
 까. 가끔 배 아프다고 했을텐데,
 게다가 영양실조까지..참나..왜
 이지경까지 내버려뒀어요?
선영  ..

옆자리에서 선우는 다리를 대롱대롱 흔들며
놀다가
의자 위에 서서 뒤를 보며 괴상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24. #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붕어빵골목까지,
저녁.(#45와 연결)
선영, 하품하는 선우 손을 잡고 내려서 걸
어온다.
선우, 누나 손을 탁 놓고,
선영, 내려다보면, 선우, 업어달라고 손을
뻗치고 있다.
선영, 기꺼이 등을 대다가, 돌아서서

선영 선우야
선우 응?
선영 (옷소매로 입가 묻은 피자 양념닦
 아주며) 배 많이 아팠어?
선우 응.
선영 ....
선우 어? 누나 눈이 빨개져..
선영 ...추워서 그래. 업혀.

선영, 선우를 업고, 가며, 눈물을 참기가
힘들다.

선우 누나.
선영 (목소리 흔들리며) 응..
선우 누나 등이 꼬로록 해. 등이 배고
 픈가봐 히히..
 (재밌다는 듯 히히 웃고)
선영 ...
선우 (선영이 반응이 없자 발을 동동
 구르며 책망하듯) 누나-!
선영 ...
선우 (대답 없자) 누나! (하며 선영의
 눈을 손으로 가린다)
선영 (우뚝 서고)
선우 (히히 웃더니) 앞으로 가.
선영 (걸어가고)
선우 계속 가 계속.. 내가 구덩이 같은
 거 나오면 알려주께! 계속 가...
 오른쪽으로 쪼꼼 꺽어.. 쪼꼼만...
 (히히.. 재밌어하다가) 누나...
 손이 축축해..
선영 ...

선우가 가린 눈 사이로 선영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선우 오른쪽으로 꺾어. 아니 팍 꺽어야
 돼! 팍!
선영 (오른쪽으로 완전히 돌아서 걷고)
선우 쭈욱 가-- 쭈욱--.
선영 (쭈욱 가면)
선우 스톱! 아저씨 붕어빵 천원어치 주
 세요. 우리 누나 배고파요.
 (손을 떼면)
선영 (한수 앞에 서 있다)
한수 (재밌다는 듯 보고 있는데)
선영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한수 ...
춘화 (의자에 앉아서 물그러니 선영을
 보고 있다)
선영 (춘화를 보며, 더 울컥해지는)

25. # 선영집 앞, 밤.
선영, 벽에 기대어 앉아 울고 있다.
그렇다고 그렇게 큰소리도 내지 못한다.
어쩌다 울음소리가 커질라치며 얼른 손으로
입을 막고, 운다.
덜컬덜컥, 울퉁불퉁한 길을 바퀴가 굴러오는
소리가 들리고,
곧, 한수가 붕어빵 기계를 끌고 오는 게 보
인다.
잘 끌고 오다가, 리어카가 돌부리에 걸렸는
지, 올라오질 않고,
한수, 힘껏, 끌어당기는데, 영 부진하다.
선영, 울다말고, 일어나 가보면, 바퀴가 골
에 깊게 들어갔다.
선영, 아무말 없이 리어카 뒤를 밀고, 한수,
어정쩡하게 서 있는데,

선영 하나 두울 셋!

한수, 셋! 구령에 맞춰 힘껏 당기고, 바퀴가
빠진다.
한수, 고맙.. 인사하려는데,
선영, 기계 위에 팔다 남은, 다 식은 붕어빵
을 하나 들고는
입에 꾹, 물고, 남은 것 다 품에 안고 간다.
한수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
26. # 남대문 시장, 새벽
박스를 나르는 선영, 어깨로 이고, 카터기에
높이 쌓아올려 끌고가고,
여느 때처럼 일을 하지만, 여느 때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한다.

27. # 사무실, 내부, 새벽.
난로가 있고, 낡은 철제책상이 몇 개 놓여있
는 인부관리 사무실이다.
60의 관리과장, 장부를 보며 주판으로 뭔가
를 열심히 계산중이고,
선영, 목장갑을 벗으며 쭈볏쭈볏 들어온다.

선영 (큼.. 기침을 하고)
과장 (안경 너머 올려다보며) 뭐?
선영 오늘 마지막날인데요.. 3개월치
 오늘 다..
과장 받아갔잖어.
선영 예?
과장 아, 방금 니 아빠란 사람이 와서
 가져갔어!
선영 (경악) 네?

28. # 남대문 시장, 골목, 골목, 새벽.
선영,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아버지와 비슷한 행색의 사람들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고
허름한 술 집, 포장마차, 남자들이 모여
불을 쬐고 있는 곳,
싸움이 일어난 곳, 샅샅이 뒤지지만,
어디에도 없다.
하늘이 무너져 앉듯 털썩 주저 앉는
선영..
갑자기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나는 선영.

29. # 외진 허름한 부동산, 아침
화투판이 벌어지고 있다.
밤을 새운 모양인지, 허리를 피고, 눈을
비비고, 자는 사람도 있다.
선영부, 장땡, 하며 화투장 내려놓으며
판돈을 쓸어오는데,
갑자기 문을 열리고, 다들 놀라 숨기려
하는데, 보면, 선영이다.

선영부 뭐이야!!
선영 내 돈 줘요.
선영부 뭐?
선영 내 돈 달라구요!!
 (판돈 주우려하면)
선영부 이년이 미칬나!! (밀치고)
선영 (벽에 머리를 꽝! 부딪히고..
 울상이 되어)선우가 아파요..

노름꾼들, 뭐야.. 에이, 재수 없어..
하며 하나 둘 나가고

선영부 어딜 가소. 아직 안 끝났어라!!
선영 수술을 해야 하는데, 있는 돈 다
 긁어모아도 모자라요.
선영부 쇼를 하고 자빠졌다. 그 아가 왜
 아파. 그라고.. 니 동생 아픈거
 랑 내랑 무슨 상관이라고 여를
 찾아오노? (나가려 하면)
선영 (붙잡고) 내 돈 내 놔--!!
선영부 놔! ..어라! 못놓나!!

선영부, 선영을 밀치면, 선영 다시 붙잡고,
또 밀치고, 또 붙잡고.., 선영부,
선영을 패기 시작한다.

30. # 버스정류장,아침
선영, 상처투성이에, 옷까지 찢겨진
채로 .사람들 힐끔본다.

31. # 노래방, 룸 내부.
선영, 쇼파에 무릎세워 앉아 있고,
미란, 대야에 물을 받아 수건을 들고
들어온다.

미란 (수건에 물을 적셔 상처난 곳을
 닦아주고)
선영 아..(피하려하면)
미란 가만 있어, 이년아. 뭘 잘했다고..
선영 ...
미란 니네 엄마도 무서워서 도망친 인
 간을 왜 찾아가, 겁대가리 없이.
선영 ...
미란 (그냥 한번 물어보기나 하는)
 수술,비가... 얼만데.
선영 ...
미란 그래.. 말하지마. 난 있어도 못
 빌려줘.

선영, 초점 없는 눈으로 꺼진 모니터를
바라보는데,
갑자기 화면이 켜지고, 조명이 빙글빙글
돌아간다.

미란 (수건 내팽개치며)진짜... (문
 열고 버럭) 손님 아니라니까!
 꺼!!

32. # 동네 골목, 골목, 새벽.
가로등 빛이 어스름한 가난한 골목..
빠른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신문이 착착-,
안착하는 소리가 들리다가,
뚝, 멈춘다. 카메라 워킹해가면
전봇대 앞에서 신문뭉치를 들고 있는 선영
의 뒷모습이 보인다.
(계속 카메라 팬하며 보여지는)
선영, 전봇대에 붙은 전단지를 보고 있는
것이다.
모자에 달린 꼬마전구 빛을 밝게 하면,
보이는 전단지 광고
스파링 파트너 모집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
때는 보지 못했던 문구.
<제4회 여성복싱 플라이급 타이틀매치 도
전자 결정전, 우승상금 지급>

선영 ...
카메라 선영에게서 멀어지고, 조금 전에
골목으로 다시 돌아가면
한수가 벽을 붙들고 우웩-, 술 취한 구
토를 하고 있다.
입을 스윽-, 닦고, 휘청거리며 걸어가는
한수,
가다가 쌓아놓은 연탄재에 엎어져 넘어진다.
다시 털고 일어나 걸어가.., 골목에서
사라지면, F.O.

두번째 서브타이틀.
‘봄은 갈 곳 없는 건달처럼’

33. # 한수 집 마당, 밤.
한수, 비틀거리며 들어와 수돗물을 틀어
푸아푸아 세수를 한다.
술이 조금 깨는 듯도 하다.
마당 한쪽에는 붕어빵 기계가 세워져 있다.

34. # 한수방, 밤.
여느 단칸방과 다름없는 궁색한 살림살이,
유난히 큰 자개가 눈에 띤다.
그 자개만 없어도 좀 넓을텐데.. 답답한
느낌이 든다.
춘화 가계부를 계산하는 지 책상에 코를 박
고 주판을 굴리고 있다.
한수, 들어와 수건으로 물기 닦고.

한수 뭐 해?
춘화 (주판을 두드리며) 안나오네이..
 암만 쥐어짜도 안나오네이..
한수 주판 할 줄도 모르면서... 뭐가
 안나오는데?
춘화 (한숨 푸우욱--) 우리 한수 입
 학을 시켜야 하는디..
한수 (이런 춘화에 익숙하다) 날 어디
 다 입학시킬건데?
춘화 (한숨을 더 크게 쉬더니) 여보..
한수 (정색하고) 아,징그럽게 진짜..
춘화 암만캐도 우리 땅을 팔아야 쓰겄
 어라...암만 주판을 굴려봐도
 거기서밖에 돈이 나올 구녁이 없
 어라..
한수 쌀 값도 안나왔던 논때기를.. 팔
 려면 일찍 팔던가.. 그럼 사기는
 안당했잖 아..
춘화 부동산 장씨 총각한테 말하면..
 괜찮게 쳐 줄 거인데...
한수 (버럭) 그 아저씨한테 사기당했
 잖아!!
춘화 안되겄지라.. 중학교 올라갈 때
 팔아야겄지라? 판사 공부도..
 만만치 않을
 터인데.. 휴우... 그래도 우짜요.
 낳았응께 끝을 봐야지..
한수 ..자자... 나까지 정신 오락가락
 한다...

35. # 한수집 외경, 밤. (#14와 연결)
한수방 불이 꺼지고.. 몇 집 건너.. 선영
의 집 창문에 불이 켜지고
선영이 나와 길게 하품는 입으로 붕어빵
집어넣는다.

36. # 한수집 마당, 아침.
한수, 붕어빵 기계 청소하고 있고,
열린 방문 안에서 춘화, 카세트에 테잎을
번갈아 틀으대며
몸을 흔들어대며 박자를 맞춰보고 있다.

한수 아무거나 갖고 나와.. 그 노래가
 그 노래야...
춘화 엿장수가 엿 맛있다고 장살 잘
 되는게 아니여.. 각설이 타령이
 사람을 모으는 것이랑께..
한수 정신이 나가나 돌아오나.. 비슷하
 고.. 참.. 피곤하겠어.. 우리엄마.
 나 입학 시켜야지.. 붕어빵 팔아
 야지..
선우E 어?
한수 (보면)
선우 (학교를 가는 길에 들어오는) 이
 거 아저씨거였어요? (원망하듯)
 아저씨.. 피자 붕어빵 좀 만드
 세요.
한수 뭐?
선우 카레붕어빵, 야채붕어빵, 피자
 붕어빵이요!!
한수 그게 뭐야..
선우 모르는구나.. 어쩐지.. 누나가
 맨날 맛없는 것만 사오더라..
한수 맛이.. 없어? 내 빵이?

E - 갑자기 음악이 크게 들리 들리고,

춘화 요것이 좋겄다야, 한수야!!

37. # 재래시장, 오후.
한수, 종이쪽지를 보며 장을 보고 있다.
들고 있는 봉지안엔 치즈, 햄, 양배추
등이 보인다.

한수 (봉지를 들여다보더니)피자붕
 어빵이라..... 소스로 버무려
 야 되나... (머리 박박 긁는)
 반죽도 다르게 해야겠네..

걷다가 올려다보는 간판.. ‘제과제빵 학원’

38. # 한수집 앞, 낮.
춘화, 붕어빵 기계를 끌고 나온다.
힘에 부쳐 잘 끌려지지도 않는다. 이때
집앞에서 놀고있던 선우,그 모습을
발견하고 뒤에서 밀어준다.
 
춘화 아이구,한수야! 니는 상관말구
 퍼뜩 들어가 공부혀야지!잉?
선우 전 한수가 아니구 선운데여?
춘화 (리어카를 세워놓구)후딱 안
 갈겨? 니는 열씸히 공부혀서
 판사되야헌다구 몇번을 말해야
 알겄냐! 어서 가!

춘화, 선우를 떼어놓구 가는데 ,선우
갑자기 배가 아픈듯 움켜쥔다.

선우  (고통스런듯 들어가는 목소
 리로) 아...배아파..씨

39. # 붕어빵 골목, 오후.
춘화, 허리에 주판 꽂고, 뽕짝 노래는
흐르고..,
제대로 모양이 갖춰져서 나오는 붕어
빵은 하나도 없다.
느릿느릿 걸어오고 있는 선영부,
춘화를 알아보고 온다

선영부 얼라....이게 누구라요? 한수
 네 아니요?
춘화 (순간 얼굴 굳어버리는)
선영부 (주위를 둘러보며) 한수는 어데
 갔어라? (빤히 쳐다보는 춘화에)
 나모르겄소.. 장씨 아니요, 장씨.
 아즈매 땅도 팔아주고, 서울에
 집도 마련해주고.. 근데 은제
 일루다가 이살 와버렸소. 치매걸
 렸다 카던데 멀쩡한가 봅소?
 (하면서 유심히 살핀다) ? 우리
 아그들두 이동네 산다구 하던디.
 아따..아즈매하고 나허구두 인
 연이 징허네이..
춘화 ....
선영부 근데.. 이거 뭐다요? 아줌씨
 붕어빵 파소? (먹어보고) 아따.
 맛있네잉...(몇개 더 들고) 그람
 또 봅시데이.. (가고)
춘화 (따라가는데)
선영부 (가다가 돌아보고) 왜 따라오소?
춘화 ... (선영부 옷자락을 부여잡고)
선영부 뭐요.. 와 이런다요?
춘화 (주판으로 마구 때리기 시작하는)
선영부 놔요! 놓으랑께!! 아따 이 할매가
 참말루 실성을 했나?

장씨,춘화를 밀쳐버리고,
춘화, 그대로 언덕에서 구른다. 장씨 놀래
서 도망가버린다.
춘화, 언덕 중간에서 멈추고, 언덕 끝까지
내려가는 주판..

40. # 응급실, 오후.
넋을 놓고 앉아 있는 춘화.
의사, 청진기를 가슴에 대보고, 눈도
들여다보고 한다.
옆 침대에 있던 선우, 춘화를 알아보고
온다.

간호사 (선우 옆침대 링겔 해주다가)
 꼬마야, 너 움직이면 안돼.
선우 이제 배 안아파요.
 (춘화를 빤히 올려다보고)
의사 (간호사에게) 보호자 연락됐어요?
간호사 아니요. 데리고 온 사람이 사라졌어
 요. 신분증도 없고, 말씀도 안하시
 고...
선우 (춘화 앞에 손을 흔들어 보이며)
 할머니!
간호사 너 이 할머니 알아?
의사 보호자 연락하고, 정신과 윤박사님
 콜 하세요. (가고)
간호사 네. (선우에게) 할머니 집 전화번
 호도 아니?
선우 (씨익, 웃더니) 피자~! ^^
춘화 (초점 없는 눈으로 한수를 내려다
 본다)

41. # 병원 로비, 오후.
옷에 얼굴에 밀가루를 묻힌 채 정신없이
뛰어오는 한수.
어디가 어딘지 몰라 두리번거리며 갈팡질
팡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춘화가 꼿꼿하게 허리를 세워
당당하게도 걸어오고 있다.

한수 엄마! 괜찮아?. 어떻게 된거야.
춘화 (한수를 지나쳐서 가고)
한수 엄마!엄마!

42. # 달리는 버스 안, 오후.(#23과 연결)
춘화, 아무 표정 없이 창밖만 보며 간다.
한수, 그런 춘화가 못마땅한데
앞자리에서 뒤돌아보는 꼬마아이,

한수 어?

선우다. 옆자리엔 선영이 앉아 있다.
선우, 한수를 알아보고, 괴상한 표정을 지
어 보인다.
한수, 재밌다는 듯 웃고, 똑같이 표정지어
보이고,
선우, 재밌어 웃고, 다른 표정 지어 보이면,
한수, 또 똑같이 해보인다.
선우, 깔깔깔, 크게 웃자, 선영, 선우를
똑바로 앉힌다.
한수, 선영 뒷 모습만 보이는데도, 괜히
멋쩍어진다.
선우, 힐끔 뒤돌아 킥, 웃어 보이고, 한수,
앞에 보라고 손짓한다.

43. # 달리는 버스 외경, 저녁.
표정 없이 창 밖만 보고 가는 선영과 춘화..
장난치며 가는 한수와 선우..

44. # 버스 내부, 저녁.
한수, 춘화와 같이 내리며, 넌 안내리냐는
듯 선우본다.
선우, 선영을 보면, 선영, 넋이 나간 채
앉아 있다.

선우 (선영을 흔들며) 누나, 우린 안
 내려?
선영 ..... 어? 
 (버스는 이미 출발했다)

45. # 붕어빵 골목, 저녁.
(#24와 연결) 
한수, 춘화, 올라오고 있다.,

한수 기다려. 이거 갖고 들어가야지.
춘화 (그냥 가고)
한수 이리 오라고!!
 (춘화를 잡아 억지로 의자에 앉
 힌다) 말 좀 들어! 엄마땜에사는
 게 짜증나...
춘화 (움직이고)
한수 (버럭) 가만히 좀 있으라니까!!
춘화 (주판을 주워서 온다) ...

골목 입구에서 선우를 업고 눈을 가린
선영이 오고 있다.

46. # 한수집 외경, 밤.

47. # 한수방, 밤.
한수 혼자 누워 자고 있고, 춘화 자리는
이불이 걷혀져 있다.
도마소리, 그릇 부딪치는 소리 등에 잠이
깨는 한수,
춘화가 없는 걸 확인하고, 부엌문을 열
어보면,
춘화, 아침준비가 바쁘고, 도시락도 두
개나 나와있다.

한수 (눈 비비며, 황당하기도 하고)
 ...뭐해?
춘화 (계란을 후라이팬에 풀고) 왜
 벌써 일어났노.. (방의 시계를
 기웃해서 보고) 30분 더 자라
 고마. 3시 반에 깨워줄게.
한수 (미치겠다) 엄마!
춘화 30분 더 자리니까...
한수 엄마!!!
춘화 (뚝 멈춘다)
한수 뭐하는 거냐구...
춘화 (한수를 물그러니 보는) ....
한수 응?

춘화, 부엌을 둘러본다, 내가 무슨 일을
했나, 싶다.
춘화, 가스불을 끄고, 손을 씻고는 방으
로 들어와 다시 잠자리에 눕는다.

한수 ....?

48. # 선영집 마당, 낮.
마당에 샌드백이 매달려 있다.
한수, 들어와, 한번 툭, 쳐본다.

선우 (샌드백 소리에, 문이 벌컥 열리
 고) 누나? (한수보고) 아니네...
한수 이거 누구 꺼니?
선우 우리 누나요.
한수 누나가.. 권투선수야?
선우 아뇨, 울 누나 툭하면 그거 때려요.
 마구 때리고 나면 화가 풀린대요. 
 우리누나가 주먹이 얼마나 센데요!
 근데 왜왔어요?
한수 어.. 저기.. 너 심심하지?
선우 그런데요?
한수 아저씨가.. 어디 좀 갔다와야 되는
 데.., 할머니하고 잠깐만 있을래?
선우 (씨익 미소가 지어지더니) 피자
 사주면요.
한수 어.. 피자는 말구.. 피자 붕어빵
 만들어줄게.
선우 치.. (신발 신으며) 됐어요.. 피
 자붕어빵이 피자에요? 붕어빵이지..
한수 저번엔 만들어달라며?
선우 칫... 그땐 그때지..
 (궁시렁대면서 한수집으로 가고)
한수 (웃고)

49. #한수방, 낮.
밥상에 산수 문제집을 펴놓고, 선우와
춘화가 마주 앉아 있다.

춘화 (연필로 문제집을 짚어가며)
 5에서 3을 빼고,
선우 (손가락을 다섯 개 폈다가, 세
 개 접고)
춘화 2를 더하면
선우 (손가락 두 개를 펴고, 턱 끝
 으로 센다) 하나둘셋넷, 사!
춘화 (호들갑스럽게 좋아하는) 그렇
 지! 아이구, 똑똑혀라,  누구
 닮아 이렇게 똑똑할까..
선우 (문제집 마지막 장 넘기며) 다
 풀었네..
춘화 또 있꾸마, 또 있어 걱정마.

춘화, 치마춤에서 열쇠를 꺼내 자개를 열면
초등학교1학년부터 고3때까지의 문제집,
참고서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선우 우아... 에이.. 다 옛날거잖아요.
 요샌 이런 거 안풀어요.
춘화 ..암만캐도 새책이 낫겄지.
선우 네!
춘화 우리 애기..책 사는 거좋혀?
선우 네!
춘화 아이구.. 기특한거.. 우리 애긴
 낭중에 뭐가 되고 싶당가?
선우 전투기 조종사요.
춘화 그라지그라지! 판사가 되야지라.
 판사가 되야갖고, 그 우라질 장
 씨부터 요절을 내놔야 내 한이
 좀 풀릴것이다..
선우 아니요.. 전투기요...(주판을
 동원해) 이렇게 부웅.. 날아서
 피용푱푱 미사일 도 쏘구..
 어? 이거 바퀴 달렸네..
 (뒤집어 놓고 올라서서 굴리려
 하는데)
춘화 얼랄라, 야가 시방 뭐하는 짓이
 다냐.. (주판을 낚아채며) 요것
 이 어떤 것인 디!!
선우 ...
춘화 이것이 월매나 신성한 물건인디.
 이놈아! (선우 등을 짝 때리고)
선우 (으앙... 울음 터트리고 )
춘화 (주판을 옷으로 정성스럽게 닦아
 내며) 신성한 것이여.. 요것은...
선우 으앙... 할머니랑 안놀아!
 (나가고)
춘화 요것을 할 줄 알아야.. 셈을 할
 수 있고. 그래야 사길 안당해야.

50. # 건물 앞, 오후.
‘제빵 학원’이라고 쓰인 건물 입구에서
망설이고 있는 한수,
용기를 내 들어가려다가, 다시 나온다.
곧, 교복입은 여고생들이 팔짱을 끼고
나온다.
한수, 좀 챙피하다. 주위를 살피고, 다시
용기를 내여 들어가는 한수.

51. # 건물 내 계단, 오후.
‘제빵 학원’이라고 쓰인 문앞에서 여전히
망설이는 한수.
퍽퍽--, 소리가 들리고, 보면, 아래층
체육관에서 들리는 소리이다.
슬몃 엿보면, 복싱선들이 운동을 하고
있고,
선영도 보인다.그런 선영 유심히 보는...

#52..체육관 내부,
한수의 시선으로,
창가쪽에 놓인 탁자에서 관장, 선영이 내민
종이를 보고 있고,
선영, 그 옆에서 열중쉬어 자세로 서 있다.

관장 키 168, 몸무게 58, 100M 15초,
 윗몸 일으키기 200회, 줄넘기
 1800회..(하고는 선영을 힐끗 올려
 다본다)
관장 권투를 잘 할려면 뭘 제일 잘해야
 될 것 같냐?
선영 ... (생각하다가) 훅이요? ...
 스피든가..?
관장 맞는 거.
선영 ..
관장 열대 맞고 버텨야 한 대를 칠수가
 있는거야
선영 그거라면 자신 있는데요..
관장 ..?
선영 죽을 때까지도 맞아봤어요. 그리고
 도 살아났어요.
관장 ... (선영을 관심있게 보는)
선영 (관장을 자신감있게 보다가 문득
 문쪽을 보면 한수가 있다)

한수 멋쩍어 고개를 돌린다.

#53.한수 방,  저녁
춘화, 바닥에 엎드러 주판으로 장부 계산
하고 있고,한수, 들어온다.
스탠드 불이 켜진 앉은뱅이 책상에 책이
놓여져 있고,
두툼한 방석까지 깔려져 있다.

한수 뭐야 저거?
춘화 공부하고 있어라마. 후딱 저녁
 채릴게.. (부엌으로 가려 하면)
한수 (잡으며) 엄마.
춘화 밥 금방 혀.
한수 앉아봐.
춘화 와카노?
한수 (버럭) 앉아봐, 좀!! (억지로
 붙들어 앉히고) 나 대학 그렇게
 보내고 싶었어? 나 판사 되면 엄
 마 뭐하게? 판사 어머니 소리
 듣게?
춘화 그게 나 좋자고 하는 일이냐,
 이놈아!
한수 나도 싫어! 나 좀 버려 엄마...
춘화 시험은 떡으로 쳐놓고 무슨 말이
 그렇게 많여!! 다시 잘하겠습니다,
 그말 한마디면,
한수 (O.L.) 엄마!!!
춘화 시끄러!
한수 (자개의 책을 꺼내 마당으로 던진
 다) 다 버려! 책도 버리고 나도
 버려!!
춘화 (한수, 뺨을 때리고)
한수 .. (놀라서 보는데)

춘화, 밖으로 나가더니, 문을 닫고,
자물쇠로 잠가버린다.
문, 쾅쾅 두드리는 한수.

한수E 엄마! 엄마!!

#54.한수 방, 저녁, 과거에서 현재.
중학교 교복을 입은 14살의 한수, 울며
불며 엄마! 엄마!! 부르고 있다.
도무지 밖에서 기척이 없다.
14살의 한수, 구석에 무릎을 세워 앉아
울기 시작한다.
책으로 둘러싸인 방이 공포스럽게 다가
온다.
카메라, 책을 팬하고 돌아오면, 35의
한수, 허.. 짧게 한숨을 내뱉는다.
한수, 부엌으로 나가, 마당으로 연결된
문으로 나간다.

#55. 한수 집, 마당, 밤
한수, 부엌에서 나오고,
춘화, 주판을 들고 앉아서 초점이 없는
눈으로 한수를 본다.

한수 ..., 소용없어, 이제..
 (밖으로 나간다)
춘화 ...

춘화,쭈그려 앉아 마당에 책들을 줍는다.
한권, 한권 흙을 털고, 접힌 부분은 반
듯하게 한다.
그러다가 책을 펴보는 춘화..
찬바람 소리가 휘익휘익-, 나고, 책장이
후르르 넘어간다.

춘화 (대문을 바라보고)...아부지.

춘화, 일어나고, 툭, 떨어지는 책...

#56.선영 집 앞 거리, 밤.
한수, 답답한 지 가슴을 탁탁, 치며 오
고 있다.
그러다 선영 집 앞에 매달려 있는 샌드
백이 보이자,
한수, 마구 뛰어가 샌드백을 마구 쳐댄다.
선영, 들어오는데.
기척을 느끼고 돌아보는 한수의 얼굴에
눈물인지 땀인지..

선영 ...
한수 ..
선영 ... 그렇게 하면 어깨 다쳐요.
한수 ...?
선영 (자세를 잡아 보이며) 이렇게...
한수 (따라하고)
선영 잽싸게 나갔다가 잽싸게 들어와야
 돼요. (샌드백을 쳐보이고)
한수 (따라하고)
선영 예.. 그렇게요.. 좀 더 빨리!
한수 (무지막지하게 샌드백을 쳐대고)
선영 ...
한수 ...

#57.한수집 마당, 밤.
한수, 들어와 마당에 널려진 책을 줍는다.
EF-전화벨 소리.

#58.파출소 외경, 밤.
춘화, 주판 든 채 의자에 앉아 있고,
한수, 순경에게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고,
춘화 손을 이끄는데,
춘화, 따라나오려 하지 않는다.
한수, 억지로 끌어낸다.

#59.거리, 밤.
한수, 걸어오다가 한번씩 뒤를 돌아보며,
춘화가 잘 따라오고 있는 지 확인한다.
갑자기 털썩 주저앉는 춘화.

춘화 아부지..다리 아퍼.
한수 그래서.
춘화 업어줘...
한수 (미치겠다. 사람들 쳐다보는
 눈길에 민망하기도 하고, 등을
 대준다)
춘화 (한수 목에 팔을 칭칭 감고)
한수 (춘화 팔 풀고) .....
춘화 .....아부지...나 마을회관에
 다니게 해주지.. 돈도 안받고
 주판을 갈키준다카 는데..
한수 ...
춘화 그람.. 주판 안배웠어도 됐응
 게.. 소학교께지는 보내주지.
 나 좀 많이 갈키주지.. 아부
 지.. 아부지 쪼매 더 힘들고,
 나 좀 마이 갈키 주지...
한수 ...(뚝 멈춰서는)
춘화 무식하니까 한수를 우째 갈키야
 되는 지도 모르고.. 사람들 하는
 대로만  따라했는데... 
한수 (다시 걷고)
춘화 나는 저 잘 되라고 그칸긴데...
 무식하면 사는 게 힘이 드니까,
 높은 자리 얻으면 암만캐도 얕
 보는 사람도 없고.. 가난하지도
 않고... 그래서 그칸건디...
 아부지 날 좀 마이 갈키줬으모.,
 내 한수한테 이 말을 똑바로 전
 할 수 있었을 거인데...
한수 ...

한수, 춘화를 들춰업는데, 춘화 주판에
걸려 안경을 떨어뜨린다.
한수,무심결에 툭, 밟는다. 산산조각이
나는 안경.

#60.붕어빵 골목, 골목, 밤.
어두운 골목.

춘화E 오른 쪽으로 돌아... 옆으로 쪼
 꼼만 비키서 가. 고 앞에 개똥이
 자주 있어.

춘화를 업은 한수가 화면에 나타난다.
한수, 잘 안보이는듯 눈을 찌푸리고 춘화를
훌쩍 들춰업는데, 춘화, 주판을 떨어뜨린다.

춘화 줍지마...
한수 (춘화를 돌아보다..그대로 오래보
 다가 울컥하고)
춘화E 인자는 필요읍다.. 내가 마이 잘
 못한 것 같으다..... 잘못했다.
 한수야..

한수, 주판을 주워 다시 걸어가고, 그 뒷모
습이 멀어지고..,
선영이 조깅을 하는 지 훅훅--, 복싱포즈로
뛰면서 골목에서 나온다.

마지막 서브타이틀..
“봄은 건달처럼 내게로 왔다”

#61. 체육관
링 위에 선, 선영과 여선수.
관장, 선영에게 헬멧과 글러브를 씌워주고,
자세를 잡아준다.
관장 내려가고.
관장 공격해 봐
선영 (보면)
관장 (여선수에게) 스파링하면서 빈틈이
 보이면 어떡해.. 그래갖고 챔피언전
 은 커녕 도전자 자격이나 얻겠냐?
 (선영에게) 공격해.

선영, 제법 자세잡고 훅을 날리기 시작하고,
여선수, 방어태세를 갖추면서도 날카로운 훅
을 날리고
제대로 공격하면 해보지 못하고, 계속 맞는
게 화가 나자,
무심결에 날린 펀치에 여선수, 다운!

관장 (놀란듯)

#62. 세면실, 오후.
푸아푸아 세수를 하는 선영. 손에 피가 묻어
나온다.
거울을 보면, 코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선영, 코를 팽-! 풀어 코피를 풀어낸다.

관장 (문 열고) 나 좀 보자.
선영 예? 예...

#63. 한강 둔치, 아침.
조깅을 하고 있는 선영. 땀이
비오듯 흐르고 있다.

E관장 권투는 경력보다는 감각이야..
 은주보단 니가 나아. 도전자 결정
 전이니까  부담갖지 말고, 한번해
 봐. 이기면 챔피언전도 별거
 아냐!

멈추고, 심호흡하며 한강을 바라보는

선영 ...

#64. 체육관, 내부, 아침.
운동하고 있는 남녀 복서들이 보이고,
플래카드 ‘제4회 여성복싱 플라이급 타이
틀매치 도전자 결정전’
사무실에서 양복입은 사람들이 관장과 인
사를 하며 나오고 있다.
양복들, 나가며 들어오는 선영을 위아래
로 훑어본다.

선영 ...? (관장을 보면)
관장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65.경기장, 대기실, 오후.
선영, 들어와 가방을 풀어 손에 붕대를
감고,
관장, 따라들어오며 선영을 설득중이다.

선영 이러려고 저보고 대신 출전하라
 그러신거에요?
관장 어자피 지는 게임이야.
선영 그렇다고 일부러 질 순 없어요.
관장 돈 필요하다며.. 300만원이라도
 챙겨. 죽어라고 싸우다가 몸 망
 가져서 병원신세 지면 그 돈이
 더 들어.
선영 얼마 받기로 했어요?
관장 ...
선영 그 체육관 선수가 나가기로 하
 는 조건에, 난 300만원, 관장
 님은 얼마받기로 했냐구요..
관장 ...
선영 챔피언전에서도 이길께요. 제
 가 더 많이 벌어드릴께요.
관장 (버럭) 그게 쉬워!! 이게 깡
 으로 되는 일인줄 알어? 정신
 력으로 버티다가
 너도 모르는 사이에 골병 들어.
 니가 무슨 어설프게 여자김득구
 흉내낼일  있냐? 300만원이라도
 챙겨.. 동생도 생각해야지.
 (문 쾅! 닫고 나가고)

선영, 거울앞에서 붕대를 맨다.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는

선영 ...

#66.경기장.
선영, 상대방에게 한번 훅을 날라지도
못하고 계속 피하기만 한다.
그러나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만은 날카
로운데,
아주 짧은 순간, 날아드는 상대방의 훅!
 선영, 휘청-! 한다.
상대방의 공격은 이어지고, 선영, 계속
피하거나, 방어를 해보지만,
미처 피하지 못하는 경우는 정통으로
맞는다.
배에 강한 훅이 들어오고,
선영, 윽... 몸이 반으로 접히고, 일어
서는데 다시 얼굴로 날아드는 훅!
선영, 중심이 흔들리며 멀리까지 나가
떨어진다.

#67.초등학교 앞, 오후
터덜터덜 걸어나오는 선우.
제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가는 아이들이
부럽기만 한데..

#68.경기장. (씬1과 연결해서)
일어나지 못하는 선영. 카운트가 일곱쯤
세어졌을 때 선영, 일어난다.
관장, 머리채를 흔들고..
상대편을 쏘아보는 선영의 눈빛..
선영, 라이트 훅을 날리는 순간, INST)
아버지에게 매맞던 장면,
다시 선영의 레프트 훅, INST) 선우가 배
아파 뒹구는 장면,
또 다시 훅! INST) 춘화가 건네는 붕어빵
에 눈물이 글썽였던 장면.
선영, 필사적이다.
이를 악물고 펀치를 날리는 선영의
모습에서 -스톱.

#69.초등학교 앞
선우, 아이들을 부럽게 바라보다, 돌아서
는데,
춘화가 저만치에 서 있다. 인자하게 웃어
보이는데,
선우, 치... 시선돌리고, 관심없는 척
하면서도.. 다가가 손을 잡는다.
나란히 걸어가는 둘의 뒷모습..
#70.붕어빵 골목, 오후.
한수의 붕어빵 포장(퓨전 붕어빵의 진수-
어저구 저쩌구)이 바뀌어 있다.
 여전히 뽕작노래가 흘러나오고..
복싱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상처투성이
인 얼굴을 하고 오는 선영.
선영, 주위를 둘러보며 붕어빵을 슬쩍
집는데,
기계 밑에서 불쑥 나타나는 한수.

선영 ......, 제동생 아이디어라면서
 요! 아이디어 값이요.. 아이디
 어... 값...
한수 저기..
 (선영 이마에 손을 갖다대며)
선영 (피하는데)
한수 피나..
선영 (팔둑으로 스윽-, 닦고)
한수 안아파?
선영 아파요.
한수 ... 계속 나네...
 (손수건을 꺼내 닦아준다)
선영 아, 쓰라려..
한수 (웃고)
선영 (웃고)
한수 앞으로 너하고 니 동생은 우리
 붕어빵 평생공짜다!
선영 피..이깟 붕어빵 이제 돈주구
 먹으래도 안먹을건데요?
한수 (표정바뀌며 쳐다보면)
선영 단! 제가 챔피언 먹었을 경우
 에만!

선영,한수 ... 환하게 웃는데서-
포즈. F.O.
봄아 퍼득 와라.
먹을 것과 잠잘 곳은 내가 마련할 테니
건달처럼 어슬렁 어슬렁 오지 말고
퍼득 와라.
네가 와야 내가 따뜻해진다.
/끝.


















첨부파일 제101화_“봄은_건달처럼_내게로_왔다”.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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