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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사극][밤을 걷는 선비] 장현주 - 시놉시스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6.02|조회수1,457 목록 댓글 0

[밤을 걷는 선비] 장현주 - 시놉시스






미니시리즈 기획안



        
밤을 걷는 선비





제 작  콘텐츠 K
극 본  장 현 주


 



1. 개  요

   ㅇ 제 목 밤을 걷는 선비
   ㅇ 극 본 장현주 (SBS 파라다이스목장 / MBC 커피프린스1호점)
   ㅇ 연 출 미정
   ㅇ 원 작 조주희 글, 한승희 그림, 만화 ‘밤을 걷는 선비’
   ㅇ 제 작 콘텐츠 K
   ㅇ 형 식 70분물 20부작 미니시리즈 (예정)

2. 작  의  :  사람이 희망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퍽이나 고달픈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다.

   ‘뱀파이어 김성열’은 사람이었던 시절 소중한 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원치 않는 흡혈귀의 삶을 살고 있다.
   ‘남장 책쾌 조양선’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소설가의 꿈을 접고 책쾌일에 달리지만 늘 가난에 허덕인다.
   ‘세손 윤’은 올바른 왕권을 세우기 위해
   부친을 억울하게 죽음으로 내몬 임금(조부)과 권세가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한다.

   이들에게 삶은 전쟁이고 고단함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들은 苦海와도 같은 인생에서     서로를 만나 위로를 받고, 연모하고, 삶과 사람에게서 희망을 발견해나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족을, 이웃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와 희망의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3. 기 획 의 도
 
   ㅇ 조선판 뱀파이어다!
   뱀파이어? 그 넘쳐나는 이야기?
   맞다. 그 ‘치명적인 관능미’를 가진 뱀파이어가 주인공이다.
   때는 조선시대, 갓 도포를 차려입은 눈이 부실만큼 아름다운 선비 김성열은
   사람의 피를 먹고 사는 뱀파이어, 흡혈귀다! 
   성열이 사람이었던 시절, 궁에 사는 흡혈귀 귀(鬼)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귀는 왕 위에 군림하며 왕을 결정하고, 왕이 안 된 왕손을 무참히 죽여 없앤다.         그런 귀와 맞서다 죽음을 맞고 다시 뱀파이어로 부활한 김성열!
   그러나 그는 인간의 본성을 잃지 않는다.
   인간을 귀하게 여기고, 인간답게 살기를 원하는 이 시대의 영웅,
   수호귀(守護鬼) 김성열의 활약상이 펼쳐진다!  

   ㅇ Secret 조선,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김성열은 사람이 아닌, 흡혈귀다. 
   성열을 연모하는 조양선은 성열이 그토록 찾아다니는 귀를 없앨 비기의 실마리다.
   양선을 연모하는 이윤은 신분을 숨긴채 훗날을 도모하는 이 나라의 세손이다!  
   윤을 연모하는 혜령은 귀가 성열을 없애기 위해 세워둔... 귀의 사람이다!!!
   사랑이 증오가 되고, 벗이 적이 되고, 원수가 은인이 되어있다! 
   주인공들이 간직하고 있는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을 통해
   극의 긴장감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고 껴안는 인물들을 통해
   이해와 용서가 주는 행복을 그리고자 한다.    

   ㅇ 달콤 살벌한 로맨스!
   사랑하는 여인의 피가 가장 달콤한 뱀파이어 성열!
   그를 끊임없이 사랑에 빠트리는 겁 없는 남장 책쾌 양선의 목숨 담보 러브스토리!
   음란서생이란 필명으로 언문소설을 쓰는 세손 윤,
   왕세자임을 숨기고 양선을 짝사랑하는 세손 윤의 비밀스런 러브스토리!
   성열의 죽은 정인과 너무도 닮은 세손빈 헤령,
   귀의 사람임을 숨기고 성열과 윤을 위기로 몰아넣는 혜령의 위험천만 러브스토리!! 

   ㅇ 오싹한 판타지!
   보름달이 뜨는 날 밤, 천벌을 받아 마땅한 자들 앞에 한 선비가 나타난다.
   힘없는 백성들은 나랏님도 어찌 못하는 악당을 응징해주는 그를 ‘밤선비’라 부른다. 
   뱀파이어 김성열이다! 
   궁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궁의 지하에는 흡혈요괴가 사는데 음란한 궁녀들을 꾀어내 하룻밤을 보내고 난 뒤
   궁녀의 피를 모두 빨아먹고 죽여 버린다한다.
   그 전설은 모두 사실이다!
   사람을 죽이려는 흡혈귀 귀와 이를 막으려는 수호귀(守護鬼) 성열의 대결은
   TV에서 접하지 못했던 신선한 공포감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4. 등장인물

  김성열 (남 / 24세~ / 홍문관 부제학 / 성균관 대사성 김정도의 외아들)
 
   ㅇ 성격
 
   반듯하다. 강직하다. 자신이 믿는 이의 명이라면, 어떤 일을 맡겨도...해낸다.
   열셋에 초시와 복시, 이듬해 문과 장원을 꿰찬 수재. 스물을 갓 넘긴 나이에 홍문관 부제학으로 발탁, 왕실의 정치자문을 담당할 만큼 정치적 식견과 해안 또한 뛰어나다. 왕실을 위한 일이면 임금에게도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성열을 시기하고 음해하려 하는 세력 또한 만만치 않다.
   외모 또한 출중하니... 백옥 같은 낯빛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드는 짙은 눈썹, 베일 듯 날카로운 콧날, 붉게 물든 단풍을 머금은 입술은 숨을 멎게 할 만큼 아름답다.

   ㅇ 히스토리

   ‘정현세자’와 어린 시절부터 동문수학한, 세자의 막역지우이자 정치적 동지.
   세자와 동문수학을 시작한 이듬해, 그날 석강(夕講)에서도 성열은 세자가 답하지 못한 시문을 훌륭히 써냈고, 내심 우월감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세자는 자신이 아끼는 책이라며 겉장이 닳고 닳은 서책 한권을 성열에게 선물했다. <정관정요(貞觀政要)>, 당나라 명군 태종의 정치를 기록한 책이었다. 세자로 책봉되던 그날부터 매일 이 책을 읽으며 고민했다고 했다. 어떤 군주가 되어야 할 것인가... 어떤 군주가 좋은 군주인가하고...
“성열아, 나는 말이다. 사람이 희망인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구나. 같이 해보지 않으련?” 
그저 학문의 쌓임이 좋아 서책만 읽던 성열에게 세상을 알아야할 이유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로, 학문에 소질 없는 무지한 자들의 전유물이라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무예를 열심히 연마, 이젠 세자의 잠행에 호위무사로 나설 만큼의 실력을 갖추었다.

   그리고 성열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유일한 여인 ‘명희’(20). 명희는 성열부의 죽마고우의 딸이다. 역병에 일가친지를 모두 잃은 명희를 성열부가 거두었다. 어린 계집아이가 너무 가여웠다. 슬퍼보였다. 저 아이를 웃게 해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서책밖에 모르던 성열의 눈에 꽃이 보이고, 예쁜 댕기가 보였다. ‘이걸 가져다주면 웃으려나?’ 꺾어 둔 꽃을 보며, 댕기를 매며...어둡기만 했던 계집아이의 얼굴에 미소가 돌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미소 하나에 세상을 다 가진 기분, 처음이었다. 첫사랑이 시작되었다.  
“너, 나의 아내가 되어다오. 나, 평생 너만을 은혜하고 너만의 사내가 될 것이다”
오누이간에 연정이라니 쯧쯧...세간에선 입에 담을 수 없는 추문을 만들어 퍼 날랐다. 성열은 명희가 아니면 평생 학자로만 살겠다했는데... 명희가 떠났다. 절로 들어가 성열과 키워주신 어른들의 안위를 빌겠다했다. 성열도 청나라 유학길에 올라 오로지 학문에만 빠져 살았다. 그렇게 6년의 시간이 흘렀고 어른들은 결국 두 사람의 혼인을 허락했다.
 
   ㅇ 드라마

   성열은 명희와의 혼사를 사흘 앞 둔 날, 그자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귀(鬼). 사람이 아닌 자, 사람의 피를 먹고 사는 자, 흡혈귀. 왕의 위에서 군림하는 자. 왕을 선택하는 것도 그자의 몫, 선택받지 못한 세자는 죽는다 했다.
   정현세자는 오래전부터 귀의 존재를 알고 그를 없앨 비책을 찾아다녔는데, 드디어 그 답을 찾았다 했다. 사람이 희망인 세상의 첫 걸음은 귀를 없애는 것부터라고, 임금인 부친도 귀의 사람이니, 믿을 수 있는 건 성열뿐이라고 도와 달라했다. 성열은 약속했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세자의 뜻을 받들겠다고.
 
   하지만... 그 약속을 지켜내지 못했다. 정현세자는 양위식 전날 귀(鬼)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귀를 없앨 비책을 건네받기 위해 해서(귀의 스승, 흡혈귀)를 찾아갔던 성열마저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성열은 다시 태어난다. 그자들과 같은 흡혈귀로.

   120년 후.
   성열은 여전히 스물넷 사내의 몸으로, 인간일 때보다 더 아름다워졌고 강해졌으며 차가워졌다. 거기에 인간의 마음을 조정하는 능력까지 지녔으니, 사람 목숨하나 취하는 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사람을 해하는데 쓰지 않는다.
   성열은 여전히 인간의 본성을 잃지 않았다.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본능... 사람을 잡아먹고 살아가는 흡혈귀에게 이 얼마나 가혹한 형별인가. 몸은 끊임없이 산 사람의 피를 갈망하고, 이성은 흡혈의 본능을 누르며, 그럼에도 살기위해 역하디 역한 동물의 피로 허기를 달랜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어 한 달에 한번은 산 사람의 피를 먹어야 살 수 있다. 보름달이 뜨는 날, ‘천벌을 받아 마땅한 자’로 불리는 이들이 성열의 먹잇감이 된다. “밤선비님이 다녀가셨네!” 백성들 사이에선 나랏님도 어찌 못하는 악당을 응징하는 영웅으로 회자되지만, 살인에 대한 죄책감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성열은 오늘도 죽음을 꿈꾼다. 방법은 간단하다. 해를 향해 걸어 나가면 그뿐. 하지만 그건 너무도 이기적인 선택, 자신에게 그럴 자격도 없다. 귀, 그자를 없애고 정현세자와의 약속을 지켜낸 뒤, 이 지긋지긋한 불멸의 삶을 끝내고 명희의 곁으로 갈 것이다!
   귀를 없앨 비책을 찾아 헤맨 지 120년. 비책을 아는 유일한 인물 정현세자는 사록에서조차 삭제된 지금, 단서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정현세자의 흔적이 남아있는 서책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정현세자와 똑같은, ‘음란서생’이란 필명으로 글을 쓰는 자, 분명 정현세자를 알고 있거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자다! 성열은 그자를 찾기 위해 한양 제일의 책쾌들을 포섭하는데...

   그때, 한 여인이 나타난다. 조양선, 남장을 하고 책을 팔러 다니는 책쾌. 음란서생을 잘 안다하여 데려왔더니, 실은 모르는 사이지만 곧 막역한 사이가 될 꺼라 풍을 치고, 금서 유통 위험수당 대신 성열의 서가를 보여 달라 어깃장을 부리는 모습이 어이없지만 귀엽다. 고서의 내용을 줄줄 외는 것이 당당하고 총명하다. 성열의 시선을 피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아름다움에 현혹되지 않은 여자. 마음도 읽어낼 수 없다. 성열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유일한 사람, 처음이었다.
   뭐 하나 나아질 것 없어 뵈는 삶인데 내일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여자. 양선이를 보고 있으니, 잊었던 과거가 떠오른다. 사람이었던 시절의 열정, 희망, 사랑, 청춘... 자신에겐 다시 오지 않을 그 찬란한 시절을 너무도 열심히 살아내는 그녀가 참 좋아보였다. 얼굴에 ‘나 당신을 사모합니다’, 써놓고 자신을 바라보는 저 여인의 솔직함이, 대책 없음이 귀엽고 설랜다.

   그러던 때, 한 사내가 양선을 연모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자, 성열이 찾고 있던 음란서생이다. 그리고...이 나라의 세손이다!! 그 옛날 정현세자가 그러했듯이, 세손 윤 또한 귀를 없앨 비책을 알고 있을지 모른다. 성열은 양선을 이용해 세손에게 접근한다. 그녀가 다치게 될 걸 알지만, 멈출 수 없다. 그리고... 드디어 정현세자의 비망록을 손에 넣는다. 귀를 없앨 비기의 존재도 곧 찾게 될 것이다. 이제 세손과 함께 귀를 없앨 일만 남았는데...
  
   그런데 자꾸 망설여진다. 흡혈귀인 자신을 살리겠다고 두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 이 바보 같은 여자를 두고 죽는다는 게...다시 볼 수 없다는 게...숨이 막혀온다. 모든 걸 접고 이 여인의 사내로 살고 싶다!

   그때, 한 여인이 성열 앞에 나타난다. 최혜령, 120년 전 죽은 연인 명희와 너무도 닮은 여인이다. 성열을 바라보는 눈빛, 목소리, 웃는 모습까지... 그러나 그녀 영의정 최철중의 여식이자 세손 윤의 정혼자라 한다. 다른 사람인 것을 알면서도 외면할 수 없다.

   성열, 양선, 윤, 혜령... 복잡하게 얽혀가는 네 사람 앞에 감당할 수 없는 진실들이 밝혀진다. 그리고, 귀를 없앨 비기가 밝혀지는데... 그 존재...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이다!! 
   조양선 (여 / 21세 / 책쾌 / 성균관박사 서정도의 외동딸, 책쾌 조생의 양딸)

   ㅇ 성격

   똑똑하다. 성실하다. 책임감 끝내준다. 궁금한 건 기필코 답을 찾아야 끝을 낸다.
   한양에서 제일 단골이 많은 책쾌. 실용서, 학습서, 유학 경전에 역사서적, 소설, 음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서책들을 꿰고 있다.
   ‘달빛거사’라는 필명으로 언문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 지망생. 양선이가 쓴  ‘밤선비전’은 그녀의 단골손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심성 곱고 정이 많아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그런데 돕는 방법이 책쾌답다. 농사를 망쳐 실의에 빠진 소작농부에겐 ‘농가집성’을, 과거에 낙방한 가난한 선비에겐 유학경전을, 아들을 못 낳아 소박맞을 처지에 놓인 아낙에겐 ‘규학총서’를 구해다 안긴다. 글을 못 배운 아이들에겐 언문소설을 이용해 글을 가르치기도 한다. 서책에는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이 있고, 꿈이 있고,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걷는 법이 없다. 항시 분주하고, 수선스레 뛰어다닌다. 몸집의 두 배는 되는 책봇짐을 매고 한양바닥을 쓸고 다니는 모습은 흡사 개구쟁이 도령이다. 하지만 잠시만 시선을 고정하면...푹 눌러쓴 갓 아래로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가녀린 목선, 청순함은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름답다. 자신도 안다. 여인으로 치면 어디내놓아도 빠지는 미모가 아니라는 걸. 하지만 여인인 걸 들키는 날엔 강상의 법도를 기만한 죄...치도곤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녀, 매일매일 상남자?로 거듭나고 있다.

   양선이의 기억으론 열한 살 때부터 남장을 하고 다녔다. (그전 기억은...없다) 자신도 왜 자신이 남장을 하고 살아야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아버지(조생)에게 들은 얘기론 어릴 적에 기억을 모두 잃을 정도로 아팠고, 죽어가던 양선을 살려준 노승이 앞으로 남장을 하고 살아야 단명하지 않는다 했다 한다. 고운 댕기를 맨 여동생이 부러워했던 때도 있었지만, 집안을 건사해야하는 지금은 사내로 사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책쾌로 벌어들인 돈은 전부 빚을 갚는데 쓰고 어머니의 삯바느질로 겨우 끼니를 때우고 있다. 그럼에도 가족이 그녀의 삶의 버팀목이자 희망이다.

   ㅇ 비하인드 스토리

   양선이의 가족은 따로 있다. 그녀...조생의 딸이 아니다! 
   양선 자신도 알지 못하는 그녀의 본명은 '서 진'. 사동세자(세손 윤의 부친)의 막역지우인 성균관박사 서정도의 외동딸. 그녀가 조생의 딸 조양선으로 살게 된 사연은 이렇다.

   10년 전. 사동세자 편에 서 귀를 적대시했던 서정도는 역모죄를 뒤집어쓰고, 귀에게 물려 흡혈귀로 변한다. 흡혈 본능을 이기지 못한 서정도가 딸 진이를 물려는 순간, 성열이 살려낸다. 진이는 성열의 피를 마시고 겨우 생명을 건지지만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는다. 그날, 책쾌 조생이 진이에게 책을 주러 왔다가 이 모든 상황을 보게 되는데... 서정도는 이성을 잃기 직전 비밀리에 간직하라며 책(정현세자비망록)을 조생에게 맡기고, 성열은 ‘살려줄 터이니 오늘 본 것을 절대 발설하지 말고, 어린 것이 가여우니 데려가 보살펴주라’고 한다. 그날 이후 진이는 남장을 한 여자아이, 양선으로 살아왔다. 지금까지도 자신은 아버지 조생이 밖에서 낳아온 자식이라고 알고 있다.

   ㅇ 드라마

   음석골선비(성열)의 부름을 받고 한달음에 화양각으로 달려가는 양선. 양선은 어떻게든 음석골선비와 단골을 터보겠다고 이년 넘게 공을 들였었는데 드디어 연통을 받게 된 것이다!! 책 주문량이 엄청나고 가격도 후하게 쳐주는 음석골선비는 초초초우량 고객! 하지만 성열은 양선을 보자 사색이 되어 코를 틀어막고 나가버린다. (양선이는 자신의 체취가 너무도 달콤해 성열의 흡혈본능을 자극하는 걸 모른다!)
   저 선비만 단골로 틀 수 있다면 이 지긋지긋한 고리대금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텐데. 그러면 아버지와 동생 담이에게 약을 지어먹일 수 있을텐데... 양선은 화양각 앞에서 진을 치고 며칠을 기다린 끝에 성열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런데 가만...저 선비 좀 이상하다. 처음 만났을 때도, 지금도, 잡아먹을 듯?! 양선을 바라본다. 혹.....내가 여인인 걸 눈치 챘나?! 덜컥 겁을 먹고 있는데 성열이 말한다. 당분간 개인 책쾌로 고용하고 싶다고. 다른 일 만고 성열의 일만 맡아달라고. 
  횡재다!!! 몇 달만 고생하면 고리대금을 갚을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 성열이 찾는 책은 구하기 힘든 왕실 기록들이 대부분이었고, 어렵사리 구해다줘도 아니다!, 잘못되었다!, 퇴짜를 놓기 일쑤다. 게다가 다른 이들과 웃으며 얘기하다가도 양선이만 나타나면 못 볼 것을 본 듯 표정이 굳어진다. 가끔 지나치게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은근슬쩍 양선이의 몸을 더듬는(오로지 양선이의 착각이다. 넘어질 때 잡아주고, 일어나라 세워준 것뿐이다)걸로 봐선...저 선비 남색인가?!! 이러나저러나 좋을 것 하나 없다!!!

   그러던 때, 성열이 그토록 찾아다니던 정현세자가 쓴 서찰을 발견하는 양선. 죽기 직전에 쓴 듯 혈흔이 곳곳에 묻어있는 서찰에는 ‘힘든 짐을 남기고 가 미안하다, 꼭 약속을 지켜 주리라 믿는다’는 내용이 남겨져있었다. 서찰을 보자마자 돌아서는 성열, 그의 어깨가 떨리고 있다.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이 독하던 이가....울고 있다!! 한참을 그리 서있는 성열의 모습이 너무도 슬퍼 보여 양선은 맘이 무너지는 것 같다. 힘든 짐은 뭐고, 약속은 뭘까? 도대체 저 선비에게는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궁금해진다.
   첫사랑? 그런 절대 아니다!!! 이건 단지 고객관리, 영업전술일 뿐이다! 하지만 이미 양선이의 하루는 온통 성열로 채워지고 있었다.  양선이의 첫사랑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러던 때, 한 사내가 양선을 찾아온다. “진이 너...살아있었구나!!!” 한마디 하고선 양선을 와락 끌어안는다. (양선은 진이일 때도 남장이었다. 윤은 진이를 사내로 알고 있다) 양선은 있는 힘껏 사내를 밀치는데... 사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때 알았다. 자신이 사내(잘생긴)의 눈물에 약하다는 걸!)
   “이런 젠장, 너도 사내고, 나도 보기엔 사내거든요!!!” 사내는 양선이 오래전 사라져 생사를 알길 없는 친한 벗과 양선이가 너무도 닮아 착각을 했다 한다. 이름이 ‘윤’이라 한다. 보아하니 이 선비...춘화를 그리며 세월을 죽이는 양반집 자제인 듯하다.
   그, 다시 볼일 없을 줄 알았는데 시도 때도 없이 양선 앞에 나타나기 시작난다. 양선이가 찾아 헤매던 왕실기록들을 뚝딱 구해다주고, 짝사랑의 고민도 함께 나눠주고...친구가 됐다. 사내로 속이고 있는 게 미안하지만...윤이라면 그런 자신을 이해해 줄 것 같았다. 틈만 나면 윤이 기거하는 화양각을 찾아가 서로의 인생 상담을 주고받는다.
   그러던 날 윤이 벗이 된 선물이라며 서책 한권을 내민다. 그 책은....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음란서생의 신간이다!! 그리고, 윤이 그 책을 쓴 음란서생이다!!! 양선은 그 사실을 알게 된 뒤 감당할 수 없는 일들에 휘말리는데... (음란서생 사건으로 조생이 죽고 양선은 남은 가족과 헤어진다)

   양선은 곡기를 끊고 며칠을 누워만 있는데...성열이 나타난다. 죽을힘을 다해 살라고, 그게 남의 목숨을 빌어 살아남은 자들이 할 일이라고. 양선은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아버지, 어머니, 동생 담이가 책으로라도 자신을 기억해 주길 바라며... 그러면서 조금씩 다시 희망을 찾고, 그림자처럼 자신을 지켜주는 성열을...더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마음 넘치는 고백을 한다. 선비님을 사모한다고.   
   고백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때 선비의 곁을 떠났어야 했다. 그랬더라면...그가 사람을 잡아먹고 사는 흡혈귀인건 몰랐을 텐데... 그가 얼마나 고통스런 세월을 살아왔는지 몰랐을 텐데... 알게 된 이상 이 가여운 이를 혼자 남겨둘 수 없다.
 
   용감하게 사랑을 선택하는 양선! 그리고 지워졌던 기억이 되살아나는데...
   그녀, 오래전부터 정해진 세손 윤의 정혼자다. 그리고 귀를 없앨...비기다!
   이  윤 (남 / 24세 / 세손)

   ㅇ 성격

   조부인 ‘현조’를 이어 왕위를 이어받을 유일한 적통, 세손이다. 아버지 ‘사동세자’가 역모죄로 죽임을 당한 뒤, 조정신료들은 윤의 폐위까지 거론했지만, 적통에게 왕위를 계승하겠다는 현조의 뜻이 워낙 완고해 관철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조부와 손주 상이가 각별하다 여기면 오산이다. 견원지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살벌한 사이다!!)

   부친인 사동세제에게서는 뛰어난 학식과 온화한 인품을, 조부인 현조에게서는 범접할 수 없는 결계를 물려았다. 하지만...그건 다 과거지사다. 윤을 아는 이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조선왕조에 망조(亡兆)가 들었다고!!
   학문을 대하길 돌같이 하고, 하루라도 여인을 품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바람둥이다. 밤의 제왕!! 사치스럽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단으로 휘감고, 청나라에서 건너오는 ‘신상’ 수집에 열광한다. 영의정 최철중의 애첩을 희롱한 죄로 궁에서 쫓겨나 사가에서 근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개념상실, 인품상실, 어이상실의 세손이라 만만하게 봤다가 큰 코 다친 이가 한둘이 아니다. 세손을 폐위 시키겠다 나섰던 대신들은 하나같이 파직을 당하거나 참형에 처해졌다. 그들을 그리 만든 이는 다름 아닌...세손이다. 시전잡배 같던 세손이 대전에 드는 순간,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기세가 뿜어 나온다. 혀를 내두를 만큼의 명석함과 치밀함으로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을 만들어 그들 스스로 자멸하게 만든다. 윤은 미친개가 아닌...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사자다!! 발톱을 숨긴 사자는 적들이 경계를 놓치고 있는 사이, 견고하게 자신의 왕국을 구축하는 중이다!

   ㅇ 비하인드 스토리

   10년 전, 아버지 사동세자가 역모죄로 몰려 뒤주에서 굶어죽어 가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 가죽밖에 남아있지 않은 부친의 손을 붙잡고 ‘조금만 더 버티시라고, 소자가 기필코 꺼내 드리겠다’ 약속했지만,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자식보다 임금의 자리가 더 중요했던 조부와, 부친이 펼치려는 탕평책으로 정권을 잃을 위기에 놓인 노론세력들의 담합 앞에서 열 살의 윤은 너무도 나약했다. 아비를 살려달라 간청했지만, 조부 현조는 오히려 매를 들었다. 오늘의 치욕을 기억하고 힘을 키우라고! 강해지라고! ...윤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부친의 묘 앞에서 다짐했다. 힘을 가지겠다고. 조부조차 뛰어넘을 만큼 강해지겠다고. 밀지도 당기지도 않은 현조와 윤의 기싸움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이변이 없는 한 왕위를 이어받을 것이다. 하지만 권세를 틀어쥔 노론세력이 있는 한, 왕이라 한들 그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다. 해서...명분을 만들기로 했다. 그들을 와해시킬 명분, 윤에게 무릎 꿇게 할 명분... 민심이다!

   윤은 음란서생이란 필명으로 ‘부자애욕’이라는 언문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여인을 두고 벌이는 치정물로 포장되었지만, 사실은 사동세자의 억울한 죽음을 빗대어 쓴 글이다. 백성들에게 신망을 받았던 사동세자, 그의 죽음이 임금과 노론의 음모라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간다. 이제 권력을 지키려는 이들도, 뺏으려는 이들도 윤의 간택만을 기다리는 상황에 몰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모든 계획을 흔들어 놓는 이가 나타났다. 조양선! ...그리고 김성열!

   ㅇ 드라마

   윤은 화양각 앞에서 스친 책쾌(양선)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10년 전 사라진 윤의 가장 가까운 벗, 진이와 너무도 닮은 모습이었다. 아버지가 참변을 당할 때 막역지우였던 진이의 부친(서정도)도 역모죄로 몰려 일가친지 모두 참형을 당했었다. 그런데 진이만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지금껏 생사를 확인 할 길이 없었다. 윤은 자신도 모르게 그 책쾌를 뒤쫓아 돌려 세웠다. 양선이라 했다. 조양선. 아비는 조생, 태어날 때부터 조씨였으니 그쪽이 찾는 ‘서 진’이 아니라고. 하지만 윤은 철렁 가슴이 내려앉았다. 저 아이, 목소리까지 진이와 너무도 닮았다.

   그, 아니 그녀는 진이가 아니다. 여인이니 진이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양선의 주변을 맴돌게 되는 윤. 비록 자신을 춘화나부랭이나 그리는 한량으로 알고 있어 볼 때마다 인생 똑바로 살아야한다는 충고를 들어야했지만, 그런 그녀의 타박이 싫지 않았다. 세상 모든 것들이 맞서야할 대상이고, 치러야할 전쟁 같았던 윤에게 양선은 쉼터다... 그리도 많은 여인을 품었던 윤이지만 양선이 앞에서는 모든 게 서툴렀다. 그녀가 짝사랑하는 선비에 대해 상담을 해올 때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질투에 휩싸였다. 그녀에게 사내이고 싶은데 벗이 되어 달라 한다.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녀가 스스로 여인인 걸 밝힐 때까지, 자신이 세손임을 밝힐 수 있을 때까지...

   그때 한 사내가 윤의 앞에 나타났다. 김성열, 자신이 그토록 질투했던...양선이가 연모하는 사내다!! 윤은 성열로 인해 상상치도 못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사동세자의 죽음이 조부의 뜻이 아님을, 임금인 조부조차도 굴복시킬 만큼의 힘을 가진 이가 궁에 살고 있음을, 그자는...사람을 잡아먹고 사는 흡혈귀임을 알게 된다.
   윤이 맞서야할 대상은 조부도, 노론세력도 아닌...흡혈귀였다!!
   최혜령 - ‘명희’와 1인2역 (여 / 20세 / 세손빈)

   ㅇ 성격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정권실세 ‘최철중’의 장녀.
   기품이 배어있다. 청초하다. 단아하다. 예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만큼의 미모의 소유자다.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지만 눈빛은 서늘하고 어떤 일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야말로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표본이다. 도도하다. 차갑다. 상대가 들어 가장 치욕스러울 말을 골라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쏟아낸다. 하기 싫은 일 절대 안하고, 하고 싶은 말 절대 참지 않고, 거슬리는 일은 반드시 응징한다.

   그런 혜령을 미소 하나로 순하디 순한 양으로 만들어 버리는 이가 있다. 어머니 양혜다. 어머닌, 항상 웃고 있다. 좋은 일이 있어서? 행복해서? 아니다!! 7년 전, 부친 최철중이 몰락한 가문을 살리겠다고 혜령을 그자에게 보낸 뒤 정신을 놓으셨다. 그자...궁에 사는 흡혈귀...‘귀’다. 혜령은...귀의 사람이다!!!

   ㅇ 비하인드 스토리

   가난한 멸문종가의 외동딸... 혜령은 출생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부친은 항상 술에 취해 있었고 분노에 차 있었다. 사동세자와 가까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파직시킨 임금에게, 대를 이을 아들 하나 낳지 못하는 어머니에게, 없는 살림에 입만 보태는 쓸모없는 여식...혜령에게. 밤마다 아버지에게 매질을 당하는 어머니를 보며 생각했다.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사람이구나...’

   그런 혜령을 다독여주는 건 어머니였다. 여인도 배워야한다며 글을 가르쳐주고, 서책속의 세상을 알려주셨다. 그리곤 항상 말씀하셨다. 너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딸이라고... 어머니의 말이 맞았다. 갑자기 초가집이 기와집으로 바뀌고, 곳간에 곡식들이 넘쳐나고, 아버지가 혜령이를 보고 예쁘다 귀하다 웃어주기 시작했다. 그녀의 나이 열세 살, 행복했다. 이리 살 수도 있는 거구나... 그런데 어머니는 울기만 하셨다. 아버지에게 절대 혜령이를 보낼 수 없다 소리소리 쳤다.

   혜령을 맞아하는 이는 사람을 잡아먹고 사는 흡혈귀...귀였다!!
   귀는 현조를 견제할 인물이 필요 했고, 현조의 눈 밖에 나 몰락한 아버지를 선택했다. 그리곤...충성을 다짐받기 위해 자식을 재물로 바치라했고, 아버진 쓸모없는 여식...혜령을 귀 앞에 내 놓은 것이다. 귀의 지하궁, 그곳은 지옥이었다. 귀에게 물려 죽어가는 이들의 신음소리가 지하궁을 가득 채웠다. 두려웠다. 억울했다. 살고 싶었다. 겁에 질려 숨조차 쉴 수 없었지만 용기를 냈다. 귀를 향해 은장도를 꺼내들고 돌진했는데...
   이제...죽겠구나 했는데, 귀가 한참을 웃다가 말했다. 그 여인(명희)과 똑같다고. 자신의 사람이 되라고. 그러면 혜령을 가장 높은 자리, 왕의 여인이 되게 해주겠다고!!

   ㅇ 드라마

   조금의 실수도 용서치 않는 귀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웃으라면 웃고, 울라면 울었다. 혜령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건 숨 쉬는 것밖에 없었다. 살기 위해 버텼고, 버텨온 시간이 아까워서 버티고...그러다 보니 오기가 생겼다. 꼭 살아서 왕의 여인, 이 나라의 왕비가 되어야겠다고! 그리된다 해도 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임을 안다. 하지만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 아비조차도 숙이게 할 힘 말이다! 

   귀가 때가 되었다고 한다. 세손 윤과 가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그런데 윤은 대놓고 혜령을 무시한다. 아직 귀의 존재를 모르는 것 같다. 알게 되면...당연히 혜령을 받아들일 것이다. 남장을 하고 다니는 책쾌 계집 따위에게 홀려 자신을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윤은 달랐다. 귀의 앞에서 당당했고, 사랑 앞에서 용감했으며, 신념 앞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 윤이...좋아졌다.  

   그때 한 사내가 나타난다. 뭔가에 홀린 듯...눈물이 그렁해서 혜령을 바라본다. 그자다. 귀가 말했던 김성열이라는 자. 혜령을 보고 ‘명희’라는 이름을 내뱉는 이가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 앞에 데려오라 했다. 혜령을 살려준 이유가 그 자를 잡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귀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는 윤이 사랑하는 여인, 양선이가 목을 매는 사내다. 그런 그가 자신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을 듯하다. 그를 보면 윤에게서 받았던 상처를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맹목적인 보살핌을 받고 있으면 자신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따뜻함에...꼭꼭 닫아뒀던 마음의 빗장이 자꾸...열리려 한다!!

   그때, 성열이 귀와 같은 흡혈귀임을 알게 된다. 성열도 양선이를 연모하고 있다는 것도. 성열과 윤, 양선이 귀를 없앨 계획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도!!  
   선택을 해야 한다. 그들의 계획을 귀에게 알린다면...성열도, 윤도 죽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그냥 둔다면... 귀가 죽을 것이다. 그리고 귀의 사람인 혜령도 죽게 될 것이다. 내가 살려하면 그들이 죽을 것이고, 그들을 살리려 하면 내가 죽는다. 그 어떤 선택도...혜령에겐 참으로 가혹하다!!!
   귀 (남 / 20대 후반 ~ 30대 중반 / 흡혈귀, 이 나라의 숨은 지배자)
 
   사람을 잡아먹고 사는 흡혈귀다.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으로 사람의 마음을 현혹시키고, 가차 없이 목을 물어 갈증을 채운다. 사람의 마음을 조정하고 흡혈귀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 능력은 귀와 성열, 둘이 유일하다) 흡혈귀 중 가장 강한 힘을 지닌 자, 적수가 없다. 
   이 나라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쭉 궁에 살며, 왕 위에 군림하고 있다. 귀의 존재는 왕이 될 자들에게만 전해지고, 그의 선택을 받지 못한 세자는 왕이 될 수 없다...죽음을 면치 못한다.

   스승 ‘해서’가 300년을 홀로 떠돌며 짐승처럼 살아가던 귀를 거두어 가족이자 스승이 되어주었다. 해서와 함께하기 위해선 약속을 해야 했다. 절대 인간세상과 엮이지 않겠다고. 그의 보살핌은 따뜻했지만 지루했다. 왜 인간세상과 섞이면 안된다하는 것인지..

   귀는 희노애락이 넘쳐나는 인간세상이 좋았고, 그러다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중요한 사실이다. 그 여인이 귀를 없앨 비기의 시작임이 극 후반에 드러난다!) 그녀와 함께하는 삶을 꿈꿨는데 자신이 흡혈귀임을 알게 된 여인은 도망치듯 귀를 떠났다. 좌절했고 분노했다. 미친 듯이 여인들을 겁탈했고, 죽였다. 해서에게 잡히지 않았더라면 잔인한 살육은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일로 100년을 해서의 감옥에 갇혀 살았다. 그때 알았다. 해서가 살아있는 한, 자신은 해서의 뜻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걸.

   나라를 세워 왕이 되려는 자가 자신을 찾아 왔을 때 결심했다. 해서를 죽이고 그자의 손을 잡기로. 귀의 힘으로 나라가 세워지고, 그 나라의 왕의 위에 자신이 군림하는 것이다!! 1년에 한 번 있는 흡혈귀의 안식일, 해서가 잠든 사이 그를 죽이고 그의 피를 모두 마셔버렸다. 이제...귀가 흡혈귀 중 가장 강한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해서가 자신을 없앨 비기를 만들어둔 걸 알게 된다. 그것도 모자라 비기를 관리하는 수호귀까지 붙여두었다!! 정현세자의 뒤를 밟아 수호귀의 거처를 알아냈는데...그 수호귀가 다름 자신이 죽인 해서였다! 피와 살이 모두 사라진 해골의 몸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있는 스승은 또 다시 귀를 회유한다. 이제 그만 인간세상에서 떠나자고. 이곳은 우리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하지만 귀는 단번에 스승의 목을 부러뜨려버린다. 어리석은 자다...

   귀는 비기가 쓰여 있는 서책을 손에 넣는다. 앞장과 제일 마지막 장이 찢겨진 게 찜찜하지만 이것은...족보가 확실하다. 귀는 족보에 쓰인 사람들을 찾아내 모조리 죽여 버린다. (하지만 귀의 착각이다. 비기는 따로 있었다. 120년 뒤 성열에 의해서 밝혀진다!!)

   그때, 정현세자의 심복이 흡혈귀가 되어 나타난다. 김성열...해서에게 물려 흡혈귀가 된 자다. 그런데, 그 자, 인간의 본성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피를 거부하고, 살생을 거부하고, 흡혈의 본능을 제어한다! 그런 이를 본 적 있다. 자신이 죽인 스승 해서!!! 
   “사람은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너는 사람의 의지로 죽게 될 것이다! ”
   해서도, 김성열도 다 틀렸다! 인간은 나약하다!! 

   김성열, 그자가 언젠가는 자신을 죽이기 위해 나타날 것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그를 굴복시킬 비장의 무기, 혜령을 준비해두었다. 김성열이 연모하는 양선이란 계집도 볼모로 잡았다! 그런데 자신에게 무릎 꿇는 성열과 세손 윤을 보는데도 기쁘지가 않다. 그들은 자신이 두려워 무릎 꿇는 게 아니다. 사람을,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내던진 것이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가...아니었다. 스승의 말이...맞았다!!

   그리고... 양선이라는 저 아이...누군가와 닮았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 예진!
그때 알았다. 해서가 남긴 비기가 무엇인지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던 족보에 쓰인 이들이 귀 자신의 핏줄임을. 그럼에도 살아남은 유일한 핏줄이 양선이임을!!









   노학영 (남 / 24세 / 홍문관 교리, 세손 ‘윤’의 막역지우)

   홍문관대제학 노창선의 손주.
   명문종가의 장손으로 태어나, 애국을 신념으로 알고 살아왔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은 학영을 제대로 삐딱(?)하게 만들어놓는다. 사동세자의 무고를 주장하다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선친을 보며, 그런 선친을 엄벌하라 임금에게 간언을 한 조부를 보며 결심했다. 애국? 충신? 개나 줘버리라지!! 그날로 집을 뛰쳐나가 출사(出仕)도 하지 않고 아버지를 죽게 만든 노론작당들과 현 임금의 야합을 온 백성들에게 알리려 벽서를 붙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준비하였건만 하루 만에 붙잡혔다. 그것도...세손 윤에게!

   ‘죽을지언정 숙이지 않겠다’,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학영에게 먼저 손을 내민 건 윤이었다. 세상을 바꿔보자고. 애국하고 싶은 나라, 충신이 되고 싶은 나라를 같이 만들자고... 상처가 닮은 두 청년의 담합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후 세손과 같은 꿈을 꾸는 동지이자 벗이 되었다. (그 모습 성열과 정현세자를 떠올리게 한다!)

   어려서부터 하늘이 내린 수재라 불릴 정도로 총명했던지라 과거에 장원을 꿰차는 건 일도 아니었다. 홍문관 보직은 출세에 날개를 달아줬고 쉽사리 정5품 홍문관교리 자리까지 치고 올라왔다. 세손 윤이 ‘조조’라면 학영은 ‘제갈명’이었다. 조조와 제갈공명의 결합이라니...아무리 노회한 노론정치가들도 둘의 협공 앞에서는 맥을 못춘다.

   아직 일가를 이루지 않은 이유를 두고 세손과의 불민한 관계를 의심하는 이가 많은데... 어이없다! 아버님의 무고함을 밝혀내고 세손이 왕위를 무사히 양위될 때까지 여인보기를 돌같이 할 뿐이다!!! 그런데 더 어이없고 불쾌한 일이 벌어졌다. 사내를 보고...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 사내, 책쾌 양선이다!! 시름시름 말라가는 학영을 걱정하는 세손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금기된 연정! “양선이 니가 남자건 허깨비이건...상관 안 해! 가보자 갈 때 까지!!!”를 맘속으로 백만 번은 외치고 있는 학영의 첫사랑이 눈물겨운데...

   그런 학영을 수렁(?)에서 건져준 여인이 ‘해금’(백호연의 수양딸)이다. 그런데 오호...통제라!!! 그녀, 혼인을 했단다. 아이도 있었단다! (댕기머리하고 다녀 처년 줄 알았다!!!) 집안의 반대...힘들겠지만 극복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녀...흡혈귀란다!!
   “해금이 니가 유부녀건 흡혈귀건 상관 안 해!!!”...지지가 않는다!! (애석하게도 해금은 학영을 귀여운 사내아이?! 보듯 한다. 그녀, 좋아하는 이 따로 있다!)

   수향 (여 / 20대 중반 / 화양각 기녀, 예기 藝妓)

   조선 최고의 요정 화양각의 일패기생.
   찢어지게 가난한 소작농 집안의 장녀로, 부모와 다섯 동생들을 굶어죽게 할 수 없어 기녀의 삶을 택한 것이 그녀 나이 열 살이다.
   화려하고 아름답다. 요염하다. 사내가 보면 품고 싶어 안달이 날만큼이다. 하지만 천하의 호색한 최철중(혜령부)도 그녀의 옷고름을 풀지 못한다! 그녀, 웃음을 팔지 않는다. 자신을 찾은 손님들에게 시와 춤, 거문고 선율을 선사하는 예기(藝妓)다. 그 재주 너무도 빼어나서 그녀를 찾는 고관대작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그 덕에 임금은 몰라도 수향이가 모르는 정사(政事)는 없다는 풍문이 돌 정도다.

   그녀가 보고 듣는 것들은 오롯이 성열에게 전해진다. 그녀, 성열의 사람이다. 수향의 나이 열 둘, 지리산 폭포수 아래서 창(唱)을 익히던 수향이 떠돌이 흡혈귀에게 물려죽을 뻔한 걸 구해준 이가 성열이다. 그 후 지금까지 15년을 성열의 귀와 발이 되어 그의 일을 돕고 있다. 장부 버금가는 통찰력에 영민하고 무예까지 출중해 자칭 성열의 오른팔이라 자부하는 ‘호진’이를 매순간 비루하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많은 사내들이 그녀를 바라보지만, 수향에게 사내는 오로지 성열뿐이다. 틈만 나면 농익은 여체를 무기로 성열의 앞에서 옷고름을 풀어헤치지만 성열은 귀여운 오누이의 풋사랑 정도로 치부한다. 성열은 모른다... 그녀의 사랑이, 집념이 얼마나 지독한 것인지.
   결국 수향의 연정은 독이 되어 성열의 발목을 잡게 되는데... 성열이 양선을 연모하고 있음을 알게 된 뒤 결심한다. 귀의 힘을 빌려서라도 성열을 가지겠다고!







   현조 (남 / 71세 / 임금, ‘윤’의 조부)

   왕조 이래 가장 강한 왕권을 구축한 임금.
   기지, 지혜, 모략, 노련함과 과감함을 무기로 적통이던 효연대군을 밀어내고 임금의 자리에 올랐다. (물론 귀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속내를 전혀 알 수없는 인물, 귀 조차도 그를 항시 견제하고 있다. 권력 앞에서는 형제도 자식도 없는 잔혹함을 보여 왔기에 누구도 감히 그의 뜻을 거스르려하지 않는다. 단 한사람, 손주인 세손 ‘윤’만 빼고 말이다!

   용호상박(龍虎相搏)인 임금과 세손이 만나면 매순간 끝을 볼 것 같은 기싸움이 벌어진다. 세손에게 지나치리만큼 냉정한 임금을 두고 항간에선 ‘죽어서도 왕위를 가져가려한다’ 뒷담화를 하고 있지만... 현조의 뜻은 다른 곳에 있다.

   이제 곧 귀와 마주서야할 세손이다. 그를 없애든 그를 인정하든...귀와 맞서야한다. 먼저간 아들을 대신해 손주만은 더욱 강하게 길러내는 것이 자신의 몫이다. 아들을 귀에게 내어주면서, 아비를 살려 달라 매달리는 손주를 외면하면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자리가 아닌 왕좌를 욕심낸 죄로 아들을 잃었지만 손주까지 잃을 순 없다!!
현조는 더욱 독하게 윤을 담금질했고, 바램대로 윤은 너무도 훌륭한 사내로 왕재로 성장했다. 때가 되어가고 있다!

   현조는 오랜 세월 귀를 없앨 준비를 하고 있었다. 치밀하게... 해가 제일 먼저 닿는 곳에 안전가옥을 만들고, 귀에게 대항할 인재들을 모아뒀다. 사동세자는 부친을 믿지 못한다했지만... 현조는 손자에게만은 귀의 짐을 물려주지 않으려 목숨을 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백호연 (남 / 41세 / 호랑이(흡혈귀) 사냥꾼, 안전가옥 수장)

   무뚝뚝하다. 말수 적다.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고 행동으로 심중을 표현한다.  
   한때는 사동세자의 오른팔로 파죽지세의 출세가도를 달리던 선비였다. 역모사건이 일어나자 사동세자를 배신하고 목숨을 건졌다. 이후 사냥을 해 먹고 살고 있다.

   사시사철 헐벗은 차림새, 황소도 맨손으로 때려잡을 것 같은 우람한 체구. 사냥한 짐승을 어깨에 지고 나서면, 그를 보겠다고 나서는 음심(?) 가득한 아낙네들이 넘쳐난다. 뭘 좀 아는 그 눈빛,  절대 쉬 웃음을 내어주지 않는 차가움으로 여인들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하는 이 사내, 중년의 섹시함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매력남이다!

   호연의 학식과 재능을 아까워하는 노론세력들이 다시 정치판으로 불러들이려 했지만, ‘목을 따버리겠다’ 낫 들고 설치는 호연을 보고 기겁을 하고 돌아섰다. 세자를 배신한 충격으로 광인이 되었다는 뒷담화가 무성하다. 남들은 호랑이사냥꾼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귀가 만들어놓은 흡혈귀들을 뒤쫓고 없애는 일을 하고 있다.

   “호연아, 너는 살아서 세손과 진이를 지켜야한다!” 사동세자의 계획이 귀에게 발각되고 난 직후 세자가 호연을 불러 한 말이다. 자신은 어차피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니, 너만은 목숨을 보전해서 세손 윤과 서정도의 아들(딸) 진(양선)이를 지켜내라고. 그래서 꼭 귀를 없애달라고. (사동세자가 죽기 직전 세손에게 쓴 서찰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서정도는 귀에게 죽임을 당했고 그의 아들 진이도 자취를 감춘 뒤였다.
탐라에 위리안치 된 호연은 다시 한양에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무예를 연마했다. 그런 호연을 불러들인 건...다름 아닌 임금 현조다! 현조는 오랜 시간 귀와 맞설 준비(안전가옥)를 하고 있었고, 수장직을 호연에게 맡긴다. 호연은 치밀한 정보 분석과 심리를 꿰뚫는 용병술로 안전가옥을 다져가는 한편, 사라진 진(양선)이의 행방을 찾아다니는데... 이후 윤과 성열, 양선을 안전가옥으로 들이고 그들의 스승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알 것 다 아는 중년, 연모하는 여인 앞에서는 오로지 직진이다!! 자신을 밀어내는 해금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연애스킬(?)로 해금을 공략한다. 해금을 위해 목숨을 거는 순정남이다!!


   해금 (여 / 120년 동안 낭랑 18세 / 흡혈귀, 호연의 수양딸, 귀의 후손)

   똘기와 색기 충만한 처녀. 얼굴 예쁘다. 애교 넘친다. 그리고...백치미 작렬이다!
   야래향(夜來香)! 밤이 되면 짙은 향을 내뿜으며 만개하는 꽃처럼 저자거리를 접수(?)하는 해금의 별명이다. 조선에서 보기 힘든 육감적인 몸매를 가졌고, 절대...그걸 숨기는 법이 없다.

   정도 많고 웃음 많고 눈물도 많고...오지랖도 국보급이다. 칠순 노인 앞에서도 “내가 오래 살아봐서 아는데, 그렇게 살면 안 되지!” 라는 천인공노할 훈계 질에도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상대를 위하는 진심이 느껴져서일까? 그녀와 얘기를 나누고 있으면 한참 어른에게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겨우 열여덟 처녀에게 말이다! 당황하지마시라. 그녀...낭랑18세로 120년을 살아온 한참 어른? 맞다. 해금은...사람이 아닌...흡혈귀다!
 
   120년 전, 정현세자의 사건 때 귀에게 물려 흡혈귀가 되었다. 뱃사공이던 남편과 시댁 친정 일가 모두 귀에게 변고를 당했는데, 살아남은 건 해금이 하나다. 왜 해금만 죽지 않고 흡혈귀로 변했는지는 자신도 모른다. 흡혈귀로 변한 뒤 제일 먼저 한 일은 태어나자마자 절로 요양을 보낸 딸아이를 찾는 일이었다. 친정어머니와 노승(해서)이 열병을 앓는 딸아이를 살리려면 노승에게 맡겨야한다 해서 100일이 될 때까지 떨어져 있기로 했었다. 이 끔찍한 상황에서 딸아이만은 목숨을 건진 것에 감사했는데... 아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노승(해서)도 죽어있었다.

   귀에 대한 증오와 아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세상을 떠돌다 호연을 만나게 됐다. 귀를 없애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사냥꾼으로 살아가는 호연에게 힘을 보태기로 했다. (귀에게 물려 죽은 흡혈귀들을 찾아내 없애는 일을 호연과 함께 하고 있다)

   엄마처럼 아내처럼 딸처럼 호연의 곁에서 산지 10년, 이제 그가 정말 가족 같다. 개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여린 해금이를 위해 잡아온 사냥감을 손수 손질하고, 그녀의 식량이 되는 짐승의 피도 직접 준비해두는 호연. 호연을 연모하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호연의 삶에 여인으로 자리 잡을 자격이 없음을 안다. 상처한 호연을 위해 참한 여인네를 물색하고 다니는 해금이 참으로...가엽고 안쓰러운데. 

   그러던 때, 양선이를 만나게 되는 해금. 이상하다. 저 아이가 밥을 먹으면 내가 배부르고, 웃으면 좋고, 울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 왜 이런 거지?! 마침내 해금은 귀를 없앨 비기의 실체와 양선이가 자신의 핏줄임을 알게 되는데... 그녀는 강해지기 시작한다. 어미이기에, 핏줄이기에 절대...저 아이를 다치게 할 수 없다!!! 
   노창선 (남 / 69세 / 좌의정, ‘학영’의 조부, ‘현조’의 최측근)

   조용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현조의 곁을 지키는 인물.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영의정 최철중의 농간에 휘둘리는 것 같이 보이나, 종국엔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정치고수다. 사동세자 사건 때 아들을 잃은 후 정치판을 떠나 후학을 기르며 남은여생을 살려 했지만 현조가 허락지 않았다. 임금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이가 자신임을 알기에 가시밭길을 기꺼이 걸어가고 있다.

   현조와 긴 세월을 함께했던 만큼 상처도 참 많이 닮아있다. 궁을, 이 나라를 지배하는 이 때문에 아들을 잃고 훗날을 도모할 수밖에 없는 이들...
   손주를 지켜내기 위한 현조와 창선의 협공이 시작되고, 소리 없이 강한 할아버지들의 반란이 시작된다.
 
   최철중 (남 / 45세 / 영의정, ‘혜령’ 부, ‘귀’의 측근)

  멸문종가의 장손으로 태어났다. 가문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학문에 매진, 뛰어난 처세로 스물다섯에 정5품 사헌원 지평의 자리까지 꿰찼다. 어느 날, 현조가 철중을 불러 ‘시강원으로 들어가 세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란 밀지를 내렸다. 임금의 사람...그 얼마나 꿈꿔왔던 일인가! 10년을 세자의 첩자로 살며 충성을 다했다. 하지만 사동세자가 역모(그때는 참으로 역모인 줄 알았다!)를 꾸미려하는 걸 알아차리고 현조에게 이를 고했을 때, 현조는 되려 철중을 비리 관료로 모함하여 파면시켜버린다. (그간 현조는 세자를 지키기 위해 철중을 이용했던 것이다.) 끼니를 걱정해야할 만큼 가세는 기울었고, 철중은 폐인이 되어갔다.

   그런 철중을 다시 조정으로 불러올린 이가...다름 아닌 귀였다. 현조의 위에서 군림하는 자, 흡혈귀! 현조를 가장 증오할 관료 철중을 이용해 현조를 견제하려는 것이다. 현조에게 바쳤던 충성만큼 배신당한 상처도 깊었던 철중은 독하게 변한다. 귀의 사람이 되기 위해 딸자식 혜령의 목숨까지 귀에게 내어놓는 잔혹함을 보인다.

   입신양명과 출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배신도 서슴지 않는 인물. 혹여 자신의 출세에 누가 될까 싶어 기녀(애란)에게서 얻은 서자 구하(24)를 세상에 내놓지 않고 자신의 심복으로 부린다.


   호진 (남 / 25세 / 성열의 수하)

   성열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은 심복.
   거렁뱅이로 굶어 죽어가던 자신을 거두고, 이름을 주고, 직업을 주고,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려준 은인 성열의 안위가 언제나 최우선이다.
 
   훤칠한 키에 귀족적인 마스크, 눈이 안보일 정도로 환하게 웃는 미소. 하지만, 입만 열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초 절정 무식으로 막강외모가 주는 어드밴티지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인물! 넘치는 의리 때문에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머리는 안 되고, 주먹은 앞서고... 쳤다하면 대형 사고인지라 이를 수습하는 건 성열과 수향의 몫이다.

   성열이 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안다. 일가를 이루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호진의 인생에서 목숨을 걸고 지켜야할 건 성열 하나여야 하니까. 그런 그의 마음속에 자꾸 한 여인이 비집고 들어 오려한다. 자신을 무식하다 구박하고, 성열만 바라보는...기녀 수향. 그녀가 좋아질수록, 그녀를 울리는 성열이 원망스러워진다. 성열에 대한 충심과 수향을 향한 연정 사이에서 갈등한다.
 
   조생 (남 / 45세 / 책쾌, 양선의 양부)

   진솔하고 지혜로우며 정이 많은 인물.
   죽어가던 양선을 데려와 처 꽃분에게까지 자신의 핏줄이라 속이고 양선을 친자식처럼 키운다. 진정한 딸 바보. 영민하고 심성 곱게 커가는 양선이를 보는 게 삶의 낙이었다. 양선이의 처참한 과거를 알고 있기에, 양선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길 바란다.

   양선의 친부 서정도가 죽기 직전 자신에게 ‘백호연’이라는 홍문관교리에게 전달해 달라 맡겼던 ‘정현세자비망록’을 숨겨두고 있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정현세자비망록에는 ‘귀’라는 흡혈귀에 대한 기록들이 있었다. ‘귀’의 존재를 아는 궁 밖의 인물. 흡혈귀를 직접 목격했던 조생은 양선의 안위를 위해 비망록의 존재를 숨기는데...

   음란서생으로 몰린 양선이를 대신해 자신이 음란서생이라 거짓자백을 하고 죽음을 맞는다. 죽기직전 처(꽃분)에게 양선이의 출생의 비밀을 털어놓으며 ‘정현세자비망록’을 없애라 부탁하지만, 꽃분이 그걸 성열에게 팔아넘기면서 그토록 묻고 싶었던 양선이의 과거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 주요 인물들의 가족

   꽃분 (여 / 44세 / 조생의 처, 양선의 양모)
   억척스럽고,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깊은 여인. 
   남편이 밖에서 얻어온 아이 양선은 꽃분에게 상처였다. 그럼에도 한결같이 살갑게 어미를 찾는 양선이를 보면서 속정이 쌓여갔다. 하지만 양선이로 인해 조생이 목숨을 잃게 되자 <정현세자비망록>을 없애달라는 남편의 부탁을 거절하고 그걸 성열에게 팔아버린다. 그 돈을 챙겨 담이를 데리고 홀연히 사라졌다가, 이후 다시 돌아와 양선이가 기억을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담이 (여 / 17세 / 양선의 여동생)
   정 많고, 웃음 많고, 하고픈 것 많은 철부지 막내다. 언니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불편해 혼자 걷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껏 언니 양선의 등에 업혀 세상을 보고 배워왔고, 자연스레 양선이의 가치관이 담이의 가치관이 되었다.  

   효경궁 강씨 (여 / 42세 / 윤의 모친, 사돌세자의 빈)
   사동세자가 승하한 뒤, 절로 들어가 속세와의 연을 끊었다. 부군의 극락왕생과 아들 윤의 안위를 빌며 10년째 묵언수행중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그 누구의 편도 되지 않는 것. 그게 자식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었다.
   이후 윤의 혼례가 진행되자 궁으로 돌아온다. 상처 많은 혜령을 따뜻하게 품지만, 귀의 존재를 알게 된 뒤 혜령과의 혼사를 막기 위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하은 (여 / 44세 / 혜령의 모친, 최철중의 처)
   유순하고 지혜롭다. 몰락한 종가집 맏며느리로 갖은 고생을 다하지만 힘든 삶을 묵묵히 받아낸다. 뭐하나 나아질 것 없는 삶이지만 혜령과 ‘혜준’를 보며 버텨냈다. 그런데 남편이 출세를 위해 딸 혜령을 다시 못 볼 곳으로 보내버리자 정신을 놓고 만다.
 
   혜준 (남 / 17세 / 혜령의 남동생)
   오만방자, 까칠대마왕. 싸가지 없음은 혜령과 쌍벽을 이룬다.
   부친에 대한 증오로 세상과의 소통을 끊고 방황한다. 혜령을 팔아서 집안을 살렸다는 괴소문의 실체를 확인하다 혜령의 엄청난 고통을 알아버린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할 것도 없던 혜준에게 처음으로 ‘기필코’ 해야 할 일이 생겼다. 혜령을 수렁에게 건져내는 것...그가 처음으로 품은 뜻이다!!
   # 과거의 인물들

   정현세자 (남 / 27세 / 110년 전 세자, 성열의 벗)
   ‘백성이 희망인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인물. 진솔하고 호탕하고 덕이 많다.
   아비인 임금보다 백성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오직 바른 임금의 길만 생각하다가, 양위를 앞두고 귀의 존재를 알게 되어 혼란에 빠진다. 성열과 함께 귀를 없앨 계획을 세우지만 귀에게 발각되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명희 (여 / 20세 / 110년 전 성열의 정혼자)
   성열부의 죽마고우의 딸. 단아하고 지혜로우며 속정이 깊다. 부모와 일가친지 모두 역병으로 죽게 되자, 홀로남은 명희를 성열부가 데려와 양녀로 키워졌다. 그렇게 12년, 성열은 명희에게 든든한 오라비이자 학문을 가르쳐주는 스승이며....연모하는 사내로 자리매김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혼례를 허락받지만 혼례를 사흘 앞두고 성열이 사라진다. 이후 흡혈귀가 되어 나타난 성열을 살리기 위해 주저 없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는다. 

   해서 (남 / 50대 후반 / 110년 전 흡혈귀, 귀의 스승)
   흡혈귀 중 가장 강한 힘을 지닌 자, 귀를 없앨 비기를 지키는 수호귀. 짐승처럼 살아가던 귀를 거두고 가족이자 스승이 되어주었으나, 사람세상에서 살고 싶어 하는 귀와 대립한다. 귀를 없앨 비기를 수호하며 살아가다 귀에게 발각되어 죽임을 당한다. 죽기 직전 성열을 물어 흡혈귀로 만들고, 성열에게 수호귀의 임무를 넘긴다.

   사동세자 (남 / 33세 / 윤의 부친, 현조의 아들)
   귀가 유일하게 벗으로 여겼던 세자다. 어릴 적부터 귀와 학문과 정치를 논하며 벗이 되었다. 그러나 귀의 정체를 안 후 오랜 고민 끝에 귀를 없앨 계획을 세운다. 귀가 숨겨둔 서책이 ‘모계 족보’로 귀를 없앨 비기의 기록임을 알아내고, 비기(양선)의 행방을 찾던 중 귀에게 발각되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서정도 (남 / 30세 / 양선의 친부, 성균관 박사)
   사동세자와 함께 귀를 없앨 계획을 세우지만, 그로 인해 귀에게 물려 흡혈귀로 변한다. 성열이 나타나 목숨을 끊어놓음으로써 딸을 잡아먹는 참혹한 일만은 면한다. 비기로 태어난 딸의 운명에 절망하지만 종묘사직을 위해 사동세자와 뜻을 같이한다.

   그 외 안전가옥 사람들, 책쾌들, 궁 대신들 외 다수. 
5. 줄거리

   궁에는 귀(鬼)가 산다

   백성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정현세자의 양위가 코앞으로 다가온 즈음. 세자의 죽마고우이자 정치자문을 맡고 있는 성열은 세자의 기이한 잠행이 걱정스럽다. 양위에 앞서 처리할 일이 태산인데 세자는 조선팔도를 돌며 묘한 서책들만 파고들고 있다.  흡혈귀, 서방에선 뱀파이어라 불리는 사람피를 먹고사는 요괴에 관한 서책들을!
  
   시작은 석 달 전 발생한 궁녀 살인사건부터다. 왕과 세자의 승은을 입은 궁녀들이 석 달 사이 넷이나 죽었다. 목에 날카로운 이빨 자욱이 나있는, 피 한 방울 남아있지 않은 시체. 세자는 친히 나서 시신들을 수습했고 그때부터 서책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성열은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정현세자는 정말 흡혈귀의 존재를 믿는 걸까?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세자는 요괴 따위에 현혹되어 정사를 등한시 할 이가 아니다. 도대체 세자의 신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런 성열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현세자는 성열의 혼사가 당신의 일인 듯 신이나 있다. “그래, 혼사도 치루기 전에 초야부터 치룬 소감이 어떠하냐? 세상이 달리 보이지?” ... 세자는 혼사준비를 해야 한다 줄행랑을 치는 성열을 놀려댄다.

   명희와의 혼사를 사흘 앞 둔 날 밤. 세자가 성열을 찾아와 이야기한다.
   귀(鬼), 사람의 피를 먹고 사는 자, 흡혈귀. 왕실에 살며 왕의 위에 군림하는 자. 그자의 절대적인 힘을 앞세워 나라를 세웠다 한다. 그래서 왕을 결정하는 것도 그자의 몫이고 선택받지 못한 세자는 죽음을 면치 못한다 한다. 그리고 궁녀의 살인, 그것 또한 그자의 짓이라 한다. 왕이 바뀔 때마다 왕실의 충성을 다짐받기 위해 왕의 여인들을 취하는 것! 세자도 석 달 전 양위가 결정된 뒤 임금에게서 모든 사실을 전해 들었다 했다. 그간 세자는 귀를 없앨 비책을 찾아다녔고, 선조가 남긴 비망록에서 그 답을 찾았다 했다. 귀의 스승 해서, 귀를 없앨 비책을 가진 흡혈귀! 그 자의 도움을 받아 귀를 없애자 한다. 사람이 희망인 세상의 첫 걸음은 귀, 그자를 없애는 것부터라고.  

   믿을 수 없다. 흡혈귀라니... 하지만 성열은 ‘해서’란 자를 만나고 난 뒤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해서는 성열의 매서운 칼에 찔리고 베어도 멀쩡히 세 살이 돋아나고, 축지법을 쓰는 듯 몸을 움직였다. 거기에 세자와 성열의 맘을 읽어내는 능력까지... 그자가 말했다. 귀를 없애기 위해 자신이 있는 것이라고. 해서는 내일 귀를 없앨 ‘비기’를 준비해 둘 것이라는 말을 하고 종적을 감춘다.

   돌아오는 길. 혼사를 앞둔 때 너무 무거운 짐을 나눠지게 해 미안하다는 세자에게  성열은 약속한다. 세자저하의 일은 자신의 일이라고. 목숨을 걸고서라도 세자의 뜻을 받들겠다고. 귀라는 악귀를 몰아내고 이 나라 종묘사직도 지켜내겠다고! 하지만 성열과 세자는 몰랐다. 그들을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는 것을. 그 자가 바로, 귀라는 사실을!

   죽음, 그리고 부활

   귀는 따분한 듯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인간들의 어리석음이란...한심하기 짝이 없다. 귀는 자신을 없애려한 정현세자의 계획을 미리 간파하고 있었다. 조용히 있으면 왕이 될 터인데, 인간 따위가, 감히, 자신을 없애겠다 하니 가소로울 따름이다. 귀는 정현세자의 뒤를 밟아 스승 해서가 자신을 없앨 비기를 만들어 두고 여전히 살아있음을 알고 경악한다. 귀는 해서를 죽이고 그가 가지고 있던 서책(족보)을 손에 넣는다. 이내 족보에 쓰여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 모두 죽여 버린다. 그의 잔인함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정현세자를 악랄하게 응징한다. 이제 나를 없앨 비기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고 안심하는 귀.

   한편, 비기를 건네받기 위해 해서를 만나러 가는 성열. 하지만, 성열이 도착했을 땐, 해서는 이미 귀에게 공격받아 죽어가던 상황이었고, 성열을 물고 흡혈귀로 만들어버린다! “잊지 마라. 네가 정현세자의 희망이 될 것이고, 너로 인해 악귀의 고리가 끊어질 것이다!” 말을 남긴 채 죽는 해서. 성열이 온몸이 타는 듯한 고통으로 눈을 떴을 땐, 이미 귀에게 잡혀온 뒤였다. 성열의 눈앞에는 효수형에 처해진 정현세자, 세자빈, 세손, 그리고 부친의 두상이 걸려있다.

   귀는 자신을 죽여버리겠다 울부짖는 성열을 흥미로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흡혈귀가 되어 처음 피 냄새를 맡은 자의 반응치곤 의외다. 피를 보고도 전혀 동하지 않고 있다. 김성열이라는 자, 사람의 본성을 잃지 않은 흡혈귀다! 그런 흡혈귀를 본적 있다. 해서, 귀의 스승! 귀는 성열에게 자신의 수하가 되라 하지만, 성열은 그런 귀를 향해 침을 뱉어버린다. “네가 정녕 사람위에서, 왕 위에서, 이 나라를 통치한다 믿는 것이냐? 사람의 피로 겨우 목숨 줄을 이어가는 네가? 넌 그저 살생을 일삼는 요괴일 뿐이다! 사람은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너는 사람들의 의지로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

   귀는 성열의 말이 틀렸음을 확인시켜주겠다며 명희를 데려온다. 재밌는 구경거리인냥 싱글벙글 두 사람을 보고 있는 귀. “사람이 나약하지 않다고? 그런데 저 여인은 어찌 죽어가는 정인을 보고만 있는 것이냐? 가서 목을 내밀어야지! 기꺼이 피를 바쳐 살려야지!” 명희가 귀가 들고 있던 칼로 돌진한건 순식간이었다! 이내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명희. 성열은 오열을 터트리며 명희를 끌어안다가 이내 밀쳐버린다. 명희의 피 냄새...충격적일만큼 달콤하다. 눈빛이 붉게 변하고 얼굴이 백짓장처럼 창백해져 갔다! 흡혈귀의 본능이 깨어나고 있었다! 그런 성열을 명희가 끌어안고는 자신의 피가 성열의 입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결국 성열은 무너졌고 명희의 목에 날카로운 이빨을 꽂는다. 성열이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땐 명희는 피 한 방울 남아있지 않은 채 죽어있었다.

   귀의 비웃음이 들렸고, 성열이 그런 귀를 쓰러트리고 뛰기 시작한다. (어떻게 그 강한 자를 물리쳤는지, 그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 성열 자신도 아직 알지 못한다) 한참을 뛰고 나서야 알았다. 명희, 명희를 두고 왔다! 흡혈귀로 변한 자신에 대한 두려움에, 자신을 해야하려하는 귀에 대한 두려움에... 명희의 시신도 거두지 않고 도망쳐 나온 것이다!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땐, 그 어떤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참담했다. 죽고 싶었다. 하지만 죽을 수 없었다. 귀, 그자를 죽이기 전까진 죽음도 사치니까!
   그렇게 참혹한 불멸의 세월이 110년이나 흘러갔다... 

   110년 후, 사동세자의 죽음  

   세월이 흘러 현조(61)가 머무는 강녕전 앞. 세손 윤(13)이 역모죄로 몰린 아비(사동세자, 31)를 살려 달라 석고대죄를 하고 있다. 아비는 절대 역모를 꾀하지 않았다고. 열흘째 뒤주에 갇혀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죽어가는 아비를 제발 살려 달라 하는데. 하지만 현조는 이 와중에 아끼는 궁녀 월향(19, 이후 귀에게 죽임을 당한다)이의 술상을 받고 있다. 작금의 사태를 어찌 처리 할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 시각, 귀는 뒤주에 갇혀있는 사동세자를 찾아가 마지막 회유를 하고 있다. 잘못했다 빌라고. 자신의 사람이 되겠다 약조하면 왕이 되게 해주겠다고. 살려주겠다고. 흡혈귀인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벗으로 스승으로 학문과 정치를 나누며 세월을 함께해왔던 사동세자다. 귀는 그런 세자가 자신을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지만, 유일한 벗을 죽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사동세자는 끝끝내 죽음을 선택한다. 흡혈요괴 따위와 영생을 나눌 맘도, 구걸해 왕이 될 맘도 없다고. “네가 죽인 네 스승 해서의 예언을 알고 있겠지? 너는 곧 죽게 될 것이다. 네 스승이 남긴 비기로, 처참하게!”  

   해서의 예언...비기! 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110년 전 자신이 다 없애버렸기에!
하지만, 숨이 넘어가는 세자를 지켜보던 귀는 차마 아끼는 벗을 죽이지 못하고 뒤주에 가둬버린 후 어디론가 향하고. 귀가 떠나자 조용히 사동세자의 곁으로 다가오는 이, 김성열이다. 
 
   성열은 110년의 세월동안 귀의 행적을 쫓아다녔다. 귀는 여전히 왕 위에 군림하고 있었다. 그리고...정현세자를 해했듯이 사동세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성열은 겨우 숨이 붙어있는 세자를 깨워 비기의 존재를 물어본다. 겨우 정신을 차린 사동세자는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정현세자를 알고 있다. 세자께선.....정말 승하하신 것이냐?” (사동세자가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극 후반에 밝혀진다. 중요한 반전이다!!)

   순간 성열의 숨이 멎고, 시아가 아득해진다. !!!....귀, 그자가 다시 살인을 시작했다. 남촌에 사는 성균관박사 서정도(30)의 집이다! (성열은 흡혈귀 사냥꾼 해서의 능력을 이어받아 흡혈귀의 살인을 예지하는 능력이 있다) 성열이 세자에게 서정도가 비기와 관련된 자인지 묻자, 세자는 당황한다. 빨리 가서 그를 도와야한다고. 꼭 지켜내야 한다고! 필시...비기와 관련된 자들이다!!!

   성열은 급히 남촌으로 향하지만 이미 서정도는 귀에게 물려 흡혈귀로 변해 있었고, 아들 진이(남장여자, 이후 양선, 11)를 잡아먹으려 하고 있었다. 몸은 아들의 어깨를 누르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지만, 입으론 도망가라 울부짖고 있었다.  110년 전 자신이 명희에게 했던 것처럼... 서정도의 고통을 알기에 목숨을 끊어주는 성열. 그리고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아이의 환부에 자신의 피를 뿌린다. 이내 세 살이 돋아나는 것을 보며 명희를 떠올린다. 자신 때문에 죽은 명희, 이 아이는 살았으면 하는 맘이 들었다.
 
   “그래, 옛 정인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나? 사람 흉내는 건 여전하고?” 귀가 나타났다. 110년 만의 재회. 귀를 쫓는 성열. 하지만 귀는 묘한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우리의 인연이 쉬 끝날 것 같지 않으니, 너를 최대한 흔들 수 있는 모양새로 연인과의 재회를 준비해두마.” 설마..명희를 흡혈귀로? 그럴 수 없다. 110년간, 흡혈종족에 관련된 서책은 서방 청나라 할 것 없이 다 찾아서 읽었다. 이미 죽은 사람을 다시 흡혈귀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귀의 조롱이 머릿속을 어지럽히는데...

   그 시각, 책쾌 조생은 진이를 들쳐 업고 산속 길을 내달리고 있다. 그의 품에는 서정도가 죽기 직전 홍문관교리에게 전해 달라며 맡긴 책 ‘정현세자비망록’과 ‘족보’가 숨겨져 있는데... 성열이 비기를 찾으러 서정도의 집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집은 불타고 아이는 사라진 뒤였다.

   다음 날. 사동세자의 승하 소식에 참담한 성열. 또 다시 제자리인가? 그래도 비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또 다른 희망의 전조였다...
   다시 10년, 음란서생, 희망의 전조 

   “잊지 마라. 네가 정현세자의 희망이 될 것이고, 너로 인해 악귀의 고리가 끊어질 것이다!” 성열을 흡혈귀로 만든 해서란 자가 죽어가면서 한 말이다. 성열이 어떻게 악귀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 다른 설명은 듣지 못했다. 10년 전, 사동세자 또한 비기가 무엇인지 말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더 흘러갔다. 흡혈귀로 살아온 120년의 세월...성열은 지쳐가고 있었다. 자신이 정말 귀를 없앨 수 있을까? 

   그러던 때 그자가 나타났다. ‘음란서생’이란 필명을 쓰는 언문소설가!! ‘부자애욕(父子愛慾)’이란 언문소설로 아버지와 아들이 한 여인을 두고 벌이는 음란한 치정물로 조선팔도를 뒤 흔드는 인물이다. 부자애욕, 치정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임금 현조가 아들 사동세자를 죽인 것을, 노론세력들의 정치야욕을 비난하는 글이다. 더욱이 책 말미엔 정현세자가 성열에게 입버릇처럼 말하던 “사람이 희망인 세상을 꿈꾸며”가 쓰여 있고....,분명 정현세자를 알고 있거나 세자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자다!!! 그 자를 잡기 위해 의금부에서 은밀히 나선걸 보면 왕실에서도 이미 정황을 파악한 듯 했다. 그건 이미 귀도 알고 있단 얘기다!

   성열의 마음이 급해졌다. 120년의 기다림 끝에 온 희망, 음란서생을 먼저 찾아야한다. 성열은 수하 호진과 수향을 동원해 백방으로 음란서생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그리고, 음란서생의 책을 가장 많이 유통했다는 책쾌 조양선을 불러들이는데...
 
   늦은 밤, 화양각 수향의 처소. 제 몸 두 배는 되어 보이는 책봇짐을 메고 문지방을 넘자마자 넘어지고, 앞에 놓인 반상을 엎고, 기방은 처음인 듯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는 책쾌. 이름이 조양선이라 했다. 성열은 부러 구하기 어려운 고서들의 제목을 나열하기 시작하는데, 양선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책의 내용과 저자까지 정확히 읊어댄다. 성열은 책쾌에게 관심이 가는데... 그때, 청솔 한 마리가 성열의 도포자락으로 뛰어들고. 양선이 청솔을 잡겠다며 성열의 도포자락 안을 마구잡이로 헤집는다. 자신이 지금 사내의 아랫도리 쪽을 더듬는 것도 모르는 눈치다. 성열은 어이없고 황망해 양선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이 아이, 너무도 해맑은 얼굴로 청솔을 잡아들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 아이....성열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받아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마음이 읽어지지 않는다! 그리고....양선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체취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갈증을 불러 일으킨다! 성열은 통제할 수 없을 만큼의 흡혈충동에 당황하며 황급히 나가버리는데...
   남장 책쾌, 조양선

   성열은 왜 양선의 맘을 읽을 수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녀의 곁을 살피기 시작한다. 남장을 한 여인.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기 조선팔도를 누비며 책을 팔러 다닌다. 끼니까지 걸러 가며 돈을 모으고 있지만, 그리 모은 것은 전부 악덕고리대금업자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제 코가 석자인데 아이들에게 책을 거저 나눠주며 책을 많이 읽으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희망을 심어준다. 숨이 턱턱 막혀오는 절망적인 순간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여인.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사람이 세상의 희망이라던 정현세자의 말이 자주, 많이 생각났다.

  그런 사실을 알 리 없는 양선은 성열이 자주 찾는 화양각 기녀 수향의 처소 앞에 진을 치고 있다. 책쾌들 사이에선 음석골선비(성열)만 단골로 잡으면 세책방 하나 내는 건 일도 아니라는 말이 돌 정도로 성열은 책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선비만 단골로 잡으면 그 지긋지긋한 고리대금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버지와 동생 담이의 병을 고칠 수 있다!! 삯바느질로 허리한번 펴지 못하는 어머니의 고생도 덜어드릴 수 있다!!!
사흘을 버틴 끝에 성열을 다시 만나게 되는 양선은 성열의 날선 시신에 좌불안석이다. 양선에게서 나는 짙은 체취는 성열을 극도로 자극시키고... 다 알고 있다는 듯 비웃는 저 눈빛, 벌거벗겨지는 듯한 이 기분...혹 여인인 걸 들킨 걸까? 불안함이 극에 달할 때 성열이 말한다. 당분간 개인 책쾌로 고용하고 싶으니 다른 일은 접으라고.
 
   양선은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해 하지만... 세상엔 공짜란 없는 법! 성열이 구해달라는 책은 천지를 털어도 찾기 힘든 왕실의 기록들이 대부분이고. 어렵게 찾아다주면 틀렸다, 아니다, 퇴자 놓기 일쑤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양선은 선비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하지만! 김성열이라는 이름 석자 말곤 나이가 몇인지, 하는 일은 무엇인지, 일가는 이루었는지 당최 알 길이 없다. 특히!!...저리도 멀쩡히 생긴(심하게 잘생겼다. 사내 외모 따위에 홀려본 적 없는 양선이도 볼 때마다 다리가 풀릴 정도다) 사내가 왜 혼자 사는지!! 남색이니 아내와의 사별에 상심이 커 사내구실을 못하게 됐다느니 뒷담화들이 무성하지만 성열의 정확한 상태?를 알 길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열을 보러 가는 길이 기다려지는 양선. 성열은 보고 또 봐도 참으로 잘난 선비다. 자신이 쓰는 소설 <밤선비전>의 주인공이 실존한다면, 딱 성열의 모습이지 싶었다!!

  그 시각, 좌의정의 애첩을 희롱한 죄로 사가로 쫓겨나와 있던 세손 윤은 화양각에서 만난 책쾌(양선)의 생각으로 머릿속이 시끄럽다. 기생 월이의 매끈한 나신을 음미하며 춘화를 그리고 있는 때에 불쑥 방으로 뛰어든 책쾌를 보는 순간 10년 전 사라진 벗, 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부친(사동세자)이 역모죄로 몰려 승하하실 때 진이의 부친(서정도)과 일가친지 모두 참형을 당했는데 진이만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다.

   윤은 방을 잘못 들어왔다며 도망치듯 나가는 책쾌를 돌려세웠다. 양선이라 했다. 조양선. 아비는 조생, 태어날 때부터 조씨였으니 쪽이 찾는 서 진이 아니라고. 학영을 통해 확인해보았더니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다. ‘그런데 왜 난 양선이란 아이가 꼭 진이 같을까?’ 그때, 학영이 굳은 표정으로 윤의 방에 들어선다. 그의 손에는 음란서생의 글이 사동세자의 억울한 죽음을 대변하는 글이라 주장하는 벽서가 들려있다. 벽서는 이미 저자거리에 뿌려진 뒤였고... 이제 곧, 이를 숨기려는 노론세력들이 한바탕 소동을 벌일 것이다.
 
   윤은 부친인 사동세자가 승하한 뒤, 지금까지 남 몰래 노론세력과의 싸움을 준비해왔다. 부친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의 권세를 지닌 노론세력이 있는 한, 왕이라 한들 그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서 명분을 만들기로 했다. 그들을 와해시킬 명분, 윤에게 무릎 꿇게 할 명분...민심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윤은 굳은 표정으로 숨겨두었던 서책을 꺼내든다. 음란서생, 부자애욕 하권이다. 아직 발간되지 않은 서책을 가지고 있는 윤! 세손 윤이 음란서생의 장본인임을 세상은 아직 알지 못했다. 

   또 다시 부는 피바람 

   며칠 후, 조정. 좌의정 최철중과 신료들은 추포령을 내려 음란서생이란 자를 잡아들이고, 흉흉한 소문의 근원지가 되어버린 세책방을 폐지해야한다 간언을 올리고 있는데. 하지만 현조는 떠도는 소문에 휩쓸려 조정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 완고히 버티고 있다. 좌의정의 상소는 귀의 명령이나 다름없음을 현조가 모를 리 없을 터. 현조의 고집에 좌의정 최철중은 당혹스럽기까지 한데... 늦은 밤, 임금의 침소. 현조가 가장 아끼는 후궁 월향(29)이 어여쁘게 단장을 하고 임금을 기다리고 있다. 이내 현조가 침통한 표정으로 들어서고 뒤이어 귀가 따라 들어온다. 귀는 임금이 보는 앞에서 그의 여인을 취한 뒤 잔혹하게 죽여 버린다. 성열은 이것이 귀가 왕에게 보내는 경고임을 직감한다.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왕의 자리를 또 한 번 뺏겠다는 경고! 귀, 그자를 막을 비기를 하루 빨리 찾아내야한다.

   음란서생의 추포령이 곳곳에 나붙고. 부자애욕이 금서로 지정된 뒤 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양선은 자신이 직접 필사한 음란서생의 서책을 궁녀에게 은밀히 전하는데, 궁녀가 밤선비님이 궁에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임금의 총애를 믿고 기고만장해 천인공노할 악행을 일삼던 후궁이 며칠 전 비명횡사했다는 것. 목에 이빨 자욱,  피한방울 남지 않은 듯 창백한 시체로 보아 전설 속 밤선비님이 후궁을 데려간 것임이 틀림없다고. 양선이 덥썩 궁녀의 손을 잡는다. “누님! 그 시신, 어디가면 볼 수 있어?! ”

   그날 밤, 궁인들의 시신을 처리하는 화장터. 시신들 사이로 기어 나오는 이, 양선이다.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목에는 마늘을 주렁주렁 매달고(청나라 흡혈요괴소설에서 읽었다. 이러면 요괴가 못 덤빈다고!) 심지어 생마늘을 씹어 먹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한데! 양선은 자신이 쓰고 있는 밤선비전의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밤선비가 데려갔다는 후궁의 시신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양선이 떨리는 마음으로 관 뚜껑을 열려는데, 관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필시 사람의 신음소리였다. 이런 젠장! 산 사람을 관에 가둔 것이다!!!! 양선은 겁에 질려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다리를 부여잡고 관쪽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이내 굳게 닫혀있는 관뚜껑을 열기 시작하는데, 손에 상처가 나 피가 흐르고 만다. 그 피 냄새를 맡고 눈을 뜨는 월향은 양선이 관을 열자마자 양선에게로 달려드는데!!! 그 순간, 월향의 변화를 감지한 귀가 화장터로 향한다.
 
   양선은 자신을 죽이려 달려드는 월향을 피해 도망치는데, 그런 양선의 앞에 나타나는 이, 성열이다!! 양선이 살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혼절하는데, 순간 양선의 피를 본 성열의 눈빛이 붉게 변한다. 이내 드러나는 송곳니...성열은 양선의 목으로 날카로운 이빨을 가져가는데!!! 성열이 양선의 목을 물으려는 찰라, 귀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에 성열은 흡혈본능을 누르고 음석골 자신의 처소로 양선을 데려온다.

   음석골. 성열은 잠들어있는 양선의 소매춤에서 <밤을 걷는 선비>라는 언문소설집을 발견한다. 보름달이 뜨는 날 밤, 천벌을 받아 마땅한 자를 먹잇감 삼아 단죄하는 영웅담을 그린 소설. 성열은 그간 자신과 양선사이에 있었던 일들이 소설 곳곳에 남녀상열지사의 일화로 둔갑되어 있음을 보게 되고... 사내인척 너스레를 떨다가도 성열을 향한 연심을 숨기지 못하던 양선의 마음이 소설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성열 또한 어느새 양선과의 만남이 설래고...기다려졌다. 양선이와 함께 있으면 그 옛날 사람이었던 시절로 돌아간 듯 희노애락에 휩싸였다. 하지만, 더 이상 양선이를 곁에 두는 건 위험하다. 또 다시 오늘과 같은 일이 생겨난다면 양선이를 해치지 않을 자신이...없다. 성열은 잠에서 깨어난 양선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그녀와의 인연을 끊으려한다. 하지만 양선은 성열이 구해 달라했던 ‘정현세자’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이를 찾아냈다 말하는데!

   그 시각, 귀는 사라진 후궁의 시신을 찾아내라 현조를 다그치고, 현조는 자신이 직접 나서 후궁의 시신을 태웠다 거짓으로 둘러댄다. (성열은 흡혈귀로 변한 후궁을 모처에 가둬두었다. 이후 세손에게 귀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후궁을 이용한다) 현조는 은밀히 호랑이사냥꾼 호연(안전가옥수장, 사동세자의 심복)을 불러들여 흡혈귀로 변한 후궁을 찾으라고 지시하는데...
   정현세자의 유서

   다음날, 화성의 오래된 세책방. 성열과 양선은 정현세자비망록을 찾기 위해 세책방에 있는 수 만권의 책을 뒤지지만 비망록의 흔적은 찾을 길 없고. 음석골로 돌아간 성열은  수향에게 양선이가 아닌 다른 책쾌를 고용하라 지시한다.

   자신이 해고된 사실도 모르고 세책방에 홀로 남아 정현세자비망록을 찾고 있는 양선. 그렇게 며칠 밤을 세운 끝에 폐서들 사이에 끼어있는 정현세자의 서찰을 발견하게 되는데!! 양선은 오로지 성열이 서찰을 보고 기뻐할 모습만 떠올리며, 구르고 넘어지고 까지고 피가 나면서도 음석골을 향해 달린다.

   성열은 자신을 위해 몇날며칠을 고생했을 양선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끼고. 이내 서찰을 펼쳐보는 성열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서찰은 정현세자가 죽기직전 피로 쓴 마지막 유서였다. ‘벗에게’로 시작하는 서찰...세자가 성열에게 남긴 글이다!! ‘세손을 부탁한다, 힘든 짐을 남기고 가 미안하다, 꼭 약속을 지켜 주리라 믿는다....’ 서찰에는 죽음을 앞둔 정현세자의 절박함이 고스란히 묻어있고... 성열은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데.

   양선은 성열의 떨리는 어깨를 보고 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던 사내가...울고 있는 것이다!! 한참을 그리 서 있는 성열의 모습이 너무도 슬퍼 보여 맘이 무너지는 것 같다. 하지만...궁금했지만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었다. 홀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양선의 손에는 성열이 구해오라고 써준 서책목록이 들려있다. 그것이 마치 연서라도 되는 듯 들떠서 읽어 내려가는 모습은 천상 첫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여인이었다.   

   그런 양선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이, 성열이다. ‘끊어 냈어야했다. 더 이상 네가 할 일이 없으니 더는 나를 찾아오지 말라고...’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양선이가 자신을 연모하는 것을 알면서도 밀어내지 않는 자신이 처음으로 두려워지는 순간이었다.
 
   나의 벗, 음란서생
 
   양선이 한 사내와 화양각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본 성열. 양선을 보는 사내의 눈빛은 분명 연정이 서려있었고, 당당하고 결계 넘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마음이 갈 호남이었다. 제 짝을 만난 듯 다정해 보이는 두 사람을 보며 씁쓸히 돌아서는 성열. 얼척 없이 올라오는 질투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사람도 아닌 내가...사람의 감정놀음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에 자괴감이 휘몰아치고. 성열을 오랫동안 연모해온 수향은 양선에게 흔들리는 성열의 변화를 눈치 채기 시작하는데...
   그 시각, 양선은 자신을 소 닭 보듯이 하는 성열에 대한 고민(물론 이웃 마을 사는 처자라고 둘러댔다!)을 윤(세손)에게 털어놓고 있다. 윤은 양선에게 난생처음 생긴 벗이었다. 그와 함께 음란서생의 글에 대해 토론하고, 썩어빠진 정치와 더 썩어빠진 세손!에 대한 뒷담화를 하고, 백성이 희망인 세상을 만들려던 사동세자를 기리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노라면 날이 새는 지도 모를 만큼 마음이 잘 맞았다. 아직은 여인임을 밝히지 못하고 있지만, 윤이라면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윤은 양선이가 여인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양선은 몰랐다. 그토록 아끼는 벗 윤이 ‘썩어빠진 세손’이자 ‘음란서생’이란 사실을. 그 인연으로 자신이 겪게 될 모진 풍파를...

   윤은 이즈음 양선이가 지친 삶의 쉼터같이 느껴진다. 조선왕조의 수치!인 세손이 폐위되어야하는 101가지 이유를 열거할 때는 포커페이스의 달인인 윤도 평정심을 잃을 뻔 했다. 뭘 또 그렇게....101가지씩이나 꿰고 있누!!! 양선의 엉뚱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음란서생을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대왕과 동급으로 칭송하기 시작했다. 그 작가의 글한번 보겠다고 언문을 배우기 시작한 이가 한 둘이 아니라며. 그건...무지한 백성들에게 또 다른 희망이 생기는 일이라나? 엉뚱한 궤변도 진리인 듯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윤이었다. 가랑비에 도포자락 젖듯 양선에게 빠져들었다. 그녀가 짝사랑하는 이에 대해 상담을 해올 때면 머리꼭지가 돌만큼 질투에 휩싸였다.

   조부와 한바탕 신경전을 벌이고 온 날, 자신을 다독이는 그녀 앞에 윤은 음란서생의 하권을 꺼내놓는다. 아직 발간되지 않은 서책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 양선에게 윤이 말했다. 세상 그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것들을 너와는 함께 하고 싶다고. 내게 그런 사람이 된 기념으로 이 서책을 선물한다고. 혼자만 간직하라고. 양선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음란서생이 윤이란 사실에 세상을 다 가진 듯 들떠서 윤을 와락 끌어안는다. 방금 자신이 사랑고백을 한 것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둔하디 둔한 양선을 힘껏 끌어안는 윤인데. 그런 둘의 모습을 지켜보는 이, 현조다.

   현조는 그간 윤의 행적을 모두 감시하고 있었다. 윤이 음란서생임을, 손주가 자신을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음을 알면서도 지금껏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던 현조다. 음란서생이 그토록 삼엄한 관군들의 눈을 피해 활보할 수 있었던 연유도 현조의 은밀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조는 윤과 양선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난 뒤, 이제 음란서생을 잡아들일 때가 왔다고 영의정에게 지시를 내린다. 윤의 편에 선 것도, 귀에게 복종하는 것도 아닌 현조의 속내가 더욱 의문스러워지는데!!!

   그날 밤, 양선은 부자애욕 하권을 읽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소설에는 성열이 그토록 찾아다니는 ‘정현세자’의 기록이 곳곳에 남겨져 있었고, 현조와 권세가들을 대놓고 비판하고 있었다. 책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 엄청난 파란을 몰고 올 것임이 자명했다. 윤이 걱정스러웠고, 정현세자의 기록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윤은 며칠째 행방이 묘연하고... 양선은 고민 끝에 결국 윤과의 약조를 어기고 성열을 찾아간다.

   선비님께 도움이 될듯하여 가져왔노라고, 혼자만 보셔야한다 당부하는 양선. 성열은 음란서생이 누구인지 물어보지만. 양선은 그것은 말해줄 수 없다며 다급히 자리를 뜬다. 그런 양선의 뒷모습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성열. 왜 양선이 음란서생을 보호하려는 걸까...? 그간 음란서생을 찾아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보았지만 행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엄청난 배후세력이 있지 않고서야... 그런 이를 양선이가 보호하려 한다!! 

   배신
 
   성열은 음란서생을 찾아내기 위해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자신이 하려는 일로 양선이 다치겠지만...이 일을 멈출 수 없다! 성열은 수향과 호진을 불러 부자애욕 하권을 저자거리에 뿌리라 지시하는 한편, 은밀히 양선을 뒤를 따라 음란서생이 윤임을 직감한다.

   부자애욕 하권은 삽시간에 세간에 퍼져나간다. 사동세자 죽음의 배후인 임금과 노론세력의 담합을 적나라하게 써놓은 서책의 등장으로 민심은 요동치기 시작하고, 임금이 직접 나서 음란서생에게 역모죄를 묻겠다 공표하는데! 

   그 시각. 호진이 정현세자비망록을 사 간 책쾌를 찾아냈다 하고... 성열은 한달음에 책쾌를 찾아가는데 그 집은 양선의 집, 문제의 책쾌는 양선의 부친 조생이다!!! 조생은 성열을 보고 경악한다. 10년 전, 양선 부(서정도)를 죽이고 양선이를 살려줬던 흡혈귀였다!! 양선이가 은인이라 입이 닳도록 칭송하던 음석골선비가 양선의 과거를 아는 흡혈귀라니... 양선의 과거가 드러나면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조생은 급히 몸을 숨긴다. 그간 양선이의 존재가 드러날까 팔도를 떠돌며 노심초사 살았던 조생이다. 서정도가 절대 세상에 드러나면 안 된다며 맡긴 정현세자의비망록과 족보로 보이는 서책을 숨겨온 것도, 양선을 위해서였다. 화성의 새책방에서 정현세자비망록 필사본을 발견하고 사들인 것도...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빌미가 되어 성열과 양선의 연이 깊어지다니...

   조생은 다급히 짐을 꾸리고 한양을 떠날 차비를 한다. 양선은 부친을 말려보지만 소용이 없고. 조생은 못 간다고 버티는 아내 꽃분을 잡아끌고 집을 나서는데 관군들이 들이닥친다. “저 자가 음란서생이다! 포박해라!” 양선을 향해 달려드는 관군들...이내 음란서생임이 명백한 증좌들이 집안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양선을 끌고 가는 관군을 막아서며 외치는 조생. “내 아들은 아무것도 모르오. 내가 음란서생이요!”
   음모

   늦은 밤 의금부 추국장. 한바탕 고문을 치룬 양선과 조생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다. 성열은 자신이 시작한 일로 모진 시련을 겪고 있는 양선을 참혹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필시...음모다. 누군가, 진짜 음란서생을 보호하기 위해 양선이를 희생양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윤...그자를 빨리 찾아야한다. 그래야 저 지옥 같은 곳에서 양선이를 구해낼 수 있다!’ 성열이 윤을 찾아 의금부를 나서는 사이 윤이 들어선다. 윤은 끝끝내 자신의 존재를 발고하지 않고 사내도 감당하기 힘든 고문을 겪어낸 양선을 보며 눈앞이 아득해지는데...

   이 모든 계략은 윤이 음란서생임을 알고 있던 조부, 현조가 꾸민 것이었다. 며칠 전.
현조는 조정신료들을 다 모아놓고 윤에게 음란서생 속권에 대한 서평을 하라 명한다. “세손의 생각은 어떠한가? 정녕 짐과 조정신료들이 사동세자를 죽였다 여기는가?” 윤은 할아비의 말 속에 뼈가 있음을 알아듣는다. ‘니가 음란서생인 것을 알고 있으니 더 이상 경거망동 말고, 네 부친의 죽음이 정당한 것을 만인 앞에서 인정하라’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윤은 주저 없이 앞에 놓인 붓을 집어 들어 써내려간다. 주적심허(做賊心虛), ‘도둑이 제 발 저린다’... 이 따위 폐서를 조정에서 진중하게 논의하는 것이야말로, 역으로 조정이 폐서의 내용을 인정하는 꼴이라 말하는 윤. 주상전하를 모셔놓고 폐서의  진위를 논하는 것 자체가 불충이라며, 이를 주도한 노론의 실세에게 칼을 겨누는 윤이다!!

   귀는 최철중을 통해 조정에서 있었던 일을 보고 받고 있다. 철중은 하루라도 빨리 세손을 폐위시키고 귀에게 순종할 왕재를 세워야한다 간언을 올리지만 귀의 생각은 다르다. 왕은 말 잘 듣는 개보단 사나운 사자가 적임이다. 사자를 길들이는 재미 또한 지리한 삶의 활력이 될 것이다. 현조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 시각, 윤은 조부 현조와 독대를 하고 있다. 평소 현조가 눈에 가시처럼 여겼던 홍문관대사성의 감찰자료를 드릴테니 음란서생으로 잡혀온 이들을 풀어 달라 청하는 윤. 현조는 그런 윤이 내심 기특하다.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는 영민함은 세손을 따라올 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더 강해져야한다. 그래야....귀에 맞서 왕실을 지켜낼 수 있다. 현조는 윤의 청을 들어주겠다 말하지만 이미 양선이를 향한 비극은 시작되고 있었다. 
 
   밝혀지는 비밀 

   정신을 차린 양선의 곁을 지키고 있는 조생. 조생은 아버지도 곧 풀려날 거라며 먼저 나가 가족들을 챙기라 말한다. 조생은 마지못해 집으로 향하는 양선의 모습을 맘에 세기는 듯 애잔하게 바라보는데... 하루 전! 영의정 최철중은 조생에게 양선이를 살려줄테니 음란서생임을 자백하고 자결을 하라 종용한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조생. 양선이를 키우며 행복했던 순간들, 고생만 시켰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조생. 양선이를 위해서라면 목숨보다 더한 것도 아깝지 않았다. 조생은 꽃분을 불러들여 자신이 곧 죽게 될 것임을 알린다. 그리고 그간 숨겨왔던 양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털어놓는다. 양선이가 역모죄로 돌아가신 성균관박사 서정도 대감의 딸이라고. 그리고 헛간에 숨겨둔 <정현세자비망록>을 없애라 당부하는데... 순간, 며칠 전 찾아왔던 수향이 떠오르는 꽃분.

   “가여운 아이야. 부디 임자가 지켜줘...” 이제껏 양선을 핏줄이라 속였던 것도,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 양선이만 챙기는 것도 못내 야속하기만 한 꽃분인데. 집으로 돌아온 꽃분은 반가이 자신에게 안기는 양선을 밀쳐내며 뺨을 후려갈긴다. 다 너 때문이라고, 핏줄도 아닌 너를 살리느라 담이 아버지가 죽게 된 거라고... 양선 몰래 헛간으로 향하는 꽃분, 땅에 숨겨져 있던 피 묻은 보자기 하나를 꺼내드는데. 거기엔 조생이 말한 정현세자비망록과 족보(사동세자가 귀에게 뺏은 비기가 기록된 족보다!)로 보이는 서책이 들어있었다.

   화양각. 꽃분은 수향에게 정현세자비망록을 건네고 거금의 돈을 받는다. (수향에게는 정현세자비망록만 팔았다. 족보로 인해 역모죄인의 자손인 양선이의 신분이 들통날까 차마 족보까지는 팔지 못했음이 극 후반부에 드러난다. 다시 돌아와 양선이가 비기임을 밝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내 담이를 데리고 종적을 감춰버린다.

   드디어 정현세자 비망록을 찾은 성열. 비망록엔 해서가 귀를 없애기 위해 비기를 만들어 두었으며, 결자해지-귀를 없애는 것은 귀를 불러들인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해서는 단지 그를 도울 뿐이라고... “잊지 마라. 네가 정현세자의 희망이 될 것이고, 너로 인해 악귀의 고리가 끊어질 것이다!” 죽기직전 해서가 했던 말에 대한 의문이 이제야 풀리는 성열인데!!
 
   성열은 양선을 구하기 위해 의금부로 향하지만 이미 양선이는 풀려난 뒤였고. 호위무사를 대동한 윤을 목격한다. 성열은 비로써 윤이 세손이며, 자신이 그토록 찾고 있던 음란서생임을 알게 되는데!!! 
 
   한편 양선은 아버지 조생의 죽음을 모른 채 고리대금을 융통해 아버지가 드실 약을 지어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집은 텅 비어있고 어머니 꽃분과 담이의 흔적조차 찾을 길 없다. 불길한 마음에 집밖으로 나서는데 윤이 나타난다. 그의 뒤로 수레에 실려 있는 아버지의 시신이 보인다. 꿈이다. 꿈일 것이다. 혼절을 했다 일어나고 다시 혼절을 하고...겨우 정신을 차렸을 땐 아버지의 장례가 끝나있었다. 양선은 아버지의 무덤 옆에서 며칠 째 곡기도 끊고 누워만 있는데 성열이 소리친다. “죽을힘을 살아라. 아비의 몫까지. 그게 남의 목숨을 빌어 살아남은 이가 할 일이다!”
 
   성열은 오갈 데 없는 양선에게 자신의 서가관리를 맡긴다. 양선은 생계 때문에 미뤄뒀던 소설을 맘껏 써내려갔다. 아버지가 봐도 부끄럽지 않은 소설을 쓸 것이다. 이 글을 어머니와 담이가 보게 된다면 자신을 다시 찾아올지도 모를 거라는 기대도 해보는데. 성열과 소설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게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차츰 웃음을 찾아갔고, 희망을 품었고, 그림자처럼 자신을 지켜주는 성열을 더 많이 연모하게 되는 양선. 성열도 양선만큼이나 같이 있는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많이 웃고...많이 말하고...많이 들떴다. 그런 성열에게 일침을 가하는 수향. 그 아이에 대한 연심은 성열에게도 양선에게도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맞는 말이다. 사람을 잡아먹는 내가 사람에게 연정을 품다니. 내까짓 게 무슨... 나는 하루라도 빨리 세손에게 귀의 존재를 알리고, 비기를 찾아내어 귀를 없애야한다. 그리고...이 모든 인연을 끊고 없어지는 게...내가 할 일이다! 성열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양선과 세손의 만남을 계획하는데...

   화해 

   화양각. “술...한잔 하지 않으련?” 자신을 못 본 척 지나치는 양선을 불러 세운 윤. 미안하다, 보고 싶었다, 곁에 두고 싶다...그 어떤 말도 꺼내지 못한 채 술잔만 쳐다보는 윤.  양선은 몰라보게 수척해진 윤을 보는 게 맘이 아프다. 원망스럽고 밉지만...그럼에도 윤이 걱정됐다. 벗이란 이런 걸까?

   그러는 사이 옆방에서 성균관유생들이 세손을 시전잡배라며 헐뜯는 소리가 들려오고, 윤은 착잡한 듯 술잔을 기울인다. 양선은 그제야 세손이 미쳐 날뛴다 험담했을 때 그도 사정이 있을 거라고, 그리 생각이 없는 이는 아닐 거라며 씁쓸하게 웃던 윤의 모습이 떠올랐다. 내 상처가 너무 커 부친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려 고군분투했을 윤의 마음은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양선인데. 양선은 윤이 말릴 사이도 없이 유생들에게 쳐들어가 ‘금주령’에도 술판을 벌이고 있는 작태를 성균관에 고하겠다 엄포를 놓으며 시비를 따져 묻고 그를 말리던 윤까지 휩쓸려 몸싸움이 벌어진다.

   학영의 도움으로 관군들이 몰려오기 전 겨우 그 자리를 빠져 나온 양선과 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 속 풀밭에 드러눕는다. 몸싸움에 갓은 벗겨지고 옷은 찢어져 거지꼴...두 사람은 서로 한참을 바라보다 기가 찬 듯 웃음을 터트린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그렇게 조금씩 풀어놓는 윤과 양선. 그런 그들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오는 이, 흡혈귀 후궁 월향이다! 윤과 양선은 미쳐 피할 겨를도 없이 월향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

   썩지 않은 시체 

   위기에 처한 윤과 양선 앞에 복면을 한 사내(성열)가 나타나고, 단숨에 월향의 숨을 끊어놓고 사라진다. 양선은 윤에게 궁녀살인사건을 둘러싼 소문을 들려준다. 궁에 사는 흡혈요괴가 음란한 궁녀들을 꿰어내 하룻밤을 보낸 뒤 궁녀의 피를 모두 빨아먹고 죽여 버린다고. 사동세자의 기일 때마다 궁녀가 죽어나갔는데 목에 이빨 자욱이 선명하고, 시체는 분을 바른 듯 창백한 것이 전설 속의 요괴의 짓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윤은 흡혈귀의 존재를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임금의 총애를 받던 후궁이 이토록 처참한 모습이 되어있는지 의구심이 드는데... 윤은 의문사 당한 궁녀들의 사건을 파헤친다. 수소문 끝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궁녀의 가족을 찾아낸 두 사람은 궁녀의 무덤을 파헤친다. 이내 드러난 무덤 속 시체는... 3년 전 죽은 시체가 썩지 않고 보존되어 있다! 시체는 소문에서처럼 목에 이빨 자욱이 선명하고, 분을 바른 듯이 창백했다!! 모든 것이 사실이다! 부친의 기일마다 죽임을 당한 궁녀들, 그들을 죽인 것은 흡혈귀였다!!!
 
 윤은 양선에게 위험하니 더 이상 이 일에 나서지 말라 하지만, 양선은 그러니 더더욱 혼자하게 할 수 없다며 몸을 사리지 않는다. 그런 양선을 보호하기 위해 윤은 몰래 호위무관을 붙인다. 양선을 향한 윤이 마음은 깊어만가고..
 
   성열은 윤이 귀의존재를 알아가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잡아두었던 후궁흡혈귀를 윤과 양선에게 내보낸 것도 성열이고, 궁녀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양선에게 흘린 것도, 숨어 지내는 궁녀가족을 찾아 양선에게 알린 것도 모두 성열이 계획한 일이었다. 이제 사동세자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릴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고백  

   “자네도 생각해보게! 수향이 같은 여인을 마다할 사내가 어디 있겠는가!” 호진은 성열에게 연심을 품고 있는 ‘음탕한 남색가’ 양선에게 강상의 도리와 남녀상열지사의 이치를 일깨우느라 여념이 없다. 맞는 말이다. 여인인 내가 봐도 수향은 참으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양선은 남장을 하고 있는 자신이 더욱 초라하게 느껴지는데.

   장터에서 파는 여인의 물건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양선. 고운 치마저고리, 댕기, 노리개, 꽃신... ‘저리 차려 입으면 나도 어여쁠까? 그럼 선비님도 나를 바라봐 주실까?’ 성열을 향한 연심에 남장을 벗어버리고 싶은 양선.

   그런 양선을 지켜보던 윤은 대뜸, “네가 여인으로 변복을 하고 나를 좀 도와야겠다! 여인들만 드나들 수 있는 암자를 둘러봐야 하거든!” 하며 양선이 바라보던 물건들을 사 안긴다. 잠시 뒤, 청초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나타난 양선. 윤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오르고... 윤은 있지도 않은 암자를 찾겠다며 양선을 데리고 산속을 헤맨다. 그 속도 모르고, 양선은 이틀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은 성열 걱정만 늘어놓는다. 질투에 휩싸이는 윤. 윤은 성열을 만나겠다 발걸음을 재촉하는 양선을 돌려세우고 숨겨왔던 마음을 꺼내놓는데...

   “첫눈에 너를 연모하게 되었다. 그러니..나의 여인이 되어다오” 윤의 고백에 양선은 당황하면서도 내심 설렌다. 윤은 이내 장난이라며 네가 여인이라면 아마 첫눈에 반했을 거라고 상황을 얼버무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성열은 심장이 멎을 듯 요동친다. 질투가 나 견딜 수가 없다. 목적만 생각하리라 그리도 다짐 했건만... 양선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성열. 양선은 그간 참았던 마음을 고백한다. “선비님...사실 저는 사내가 아닌 여인입니다” “...알고 있다” “...선비님을...많이...사모합니다.” 그러나 성열은 솔직할 수 없다. 사랑하는 여인의 피를 탐하는 자신을 억누를 수 없기 때문이다. 양선을 놓아주어야만 한다. “그 마음...곧 사라지게 될 것이다”
  
   비어있는 무덤 

   성열은 윤의 처소에 정현세자비망록을 가져다 둔다. 윤은 정현세자비망록을 통해 귀의 존재, 선택받지 못한 세자의 죽음, 귀를 없앨 비기에 존재를 알고 충격에 빠지는데!!
윤은 어린 시절 부친에게 들었던 정현세자의 일화를 기억해낸다. 역사에서 사라진 인물 정현세자, 그리고 그가 남긴 귀에 대한 기록. 윤은 정현세자에 대해 더 알기 위해 모친 효경궁 강씨를 찾아간다.

   사동세자가 승하한 뒤 홀로 절로 들어와 10년 째 묵언수행 중인 효경궁 강씨. 윤이 정현세자에 대해 묻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데. 아무것도 모른다며 고개를 젓는 모친을 보며 윤은 부친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정현세자가 귀에게 죽임을 당한 것처럼 아버지도...?!!
   늦은 밤, 윤은 학영과 함께 부친 사동세자의 묘소를 찾아간다. 무덤이 파헤쳐지고... 윤은 관을 열기 전 두려움에 휩싸인다. 두려운 마음을 누르고 관을 열어보는 윤은 충격에 휩싸인다. 관이 비어있다!! 그럼 부친의 시신은?! 그때, 관군들이 들이닥치고 윤은 성열의 도움으로 겨우 그곳을 빠져나간다.

   음석골. 세손이 귀를 없앨 결심을 한다면 기꺼이 목숨을 바쳐 돕겠다는 성열. “양선이가 그대를 연모함을 알고 있는가?” 성열은 윤의 뜻밖의 질문에 당황하지만, 이내 차분히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답한다. 윤은 여인의 마음을 이용하는 사내의 약조 따윈 믿을 수 없다며 돌아선다. 방 앞에 서 있는 양선! 배신감에 충격을 받은 양선.

   성열은 세손이 양선이를 맘에 두고 있는 것을 알고 그를 자신의 일에 끌어들이기 위해 지금껏 양선이를 곁에 둔 것이니 이젠 필요 없어졌으니 그만 떠나 달라 한다. 그렇게 120년 만에 찾아온 연정을 아프게 끊어내는 성열인데...

   위험한 인연의 시작

   성열은 인파속으로 사라지는 가마를 쫓아가 명희(혜령)를 끌어내린다. ...분명히 명희다. 그런데...좌의정의 여식이라 했다. 순간 성열은 10년 전, 명희가 살아있는 듯이 자신을 조롱했던 귀의 모습이 떠오른다. 성열은 다급히 여인의 목덜미를 확인하는데...물린 흔적 따위는 없었다. 그녀는 사람이다. 그리고...명희가 아니다! 그럼에도 성열의 눈엔 그녀가 명희로 보인다. 아니, 명희였으면 좋겠다. 가마꾼의 모질 매질에도 잡고 있던 혜령의 손을 놓지 못하는 성열인데. 

   양선은 그런 성열을 먹먹한 심경으로 지켜보고 있다. 죽은 정인과 닮은 여인을 보고도 저토록 처참히 무너지는 성열의 모습을 보니...얼마나 정인을 연모했는지 알 것 같다.
그런 정인을 죽인 귀를 없애려했던 그의 간절한 마음도 알 것 같다. 자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함도 알 것 같다. 알겠는데...이해하겠는데 더욱 가슴이 아파오는 이유는 뭘까?

   그 시각, 혜령이 탄 가마는 궁으로 들어선다. 지하궁. 귀에게 물려 죽어가는 이들의 신음소리가 낭자한 그곳에 익숙한 듯 들어서는 혜령. 그녀의 정체가 의문스러운데!!!   

   양위(讓位), 전쟁의 서막

   한편, 윤은 현조 앞에 정현세자비망록을 꺼내놓는다. 현조는 기다렸다는 듯 윤을 포박시키고 입에 재갈까지 물려버리는데! “네 잘못이 무엇인지 네 애비가 죽어간 뒤주에 갇혀 깨달도록 하라!” 뜻밖의 왕명에 궁은 발칵 뒤집어지고, 학영은 왕명을 거둬 달라 상소를 올리지만 현조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현조는 오래전부터 귀와의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귀에게 절대 굽힐 리 없는 윤의 성품을 알기에 윤을 지키기 위한 결단을 내린 것임이 이후에 밝혀진다!)

   윤은 사동세자가 죽어나간 뒤주에 갇혀 몇날 며칠을 물 한 방울 마시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성열은 그런 윤을 찾아와 목숨을 보전하라 청하지만, 윤은 궁을 제집 드나들듯이 하는 성열의 정체가 더욱 의심스러우니 해서란 자를 자신의 앞에 데려오라 한다. 성열은 윤의 완고한 태도에 발길을 돌리다가 궁녀로 변복을 한 양선을 발견한다. 양선은 뒤늦게 윤의 소식을 접하고, 학영의 도움을 받아 궁녀로 변복을 한 뒤 윤을 만나러온 것.

   윤은 조부의 잔혹한 처사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더욱 처참하다. 조부와 노론세력을 무너트리면 끝날 줄 알았다. 부친이 그토록 꿈꾸던 사람이 희망인 세상을 이뤄내리라 믿었다. 하지만 정작...자신이 무너트려야 할 대상은...흡혈귀다! 막막했다. 두려웠다.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았다!

   그때 뒤주가 열리고! 양선은 물을 마시지 않으면 자신도 여기서 같이 굶겠다며 어깃장을 부리는데. 윤은 그런 양선을 와락 끌어안는다. ...잊고 있었다. 자신이 살아야할 이유가 너무도 많이 있었음을. 이 여자 하나만으로도 살아야할 이유가 충분했음을! 

   그 시각, 귀는 파헤쳐진 사동세자의 무덤을 지켜보고 있다. 귀는 윤이 궁녀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를 움직이도록 조정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도. 그건 필시...성열일 것이다! 발톱을 숨기고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성열과 담판을 지을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늦은 밤, 귀는 현조를 자신의 지하궁으로 불러들이는데. “이제 슬슬...양위를 준비하셔야지요? 나는 세손이 참 맘에 들더이다! ” ......윤의 양위준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동맹(同盟)

   수향과 호진은 윤에게 성열이 해서를 대신한 수호귀임을 밝히라 하지만 성열은 묵묵부답이다. 현조에게 무릎을 꿇은 윤의 행보를 지켜본 후에 결정할 것이다. 윤이 귀의 말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귀와 싸울 것인지 지켜본 후에...
 
   양위를 코앞에 둔 시점, 윤은 사동궁을 꾸미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낮에는 규장각에 틀어박혀 궁의 설계도를 들춰보고, 밤이면 도편수(都邊首)를 직접 찾아다니며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얼마나 호사스럽게 궁을 꾸미려는지 일각에선 그간 사치스러웠던 세손의 품행을 들먹이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모든 건 윤의 연막(煙幕)이었으니... 윤은 보이지 않는 왕실의 지배자, 흡혈귀의 거처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규장각 왕실 기록을 뒤져 사동궁의 대대적인 공사가 있었음을 확인하는 윤. 윤은 대신들의 반대를 무릎 쓰고 처소를 사동궁으로 옮긴다.

   수소문 끝에 도편수를 찾아낸 윤은 그를 만나러 가는데 그곳엔 이미 성열이 기다리고 있었다. 성열은 당황하는 윤 앞에 그가 그토록 찾아다녔던 사동궁의 비밀설계도를 꺼내놓는다. 사동세자는 승하 직전까지 귀의 감시를 받아왔고, 그를 따돌릴 방도로 밀실을 만들어 두었을 것이라고. 확인해보라고. 자신을 믿어주실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돌아서는 성열을 윤이 불러 세운다. “수호귀는 어디 있는 것이냐”
 
   성열이 칼을 빼어들고 이내 자신의 팔을 힘껏 배어낸다. 찢어진 살 틈으로 세 살이 돋아나고 상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맞습니다. 저하가 생각하시는 데로 저는 흡혈귀입니다. 그리고.... 저하가 찾고 있는 수호귀입니다!”

   윤은 그런 성열에게 손을 내밀고...그렇게 성열과 윤은 목숨을 건 동맹을 시작하는데! 그 시각, 귀는 윤과 성열을 한 번에 제압할 여인을 만나고 있었다. “이제 때가 된 것 같구나. 너는 이제 새 임금의 여인이 될 것이다” 귀의 앞에 앉은 여인은 명희와 너무도 닮은 혜령이다.

   이후.....

   귀는 성열과 윤이 연모하는 여인 양선의 존재를 알아내고, 
   성열은 양선을 구해내기 위해 자신이 흡혈귀임을 드러내게 되고,
   양선은 성열이 흡혈귀임을 알면서도 그를 향한 마음을 접지 못하는데...
   이후 꽃분(조생처)의 등장으로 인해 양선이 서정도의 딸임이 밝혀지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양선은 그 일을 계기로 기억을 되찾고 성열과 윤을 도와 비기의 실체를 밝혀내지만!
   상상치도 못했던 비기의 실체 앞에 망연자실 하는데...

























첨부파일 밤을걷는선비-시놉.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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