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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일일][멈출 수 없어] 김홍주 - 시놉시스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6.04|조회수533 목록 댓글 1

[멈출 수 없어] 김홍주 - 시놉시스

 

 

 

 

 

 

 

 

 

MBC 아침드라마  “멈출수없어(가제)”

극 본 김홍주
연 출 김우선

기획의도

  한 여자가 있다. 연시감처럼 무르고 떫고 설익은 여자였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려고 노력하는 맑고 순수하고 따뜻한 여자였다. 주변만 행복할 수 있다면 그냥 연시감으로 남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여자였다. 그러나 그녀는 잘 익은 홍시감이 된다. 거친 세상이, 사악한 인간들이, 견딜 수 없는 환경이 그녀를 옹골차게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인간이 주변의 여건에 의해 얼마만큼 악해질 수 있는가를 화두로 삼는다. 뿌리요 안식처였던 ‘엄마’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을 위해 복수의 칼을 들 수밖에 없었던 한 여자의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과연 인간의 악은 타고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등장인물

<홍연시..그리고 노수리>

1. 홍연시(28,여) : 대학생∼사채업 큰손
 
순하고 감성적이며 마음이 따뜻한 여자.
천성이 밝고 긍정적이라 매사를 좋게 생각하여 불우한 환경이지만 밝게 자랐다.
어디서나 그녀 특유의 빛을 발하는 보석 같은 존재.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를 잃고 엄마 손에 자랐으나 엄마마저 초등학생 때 사고로 잃고 이모네 집에서 이모부의 호적에 올라 강연시로 자랐다.
잔소리는 심하지만 정이 많은 이모 구효숙, 든든한 이종사촌 오빠 강인찬과 정 좋게 살았지만 그녀의 꿈은 빨리 자립하는 것이다. 손재주가 뛰어나 은 공예품, 비즈공예품을 만들어 위탁판매하고 있으며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립에 대비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을 위탁판매 하는 상점에서 상가 주인인 노수리와 그녀의 작품에 관심이 많은 이병주를 만나게 되면서 그나마 평탄했던 그녀의 삶은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결국 자신을 바라만보는 괜찮은 남자 노수리를 뒤로하고 이병주와 결혼한다. 예상은 했지만 시어머니 임봉자와 시누이 이주아의 학대와 심술은 도를 넘어선다. 얼마 안 있어 그녀는 깨닫는다. 자신이 담당해야 할 몫은 아내요 며느리가 아니라 철저하게 그 집안 파출부였다는 사실을...
 그러던 어느 날 억울한 누명과 함께 남편 병주한테 처절하게 버려진다. 그리고...가슴에 한으로 남은 엄마 효선의 첫 번째 죽음과 시어머니 임봉자가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죽은 줄 알았던 엄마 효선이 쉼터에서 만나 마음을 의지하던 ‘시야엄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다시 엄마와 헤어지게 되고 엄마의 실종에 또 다시 시어머니 임봉자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는 태어나 처음으로 복수를 꿈꾼다.

2. 노수리(31,남) : 사채업계 큰손 노만재의 아들. 공인재무분석사(CFA)

회사를 상장시켜주고 몫 돈을 챙기는 재테크의 달인
짧게 일하고 길게 노는 자유주의자
따뜻하고 여유로운 사람이다.

아버지 만재에게 라면을 끓여주고 번번이 불었다는 핀잔을 웃음으로 넘기는 착한 아들이지만 일에서 만큼은 아버지와 대립관계다. 아버지 만재의 돈은 지하에 있는 시커먼 돈이요, 자신의 돈은 숨 쉬는 깨끗한 돈이라고 주장하는 통에 가끔 아버지와 의견충돌을 일으키고 떨어져 산다. 아버지의 재산 중 하나인 강남의 빌딩을 관리하면서 인연이 닿아 구효숙과 구진우의 하숙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시끄럽지만 정 많은 마담 뚜 구효숙과 만나고 삼촌 같은 술친구 구진우도 만난다. 그러나 그들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온 여자 홍연시...!
처음으로 사람 때문에, 사랑 때문에 잠을 못 잔다. 연시만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렇게 코스모스 같던 연시가 들장미가 된다. 그것도 가슴 아프다. 연시의 불행, 아픔, 파멸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지만 끝까지 연시를 사랑으로 감싸안는 한결같은 남자다.     

<병주, 주아, 그리고 인찬>

3. 이병주(32,남) : 연시의 남편, “봉”섬유 계열사인 “봉 시크릿” 대표

어려움 없이 자랐고 지금까지 실패한 경험도 없다.
갖고 싶은 건 다 갖고 살았다.
독선적이며 안하무인의 성격이다.

 첫사랑과 무모하게 차린 살림이 백일도 못가 엄마 임봉자 때문에 깨져버린 것이 유일한 인생의 오점으로 남아있다. 봉섬유를 바탕으로 속옷전문 브랜드 ‘봉 시크릿’을 창립하면서 디자이너로 지원한 홍연시를 만난다. 홍연시가 점점 마음에 드는데 집안이 너무 형편없어 망설여진다. 바로 그때 연시 옆에 얼쩡거리는 노수리가 눈에 들어왔다. 시장판 노가다인줄 알았던 노수리가 자신보다 훨씬 괜찮은 조건임을 알게 되자 질투심에 연시를 꼬셨고 결혼하는데 성공한다. 그 후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결국 엄마 봉자의 편에 서서 연시를 버렸다. 매달리고 또 매달리는 연시를 야멸차게 버렸다. 그게 별 일 아닌 줄 알았는데 그 날 이후 온통 연시 생각뿐이다. 다시 연시를 받아들이려고 칼을 뽑았는데...자신이 쥐고 있는 게 칼자루가 아니라 칼날임을 알게 된다.

4. 이주아(27,여) : 병주의 여동생, 미대 대학원생.

철닥서니 없는 악동 싸가지.
갖고 싶은 건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차지하며 살았다.
세상에 무서운 게 전혀 없는 그녀다.

그런 그녀 앞에 가슴 무너지게 멋진 남자가 나타난다. 그 남자 외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바로 그 남자가 연시 오빠란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엄마 무릎을 꿇려서라도 그 남자 강인찬을 차지하고 말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태어나 처음으로 무서운 게 생겼다. 바로 연시다.  

5. 강인찬(32,남) : 연시의 사촌오빠이자 주아의 유일한 사랑, 회계사

적당히 게으르고 적당히 끼가 있는 분위기메이커.

허우대 멀쩡해 아르바이트로 모델을 하기도 하지만 엄연한 회계사로 엄마 효숙의 자랑거리다. 대학 때부터 자신을 짝사랑하던 이주아(27)의 의도된 만남으로 주아와 인연을 맺은 후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주아와 그럭저럭 정이 들면서 평생 딱 한번 엄마 효숙에게 반항을 한다. 주변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주아와 결혼을 결심한 것이다. 그러나 인찬의 평화는 주아를 받아들이는 순간 깨진다. 이주아! 연시의 그 못된 시누이...그리고 숨막히게 한심한 인간 연시남편 이병주...인간임을 포기한 것 같은 연시 시어머니 임봉자...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이모, 연시엄마...갈수록 태산이다.     

<연시 주변의 어른들>

6. 구효선(51,여) : 연시 엄마

순하고 예쁘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사람을 대했지만 늘 배신당한 채 거리로 내몰렸다.

착한 사람 만나 살림이라고 차렸지만 그 착한 남자는 연시를 남긴 채 죽었다. 이후 연시 하나 키우는 낙으로 모진 세월을 견뎠다. 그러나 항상 예쁜 것이 문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가내공장을 하는 이씨네 공장서 일하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되었다. 억척스런 이씨 마누라 임봉자의 오해와 핍박을 견디지 못하고 공장을 그만두면서 월급대신 받아든 땅문서가 화근이 되었다. 결국 이씨 마누라 임봉자에게 고의적인 사고를 당하면서 땅문서와 함께 세월을 도둑맞았다. 이후 부분 기억상실 상태에서 점차 회복되어 쉼터로 옮긴 후 19년 만에 이미 성장한 딸 연시를 다시 만나지만 알아보지 못한다.
뜨개질이 빌미가 되어 사채업자 노회장을 만나게 되면서 또 다시 임봉자와 엮이게 되고 과거를 은폐하기 위한 임봉자의 추악한 계략으로 딸 연시를 앞에 두고 사라지게 된다. 연시에겐 끝내 한으로 남는 가여운 여인이다.
 
7. 임봉자(55,여) : 연시의 시어머니, “봉”섬유 사장.

대가 센 여자로 강한 자에게 비굴하고, 약한 자에게 잔인한 이중적 성격.

속옷집 점원에서 시작해 섬유회사를 갖게 됐다. 현재 그녀의 관심사는 전설적인 사채업자 노만재의 돈과 자식들의 혼사다. 노만재가 갖고 있는 돈만 봐도 숨 막히게 좋은데 사람까지 멋지다. 애들만 짝 채워주고 나면 노만재와 본격적으로 팔짜를 고쳐볼 생각이다. 연시가 처음부터 맘에 안들었지만 아들 병주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받아들였다. 아니 그런 척 했다. 연시 스스로 떨어져 나가라고 모진 학대를 서슴지 않고 했고 소원대로 연시는 집을 나갔다. 앓던 이 빠진 것처럼 속이 시원했는데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 주아가 남자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린다. 더욱 기막힌 것은 그가 연시의 이종사촌 오빠란다. 연시와 그 이모한테 얼마나 모질게 굴었는데...딸자식을 위해 눈 한번 질끈 감고 무릎한번 꿇었다. 그 즈음 잊고 싶었던 과거의 악행, 바로 그 악행의 피해자가 바로 연시의 엄마 효선이란 사실을 알게된다. 자신의 추악한 과거를 덮고 또 덮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었다. 그리고 말랑말랑하던 연시가 바람이 되어 나타난다. 그냥 바람이 아니라 태풍이었다.    

8. 노만재(56,남) : 노수리의 아버지, 지하경제의 큰손으로 사채시장 전주 

아들 수리와 단촐하고 소박하게 살고 있는 로맨티스트.

사업상 돈거래를 하고 있는 “봉” 섬유회사 사장 임봉자의 짝사랑을 은근히 즐기고 있지만 받아들일 마음은 별로 없다. 마누라가 남기고 간 작은 바구니로부터 뜨개질이라는 그의 비밀스런 취미생활이 시작되고 실 가게에서 만난 구효선을 마음에 두게 된다. 이후 오갈 데 없어진 효선을 도우미로 채용하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결국 효선의 딸 홍연시를 자신의 후계자로 키우게 되면서 임봉자와 사업상의 적대관계가 된다.

9. 구효숙(54,여) : 홍연시의 이모, 마담 뚜

억척스럽고 수다스럽고 참견 좋아하는 아줌마다.

고아가 된 연시를 어려서부터 딸처럼 키웠다. 남편과 함께 고시촌에서 하숙집을 하다 합격한 고시생 몇 명 중매 선 인연으로 본격적인 마담 뚜의 길로 들어섰다. 이제는 제법 그 업계에서 유명한 큰 손 마담 뚜다.
 연시엄마인 동생 효선의 사고에 대해 깊은 원한을 갖고 있다. 연시의 풍족한 삶을 바라면서 자기집 하숙생인 괜찮은 총각 수리보다 회사를 갖고 있는 부자 병주에게 연시를 보냈다. 연시의 고된 시집살이에 가슴이 미어지지만, 성질 같아선 확 엎어버리고 연시를 데려오고 싶지만 연시를 위해서 사돈인 임봉자의 횡포를 꾹꾹 참았다. 비굴할 정도로 참았는데 결국 연시는 쫓겨나고 만다. 그런 어느 날 아들 인찬에게 죽자 사자 매달리는 여자가 찾아온다. 바로 연시의 시누이였던 주아다. 그리고 그 도도하던 임봉자가 자식 때문에 머리를 숙이고 나온다. 그러나 통쾌한 기분도 잠시..동생 효선과 그 집안이 엮일 줄이야...지독한 악연이다 
  
10. 구진우(39,남) : 연시의 외삼촌, 파티쉐.

덜렁대지만 마음은 따뜻한 유쾌한 의리파.

한때 전설적인 사채업계의 큰 손 북촌 노만재 회장 밑에서 ‘진사장’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그 일에서 손을 떼고 유명 레스토랑에서 파티쉐로 일한다.
매몰찬 구석이 있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으며 한집에 같이 사는 큰 누나 효숙의 시누이 강미옥을 놀리는 재미로 산다. 연시가 시댁에서 쫒겨나고 작은 누나 효선의 사고가 연시의 시어머니 임봉자와 관련있음을 알자 ‘진사장’으로 다시 복귀해서 연시의 복수를 돕는다.

<연시 주변의 주요인물>

11. 윤종희(33,여) : 만재의 개인비서

자존심 강하고 맺고 끊음이 정확하며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

 스무살에 공장서 일하다 만재와 만난다. 이후 만재의 후원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사채업에 뛰어든다. 현재는 만재의 개인비서로 일하면서 만재의 후계자를 꿈꾼다. 그러나 그녀에게 마음 깊은 아픔이 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십 삼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수리를 사랑하고 있다. 후에 연시가 나타나면서 그녀는 사랑도 일도 다 연시에게 빼앗긴다. 잠시 복수에 눈이 멀어 만재와 적대관계가 되면서 봉자를 돕지만, 결국 수리를 버리지 못하고 수리 쪽으로 돌아와서 임봉자에게 반격을 가하는데 일조한다.

12. 강미옥(33,여) : 효숙 밑에서 새끼 마담 뚜. 구효숙의 시누이.

타로카드에 심취해 있는 덜렁이 엉뚱한 노처녀.
하는 말마다 실없어 보이고 푼수끼가 다분하다.
필요이상의 호기심으로 주변을 종종 시끄럽게 하지만 속이 꽉 찬 여자.

효숙의 막내 시누이로 효숙의 집에서 산지 올해로 칠년 째다
사주학을 취미로 삼고 모든 생활을 사주로 풀어내려 한다. 효숙을 도와 중매일을 배워 커플 매니저가 되려는 꿈을 갖고 있다..5년 전부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효숙을 도와 마담 뚜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연시와는 모든 비밀을 공유하며 때로는 앞에 나서서, 때로는 뒤에서 남모르게 연시를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다. 불쑥 나타난 사돈 구진우와 티격태격하다가 짝사랑에 빠져 혼자 허우적대는 중이다.

13. 장소연(27,여) : 미대 대학원생, 이주아 친구.

골칫거리 막내딸

대대로 대학총장, 교육부 장관 등을 배출한 빵빵한 집안의 딸.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주아와 인생관이 같고, 노는데 일가견이 있는 날라리. 놀기가 지겨워진 어느 날 주아 오빠 병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봉 시크릿” 창립 디자이너 멤버가 된다. 이후 봉자를 등에 업고 연시와 연적관계가 된다.
 
<줄거리>

 홍연시(28)는 미대 디자인 학부에 다니는 대학생으로 현재는 휴학 중이다. 그동안 등록금 때문에 휴학, 복학을 번갈아 하면서 이제는 졸업을 한 학기 남긴 상태다. 마담 뚜로 이름을 높여가는 이모 구효숙은, 하숙을 치면서 집안 걱정말라며 내친 김에 졸업하라고 강권한다. 이모의 아들인 사촌오빠 강인찬(32)도 그냥 ‘개기라’고 눈짓하면서 연시를 응원하지만, 연시는 이모 식구들에게 염치가 없다. 마지막 등록금까지 스스로 해결하고 싶기도 했고 무턱대고 졸업하고 곧바로 취직할 자신도 없어서 공예품 판매를 시작했다. 인테리어 매장에 위탁 판매하여 솔솔하게 돈벌이를 하고 있을 즈음 매장 주인이 바뀌면서 그곳에서 윤종희(33)와 노수리(31)를 만난다. 이어 자신의 작품에 관심을 갖고 디자이너 팀으로 스카웃 제의를 하는 젊은 회사대표 이병주(32)를 차례로 만난다. 인연을 그렇게 시작되었다.
 
 연시의 이모 구효숙(54)은 요새 한창 주가를 올리는 마담 뚜다.
남편과 함께 신림동 고시촌에서 하숙을 치다 우연한 계기로 그쪽으로 뛰어들어 지금은 자리를 잡은 상태다. 동생 효선이 남긴 혈육 연시까지 떠맡아 한 때 힘들었지만 이젠 살만하다. 효숙은 행복이 뭔지 요즘 들어 알 것 같다. 다만 가슴 깊이 묻어둔 동생 효선의 억울한 사고가 평생 상처로 남아있다. 다들 효선이 죽은 줄 알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한 채 요양원에서 살고 있다. 효숙 만이 유일하게 그걸 안다. 반반한 얼굴로 남의 집 살이 하다 주인남자에게 이용당하고 그 마누라 때문에 한을 남기고 사고를 당한 동생...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이가놈인지 뭔지 죽어서도 용서하지 못할 인간...다행히 연시가 곱게 자라줘서 그나마 잊고 산다. 가면 갈수록 지 엄마를 닮아 하늘하늘하고 고운 조카 홍연시... 연시만 시집 잘 가 잘 살면 그깟 원한쯤은 잊어도 좋을 듯 싶었다.
 그런 연시 곁에 하숙생으로 들어온 홍길동 같은 청년 노수리가 나타난다. 그게 효숙은 신경 쓰인다. 어떻게 보면 착하고 생활력 강해 연시를 행복하게 해줄 것 같기도 하고 언뜻 많이 배운 사람 같기도 한 노수리..도대체 저 놈 정체가 뭘까 고민하는 중에 연시에게 연분이 나타났다. 바로 연시가 일하는 회사 팀장 이병주다. 집도 부자고 인물도 좋고 무엇보다도 연시를 평생 아껴줄 것 같아 적극적으로 이병주를 밀었다. 병주가 좀 건방져 보이긴 해도 그게 자신감으로 느껴졌다. 남자는 저래야 돼...병주 어머니 임봉자의 극심한 반대가 걸리긴 했어도 아들이 좋다는데...언젠가는 고약한 시어머니 임봉자도, 못돼먹은 시누이 이주아도 연시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 믿었다. 연시가 착하니까. 그렇게 효숙은 연시를 병주에게 보냈다. 
 
 노수리(31)와 수리의 아버지 노만재(56)가 갖고 있는 돈을 합치면 작은 지방도시 하나는 살 정도다. 그러나 수리는 아버지 만재의 돈을 인정하지 않는다. 고리대금업으로 부당하게 축척한 돈..아버지 만재는 그런 돈도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수리 생각은 다르다. 그것 때문에 가끔 다투고 집을 나가버리는 수리지만 며칠 뒤엔 어김없이 소주에 족발 사들고 아버지에게로 온다. 그들은 그런 부자(父子, 富者)다. 수리는 잘나가는 기업을 코스닥에 상장시켜주고 억대의 커미션을 먹고 사는 프리랜서 펀드 매니저로 능력있는 국제재무분석사(CFA)다. 그렇게 번 돈은 주식투자로 불리고 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엔 아버지 만재의 상가들을 관리하고 있다. 상가에서 연시와 만난 인연으로 연시 이모네 하숙생이 된 수리는 하숙집 식구들을 만난다. 잔소리는 심하지만 정 많은 아줌마 효숙, 하회탈같이 노상 웃고 다니는 아저씨 진우, 잘생긴 얼굴로 실없는 농담을 즐기지만 따듯한 남자 그 집 아들 인찬, 엉뚱하게 사건만 일으키지만 집안에 활력소가 되는 노처녀 강미옥(33), 그리고 한없이 여리고 한없이 갸날픈 연시...연시가 시집가는 날 수리는 자신이 얼마나 연시를 사랑하고 있었는지 느꼈다.
 
 임봉자(55)는 처음부터 연시가 싫었다.
형편없는 집안에 고아인건 어떻게 참아보겠는데 연약한 척 하면서 남자들을 홀리는 눈매하며 아무튼 그 인상이 싫었다. 자신에게 가난과 철없는 아이들과 가슴에 구멍만 남기고 가버린 남편이 막판에 사고 친 그 파출부와 너무 닮아서 더욱 싫었다. 그런데 아들 병주는 막무가내다. 마침내 병주와 연시는 저희들끼리 결혼식이라고 올리고 그날로 짐 싸서 들어왔다. 봉자는 연시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연시가 두 손 들고 떠날 때까지 딸 이주아(27)와 합심해서 최선을 다해 연시를 구박했다. 결국 자존심 강하고 귀가 얇은 아들 병주가 연시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일은 생각보다 쉽게 끝났다. 어짜피 혼인신고도 안 올린 사이인 것을..그러나 봉자의 시련이 연시가 쫓겨난 그 날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봉자는 나중에 알게 된다. 봉자는 자신이 저지른 엄청난 과거를 갖고 있다. 그것은 연시엄마 구효선과 관련된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 역시 과거가 아니라 현재요 자신의 미래를 틀어쥐고 있다는 사실을 연시를 통해 알게 된다.   
 
 ‘시야엄마’ 구효선(51)의 연시에 대한 기억은 19년 전 연시가 아홉 살인 채로 머물러있다. 그 때, 연시가 아홉 살이 되던 해에 효선은 염색공장에 취직했다. 작은 가내공장이었고 일은 생각보다 많았지만 꽤 많은 월급을 준다는 말에 힘든 줄 모르고 일했었다. 그러나 맘 좋은 사장 이씨는 허수아비였고 실질적인 공장의 주인은 이씨의 부인 임봉자였다. 봉자는 효선을 공장 일, 집안 일 가리지 않고 알차게 부려먹었고 첫 달 외엔 월급을 제때 주지 않았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임봉자는 말도 안되는 누명을 씌워 효선을 무일푼으로 공장에서 쫓아낸다. 그러나 효선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사장 이씨는 부인 임봉자 몰래 땅문서 한 장을 효선에게 주게 된다. 말이 땅문서지 팔아봐야 그동안 효선이 일했던 월급의 십분의 일에도 못 미치는 쓸모없는 땅문서였던 것이다. 이씨 입장에선 효선에게 그거라도 쥐어줘야 마음이 편했던 것이다. 효선이 나간 직후 공장은 불량품 때문에 부도가 나게 되고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한 이씨는 봉자에게 상당한 빚을 남기고 죽는다. 그 무렵 효선에게 주어졌던 쓸모없던 땅이 개발의 붐을 타게 되면서 엄청난 금싸라기 땅이 된다. 뒤늦게 땅문서가 효선에게 가 있음을 알게 된 봉자는 효선에게서 땅문서를 빼앗는다. 그 과정에서 봉자는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러 버린다. 효선을 차로 들이받고 뺑소니를 친 것이다. 이후 효선은 남들에겐 죽은 사람이 되어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면서 살아남는다. 그러나 그날의 사고와 관계된 기억과 딸 연시에 관한 기억만큼은 되찾지 못한다.
 
 사건이 일어난 당시, 효선의 언니 효숙네 사정도 몹시 힘들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어린 연시는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상태가 안 좋았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효숙은 동생 효선의 사건과 장례 등 일체를 경찰에게 맡겼고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효숙은 동생 효선을 가슴에 묻었었다. 효숙이 동생 효선의 생존사실을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었다. 그러나 효선은 살아만 있을 뿐 사람이 아니었다. 효숙은 의식없이 행려병자 신세로 요양원에 누워있는 효선의 존재를 식구들에게 알릴 수 없었다. 특히 연시에게 두 번씩 상처를 줄 수는 없었던 것이다. 효선이 점차 기력을 회복해갈 때도 효숙은 선뜻 효선의 존재를 식구들에게 알릴 수 없었다. 효숙은 효선이 모든 기억을 다 찾았을 때, 아니 연시를 제대로 기억할 때 식구들에게 말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 기억만큼은 돌아올 줄을 몰랐다. 효선의 기억 속에 연시는 아홉 살인 채로 변할 줄 몰랐던 것이다. 신체적인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자 효선은 서울의 한 쉼터로 옮겨지게 된다. 그곳에서 효선은 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미 다 자란 딸 연시를 만난다. 연시도 효선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금방 친구가 된다.
 
 연시가 돌아왔다.
짧은 결혼생활이었지만 너무나 큰 상처를 입고 효숙의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효숙은 연시의 불행이 자기 때문인 것 같아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수리의 정체를 조금만 더 일찍 알았어도 병주에게 무리하게 시집보내지 않았을 것을...봉자의 구박을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그 정도인 줄 몰랐다. 그런 어느 날 기특한 아들 인찬이 여자를 데려온다. 기대에 차 며느리감을 기다리던 효숙과 진우 앞에 나타난 것은 뻔뻔스럽게도 연시의 시누이 이주아였다. 울고불고 매달리는 주아가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가도 연시 생각을 하면 울화가 치민다. 그런데 임봉자까지 와서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닌가. 자식이 뭔지...주아의 여우 짓과 봉자의 물량공세에 살짝 홀려서 효숙의 마음은 많이 누그러진다. 게다가 걱정하던 연시도 살아보려고 애쓰고 있고 듬직하고 항상 고마운 노수리가 연시 곁에서 맴돌고 있다. 염치없지만 수리가 연시를 받아준다면 세상 걱정할게 없을 것 같았다.
 
 연시는 병주에 대한 자신의 선택에 끝까지 책임을 지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기엔 그동안 받은 상처가 너무 컸다. 결국 연시는 병주를 포기했다. 그러고 나니 세상이 다가왔다. 수리의 친절도 이모와 이모부, 인찬의 걱정도 그녀에겐 큰 재산이었다. 특히 수리가 고맙고 또 고맙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자신을 ‘시야엄마’라고 부르며 항상 어린 딸에게 줄 옷을 뜨고 있는 그 여인에게서 연시는 연민과 함께 알 수 없는 정을 느끼고 있었다. 힘이 들면 들수록 시야엄마는 연시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렇게 또 살아봐야지..툭툭 털고 일어나려는 연시에게 다시 병주네 식구들이 엮인다. 인찬이 결혼하겠다던 여자가 주아라니..첨엔 펄펄 뛰던 이모도 어느새 슬슬 마음이 바뀌는 모양이다. 연시는 어느 순간 식구들이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음을 느낀다. 연시는 정말로 이모 곁을 떠날 때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 즈음 시야엄마 효선이 쉼터를 그만두고 사채업계의 대부 북촌 노회장네 집에 도우미로 일하게 된다. 쉼터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문을 닫게 되자 오갈 데 없어진 효선은 언니 효숙의 도움으로 작은 방을 얻었고 노회장의 도우미로 일하면서 적잖은 월급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노회장과 효선은 실 가게에서 처음 만났다. 노회장의 비밀 취미가 뜨개질이었던 것이다. 

  병주의 회사 ‘봉 시크릿’은 생각보다 신통치 않았다.
병주는 지속적인 투자를 강조했고 점점 사채, 즉 노만재 회장의 돈이 빚으로 쌓여가고 있었다. 봉자는 쌓여가는 빚 만큼이나 노회장을 잡아야 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었다. 그것은 아주 간단하게 빚을 탕감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노회장은 만만치 않았다. 처음에 봉자는 노회장의 비서 윤종희의 존재를 의심했었다. 그래서 종희를 노회장의 곁에서 떼어내려고 갖은 술수를 다 부렸다. 그런 과정에서 종희가 노회장이 아니라 그의 아들 노수리를 좋아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봉자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봉자는 노수리를 미끼로 종희를 자기편으로 만들었다. 노수리가 웬수같은 연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미 눈치 채고 있던 봉자였다. 아들 병주가 연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보다 더 좋은 호재는 없었다. 연시를 병주에게서 완전하게 떼어내고 노회장의 오른팔인 종희를 이용하여 자신이 노회장과 엮인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만에 하나 노회장을 손에 넣지 못한다 할지라도 노회장의 그 엄청난 장부를 책임지고 있는 종희를 얻는다면 자신이 안고 있는 노회장의 빚만큼은 탕감될 수 있을거란 계산까지 하고 있는 봉자였다.

  봉자는 수리 앞에서 연시를 다시 받아들일 수 있음을 암시했다.
병주가 널 잊지 못한다고...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냐고...우리 주아와 인찬이도 연시 너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마음 약한 연시를 지속적으로 자극했다. 물론 모든 일은 교묘하게 수리가 보고 있는 앞에서 이루어졌다. 수리를 부추긴 것이다. 연시는 혼란스러워했고 수리는 초조했다. 그런 수리를 지켜보는 종희 역시 매일 매일이 지옥이었다. 결국 종희는 수리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수리의 거절보다 종희의 마음에 비수를 꽂은 것은 다름 아닌 노만재 회장이었다. 자신을 비서 이상의 존재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노회장의 싸늘한 대답을 듣고 종희는 결심했다. 종희는 노회장에게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다. 종희는 봉자에게 노회장의 비밀장부를 넘겨주기로 한 것이다. 봉자가 종희에게 장부를 넘겨받기로 한 날, 바로 그 북촌 노회장의 집에서 봉자는 그 집 도우미로 일하는 효선을 보게 된다. 하늘이 무너질 듯 놀랐으나 곧 효선의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봉자는 알게 되고...또한 연시가 바로 효선의 딸이며 연시와 효선이 만나고 있어도 서로의 존재를 모른다는 사실까지도 알게 된다. 그 후로 봉자는 초조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금방 넘겨준다던 노회장의 장부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었다. 종희가 망설이고 있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봉자에게 큰 위협이 되는 것은 효선의 존재 자체였다. 
 
  효선은 집에서 봉자를 만난 이후 자주 두통에 시달렸다.
굳게 닫혀져 있던 그녀의 기억이 서서히 깨어나는 중이었다. 또한 자주 봉자의 환영에 시달렸다. 결국 효선은 가스점검 나온 아줌마를 봉자로 착각하고 맨발로 집을 뛰쳐나와 언니 효숙의 집으로 도망쳤다. 당시 효숙의 하숙집엔 인찬을 기다리던 주아와 종희 만이 있었다. 주아와 종희가 연시 엄마인 효선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다. 그 시간 연시는 봉자의 호출로 봉자의 집에 있었다. 봉자는 연시에게서 효선에 관한 정보를 묻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연시에게 일단 안도한 봉자는 연시를 돌려보냈다.
  연시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라는 것은 봉자의 착각이었다. 연시는 그 즈음 과거의 조각들을 맞춰가고 있었다. 십 구년 전에 일어났던 사고현장에 관한 기억들, 사고현장에서 차를 급하게 몰고 도망친 까만 얼굴의 그 여자, 공장에서 일하는 엄마를 찾아 공장에 갔을 때 부딪쳤던 사나운 공장 안주인, 급기야 사고현장의 그 여자와 공장 안주인의 그 여자가 동일인물일거라는 확정들, 병주에게서 들었던 병주의 아버지와 어린 시절에 관한 기억들, 예전에 살던 그 집과 공장....사실 연시가 병주에게 흔들려 보였던 것은 연시에게 미련이 남은 병주의 애달픈 구애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미심쩍었던 병주네 과거 이야기를 캐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봉자가 자신을 불러 엄마 얘기를 조심스럽게 묻기 시작한 것이다. 비로소 연시는 엄마의 사고와 봉자가 깊은 연관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연시는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으나 태연하게 봉자의 집을 나섰다. 그러나 그런 연시에게 기름을 부은 것은 주아였다. 현관문 너머로 아련하게 들려오던 주아의 목소리...연시엄마라는 미친 여자가 인찬씨 집에 나타났다...그리고 덧붙여 지껄인 주아의 한마디는 봉자에게도 현관문 밖 연시에게도 큰 충격이었고 이후 폭풍을 몰고 오는 계기가 되었다. 주아는 미친 여자가 맨발로 뛰어와 ‘다 알아버렸다’라고 하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다 알아버렸다!!!’ 봉자는 극심한 공포감을 느꼈고 연시 또한 전율을 느꼈다. 연시는 정신없이 집으로 뛰어갔고 엄마의 존재를 알아버렸다. 기뻐도 슬퍼도 한결같은 표정으로 아홉 살의 시야만을 찾던 바로 그 쉼터의 아줌마, 어쩌면 우리 엄마가 살아있으면 이 아줌마 같은 느낌이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많은 날들 자신을 허탈하게, 기쁘게, 우울하게, 때로 아주 조금이나마 행복하게 만들어줬던 그녀가 바로 내 ‘엄마’였던 것이다.
  그 후 연시와 효선은 외딴 별장에서 꿈같은 사흘을 보낸다. 두 모녀의 아름다운 재회를 위해 노회장이 빌려준 별장이었다. 아니..정확하게 말하면 종희와 주아와 봉자가 공모해서 만들어놓은 봉자의 함정이었다. 물론 별장은 노회장의 소유였다. 사흘째 되는 날 연시와 효선 앞에 나타난 것은 모녀를 마중 나온 반가운 식구들이 아니었다. 봉자였다. 그 자리에서 연시는 봉자에게 과거의 일을 물었고 따졌고 급기야 연시와 봉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 모습에 효선은 몸을 떨며 기절했다. 연시는 엄마를 외쳤고 이후 기억을 잃었다. 연시가 깨어난 곳은 낯선 요양원이었다. 
  효숙은 잠시 머리를 식히고 오겠다는 연시의 메시지를 주아에게서 전달받는다. 같은 날 효숙은 효선이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효숙은 효선의 행방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허사였다. 실종신고를 내 보았으나 동생 효선이 연기처럼 사라진 것이다. 사실 요즈음의 효선의 상태는 매우 불안정했었다. 효숙은 말없이 통곡했다. 진작에 효선의 존재를 식구들에게 알렸더라면 함께 찾아 다녔을텐데...그런 한편으로 식구들과 특히 연시에게 두 번 상처를 주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효숙이었다. 효숙의 한숨소리가 잦고 커진 것 외에 하숙집의 다른 변화는 없었다. 가족들은 연시가 다 털어버리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그게 다였다. 연시의 가출에 의혹은 품은 사람은 수리였다. 수리는 연시의 행적에 의심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상처받은 또 한 사람이 있었다. 노만재였다. 인사도 없이 그만둔 도우미 아줌마가 야속했지만 뭐라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노회장의 가슴은 많이 허전했다.
 
 연시는 매일 알 수 없는 약을 먹고 잠을 잤다.
어느 순간 약을 삼키지 않고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바보처럼 소리쳐서 주사를 맞고 기절하는 짓은 하지 않았다. 모든 지난 일들이 퍼즐조각처럼 하나씩 맞춰졌다. 19년 전 사고도, 사고를 낸 까만 얼굴의 그 여자도, 19년 동안 엄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이모가 엄마를 어떻게 보살펴 왔는지도 다 알아버렸다. 그리고 그 끝엔 엄마와 마지막으로 보낸 사흘간의 행복과 눈물이 있었다. 그리고 임봉자...연시는 더 이상 이렇게 묶여서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다. 연시는 최대한 고분고분하게 굴었고 제일 물색없어 보이는 남자 간호사 한 명을 꼬셨다. 자신에게 요부의 기질이 있는지를 태어나 처음 알았다. 그리고 남자 간호사의 휴대폰을 이용해 수리에게 긴급메시지를 보냈다. 연시는 타고난 미모로 남자 간호사며 남자 직원들을 이용했다. 의외로 그들은 단순했고 꼬시기가 쉬웠다. 연시는 찾아온 수리와 극적으로 만났고 그 곳을 탈출했다. 그 과정에서 연시는 자신의 미모를 마음껏 이용했다. 수리에게 구출되어 서울로 돌아가면서 연시는 태어나 처음으로 복수를 결심한다. 연시는 수리에게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연시는 서울로 돌아와 오피스텔을 얻었고 또한 봉자 쪽에는 여전히 요양원에 갇혀있는 것처럼 손을 썼다. 연시 가족들은 일주일에 한번 씩 연시의 메일 편지를 받는다. 그것은 주아의 몫이었다. 봉자는 주아에게 연시가족들을 속이라고 지시하고 있었다. 그것이 연시를 오히려 도와주고 있었다. 주아는 인찬과의 결혼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연시의 일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그것은 잠깐이었다. 태생적으로 자기밖에 모르는 주아였다. 연시는 실종된 엄마의 행방을 찾으면서 동시에 봉자의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결국 연시는 수리의 아버지인 노만재가 바로 임봉자의 섬유회사 돈줄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연시는 종희가 노회장을 배신했음을 알게 된다. 연시는 노만재를 만나 담판을 짓는다. 그 후 노만재는 불법사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검찰에 구속된다. 종희가 봉자에게 넘겨준 장부가 문제가 된 것이었다. 종희는 봉자가 노회장을 구속까지 시킬 줄 몰랐고 당황했다. 이제 종희는 봉자에게 큰 약점을 잡히게 된 것이다.
 
 검찰에 구속되어 면회가 금지된 노회장은 연시의 오피스텔에 있었다.
모든 것이 다 종희와 봉자를 속이기 위한 쇼였다. 노회장은 그렇게 간단히 종희와 봉자에게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에 종희의 일탈이 눈에 들어왔고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의 목숨보다 아끼는 아들 수리에게 조차 내어주지 않는 만재의 비밀장부는 따로 있었다. 종희가 갖고 있던 그 장부는 종희를 자기사람이라 확신시켜주기 위한 미끼였고 종희 조차도 그 사실을 몰랐다. 노회장이 연시를 돕기로 결심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감히 천하의 노만재 재산을 그렇게 하찮게 자기 것으로 만들려 했던 임봉자에 대한 벌이었다. 만재의 돈은 수리의 한으로 남은 수리 엄마의 목숨이었다. 또한 잠깐이지만 수리 엄마를 잊게 만든 자기 인생의 마지막 로맨스의 주인공, 연시엄마에 대한 연민도 작용하고 있었다. 물론 노만재는 그 부분에 대해 부인하지만...아무튼 오피스텔에서 연시는 만재에게 사채업에 관해 본격적으로 배운다. 연시는 몇 차례 돈 많은 사모님들의 돈을 끌어 모아 영세업체에 빌려주고 사채놀이를 했다. 그 사모님 중엔 임봉자도 끼어있었다. 연시는 타고난 ‘꾼’이었다. 적어도 노회장의 눈엔 그렇게 보였다. 그것이 기특하면서도 또한 아슬아슬했다. 노회장은 수리가 연시를 마음에 두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사채놀이를 하는 한편 연시는 병주를 비밀스럽게 만난다.
병주는 연시가 여행 중이라 알고 있었다. 어머니 봉자와 시누이 주아에게 비밀로 하자면서 연시는 병주와의 위험한 연애를 감행한다. 병주는 뭔가 많이 변한, 더욱 여성스러워지고 뭔가 독해진 연시에게 이전과는 다르게 더욱 깊이 빠져든다. 연시는 병주의 자존심 강한 성격을 제대로 이용한다. 가끔 수리와 나타나고 끊임없이 수리 이야기를 하면서 병주를 조종한다. 한 밤중이든 대 낮이든 병주를 불러내 그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며 병주를 옭아매고 있었다. 수리는 괴로웠다.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바로 그 ‘일’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하고 있는 것이다. 연시는 과거에 아버지가 그랬듯이 아니, 오히려 아버지보다 더 잔인하고 악랄하게 사채놀이를 하고 있었다. 또한 한 남자의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었다. 수리 또한 병주를 좋아하진 않았다. 그다지 동정할 가치도 없는 인간이 병주였다. 그러나 요즘 연시에게 끌려 다니는 병주는 신경이 쓰였다. 연민마저 느끼게 했다. 마치 악마의 덫에 걸려든 나약한 하루살이 같았다. 그러는 과정에서 수리가 걱정하던 일이 벌어졌다. 돈을 제때 갚지 못한 영세공장에서 소동이 일어났고 폭행사건과 방화사건이 함께 일어났다. 그 안에 병주가 있었다. 기막힌 것은 돈 갚아라 악을 쓰며 달려온 전주들 속에는 임봉자가 있었고 공장을 지키고픈 공장식구들 속엔 병주가 있었다. 경찰에 연행되서야 봉자와 병주는 서로를 확인했다. 연시가 두 모자를 그렇게 만들었다. 병주는 폭행과 방화의 책임을 지고 구속된다. 결국 봉자의 돈으로 합의를 했으나 합의가 이루어진 한 달 동안 실형을 살고 온 병주는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 것은 봉자도 마찬가지였다. 노회장의 사채가 위험수위에 달할 즈음 달콤한 유혹이 들어왔다. 평소 친하게 지내고 싶어했던 검찰의 고위간부 사모님이 투자를 해보자는 제안이었다. 봉자는 노회장의 사채를 좀 더 끌여들여 투자를 시작했다. 물론 처음엔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였다. 노회장의 사채이자보다 좀 더 받는 조건의 투자였고 그 재미가 솔솔했다. 그래서 큰 건에 동참했다. 잘 하면 공장 하나를 그냥 삼킬 수 있는 조건이었다. 봉자는 이번엔 무리를 했다. 다른 사모님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혼자 투자를 감행했다. 욕심이었다. 그리고 용역업체 사람들과 함께 공장을 차지하러 갔다. 그 곳에서 봉자는 뜻밖에 병주를 만났고 사건에 휘말렸고 수갑을 차고 잡혀가는 병주를 보기에 이르렀다. 봉자는 그동안 재미 본 돈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돈을 토해내고 병주를 빼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봉자는 땅을 팔았고 자신의 공장을 담보로 맡겼다. 이제 봉자에게 남은 것은 잘 돌아가는 공장과 제법 값이 나가는 집과 노회장의 비서 종희 밖에 없었다. 그러나 봉자는 초조하지 않았다. 봉섬유는 주문이 끊임없이 늘고 있었고 몇 군데 수출계약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봉자는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된다. 봉섬유와 봉시크릿이 코스닥에 상장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그 또한 수리와 연시의 작품이었으나 그걸 알 리가 없는 봉자였다.

  주아와 인찬의 결혼 날이 잡혔다.
메일상이지만 연시의 축복도 있었다. 인찬은 주아와의 결혼을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주아가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한테 너무 잘했고 연시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결혼을 결심했다. 결혼식 날 아침에 연시는 인찬을 만난다. 연시는 인찬에게 지난 모든 사실을 털어놓게 된다. 인찬은 심하게 충격을 받았고 신랑이 끝내 나타나지 않는 결혼식장에서 주아는 통곡했다. 봉자는 효숙과 진우에게 화풀이를 해보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이미 주아는 임신한 상태였던 것이다. 인찬은 사흘 만에 나타났다. 봉자, 주아는 물론이고 효숙과 진우 또한 인찬을 달래도 보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그날 이후 인찬의 입은 굳게 닫혀버렸다.
  연시는 자신뿐 만 아니라 자신이 전부라 믿었던 가족들이 하나씩 불행해져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연시는 점점 사악해져만 가는 자신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수출했던 봉섬유 제품에 크레임이 걸렸다는 통보를 받은 건 주주총회가 열리기로 한 일주일 전이었다. 계약은 해지되었고 봉섬유는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병주는 공장사건 이후 모든 일에 손을 떼고 방구석에만 있었고 주아는 결혼식 이후에 히스테리 증상까지 보였다. 공장은 곧 문 닫게 생겼고 담보로 잡혀있는 땅과 공장부지가 전부 날라가게 생겼다. 어음이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그 탄탄하던 봉섬유는 부도 일보 직전에 와 있었다. 그때 종희에게 연락이 왔다. 봉섬유의 대주주는 노만재였다. 봉섬유를 코스닥에 상장시키면서 노만재의 사채 대부분을 회사의 지분으로 돌렸던 것이다. 그런 노만재는 지금 수감 중이다. 종희의 제안은 간단했다. 수감 중인 노만재의 위임장과 양도각서를 주주총회에서 발표하자는 것이었다. 노만재의 모든 지분과 봉섬유 대표이사 자리를 임봉자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위임장과 각서는 종희가 만든 가짜였다. 그러나 위임장과 각서에 찍힌 노만재의 인감도장은 진짜다. 그렇게 되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후에 노만재가 재판을 걸어도 이쪽에 승산이 있다는 것이 종희의 제안이었다. 그렇게 하도록 자신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봉자는 만세를 불렀다. 종희의 댓가는 봉자네 집이었다. 봉자는 종희가 맹랑하다고 생각했다. 유일하게 남은 재산이 집인데...그러나 마다할 이유가 없는 봉자였다. 봉자는 종희에게 집문서를 넘겼다. 그리고 주총의 날이 밝았다.

  주주총회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 봉자를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노만재였다. 그 후 주주총회가 시작되었다. 봉섬유와 봉시크릿이 통합된 주식회사 봉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노만재가 선출되었다. 노만재는 대주주의 자격으로 대표이사 자리를 또 다른 주주인 박씨에게 양도한다고 발표한다. 봉 섬유에 있던 봉자의 지분은 남은 만재의 사채와 이자(고리채)로 탕감이 되고 모자란 금액은 통장 잔액과 공장부지 등으로 탕감이 된다고 발표되었다. 그러고도 남은 빚은 노동으로 갚아야 된다고 발표되었다. 한 순간에 봉자는 빈털터리가 되었고 상당히 많은 빚 까지 안게 된 것이다. 주주총회는 그렇게 끝이 났다. 봉자는 망연자실 서있었다. 그런 봉자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난다. 홍연시였다. 봉자는 그 순간 지금껏 일어났던 모든 일들 뒤에 연시가 있었음을 알게된다. 그런 연시에게 봉자는 마지막 남은 패악을 부린다. 나 임봉자 아직 죽지 않았다고...니가 흘린 눈물만큼 갚고 나면 반드시 넌 피눈물을 흘리게 될 거라고...악을 쓰며 임봉자는 그렇게 주총회장을 빠져 나가고...연시에게 남은 건 깊고 깊은 적막 뿐이었다. 
  탄탄하던 봉섬유의 휘청거림을 보고 있던 종희 앞에 연시가 나타난 것은 한 달 전이었다. 연시는 종희를 오피스텔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종희는 노회장을 만난다. 그러나 종희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노회장의 호통도 아니었고 연민이 담긴, 그러나 담담한 수리의 시선이 아니었다. 바로 연시의 약속이었다. 연시는 종희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수리와 자신이 연결되는 일은 없을거라 다짐했다. 그 다짐을 종희가 받아들인 것이다. 그 후 종희는 임봉자를 찾아가 주주총회 건을 제안했다. 종희의 두 번째 배신이 시작된 것이다.

  봉자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으나 이대로 무너질 인간이 아니었다. 봉자는 모든 것을 연시가 나타나기 이전, 즉 잘나가는 봉섬유와 두둑한 통장과 마담 뚜들이 군침을 흘리는 잘난 아들과 딸을 갖고 있는 배부르고 도도한 임봉자로 순식간에 되돌아 갈 수 있는 기막힌 카드를 손에 쥐고 있었다. 바로 연시엄마, 구효선의 행방이었다. 봉자는 비장의 카드를 손에 쥔 채 연시를 만나기로 한다.
  병주는 예전에 사람 취급도 안했던 봉섬유 공장직원들의 멸시와 조롱 속에서 공장 일을 시작해야만 했다. 빚 탕감의 조건이었다. 주아 또한 할 수 있는 모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주아의 배는 점점 불러오고 있었고 그런 주아를 효숙은 외면할 수 없었다. 주아와 그 집 사람들에 대한 인찬의 원망은 상상 이상이었다. 인찬은 봉자의 딸인 주아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물론 효숙도 봉자를 용서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효숙의 입장은 달랐다. 그래도 주아는 아들의 아이를 갖고 있는 여자였던 것이다. 지금 효숙이 할 수 있는 일은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주아를 지켜보는 일 뿐이었다. 주아는 힘든 생활을 억지로 견디는 중이었다. 비록 제멋대로, 남을 짓밟고 상처를 주고 살았지만 유일하게 마음을 주고 사랑을 했던 인찬의 아이였기에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주아였다. 병주는 자신과 주아가 겪는 고통을 지켜보면서도 끝까지 큰소리를 치는 봉자의 끝없는 욕심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병주는 봉자의 마지막 카드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지옥 같은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이제 다시는 구제받지 못할 엄마 임봉자 인생의 파멸 사이에서 고민하던 병주는 마침내 결심을 한다. 병주는 효선의 행방을 손에 쥐고 노수리를 찾아간다.   
  
  ‘구효선’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쥐고 당당하게 연시를 기다리는 임봉자, 모든 것을 손에 쥐고 다 이룬 듯 보이지만 정작 가장 소중한 ‘엄마’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홍연시...과연 그들의 만남 저편엔 어떤 삶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다소 비뚤어졌지만 구효선을 연시의 품으로 돌려보낸 이병주의 이기적인 사랑과 지칠 줄 모르는 임봉자의 악행이 충돌한 그 끝엔 무엇이 남게 되는가. 끝까지 인간이길 거부한 임봉자와 엄마 효선의 아픈 사랑, 이모네 식구들의 따뜻한 사랑, 그리고 수리의 무한한 사랑 사이에서 연시는 갈등한다. ‘복수’와 ‘용서’ 사이에서 끝내 홍연시가 선택한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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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Binna | 작성시간 15.12.08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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