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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미니][9회말 2아웃] 여지나 - 시놉시스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3.29|조회수1,018 목록 댓글 0

[9회말 2아웃] 여지나 - 시놉시스

 

 

 

 

 

 

 

 

 

상큼 발칙 어덜트 멜로!

 

 

 

 

 

 


9회말 2아웃


미니시리즈 기획안

 

 

 

 

 


  1. 제목   9회말 2아웃 (가제)

 


  2. 형식   70분 X 16부작 (미니시리즈)


 
  3. 극본   여지나  영화 <시월애>, <리베라메> 시나리오

 

  4. 방송   MBC 특별기획 7월 14일 방송예정.
    

 

  5. 연출   한철수   미니시리즈 <이브의 모든것>
                                             한일합작드라마<프렌즈> 외 다수

 

  6. 제작   
등장인물>

홍난희(30, 수애)

나이 여덟에 산타가 없다는 것을 알았고
열넷에 내가 세상에 중심이 아님을 알았고
열일곱에 남자를 알았고
스물에 사랑을 알았고
스물일곱에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확신이 들었고
서른에... 잔치가 끝났음을 온 몸으로 깨닫고 있다...

성별  여
포지션  다 쓰러져가는 출판사 일개 직원
출생  1977 여름 / 제주
혈액형  B형
소속팀  공해에 소음에 무관심에 생활고에 저주받은 도시 ‘서울’
신장  162cm
체중  비밀
타율  0.054
스탯  경제력 1 / 외모 5 (급락 중) / 지능 9 / 순발력 10 / 행동력 10 / 정신력 1
특기  번트
취약점  주루플레이 삽질로 팀 사기 저하에 큰 몫을 함
  남자들의 유인구에 무척이나 잘 속음
  높은 지능과 행동력이 장점이나 계산과 행동이 따로 놀아 되는 일이 없음.
성격  변화무쌍

청춘은 대체로 ‘꿈’을 쫒는 삽질에 헌납했다.
덕분에 여러 번의 타석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한 그녀. 미래는 불투명하고 현재 몹시 초조하다. 다 쓰러져가는 출판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연봉은 벤처기업 초봉보다 못하다. 그나마 매달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암컷의 특성을 대체로 갖추고 있는 그녀.
심성은 고운 편이나 적당히 교활하고, 까탈스럽고, 깔끔떨고, 약간의 내숭과 호들갑을 고루 갖췄다. 달콤한 속삭임에 잘 넘어가고, 작은 일에 감동하며, 쉽게 울고 쉽게 웃지만 징징대지 않는 면이 그녀의 매력이다. 비교적 건강하고 도덕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는 편. 솔직하고 정의로운 성격이나 보이시하거나 왈패는 아니다. 길치. 기계치에 변덕이 심하다. 독립적으로 보이는 척하나 다분히 의존적. 항상 다이어트와 군것질을 입에 달고 산다. 생산성 없는 걱정을 즐긴다.
같은 의견을 여러 번 물어와 형태를 돌아버리게 하는 경향이 있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몸이 근질하고 인생이 퇴보한다는 공포를 느끼는 스타일.
각종 운동을 즐기며, 돈은 없으면서 이것저것 배우기에 항상 바쁘다.
외모는 예쁘다기보다 또랑또랑한 맛이 있다.
딱 부러지는 말 품세와 달리 허술한 면이 상당부분 포착된다. 꼼꼼함과 허술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 어쩌면 몹시 근사한 여성상이 될 수도 있었으나 아직은 미달이다.
허영심 또한 살벌하다. 하지만 허영을 드러내기에 지식과 자존심이 허락해 주지 않는다.
아~ 딜레마.

참고삼아 지금까지 그녀의 경기기록을 살펴보자.
때는 1994년 난희 당시 고교생이었다.
부모님 몰래 연애를 시작한 난희. 그이와 두 손 꼭 잡고 같은 대학에 가기로 다짐한다.
당시 난희의 눈에 세상은 참말로 찬란한 햇살 뿐 이었더란다. 목표를 설정하면 도달하는 그 날까지 지치는 법이 없는 난희. 원하는 학교 국문과에 진학하지만 그이... 떨어졌다. 재수하더니 삼수도 한다. 못난 그이의 콤플렉스로 대판 싸우고 눈물바람을 하며 헤어지는 두 사람.
하지만 과연 그이의 콤플렉스였을까?
그건 난희가 내린 결론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진위여부는 하늘만이 안다.

사실은 당시 복학한 선배가 자주 눈에 밟히던 참이었다. 그렇다고 난희가 먼저 딴 마음 품은 것은 아니라지만 그 말을 믿기에는 난희의 태도가 석연치 않은 면이 있다.
항상 깔끔한 셔츠에 곧 피를 토하며 쓰러질 것 같은 야리한 몸매, 창백한 피부, 난희의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우울과 그늘. 난희는 그와 문학을 논하고 세상을 고민하는 시간들이 꿈만 같다. 나와 똑같은 수준의 사람이 있다는 건 더 없는 행복이고 기적이다. 그녀 운명을 만났다!
~고 생각했다.
꿈같았던 시간은 6개월쯤 됐을까?
방학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마지막 시험을 준비하며 도서관에서 열공 중인 난희. 또각또각 몹시 근사한 여인의 다리가 난희의 책상을 향해 걸어온다. 난희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걸레 빤 물 한 바가지. 놀라고 분한 난희,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싸대기 날아온다. 거친 말들을 뱉어내기 시작하는 상대방. 난희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으나 그 안에는 심한 욕설도 들어있었고, 자신은 천하에 몹쓸 년이 되어있었다. 도대체 영문을 모르는 난희, 어버버하면서 몇 마디 응수하는 것 같은데 택도 없이 허망한 단어들이 두서없이 나열되며 더욱 불쌍하다.
무서운 경고를 남기고는 쌩 돌아서는 근사한 다리.
도서관은 웅성임조차 없는 완벽한 침묵.
웅성임보다 더 무서운 눈초리 광선들.
난희는 다 젖은 책들을 주섬주섬 챙겨들고 도서관을 나선다.
장례식 행렬이라도 지나가는 듯 도서관 안은 애도의 시선들이 난희를 따라 천천히 움직인다.
이미 새벽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교정을 걸으며 난희는 깊은 생각에 빠진다. 저 근사한 다리는 아마도 선배의 애인이었나 보다. 선배는 이미 나를 사랑하게 되었고, 근사한 다리는 선배를 놓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굳게 믿었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밤을 보내던 그 날 선배 눈에 담긴 진심을 떠올리며 난희는 그렇게 굳게 믿었다.
그런 믿음은 하루 만에 개뿔 착각임이 판명되었다.
선배의 그늘과 우울은 여자 꼬이는 데만 사용되는 설정이었고, 애인이 유학 가서 쓸쓸하던 차에 스물한 살 뽀얗게 물오른 난희가 탐스러워 보였더란다.
난희, 그렇게 남자를 처음으로 배운다.

그 이후 두 달 동안 숙취와 불면증에 시달리며 난희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두고 봐라 이 폐병설정 또라이야! 내가 어디까지 올라가는 지 보여주마. 당신이 갖고 노셔도 될 만큼 얄팍한 인생이 아니다 내가. 나를 놓친 것을 피토하며 후회하게 해 주겠다!”
사랑에서 뜻하지 않은 실책. 그것으로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적진으로 넘어간다. 이후 정신없이 이어지는 그녀의 연 타석 헛스윙 퍼레이드는 눈뜨고 못 볼 지경에 이른다.
남자와의 하룻밤 그리고 실연. 난희는 세상의 전부를 알아버린 양 모든 것이 우습고 같잖았다. 함량미달의 시니컬과 한심한 넋두리로 가득한 그녀의 소설. 당선이 됐을 리가 없다.

졸업을 하고도 난희는 소설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는다. 정기 받으러 계룡산에도 몇 번 올랐다. 세상학습을 위해 사막이나 오지를 찾아다니며 작업에 몰두했건만 번번이 등단에 실패한다. 난희모의 의견이 백번 옳다. 거기에 처들인 돈으로 차라리 출판사에 상납하고 단500부의 책이라도 사비로 찍어냈어야 했다. 하지만 그건 난희의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 그녀, 당당하게 인정받아 꽃가루 길을 걷고 싶었다. 그게 '꿈'이라는 거다.

그렇게 5년의 시간이 흐른다.
열심히 삽질하는 동안 오지에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온 카메라맨과 짧지만 강렬한 사랑도 했다. 쿨 하게 만나 쿨 하게 헤어진 그 연애를 난희는 이렇게 기억한다. 어른의 사랑이란 이렇게 쓸쓸하면서 평온하구나. 그 사랑 안에서 더욱 성숙해졌다고 그래서 그 사랑이 참으로 감사했다고 생각하는 난희. 그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단편소설은 또 한 번의 좌절을 가져다 줬고 난희는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심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난희 허송세월 하는 동안 친구들은 하나둘 시집을 갔고, 또 다른 친구들은 단단한 사회인으로서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직업도 없이 집에서 밥버러지 취급이나 받는 난희. 사무치게 외로웠다.
대학로 길을 쓸쓸히 걷는 난희, 카메라맨과 극적인 조우를 하게 된다.
이미 마음속은 온통 너덜너덜 걸레가 되어버려 있는 난희, 카메라맨과 우연히 마주치는 순간 반사적으로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가슴 저~기 깊은 곳에서 울컥하는 것이 올라온다. 아~ 이 사람의 품에 안겨 한바탕 울어버려야겠다. 그러나 …….
카메라맨, 난희의 이름도 기억해 내지 못하는 눈치다. 개자식!
난희는 그렇게 또 한 번 수컷을 배웠고,
그렇게 소설의 꿈도 접었다.

나이는 이미 신입사원 원서조차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겨우 잡은 직장이 비전이라곤 관심도 없는 출판사. 게다가 남자에게 호되게 당한 경험은 학습이 되지 않는 것인지 머리가 나쁜 것인지 그래도 연애를 한다.

그녀는 결혼이 하고 싶다.
청춘을 다 바쳤던 꿈은 실패로 돌아갔고, 사회인으로서 앞으로 별반 활약상이 없을 것이 분명할뿐더러 제 먹을 양의 양식이라도 벌어들일지 몹시 의심이 되는 상황. 도피처로 결혼을 생각하는 건 아니라고 그녀 극구 우기지만 그녀의 변명 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누가 봐도 마지막 남은 한 번의 방망이는 결혼을 노리고 있다가 휘두르는 것이 지금 그나마 그녀에게 가장 희망적인 카드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현재 그녀의 연애상대다.
그 분, 이제 겨우 스물두 살 아름다운 청년이시라는 거다.
9회말 2아웃에 그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기대해 보자.
하지만... 앞서 서술된 난희의 취약점이 마음에 걸린다.
“높은 지능과 행동력이 그녀의 장점이나 계산과 행동이 따로 놀아 되는 일이 없음...”
에효~

변형태(30, 이정진)

나이 여덟에 난희를 통해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열셋에 치마 속 환타지아가 궁금해졌고
열일곱에 내가 수컷으로 꽤나 경쟁력 있음을 알았고
스물에 사랑을 알았고
스물셋에 사랑을 하였고
스물일곱에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확신이 들었고
서른에... 이제는 그녀를 잊은 줄 착각하고 있다...

성별  남
포지션  잘나가는 광고대행사 기획
출생  1977 겨울 / 제주
혈액형  A형
소속팀  세계에서 예쁜 여자가 가장 많은 축복받은 도시 ‘서울’
신장  비밀
체중  65kg
방어율  7.58
스탯  경제력 8 / 외모 10 / 지능 10 (최고치 : 사안에 따라 편차가 심함) /
  행동력 10 (최고치 : 상대의 성별과 능력치에 따라 편차가 심함) / 정신력 0
구질  엄청난 속도의 직구
취약점  직구밖에 없음
  위기상황 대처능력 없음
성격  상대에 따라 완전 다름

청춘은 모조리 ‘사랑’을 쫒는 삽질에 헌납했다.
일찌기 헛스윙을 날리고 있던 난희에 비해 그의 경기는 그런대로 잘 풀려가고 있었다.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며 무난히 승리를 챙길 듯 보였던 그.
7회를 맞아 뜻하지 않는 위기에 봉착한다.
타석에 들어선 이는 상대팀 4번 타자, ‘그녀’.
마운드에 선 그는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게 공을 던진다.
온 힘을 다해 이를 악물고 던진 몸 쪽 직구.
... 그녀는 가볍게 받아친다.
깡! 하고 맞는 소리가 유난히 맑다. 정말 하늘 높이 까마득하게 사라지는 홈런포.
한 점쯤이야 했지만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그는 이후 3연 타석을 신나게 더 홈런을 맞으며 끔찍한 지옥을 경험한다. 장외로 날아가는 공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는 결국 마운드에 주저앉아 버린다. 이후 그는 아주 길고 긴 슬럼프에 돌입한다.

기본적으로 그는 나이스 가이다.
유머러스하고 매력적이고 따뜻하고 매너 좋고 대범하고 지적이다.
여자 친구들도 두루두루 참 종류별로 사귀어 본다. 기본적으로 매력이 철철 넘치는데다가 서른을 접어들면서 섹시함까지 물씬 풍겨 주시니 당겨서 반응 없는 여자가 별로 없다.
여기까지가 표면적으로 보이는 그의 모습이다.

난희가 알고 있는 그의 이면은 사뭇 거리가 있다.
똥모양은 소심하고, 쫀쫀하고, 집요하고, 유치하며 겁이 많다. (똥모양 - 형태의 별칭. 변+형태=똥+모양) 그의 머릿속에는 앞으로 30년의 계획이 주르륵 정리되어 있다. 따라서 손에 들린 책들은 주로 숫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성공에 이르는 12가지 비결. 처세술 108. 비즈니스 25시. 도대체 이딴 책이 왜 베스트셀러에 올라야 하는지 난희는 항상 궁금했지만 똥모양을 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여고생들이 하이틴로맨스를 보며 콩닥거리는 것과 같은 심리라고나 할까?

형태는 야망을 모두 성취하고 나면 근사한 보트를 사서 세계 일주를 하겠다고 한다. 택도 없는 소리다. 야망은 이루어질 수 없음이 분명하고 근사한 보트 또한 그 때가면 돈 아까워서 살 리가 없다. 그는 굉장한 짠돌이이다. 게다가 주르륵 읊어대는 30년 계획은 ‘그녀’가 없는 30년을 어찌 견뎌낼 것인가의 대안일 뿐. ‘그녀’가 만약 다시 등장하기라도 할라치면 모든 것은 변하고, 형태도 변하고, 형태를 둘러싼 세상이 모두 변할 것임을 난희는 안다.

형태는 여자를 좋아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연애관계로 들어가면 번번이 실패를 한다.
예쁘고 섹시한 여인들에게 가슴이 두근거릴지는 모르겠지만 심장이 움직여 주질 않는단다.
옛사랑의 그림자가 아직 남은 것일 수도 있고, 사랑이라는 것이 몹시 두려운 지도 모르겠다.
다른 남자들 입장에서는 어쩌면 세상 여자들을 온통 독차지 한 듯 보이는 형태가 부러울지 모르겠으나 난희가 보기엔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형태는 지나버린 과거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보겠다고 발버둥 치고 있을 뿐 인거다.

그 밖의 특징으로 형태 역시 다른 수컷이 갖추고 있는 대체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목숨을 자주 거는 것도 그 한 예가 되겠다.
목숨이 걸린 사항은 대체로 내기당구, 바둑, 카드 등 짜친 일일 경우가 많다. 지고는 못산다. 물론 동료와의 업무경쟁에서도 놀라운 승부욕을 과시한다. 문제는 짜친 일에도 같은 수준의 에너지를 발산한다는 것이다. 한 번은 헬스클럽에서 근육이 뿔뚝한 남자가 옆자리 러닝머신에서 뛰는 바람에 그의 속도를 따라잡다가 폐가 터질 뻔한 적도 있다. 진이 빠져 덜덜 떨리는 손으로 샤워기를 잡으며 형태는 결심한다. “다음부터 저 자식 오는 시간은 피해야겠군.”

그렇다. 그는 어느 정도 비겁하다.
이기지 못함이 분명할 때는 경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꼭 이기고 싶거든 다른 종목을 찾아보는 편법을 선택하는 얍삽함도 겸비했다.

그는 대체로 단순하다.
가끔은 뇌가 정상 가동되고 있는가 싶을 정도로 단순해서 입 발린 말들에 쉽게 넘어온다. 칭찬을 하면 웬만한 우울은 단박에 극복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아마도 그 고래 춤까지 춘 거 보면 수컷일 가능성이 크다. 칭찬 거리 찾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다. 운전솜씨라던가 길눈이 밝다 라던가 머리가 좋다 정도면 된다. 정말로 심한 우울에 빠져있다면 그와 경쟁상대에 있는 동료를 비난하면서 동시에 그를 칭찬해 주면 된다. 난희는 이렇게 형태의 기분을 업 시켜 놓고 그가 지긋지긋해하는 수다를 떨거나 심부름을 시키곤 한다.
추가사항. 조울증세가 있다. 몹시 사소한 일에 집착을 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에게 충고하기를 즐긴다. 다소 과장이 심하다. 잔소리를 싫어한다. 같은 의견을 여러 번 물으면 화를 낸다.

이제 그의 경기기록을 살펴보기로 하자.
그는 비교적 일찍 이성에 눈을 뜬다.
때는 1981년. 그의 나이 다섯 살이다.
헉! 벌써?
형태, 예쁜 여자 좋아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장소는 제주도 서귀포시.
겨우 걷고 겨우 말 몇 마디 더듬거리던 그 때. 둘은 눈뜨면 만나서 인형과 총을 들고 난희가 만들어내는 되도 않는 시나리오에 맞춰 소꿉놀이를 했더랬다. 일주일에 한 번은 장소를 옮겨 서귀목욕탕 에서 역할극을 하기도 했는데 그 때 미끄러져 생긴 흉터는 아직도 형태 머리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렇게 죽고 못 사는 단짝으로 지내다가 초등학교 6년.
어느덧 형태보다 10cm는 커있는 난희. 형태의 신장 콤플렉스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반에서도 꽤 큰 편에 속해있는 난희. 언뜻 여자 냄새도 풍긴다. 남학생들은 난희 주변을 맴돌며 각종 장난들을 걸어왔고, 난희는 매일 울면서 하교를 한다. 남자애들끼리 대화 속에 난희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자 형태 이상하게 불쾌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날 난희의 봉긋하게 올라오기 시작하는 가슴을 발견하는 형태. 그 날 밤 형태의 꿈에 나타난 난희. 형태는 꿈속에서 다른 남학생들이 하듯이 난희의 치마를 들친다.
그렇게 형태, 여자를 알게 된다.

며칠 후 난희는 제주시로 이사를 가 버린다.
이후 형태가 난희를 사무치게 그리워했냐면 그건 아니다. 한동안 무지 심심했을 뿐 난희는 곧 잊혀졌다. 꿈속에서 난희의 치마를 들치면서 느꼈던 죄책감도 잠시였다. 형태가 성장하면서 꿈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여성들과 좀 더 강도 높은 영상에 밀려 난희는 형태의 마음속에서도 꿈속에서도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그들이 다시 만나게 된 때는 1996년 그들 고교생이다.
형태와 난희는 학교 연합방송제를 개최하게 되면서 만나게 된다.
형태는 단박에 그녀를 알아볼 수 있었다. 별로 많이 자란 것 같지 않은 키에 별로 많이 성장하지 않은 몸매. 마치 어제 헤어지고 오늘 다시 만난 것처럼 친밀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난희, 달려와 자신의 손을 덜컥 잡으며 악수를 건네는 이 가슴 벌컥거리게 잘 생긴 남자 누구?
형태?
목욕탕 동기???
내 청바지 물려받아 입던 그 찔찔이?
난희 형태를 본 순간 사랑을 느꼈고, 그가 형태임을 안 순간 운명을 느꼈다.
형태 당시 재빠른 발놀림으로 운동계 평정, 능숙한 기타에 곁들인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 탁월한 목소리와 말솜씨로 여고생들 도미노로 쓰러뜨렸다. 어린 시절 키 콤플렉스로 시작된 그의 열혈 학업은 이미 대한민국 평균 신장 얼추 근접한 지금에도 빛을 발해 전교 등수 놓치지 않는다.
형태, 어느덧 여자들 취사선택 가능한 지위를 거머쥐셨다 이거다. 여학생들의 열렬한 구애에도 형태 끄떡 않는다. 그래서 더욱 가치는 상승일로. 난희는 그 여학생들 사이의 한 명인 자신이 되는 것이 몹시 자존심 상하다. 그분의 소꿉친구라는 이유로 이것저것 질문해오는 여학생들이 거슬려서 죽을 지경이다. 그러는 사이 형태는 난희에게 전혀 부담 없는 친구 질로 다가오고. 이 친밀함은 우정? 혹시 사랑의 표현? 형태의 “밥 먹었니?” 한마디에 난희의 머릿속은 수 만 가지 이유들을 상상하고 설레어버린다.

그 참에 형태의 친한 친구였던 준모가 난희에게 연애를 걸어온다.
난희, 평상시 자상하고 따뜻했던 준모의 구애에 망설이지만 형태에 대한 미련을 버린다는 의미로 그를 와락 움켜잡는다. 처음에는 형태의 질투를 유발해 보겠다는 유치한 발상에서 시작되지만 결과적으로 난희는 준모에게 빠져든다. 난희의 마음은 상상도 못하는 형태, 그 이후로 두 사람의 사랑의 수호자 되 주신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형태를 예뻐했던 난희모는 형태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이셨고, 이런 형태를 방패삼아 난희는 부모님 몰래 연애를 시작한다.
난희는 몰랐지만 사실 난희의 유치한 작전은 일정정도 성공적이었더랬다.
형태, 난희와 연애를 하는 준모에게 은근히 질투가 나는 듯도 했다.

준모는 대학에 떨어지고 난희는 당당 합격한다.
형태도 난희와 같은 학교에 합격 유난히 친한 두 사람은 캠퍼스 커플로 오해 받을 정도로 우정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 때 이미 두 사람은 친구라는 단단한 다리를 건너버렸고,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서로를 남녀로 생각하지 않는다. 둘이 커플이라는 소문도 이내 사라진다. 형태에 비해 난희 사실 딸린다. 형태도 슬슬 연애를 시작한다. 양질의 여인들과 꽤나 다수의 연애를 해보지만 왠지 모르게 그까짓 거 별로 시시하고 그저 그렇다. 난희하고 있는 시간이 더 재미있고, 신난다.

난희의 눈물바람 배웅을 받으며 군대에 가는 형태. 군대에 들어가서 빡센 훈련을 받는 동안 열심히 편지를 보내주는 난희. 아니 이게 어인일인가? 형태는 처음으로 (정말 처음인지 아니면 미처 몰랐는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난희가 그립다. 군대가 그런 곳인지 형태의 진심인지 그것도 아무도 모른다. 꼬박꼬박 도착해주는 편지를 기다리게 되는 형태. 편지를 개봉하는 손끝이 급기야 떨려오기 시작한다.
군 생활이 일 년여 지나고 난희의 편지로 준모와 헤어진 사실을 알게 된다. 심경이 복잡하다. 마음 같아서는 이런 심정을 당장 전해주고 싶지만 그게 과연 잘하는 짓인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군대고 뭐고 당장 뛰쳐나가 난희를 만나고 싶다! 라는 생각에 까지 이른다. 난희의 편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도착했고, 형태는 도착한 날부터 일주일간 하루에 한 번씩 아껴서 읽어나가는 무진장 성실한 짝사랑에 돌입한다. 난희의 과 선배 동기 후배 등등의 이름과 캐릭터도 좌르륵 익혔다. 그 중 얼굴이 무지 하얗고 핸섬하다는 요 선배는 마음에 좀 걸린다. 많이 걸린다.
형태, 드디어 휴가 날이 왔다.
난희와 만날 약속을 하고 다리미로 날 세운 군복을 입고 무작정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로 향하는 기차를 탄다. 약속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난희. 휴대폰도 연락이 되질 않는다. 난희를 기다리며 자기 마음을 지금 전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를 몹시 고민하는 형태. 한 시간이 지나도 난희 안 나타난다. 슬슬 걱정이 시작되었고 두 시간 세 시간 무슨 사고라도 나지 않았나 두려워지기 시작하는 형태. 난희의 집 앞에서 미칠 듯이 걱정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형태. 새벽이 넘어가는 시간이 되어서야 난희 모습을 나타낸다. 어떤 남자와 함께 걸어오는 난희. 행복에 질려 곧 죽어버릴 것 같은 얼굴이다. 이미 편지로 그녀 주변이 자동 암기되어있는 형태는 저 남자가 그 선배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난희는 형태와의 약속을 까맣게 잊고 있었단다. 몸 둘 바 몰라 하며 미안하다고 재차 용서를 구하는 난희. 형태는 “무사해서 됐어” 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이어 형태는 난희모의 매질에서 그녀를 보호해 주는 역할로 같이 집 안으로 들어간다.
처음으로 남자를 경험한 자극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난희.
그녀의 거침없는 수다를 밤새 들어야만 했던 형태. 아... 이 상황이 참으로 끔찍하다.

군을 제대하고 캠퍼스에 나타난 형태.
난희는 실연의 충격으로 삭발을 했단다. 소설을 시작했다는 그녀. 담배도 어색하게 피워댄다.
형태는 그녀를 짝사랑했다는 것이 놀랍다. 군대는 역시 엿 같은 곳이고,
난희는 역시 친구로서가 짱이다.

그리고 형태는 처음으로 진짜 연애를 시작한다.
커다란 기타를 등에 지고 가는 여자를 무작정 쫓아갈 수밖에 없었던 형태.
윤성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무지하게 아름다웠다.
형태는 복학생 신분으로 참 어이없게 그녀 쫓아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 가입한다. 동아리 연주회의 객원 연주자라는 그녀, 손을 타고 흐르는 기타소리도 그녀만큼이나 섬세하고 감미롭다.
그림같이 근사한 두 사람의 연애는 캠퍼스가 떠들썩할 만큼의 대사건이었다.
두 사람은 동아리 연주회에서 아름다운 듀엣 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긴장된 형태는 연주를 하는 도중 실수를 하고, 성아 여유롭게 생긋 웃으며 형태의 실수를 커버한다. 관중석 응원의 휘파람과 박수가 쏟아지고 뜨거운 분위기 속에 연주를 마치는 두 사람.
객석에 앉아 꽃다발 두개를 들고 숨 막히는 두 사람의 공연을 지켜보면서 난희는 생각한다. 한 때나마 저 남자를 향했던 자신의 꿈이 얼마나 야무졌는지...
친구인 형태는 가깝지만 남자인 형태는 참 멀리도 있다.
씁쓸한 마음을 날리듯 열심히 박수치는 난희.
급하게 사들고 온 시든 꽃만큼이나 자신이 초라하다.

고등학교부터 모인 난희와 형태의 친구들 그룹에 제법 정규 멤버로 성아도 나온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어렵지 않은 성아는 금세 이들 그룹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 되어버린다.

세월이 흘러 그들 모두 스물일곱이 되던 어느 날... 이 그룹은 모두 모여 등산을 간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난희가 선택한 난이도 높은 코스였다.
내일 새벽 떠날 채비를 모두 마쳐놓고 다들 숙소에서 잠이 들었다.
발발거리고 준비가 안 되면 못 견디는 성격의 난희는 불안함에 준비물들을 한 번 더 체크하고자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거기서 난희는 안 봤으면 좋을 장면을 목격한다.
다들 잠든 사이 성아와 승완이 키스를 하고 있었다.
승완은 형태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평상시 성아를 끔찍이 챙긴다고 생각은 했지만 난희는 너무나 놀랐다.
키스를 하던 성아와 승완도 인기척에 돌아보고, 난희와 눈이 마주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위험한 산행.
컨디션이 몹시 좋은 형태는 무슨 일 있겠냐며 그냥 산행을 강행하자 주장을 한다.
산을 오르면서도 마음속이 무지 복잡한 세 사람. 성아와 승완과 난희.
그 산행에서 승완이 사고를 당한다.

승완의 장례식을 마치고...
모두 슬픔에 어쩔 줄을 모르겠다.
형태는 죽을 것 같이 고통스럽다.
본인이 주장하지만 않았어도 승완에게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형태는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한다.
그리고...
성아가 형태를 떠나겠단다.
승완을 잃은 슬픔도 끔찍한데 영문을 모른 채 성아를 떠나보내야 했던 형태.

사람 구실을 하는 둥 마는 둥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형태, 이젠 예전처럼 까불거리고 유쾌하게 잘 웃고, 예쁜 여자를 보면 연애도 곧잘 걸고 한다. 언뜻 비치는 얼굴에 말도 못할 깊은 그늘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마치 일상으로 돌아와 있는 듯 보인다.

그리고 ‘그녀’가 형태의 앞에 다시 나타난다.
김병현은 슬럼프를 탈출했지만 변형태군의 슬럼프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마운드 위에 서 있는 형태는 아직 예전의 구속을 회복하지도 못 했으며 여전히 직구밖에 던지지 못하는 반쪽짜리 투수.
혼을 쏙 빼놓은 홈런의 악몽이 잊히지도 않았는데, 다시 그녀와 맞서야 한다.
형태, 그렇게 9회 말을 맞이하게 된다.

 


윤성아(30, 황지현)

클래식기타 연주자.
외교관 부모님을 따라 어린 시절을 주로 외국에서 지냈고, 다섯 살에 스페인에서 기타를 시작한다. 태양 같고 바람 같고 땅 같고 하늘같고 막 물이 뿌려진 잔디처럼 싱그럽고 멋들어진 여자.
행복하거나 기쁜 일이 있을 때 그 표현이 너무 강렬하여 온 세상에 그녀의 행복이 전파될 것 같은 그런 여자. 감정표현도 즉각적이고, 판단도, 행동도 즉흥적이고 열정적이다.
그녀의 연주도 그러하다. 미간에 살짝 주름이 잡히며 음악에 빠져들 때 보이는 숨 막히는 카리스마가 듣는 이를 압도한다. 그녀가 발산하는 기세와 넘치는 끼에 주변을 위축되게 하기도 하지만 성아는 그런 건 개의치 않는다.
지극히 개인적이라 그런 것 따위는 아예 모르는 것도 같다.

형태와 연애를 시작했을 때도 그녀는 꽤나 촉망받는 신인 연주자였다. 불같이 연애를 시작하는 두 사람. 성아는 에이전시의 계약 건도 있었지만 스페인으로 돌아가기를 포기한다. 유명한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것도 아니었단다. 그냥 좋아서 치는 것뿐이란다. “기타는 여기 있고 언제든지 치고 싶으면 연주하면 되는 거잖아. 지금 당장 니 옆에 있는 게 가장 행복한 걸?” 황당할 정도로 돌발적이고 즉흥적인 그녀. 당시 형태는 스물셋 어린 나이였고, 성아의 선택이 너무나 낭만적이고 고마웠지만 그런 그녀가 항상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다.
기타를 버리고 자기 옆에 남은 것처럼
언젠가 자기를 버리고 방긋 웃는 얼굴로 훌훌 떠나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형태의 불안함은 현실이 되었다.


이준모(30, 이상우)

난희 스토리에 나오던 재수 삼수의 그 인물. 그러니까 고교 때 난희의 연인.
난희와 헤어지고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던 준모는 당시의 49배는 멋있는 남자가 되어 다시 돌아왔다. 예전 친구들과 몰려다닐 때도 그랬지만 반듯하고 깔끔하고 언제나 따뜻하고, 주변을 챙기고, 자기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던 그 성품은 그대로 있다.
형태와는 라이벌 회사에 근무를 한다.
매번 비딩에서 형태와 부딪히게 된다. 그렇다고 형태랑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다. 잘 지내고, 잘 놀지만 승부 때는 두 사람 모두 바짝 날을 세우고 경쟁한다.

난희에 대한 감정은 예전과 같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남자들에게 첫사랑이 그렇듯이 마음 한 구석에 아직 꽉 차게 남아있다. 난희의 곤란에 마음이 아프고, 언제든 달려가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다. 그리고 요즘의 난희를 보면 생각한다. 그 때가 아니고 지금이었더라면...
우리가 열일곱이 아니라 서른의 나이에 만났더라면 좀 더 좋은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김춘희(30, 조은지)

난희의 고교 동창.
어린 시절부터 집안의 살림과 생계를 책임져온 비운의 여인.
전교 일등의 성적으로 여고를 졸업하지만 대학은 입시조차 보지 않았다. 어차피 대학갈 형편도 못 되는데 시험을 봐서 뭐할 것인가. 그럼 천재소녀라서 전교 일등을 놓치지 않았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자신 스스로에게 “넌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어. 형편을 탓하지도 않았고 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하고 있어!”라는 칭찬을 해 주고 싶단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도 독하게 공부를 했더랬다.
대학은 못 갔지만 미련도 없다.
학생 대표로 받은 졸업장과 3년 내리 수석의 성적표를 들고 딱 한번 난희를 부둥켜안고 엉엉 울어버리고는 한이고 미련이고 전부다 툴툴 털었다. 친구들 그룹 중 유일하게 고졸이지만 그녀 그런 콤플렉스 같은 거 전혀 없다.

병든 아버지부터 줄줄이 딸린 동생들 뒷바라지를 똑 부러지게 해 내는 그녀.
타고난 살림꾼에 짠순이. 어릴 때부터 남의 옷 얻어다가 줄이고 변형해서 입혀온 지 어언 20년. 옷 만들기도 베타랑에다 하수도며 무너져 내리는 가구도 뚝딱뚝딱 고친다.

카드회사 독촉전화 담당 직원.
서른이 되었지만 아직 결혼은 꿈도 못 꾼다. 시답잖게 연애 걸어오는 놈들 몇몇 있지만 나 이런이런 년인데 너 나 같은 마음으로 우리 아버지 극진히 모시고 우리 동생들 책임지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니? 라고 대 놓고 먼저 묻고 본다. 당연히 그럴 수 있는 남자 없다. 그렇다면 나도 너 미련하나 없다. 가라. 하고 손바닥 탁탁 털면 마음고생도 없었다. 포기가 빠르고, 긍정적이고, 산뜻하다.

그녀에게도 포기가 힘들었던 사람이 있는데 그건 형태였다. 형태는 상상도 못하겠지만 춘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짝사랑을 했었다. 어차피 안 될 걸 알기에 시작도 안했지만 뭐 다른 남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속에 꽁꽁 숨겨두고 나 혼자 사랑하면 되지. 안 그래? 한 달에 두어 번 그룹으로 만나서 자전거도 타고 인라인도 타고, 철되면 산에 가고 바다에 가고 그렇게 얼굴 보는 것으로 그냥 좋다.
그런 그녀에게도 서른이라는 나이가 버겁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실은 다른 사람보다 몇 배는 더 버겁다.

그러던 어느 날, 연체금 독촉하다가 상대 남자와 실랑이가 붙는다. 춘희의 돈 받아내는 실력은 원래가 발군이다. 근데 이놈은 정말이지 녹녹치가 않다. 달래고 어르고 하다가 급기야 얼굴 맞대고 싸우는 사태로 까지 번지게 된다. 회사에서 곤란한 지경에 빠져 춘희 결국 사과 하러 나왔는데 이 남자 춘희 앞에서 갑자기 펑펑 눈물을 쏟는다. 그냥 아무 말도 않고 눈물만 펑펑 쏟아낸다. 안 그래도 심란한데 이 남자 눈물에 가슴이 울렁거린다. 괜히 춘희도 서럽다.
그렇게 춘희, 남자를 만난다.
서른여덟의 남자, 임낙빈.
대기업 명퇴에 아이도 둘 딸린 유부남이다.
춘희에게 사랑이란... 참 쓸쓸하다.


전미경(30, 손정민)

난희와 형태의 대학 동창.
법조계 명문가 막내 딸.
워낙 똘똘했던지라 조만간 대를 이어 법조인 대열에 들어설 것을 당연시 했던 가족들.
그런데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아에 볼 것 하나 없는 대학동창과 결혼을 해야겠단다.
미경은 그래도 부모의 축복을 받고 싶었다.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는 무진장 화목하고 행복한 집안이었다. 상훈은 미경의 그 마음을 알기에 부모 앞에 무릎 꿇고 빌고 또 빌었다. 갖은 모욕과 멸시에도 빌고 또 빌기를 몇 달. 미경은 그런 상훈을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고 지켜보면서 결심한다. “내가 다 갚아줄게. 너만 변하지 않으면 내가 평생 너와 살면서 이 고마움을 갚을게.” 그렇게 꼬박 삼 개월을 하고 미경은 상훈의 손목을 잡고 집에서 철수한다.

형태가 준비한 결혼 이벤트에 승완의 사회로 진행되는 결혼식에 춘희가 만들어 준 드레스를 입고 성아가 연주해 주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축가까지 들으며 결혼식을 올리는 두 사람.

이제 결혼생활 6년에 접어든다.
아이도 셋이나 있다.
남편은 6년 동안 고시에 떨어지는 중이다.
그렇다고 미경이 결혼을 후회하거나 남편을 원망하지 않는다. 여전히 사랑하고, 여전히 사랑 받는다. 열심히 떨어지는 상훈을 미경은 열심히 응원해 마지않는다. 하지만 요즘 상훈의 얼굴이 안쓰러워 볼 수가 없다. 많이 힘든 모양이다. 상훈의 마음을 안다. 보란 듯이 고시패스해서 부모님께 다시 한 번 허락을 구하고 싶은 게다. 그렇게 당해도 때 되면 장인장모 찾아가 사람 취급도 못 받으면서 무작정 인사를 올리고 오는 남편이다. 고아로 자라서 그런지 미경에게 가족을 되찾아주기 위해 더욱 필사적이다.

결국 미경은 결심한다.
“상훈아 이제 너 나 먹여 살려라. 내가 고시 볼게.”
보통이면 남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이런 말 같은 게 조심스럽겠지만 이 부부는 그 만큼 서로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상훈은...


박상훈(30, 장준휘)

난희와 형태의 대학 동창이자 미경의 남편.
자그마한 키에 동글동글 항상 웃는 재치덩어리.... 였다 원래는.
요즘은 얼굴빛은 회색이요. 입술을 파랗게 질려서 미소 잃은 멍한 눈으로 곧 뭔 일이라도 날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다. 친구들 모두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지만 상훈의 이런 상태를 걱정하고 있는 차였다.

그리고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미경이 갑자기 폭탄선언을 해 버린다.
자기가 고시를 보겠단다. 부모님과는 이미 담판을 지어놨으니 너 좀 쉬어라. 그런다.
친구들은 모두 긴장을 한다.
상훈이 죽게 열심인 것을 모두 다 아는데 저런 말로 힘을 빼고 자존심을 긁어버리다니!

그러나 상훈은 그 순간 얼굴에 혈색이 돌고, 웃음이 배시시 샌다.
어차피 상훈의 목적은 부모님 문제였고, 정말이지 힘들었었다.
미경이 한없이 고맙다.

이후 상훈은 선배가 경영하는 작은 회사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하고, 미경의 공부 뒷바라지도 하고, 조기축구도 나가고, 행복한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왜 그들은 모두 서른인가...

이상의 인물들 전원이 서른 살이다.
서른은 제2의 사춘기이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절반에 서있는 그들은 일제히 학생도 아니며, 일제히 사회인도 아니며, 일제히 기혼도 아니며, 일제히 미혼도 아니다. 어떤 게 옳은 삶이고 내가 옳은 길을 따라 가고 있는지 판단할 기준을 도대체 어디서 찾아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아직 사회의 일인분으로서 준비가 안 되어있는데 사회는 그들에게 시대를 짊어질 일꾼으로, 나라를 부흥시킬 역군으로, 아이의 부모로, 부모를 봉양하는 자식으로 역할을 부여해 버린다. 준비도 안 된 채 세상에 던져진 그들은 아무 배려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세상 속에서 지독한 혼란과 허무를 경험한다.
청춘을 놓아버리지는 못하겠는데 청춘은 멀어져 가고 있는 서른...
그래서 그들은 사춘기이다.

열네 살의 사춘기와는 또 다르다.
그 때는 치열한 아픔 뒤에 돌아보면 든든한 부모님과 선생님이 계셨지만 지금은 홀로이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 누군가가 필요하다. 같은 처지의 서로를 보고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고, 서로 싸우고 또 웃고 얼싸안고 큰 소리로 노래도 한바탕 부르며 불안함을 떨쳐내고 서로를 응원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청춘의 좌절도 슬픔도 행복도 같이 뚫고 온 이 친구들은 인생의 동지이자 후원군이다.

이 드라마는 9회말 2아웃 상황의 이야기이고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이며
"사춘기를 맞이한 서른 살"의 이야기이다...
김정주(22, 이태성)

대학교 3학년. 대학야구투수.
까맣게 그을린 얼굴. 운동으로 단련된 몸. 아직 세상의 때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해맑은 눈동자.
폭발하고 있는 청춘!
바로 난희의 남자친구 되시겠다.
영어학원에서 만난 난희에게 반한 이후 당치도 않다며 거부하는 그녀를 졸졸 쫒아 다닌다.
극구 거부하는 난희였지만... 중요한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는 글러브를 벗어 던지고 세상을 다 거머쥔 환한 미소로 관중석으로 달려가는 정주. 관중석의 난희를 번쩍 안아 목마를 태우고 관중이 가득한 운동장을 미친 듯이 돌아다닌다. 감동 안 할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8살 연하의 남자친구.
누구는 꿈이라고 하고 누구는 미친 짓이라고 하지만 난희의 판단에 따르면 그건 미친 짓이다.
연하라고 다 삼순이의 삼식이 같은 게 아니다. 닥쳐보니 난희도 정주도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달콤한 솜사탕 같고 비눗방울처럼 환상적이지만 꽉 쥐면 사라져 버리는 그 허상.
정주는 연하의 환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현실적인 캐릭터다.
철없고, 이유 없이 뜨거워서 무대뽀이고 싸워서 다치기도 하고, 얼굴이 화끈할 정도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문자메시지로 난희를 실망시킨다. 게다가 근육과 지식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인지 무식이 지존 급이다. 책은 고사하고 총질이 안 나오면 영화가 아니요 싼 마이 코미디의 위대한 작품성을 논한다. 한자는 자기 이름 빼고는 읽지도 못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만은 열심이다. 성격이 무대뽀인지라 회화도 곧 잘한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열심이란다.

하지만 정주, 난희를 가슴 벅차게 하는 건 사실이다. 야구를 하고 있는 정주의 얼굴은 진지함에 숨이 막힌다. 재능도 재능이지만 한 가지에 열정을 쏟기 시작하면 실패의 두려움은 털끝만큼도 없는지 정진 또 정진이다. 저게 젊음이었던가? 난희는 자기 가슴 속까지 전염되어 오는 그의 열정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귀엽기는 또 얼마나 귀여운지. 무식에 가까운 솔직은 브레이크가 없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장소불문 상황불문 정주는 난희에게 마음 속 감정들을 쏟아낸다.

헤어지자는 말도 통 안 통한다. 하긴 안 통한다기 보다 사랑한다며 그 큰 덩치로 길고 강한 팔로 온몸이 부서지게 안아버리면 난희 그냥 스르르 녹아버린다. 현실이고 지랄이고 이 놈 앞에서 기냥 자빠져 살고 싶다.
헤어지기를 또 실패하고 돌아서는 난희.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 난 왜 이렇게 나이를 처먹은 것인가...


김신자 - 김창숙

난희모.
스무 살에 집안 소개로 만나 결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육지에서 내려온 남자와 눈이 맞아 야반도주. 시를 쓴다는 남편을 열심히 뒷바라지 하며 살아왔다. 말이 시인이지 돈 십 원 만들 줄 모르는 한량이었다. 그런 터라 신자는 애비 닮아 소설 쓴다고 나풀거리고 다니는 난희를 보면 복장이 터져 딱 죽겠다 싶다.
남편은 가진 거 없이 사람만 좋아 온 동네 보증맨에 사고뭉치였다. 그래도 남편 그늘이 좋았는데 그 남자 딱 15년 같이 살고는 바다에 낚시 가서 죽어버렸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가정경제 관심 없던 남자였기에 죽었다고 파탄이야 나겠냐만 난희모 사실은 남편을 지극히 사랑했더랬다. 비수기 없이 잘되던 민박집이었지만 남편 흔적이 곳곳에 남은 집에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어서 세 딸네미 데리고 이사를 가 버린다.
때마침 남편이 휘갈겨 놨던 시 나부랭이가 노래 가사로 팔리면서 작지만 목돈도 마련이 되었고, 제주시에서 작은 가게 하나 마련할 돈은 되었다. 노래 가사를 사간 설운도는 그 노래를 히트시켰고, 15년이 지난 지금에서 교통방송 및 노래방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으면서 그래도 월말이면 통장에 따박따박 저작권 사용료가 들어온다. 꼴에 유산이랍시고 남기고 간 모양이다. 못난 인간. 인생 처음으로 돈 이랍시고 벌었는데 한 푼도 못 써보고 그리 떠나나...
매달 통장에 돈 들어오는 날이면 그 숫자 확인하면서 남편이 한 번씩 그리워진다. 그런 날 신자는 소주 한 잔 먹고 노래방에서 설운도 노래를 불러재낀다.

아이들이 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고, 난희모도 짐 싸들고 서울에 판을 벌인다.
또순이 김여사는 서울에서도 금방 자리를 잡았다.
아버지 없이 자랐다는 소리 안 듣게 하려고 아이들을 무지 엄하게 키웠다. 엄하게 한다고 한 것이지만 사실은 엄청 줘 패면서 키웠다. 둘째 셋째는 예쁘고 바르게 잘 컸는데 첫째 난희 년은 뭐가 문제인지 제일 좋은 학교 나와서 취직도 안하고 도대체 정신을 못 차리더니 뒤늦게 들어간 직장 같지도 않은 직장은 월급도 한 달 걸러 한 번씩 주는 모양이다. 도대체 어떻게 살려고 저러는 건지...
시집갈 생각도 통 않으니 아주 미칠 노릇이다. 둘째 먼저 시집보내고 이제 셋째까지 시집간다고 설치는 데 난희는 선을 죽자고 뵈줘도 시큰둥. 남자친구가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 그리 결혼에 관심이 없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지병이던 관절염이 심해져서 더는 일도 못 하겠는데 서른이 되어 지 밥벌이도 못하는 저 년을 두고 일을 놓을 수도 없고, 눈을 감을 수도 없고. 이렇게 난희와 신자는 매일이 전쟁이다.
결국 일하는 게 무리다 싶어 둘째 딸 부부의 권유로 그 집에 들어가게 된다. 근데 같이 얹혀서 큰 딸내미랑 들어가자니 참 면목도 없고, 사위고 자식이지만 쪽팔려서 못 살겠다. 난희도 낯짝은 있어서 한두 달 살고는 독립을 하겠다고 또 속을 썩인다. 돈도 없는 주제에 자존심은 있어 아주 꼴값이다.
우여곡절 끝에 독립을 하면서 그래도 약간은 휴전에 들어가는 난희와 난희모.
싸운 게 정인지 헤어져 살고부터는 그래도 꽤나 좋은 모녀관계로 돌입도 잠시 한다.
신자는 시간 여유도 생기면서 백화점 문화 센터에 노래교실도 다닌다.
우연히 던진 남편 이야기에 감동한 아주머니들 신자에게 ‘죽은 시인의 미망인’이란 타이틀까지 붙여준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 인간 참 살아서는 고생 시키더니 죽어서 호강시켜주네... 하는 나름의 평화로운 나날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정주와 함께 있는 난희를 목격하는 김신자 여사. 폭발 한다!


변종우(이희도)

형태의 부모.
평범하고 편안하고 한결같은 부부.
여전히 제주도 그 자리에서 민박을 하고 있다. 펜션이 붐이라 동네가 다 난리지만 종우 부부는 바꿀 마음이 없다. 어차피 물려줄 것도 아니고 우리끼리 하다 갈 건데. 그래도 단골손님들은 이 부부의 민박집을 몇 십 년간 애용해 주고 있어 먹고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난희를 몹시 예뻐한다. 한 번 놀러 갈라치면 아직도 다섯 살 어린 꼬마에게 하듯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하신다. 난희와 셋이 앉아 고스톱 시작하면 밤이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마냥 고고다. 난희, 이 집 딸로 태어났어야 했다. 그게 부모자식 궁합이라는 거다.

난희부, 종우, 난희, 형태, 네 사람은 철만 되면 낚시를 즐겼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옆에서 종알거리는 것이 심심치 않아 데리고 갔는데 나중에는 난희도 월척을 낚아 올리며 제법 바다에서 자란 계집애 티도 났다. 아무리 찌를 던져도 단 한 번의 소식이 없던 형태는 궁시렁 거리고. 그게 재미고 그들의 행복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보증 때문에 아내에게 들들 볶이던 난희부는 종우에게 바다낚시를 가자고 했고 둘이 간 낚시가 난희부의 마지막 길이었다. 종우도 그렇게 가장 친한 친구를 보냈다.

형태가 친한 친구를 사고로 잃고 아무 것도 못하는 세월을 제주에서 보내고 있는 동안 종우의 마음도 형태의 몇 배로 힘들었다. 그 마음을 잘 알기에 힘들고, 떠나보낸 난희부가 그리워서 힘들었다. 부모도 어떻게 손 써 볼 수 없는 슬픔에 빠져있는 아들. 종우 부부는 그냥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때 난희가 내려와서 한 달을 꼬박 형태 옆을 지키며 달래고 윽박지르고 같이 울고 귀찮게 굴면서 겨우 밥이라도 먹이고, 가끔 웃게 해주고, 지극 정성으로 형태를 보살폈었다.
한 달이 지나도 별로 회복의 기미가 안 보이자 난희가 낚시를 가자고 졸랐다.
난희부의 사망 이후 아무도 낚시를 가지 않았었다. 난희부가 난희를 유난히 아꼈던 터라 난희가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청 힘들어 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바다라면 난희모 못지않게 질색을 하고 있던 것도 알았다. 그런 난희가 낚시를 가자한다.
세 사람은 바다로 나갔고, 거기서 모든 한을 털어버리고 형태는 어느 정도 추스르고 난희 손에 이끌려 서울로 올라갔다. 그러니 난희가 어찌 고맙고 예쁘지 않겠는가.

그 이후 세 사람의 낚시 여행은 연례행사로 다시 이어갔다.


장추자(49, 황석정)

난희가 다니는 출판사 여사장.
별명, 추장.
일본만화 수입 출판이 주 업무인 회사. 그나마 일본 만화는 큰 시장이라 대형 출판사를 통해 80%이상 출판되는 실정이다. 악바리 같은 추자는 그 틈새에서 거래 중간에 끼어들어 뒷손질과 쎕치기로 몇 개의 만화판권을 챙겨 근근이 월급정도 나온다.
경영도덕이라고는 당최 없는 양아치 회사이고, 상급자에게 전수 받는 업무내용들이 맨~ 남의 뒤통수를 치는 지저분한 수법들이다. 성공률은 몹시 낮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말자며 초롱초롱 눈에 빛을 발하며 의욕을 불태우는 사장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묘하게 사이비 종교 같은 그 무슨 힘도 느껴진다.

추자는 그래도 럭셔리한 꿈이 있다.
언젠가는 황석영급의 작가에게 좋은 글을 받아 출판해 보는 것.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건 목표요 꿈이지 현실이 아니다.
현재 그녀는 인터넷 소설에 꽂혀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일본소설 대박만이 살 길이라고 난희를 달달 볶더니 한 권 내보고 시원치 않자 바로 인터넷소설로 전향하셨다.


임낙빈(38, 이두일)

난희가 다니는 출판사 부장.
별명, 부추장. (본인 이름과 상관없이 사장 덕분에 이런 별명을 갖게 된 억울한 케이스)
대기업 영업부장으로 있다가 명예퇴직으로 쫓겨난 후 출판사로 흘러들어왔다.
아직도 대기업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한다.
집에서는 대접 못 받는 가장. 직장에서는 대접 못 받는 상사. 세상에서 버림받은 남자.
모든 것을 잃고 향수만 남아있는 남자.
그런 그가... 춘희를 만난다.


박지선(24, 박혜영)

형태의 동료이자 여자친구.
광고대행사의 문젯거리인 낙하산.
대전 최고의 주류도매상 사장의 외동 딸. 한마디로 건달의 딸이라는 뜻이다.
사실 그녀 처음부터 모난 사원은 아니었다. 낙하산이라 슬렁슬렁 살아간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이었건만 열심이면 뭐하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을. 수군거리는 동료들의 뒷담 화에 상처 받지 않으려면 차라리 당당하자 했다. 동기들은 그녀가 난척 있는척하는 돈지랄의 천박한 인간으로 따돌림하고, 그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보이지만 사실 지선은 아주 작은 것에도 몹시 상처를 받으며, 그들의 따가운 시선에 외롭다.
못되게 굴지만 진심은 동기들 틈에 어울려 시덥잖은 농담 나누며 킬킬대고 싶었다.
직장에서 유일하게 어울려주는 사람이 형태였다.
지선은 형태의 따뜻함에 감동하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신주영(18, 임윤아)

고교3년생. 인터넷 소설 작가.
출판사를 통해 난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난희를 통해 정주를 만난다.
고교야구부터 정주의 팬이라던 주영은 그 이후 난희의 연적으로 돌아선다.
세상에... 무려 12세 어린 연적이라니. 홍난희 인생 진짜 한심하다.


 

 

 

 

 

 

 

 

 

 

 

 

 

 

 

 

 

 

 

 

 

 

 

 

 

 

 

 

 

 

 

 

 

 

 

 

 

 

 

 

첨부파일 9회말2아웃_시놉(등장인물).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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