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너는 아느냐 ③] 김수현
S# 병원전경(밤)
S# 가족 대기실.
엄마-(꼬부리고 누워 잠들어 있다)
@ 얇은 타월 같은 것 발치에 덮고/방송 날짜를 맞춰서 옷을 입어 주세요/신
문지 같은 것
깔고 자는 가족 등등..
엄마-.....
아빠-.......(옆에 앉아서 아내 하염없이 내려다 보다가 목이 메어 고개
딴 쪽으로 돌리고).... (잠시 있다가 슬그머니 일어나 나간다)
엄마-(남편 일어나는 기척에 잠이 깨어 부시시 상체 일으켜 보는)
@ 남편 꼬리와 닫히는 문.
엄마-(보며).....
S# 대기실 복도.
아빠-(바지 주머니에 손 넣고 터덜터덜 걸어나오는)......
엄마-(저만큼 대기실 문을 열고 나오는 게 보인다)......(걸음 조금 서둘러
서 남편 한 걸음 뒤에 따르는).....
S# 병원 로비
아빠-(똑같은 템포와 분위기로 걸어나오고 있고)......
엄마-.......(눈치 보며 따르는)
S# 병원 현관밖.
@ 아빠와 엄마 나오는데
@ 삑빽거리는 앰블런스 소리와 응급실에서 뛰어나오는 의사들 간호사들.
@ 동시에 총알같이 와서 멎는 앰블런스/
@ 앰블런스에서 실려나오는 만신창이로 다친 환자와 손빠르게 대처해서 싣
고 들어가는 의료진.(보고 잇는 아빠 엄마와 한 화면에서)
아빠-...(시선 땅으로 내리고)
엄마-(고개 돌려 남편 본다).....
아빠-....(그대로)
엄마-눈을 좀 부쳐얄 거 아냐.
아빠-......(땅 보면서 그대로)
S# 병원 벤치 있는 곳/
@ 부부 나란히 앉아서...
아빠-(자신의 겉옷 아내에게 씌워놓고 담배 태우면서)........그렇게 생각
하자구.... 이런 날벼락 맞는 사람들..우리 만이 아니야......화산두 터지
구..지진두 나구....물난리두 나구 불두 나구....또 전쟁두 나구.....
엄마-(남편 말 시작하면서 고개 돌려 보고 있다)......
아빠-하루에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느닷없는 벼락을 맞구/.. 쓰러져...
./.. 어쩔 수 없는 거야. 우리 재주루는 고스란히 당할 수 밖에...
엄마-(고개 앞으로 돌려 어둠 보며/소리 날락말락 숨 토해 내는)...
아빠-이 자식은 아마 처음부터....십년 동안만 우리 옆에서 이쁜 짓 하다
가... 가슴 찢어 놓구 떠나게끔...그렇게 태어난 놈일 거야...그건 저두 어
쩔 수 없는 거야...잘가라 ..좋은데 가라...우리두 별 수 없구.
엄마-......(눈물만 주르르르르).....
아빠-그렇게 마음을 다지라구........
엄마-내가 너무 인색하구 욕심많구...맘보가 나빠서 벌 받는 걸까?.
아빠-(돌아보는)
엄마-그럼 날 잡지 왜 죄 없는 우리 장수를 잡어..그게 무슨 경우야.
아빠-...쓸데없는 생각할 거 없어...(하며 어둠으로 고개)....
엄마-(흐윽 터지면서)전생에 웬수 소릴 너무 해서 이렇게 뺏어가는 거 같어
여보.(손등으로 눈물 닦아내며)입을 쥐어뜯구 싶어...정말 웬수같어서 그런
거 아닌데.. 우리 엄마한테 밤낮 듣구 컸던 소리...별 뜻두 없이 그냥 한
건데....
아빠-.....(그저 어둠 물끄러미 보며)장수 알아...나두 알구 어머니두 알
아....
엄마-(눈물 닦아내며)....
아빠-(어둠으로 고개 돌리며)장수 놈....속이.... 이쁜 자식이었지...
엄마-이쁜 걸 지나쳐 헤펐지 뭐.
아빠-뿔뿔 기어다닐 때부터 싹이 보였었어...뭐 먹다가 엎지르면 기어서 걸
레 찾으러 가구...할머니가 재채기 하면 수건 집어 주구...
엄마-당신 술 먹구 들어오면 물 갖다 주라구 물..물 그러구 당신 양말 벗겨
주구....
아빠-친구 좋아하는 거 때매 당신한테 욕 많이 먹었지..
엄마-쌀까지 퍼내는데 욕을 어떻게 안해...
아빠-장수는...어떻게 생각할까...
엄마-...(돌아 본다/무엇을)......
아빠-.....
엄마-...뭘...
아빠-(앞 보는 채)..자..장기 기증....
엄마-......(보며)
아빠-저한테는 필요없는 게....죽어가는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엄마-......(보며)
아빠-.......(그대로 앞 보며)
엄마-(고개 어둠으로 돌리며).......
S# 가족 대기실..
아빠-(양반 다리하고 앉아서 다리 가운데 두 손 집어넣고 바닥보며)..우리
한테...심장이나 간이나.... 콩팥만 바꿔 넣으면...살릴 수가 있는 가족이
있다면 어떨까...
아빠E-(벽에 등대고 두 무릎 세우고 시선 떨구고 듣고 있는 아내 위에)...
그거 주겠다는 사람 나타나기를...얼마나 애타게 바라겠니..
엄마-(아빠에게 고개가 돌아간다)...
아빠-(고개가 아내 쪽으로 돌려지면서 눈물이 돌아나면서)....아무 가치두
의미두 없는...그저 허탈하기만 한 /..개죽음으루 끝낼 게 아니라....나눠
줘서...(외면하며)딴사람이라두 살게 하는 게 장수가...세상에 나왔었던 의
미가 있는 거 아니까......(보다가 고개 돌려 바닥 보며)그런 생각이 든다.
..
엄마-.....(보며)
아빠-(그대로)장수두...싫다구 안할 거야...워낙 헤픈 놈이니까...
엄마-(고개 돌리며 입이 비죽비죽).....
아빠-당신이 싫다면 어쩔 수 없는 거지만....당신...엄마니까...
엄마-어머니는..(비질거리며)그러라구 하시겠어?
아빠-....
엄마-말씀 안드리구..우리 맘대루 그럴 수는 없잖아..어머니 초상까지 치구
싶어?.
아빠-(꽉 다문 입)......(한참만에 안보는채)당신은 어떤데...
엄마-...(아빠 보며)
S# 중환자실
장수-(눈에 안대/각종 장치/).....
@ 수술실에서 나와서 부터는 눈에 안대를 해 놓는답니다.
@ 장수의 모니터...
S# 화정의 아파트/4/5십 평 짜리)거실.
조모-(휴지로 눈을 가리고 쿨쩍이는)......
아빠-....(조모 보며).....
엄마-(장의자/조모 옆에/고개 꺾고 입 꼭 다물고 흐르는 눈물 주먹으로 닦
으며)....
가정부-(차 들고 나와 내려 놓으며 눈치보는)......(아웃 되고/그림은 그
상태로 그대로)...
아빠-....(기다리다가)엄마.
조모-(끄덕이며)그래그래........(눈물 수습해서 종이 내리며)늬들 맘 먹은
대루 해..
엄마-?....(조금 의외라 본다)
조모-그놈이..(목이 메이며/)그 짓 할려구 세상에 나왔나부다....흐으윽/
(흐느낌 들이마시는 호흡)..누구 뭐 주기 좋아하는 눔.. 뱃 속까지 남 주구
떠날라구 왔던개벼어....그 볼일 볼라구 온 눔여 그눔이.(울음이 섞이려 하
며)..
엄마-(애달픔으로 조모 보며).....
조모-(끄덕이며)그려그려....그래라...훌륭한 생각여...몸End이는..숨 끊어
지면 나무 토막이나 같은 거...죽는 사람 살리는 일이라는데 .주지 뭐.....
.그럼 우리 강아지/장수두 영 다 죽는 건 아닐 거구.....염라대왕두 우리
어린 혼백...잘 봐 주시겄지 좋은 일 하구 왔다구...
엄마-(얼굴 가리며 조모 무릎에 폭 엎어진다)....
조모-(며느리 등 쓰다듬으며)나쁜 눔..나쁜눔 같으니라구....그게 ..유별나
게두 이쁜 짓만 골라하더니 요거 밖에 안되는 명이었어어어...
아빠-(고개 옆으로 트는).........
S# 병원 중환자실 밖,
엄마-(팔짱 껴고 복도 창에서)....(바깥 내다 보며).....
S# 중환자실
아빠-....(장수 침대에 두팔 버티듯 짚고 서서).....(굵은 눈물 방울 투두
둑 떨어뜨리며 중얼거리듯/찢어지게)내 가슴을 왜 이렇게 아프게 해 이눔
아....엄마랑 할머니 가슴을...왜 이렇게 찢어 놔 이 나쁜 놈아 으응?...으
으응? 크윽 큭큭큭큭큭/
S# 흉부외과 박 박사가 있는 복도.
부부-(복도 걸어오고 있다. 부부 손 잡고 아래 보면서 묵묵히)
아빠-(박박사 방 푯말 보고 아내 돌아본다/괜찮냐는)....
엄마-....(보는/시선으로 괜찮다는)
아빠-(노크한다)...
여비서 E-네에
아빠-(문열며 엄마 돌아 본다).....
S# 박박사 방
박-.......정말...뭐라 무슨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군요...어려운 결심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부-(고개 숙이고 있는)
박-한 번 더 권유해보고 싶은 생각이 많았지만 조심스러워서요...누구/대신
부모님 설득해줄 사람 없나 안타까와만 하구 있었어요..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여러 생명 살리게 됐어요.
아빠-..예..그런데 ..이 사람이...걱정하는 게..(의사 안 보는채..)아이 모
양이...거죽으루..애 모양이..
박-아 그건 염려하지 마세요. 외형적으로 아무 이상 없게 조치를 하니까요.
아빠-(엄마 돌아보며) 그랬잖어.(그럴 거라고)
엄마-다시 볼 수는..수술하구 난 뒤에 다시는 못 보는 거
박-(오버랩)아닙니다. 영안실에서 다시 보실 수 있어요. 걱정 마세요.
아빠-그리구/..뭐뭐...드러내게 되나요.
박-상태에 따라서지요. 아직 어린 소년이구..아직까지는 상태가 양호한 편
이니까 심장/폐/
박- E-(엄마 위에)간 신장 췌장 각막
엄마-(오버랩)텅비겠네요. 다 빼내구.. 텅 비겠어요.(아무도 안 보면서)
박-(할말이 없어서 보고)....
아빠-..(엄마 보고)..
엄마-...(고개 꺾고)...(고개 숙인채)눈은요..눈 수술두 많이 한다 그러던
데..
박-예 각막이 눈이에요.
엄마-(의사 보며)그러니까 눈두 빼 간다구요.
박-(대답하기가 난처하고)
엄마-눈은 안돼요. 눈은 내버려두세요.
아빠-(무슨 말인가 하려는데).
엄마E-(아빠 위에/조금 강력해지며)눈은 안되겠어요 선생님.
엄마- 눈은 건드리지 마세요.
아빠-여보.
엄마-안보여서 어떡해. 저승길 가는데 앞이 안 보이면 어떻게 가아아(약간
터지듯)
아빠-....(아내 보며)
박-(엄마보며)
엄마-E- (두 남자 위에 연결/좀 침착해지며/감정은 같은 상태지만)몸은 빈
껍데기라두 눈은 보여얄 거 아냐. 어디루 갈지 몰라 헤매구 다니면 어떡해.
눈은 놔두세요. 눈은 건드리지 마세요 선생니임. (그러나 끝은 울음)
박-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걱정하지 마세요. 원치 않으신다면 안 합니
다.
아빠-(소리내어 우는 아내 보며)....
S# 휴게실이나 식당..
@ 창 가 자리에 물컵 하나 식 놓고 각각 멍하니 앉아 있는 부부
부부-.......
코디네이터-......(다가와 서서) 이 장수 어린이 부모님이시죠.
아빠-(엄마도 같이 올려다 보고)..예..
코디-(저는 이 병원 장기이식 위원회 코디네이터 윤 형숙입니다.....잠깐
앉겠습니다.....(웃으면 안될 것같습니다)
아빠-..예..
형숙-(엄마 보며)쉽지 않으셨을텐데...감사합니다.(목례하며)
부부-(같이 어정쩡하게 목례로 답례)
형숙-위원장님께 직접 장기기증의사 밝히셨다는데...제가 다시 한번 확인
하러 왔어요...이게 제가 하는 일이에요..
아빠-..예..
형숙-물론 많이..깊게 생각하시구 내린 결정이시겠지만...기증 의사...확실
하신 거죠..
아빠-..네..
형숙-가족이나 친척 중에 혹시 모르구 계신 분이 계시거나 장기기증에 대
해서 반대하는 분은 안 계신가요?
아빠-....(그저 보는/왜 묻는지 모르겠다)
형숙-한 분이라도 반대하는 분이 계시면 진행시킬 수가 없어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족이나 친척 중에 한 사람이 반대하고 나서서 중단하는 일도 있
거든요.
아빠-그럴 사람 없어요...
형숙-...(잠깐 보다가)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장기기증 의사 확실하신 거
죠.
엄마-(자꾸 장기어저고 하는 것도 싫다)한번 얘기했으면 됐잖아요.
형숙-알겠습니다...병원비와 장례비는 걱정 마세요. 저희 병원에서 보상해
드리니까요.
아빠-(그 따위 얘기는 들을 것도 없다. 물 컵 집어 마신다)....
엄마-(아빠가 물컵 집어 입에 대자/자신도 물 컵 집어 마신다)
형숙-아드님 덕분에 여러 사람이 새생명을 얻는다는 거 정말 뜻 있는 일이
에요. 지금 괴로우셔도..시간이 지나면 보람 느끼실 거에요...
엄마-(물컵 놓으며)그건 두구 봐야 알겠구..우리 애가 원래 주책없이 누구
뭐 주기 좋아하던 물건이라...주기 좋아하더니 결국 이렇게 되네요..
형숙-....(잠시 보다가 어렵지만)혹시..저기 장기를..사고 팔기도 한다는
얘기 들으신 적 있으세요?
아빠-....(보다가/엄마도 무심히 형숙 보고)뭐냐 그 밀매하는/밀매꾼들이
있다구 합디다. 언젠가 티비에서 보니까.
형숙-(일종의 확인/혹시 다른 대가를 바라는 건 아닌가 조금 웃으며)네 그
건 꾼들이 하는 일종의 범죄에요.. .
아빠-말세에요 뭐 팔구 사구 할 게 없어서 사람 내장을....
형숙-......네 그렇습니다
엄마-언제 쯤..하는 거에요..
형숙-(일어서며)곧 잡힐 거에요. 그 동안 너무 힘드셨을텐데 댁에 들어가
좀 쉬시면 좋을텐데..
아빠-(엉거주춤 일어나며)예..
형숙-감사합니다.
아빠-(목례)
형숙-(화면에서 아웃되고)
아빠-(도로 앉는다)...
부부-(각각 우두커니).....
S# 중환자실
의사-(챠트 보면서 장수 가슴 고집어 비튼다/무반응)
@ 뇌사 판정을 위한 검사.의자 2명
의사-(무반응 기록하고/인공호흡기 떼고 호흡관찰(무호흡/세혜부에서 피 뽑
고/인공호흡기 다시 꽂고/안대 떼어내고 동공반사 검사/차트에 기록하며)이
이지 찍고 티시디도 해 봅시다.
S# 중환자 가족 대기실
아빠-(눈감고 벽에 기대어 앉아 있고)
엄마-(누워 있다)
S# 코디네이터 방
형숙-(전화 중)...(황당한)..언제요...(닷새 됐다우).지난 번에 전화드렸을
땐 쾌활하시던데../어?게 그렇게 갑자기.........너무 죄송합니다. 빨리
못찾아 드려서....죄송해요 아주머니. . 어?게 일이....네 죄송해요..정말
죄송합니다...네..네..안녕히 계세요...(전화 끊고)......
S# 장기이식위원회.(수혜자 결정 위원회)
@일반외과 닥터/흉부외과 닥터/신경외과 닥터/위원장-(박박사)/형숙.
형숙-장기기증 뇌사자는 이 장수라는 어린이로/.10세.1989년 2월 17일 생으
로 지난 11월 7일 오전 10시 반 경에 동네 큰 길에서 인도로 뛰어든 택시
티에이로 응급실로 들어와 에스디에치로 오피 받았지만 뇌사상태에 빠졌고/
보호자가 장기기증을 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가족으로는 부모와 할머님
이 계시고 가족 모두 동의했으며 부모 다 순수하고 별다른 말썽의 소지는
없어 보입니다. 뇌사 판정은 신경과 이영범 선생님과 마취과 한정래 선생님
이 해주셨습니다.
이 영범-(신경외과)1차 놔사 판정은 99년 11월 12일 오전 11시 30분에 했고
2차 판정은 같은 날 오후 5시 30분에 했는데 뇌사가 분명합니다. 이이지 상
으로도 확실하고요.
박-지금 환자 상태는 바이탈도 스테이블하고 하트레이트도 80으로 유지되고
있고/에코상 엘브이이에프 70퍼센트/월 모션도 노말이고 이케이지에서는 사
이누스 리듬 보이고 있고/에이비지에이상 피에이오투도 100이상으로 상태
좋은 편이에요./페리카디악 없고 에퓨전도 없고/엠알/티알/에이아이에 다
문제 없으며/보스 렁에 뉴모니아도 없어 하트와 렁은 정상인 상탭니다. 일
반외과는 어때요.
일반외과 닥터-리버는 에스지오피/지피티/다 노말 레인지고 어브도미날 소
노상도 노말입니다. 엔자임도 노말이라 리버는 별문제 없습니다.그리고..유
린 아웃풋이 시간 당 100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어 유린 플로어도 좋습니다.
비유엔 크레아타닌치도 노말 레인지구요.키드니도 가능하겠습니다.
박-기증자 블러드 타입이 에이 형이고 열 살이라 하트와 렁은 이 연주가 좋
겠는데요..
형숙-네 저도 그 애 생각 했습니다.
박-.(의사들에게)지난 번 수술 받으러 들어왔다가 마지막에 뇌사자 부모가
맘 바꾸는 바람에 못한 애 말요. 부모 슬프게 하면서 사느니 차라리 죽고
싶단다는 소녀요.(의사들에게 말하고 코티에게)환자한테 연락하고/리버는/
형숙-리버는 마침 기증자와 맞는 환자 분이 있어서 조금 전에 전화드렸는데
/위원회 열리기 전이라 안부 전환 척하고 했는데...닷새 전에 돌아가셨대
요. 저희 병원에는 현재 인디케이션 환자가 없고/ 다른 병원에 알아보겠습
니다. 그리고 키드니는 송병수/남정희/김병주/한혜자 환자가 혈액형하고 에
치엘에이 타입이 적합하게 나왔습니다.
박-그 네사람 다 연락해서 사이토톡신 안티바디 테스트해서 두 사람 골라
요.
형숙-그렇게 하겠습니다.
S# 중환자 가족 대기실 복도.
박-(엄마 아빠 두 사람 세워 놓고)여섯 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친 뇌사
판정이 끝났습니다. 수혜자 결정 회의도 마쳤고...가능하면 내일 오후에 수
술로 들어갈까 해요.
엄마-(조금 움직여 남편 등에 이마 붙이고)
아빠-(/시선 피하며 끄덕이는듯)선생님 알아서 하십시오.
박-....(아빠와 엄마 보다가)그럼...(화면에서 아웃)
아빠-(들아서며 아내 등에 손 얹는다)
S# 형숙의 방
형숙-(전화하는)에치비에스에이지 네가티브/안티바디 포지티브구요시비시
상에는 헤모글로빈이 11이라 지금 펙셀 들어가고 있구요 엘렉트로는 포타슘
치가 2.3이라 포타슘 리플레이스먼트 하고 있습니다.비유엔 크레이티는 16.
12고 에스지오티 지피티는 37.14로 노말레인지구요...네..괜찮아요. 이식받
을 환자 빨리 찾아서 연락 주세요. 일단 예정은 내일 오후 4시로 잡혀있습
니다.
S# 중환자실
엄마-(장수 머리 쓰다듬으며)엄마 ..아빠랑 집에 가서 좀 씻구... 옷 갈아
입구..그러구 오께 장수야 응?.........(쓰다금다가 불현듯)어디 가 있어
이놈아....몸뚱이는 두구 어디 가 돌아다니구 있는 거냐구 망할 자식아..
S# 병원 승강기 앞.
부부-(내려서 현관 쪽으로/아빠 두어 걸음 앞 섰다가 멈춰서 기다렸다가 등
에 손 올리고).....
S# 병원 마당 입구.
부부-(묵묵히 걸어내려 오는데)
호철부부-(마주 오다가 보고 걸음 멈춘다)......
아빠-..(호철 보고 멈추어 선다).....
엄마-(?(남편 보고)
아빠-(움직여서 호철 부부 앞으로)....(그저 이윽히 보며)......오지 말랬
는데..왜 왔소.
호철-....(고개 떨구고)뇌사 결정 났다구..경찰서루 들어오라구 해서...나
중에..살구 나와서..찾아 뵙겠다구..인사나 할려구...
아빠-만나서 반가울 거 없는 사람들이 뭐하러 만나요.
차순-(울먹한 얼굴로 오버랩의 기분 발 아래 보면서)깨어 나라구 그렇게 매
일/ 잠자면서 꿈에서두 빌었는데...
엄마-(호철 보고 있다가 터진다 오버랩)조심 좀 하지요오! 초상 치구 온 사
람이 무슨 통뼈라구 운전대 잡구 나와서 천금같은 내 아들을 잡아아아!
아빠-여보.(호철에게 다가드는 아내 잡으며)
엄마-무슨 원수가 저서어!나랑 무슨 원수가 졌길래애애애애!
아빠-(엄마 떼어내려는)
엄마-(아빠 팔 떼어내려 하며)당신네두 이제 금방 자식 낳게 생겼네! 자식
나 키워 봐! 키우면서 당신이 우리한테 무슨 짓을 했나/ 사람이면 알 거야!
사람이면 알 거라구우!
차순-(엄마에게 다가들며 오버랩)잘못했어요. 우리두 너무 괴로워요 아주머
니. 정말 죽을 만큼 괴로워요. 용서해 주세요. 용서해 주세요 아주머니.(아
내 옷자락 잡고)...
엄마-(울며 차순 보며)....(원망과 동정과)...
아빠-(아내 어깨 안아 떼어내면서)갑시다...가자구.....(걷기 시작)
엄마-(남편에게 안겨 헛청헛청 걸으면서)으흐흐흐흐 으흐흐흐흐흐..
호철부부-(두 사람 가고 잇는 뒷 모습 보며).....
호철-하아(호흡 내 뿜으며 두 주먹으로 제 양 머리 옆 퍽퍽 두둘기는).....
차순-여보오...(하지 마아)/남편 두팔 잡으며)그러지 마요..그러지 말라구
우우..
S# 달리는 택시 안의 부부.
엄마-(멍하니).....(고개 꼬고 넋 나가서)
아빠-(담배 태우며)......
S# 아파트 현관 앞,
@ 들어와 멎는 택시.
아빠-(먼저 내려 엄마 내리는 것 도와 준다/탈진한 엄마)
@ 아파트로 들어가는 부부.
S# 현관 앞.
아빠-(키 꽂아 문 열고 아내 들여보낸다)
엄마-(들어가고)
S# 아파트 거실
엄마-(들어와 거실로 올라서고)
아빠-(들어오며)먼저 씻어...내가 나중에 씻을게..
엄마-(주방으로)
아빠-....(엄마 쪽 보는)
S# 주방
엄마-(냉장고에서 물병 꺼내 병째로 꿀꺽꿀컥 마시는데 터지려는 울음으로
물이 다 흘러버린다)......(그렇거나 말거나 끅끅 거리면서 물병 기울이고
있는)
아빠-.......(보며)
S# 아파트 전경(밤)
S# 욕실
아빠-(웃통 벗고 팬티 바람으로 욕실에 물 끼얹어 청소하는데/욕조 물은 빠
지고 있는 중이고/아빠는 목욕을 막 마친 상태다)
엄마-E-(통곡하는 소리)
아빠-?...(서둘러 런닝셔츠 입고 나간다)
S#거실
아빠-(욕실에서 나와 안방인가 했다가 장수 방에서 나는 소린 거 알고 잠
깐).....(동작 멈추고 잇다가 장수 방문 연다)
S# 장수의 방.
@ 방은 사고나기 직전 그대로/
엄마-(컴퓨터 껴안고 얼굴 부비면서 애끓는 통곡).....
아빠-.....(보며)...
S# 거실(시간 경과.)
엄마-(바닥에 아무렇게나 옆으로 고부리고 누워 휑한 눈)....
아빠-(부엌에서 쟁반에 라면 두 그릇 끓여 들고 나와 상에 벌여 놓는/김치
도/아내 옆으로 가 묵 아래 팔 넣어 일으키며)일어나 ...먹자 ..먹어야 살
지...죽을 수는 없잖니..(아내 손에 숟가락 쥐어주며) ..죽더라두 장수 자
알 보내주는 거 까지는 하구 죽어야지....엉?
엄마-....(휑한데서 좀 돌아 오는)..
아빠-(마주 앉으며)먹자구 엉?
엄마-그래요 먹어요...(라면 국물 먹는)....
아빠-(보다가 젓가락으로 라면 건져 올리는데)
엄마-(불현듯)목숨 참 치사하구 드러워 . 자식새끼 몸뚱이 갈라 떡돌리는
거 모양 다 나눠 준다는데/..그래두 때 되면 배는 고파..
아빠-....(보며 대꾸할 말이 없다)....
엄마-...(국물 떠 먹는)....
아빠-(먹기 시작).......(한동안 그대로)
E-현관벨.
아빠-?...누구세요!
김서방- E-네 김서방입이에요 형님.
아빠-...(무슨 일인가 잠간 생각하다가 펀듯/일어나며) 왜/..어머니한테 무
슨 일 있어?
화정 E-아녜요 문 좀 열어요 빨리.
아빠-(현관문 열고)
@ 들어오는 부부.
엄마-(김서방 때문에 마지 못해 일어나며)오셨어요..
김-예...아니 라면으루 식살하시면 어떡해요. 뭐 기운 된다구요.
화정-(그딴 얘기 할 때냐는 듯 남편 팔 잡아 당기고 앉으면서)도대체 장기
기증이 무슨 얘기유 오빠..
아빠-...(대꾸없이 앉으며)당신 먹어 얼른.
엄마-(김서방에게)앉으세요.
김-예..예..(앉으며)장모님 그러시는데
화정-(오버랩)엄마 얘기 사실이에요?(올케에게) 정말이에요?
엄마-(국물 뜨며)예에.
화정-(입 벌리고)...
김-...아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화정-(엄마에게)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오빠에게) 돌았수?
아빠-(라면 먹으며)그게 좋을 거 같어서 그렇게 했어.
화정-누구한테 좋아?아니 그렇게 죽는 것만두 불쌍하구 가여운데 끔직하게
애한테 무슨 짓이에요. 아무리 의학적으루 죽은 애라구 하지만
엄마-(시선 들어 시누이 보는 위에)
화정 E-(엄마 위에 연결)자식 몸에다 어떻게 그런 짓을 하냐구.
아빠E-개죽음 만들기 싫어 그랬어. 죽게 생긴 딴 사람 살리는 일이면 좋은
일 아냐.
화정-E-얼마 준다구 합디까.
엄마-?
아빠-?
화정-얼마 받기루 하구 내 논 거냐구요.
아빠-이 기집애가. 너 말 다했어!?
화정-장기기증 했다 그럼 다들 돈 받구 죽은 자식 팔아 먹은 줄 알아요.
엄마-(수저 놓으며/)고모..(차분하게)
화정-(상관없이)섬칫하구 무섭게 그런 짓을 왜 하냐구. 그냥 깨긋하게 화장
해 치우구 말지 뭐때매 그래. 애 불쌍하게에.
엄마-(오버랩의 기분)고모.
화정-정말 주책없구 한심해. 안돼요 못해.
엄마-(무슨 말인가 하려는데)
화정-(어조 바꿔서/)장수가 너무 가엾잖아요.
엄마-(오버랩)갑자기 우리 장수가 왜 그렇게 대단해요.
화정-?
엄마-(연결입니다)고모 우리 장수 양말 한 짝 연필 한 짝 사줘봤던 사람이
에요? 장수 돌날 입학식 날/ 고모 만원 이만원 봉투 내놨던 사람이에요. 어
쩌다 볼 일 있어 전화해두 장수 잘 있냐는 말한마디 안했던 사람이 고모에
요. 장수한테 무슨 권리루 된다 안된다에요 네?
화정-언니.
엄마-한심하다니/누가! 누가요. 수아 아빠처럼 돈 잘 못 벌어 한심해요? 우
리 못 살아 고모네 덕 본 거 있어요? 아버님 병수발 오 년에 고모 병원비
한 번 보탬되게 내 논 적 있어요?
아빠-장수야(그런 말 할 거 뭐 있어)
엄마-(치받혀서)전세 빼 월세루 나 앉구 빚져가면서 허덕거리는데두 외눈
하나 깜작 안하구 어쩌다 마지 못해 한번 오면 아버님 어머님한테 잘못한다
구 말두 안되는 생트집이나 잡았던 사람이에요 고모가!
화정-언니.
엄마-무슨 권리루 내 집일에 감놔라 대추놔라야 도대체가!
아빠-여보!(좀 강력하게)
엄마-(상관없이 연결)우리한테 한 게 뭐가 있다구!
아빠-(엄포)그만 해. 어엉?!
엄마-(누그러뜨려서)누구는 새끼 오장 들어내는 게 좋아서 하는 줄 알어요?
장수 아빠가 결정한 일이에요. 고모는 장수 아빠 한심한지 몰라두 나는 이
이
엄마E-(황당해서 보는 화정 위에)무지무지 존경해요.
엄마-어머니두 허락하셨는데 중뿔나게 왜 고모가 나서 참견이냐구.
화정-객사한데다 장기까지 빼냈다가 갈 데 못가구 해꼬지하면 어쩔려구 그
래요!
엄마-(아연)?
아빠-?(화정 보는)
화정-무섭지두 않어요? 객사 귀신이 얼마나 무섭다는데.
엄마-허.흐흐흐흐(기막혀서 웃고) 우린 안 무서워요...고모 무서워요?.왜요
?
아빠-(오버랩)내 아들이구 내가 결정했어. 너 입 다물구 다시는 왈가왈부
하지 마. 니 생각 물은 적 없잖아.(하며 일어난다)김서방 그만 데리구 가.
보기 싫어.
김-(아빠 보며 어정쩡하고)...
화정-(약 올라 오빠 치켜 보지만 도리가 없다)....
S# 주방
아빠-(들어와 냉장고에서 먹다 남은 소주 반병 꺼내서 소주 컵 두 개 찾아
들고)
S# 거실
아빠-(나와서 엄마에게 잔 하나 내밀며)한잔 마시구 잠깐 좁시다.
엄마-(순하게 잔 받아 들고)
아빠-(따르어 주고 자기 잔에도 따르고)마시자구.
엄마-(훌쩍 마신다)
아빠-(훌적 마시고/자기 잔 상에 놓고 아내 잔도 빼서 상에 놓고 아내 가볍
게 잡으며) 일어나.
엄마-(일어나 약간 헛청거리는 걸음으로 안방으로 들어가고)
아빠-(안방으로)......
화정-(닫히는 문 보며 어이가 없는데)
김-(아내 흘근 거리며)괜히 오자구 해서는
화정-꿀먹었어요? 입뒀다 뭐하구 꿔다논 보리자루에요!
김-할 말이 없잖아아아.
화정-(발끈 일어나며)미쳤어 미쳤어. 둘 다 돌았다구.
김-(일어나며)그럼 장모님두 도셨게?
화정-(벌써 현관으로 움직이다 돌아보며 눈 째지게 흘긴다)
김-(안방 의식해서 소리 조절)그 눈째가 뭐야. 존경한대잖아. 와이프한테서
(화정은 이미 나가고 있고) 존경한다 소리 듣는 남자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
다 제길할.
S# 승강기 앞.
화정-(약 올라 서 있고)
김-(승강기 앞으로 오며)그러니까 너머 나 /내 식구/내 자식만 아는 거 문
제 있다니까. 당신 문제 있어.
화정-(잡아 먹을 듯 쏘아보는)
김-솔직히 말해 봐.당신 장수 엄마 깔봤지. 깔봤다가 용코루 터졌지 아냐?
화정-(핸드백으로 남편 팬다)
S# 안방
@ 나란히 누워 천장 멀거니 보고 있는 부부....
부부-.......(멀거니)........
아빠-(돌아보며)눈 감어.
엄마-..
아빠-엉?
엄마-못 갤 거 같어.
아빠-깨워 주께.
엄마-당신이 자...내가 깨워 주께...
아빠-..그래두 내가 나...말 들어. 잠깐 눈 붙여.
엄마-(후루루루 숨 내 쉬며) 당신하구 나..같이 눈 감구 잠들어....그냥 그
대루 다시는 못깨나구... 장수랑 셋이/같이 가면 좋겠어......
아빠-......(눈 감는다)
엄마-(아빠 쪽으로 돌아 누으며 가슴에 손 얹는)
어빠-(가슴에 올려진 아내 손 잡아 주며 마주 돌아 누어 안아 주며 머리 만
지는)......
S# 빈 거실
F.O
S# 병원 전경.(오후 4시 반 경)
@ 앰블란스 들어와 멎고 장기 이식할 서울 다른 병원 이식닥터2명과 간호사
(그 병원 코디네이터) 내려 총총히 들어간다. 아이스 박스 들고.
S# 병원 옥상 헬리포트
@ 착륙하고 있는 헬기.
@ 내리는 의사 2명과 코디네이터 /아이스 박스.
S# 휴게실
아빠-(담당 경찰과 마주 앉아서 담배 태우면서 고개 젓는다)아니 나중에 딴
소리 안해요. 나두 운전으루 먹구 사는 놈인데...사람이 나빠 보이지두 않
구..
아빠-E-(보고 있는 경찰 위에)그거 처벌해서 뭐 해요...처벌하는 거 바라지
않으니까...담당자께서 잘...
아빠-어떻게 선처해 주세요. 안사람....만삭이더라구요. 가능하면 불구속으
루 아이 낳는 거두 보구...아무두 없는 모양이더라구요...가볍게 치르게 해
주십쇼...
경찰-(끄덕이며)알겠습니다..저두 보니까 사정두 아주 딱하구 사람두 선량
하구...선생님만 괜찮으시다면
아빠-(오버랩의 기분)예 괜찮습니다..괜찮아요..
경찰-그럼 피해자 불벌 의사 첨부해서 의견서 올리죠.(일어나며)
아빠-(일어나며)잘 해 주세요.부탁합니다.
경찰-(손내밀며)감사합니다.(악수하며)
아빠-수고하십시오..(양복 깨끗하게 입었다)
엄마E-여보.(조금 덜어진 출비문 족에서)
아빠-(돌아본다)
엄마-좀 와 봐야겠어요.
아빠-어 그래...그럼.
경찰-예 나가시죠.(움직이는 남자들)
경찰-(엄마에게 목례하고 먼저 빠지고)
엄마-(아빠 안 보는 채)작별 인사 하래...
아빠-..(끄덕이며 아내 어깨에 가볍게 손 얹으며 움직이는)...
S# 중환자실 복도.
@ 오고 있는 부부...(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 속도.)
아빠-(문 열어주고)..
엄마-(앞 서 들어간다)
S# 중환자실..
@ 수술실로 데리고 갈 의사 간호사 비켜 준다.
엄마-...(아들에게 가서 천천히 몸 구부리며 두 손으로 얼굴 싸쥐고 얼굴에
얼굴 붙이고)........
아빠-.....(한 화면에서 보고 있는).....
엄마-(터지는 흐느낌 필사적으로 억제하며 얼굴만 부비는)........
아빠-........(충분히 됐다 싶을 때 아내 어깨 잡아 떼어내려는)
엄마-(떼어지면서 애달프게)아가야...잘 가...좋은 데 가 행복하게 있다가
아?.. 이담이담에 새루 태어나면서 우리 셋 다시 뭉치자아?(남편에게 몸은
잡혀서 상체는 아들에게 틀어져서)그런데 너 아주 나쁜 놈야 이놈아. 너 알
어? 너 아주 나쁜 놈이라구우우우!
간호사-(엄마를 아빠 대신 안아 데리고 나가고)
아빠-......(나가는 아내 보고 있다가 아들 곁으로)...........(천천히 의
자에 앉으며 시이트 안에 손 집어 넣어 아들 손 시이트 속에서 잡고/)장수
야.....아빠 너한테 하는 일...이해하지?..이해해 주기 바래....아빠두 ...
만약에 내가 너하구 같은 처지가 되면 ....장기기증 한다구...등록할 거야.
..그러니까 너한테 물어보지두 않구 내 맘대루 했다구..아빠 미워 안하기
바래......(잡은 손 당겨 올려 입에 붙이고)..아빠 너 ..차아아암 좋아했
어.....알지?....알지?.....
S# 실려나가는 장수..
S# 다른 입원실
박-(급히 들어오며)이게 무슨 소리야 연주야...(13세 창백하고 갸냘픈 소녀
침대 옆으로 가며)수술을 안 받겠다니..얼마나 기다렸던 수술인데 갑자기
왜 심술을 피는 거야?(소녀의 엄마 낭패해서 두 손 마주 잡고 서 있고/의사
와 간호사)
소녀-...(고개 숙이고)....
박-(의자에 앉아 소녀 잡고)지난 번에 너 수술 받을려다 못 받았을 때 우리
다같이 얼마나 실망 했었니. 다행이 하느님이 우리 연주 이쁘게 보셔서 수
술 받게 됐는데 왜...왜 안 받는다는 거야.....응?
연주-갑자기 귀찮은 생각이 들어요.(고개 옆으로 돌리며)
박-.....(보다가)귀찮다니..엄마 앞에서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지이. 너때매
엄마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구 얼마나 많이 고생하셨는데....
연주-....
박-착한 딸이줄 알었는데 선생님 실망인데?.....우리 연주 이제 다른 애들
처럼 혼자서 학교 가 다른 애들 처럼 운동두 하구 공부두 열심히 하구 연애
두 하구 결혼두 할 수 있겠구나 선생님 얼마나 기쁜지 모르는데...
연주-(의사 보는)...
박-어제 밤에 선생님/연주랑 다른 수술 받을 환자들 잘 보살펴 주십시오
하나님께 오래동안 기도 했어...특히 연주 기도는 더 길게 했단 말야...
연주-....
박-엄마 속 썩이지 말구 수술 받자 응?...연주한테 심장하구 폐 선물할 어
린이 벌써 수술실 들어갔어. 얼마나 귀한 선물인데 기쁘게 감사하게 받아
야지 이게 무슨 /..너 망녕났니?
연주-.....(조금 웃는 듯하고/말끄러미 의사 보며)정말 ..운동하고 ....결
혼도 할 수 있어요?
박-그러엄. 선생님이 약속해. 문제없어.
연주-(시선 내린다)
박-하지...할 거지?
연주-...(끄덕이며)...네.
박-그럼 그래야지.(하며 일어서며)서둘러요.
의사/간호사-(재빠르게 환자 침상으로/옮길 채비)
엄마-(가슴에 손 얹고)아우우우우우우/
S# 장수의 수술실
@ 스크럽 너스2/마취과 의사//장기 갖고갈 닥터들 /장기적출 담당의들로 수
술 중에는 약 20여명이 움직인답니다.
@ 분주하게 수술 준비들 하고 있는 스탭들.(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을 병원
자문 요망)
S# 다른 방 수술실(심장 폐)
연주-(실려 들어오고 있다.)
@ 대기 중이다가 맞는 스탭들.
S# 또 다른 방.
@ 신장 이식 받을 환자 1.
@ 준비 중...
S# 또 다른 수술실
@ 신장 이식2
@ 준비 중.
S# 장수 수술실.
@ 들어오는 장기 적출 팀/흉부외과팀 3/일반외과 팀 3명.
박-(준비 마치고 약간 뒤늦게 들어오는 상황/이럴 때 지방이나 다른 병원에
서 온 의사들과 인사 안하나?..가능하다면 보충해 주시고)...준비 다 됐죠.
대답-네...(등등)
박-(움직여 팀 가운데로 들어가서)그럼...묵념합시다...
@ 일동 묵념으로...
박-시작합시다.(마취는 이미 되어 있는 상태)
일반외과 닥터-(목에서 치골 상부까지 절개하는).....
S# 영안실..
부부-(나란히 앉아서).....(각각 자기 생각에).....
***이때 장수의 영정이 있나 없나.
형숙-......(들어와서 부부 앞에)...시작했습니다.
부부-?.....(멍하니 올려다 보는)...
형숙-....(보다가 목례하고 나간다)
아빠-......(형숙 나가고 난 뒤에 고개 돌려 저쪽에 혼자 서서 쿨쩍거리며
눈물 훔치고 있는 경호를 본다)
경호-......
아빠-경호야...이리 와.....
경호-......
아빠-이리 와..
경호-...(주춤주춤 아빠 옆으로)....
엄마-(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아빠-(경호 잡아서 옆에 앉힌다)....
경호-(울며 앉혀지는).....
아빠-그래 이제...자전거 잘 탄다구?
경호-(울면서)갖다 드릴려구 했는데
아빠-(오버랩)아냐 갖구 올 거 없어...너 가져....장수 대신 타..타면서..
장수 생각 해주라...
경호-아니에요. 갖다 드릴께요.
아빠-그럴 필요 없다니까...장수두 그걸 원할 거야...
경호-이잉...잉잉잉잉..
아빠-.......(보다가)장수...너한테 좋은 친구였지?
경호-(크게 끄덕이면서)잉잉잉잉잉잉 잉잉잉잉잉
아빠-(어깨에 팔 돌리면서)울지 마...울지 마라...장수가 흉보겠다.사내 자
식이 징징거린다구...
경호-...(울음 좀 죽는).....
아빠-너는 장수/..평생 안 잊어버릴 거다. 그렇지?
경호-(끄덕인다)...
아빠-(끄덕이며)그래...잊어버리지 말구....죽는 날까지 우리 장수..기억해
주라...그래 주면 고맙겠다....
경호-....(끄덕이며 우는)
S# 수술실
@ 일사 불란하게 돌아가는 수술실(장수)
@ 흉골은 이마 잘라내졌고 드러나 있는 심장과 다른 장기.
일반외과 닥터-리버/괜찮아 보이는데요.
다른 닥터-괜찮겠어요.
@간을 조금 떼어내 일반 외과 팀에게/일반외과 닥터들 한꺼번에 나가고
@흉부외과 팀.심장 박리 시작............
S# 영안실..
아빠-(학교 선생님들 문상 받고 있는/이 대목은 알아서 해 주세요.)......
(아빠에게 인사들 챙기면 그 다음은 엄마에게들)
엄마-(그저 허리 굽혀 답례하는 정도로)....
학교친구들 이십여명-(차례로 꽃 바치고 있다)
경호-(한쪽에 있고)......
S# 수술실..
@ 흉부외과 팀 일반외과 팀 전원.. ...
@한편에서 의사 한 사람 전화하고 있다.
지방의사-예 간이 괜찮거든요? 한 **시 쯤 끝날 거 같으니까 맞춰서 준비해
주세요.(****시간 계산은 병원 자문 요청 필히!!!/수술방에 들어간 것이 오
후 4/5시라고 가정하고)
다른의사1-환자 내려 갔지? 준비 끝났어? 지금 퍼퓨전 하구 있는데 그럼 시
작한다...그래 그럼 시작하께.(끊고 스탭들 쪽으로)
@ 대동맥 크래핑.
박-사망 시간..
대답-일곱시 28분입니다.
@ 다 멈춰버린 모니터...삐이이이이이...
@ 잘게 부순 얼음 세 대야 뱃속에 쏟아 부으며 용액 주입하는/아주 빨라야
된다고 함)
S# 수술실 밖.
@ 이 장수 이름이 붙어 있는 수술실
S# 병원 전경(어둠)
S# 수술실
@ 떼어내진 장기 얼음에 싸들고 후닥탁 뛰어나가는 간호사.
S# 다른 수술실.
@ 뛰어 들어온 장기 받아 환자에게 집어 넣는 수술팀...
S# 병원 복도
지방이식팀-(계단 뛰어 오르고 있다)........
S# 헬리 포트
@ 이식팀 헬기에 오르고 헬기 이륙.....
S# 병원 앞
@ 급히 떠나는 대기 중이던 앰블런스...
S# 심장 수술 방
@ 심장 수술 마무리 하고....지켜보는
@ 뛰기 시작하는 심장/
S# 영안실..
@ 문상 온 아빠 회사 사람들/장수가 버스 회사에 갔을 때 얼쩡거리던 사람
들을 비롯해서...(알아서 하시오)
@경호와 학교 친구들은 이미 빠졌고/
@ 시장 여인들 서넛 들어오면서
여인-1-(엄마에게)아유 이게 무슨 일이유 그래애..(잡으며)쯔쯔즈쯔즈즈
엄마-글쎄요 그러네요..
여인2-할머니 어때 할머니..
엄마-말루 어?게..그렇지요 뭐..
여인2-할머니 잘 지켜 장수 엄마.가딱하면 줄초상 쳐.
엄마-예에..(하는데)
영안실 직원-(와서)전화 좀 받아 보셔야겠는데요.
엄마-?나요?
직원-네...서교동이라구..
엄마-네 고맙습니다.. 잠깐요.
@전화 있는 곳으로 온 엄마.
엄마-네에..
화정F-(좀 올라서)엄마 지금 집으루 모시는 중이에요. 다 왔어요.
엄마-왜요.
화정 F-왜요 나는 몰라요.
S# 자동차 안.(아파트 단지로 들어서는)
화정-(남편이 운전하는 운전대 옆에서 핸드폰)날이면 날마다 하루 진종일
울구 있어서 그냥 애들한테두 챙피하구 아 뭐 잘 됐어요.안 보면 나두 편해
요.(집으루 가신대요?)간다니까 모시구 나왔지 그럼 노인네 내 쫓는 줄 알
어요? 아무리 말려두 안 들어요. 노인네 쇠고집 몰루? 그런 줄 알어요.(하
고 전화 퍽 끊는다)미치겠어 정말.
조모-(딸이 전화하는 뒷좌석에서 석상처럼 창 밖보며 )
S# 영안실
엄마-(남편에게 움직여 와서)어머니 ..집으루 가셨다네..
아빠-(용출과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아내 올려다 보는).....
S# 아파트 앞.
화정-(아파트 현관으로 엄마 따라 가면서)엄마가 더 해 더/나 나쁜 년 만드
는데는 엄마가 더 하다구.
조모-...(그냥 걸어 들어가는)
화정-아무두 없는 빈 집에서 노인네 어절려구 그래요 진짜.
조모-(퍽 멈춰서며)아무두 읍는 빈집에서 혼자 실컨 울기라두 할려구 그런
다 망할 년. 우는 거두 눈치 보게 만드는 년 빌어먹을 년. 너 이년 장수 놓
친 에미 앞에서 니 새끼들하구 해해닥거리면서 어이그으으으으 인정머리 읍
는 년.(해 부치고 들어간다)
화정-(벙 찌고)
조모-(들어가며)이년아 너 내가 안 났다구 하구 싶어 이 싸가지 없는 년.
화정-.......(그저 황당)
S# 집 현관 앞.
조모-(떨리는 손으로 열쇠 꽂는데)
E-전화벨 울리는 소리..
조모-(들어간다)
S# 현관 안.거실
조모-(들어오다 보면 자기 네 집이다. 서둘러서 전화로)
조모-네에 여보세요....아이구 잔소리 말어들. 얼마나 살 거라구 나 하구
싶은대루 할겨.관둬...그래서 장수는...
S# 영안실 전화
아빠-아직..안 내려 왔어요... 엄마 혼자 어떡하시려구/......아 밥두 안
먹구 그럴 거 아니에요.엄마 병나면 나 돈 없어요..좀 봐 줘요..
S# 아파트 거실
조모--걱정 마.걱정마라. 애비야. 나 병 안나....내가 병이 나면 어떡해...
늬 두 인간 불쌍해서 병 안난다.안 날테니까 아무 걱정 말구 (울음 섞이면
서)그저 우리 장수나 끼끗하게 해서 보내애...끼끗하구 말짱하게에에에에..
(한 손으로 눈 가리며)...
S# 이식수술 중인 다른 방...
S# 영안실
장수-(들어 온다).....
부부-(아들 시신 내려다 보는).......
장수-........
엄마-(떨리는 손 뻗혀서 아이 뺨에 손 대 보는)......
아빠-(엄마 잡아 떨어지게 하면서)됐습니다...
@ 장수 옮겨지고..
엄마-(아빠 가슴에 얼굴 묻는다)...
박-(시신과 함께 들어왔다가)...모든 것이 다...잘 진행돼서...현재 다 좋
습니다...장수군 상태가 나쁘지 않아서 여러 환자한테 혜택을 주게 됐구...
수술두 다 순조로왔습니다...
아빠-..예...
박-..간은 ..전주에 있는 환자한테 이송됐고 췌장은 서울 딴 병원으루 갔어
요...신장하구 심장/폐는 우리 병원에서 했구요.
아빠-예..다 들 경과가 좋았으면 좋겠네요.
박- 이렇게 선량들 하시니...아마 다 같이 좋을 겁니다.(한편 장수 시신 안
치 끝내 주세요)..그럼.
아빠-예..
박-(영정 앞으로 가 꽃 바치고 무릎 꿇고 앉아 기도하는 것처럼 눈감고)...
........
부모-(의사 돌아보며)......
형숙-(들어오는데)....
S# 아파트 거실
조모-E-(울음 소리)..장수야아 장수야 ...이놈아아아아아아
S# 장수의 방
조모-(장수의 옷가지 껴안고 퍼지르고 앉아 우는)이제부터 내 다리는 누가
주물러 주구우우우우우 부자 돼서 애비 버스 회사 사준다더니이이이이이
(사설하며 울다가 멈추고/말하는 사설로/옷 가지 얼굴에 부치며)아이구 내
새끼..금쪽 같은 내 강아지.. 젖비린내두 채 안 가신 내 강아지이이이이이
이이이(하며 다시 시작)
S# 거실
조모-아이구 아이구우우 나 못살겠네에에에에....할미 못살겠다 장수야아아
아아아아아
S# 산에 뿌려지는 장수의 잿가루...아빠와 용출 아저씨...
S# 조모의 방.
엄마-(기어이 병이 나버린 할머니 일으켜 앉혀 기대게 해 놓고 죽 떠 먹이
는)
조모-((고개 돌리며)됐어..내가 먹으게..
엄마-가만 계세요...(떠 준다)
조모-물 먼저 먹자......
엄마-(물 대어주고)
조모-(마시는)....
엄마-(물 그릇 놓고 죽그릇 들며)어떡해요 어머니....그래두 살어야지요...
.
조모-......(물끄러미 며느리 보는)..
엄마-얼른 기운 차리세요. 애비 속 더 아프게 하지 마시구요.
조모-(한숨 토하며)그려...그려그려.. 정신 차려야지...차려서 순대 채워
장사 해야지...돈 벌어 빚 갚어야지...(하며 손이 죽 그릇으로)
엄마-지가 떠 드리께요...
조모-이리 내.할 수 있어...
엄마-....(보다가 죽그릇 상에 놓아 상 가까이 대 준다)....
조모-(먹기 시작)...
엄마-....(가만히 보다가)우리 빚이요 어머니...장수가 갚어요....
조모-?....
엄마-(울먹해지며)교통사고 보상금으루 보험회사에서.....나오는 거...우리
빚..갚구두 남어요...
조모-?....(엄마 보다가 어깨 떨어지며 고개 옆으로 돌리며 눈이 조금 뜨며
기가 막히다)......이런 눔을 봤나(아주 작게)......이런 못된 눔을 봤나..
..
엄마-(세운 한 무릎에 얼굴 붙인다).....
@ 고부-....그대로....
S# 중환자실
박-(심장 수술 받은 연주 앞에서)기분 괜찮아?
연주-네에.
박-오늘 며칠째지?
연주-....(생각하는)
박-일주일째지?
연주-네...
박-이제 며칠 안 있으면 일반병실로 옮길 거야. 좋지?.
연주-좋아요.
연주-네..엄마 저거
엄마-(숨쉬어 공 올라가게 하는 기구 집어 딸 주며)하나두 간신히 올라가던
게 올라 가요.선생님. 보여드린다구 선생님 기다렸어요.(벌써 불고 잇는
연주)..
박-네에 흠흠흠..
@ 잘 올라갓다 내려오고는 하는 기구 안의 공.
S# 골목골목 산동네를 올라오며 집 찾고 있는 아빠....
S# 어느 집 앞
아빠-(번짓수 나무 조각에 써붙인 것과 종이 조각 대조해 보고)....실례합
니다아..(문 밀고 들어간다)
호철-(마당에서 연탄 풍로에 냄비 올려 놓고 미역 빨고 있다가)?.....(놀라
서 엉거주춤 일어나며).....어..어어떻게...
아빠-(조금 웃으며)미역 만지구 있는 거 보니까 해산했군요..
호철-예..오늘 새벽에...
아빠-집에서 낳았어요?
호철-...예..(돈이 없거든)....주인 아주머니하구 동네 할머니하구...
아빠-순산했구요...
호철-예..다행이..예..
아빠-(들고 잇던 고기/미역/장각으로/과일 바구니/움직여서 툇마루에 놓으
며)일두 못하구..어렵지요...(안 보는 채)
호철-...(대답 못하고 뒷머리만 슬면서)에..뭐..예(하다가 문득)여보오.(방
앞으로 내달으며)저기 화순아...저기 자자장수 아버님 오셨는데 너 잠깐
아빠-(오버랩)아니 아니에요 그러지 마쇼. 산모를/그럴 거 없어요.
호철-아니 그래두 이건 도리가 화순아 너 뭐해.
화순-(앉은채 방문 열고 울듯한 얼굴로)...오셨어요...
아빠-(얼른 방문 닫아주며)찬 바람 들어가요. 문 닫아요..
화순 E- (방안에서)덕분에 저이 구속두 안되구...정말 ..어떻게 고마운 말
을 다 해야할지....평생...못 잊을 거에요...
아빠-흠흠...예...(하고 주머니에서 봉투 꺼내 호철 손에 쥐어주며)얼마
안되지만 연탄 사구 쌀 사구..겨울 나요.
호철-.....선선생님....
아빠-(다른 손으로 어깨 잡아 주며)애기 잘 키우구...
호철-/....(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S# 바닷가....제방 같은 곳...
아빠-(혼자 앉아서 바다를 마주하고 담배 태우고 있다.)...........(연기
내 뿜으며 문득 시선 하늘로)....
장수-(하늘에 자전거 타며 아빠에게 손 흔들며)......
아빠-..........
자막
언젠가는 나의 주치의가 나의 뇌기능이
정지했다고 단정지을 때가 올 것입니다.
살아있을 때의 나의 목적과 의욕이
정지되었다고 선언할 것입니다.
그 때 나의 침상을 죽은 자의 것으로 만들지 말고
산 자의 것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나의 눈은 해질 때 노을을,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얼굴과
여인의 눈동자 안에 감추어진 사람을
한번도 본일이 없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심장은 끝없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피는 자동차 사고로
죽음을 기다리는 청년에게 주어
그가 먼훗날 손자들의 재롱을
볼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나의 신장은 한주일 혈액 정화기에 매달려
삶을 영위하는 형제에게 주시고
나의 뼈와 근육의 섬유와 신경은
다리를 절고 다니는 아이에게 주어 걷게 하십시오.
나의 뇌세포를 도려내어
듣지 못하는 소녀가 그녀의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를
듣게 하여주십시오
그외의 나머지들은 다 태워서 재로 만들어
들꽃들이 무성히 자라도록 바람에 뿌려 주십시오.
당신이 뭔가를 매장해야 한다면
나의 실수들을, 나의 약함을,
나의 형제들에 대한 편견들을
매장해 주십시오.
나의 죄악들은 악마에게
나의 영혼은 하나님에게 돌려보내 주십시오.
우연한 기회에 나를 기억하고 싶다면
당신들이 필요한 때 한
내가 부탁한 이 모든 것들을 지켜준다면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
로버트 테스트.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