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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대본

[개같은 나의 왼손]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11.25|조회수479 목록 댓글 0

[개같은 나의 왼손]

 

 

 

 

 

S#1. 아파트 거실

베란다 쪽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그득한 실내.
한쪽에 술상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우기와 재철, 김과장과 사원 1, 2가 부시시한 몰골로 카드를 하고 있다.
심각하게 카드패를 쪼이는 우기, 표정이 일그러진다.

S#2. 동 베란다

우기가 떫은 표정으로 담배를 피고 있다.
다가와 담배 불을 붙이는 재철.

재철: 꼴 좋다... 돈 잃고 몸 버리고...
우기: ... (떫떠름하다)
재철: 집안에서 담배도 못피게 하면서 집들이는 왜 부르는거야?

재철, 힐끔 거실 쪽을 보면 김과장이 신이 나서 돈을 챙긴다.

재철: 어이구! 신 났다, 신 났어... 집들이 두 번 하다간 갑부 되겠다.
우기: (담배를 비벼 끄고 나가는) 나 먼저 갈게.
재철: 어, 갈려구? 내가 돈 좀 빌려줄까?
우기: (가는) 됐어. 더 놀다 와.

S#3. 아파트 앞, 차 안

우기가 자동차 시동을 걸려다가 문득 손을 들여다본다.

우기: (손금을 보는) 돈 붙는 손 좋아하네. 손복도 지질이도 없지... (시동을 막 거는데 전화벨소리... 우기, 핸드폰을 연다) 여보세요? (반가운) 어, 미안. 전화한다는 걸 깜빡했네... 아냐, 지금 집에 가려구. (어색하게 미소) 당연히 땄지. 내가 언제 돈 잃는 거 봤니? (하다가) 이사?

S#4. 지희 아파트 거실

여기저기 이삿짐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산만한 실내.
지희가 어깨와 목 사이에 전화기를 끼고 걸래질 중이다.

지희: 괜찮아. 이삿짐 센타에 맡긴건데 뭐... 근데 막상 짐 정리를 하려니까 엄두가 안나네? 생각보다 힘쓸 일두 많구... 지금 올 수 있어?

S#5. 지희 아파트 앞

다가와 서는 우기의 승용차.
꽃을 든 우기, 차안에서 내려 아파트 윗층을 한번 올려보더니 꽃 냄새를 맡아보고는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들어선다.
입구의 경비가 슬쩍 내다보다가 신문을 펼쳐드는...

S#6. 복도

우기가 급하게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데 계단에서 내려오던 노인과 부닥친다. 노인이 주저앉듯 넘어지고...

우기: 미, 미안합니다. 제가 조심했어야 했는데...

우기가 오른손을 뻗어 노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노인의 오른쪽 팔이 없다. 노인, 왼손을 내미는데...
우기, 왼손을 뻗어 노인의 손을 잡으려다가 찌릿,하고 정전기를 느낀다.

우기: (움찔하다가 미소) 정전기가 다 오네...

노인, 음산한 분위기의 무표정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우기, 내키지 않게 노인의 손을 잡아 일으킨다. 노인과 우기의 맞잡은 왼손...
노인, 우기의 손을 꽉 잡고 이상야릇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데.)

우기: 괜찮으세요?
노인: ...

우기가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문이 닫히는데 몇 걸음 가던 노인이 되돌아본다.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다시
노인의 음산한 미소가 보이는...

S#7. 지희 아파트 거실

우기가 벽에 액자 그림을 걸어보고 있다.

지희: 조금 왼쪽으로... 아니 거기 말고... 거기가 딱 좋겠다.
우기: (액자를 건네며) 이거 받아.

우기가 못을 대고 망치질을 한다.

지희: 조심해, 우기씨. 벽이 단단해서 잘 안들어갈거야.
우기: 걱정 마. 내가 이래봬도 공병대 출신이라니깐?

우기가 의기양양하게 망치질을 하다가 손을 내리친다. 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황급히 손을 감싸는

지희: (호들갑스럽게) 괜찮아?
우기: (아픈 듯)
지희: 내가 조심하랬잖아. (손을 들여다보는) 손톱에 피나잖아... 잠깐만, 약이 어디 있을텐데...

S#8. 동 거실 (시간경과)

지희가 정성스럽게 우기의 손가락에 붕대를 감아주고 있다.
우기, 그런 지희를 보는...

지희: (붕대를 감아주는) 실수는 오른손이 했는데 다치긴 왼손이 다치구... 세상이 이런거 까지 불공평하다니깐? 한번은 돌맹이에 걸려 넘어졌 는데 눈이 젤 원망스럽더라구. 눈의 임무가 뭐야? 그런거 잘 보구 피 하라구 달린 거 아냐? 하여튼 지 할 일 못해서 남 피해주는 게 젤 싫더라.

지희가 혼잣말하듯 종알대며 붕대를 감는데
우기, 그런 지희가 예뻐 보인다.
우기의 코앞에 와있는 지희의 하얀 이마.
우기, 마치 도둑질하듯 조심스럽게 입을 내밀어 보는데 지희의 이마에 입술이 닿는다.
지희,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기를 보면 우기, 깜짝 놀라며 물러서는...

우기: (변명하듯) 난 잘못 없다? 난 그냥 입만 내밀고 있었는데 니가...

지희, 붕대를 감던 손가락을 꽉 누르면 우기, 아얏, 하는 비명소리

지희: 남자가 치사하게... 입술 놔두고 왜 거기다 뽀뽀하니?

입술을 내밀며 눈을 감으면 우기, 이게 뭔 상황인가 잠시 어리둥절한데.

지희: (눈뜨고) 나 땜에 손가락 다쳐서 봐주는 거야. 이번 딱 한번만이야?

지희, 눈을 감는다. 우기, 이게 왠 횡잰가 싶어 얼굴이 환해지면서 입술을
쭉 내밀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지희의 입술 쪽으로 다가서는데...

S#9. 달리는 차 안 (밤)

붕대 감은 손가락에 쭈욱 뽀뽀를 하는 우기... 우기가 운전을 하며 혼자 히죽히죽 웃는다.
붕대 감은 왼손을 치켜들고 보다가 다시 한번 길게 뽀뽀 쭈욱!

우기: (손가락을 보는) 고맙다, 증말 고맙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망치로 손가 락 한두개 더 때리는건데. 하하하...

우기, 카오디오 테입을 뺀다.
새로 갈아 끼우려고 왼손으로 핸들을 잡고 콘솔박스를 열어 테입을 뒤지는데...
핸들을 잡은 우기의 왼손이 불안하게 흔들린다.
우기, 급하게 보면 차가 한쪽 난간으로 돌진한다.
우기, 양손으로 핸들을 잡고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아슬아슬하게 멈춰선다. 우기, 놀란 듯
숨을 헐떡이다가 무심코 왼손을 본다.
붕대가 감겨져 있는...

S#10. 회사 전경 (다음날)

김과장(E): 어이, 광고 기획안 정리한 거 좀 가져 와 봐.

S#11. 사무실

데스크 위에 매킨토시가 놓여져 있고 몇몇 광고 문안과 포스터 들이 걸려 있다.
우기가 김과장의 데스크 앞에 서 있고 김과장이 자판기 커피를 홀짝거리며
기획안을 뒤적거리고 있다.

김과장: (대충 훑어보며) 이번에 새로 온 이사님이 보통 깐깐해야지. 이거, 믿고 올려도 되는 거지?
우기: 네.
김과장: (얼굴을 가까이 하며 은밀하게) 어제 얼마 잃었어?
우기: 한달 점심 값 정도 날렸습니다.
김과장: 자네가 왜 안돼는지 알아? 자넨 나한테 내공이 딸려서 안돼. 포카는 기 싸움이거든.
우기: ... (못마땅한데)

이때 전화벨 소리. 김과장, 수화기를 드는

김과장: 네, 김춘굽니다. 네, 이사님... (우기에게 가라고 거만스럽게 손짓하는) 정리 다 끝났습니다. 네... 지금 올라 가겠습니다.

우기, 씁쓸하게 미소지으며 돌아서는데
왼손으로 자판기 커피잔을 건드린다.
커피잔이 쓰러지면서 기획안에 쏟아져 버리고...

김과장: (놀란 김에 수화기에 댄 채 우기에게) 야, 이 사람아!!
우기: ... (놀라는데)
김과장: (전화기에 대고) 아닙니다... 이사님한테 그런게 아니고...

김과장, 쩔쩔매는데 우기, 어쩔줄 모르고...

S#12. 이사실 복도

김과장이 이사실에서 나오면 밖에서 기다리던 우기가 얼른 따라 붙는다.
김과장, 잔뜩 부은 표정으로 걸어가는.

우기: 죄송합니다, 과장님...
김과장: (획 돌아보는) 사람이 왜 그렇게 주위가 산만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으면 사고라도 치지 말아야 할거 아냐. 그러니까 맨날 돈이나 잃고 다니지. 어휴, 답답해서 증말...

김과장이 화난 듯 돌아서서 간다.
낭패스런 표정의 우기.

S#13. 사무실

우기가 힘없이 앉아 있다.

재철: 정대리, 잠깐 이것 좀 봐 줘.
우기: 뭔데?
재철: 동경 지사에 홍보 자료 좀 보내려구 하는데 되게 복잡하네?
우기: (귀찮은 듯 컴퓨터 앞에 앉는) 왠만하면 좀 배워라, 배워. 회사돈 거 저 먹니?
재철: 난 아무래도 휴머니즘이 너무 강한가 봐. 기계라면 골치가 지끈지끈 하다니깐?
우기: 잘 봐 둬. (능숙하게 자판기를 두드리는) 설정만 제대로 해놓으면 끝 나는거야. 간단하잖아.
재철: 벌써 끝난거야?
우기: 엔터키만 치면 상황 끝이야. 봐...!

우기가 반창고를 붙인 왼손가락으로 엔터키를 누른다.
우기, 의기양양한데 갑자기 컴퓨터 화면이 깨지면서 엉망이 된다. 놀라는 재철과 우기.
재철: 이게 갑자기 왜이래?
우기: ... (놀라면서 자판기를 두드리는)
재철: 이거 에러지? 그치?
우기: 가만 좀 있어 봐.
재철: 야, 파일이나 찾아 봐. 다른 건 몰라도 자료화일 깨져버리면 골치 아 파.

우기가 심각하게 자판기를 두드려도 화면은 엉망이다.
이때 김과장이 다가와 컴퓨터를 들여다본다.
전원이 나가 버리는 컴퓨터.

재철: 뭐야, 이거? 아예 나가버렸잖아?
우기: ... (놀란 채)
재철: 자료는 무사한거야? 찾을 수 있는거야?
우기: (재철과 시선 맞추는) 글세...?
김과장: (한심한 듯) 제발 하루에 한 껀만 해. 엉? 한번 하면 실수지만 두 번하면 그게 무능이야, 알어?

S#14. 건물 로비

우기가 기운이 쭉 빠진 모습으로 퇴근하고 있다.
일각에서 우기를 발견하고 반갑게 다가와 따라붙는 지희.

지희: (나란히 걸으며) 오늘 일진이 꽤 사나왔다며?
우기: (힐끔 보고) 잔인했어. 고약할 정도로...
지희: 기운 내. 일하다 보면 실수 할 수도 있지 뭐.
우기: 실수가 아니라 무능이다. 내가 능력이 없는거래.
지희: 누가 그래? 김과장이 그래? (화가 나는) 그 사람 진짜 웃기는 사람이야? 자기 부하 잘못한걸 감싸주지는 못할 망정 여기저기 떠들고나 다니구... 증말 꼴보기 싫어 죽겠다니깐?생긴것도 느끼하게 생겨갖구...
우기: (얘가 왜 이러나 싶어 주위를 둘러보고) 야, 왜 그래? 흥분하지 마.
지희: (낚아채듯 팔장을 끼며) 따라와, 내가 기분 풀어줄테니까...남자가 그 깟 일로 목 쭉 빼고 다니는 거 보기 싫어.

지희가 씩씩하게 끌고 가면 우기, 어, 하면서 끌려가다시피

S#15. 락카페

찢어지는 듯한 음악이 흐르고 있고 플로어 위로 젊은이 신나게 춤을 추고 있다.
지희, 세련된 모습으로 테크노 댄스를 추고 있고 우기가 아무렇게나 몸을 흔들고 있다.
두 사람, 흥에 겨운 듯 즐겁게.

S#16. 동 일각

지희와 우기가 테이블로 돌아와 앉는다. 목이 마른 듯 맥주병을 들고 가볍게 부닥치고 마시는 두 사람.

지희: (큰 소리로) 어때?
우기: (큰소리로) 응? 이제 기분 풀렸어. 괜찮아.
지희: 그거 말구. 내 춤 솜씨 어떠냐구!!
우기: 어... 진짜 좋았어. 아주 섹시하던데? 난 어땠어?
지희: 특이하고 참신했어.
우기: ... (미소, 기분 좋은데)
지희: 어떻게 그런 춤이 나와? 내가 본 막춤 중에 최고였어.
우기: ... (좋았던 얼굴, 희극적으로 변하고)
지희: 그래두 섹시했어. 원래 원초적인 춤이 섹시하잖아.
우기: (가까이 오라고 손짓하면)
지희: (얼굴 가까이 하고) 왜? 풀렸던 기분, 다시 꼬였어?
우기: ... (심각하게 보다가 짓궂게) 급해. 화장실 좀 갔다올게.

지희가 피식 웃으면서 우기를 때리면 우기, 일어서서 화장실 쪽으로 간다.
지희, 음악에 맞춰서 고개를 주억거리며 맥주를 마시는데 술취한 사내 한명이 비틀거리며 다가온다.

사내: 춤 한번 춥시다.
지희: ... (대꾸를 하지 않고 외면하는)
사내: (손을 잡으며) 아까 보니까 춤이 대단하시던데 한번 추자니까.
지희: (손을 낚아채듯 빼며) 왜이래요!!

S#17. 화장실

우기가 손을 닦고 있다. 우기, 거울을 보더니 씩 웃어보고는 밖으로 나온다.

S#18. 락카페

우기가 들어서는데 지희와 사내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우기: 왜 그래? (지희에게) 아는 사람이야?
지희: 이 사람이 다짜고짜 춤추자고 귀찮게 하잖아. 어휴, 재수없어.
사내: 뭐? 야, 너 지금 뭐랬어?
지희: 이 사람이 었다 대고 반말이야?
사내: 요즘 애들은 증말 싸가지가 없다니까?
우기: 이것보세요, 아저씨. 술 드셨음 그냥 가세요.
사내: 당신은 빠져. (진희에게) 야, 너 잠깐 나와 봐.

사내가 비틀거리며 지희 쪽으로 다가서려고 하자 우기가 급하게 말리듯 왼손으로 밀어 제낀다.
사내, 기우뚱하는 듯 싶더니 테이블과 함께 와르르 무너지듯 넘어진다. 놀란 표정의 지희와 우기.

S#19. 경찰서 안 (밤)

경찰이 타이핑을 하고 있고 우기가 앉아서 조서를 꾸미는 중이다.
그 옆에서 지희가 종알대듯 앉아 있고...

지희: 이 사람은 아무 잘못 없어요. 그 사람이 먼저 술취해서 시비를 걸었 다니깐요!
경찰: 아가좀 빠져요. 어쨌든 그 사람이 다쳤으니까 이쪽이 피의자고 그 사람이 피해자야.
지희: 그런 법이 어딨어요? 원인 제공을 그쪽에서 했는데!
경찰: (무시하고, 우기에게) 계속 얘기해 봐요. 그래서 어떻게 된거요?
우기: 제가 일단 말로 점잖게 그만두라구 얘기 했어요. 근데 그 사람이 여 자한테 덤빌려구 그러잖아요. 그래서 그냥 말리면서 왼손으로 살짝...
경찰: 잠깐... 천천히 말해요. (타이핑을 하는) 왼손으로 살짝 밀쳤다...
우기: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는, 혼잣말) 왼손?
경찰: 그래서?

우기, 뭔가 이상한 생각이 난 듯 손가락에 밴드가 붙은 자신의 왼손을 들여다본다.
그 위로- 인써트 -

* 망치로 손가락을 때리는 우기.
* 운전중에 핸들을 잡은 왼손이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며 급정거를 한다.
* 왼손으로 커피잔을 툭 건드려 쓰러뜨리는.
* 컴퓨터의 엔터키를 누르는 왼손.
* 노인과 악수하는 우기의 왼손. C.U
* 놀란 듯 표정이 강렬해지는 우기와 노인의 괴기스런 미소가 번갈아 가면서...

우기: (놀라며) 왼손이야... 그 노인...
경찰: 뭔소리야?
지희: (뭔 소린가 싶어 우기를 보는)
우기: 맞아, 그 노인이야... 그 팔 없는 노인... 그 재수 없는 노인!!
지희: 노인 ...? (어이없는 듯 보는)

S#20. 병원 안 매점 (낮)

우기가 의자에 앉아 캔 음료를 하나 놓고 핸드폰으로 전화중이다.
우기: (전화중) 합의 보구 다 잘 끝났어. 그 사람도 술취해서 그렇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더라... 지희 잘못 없어. 운이 나빠서 그런거지... 그래, 만나서 얘기하자.

우기가 핸드폰을 접고 캔 음료를 한 모금 마신다.
우기, 왼손을 들여다보는

우기: (혼잣말) 그래, 맞아. 운이 없었던거야. (픽 웃는)

이때, 아기를 업은 여자가 옆자리에 앉는다. 우기, 아기를 보다가 귀여운 듯
왼손을 아기의 볼을 살짝 건드린다.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리는 아기.
우기, 깜짝 놀라며 당황하는데...

여자: (아기를 보고) 아가, 왜그래? (안고 얼르는) 애가 갑자기 왜그래?

하다가 우기를 의심스런 눈초리로 보는

우기: (당황하는) 나, 아무 짓도 안했어요? 그냥 아기가 귀여워서...
여자: (소리 버럭) 왜 남의 애는 함부로 만지고 그래요? 잘 울지도 않는 앤 데! 혹시 꼬집은거 아니예요?
우기: (당황) 꼬집다뇨... 진짜 아무 짓 안했어요. 그냥 손으로...

하다가 왼손임을 알고 얼른 손을 거둔다. 낭패스런 표정으로...

S#21. 점 집

노상에 천막을 쳐 놓은 점집이다. 점쟁이 노인이 우기의 손금을 유심히 보고 있다.

노인: 생명선 하난 잘 뻗었군. 오래 살겠어.
우기: 그런 거 말구요...
노인: 가만 좀 있어 봐. (들여다보는) 큰돈은 못 벌어도 들어오는 돈 알뜰살 뜰 모아서 평생 궁끼는 없이 살겠어. 부모 덕은 못 봐두 처가 쪽 덕 은 좀 보겠구만... 내년까지 결혼 못하면 꽤 오래 동안 혼자 살 팔자 니까 잘 생각해.
우기: 다른 건 없습니까?
노인: 다른 거라니?
우기: 그러니까, 내 손에 이상한 마가 꼈다든가, 귀신이 붙었다든가...
노인: (언성을 높히는) 젊은 사람이 왜 그 모양이야? 그런거 볼려면 무당을 찾아가. 손금은 과학이야, 과학!!
우기: 과, 과학요... 그럼 할아버진 과학자네요?
노인: 뭐야? 지금 날 갖고 노는거야? 당장 나가!!
우기: (쩔쩔매는) 네... 안녕히 계십시오.
노인: 복채는 놓구 가야할거 아냐!!
우기: (나가려다가) 네, 그럼요, 놓구 가야죠...

우기, 허겁지겁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놓는...

S#22. 설렁탕 집

막 식사를 끝낸 우기와 지희가 커피를 마시고 있다.

지희: 말두 안돼...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 괜히 이상한 사람 취급 받아.
우기: 말이 안돼는 건 나두 아는데, 이 왼손 땜에 불안해서 못살겠다니깐? 내 성격이 너무 섬세해서 그런건지...
지희: 섬세? (어이없는) 그게 어떻게 섬세한거야, 소심한거지?
우기: 쨌든 기분 나빠. 락카페에서도 봤잖아. 난 그냥 왼손으로 살짝...
지희: 그 얘기 그만 좀 해. 가뜩이나 엄마 땜에 골치 아파 죽겠는데...
우기: 엄마? 왜, 무슨 일 있었어?
지희: 자꾸 집에서 선 보라구 하잖아.
우기: 선?
지희: 그래, 선! 결혼 전제로 남녀가 만나서 요리조리 캐묻고 염탐하고 하는그런 선!
우기: (반응하고) 그래서? 선 볼려구?
지희: 내가 어디가 어때서 선보고 결혼해? 난 연애 결혼 할거야.
우기: (안심 되고) 그럼! 연애 결혼 해야지. 천하에 민지희가 선이라니... 말 두 안돼지, 그럼!
지희: 엄마한테 애인 있다고 말했어.
우기: 애인? (하다가, 장난스럽게) 그게 누군데? 너, 애인 있어?
지희: ... (본다, 약오르는) 엄마한테 뻥쳤다. 됐어? 가자. 먹은 거 다 얹히 겠다.

지희가 일어서면 우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따라간다.

S#23. 빌딩 로비

우기와 지희가 들어선다.

재철: (E) 정대리, 잠깐만!

우기, 돌아보면 재철이 급하게 뒤쫓아 온다. 지희, 먼저 가고

재철: 지금 올라갈거지? (보석함을 내놓는) 이거, 과장님한테 전해 줘. 난 또 딴데 가 봐야 되거든.
우기: 이게 뭔데?
재철: 씨에프 촬영에 쓸거야. 협찬 받은거니까 조심해서 다뤄. 이따가 촬영장에서 보자.

재철이 급하게 가면, 우기, 보석함을 받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간다.
지희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지희 옆에 다가와 서는 우기, 보면
지희가 뾰루퉁해서 서 있다.
우기, 보석함을 열어보면 진주 목걸이가 들어있다. 우기, 목걸이와 지희를 번갈아 보다가 뭔가 생각한 듯 지희의 손을 잡는다.

지희: (다른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고) 왜이래?
우기: (잡아 끌며) 따라 와!

우기가 지희를 끌고 계단 쪽으로 간다.

S#24. 비상 계단

우기가 지희의 손을 잡고 끌다시피 계단을 오른다.

지희: 왜그래, 손 좀 놓구 가! (손을 잡아 빼는)
우기: (주변을 살피고) 너, 이거 한번 걸어 볼래?
지희: (짜증나지만 호기심이 생기고) 그게 뭔데?

우기, 보석함을 열면 화려한 진주 목걸이다.

지희: (눈이 휘둥그래해 지는) 진주 목걸이 아냐? 이거 어디서 났어?
우기: 씨에프에 쓸건데 협찬받은거야. 한번 걸어 봐.
지희: 싫어. 내것두 아닌데...
우기: 괜찮아. 혹시 아냐? 어울리면 내가 하나 사줄지?
지희: (표정 밝아지고) 정말 사줄거야?
우기: 그럼, 사주고 말고! 이리 가까이 와.

우기, 왼손으로 목걸이를 들어 올리는데 진주가 영롱하다. 지희, 와, 하는 표정으로...
우기, 자랑하듯 지희 앞에서 들어 보이는데 갑자기 손에 들린 목걸이가 툭, 끊어진다.
와르르 빠져서 계단 밑으로 굴러 떨어지는 진주알들...
지희, 어머머! 놀라며 허겁지겁 진주알을 쫓아 내려 가는데...

지희: (진주알을 줏으며, 호들갑스럽게) 어떡해!! 우기씨 뭐해, 빨리 안줍고!!
우기: ... (왼손에 들려져 있는 빈 목걸이를 본다. 얼이 빠진 듯)

S#25. 거리 (늦은 저녁)

어둑해진 거리를 우기가 지친 모습으로 혼자 걷고 있다. 그 위로

김과장: (E) 언제 한번 대형 사고 칠 줄 알았어... 야, 이 사람아! 목걸이가 저절로 끊어졌다는게 말이 돼? 그게 얼마짜린지 알아? 수습할 능력도 없으면서 뭔 배짱으로 그런 사고를 쳐? 아무튼 시말서 쓸 생각하고 있어.

우기, 서서 왼손을 들여다 본다. 어이없고 답답하다.

S#26. 지희의 아파트 앞 (밤)

우기가 경비실을 기웃거리며 보면 안에 아무도 없다. 이때, 뒤에서 경비가 슬그머니 다가온다.

경비: 뭐하슈?
우기: (깜짝 놀라는, 얼떨결) 안녕하세요.
경비: 뉘신데 남의 근무지를 염탐하는거요? 여기 사시는 분은 아닌거 같은 데...
우기: 뭐 좀 여쭤보려구 그러는데요.
경비: 나한테? (우기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여쭤보슈.
우기: 여기, 팔 한짝 없는 노인 한분 계시죠? 그 분 어디 사시는지 아세요?
경비: 경찰이유?
우기: 아뇨...
경비: 그럼 빚 받으러 온 사람이구만.
우기: 아뇨, 전 그냥...
경비: 그 사람, 여기 안살아요. 가끔 빈 병이나 신문지 줏으러 왔다 갔다 하는데, 소문이 나빠서 아예 출입 못하게 했더니 며칠 통 안보이네?
우기: 소문... 이라뇨?

S#27. 근처 삼겹살 집

불판 위로 고기가 지글지글 익고 있다. 소주 한잔 마시고 입이 미어져라 쌈을 싸 먹는 경비...

경비: (우적우적 씹으며) 나두 다 귀동냥으로 안거지만 한마디로 개차반 인생이야. 그 영감이 소싯적부터 노름판에서 알아주는 타짜였다더구만. 머리두 좋고 손도 빠른데 나쁜 일에만 쓴거지 뭐. (주방쪽에다가) 여 기 소주하고 고기 좀 더 줘! (우기에게) 좀 먹으슈?
우기: 네? 아, 예... (소주를 마시는) 근데요?
경비: 손안에서 패바꾸는덴 비상한 재주를 가졌데요, 그 영감이... 그러다가 노름으로 감빵에 들어가서는 소매치기 기술까지 배워 나온거야.
우기: 소매치기요?
경비: 그 빠른 손으로 오죽했겠어? 안주머니 따는덴 기가 막혔다구 그러더 라구... 근데, 형기자요?
우기: 아녜요, 기자는 무슨...
경비: 아, 작가시구만! 그 영감 인생 제대로 캐내면 소설 몇권 분량은 그냥 나오지, 암...
우기: 한쪽 팔은 왜 없데요?
경비: 뭐, 소문에는 자기 손으로 나쁜 짓만 해서 스스로 잘라 버렸다는데 알 수 있나?
우기: 그래두, 노름에 소매치기 했다구 손까지 잘라버리겠어요?
경비: (얼굴을 가까이 하고) 나두 얼마전에 들은 얘긴데, 그 손으로 사람까지 죽였데요. 살인말야, 살인...
우기: (놀라는) 네? 사, 살인요?
경비: 한마디로 손에 저주가 붙은거지, 뭐. 난 그 영감 손만 보면 영 재수가 없어. 괜히 스치기만 해도 저주가 옮겨 붙을거 같다니깐? 원래 나쁜 기운은 전염되는거라구. 내가 쫓아 내길 잘했지. (몸서리 치는) 어휴, 불길하고 불결해!!
우기: ... (심각하다)

S#28. 아파트 근처 공원 (밤)

우기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우기: (혼잣말) 소매치기? 살인? 내가? (픽, 웃고) 말도 안돼... 허!

우기,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없다. 이때, 가로등 불빛 사이로 눈발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우기, 지희의 아파트 창 쪽을 보면 불이 켜져 있다. 우기, 창쪽을 보다가 핸드폰을 열어 누르는...

S#29. 지희의 아파트 거실

거실의 전화벨이 울리면 지희가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수화기를 든다.

지희: (급하게) 여보세요? 우기씨? 어디 있었어? 집에도 없구 핸드폰두 꺼 져 있어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눈?

벌떡 일어서서 베란다 쪽으로 간다. 눈발이 내리고 있다.

지희: 정말이네? 우기씨, 지금 어디야?
우기: (F) 여기? 지흰 날 못보지만 난 지희를 볼 수 있는 곳이야.
지희: (피, 하는 표정으로 미소) 어쨌든 안심이야. 눈보다 우기씨 목소리가 더 반갑다. 일은 잘 해결 된거지?
우기: (F) 대충... 미안하다, 지희야.
지희: 내가 더 미안해. 괜히 어린애처럼 굴어서...
우기: (F) 지희야... 눈오는 날 너한테 꼭 말할려구 했는데, 지금 해도 돼니?
지희: (올 것이 왔구나... 긴장) 무슨... 말?

S#30. 공원

우기가 베란다에 나와있는 지희를 보며 전화중이다.

우기: 난 말야... 전엔 니가 옆에 있어서 그냥 좋기만 했는데 요즘은 아냐.
지희: (F) (긴장) 그게... 무슨 말이야?
우기: 그냥 좋기만 한게 아니라 무지무지 좋다. 얼굴만 봐두 좋구, 얘기만 해두 좋구... 같이 밥만 먹어도 무지무지 좋아. 거 참 이상하지? 회사 에서 매일 보는데두 보면 볼수록 더 보고 싶어. 너, 이런 기분 아니?

S#31. 베란다

지희: ... (수화기를 들고, 얼굴이 환해지는)
우기: (F) 요즘 자꾸 안좋은 일만 생기는데 지희 니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야. 지희야, 지금 내 말 듣고 있니?
지희: ... (생각하다가) 응.

S#32. 공원

우기가 떨어지는 눈발 한가운데 핸드폰을 들고 서 있다.

우기: (핸드폰을 왼손으로 옮겨 잡으며) 그래, 나 지금 고백하는 거다. 지희 야, 나, 진지하게 말하는건데... 난 말야... 난 널...

이때, 핸드폰에서 삐, 하는 잡음과 함께 배터리 용량이 다 된 신호가 드리고

우기: 여보세요? 여보세요, 내 말 들려? 사랑한다, 지희야! (핸드폰 번호를 마구 눌러보는) 여보세요? (핸드폰을 보다가) 왜 하필이면 이럴 때 방전이야, 에이...

우기가 힘껏 던지려다가 문득 핸드폰이 왼손에 들려져 있는 것을 알아차린다.
핸드폰을 들고 있는 왼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우기.

우기: 또 왼손 너냐?

우기, 보다가 갑자기 뛰어 나간다.

S#33. 베란다

지희: 여보세요? 여보세요, 우기씨!!

지희가 핸드폰을 접고 돌아서려는데 소리치며 공원 쪽에서 달려 나오는 우기의 모습이 보인다.

우기: 사랑한다, 지희야! 사랑한다구!! 나, 정우기는 민지희를 사랑한다!! (고 함치듯) 으아!! 민지희는 내꺼다!!

지희, 놀란 듯 보다가 베란다에 턱을 괴고 우기를 본다. 우기가 어린아이처럼 벌떡 펄떡 뛰며 눈 속에서 소리를 치고 있다. 그 모습이 천천히 감동처럼 다가온다. 미소가 번지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우기를 보는

S#34. 아파트 건물 앞

우기: (소리치는) 사랑한다 지희야! 나, 여기 있다! 나 보이지? 지희야, 사랑 한다!!

지희가 베란다에서 우기를 보고 있는데 꺼졌던 아파트 불빛들이 하나 둘씩 켜진다.

목소리, 남자 (E): 어떤 미친 놈이야!!

S#35. 사무실 (다음날)

우기가 복사기 앞에서 복사를 하려다가 지희와 마주친다.

지희: 먼저 하세요.
우기: 아녜요, 먼저 하세요.

지희, 복사하는데 두 사람, 어제 일에 어색하다.

우기: (주위를 둘러보고 작게) 어젠 좀 시끄러웠지? 하필 그때 핸드폰이 방전이 되서...
지희: 그렇다고 도망을 가냐? 아파트 사람들 다 깨워놓고?
우기: (어색한 미소) 도망가긴... 그냥 할 말 다해서 간거지...
지희: (새침하게) 어제 뭐라고 그랬어? 나, 하나도 못들었어.
우기: ... (황당하게 보는)
지희: (얼굴을 가까이 하고) 다시 말해 봐. 어제 했던 말 그대루...
우기: (어이없다) 너... 여기서 얘기 하라구? 어제처럼?
지희: 귀에다가 작게...
우기: (픽, 웃고) 너, 진짜 욕심 많다.

우기가 슬쩍 주위를 보고 지희의 귓가에 입을 갔다 댄다.
조심스럽게 말하려고 하는데...

김과장 (E): 이봐, 정대리!

우기, 깜짝 놀라서 얼른 지희에게서 떨어지는데 김과장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다.
지희, 엉겹결에 인사하는

 

김과장: 민대리 김부장님 모친상 당한 거 소식 들었지? 좋은 일엔 못 가봐두 나쁜 일엔 가보는 게 사람의 도리지. 정대리, 갈거지?
우기: 가봐야죠.
지희: (우기에게) 복사 하세요... (어색하게 김과장한테 인사하고 가고)
김과장: 오늘 크게 한판 붙을 거 같으니까 판돈 좀 두둑히 마련해 놔. 저번 처럼 초장에 끝나지 말고... 이따 보자고.

김과장 가면, 우기 짜증나고 화난다.

S#36. 영안실 천막 안

우기가 사람들과 함께 카드게임을 하고 있다. 사람들, 진지하게 카드에 열중하고...
가운데에 판돈이 수북히 쌓여있고 제법 긴장감이 감도는...

사원1: (돈을 내놓는) 다섯장...
재철: (패를 덮는) 죽었어. 에이, 젠장...
우기: 들어갔습니다. (돈을 넣는)
김과장: 다섯장 받고 열장 더...
재철: 우와, 과장님이 또 치고 나오시네?
사원1: (한숨) 죽었습니다.
우기: 난 받았어요.
재철: 이번 판으로 끝나겠는데? 괜히 내가 다 긴장되네?

사원 2가 마지막 카드를 돌린다. 김과장, 카드를 쬐면 킹 하우스다.
우기, 에이스 투페어에서 긴장하며 카드를 쪼이는데...우기, 실망하는 표정으로...

김과장: 있는 돈 다 걸었어.
우기: ... (낭패스런 표정으로)
재철: 여까지 와서 뭘 고민해? 어짜피 마지막인데...
우기: (고민하다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받았습이다. 저도 손 털었어요.
김과장: (카드를 펼치며 의기 양양한) 킹 하우스!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김과장이 돈을 쓸어 담으려 하는데 우기가 체념한 듯 카드를 던진다.
이때, 마지막 카드가 에이스가 되면서...

재철: 뭐야? 풀 하우스 아냐? 야, 정대리가 이겼네?
김과장: ... (놀라는 표정으로)
우기: (표정이 굳어지는)
재철: 뭐해? 돈 안챙겨? 대단한데? 명승부야!

하는데, 김과장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쏘아보면 얼른 표정 숨긴다. 우기, 멍하고...

S#37. 거리 (병원 근처, 밤)

우기와 재철이 걸어나온다.

재철: 마지막에 김과장 표정 봤어? 야, 속이 다 후련하더라.
우기: (멍하게 걷는)
재철: 그 동안 우리가 좀 당했냐? (하다가 우기를 보는) 얼굴이 왜 그래?
우기: (멍한 채로) 패가 바뀐 거 같아.
재철: 응?
우기: 분명이 에이스가 아니었는데... 손에 든 패가 바뀌었어!!
재철: 무슨 소릴 하는거야?
우기: (왼손을 보는) 이 놈 짓이야... 이 왼손이 또 이상한 짓을 한거라구!!
재철: 너 왜 그래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우기: (소리를 지르는) 도대체 이럴 수 있는거야? 엉? 대체 왜이러는건데? 이게 말이 되냐구!!

S#38. 카페 안

우기와 재철이 술을 마시고 있다.

재철: 당연히 말이 안돼지. 문젠 간단해. 니가 잘못 본거야.
우기: 아냐, 분명히 그 패가 아니었어.
재철: 너, 혹시 중간에 있는 패 쪼인거 아냐? 손에 든 카드 보고 그러는거 아니냐구!
우기: ... (생각하다가 술잔을 들어 단숨에 마시는)
재철: 제발 심각한 일로 심각해 봐라. 너 이러면 증말 이상해 보여.
우기: 그래, 나도 내가 이상한데 니가 오죽하겠냐.
재철: 너, 내가 노름판 하우스 하나 알고 있는데 거기 한번 가볼래?
우기: ... (보는)
재철: 니 말대루 패가 바뀌어서 돈 따면 따서 좋은거구, 잃으면 그 지긋지긋한 왼손 컴플랙스에서 벗어나서 좋은거구. 어때, 한번 갈래?
우기: 관두자, 관 둬. 넌 재밌는지 몰라두 난 심각해, 임마.

S#39. 지하도 (밤)

실내등 몇 개만이 켜져 있는 황량한 지하도 안이다. 축 처진 우기가 그림자를 드리우며
다가오는데 한쪽에 거지가 모자를 눌러쓰고 앉아있다.
우기, 몇걸음 가다가 거지를 보고 다시 되돌아와 오백원짜리 동전을 꺼낸다..
동전을 던져 주려다가 왼손으로 동전을 옮긴다. 우기,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왼손으로
동전을 깡통 안에 떨구면 빈 깡통소리가 지하도안에 길게 울린다.우기, 돌아서서가면
거지가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외팔이 노인이다. 음산한 웃음으로...

S#40. 회사 복도

우기가 서류 뭉치를 들고 오는데 재철이 다가온다.

재철: 야, 정대리. 오늘 니 차 좀 빌리자.
우기: 차는 왜?
재철: 사보 인터뷰 땜에 지방에 좀 갔다와야 하는데 차가 고장이잖아. 퇴근 때까지 갔다 올테니깐 키 좀 줘 봐.
우기: (오른 손으로 서류 뭉치를 들고 왼쪽 주머니에서 키를 꺼내는) 기름 도로 채워 놔.
재철: 염녀 마. 만땅으로 꽉 채워서 줄테니까.

S#41. 사무실

매킨토시 자판기를 두드리며 편집 업무 중인 우기.
뒤로 몸을 제끼며 기지개를 켜는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든다.
우기, 갑자기 불길해진 마음에 전화기를 들어 번호를 누른다.

S#42. 국도

재철이 운전중이다. 음악을 틀어놓고 기분 좋은 듯... 이때, 핸드폰 소리가 울려서 보면
뒷자리에 아무렇게나 떨구어져 있다.재철,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뒷좌석의
핸드폰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데...앞에서 마주 오던 트럭 뒤에서 갑자기 승용차 한 대가 추월해 들어온다.
재철, 놀라며 핸들을 잡으며 얼굴 표정이 바뀌는데...

(E) 응급차 앰블런스 소리 요란하게

S#43. 병원 앞

급하게 택시가 다가와 서면 우기가 내린다. 뛰어들어가는...

S#44. 병원 병실

우기가 뛰어들어서면 재철의 침대가 비어있고 옆자리의 한 남자가 목에 붕대를 감은 채 TV를 보고 있다.

우기: 여기, 환자 어디 갔어요?
남자: ... (우기를 보다가 위쪽을 가리키는) 저 위에 올라갔수.
우기: (놀라는) 예? 올라가다뇨? 주, 죽었단 말입니까?
남자: 옥상에 가보라니깐...!!

S#45. 옥상

팔에 깁스를 한 재철이 불편한 모습으로 담배를 피고 있는 중이다. 어이없이 보는 우기.

재철: 급브레이크 밟고 핸들을 돌렸는데 논두렁으로 구른거지 뭐. 내가 운동 신경이 있으니까 망정이지 잘못했으면 니 차 타고 황천 갈뻔 했다.
우기: ... (생각하는)

인써트 - 사무실에서 재철에게 차 키를 건네는 우기의 왼손.

S#46. 레스토랑

우기와 지희가 스테이크를 썰며 식사중이다. 우기, 고기를 썰다가 손에 든 나이프를 본다. 그 위로...

경비(E): 그 손으로 사람까지 죽였데요. 살인 말야, 살인...

우기, 나이프를 천천히 자신의 목 쪽으로 가져간다. 지희, 그런 우기를 이상한 듯 보다가

지희: 뭐해?
우기: (깜짝 놀라며 얼른 나이프를 목에서 떼는) 응? 아, 아냐...
지희: 또 그 왼손땜에 그러지? 아무래도 안돼겠다. 보약이라도 한 첩 해먹여 야지.
우기: 보약?
지희: 우기씨 그러는 거, 다 지치고 기운 없어서 그래. 회사가면 거지같은 상사들한테 채이지, 술먹고 집에 들어 가봤자 다음날 국 끊여 주는 사람도 없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우기씨 구해줄 사람은 나밖에 없어.
우기: 지희야, 농담이 아니라 나 요즘 이 왼손땜에 진짜 심각해.
지희: 우연이야! 우기씨가 너무 과민해서 그래.
우기: (언성을 높히는) 한번은 우연이지만 여러 번 겹치면 그건 필연이야. 요즘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너두 알잖아.
지희: (주위를 둘러보고)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위로하듯) 됐어, 응? 됐으니깐 그 얘기 그만 하자.
우기: ... (길게 한숨)

S#47. 지희의 아파트 거실

지희가 차를 마시며 생각중이다.

우기(E): 둘 중에 하나야. 내 손에 저주가 붙었던가, 아니면 내가 특별히 이상한 놈이던가... 분명한 건 난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이란거야.

지희, 심란한데 갑자기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난다. 지희, 깜짝 놀라서 보면 우기가 못을 박아준 액자가 떨어져 박살이 나 있다.

S#48. 지하철 안 (밤)

우기가 사람들 사이에 서 있다. 일각에서 여자가 비명을 지른다.

여자: 소, 소매치기야!!

사람들, 여자 쪽으로 시선이 가는데 모자를 눌러 쓴 사내가 옆 칸으로 가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가다가 우기와 부닥친다. 다른 한쪽에서 역무원이 다가오고...
당황한 사내, 우기의 주머니에 지갑을 슬쩍 찔러 넣고 황급히 도망가는...

S#49. 지하철 역 앞 거리

걸어 나오는 우기, 무심코 주머니에 왼손을 넣는데 지갑이 잡힌다. 꺼내 보는 우기,
이게 뭔가, 하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당혹스런 표정으로... 이때 정복 경찰이 다가오면
우기, 지례 겁먹은 듯 지갑을 감추고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듯 걸어 나온다.

S#50. 다른 거리

우기가 지갑을 우체통 안에 넣는다. 심각하게 자신의 왼손을 들여다보고 있던
우기,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누른다.

우기: 나야... 너, 저번에 노름판 하우스 알고 있다고 했지? (단호하게) 거기 어디야?

S#51. 밀실 안 (밤)

우기와 사내 한 명이 카드 패를 쪼이고 있다. 팔에 깁스를 한 재철과 다른 두 명의
사내가 심각하게 보는. 우기, 담배를 물어 피고 제법 그럴싸하게...
바닥에 한 장 있는 것까지 현재 트리플이다.

사내: (앞에 있는 돈 뭉치를 던지며) 있는 돈 다 들어갔습니다.
우기: 잠깐만, 패를 보고 하겠습니다.

우기, 주문을 외듯 카드를 왼손으로 꼭 쥐고는 천천히 패를 본다. 재철, 옆에서 우기
패를 들여다 보는데...우기, 패를 보면 포카드다. 재철, 놀란 듯 표정 변하는데
우기, 낙담하며 표정이 일그러지는...

우기: 죽었습니다.
재철: ... (이런 미친놈, 하는 표정으로)

S#52. 강변

우기와 재철이 앉아있다.

재철: 너 제정신이냐? 니가 이겼는데 왜죽어?
우기: 내가 졌어.
재철: 지긴 니가 왜 져? 너, 포카드잖아. 똑같은 카드 네장! 마지막에 떴잖 아!
우기: (화를 버럭) 글세, 안 떴어! 안떴다니깐 왜 자꾸 그래! 안 떠서 죽은 거야!!
재철: (심상치 않은) 너... 너, 왜 그래?
우기: (언성을 높히는) 노름꾼, 소매치기!! 이젠 하나 남았어!!
재철: 무슨 소리야, 하나 남다니?
우기: 살인...
재철: 살인? (겁먹은) 야, 우기야... 너, 무슨 소릴 그렇게 섬뜩하게 하냐? 살인이라니?
우기: (재철을 섬뜩하게 노려보는) 이 손에 사람이 죽는댄다. 내가 사람을 죽인데...
재철: ...!!

S#53. 오피스텔 안 (낮)

우기가 단호한 표정으로 왼손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다.
붕대가 장갑처럼 두툼하게 손을 감싸고 있다... 우기, 이빨로 매듭을 묶으며 왼손을 노려본다.

우기: 이제 내 왼손은 없는거야. 이 손으로 아무것도 못해...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우기, 수화기를 드는

우기: 여보세요? 어, 지희구나? (표정이 환해지는) 삼계탕?

S#54. 지희 아파트 거실

우기가 한쪽 손으로 닭백숙을 먹고 있다. 지희, 닭고기를 뜯어 우기를 먹여주며 화기 애애하다.

지희: 손은 왜 그랬어?
우기: 그냥, 조금 다쳤어.

우기, 입을 벌려 지희가 주는 고기 한 점을 받아먹다가 지희의 왼손가락에 밴드가 붙어 있는 것을 본다.
우기: 손 왜 그래?

지희, 대답 대신 액자 쪽을 본다. 우기가 지희의 시선을 따라 보면 새 액자가 걸려 있다.

지희: 못이 빠져서 망치질 하다가 다쳤어. (손가락을 내보이며) 저번에 우기씨 다친거하고 똑같지, 그치?
우기: (툭, 웃음 터뜨리고) 그래, 미안하다. 다신 내가 지희 앞에서 왼손 얘 기 안할게, 됐냐?
지희: (손가락을 내밀며) 약속해.
우기: ... (손가락을 걸고 엄지끼리 찜하고)
지희: (미소) 잠깐만, 국물 좀 덥혀 올게.

지희가 일각으로 가서 국을 데우려고 가스렌지 레버를 돌린다. 불이 켜지지 않는...

지희: 이상하네? 우기씨, 이것 좀 봐 줘.
우기: 뭔데? (다가오는)
지희: 이게 헛돌아. 아까까지도 괜찮았는데...
우기: 비켜봐. (돌려보다가) 나사가 풀렸나본데? 드라이버 있지?

S#55. 오피스텔 (밤)

창 밖으로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우기가 침대에 벌렁 드러눕는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고 흐뭇하다. 우기, 업치락거리다가 문득 붕대를 감은 손을 본다.
서서히 표정이 굳어지는 우기... 그 위로- 인써트 -

* 우기가 붕대를 감은 손으로 가스 레인지를 고치고 있다.
* 레버를 돌리면 가스렌지 불꽃이 무섭게 일렁이는... .

우기, 벌떡 일어서서 수화기를 들고 전화벨을 누른다.

S#56. 지희의 아파트, 거실

가스렌지 위에 커피 주전가가 끓고 있고 전화벨이 울린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나며 지희가 샤워중이다.

S#57. 오피스텔

우기가 수화기를 들고 있으면 계속되는 신호음만... 우기, 더욱 불길한 생각에 수화기를 끊고
다시 전화벨을 누른다. 신호음만...

S#58. 지희 아파트

탁자 위에 벗어 놓은 지희의 옷에서 핸드폰 벨이 울린다.
가스렌지 위의 주전자가 넘치면서 불이 꺼진다. 가스가 새어나오기 시작하는...
계속되는 핸드폰 전화벨소리, 숨막히게...

S#59. 욕실 안

지희가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중이다.

S#60. 오피스텔 앞 거리

우기가 손에 감은 붕대를 풀어버리며 우산을 들고 뛰어 나온다. 택시를 잡으려는데
한 두대가 그냥 가버리자 불길하고 급하다.
우산을 던져 버리고 빈 도로를 냅다 뛰기 시작하는 우기.

S#61. 지희 아파트

가스렌지에서 계속 가스가 새나오고 있다.

S#62. 도로

우기가 허겁지겁 뛰어온다. 이때, 택시 한 대가 다가온다. 급하게 택시에 올라타는 우기.

우기: 화곡동이요. 빨리요!!

S#63. 지희의 아파트

지희가 목욕 가운 차림으로 욕실에서 나오는데 갑자기 정전이다.

지희: 비만 오면 정전이네? 라이타가 어디 있을텐데...

S#64. 지희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우기가 뛰어드는데 경비가 후래쉬를 들고 순찰 중이다.

경비: (화들짝 놀라는) 누구야? (하다가) 난 또 누구라고... 어딜 그렇게 급히 가쇼?
우기: (후래쉬를 뺏다시피) 이것 좀 빌릴게요.

경비, 어- 하는데 우기, 엘리베이터를 보면 정전이다.
마음이 급해진 우기, 계단으로 뛰기 시작한다.

S#65. 거실
깜깜한 실내. 지희가 서랍에서 라이타를 한 개 꺼낸다. 이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다급하게 울린다.

S#66. 동 밖

우기: 지희야! 나야!! 문 좀 열어봐!! (두드리는)

이때, 문이 조금 열리면 우기가 문을 활짝 열며 뛰어든다.

S#67. 아파트 안

후래쉬 불빛을 앞세우고 뛰어드는 우기.

지희: (겁먹은) 무슨 일이야? 비까지 흠뻑 맞고...

우기가 가스 벨브를 잠그고 창문을 활짝 열어 놓으며 헐떡거린다.
이때, 전기가 들어오면 지희, 그제서야 상황을 알고 자신의 손에 들려져 있는
라이터를 놀란 듯이 보는데... 우기, 지희를 힘껏 껴안는다. 바닥에 툭, 떨어지는 라이터...

S#68. 동 거실

실내등만 켜져 있는 거실...
창문으로 비가 내리고 있고 우기가 지희를 안고 소파에 비스듬이 누워 창 밖을 보고 있다.

우기: 내가 무섭지 않니?
지희: ...
우기: 난 내가 무서워. 나 때문에 누군가가 죽는다면... 그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지희 너라면... (상상하기도 싫다. 고개를 가로젓고) 차라리 내가 사라지는게 나.
지희: 사라지다니?
우기: 우리 만나지 말자. 나 땜에 니가 불행해지는 거, 나 원치 않아.
지희: (몸을 일으키고 보는) 그런 바보 같은 소리가 어딨어? 이 딴 일로 헤 어지자구? 나에 대한 감정이 그것밖에 안돼? 우기씨, 이렇게 나약하 고 못난 사람이었어?
우기: 똑같은 얘기 지루하게 반복하고 싶지 않아. (일어서는) 날 이해해줘라. 미안하다.

우기가 밖으로 나간다. 지희,
잡으려다가 잡지 못하고 주저앉는

S#69. 사무실

김과장 데스크 앞에 사직서가 놓인다. 우기가 서있고 재철이 놀란 듯 옆에 있다.

김과장: (놀라며 보는) 뭐야, 이게? 여기가 아무나 왔다가는 동네 사랑방인 줄 알아? 빨리 못 집어넣어?
우기: 죄송합니다.

우기가 돌아서서 간다.

김과장: 저런 미친... (재철에게) 뭐해, 빨리 안 데려오고!!
재철: 네? 네... (얼른 쫓아가는)

S#70. 복도

우기가 걸어나가는데 재철이 쫓아와 낚아채듯 잡는다.

재철: 너, 왜 이러냐? 차라리 외계인을 만나고 왔다면 믿겠다.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우기: 내가 못 견디겠어. 아주 미치겠다구! (손을 펼쳐 보이는) 나, 이것 땜 에 잃을 거 다 잃었어. 더 이상 잃기 싫다. 날 내 버려 둬.
재철: 어쨌든 이건 아냐. 차라리 좀 쉬어라. 휴가 내고 쉬어.
우기: ... (긴 한숨)

S#71. 옥상

우기가 담배를 물어 피며 바람을 맞고 서 있다. 지희가 다가 와 옆에 나란히 선다.

지희: 남자라는 족속들, 참 이기적이면서 단순해. 자기 고민 무거우면 쉽게 포기하면서 그게 다른 사람한테 어떤 상처로 남을지는 생각 안 해.
우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 뿐이야. 미안하다. 이기적이고 단순해서...

우기가 돌아서서 간다. 천천히 걸어 나가는데...

지희(E): 야, 정우기!!

우기, 돌아서서 보면 지희가 옥상 난간 밖의 대형 간판, 혹은 철제 계단에 발을 디디고 서 있다.

우기: (놀라며 뛰어 오는) 이게 무슨 짓이야. 빨리 못나와?
지희: (단호한 표정) 우기씨가 날 꺼내 줘.
우기: ... (오른손을 내민다.) 장난 그만 치고 어서 올라 와!
지희: 아니, 그 쪽 손 말고 왼손...
우기: 지희야, 위험해! 제발 그만 해!!
지희: 이쪽은 내가 위험하고 그쪽은 우기씨가 위험해. 우기씨, 지금 날 구해 주고 싶지? 나도 내 손으로 우기씨, 그 이상한 컴플랙스에서 꺼내주고 싶어.
우기: ... (보면)
지희: ... (단호하다)

우기가 천천히 왼손을 내민다.지희, 우기의 왼손을 잡으며 미소...
우기, 지희를 끌어 올리려는데 지희의 발이 미끄러진다. 비명을 지르며
우기의 왼손을 잡고 매달리는 지희. 위급한 상황이다.

우기: (놀라며) 꽉 잡아, 지희야!!
지희: (겁에 질린) 우기씨!!
경비(E): 그 손으로 사람까지 죽였데요... 살인말야, 살인!

- 인써트 -
* 우기의 왼손을 잡는 노인의 괴기스런 미소.

우기: (혼잣말 하듯) 안돼... 이번만은 절대 안돼... (서서히 눈물이 고이는)

우기의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진다. 지희의 얼굴로 떨어지는 우기의 눈물.
우기가 이를 악물고 지희를 끌어 올린다. 마치 초인적인 힘을 내듯 서서히 지희를 끌어 올리는 우기.
우기, 지희를 끌어 올리고 지친 듯 옆으로 벌렁 쓰러져 눕는다. 누운 우기의 얼굴로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그 위로 햇살이 눈부시게...

우기(N): 그것으로 개 같은 내 왼손에 대한 징크스는 모두 깨져 버렸다.

S#72. 커피숍 (다른 날)

우기의 왼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진다. 우기에게 반지를 끼워주는 지희.
우기, 반지 낀 손가락을 보는데...

지희: 우기씨한테 받은 보석에 비하면 내 선물이 너무 형편없어.
우기: ... (보면)
지희: 우기씨 눈물... 난 그렇게 귀하고 아름다운 보석은 첨 받아봐.
우기: ... (미소)
지희: (우기의 손을 꼭 쥐는) 난 이 왼손이 고마워. 덕분에 진짜 사랑을 찾 았거든.

S#73. 김포공항

풍선과 오색 테이프를 붙인 승용차가 서있고 재철이 뒤 트렁크를 열어 가방과 짐을 꺼낸다.
우기가 짐을 들고 지희가 가방을 건네 받는다.

재철: 무리하지 말고 잘 쉬다 와.
지희: 같다 와서 뵐게요.
우기: 오늘 고생 많았어. 고맙다.

우기가 짐 때문에 왼손을 내밀면 재철이 덥썩 잡는다.

재철: (악수하는) 집들이 확실히 하는거야?
우기: 당연하지, 임마. 갈게...

우기와 지희가 간다. 재철, 두 사람을 흐뭇하게 보다가 오른손으로 트렁크
문을 꽝, 하고 닫는데 왼손가락을 다친다. 악! 하는 비명소리에 놀라며 뒤돌아보는
우기와 지희의 놀란 표정에서 엔딩으로...
-Ending- 
 
 
 
 

 

 

 

 

 

 

 

 

 

 

 

 

 

 

 

 

 

 

 

 

 

 

 

 

 

첨부파일 개같은_나의_왼손.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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