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KBS 단막 공모에 다섯 개의 단막을 내려고 했고
그동안 준비한 단막이 열 개 넘게 됐지만 (그 중에 선별해서 다섯 개를 낼 생각이었음)
하지만 다 때려치고 단 하나의 단막을 내기로 했다. ㅋㅋ
갑자기 또 꽂힌 '주제의식'과 KBS 단막 당선작 특징들을 분석했을 때
열 개 중에 가능성 있는 게 하나 밖에 없었다. ㅠ
그래서 그 하나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선택한 그 하나의 단막은 초고를 지나 어느 정도 완성을 했을 때 스무장이었다.
KBS 단막 당선작 특징에 맞게 주제의식에 집중하고 대박 단순하며ㅋㅋ 또 어느 정도 시의성도 갖고 있다.
근데 스무장이다. ㅋㅋ
공모요강에 나온 대본 쪽수는 30매에서 35매 이내인데
당선작들 중에 31매가 있더라.
그래서 나도 31매를 목표로 하고ㅋㅋ 늘리기에 돌입했다. ㅋㅋ
우선은 계속 이 대본에 집중했다.
다른 대본들 다 때려치우고 (갑자기 내년에 응모할 미니 생각 때문에 한동안 어지러웠기에)
오로지 이 대본, 이 대본의 주인공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놀 때에도.
그러면서 스무장에서 조금씩 살을 붙여 나갔다.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주제의식과 간결함이다.
지망생 초기에는 늘 쪽수가 적어 고민했지만
어느 정도 글을 쓰게 되니 쪽수가 넘쳐 고민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비우고 비우는 대본을 쓸 생각이다.
그러므로 지금 쪽수를 늘리는 작업을 시작했지만
절대 쓸데없는 것을 넣어 양만 늘리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대본에 더 넣을 것이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디테일'
그동안 디테일을 몰랐던 건 아니다.
디테일을 그냥 자세하게 쓰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거였다.
하지만 주인공과 주인공이 처한 그 상황의 본질에 대해 깊고 깊게 생각해보니
내 스무장은 아주 수박 겉할기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근사한 집은 하나 만들었는데
그 집이 어떤 집인지 구조는 어떻고 뭐가 들어있는지를 생각지 않은 것이었다.
항상 대본을 쓰며 뭔가 불안했는데
제대로 곳곳을 채워넣으니 대본에 대한 자신감도 상승중이다.
이렇게 또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것에 기쁘기도 하지만
아직도 모자란 게 많구나 싶은 생각으로 한숨이 나기도 한다.
이제 앞으로 진짜 단막공모는 하지 말아야지 마음 먹었기에
지금 이 마지막 단막에 더욱 더 깊고 깊게 빠져들어 볼 것이다.
아주 그냥 디테일의 끝판왕인 대본을 만들어 보자! ㅋ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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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동그라미 작성시간 18.07.15 홧팅~ 좋은 결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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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돌싱녀 작성시간 18.07.18 헉.. 10개.. 5개.. 정말 대단하시다ㅠㅠ... 전 하나도 겨우겨우 준비하는데.. 휴... 전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매번 대본 쓰면, 기본 40장.. 물론 시놉 빼구요-.,-;; 35장도 정말 꾸역꾸역 맞춰서 내는데, 어떻게 31장을... 갑자기 포기하고 싶다ㅠㅠ 후... 암튼 이번 공모전 화이팅 하셔요~ 아 그리고, 대본 정말 잘 보고 있어요~ 진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