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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말고 결혼] 12 - 진심은 통할까?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7.08.31|조회수739 목록 댓글 0

[연애 말고 결혼] 12











S#1. 선상 레스토랑 밖 D


기태 : 주장미...!

장미 : (멈칫...! 돌아보면)


마주선 장미와 기태. 둘 다 선뜻 입을 열지 못하고 물끄러미 서로를 바라본다.

한참을 그렇게 서로를 마주보던 두 사람,


기태장미 : (동시에) 저기....! (멈칫, 다시 동시에) 먼저 해...!! (멈칫)

기태 : (피식) 너 먼저 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장미의 말을 기다리는 기태..

두근두근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장미..


장미 : (후.. 숨을 고르고 마침내 입을 열면)



S#2. 타이틀 <연애 말고 결혼> “제12회. 진심은 통할까?”



S#3. 기태 집 거실 N


캔들 하트 속에 마주선 기태와 세아.


세아 : 우리.. 결혼하자.

기태 : (본다)

세아 : (보면)

기태 : (냉소적인 얼굴로 픽.. 웃어버린다)

세아 : (웃어...?)

기태 : (씁쓸하게) 우습다.. 너나 나나 왜 이렇게 꼴사나워진 거냐.

세아 : 뭐...?

기태 : 너랑은 적당히 거리 있을 때가 좋았는데.. 서로 흉한 꼴 안 보고.

세아 : 공기태...!! (울컥 치미는 감정을 누르고) 나 너 때문에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렸어..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넌...!!

기태 : (차갑게)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어?

세아 : (보면)

기태 : 너 다 가졌잖아. 뭐가 그렇게 더 갖고 싶은 건데.

세아 : (가늘게 떨리는) 나도 사람이야.. 나한테도 진심이라는 게 있다고...!

기태 : 니 마음이 진심이면 상대한테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는 거냐?

세아 : ...오죽하면 어머니께 말씀드렸겠어.. 해볼 수 있는 건 다 했는데.. 무슨 짓을 해도 너는 주장미만 보는데...!

         내가 어떻게 하면 되니? 어...??

기태 : (냉정하게)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세아 : ......!


상처받은 세아.. 터질 것 같은 눈물을 꾹 삼킨 채.. 돌아서서 나간다.

기태 혼자 우두커니 서있는 모습에서.



S#4. 백화점 밖 N


여름의 품에서 벗어나는 장미,


장미 : (당혹스러운 얼굴로 여름을 보는데)

여름 : (장미 뒤쪽을 보고)

장미 : ? (돌아보면)


저만치 돌처럼 굳어 서있는 신봉향...!


장미 : 어머니......!

신봉향 : (서늘하게 보다가 그대로 돌아서 가버린다)

장미 : 어머니......!!!!! (달려가 붙잡고 싶지만 차마 떨어지지 않는 걸음)

신봉향 : (성큼성큼 멀어지고)

장미 : (여름을 홱 돌아보며) 너...! 일부러 그랬어...?

여름 : ...

장미 : (당황) 왜 그랬어...!! 대체 왜 그랬냐구...!!!

여름 : (툭) 좋아하니까.

장미 : ...! (그 마음을 또 알기에.. 괴로운 마음으로 보면)

여름 : (조용히 본다)

장미 : ...... (눈물 그렁해서 말없이 돌아서고)

여름 : (멀어지는 장미 뒷모습을 바라보는) ...



S#5. 기태 집 거실 N


기태, 장미에게 전화 걸지만 받지 않는다. 걸고 또 걸고.. 마침내 전화 받는 장미.


기태 : 주장미!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장미E : 미안해.. 내가 다 망쳤어...

기태 : 뭐...?



S#6. 거리 / 기태 집 거실 N


혼자 힘없이 걷는 장미.


장미 : (핸드폰 들고, 자책감에 괴로운) 나 때문에 어머니가 다 아셨어..

기태 : (멈칫..) 니 잘못 아니야...! 지금 어디야? 얼굴 보고 얘기하자.

장미 : 나중에.. 미안해서 지금은 니 얼굴 못 보겠어.. 끊을게.. (전화 끊고)

기태 : (차키 챙겨서 밖으로 뛰어나가면)



S#7. 호프집 N


안으로 들어서는 장미.


장미 : 저 왔어요..

주경표 : (기분 좋은 얼굴로 치킨 튀기는) 공서방은 왜 같이 안 왔어?

장미 : 안 그래도 그 사람 문제로 드릴 말씀 있어요. 엄마는요? 두 분 같이 들으셔야 하는 얘긴데..

주경표 : 니 엄마? 니 예비시댁 갔어.

장미 : !!! 어딜 가요???

주경표 : 니 예비시어머니가 급하게 좀 보자고 하신 모양이야.

            안 그래도 예단 보낸다고 목화솜 이불 주문한 게 오늘 나왔거든. 그거 들고 갔다.

장미 : 안 돼...!

주경표 : 안 되긴. 아무리 예단을 사양한대도 최소한 성의는 보여야지 입 싹 씻어?

장미 : 안 돼....!!!!! (뛰쳐나가면)

주경표 : (왜 저래??)



S#8. 공씨네 거실 N


자기 몸보다 커다란 이불보따리 들고 낑낑 들어서는 나소녀.


공미정 : 이리 주세요, 이리.. (끙차 받아서 내려놓고)

노점순 : 아이고 이 큰 걸 직접 들고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나소녀 : 사부인께서 우리 장미를 아껴주시는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요..

노점순 : 앉으세요.

공미정 : 올케언니 외출했다 돌아와서 씻는 중이거든요. 잠시만 앉아계세요..

나소녀 : 네 감사합니다. (앉으면서 집안을 스윽 스캔한다. 헤 벌어지는 입)



S#9. 호프집 밖 N


빗자루로 가게 앞을 쓰는 주경표. 그 앞으로 와 서는 기태 차.


주경표 : 응? 공서방도 왔나? 왜 둘이 따로따로 다녀?

기태 : (내려서 꾸벅) 네.. 저.. (기색을 살피며 조심스레) 장미는...?

주경표 : 좀 전에 가게 왔다가 금방 갔는데.. 왜, 둘이 싸웠나?

기태 : (머쓱..)

주경표 : 웬만하면 받아주고 넘어가고 그래. 거 왜 좋은 일 앞두고 쌈박질은 하나. 애 엄마는 자네 집에 예단 들고 갔는데..

기태 : !!! 저희 집에요...? (당황) 저 그만 가보겠습니다. (차에 타고 급출발)

주경표 : (어리둥절) 왜들 저래? 무슨 일 있나...?



S#10. 공씨네 안방 N


화장대 앞에 멍한 얼굴로 앉아있는 신봉향.


flashback insert>

백화점 밖에서 여름에게 안기던 장미..


신봉향 : ......

공미정 : 언니, 내 말 안 들려요?

신봉향 : (퍼뜩.. 보면)

공미정 : 사부인 아까부터 기다리신다구요.

신봉향 : (서늘한 얼굴로 일어나면)



S#11. 공씨네 거실 N


고급스러운 수입 찻잔에 차 마시는 나소녀,


나소녀 : (찻잔 들어 올려 바닥 힐끗 보고) 사부인 취향이 아주 고급스러우시네요.

            (값나가는 인테리어 소품들 들춰보는) 이런 건 다 어디서 사 모으신대요?

노점순 : (짐짓 미소)


그런 나소녀를 싸늘한 얼굴로 보는 신봉향.


나소녀 : (뒤늦게 인기척을 느끼고) 어머나 사부인! (일어나서 환히 웃는데)

신봉향 : (웃어주지 않는다. 한쪽에 놓인 큼직한 이불 보따리 보면)

공미정 : 목화솜 이불을 가져오셨어요.

나소녀 : (신봉향의 썰렁한 반응 눈치 못 채고 해맑게) 최고급 목화솜이에요!

신봉향 : (나소녀 빤히 보면)

나소녀 : (응? 왜 그러시지? 배식...?)

신봉향 : (서늘하게 툭) 그쪽도 참 딱하게 됐습니다.

나소녀 : 네...?

신봉향 : 헛꿈을 꾸셨어요.

나소녀 : 네.....??

신봉향 : ......

노점순 : (에미가 알았나...?) 에미야.. 너...


그때 초인종 소리. 공미정이 문을 열어주면 안으로 들어오는 장미.


나소녀 : 장미야..

장미 : 엄마...!!

신봉향 :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또 나타난 거지?

장미 : ...

나소녀 : 아니 사부인.. 그게 무슨.. 우리 장미가 뭐 잘못이라도 했나요...?

신봉향 : 니가 말씀드릴래? 아니면 내가 할까?

장미 : 정말 죄송합니다.. 엄마 모시고 가겠습니다. (나소녀 팔 붙잡는데)

나소녀 : 잠깐만!! (뿌리치고) 무슨 잘못을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이건 좀 너무하시잖아요!!

            급하게 할 얘기라는 게 이런 거였어요??

장미 : 엄마.. 나가서 얘기할게요, 제발 가요.

나소녀 : 대체 이런 경우가 어딨냐고! 결혼 날까지 다 받아놓고!!

장미 : (눈물 날 것 같은) 엄마아...

신봉향 : 그 결혼 못합니다. 아니, 안 할 겁니다.

나소녀 : 글쎄 왜요! 왜 갑자기!

신봉향 : 제가 아니라 당사자들이.. 두 녀석 처음부터 결혼할 생각 없었어요.

            아들놈이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려고, 나 포기시키려고 연극한 거예요.

나소녀 : 네에....??

공미정 : (어리둥절) 언니, 얘들 진짜라는 거 확인했잖아요..

노점순 : (낮게 헛기침..)

신봉향 : 우리 모두 깜빡 속아 넘어간 거라구요.

나소녀 :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공서방이 왜 그런 짓을 해요?? 뭐 잘못 아셨겠죠!

            공서방은 그렇다 치고, 우리 장미가 왜요? 그럴 이유 없잖아요, 그럴 애도 아니고!

            장미 니가 말해봐, 사부인이 뭐 잘못 아신 거지? 오해하신 거지??


아무 말 못하는 장미,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나소녀 : 얘가...!

장미 : 죄송해요..

나소녀 : 너 정말이야...? 왜...? 대체 왜!!!

장미 : (눈물 뚝뚝 흘리며 아무 말 못한다)

나소녀 : (기막혀 쓰러질 것 같은)

공미정 : (어머머..)

노점순 : (조심스레 나서며) 저.. 얘들이 시작은 그저 연극이었을지 몰라도.. 악의를 가지고 여기까지 온 건 아니었을 겁니다..

나소녀 : (보면)

장미 : (할머니..)

신봉향 : (서늘하게) 어머닌 알고 계셨어요?

노점순 : 나도 다 생각이 있어서..

신봉향 : (자르고) 재밌으셨겠죠! 장미 저 아이가 나 쥐락펴락 가지고 노는 거.

나소녀 : (기막히고 어이없고 창피하고) 주장미...!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장미 : ......

노점순 : (침착하게) 에미야, 너도 그 동안 얘들 지켜봤으니 알 거 아니냐. 장미 이 아이가 널 어떤 마음으로 대했니..

신봉향 : 네, 저도 그 맑고 순진한 얼굴에 하마터면 넘어갈 뻔 했죠.

장미 : (마음 아픈.. 그러나 아무 변명도 할 수 없는)

노점순 : 글쎄 마냥 속이기만 한 건 아니라고. 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에..

신봉향 : 어머니 대체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신 거예요? 저더러 이 아일 정말 며느리로 받아들이기라도 하라구요?

            내 눈 앞에서 다른 남자 품에 안긴 여자를요...???

일동 : !!!

장미 : ......

나소녀 : (머리 세게 얻어맞은) 이건 또 무슨....!!!

장미 : (고개 푹...)

나소녀 : 너 다른 남자도 있어???

노점순 : 에미가 잘못 봤겠지! 그렇지? (장미가 아니라고 해주길 바라며 보면)

장미 : (눈물 뚝뚝)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노점순 : 아니.. 그럴 리가..

신봉향 : (냉소) 따님이 사람 마음을 아주 노련하게 홀리는 기술이 있더군요.

나소녀 : 허...!!!

장미 : ......

나소녀 : (얼굴 화끈!!! 장미 손 확 낚아채 일으키며) 일어나! 가자!

장미 : (일어나는데)

신봉향 : (이불 보따리를 가리키며) 죄송하지만 이건 좀 가져가주시겠어요?

나소녀 : (확 치미는 열!!! 이불 보따리 세게 덥석 끌어안다가 뒤로 벌렁 엉덩방아)

공미정 : 에구!

노점순 : 저런! 괜찮으세요?

장미 : 엄마!! (부축하는데)

나소녀 : (장미 손 뿌리치고 이불 끌어안고 나간다)

장미 : (어쩔 줄 모르는) 엄마...!! (그 와중에 꾸벅 인사하고 나가고)

노점순 : (무거운 마음)

신봉향 : (서늘) ......



S#12. 거리 N


이불 보따리를 힘겹게 끌어안고 뒤뚱뒤뚱 걸어오는 나소녀.


장미 : 엄마.. 이리 줘요, 내가 들게.. (이불 받아주려는데)

나소녀 : (홱 피하고)


그 앞에 끽 서는 기태 차.


기태 : (내려서면)

장미 : 공기태..

기태 : 장모님..

나소녀 : (악쓰는) 장모님 소리가 나와!!!!! (기태 가슴팍에 이불 보따리 퍽!!!)

기태 : (휘청)

장미 : 엄마...!!

나소녀 : 다신 마주치지 맙시다! 우리 장미 근처에도 절대 얼씬거리지 말고!! (기태를 남겨두고 쌩하니 가버리고)

기태 : 저기.. 제 말씀 좀.. (다가서는데)

장미 : 지금은 아무 말도 안 들릴 거야. 그냥 가.. (엄마 따라가고)

기태 : (이불 보따리 끌어안은 채 먹먹하게 서있는) ...



S#13. 공씨 집 거실 N


노점순 : 꼭 그렇게 모질게 해야 했니? 장미 어머니가 무슨 죄라고..

신봉향 : (얼음장 같은 얼굴로 소파에 앉았다)

노점순 : (씁쓸) 물론.. 에미 너도 정 떼느라 그랬겠지만...

신봉향 : ...


안으로 들어오는 기태.


신봉향 : (시선도 주지 않고)

기태 : 어머니...! (다가서는데)

노점순 : (기태 붙잡고 낮은 목소리로) 일단 무조건 무릎 꿇고 싹싹 빌어.

공미정 : (옆에 붙어서) 내 말이! 괜한 소리해서 언니 자극하지 말고.

기태 : (소파로 가 앉더니 대뜸 나오는 첫마디가) 장미 어머니께 어떻게 하신 거예요? 그분 망신 주셨어요??

노점순 : (아이고 머리야..)

공미정 : 저 꼴통 저거..

신봉향 : (기막혀 픽..) 끝까지 연기하는 거니?

기태 : 어머니, (똑바로 보며) 저 장미한테 진심이 됐습니다.

신봉향 : (코웃음 허!) 뭐야??

기태 : 과정이야 어찌됐건 어머니도 저희 결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셨잖아요. 저도 진지해졌다구요.. 그러니까..

신봉향 : (자르고) 주장미 참 대단한 인물이다? 너까지 속인 거니?

기태 : 네? (무슨 뜻이지? 노점순과 공미정을 보면)

공미정 : (작게) 남자..

기태 : 한여름이랑 같이 있는 거 보셨어요...?

신봉향 : (외면하듯 고개 돌려버리고) 애초에 내 느낌이 맞았는데..

기태 : 그 놈은 그냥 잠깐 스쳐 지나는.. (낮게 한숨 뱉더니)

         뭐 어때요? 우리집안엔 대놓고 평생을 양다리 걸치고 사는 분도 계신데.

신봉향 : (분노!!! 기태 뺨을 철썩!!! 때리고)

기태 : ...!

노점순 : (속상) 에휴..

공미정 : 자극하지 말라니까..

신봉향 : (낮고 차갑게) 나가.

기태 : (보면)

신봉향 : (진심) 결혼하지 마. 바라던 대로 혼자 살아. 이제 다 필요 없다.

기태 : ...

신봉향 : (배신감과 슬픔으로 버럭) 나가라고 당장!!!

기태 : ...



S#14. 장미 집 거실 N


주경표 : (뒤통수 맞은 얼굴로) 이게 웬 개똥같은 소리야...!!

나소녀 : (힘없이 방으로 들어가서, insert 안방> 자리에 드러누워 버리고)

장미 : (죄인처럼 고개 숙이고 서있고)

주경표 : (얼굴 벌개져서) 내가 공서방, 아니 그 새끼한테 따라준 술이 몇 잔인데! 내가 따라주는 술 넙죽넙죽 받아 쳐마시면서

            뻔뻔하게 사위 시늉을 해? 내 집에서! 내 옷까지 빌려 입고!! 내 딸 방에서 잠까지....!!!

장미 : 아빠..

주경표 : (버럭) 그 새끼 지금 어딨어!!! 그 새끼 당장 데려와!!!!!!



S#15. 호프집 밖 N


불 꺼진 가게 앞에 서있는 기태.


기태 : ......


우두커니 서 있다가 핸드폰 꺼내 장미에게 전화 걸면.



S#16. 장미 집 거실 N


장미 핸드폰 벨 울리고,


장미 : (전화 못 받고 우물쭈물하자)

주경표 : (핸드폰 확 뺏어서 전화 받고) 너 뭐야! 뭔데 내 딸 가지고 장난을 쳐!!



S#17. 호프집 밖 N


기태 : (핸드폰 들고) 죄송합니다 아버님.. 저 지금 가게 앞에 와있는데.. 지금 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주경표E : 감히 오긴 어딜 와!!!



S#18. 장미 집 거실 N


주경표 : (완전히 꼭지 돌아서) 내가 지금 갈 테니까 너 거기 꼼짝 말고 있어!! 이 새끼 너 내가 아주 반 죽여 놓을 테니까!!!!!

            (핸드폰 툭 던지고 야구방망이 찾아들고)

장미 : (놀라서) 아빠!!!

주경표 : (야구방망이 들고 성큼성큼 나서고)

장미 : (허리 붙들고) 아 아빠!!! 이러지 마요!!!

주경표 : (방망이 고쳐 잡고) 이거 놔! 절대 가만 안 둬!!

장미 : 그 사람 잘못 아니에요!!! 내가 계속 하자 그랬어요! 내가!!!

주경표 : 뭐야? 그 새끼가 너 무슨 말로 어떻게 꼬셨길래 그 딴 놈한테 휘둘려!!!

            뭐 돈이라도 주든?? 니 엄마 얼굴에 주사 놔준 것도 이제 보니까 다 머릿속에 계산이 서있었던 거 아냐!!!

            나쁜 놈 내가 저를 어떻게 생각했는데!!!

장미 : (허리 끌어안고 버럭) 엄마 아빠가 너무 좋아하니까!!!!!

주경표 : 뭐??

장미 : 엄마 아빠가 그 사람 너무 좋아해서.. 솔직히 말 못했다고..

주경표 : 너 바보야?? 언젠가 이렇게 박살날 거 몰라?? 생각 없어??

장미 : (눈물 그렁) 잠깐이라도 더 보고 싶었어요.. 말 한 마디도 안 섞던 분들이 서로 신나서 대화하고..

          심지어 마주보고 웃기까지 하고.. 엄마 아빠 그러시는 거 처음이었으니까...!

주경표 : ......!



S#19. 장미 집 안방 N


이불 펴고 드러누운 나소녀.. 양 볼을 타고 주르르 흐르는 눈물.



S#20. 장미 집 거실 N


야구방망이 든 채 굳어있는 주경표, 우리 때문이었다고...? 손에 쥐고 있던 야구방망이 툭 떨어트린다.

장미 두 눈에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장미 : ......



S#21. 호프집 N


불 꺼진 가게 앞에 한참을 우두커니 서 있는 기태.


기태 : ......



S#22. 훈동 집 앞 (아침)


또 팬티 바람으로 밖으로 내쫓기는 훈동. 훈동모, 대문 쾅! 닫는데.


훈동 : (대문에 매달려서) 아 엄마! 이러지 말고 딱 한번만 제대로 들여다봐요!

         (대문 창살 사이로 태아 초음파사진 내밀며) 엄마 손주예요!!

훈동모 : 친자확인이라도 하기 전에는 절대 인정 못 해!

훈동 : 내가 얘 심장소리 들었어요! 가슴과 가슴으로 통했다구요!! 내 새끼가 확실하다구요!!

훈동모 : (홱 돌아서서 들어가 버리면)

훈동 : (그 뒤에 대고) 엄마 나 결혼할 거예요!! 알겠죠?? 아셨냐구요!!! (후우.. 역시 안 받아주시는 건가.. 한숨 쉬며 돌아서면)


담벼락에 붙어서있던 현희, 얼른 준비하고 있던 옷 훈동에게 입혀준다.


훈동 : (옷 입으며) 고맙다.. 미안하고..

현희 : (옷 입혀주며) 내가 고맙죠.. 내가 미안하고..


길바닥에서 주섬주섬 옷 입는, 웃픈 두 사람 모습에서.



S#23. 기태 집 침실 (아침)


침대에 비스듬히 앉아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기태. 장미에게 전화 걸지만 받지 않는다.


기태 : ......


몸을 일으켜 커튼을 걷으면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 뜬 눈으로 밤을 새버린 모습.



S#24. 장미 집 거실 (아침)


밤새 울어 퉁퉁 부은 눈으로 방에서 나오는 장미. 식탁에 정성껏 차려져있는 아침밥상.


나소녀 : (담담하게) 일어났니?

장미 : (엄마가 웬일로 아침을?) 엄마...

나소녀 : 아침 먹자.

장미 : (눈치 살피며 쭈뼛쭈뼛 자리에 앉고)

나소녀 : 당신도 얼른 와 앉아요.

주경표 : 어.. (역시 좀 어리둥절한 얼굴.. 식탁에 앉고)


남편과 딸 앞에 김이 오르는 따끈한 밥그릇을 놔준다.


장미 : (엄마 왜 이래요? 아빠를 보고)

주경표 : (나도 모르겠다?)

나소녀 : 뭘 멀뚱히 보고만 있어. 들어요 어서. (자기도 앉아서 밥 먹고)

장미 :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불편하게 눈치 보며 먹는)


어색한 정적 속에 달그락 달그락 식기 부딪히는 소리..


장미 : (눈치 살피다가) 엄마.. 괜찮아요..?

나소녀 : 아무 말 말고 밥이나 먹어.

장미 : 죄송해요.. 내가 진짜 잘못했..

나소녀 : (자르고) 알았으니까 그만 말하라고.

장미 : (입 다물고 보면)

나소녀 : 니 말대로 다 우리 잘못이야.. 니가 부모 사이좋은 꼴을 얼마나 못 보고 컸으면.. 오죽 그 꼴이 보고 싶었으면..

장미 : 엄마..

나소녀 : 우리가 딸 잘못 키웠어요 여보.. 다 우리 죄야..

주경표 : ...

나소녀 : (진심으로 툭) 우리 그만 헤어집시다.

장미 : 엄마...!


준비해뒀던 이혼서류를 꺼내는 나소녀.


장미 : (진심이 아니길 바라는) 제발.. 또 시작이에요...?


나소녀, 두 사람 보는 앞에서 망설임 없이 도장을 찍어버린다.


장미 : (놀라서) 엄마!!!

나소녀 : (주경표에게 서류 툭 내밀고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문 쿵! 닫고)

주경표 : (이혼서류 받아들고 살짝 놀란 얼굴)

장미 : (쫓아가 방문 두드리며) 아 엄마! 내가 잘못했어! 내가 미안해! 이러지 마요, 어?

         아빠, 엄마 좀 말려 봐요...!! (아빠를 돌아보면)

주경표 : (우두커니 이혼서류 본다. 저 여편네가 진짜로 도장을 찍다니...!)

장미 : (어쩔 줄 모르고 닫힌 문과 아빠를 번갈아 보는데서)



S#25. 봉 위켄드 주방 D


훈동 : (놀란 얼굴로) 뭐? 그만두겠다고??

여름 : 네.

엄셰프 : (요리하다가 힐끗 보고)

훈동 : 왜??

여름 : 돈 벌려구요.

훈동 : 여긴 뭐 놀러 나오셨어요? 내가 월급 주잖아!

여름 : 많이 벌려구요.

훈동 : 그냥 월급 올려달라고 말할 것이지.. (쯧.. 혀 차더니) 얼마면 돼?

여름 : 마주치기 껄끄러운 사람 근처에서 일하기도 좀 그렇구요.

훈동 : 마주치기 껄끄러운? 누구??

엄셰프 : (멈칫.. 힐끗)

훈동 : (멍하니 생각하다가) 혹시 나??

여름 : (부정하지 않은 채 씩 웃으며) 암튼! 그 동안 신세 많았습니다!! (나가고)

훈동 : (어이없어) 누구 맘대로.. 누구 맘대로..!! (따라 나가고)



S#26. 봉 위켄드 D


여름 : (주방에서 나오고)

훈동 : (쪼르르 따라붙으며) 야! 한여름!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친동생처럼 얼마나 챙겨줬냐고 내가!!

여름 : (앞치마 벗으며) 네 안 그래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훈동 : 뭐 이런 일방적인 이별통보가 다 있어! 다른 사람 구할 때까지라도 나와!!

여름 : (앞치마 훈동 손에 쥐어주며) 가끔 놀러올게요.

훈동 : 너 진짜 그만두려고?

여름 : (꾸벅 인사하고 돌아서고)

훈동 : 야! 한여름! 가지 마!! (씨이!! 분해서) 넌 절대 못 그만둬!! 왜냐면 내가 널 해고시킬 거니까!! 너 해고야!!! 해고라고오!!!!!!


여름 나간 문으로 들어서는 훈동모.


훈동 : (멈칫) 엄마..

훈동모 : (무시무시한 포스를 뿜으며 훈동을 노려보며) 기어코 그 결혼 해야겠니??

훈동 : (눈치 힐끗) 집에 가서 얘기해요.. 명색이 사장인데 보는 눈도 있고..

훈동모 : 누가 사장이야?? 너 이제 사장 아니야!!

훈동 : 네...?

훈동모 : (버럭) 너도 해고라고!!!

훈동 : ... (진지한 얼굴로 낮게 한숨) 네 알았어요. 그렇게 하세요.

         (엄마를 똑바로 바라보며 진심으로) 그래도.. 결혼식에는 와주실 거죠?

훈동모 : (분노와 원망으로 훈동 노려보다가 홱 돌아서 가버린다)

훈동 : (깊은 한숨..)



S#27. 봉 위켄드 근처 D


공기태 성형외과 간판을 올려다보는 여름.


여름 : 잘 있어요 형. (돌아서는데)

엄셰프 : 한여름!

여름 : (보면)

엄셰프 : (쭈뼛거리며 다가와서) 혹시.. 나 때문에 그만두는 거냐...?

여름 : (픽 웃고) 아니에요. 형 말고 다른 형이에요.

엄셰프 : (뚱한 얼굴로 작은 수첩을 툭 내민다)

여름 : ? (받아보면 빼곡하게 적힌 레시피들) !!!

엄셰프 : 내 비법 레시피다.

여름 : 형...!!

엄셰프 : (머쓱) 너 뭐 나름 싹수가 좀 보이더라. (강조) 재능이 아니라 싹수! 아주 조그만 싹수!

            (쑥스러워 괜히 딴 데 보며) 그러니까 연습 많이 해 새꺄..

여름 : (엄셰프를 와락 끌어안고) 고마워요 형!!!

엄셰프 : (머쓱.. 어정쩡하게 안겨 있다가 여름의 등 툭툭 쳐주는)



S#28. 백화점 일각 D


장미 : (충격 받은 얼굴로) 네...?

매니저 : (미안한 얼굴로) 나도 어쩔 수 없네요.. 서비스업을 한다는 사람이 고객이랑 뒤엉켜 머리채 잡고 싸우다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장미 : 딱 한 번이었습니다! 겨우 딱 한 번 실수로 5년 넘게 일한 사람을 하루아침에 잘라버려요?

매니저 : 그 실수를 하필 본사 과장이 보는 앞에서 저지른 게 문제죠.

장미 : 그치만.. 저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매니저 : 주장미씨 그 동안 근무태도도 성실한 편은 아니었죠. 개인적인 일로 자리 비우고

            손님 들락거린 게 한 두 번이 아니었잖아요. (단호하게) 미안해요. (가고)

장미 : ...



S#29. 백화점 명품매장 D


어깨 축 늘어트린 채 힘없이 걸어오는 장미.

현희를 중심으로 다른 매장 여직원들 대여섯 명 모여 있고, 현희 옆에 훈동이 다정한 모습으로 서있다.


현희 : (장미를 발견하고 환한 얼굴로) 언니!!

훈동 : (장미에게 손 들어 인사하고)

장미 : 이훈동.. 어쩐 일로...?

현희 : 나 오늘부로 시원하게 때려치우거든요!

장미 : (멈칫) 어...?

현희 : (훈동 팔짱 끼고) 훈동오빠가 쏜대요! 내 환송 파티!

훈동 : 장미 너도 올 거지?

장미 : (있는 힘껏 과장되게 웃어 보이며) 그럼! 당연하지! 축하해! 너무 잘됐다!


현희를 둘러싼 여직원들 한 마디씩 축하의 말을 던진다. “청첩장은 언제 줘?” “신랑이 멋쟁이다!” “현희씨 좋겠다!” “부럽다!”

행복해하는 현희의 기분을 망치지 않으려고 활짝 웃어주는 장미.. 이내 씁쓸한 얼굴로 슬그머니 돌아서고, 그 모습 보는 훈동.



S#30. 백화점 옥상 D


쓸쓸한 얼굴로 혼자 앉아있는 장미.


장미 : ......

훈동 : 여기 있을 줄 알았다.

장미 : (보면)

훈동 : (나란히 앉고) 니 기분 이상한 거 알아.. 한때는 니가 꿈꿨던 결혼이니까..

장미 : 그런 거 아냐.

훈동 : 아니긴. 내가 널 몰라? 얼굴에서 슬픔이 막 뚝뚝 흐르는데?

장미 : (한숨) 공기태한테 아무 얘기 못 들었어?

훈동 : 무슨 얘기?

장미 : 부모님들께 다 들통 났어..

훈동 : (헉!) 진짜?? 그래서 어떻게 됐어??

장미 : 어떻게 되긴.. 완전히 박살났지 뭐.. (조용히 툭.. 떨어지는 눈물)

훈동 : 근데 니가 왜 울어? 너한텐 한여름이 있으면서? (한숨 푹...!) 지금 진짜 울고 싶은 건 니가 아니라 공기탤 텐데..

         (장미 눈치 힐끔 보며) 사실은 기태 그 자식.. 너 진짜 좋아하거든.

장미 : (멈칫) 뭐...?

훈동 : 말하지 말랬는데, 어쩌겠냐 내 입이 싸게 생겨먹은 걸.

장미 : 말도 안 돼.. 나 좋다는 놈이 나한테 그딴 식으로 굴어...?

훈동 : 좋아하는 여자애 괴롭히는 초딩인 거지. 그렇게라도 같이 놀고 싶어서.

장미 : (믿기지 않는 얼굴로) 진짜.. 공기태가.. 날.....?


처음엔 얻어맞은 듯 멍하고 얼떨떨.. 이내 더 깊은 슬픔에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


훈동 : 에? 얘 더 우네? 왜 울어? 어??

장미 : (눈물 펑펑 쏟으며) 차라리 말하지 말지.. 몰랐으면 잊기 더 쉬웠을 텐데..

훈동 : (멈칫) 뭐야...! 너도 공기태 진짜 좋아했던 거야...??

장미 : (걷잡을 수 없이 흘러넘치는 눈물)

훈동 : 야 울지 마.. 너도 진심 걔도 진심, 뭐가 문제야?

장미 : (울면서) 너무 늦었거든.. 나 그 사람 어머니께 절대 보여선 안 되는 모습을 보였거든.. 이제 돌이킬 수 없어..

         공기태.. 더 이상 어머니랑 등 돌리게 만들 수 없어...!

훈동 : 그래도.. 서로 마음이 통했으면..

장미 : (자르고) 아니! 공기태한테는 절대 내 마음 말하지 마! (눈물 닦으며) 마음 더 깊어지기 전에 정리할 거야..

         모두를 위해서 그게 최선이야...!

훈동 : (착잡) 요즘 내 주변이 왜케 싱숭생숭해.. 한여름도 레스토랑 그만두고..

장미 : (멈칫) 그만뒀어...?

훈동 : 음. 돈 필요하대.

장미 : ...!

훈동 : 기태도 걱정.. 한여름도 걱정.. 너도 걱정..

장미 : 남 걱정 하지 말고 얼른 현희한테나 가 봐!

훈동 : (짠하게 보며) 우리 둘 다 참 짠하다.. 너라도 좀 행복하게 잘 살지..

장미 : 또 무슨 헛소리 하려고? 너 안 행복하단 소리 입 밖에 내기만 해!

훈동 : (씁쓸하게 툭) 엄마가 모자지간 연 끊잔다.

장미 : 뭐...?

훈동 : 현희한텐 아직 말 못했는데.. (울먹) 나 레스토랑에서도 짤렸어...!

장미 : (울컥) 나도 오늘 백화점에서 짤렸어...!

훈동 : (흑) 난 이제 처자식까지 딸렸는데!!

장미 : (흑) 그래도 넌 누군가 옆에 있잖아!!

훈동 : (으앙) 엄마가 결혼식에도 안 온대!!!

장미 : (으앙) 우리 엄만 이혼한대!!!

훈동 : (꺼이꺼이) 니 인생은 왜 그 모양이냐! 나 버리고 갔으면 잘 살아야지!!

장미 : 너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살아!! 너 이제 애아빠야!! 뚝! 그만 울어!!

훈동 : (대성통곡) 엄마아아!!!!

장미 : 니가 우니까 나도 자꾸 눈물 나잖아!!! (대성통곡)


장미와 훈동 나란히 앉아 엉엉 대성통곡하는 모습.



S#31. 공기태 성형외과 원장실 N


책상에 앉아 핸드폰 들여다보는 기태. 계속해서 신호만 울리고..


기태 : 주장미.. 진짜 안 받냐...?



S#32. 백화점 명품매장 N


한쪽에서 씁쓸한 얼굴로 기태의 전화를 거절하는 장미. 돌아서면,

클로징 중인 모습. 진열대에 하얀 휘장을 덮는 여직원들.


장미Na : 수없이 만지고 바라봤지만.. 단 한 번도 내 것이었던 적은 없었다.


진열대에 놓인 명품 핸드백들을 애잔한 눈으로 바라본다.


장미 : 니들도 안녕이구나..

현희 : (다른 여직원들이랑 어울려 가며) 언니! 빨리 하고 와요!

장미 : (애써 밝은 얼굴로) 어 그래! (휘장 펼쳐 진열대 덮으면)

장미Na : 이제 진정한 내 것을 찾아야 한다.



S#33. 기태 집 밖 N


기태 무거운 걸음으로 걸어오다가 멈칫.. 보면, 한쪽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장미.


기태 : (반가움에 확 밝아지는 얼굴) ......!!

장미 : (기태의 기척에 고개를 들면)

기태 : (얼른 얼굴에서 웃음기 지우고)

장미 : (물끄러미 보고)

기태 : 전화 안 받길래 이 여자 밀당 좀 늘었나 했더니.. 집 앞에서 기다리나?

장미 : ...

기태 : 근데 왜 안 들어가고 여기서 이러고 있어? 자기 집처럼 들락거리더니.

장미 : ...

기태 : (일으켜 주려고 손 내밀며) 들어가자.

장미 : (그 손잡지 않고 혼자 일어나) 이제 그럼 안 되잖아.. 그럴 이유 없잖아..

기태 : (내민 손 머쓱해져서 보면)

장미 : (담담하게) 처음부터 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 처음 니가 선 넘지 말랄 때 넘지 말 걸..

         니가 혼자 좀 있으라고 할 때 혼자 있을 걸.. 돌이킬 수만 있으면 전부 다 돌이키고 싶어.. 나 너무 후회돼.

기태 : ... (보더니) 난 후회 안 하는데.

장미 : 부모님들께 그렇게 큰 상처를 드렸는데..?

기태 : 지금부터는 부모님 상관없어.

장미 : 상관없다고..?

기태 : 주장미...! 사실은 나 너...!! (진심을 고백하려는 순간)

장미 : (말 못하게 막는) 너 정말 최악이구나!!!

기태 : (보면)

장미 : 이 상황에도 어떻게 너는 너만 생각해? 너희 어머니께 어떤 상처가 있는지 너 몰라?

         다른 여자 있는 남편 때문에 평생 가슴 아팠던 분인데, 그런 니네 어머니 보는 앞에서 나 한여름 품에 안겨있었다고!!!

기태 : (멈칫..)

장미 : (터져 나오려는 울음 꾹 참고) 이제 알겠어?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건지..?

기태 : (낮은 한숨) 들어가서 얘기하자.. (장미 손을 붙잡는데)

장미 : (뿌리치며) 그 집에 너 혼자 있는 거, 그게 니가 바라는 거였잖아.. 이제 니 소원 이뤘잖아..

기태 : 주장미...

장미 : (단호하게) 이제 정말 끝이야. 니 집에 오는 것도.. 널 보는 것도. (돌아서 간다. 돌아서는 순간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

기태 : (그 뒷모습 우두커니 바라본다) ......



S#34. 장미 집 거실 N


장미 안으로 들어서는데 와장창 뭔가 깨지는 소리.


장미 : !!!


난장판이 된 거실. 악쓰며 대판 싸우는 부부.


주경표 : 누구더러 나가래!! 이 집은 내 집이야!!!

나소녀 : 당신은 당신 그렇게 좋아하는 가게 갖고! 내가 이 집 갖고! 깔끔하잖아!!

주경표 : 뭐야?? 나는 뭐 좋아서 평생 뼈 빠지게 닭 튀기고 술병 나른 줄 알아??

나소녀 : 글쎄 혼자 했냐구!! 당신이 뼈 빠지게 일했음 나는 뼈가 다 녹아내렸어!!

장미 :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주경표 : (아랑 곳 않고) 집!! 가게!! 둘 다 내 거야!!!

장미 : 아빠...!!

나소녀 : 좋아! 소송해!! 위자료까지 왕창 뜯어먹고 빈털터리 만들어줄 테니까!!!!

장미 : 엄마...!!

주경표 : (완전히 꼭지 돌아서) 해 봐!!! 해봐 어디!!!!!!!

장미 : 아 제발...!!!!

나소녀 : (안방에 싸둔 짐가방 들고 나와서) 그럼 법원에서 봅시다!!

장미 : 엄마 어디 가요! (붙잡는데)

나소녀 : 양평 니 이모네! (뿌리치고 쌩하니 나가고)

주경표 : 그 가방 두고 가!!! 그거 내 돈으로 샀어!!!

장미 : 아빠!!! 엄마 못 가게 잡아야죠!!!

주경표 : 나도 당분간 가게에서 지낼 테니까 그렇게 알아!!!! (문 쿵! 닫고 나간다)


난장판이 된 거실에 혼자 남는 장미.


flashback insert> 6부

부부싸움 끝에 집을 나가던 부부.. 혼자 남겨져 울고 있는 어린 장미.


장미 : (슬픔과 함께 순간 몰려오는 공포) ......!!!


자기도 모르게 핸드폰 찾아들고 기태에게 전화하려는 장미. 멈칫...!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이러면 안 돼...!!


장미 : 뭐하는 거야.. 이제 다섯 살 꼬마도 아닌데..



S#35. 기태 집 거실 N


텅 빈 것 같은 집에 불도 켜지 않고 우두커니 서있는 기태.



S#36. 장미 방 N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가 이불 뒤집어쓰는 장미. 기태가 그리운 마음을 꾹 누른 채 혼자 소리죽여 우는 모습에서..



S#37. 공씨네 전경 D



S#38. 공씨네 거실 D


왠지 기운 빠진 채 소파에 앉아있는 공씨네 가족들.

신봉향, 조용히 과일 깎는다.


노점순 : (허한 마음으로) 집이 텅 빈 것 같네...!

공미정 : (한숨 섞인) 그러게.. 영 심심하네...!

신봉향 : (모르는 척 과일 내놓으며) 평온하고 좋네요.

노점순 : 기태는 어쩌고 있냐?

공미정 : 일주일째 똑같죠 뭐. 집 병원 집 병원..

신봉향 : 모든 게 제자리네요.

노점순 : (끙..)

공미정 : (씁쓸..)

공수환 : (턱 괴고 앉아 깊은 한숨 후우...)

공미정 : 어머? 오라버니도 장미한테 은근 정들었나 보네?

공수환 : (깊은 고뇌에 빠져 듣지 못하고)

공미정 : 오빠!

공수환 : (멈칫) 음?

공미정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시냐구요.

공수환 : 음.. 저.. 혹시.. 백화점에서 사건 때문에.. 소문이 돌기 시작한 건 아닌지..

노점순 : (끄으응!!! 못 마땅하게 아들을 노려보더니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공미정 : (에휴...!!!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공수환 : (어리둥절) 내가 뭐.. 잘못했어요...?

신봉향 : (싸늘한 얼굴로) 당신 이제부터 잠은 집에서 자요.

공수환 : (멈칫) 뭐라구요?

신봉향 : 소문 무섭다면서요. 조용해질 때까지 그 여자 집엔 가지 마시라구요. (과일 껍질 쟁반 들고 주방으로 가버린다)

공수환 : (당황.. 썰렁..)



S#39. 기태 집 거실 N


고단한 얼굴로 집에 돌아온 기태. 왠지 휑하게 느껴지는 집안.

그때 삑삑삑삑 비밀번호 누르고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


기태 : 아 왜 또 왔어? (홱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기태 : ...


화면 바뀌면, 심란한 마음에 청소를 하는 기태. 수족관을 닦는데,

그 옆에서 “니모야~” 하면서 손가락 자국 내는 장미.


기태 : 이 여자 진짜!


장미를 툭 밀쳐내면 사라져버리는 장미.


기태 : ...


화면 바뀌면, 보글보글 끓는 라면 냄비를 식탁에 내려놓는 기태. 앉아서 막 젓가락 드는데

냄비에 얼굴 박고 후루룩거리는 장미.


기태 : 선 넘지 말라고!


손가락으로 이마 콕! 밀어내면 사라져버리는 장미.

쩝.. 입맛이 없다. 들었던 젓가락 도로 툭.. 내려놓는 기태.



S#40. 기태 집 화장실 N


심란한데 반신욕이나 하자! 욕조에 물 받는데 화장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장미, 기태를 와락 끌어안는다.


기태 : ......!


기태, 놀라서 가만있다가 팔을 뻗어 장미를 안으려 하면 사라지는 장미.


기태 : ...... (수도꼭지 탁! 잠근다)



S#41. 백화점 명품매장 D


쭈뼛대며 안을 기웃거리는 기태. 장미도 현희도 보이지 않고 낯선 여직원 둘이 일하고 있다.


매니저 : 어서 오십시오.

기태 : 주장미씨는...?

매니저 : 주장미씨 그만뒀는데요.

기태 : 네...? (멈칫) 그럼 같이 일하던..

매니저 : 남현희씨두요. (친절한 미소로 일별하고 돌아선다)

기태 : (허... 날 피하려고 그만둔 건가...?)



S#42. 호프집 D


장미 : (전화 받는) 네 주가네입니다! 네!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지금 출발해요! (전화 끊고) 빨리 좀 보내달라네?

주경표 : (치킨 포장하며) 거 웬만하면 배달 주문은 받지 말라니까.

장미 : 어떻게 손님을 가려 받아요? 나 백화점에서 그렇게 안 배웠거든요?

주경표 : 잘나셨어요. 그럼 좋은데 취직하세요. 나한테 붙어서 귀찮게 굴지 말고!

장미 : 좋으면서 괜히.

주경표 : (무뚝뚝 포장한 치킨 내밀며) 자!

장미 : (받아들고 씩씩하게) 다녀올게요!

주경표 : (씩씩하게 구는 딸이 오히려 더 안쓰럽고 속상한)



S#43. 호프집 밖 D


멀찍이 차를 세워놓고 호프집 쪽을 기웃거리는 기태. 저만치 치킨을 자전거에 싣고 가는 장미가 보인다.


기태 : ...! (시동 걸고)



S#44. 거리 D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는 장미. 거리를 두고 천천히 뒤따르는 기태 차.


기태 : (조용히 장미를 훔쳐보는)



S#45. 주택가 D


장미 : (치킨 배달하고 나오며) 맛있게 드세요! (자전거에 올라타고)


저만치 서있던 기태 차 서서히 장미 뒤를 따르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차가 못 다니는 좁은 골목으로 휙 방향 틀어버리는 장미 자전거.


기태 : !!!


얼른 다른 길을 찾아 장미를 뒤쫓는 기태. 하지만 어디에도 장미 자전거 보이지 않고.



S#46. 은행 앞 D


천천히 차를 몰며 장미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기태.

기태 차 프레임 아웃하면, 은행에서 나오는 장미.. 은행 앞에 세워뒀던 자전거를 타고 기태와 반대 방향으로 간다.

체념하는 기태. 기태를 보지 못한 채 멀어지는 장미.

그렇게 엇갈리고 마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S#47. 커피숍 D


커피 놓고 마주 앉은 장미와 여름. 테이블 위에 돈봉투를 올려놓는 장미.


여름 : (보면)

장미 : 5백만 원이야.

여름 : 이걸 왜 주는데?

장미 : 처음부터 내가 주는 게 맞았어. 트러플도 내가 망가트렸잖아.

여름 : 내가 안 받는다고 했잖아.

장미 : 군소리 말고 받아!


여름의 손에 봉투 쥐어주려고 손 붙잡아 확 당기는데.


여름 : (어깨가 아픈) 아!!

장미 : ? (손 놓고) 아팠어? (살살 잡아당겼는데? 보면)


티셔츠 밖으로 삐죽 나온 파스.


장미 : 이렇게 해봐! (여름의 티셔츠 쭉 잡아당기면)

여름 : (어깨에 온통 파스 붙인)

장미 : 너 왜 이래??

여름 : (장미 손 뿌리치고 허세) 벽돌을 한 번에 삼천 장씩 날랐더니.

장미 : 너 공사판에서 일해??

여름 : 기태형 돈은 내가 갚을 거야. 그래야 너한테 안 쪽팔리지.

장미 : ... (한숨으로 보더니) 미안해..

여름 : (보면)

장미 : 나.. 예전처럼 널 볼 수가 없어..

여름 : (미안한 얼굴로) 내가 다 들통내버려서?

장미 : (고개 젓고)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 하는 일이었어.. 어울리지도 않는 남의 옷을 내 옷이라고 착각하고

         무리해서 입으려고 했어.. 내가 헛꿈을 꾸는 바람에 모두한테 상처를 줬어.. (보며) 너한테도.

여름 : 난 괜찮은데..

장미 : (힘없이 미소) 이제 한여름 밤의 꿈에서 깨어나야지. 내 인생에 다시 안 올 달콤한 꿈이었다.. 고마웠어.

         (돈봉투 남겨둔 채 일어나 나가고)

여름 : 주장미...!



S#48. 커피숍 밖 D


장미를 따라 나오는 여름.


여름 : (장미를 돌려세우고) 가더라도 이건 가지고 가! (장미 손에 돈봉투 턱!)

장미 : 내 마음 편해지려고 주는 거야! 그러니까 받아! (여름 손에 돈봉투 턱!)

여름 : 누가 맘 편히 가래? 갈 거면 불편하게 가라고! (도로 턱!)

장미 : 벽돌 같은 거 나르지 말고 니 꿈을 찾으라고! (도로 턱!)

여름 : 나는 나이라도 어리지! 넌 그 나이 먹고 돈도 없이 어쩌려고! (도로 턱!)

장미 : 뭐? 그래 나 누나야!!! 누나 말 들어!!! (돈봉투 여름에게 집어던지고)

여름 : (땅에 떨어진 돈봉투 집어 들고) 누나 돈 그렇게 많으세요? 알았어요 그럼! (돈봉투 쫙! 찢어버리려는데)

장미 : (헉!!!!) 야!!!! 내 퇴직금이야!!!!!!

여름 : (조금 찢다가 멈칫) 퇴직금...?

장미 : 그래.. 나는 지금 내 앞가림하기도 벅차다고...! 너까지 신경 쓸 여력 없으니까.. 제발 가지고 가...!! (돌아서고)

여름 : 주장미...!

장미 : (그대로 성큼성큼 가버리고)

여름 : (돈 봉투 들고 우두커니 서있다)



S#49. 기태 집 침실 N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기태.

혼자 집에 있는 걸 제일 좋아했던 기태, 혼자 집에 있는 게 불편하다.


기태 : (벌떡 일어나 앉더니) 이 집이.. 왜 이렇게 불편하지...?



S#50. 사우나 수면실 N


다른 사람들 틈에서 잠을 청하는 기태. 잠이 올 리가 없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도저히 안 되겠다 벌떡 일어나는데,

안으로 들어오는 훈동과 딱 마주친다.


훈동 : 어? 공기태?

기태 : 이훈동...!



S#51. 사우나 N


나란히 땀 빼는 기태와 훈동.


훈동 : 웬일이냐? 너 이런데서 자고 그러는 애 아니잖아.

기태 : 그러는 넌? 집에서 쫓겨났냐?

훈동 : 현희한텐 절대 비밀이다.

기태 : 앞으로 어쩌려고?

훈동 : 엄마 몰래 꽁쳐둔 비자금으로 신혼집은 구했어. 식 올리고 들어갈 거야.

기태 : 이훈동 많이 컸네.

훈동 : 다 크려면 멀었다. 이제 가진 건 마이너스 통장밖에 없는데 나 어떡하냐..

기태 : 우리 병원 나와서 청소라도 할래?

훈동 : (씨..!) 축의금이나 빵빵하게 쏴! 결혼식 올 거지?

기태 : (힐끔) 주장미도 오냐?



S#52. 산부인과 진료실 밖 복도 D


진료실에서 정기검진을 받고 나오는 현희, 그 옆에 장미.

현희, 산모수첩에 붙여준 초음파 사진 들여다보며 흐뭇한.


장미 : (나란히 걸으며) 신기하네. 요 쪼끄만 젤리 같은 게 사람이 된다니.

현희 : 같이 와줘서 고마워요 언니. 참! (멈춰 서서 청첩장 꺼내 내밀며) 결혼식 올 거죠?

장미 : (청첩장 펼쳐보고) 한강에서 하네? 선상웨딩?

현희 : 대낮에 샴페인 파티 할 거예요. 재밌겠죠?

장미 : (조심스럽게) 어른들은 뭐라셔...? 결혼식은.. 참석하신대...?

현희 : (보더니) 언니.

장미 : 어?

현희 : 모자지간 연은 끊는다고 끊어지는 게 아니니까 쓸데없는 내 걱정은 말고! 언니나 꼭 와요!!

장미 : 어어.. (머뭇) 근데.. (힐끔) 공기태도 온대...?



S#53. 훈동 집 앞 D


훈동모 집을 나서는데, 그 앞을 확 막아서는 검은 그림자.

훈동모 흠칫!!! 놀라서 보면, 현희모 뚱한 얼굴로 서있다.


훈동모 : (당황) 여긴 어떻게..

현희모 : 지난번에는 상견례 치고 너무 짧게 봤잖아유.. 찬찬히 좀 보려구 왔쥬?

훈동모 : 왜, 뭘 바라고 오신 거죠?

현희모 : 바라는 게 뭐 있간디유? 사부인이 좀 짠혀서 글지.

훈동모 : 짠해요? 내가?

현희모 : 귀하게 키운 아드님을 다신 못 보고 살 거 아뉴.. 품에 손주도 한번 못 안아 볼 것이고..

            고거 이상 짠헌 게 시상에 어딨슈?

훈동모 : 허! 지금 나 협박하는 거죠? 돈 내놓으라고??

현희모 : 얼라? 사람 말을 얼루 들으신대유? 돈 그딴 거 필요 없슈! 사부인 아니어도 갸들 사는디 아무 지장 없이 헐 테니께!

훈동모 : 흥! 능력 꽤나 있으신가 보네요?

현희모 : 친정오빠가 서산에서 어리굴젓 공장 허는디 이서방 거기 취직시켜서 일 배우게 하려구유.

훈동모 : (멈칫) 우리 훈동일.. 무슨 공장에.. 취직시켜요...?

현희모 : 어리굴젓이유.

훈동모 : 허.. 어이없어...!!!

현희모 : 덕분에 팔자에도 없던 아들 하나 얻었네유? 고마워유! (돌아서 가버린다)

훈동모 : (뒷목 잡고 어질) 어리굴젓이라니.. 어리굴젓이라니...!!!



S#54. 장미 방 D


현희 결혼식에 입고 갈 옷을 고르는 장미. 방안 가득 옷을 펼쳐놓고 거울 앞에서 패션쇼하는데 전부 맘에 안 찬다.


장미 : (뭐 입고 가지? 고민하다가 멈칫) 뭐야.. 나 왜 이렇게 신경 쓰니..?

장미E : 공기태도 온대...?



S#55. 산부인과 (flashback) D


장미 : (비장하게) 공기태 오면 난 안 가.

현희 : 위장결혼 쫑났다고 얼굴도 안 봐? 언니 공기태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요?

장미 : (피식..) 사랑하지만 사랑하니까 보내준다는 말 몰라?

현희 : 에이 그런 말은 우리 훈동오빠한테나 어울리지. 비겁한 겁쟁이 찌질남들 대표적인 변명이잖아!

장미 : (피식..)

현희 : 보고 싶으면 보고! 만지고 싶으면 만지고! 이게 진짜 언니지!

장미 : 그랬지.. (씁쓸) 그래서 진상이었지..

현희 : 언닌 착한 사람이 될래요, 아님 사랑을 할래요? 둘 중 하나 고른다면?

장미 :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



S#56. 기태 집 D


거울 앞에서 셔츠 단추 채우는 기태, 역시 공들여 단장하는 모습.


기태E : 주장미도 오냐?



S#57. 사우나 (flashback) N


훈동 : 주장미? 당연히 오지! 현희하고 나 이어준 장본인인데!

기태 : 그래? 그럼 난 가기 좀 그런데..

훈동 : 왜? 너 아직도 주장미 못 잊었어?

기태 : (괜히) 무슨.. 잊고 말고 할 거나 있나.. 괜히 또 쓸데없이 엮일까봐..

훈동 : (쿨하게) 그래 그럼 오지 마.

기태 : (못이기는 척) 아 알았어 알았어.. 그럼 잠깐 얼굴이라도 비추지.. 뭐..

훈동 : (짜식..)



S#58. 선상 레스토랑 D


입구 쪽에서 들어서며 안을 둘러보는 기태.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하객들.. 장미는 보이지 않는다.


기태 : 안 왔나...?



S#59. 선상 레스토랑 밖 D


‘훈동&현희 웨딩파티’ 안내문 붙어있는 문 앞에 서있는 장미.


장미 : (들어가려다 멈칫) 안 되겠어! 도저히 얼굴 볼 용기가 안 나! (홱 돌아서서 가려다가 멈칫) 그래도 현희 결혼식인데..

         그래! 현희 얼굴만 보고 가자! (들어가려다가 멈칫) 분명히 공기태랑 마주칠 텐데...! 보면.. 괜히 마음만 아플 텐데...!!

현희모 : 들어갈라믄 들어가고 나올라믄 나오구..

장미 : (멈칫.. 비켜서며) 아 죄송합니다. 들어가세요.

현희모 : 같이 들어가유. 우리 현희 친군 거 같은디. (장미 밀면서 들어가고)

장미 : 네? 어어.. 잠깐만요!! (등 떠밀려 들어가고)



S#60. 선상 레스토랑 D


기태, 한쪽에 준비되어 있는 샴페인 마시려는데.


세아E : 이게 누구야?

기태 : (돌아보면)

세아 : (샴페인 들고) 여기서 볼 줄은 정말 몰랐네?

기태 : (샴페인 내려놓고 냉정하게 돌아서 가버린다)

세아 : (피식 웃으며 샴페인 홀짝.. 눈으로 기태를 좇으면)


입구 쪽을 주시하고 있는 기태. 마침내 기다리던 장미가 안으로 들어선다.


기태 : ......!


시선을 느낀 장미도 기태를 돌아본다.


장미 : ......!


군중들 속에서 서로만 보이는 상태. 서로 마주선 두 사람을 바라보며 세아 샴페인 들이킨다.

기태, 장미 쪽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가슴 철렁해서 홱 돌아서는 장미,


장미E : (두근두근) 이쪽으로 온다! 이쪽으로 온다!! 이쪽으로 온다!!!


조마조마 두근두근 경직된 자세로 기태를 기다리는데 그때 단상에서 마이크를 잡는 사회자 엄셰프.


엄셰프 : 자 그럼, 오늘의 주인공을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랑 신부 입장!!!!


기태와 장미 사이에 가로놓인 꽃길로 나란히 나타나는 훈동현희. 귀여운 신랑신부, 환호와 박수 속에 나란히 단상에 올라선다.

기태와 장미, 서로에게 다가서지 못한 채 서로 엇갈리는 시선..

박수를 받으며 나란히 케익 커팅하는 훈동과 현희.


엄셰프 : (순서지 보며) 이번 순서는 부모님들께 인사드리는 순서..

훈동 : (살짝 당황해서 자르라고 손짓)

엄셰프 : (힐끗 눈치) 아 네.. 그럼 시간 관계상 생략하구요..

장미 : ... (짠한 마음으로 보다가, 무심코 고개 돌리는데)


입구 쪽에서 쭈뼛쭈뼛 서있는 훈동모, 문턱에서 망설이다 돌아서려는데.


장미 : !!! (눈 휘둥글) 잠깐만요!!!!!

일동 : (돌아보면)

장미 : 어머니 오셨어요!!

훈동모 : (살짝 당황) 아니.. 난 그냥..

훈동 : (눈물 왈칵!!) 엄마!!!!!!!!!


훈동, 한달음에 엄마에게 달려가 와락 안는다.


훈동 : (훈동모 끌어안고 울며) 고마워요 엄마! 와줘서 진짜 고마워요!!!

훈동모 : 얘가...! (아들 품에서 울컥 눈물 터지고) 으유...!!! 나쁜 자식...!!!


둘러싼 사람들 눈시울 붉어지며 눈가 훔치고. 장미도 울먹이며 본다.


현희 : (눈물 그렁한 얼굴로 다가와서) 어머니.. (꾸벅) 감사합니다..

훈동모 : (눈물 훌쩍거리며)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살아..! 우리 훈동이한테 잔소리라도 했다가는 너 내가 아주...!

현희모 : (현희 뒤에서 나타나며) 아이고 사부인 오셨슈?

훈동모 : (헉...!)

현희모 : (훈동모 손을 꼭 붙잡으며) 자알 오셨슈! 우리끼리 한 잔 혀유!

훈동모 : 아니.. 괜찮은데... 정말 괜찮은데에... (현희모에게 끌려가고)

엄셰프 : 지금부터 무제한 제공되는 샴페인과 함께 광란의 피로연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환호하며 건배하는 하객들. 훈동과 현희를 향해 쏟아지는 축복과 축하..

기태도 훈동과 현희에게 축하를 건넨다.

한쪽에 떨어진 채 촉촉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장미.


세아 : 주장미씨...!

장미 : (멈칫.. 보면)

세아 : (살짝 취기 오른) 나랑 한 잔 할래요?

장미 : 네...?

세아 : 나 너무 싫어하지 말아요.. 끼어든 건 내가 아니라 주장미씨야..

장미 : (보면)

세아 : 나 기태 20년 봤어요.. 같이 밥도 더 많이 먹었고.. 얘기도 더 많이 했고..

         장미씨가 모르는 공기태 과거.. 그 기억 속에 내가 얼마나 많은데..

장미 : ...

세아 : 그 동안 내가 공기태를 얼마나 배려했는데.. 결혼하자 그래도 오케이! 결혼접자 그래도 바로 오케이!

         공기태를 갖고 싶지만 가둔다고 가둬질 사람 아니라는 걸 아니까.. 너 닮은 아이라도 갖게 해달라는 거였어요..

         나름 배려한 거라고 나...!

장미 : ...

세아 : 나.. 살면서 누구한테 마음을 구걸해 본 적.. 단 한 번도 없었는데..

         그런데 단 한 사람.. 내가 진짜 얻고 싶은 마음은.. 얻을 수가 없네요..

장미 : (짠한 마음) ...

세아 :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면서요.. 근데 왜 내 진심은 안 통하죠..?

장미 : 그러게요.. 대체 누가 퍼트린 헛소문일까요? 진심이 통하긴 개뿔.. 진심이 안 통하니까 더 아픈 건데.. 그죠..?

세아 : (보면)

장미 : 따지고 보면 세상에 진심 아닌 사람은 없는데.. 행복해지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모두가 진심으로 원하는데..

         아마 그래서 더 어려운 거겠죠...

세아 : ...

장미 : (세아를 위로하는 눈빛.. 조용히 웃어 보이고 돌아서서 나간다)


저만치 훈동 옆에 있던 기태, 장미가 나가는 모습을 보고 따라 나가고.

그런 기태를 바라보는 세아.



S#61. 선상 레스토랑 밖 D


밖으로 나와 장미를 부르는 기태.


기태 : 주장미...!

장미 : (멈칫...! 돌아보면)


마주선 장미와 기태. 둘 다 선뜻 입을 열지 못하고 물끄러미 서로를 바라본다.


장미E : 이 상황을 머릿속으로 얼마나 그려봤는지 몰라..

기태E :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 많이 고민했는데..

장미E : 보고 싶었다고 할까...?

기태E : 그럼 넌 믿어줄까..? 아님 그냥 웃어버릴까..?

장미E : 다시 얼굴 보고 지내자고 할까...?

기태E : 그래도 될까...?

장미E : 그건 안 되겠지...?


그렇게 서로를 마주보던 두 사람,


기태장미 : (동시에) 저기....! (멈칫, 다시 동시에) 먼저 해...!! (멈칫)

기태 : (피식) 너 먼저 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장미의 말을 기다리는 기태..

두근두근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장미..


장미E :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어!!!

장미 : (후.. 숨을 고르더니 갑자기 튀어나오는 말) 강세아한테 좀 잘해줘.

기태 : (멈칫) 뭐...?

장미 : (헉!!!! 이게 아닌데...!!!)

기태 : (굳어지는 얼굴) 강세아는 왜?

장미 : 아직도 널 많이 좋아하는데..

기태 : (차갑게 자르고) 난 아닌데.

장미 : 너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해.

기태 : 내가 뭘 해줄 수 있는데? 마음 줄 거 아니면 차라리 깨끗하게 잘라주는 게 상대를 위하는 거야.

         괜히 죄책감 덜려다가 더 큰 상처 주는 거라고.

장미 : 아무리 지난 일이라도.. 누가 너 좋아하는 감정 함부로 무시하는 거 아냐. 그 감정에 니 책임이 조금도 없다고 할 수 있어..?

기태 : 그럼 넌 한여름을 책임져야겠네?

장미 : 내가 벌인 일엔.. 어떻게든 책임을 지려고 하는 중이야.

기태 : (화난 얼굴) 내가 정말 그러길 바래?

장미 : (보면)

기태 : 내가 정말 강세아한테 가도 되겠냐고.

장미 : (본다)

기태 : (보면)

장미 : 어..

기태 : ... (아프고 허탈한 마음으로 보더니) 알았다.


돌아서는 기태, 밖으로 나오는 세아를 본다. 멈칫.. 잠깐 망설이더니 성큼성큼 걸어가 세아 팔을 붙잡는다.


세아 : ?!


세아를 데리고 장미 앞을 스쳐지나가는 기태.

가슴이 쿵 떨어지는 느낌으로 두 사람을 보는 장미.


장미 : ......!



S#62. 한강 일각 D


세아 손목 붙잡은 채 성큼성큼 걸어가는 기태.


세아 : (붙잡혀 따라가며) 공기태! 어디 가는 거야!

기태 : (대꾸 없이 앞만 보고 성큼성큼)

세아 : 너 뭐해! 대체 어디까지 갈 거냐구!!

기태 : (멈추지 않고 성큼성큼)

세아 : 야!! 공기태!!!


우뚝 멈춰서는 기태, 잡고 있던 세아 손목을 툭.. 놓는다.


세아 : 기태야...!


불러도 돌아보지 않고 돌처럼 굳어 꿈쩍도 않는 기태.

그 뒷모습을 복잡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아. 니 마음속에 주장미가 그 정도였니...?


세아 : 나는 니 뒷모습만 봐도.. 니 진심 알겠다... (슬픔 삼키고) 가...!

기태 : ......

세아 : (기태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기태를 앞질러 걷고)

기태 : (그런 세아를 보다가, 울컥...!! 돌아서 장미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세아 : (걸음을 멈추는 세아.. 기태를 등지고 서서 조용히 눈물 흘리는 모습에서)



S#63. 한강 다른 일각 D


한강을 바라보고 서있는 장미.


flashback insert> 5부

기태에게 핸드폰을 선물 받던 장미.


장미 : (핸드폰 꺼내 물끄러미 보는 위로)

기태E : 차라리 깨끗하게 잘라주는 게 상대를 위하는 거야.

장미 : 그래.. 니 말이 맞아.. 덕분에 나도.. 혼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핸드폰을 한강을 향해 내밀더니 손에서 툭.. 놔버리며.


장미 : 안녕.. 공기태...!


핸드폰 장미 손을 벗어나는 순간 띠리리리!!! 기태에게 걸려오는 전화. !!!

놀라 손을 내뻗지만 그대로 한강으로 곤두박질치는 핸드폰. 강바닥으로 가라앉아 슬프게 울리는 전화벨..


장미 : ... (눈물 후두둑 떨어지며) 나 공기태 못 보내...!! 공기태 잡고 싶어......!!!


장미, 반쯤 정신 나간 사람처럼 정신없이 비탈길을 내려간다. 그대로 한강에 뛰어들 기세..

insert> 핸드폰 귀에 댄 채 달려오는 기태.

























첨부파일 연애 말고 결혼 12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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