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을 위해 음침한(?) 미니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지금은 아닌 것 같아서;;
그래서 밝은(?) 미니를 새로 시작했다.
새로 준비하는 것이라 우선은 생각나는 대로 마구잡이로 무조건 쓰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막힘 없이 마구마구 생각나니 완전 신난다.
역시, 초고는 언제나 즐거워~ ㅋㅋ
나는 글을 시작할 때,
사랑에 대해서 써볼까? 복수에 대해서 써볼까?
그렇게 주제나 소재를 계획하고 쓰는 게 아니라,
어떠한 이야기의 흐름이 전체적으로 확 떠오르는 편이라
초고라고 해도 단번에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서
시놉도 쓰고 1부도 쓰고 5부도 쓰고 16부도 쓰고 중구난방으로 마구잡이로 쓴다.
그렇게 넓다보니 아이디어도 많아 쓸 게 많으니
어느 정도 쌓여 넘치기 전까진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이야기가 계속계속 풍성해지고 있고
맛깔스런 대사와 세련된 구성을 짜며 한껏 흥이 가득한 중이다.
어쩐지 이 작품으로 내년엔 당선이 될 수도 있겠단 기대도 부풀어 오른다.
물론 이 모든 건 초고일 때 이야기다;;
이야기가 쌓이고 쌓인 후, 제대로 수정의 단계에 들어서게 되면...
그 희망찬 작품은 서서히 나를 옭아매는 족쇄로 변한다.
족쇄가 되어 나를 지치고 지치게 만들다가
그 끝에선 드디어 자아성찰과 자아비판이 시작되고
결국 누가 안보면 몰래 내다버리고 싶은 작품이 되고만다.
어쩌면 저 음침한 미니가 내가 이미 몰래 내다버린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오랜 경험의 바탕으로 이 밝은 미니도 결국 내다버리고 싶은 작품이 될 거란 걸 알지만
그렇다고 포기하진 않을 것이다.
언젠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작품을 탄생시킬 날도 있을 테니까.
그런 날을 위해 나는 지금껏 나를 갈고 닦았고, 앞으로도 나아갈 거니까.
그러니 지금은
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며 열심히 쓸 것이다. 룰루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