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 오펜과 KBS의 단막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단막에 꽂혔다.
그래서 준비하던 미니도 미뤄버리고 지금은 새로운 단막을 쓰고 있는 중이다.
나는 단막을 그렇게 오래 잡고 있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올해 오펜에 이어 KBS에도 같은 한 작품을 내면서
계속 수정하느라 오래 잡고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문득, 단막이란 무엇인가... 하는 원초적인 질문에 깊은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러다 오랜만에 당선작 두 편을 읽었는데
'다르게 운다'와 '금의환향'이다.
이 두 편이 고민하던 내게 어느정도 영향을 줬고
그래서 나는 공모가 끝난 지금 다시 또 단막을 쓰는 중이다.
물론, 저 두 당선작품이 엄청 잘 썼다던가, 내용이 대단하다던가 하진 않다.
오히려 흔하디 흔하고 별거 없다 싶다;;
그런데 왜 당선이 됐을까..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느낀게 있었다.
그 깨달음들 중에 가장 나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단순함'이었다.
문득 공모에 낸 내 글을 돌아보니, 빈틈없이 꽉꽉 채워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
어쩔 수 없었지만 등장인물들도 너무 많고 이야기도 많고 구성도 복잡했다.
그러다 다시 저 두 당선작품을 보니 '단순함'이 가장 눈에 들어오더라.
그런 부분에서, 예전에 임성한작가님의 '웬수'를 읽고 크게 충격받고 깨달았으면서도
왜 난 아직도 비워내질 못하고 있는 것일까,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우선은 단순하게 비워보자... 그렇게 마음을 먹고 새 글을 쓰기 시작한 상태다.
새로운 목표도 세웠다.
이번에 응모한 글, 이번달에 완성한 글,
그리고 10월, 11월, 12월에 각각 한편씩 써서
총 다섯편의 단막을 준비해서 내년에 오펜과 JTBC 단막을 내볼까 한다.
단막에 투자하는 마지막 시간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어차피 결국은 미니가 주가 될 것이니까
이번까지만 단막에 몰입하고
그 다음부턴 다시 미니에 열정을 쏟을 것이다.
망생이 시절 10년이 넘어서
이제야 겨우 단막이 무엇인가 하는 것에 깨달음을 얻고 진정으로 노력해보려 한다.
그 작품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면 정말 더 없이 기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제대로 노력해봤음을 나 스스로가 인정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