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미완결대본

[미생] 1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9.05.15|조회수3,387 목록 댓글 0

[미생] 10











1. 휴게실 안 / 낮


박과장과 성대리 앉아서 낄낄대고 있는데

커피 든 다인과 장미라와 실무여직1이 탕비실 쪽에서 들어오다가 멈칫 선다. 인사하는 여직원들.


박과장 : 어어~ 자기들만 마시기야? 나도 한 잔 좀 줘 봐. 커피는 뭐라뭐라해도 여자 손 맛을 타야 제 맛이지,

            (성대리에게) 안 그러냐?

성대리 : (웃으며) 무슨 요즘 세상에 그런 소릴 하세요오.

박과장 : (굳어 있는 여직원들에게) 뭐해? 어, 신다인씨가 한 잔 좀 타다 줘.

다인 : 네.. (돌아서는데)

박과장 : 역시 잘 빠졌어.

다인 : !! (확 돌아서는데)

박과장 : 어? 왜? (서류 흔들며) 기획안이 잘 빠졌다고. 기획안이.

성대리 : (같이 낄낄 웃는다)


다인과 여직원들, 인상 굳은 채 보다가 다시 돌아서는데.


박과장(e) : 거 참 실하네.

다인 : (멈춰 서는데)

박과장 : (낄낄대며) 자료가 실하다고 자료가. 빨리 커피나 줘!



2. 탕비실 앞 통로 / 낮


선차장, 탕비실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구겨진 얼굴로 나오는 여직원들. 울 것 같은 얼굴로 나오는 다인.


장미라 : (열 받아 나오며) 저 인간, 진짜 성희롱으로 고소할 꺼야.

선차장 : 무슨 일이에요?

장미라 : (열 받은) 선차장님.



3. 15층 문 인근 통로 / 낮


화난 얼굴로 영업3팀 쪽으로 걸어 오는 선차장. 마침 입구에서 동식과 같이 들어 오는 상식을 본다. 화난 얼굴로 부르는.


선차장 : 오과장님!

상식 : (돌아 보며) 어.

동식 : (인사하지만)

선차장 : (다가오며) 부하관리 잘하세요. 박과장 저러고 다니는데 그냥 놔두는 것도 한 팀의 수장이 할 일은 아니죠.

상식 : (의아하게 보는)



4. 영업3팀 / 낮 (9화 엔딩씬에서 첫 줄이 보충된 상황입니다)


핸드폰으로 주식을 보고 앉아 있는 박과장을 쳐다보고 있는 상식.

그래, 통로를 웃으며 걸어 오는데 상식이 자리에서 박과장에게 다가간다.


상식 : (박과장에게) 너랑 더 이상 이렇게는 일 못 하겠다.

그래 : (들어 오다가 멈칫 선다)

박과장 : (미간을 찌푸렸다가 천천히 상식을 본다) 뭐라구요?


상식, 굳은 얼굴로 박과장을 보고, 박과장 역시 상식을 험상궂게 쳐다 본다.

그래와 동식, 불안하게 두 사람을 본다.

타이틀 <미생 10화>



5. 영업3팀 / 낮


상식 : 어차피 우리 팀 된 거, 같이 즐겁게 일하면서 성과도 내려고 했던 거, 내 욕심이었지?

박과장 : (어이없는) 무슨 소리예요? 말을 알아듣게 해.

상식 : 그냥 일이나 하잔 소리야. 팀원 말고.

박과장 : (비웃으며) 하시고 싶은 대로 하시죠.

상식 : 그리고, 근무태만인 것 까진 내가 안겠는데 약한 사람한테 언어 폭력,

그래 : (멈칫, 상식을 본다)

상식 : 여직원들 성희롱, 그것만큼은 하지 마. 그건 내가 못 참아.

박과장 : (어이없이) 뭐라구요? 성희롱?


어이없이 고개 돌리다가 저만치 지나가는 선차장을 본다.


박과장 : 아~ 나. 선차장 또 조르르~ 와서 뭐라 해요? (기가 막힌)

상식 : 할랄 건은 계약서 초안 작성까지 진행된 거 같으니까 장그래가 마무리 짓고,

         팀에 적응도 된 거 같으니 진짜 니 일을 해 봐. 어떤 아이템이 좋을지.

박과장 : (귀찮은) 그럼 그냥 제가 갖고 온 요르단 중고차 건이나 계속 진행할게요. 수익 꾸준한 사업이니까.

상식 : (약간 못마땅하게 보다가 문득) 오케이, 그럼 한 번 키워봐.

박장 : 네?

상식 : 지금 승용차 중고차 대상으로만 사업 방향 잡고 있지? 요르단 건설경기도 좋아지고 있어. 중장비 쪽으로도 키워 보자고.

박과장 : (화색이 되어) 키워요?

상식 : 그래. 우선 이전 상황 공유하게 자료들 좀 보내봐.

박과장 : (야심의 웃음 띈 얼굴로 본다)



6. 탕비실 / 낮


들어 와서 커피를 타는 상식, 김부장이 들어 온다.


상식 : 어, 부장님.

김부장 : 어, (손 내밀며) 그거 커피야?

상식 : (주며) 누구 시키시죠. 직접 오셨어요?

김부장 : (받으며) 옛날에 니가 조제해 주던 커피 아주 좋았는데, 걸쭉~하고 들척지근~한 게 하루 보약이었어.

상식 : (웃으며 본인 커피 타는)

김부장 : 요르단 중고차 수출 건 키우려고 한다면서?

상식 : 예, 서류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부장 : 나쁘지 않은 사업이야. 타이어, 배터리, 소모품의 동반 수출이 이어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상식 : 요르단이 인근 국가로 재수출하며 시장도 형성되고 있으니까요.

김부장 : 거봐, 박과장, 뭐라 뭐라 해도 제 몫은 한다니깐. (농으로) 너무 거저 먹는 거 아냐?

상식 : (웃는)



7. 자원2팀 / 낮


하대리, 서류를 들고 들어오는데, 영이, 물티슈로 음식부스러기가 묻은 의자를 털고 있다.


유대리 : (다른 의자 가르키며) 저기도.

영이 : 네. (얼른 가서 다른 의자도 턴다)

유대리 : 그리고 비품함도 정리 좀 하라고. 펜 하나 찾는데 한참 걸렸어.

영이 : 네!


하대리, 돌아보면, 비품서랍 앞, 필기구와 문구류가 그대로 흩어져있다.

거칠게 자리에 가서 서류 탁 놓고 앉는 하대리.

영이, 그저 묵묵히 비품서랍으로 다가가 정리한다.


정과장 : (쳐다보지도 않고 툭) 안영이, 커피 한잔. 아! (돌아 보며) 너 왜 자꾸 믹스 갖다 주냐? 나 블랙이야. 아직도 그걸 모르냐?

영이 : 아, 네 알겠습니다. (나가고)


하대리, 못마땅한 얼굴로 정과장을 돌아 봤다가 탕비실로 들어가는 영이를 본다



8. 탕비실 / 낮


블랙 커피가루 든 종이컵을 생수기 온수꼭지에 대는데 물이 안 나온다. 그제서야 생수통을 보는 영이. 비어 있다.


영이 : (난감) 아...


두리번거리며 약간 망설이다가, 옆에 있는 생수통을 든다. 쉽게 들리지 않지만 힘을 짜내어 겨우 허리까지는 들어 올린다.

팔이 몸이 파르르 떨린다. 다시 있는 힘껏 생수통을 들어 구멍에 맞춰 꽂으려고 하지만

무거워 중심을 잃으면서 생수기 모서리에 생수통 입구가 툭 부딪힌다.

생수통 입구의 비닐 커버가 뚫어지면서 영이의 블라우스 위로 물이 주르르 쏟아진다.

깜짝 놀란 영이, 비틀비틀하며 가까스로 생수통에 구멍을 맞춰 넣는다.

젖은 블라우스를 난감하게 보며 한숨 쉬는 영이.



9. 영업 3팀 / 낮


굳은 얼굴로 요르단 중고차 건 서류를 넘겨보던 상식, 그래를 보면

미간에 잔뜩 힘이 들어 간 표정으로 골똘히 할랄 계약서를 넘겨 보고 있는 그래.


상식 : ..... 할랄 계약 서류야?

그래 : (깜짝!) 네.

상식 : 근데, 표정이 왜 그래?

그래 : 아.. 아닙니다.

상식 : 뭔가 이상하지?

그래 : (당황) 네?

상식 : 이상한 거, 내가 말해 줄까?

그래 : (의아해서 보면)

상식 : 대기업의 이기심이 보이지 않지?

그래 : 네?

상식 : (요르단 중고차 건을 넘겨보면서 심각하게) 이게.. 그렇단 말이야. 이게.

그래 : (상식을 본다) ....



10. 옥상 / 낮


팔짱을 끼고, 빌딩숲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상식... 꽤 그러고 있는데, 뭔가 옆에서 부스럭부스럭 대는 소리가 들린다.

옆을 휙 보면 종이 타월로 젖은 블라우스를 짜내가며 말리고 있는 영이.


상식 : 뭐야?

영이 : 아. (꾸벅 인사하며) 너무 깊이 생각에 잠겨 계셔서..

상식 : (꼴을 쓱 보고는) 그러니까 우리 팀 오랄 때 왔어야지..

         (다시 앞을 봤다가 영이를 휙 보며) 어떻게, 하대리 발 한 번 더 걸어줘?

영이 : (웃고) 과장님은 무슨 고민이 그렇게 깊으세요?

상식 : 고민은 뭐, 다음 아이템 생각이지. 박과장이 하던 요르단 중고 자동차건 키워 볼까 생각중인데..

영이 : 아, 그거요. 저도 기획안 한번 본 적 있어요.

상식 : 그래? ... (갑자기 휙) 어땠어?

영이 : (당황해서) 네?

상식 : (빤히 본다)

영이 : (당황하는)

상식 : 역시 이상했군.

영이 : 네?

상식 : 그래, 안영이씬 알아챌 줄 알았어. (다시 멀리 본다. 복잡한 얼굴이다)

영이 : (보다가) 저.. 과장님, 전 그럼 가보겠습니다. (꾸벅하고 가려는데)

상식 : 그 사람 말야, 삼정물산 신팀장 아닌가?

영이 : (깜짝 놀라서 멈춘다. 보면)

상식 : (보며) 지난 번에 로비에서 말야, 무슨 시베리아산 호랑이 본 것처럼 기겁을 하고 도망갔잖아.

영이 : (애써 표정 흐트러짐 없이 잡아떼듯) 아닌데요.

상식 : (씩 웃으며) 대충 감이 오더라고. 쌩짜 신입이 (영이를 아래 위로 슥~ 보며) 왜 이렇게 되도 않게 출중한지.

영이 : (당황해서) 무.. 무슨 말씀이신지... 그럼. (꾸벅하고 황급히 간다)


상식, 가는 영이 보며 웃다가 전화를 한다. 신호 가고.


동식(e) : 네, 과장님.

상식 : ....



11. 공원 또는 거리 일각 / 낮


서류 봉투를 들고 굳은 얼굴로 앞장서서 걸어가는 상식과 의아한 얼굴로 따르는 그래, 동식.


동식 : 무슨 일인데 (돌아 봤다가) 이렇게 멀리까지 나오신 거예요?


상식, 적당한 곳에 멈춰 선다. 말없이 담배를 꺼내 문다.

그래와 동식 의아하게 보면,


상식 : 박과장 요르단 중고차 건 말이야. (동식에게) 봤어?

동식 : 아직요. 이제 막 보려던 참이었는데요.

상식 : 서류상으로는 법무팀, 재무팀 검토가 끝난 것이니까 문제없어 보일거야.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지점이 보여.

동식 : (의아) 무슨.. 문제요?

상식 : (서류봉투를 동식에게 주며) 협력업체의 이익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있어. (그래를 본다)

그래 : (상식을 본다.)

동식 : (서류를 꺼내 넘겨보며) 음... 높긴 하네요.

상식 : 그 업체의 규모나 실적도 계약 즈음 갑자기 커졌어. 재무재표상의 당기 순이익에 특별 이익 비중이 너무 높아.

동식 : 그런 업체를 박과장이 잡았다. 그런데 그 업체의 이익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있다.... (표정) 그럼....

상식 : 뭔지 알겠지?

동식 : 빽마진을 받는다구요? 박과장이?

그래 : ! ...

상식 : (표정) 모르니까 알아보자고. 우리 팀에 굴러 들어온 게 게으른 돼지인지, 똥 뿌리고 다니는 똥개인지.

그래/동식 : .....



12. 영업3팀 / 낮


박과장, 휴대폰으로 주식 시세를 보고 있다.

그래, 동식, 말없이 앉아서 각자 일을 하면서 박과장을 힐끗 힐끗 본다.

박과장, 주식창을 보면서 중얼거린다.


박과장 : 분위기 왜 이래? 진짜 뭣 같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일하고 있는 그래와 동식, 그리고 상식을 본다. 싸해진 박과장의 눈빛.



13. 화장실 / 낮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그래.

문이 열리고 박과장이 들어온다. 소변기 쪽으로 가는 박과장.

그래, 말없이 손을 씻고 있다.


박과장 : (볼 일 보고) 어허~ 시원하다!

그래 : (말없이 정면만 본다)

박과장 : (정면을 응시한 채 싱긋 웃는)

그래 : (마무리 하고 나간다.)

박과장 : 흐트러짐 없이 연기하네~ 맹랑한 놈인데? (흥! 하는 듯 한 얼굴로 그래 쪽을 돌아본다)



14. 창고 안 / 낮


백기, 들고 온 상자를 바닥에 놓고는 상자 안에 든 파이프 등 철강 샘플들을 수납 칸에 챙겨 넣는다.

옆에서 다인이 서류에 체크하면서 같이 하고 있다.

(문이 열리고) 강대리 들여다 보며.


강대리 : 3B(쓰리 비) 파이프 하나 줘요.

백기 : 네. (파이프를 꺼내서 준다.)

강대리 : (수납 칸의 샘플들을 보다가) 샘플 수납이 왜 그 모양 입니까? 규격에 안 맞는 파이프가 섞여 있잖아요.

            내가 여러 번 얘기 했을 텐데? 갑자기 필요 할 때 이런 식으로 정리 되어 있으면 누가 찾아 쓸 수가 있겠습니까?

다인 : (눈치 보면서) 제.. 제가 지금 정리할게요. (하고 얼른 다가가는데)

백기 : (담담하게) 두세요. 제가 할게요. (근처의 목장갑을 낀다)

강대리 : (백기를 흘깃 보고) 신다인씨는 계약서 왔으니까 입력해 주세요.

다인 : 네. (나간다)


백기, 파이프를 일일이 꺼내 규격을 확인하고 정리를 시작한다.

강대리, 그런 백기를 쳐다보다가 돌아 선다.

상자 들고 들어오려던 영이, 인사 하고 강대리는 간다.


영이 : (상자를 한 쪽에 놓아 두며) 혼나는 소리가 밖에까지 들리네요.

백기 : (피식 웃는다)

영이 : (슥~ 보며) 어째 제 방법을 쓰시는 거 같네요. 밑에서부터 박박기기. 백기씨 방법은 포기한 건가요?

백기 : (손이 멈칫한다)

/백기 : 네, 이지현씨. 저는 그냥 우리 회사에 남기로 했습니다. 그 동안 많이 신경 써주신 점 감사합니다.

백기 : (피식 웃고 영이를 보며) 오늘도 샌드위치로 저녁 때울 꺼예요?

영이 : 네?

백기 : 저녁 먹죠. 제대로. 쏠께요.

영이 : (웃으며) 귀환기념인가요? 이왕이면 동기들한테 다 쏘시죠?

백기 : 싫어요. 딴 맘 먹었다는 거, 동네방네 떠들란 소리예요? 영이씨한테 뱉은 것도 천년만년 후회할 판에.

영이 : (웃는)

성대리(e) : 석율아, 나 좀 보자.



15. 섬유팀 / 낮


일하던 석율, 성대리를 돌아 본다.


성대리 : 나는 진짜 일 못하는 건 참아도 위아래 없이 선배한테 들이 대는 놈은 못 참아. 너 오늘 나한테 인사 한 번도 안 하더라.

석율 : (어이 없이 보면)

성대리 : (갑자기 토닥이듯) 석율아.

석율 : (보면)

성대리 : 너 무슨 일 있는 거냐? 무슨 일인지 말을 해봐.

석율 : (어이없는) 대리님, 정말 제가 왜 이러는 건지 모르시겠습니까?

성대리 : 내가 니 개인적인 일을 어떻게 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 임마 이러는 거 아냐, 공사 구별을 해야지.

            회사 일 집에 끌고 가는 거 아니지? 개인적인 일 회사로 끌고 오는 것도 아냐 임마!

석율 : (어이 없이 입만 벌리고 본다)

성대리 :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마음 빨리 다잡고.

석율 : (보면)

성대리 : 폴리에스테르 건 보고서 빨리 정리하자.

석율 : ! (기가 막혀 허! 하다가) 성대리님.

성대리 : 응, 말해.

석율 : 저 오늘 반차 좀 내겠습니다. 두통이 너무 심해서 앉아 있질 못하겠네요.



16. 자원2팀 / 낮


외근에서 돌아 온 하대리. 회의를 하고 치우지 않은 테이블 위로 서류들은 널려 있고, 커피 얼룩이 대충 휴지로 덮여 있다.

파일 캐비닛은 열린 채 홀더들이 정리 없이 막 쌓여 있고 몇 개는 밖으로 나와 있는 채다.

유대리와 정과장은 일하고 있다.


하대리 : (찡그리며 자리에 앉으며) 야. 유대리 회의 했어? 다 끝났으면 치워야지.

유대리 : (일하다가) 어? 아! (두리번대며) 안영이씨 어디 갔어? (마침 영이 들어오는 것 보고) 안영이씨, 이거 치워야지.

영이 : 아, 네. (치운다.)


하대리, 기가 막혀 보다가 마지못해 자리에 앉는다.

영이, 열심히 치우고 있는데.


정과장 : 아! 안영이씨, 구두방 가서 수선 맡긴 내 구두 좀 찾아다 줘.

            오는 길에 약국에서 액상 소화제도 하나 사오고. (돈을 꺼내 준다)

영이 : (받으며) 네.

유대리 : 어. (돈 내밀며) 나도 담배 한 갑 사다줘. 내가 피는 담배 알지?

하대리 : (삐끗, 두 사람 바라본다.)

영이 : 네. (하대리 돈 받고, 하던 청소 허겁지겁 치우고 마무리 하고)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얼른 간다)


영이가 나가자 각자 자기일 하기 바쁜 두 사람을 노려 보듯 보던 하대리.


하대리 : (낮게) 야 유대리. 너 뭐하는 거야?

유대리 : (깜짝) 네?

하대리 : 지금 쟤가 내 허드렛일 하겠다고 한 거지 너 밑 닦는다고 한 거 아니잖아?

정과장/유대리 : (벙쪄서 본다.)

하대리 : 왜 이래? (정과장 보며) 과장님도 너무 하시는 거 아니에요?

정과장 : (당황해서 버벅) 아니.. 우.. 우린, 너 도와줄라 그랬지.


하대리, ‘에이씨’ 화를 내며 나간다. 벙쪄 보는 두 사람.


정과장 : (벙~) 쟤 안영이한테 딴 맘 있는 거 아냐?

유대리 : 네? 딴 마음이요?

정과장 : 쟤 진짜 안영이를 자기 개인 하녀쯤으로 생각하는 거 아니냐구. 아니, 우리야 공적인 차원에서 일을 가르치려는 거고,

            쟤는 보면 진짜 사적으로 부려 먹으려는 거 같아.

유대리 : !! 아.. 그건 아니지이~ 그럼 안되지~



17. 15층 엘리베이터 앞 / 낮


(*CY: 컨테이너 야드) (프리디머리지: 무료사용기간)

하대리, 나오면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있는 영이가 보인다. 인상 쓰며 보다가 후.. 내쉬고 다가간다.


하대리 : 안영이, 지금 바로 평택 출장 좀 가.

영이 : (깜짝) 네?

하대리 : 서부화학 창고에 있는 비료, 내일 아침까지 인천항 CY(씨와이)로 옮길 수 있도록 조치하고 와.

영이 : 서부화학 비료라면... 출항이 닷새 뒨데요..?

하대리 : (멈칫했다가 다시 화를 내듯) 야, 하라면 할 것이지 무슨 토를 달아? 시간 있을 때 미리 옮겨 두려는 거잖아!

            포워드가 받아 놓은 CY 프리디머리지 가능 기간이니까 처리 하고 와!

영이 : 서부 쪽에는,

하대리(o.l) : 이번 주 안에 언제든 옮길 거라고 말해뒀었어.

영이 : 알겠습니다.


그때 계단 쪽 문이 확 열리며 석율 들어오다가 ‘어?’ 하고 선다. 인사하면.


하대리 : (안으로 휙 들어가다 말고 영이에게) 일 끝나면 회사 복귀할 필요 없으니까 바로 퇴근해! (간다)

영이 : (본다)

석율 : (다가 오며) 어디 가요?

영이 : ....



18. 영업3팀 / 낮


상식, 서류를 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서 앉아 있다.

그래, 동식, 일을 하고 있고, 박과장, 인터넷 뉴스 화면 켜 놓고 상식을 못마땅하게 흘깃거린다.

그때 TF 건 서류를 들고 들어 온 백기, 쳐다 보는 그래와 눈이 마주친다. 서로 눈 인사 하고,

쳐다 보는 상식에게 인사하고 다가간다.


백기 : (서류 내밀며) TF 건 마무리 보고서입니다.

상식 : (서류를 받아들고) 텃밭에 남기로 한 건가?

백기 : (살짝 떨구면)

상식 : 강대리 좋은 친구야. 잘하라고.

백기 : 네.. (상식의 책상 위에 <요르단 중고자동차 수출의 건>기획안이 보인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인사하고 돌아서서 가는데)


박과장,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벌떡 일어나 상식에게 다가간다.


박과장 : 남의 밑천 내 놓으래서 줬더니 왜 말이 없어요?!


백기, 나가다가 돌아본다. 그래, 동식도 본다.


박과장 : 뭘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상식 : (서류를 본 채) 나 좀 꼼꼼하다.


나가면서 상식과 박과장을 쳐다 보는 백기.


박과장 : 다 만들어 줬는데 뭘 그렇게 꼼꼼하게 봐요? 일을 밀고 가야할 땐 밀고 가야지!

            이러니깐 영업 3팀이 이렇게 잔챙이 같은 일들만 하는 거야!!


상식, 쳐다 보면 박과장, 싸하게 바라보다가 홱 나간다.

그래, 휴~~ 긴장이 풀리는 한숨 내쉬는데 띠링 문자오는데 보면 박과장이다. 문자 <잠깐 나와>.

그래, 통로 쪽 가고 있는 박과장을 보면 흘깃 보는 박과장, 눈짓한다.



19. 14층 - 15층 계단참 / 낮


바지주머니에 손 찔러 넣은 채 등 돌리고 서있는 박과장.

문 열고 들어선 그래의 등 뒤에서 문이 철컹 닫히자, 박과장, 위협적으로 그래에게 바짝 다가선다.


박과장 : (나지막이) 야, 뭐야.

그래 : (밀리지 않고 단단히 서서) 뭐 말씀이십니까?

박과장 : 내꺼 빠그러뜨리겠다구 니들 수작 부리는 거냐? 말해! 뭐야?

그래 : (본다)

박과장 : 오상식 꽁지나 쫓는 새끼. 넌 오상식이 죽으라면 죽을 거지? 이런 븅~ 오과장 믿지마.

            알지? 저 좋다고 쫓아다니던 여직원 하나 죽인 거. 지가 그런 거 아니라고 최면 걸고 있잖아. 아는 사람 다 아는데 말야.

그래 : (울컥)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박과장 : 어라 이 새끼 봐라. 발끈할 줄도 아네. (손끝으로 이마 툭) 너 참 별거 다 한다. 꼴값은. 주제에 오상식 편드냐?


그때 15층 계단 문을 열던 서류 든 백기, 멈칫한다. 그대로 문을 잡은 채 듣는.


박과장 : 꼴에 지금 줄 선 거냐고? (피식) 장그래애~, 이 얼빠진 새꺄. 줄 같은 줄을 잡아야지 새꺄.

            여긴 사장 라인이든 전무 라인이든 둘 중 하나거든? 근데 오과장 저 바보는 이도 저도 아냐. 그냥 끈 떨어진 연이라구.

            이제 좀 알아듣겠냐? (뺨까지 가볍게 툭툭) 에구~ 암 것도 모르는 새끼.

            알아 들었음 가서 오과장한테 빨리 좀 진행하라고 해.


그래를 몸으로 툭 밀치고 계단으로 툭투둑 내려가는 박과장.

백기, 문을 닫고 들어 간다.

그래, 박과장을 보다가 굳은 얼굴로 올라가 문을 연다.



20. 계단문 밖 / 낮


들어오는 그래.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백기가 돌아 본다.

그래, 그냥 사무실 안으로 들어 간다. 돌아 보는 백기... 그때 문자 진동. 보면 영이다.


영이(e) : 평택 출장 가는 중이에요. 저녁은 담에 하죠.

백기 : ....



21. 자동차 안 / 낮


운전하는 영이, 어이없이 옆을 보면 신나서 앉아 있는 석율.


석율 : (창을 열고 밖을 보며) 아~~ 이제야 숨통이 좀 뚫리네!

영이 : (어이 없는) 대체 왜 따라 오는 거예요?

석율 : (눈을 빛내며 진지하게) 역시 현장이지 말입니다.

영이 : (어이 없이 보다 픽 웃는)



22. 평택 서부화학 창고 마당 / 낮


놀란 얼굴로 창고 부장 앞에 서 있는 영이와 석율.


석율 : 파업이요?!

창고부장 : (난감한 듯) 네. 하필 오늘.. 전화라도 하시고 오시잖고요.

석율 : 전화 했죠오~! (영이에게) 했지?

영이 : 아무도 안 받으셔서요. 시간도 없고 해서 일단 내려 왔죠.

창고부장 : 죄송합니다. 사무실이 비었던가 보네요. 저희도 정신이 없어서요.

석율 : (영이를 보며) 어떡하지?

영이 : (난감한 얼굴이다가) 잠시만요.


영이, 하대리에게 전화를 건다. 발신음만 여러 차례, 전화를 안 받는다.

영이, 다시 사무실로 전화를 건다. 신호가 가고.


유대리(e) : 네, 원인터 자원2팀 유형기입니다.



23. 자원2팀 / 낮


유대리 : 하대리? 외부 미팅 갔어. 회의 중일 거야. 왜? (듣다가 찡그리며) 뭐? 파업?



24. 서부화학 창고 마당 + 자원2팀 <화면 분할> / 낮


영이 : 네, 오늘부터 화물연대 총파업이래요. 하대리님이 내일까지 꼭 옮겨 두라고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유대리 : 아! 어떡하긴 어떡해? 파업이라면서? 그냥 올라와. (혼잣말처럼) 남자 같으면 트럭 하나 빌려서 싣고 오라고나 하지.

영이 : 네?

유대리 : 그냥 와! 내가 하대리한테 얘기 할께. (끊는다)



25. 서부화학 창고 마당 / 낮


끊어진 전화 든 채 그대로 서 있는 영이.


석율 : 그냥 오라지? 가요. 올라가면서 밥이나 먹고 가자구. 내가 평택 맛집 검색해서 찾아 놨는데,

영이(o.l) : (창고부장에게) 공장에 작은 트럭 있죠?

창고부장 : 어?

석율 : (꿈벅꿈벅 영이를 보며) 왜? 어쩌려구?



26. 서부화학 창고 뒷마당 / 낮


황당한 얼굴로 2.5톤 트럭 앞에 서 있는 석율, 난감한 창고부장 그리고 단단한 영이.


석율 : (황당) 지..직접 옮기자구?

영이 : 네.

석율 : 우.. 우리가?

영이 : 2.5톤 트럭에.. 비료가 400포대니까 (계산하는 듯) 3~4번만 왔다 갔다 하면 돼요.

석율 : (황당~하게 영이를 보며) 서..너..번?


트럭을 쳐다 보는 영이.


/영이 앞에 선 젖은 오징어 몰골의 그래.

그래 : 끝은 봐야죠.


창고부장 : 정말 괜찮겠어요? (차 키를 준다)

영이 : (받으며 밝게) 괜찮습니다. 트럭은 내일 오후에 반납할께요. (키를 석율에게 내밀며) 가죠.

석율 : (키를 보며 꿈벅꿈벅)

영이 : (이상한 듯 보며) 받아요.

석율 : (약간 울상으로 영이를 보며) 나 못 하는데..

영이 : (당황) 네?

석율 : 며..면허가 없는데...

영이 : (놀란) 네?

석율 : 저기.. 적성검사 기간이..



27. 트럭 안 / 낮


김여사처럼 운전대를 잡고 눈을 부릅뜨고 앞만 보고 가고 있는 영이 시속 40킬로미터다.


석율 : 아니~ 취업준비에 너무 바빠서 놓친 거지.

영이 : (운전에 집중하며) 그렇다고 1년이나 지나도록 몰라요?

석율 : (뻘쭘) 난 내 면허가 2종인줄 알았지.

영이 : (어이없이 본다)


석율, 쩝. 하다가 앞에 보고 놀라서 어어어어~ 기겁한다. 끼어든 앞에 자동차가 매연을 뿡뿡 뿜고 휘~잉 내달린다.


석율 : (식겁한) 아~ (속도계 보며) 40이 뭐야? 40이.. 답답하니까 끼어든 거 아냐.

영이 : (다시 부릅뜬 눈으로 앞만 보고 달린다)

석율 : (울상으로) 배가 닷새 뒤에 뜬다며? 꼭 오늘 안 옮겨도 된다며어~

영이 : (운전에 집중하며) 제가 확실하게 받은 오더는 하대리님이거든요. 하대리님이 내일 아침까지 옮겨 놓으랬으니까.

석율 : 야! 이 융통성 없는 여자 보게나. 안영이씨, 그렇게 안 봤는데 앞 뒤가 꽉 막혔어.

영이 : (운전에 집중하며) 파업이 언제 끝날지 모르잖아요. 자칫 잘못하다간 선적에 문제 생길 수도 있고.


운전대를 꽉 잡고 부릅뜨고 달리는 영이.



28. 영업 3팀 / 낮


장그래를 뚫어지게 보고 있는 박 과장. 그런 박과장을 의식하면서 일하고 있는 그래.

그래를 계속 뚫어져라 보는 박과장.



29. 휴게실 / 낮


커피 잔 들고 서있는 동식과 그래.


동식 : 눈치 채? 우리가 따 놓는다 정도 눈치겠지.

그래 : (걱정) 정말, 우리가 몰래 자료 체크하는 거... 모를까요?

동식 : 길게 갈 순 없지.

그래 : (보면) ?

동식 : (커피를 꿀꺽 마시고) 과장님이 이제 결단하실 것 같아.

그래 : ! (상식이 있는 사무실 쪽을 돌아본다)



30. 영업3팀 / 낮


태블릿PC로 주식 시황 보고 있는 박과장 앞에 슥 내밀어지는 문서. <제목: 2012년 요르단 중고 자동차 수출의 건>


박과장 : (비실 웃으며) 아~ 나 참. 무슨 검토를 그렇게 오래 하세요? (욕심 드러내며) 자, 얼마나 키울까요? 이왕이면 세게 가죠?

상식 : 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

박과장 : (표정 확 바뀐다) 네?

상식 : 우리 협력업체가 가져가는 게 너무 많아보여서 말이지.

박과장 : (피식) 아니 무슨 끝난 걸 들춰 들고 많네 적네 해요? 확장한다면서.

상식 : ...(본다)

박과장 : 협력업체, 걔네들 많이 가져가는 거 아녜요.

상식 : 자료에 다 나와 있는데 많지 않다니.

박과장 : 그 일의 특성상, 많이 가져가는 거 아니라구요! 걔네 업체 실적 별로 없어 보여도 큰 데 있다 독립한 애들이라

            인프라가 상당하다구요. 대기업들 이게 문제야! 서류만 봐! 겉만 번지르르 하면 다 좋은 줄 알지!


그래와 동식, 들어오다가 상식과 박과장을 본다.


박과장 : (강하고 단호하게) 디테일을 놓치는 게 우리 같은 대기업의 함정이라구요.

동식,그래 : (올게 왔구나 하는 표정. 박과장과 상식을 본다.)

박과장 : 불쾌합니다. 그냥 접어요. 이거 사람 뒤나 캐자는 거야 뭐야?


박과장, 그래와 동식을 지나쳐 휙 나가버린다.

그래, 거칠게 걸어가고 있는 박과장을 본다.


그래(e) : 이렇게 끝난 건가....?

상식 : 김대리, 그 업체 만나봐.

그래 : (깜짝 놀라 상식을 돌아 본다)

상식 : 담당자 이야기 녹취해 와. 내부 감사 건이니만큼 정확하게 말하라고 해.

동식 : 예.

그래 : (놀란다. e) 내부감사?

상식 : 난 부장님 만나고 올 테니까. 장그래도 김대리랑 같이 가. (간다)


그래, 상식의 뒷모습을 본다.



31. 로비 엘리베이터 앞 + 로비 / 낮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동식과 그래.

긴장과 걱정이 섞인 그래의 표정. 동식은 조금 굳은 얼굴로 빠르게 걸으며.


그래 : 내부감사까지 하게 되는 건가요?

동식 : 그것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거지.

그래 : 업체 쪽에는 연락도 없이 바로 찾아가도 될까요?

동식 : 박 과장한테 코치 받을 수 있으니까.

그래 : 좀... 부담스럽네요. 문제가 커지면 어쩌죠? 그럼 박과장님도,

동식 : (멈춘다. 그래를 보며) 장그래! 똑바로 들어.

그래 : (놀라서 보면) ?

동식 : 우리가 하고 있는 건 사실관계를 밝히는 거야. 절차적으로 진행된 일인지! 결과적으로 좀 무리한 계약이었다고 해도

         업무 당사자의 스타일 상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중요한 건 절차를 제대로 지켰느냐야!

그래 : (약간 당황해서 보는)

/백기 : 절차란 건, 장그래씨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한 걸지도 모르죠.

그래 : ....

동식 : 개인의 실적을 위해 회사에 해를 끼쳤는지, 사적 이익을 취했는지, 업체 선정에 있어 불공정했는지, 그걸 따지는 거야.

         그 결과에 대한 판단은 우리가 하는 게 아냐. 그건 회사가 해! 지금 누구 인생 작살내기 위해서 이러는 게 아니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과정이 전부야. 결과는 우리 손 안에 있지 않아!

그래 : (동식을 본다)

동식 : 결과까지 손아귀에 넣으려다 보니 이런 무리수를 두는 거라고. (간다)

그래 : .... (동식의 뒤를 따르려는데)


그때 회전문 안으로 들어오는 하대리와 정과장.


동식 : (인사하며) 외근 다녀오십니까.

정과장 : 어때? 박과장이랑 잘 지내?

동식 : ....네.

정과장 : 잘해줘. 우리 팀 좀 있었다고 함부로 하지 말고. (휙 간다)


동식, ‘허~’ 하듯 돌아 본다. 걸어가는 하대리를 보는 그래.



32. 자원팀 / 낮


하대리 : (서류 분류하다 말고 보며) 뭐? 파업?

유대리 : (서류 추리며 쳐다도 안보고) 네. 그거 내일까지 꼭 해야 되는 거 아니죠?

하대리 : 어..

유대리 : (쳐다보고) 그래서 그냥 올라오라고 했어요. 그래도 되죠?

하대리 : 어? 응..

유대리 : (다시 일하며) 그러기에 왜 계획에도 없는 출장을 갑자기 보내요?

하대리 : .... (일하다가 유대리를 다시 보며) 그냥 올라 오라고 확실히 말했어?

유대리 : (일하며) 네. (휙 보고 씩 웃으며) 여자인 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확~실하게 인지시켜 줬죠.

하대리 : ...



33. 몽타쥬 / 낮


# -1. 인천항 / 낮

인천항으로 들어가는 영이 트럭. 짐을 가득 실고 파란 방수천으로 덮여 있다.


# -2. 인천항 일각 / 낮

빈차로 나오는 영이 트럭. 옆에서 그만두자고 손짓발짓하는 석율의 모습이 보인다.


# -3. 고속도로 / 낮

고속도로를 달리는 화물칸이 빈 영이 트럭.

제법 속도가 붙었지만 조수석의 석율은 양손으로 손잡이 부여잡은 겁에 질린 모습이다.



34. 영업3팀 / 낮


상식, 굳은 얼굴로 박과장의 요르단 중고차 관련 서류를 보고 있다. 결재문서 첫 페이지 결재란을 보고 있는 시선.

결재 라인 아래에서부터 쭈욱 짚어 올라가는 상식의 시선. <신재민 과장, 조원진 차장, 김부련 부장, 김성만 상무>

김부련 부장의 이름에 못 박힌 상식의 표정이 한층 더 무거워진다.



35. 소회의실2 밖 / 낮


상식(e) : 저쪽 업체에는 김동식 대리와 장그래 보내서 확인시키고 있습니다.



36. 소회의실2 / 낮


굳은 표정의 김부장 상식도 말없이 앉아 있다.


김부장 : 오과장, 이미 처리된 기획안 들쑤시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지?

상식 : 예.

김부장 : .... 그놈 혼자로 끝나지 않을 수 있어. 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말이지.

상식 : ......

김부장 : 그 결재에 사인한 모두가 걸려있는 문제라고.

상식 : 알고 있습니다.

김부장 : (심난하고 굳은 얼굴로 말없이 본다) ...

상식 :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황이 그렇다는 거죠.

김부장 : 정황이 그렇다면 대부분 맞아. 뒤따르는 각자의 사정이 추가될 뿐이지.... 경험상 루머가 루머로 끝나는 일은 드물어.

상식 : .....


김부장, 일어나서 창으로 가서 뒷짐을 지고 창밖을 본다. 그런 김부장의 뒷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는 상식.



37. 협력업체 사무실 입주 건물 복도 / 낮


협력업체가 입주해있는 사무실 쪽을 보는 동식과 그래.


동식 : (빠른 걸음으로 앞장선다) 잘못을 추궁할 때 조심해야 할 게 있어.

그래 : (따라가며 동식을 보면)

동식 : 사람을 미워하면 안 돼. 잘못이 가려지니까. 잘못을 보려면 인간을 치워버려.

         (사무실 문 앞에 서서) 그래야 추궁하고 솔직한 답을 얻을 수 있어.

그래 : 네. 알겠습니다.

동식 : (그래를 보고 눈짓한다)

그래 : (노크하면)

협력황부장(e) : 네~ 들어오세요.


동식과 그래, 서로 쳐다본다. 문을 여는 그래.



38. 협력업체 사무실 / 낮


문 열고 들어서는 동식과 그래.


동식 : 실례합니다. 원인터내셔널에서 나왔, !!!!!

그래 : !!!!!!!!!!!!

협력황부장 : 아이구~ 어쩐 일이십니까.


동식과 그래의 눈앞에 마주 앉아있는 협력업체 황부장, 박과장, 협력업체 직원.


그래 : (약간 노려 보듯 박과장을 보며 e) 잘못이 가려진다. 사람을 미워하면.


매서운 표정으로 박과장을 쏘아 보고 있는 동식. 피식 비웃는 박과장.


협력황부장 : 하하하. 원인터에서 저희 사업에 관심이 많으신 모양입니다. 앉으시죠.

박과장 : 아니, 아니. 나가자구. (일어나며) 이렇게 오면 곤란하지. 상대 업체에 예의가 아냐.

            (동식을 째리며) 요르단 건으로 알고 싶은 게 있나 본데. 나가지. 뭐든 다 말해줄 테니까.


박과장, 동식의 어깨를 몸으로 탁! 치고 지나가는데.


동식 : 그렇게는 알 수가 없으니 저희가 온 것 아니겠습니까?

박과장 : (돌아보며 표정 일그러지고) 이봐. 사업은 서류로 말하는 거야.

            (윽박지르듯 동식 코앞에 다가와 내려다본다) 절차 다 통과된 건 대해서 대체 뭘 더 알고 싶다는 거야?

동식 : (정면으로 단단하게 본다) 그 절차가, 어떤 절차였는지 알아야 해서요.

박과장 : (비웃음) 니네가 뭔데 감사팀처럼 까불고 있어? 하면 공식적으로 하라고.

동식/그래 : (박과장을 본다)

박과장 : 일을 뭐 해봤어야지. 필드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절차 따지기는.

그래 : (노려본다)



39. 영업3팀 + 영업2팀 / 낮


상식, 창밖을 보고 선 표정에 깊은 고민이 배어있다.

그걸 본 영업2팀 고과장, 파티션에 가까이 다가가서.


고과장 : 야, 오과장아. 너 아까 부장님하고 뭘 그렇게 쑥덕대?

상식 : (고민 깊은 얼굴로 고과장을 본다)

고과장 : 너 요즘 부장님하고 사이 좋드라? 질투나게.

상식 : (피식 웃는)

고과장 : 이제야 슬슬 라인의 중요성을 깨달은 거냐? 그래, 잘 생각했어. 잡을 건 잡아야지. 나 혼자 승진하면 내가 미안하잖아.

            야, 적어도 부장은 달고 나가야지. 안 그래?

상식 : (가볍게 웃으며) 그래, 그렇지.

고과장 : 그치. 그래야 어디 가서.. (하는데 울리는 핸드폰. 보고 반색하며 받는다) 예, 조사장님!

            (손으로 오과장한테 양해 구하고, 나가면서) 예, 도착하셨습니까. 예예, 지금 내려갑니다. (멀어진다)


상식, 다시 무거운 얼굴로 고민한다.

소회의실1에서 몇몇 일행과 회의 마치고 나오는 김부장, 상식과 눈이 마주친다. 굳은 얼굴로 싸하게 보고 가는 김부장.


상식 : .....


상식, 결심한 듯 나간다.



40. 김부장실 앞 통로 / 낮


무거운 얼굴로 걸어온 상식. 무거운 얼굴로 창밖으로 보면서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김부장을 보고 멈춰 선다.

흔들리는 상식의 표정. 부장을 한참 쳐다보고 있던 상식, 돌아서서 다시 간다.



41. 영업3팀 / 낮


무거운 얼굴로 책상 앞으로 온 상식.

상식, 서서 바로 핸드폰으로 동식에게 전화를 건다.


동식(e) : 예, 과장님!

상식 : ... (낮게 깔린 목소리) 철수해라.



42. 협력 업체 사무실 안 / 낮


동식 : (당황) 과장님.. (하면서 박과장을 본다)



43. 영업3팀 앞 / 낮


상식 : 철수 하는 게 좋겠,


o.l 울리는 책상 위 전화.


상식 : !!


전화를 쳐다본다. 계속 울리는 전화.

상식, 부장실 쪽을 한번 본다. 전화기를 귀에 대고 있는 부장이 보인다.


상식 : 다시 전화 할게.


끊는다. 부장실을 다시 본다.



44. 협력업체 안 / 낮


약간 묘해진 동식의 표정을 간파한 박과장.


박과장 : (비열하게) 왜? 오과장이 뭐래, 다시 들어오래지?

동식 : (박과장을 본다)

그래 : (설마? 동식을 본다) !

박과장 : (피식 웃으며) 니들이 하는 짓이 그렇지. 오과장님이 완전히 맛이 간 건 아닌가 보네.

그래/동식 : (굳은 얼굴로 강하게 보듯)



45. 김부장실 / 낮


김부장의 말을 기다리며 말없이 앉아 있는 상식. 창밖을 보며 말없이 서 있는 김부장.

깊은 침묵에 빠진 두 사람. 잠시 후 상식이 먼저 입을 연다.


상식 : 덮겠습니다.

김부장 : (돌아선 채로) ...

상식 :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부장님, 아니 회사를 위해서.

김부장 : ....

상식 : 그냥 영업3팀 안에서 해결하겠습니다. 박과장 요르단 중고차 껀은... 수익률 제대로 책정해서

         제대로 기획안 다시 올리라고 하겠습니다. 대신 기획안 재처리와는 별개로 박과장은 다른 팀으로 보내 주십시오.

김부장 : 그냥 진행해. 절차대로, 해.

상식 : (놀라서 본다) !


상식과 돌아보는 김부장의 시선이 부딪힌다.



46. 협력 업체 사무실 / 낮


팽팽한 분위기를 깨는 전화벨 소리! 동식의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받는 동식, 별 표정 변화 없이 상대 얘기를 들으며.


동식 : 네. 네. 네, 알겠습니다.


동식이 전화를 끊자 일동, 동식을 본다.


동식 : 절차대로 진행하기 위해서 감사팀이 곧 오기로 했습니다.

박과장 : (경악하는. 눈을 부릅뜬다) !!


협력황부장, 화들짝 놀라 박과장을 돌아본다.


박과장 : (버럭) 야. 김대리! 무슨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들어? 설명해 준다고!

동식 : 설명은 감사팀에,

박과장 : (한손으로 동식의 멱살을 잡으며. o.l) 일단 나가자고!

동식 : (가만히 박과장의 손을 떼놓고, 그래를 돌아보며) 그래씨는 여기 있어.

그래 : 네.

동식 : (협력황부장을 돌아보며) 관련 서류는 손대지 않았으면 합니다.

협력김부장 : 그.. 그러죠.


흥분한 박과장이 동식을 이끌고 문을 탁 닫고 나가면,

협력황부장, 허겁지겁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그래, 조용히 핸드폰의 녹음을 켜고 책상 위에 올려둔다.


협력황부장 : 어, 난데. 상무님 계신가? 멀리 가셨나? 연락 못 넣어? 해봐. 급하다고.

그래 : (보고 있다)

협력황부장 : (끊고 다른 곳에 또 전화 건다) 사장님, 황부장입니다. 지금 어디.. 대관령 골프요?

                  네.. 아니, 원 인터에서 갑자기 감사를 나오겠다고...! (하다가 그제야 그래의 눈치를 살핀다. 다시 짐짓 침착한 척)

                  일단 와주셔야겠습니다. (손으로 입 가리고) 빨리요. 참, 그리고 원인터의.. 아.. 아닙니다. 문자로 넣어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허둥대며 문자를 찍는 협력황부장.

그래, 그런 모습을 한 치도 놓치지 않고 지켜본다.



47. 협력업체 빌딩 밖 일각 (주차장이나 옥상 쯤) / 낮


씩씩거리며 빌딩 밖으로 나오는 박과장. 무표정하게 따르는 동식.

구석 일각 멈춰선 박과장. 동식을 노려본다.

약간 긴장한 것 같지만 꼿꼿하게 박과장을 쳐다보는 동식. 팽팽하게 대치되는 시선.


박과장 : (금방이라도 한 대 칠 것처럼 노려보며) 뭐? 뭐가 문제야? 응?

동식 : (시선 피하지 않고 담담하게) 체크해서 문제될 게 없으면 되잖습니까?

박과장 : (잠시 노려보다 이내 표정 약간 풀고) 이봐. 털어보면 먼지 안 나는 일 없어.

            (회유하듯) 더구나 요르단 건 같이 단위가 큰 사업은 해석하기 따라서 먼지로 보느냐, 필요 과정으로 보느냐 달라진다고.

            감사팀 온다는 거.. (피식 웃으며) 뺑끼 친 거지?

동식 : (표정 변화 없이) 죄송합니다. 그런 게임 별로 안 좋아해서.

박과장 : (멈칫. 동식 한참 보다가 엄포하듯) 내가 지금 딱 두 명한테 전화할거야.

동식 : (본다.)

박과장 : 부장님, 상무님! 어?!! (전화를 찾으며) 시바, 꼭 여기까지 가야겠냐??

            (폰 꺼낸다) 니들 진짜 지금 내가 전화하면 죽는 거야~ 오과장은 물론이고! 너네 똘마니들까지 전부!

동식 : (싸하게) 지금쯤.. 오과장님께서..


박과장, 전화를 걸려던 손을 멈칫. 번득해서 본다.



48. 최전무실 / 낮


동식(e) : 최전무님을 만나고 계실 겁니다.


최전무 앞에 서 있는 상식과 김부장.

굳은 얼굴로 서류를 보고 있는 전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상식을 보는 전무. 그런 전무를 보는 상식.



49. 협력업체 빌딩 밖 일각 (주차장이나 옥상 쯤) / 낮 (#48씬 이어진)


바닥에 떨어지는 박과장 휴대폰. 배터리와 분리되며 와장창.

박과장, 동식의 멱살을 콱 잡는다.


박과장 : (버럭) 너, 나한테 왜 이래? 어?

동식 : (굳은 얼굴로 무겁게 노려보며) 과장님이야말로 왜 이러십니까. 진짜..


박과장, 멱살을 잡은 손 부르르 떤다.



50. 협력업체 사무실 / 낮


따르르릉 울리는 전화.

그래, 협력황 부장을 보면 얼른 전화 받는 황부장.


협력황부장 : 예. 사장님. 예.. (씩 미소를 띠고) 예.. (전화를 끊고 자기 책상에서 서류 한 장 찾으며) 미안합니다.

                  (그래 쳐다본다) 팩스 하나 급히 처리해야 겠네요.

그래 : 네.. (황부장의 옅은 웃음 얼핏 보는 그래)

협력황부장 : (팩스 보내고 얼른 전화하며) 네~ 팩스 방금 보냈는데 회신바랍니다. 예~



51. 몽타쥬/ 낮


#-1. 옥상협력업체 빌딩 밖 일각 (주차장이나 옥상 쯤)

동식을 노려보고 있는 박과장.


그래(e) : 상대가 일으킨 역류에 반응할 때가 왔다.


#-2. 협력업체 사무실

문 쾅! 열리면서 박과장 들어오면서 그래를 노려본다. 동식도 들어 온다.


그래(e) : 적진 깊숙이 뛰어들 때는 이쪽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


뒤이어 동식 밀치며 넘어질 듯 사무실 안으로 급하게 뛰어 들어오는 협력업체 상무.


그래(e) : 실수를 먼저 하는 쪽이 지게 되어 있다.


#-3. 협력업체 빌딩 주차장

차에서 내리는 상식과 감사팀 과장, 대리.


그래(e) : 신물경속. 경솔하게 서둘러선 안 된다.


#-3. 협력업체 사무실 안

미동도 없이 앉아 있는 박과장과 동식과 그래.

협력업체 사람들은 허둥지둥한 얼굴이고 노려보고 있는 박과장과 그 시선을 흔들림 없이 받고 있는 동식.


그래(e) : 일단 전진하면 실패의 여지를 없애야 한다.


문이 탕! 열리면서 들어오는 감사팀 과장1, 대리1.

깜짝 놀란 협력업체 직원들, 굳은 표정의 협력황부장.


그래(e) : 결과는 확연하다.


이어 굳은 표정으로 들어오는 오과장. 박과장이 꼿꼿히 노려본다.

오과장과 눈이 마주치는 그래.


그래(e) : 상대가 죽지 않으면 우리가 죽는다.



52. 협력업체 외경 / 낮


감사팀과장(e) : 관련 문서들 다 제출해 주십시오.



53. 협력업체 사무실 / 낮


박과장 눈치 보면서 감사팀에 서류 전달하는 업체 황부장,

소파에 앉아서 자료를 검토하는 감사팀. 상식도 앉아서.


그래(e) : 양측의 문서를 확인하고, 거래 장부를 대조했다.

감사팀과장 : 회사의 이익률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협력황부장 : (서류를 주며) 보십시오. 좀 전에 요르단에서 보내 온 팩스입니다.

감사팀과장 : (받아서 유심히 본다)

협력황부장 : 보시면 알겠지만 요르단 업체 쪽에서 우리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우리 회사로서는 높은 이익률을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e) :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관점으로 보자면 업무 당사자의 판단에 맡길 수도 있는 여지가 생긴다.

감사팀과장 : (서류를 검토하며) 일단 알겠습니다.


상식, 굳어지고, 동식, 당황한다.


박과장 : (당당한) 사람 이렇게 후리는 거 아닙니다. 오과장님, 이게 뭡니까? 거래처 앞에서.

협력황부장 : 뭔가 단단히 오해하신 듯합니다. 저희도 그렇게 절차 없는 회사 아닙니다.


상식, 동식. 굳은 얼굴이고, 박과장과 협력 황부장은 의기양양한 자세다.

이들을 쳐다 보는 그래..


그래(e) : 뭐지.. 뭐지.. (눈을 감고) 확신은 안 서는데, 꼭 두고 싶은... 한 수.


/전화를 거는 협력황부장의 얼굴.


그래(e) : 뭐지..


상식과 감사팀, 일어나서 나갈 준비하며.


감사팀과장 : 이번 사안에 대해 조속히 정리해서 처리하겠습니다. 실례 많았습니다.

협력황부장 : 별 말씀을요.


굳은 얼굴로 서 있는 상식을 보는 그래.


협력황부장 : 요르단에서 팩스 안 왔으면 참 오해 깊어질 뻔했습니다.

그래 : (문득, E) 이기든 지든.. 두고 싶은 수는, 두어지게 마련이다.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박과장과 협력황부장을 바라보는 그래.


그래 : (협력황부장에게) 아까 요르단 현지회사와 통화하신 거죠?

협력황부장 : 예.. 그랬죠.

그래 : 거기에도 한국인이 있나요?

협력황부장 : (본다.)

그래 : 한국말로 통화하시던데.

협력황부장 : (당황)

상식 : (놓치지 않는다) 팩스 좀 다시 봅시다.


협력황부장, 머뭇거리며 서류를 내민다. 상식, 서류를 본다.


협력황부장 : 요르단 ICB 컴퍼니에서 보낸 것 맞습니다.

동식 : 그 쪽 회사에도 한국인이 있나요?

협력황부장 : (당황하고) 워낙 크고 한국과 거래하는 회사인데 한국인이 있기도 하죠.


박과장, 표정이 일그러져 고개를 돌린다. 놓치지 않고 박과장을 보는 그래.


감사팀과장 : (서류를 보며) 계약 라인에 한국 사람은 없군요.


상식, 감사팀 직원이 보고 있는 서류를 쓱 본다.


상식 : 무함마드 인디라.. 계약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군요. 임원입니까?

박과장 : 저쪽 GM

협력황부장 : (동시에) MD입니다.


박과장과 협력황부장, 당황해서 서로 본다.

그래와 동식도 서로 본다.

동식, 서류를 확인하며 전화를 꾹꾹 누르고, 스피커폰으로 한다.


동식 : (협력황부장에게) 저쪽 대표전화입니다. 무함마드 인디라 씨와 통화해 주세요.


뚜르르 뚜르르르.. 울리는 전화 거는 소리.

협력황부장, 당황한다. 박과장, 얼굴 굳어진다.

그래, 상식, 동식, 그리고 감사팀 사람들은 울리는 전화 소리를 들으며 전화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 단단한 표정으로 기다린다.


현지직원 :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전화 받고, e) 여보세요.

일동 : !

상식 : (얼른 전화기로 다가가서) 여보세요~ ICB 컴퍼니 맞죠?

현지직원(e) : 아. 네.

상식 : 무함마드 인디라 씨 부탁합니다.

현지직원(e) : 누구요?

상식 : 무함마드 인디라 씨 부탁합니다.


굳어진 박과장의 얼굴이 보이고,


현지직원(e) : 무함마드? 아.. 잠시만요.


일동, 분위기. 긴장해서 기다리는 상식.


무함마드(e) : 네, 전화 바꿨습니다.


박과장, 협력황부장, 얼굴 더욱 굳어지고,


상식 : 무함마드 인디라 씨 되시나요?

무함마드(e) : 그렇습니다.

상식 : 한국인이시네요.

무함마드(e) : 누구시죠? 어디서 전화하시는 건가요?

상식 : 여기는 한국의 원 인터내셔널입니다.

무함마드(e) : 아!

상식 : 지난 계약에 서명참여하신 분들은 현지인 맞으신 건가요?

무함마드(e) : 어.. 제가 답변 드리기 좀 그렇구요.. 조금 있다가 임원 분 오시면.

상식 : (얼른 이어서) 무함마드 씨는 한국명이 어떻게 되시죠?

무함마드(e) : 박상준.. 이라고 합니다.

상식 : 박상준씨는 직위가 어떻게 되십니까?

무함마드(e) : (당황) 전.. 전무입니다.

동식 : (서류를 보며) 무함마드 씨. 여기 서류상으론 상무로 되어 있는데요?

무함마드(e) : 아.. 상무가 맞습니다. 그 서류에서는. 얼마 전 승진했습니다.

감사팀1 : (다가오며) 서류에 첨부된 법인등기 서류 말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진들 명단을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전화 끊지 마시고 바로 팩스로 보내주세요.


팩스 쪽으로 걸어가는 그래.


무함마드 : 왜 그러시죠? 저희가 그럴 의무가 있습니까? 자꾸 이러시면 곤란한데요.

감사팀1 : 법적 절차 들어가기 직전의 확인 작업 중이라는 말씀을 빼먹었군요.

              저희 회사 법무팀에서 계약 당시 검토한 바에 따르면, ICB 컴퍼니는 현지인으로 이루어진 회사라고 알고 있는데요.

              법인 신고도 그렇게 되어 있구요.

무함마드 : ......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팩스 앞에 서 있는 그래. 잠시 후 삐삐 소리와 함께 팩스가 들어온다.

들어 온 팩스를 보고 있는 그래, 옆에서는 감사팀 대리가 다가오며 통화한다.


감사팀대리 : 현지 업체 확인 좀 해야겠어. 요르단 암만에 누구 나가 있나? 응... 응.

                  바로 연락해서 내가 보내준 주소로 찾아가라고 해.


박과장, 굳은 얼굴로 서 있다.


감사팀과장 : (스피커 폰으로) 저희 파견 직원이 곧 그 업체로 찾아갈 겁니다. 잘 설명 해 주세요.


박과장, 상무, 협력황부장, 굳어진 채 본다.

팩스를 챙겨서 상식에게 주고 밖으로 나가는 그래.



54. 협력업체 사무실 문 밖 / 낮


긴장된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 거는 그래.


<인서트 –1 영이의 트럭>

긴장해서 운전하고 있는 영이 옆에서 쿨쿨 자는 석율, 엉덩이와 의자 사이에서 지잉지잉 울리고 있는 핸드폰.


전화 끊고 다시 전화하는 그래.


<인서트 –2 자원2팀>

계속 책상 위에서 울리는 전화. 하대리가 귀찮은 듯 받는다.


그래(e) : 안녕하십니까. 영업3팀 장그래입니다. 안영이 씨 좀 부탁합니다.

유대리 : 지금 없어. (그냥 끊어 버린다)



55. 자원2팀 / 낮 (오후 6시쯤)


유대리 : (영이 자리 보며 어이없이) 얜 왜 안 와? 철수하란다고 바로 퇴근한 모양이네요.

            (일어나서 정과장에게 서류 들고 가며) 가란다고 가?? 하여튼 지 편할 대로 해석하는 애들이 꼬오~옥 있어. 특히 여자들.

정과장 : 이래서 내가 여자들이랑 일을 못 한다는 거야. 기회다 싶은 건 놓치질 않아요. (고개 절래 절래 흔들며) 회의 들어가자.


정과장에게 서류 받아들고 먼저 나가는 유대리. 이어 나가는 정과장.

짜증 난 표정의 하대리. 영이에게 전화 걸지만 통화 중이다.

신경질적으로 전화 끊고 따라 나가는 하대리.



56. 협력업체 사무실 밖 / 낮


통화중인 그래.


영이(e) : 아, 장그래씨, 저 지금 출장 중이에요. 미안한데 끊어야겠어요. 제가 지금 통화하기 곤란해서요. (끊는다)

그래 : (끊긴 전화 들고) 아....


그래.. 전화기를 들고 고민스럽게 갈등하다가 백기에게 건다.



57. 철강팀 / 낮


말없이 전화 받고 있는 백기.


그래(e) : 조사 가능할까요?

백기 : ......

그래(e) : 장백기씨, 부탁드립니다.

백기 : ..... 알겠습니다. 감사팀에 문의해서 알아볼게요.



58. 협력업체 사무실 밖 / 낮


그래 : 고맙습니다.


끊고 핸드폰을 쳐다 본다. 협력업체 사무실 한 번 굳게 쳐다보는 그래.



59. 협력업체 사무실 안 / 낮


들어오는 그래의 눈에 박상준과 계속 통화 중인 감사팀 보인다.

상식과 동식은 굳은 얼굴로 감사팀 보고 있고, 잔뜩 날 서 있는 박과장.


감사팀1 : 박상준씨는 요르단 시민권자인가요?

무함마드(e) : 아.. 그런 건 아닙니다.

감사팀1 : 그런데 왜 현지인 이름을 쓰고 계약서에 사인까지 했습니까? 현지인으로 위조한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박과장 : (갑자기 버럭 고함치며) 큰일 날 소리들 하시네~!

상식 : (박과장을 쳐다보는 상식)

박과장 : (감사팀에게서 확 전화기 뺏어서 끊으려 하며) 자, 이쪽 업체 수익률 쎄게 잡아준 거 인정합니다.

            내 책임이고 실수라고 합시다. (오과장보며 가슴 탁탁 치며) 제가 책임질게요. 감봉이든 뭐든 다 책임진다구요!

            (상식과 동식 보며 어이 없다는 듯 성질내며) 저쪽 업체는 빼요. 이게 뭡니까. 쪽팔리게!

            비즈니스 하는 사람 얼굴이 생명이라구요.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걸로 하자구요! 됐습니까? 시원해요?!


박과장을 보고 있는 동식, 상식, 그래. 순간 정적이 흐르고.

그래의 핸드폰 띵동하고 울리며 문자 들어온다. 문자 보는 그래....


그래(e) : 하나의 수는 그 직전의 수가 원인이 된다.


바둑판 위, 화점을 중심으로 우상귀에 놓인 흰돌 하나. 화점 아래 놓이는 검은 돌.


그래(e) : 지금 이 수가 왜 놓여 졌는지 이해하려면 그 전의 수를 봐야 한다.


버럭버럭 고함치고 있는 박과장의 얼굴,


그래(e) : 상대가 반발하는 것을 이해하려면 지금까지의 수중에서 무엇이 아팠는지 알아야 한다.


박과장을 바라보는 상식과 동식.


그래(e) : 백마진 정도로 따지려고 했던 일은... 사실 그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지금 말해주고 있다.

박과장 : (여전히 고함치며) 회사로 갑시다! 가서 경위서 쓰면 될 거 아닙니까!

그래(e) : 박과장 스스로..


요르단에서 온 ICB 컴퍼니 임원 명단을 유심히 보는 그래.


그래 : (혼잣말 하듯) 제임스..

동식,상식 : (그래를 돌아본다.)

그래 : ICB 컴퍼니 이사진 중 제임스란 분은... 박과장님이시군요. (고개 돌려 박과장 보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제임스 박!


일그러져서 흠칫 하는 박과장.


그래 : (문자를 보며) 그리고 현지의 박상준씨는... 사촌동생..


박과장을 비롯한 일동, 전화기를 멈칫 본다.


그래 : 바로...


협력업체사장,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온다.


협력사장 : 이게 무슨 난리야? 일이 어떻게 된 거냐고?

협력황부장 : (울상) 사장님...

그래 : (사장을 돌아보며) 이분의 아드님이죠.

협력사장 : (놀라 어리둥절)


어두운 표정으로 굳어지는 박과장, 협력황부장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영업 3팀.


그래(e) : 모든 균열은 내부의 조건이 완성시키기 마련이다.

그래 : 그렇죠, (협력 박사장을 보며) 박사장님?


거친 숨을 몰아 쉴 틈도 없이 당황해서 멍~한 박사장과

일그러진 얼굴로 그런 박사장을 보는 박과장, 다시 그래를 쏘아보며.


박과장 : 장그래, 너 이 새끼...


박과장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받는 그래.



60. 협력업체 주차장 / 저녁


차 앞에서 있는 상식 일동, 저쪽 감사팀 일행과 있는 박과장을 본다.

박과장도 상식을 노려 보듯 쳐다 본다. 감사팀 팔을 탁, 치고 차 안으로 들어가는 박과장.

상식 일동에게 인사하는 감사팀. 차 출발하고, 상식 앞을 지나가는 차.

안의 박과장을 보는 상식.


상식 : 보상받는 거라고 생각했을 거다.

동식/그래 : (상식을 돌아 본다)


그 위로 환호와 박수 소리.



61. 철강팀 / 낮


박과장의 과거. 박과장을 둘러 싼 사람들. 사무실 가득 채우는 박수와 환호소리 계속 된다.

축하를 받는 박과장. 뿌듯하고 기쁘다. 사람들과 악수하며 얼얼한 표정.


상식(e) : 2008년, 요르단과 일억 이천만 불 수출 계약 달성 철강팀 단독으로 이룬 최대성과였지.

             박과장은 그때 현지 업체 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했어.

             몇 번이나 틀어질 뻔한 일을 해결해내면서 계약의 일등공신이 됐었지.


자부심 넘치는 박과장의 눈. 어느새 찌잉. 눈물이 고인다.


직원1 : 자! 이것이 무엇이냐? 상무님의 법인카드!

일동 : 와아아아아~

직원1 : 마시고 죽을 때까지 달려 보자고!


“와~아!” 박수치며 환호하는 사람들과 웃는 박과장.



62. 술집 거리 일각 / 밤


어두운 골목 일각에서 웩웩 토하는 박과장. 취한 직원1, 두들겨 주며.


직원1 : (혀꼬부라진) 벌써 가면 안돼 4차, 5차 끝판까지 가야쥐.

박과장 : (토하면서도) 가야쥐~! 가야쥐~! 웨~엑.



63. 철강5팀 사무실 / 낮


업무 중인 사무실. 앉아서 따분한 얼굴로 일하고 있는 박과장.

타자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컴퓨터 돌아가는 모터소리 등이 거슬리는 박과장.

점점 박과장의 표정 구겨진다. 펜으로 수정하던 보고서 초안을 부욱 부욱 볼펜으로 막 긋는다. 찢어지는 종이. 마구 구긴다.

짜증 가득한 박과장 표정. 벌떡 일어나서 사무실 안을 본다. 일하는 직원들 모습 보인다.

멍한 표정으로 자기 자리 내려다 보는 박과장. 어질러진 서류뭉치. 더덕더덕 붙어있는 포스트 잇.

화이트 보드 쳐다보면 업무 진행표 보인다. 빽빽한 스케줄.


박과장 : (찡그리며) 재미없네. (불량스럽게 고개를 떨궜다가 다시 들고 응시하며) 돈은 니들이 다 처먹고...

            난 월급이나 받아 가면, 땡이냐...



64. 거래처 사무실 / 낮


테이블위에 놓여 있는 커피 잔과 봉투에서 반쯤 삐져나와 있는 계약서.


박과장 : 사장님,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예요. 내가 결재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일어나려는데 봉투 반쯤 찔러주는 거래처사장1.


박과장 : (놀라서 봉투 빼며) 에헤이~ 뭐 하시는!!!

상식(e) : 아마 시작은 그랬을 거야?



65. 화장실 / 낮


심각한 표정으로 봉투 쳐다보는 박과장. 봉투를 여니 제법 많은 액수의 만원 다발.


상식(e) : 이렇게.. (씩 웃는) 보상받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겠지.


휴지통에 툭. 버려지는 빈 봉투.



66. 다른 거래처 / 낮 혹은 밤


탁자 위로 슥 테이블 위로 내밀어지는 쪽지. [동양은행 303-0732-5789] 적혀있다.


박과장(e) : 여기로 20% 보내주세요. 애들 시켜서.

상식(e) : 노골적으로 리턴을 요구하게 되고



67. 또 다른 거래처 / 낮 혹은 밤


테이블위에 놓여 있는 박과장 계좌쪽지, 누군가 ‘후~’ 불어 버린 듯 가볍게 나가 떨어지고 빈 탁자 위로.


사장3(e) : (껄걸 웃으며) 스케일 있게 가야지. (간사스럽게) 현지 허름한 업체 하나 인수해버려.

               간판 하나 믿을 놈 박아놓고 이사 들어가 있으면. 따박따박 돈 나오고 얼마나 좋아?


점점 홀리듯 이야기 듣고 있는 박과장의 표정.


사장3(e) : 여기서 자네가 영업하는 대로 다 자기 돈이라고.

박과장 : (흔들리는 얼굴)

사장3(e) : 땀 흘린 보람은 있어야지.


홀린 얼굴로 사장을 쳐다보고 있는 박과장.


상식(E) : 아마 그때 머리가 처음 열리고. 세상이 보였겠지.



68. 철강팀 사무실 / 낮 (수년 전)


#-1. 박과장 자리 턱 괴고 마우스 틱틱 누르고 있는 박과장.


상식(E) : 모든 절차와 과정이 시시해 보이고 답답해 보였을 꺼야.


# - 통로 지나가던 상식과 마주치는 박과장. 인사하고. 심각하게 전화 받는 직원들을 돌아 보면서.


박과장 : 뭐 저리 대단한 일 한다고 바쁜 척들인지.. 그쵸?

상식 : (피식 웃으며 본다)

상식(E) : 우습지도 않았겠지.



69. 아파트 앞 거리 / 낮


거만하게 아파트를 쳐다보고 있는 박과장.


부동산(e) : 이 아파트가 시세보다 상당히 싸게 나왔습니다.

박과장 : (거만하게) 위치는 좋네.

상식(E) : 세상 일이 쉽고, 자연스럽다 라고 믿어질 즈음,



70. 협력업체 주차장 / 저녁


멀어지는 박과장의 차를 보며.


상식 : 다시 모든 게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돼버린 거지..

그래 : ....

동식 : (멀어지는 차를 보며) 결론이 어떻게 날까요?

상식 : 글쎄다.

그래 : (본다)

동식 : (씁쓸하게 웃으며) 밖에서 볼 땐 정의구현 권선징악인데 말이죠, 회사 안에는 회사 안의 법이 있으니까.

그래 : (보며) 회사 안의 법이요?

상식 : 우린 우리 자리에서 할 일을 한 것으로 만족하자고.

동식 : 근데 (그래를 보며) 어떻게 박 과장 영문 이름 알아볼 생각을 했어?


상식도 본다. 고개를 떨구며 살짝 미소 짓는 그래.


그래(e) : 팩스 온 걸 살펴보니 임원진 명단에 유독 박씨가 많더라구요.


# ? - 백기로부터 온 문자 메시지 확인하는 그래.


그래(e) : 박 과장님 명함에 있는 영문 이름을 물어보니 제임스 박이구요.


#? - 전화 받는 백기.


그래(e) : 그런데 장백기 씨가 회사에 있는 박 과장님 정보를 감사팀에 문의해 조사 해보니,


그래 : 박과장님 아버님과 이 회사 대표님 이름의 항렬이 같더라구요.

상식 : 박상준이 사촌동생인 건?

그래 : 박과장님은 누나 한 분에 외아들이고, 아버님은 형제 두분 뿐입니다. 그럼 당연히 사촌동생이겠다 싶었죠.

동식 : (어이없이 그래를 보면)

상식 : 감만 산 놈. (차에 휙 타다 말고 동식에게) 아, 무역보험공사 쪽에도 상황 전해. 다른 피해 업체들 없게.

동식 : 네.


상식, 동식, 웃으면서 타고 운전석에 타는 그래.



71. 원인터 외경 / 밤



72. 자원2팀 / 밤


다급하게 몰두해서 일하는 하대리, 풀어진 와이셔츠에 쑤신 머리에 거뭇한 수염에 지친 얼굴 몰골이

하루종일 정신없이 일한 모양새다.

마지막 일처리를 하듯 프린트 된 서류를 탁탁 추슬러 호치켓으로 찝고 파일철에 탁 넣고는 ‘후~’ 한숨을 내쉰다.

가볍게 목 스트레칭을 하고 시계를 보면 12시가 가까워져 있다.


하대리 : 후.. 힘들다. (빠르게 책상 위를 정리를 하다가 문득 빈 영이 책상을 본다) ....

         

다시 정리하고 일어나 가방을 싸고 바지 밖으로 삐져나온 와이 셔츠를 넣으며 정리한다.

그러다가 다시 멈춘다. 빈 영이 책상을 다시 쳐다본다.


하대리 : (유대리에게) 그냥 올라 오라고 확실히 말했어?

유대리 : (일하며) 네. (휙 보고 씩 웃으며) 여자인 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확~실하게 인지시켜 줬죠.


영이 책상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하대리.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기를 든다.



73. 트럭 안 / 밤


초췌하게 지친 얼굴로 여전히 눈을 부릅 뜨고 운전을 하고 있는 영이.

옆에는 핼쓱한 얼굴로 잠들어 있는 석율, 옆에 둔 영이의 핸드폰이 울리자 눈을 번쩍 뜨며 전화를 받는다.


석율 : 여,

하대리o.l(e) : 너 어디야?!

석율 : (깜짝, 어리둥~하다가 영이 핸드폰인 걸 보고 얼른 영이의 귀에 대준다)

영이 : 여보세요.

하대리(e) : 집이야?

영이 : 네?



74. 자원2팀 / 밤


뻣뻣한 얼굴로 전화를 하고 있는 하대리.


하대리 : 일 안 됐다면서? 변수가 생겼는데 보고도 안하고 퇴근해? 내가 바로 퇴근하란 건 그 쪽에서 일이 오래 걸리니까, 뭐?

            (듣는, 깜짝 놀라 확 일그러진) 뭐?!!! 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75. 트럭 안 / 밤


영이 : (열심히 운전하며) 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 인천항에 가서 내려 놓고 두 번만 더 갖다 오면 됩니다.

         내일까지 차질 없이 다 완료할 수 있습니다.

하대리(e) : 야 이 또라이새끼야!!!!!!!


깜짝 놀라는 영이, 화들짝 놀라는 석율.



76. 자원2팀 / 밤


하대리 : (완전히 열받은) 야, 이씨 삐~ 너 지금 나 엿 먹이려고 이러는 거야?! 이 씨삐~ 삐삐삐삐삐~

            너 정말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할 수 있어?!! 이 씨 삐삐삐~~ 이씨

            (버럭) 그거 내일까지 안 옮겨도 되니깐 당장 들어 와!! 내일 사람 보낼 테니깐 당장 들어 와!!



77. 트럭 안 / 밤


끊어진 전화를 영이의 귀에 댄 채 멍~하게 있는 석율. 끊어졌는지 재차 확인한다.


석율 : (식겁하며) 진짜 하대리님 너무하시네.

영이 : ....

석율 : 어떻게 여자한테 쌍욕을 해 쌍욕을. 와..(재차 휴대전화 보며) 안영이씨, 진짜 이러고도 회사 계속 다녀야 돼?

         (억울, 감정이입) 열심히 하고도 우리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냐고.

         세상의 정의는 어디로 간 거야. 우리 진짜 열심히 했잖아!

영이 : .....



78. 원인터 주차장 (차 안 + 차 밖) / 밤


씩씩거리면서 기다리고 있는 하대리. 핸드폰 시계를 보면 3시 가까운 시간.

그때 주차장 입구에서 차 들어오는 소리 난다. 보면, 영이의 트럭이 들어온다.

열 받고 기가 막힌 하대리. 트럭 쪽으로 막 걸어 간다.

트럭 서고, 다급히 내리는 초췌한 영이를 보면서 바로 쏟아 내는 하대리.


하대리 : 야! 씨삐삐삐삐삐~~ (욕하는 소리 삐음 처리로)


#-1. 차 안

차 안의 석율, 내리려다가 문을 조용히 닫으면서 의자 밑으로 스~윽 내려간다.


#-2 차 밖

하대리 : 너 지금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구 이따위 짓이야?! 회사가 산재 한번 맞으면 이미지 얼마나 깎이는지 알아?!!

영이 : (숙이며) 죄송합니다.

하대리 : 꼴 보기 싫으니깐 가!

영이 : 주차 해 놓고 가겠,

하대리(o.l) : 꺼지라고!!


영이 꾸벅 인사하고 가면, 하대리, 씩씩거리며 차 문을 벌컥 열고 타려다가 깜짝 놀란다.

조수석 밑에 미끄러져 내려가 있는 석율이 머리만 돌려서 배시시 웃는다.


석율 : 안녕하십니까?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허겁지겁 일어나 후다닥 내려서 영이 쪽으로 다급히 가는 석율.

어이 없이 쳐다보던 하대리, 짐 칸에 실린 포대를 본다...



79. 원인터 외경 / 아침



80. 김부장실 / 낮


상식과 말 없이 쳐다보고 앉아 있는 부장.


동식(e) : 위치에 따라 책임의 강도도 달라지지.



81. 옥상정원 / 낮


커피 마시며 심각한 표정의 동식. 그런 동식 보고 있는 그래.


동식 : 부장님과 상무님은 타격이 크실거야. 특히 고위급 임원은 더하지.

그래 : 더하다는 건.

동식 :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고, 생각보다 사안이 더 중할경우, 자리 빼는 건 각오하셔야지.

그래 : ...(생각에 잠긴다.)

동식 : (빌딩 숲 내려다보며) 남들이야 우리더러 넥타이부대니 일개미니하고..

         나 하나쯤 어찌 살아도 사회든 회사든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컵 버리고) 그래도 이 일이 지금의 나야.

그래 : (중얼거리듯) 그래봤자 바둑, 그래도 바둑.

동식 : (의아한 듯 쳐다보며) 응?

그래 : 조치훈9단이 하신 말씀이세요. 바둑 한 판 이기고 지는 거.. 그래봤자 세상에 아무 영향 없는 바둑.

동식 : (약간 씁쓸하게 웃으며) 그렇네...

그래(e) : (멀리 보면서) 그래도 바둑. 세상과 상관없이 그래도 나에겐 전부인 바둑.



82. 몽타쥬 / 낮


#-1. 15층 사무실 치열하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


그래(e) : 왜 이렇게 처절하게 치열하게 바둑을 두십니까. 바둑 일뿐인데.


#-2. 트럭 안 눈을 부릅뜨고 트럭 몰던 영이와 옆에 석율.

#-3. 14씬의 15층 창고 안 창고에서 일하고 있는 백기.


그래(e) : 그래도 바둑이니까. 내 바둑이니까.



83. 원인터 밖 / 밤


나오는 그래, 원인터를 돌아본다.

깜깜한 밤하늘 아래 솟은 원인터 빌딩 간간히 켜 있는 사무실의 불 빛. 하나 둘 꺼진다.


그래(e) : 내 일이니까...



84. 1화의 55씬의 언덕공원 / 밤


언덕을 내딛는 그래의 발. 멈춰 서서 고개 돌리는 그래. 깊은 눈빛으로 그래의 눈에 서울의 야경 들어온다.


그래(e) : 내게 허락된 세상이니까.


펼쳐진 서울의 빌딩 숲 야경.

- 끝.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