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춘향 vs 안몽룡] 유현주
씬1. 호텔 나이트클럽 앞(밤)
- 외제 오픈 카 한 대가 달려 와 멈춰 서고.
- 쏜살같이 달려오는 웨이터, 차 문을 열어준다.
- 차에서 내리는 젊은이들, 여유 있고, 잘 노는 대학가의 선수들이다.
- 그 중에도 운전석에서 내리는 채훈은 수려한 외모에 부티 나는 차림까지 단연 돋보인다. - 웨이터에게 키를 던져 주고, 친구들(준호와 방원)을 이끌고 안으로 들어가는 채훈
씬2. 나이트 클럽
- 채훈과 친구들 들어오면, 웨이터들 반색을 하며 달려온다.
- 채훈 나이트 안을 둘러보며 작업 대상을 물색하는데,
- 플로어에서 춤추고 있는 한 여자에게 필이 꽂힌다.
- 카메라 크로즈업 하면, 늘씬한 몸매에 관능적인 춤까지 한 눈에 그녀도 선수다. 그녀 이름은 한재인
- 채훈 웨이터에게 재인을 가르키며 뭔가를 말하고
씬3. 나이트 일각
- 채훈과 친구들, 재인 일행들과 합석해 있다
- 채훈 술잔을 돌리며
채훈 우리 인사나 하죠..나 몽룡 안 몽룡
재인 ..(픽 웃으며)그럼 난 춘향 노춘향
- 채훈과 재인 야릇한 눈빛을 교환하고.
- 타이틀 떠오른다.
씬 4. 플로어
- 블루스를 추는 채훈과 재인, 채훈의 자세가 점점 대담해진다.
- 하지만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인 재인
씬 5. 호텔 룸 (늦은 밤)
- 술이 취한 채훈과 재인 끌어안고 들어오고.
- 술이 취해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넘어지고, 엎어지면서도 서로에게 엉겨 붙어 키스를 하며 침대로 향한다.
씬 6. 호텔룸 (아침)
- 아침 햇살이 비춰들고.
- 채훈 잠에서 께 나른한 기지개를 켜고. 보면.
- 재인 화장대에 앉아 나갈 차비를 하고 있다
채훈 ..벌써 가게?
재인 ..
채훈 (재인 지켜보다)나 너 좋은데..우리 만날래?
재인 (일어나며)..원 나이트 스탠드 아냐?
채훈 ..보통은 그렇지만..너하고는 좀 더 만나도 좋을 거 같아서
재인 ..(대답 않고, 나가며)..(손 흔든다)
채훈 ..(속 쓰리다..급히 일어나 따라 나가며)너 매너 똥이다..해장국은 같이 먹고 가야 지..쪽 팔리게 어떻게 혼자 먹냐?
씬 7. 호텔 룸 복도
- 채훈과 재인 룸에서 나오면,
- 재인 앞에 한 남자 느닷없이 나타나 재인의 뺨을 친다. 학도다
- 재인 갑작스런 일이라 넋이 나가 있는데
학도 내가 너 같은 기집애한테 목숨을 걸었다니!..넌 걸레야!..(돌아서 가는)
재인 (그제야 정신 들고)..야!..너 뭐야?..너 나 알아?..니가 뭔데 날 때려!
- 재인 분을 이기지 못하고 학도를 쫓아가 학도의 팔을 물어뜯는다.
- 채훈 기가 질린 얼굴로 지켜보고 있는데, 채훈의 핸드폰 울린다.
씬 8. 채훈집이 있는 길(아침)
- 저택들이 모여 있는 주택가.
- 채훈의 오픈 카 전속력으로 달려와, 집의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E) 비명소리
씬 9. 안방 안
- 노기충천한 채훈부, 죽도로 채훈을 사정없이 패고 있다.
- 그 옆에 채훈모 가슴을 졸이며 지켜 보는데
- 죽도로 성이 차지 않는지 채훈부 골프채를 들고 온다.
- 채훈모 놀라 몸으로 채훈부를 막는다.
- 채훈부 어쩔 수 없이 골프채를 내려놓고,
채훈부 (천둥같은 소리)..짐싸!
채훈 (엉망으로 깨진 얼굴로 울먹이는)..
씬 11. 00사가 있는 길
-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고. 아담한 절하나가 있다
- 달려오는 차, 절 앞에 멈춰 서고.
- 차에서 내리는 채훈과 채훈부. 채훈은 여행 가방을 들고 있다
채훈부 (손을 벌리며)..지갑하고 핸드폰 내놔
채훈 ..아버지!
채훈부 (손을 번쩍 들며)맞고 줄래?..그냥 줄래?
채훈 (지갑과 핸드폰을 준다)..
채훈부 절에서는 먹여주고 재워 주니까 돈 필요 없어..공부하는 놈이 핸드폰은 더더욱 필요없고..시험 붙을 때까지는 집에 올 생각은 말아!
- 채훈부 차에 타고. 떠나가는 차
- 멀어져 가는 채훈부의 차를 야속하게 보다, 절 안으로 들어가는 채훈
씬 12. 몽타쥬
- 절 방 안. 벽에는 ‘치사해서 합격한다! 하자! 하자! 하자!’라는 글귀 붙어 있고. 머리 동여매고 공부하는 채훈.
- 가을 산. 낙엽 위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채훈.
- 눈 쌓인 계곡에서 냉수욕을 하며 공부하는 채훈
- 코피를 흘리며 응급실 베드에 실려 가면서도 공부하는 채훈
씬 13. 술집 룸 안
자막 - 3년 후.
- 채훈과 여러 사내들 접대부들을 끼고 앉아 질펀하게 놀고 있다.
채훈 야!..이렇게 밖에 못 노냐?.나 몇 년 산에 처 박혀 공부하다 몸 좀 풀러 왔는데 이렇게 밖에 못하냐?..뭐 좀 화끈한 거 없어?
사내1 화끈한 거 있지..(옆에 끼고 앉은 접대부에게)..야 가져와라
접대부1 (몽룡을 의심스럽게 보며)..괜찮아요?
사내1 걱정 마..나 저 자식 옛날부터 아는데..끝내 주게 노는 놈이지
- 접대부 잠시 밖으로 나갔다 뭔가를 가지고 들어온다.
- 채훈 긴장한 표정이다, 하지만 애써 태연한 척..
채훈 ..뭔데 이렇게 뜸을 들여!
사내1 ..조금만 기다려 천국으로 보내 줄테니까
- 접대부1, 아직도 채훈이 신경 쓰이지만, 조그만 봉지를 꺼내고 그 속에 든 알약을 술에 탄다
채훈 (과장된 큰 소리)야!..그거 엑스타시라는 거냐?..야 여기 죽인다!..죽여!
- 갑자기 룸의 문이 활짝 열리며. 쏟아져 들어오는 경찰들.
- 사람들 이리저리 몸을 피해 보지만 다 경찰들에게 잡히고
- 그 와중에도 느긋하게 술을 마시고 있는 채훈,
- 한 경찰 채훈에게도 수갑을 채우려 하면
형사1 그분은 검사님이시다..검사님 괜찮으십니까?
채훈 ..오랜만에 몸 좀 풀었죠..좋던데요
형사1 ..다음엔 제발 이러지 마십쇼..저희 검사님 때문에 힘들어 죽겠습니다
채훈 ..(씩 웃는)
- 옷깃을 휘날리며 나가는 채훈
- 채훈의 핸드폰이 울린다.
씬 14. 룸싸롱 복도
- 다른 룸에서 요란한 음악소리가 울려 나오고.
- 사내1과 접대부등이 경찰에게 끌려나가는 소란한 현장
채훈 어머니!..나 노는 거 아니라 일하는 거라구요..정말이라니까요..무슨 선을 봐요.. 저 그럴 시간 없어요..몇신데요?..알았어요..알았으니까 이제 전화 그만 하세요 (끊고)
- 채훈 짜증이나 씩씩댄다
씬 15. 호텔 커피숍
- 시계를 보며, 황급히 들어오는 채훈
- 안내 데스크에 가서 뭐라 말하면
- 여종업원 ‘한재인’이란 이름을 메모판에 써 종을 딸랑거리며 손님들 사이를 걸어가고. 그 뒤를 따라 가는 채훈.
- 저만치 한 여자가 손을 든다
씬 16. 호텔 커피숍 일각
- 여자는 씬2의 재인이다. 재인 앞에 앉는 채훈
- 재인은 긴 생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청순하고 상큼한 느낌이다.
- 채훈, 재인이 썩 마음에 든다.
채훈 (E)..오 귀여운 것..나 오늘로 화려한 싱글 접고 결혼한다
재인 (E)..죽이는데..이 누나가 많이많이 사랑해 줄게
채훈 안녕하세요
재인 ..안녕하세요
- 채훈 재인의 얼굴이 왠지 낯이 익다
채훈 ..우리 만난적 있죠?
재인 ..
- 재인도 채훈을 보면 안면이 있다. 그런데 섬광같이 떠오르는 씬3의 채훈.
- 채훈도 청순한 재인의 얼굴 위로 씬3의 재인 모습 O,L 된다.
채훈 어!..춘향! 노춘향
재인 (표정 변하며) 몽룡..안몽룡!
- 두 사람 황당한 얼굴로 한동안 서로를 본다
채훈 ..화장을 안 하니까 달라 보여요..그렇게 막 사는 분 같지 않아요
재인 ..(김 샌 얼굴)그만 일어나죠
채훈 (화가 치민다)그런데 양심 없이 여긴 왜 나오셨나?..나 바쁜 사람이야..(탁자를 내리치며)내가 오늘 이 약속때문에 하루 종일 얼마나 뛰었는지 알아?
재인 양심 없다니?..그러는 댁은?..난 댁의 어머님이 하두 말씀하셔서 어쩔 수 없이 나왔다구!
채훈 그러게 정직하게 살아야지..우리 어머니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도 나보고 선 보라고 했겠어?
재인 내가 어떤 사람인데?..당신 나 알어..우리 이름도 몰랐잖아
채훈 ..아는 거 있지!
재인 ..넌 기본이 안 돼 있다..선수들한테도 룰은 있고..화류계에도 의리는 있는 거야.. (일어나며)..우리 다시는 만나는 일 없도록 합시다
채훈 누가 할 소리..너 또 나한테 걸리면 그 때는 꽃뱀으로 확!..세상구경 못하게 해 줄테니까..조심해라!
재인 글세..그 실력으로 검사 그리 오래 하겠니..변호사 개업 할 때 연락해..화분 하나 는 보내줄게!
채훈 야!
- 재인 노기충천해 나가려 하면.
- 커피숍 손님들의 시선 다 채훈과 재인에게 쏠려 있다
- 재인 창피해 얼굴을 푹 숙이고 급히 나간다.
- 채훈도 민망해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냉수를 벌컥벌컥 마시며 분을 삭이는데. 핸드폰 울린다. 핸드폰 받는 채훈
씬 17. 일식집 룸
- 채훈과 친구들 술잔을 기울이며 식사를 하고 있다
방원 몽룡아 속 궁합도 미리 맞춰봤겠다 괜찮으면 잘 해봐라
채훈 내가 미쳤냐!..난 결혼은 조신한 여자랑 할거다..내가 처음이면 더 좋고
방원 야!..이 자식 순 도둑놈이네
채훈 ..그럼 넌 선수라는 거 알면서 결혼할거냐?
방원 ..아니..난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잡으려고
준호 ..야 요즘은 여고생들도 못 믿어..좋은 방법이 있다..초등학교 앞에 가서 서 있다 가 예쁜 여자아이가 나오면 데리고 가서 그 꼬마가 대학 졸업할 때까지 잘 키 우는 거야..그리고 결혼하는 거지
채훈 ..결혼하기 전에 정신병원부터 가야 할 걸
방원 야!..오늘 기분도 꿀꿀한데 우리 오랜만에 물 좋은데 가서 몸이나 풀까?
준호 O.K! O.K!..내 장안의 선수들이 다 모인다는 곳을 알고 있지..Let's go!
채훈 난 안 돼..소문나면 안 좋아
준호 야! 거기 검사들 안 와..누가 널 알겠냐?..내가 책임질게(채훈을 끌고 일어나는)
채훈 (안되는데!)..
-채훈 친구들에게 이끌려 방에서 나간다
씬18. 호텔 바(밤)
- 손님들은 주로 20대 초반의 젊은이들.
- 바로 들어서는 채훈과 친구들, 이제는 이 곳의 분위기가 낯설다.
- 웨이터들도 채훈과 친구들이 썩 반갑지 않은 눈치다.
- 웨이터들의 안내를 받으며 빈 테이블을 찾아가는 데..
- 한 테이블에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바로 재인. 재인은 또래의 여자 친구들, 그리고 고등학생들로 보이는 미소년들과 합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 옆에 앉은 미소년과 팔짱까지 끼고, 다정하게 뭔가를 속삭이는 재인.
- 채훈, 재인을 한심한 눈으로 보고 서 있는데, 친구들 채훈을 빈자리로 잡아끈다.
씬 19. 바 일각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채훈과 친구들. 채훈의 시선은 자꾸 재인에게 간다.
방원 ..(재인을 가르키며)제 괜찮지..나 필 꽂혔거든..니들은 관심 꺼라!
채훈 (방원의 뒷 통수치며)..필 좋아하네!..쟤가 바로 오늘 선 본 그 여자야!..니들도 전에 만난 적 있잖아
방원 ..잉?
채훈 ..쟤 진짜 다양하게 논다
- 방원과 준호 재인을 유심히 보면. 마침 재인이 일어나 화장실 쪽으로 걸어간다.
준호 ..몸매 죽이는데..하루 종일 헬스에서 사는구만
채훈 ..그건 아닐 거야..환자 진료해야 하니까..치과의사거든
- 방원과 준호 거의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방원 그래도 그렇지 자식!..너 정말 매너 없다!..아는 사람을 만났으면 인사를 해야지
준호 내가 같다 올게..너보다는 내가 말발이 좀 되잖니!
채훈 야!..앉아라..추하다
방원 채훈아..딱 내 타입이거든..나 돈 잘 버는 여자 만나서 집에서 애 보는 게 소원 이잖냐..나 좀 밀어 줘라..응?
채훈 그건 안되지..친구가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는데 밀면 되겠냐?..곱게 술이나 마셔 라
- 준호와 방원 김 샌 얼굴로 앉고. 친구들 잔에 술을 따라 주는 채훈.
- 화장실서 자리로 돌아오던 재인, 채훈을 보고.
- 채훈을 지켜보는 재인.
씬 21. 호텔 앞.
- 술이 취해 나오는 채훈과 친구들.
- 택시가 오면, 준호와 방원 함께 타고 떠나고.
- 채훈만 남아 택시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 하얀 중형차 하나가 채훈 앞에 선다. 차창을 내리면, 운전석의 재인이 채훈을 보고 있다
재인 ..자주 뵙네요..화류계 청산 하셨다더니..여긴 어떻게..?
채훈 ..꽃뱀 잡으러 왔죠..이젠 원조교제까지 다양하게 노시더군요
재인 세상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시네요..동생 생일이라 물주로 따라 왔어요..주민등 록 등본 떼 드릴까요?
채훈 ..그럴 거까지야..원조교제는 내 관할이 아니라서
재인 ..성북동 가죠?..타세요
채훈 ..신경 쓰지 말고 가요..난 택시가 편하니까
재인 ..나도 성북동 가요..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에너지 절약 좀 하자는 거 지..다른 뜻 없어요
재인 (망설이다)..
- 채훈 차에 탄다. 출발하는 차.
씬 22. 달리는 차안
- 채훈과 재인 각자의 생각에 빠져 말이 없다
- 재인 잔머리를 열심히 굴리다, 스커트를 살짝 밀어 올려 그녀의 미끈한 다리를 도발적으로 노출시키면. 채훈 재인의 수를 안다는 듯 코웃음을 치면서도, 곁눈질로 슬쩍 슬쩍 재인의 다리를 훔쳐보며, 군침을 삼킨다.
재인 ..어머님이 궁금해 하실 텐데..뭐라고 하실 거예요?
채훈 ..?
재인 ..댁 어머님이 우리 치과 고객이시니까..내 이미지 좀 고려 해 줬으면 해서요
채훈 (이 잔머리 봐라!)..어떡하지..난 거짓말 못하거든요..그러니까 조신하게 살아야지
재인 ..그러니까..말 곱게 못하겠다고?
- 갑자기 차를 세운다.
재인 ..내려요!
채훈 ..(느물느물 웃으며)내리라면 겁나나..택시 얼마든지 있는데..잔머리 약하구만..약 해!..우리 어머니 입이 워낙 가벼우셔서 좀 시끄럽겠네..안녕!(차에서 내리는)
씬 23. 고가 위
- 채훈 재인의 차에서 잘난 척하며 내리면, 고가 위다. 당황하는 채훈. 채훈을 남겨둔 채 달리는 재인의 차. 채훈 재인의 차를 잡기 위해 달린다. 재인의 차 채훈을 약 올리듯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땀 투성이가 되어 달리는 채훈, 지쳐 주저 앉는데. 그때야 멈춰서는 재인의 차.
- 재인의 차창 열린다.
재인 말 곱게 할래?..아니면 고가 위에서 계속 뛸래?
채훈 (이를 갈며)말 곱게 할게!
재인 할게?..그건 고운말 아니지..할게요..차 타고 싶니?
채훈 (갑자기 태도 바꿔)..네..너무너무 타고 싶어요..말 곱게 할게요
재인 (참으려 하지만 픽 웃음 나오고)..타!
- 분을 삼키며 차에 타는 채훈.
씬 24. 달리는 차 안
- 오페라 카르멘중 '하바네라'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로 흐르고.
- 재인은 고소한 깨소금 맛이고. 채훈은 약이 올라 죽을 맛이다.
채훈 하바네라....막사는 걸들이 좋아하지
재인 ..(코 웃음)
채훈 ..취향이라는 게 있어?..양아치들 지들은 몰라도 옷 입는 거 똑 같거든!
재인 ..(거슬린다)
- 재인, 하바네라 CD 꺼내고, 비탈리의 샤콘느 G단조 CD를 넣는다.
채훈 ..비탈리의 샤콘느!..선수들이 작업할 때 선호하지..음악 쫙 깔아주면 분위기 죽 이거든..그런데 이 음악을 지금 왜?..혹시 나한테 작업을?
재인 ..허!..(기막혀!)
채훈 ..(느물느물 웃는)
- 재인, 샤콘드 꺼내고 다른 CD 넣는다.
씬25. 거리(늦은 밤)
- 재인의 차 달리고 있다
씬 26. 차 안
-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흐르고
- 재인 약이 올라 있고, 이죽대고 있는 채훈
채훈 (재인의 약을 올리려고)..베토벤 첼로 소나타는 샤프란과 긴스부르크가 1973년 에 녹음한게 좋지..샤프란은 청중들 보다 같은 첼리스트들이 더 매료되는 첼리 스트거든..선수가 인정하는 선수 이게 진짜지!
재인 난 샤프란은 투박해서 싫던데!..카잘스의 열정적인 연주가 더 좋아
채훈 (고개 끄덕 끄덕)그래!..그런 면이 있지..그렇지만 샤프란 만큼 개성있고 힘있는 연주자는 없을 거야
재인 ..라디오 DJ가 더 어울릴 거 같은데..직업을 잘못 선택했네!
채훈 ..음악을 일로 만들고 싶진 않으니까..살면서 도망갈 수 있는 비상구 하나는 있 어야지
재인 ..(말 되네!)
채훈 (CD케이스를 열고, 씨디를 들어보며)하바 알버스타인..저음의 보이스 칼라가 매 력 적이지
재인 난 아코디온과 바이얼린이 만들어내는 집시음악의 느낌이 좋던데
채훈 ..(제법인데)
- 채훈, 하바 알버스타인의 ‘Foreign Letters’ CD를 넣는다. 그런데 흘러나오는 곡은 심수봉의 ‘비나리’
재인 (당황해)..아니..이게 왜..(민망한 미소)내 친구한테 차를 빌려 줬더니..(얼른 CD를 꺼내려하면)
채훈 왜요 좋은데..역시 심수봉 목소리는 예술이야!
재인 (배시시 웃으며)..비나리는 정말 좋아요
채훈 ..(픽 웃고)(E)저 내숭!..그래도 웃는 건 귀엽네!
- 두 사람의 침묵 속에 심수봉의 비나리가 흐른다.
재인 ..죠지 윈스턴 공연 티켙 있는데 같이 안 갈래요?
채훈 ..그럴 시간 없는데
재인 ..싫으면 말고
채훈 ..
재인 ..
채훈 ..언젠데?
재인 ..시간 없다면서 뭘
채훈 ..누가 간댔나 날짜나 알자는 거지
재인 ..다음 주 토요일..27일
채훈 ..(고개 끄덕 끄덕)
-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씬 27. 채훈집 앞
- 달려와 멈춰서는 차.
- 차 안.
- 채훈과재인 잠시 어색하게 앉아 있다.
- 채훈 재인을 보며
채훈 ..생각보다 빨리 왔네
춘향 ..(촉촉한 눈빛으로 보며)..정말 그러네..(E)난 너 땡기는데..넌 나 안 땡기니?
- 채훈, 재인의 눈빛에 마음이 동한다.
채훈 그냥 헤어지기 섭섭한데 우리 뽀뽀나 할까?
재인 ..말도 안돼!..(E) 촌스럽긴!..그런 걸 뭘 물어보니?
- 마치 자석에 끌린 듯 서로에게 다가가는 채훈과 재인, 키스를 하고..
씬 28. 채훈집 거실(밤)
- 채훈 들어오면
- 채훈모 현관에서부터 따라오며
채훈모 지금까지 치과 선생하고 같이 있었니?
채훈 (설명하기 귀찮다)..네
채훈모 (반색하며)..잘 됐구나?..그래..니가 치과 선생 좋아할 줄 알았어
채훈 ..아니예요..좋기는!
채훈모 흥!..입에 립스틱이나 닦아!
채훈 (이크!..얼른 입술을 닦는)..
채훈모 나 배부른 며느리는 니 형수 하나로 족하다!..시간 끌 거 없이 날짜 잡자!
채훈 ..엄마는!..미쳤어요?..선수하고 결혼까지 하게
채훈부 (E)..선수?..무슨 선수?..(몽룡 실수다. 당황하는 몽룡의 얼굴 위로)..운동했어?
채훈 (채훈부 소파에 앉아 있다)..그런게 아니라..좀 논 거 같더라구요
채훈부 넌 안 놀았냐?..오죽하면 내가 절에 보냈을까..잘 만났네
채훈 ..그런 며느리 괜찮으세요?
채훈모 (채훈부의 얼굴 보며)요새 안 논 애들이 어딨어요?..그리고 난 꽉 막힌 애 보다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고 잘 노는 애들이 좋더라
채훈 (그렇게 논게 아닌데!)..
채훈부 니네 엄마 이빨 때문에 늘 고생인데..그렇게 싹싹한 치사의사 며느리 얻으면 얼 마나 좋냐?
채훈 돌팔이예요..그렇게 놀면서 무슨 공부를 했겠어요?..큰 일 나요..치과 옮기세요
채훈모 아니야..내 친구들도 다 그 치과 다니는데..꼼꼼하게 치료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 해..그 어려운 치대 공부를 놀 거 다 놀면서 했으면 정말 보통 머리 아니다..애들 은 엄마 머리 많이 닮는데..니들은 애들 공부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다
채훈 ..(황당한)
채훈부 잔소리 말아!..당신! 치과 선생만 좋다면 상견례 날짜 잡아!..(방으로 들어가는)
채훈 ..(황당하다)..아버지!
씬 29. 빌라 앞
- 재인의 차 달려와 멈춰 서고.
- 차 안. 백미러로 얼굴을 살펴보는 재인. 립스틱이 지워져 있다. 핸드백에서 립스틱을 꺼내 바르고. 차에서 내린다.
- 빌라로 들어가는 재인
씬 30. 재인집 현관/거실
- 30평 남짓한. 화이트 톤으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다
- 재인 문을 열고 들어오면.
- 거실에서 TV를 보며 재인을 기다리던 단(씬14의 미소년, 남동생이다), 일어나 재인에게로 간다
단 ..일찍일찍 좀 다녀라!..여자가 밤늦게 어딜 그렇게 싸돌아 다니노!
재인 ..(단의 목을 팔로 감으며)..너 누나한테 까불래?..내가 일찍 시집을 갔으면 너만 한 아들이 있다.
단 (재인의 팔을 간단히 풀어 버리며)..난 여자들 억센 거 딱 질색이다!..그라고 무슨 여자가 시집 가 아 낳는 얘기를 그래 쉽게 하노
재인 (황당)..너 점점 왜 그러니?
단 공연 티켙이나 도!
재인 없어!
단 내 생일 선물로 샀다면서
재인 ..다른 선물 사 줄게
단 안 된다!..가시나 하나 꼬시고 있는데..죠지 윈스턴 좋아한다더라..그 티켓 꼭 있 어야 된다
재인 야!..내가 급하니..니가 급하니..다른 공연 봐!..(방으로 들어가는)
- 단 화가 나 재인의 방문을 향해 발을 날리는데
- 방 문 열리며, 재인 나온다
- 바닥으로 넘어지는 단, 인상을 확 긁고 재인보면,
- 재인 분위기 너무 심각하다
단 ..?
재인 너..소개팅 하는데 나이트에서 만나서 놀았던 여자가 나오면 기분이 어떨 거 같 니?
단 재수없지!
재인 야! 재수 없을 거 까지 뭐 있어?..무슨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단 누나는 술 취해서 주접 떤 거 술 깬 다음에 들으면 기분 좋나?
재인 (풀 죽어)아니!..재수 없지!..(핸드백에서 공연 티켓을 꺼내 주며)..너 가라..( 힘 없이 방문 닫는)
단 ..(티켓 보며)..?
씬 31. 재인 방 (늦은 밤)
- 재인 침대에 기대어 시름에 잠겨 있다
재인 그럼..나도 재수 없어야지..그런데 왜 난 그 사람 싫지 않지..(한숨)..솔직히 버리긴 아깝지..집안 빵빵하지..쏘셜 포지숀도 괜찮지..얼굴 몸매 돼 주지..게다가 필까지 팍팍 오는데..(이불을 뒤집어 쓰고 신음)
씬 32. 음악이 있는 치과(아침)
- 환자 대기실과 진료실이 문 없이 붙어 있다.
- 출근하는 재인. 옷걸이에 걸린 의사 가운을 입고, 오디오를 켜 이루마의 CD를 넣으며..빗방울이 떨어지듯 잔잔하게 흐르는 피아노 선율.
- 간호사가 차 한잔을 가져다 테이블에 놓고 가면
- 대기실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신다
- 병원 문 열리며, 누군가 급히 들어온다
간호사 (E)아직 진료 안 보시는데요
채훈 (E) 진료 받으러 온 게 아니라..
- 채훈의 목소리에 돌아보는 재인, 얼굴에 반가움이 역력하다
재인 (관심없는 척)..웬일이세요?(E)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니?..귀여운 녀석!
채훈 ..말씀드릴게 좀 있어서요
씬 33. 치과 대기실
- 채훈과 마주 앉은 재인, 기색이 좋지 않다
재인 ..그 말하러 이렇게 아침부터 오셨어요?..안 오셔도 되는데..저도 결혼할 마음 없 거든요
채훈 ..아 그래요?..잘 됐네
재인 ..(치약 하나를 주며)..이 치약 입 냄새 없애는데 효과가 탁월하거든요..한 번 써 보세요
채훈 ..됐습니다..한재인씨가 신경 쓸 일 없을 테니까
재인 ..당연하죠..의사로서 말한 거예요..그것도 병이니까..안녕히가세요
채훈 ..(재인을 노려보다)..(문을 부서져라 닫으며 간다)
재인 (E) 감히 날 차!..용서 못하지!
- 재인 분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소파에 쿠숀을 집어 들고 문을 향해 확 던지는데. 문으로 들어오는 환자. 쿠숀을 정통으로 맞는다.
- 미안해 어쩔 줄 모르는 재인
씬 34. 한식당
- 채훈모와 재인 마주 앉았다
채훈모 채훈이가 그래요?..아직 결혼할 마음없다고?
재인 (애초롭게)..꼭 그렇게 말한 건 아니지만 느낌이 그랬어요..제가 마음에 안드시 나 봐요
채훈모 그럴리가..선생님이 잘못 알았겠지..내가 채훈이 한테 말 할테니까 한번만 더 만 나 봐요
재인 아니요..저 싫다는 사람한테 그러고 싶지 않아요..사실 제가 눈이 좀 높아서 그렇 지 저 좋다는 사람도 많아요..치과의사라고 하면 인기 짱..(웃음으로 실수를 덮으 며)좋아하더라구요..전 그런 속물들 별로지만
채훈모 ..그렇겠지..원장님 같이 고운 사람을 왜 싫다고 하겠어요
재인 ..전 어머님이 너무 좋아서 이 검사님 하고 잘 됐으면 했거든요..그런데 저하고 는 인연이 아닌가 봐요..그래도 어머니 자주 놀러 오셔야 돼요..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채훈모 (아쉬워)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안 될까?
재인 ..죄송합니다
채훈모 (E) 아휴!..복덩어리를 놓치네..그럼 그 립스틱은 어떻게 된 거야..이놈에 자식!.. 그 병 또 도진 모양이네..집에 들어오기만 해봐라
재인 ..(상처를 받은 양 애처로운 표정)(E)..너 이제 죽었다!..호호호
씬 36. 몽타쥬
- 부장 검사에게 사건을 보고하는 채훈
- 팀들과 은밀하게 작전을 모의하는.
채훈 김형사님 저항이 만만치 않을 테니까 충분한 인원 배치 하셔야합니다
계장 그럼요..한 놈도 안 놓치고 모조리 잡아 들일 테니까 걱정마십쇼
채훈 그래야죠..(팀원들 둘러보며)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겠는데 정보 유출되지 않도 록 각별히 신경 쓰셔야됩니다
채훈 핸드폰 울린다.
채훈 (핸드폰 받고)여보..(고막이 터질 것 같은 고함에 핸드폰을 때는)..아버지!
- 채훈과 채훈부 화면에 동시에
채훈부 너 까불어!..누구 맘대로 결혼을 안해!..날짜 잡아!
채훈 (식은땀 흘리며)네!..아버지..(끊고)(삐죽삐죽 웃는 직원들)..(민망하고, 분해)..(E) 너 나한테 걸리면 죽는다!
- 폐허가 된 공장, 작은 불빛이 세어 나오고. 쌓아 놓은 나무더미에 몸을 숨긴 채 잠복하고 있는 채훈과 경찰들. 채훈의 신호에 따라 공장을 덮치는 경찰들. 채훈도 공장안으로 뛰어드는데, 채훈을 향해 날아드는 주먹.
- 경찰들 조폭으로 보이는 사내들을 결박해 경찰 차에 태운다. 한쪽에 서서 그 광경을 뿌듯하게 지켜보고 있는 채훈, 그러나 얼굴은 만신창이다. 채훈 아픈 턱을 만져보면, 어금니 하나가 부러져 나온다. 빠진 이를 보며, 스스로 대견한 채훈.
씬 37. 취조실(저녁)
- 한 사내를 취조하고 있는 채훈과 형사1,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형사1 니들이 엑스타시 중국에서 들여와서 서울 부산 대구 유흥업소에 뿌린 증거가 있어!
사내 ..생사람 잡지 마십쇼..말만 민주 경찰이지..돈 없고 백 없다고 이렇게 선량한 사 람들 괴롭혀도 되는 겁니까?..법대로 하자구요..법대로!
- 채훈 화가 끓어오른다.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고 휭하니 나가는.
씬 38. 검사실(밤)
- 책상 앞에 앉은 채훈,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있다. 부러진 이는 또 왜 이리 쑤셔대는지..
- 문 열리며 형사 들어온다
채훈 (물끄러미 형사 본다)..
조사계장 (고개 젖는)..업소 애들 입을 안 엽니다 그 바닥에서 살려면..법 보다 주먹이 무 서우니까..공소장 없이는 48시간 이상 잡아 둘 수 없지 않습니까
채훈 (고개 끄덕이는)..
계장 ..검사님 오늘은 댁에 들어가 주무십시오
채훈 ..(허탈한 표정)..(겉 옷 챙겨 일어나며)..김 형사님도 그만 들어가세요..쟤들 어차 피 안 불텐데..잠 안 재우고 가혹 수사했다는 말 듣지 마시고요
- 휘적휘적 걸어나가는 채훈
- 안쓰럽게 보는 조사계장
씬 39. ‘음악이 있는 치과’가 있는 거리
- 달리는 차.
- 차 안. 지친 모습으로 운전을 하고 있는 채훈, 이가 많이 아프다.
- 저만치 ‘음악이.. 치과’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보인다.
- 채훈 치과의 불빛이 괜히 반갑다.
- 치과를 향해 달려가는 차.
씬 40. 치과 앞
- 채훈 치과 앞에 서서 망설이며 서 있다.
씬 41. 치과 안
- 대기실 소파에 재인이 커피를 마시며 앉아 있다. 재인도 몹시 지쳐 보이고, 하얀 가운 군데군데 피가 묻어 있다.
재인 (E) 한심하다..나같이 멋진 걸이 놈들이 만나 달라고 줄은 서진 않더라도..어떻 게 전화 한통 하는 놈이 없냐..내가 너무 우아를 떨었나?..쓸만한 놈이 있어야지 (처량하다)그래도 안몽룡은 괜찮았는데
- 병원문 조심스럽게 열리며 채훈 들어온다.
- 재인, 채훈을 보고 마치 유령이라도 본 듯 넋이 나간 표정이다
채훈 ..지나가다 보니까 불이 켜 있길래..사람이 그러면 안되지!
재인 ..?
채훈 ..내가 어머니한테 얼마나 당했는 줄 알아?..확 불어 버리려다가 내 인간성이 좋 아 참았다
재인 ..그 말 하려고 이 밤에 찾아 왔어요?..(너도 외로운거지)..커피 한잔 할래요?..향 이 좋은데
채훈 (소파에 슬그머니 앉는)..그런데 이 시간에 집에 안가고 뭐해요
재인 ..진료 끝나고 수술이 있었어요
채훈 ..치과도 수술해요?
재인 (일어나 주방으로 가 커피를 따라 오며)..많진 않지만 수술해요..오늘 환자는 체 질적으로 마취가 안 되는 환자라 수술이 정말 힘들었어요
- 커피잔을 채훈 앞에 놓아주다, 채훈의 부은 얼굴을 본다.
재인 얼굴이 왜 그래요?..무슨 일 있었어요?
채훈 ..험하게 살다보니..일대 십육 알아요?..조폭 열여섯 명을 한방에 날렸죠
재인 ..그 반대 아니예요?
채훈 ..(겸연쩍게 웃고)..(커피를 마시는, 입안이 쓰리다, 얼굴을 찡그리는)..
재인 ..괜찮아요?
채훈 ..자식들 무늬만 조폭이 아니더라구..주먹 한방에 그냥 어금니가 나가데!
재인 ..병원 갔어요?
채훈 그럴 시간이 어딨어요..이 바닥에서 일하다 보면..이 하나 부러진 정도는 다 그 냥 견디게 되요
재인 ..정말 무식한 소리한다..그거 그냥 두면 염증 생기고 다른 치아까지 못쓰게 되 요..어디 봐요
채훈 (겁먹은 얼굴)..아 아니예요..난 5살 이후에는 절대 치과에 안가거든요
재인 ..(기가막혀)..벌써 왔는데!..여기 치과!..설마 십육 대 일 검사께서 부러진 이 치 료하는 게 겁나시는 건 아니죠?
채훈 ..겁나요..나 되게 겁 많고 비겁하고..성질 더럽거든요..그러니까 그냥 둬요!
재인 ..(픽 웃고)..그냥 두면 안돼요..안 아프게 치료해줄 테니까 이리 와요
채훈 ..(울상)
씬42. 진료실 (늦은밤)
- 잔잔한 피아노연주가 흐르고..(김광진의 피아노 연주도 좋다)
- 채훈의 치료를 마치고 마스크를 벗는 재인
- 채훈 얼굴이 편안하다
재인 ..안 아프죠?
채훈 전혀!..야! 당신 돌팔인 줄 알았더니..생각보다 괜찮은 의사네
재인 (미소)..일단 염증이 생긴 부위는 치료했고..부리진 이는 살릴 수가 없어서 뿌리 까지 제거했어요..이제 약 드릴 테니까..드시면 염증은 가라앉을 거구요..치아가 빠진 자리에는 가치를 해놨으니까 상처가 아물면 치아를 만들어 넣어야해요..
- 채훈의 고른 숨소리가 들린다.
- 재인 채훈을 보면 잠들어 있다. 재인 잠든 채훈의 얼굴을 지켜보다, 채훈을 조용히 깨운다.
- 눈을 뜨는 채훈.
재인 여기서 자면 더 피곤해요..일어나요..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게요
- 채훈 몸을 일으키면, 채훈을 잡아주는 재인
채훈 (재인의 손을 잡고)..나 오늘 참 힘들거든..같이 있어 주지 않을래?
재인 ..싫어..내 친절은 여기까지야
채훈 ..알았다..(어깨를 늘어뜨리고 가는)
재인 (채훈에게 연민이 느껴진다)(E. 그런다고 그냥 가니?)..당신이 나 거절 했었잖 아..그렇지만 무릎 꿇고 사정 한다면 한 번 생각해 보지
채훈 (돌아서 바로 무릎 꿇는다)..제발 나 버리지 말아줘
- 채훈, 심수봉의 ‘백만송이..장미’를 그룹 ‘Tacopy’의 버전으로 장난스럽게 부르며 재인의 사랑을 구한다.
재인 (채훈이 귀엽다..웃음)..(E)그래 버리지 않을게 나도 외로우니까
씬 43. 치과 대기실
- 테이블에 맥주병 몇 개가 놓여 있고
- 소파에 안고 잠들어 있는 채훈과 재인
- 잠에서 깨는 채훈, 보면 품안에 재인이 잠들어 있다. 채훈 잠든 재인을 지켜본다. 하얀 뺨에 작은 갈색 점이 하나 보이고, 새털처럼 부드러운 머리카락 한 가닥이 이마로 흘러 내렸다. 채훈, 재인의 머리카락을 가만히 쓸어 올려 준다.
채훈 (E) 점순이구나..여자들 머리는 다 이렇게 부드럽나?..고맙다..날 받아 줘서..나 지금 길을 잃었거든..내가 무능한 걸까?..후후 잘 때는 천사 같네
- 재인 깨어 잠든 채훈을 보고 있다. 손가락으로 몽룡의 코와 입, 턱선을 만져보고, 가슴에 귀를 대어 심장이 뛰는 소리도 들어본다. 채훈, 몸을 뒤척이고. 놀라 잠든 척 눕는 재인.
재인 (E)나도 늙나 봐..내 옆에 누가 있다는 게 참 좋네..이 남자라면..이 남자라면..함 께 늙어가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씬 44. 치과 (아침)
- 대기실 소파. 재인 눈을 뜨면, 옆에 채훈은 없다. 허전한 마음에 한동안 맥없이 앉아 있다, 머리를 흔들어 털어 버리고, 씩씩하게 일어나 진료실로 간다.
- 진료실. 세면대에서 대충 세수를 하고. 커피 메이커에서 커피를 내리는데.
- 누군가 들어오는 인기척이 들린다.
- 재인 고개를 내밀어 대기실을 보면, 채훈이 빵봉지를 들고 서 있다.
씬 45. 치과 대기실
- 테이블에 커피와 빵으로 푸짐한 아침을 차려놓고 맛있게 먹고 있는 재인과 채훈.
- 재인 베이글 속에 치커리 꺼내 버리면, 채훈도 자신의 베이글에 치커리를 빼버린다
재인 ..치커리 안 먹어요?..나도 안 먹는데
채훈 ..토끼냐 아무 풀이나 다 먹게
재인 ..양파 먹어요?..싫어하면 나 줘요..난 양파는 좋아하거든
채훈 (재인의 베이글을 뺏는다)..땍! 아가씨는 양파는 먹으면 안되지..정력제거든!..내 가 먹을게!..(재인 베이글 속에 양파를 빼서 먹고 준다)
재인 (심통이 나)..뭐야!
채훈 (재인과 자신이 빼 논 치커리를 재인의 입에 밀어 넣으며)이거 먹어..이걸 먹 어야 피부가 좋아지지
재인 ..나 토끼 아냐!
- 재인 인상을 쓰면서도 채훈이 먹여주는 거라 꼭꼭 씹어 다 먹는다
채훈 ..그래도 예뻐진다니까 다 먹네
재인 ..(E)바보!..내 마음 모르겠니?
- 채훈 자상하게 재인의 입가에 묻은 빵 부스러기를 떼어주면, 새색시처럼 부끄러워하는 재인. 그런 재인이 예뻐 보이는 채훈.
재인 ..며칠 더 치료해야 되요.. 염증 치료도 해야하고..치아도 만들어 넣어야 하구
채훈 ..그럴 시간이 없어
재인 ..웬 잘난 척!..나한테 오란 말 아냐!..어디든 치과 가라구!
채훈 ..잘난 척 아냐..정말 시간이 없어..24시 치과나 있으면 모를까..죽지는 않겠지
재인 ..염증 치료 안 하면 염증이 뇌혈관까지 올라가서 죽을 수도 있어
채훈 ..겁주지 마!..죽어도 지금은 어쩔 수 없으니까
재인 ..내가 24시 할게..올 수 있는 시간에 와요
채훈 ..나한테 왜 그렇게 잘 하냐?
재인 ..좋으니까
채훈 나 좋아하지 마..말했잖아..나 너하고 결혼 안 한다고
재인 ..나도 결혼 생각 없어..나한테도 결혼은 너무 무겁거든..연애하자..싫어?
채훈 ..천사지?
재인 아니..선수!..꼭 와요..치료 안 받으면 이빨 다 빠져서 호호 할아버지 된다.
채훈 ..(픽 웃고)갈게..(손 흔들어 보이고 나가는)
재인 ..(같이 손을 흔들고)..(E)나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진 마..한 남자만 바라보고 있기엔 난 너무 멋진 걸이잖니(병원을 나가는 채훈의 뒷모습)
- 재인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기는데..
- 잠시 후. 문 열리며, 단이 화가 난 얼굴로 들어 온다
단 (재인이 있는 걸 보고)..병원에 있었나!..그럼 전화라도 해야지!..누나 니 자꾸 이 래 속 섞이면 부산에 전화한다..니 외박하는 거 알면 엄마 아버지 좋아 하시겠 다!
재인 ..(한숨)..(단의 어깨 동무를 하며)미안해 집에 가자!
단 ..(재인의 팔을 치우며)..아침부터 여자가 재수 없구로 남자 어깨를 짚나!
- 휭하니 앞 서 가는 단. 황당한 얼굴로 단을 따라가는 재인
씬46. 검사실
- 채훈 출근하면
- 조사계장 의자 몇 개를 붙여 놓고 자고 있다.
채훈 (조계를 깨우며)..김 계장님 어제도 집에 안 들어 가셨어요?
계장 (잠에서 깨며, 밝은 얼굴로)..어제 밤에 업소 애 하나가 도끼한테 약 받았다고 불었습니다
채훈 ..김 형사님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계장 ..다 잡은 놈들 풀어 줄 생각 하니까 분해서 안 되겠더라구요
채훈 ..그럼 업소 종업원 김영달부터 만나 보고 도끼 아니 강석구 영장 청구하죠
계장 ..네
- 채훈과 계장 의욕에 넘쳐 방을 나간다.
씬 47. 치과 (밤)
- 재인 대기실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본다. 문득 문득 시계를 보는 재인.
씬 48. 치과 (시간경과)
-창가를 서성이는 재인, 시계를 보고 또 본다. 한 참이 흐른 것 같아 시계 보면 겨우 몇 분이 지났을 뿐이다
씬 49. 치과 (시간경과)
- 재인, TV를 보고 있다. 그러나 잘 보면 재인이 보고있는 것은 TV 밑에 디지털 시계
씬 50. 취조실(늦은 밤)
- 채훈 피의자들과 씨름하고 있는데, 이가 아파온다. 채훈 손으로 아픈 부위를 눌러 보지만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고. 시계보면, 12시를 넘긴 시각. 채훈 망설인다.
씬 51. 치과 (늦은밤)
- 채훈 문을 열고 들어오면, 재인이 대기실 소파에 잠들어 있다.
-채훈, 재인을 보는 것만으로 통증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신기한 채훈, 재인 옆에 앉아 그녀의 잠든 모습을 감상하다
채훈 (작은 소리)..춘향아!..몽룡이가 왔다
재인 (잠에서 깨는)..왔어요..안 오는 줄 알았어..(비몽사몽 일어나 앉으며)..안 아팠어?
채훈 이도 아팠지만..눈도 아프더라?
재인 ..(놀라!)..눈이 왜?
채훈 ..너 보고 싶어서
재인 ..(좋으면서 앙탈)..아휴!..놀랐잖아
채훈 ..정말 이상하다..이가 많이 아팠는데..너 보니까 싹 났네!
재인 호호호 그래?..그러니까 나한테 반항할 생각 마..(일어나며)들어와요..치료해 줄 게
채훈 ..근데 너 잘 때 침 흘리니?
재인 (정신이 버쩍 든다. 당황하며 얼른 손으로 입가를 닦고)..
채훈 ..그 손으로 나 치료 할거지!
재인 아니..손 씻고 와야지..(세면대로 가는)
채훈 (재인을 안는다)..안 씻어도 돼..침 안 흘렸어..너 그럴 땐 소심하다
재인 ..(눈 흘기고 진료실로 가는)..(E) 자식! 순진한 척 좀 해 봤지!
채훈 ..(따라 가고)
씬 52. 채훈방
- 채훈모 양복과 와이셔츠를 집어 들고, 세탁을 해야 할지 어떨지 살펴보고. 세탁을 하기 위해 주머니에 든 물건을 꺼내 놓는데..음악이 있는 치과 약 봉투가 나온다.
- 채훈 모 이상해 약 봉투를 열어보면, 약 몇 알과 메모지가 나온다..메모지를 펴 보면, ‘진통제와 염증약은 꼭 식사 후 드셔야합니다..아무리 바빠도 꼭! 꼭! 꼭! 식사하세요!..늘 당신을 기다리는 재인’
- 채훈모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옷도 팽개쳐 놓고 급히 밖으로 나가는 채훈모
씬 53. 몽타쥬
- 진료실. 채훈모 진료대 위에 누워 있고. 재인, 채훈 모의 치아를 살핀 후
재인 괜찮은데..많이 불편하세요?
채훈모 ..아니 좀 빡빡한 거 같아서..별건 아니고..근데 우리 이 검사도 여기서 치료 받 나 봐요?
재인 ..그래요?..기억이 없는데..요즘 환자가 워낙 많아서..알아볼게요..이 검사님 이름 이 뭐였죠?
채훈모 ..(아닌가?)
- (점프) 식당. 채훈모 채훈과 식사를 하며 채훈의 기색을 살피지만, 부지런히 식사만 하고 일어나는 채훈.
채훈 ..어머니!..저 요즘 밥 먹을 시간도 없네요..먼저 일어날게요..천천히 드시고 가 세요
채훈모 ..(고개를 갸웃거리며) (E)분명 냄새가 나는데..아닌것도 같구
- (점프) 이태리 식당. 서로에게 스파게티를 먹여주며 채훈과 재인 화기애애하다
채훈 하여튼 노친네가 눈치는 빨라가지고....꼬리 안 밟혔지?
재인 그럼..내가 누구야..그런데 밟히면 안돼?
채훈 우리 모친 캐릭터 모르냐?..바로 날 잡자고할 텐데..아!..생각만 해도 머리 쥐난다.
재인 ..(기분 썩 좋지 않은)..(딴소리)이 집 스파게티 정말 맛있다
씬 54. 일식집
- 채훈모 방원를 만나고 있다.
채훈모 ..정말이야?
방원 ..그럼요..저희 한참 어울려서 다닐 때 나이트에서 만났거든요..그 때 저희가 호 텔방 까지 잡아 줬는데..알죠
채훈모 (충격)..어머!..난 놀았다고 해도 그 정돈진 몰랐지!..세상에! 내가 정신이 나갔 지..(허둥대면서 일어나며)이 일을 어쩌면 좋아..이 일을!(황급히 나가는)
방원 ..그러니까 채훈인 그 여자랑 결혼 안 한다구요..걱정 안 하셔도 되는데..
씬 55. 치과 (저녁)
- 진료실. 마지막 환자를 진료하고. 일어나는 재인. 간호사가 뒷정리를 한다.
- 재인 가운을 벗어놓고, 대기실로 나간다.
씬56. 대기실
- 재인 피곤한 얼굴로 나오면, 소파에 단이 앉아 있다.
재인 ..웬일이야?..여자 애들이 너랑 안 놀아 준데?
단 ..되도 않는 말 말고 진료 끝났으면 가자..엄마가 그라는데..바가지하고 가스나는 밖으로 돌리면 깨진다더라..이제 내가 맨날 데리러 올기다!
재인 ..나 약속 있는데
단 ..누구?..남자가?
재인 ..응
단 ..결혼할 사람이가?
재인 ..(대답 못하고)
- 병원 문 벌컥 열리며, 채훈 모 들어온다. 노기충천해 있는 채훈모.
- 재인 사태파악 못하고, 반색하며 맞는다
재인 ..어머..어머니..웬일이세요?
채훈모 ..내가 왜 그쪽 어머니예요
재인 ..?
채훈모 그렇게 안봤더니..아주 막살았다며..그런데 감히 우리 채훈이를 넘 봐?..우리 집 안이 어떤 집안인데
단 ..(눈에 불이 일어난다)아줌마!..듣자 듣자 하니..말 막하네!..당신 뭔데!..우리 누 나가 뭘 잘못했는데..그래 말합니까?
재인 ..(단을 밖으로 밀며)..너 집에 먼저 가
단 ..와 누나 니 뭐 잘못했나?
재인 ..아니 잘못한 거 없어!
채훈모 뭐?..잘못한 게 없어?
재인 네!..저 채훈씨한테 잘못한 거 없어요
채훈모 세상이 아무리 달라지고..여자가 의사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도..막놀아 먹은 여자 좋다할 집안 없어!..채훈이하고 결혼할 생각 꿈도 꾸지마..알았어!..(휭하니 나가 며)..불결해..치과부터 바꿔야지!
단 (꼭지가 돌아..채훈모를 쫓아갈 기세)..
재인 (단이를 붙들고)..단아!..미안해..미안한데 이러지마!..제발!
단 ..그 남자 좋아하나?
재인 ..
단 ..(분노를 삭이는 한숨)..확실하게 해라..저런 아줌마 말은 신경 쓸거없다!..나는 이 세상에서 누나 니보다 더 멋있는 여자는 없더라
재인 ..
단 ..내 먼저 들어갈게..(상처받아..힘없는 뒷모습)
재인 ..(미안하다)..(가슴 저리게 아프다)
씬 56. 대기실 (시간 경과)
- 재인 소파에 망연자실 앉아있다.
-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재인, 심상치 않은 기색이다.
- 결의에 찬 모습으로 나가는 재인
씬 59. 몽타쥬
- 미장원서 머리하는 재인
- 옷장에서 여성스러운 옷을 골라 이것저것 입어 보는 재인
- 머리에서 발끝까지 차려입은 재인, 뭔가를 단단히 벼르며 차에 탄다. 출발하는 차
씬 57. 부장 검사방
- 부장검사와 채훈 팽팽하게 맞서 있다
채훈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다 잡았는데..수사를 중단하라니요..그렇게는 못합니다
부장 못하면 어쩌겠다는 거야!..중단해..대한민국검찰 이사건 말고도 할 일 많아!..수 사는 이 정도로 종결하고..자네는 사이버 수사팀으로 배치할 테니까..그렇게 알 아!
채훈 ..(황당하다)
- 채훈의 핸드폰 울린다. 핸드폰의 배터리를 신경질적으로 빼버리는 채훈.
씬 60. 취조실/ 사무실
- 채훈 한참 피의자를 심문하고 있다.
- 노크 후, 취조실 문이 열리고,
계장 (빙긋거리며)..누가 찾아오셨는데요
- 채훈, 고개를 빼 사무실을 보면, 배우같이 차린 재인 서 있다.
- 황당한 채훈, 일어나 사무실로 온다
- 사무실. 채훈 재인을 본채만채
채훈 ..무슨 일이야..여기까지
재인 ..핸드폰해도 안 받아서..시간 좀 내 줘요
채훈 ...시간없어
재인 ..나한텐 중요한 일이예요..잠깐이면 돼요
채훈 ..무슨 얘긴데..여기서 해
재인 ..
채훈 ..나 시간없어..어서 말 해
재인 ..(결심..오히려 잘됐다)..우리 결혼해요!
채훈 ..(황당!)
(점프). 이태리 식당. 채훈과 재인 언쟁 중이다.
재인 ..우리 결혼하자!
채훈 그건 벌써 끝난 얘기 아냐..처음부터 나 너랑 결혼 할 마음 없다고 말했어
재인 그 이유가 뭐야?..내가 싫어?
채훈 아니..그건 아니야..너 괜찮은 여자라는 거 알아..그렇지만 너랑 결혼할 마음은 없어
재인 그러니까 그 이유가 뭐냐구..난 내가 당신하고 결혼 못할 이유 없는 것 같은 데..
채훈 ..
재인 난 내 눈앞에 있는 당신을 보고 있는데..당신은 왜 내 지난 일만 봐?
채훈 ..
재인 그리고..그때도 나 당신한테 부끄러울 일 없어..나 당신이 좋았어..당신은 내가 아무나 였는 지 몰라도 난 당신이 아무나 아니었어..그러니까 내가 당신 만났 던 걸로 막 살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처음 만났지만 그리고 하루였 지만 당신이 좋았었어..지금 다시 그 상황이 된데도 난 당신하고 있을 거야..
채훈 ..나하고만 그런 거 아니잖아..
재인 ..(말문 막히는)..
채훈 ..내 마음 내키는 대로 사는 거 그게 막사는 거야..나 한참 놀 때 여자들 매일 바뀌었지만 니 말대로 하면 그 여자들 아무나 아니었어..다 나름대로 좋았거든
재인 ..
채훈 ..나 너 좋아.. 솔직히 너만큼 괜찮은 여자 다시 만나기 어려울 거야..외모 능 력..성격..니 감정에 솔직하고 자유로운 것도 매력 있어..하지만 너하고 결혼 은 부담스러워..난 공직에 있는 사람이야..가장 보수적인 집단이지..그런데 넌 마음 내키면 뭐 든 할 수 있는 여자잖아
재인 ..당신도 나랑 다르지 않을텐데..참 당당하다
채훈 ..여자들은 그런 거 상관 안 하잖아..내가 한 때 놀았다는 이유로 싫어하는 여자 못 봤어..만약 여자들이 문제삼으면 남자들도 좀 조심하겠지
재인 그러니까..당신이 아니라 바로 내가 문제였네
채훈 ..
씬 64. 거리
- 달리는 재인 차. 차 안. 채훈과 재인 말없이 앉아 있다
재인 (E)..그래도 나 당신 만나서 좋았어..당신을 기다리며 가슴 졸이던 것도..병원 복 도에서 울리는 당신의 발소리를 들으며 가슴 뛰던 것도..나의 입가를 닦아주던 당신의 부드러운 손길도..잊지 못할 거야
씬 65. 동부지청 앞 (늦은밤)
-달려오는 재인의 차. 지청 앞에 멈춰서고. 차 안. 무거운 분위기의 재인과 채훈
재인 가치는 해 놨지만 꼭 치과에 가서 임플란트 하세요
채훈 ..이제 우리 못 만나는 건가?
재인 ..만날 수 있어..나랑 결혼할 마음 있으면
채훈 ..당신도 다른 여자랑 다를 거 없군
재인 ..이제부터 그럴려구
채훈 ..갈게..(차에서 내린다)
- 차 안. 재인, 채훈이 재인을 착잡한 얼굴로 보다 지청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앉아 있다.
- 출발하는 차
씬 67. 달리는 차(밤)
- 심수봉의 ‘비나리’ 흐르고
-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운전하는 재인, 밝은 춤곡으로 음악을 바꾼다.
-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재인,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씬 68. 취조실 (밤)
- 조폭 도끼를 심문하는 채훈, 하지만 문득 문득 재인 생각으로 마음이 착잡하다.
- 도끼 묻는 말에 잘 대답하지 않는다.
- 채훈 손으로 책상을 내리치다, 성에 안 차 의자를 집어 던지고. 테이블을 엎어 버리고, 도끼에게 달려드는데, 계장이 급히 들어와 말린다. 광란하는 채훈.
- 겁에 질리는 도끼
씬 69. 치과 복도(아침)
- 재인 출근한다
- 치과 앞에 떨어져 있는 신문
- 신문을 들고 펼쳐보면, ‘엑스타시 국내 유통조직 일망타진’이라는 헤드라인 보인다. 순간 재인의 얼굴에 반가움이 스친다. 하지만 이내 표정 굳어지며 신문을 접는다. 안으로 들어가는 재인
씬 70. 부장 검사실
- 채훈 부장 검사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
부장검사 잘했어!..이 정도면 충분해..더 파헤쳐 봐야 괜히 문제만 복잡해진다고
채훈 ..(씁쓸하다)
부장검사 ..내일 저녁 시간은 비워 두게..대영 로펌에 김대영 선배 알지?..저녁 초대를 받았 는데 같이 가자구
채훈 ..?
씬 71. 저택 (저녁)
- 정원에 식탁이 차려져 있고.
- 주인 부부와 부장 검사 부부와 채훈이 둘러앉았다.
- 단아한 차림의 젊은 여자가 손님들의 식사 시중을 들고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우아함이 흐르는 여자, 주인 집 딸 현숙이다.
주인 (현숙에게)..너도 그만 앉거라
현숙 ..(조선시대 여자처럼 머리를 조아리며)..네..(고개를 다소곳이 숙이고, 채훈 앞자리 에 앉는다)
- 채훈 현숙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씬 72. 치과 진료실 (저녁)
- 재인 누군가의 임플런트를 열심히 손보고 있다
- 뒷정리를 끝낸 간호사, 퇴근 준비를 하고
간호사 ..안 들어가세요?
재인 난 좀 있다가..먼저 퇴근해
간호사 (인사하고)..먼저 갈게요(나가는)
- 재인 인플런트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본 떠논 치아 모양과 잘 어울리는 지 맞춰 본다.
- 문득 자신이 한심한 생각이 들어 임플런트를 진열장에 넣는데, 보면 임플런트를 넣은 칸에 ‘이채훈’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 핸드폰이 울린다. 보면, 단이다.
재인 (핸드폰)..참!..그럼 단이 너도..10시까지 들어 와..남자는 늦게 들어와도 된다고 누가 그래?..너 결혼할 때 니 신부 처녀였으며 좋겠지?..니가 남겨둬야 처녀가 있 을 거 아냐?..알아서 해..10시 넘으면 이번 달 용돈은 없는 줄 알아라!(끊고)
- 대기실로 나가는 재인.
씬 73. 대기실(밤)
- 소파에 앉아 채훈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읽고 있는 재인
-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려온다.
- 귀는 복도를 향해 열어놓고, 기대로 온몸이 굳어있다.
- 하지만 발소리는 치과를 지나 사라진다.
- 망연자실한 재인
씬 74. 현숙 집 앞 (저녁)
- 채훈의 차 멈춰 서 있고.
- 대문 열리며, 채훈과 단정하게 차린 현숙이 나온다. 채훈 보다 몇걸음 뒤에 서서 따라오는 현숙
채훈 우리 어디 갈까요
현숙 ..채훈씨 좋은 데로 가세요
채훈 아니요..현숙씨 어디 가고 싶은데 없어요?
현숙 ....(미소짓고)
채훈 ..그럼 제가 좋은데로 모실게요
- 채훈 차 문을 열어주면, 예의 바르게 인사하며 차에 타는 현숙.
- 채훈 차 문을 닫아주고, 운전석에 탄다.
- 출발하는 차.
씬 75. 이태리 음식 전문점(저녁)
-씬 53, 63과 식당과 같은.
- 재인 입구를 들어서면,
- 한 테이블에서 친구가 손을 흔든다.
- 재인, 친구를 보고도 식당에 혹시 채훈이 왔을까 한 번 더 둘러본다. 하지만 채훈은 보이지 않고. 순간 재인의 얼굴에 스치는 쓸쓸함. 재인 친구가 있는 테이블로 간다.
- 테이블에는 친구와 한 남자가 앉아 있다. (씬 7의 학도다. 하지만 재인은 학도를 알아보지 못하고)
- 재인 친구에게 짜증이 난다. 재인 돌아서 가려는데, 친구(씬16의)가 재인을 잡는다
친구1. (학도에게)..얘가 이렇다니까요..남자한테 통 관심이 없어서..(재인에게)..식사나 하자
- 재인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앉으며, 학도에게 인사한다
학도 (꿈에도 그리던 여인을 만났다)..여전히 아름다우시네요
재인 ..절 아세요?
학도 ..(그냥 미소 짖고)
재인 ..?
친구1 ..어머 내 정신 좀 봐..나 우리 그이랑 약속 있어서 먼저 갈게
- 친구1, 재인이 말릴 사이도 없이 가버린다.
- 재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지만, 애써 눌러 참으며 어색한 미소만 짖고 있다
- 입구에 채훈과 현숙이 다정한 모습으로 들어온다.
- 채훈도 실내를 둘러보며 누군가를 찾는 눈치.
- 웨이터 자리로 안내하고, 따라가면 하필이면 재인의 옆자리.
- 채훈과 재인 서로를 보고 당황하지만, 옆에 있는 짝들을 보며 배신감에 마음이 상한다.
씬 76. 레스토랑 (시간경과)
- 식사를 하는 채훈과 재인 커플들
- 베지테리언인 현숙의 식사는 온통 풀. 재인의 식사는 푸짐한 티본 스테이크에 양파가 들어간 시저 샐러드까지.
채훈 채식이 건강에는 좋다고 하더군요..성격도 부드러워진다면서요?..육식을 많이하 는 사람들은 성격이 급하고 잔인하고..포악하다고 하다는 말이 있던데..사실인 거 같아요
현숙 (교양 있는 웃음)..그런 연구 있었지요
- 재인, 약이 오른다.
재인 (학도에게 다정하게)..고기 맛있네요..좀 드릴까요?
학도 (입이 벌어지며)..네 맛있어 보이네요
재인 (고기를 썰어 남자1의 접시에 놓으려다, 입에 넣어주며)..맛있죠?
학도 네 정말 맛있네요
재인 ..한 번 주면 정 없다는데..이번엔 양파 드릴게요..(포크로 찍어 학도에게 먹여 주는)..식사는 균형있게 하시는 게 좋아요..너무 채식만 하면 뇌일혈로 죽을 수 있다는 거 아시죠..돈 많고 명 짧은 여자 원하면 베지테리언도 괜찮죠
- 현숙 기분이 상하지만 내색 않고 식사한다.
- 표정 험악해지는 채훈.
- 하지만 재인도 만만치 않다. 서로를 노려보는 채훈과 재인.
- 하지만 파트너들을 의식하고 최대한 자제하며 식사를 하는데.
- 채훈 와인 잔을 들고 현숙과 건배를 한 후 마시려고 한다
- 채훈이 걱정되는 재인
재인 (남자1에게)..치아는 건강하시죠?
학도 네..이는 아주 튼튼합니다
재인 만약 치과 치료하시게 되면 알콜은 드시지 마세요..상처가 난 피부에 염증이 생 길 수 있거든요..독한 술은 물론이고..와인도 별로 안 좋아요
- 채훈, 재인의 말을 못들은 척 현숙과 다정하게 와인을 마신다.
- 현숙은 와인잔에 입만 대었다 잔을 내려놓는다.
채훈 술 못하세요?
현숙 ..네..집에서 부모님이 금하셔서
채훈 ..술은 안 하는 게 좋죠..술 마시면 실수하게 되고
재인 (실소하는)..죄송하지만 일이 있어서..그만 일어날게요
학도 네에..또 뵐수 있을까요?
재인 연락드릴게요
- 재인 자리에서 일어나며 싸늘한 시선을 채훈에게 보낸 후 나가면
- 학도도 재인을 따라 나간다.
- 채훈 아무 일 없는 듯 식사하지만 재인의 빈자리가 마음에 걸린다.
씬 78. 치과 앞 (밤)
- 재인의 차 달려와 주차장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는 재인, 코가 쑥 빠진 얼굴로 병원으로 들어간다
씬 79. 치과 안(밤)
- 대기실. 재인 손에 채훈의 임플란트를 쥐고 소파에 맥없이 앉아 있는데, 복도에서 발소리
가 울려온다.
- 긴장하는 재인, 하지만 발소리는 치과에 멈춰서고. 치과 앞을 서성이는 발
- 드디어 병원 문 열리며, 누군가 들어선다.
- 재인 숨도 쉴 수 없을 만큼 긴장해 돌아보는데
- 그녀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학도다
재인 (실망과 경계심으로)..어머!..여긴 어떻게..?
학도 절 기억 못하시는 군요..(팔을 걷어 보여주며)..이 상처..재인씨가 만들어 준 영광 의 상천데
재인 ..?
씬 80. 치과(시간경과)
- 재인 학도 진지한 분위기다
학도 아직도 난 재인씨 처음 봤던 날이 생생합니다..시험 때라 도서관이 만원이었는데.. 한 여학생이 열람실 앞 계단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더라구요.. 밤을 샜는 지..눈 은 빨갛게 충혈됐고 청바지에 머리는 고무줄 묶었는데도 얼마나 예쁘던지..저렇게 예쁜 여자가 우리 학교에 있었나..그래서 그날부터 재인씨 뒤를 졸졸 따라 다녔는 데..재인씨는 몰랐죠?
재인 ..네
학도 나한테 관심이 없었으니까..그날 호텔에서는 미안합니다..그 때 난 재인씨를 내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인 ..
학도 저 그 동안 미국 가 있었습니다..재인씨를 내 머릿속에서 지우려구요..여자들도 꽤 만났습니다..그런데 재인씨를 잊을 수가 없더군요..물론 재인씨한테는 황당한 얘기겠죠..재인씨는 내 얼굴도 기억 못하는데
재인 ..
학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감정이라면 이건 운명이 아닐까요 나한테도 기회 한번 주시죠..나 알고 보면 꽤 괜찮은 남자예요
재인 ..아시겠지만 제가 괜찮은 여자가 아니거든요
학도 ..재인씨는 멋진 여자에요..당신한테 참을 수 없이 화가 난 적은 있었지만..그래서 당신한테 심한 말을 하기도 했지만..당신은 나한테 늘 최고였어요
재인 ..
씬 81. 치과복도 (밤)
- 채훈 술이 취해 걸어온다. 발길이 닿는 데로 걸어오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치과 앞. 채훈 스스로 당황스러워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안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씁쓸한 얼굴로 돌아서 가는 채훈.
씬 82. 검사실
- 채훈, 직원들과 일을 하고 있다.
- 채훈 이에 통증이 온다. 참으려고 아픈 이를 눌러 보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씬 83. 다른 치과
- 치료실
- 치료를 받으며 비명을 질러대는 채훈
채훈 (의사의 손을 밀어내며)여긴 무통치료 안됩니까?
의사 ..말만 무통 치료지..다 진통제 놓는 겁니다
채훈 진통제 안 놓고도 무통치료 하던데요..치료 못하면 좋은 음악이라도 틀어 놓던 지
- 화가나 나오는 채훈
씬 84. 검사실
- 일을 하는 채훈, 치통이 점점 심해진다.
- 더 이상은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나간다
씬 87. 치과
- 진료실. 환자를 치료하던 재인, 병원 문이 열리는 소리에 무심히 대기실을 보면. 채훈 뻘쭘히 서 있다. 환자를 치료하던 재인의 손이 정지되고, 넋이 나간 재인.
- 환자 비명을 지른다.
재인 (놀라 수습하며)..죄송합니다..양치하시고..이틀 뒤에 오세요
- 간호사가 채훈을 진료실로 데려온다.
- 진료대에 앉는 채훈. 재인 치료를 막 시작하려는데, 채훈의 핸드폰이 울린다
채훈 (받고)..네..현숙씨..네 제가 가겠습니다..아닙니다..길 막히면 고생하는데 그러지 마세요..아 네 그럼 그렇게 하시죠..네 (끊고)
- 채훈 재인의 눈치가 보인다.
- 하지만 재인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채훈을 정성껏 치료한다.
씬88. 치과 (시간경과)
- 치료가 끝나 진료대에서 일어나는 채훈
- 간호사 앞서 계산대로 간다.
채훈 (재인에게 어색하게 인사하고 나가려는데)..
재인 ..여기 왜 왔니?..치과 많잖아..나한테는 그 정도 예의도 지킬 수 없나보지
채훈 ..아직도 나한테 신경 쓰는지 몰랐지..너 잘나가잖아..왜 그 남자로 만족이 안되 니?
재인 ..아니..그 사람은 너 같이 비겁한 사람 아냐!..나 나 싫다는 사람 눈물 콧물 짜 면서 안 기다려!
채훈 ..알아..너한테 그런 기대 안했어..그러니까 나한테 신경 끄라고..넌 의사 난 환 자..내가 돈 내는 만큼 넌 치료해주면 돼!
재인 ..(진료 차트를 주며)..의사도 사람이거든..부탁인데 이제 우리 병원 안 왔으면 좋겠어
채훈 ..(받아들고, 그래도 서운하다)..진료거부도 의료법에 위반되는데..알았다..잘 살아 라..(가는)
- 재인 애써 눈물을 참고 있다
- 병원 문 닫히는 소리 들리며.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 내리는 춘향
재인 (E)..나 당신한테 화 내야 하는데 왜 나한테 화가 나지..당신을 잡을 수 없는 나 ..나한테 너무 화가 나..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텐데..이렇게 사랑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 전화벨 울린다.
씬 89. 치과 복도
- 채훈 생각에 잠겨 휘적 휘적 걸어간다.
채훈 (E)..넌 아닌데..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치통처럼 아픈 너에 대한 그리움은 뭘까.. 니가 부럽다..나도 너처럼 내 사랑에 확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너든..그녀든!
씬 89. 까페
- 학도 재인을 기다리고 있고. 옆 의자에는 100송이의 장미다발이 놓여 있다.
- 입구에 들어서는 성장 차림의 재인, 학도를 보고 학도 앞으로 와 자리에 앉는다.
씬 90. 동부지청 앞(저녁)
- 채훈 차를 몰고 나오면, 현숙의 차가 기다리고 있다.
- 현숙 차장을 열고 채훈에게 먼저 가라는 신호를 보내고, 앞서 가는 채훈의 차. 현숙의 차 그 뒤를 따라 간다.
- 채훈의 차안. 채훈 착잡한 얼굴이다
부장 (E)..김 선배가 자넬 무척 마음에 들어 하더군..그 아이 괜찮잖아..참하고..그 줄 꽉 잡아..그럼 최소한 부장까지는 문제없으니까..마약반에 계속 남고 싶다면..내 생각해 보지!
씬 90. 까페
- 학도 재인에게 장미와 반지를 바치며
학도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재인 (반지를 보며, 눈에 눈물이 고이는)..고맙습니다..하지만 전 이 반지를 받을 수가 없어요..전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학도 ..나도 알아요..하지만 그 사람은 당신을 아프게만 하잖아요
재인 ..아픈 것도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죠..당신은 날 아프게 할 수 없어요
학도 ..(할 말을 잃는)..
재인 ..미안합니다..그래도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나한테 깊은 사랑을 주신 당신에 대 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이제 저 지우세요..그리고 좋은 분 만나세요..당신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고..당신을 잃으면 세상의 모든 빛이 꺼져 버리는 그런 여 자요
학도 나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 안 놔!..내가 널 바라본 시간이 얼만데!..그러니 가 다른 남자 생각은 빨리 잊는 게 좋을 거야!
재인 (섬뜩하다)..
씬 91. 까페(다른)
- 현숙과 마주 앉은 채훈
현숙 아버님이 채훈씨 부모님을 한 번 뵈었으면 하세요
채훈 ..(갈등하는)
현숙 ..?
채훈 ..네..그렇게 하겠습니다.
- 채훈의 핸드폰이 울린다.
- 채훈 핸드폰 번호를 확인하면 재인의 번호. 망설이다 핸드폰을 받고
채훈 (핸드폰)여보세요..무슨 일이야..울지 말고 말해..거기 어디야..걱정하지마..내가 너 있는 곳 알아낼게..나 믿지?(급히 일어나며)(현숙에게)죄송합니다..급한 일이 있어서 가 봐야겠습니다..(달려 나간다)
현숙 ..(황당하고 불쾌하다)
씬 92. 주차장(저녁)
- 채훈의 차 달려온다. 차 안. 채훈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채훈 김계장님 핸드폰 위치 추적 좀 해 주세요..급하거든요..사람 목숨이 달린 일입니 다..네
- 저만치 차를 향해 걸어가는 현숙이 보인다. 그런데 현숙의 손가락에서 퉁겨져 떨어지는 담배꽁초
- 경악하는 채훈.
씬93. 어느 별장안 (밤)
- 아둠속에 재인 갇혀 있다.
- 재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하지만 문은 모두 잠겨 있고. 미친 사람처럼 문에 매달려 소리도 질러보고 문을 발로도 차보고..하다 지쳐 주저앉는다.
- 그런데 열리는 문. 학도 서 있다. 와인과 케잌과 초를 들고 들어와 테이블에 차리기 시작하는 학도.
재인 (학도에게 달려들어)미친놈..아무리 그래도 넌 아냐!
힉도 ..(재인의 뺨을 후려친다)..
재인 ..(바닥으로 쓰러지고)
재인 ..넌 사랑을 몰라..내가 사랑이 뭔지 가르쳐주지
- 겁에 질려있는 재인
(시간경과)
- 촛불이 켜 있고. 와인과 케잌이 놓인 테이블.
- 학도 재인을 끌어다 테이블에 앉히고, 자신도 마주 앉는다.
- 재인의 잔에 와인을 따라 주고, 자신의 잔에도 따른 후 잔을 드는 학도
- 재인도 잔을 들어 학도의 얼굴에 뿌린다
- 학도 얼굴에 묻은 와인을 닦으며 잔인한 미소가 흐르고, 이어 재인의 얼굴로 날아드는 학도의 주먹.
- 바닥으로 쓰러지는 재인, 이제 주먹으로 모자라 발길질을 해대는 학도.
- 그 때. 현관문이 부서져 넘어지며. 노기충천한 채훈이 들어온다. 바람처럼 학도를 향해 들려드는 채훈.
- 두 남자의 격렬한 격투.
씬 94 병원(새벽)
- 재인 팔과 머리 등에 붕대를 감고 누워있고.
- 역시 상처투성이인 채훈이 그 옆을 지키고 있다
채훈 괜찮아?
재인 (고개 끄덕이며)..미안해..나 때문에
채훈 내 일인데 뭘..나쁜 놈 잡는 거 내 일이야
재인 ..그렇구나..당신 일이구나
채훈 ..
재인 가..이젠 정말 당신 놓을게..쿨하지 못해서 미안해..가는 사람 잡는 거 사랑 아닌 데..이젠 붙잡지 않을 거야..가
- 채훈 착잡한 얼굴로 일어나는..가다 한번쯤 재인을 돌아보고 무심히 병실을 나선다.
- 재인의 눈가에 맺히는 눈물
씬 93. 치과 (저녁)
- 재인 치과를 나서 주차장으로 가려는데
- 경적을 울리고.
- 재인 보면, 채훈의 차가 세워져 있다.
- 환영을 본 듯 멍한 재인, 그 자리에 얼어 붙은 듯 서 있고
- 차에서 내리는 채훈, 재인에게로 와 청첩장을 내민다
- 재인 애써 감정을 삭이며
재인 (청첩장을 본다)
- 청첩장 위에는 ‘신랑 이채훈, 신부 한재인’이라 인쇄되어 있다.
- 넋나간 재인의 얼굴
- (점프) 한강 고수부지. 재인과 채훈이 바람을 맞으며 서 있다
재인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누구 맘대로?..난 당신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사 람이야?
채훈 알아..너 잘나고..똑똑한 거..난 그냥 날라리지만..넌 선수라는 거..선수는 뭐든 제일 잘하는 사람이 선수잖아..넌 사랑을 할 줄 알더라..기다려줘서 고마워
재인 ..착각하지마..나 아냐!..나 당신 기다린 거 아냐
채훈 ..미안해..너 너무 아프게 해서..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그날 널 찾 아 다니면서..널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했어..그런데 너 없는 세상 별로 재미 없겠더라..내 옆에 있어 주지 않을래..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만,,너 없으면 사는 게 너무 쓸쓸할 거 같아
재인 ..(재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채훈 (재인을 안으며)사랑한다..내 사랑 춘향아
- 채훈과 재인 깊은 키스를 나눈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